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버거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연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CNN 기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천공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지분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67
  • [단독]“자이툰 파병 경제 실익 없다”

    [단독]“자이툰 파병 경제 실익 없다”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활동으로 경제적 국익 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업계와 연구기관은 재건사업 참여를 통한 수익 창출 전망에 극히 비관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일각에선 군과 국방부가 자이툰 부대의 주둔연장을 위해 기업진출 가능성을 부풀려 시장의 혼란만 부추긴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대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 18일 국책연구기관과 금융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석유법을 둘러싼 종파 갈등과 정부의 빈약한 재정상태 등을 볼 때 쿠르드 지방정부(KRG)가 추진하는 재건사업은 채산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박복영 중동팀장은 “KRG의 재건사업은 정부 발주사업이 아니라 투자자가 자기 돈으로 시설을 짓고 운영과정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면서 “이라크처럼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큰 곳에선 손실에 대한 현지 정부의 보증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성은 ‘제로’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평가기관 EIU에 따르면 2006년 이라크 중앙정부의 재정 수입은 336억달러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KRG에 할당되는 몫은 40억 달러가 안 된다. 그나마 80%가 정부 경상비다. 재건사업은커녕 공무원 월급 주기도 버거운 셈이다. 자이툰 부대의 주둔 연장이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에 도움이 되리라는 국방부의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KRG가 원하는 것은 손실을 감수하고 사업에 뛰어들 모험적 투자자들”이라면서 “파병국 기업에 특혜를 줄 것이라고 판단하면 오산”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주둔연장 명분쌓기 의혹 국방부는 당초 6월 말까지 자이툰 부대 임무종결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지만 미국 정부와 동맹군 동향, 기업진출 가능성 등을 종합 판단해야 한다며 계획서 제출을 두 차례나 미뤘다. 국방부는 이후 13개 국내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한·이라크 합자법인이 KRG와 23조원 규모의 재건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사실 등을 적극 홍보하며 “기업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파병 연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 왔다. 그러나 컨소시엄 참여 기업으로 거론된 대기업들 대부분 참여 계획 자체를 부인하는 등 국방부 발(發) ‘이라크 붐’의 신뢰성은 갈수록 의문시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보셨나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

    보셨나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

    지난 7월 LA타임스는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되고, 재산은 갈수록 불어난다’는 제목으로 부동산 시장을 보도했다. 우리가 발 디딘 지구촌엔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숱한 반면 한 채에 1000억원을 훌쩍 넘는 집에서 사는 이들도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16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집은 미 캘리포니아주의 베벌리힐스 선셋대로 북쪽에 위치한 3층 빌라로 가격은 1억 6500만달러(152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옛 언론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1863∼1951)가 한때 여배우 매리언 데이비스와 함께 살았다. 데이비스 사망 뒤 32년째 변호사 겸 투자 전문가인 레오너드 로스가 소유하고 있다. 지난 8월 이사를 위해 매물로 내놔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베벌리힐스 전문 중개인인 제프 하일랜드는 “이 정도의 매물은 100년에 한 번쯤 나온다.”고 말했다. 이 저택은 1927년 건축가 고든 카우프만의 설계로 2만 6300㎡(약 7970평)에 H자 모양으로 지어졌다.6동의 건물 면적만 7000㎡(약 2200평)이다.29개의 침실과 40개의 욕실,3개의 수영장,1개의 영화관도 갖췄다. 허스트가 살던 당시 이 저택은 영향력이 큰 할리우드 인사들의 파티장으로 즐겨 쓰였다.72년 영화 ‘대부’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싼 집은 루마니아 브라쇼브에 있는 ‘브란 성(城)’으로 1억 4000만달러다. 루마니아의 블라드 왕자가 살았던 곳으로 절벽에 세워져 ‘드라큘라성’으로 더 유명하다. 대지는 8만 1000㎡(2만 4545평). 현재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해 1위였던 영국 윈즐즈햄의 업다운코트는 1억 3800만달러로 두 단계 내려앉았다. 침실 103개에 23만 5000㎡(약 7만 1200평)의 정원을 갖췄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 한국정교회 소티리오스 대주교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3) 한국정교회 소티리오스 대주교

    국내에선 존재감을 잘 알 수 없는 한국정교회. 일반인에겐 러시아정교회와 그리스정교회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 구별조차 어려운 소수종교다. 서울 마포경찰서 건너편 아현동 언덕배기에 둥근 돔 지붕을 인 채 앉은 자그마한 성당. 이곳에 가면 생소한 정교회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정교회의 요람이자, 대주교가 살고 있어 주교좌성당으로 불리는 성니콜라스 대성당. 이 성당을 비롯해 전국 7개의 성당과 수도원을 이끌고 있는 소티리오스 트람바스(78) 대주교는 바로 한국정교회의 핵이다. 그리스 북서쪽, 그러니까 알바니아에 가까운 인구 4만명의 작은 도시 아르타 태생.33년간 한국에 살며 혼과 몸을 바친 이 푸른 눈의 이방인에게 한국은 ‘각별한 무엇’이다. 많은 외국인들은 이런저런 인연의 끈에 얽혀 좋든 싫든 한국땅에 몸을 담아 살아 간다. 종교적인 것이든, 세속적인 것이든 그 인연의 끈은 이 땅에 사는 이방인들을 아옹다옹 옥죄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 끈을 스스로 원하고 택해 살아가는 종교인에게 한국은 훨씬 더 의미있고 자유로운 땅이 아닐까. 소티리오스 대주교는 한국이 좋아서, 아니 한국인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한국을 선택한 독특한 이방인이다. 가슴까지 내려오는 희고 긴 수염과 검은 사제복 차림이 묘한 성스러움을 풍기는 노 사제. 성니콜라스 대성당을 찾는 모든 이들에겐 언제나 푸근한 집주인이자 맘씨좋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편한 친구로 서있다. 오렌지가 아주 많이 나는 지방 아르타에서 어릴 적부터 오렌지를 키우고 내다 파는 집안 일을 도우며 자랐던 소티리오스 대주교. 그를 한국으로 오게 한 질긴 끈은 과연 무엇일까. 아르타는 비잔틴 시기의 성당이며 건축물이 곳곳에 남아 있어 종교 색이 아주 짙은 도시다. 소티리오스 대주교가 어릴 적 살던 마을에도 크고 작은 성당과 수도원들이 적지 않았다. 집에서 50m도 채 안되는 곳에 대교구청 주교좌성당이 있었고 성당 사제들이 가끔씩 집에 와서 잠도 자고 했으니 그에게 신앙은 어릴 적부터 생활의 큰 부분이었을 것이다. 몸 속에 어쩔 수 없는 사제의 피가 흘렀을까. 고교에 진학해 의사의 꿈을 키워가던 중 성찬예배 때 ‘설교만 전문으로 도맡는 성직자는 어떨까.’하는 생각을 우연히 갖게 됐다. 결국 아테네대학 신학부를 나왔고 신학교 졸업생의 자격 덕에 장교로 군복무하던 시기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군생활은 1951년 아테네대학을 나온 뒤 그리스 제2의 도시인 테살로니키에서 2년6개월여를 했다. 물론 군인들 대상의 강론자, 즉 준 사제의 임무였다. 한국전쟁의 상황이 급박했던 터라 자신을 포함한 많은 그리스인들이 당시 라디오방송에 귀기울이곤 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데올로기 탓에 심한 홍역을 앓았던 그리스 병사들이 한국에 가서 피를 흘리던 상황에서 당연히 한국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지나고 생각하니 관심의 이유가 전쟁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급박한 전쟁상황이 안타까웠지만 그때만 해도 한국은 그에게 그리 각별한 대상이 아니었다. 사제서품을 받고 아테네 대주교좌성당 주임사제와 아테네 성모보호성당 주임사제를 맡아 비교적 높은 자리에 있던 1975년. 한국은 이미 기억에서 아득히 멀어져 있었다. 하지만 한국행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한국전에 참전했던 그리스 종군 사제 앞으로 서울 한국정교회의 한 교인이 보내온 사진 한 장이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1973년 6개월간 한국에서 사목하다 귀국한 신부의 손에 날아든 사진은 지금의 아현동 성니콜라스 대성당 앞에 한복차림으로 나란히 선채 찍은 초라한 행색의 아이들 모습.“제발 한국에 정교회 사제를 보내 달라.”는 간절한 사연이 담긴 사진을 보고는 “두 사제가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한국에 보내 달라.”는 간청을 주저없이 주교회의에 냈다. 그리스를 떠나 아현동 성당에 도착한 게 몹시도 추웠던 1975년 12월의 첫 날이었다. 당시 교인이래야 50여명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게 고작. 그 가운데 20여명이 조금씩 내는 주일헌금을 다 모아야 1700원을 넘지 않았으니 전기요금과 공과금 내기도 버거웠다. “한국에 와보니 달랑 아현동 성당건물 하나뿐, 잠 잘 곳도 없었어요. 인근의 허름한 아파트를 전전하다 성당에 사제관이랍시고 들어갈 수 있었던 게 1979년이었지요.” 한국 땅을 밟은 지 4년 만이었다. 어려운 건 교회 살림살이뿐만이 아니었다. 변변하게 출판된 예배서며 성가집 하나 없어 손으로 일일이 그려 써야 했다. 그리스에 눈물겨운 사진을 보냈던 바로 그 교인이 번역·통역을 도와 큰 힘이 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의 아버지는 정교회 사제로 한국전쟁 중 납북되었다고 한다. 곁에서 한국어로 연도며 복음을 전하던 한국 사제가 1977년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 혼자 남았을 때는 정말 앞길이 막막했다. 고향을 떠날 때 “몸이 약해 석달을 견디지 못하고 돌아올 것”이라며 수군대던 가족·지인들의 얼굴들이 눈 앞에 어른거렸다. 하지만 한국 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후 인천, 부산, 전주, 춘천, 울산, 양구 등 6곳의 성당을 번듯하게 가꿔 놓았다. 용미리엔 교회묘지 겸 부활성당을 조성했고 가평 수도원도 문을 열었다. 1982년 아현동 성당의, 지금 기숙사 건물에서 시작한 성니콜라스 신학원은 세계의 정교회가 인정하는 큰 업적. 아시아지역 정교회의 중심 격 교육기관으로 1999년 일단 문을 닫을 때까지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각국의 정교회 신학자를 숱하게 배출한 아시아 신학요람이다. 이 신학원을 거쳐간 한국인 사제 세명은 지금도 서울과 전주에서 사목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 신학원은 다시 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신학대학의 한국분교다. 그리스 교육부 승인을 받으면 한국 수도원에 학교건물과 기숙사를 지을 수 있게 된다. 한국정교회가 자치구로 독립한 것은 지금부터 그리 오래지 않은 2004년의 일. 그때까지만 해도 뉴질랜드 대관구에 소속되어 교회의 대소사를 뉴질랜드 대관구를 통해 그리스 총대교구청과 소통해야만 했다. 성당이 잇따라 세워지고 교인이 늘면서 독립 관구의 위상을 얻을 수 있게까지 되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소티리오스 총대주교가 있다. 하지만 정작 총대주교는 덤덤하다.“하느님의 자연스러운 은총이지요.” 이런저런 이유 때문인지 2000년 어느 날 서울시청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명예서울시민권을 준다는 전갈이었다. 다른 6명의 외국인과 함께 시청 앞에서 당시 고건 시장으로부터 시민권을 받았는데 “내가 가장 한국에 오래 산 외국인인 줄만 알았는데 더 오래 산 이방인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웃는다. 한국을 떠나온 뒤로 1∼2년에 한 번꼴로 그리스를 찾았지만 정작 고향 아르타엔 거의 들르지 못한다. 이젠 아현동 성당에 들어와야 마음도 몸도 편하단다. 아현동 성당이 ‘고향보다 더 편한’ 내 집이 되어 버린 것이다. 용미리 묘지엔 자신이 나중에 안식할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병원에 입원한 교인의 병문안이며 영결식장을 천리 길을 마다 않고 찾아가 곁을 지켜주 는 노 사제. 지금 한국엔 그리스와 러시아 출신 사제가 각 1명씩 있지만 신자들에겐 아무래도 소티리오스 총대주교의 이름이 가장 친숙하다. 한국의 교인들을 숱하게 접했지만 지금도 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종교간 분쟁 없는 평화로운 공존이다. 한 정교회 교인의 집에 초청받아 갔을 때의 일이다. 가족들이 각자 소개를 하는데 아들은 정교회, 남편은 개신교, 어머니는 천주교 신자였다. 외국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종교 천국’이 바로 한국임을 그 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시청 앞에서 아현동 성당행 버스를 기다리던 중 “나도 개신교 신자”라며 일부러 차를 세워 태워다 준 택시 기사, 천주교 신자라며 차비도 받지않은 한 여성 택시기사, 공항 세관 직원의 깍듯한 대우…. 한국은 그에게 정말 경이로운 종교의 나라다. “정교회에 관한 한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이라고 거듭 말하는 소티리오스 대주교.“정교회는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며 찾아 오는 손님들에게 교리를 제대로 알려 주기 위해 초대교회의 신앙과 교리를 온전하게 담은 성인·교부의 말씀들을 책으로 펴내는 일에 매달려 있다. 고작 교인 3000명이 속한 작은 교회의 총대주교이지만 팔순을 바라 보는 나이답지 않게 욕심이 대단하다.“한국인은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점잖은 사람들”이라는 말에 얹어 “그래서 아직 한국에서 할 일이 많다.”는 알듯말듯한 말로 기자를 배웅했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靑·한나라 ‘NLL 충돌’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논란이 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로 정면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가진 5개 정당 대표 및 원내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헌법상 북쪽 땅도 우리 영토”라면서 “영토 안에 영토 분계선을 그어놓고 자꾸만 영토선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나라당이 “노 대통령의 발언은 충격적”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이에 따라 NLL 문제가 대선 정국의 쟁점 현안으로 부상하는 한편 남북정상선언의 일부 합의사항에 대한 국회 동의 과정에서도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NLL이 처음에는 우리 군대(해군)의 작전 금지선이었다.”면서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휴전선은 쌍방이 합의한 선인데,NLL은 쌍방이 합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라며 “정치권에서 사실관계를 오도하는 인식을 국민에게 심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헌법상 영토 개념은 한반도와 부속도서”라면서 “NLL이 영토선이라는 주장은 헌법을 부정하고 영토를 반으로 줄이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간담회 직후 “매우 충격적이고 황당하다. 시각 교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현실을 무시한 안이한 발상”이라면서 “북한은 헌법적으로 우리의 영토이지만, 실효적 지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노 대통령은 종전선언 등을 위한 관련 당사국 정상회담의 형식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며 “(남·북·미·중의) 4자로 확정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임기 동안 과연 종전선언이 가능할지에 대해 나도 ‘상당히 좀 버거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아주 늦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일 비용에 대해 “급작스러운 흡수통일로 엄청난 비용을 치른 독일의 방식으로 가진 않는다는 것이 이미 합의됐다.”면서 “국가연합이나 연방을 전제로 했을 때는 통일비용이 더 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선언 이행에 따른 국민 부담 문제와 관련,“사전 동의는 국회가 요구하면 피하지 않겠다. 법적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을 성격이다, 아니다는 국회에서 각당 대표께서 논의를 모아 판단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지원과 기업적 투자가 병행될 것이지만, 어느 것이나 다음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는 핵무기를 가질 의사가 없다. 유훈이다. 우리 의지는 확고하다.6자회담에 성실히 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하고 “핵 폐기 과정은 이미 이행단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국군포로·납북자 송환 문제를 이산가족 처리 차원에서 추진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자 “민심이 그걸 구분해서 표시해 주길 바라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국회에서 이산가족이란 큰 틀에서 묶어서 처리해 보라고 정치적 위임을 해주면, 정부가 융통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단대표가 “6·15의 기념일 제정 문제는 국무회의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묻자 배석한 백종천 안보실장에게 “논란이 될 여지가 없는지 잘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강 대표는 간담회 말미에 ▲NLL 문제를 확실히 할 것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국방장관 회담에서 철저히 해결할 것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총리회담에서 획기적으로 해결할 것 ▲경협은 민간주도 상업적 베이스 원칙에서 할 것 등을 요구했다. 강 대표는 특히 “청와대가 어느 당 후보의 공약을 평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심판을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중립의무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12일 관련 회의를 거쳐 남북정상선언 이행 추진 체계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찬구 구혜영 박지연기자 ckpark@seoul.co.kr
  • 남북 DMZ 생태공동체 구축

    남북 DMZ 생태공동체 구축

    10만여종으로 추정되는 한반도 생물종이 2020년까지 모두 밝혀진다. 또 남북이 함께 참여하는 비무장지대(DMZ) 생태 공동체도 구축된다. 정부는 10일 노무현 대통령과 이규용 환경부 장관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 서구 경서동에서 국립생물자원관을 열고 국가생물주권 비전 선언을 선포했다. 노 대통령은 개관식에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남북관계를 바탕으로 비무장지대를 평화공원으로 지정하고,6개 권역별로 지역생물자원관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생물주권 비전 선포는 자생생물을 적극 찾아내고 자원화해 생물자원강국으로 나아가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정부가 밝힌 비전은 ▲2020년까지 한반도 생물종 모두 발굴 ▲생태계 변화 적극 대처 ▲남북생태공동체 구축 ▲생물자원 연구기반 확충 및 인재 양성 등이다. 생물종 조사 발굴은 생물주권 국가로 일어서기 위한 일종의 기반작업이다. 한반도에서 확인된 종은 3만종에 불과하다.2014년까지 3만종을 더 밝혀내고 2020년까지 나머지 생물종을 모두 밝혀낼 계획이다. 현재 생물학계 인프라 수준으로는 매우 버거운 사업이지만 강력한 정책 뒷받침으로 생태계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등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종(種) 보전이나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안정적인 서식 조건을 조성하는 동시에 사라져가는 종 복원사업을 활발히 추진한다.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유전자 변형생물·외래종 도입이 늘어날 것에 대비,‘외래종관리법’도 만들기로 했다. 배스, 황소 개구리 등과 같은 외래종으로 국내 고유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한반도 3대 핵심 생태축은 ▲백두대간 ▲비무장지대(DMZ) 일원 ▲도서·연안지역이다. 특히 백두대간 복원사업이나 DMZ 생태공원 조성은 현실적으로 남북이 함께 참여하지 않고는 목적을 이룰 수 없지만, 남북의 생물종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종 발굴이나 연구사업을 펼치는 데도 그동안 남북 전문가들이 축적한 노하우를 합치면 의외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경부는 “DMZ 일원 생태공원 지정은 생태계의 보고(寶庫)를 현 상태로 보전하고 장차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3대축과 연계한 도시생태공원 조성도 적극 늘려가기로 했다. 북한산∼인왕산∼남산∼용산기지∼한강∼관악산을 잇는 생태축이 대표적인 경우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상회담과 따로 가는 여권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상회담과 따로 가는 여권

    노무현 대통령의 귀경 보따리는 예상보다 알찼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40∼50% 대로 뛰어올랐다.‘2007 남북정상선언’이 상징적인 레토릭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성과물을 담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 평양발(發) ‘노무현 효과’가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 분위기나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유권자는 ‘현재 권력’인 노 대통령과 ‘미래 권력’을 꿈꾸는 정동영·손학규·이해찬 후보를 냉정하게 분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 후보 모두 ‘노무현 프레임’ 수준에서 맴돌 뿐 ‘포스트 노무현’의 비전과 차기 지도자 후보로서 자기 만의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등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들 후보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은 이번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북·충청·수도권의 8개 지역 경선이 오는 14일 한꺼번에 치르진다.‘원샷 경선’이다. 경선에서 당선된 후보는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를 매개로 진보세력의 결집을 호소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답답해 보인다.1위를 달리는 정 후보는 ‘대통령 명의도용’문제로 논란에 휩싸여 있다. 정 후보가 조직력의 결집으로 당선되더라도 탈락 후보들의 정당성과 대표성 공세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저조한 투표율과 도덕성 시비로 인한 유권자의 실망은 지지율 반등을 노리는 당선자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2,3위에 그치고 있는 손·이 후보가 각각 후보 자신이나 캠프 내부의 힘 만으로 판세를 뒤집기는 버거워 보인다. 두 후보의 지지표를 한 곳으로 결집시킬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후보가 이번주 ‘마지막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세 후보 모두 위기의 현상은 다르지만, 본질은 같아 보인다. 후보 스스로 차기 지도자의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는 것이 공통된 위기의 원인이다. 이번 남북정상선언 이후에도 이들은 “내가 예전에 했던 일”,“내가 대통령이 되면 잘 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 중심의 사고에 갇힌 채 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범여권 제3후보인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지난 5일 “대통령이 되면 내년에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수교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한발 더 나아간 의제를 제시한 것과는 대비된다. 정치컨설팅업체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유권자는 대선에서 현 대통령이 아닌 후보의 얘기를 듣고 싶어 한다.”면서 “정상선언의 반사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통일방안의 로드맵과 남북한 군축, 모병제 등 남북관계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후보가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예상대로 원론 차원에서 비용 문제 등 따질 건 따지겠다는 ‘수세적 공세’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북핵 폐기’에 방점을 찍는 인식의 틀에도 변함이 없다. 이 후보로서는 지금까지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한반도 평화 구상을 고민한 적이 없는 데다 전통 보수층을 껴안아야 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국민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남북공동선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상대적으로 범여권 후보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대선을 70일 남짓 앞둔 시점에서도 이슈와 의제의 주도권을 현직 대통령이 쥐고 있는 이례적인 형국이다. ckpark@seoul.co.kr
  • [2007 남북정상회담] 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어간다. 장벽은 무너질 것이다”

    [2007 남북정상회담] 盧대통령 “금단의 선 넘어간다. 장벽은 무너질 것이다”

    “여기 있는 이 선이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입니다. 이 장벽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들은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아왔습니다.” 군사분계선을 10m 남짓 남겨두고 승용차에서 내려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에선 “여기서 한마디 하고 넘어가는 거죠.”라며 웃음 짓던 조금 전의 여유를 찾아볼 수 없었다.‘역사적 순간’의 감격을 다스리기란 산전수전 다 겪은 노 대통령으로서도 감당하기 버거운 듯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 다녀올 것”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금단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마침내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 환송단을 향해 손을 흔들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한 노 대통령은 몸을 돌려 ‘금단의 선’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평상시 아무런 표지도 없는 군사분계선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도보 월경’을 앞두고 50㎝ 폭의 굵은 노란색으로 표시가 돼 있었다. 노 대통령이 잠시 멈춰 호흡을 가다듬는 듯하더니 성큼 노란 선을 넘어섰다. 노 대통령이 방북을 위해 특별히 착용한 개성공단산 시계의 시침은 정확히 9시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는 역사적 순간은 CNN 등 외신의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타전됐다. 이날 노 대통령의 도보 월경은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를 극적으로 전달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게 정부측 평가다. ●방북길은 한국전 당시 남침·북진로 노 대통령 일행이 군사분계선을 거쳐 평양으로 가기 위해 이용한 경의선 남북연결 도로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의 침공로이자 유엔군의 북진로이기도 했던 이 길은 지뢰제거 작업 등을 거쳐 2002년 9월에 착공,2003년 10월 개통됐다. 이후 도로는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각종 민간교류의 물류 통로로 활용되면서, 대립의 상징물에서 화해와 협력의 소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1948년 4월 백범 김구 선생이 단독정부 수립을 저지하기 위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당·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 참석하면서 38선을 넘을 때도 이 육로를 이용했다. 한편 방북단은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는 것을 기념해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우리측 제2통문 앞에 3.6m 높이의 표지석을 세웠다. 표면에는 “평화를 다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2007년 10월2일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이란 문구가 새겨졌다. 김정석 청와대 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직접 문구를 지어 친필로 기록했다고 전했다. ●“욕심 안 부리겠지만 몸 사리지도 않을 것”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은 출발에 앞서 청와대 본관에서 국무위원 및 청와대 수석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대국민 인사를 통해 회담에 임하는 자세와 각오를 밝히는 것으로 역사적인 하루를 시작했다. 노 대통령은 푸른 빛 넥타이에 감색 양복을 입고 있었고 표정도 비교적 밝았다. 권 여사는 자주색 정장을 입었다. 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역사는 단번에 열 걸음 나아가기가 어렵다. 이번에 한걸음 더 나아갔으면 좋겠다.”며 회담에 응하는 소감을 밝힌 뒤 “지금은 한걸음 더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때이고 6자회담 진전을 위해 남북정상회담과 잘 맞춰줘야 하는 때”라며 회담의 배경을 설명했다.10여분 간의 간담회를 마친 노 대통령은 본관 앞에 준비된 연단에 올라 5분간 방북에 앞선 ‘대국민 인사’를 발표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도열해 있던 한덕수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태극기와 봉황 문장 깃발이 달린 전용차에 올라 7시55분쯤 청와대를 나섰다. 이날 노 대통령은 청와대 앞 효자동 길을 지나 시청앞∼서소문∼마포∼강변북로∼자유로 코스로 방북길에 올랐다. ●시민들 차분… 보수단체 반대성명도 서울시민들은 정상회담을 위해 방북하는 노 대통령 일행을 차분한 기대 속에 환송했다. 방북단을 태운 차량 행렬이 도라산 남북 출입사무소(CIQ)로 향하는 연도에는 출근길 시민들이 걸음을 멈추고 손을 흔들며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고 가정이나 직장에 있는 시민들도 TV를 통해 출발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중앙청사 앞 인도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방북단을 환송하기 위해 ‘참여정부 평가포럼’ 회원과 시민 등 수백명이 몰렸다. 이들은 오전 7시쯤부터 세종문화회관 앞에 ‘5천만개의 마음이 당신과 함께 갑니다.’라고 적힌 노란색 현수막을 걸고 회원과 시민들에게 한반도기와 색색의 풍선을 나눠주기도 했다. 반면 선진화국민회의 등 보수단체 소속 50여명은 이날 노 대통령 차량 행렬이 통과하는 시간에 맞춰 정부중앙청사 앞 네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북핵폐기 없이 평화 없다’,‘서해북방한계선 그대로 유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성명서를 배포했다. 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국민적 합의와 진정한 화해정신에 입각해 진행되지 않고 정권 차원에서 정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대선에서 유리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개성공단産 로만손 시계 착용 눈길 노 대통령이 이날 방북을 위해 특별히 착용했다는 손목시계도 눈길을 끌었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국산 로만손 시계로 시중에서 19만 8000원에 판매되는 제품이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산 제품을 일부러 선택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귀띔했다. 방북단은 노 대통령이 착용한 것과 같은 ‘TM7238L’ 모델을 9세트 더 구입해 김정일 위원장 등 북측 회담 관계자들에게 선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회담의 공식수행원 13명 전원은 방북 기간 왼쪽 가슴에 회담을 위해 특별 제작한 휘장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금색 테두리를 두른 무궁화 모양으로 흰색 바탕 위에 왼쪽에 태극기, 오른쪽에는 한반도기를 배치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이세영기자
  • [이지운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겉은 사회 개방… 속은 언론 통제

    중국의 사정(司正)을 총괄·지휘하는 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紀律檢査委員會) 청사 내부가 20일 처음으로 외국 보도진에 공개했다. 중기위는 이날 공무원의 비리·부패를 어떻게 감찰하고 조사하는지를 소개했다.앞서 19일에는 중국 상무부가 한국 특파원단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두가지 모두 흔치 않은 일로 ‘개방’에 대한 중국의 자신감의 표출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반된 소식도 나온다. 다음달 15일 열리는 17대 당대회를 앞두고 인터넷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했다고 홍콩의 아주주간 최근호와 타이완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정교하게 발달된 인터넷 감시체제를 갖춘 가운데 대대적인 인터넷 감시조까지 동원해 감시의 끈을 더욱 조이고 있다는 것이다. 감시조는 공안기관, 우리 공보처격인 국무원 신문판공실 등에 수백명씩 배치돼 문제 있는 사이트나 보도를 찾아 폐쇄·삭제하는 일을 전담한다고 기사는 전했다. 이 때문인지 최근 중국 언론들은 “당 지도부에 대한 홍보성 기사를 천편일률적으로 싣고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오직 “관영 신화통신의 인용만 가능할 뿐이며 각종 기사 아이템까지 간섭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은 전언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 경제일보(經濟日報), 해방군보(解放軍報), 베이징일보(北京日報), 광명일보(光明日報) 등 주요 신문들의 1면 기사가 닮은 꼴이 되는 날이 더 많아졌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일찌감치 사설을 통해 “정치적 루머를 조작하고 당의 부패를 과장하는 가짜 뉴스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언론 통제가 필요하다.”며 방향을 제시했다.60여개의 주요 신문들이 ‘조작 보도를 뿌리뽑아 신뢰를 회복하자.’며 서명에 나서는 등 자체 정화운동을 시도하기도 했다. 홍콩의 한 인권단체는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나올까봐 난징(南京)에서 전화 인터뷰 생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12개가 폐지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어쩐지 ‘기사 찾기’가 날로 버거워지는 요즘이다. 다가오는 17대 당 대회까지 ‘고달픈 검색’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jj@seoul.co.kr
  • [20&30] 추석 명절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20&30] 추석 명절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음력 8월15일)인 추석. 하지만 뉴스를 보면 추석에 대한 사람들의 호·불호에 대한 의견은 늘 판에 박혀 있는 듯하다. 좋아하는 이유는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날 수 있어서”가 많고,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친척들이 자꾸 결혼하라고 독촉해서”라는 대답이 늘 1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교실 속 빛바랜 태극기처럼 틀에 박힌 이같은 대답만이 추석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진짜 이유는 아닐 터이다. 추석을 바라보는 2030 세대들의 다양하고 솔직한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달콤한 휴식´ 재충전 시간으로 안성맞춤 어학원 강사로 일하는 황모(26·여)씨는 누구보다 추석을 절실히 기다리고 있다. 잠시나마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하루 16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는 황씨는 이번 추석연휴 동안 태국에 건너가 마사지를 받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생각이다. “한국사회가 좀 피곤한 사회인가요?날마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학원강사가 며칠씩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기간은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 말고는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남들은 억대연봉자라며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사실 40대를 넘겨서까지 강사로 일하는 분들이 드물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업계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참 힘들거든요. 쌓이는 피로와 늘 엄습하는 불안감을 잠시나마 물리칠 수 있는 때가 바로 추석 같은 연휴가 아닌가 해요.” 공무원 김모(28)씨는 고향이 제주도라서 추석 쇠러 가는 것이 곧 놀러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김씨는 남들이 고속도로에서 이틀을 허비해야 하는 시간에 이미 비행기로 제주도로 가 성산 일출봉이나 우도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제주도 특산품인 흑돼지나 다금바리도 양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단다. “추석이 왜 좋냐고요? 고향에서 오래 쉴 수 있잖아요. 고향이 관광지라서 그런지 몰라도 명절을 보내러 갈 때마다 늘 여행간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아요. 물론 어려서부터 늘 봐오던 곳이라서 처음 온 사람들보다는 재미가 덜하긴 하겠죠. 태풍 ‘나리’의 피해가 워낙 커서 올 추석 분위기는 좀 우울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도 늘 추석은 기대되고 재미나요.” ●팍팍했던 주머니 사정 “반갑다! 추석 상여금” 2년 전 결혼한 공무원 김모(28)씨는 이번 추석 때 시댁에 찾아갈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례를 준비하는 동안 시부모가 첫 돌을 갓 넘긴 아들을 돌봐 줄 것이기 때문이다. 시부모 입장에서는 며느리에게 차례준비에 전력을 100% 쏟아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겠지만 김씨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고 한다. 날마다 아이 때문에 ‘육아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씨로서는 며칠만이라도 아이를 다른 사람이 돌봐준다는 게 다행스럽다. “다른 사람들은 명절기간 동안 차례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전 명절증후군 같은 것은 없어요. 그래서인지 명절기간 동안 시부모님께서 아이를 봐 주시는 게 정말 기쁘더라고요. 물론 저를 위해 그러시는 게 아니라는 건 잘 알지요.”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정모(32)씨는 이번 추석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최근 잇따른 대출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구입한 아파트 대출이자 갚기가 버거웠던 정씨는 이번 회사 추석 상여금 덕분에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올 추석의 경우 성과금 200%, 일시금 200%, 추석 상여금 50% 등 총 900만원 정도를 받게 됐다.“남들은 강성노조라고 비난하기도 하지만 집을 살 때 빌린 빚의 이자를 갚느라 정신 없던 차에 뜻밖의 추석 상여금이 고마운 게 사실이죠. 집도 있고 이자 갚는 것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겼으니 이제 아내만 있으면 되는데…하하하.” ●‘일용할 양식´에 자취생활 반찬 걱정 뚝 직장인 이모(23)씨는 몇 년 전부터 추석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한다. 추석 특수를 노리고 영화관에서 수많은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듯 개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요즘에는 TV에서도 정말 괜찮은 추석특선 영화들을 많이 방영해 준다는 거예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명절에는 정말 구닥다리 영화들만 틀어줬거든요. 작년 추석에는 TV로 ‘웰컴투동막골’을 봤는데 다시 봐도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외화도 우리 성우들이 더빙한 것으로 보면 이해가 훨씬 쉬워서 좋아요. 연휴 내내 극장과 TV로 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명절이 끝나 버리죠.” 자취생활을 하는 대학생 김모(24·여)씨에게 추석은 몇 달치 반찬을 한꺼번에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3년째 혼자 생활하고 있는 김씨에게 반찬을 만드는 일은 번거로운 것 중 하나. 하지만 추석 때 차례를 지내고 남은 전이나 꼬치 등을 곧바로 냉동실에 넣어 얼린 뒤 자취방에 가져와 다시 냉장고에 넣어두면 한동안 먹을 수 있는 ‘일용할 양식’이 된다고 좋아한다. “얼려놓은 차례 음식들을 식사 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전자레인지로 녹인 뒤 곧바로 먹으면 돼요. 고향 집에서 차례 음식 처리하느라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저 역시 반찬 만드느라 시간 낭비 하지 않아도 되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죠.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엉뚱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같은 자취생에게는 큰 힘 안 들이고 반찬을 구할 수 있어서 추석이 좋아요.”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친척들과의 형식적인 만남 부담스러워 대학원생 박모(25·여)씨는 평소 왕래도 거의 없던 친척들을 만나러 매년 고생을 감수하며 아버지 고향인 부산까지 내려가야 하는 현실이 부담스럽다.“지난번에는 젊은이들 생각대로 대통령을 뽑았지만….”으로 시작되는 ‘경상도식 대선담론’을 서울토박이인 박씨에게까지 강요하는 상황도 추석을 싫어하게 만든다. “친척들하고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왜 꼭 고생을 해 가면서 보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올해도 어른들은 다들 ‘고스톱’이나 치면서 시간을 보낼 텐데…. 명절에 고속도로로 부산에 가려면 10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그렇게 힘들게 가서 나누는 이야기라는 게 ‘이번에는 정권 한 번 바꿔보자.’는 식의 이야기들뿐이니 추석의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법조인 염모(35)씨는 3년 전 결혼 뒤부터 명절이 되면 아내와 함께 해외여행을 떠난다. 부모님께 ‘장남이 제사도 안 지내고 뭐하는 짓이냐?’며 꾸지람도 들었지만 염씨가 보기엔 명절 때만 차례를 지내고 친척을 찾으려고 하는 우리네 세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명절 자체가 솔직히 허례허식 아닌가요? 옛날이야 교통·통신이 어려우니까 1년에 한두 번 그렇게라도 사람들이 모여 조상의 고마움을 생각하자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맘만 먹으면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꼭 음력 8월15일이라는 날짜에 맞춰 이동을 하고 만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극히 의례적이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봐요. 평소 조상과 가족의 의미가 그리도 소중하다면 시간 날 때마다 조상을 기리고 친척들을 만나면 되잖아요.” ●백화점·놀이시설 모두 문닫아… 심심하고 지겨워 대학생 장모(23·여)씨는 아버지가 ‘장손’이라서 추석이 되면 친척들이 모여든다. 하지만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 또래 친척들을 봐도 1년에 한두 번밖에 못 봐서 그런지 함께할 수 있는 놀이거리를 찾는 게 쉽지는 않다.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이라도 살까 해서 백화점이라도 찾을라치면 문을 닫은 곳들이 많아 이마저도 쉽지 않단다. “의외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추석이나 설날 같은 연휴가 저같은 20대에게는 정말 재미 없는 때예요.TV에서도 만날 특집프로그램이라며 마술이나 트로트 노래자랑처럼 아줌마들이나 좋아할 만한 것들만 하죠. 백화점이나 놀이시설 같은 곳들은 명절이라고 휴업하기 일쑤고요. 친한 친구들은 전부 고향 내려가 버리죠.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들을 불러모아 영화나 보며 술 한 잔 하는 게 전부인 것 같아요.” 직장인 백모(34)씨의 추석은 ‘쓸쓸함’ 그 자체다. 유산 싸움으로 시작된 집안 내 분쟁이 친척 간에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앙금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백씨의 집이 ‘큰집’이지만 명절이 돼도 아무도 이곳을 찾지 않는다. 늘 사람들로 북적대며 웃음꽃이 피는 TV속 차례 풍경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저희 집안처럼 돈 문제로 친척들끼리 갈등을 겪는 곳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갈등이 심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때는 친척이 남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명절 때 인사차 사촌들과는 연락을 하기도 하는데 어른들 사이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그리 유쾌하지는 않더라고요.” ●남녀 차별하는 추석…차라리 없는 게 나아 컨설턴트로 일하는 이모(29)씨는 추석을 무척 싫어한다. 추석에 내포된 전형적인 남녀차별의 논리가 너무도 맘에 들지 않아서라고. 어려서부터 늘 엄마 혼자서만 차례 준비를 도맡아하며 고생하는 모습을 봐서인지 명절만 다가오면 늘 불안해하며 한숨짓는 엄마의 모습에 마음 아팠다고 한다. “요즘이야 덜 그렇지만 예전만 해도 차례 지낼 때 여자들은 절도 하지 못하게 했잖아요. 성묘도 아버지 고향으로 가지, 어머니 고향에 찾아가지는 않고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명절이라는 것 자체에 엄청난 ‘남녀불평등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녀평등사회를 지향하는 현대에 추석 같은 명절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행사는 아닌 것 같아요.” 직장인 최모(27·여)씨는 추석이면 고향에 내려가는 부모님과 달리 바닷가를 찾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할 일이 없어도 고향에는 내려가지 않는다. 최씨는 이것을 우리사회 가부장제도에 대한 자기 나름의 ‘저항’이라고 믿는다. “저라고 혼자 있는 게 좋지는 않죠. 하지만 아직도 우리 고향에 가면 남녀간 겸상을 하지 않을 정도로 남녀차별의식이 강해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그런 전근대적인 생각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어요. 추석은 아직도 우리 사회 내면에 흐르는 보수적 사고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 같아서 싫어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구미, 한가위가 더 서럽다

    구미, 한가위가 더 서럽다

    국내 최대 전자공단인 구미공단.1969년 착공돼 1970년대 초반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이 공단은 수출 한국의 첨병 역할을 했다.1,2,3공단과 조성 중인 4공단을 포함하면 모두 2475만여㎡에 이른다. 그동안 ‘한국 산업의 허파 역할’을 하던 구미공단에 파열음이 들린다.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가 공사를 중단하고 LG전자도 구조조정을 했다. 공단의 이상 징후가 구미 전체로 번져 불꺼지는 상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추석을 보름정도 앞두고 구미공단을 찾아 현지 사정을 살펴봤다. ●추석 특수 옛말… 회식 고객 거의 없어 “구미도 이제 좋은 세월 다 갔습니다. 근로자들이 잇따라 길거리로 쫓겨나고 있는데 삼성마저 투자를 안 한답니다.” 12일 경북 구미1공단에서 만난 편의점 주인 아주머니는 요즘 장사가 잘 되느냐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갈수록 조금씩 나아져야 하는데…, 앞으로 월세 내는 것도 버거울 것”이라고 걱정했다. 기자라고 밝히자 “삼성이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긴다면서요. 기술센터인지 뭔지는 정말 안 짓는 겁니까.”라며 오히려 질문을 쏟아냈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김모(53)씨는 “예전엔 추석을 앞두고 회식 예약이 너무 많아 어쩔 줄 몰랐는데 요즘은 회식을 하는 회사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쩌다 단체 손님이 오더라도 간단한 식사만 하고 간다. 추석 특수도 옛말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구미시청에서는 구미시와 구미상공회의소, 구미경실련 등 시민단체, 경제단체 실무자들이 모여 삼성전자 구미기술센터 건립 재개를 위한 대책회의를 갖는 등 온통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미기술센터 공사에 300억원이나 투입됐다. 회사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알고 있다.‘삼성전자가 구미에 더 이상 투자를 안 한다.’ 등은 루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년 전만 해도 구미는 전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도시였다. 주민 평균소득 1인당 2만 8000달러로 전국 242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고였다. 또 단일 공단 최초로 단지 내 기업들이 한 해 수출 3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여기에다 인구가 매년 1만명씩 늘었고 시민 평균 연령이 30세로 ‘주민 젊음지수’ 1위였다. 구미의 이상 징후는 2005년 말부터 보였다. 구미상공회의소 김종배(50) 조사부장은 “2005년 하반기부터 문을 닫는 기업이 나오는 등 구미공단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18개월 연속 구미공단 근로자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미공단 근로자는 7만 3000여명. 이는 2004년 6월 이후 최저치이며 가장 근로자가 많았던 2005년 10월에 비해 7000여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최근 2년새 금강화섬, 한국전기초자,LS전선, 동국방직, 두산, 오리온전기, 코오롱,KEC 등 10여곳의 구미공단 기업체가 회사문을 닫거나 직원 구조조정을 했다. ●1000여개 입주업체 중 780곳만 가동 최근에는 구미공단의 기둥인 LG전자가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삼성전자도 임원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1000여개 공단 입주업체 중 가동중인 곳은 780여곳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구미에 본사를 둔 업체 중 98개가 중국으로,15개가 동남아로 진출했다. 삼성전자도 중·저가 휴대전화 생산이란 단서를 달긴 했지만 베트남에 대규모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노동부 구미종합고용지원센터에서는 올 들어 7월 말까지 7400명이 새로 실업급여를 타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64명보다 37.9%나 증가한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구미혁신클러스터추진단 경영지원팀 최정권(43) 과장은 “요즘 구미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을 만나면 국제금융위기가 왔던 IMF때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대기업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납품 단가를 낮추다 보니 중소기업인 협력 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공단의 이같은 어려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미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3·4분기 구미공단 제조업체의 기업경기 전망지수에 따르면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93으로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외부요인보다 노사분규 등 내부요인 더 심각 구미상공회의소 김 부장은 “앞으로 구미공단이 옛 영광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환율 하락 등 외부 요인보다도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비정규직보호법, 노사분규 등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유흥가 등 구미 전체 상가들도 불황의 늪에서 헤매고 있다. 도우미들의 위험수위 노출로 인기(?)를 끌었던 ‘구미식 노래방’의 원산지인 구미 원평동 금오시장 일대도 노래방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업주 이모(47)씨는 “2∼3년 전만 해도 이곳은 노래방과 모텔 등으로 불야성을 이루었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들어 업소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 일대 모텔 20여곳 중 절반 이상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귀띔했다. 구미 신도시 인동의 모 호텔 내에서 단란주점을 하는 정모(43)씨는 “공단 기업들의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다.20여명의 아가씨를 고용하고 있었으나 최근 절반 정도로 줄였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4년째 구미에서 대리운전을 한다는 김모(39)씨는 “요즘 대리운전을 부르는 사람이 줄었다. 경기가 나빠져 술 마시는 사람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 추석 때 고향에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그럴싸한 ‘어린이 건강대책’ 무슨 돈으로

    그럴싸한 ‘어린이 건강대책’ 무슨 돈으로

    정부는 어린이 인터넷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중단시키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12세 미만 게임 등급은 7세 미만과 8∼12세 등급으로 세분화된다. 영양 상태가 불량한 저소득층 어린이에게는 매월 ‘영양보충 건강 바우처’를 지급하고, 어린이 시간대에는 햄버거·치킨·감자칩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대통령 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11일 환경·보건복지·정보통신부 등 10개 정부 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어린이 건강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은 ▲환경질환예방 ▲먹거리 안전강화 ▲비만예방·체력강화 ▲게임중독 예방▲어린이 건강관리체계 구축 등 5개 분야 54개 과제를 담았다. ●게임 중독 방지 프로그램 제작 의무화 게임 공급자는 인터넷 게임을 만들 때 부모가 이용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현금결제 내역 등 이용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12세 미만 등급 게임에는 일정 시간 지나면 주의·경고 문구가 뜨도록 해야 한다. 아토피·천식 등 환경질환 기준은 어린이에게 맞춰 강화된다. 천식예보제가 도입되며, 상담 및 응급대처를 위한 콜센터도 운영한다. 국·공립병원 9곳을 환경성질환 연구센터로 지정해 질병유발 요인을 연구하며, 알레르기 환자용 우유·특수분유 구입 비용도 지원된다. 지하수를 사용하는 초등학교 수를 2005년 기준 1151개에서 오는 2010년에는 절반으로 줄인다. 민간보육시설 실내공기 질도 강화한다. ●뚱보에겐 살빼기 프로그램, 허약자에겐 영양보충 지원 현재 학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비만도·심폐기능·지구력 등을 측정하는 건강체력 평가로 바꾼다. 방과후 비만감소·체력강화 교실도 연다. 저소득층 어린이를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무상 영양평가를 실시하고, 영양불량 어린이에게는 매월 5만 7000원 상당의 영양보충식품 교환권을 지원한다. 먹거리 안전을 위해 학교주변 200m를 ‘어린이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정해 탄산음료 자판기 설치를 제한한다. 학교 식중독 사고를 막기 위해 급식지원센터(농촌)나 공동구매(도시) 방식을 통해 안전하고 우수한 음식재료를 공급하고, 우리농산물을 구입하는 학교에는 기존 농산물 가격과의 차이를 국가가 지원한다. 우유·계란·콩 등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학생에게는 대체식단을 제공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2010년까지 어린이들이 많이 찾는 식품에 트랜스지방을 첨가하는 것이 금지된다. ●정부 구체적 재원마련 없이 막연히 “담뱃값 올려서…” 이런 대책을 추진하는 데는 모두 5276억원이 들어가지만 막연하게 담뱃값을 올려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예산 확보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내년도 확보된 예산은 634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포함된 담뱃값을 1갑당 500원 인상하려다가 무산됐다. 복지부는 올해 정기국회에서 담뱃값 인상안을 재발의할 방침이지만 인상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담뱃값 인상이 무산되면 대책이 늦어지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7) 충북 영동 장선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7) 충북 영동 장선마을

    충북의 ‘설악’이라고 불리는 영동군의 천태산. 고려 천태종의 본산인 그 산자락에 폭 안겨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 있다. 자연부락으로 형성된 충북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장선마을.10가구 20여명이 살고 있는 초미니 마을이다.10가구 중 네집은 영동쪽에 있고, 중고개라는 작은 재를 넘어 여섯집이 떨어져 있는데 그 여섯집 중 세집은 작은 도랑을 경계로 충남 금산군으로 들어간다. 마을 앞을 휘감아 돌아가는 금강지류는 강원도 정선의 동강 못지않게 청정하다. 강을 건너는 철교가 놓여지기 전까지 장선마을은 외부인들이 감히 들어 올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은 깨끗한 강물에서 잡히는 피라미, 빠가사리 등을 넣고 끓여내는 어죽이 맛깔스럽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외지인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초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에 당도한 산골마을. 풀냄새 물씬 나는 더 없이 맑은 공기가 불청객을 맞는다. 비탈진 들판에서 한가롭게 소에게 풀을 뜯기고 있던 마을주민 주석수(71)씨가 모처럼 외지인을 보자 반색한다. 주인 따라 나온 풍산개와 진돗개들도 낯선 이를 경계하기는커녕 반갑게 꼬리를 친다. “여가 시방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더 외졌댜.6·25때는 근동에 피란 온 이북 사람들이 죄다 일루다 숨어 들었을 정도였으니께.” “예전에 다리가 워디 있었간디? 배두 없지…. 나갈라고 해도 어렵구 들어올라구 해도 심들었던 동네여.” 산비탈에서 인삼을 캐고 있는 주씨의 부인 강순임(66)씨는 대뜸 인삼자랑부터 한다. 인삼이 언뜻 봐도 뿌리가 크고 잘 생겼다. “여그 삼은 그냥 삼이 아니여. 산삼이나 매한가지여. 삼은 배수가 잘되는 산비탈에서 길러야 제대루지. 시방도 금산서 인삼재배하는 사람덜이 자기들 먹을라고 여그꺼 사러 많이 와. 논에다 약치문서 기르는 것 하고는 질이 다르거든.” 주민들의 생활권은 충남 금산이다.5일장도 금산으로 가고 몸이 아파 병원을 가려고 해도 금산으로 간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나이들고 홀로 돼 살아가기가 빡빡하다. 자식들 출가시키고 남편과 사별해 혼자 살고 있는 이경자(70)씨.“자석덜한테 뭐 바랠 게 있겄어? 산골서 혼자 벌어 먹고 살아가면 그만이지.” 중고개라는 작은 재를 넘으면 또 다른 마을이 나타난다. 재를 넘기 전에는 더 이상 아무런 집도 없을 것 같더니 재를 넘자 그림 같은 돌담장의 허름한 옛날 가옥 여섯 채가 들어 앉아 있다. 해질녘 황소를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황인중(76) 씨를 만났다. 오랜 토박이에게서 풍기는 짙은 흙냄새가 났다. 기자를 만나자 대뜸 농업정책에 대한 불만부터 쏟아낸다. “왜정때부텀 여그서 농사 지음스롬 살아왔는디, 앞으로 농사나 지어 먹을란가…. 농업이 걱정이여.”기자가 건네준 담배를 깊게 빨며 한숨부터 짓는다. 농산물 개방에 대한 걱정이다. 농사가 걱정이고 버거우면 자식들하고 같이 사시는 게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물어 봤다. “여그가 내 탯자린디…. 늙어 워디 가야 뭐 하겄어. 그저 고향이 젤루 편하고 좋은 곳이여. 자식들 성화에 서울도 올라가봤음서도 거기는 겁나게 심심허고 더 외로운 곳이여.” 어두워져 마을을 걸어 돌아 내려오는 길에 오전에 만난 강씨 아주머니가 손에 쥐어준 4년생 인삼을 꺼냈다. 한입 베어 물자 찐하면서도 쌉쌀하고 살짝 달달한 수삼이 아작아작 씹힌다. 깊은 산속의 흙맛이자 고향의 맛이다. 사진 글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NFL] 워드, 2년 연속 첫 경기 터치다운

    미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하인스 워드(31·피츠버그)가 2년 연속 시즌 첫 경기 터치다운을 찍었다. 워드는 10일 브라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NFL 2007시즌 정규리그 클리블랜드와의 첫 경기에 와이드리시버로 나와 0-0으로 맞서던 1쿼터 초반 선제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워드는 지난해 첫 경기에서도 터치다운을 기록, 팀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워드는 또 이날 세 번의 패스를 잡아 51야드를 전진, 시범경기에서 얻은 코 부상에 대한 우려를 씻어냈다.10번째 시즌을 맞은 베테랑이자 2년 연속 동료들에 의해 뽑힌 공격 부문 주장다운 모습을 과시한 것. 피츠버그는 한 번도 가로채기를 당하지 않고 생애 1경기 최다 4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건넨 주전 쿼터백 벤 로슬리스버거의 활약에 힘입어 5년 연속 첫 경기 대승(34-7)을 따냈다. 피츠버그는 엔드존 모서리를 향해 달리는 워드를 향해 로슬리스버거가 5야드(약 4.6m)짜리 정확한 패스를 찔러 넣어 1쿼터 3분5초 만에 터치다운에 성공, 기선을 제압했다. 또 산토니오 홈즈의 터치다운 1개와 제프 리드의 3점짜리 필드골 1개를 묶어 1쿼터에만 17-0으로 앞섰다.피츠버그는 3쿼터에 매트 스패스와 히스 밀러가 각각 터치다운 1개를 추가했고,4쿼터 리드가 필드골을 보태며 마이크 탐린 감독의 데뷔전 승리를 자축했다. 클리블랜드는 3쿼터 중반 로렌스 비커스의 터치다운으로 간신히 0패를 면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모창가수/이용원 수석논설위원

    짝퉁은 짝퉁이로되 대중에게 인정받고 사랑 받는 짝퉁이 있다. 바로 모창가수이다. 밤무대에는 조용필을 흉내낸 주용필·조영필·조형필과, 나훈아를 빼닮은 너훈아·나운하·나후나 등이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가 하면,MBC-TV는 설 연휴 프로그램으로 올해 7회째 팔도모창대회를 방송했다. 모창은 비단 국내에만 있는 현상이 아니다.‘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의 사망 30주년인 지난달 16일을 전후해서는 고향인 미국 멤피스를 비롯해 런던·도쿄 등 세계 곳곳에서 그를 추모하는 모창대회가 성황을 이루었다. 이처럼 모창가수가 사랑 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수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대중은 그를 직접 대하기 힘들어진다. 콘서트장 밖에서 밤새 줄서 기다리는 것도,10만원이 넘는 ‘디너쇼’ 티켓을 사는 것도 보통사람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따라서 대중은 비교적 싸고 손쉽게 만나는 모창가수에게서 스타에 대한 갈증을 일정부분 해소한다. 대리만족이란 측면도 있다. 사람들은 흔히 좋아하는 스타를 닮고자 하지만 생활에 치어 포기한다. 그런데 모창가수는 온힘을 다해 ‘오리지널’과 가까워지려고 애쓴다. 그러므로 모창가수가 오리지널과 비슷하면 그게 좋아서, 반대로 오리지널과 너무 다르면 그 또한 재미있어서 박수를 보내기 마련이다. 이같은 모창가수 활동에는 기본 전제가 따른다. 짝퉁임을 분명히 하는 일이다. 관객이 환호하는 이유는 그들이 ‘주용필’‘너훈아’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조용필·나훈아인 줄 알고 공연을 보았는데 나중에 가짜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를 용서할 팬은 없을 것이다. 최근 박상민의 짝퉁 ‘박성민’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는데 이를 두고 모창가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용필 모창가수협회장은 ‘박성민 사건’ 내용에 부풀려진 면이 많다며 판결 내용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 협회 차원에서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죄 여부는 법원이 판단하겠지만 그 기준은 단 하나이다. 흉내내기를 했다면 연예활동이고, 진짜 행세를 했다면 범죄이다. 그러잖아도 ‘학력 위조 파문’으로 시끄러운 판에 벌어진 가요계 ‘가짜 논란’이 입맛을 씁쓰름하게 한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2) 아시아 이민자와 사교육

    호주에서도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이민자들의 ‘자녀 사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인구의 절반이 백수를 경험할 정도로 일자리가 적은 나라에서 자녀들이 명문대학을 나와야 괜찮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봇물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맹모삼천지교’형 부모들이 늘면서 명문 대학에 보내려면 명문 초등학교부터 나와야 한다는 신념으로 불법적인 일도 마다않는다. 위장전입도 불사하는 것이다. 명문 학교가 있는 지역은 수요가 늘면서 집값이 뛰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전업주부 황효진(42)씨는 “두 딸의 교육을 위해 교민들이 없는 곳으로 이사했다.”면서 “딸들은 호주교사로부터 영어 개인과외를 받는다.”고 말했다. 교육을 위해 교민사회에서 멀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한국 교민들도 다른 아시아 출신의 이민자들처럼 대부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개인과외를 시키고 있다. 한국의 사교육 광풍이 싫어 이민 온 교민들조차 사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모순된 일이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나라에서 불가피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마스든고교 부설 IEC(영어집중교육센터)의 강연희(56) 교사는 “교민 자녀들은 영어와 수학 과외를 많이 받는다.”며 “영어는 모자라는 것을 채우려고, 수학은 전략 과목으로 만들려고 시킨다.”고 설명했다. 교민들은 아이들이 유치원생이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는 예능과 스포츠 관련 과외와 학습지를 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초등 3∼4학년이 되면 5학년의 우수반 시험과 6학년 3월의 셀렉티브고교 시험에 대비해 사교육을 시킨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은 사립고교의 장학생 시험을 준비하기도 한다.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유학생이나 최근 이민자 가운데 ‘맹모삼천지교형’이 많고 특히 젊은 엄마들은 친구들의 자녀와 비교해 경쟁하는 심리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불법 위장전입 성행… 고교 시험문제 유출도 사교육 비용은 학습지가 대체로 과목당 호주 돈으로 월 100달러(약7만 700원·이하 호주달러)선. 학원은 초등학교의 셀렉티브 준비반이 주중 1∼2회 또는 주말에 4∼5시간씩 집중반을 운영한다. 한 학기에 1000달러선 7학년(우리의 중1) 이상은 주로 영어, 수학, 과학을 배우며 과목당 350∼450달러. 수업은 90분씩 주 1회가 일반적이다. 예체능이나 학과목 개인 과외는 시간당 40∼100달러. 한국인 교사는 50달러선이 대부분이고 호주인 교사는 60∼70달러, 입시생은 100달러가 넘는다. 수영, 골프, 스케이트 등의 그룹과외는 시간당 20달러로 입장료는 따로 내야 한다. 승마의 경우 레슨 받는 동안에 말을 빌려야 하는데 그 비용은 최저 1000달러가 넘으며 돌보는 가격도 내야 한다. 교민 자녀들의 사교육 동선을 살펴보자.B자매의 경우. 초등학교 2학년인 동생은 학습지로 영어와 수학을 매달 95달러에 배운다. 또한 피아노는 시간당 50달러, 수영은 그룹과외로 시간당 20달러, 스피치와 기계체조는 교내 특별과외로 30분에 12달러에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에 한글학교에서 한국어(10주 140달러)교육도 받고 있다.10주동안 발레와 영어 개인과외도 받았다. 명문 사립고교 1학년생인 언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동생과 같은 레슨들을 이미 받은 결과 6학년 때 사립고교 장학생이 되었다. 지금은 시간당 50달러에 영어 에세이 작문, 시간당 60달러에 수학, 시간당 50달러에 플루트, 시간당 40달러에 테니스를 각각 배운다. 매주 토요일엔 한 달 50달러에 네트볼도 배운다. 이 자매는 방학(1년에 네번) 때마다 학원의 종합반 특강에 다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주에 5일간,3시간 연속 수업해서 230∼250달러를 낸다. 다음은 C남매의 경우. 명문 사립고교 1학년인 누나는 초등학교 5∼6학년 때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 사립고교 장학생이 됐다. 시간당 100달러에 바이올린을, 시간당 50달러에 영어와 수학 과외를 받는다. 집안이 넉넉지 못해 그녀는 다른 아이를 가르쳐서 과외비에 보탠다. 유치원생에게 시간당 20달러를 받고 바이올린을, 초등교 2학년생에게 시간당 30달러를 받고 영어를 가르친다. 공립초등교 6학년인 동생은 셀렉티브고교나 사립고교 장학생을 목표로 누나가 다녔던 학원을 거쳤다. 하지만 두 곳 시험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같은 사교육 열기로 학원들이 잘나가다 보니 권리금은 장난이 아니다. 평균 20만달러선. 학원의 위치나 명성에 따라 매출은 차이가 있지만 연간 30만∼50만달러가 보통이다.‘제임스 안 아카데미학원’과 ‘뉴칼리지’가 교민 운영학원 가운데 가장 많은 지점을 갖고 있으며 시드니 시내 20여곳에서 성업 중이다. 현재 호주의 사교육 시장 규모는 연 10억달러로 추정되며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영재반과 셀렉티브고교 시험문제가 사설 학원들에 불법 유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수백명이 유출된 시험문제를 똑같이 암기해 영재반 시험문제를 새로 낸 일도 있다. 작년 셀렉티브고교 입학시험에서 중국계 학생 10명의 표절이 적발됐다. ●백인 주민들 “아시아계가 교육풍토 망쳐” 성토 아시아계 이민자의 사교육 열풍에 대해 백인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현지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으며 많은 백인 부모들이 아시아계들이 교육풍토를 망친다고 성토했다. 토요일까지 학생들이 사교육에 매달리는 현상은 공교육이 살아 있는 호주에서는 ‘꼴불견’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계 중산층은 자녀들을 사립이나 가톨릭고교로 보낸다. 사립고교 학비가 버거운 계층은 일반 공립고교로 자녀들을 보낸다. 아시아계 학생들로 넘쳐나는 셀렉티브고교를 기피한 결과다. 이런 대결구도는 학력경쟁에서 뒤진 백인들의 고육책이기도 하지만 공부에만 매달리는 책벌레인 아시아계 학생들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이런 백인들의 시샘은 어느 날 아시아계 이민자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치,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누려왔던 우월적 지위를 넘겨줄 수 없다는 백인들의 우려는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특별 조치’로 나타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의 부모는 자식의 길을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데 반해 호주 백인들은 자식이 길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어느 교민의 말을 깊이 되새겨야할 것 같다. siinjc@seoul.co.kr ■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 기술습득이 사회진출 유리” “과외는 학교에서 뒤처진 과목이 있을 때 필요하지만 학생 자신이 부족함을 깨닫고 지도를 요구할 때 시작해서 그 부분이 충족되면 그만두는 것이 좋다. 호주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단체활동 등에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전문가인 시드니 총영사관 한국교육원 박인순(52) 원장은 6일 기자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조언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이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에 대해 “이민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호주 주류사회로 진입하기가 불가능함을 깨달은 이민 1세대들이 자식을 잘 키워 이민생활의 보람을 찾으려고 한다.”면서 “자식을 성공시키기 위해 우선 좋은 대학에 보내야 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호주 수업방식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부모들이 인식한다. 학습방법이나 리포트 작성방식 등 숙제방법을 지도받으면 그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고 생각해 사교육을 시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교민들은 관할지역 공립학교보다 셀렉티브와 명문 사립고를 선호한다.”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교민들은 명문 사립고 입학 후보자 명단에 예약을 해두고 장학생 시험을 아울러서 준비한다.”고 밝혔다. 박 원장에 따르면 중국인과 동남아인, 인도인들의 교육열도 대단하다. 하지만 현지 백인들은 이민자의 특별한 삶으로 여기는 편이어서 3분의1은 무관심하고 3분의1은 백안시하며 나머지는 주시하다가 따라하기도 한다. 특히 소수의 극성파 호주사람들은 일대일 과외도 하고 이민자들이 추천하는 학원에 등록하기도 한다. 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교민들처럼 계속하지는 않는다. 백인들은 특기교육과 예체능, 주말의 스포츠클럽 등에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열광적이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사교육으로 인해 가족간의 갈등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과외를 해보고 효력이 없으면 바로 끊기도 한다.”며 “과외를 못 시켜서가 아니라 과외를 시켰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면 불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박 원장은 “이민사회에서는 어중간한 대학의 학력보다는 확실한 기술 보유가 안정된 생활기반을 잡는 데 유용하다.”면서 “다양한 사회진출 방법이 있으므로 한국에서처럼 졸업장에 연연하거나 자녀에게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기보다 자녀의 특기를 살펴 기술적으로 장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부모가 의식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iinjc@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일요 다큐 산(KBS1 오전 7시) 최근 늘어난 등산인구에 비례하여 산악 안전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일어난 산악사고는 무려 700건이 넘는다. 사고건수 1위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포함된 북한산 국립공원이다. 이번 주 ‘일요다큐 산’에서는 대한산악연맹, 서울산악구조대와 함께 도봉산에 올라 안전하게 산을 오르는 방법을 알아본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경남 창원의 송영철씨는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꽃동산을 만들겠다며 귀농했다.1년이 지난 뒤 그의 연꽃사랑에 가족들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수백 종의 연꽃을 관리하는 부부에게 또 하나의 꿈이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전국으로 연꽃을 전파하는 것. 이를 위해 특허 받은 재배기술만도 열 개가 넘는다. ●깍두기(MBC 오후 7시55분) 절에서 나온 사야는 햄버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사야는 취직을 했다며 좋아하지만 출근한 첫날부터 손님과 시비가 붙는다. 사야는 손님이 남긴 햄버거와 감자를 가리키며 싸줄 테니 갖고 가서 집에서 먹으라며 봉투 안에 주섬주섬 넣는다. 화가 난 여자 손님은 매니저를 오라고하며 소리를 지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6시40분) ‘나몰라 크루’가 그동안 그들이 출연했던 각종 프로그램을 몸으로 표현한다.‘야생’에서 와서 사회적응 수업 중인 김경욱. 무인도에 떨어진 요절복통 사연이 공개된다. 멋진 댄스와 신나는 음악, 그리고 화끈한 개그가 함께 만드는 최고의 무대. 김재우, 김경욱, 김태환, 김동섭, 손민희가 출연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일년 강우량이 25㎜에 불과한 사하라 사막에서 평생을 살아온 유목민들은 그들 나름의 생존 법칙과 지혜가 있다. 사하라 사막에서 태어난 물리학자가 그의 삼촌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모로코 남부의 사막 여행을 체험해 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는 과연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생방송 심야 토론(KBS1 오후 11시10분) 한국인 인질들이 차례로 석방되면서 40일이 넘은 아프간 피랍사태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피랍사태는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 같다. 심야토론에서는 외교, 종교, 국제정치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를 통해 우리가 되돌아 봐야 할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심층 토론한다.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망명자 올스타 밴드’(EBS 오후 5시40분) ‘망명자 올스타 밴드’는 6명으로 이루어진 시에라리온 출신의 밴드 이야기이다. 전쟁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이들의 음악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감동시킨다. 이들의 앨범 ‘망명자처럼 살기’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발매돼 첫주에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블랙골드’(EBS 밤 12시55분) 세계 무역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커피는 ‘금’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익을 챙기려는 기업에 재배 농가는 좋은 커피를 팔아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영화는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곳곳의 불공정 거래 현장으로 침투한다.
  • 오초아, “3연속 우승 내것” 승리확신 여제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3연속 우승을 눈앞에 뒀다. 오초아는 26일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골프장(파72·6327야드)에서 벌어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 2라운드에서 4개홀 줄버디를 포함, 버디 8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2개로 막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중간합계 11언더파 133타로 단숨에 단독선두에 올라 시즌 6승과 브리티시여자오픈,CN캐나디언여자오픈에 이어 3개대회 연속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다. 4타를 줄인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10언더파)과는 불과 1타차지만 오초아는 “이제 우승할 준비가 됐다.”며 자신의 시즌 최다승(2006년·우승 타이 기록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날 첫 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올랐던 오지영(19)은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섞어치는 어수선한 플레이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7언더파 공동 3위로 밀려났다.오초아와는 4타차로 벌어져 역전 우승은 버거운 상황. 그러나 공동 7위 그룹과도 3타차로 넉넉하게 앞서 루키 시즌 첫 ‘톱10’ 입상은 가능할 전망이다.한편 대학 입학을 눈앞에 둔 미셸 위(18·나이키골프)는 이글을 1개 잡아냈지만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쏟아내며 3오버파 75타로 부진,2라운드 합계 10오버파 154타로 컷오프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아프간 피랍한국인 석방 협상] 사우디 통해 탈레반 압박

    한국 정부와 탈레반, 사우디아라비아가 26일 인질 19명 전원 석방 합의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의 25일 보도는 결국 빗나갔다. 그러나 이번 AIP의 보도는 지난 16일 대면접촉 이후 교착상태이던 정부와 탈레반간 물밑 교섭이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루며 무르익었다는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게다가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AIP가 협상 중재국으로 지목한 사우디아라비아를 25일 방문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AIP의 보도처럼 석방 합의가 곧 발표되지는 않더라도 앞으로 3자가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은 낮지 않다는 얘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와 더불어 과거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 국교를 맺은 3개국 가운데 하나다.2001년 9월 미국의 대테러전으로 단교했지만 당시 구축한 탈레반 네트워크를 활용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송 장관의 이번 중동 3개국 방문에 UAE가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와 더불어 탈레반이 인질 석방 합의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뒷받침하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AIP의 보도를 부인했지만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 잔은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지도자위원회가 조만간 인질처리와 관련해 결정을 내리고 그것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피랍 유사 사례 해결의 평균 일수(35일)를 나흘이나 넘긴 탈레반으로서도 사태를 무작정 끌고가기란 버거운 측면도 있다. 탈레반의 또 다른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오래 지속되는 것에 우리도 지치고 있다.”며 힘든 기색을 내비쳤다. 또 다음달 중순 시작되는 이슬람의 성월 라마단 이전에 인질 협상을 깨끗이 마무리지어 심적 부담을 덜고 싶은 바람과 아프간 정부의 라마단 특사 시점을 활용할 수 있는 시기적 장점 등을 고려하면 탈레반이 조만간 우리 정부와의 석방 합의에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게임플러스] ‘미니게임천국’ 6행시 짓기 행사

    컴투스는 미니게임천국·미니게임천국2의 누적다운로드가 500만건을 돌파했다고 24일 밝혔다. 컴투스는 이를 기념해 미니게임천국으로 6행시를 지은 회원 가운데 500명을 추첨, 버거킹 와퍼세트·문화상품권·숨겨진 게임캐릭터 등을 준다. 당첨자 전원에게는 미니게임천국2의 캐릭터 액정 클리너를 제공한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애석의 미학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애석의 미학

    참으로 아깝고 안타까울 때 ‘애석하다.’는 표현을 쓴다. 애석한 일을 당하면 아쉬운 마음에 후회하고 슬퍼하면서 스스로 궤도를 이탈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 담담한 표정으로 자기 할 일을 꿋꿋이 해나가면 우리는 그를 용기있다고 칭찬하게 된다. 정치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애석함의 강도는 더한다. 대권과 관련된 문제라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 의원은 우리 정치사에서 통한의 아픔을 겪은 정치인으로 꼽힌다. 이 전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두 번이나 대권 고지 등정에 실패함으로써, 정 의원은 2002년 노무현 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 승부에서 지면서 그랬다. 이 전 총재는 두 번 모두 당선에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음에도 본인의 고집이나 대세론 안주 같은 내부적 요인으로 패배를 당한 것이고, 정 의원은 단일화 협상에 끌려가다시피 한 끝에 노 후보보다 높은 지지율을 신기루로 만들어버렸다. YS와 박 전 대표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석패했다.YS는 1970년 박정희 대통령에 맞설 신민당의 대선후보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1차 투표 1위를 했음에도 2차 투표에서 김대중(DJ) 후보에게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2차 결선투표를 앞두고 3위 득표자인 이철승 후보가 DJ 지지를 선언한 때문이었다.1차 투표 1위에 너무 들뜬 나머지 막판 단속을 소홀히 한 탓이다. 박 전 대표는 당심(黨心)에서 이겼음에도 1.5%포인트 차로 승리의 월계관을 이명박 후보에게 내줬다. 그러나 두 사람은 패배를 승화시켰다는 점에서 앞서 두 사람과 달랐다.‘애석의 미학’이라고 할까. 정 의원은 대선 투표 하루 전 노 후보 지지를 전격 철회해 조롱거리가 됐지만, 두 사람은 경선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만든 1등 공신이었다.YS는 경선 승복을 천명하고 DJ의 당선을 위해 지원유세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주로 지방 소도시나 외딴 지역을 돌았다. 대도시 유세에 중점을 둔 DJ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YS는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해냈다. 한나라당 김덕룡 의원은 그런 YS의 모습에 감명받아 평생 그를 주군으로 모시게 됐다고 한다.YS의 경선 승복은 그가 이후 20년 넘게 정치 일선에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이른바 정치 생명력이다. 박 전 대표는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밝혀 분당설, 탈당설, 경선 불복설 등 온갖 우려를 한 방에 날려보냈다. 많은 사람을 감동케 한 그의 패배 인정 연설은 아직도 진한 여운으로 다가온다.‘아름다운 경선’으로 매듭짓게 한 그의 행동은 두고 두고 회자될 것이다. 물론 두 사람간에 차이도 있다.YS가 당시 이겼더라도 박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기는 버거웠다. 반면 박 전 대표는 경선 승자만 됐다면 본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박 전 대표가 다음주부터 돌아온다. 경선 후 며칠 간의 칩거를 끝내고 공식 활동을 한단다. 방점은 이명박 후보 지원이다. 이 후보를 도와 10년 만의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도 손뼉을 마주쳐야 한다.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던 박희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역할과 위상을 존중하는 선에서 배려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올바른 지적이다. 현실적으로도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는 데 그만한 인물이 없다. 당 개혁은 당선 후에 해도 늦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37년 만에 진정한 경선을 보게 한 박 전 대표가 ‘애석의 미학’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지켜보고자 한다. jth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