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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金대통령 노벨평화상 받던날… 고향 하의도 표정

    “하늘이 돕지 않으면 커다란 영광을 두번씩이나 주시겠습니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이 전해진 13일 오후 6시 김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 마을 일대는 일순간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농번기를 맞아 추수를 마치고 그대로 김대통령의 생가(후광리 1구 121번지)에 모여든 주민들은 “대통령 만세,하의도 만세”를 외치며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섬마을에 어둠이 내리고 후광리와 인근 대리·웅곡리·어운리 등지의 농악팀이 속속 생가로 모여들면서 잔치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주민들은 곧바로 돼지를 잡고 막걸리를 돌리며 김대통령의 평화상수상을 축하하느라 밤이 지새는 줄 몰랐다. 전날 해상에 내려진 태풍주의보로 끊겼던 뱃길이 이날부터 이어지면서 목포에서 준비한 경축 플래카드가 마을 어귀와 생가 주변 등에 내걸려 축제분위기를 북돋웠다. 후광리 이장 김종기(金琮琪·60)씨는 “노벨 평화상 발표시기가 임박해 오면서 97년 대선 결과 발표 때처럼 밤잠을 설쳤다”며 “대통령 탄생에 이은 이번 두번째 경사는 고향의 영광이자 21세기를 맞아이 나라의 장래를 밝게 해줄 뜻깊은 ‘사건’”이라며 흥분을 감추지못했다. 김대통령의 친조카 홍선(弘宣·38·대리1구)씨는 “이번 평화상 수상으로 작은아버지가 그동안 우리나라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투쟁하고 고초를 겪었던 일을 보상받고 통일의 초석을 놓은 훌륭한 지도자로 공인받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생가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김대통령의 어린시절과 민주화투쟁 과정등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며 밤을 지샜다. 이 마을 부녀회원 20여명과 이장단 등은 앞서 뱃길이 열리며 섬으로대거 몰려든 국내외 언론 취재진 등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했다. 부녀회원들은 떡과 음식물을 만드는 등 바쁜 농사철임에도 14일 예정된 전체마을 잔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후광리 2구 부녀회장 박명심씨(42)는 “아무리 농사일이 밀렸어도이렇게 좋은 경사를 축하하자는 회원들의 결정으로 모든 일을 팽개쳤다”며 좋아했다. 김대통령이 초등학교 시절 한학을 배웠던 ‘德鳳講堂’(대리1구) 관리인이자 이마을 좌장격인 김춘배(金春培·한학자·88)씨는 “이번평화상 수상은 온 국민과 우리나라의 큰 영예”라면서 “그러나 산적한 정치·경제적 문제와 통일준비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마을 축제가 조용한 가운데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마당이 펼쳐진 김대통령의 생가는 장남인 민주당 김홍일 의원과종친들이 밭으로 사용되던 생가터 799평을 사들여 99년 9월 건물을지었다.건물은 목조초가 6칸(18평),화장실(3평),창고(5평) 등 모두 3동으로 종친들이 지난 4월 신안군에 기부채납했다. 신안군은 이곳을 최근 향토유적 제23호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하의도 최치봉기자 cbchoi@
  • 船上의 낭만… 노천온천… 異國항구의 설렘

    ◆일본 뱃길여행. 드넓고 짙푸른 바다,이국 항구에서의 낭만적인 하룻밤,연인이나 가족끼리 누리는 오랜만의 느긋한 대화 등.유람선 여행의 매력이다.일본의 중남부지방은 예로부터 서양과의 교역 창구역할을 해와 아름다운항구도시들이 많은 곳.온천으로 유명한 벳푸와 대지진의 상처를 씻으며 전통적인 관광명소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는 고베,일본의 전통이살아있는 후쿠오카를 돌아보는 크루즈 여행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색다른 허니문을 꿈꾸는 신혼부부에게 권할만 하다. ◆벳푸 시뻘건 온천수가 끊임없이 솟아나는 피지옥 온천과 바다처럼광활한 푸른 빛의 바다지옥 온천이 여행객에게 강렬한 채색 이미지를남긴다. 피지옥 온천에 서면 마치 지옥의 한복판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붉은 색의 검토와 액체가 분출돼 지옥도를 떠올리게 한다. 1,200년전 생겨난 바다지옥 온천은 바다처럼 푸른 빛을 띠어 길손을편안하게 만든다. 다카사키 원숭이공원도 빠뜨릴 수 없다.자연 그대로 꾸민 곳에서 2,000여마리 원숭이가 보스의 인솔하에 세 무리로나뉘어 생활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이 흥미롭다. 벳푸에서 서쪽으로 11㎞ 떨어진 유푸인 마을은 해발 480m에 위치한촌락으로 한여름에도 섭씨 27도를 넘지않는다.위장병에 효험이 있는유노하나 온천과 투가하라 온천이 있어 일본 전역에서 찾는 발길이이어진다.또 기츠키 성터와 서일본 최대의 레저랜드인 스기노이 팔래스도 들를만하다. ◆고베 아카시 해협을 가로질러,총길이 3,911m에 이르는 세계최장의현수교인 아카시 대교를 빠뜨릴 수 없다.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이 안보일 정도로 엄청난 길이의 다리가 세찬 해류에도 끄떡없이 버티고서있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인류의 위대함을 방정맞게 되뇌게 된다. 바로 옆 백사장이 일본을 대표하는 해안 명승지 마이코 해변.은빛 모래가 비단처럼 깔려있고 푸른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 해변은고시가에서 읊어졌을 만큼 아름답다.중국혁명의 아버지 손문이 망명시절 머물렀던 이정각이란 건물도 남아있다. 원래 고베시장의 저택이었던 소라쿠엔 정원도 이곳을 가득 메운 수목과 꽃들,그리고 아취미가 잔뜩 풍기는정경으로 장관을 이룬다.저택한가운데 자리잡은 연못 또한 시심을 자극한다. 백로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아 백로성이라 불려지는 히메이지성.1333년 성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으며 9년에 걸친 난공사 끝에 지금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후쿠오카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스기와라노 미치자네를 제신으로모시는 다자이후 덴마쿠 신사가 있다.901년 고위관리에서 갑자기 이곳 관리로 좌천된 미치자네는 2년 뒤 사망한다.그 묘위에 세워진 것이 바로 덴마쿠 신사다.넓은 경내에는 미치자네를 흠모하여 날아왔다는 전설을 지닌 매화나무가 세월의 더께를 자랑하고 꽃창포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난다. 234m 높이로 일본 제일을 자랑하는 후쿠오카 타워도 볼거리의 하나. 지상 123m의 전망실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위에 점점이 떠있는 선박과잘 가꾸어진 도시의 아름다움이 그림처럼 다가온다.8,000장의 반투명경으로 단장된 외벽은 시 전경을 그대로 비춘다. 그밖에 하카타마야치 민속박물관과 쿠치다 사당이 있다.하카타마야치민속박물관은 일본의 전통적인생활양식,축제,민속공예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곳.헤이안 시대에 만들어잔 쿠치다 사당은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유람선 여행 말레이시아에 선적을 둔 스타크루즈사는 이들 3개 항구도시를 돌아보는 노선을 3박4일(수요일 출발)과 4박5일(일요일 출발) 두 코스로 주2회 운항한다.첫 기항지 벳푸까지는 10시간 거리. 900명까지 태울 수 있는 2만5,000t급 토러스호와 에이리스호가 운행되며 승무원도 400명이나 탑승한다.특히 한국승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 한국인 승무원이 함께 한다.전망데크 수영장 헬스클럽 농구장 사우나 등이 두루 갖춰져 있고 극장에선 날마다 흥겨운 쇼가 펼쳐진다. 매일 고급 레스토랑에서 세계 유명요리가 제공되며 정장을 입고 참석하는 선장 주최 만찬도 열린다. 10월과 11월 특별할인해 승선요금만 3박4일 34만원,4박5일 45만원,시내 관광요금은 별도.황소자리(4.21∼5.22) 탄생한 승객은 무료 승선(선착순 100명).(02)752-8998벳푸 박상렬기자 sang@
  • “금강산서 뱃놀이 즐기세요”

    ‘금강산 삼일포에서 뱃놀이를 즐기세요’ 현대아산은 해금강·삼일포 관광코스의 선택상품으로 삼일포 뱃놀이 관광을 10일부터 시작한다고 9일 밝혔다.이로써 금강산 관광은 구룡연,만물상,해금강,삼일포,동석동의 4개 관광코스에 교예단 공연관람,온천욕,뱃놀이 관광 등 3개의 선택관광상품이 추가됐다.삼일포는 외금강,국지봉,월비산,구선봉 등 각종 산과 봉우리에 둘러싸인 호수로예로부터 ‘관동8경’의 하나로 손꼽혔으며 특히 호수중앙에 있는 ‘와우도’와‘사선정’은 금강산 관광의 백미로 불린다. 현대는 뱃놀이 관광을 위해 ‘4인승 물자전거’ 7척(시간당 10달러)과 ‘2인승 노젓기 보트’ 13척(시간당 6달러)을 준비했다. 현대는 20일부터 금강산 쾌속선을 취항시키고 장전항내 해상호텔을열어 1박2일∼3박4일의 선택관광을 실시할 계획이며 올해안으로 금강산 현지에 북한 가무단공연도 유치할 계획이다.북측과 장전항에서 통천의 총석정까지의 ‘뱃길관광’도 합의,조만간 시행에 들어간다. 한편 12마일 공해상으로 다니던 금강선(船)뱃길이 연안 5마일의 직항로 운항개설로 4시간이 단축됐고,내년초부터는 일본 홍콩 등지를연결하는 ‘국제연계관광’코스도 추진된다.금강산·통천지구 개발에 이은 원산지구 개발도 눈앞에 두고 있어 해금강∼원산(108㎞)간의‘금강산밸리’가 머지않아 조성될 전망이다.여기에다 고성항(옛 장전항)지역 4만평 부지에 음식점·패스트푸드점·쇼핑센터 등이 내년초쯤 들어서면 금강산 관광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객 30만명 돌파 현대아산은 11일 금강산 관광객이 30만명을 돌파한다고 9일 밝혔다.98년 11월 금강호가 첫 출항한 지 22개월만이다.20만명 돌파시점이 지난 3월이고 보면,6개월만에 10만명을훌쩍 넘어선 셈이다.최근 일본인 시범관광에 이어 20일부터 일본인및 해외동포의 관광이 본격 시작되면 관광객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주병철기자 bcjoo@
  • [대한광장] 팔월의 하루

    팔월 중순의 날씨치곤 너무 덥다.투르판의 화염산 천불동 계곡을 걸을 때와 같은 열기가 방 안까지 밀고 들어온다.TV 화면은 울음바다이다.50여년만의 만남은 젊음을 빼앗겨버린 주름진 얼굴과 굽은 등만보여준다.잃은 것이 젊음뿐이랴.흐르는 눈물은 침침해진 눈을 더욱흐리게 하고,오열은 아물지 않은 가슴을 다시 헤집는다. 꿈에 그리던 만남을 지켜보노라니 꼭 짚어낼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에 가득해진다.다실로 나와 침향을 사르며 구레츠키의 3번 교향곡 ‘슬픈 노래의 심포니’를 듣는다.가슴 속에 묻은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애절함이,그 애절함을 승화시키는 소프라노 돈 업쇼의노래가 그레고리안 성가처럼 침향의 향내음을 타고 가슴으로 밀려온다.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바람으로 뜰에 나섰으나 타는 하늘은 구름 한 점 허락하지 않는다.나무들은 땀 흘리다 지쳤는지 축 늘어져 있고,늦게 피기 시작한 목백일홍만 빨갛게 익었다.옹기 속 수련은 졸고 있고,무궁화는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땅으로 곤두박질 한다.개들은 숨쉬기도 귀찮은지 나무그늘 아래 땅에다 주둥이를 박고 있다. 맑은 날씨 덕분에 공항이 마당처럼 가깝다.저기 ‘고려항공’의 북녘 비행기가 와 있단다.다시는 넘지 못할 것처럼 생각했는데,몇 십만V의 고압선이 보이지 않게 하늘을 가로막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용케도 북쪽 비행기가 바로 넘어 왔단다.하긴 하늘에 무슨 남과 북이 있으랴.모두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허망한 장막일 뿐이지. 출가 이후 부처님 전에 서면 늘 해왔던 ‘국운융창 국태민안 남북평화통일속성취’의 축원 속에 나는 늘 바랑을 지고 금강산 묘향산을오르내렸다.그러나 뱃길로 금강산이 열리고 중국으로 백두산 길이 열렸어도 나는 아직 가지를 않았다.가끔 차를 몰고 자유로를 달리며,길게 가로막은 철조망을 보면서 용케도 걸리지 않고 넘어오는 확성기소리를 듣기는 했다.‘그래 언젠가 이 자유로를 달려 개성과 평양으로 가리라’ 다짐만 하면서. 내가 줄곧 꿈꿔온 통일은 이런 것이었다.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갈수 있는 북녘 땅을 지프를 몰고 임진강을 건너,산과 강,작은 포구와 외진 두메산골까지두루 밟아본 뒤,이윽고 허허로운 만주벌판을 떠돌다가 중국의 끝으로 가리.그리곤 뜨겁고 거친 사막을 넘어 혜초스님 가셨던 길을 따라가며 히말라야의 지붕에서 밤하늘의 별을 헤어보리.그리하여 한반도는 더이상 한 조각의 땅덩이가 아닌,온전히 세계와 하나임을 확인해보리. 푸드득 까치가 나는 소리에 나는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눈을 들어보니 능소화 꽃송이가 곧장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자태 그대로 툭 떨어지는 능소화는 꽃의 귀족이다.그 꽃송이를 주워들고 다실로 돌아와차를 달이며,프리치 분덜리히가 부른 슈베르트의 ‘시든 꽃’을 듣는다.가수는 35년 전 36세의 젊은 나이로 고인이 되었건만 그 목소리는 남아 지금 이렇게 심금을 울린다. “그녀가 준 꽃이여.나와 함께 무덤 속에 들어가자.너희들은 내 모양을 안다는 듯이 그렇게 슬프게 나를 보는구나” 노랫말과 함께 많은 영상이 스쳐간다.특히 김정일의 그 당당한 모습이,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통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는 그 모습이. “너희들은 왜 그렇게 시들고,바래고,눈물에 젖어 있느냐.아아,눈물도 5월의 녹색을,지나간 사랑을 되살리지는 못해.봄이 오고 겨울은가 들에 꽃이 피어도 그녀가 준 꽃은 내 무덤에 들어가 있는 거다” 다시 깊게 패인 주름 위에 눈물 흘리는 모습과 그들이 들고 있는 빛바랜 옛 사진들이 떠오른다. “그녀가 언덕을 헤매면서 ‘그 사람은 진실했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면 그때야말로 꽃이여,모두 피어라.5월이 되고 겨울은 간 것이다” 노래가 끝나고,나는 찻잔을 비운다.통일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지금있는 것 그대로 다 놓아버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송강 개화산 미타사 주지
  • 쪽빛 바다위 한점… 천혜의 절경

    섬은 한 점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경남 통영에서 뱃길로 1시간,직선거리로 20㎞ 떨어져있는 소매물도. 섬은 손바닥만큼 작지만 감동과 낭만은 하늘만큼 널따랗다. 짙푸른 쪽빛바다,허연 포말을 일으키며 시퍼렇게 달려드는 파도,바닷내음을 가득 안고 뱉어내는 구릉의 들풀들,깎아지른 듯 바닷가에 서있는 해벽들,정겹기 그지없는 등대섬 등.소매물도에는 사람들을 깜빡넘어가게 하는 무엇들로 그득하다. 선착장에 내리면 깎아지른 듯 치받은 고개에 아슬아슬하게 담을 이어지은 낡은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돌로 쌓은 담들이 거칠기만 한 삶의 자락들을 펼쳐보이고 길인줄 알고 들어가면 어느 집 마당일 정도로 곁따라 늘어선 집들이 정겹다.선착장에서 지금은 문을 닫은 소매물도분교까지는 15분 정도 땀을 뻘뻘 흘리고 올라야 한다.마을에선학교는 커녕 농사지을 땅뙈기 하나 찾기 어렵다. 망태봉에 오르니 겨우 널따란 평지가 보인다.여기 소매물도 분교.잡초가 웃자라 무릎까지 오는 교정에 들어서니 북쪽으로 통영 앞바다와다도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배움터에서 뛰고 놀며 자란 이들은시인이나 화가가 됐을 것 같다.정적과 그리움,이 두 단어가 등가(等價)임을 왜 몰랐을까. 아예 동백나무 숲으로 학교 담을 둘러쳤다.학교를 빠져나와 열걸음옮겼을까.동백숲 사이로 빠끔히 섬의 남쪽이 엿보인다.거기 앉으니난바다의 거친 물살이 마치 돌고래떼의 움직임처럼 손에 잡힌다.해벽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치받은 길을 오른 길손의 거친 숨결을 누그러뜨린다. 잠시 숨을 고른 뒤 등대섬쪽으로 향하다 입이 떡 벌어졌다.이건 뭐필설로 옮길 수 없는 풍광이 아닌가.고래등 아래 파도는 집어삼킬 듯으르렁거리고 수천길 낭떠러지에 허물어진 해벽들은 아슬아슬하기만하다. 촛대바위 아래에는 글씽이굴이 뚫려있다.중국 진시황의 사자서불이 이곳에 ‘서불과차(徐不過此)’라고 적었다해서 붙여진 이름. 적당히 자란 들풀들로 이루어진 구릉을 지나면 흑염소들이 깜짝 놀라길길이 뛴다. 등대섬으로 이어지는 몽돌해변은 썰물때 건널 수 있다.새파란 바닷물에 뛰어들었다.그리 차갑지 않았지만 난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 탓인지 물의 힘이 예사롭지 않았다.이곳과 선착장 주변은 스킨스쿠버들이성소처럼 드나들며 바다의 신비를 매만지는 곳. 선명한 원색의 옷을입은 다이버들이 오리발을 치며 자맥질하는 장면도 볼거리.반들반들예쁜 모양의 돌들이지만 사실 등대섬으로 건너는 몽돌해변은 조심해야 한다.얕보고 건너다 해마다 1∼2명씩 목숨을 잃기도 한단다.등대섬은 이국적인 풍광뿐만아니라 무릎까지 오는 나무 하나 찾을 수 없이 오직 들풀들만이 소스라치며 길손을 반긴다.가을에는 들국화가 만발해 보기 좋다고 한다. 다시 망태봉 정상으로 돌아와 낙조를 기다리며 바다를 내려다본다.아,화엄(華嚴)이란 이런 것이로구나.끝도 없이 이어진 바다,모든 것을용서하고 끌어안을 듯한 해원(海原).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야 흔드는/영원한 노스탈자의 손수건’이라고 청마 유치환은 시 ‘깃발’에서 노래했다. 주민 이석재씨(30)의 부모님은 모두 청각장애인.두분의 손짓발짓 안내를 받아 섬의 북쪽에 자리잡은 남매바위를 찾는다.풀섶을 헤치다보니 갑자기뜨악하게 큰 바위가 버티고 서있고 아래에 역시 비슷한 크기의 바위가 있다.서로를 이성으로 사랑하게 된 남매가 비극적인 운명을 토하고 서있다.오빠는 누이에게로 한뼘 한뼘 다가서고 있다고한다. 그들 남매나 석재씨 부모에게 이 바다는 무엇을 들려주는 것일까.석재씨 아버지는 오늘도 바다를 쳐다보고 떠나는 이들을 포구까지 쫓아나와 손을 흔들어준다.돌아오는 길,섬은 한줄기 애달픔으로 아로새겨져 여수(旅愁)를 안긴다. ■가는 길 강남터미널에서 통영까지 하루 10회 운행하며 심야우등도11시와 12시10분 2번 간다.6시간 소요.연안터미널(055-642-0116)에서하루 2회(아침 7시 ·오후 2시) 소매물도에 들어간다.진주 사천공항에 내려 충무마리나리조트가는 리무진버스를 타는 것도 방법.배삯 왕복 1만8,000원.우리섬여행클럽(02-756-7066)에선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돌아오는 프로그램을 19일과 26일,어른 5만9,000원에 판매한다. ■자는 곳·먹거리 하얀산장(642-3515)이 깨끗하고 민박집이 15군데있다.이제 성수기가 지났으니 예약하지 않고도 찾을 수 있겠다.식당이 없고 민박집 또한 어르신들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 따로 취사도구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섬 일주에 인원 관계없이 3만원. 소매물도 민박이 불편할 경우 10분 거리인 대매물도에 나와 널찍한방을 구하거나 아침 배로 들어가 둘러본 뒤 막배로 나오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양식한 멍게와는 차원이 다른,쫄깃쫄깃한 맛의 돌멍게를비롯해 다양한 생선회를 맛보는 즐거움은 물론. 임병선 기자
  • 전남 신안 임자도,드넓은 백사장·해당화…한폭의 동양화

    어느새 말복. 벌써 동해 물은 차가워져 옷 벗어제끼고 바다에 뛰어든 이들을 소스라치게만들 것이다.위력을 잃어가는 태양빛처럼 사람들의 발길과 가슴도 내리막길,아래녘으로 흘러드는 것일까. 지난 5일 광주를 거쳐 직통버스로 2시간 달린 끝에 전남 무안군 해제반도 끄트머리 점암마을에 섰다.말이 직통이지 할머니가 세워달라면 멈추고 ‘쩌기우리집’을 외치면 이내 서는,인정으로 달리는 버스. 울산에서 시작한 24번 국도가 마침표를 찍는 점암마을은 차량과 인파로 북적댄다.철부선으로 20분 거리인 신안군 임자도로 떠나는 이들의 발길이 머무는 곳.저마다 자동차를 배에 실으려 발을 동동 구른다.국내 최장의 백사장을자랑하는 대광해수욕장을 달려보려는 것. 대광해수욕장은 진리선착장에서 버스로 10여분을 더 가야 한다.무안군 해제와 신안군 지도를 잇는 연륙교가 열리기 전에는 목포에서 뱃길로 6시간이 걸렸다니 그 불편함이야 이곳 말대로 ‘징그러울’ 터이지만 그 덕에 섬은 고스란히 정취를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징그럽게 기요이”향토색 짙은 탄성이 줄을 잇는다.자그만치 12㎞인 해수욕장의 백사장,섬의북서쪽 대기리와 광산리를 잇는 대광해수욕장은 걷는데만 3시간이 넘게 걸리는 어마어마한 규모.하루 평균 이곳을 찾는 이가 3,000명을 헤아린단다.이들을 해수욕장에 풀어놓았지만 티도 안난다. 해수욕장 관리를 맡고 있는 대광개발사무소 나승방 계장(52)은 “수만명이흩어져도 티하나 안날 것인디 말이요,그눔의 배편 땀시 3,000명밖에 못 온단 말이요”라며 입맛을 다신다. 썰물때 폭 300m의 모래밭과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바닷가에서 뻘밭으로나아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진흙을 온몸에 바르고 뒹굴다 이내 바닷물에 ‘첨벙’ 뛰어든다.해맑은 웃음이 해변에 왁자하다. 해수욕장 전체를 돌아보려니 엄두가 안나 자전거를 빌기로 했다.예상했던 대로 “뭐할라고 그라요”하는 핀잔이 날아든다.신분증과 돈을 건네려 하자 미용실 주인 아주머니는 “앗따,그런 거 받을라믄 차라리 안 빌려드리고 말지라우”하며 달아나버린다. 자전거로 30분 달린 뒤에야 대기리 해송숲 앞에 이르렀다.해당화가 그득하다.다른 해수욕장이라면 해수욕객에 짓밟혀,또는 6월에 확 피었다가 지고 말아 자취를 찾을 수 없을텐데 이곳에서만은 제대로 된 해당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대기리 앞바다 한가운데선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는 장면도 심심찮게만날 수 있고 10명 정도가 양쪽에서 그물을 잡고 고기를 모는 ‘훌치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햇빛을 받아 은색이 더욱 선연한 갈치 치어를 그물에서 떼내느라 도시인은 포만감에 행복하다. 한 가족이 차지할 수 있는 해변이 500m 안팎은 될 것 같다면 과장일까. 해수욕장 가운데 새우젓배가 정박해있다.선주가 도시로 나간 형제 식구들을불러모아 피서를 즐기고 있다.배에서 풍덩 바다로 뛰어들고 난리가 아니다. 배에서 식사를 해결하고,참 괜찮은 피서가 아닌가. 이곳 해수욕장은 저녁 7시에도 물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물이 차갑지 않다. 엄청나게 큰 규모에 물린 이들이라면 바로 옆 엄허리해수욕장으로 발길을 돌려도 괜찮다.이곳 사람들은 ‘어머리’라고 부르는데 진리 샘다방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비포장도로를 30분 달리면 나온다.800m쯤 되는 백사장에 3∼4가족이 띄엄띄엄 안식을 즐기고 있다.이곳을 찾은 게 아침 8시인데 10여명의아이들이 물장난에 여념없다.부모들은 낚시와 늦잠에 빠져있느라 아이들은안중에도 없다.모래벌이 완만해 100m를 나가도 허리춤밖에 안차는 수심 덕분. 사실 임자도는 모래로 유명한 곳.“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말을 마셔야 시집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래가 많았다.대광해수욕장 바로 뒤쪽엔 이곳사람들이 모래치·물치라고 부르는 오아시스가 있다.이 섬 전체 16개 가운데 하나.모래가 머금은 수분이 모이고 모여 소(沼)를 이루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러나 한치 땅이 아쉬운 주민들은 모래밭을 대파밭으로 바꿔놓아 오아시스의 참면모를 만나기란 힘겹기만 하다.또 2001년까지 170억을 투자해 관광지로 다듬어낸다는 계획아래 백사장 따라 계단을 만드는 등 이곳의 자랑인 모래를 해수욕장과 단절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어 안타까웠다. 무안읍 해제반도를 가로질러 점암마을에 이르는 길도 좋다.옛 정취를 그대로 자아내는 지도읍자동마을의 초가집과 남도식 기와집,맑고 푸른 하늘과 바다,논밭을 일구는 사람들,조그만 염전,멀리 뻘밭에 정물화처럼 앉아있는 배,척박함 속에서도 삶의 여유를 비벼내는 붉은 얼굴의 흙,어느 것 하나 시심을 일으켜 세우지 않는 것이 없다. 글·사진 임자도 임병선기자 bsnim@. *가는길. 임자도 가는 길은 생각보다 편하다.강남 고속터미널에서 신안군 지도읍까지가는 버스가 오후4시,딱 한번 있다.점암까지는 수시로 버스가 다닌다.광주에서 무안·해제를 경유하는 직통버스(하루 25회 운행)를 이용해도 된다. 점암마을 임자호 대합실(061-275-7303).광주발 버스 도착시간과 맞물려 하루 12편 운행.왕복 1,500원.지프 1만4,700원. [자는 곳·먹거리]푸근한 인상의 주인 할머니가 기억에 오래 남는 대광장 여관(275-3466)을 비롯,해수욕장 뒤편 민박집이 잘 정비돼있다.민박문의 대광개발사무소 278-6524. 요즘 이곳에선 민어가 많이 잡힌다.겨울에는 병어도 감칠맛 나고,민박집에 부탁하면 회를 떠준다.예전엔 숭어도 많이 잡혔지만 요즘은 뜸하다. 임자도 북쪽끝 전장포는 우리나라 새우젓 산지의 대표격이었지만 이젠 명성이 퇴색했다.다만 마을 뒤 솔개산 기슭에 흩어져 있는 새우젓 굴이 아릿한명성을 추억하고 있을 따름이다.
  • [이용원칼럼] 독도는 외롭다

    나는 독도다.“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으로 시작하는 노래,‘독도는 우리 땅’의 주인공인 바로 그 독도다.내 이름이 비록 ‘홀로 있는 섬(獨島)’이고 개그맨 정광태도 나를 ‘외로운 섬’이라 노래했지만,불과 몇해 전까지만 해도 외로움을 느끼지 않았다.언제나한마음으로 사랑해 주는 나의 주인,한국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요즘 나는 외롭고도 두렵다. 옛날 한때 내 이름은 자산도(子山島)였다.어머니인 울릉도의 아들이란 뜻이다.나는 신라 지증왕 13년(서기512)한민족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어머니 땅에 있던 우산국(于山國)이 이사부 장군에게 정벌당한 뒤 우리 모자는 한국인들과 운명을 같이했다.내 존재는 일찍이 ‘고려사’에도 언급되었고 조선시대에는 더욱 확실하게 인식되었다. 17세기 말 어머니 울릉도의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처음 분쟁이 일어났다.당시 동래 사람 안용복이 함부로 내 해역에 들어온 일본 어선을 끝까지 쫓아가일본관리에게서 처벌을 약속받은 일은,지금 생각해도 마냥 통쾌하기만하다. 일본인들이 1905년 2월 내 이름을 멋대로 ‘다케시마(竹島)’로 바꿔 저희호적에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이어 내 주인이 나라를 잃고 창씨개명을강요당해도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일본인들은 조만간 패망할 것이요,그리 되면 나는 빼앗긴 이름을 되찾고 옛주인을 반갑게 맞으리라’고 자신했기때문이다. 해방이 되고도 일본인들이 나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한다는 말을 들으면 “참으로 어리석고 욕심 많은 사람들”이라며 혼자 웃었다. 그런 망언이 나올때마다 다같이 분노하고 규탄하는 내 주인들을 보면서 마음이 든든했다. 그러나 상황은 어느 때부터인가 바뀌었다.‘국민가요’로 사랑받던 ‘독도는 우리 땅’이 지난 84년부터 한동안 방송에서 사라지자 “일본의 항의에정부가 굴복했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그럴싸하게 돌았다. 96년에는 이 노래가 가을 학기부터 초등학교 4학년 ‘사회과 탐구’ 교과서에 실리기로 했다가 취소됐다.모두의 사랑을 받는 ‘국민가요’가 이처럼 구박 받는 걸 보면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제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정부가 나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실망을 준다.‘한·일어업 협정’에서 ‘중간수역’에 포함된 것만도 억울한데,국회답변에 나선 당국자는 나를“‘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지지 않는 암석”쯤으로 여기는 발언마저 했다. 정부 정책은, 현재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 대외적으로 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는 데 역점을 둔다고 한다.그러나 싸움에는 상대방이 있는 법.일본이 저처럼 악착같이 소유권을 주장하는데 이쪽은 피하려고만 하면남들은 점차 저들이 옳다고 여길 것이다.96년 홍콩의 경제주간지가 아시아기업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나를 한국땅으로 본 이는 절반 가량이었다고 한다.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나에게 바깥소식을 전해주는 바람은 “요즘 너와 관련한 괴담이 들끓고 있어”라고 귀띔한다.‘석유 매장설’‘일본의 침략 시나리오’‘정부 약점설’ 등 듣느니 모두 민망한 내용뿐이다.오죽하면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독도가 한국땅이 아닌 13가지 이유’식의 글이올라 국민을 분노케 하겠느냐고바람은 걱정했다. 며칠 뒤면 광복절이다.그날 한나라당 국회의원 21명이 나를 찾아온다고 한다.국회의원이니 장관,그밖에 사회 저명인사들의 얼굴을 보는 게 얼마만인가? 가만 생각해 보면 지난 3년여 내 등에서 진행된 공식행사는 하나도 없었다.나를 사랑하는 보통사람들은 허가를 받지 못해,지도층 인사는 관심이 없어안 찾는 모양이다.나는 아직도 한국땅인가? 요즘 나는 외롭고도 두렵다. 이용원 논설위원ywyi@
  • 홍도·흑산도 파도위 기암괴석들의 觀兵式

    홍도(紅島)의 첫 인상은 깨끗함이었다. 선착장이 너비 500여m의 빠돌해수욕장 한가운데 있으니 선착장이 바로 해수욕장의 다이빙보드 역할을 하고 있는셈.백사장은 없다.짙푸른,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깨끗한 물이 만점이다.빤질빤질한 돌이란 뜻의 빠돌을 밟으며 돌들이 파도에 떠밀려 내는 ‘사갈사갈’소리를 듣는 삼매경 또한 만만찮다. 2시간30분의 긴 바닷길에 쌓인 피로는 멱감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속에 녹아버린다. 이어 90분에 걸친 유람선 여행.남문,촛대,칼,남매,독립문,주전자,거북 등 형형색색의 기암괴석을 즐기는 유람은 익히 아는 홍도의 멋.특히 탑섬은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탑들의 형상이 이국적인 맛을 물씬 풍겼다.,“참말로 징헌 장관이네잉”귀에 익은 전라도 사투리 사이로 경상도 아줌마들의 왁자지껄한 탄식도 끊이질 않는다. 부부탑,석화굴,그리고 천정에 뿌리를 내리고 거꾸로 땅을 향해 자라는 나무가 있는 요술동굴을 보며 오묘한 섭리를 만끽한다. 칼바위에 노을이 어리기 시작하자 배가 멈춰선다.아,홍도의 옛이름이 왜 매가도인지 알겠다.온통 붉은 빛으로 단장한 바위,기쁨에 달아오른 길손들의얼굴,온세상이 붉다. 횟감을 유람선에서 맛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유람선에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근처 어민들이 옆에 배를 대고 직접 횟감을 손질,건네준다. 불콰한 얼굴로 선착장에 돌아오니 이번엔 화려한 낙조.붉은 태양이 무참히얼굴을 담그는 장관을 매일 쳐다볼 수 있다면 삶을 마구 사는 일은 없을 것이란 속절없는 감상에 빠져든다. 그러나 사람살이는 강팍하다.경사 35도 이상의 가파른 산지로 이루어져 도대체 밭 한뙈기를 얻기가 힘들었던 땅.집은 붙어서고 골목은 비좁기 그지 없다.성수기가 아니더라도 외지인이 주민 500명보다 많아 늘 흥청거린다. 군데군데 원추리와 들꽃들이 만발한 왼쪽 구릉을 헤치고 깃대봉을 넘으면 홍리2구.격랑 때문에 배를 띄울 수 없을 때만 이곳 주민들에 한해 길을 열어준다는 등산로가 아득히 높다. 동백나무 울창한 산책로가 매끈해 연인들 거닐기에 그만한 장소가 없다고 주민들은 자랑하지만 정작 외부인 출입은 통제된다.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이기때문.관리사무소 곁의 자생란 전시실도 꼭 둘러볼만 하다. 홍도분교에 전학생이 늘어 교사를 신축했다는 얘기가 많은 걸 함축한다.돈이 꾀이고 사람이 몰린다는 얘기니 이 섬의 비경은 그런 강팍함을 비싼 대가로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 산도(黑山島)는 동으로 영산도,북으로 대둔도와 다물도,서로 대·소장도,홍도 등 100개를 넘나드는 섬을 거느리고 있는 큰 섬.비포장도로를 3시간 남짓 달려야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오뚝이마냥 몸을 마구 흔들리며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는데 먼지가 휘날리는 게 장난이 아니다. 뭍의 오지 트레킹이나 오프-로드에 비견해도 손색없는 산길은 그 덕분에 비경을 감출 수 있었으리라.특히 예리선착장에서 1시간은 족히 걸어야 할 거리에 있는 세께해수욕장은 영화 ‘남태평양’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야트막히 경사진 해변에서 모래와 뒤엉켜 키스신을 오래도록 나누던 환상을 떠올리기에 족했다. 바위 가운데 파도가 넘쳐나오면 그 모양이 야릇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하여 붙여진 여바위.바위뚫린 곳의 형상이 꼭 우리나라 모양같다하여 붙여진지도바위,갯벌에서 일하는 부모를 보호하기 위해 파도에 맞서 바위로 굳었다는 칠형제 바위 등 흑산도는 살가운 사람냄새로 그윽하다. 이 섬은 또한 유배의 땅.조선시대는 뭍에서 일주일이 걸렸다니 얼마나 험한뱃길인지 가늠된다.정약전과 상소로 이름난 면암 최익현이 유배생활을 견뎌낸 곳이기도 하다. 지겨운 먼지길을 달린 뒤 도착한 상라봉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섬의 전체 풍경 또한 여유롭기 그지 없다.흑산도의 마지막 인상은 지겨움이지만 그 안에는 비릿함 대신 사람사는 내음으로 정겹다. 홍도 글·사진 임병선기자 bsnim@. ●가는 길 서울 강남터미널∼목포 5시간 소요,20∼40분 간격 운행.김포공항∼목포 50분 소요,하루 10편 운항. 목포∼흑산도 2시간10분,오전 7시20분·7시40분,오후 1시20분·1시40분.흑산도∼홍도 40분.요금 2만9,750원.배편은 계절과 해상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잦아 출발전 운항여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목포항 (061)243-1081 홍도관리사무소 246-3700 신안군문화관광과 242-6501 흑산 여객터미널 275-9323 흑산관광안내소 275-9115우리여행사(02-335-7137)에선 오는 30일과 8월1·3일 세차례 출발해 2박3일로 홍도와 흑산도를 돌아보는 여행상품을 19만5,000원에 내놓았다. ●잠잘 곳과 유람 홍도에선 숙박시설을,흑산도에선 민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홍도 대한장 (246-3788)을 비롯해 여관이 15곳 정도이고 횟집을 겸한 민박집이 비슷한 수로 있다. 홍도 유람선은 쾌속선이 도착한 후 바로 출발할 수 있거나 목포행 배가 출발하기 전 유람을 마칠 수 있도록 조정돼있다.2시간이 걸린다.16일부터 1만2,000원.그밖에 홍도 입장료로 2,000원을 걷는다. 흑산도 유람선 역시 쾌속선 출발·도착시간과 연계해 운행되며 대둔도 다물도 영산도 등을 돌아본다.요금 1만원. ●먹거리 홍도에선 양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횟감은 모두 천연산.전복과 농어 등을 최상품으로 친다.그러나 다소 값이 비싼 편. 흑산도 홍어는 음력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만 잡기 때문에 지금은 제맛을 즐길 수 없다. 수협 사상 역대 최고 입찰가는 한마리에 80만원.그외 전복과 멸치,다시마,미역 등이 좋다.
  • 적십자회담 이모저모

    27일 금강산호텔에서 시작된 남북적십자회담은 조선일보 기자의 입북이 거부되는 등 처음부터 회담 이외의 부분에서 예기치 않은 마찰이 생겼다.그러나 회담 자체는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입북이 불허된 조선일보 김인구기자는 98년 11월 금강산 관광객 취재차 장전항에 도착했을 때도 KBS기자와 함께 입북을 거부당해 이틀 동안이나 배에서 내리지 못하다 나중에 겨우 북한 땅을 밟은 적이 있다.또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 남북 차관급회담에서는 북한측의 브리핑 때 질문을 하려다 북측사회자가 “조선일보 기자는 됐다”고 거부,아예 질문하지 못하는 등 북측과 ‘악연’을 갖고 있다. ◆우리 대표단은 27일 오전 7시30분쯤 북한 장전항에 도착했다.대표단은 북측이 준비한 벤츠 승용차 2대와 18인승 소형버스 1대로 금강산호텔에 도착,최승철 북측 단장 등의 환영을 받았다.최단장이 우리 대표단에 “뱃길을 돌아오느라 수고 많았다”고 인사말을 건네자,우리측 박기륜(朴基崙)수석대표는 “날씨가 좋고 파도가 높지 않아 괜찮았다”고 답했다. ◆북측 최단장은 오후 3시 첫 회담 시작전 자신의 심경을 장황하게 표현,눈길을 끌었다.최단장은 “평양에서 (금강산에)오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운을 뗀 뒤 “71년부터 어언 30년이나 흘렀는데 적십자가 한 일이 뭔가 하는생각이 들었다. 85년 예술단과 고향방문단 교환을 빼놓고는 한 일이 없는 것같더라”며 자조 섞인 발언을 내뱉었다. 이어 “이번에 쌍방 수뇌가 역사적으로 마주 앉아 합의하고 사인한 공동선언을 어떻게든 실천해 나가야 한다.그것이 윗분의 뜻을 받들고 온 겨례와 민족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다.박선생(수석대표)이 지난번(정상회담) 수행도 했으니 기대가 크다”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 영화 ‘서편제’ 촬영지 전남 완도군 청산도

    그 섬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남도 들녘을 지치도록 달린 끝에 완도항에서 60리 뱃길,멀리 푸른 한 점으로 떠오른 청산도가 다가온다.섬 전체를 두른 푸른 기운이 따사롭다.비경이나절경보다는 그저 사람을 오롯이 받아주는 넉넉함이나 갯내음에 실려오는 사람냄새의 그윽함이 눈에 찬다. 높이 300m에 불과한 대봉산과 매봉산은 바닷길을 헤쳐온 이들을 보듬어 안고그 산아래 돌을 쌓아 바람을 막은 계단식 논밭이 정감을 두드린다. 섬 전체가 여행객의 시간개념을 과거로 돌린다.배에서 조금 지체했더니 섬사람들은 모두 길을 재촉해 사라진 뒤.한적한 도청리 포구를 빠져나와 오르막길을 오르니 격랑을 일순 잠재운 도락포의 고요한 해면에 잇닿아있는 구들장논밭이 눈에 들어온다.논에선 쟁기질하는 우공들의 ‘음메’ 소리가 높고 김매는 할머니들의 ‘이바구’도 정겹다.푸른 하늘을 허리에 인 할머니의 도리깨질도 힘차고 저 아래 깎아지른 듯한 황톳길을 힘들게 올라오는 할머니들의바구니에는 막 따낸 굴의 갯내음이 물씬하다. 낯선 길손에게 할머니들은 ‘뉘집 아들인가’ 관심을 보이고 “이 촌구석에뭐 볼게 있다고 먼 걸음을 했소이” 하며 나무라는 체 한다. 해송이 드리운 아래쪽에는 논이 있고 여기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한참 멀다. 이웃마을에서 노래를 팔고 돌아온 유봉(김명곤)과 의붓딸 송화(오정해),의붓아들 동호(김규철)가 함께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덩실춤으로 내려오던 토담길.영화 ‘서편제’를 이곳에서 찍었다. 길을 되짚어 나와 고개를 넘으면 당리마을.바람을 막고 돌아앉은 마을 한가운데 ‘서편제’에 나왔던 초가집이 약간 빛바랜 얼굴로 서있다.살림 냄새는사라진 지 오래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 마을 골목길은 사람사는 정내로 가득하다.대문을 달지 않아 골목으로 착각한 길손들은 집안으로 쑥 들어가기 일쑤이다.어두컴컴한 집안 구석에선 흑염소 3∼4마리가 자기 존재를 알린다.무턱대고 들어간 길손에게 “사흘에 한번밖에 물이 안 나오지라” 하면서도 굳이 물을 싸가라고 떠다민다. 다시 당리에서 북동쪽으로 3㎞.마침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한 낙조가 도락포에 드리운다.그저 붉은 빛의 일몰이 아니다.오렌지 빛,푸른 빛이 배어있는온갖 색들의 잔치. 일몰의 아름다움에 취해 운전자는 핸들을 제대로 잡지 못한다.이 섬에서 가장 많이 찾는다는 지리해수욕장 민박집 뒤 갯바위 동산에 선 나그네들의 탄성이 극성스럽다.그악하다.그네들 가슴엔 불이 붙었다. 밤이 내린 지리해수욕장의 1㎞ 백사장도 일품이다.모래는 설탕가루처럼 곱게날리면서도 자동차가 달릴 수 있을 만큼 견고하기도 하다. 이곳 해송은 동해안의 그것보다 많이 구부러져 있으면서도 키가 크다.낮엔 상큼한 바닷바람과어우러져 그늘을 만들었을 해송 위로 달님이 얼굴을 내민다. 해송 뒤편 논에선 개구리가 합창을 시작한다.코러스는 파도가 넣어준다.‘쏴’하는 소리 사이로 ‘개골개골’. 부드러운 모래밭에 누워 노래를 부른다.‘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 아이는 혼자 남아 잠이 듭니다.바다가 불러주는…’다음날 섬 일주.북동쪽의 비포장 4㎞ 비포장을 포함해 16.5㎞ 남짓.그러나차를 타지 말고 걸을 것을 권한다.걷다 보면 산딸기·비듬이 지천이고 지칠때쯤이면 차가 멈춰선다.함께 타고 가자고.이 섬의 갈대는 키가 작고 보송보송한 잔털이 유난히 푸짐해 나그네를 유혹한다.지리와 도청리 양지바른 곳에있는 초분(草墳)도 나그네를 멈추게 한다. 50㎝ 높이로 돌을 쌓은 위에 죽은자를 넣은 널을 얹고 짚으로 덮어둔 뒤 3년이 지나 뼈만 남으면 묻는다. 섬에 산재(散在)해 있는 고인돌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섬의 북동쪽 진산리엔 이곳 사람들이 갯돌이라 부르는 자갈밭이 600m 정도펼쳐져 있다.파도에 쓸려 나가며 돌들이 내는 ‘사갈사갈’ 소리가 제법 만세소리를 연상케 한다. 원래 청산도는 보리밭과 갯바위 낚시로 유명하다.4·5월 한창 이삭이 팬 보리를 구경하는 재미와 75㎝짜리 감성돔을 낚는 기쁨도 있지만 이제 막 모내기에 한창인 6월의 청산도를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특히 어린이를 함께 데려간다면 물질문명에 눈이 가린 그네들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나그네들은 섬을 떠나며 고개를 끄덕인다.선산(仙山)도 또는 선원(仙源)도라 불렸던 섬의 옛이름이 떠올라서이다. 글·사진 청산도 임병선기자 bsnim@. ◆가는 길 완도는 광주에서 해남보다 강진쪽으로 가는 편이 빠르다.강진에서18번 국도를 타고 가다 813번 지방도로로 접어든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완도행 고속버스 첫차는 오전 7시45분,막차 오후 5시30분,하루 4회운행하며 6시간 걸린다. 완도항(0633-554-3294)에서 청산도행 카페리는 하루 4차례(오전 8:20,11:20,오후 2:30,5:40)이고 청산도에서 나오는 배편도 4차례(오전 6:30,9:50,오후1:00,4:10).어른 왕복 1만1,050원,승용차 도선은 왕복 4만원. 지프 택시(552-8519)를 이용하면 3만원에 섬을 일주할 수 있다. ◆잠잘 곳과 먹거리 지리해수욕장 서쪽 끝에 외롭게 지내는 박달진 할머니(76)의 민박집(552-8891)이 좋다.1m 높이의 돌담 너머로 바다를 오롯이 보며잠자리에 들수 있고 넓은 마당도 있다.근처에 빈집도 상당수 있다. 낚시터로 유명한 권덕리에도 민박집이 많고 선상 낚시도 알선한다.도청항에는 칠성장(552-8507),경일장(554­8517),청운장(552-9988) 등이 있다. 도청리에 자연식당(552-8863)과 경일식당(552-8517) 등이 매운탕,회덮밥,생선회를 내놓는다.그러나 다른 마을과 해수욕장에는 음식점이 없다.
  • 남북 화해시대/ ‘남북 철로복원 유력’접경 4개지역 르포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으로 한반도는 분단과 대결에서 통일과 평화로 나아가는 물꼬를 텄다.특히 반세기 동안 둘로 나뉜 국토의 허리에서 이산(離散)과단절을 체험한 접경지역 주민의 소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접경지 주민들은끊어진 철길이 이어져 금강산이 한나절 거리로 다가오고,북녘 고향땅을 다시 밟을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한껏 부푼 모습이다. 각종 규제로 묶여 있던 지역개발 사업과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전망도 높았다.반면 성급한 개발논리를 경계하고 차분하게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찮았다.대한매일은 남북의 길목인 경기도 파주와 강원도 철원·고성 등을 돌아보고 현지 표정 등을 살펴본다. ◆ 경의선 길목 파주일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철도 경의선이 통과하는 파주시와 통일로 주변에는훈풍이 감돌고 있다. 남북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에 대비,파주시가 밑그림을 그리고있는 경제특구나 평화시·평화공단의 제1후보지는 민통선 이북 장단면 일대. 이곳 주민들은 파주시의 구상이 현실화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파주시 군내면 원당리 통일촌의 실향민 1세들은 누구보다도 이런 온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통일촌에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는 실향민 1세들은 모두 4명.황해도 수안이 고향인 이영화씨(71)와 이일태(71·신의주),장성동(66·개성),경선봉씨(66·여·황해도 은율) 등은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방송을 빠짐없이 지켜보며 귀향의 꿈을 그리고 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만은 고향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은 파주뿐 아니라 연천군에도 큰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연천군은 본격적 남북교류와 통일에 대비해 연천읍 통현리와 전곡읍 은대리 등에 300만∼500만평 규모의 노동집약적 평화공단을 만들고,청상면·백학면 등지에20만∼30만평 규모의 남북교역거점 유통단지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경기제2청 조학수 접경지개발담당은 “정상회담의 성공은 오는 7월22일부터발효되는 접경지역지원법과 맞물려 군사보호구역 등에 묶여 크게 낙후됐던연천·파주 등 경기북부지역을 남북의 길목으로 발전시키는 결정적 계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남북의 긴장완화가 이젠 현실로 다가왔다”는 주민들의 믿음이 접경지역 개발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민통선 이북의 땅 수요도 급격히 늘고 있다. 문산읍 문산리 건우공인중개사 사무실 하충용중개사는 “얼마전까지도 민통선내 땅을 중개할 때는 원매자에게 몇시간씩 설명해도 불안해하고 반신반의했으나 요즘엔 위치와 가격 말고는 묻는 말이 없다”면서 “매물은 거의 사라지고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 ◆ 동해안 최북단 고성군. “금강산 뱃길이 열렸으니 이젠 육로가 뚫릴 차례 아닙니까” 동해안 최북단 강원도 고성군 주민들은 정상회담 이후 불어올 ‘금강산관광’특수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김일성별장에다 한국 불교 4대 사찰의 하나인 건봉사(乾鳳寺),통일전망대 등 풍부한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어 금강산까지 육로만 열린다면 고성군이 금강산∼화진포∼설악산을 연결하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부상할 것이라는 희망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측이 복원을 추진하는 금강산철도의 남측 기점이 통일전망대가 돼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았다. 고성군에 있는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이 있는 북한의 온정리까지는 육로로 20㎞ 거리로 불과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성군청 기획실 김승태(金承泰)씨는 “육로가 열리면 통일전망대 부근을 이산가족 상봉의 장(場)인 ‘통일광장’(가칭)으로 조성해 남북 교류의 전초기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물밑 움직임에 그치고 있지만 고성군 일대의 투자열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화진포부동산 권운섭(權雲燮·66)씨는 “평소 매물이 거의 없었지만 요즘은 ‘투자할만한 땅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하루평균 4∼5통씩걸려온다”면서 “육로가 뚫리면 금강산 관광의 길목인 고성군 일대 땅값도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성군에서도 가장 북쪽 접경마을인 명파리(明波里) 주민들도 정상회담 이후 불어올 훈풍을 기대하는 모습이 역력했다.134가구 460여명의 주민이 사는이 마을은 6·25 이전 원산까지 이어졌던철로가 남아있는 등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주민들의 감회는 특별했다.김영수(金永壽·57)이장은 “지금같은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관광객이 몰려들면 생활형편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해방전 금강산관광때 이용하던 양양∼원산간 동해북부선 기관사였던 강종구(姜鍾求·79·현내면 대진리)씨는 “죽기 전에 기차를 타고 금강산에 다시가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동취재 소팀 김성수기자 sskim@. ◆ 금강산선 분기점 철원. 철원은 분단의 마을이다.휴전선으로 철원군(郡)이 동강 났고,경원선(서울∼원산)과 금강산선(서울∼금강산)이 갈리는 철원역 부근 철길도 녹슨채 끊어져 있다.남쪽 주민 60% 이상이 북쪽에 고향을 둔 실향민이다. 철원 주민에게 이번 정상회담은 미래와 현재이며,동시에 과거로 다가서고있다.“이번에야말로”라는 설렘과 “혹시나”하는 신중함,여기에 반세기 전금강산선에 몸을 싣던 추억까지 겹쳐 묘한 흥분이 흘렀다. 정상회담 이틀째인 지난 14일 서울에서 승용차편으로 43번 국도를 타고 2시간 남짓 만에 도착한 곳은 철원군 갈말읍.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재윤(韓在潤·57)씨는 “다시 금강산 소풍길에 나설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10년이면 통일여건이 무르익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갈말읍에서 갈현고개를 넘어 20㎞쯤 북상하면 금강산 철도의 남쪽지역 마지막 역사(驛舍)자리인 근북면 유곡리가 자리잡고 있다.이곳 출신인 철원군 의회 장진혁(張鎭爀·43)부의장은 “북쪽의 노동력과 남쪽의 농기계를 결합,민통선내 유휴토지를 공동개발하는 등 접경지역 활성화 정책이 더욱 힘을 얻을것”이라고 반겼다.철원군청 관광경제과 이창용(李昌龍·43)계장도 “철원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지역”이라며 대규모 물류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쪽의 철원군 북면이 고향인 철원군 번영회장 이근회(李根澮·60)씨는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견해를 밝혔다.그러면서 “72년 7·4 남북공동성명 때보다는 마을 분위기가 차분한 편”이라고 전했다. 민통선 안쪽 마을인 철원읍 대마1리 이장 김동일(金東日·37)씨도 “좋은얘기들이 금방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특히 개발 기대심리로 땅값이 들먹이면 농사짓는 사람으로서는 힘들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철원일대에는 금강산 철길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 조짐이 일고 있다.김화읍 학사리 금화부동산 대표 김세창(金世昌·48)씨는 “실거래건수는 적지만 최근 부동산 매매여부를 묻는 외지인이 하루 10∼2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기동취재 소팀 박찬구기자 ckpark@. ◆ 철원군 월정리 부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인기있는 안보관광코스 중 하나인 강원도 철원군 월정리를 찾은 사람들의 표정에는 요즘 변화와 평화에 대한 기대가 한껏 깃들어있다. 이 지역은 평소 관람객수가 1,000여명에 불과했으나 요사이엔 평일에도 1,500여명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정상회담의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월정리역은 철원에서 원산으로 이어지는 경원선상에 있는 역이지만 6·25로철길은 끊어지고 폭격맞은 철마(鐵馬)만 덩그러니 남아있다.또 월정리를 중심으로 반경 10㎞ 이내엔 백마고지와 제 2땅굴이 있어 그 어느 곳보다 남북간의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던 곳이다. 그러나 이곳도 정상회담 이후 북측의 대남방송이 끊기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앞으로 철길을 잇는 작업이 시작되면 안보관광지에서 남북간 협력의 장소로 전환될 가능성 또한 높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는 김귀식(金貴植·43)씨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안보관광지인 이곳의 관람객수가 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원선의 남한측 종착역인 연천군 신탄리역 이창재(李昌宰) 역장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부산에서까지 이곳 관광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아졌다”며“철길이 이어지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방후 원산에서 월남한 뒤 백마고지 전투에서 남편을 잃었다는 김명춘(金明春·71·서울 강남구 대치동)할머니는 “몇년전 이곳을 찾아 그 때를 떠올리고 한없이 울었는데 남북정상회담이 성과있게 끝나 감회가 새롭다”면서“이 철길로 고향인 원산에 가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정리에서 만난 경북 예천군 농촌지도자회 홍승국(洪承國·43·경북 예천군 유천면)씨는 “과거 이곳을 찾았을 때와 달리 관람객이 늘어나는 등 많은변화가 느껴진다”며 “그러나 가장 큰 변화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민족은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준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철원 김성곤기자 sunggone@
  • 남북 정상회담/ ‘통일의 길’ 열리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경협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한의 인적·물적 교류를 뒷받침할 철도·도로·항공·해운 등 각종 교통망 연결사업이 우선적으로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 13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만찬에서 “남북한이 힘을 합쳐 끊어진 철길을 다시 잇고,뱃길을 열고 하늘길도 열어가자”고 운을 떼었다.이에 대해 북측의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남북한 통일철도를 열어 상호방문이 쉬워졌으면 좋겠다”고 화답,남북한 교통망의 연결사업이 빠른 시일 내 가시화될 전망이다. ■철도/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교통망 연결사업이 합의되면 곧바로 건설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X자 형태의 한반도 종단고속철도망 형성을 위해 부산∼서울∼평양∼신의주,목포∼서울∼원산∼청진·나진을 축으로 하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일반철도와의 연계도 강화,중국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대륙연계 철도망 구축 계획도 갖고 있다.남북한 철도시설 통합운영의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차량과 신호,전기 등 시스템 통합을 위한 연구용역 발주와 철원∼군사분계선 철도의 실시설계를 완료했다.사업대상용지 18만3,750㎡(5만5,680평)를 사들이기 위한 예산 100억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도로/ 목포∼인천∼남포∼신의주를 잇는 남북 1축을 비롯,남북횡단 7개 축을 중심으로 우선 단절된 국도노선을 남측구간부터 복원한 뒤 북한지역까지이를 연장 및 복원한다는 계획이다.장기적으로 남북 7개 축과 북한의 6개 축을 단계적으로 연결,남북한 도로망을 통합할 계획이다.국도 1호선은 단절구간인 판문점∼개성간을 연결할 수 있도록 현재 공동경비구역까지 4차로,판문점까지 2차로 포장을 완료한 상태다. ■항공/ 김포∼순안 등 주요지역(개천·어량·신의주·청진·원산·선덕 ·삼지연 등)과의 직항 항공로를 개설하고 점차적으로 항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미주 및 유럽 단축 항로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성태기자 sungt@
  • 강원도 정선 조양강 기행

    댐 건설을 둘러싼 논란으로 유명해진 동강 주변엔 주말마다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동강의 명성 때문일까.많은 사람들은 정작 그 위의 물길에 대해선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동강 상류천인 강원도 정선의 조양강,조양강으로 합류하는 골지천과 송천으로 여행길을 잡았다. 정선 여행은 영동고속도로 진부인터체인지에서 오대천을 따라 난 강변길을따라 시작된다.이미 5월이건만 이곳엔 아직 군데군데 겨울의 잔해가 남아있다.음지쪽 골짜기에 남아있는 잔설과 그 옆 양지에 꽃망울을 터뜨린 진달래의 화사함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울창한 숲과 암벽이 병풍을 두른 100리 강변길을 1시간가량 달리니 오대천이 조양강과 합쳐지는 정선군 북면 나전리가 나온다. 조양강은 북면 송천과 임계면의 골지천이 만나 흐르다가 이곳에서 다시 오대천을 포용한다.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지점은 정선아리랑의 발원지라는 여량리의 정선아우라지다.‘아우라지 뱃사공아,배좀 건너주게…’로 시작되는 구성진 아리랑가락은 이곳서부터 목재들과 함께 뗏목에 실려 천리 뱃길을 따라한양까지울려퍼졌다. 조양강은 남도의 섬진강과 많이 닮았다.새색시 저고리고름을 풀어 땅바닥에떨어뜨리면 이런 모양이 날까.이산 저산,이마을 저마을을 포근히 감싼 채 흐르는 강줄기에서는 속세를 껴안고도 남을 만한 자비로움이 느껴진다. 송천을 적시는 물은 발왕산,대화실산,노추산 등에서 한줄기씩 모여든 것.굽이굽이 꺾여 흐르며 정선으로 넘어와 구절양장 구절리 마을을 만들었다. 송천 강변에는 정선선의 종착역인 구절리역이 동그마니 서 있다. 아무도 지키는 이 없는 무인역.그러나 구절리에도 ‘잘나가던’시절 이 있었다.폐광전 10여개 광업소에 500여명의 광원들이 있었고,구절초등학교엔 아이들로 넘쳐났다. 역사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정연명씨(60).“그때가 좋았지요. 지금은 피서철에 반짝하고는 무인지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마을의 영화를 잃고 얻은 것도 있다.맑아진 물빛이다.송천은 지금 1급수 어종이 가장 많은 대표적인 청정지역이 됐다. 골지천은 삼척시 하장면 중봉산에서 발원해 정선으로 흐른다.골지리,용산리,반천리를지나며 미락숲,바위안,구미정 등 다양한 쉴 곳을 끼고 있다. 이중 임계면 반천리에 있는 ‘구미정’이란 정자는 특히 운치가 있다.조선숙종때 공조참의를 지낸 수고당 이자라는 인물이 당쟁을 피해 내려와 지은정자다.그는 골지천에서 아홉가지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정자이름을 구미정이라 지었다고 한다. 정자 마루에 앉아 달디단 산촌의 봄바람을 흠뻑 마시고 길을 재촉하니 정선아우라지 나루다.아우라지 처녀상이 쓸쓸하게 서 있는 곳.사랑하는 총각 뗏사공을 기다리다 못해 강물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의 주인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애잔하게 한다. 정선 임창용기자 sdragon@. □가는길 = 승용차로는 영동고속도로 진부인터체인지에서 33번 도로로 갈아타야 한다. 오대천변을 1시간쯤 달리면 정선군 북면 나전리 아우라지 강변에 닿는다.열차는 정선행 새마을 및 무궁화호 열차가 하루 4회,구절리행 비둘기호 열차가4회 있다.정선행 버스도 동서울터미널에서 매일 10회 운행한다. □주변 볼거리 = 동면 화암리의 화암약수가 유명하다.산속 바위속을뚫고 솟는 약수엔 철분,칼슘,불소 등이 풍부해 위장병과 피부병 등에 좋다고 소문나 있다. 정선군이 140여억원을 들여 개보수한 1,8㎞ 길이의 화암동굴도 볼만하다.폐광된 금광을 개보수해 금의 채굴 및 생산,금가공 등 금의 모든 것을 볼 수있도록 꾸며놓았다. 이밖에도 기암절벽과 숲이 금강산을 닮았다는 화암리의 소금강,소금강 위의몰운대,구절리의 오장폭포 등이 둘러볼만하다. □먹거리 및 숙박 = 황기백숙과 감자옹심이,산더덕구이 백반 등이 먹을만 하다.정선읍내의 도원(0398-562-5407),국일관(〃562-3076),한치식당(〃562-1068) 등이 맛이 괜찮은 편이다. 정선읍내에 갈왕산장(0398-563-7979),정선장(〃563-0066)등 장급 숙박업소10여곳이 있다.정선읍 민박협의회(〃562-0175)에 연락하면 민박도 구할 수 있다.
  • 남북정상회담 3차 준비접촉 / 남북대표 대화록

    3일 엿새만에 다시 만난 남북정상회담 준비접촉 대표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3차 접촉의 문을 열었다.양측 대표의 환담을 정리한다. ■양영식 남측 수석대표 날씨가 화창한 것이 봄의 교향악이 울리는 것 같아회담의 전망을 축복하는 것 같다. ■김령성 북측 단장 잘 될 것을 예언하는 것 같다. ■양 대표 TV를 통해 김 단장과 북측대표를 보고 많은 분들이 신사 중의 신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길 동무가 좋으면 가는 길이 가깝다’‘천리비린’등의 얘기를 한 김 단장을 ‘길 박사’로 부르고 싶다. 우리 속담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금강산 뱃길이 열린만큼 이번 정상회담 준비를 잘해 판문점을 통한 육로를 열고 하늘 길과 기찻길도 열어 사통팔달의 협력시대가 열리길 바란다. ■김 단장 우리 민족은 ‘3’을 길수로 선호하는 풍습이 있다.단군 즉위날도10월 3일이고 세상을 이루고 있는 하늘과 땅,사람을 3요체라고 한다.또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표현도 있고 백년해로하는 부부연분을 삼생연분이라고한다.곡절있는 일도 세번만하면 잘 되고 28년전 5월 3일 조국통일 3대 원칙에 합의했다. ■양 대표 작년에 해외동포 초청행사에 안병원 선생이 참가해 ‘소원이 하나있다’고 했다.남북이 공동으로 판문점에서 통일음악제를 열어 ‘우리의 소원’을 부르면 자신이 지휘를 하고 싶다고 했다.준비접촉 대표가 디딤돌을놓아 두분 선장이 편안히 나아가 겨레와 세계 앞에 웅비하고 당당하게 평화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 ■김 단장 우리 민족이 통일만세,통일합창을 부를 수 있도록 하자. 판문점 공동취재단
  • 백두산관광 동해뱃길 열려

    동해를 거쳐 백두산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속초∼러시아 자루비노 항로에1만2,000t급 카페리 동춘호가 28일 첫 취항했다. 한·중 합작선사인 동춘항운 소속의 동춘호는 김진선 강원도지사,나드리첸코 연해주지사,이정문 지린(吉林)성 인민대표회의 부주임 등 한국·중국·러시아 관계자와 속초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항 기념행사를 갖고 속초항을 떠나 자루비노로 향했다.동춘호는 속초항을 떠난 뒤 20시간 만인 29일 오전 11시(현지시간)에 자루비노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자루비노항에서 육로로 중국 훈춘(琿春)과 옌지(延吉)를 거쳐 백두산으로들어갈 수 있다.백두산까지는 뱃길과 육로를 포함해 총연장 944㎞로 25시간이 걸린다.동춘호는 매주 월,수,금요일 속초항을 출발하며 연간 8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실어나를 것으로 전망된다. 함혜리기자 lotus@
  • [외언내언] 북에 시집가는 여왕벌

    분단이후 최초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열풍을 타고 남한의 여왕벌 5마리가 이달말 북한으로 시집을 간다.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에 따르면 여왕벌 5마리와 일벌이 딸린 양봉통 5개를 오는 28일 전남 여수항에서 북한 남포항을잇는 해로를 통해 북한에 보내기로 했다고 한다.여수항에서 국제옥수수재단이 북한에 지원할 비료를 싣고가는 선박편에 함께 실려 보내진다.전농이 여왕벌을 북한에 보내기로 한 것은 북한이 지난 2월 방북한 국제옥수수재단의김순권박사에게 “남한 벌들이 꿀을 많이 모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한 여왕벌 3마리를 보내줄 것을 요청해옴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전농은 이에따라 경북 상주와 경남 함안,강원 철원,그리고 전남 보성 등 5개지역 양봉회원들로부터 기탁형식으로 여왕벌과 일벌이 딸린 벌통을 마련했다고 한다.전농측은 여왕벌을 북에 보내는 과정에서나 도착후 새로운 환경적응에 실패해 여왕벌이 자칫 죽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북측이 요청한 3마리보다 많은 5마리를 보낼 정도로 북으로 시집가는 남한 여왕벌의생사에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여왕벌은 사회생활을 하는 벌떼 가운데 산란능력이 있는 단 한마리뿐인 암벌이기 때문에 남한의 5마리 여왕벌이 북한에 시집가서 수천만마리의 일벌을 생산하고 또 많은 꿀을 생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여왕벌이라는 작은 곤충 몇마리가 북한에 보내지는 것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같은 작은 일을 계기로 북한과의 농업협력과 농민교류같은 큰 사업으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국민의 정부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으로 금강산관광 뱃길이 열렸으며 체육경기와 음악회 같은 사회·문화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이룩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농업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미진했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앞으로남북간의 경제협력은 무엇보다 농업부문에서 교류·협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영농지원을 비롯해 낙후된 북한 농업에 대한 지원은 만성적 식량난을 해소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율적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또 남북농민단체의 상호교류를 넓힘으로써 민족동질성회복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 민족은 지난 수천년 동안 농경사회를 살아왔고 농업을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으로 섬기어 온 정서를 감안할 때 남북한 농업과 농민들의 교류와 협력은 민족통합과 동질성을 회복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그런 맥락에서 북한으로 시집가는 남한 여왕벌은 남북농업협력과 농민의 교류를 활성화시켜 민족화해와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張淸洙논설위원csj@
  • 서울·인천·충북·강원 청소년, 한강 뱃길 700리 탐사

    수도권 5개 시·도 청소년들이 여름방학을 이용,한강 뱃길 700리를 따라 문화유적 답사 및 자연생태계 조사활동을 벌인다. 강원도는 서울·인천시와 경기·충북·강원도 등 5개 시·도 청소년 각 40명씩 모두 200명이 참가해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6일간 발원지인 태백검룡소에서 강화도에 이르는 한강유역 514㎞에 대한 ‘청소년 한강문화역사탐방’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강원도의 제안에 따라 수도권 5개 시·도행정협의회에서 채택된 이번 탐방에서 참가자들은 태백 검용소를 출발,석탄박물관 견학과 동강래프팅,장릉탐방 등 강원도내 한강변 주요 명소를 둘러보고 충북의 고수동굴·탄금대,경기도의 신륵사,서울의 아차산성,인천의 마니산 등을 둘러본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 ‘초록나라’ 비자림에 태고의 신비가…제주 비자림

    ‘제주 비자림을 아십니까.’북제주군 구좌읍 평대리 14만여평에 500년이상 자란 비자나무 수천그루가 군락을 이룬 곳.일부 관광코스에 간혹 끼기는 하나 관광객 대부분이 스치듯 바쁘게 지나가는 곳이다. 그곳엔 광릉 노송지대의 거대한 위용이 없다.그렇다고 제주 여미지식물원의화려함도 갖추지 못했다.하지만 잠시 여유를 갖고 숲과 호흡을 맞춰 보자.왠지 범접하기 어려운 신비로움과 독특한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다. 3월 시작과 함께 비자림을 찾았다.하지만 숲속은 이미 봄을 지나 초여름의분위기.상록침엽수인 비자나무와 그 사이에서 자라는 상록활엽수들이 어우러져 한여름 못지 않은 초록을 연출해 낸다. 숲에 들어서니 비자나무 향을 담은 축축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500∼800년수령의 고목들.하지만 키는 10∼15m 안팎이다.1년에 1.5㎝ 정도 자란다니 커가는 아이에게 하는 ‘나무처럼 쑥쑥 자라라’란 말도 비자나무에게만은 예외다. 비자나무는 결이 고와 예부터 고급가구 재료로 많이 쓰였다고 한다.그래서훼손도 심했다.그나마 이만큼이라도살아남은 것은 ‘비자나무를 베면 큰벌을 받는다’는 이 지역 주민의 믿음 덕분이란다.그래서그런지 축축한 흙을밟을 때마다 왠지 음산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 숲에는 비자나무 고목들 사이로 상록활엽수들이 자라나고 있다.생달나무 후박나무 까마귀쪽나무 ,예덕나무 등등.크고작은 잎사귀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풍경이 따사롭기 그지없다. 둘레가 2∼3m에 달하는 비자나무 고목 밑엔 착생난초들이 산다.지금은 막 싹이 트는 정도.하지만 4월이면 잎이 무성해지고 5∼6월이면 그윽한 난향을 뿜으며 꽃이 필 것이다. 가장 흔한 착생란은 혹난초.잎사귀 밑부분에 동그란 혹이 있어 붙인 이름이다.또 원추리 순처럼 포개진 잎새 사이로 길게 늘어진 꽃차례가 소박한 차걸이난,가늘고 긴 잎이 사방으로 달리는 거미난초 등도 어렵지 않게 눈에 띄는 착생난초이다. 착생난초들은 대부분 화려하기보다는 아담하고 소박한 꽃을 피우는 게 특징. 하지만 금새우난이나 새우난 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희귀난도 자란다. 비자림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착생식물은 고목을 가득 덮다시피 감고 있는콩짜개덩굴.콩자반처럼 동글동글한 초록색 잎이 반질반질 윤을 내며 가득 달렸다.또하나의 착생란인 콩짜개난과 잎 모양이 비슷해 많은 사람들이 혼동한다.6월경 황색 꽃을 피우는 진짜 콩짜개난은 콩짜개덩굴과 섞여 있지만 드물어 찾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상록수초들이 이처럼 한자리에 자생해 울창한 숲을 이루었을까.비자림을 관리하는 북제주군 관광관리사무소 직원 한정우씨(38)는 “이곳 특유의 지형과 습한 토지 덕분이 아닐까”라고 추측한다.제주비자림은 다랑쉬오름,돛오름,둔지오름 등 세 오름(기생화산)사이 평원지대에 있다.즉 바람과 추위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또 아무리 가물어도 조금만 파면 물이 나오는 토지가 상록수초가 군락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가는길] 공항에 도착하면 관광안내사무소에서 지도와 안내책자를 구하는 게편리하다. 비자림에 가려면 제주공항에서 일주도로인 12번도로를 타면 된다. 서귀포 방향으로 30분쯤 달리다보면 평대초등학교가 나오고 이곳에서 우회전해 10분쯤 가면 비자림이다.버스는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행 완행버스를 타고 가다 평대초등학교 입구에서 내려야 한다.문의 북제주군 관광관리사무소(064-783-3857). [인근 가볼만한 곳] 만장굴이 10분 거리에 있다.세계 최장의 용암동굴로 총연장이 1만3,422m에 달한다.동굴 천정의 용암 종유석과 벽의 용암 날개 등이곁들여 신비로운 지하세계를 연출해낸다. 제주도 동쪽에 위치한 우도도 가볼 만하다.성산에서 뱃길로 5분정도 간다.우도의 얼굴이라 할 우도봉에 오르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제주도 동쪽 오름무리를 볼 수 있다.산호사해수욕장 등 산호해변이 있어 남태평양에서나 있는쪽빛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해녀도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성산에서 배로 5분 정도이며,배는 오전8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있다. 제주 임창용기자 sdragon@
  • 문화역사탐방 뱃길 만든다

    강원도 태백에서 남한강과 한강을 거쳐 강화도로 이어지는 ‘한강 문화역사탐방로’가 오는 8월 선보인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북 등 5개 광역 시·도는 지난달 15일 인천시청에서 시·도협의회 실무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다.‘민족의 젖줄 한강 700리’사업의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한강 문화역사 탐방로’는 인천 강화도∼서울 한강∼경기도 이천·여주∼충북 충주·단양∼강원도 영월·태백시를 뱃길로 잇는 코스로 총연장 712.4㎞에 달한다. 특히 영월 고씨동굴,담양 도담삼봉, 충주 탄금대,여주 신륵사,암사 선사유적지,송파 백제고분군,몽촌토성,마포나루,절두산성지,행주산성 등 풍부한 역사문화 유적지를 끼고 있어 앞으로 각종 국제행사를 맞아 우리나라를 찾을외국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5개 광역시·도는 이와 함께 경기도 도예문화 및 뗏목체험 등 관광자원을활용한 이벤트를 마련,한강 문화역사 탐방을 각 지역의 향토축제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또 청소년들의 탐방을 적극 유도하는 동시에 외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동남아·유럽·일본 등에 직접 홍보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한편 시·도별 업무분담계획에 따르면 강원도는 자전거대회,서울시는 역사문화탐방 행사,충북은 홍보물 제작을 맡고 탐방로 안내표지판은 각 시·도가 자체 제작·설치하도록 돼있다. 5개 광역시·도 단체장들은 8일 인천시에서 만나 이같은 내용을 최종 협의할 계획이다. 김재순기자 fidelis@
  • ‘강화도 겨울’ 포구와 진홍빛 낙조의 유혹

    강화도에 가보자. 한겨울을 감싸고도 남을 만한 따뜻한 포구를 찾아서. 혹한속에서도 생명의 기운이 살아 넘치는 갯벌을 찾아서.10여년전 절필을 선언한하종오 시인은 강화도에 틀어박혀 ‘염하를 건너오면/뭐가 있을 것 같아서섬으로 왔다’고 했다지. 한겨울 강화도는 무엇을 ‘건지는’게 아닌 ‘맡기는’여행에 제격이 아닐까.차길 닿는대로,발길 닿는대로 가보자.그러다 도시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라도 잊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저 몸을 맡겨보자. 어머니 품 같은 포근함이 그립다면 먼저 포구에 가볼 일.강화에서 가장 큰항구 외포리를 갔더니 겨울인데도 너무 어수선해 포구 특유의 안온함을 느끼기엔 부족하다. “선두포구가 조용하고 풍광도 좋지요.”선착장 인근 식당의 아주머니가 귀띔한다.외포리 남쪽에 있는 선두포구로 방향을 틀었다. 20분쯤 가니 선두포구 못비쳐 동막해수욕장이 나온다.썰물 때면 수백만평의광활한 갯벌이 드러나는 곳.날씨가 차 인적이 드물다.그러나 아무것도 없을것 같은 뻘을 몇번 뒤적이자 갯지렁이와 검은 흙을 뒤집어 쓴 칡게가 꼼지락거리며 나온다.그 생명의 강인함이라니!.추워 떨리던 몸이 순간 후끈 달아오른다. 선두포구는 아주머니 말대로 인적이 없어 쓸쓸함이 갯골을 메운다.하지만 이를 덜어주는 것이 있으니,바로 철새다.갯벌과 인접한 논바닥에 앉아 있던 큰기러기 떼가 발소리에 놀라 날아오른다.갯벌 위 먼 상공에도 100여마리 기러기가 삼각편대 대형으로 하늘을 가르고 있다. 내친 김에 뱃길에 몸을 맡겨보기로 했다.강화도 서쪽 석모도행 배에 승용차를 탄채 올랐다.외포리에서 석모도 석포선착장까지 10분도 채 안걸리는 짧은뱃길.배를 따라오는 기러기들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던져주며 노는 재미가 쏠쏠하다. 석모도는 해안 일주도로가 19㎞에 불과해 천천히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그만이다.선착장을 나와 진득이고개를 넘어 달리면 염전과 미니포구인 어유정포구,민머루해수욕장이 잇달아 나온다. 어유정포구는 작고 아담한 것이 초행이지만 왠지 친숙한 느낌을 준다.서너척의 작은 어선과 갯벌,미니 선착장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민머루해수욕장도 500m정도의 짧은 백사장과 갯벌이 전부.바위와 잔돌엔 석화가 드문드문 달라붙어 자란다.해수욕장 치고는 제법 운치 있다. 민머루해수욕장에서 조금 더가면 장구너머포구다.가는 길 중간 고갯마루에차를 세웠다.무언가 큰 것을 본 느낌.섬의 서쪽 해안선이 한눈에 들어오고확 끼쳐오는 서풍에 가슴 속까지 서늘하다.요란스럽지 않고 ‘점잖게’굽은해안선이 서해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시간이 촉박해 장구너머포구는 그냥 지나쳐 선착장으로 차를 몰았다.다시 외포리다.외포리선착장 옆에는 젓갈시장이 있다.강화도를 떠나기전 한번 꼭 들러야 할 것같은 느낌을 받은 곳이다.밴댕이젓 조개젓 오징어젓 등 십수가지젓갈이 가득 담긴 큼지막한 통을 앞에 두고 아주머니들이 손님을 부른다.1㎏이 훨씬 넘을 것 같은 밴댕이젓 한병이 5,000원이다. 서울을 향해 출발하려다 서쪽 하늘을 보고 멈칫했다.엷은 구름을 빨갛게 불태우는 낙조.강화의 또 하나 아름다움이 거기에 있었다. ◆가는길 승용차로 가려면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올림픽대로 끝에서김포로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48번 국도로 갈아타면 강화대교까지 이어진다.대중교통은 서울 신촌사거리 서강대교 방면에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강화로 출발하는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있다. ◆먹거리 강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밴댕이회.맛과 영양이 뛰어나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 특산물이라고 한다.외포리 등 모든 포구의 음식점에서 회와 회무침을 맛볼 수 있다.한접시에 1만5,000원.회무침은 1만원.두사람이 먹기에 적당하다. 순무도 강화의 대표적 특산물. 보라빛이 도는 동글동글한 열매로 톡 쏘면서씁쓰레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임창용기자 s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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