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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oom in 서울] 한강~서해 뱃길 연다

    [Zoom in 서울] 한강~서해 뱃길 연다

    서울 용산·여의도·마곡·상암·반포·흑석·행당·잠실 등 한강 주변 8개 지역에 선착장이 생기는 등 ‘워터프런트 타운(수변도시)’이 조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한강을 시민과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주요 거점별로 워터프런트 타운을 조성하고, 국제터미널 등을 건설해 한강의 뱃길을 열 계획이다. 특히 마곡지구와 용산 서부이촌동, 상암지구, 여의도, 반포, 뚝섬, 잠실, 흑석 등 8곳에는 선착장과 함께 한강으로 물길을 내 워터프런트 타운으로 조성, 문화·상업·업무·관광·레저 중심지로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시는 이들 지구를 개발할 때 한강을 볼 수 있도록 건축물의 개방감을 높이고 한강 교량과 교각·공원·건축물·옹벽 등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경관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또 용산과 여의도에 서해∼한강 뱃길을 잇는 국제광역터미널을 조성, 분단 이후 끊어진 한강 하구 뱃길을 복원한다. 중국의 톈진이나 상하이 등 외국의 항구까지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경인운하사업과도 연계하고, 이들 터미널 배후지에는 경제·문화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한강을 서울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동시에 서해 뱃길을 회복시켜 항구도시로서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면서 “서해 뱃길이 조속히 열릴 수 있도록 정부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시민·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과 중앙부처, 인근 자치단체 등의 협의를 거쳐 연말에 확정돼 오는 2030년까지 추진된다. 이 가운데 2010년까지 33개 사업에 672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서울의 한강’을 ‘한강의 서울’로

    ‘서울의 한강’을 ‘한강의 서울’로

    서울시가 3일 발표한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한강을 시민들 곁으로 되돌리기 위한 중장기 밑그림이다.21년 전(1986년) 치수위주로 짜여진 한강정책으로 인해 그동안 시민과 유리돼 있던 한강을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바꾸고, 뱃길을 열어 서울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수변(水邊)도시(Waterfront town)의 조성이나 국제터미널 건설 등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강 개발에 따른 부동산 문제나 다른 지역과의 위화감, 관계부처의 협조 등은 한강르네상스 추진에 앞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8개 거점 수변도시 개발 한강을 뱃길로 활용하는 방안과 연계해 마곡, 상암·난지지구, 당인리지구, 여의도지구, 용산국제업무지구, 흑석지구, 행당지구, 잠실지구 등 한강변 8곳을 수변도시로 개발한다. 이 가운데 100만평 규모의 마곡지구에는 한강물을 끌어들여 수로를 조성하고 수변을 따라 컨벤션, 상업·문화·주거·연구시설 등 다양한 복합 시설물을 배치한다. 또 마리나 시설도 설치해 수상레저의 거점으로 육성한다. 용산구 철도정비창 부지는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면서 강변북로를 지하화해 그 위로 공원과 보행통로를 낸다. 잠실은 서울의료원 이전과 잠실운동장 리노베이션, 강변북로 지하화를 통해 수변도시로 탈바꿈한다. 행당지구와 흑석지구는 재개발사업과 연계해 수변문화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흑석지구는 인근 뉴타운을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배타고 상하이 간다 용산과 여의도에 한강∼황해 뱃길을 여는 국제광역터미널을 건설해 분단 이후 끊어졌던 한강 뱃길을 복원한다. 이를 위해 잠실과 김포 신곡 수중보에 갑문을 설치하고, 정부가 추진 중인 경인운하와 연계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공항에서 배를 타고 서울로 올 수 있다. ●한강호안 자연형으로 바꿔 콘크리트로 된 한강 호안을 단계적으로 자연형으로 바꾼다. 오세훈 시장이 임기내인 2010년까지는 전체 62㎞ 가운데 18㎞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또 압구정지구나 반포지구 등 한강변의 아파트 단지 재건축시 한강과 관련된 시설을 확충하도록 하고, 도로 지하화 등의 경우 수익자인 주민들의 부담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집값 등 극복이 관건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한강변을 집중 개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2030년까지 장기계획이기는 하지만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8개 워터프런트 타운이 들어서거나 한강과 연결하는 데크가 건설되는 용산의 서부이촌동 재개발지구나 반포·압구정·잠실 등 강남축 재건축 아파트의 집값이 요동칠 수 있다. 게다가 이들 지역은 이미 어느 정도 개발이 이뤄진 지역이다. 여기에다 한강르네상스 마스터 플랜에 따라 각종 시설들이 들어서게 되면 다른 지역과 개발 격차가 커질 수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중유 5만t 14일이전 선적작업

    정부는 북핵 2·13 합의에 따라 북한에 오는 14일 이전까지 중유 5만t의 선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남북은 지난 29∼30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에 따른 긴급 에너지 지원 문제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고 통일부가 1일 밝혔다. 남북은 또 중유 5만t의 품질은 유황성분 2.5%로 정했고, 뱃길을 이용해 북측에 제공하기로 했다.또 오는 14일 이내의 빠른 시기에 첫 배를 출항시키며, 첫 배 출항 뒤 20일 이내에 중유 5만t을 모두 보내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중유 5만t 선적 작업은 빠르면 7월 중, 늦어도 8월 초에는 끝날 것으로 보인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Metro & Local] 서울-중국 뱃길 연다

    서울과 중국 주요 도시를 잇는 뱃길이 열릴 전망이다. 서울시는 여의도와 용산 이촌지구에 국제여객선 터미널을 조성해 서울과 중국 주요 도시를 오가는 수상 교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용산은 경부·경의선의 육로 연결지점이라는 상징성을 지녔다.”면서 “국제여객 터미널이 건설되면 이 육로가 해로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서해 뱃길이 열리면 서울이 ‘항구도시’의 기능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에서 배를 타고 상하이·톈진·칭다오 등 중국 주요 도시를 방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 같은 계획이 담긴 ‘2차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이번 주에 발표할 방침이다. 이 프로젝트는 또 여의도지구를 문화, 난지지구를 역사·생태, 반포지구를 수변문화, 뚝섬지구를 레저·스포츠 특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목포서 뱃길로 233㎞…서해 끝 ‘가거도’

    목포서 뱃길로 233㎞…서해 끝 ‘가거도’

    가히 사람이 살 만한 곳이라 했다.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떠 있는 섬, 가거도(可居島). 일제강점기때는 ‘소흑산도’라 불렸다. 지금은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라는 어엿한 행정구역명을 갖고 있다. # 시원한 곳 따뜻한 곳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145㎞, 뱃길로는 233㎞ 떨어져 있는 절해의 고도. 쾌속선으로 내쳐 달려도 4시간 30분은 족히 걸린다. 가거도항 선착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성벽처럼 둘러쳐진 방파제다. 국내 항만공사 사상 최장기간인 28년 만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사비만도 1325억원. 쌓으면 부숴버리는 파도, 바람과 사투를 벌이며 세운 대역사의 현장이다. 가거도에는 여름에 시원한 마을과 겨울이 따뜻한 마을이 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민가는 물론, 학교와 상점, 숙박업소 등이 가거 1구에 밀집돼 있다. 망추개와 콩돌해변, 달뜬목 등 둘러볼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름답기로는 역시 여름이 시원한 가거 2,3구가 한 수 위. 국내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성견여를 향해 헤엄쳐 가는 악어 모습의 가거 2구 풍경은 단연 압권이다. 분지형태의 섬등반도위로 황로, 백로가 염소들과 희롱하고, 섬 중턱의 폐교너머로 솟은 기암절벽에는 파도가 쉼없이 제 몸을 부순다. 찬탄을 금치 못할 절경이다. # 가거도 최고의 전망대 하늘별장 일주 도로는 없지만, 섬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등산로는 잘 개발돼 있다. 특히 2구에서 등대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물새들의 천국 구굴도와 성건여 등 가거도의 비경들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1구쪽에서는 망추개와 달뜬목 등을 연결하는 등산로를 개발하고 있다. 섬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는 독실산(639m)에 올라야 한다. 산세가 우람해 오를수록 웅장한 느낌을 준다. 독실산 정상의 ‘하늘 별장’은 경찰 레이더 기지의 별칭이다.2005년 9월부터 일반에 개방하고 있다. 맑은 날엔 제주도까지 관측되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 # 사람만 사나? 물고기도 산다 사람이 살 만하다면 물고기들에게도 마찬가지일 터. 가거도에서 정서쪽으로 43㎞ 떨어진 ‘가거초’일대는 그야말로 황금어장을 이룬다. 물속에 숨겨져 모습은 드러나지 않지만, 가거도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맘때면 농어·돌돔, 여름과 가을엔 부시리, 겨울에는 감성돔 등 고급 어종들이 찾아든다.‘열기’라고도 불리는 불볼락은 무시로 잡힌다. 그래서 해마다 1만여명에 달하는 낚시꾼들이 가거도를 찾는다.1만 5000원에 낚싯대를 대여해 주는 곳도 생겨났다. # 선상관광도 해볼만 홍도 못지않다는 가거도 해안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역시 배를 타야한다. 가거항 선착장에서 회룡산과 장군바위 사이를 빠져 나가면 곧바로 기암괴석들이 줄을 선다. 군대 연병장에서 사열이라도 받는 듯하다. 녹섬, 돛단바위, 섬등반도, 납덕여, 망부석(모녀바위), 검은여(손가락바위), 개린여, 칼바위, 빈주암, 남문 등 작은 절벽과 기암괴석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어선이나 낚싯배를 빌려타는데 1인당 2만∼3만원 정도 받는다.6∼10명 내외의 인원이모이면 출항한다. 글 사진 가거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만재도&가거도 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가는 길 목포항 여객터미널에서 매일 아침 8시에 출항한다. 가거도까지 어른 4만 6550원, 어린이 2만 3300원. 만재도는 어른 4만 3050원, 어린이 2만 1550원. 여름철 성수기(7월 15일 예정)에는 10%의 특송료가 부과된다. 목포로 올 때는 여객터미널 이용료 1500원이 면제. 동양고속 www.ihongdo.co.kr(061)243-2111∼4. 남해고속 namhaegosok.co.kr(061)244-9915∼6. 만재도까지 곧장 가는 관광선도 있다. 최규환 만재도 이장(011-1774-8654)이 연결해 준다. 목포와 진도에서 각각 출발한다. # 잠잘 곳 가거도는 가거 1구에 숙박업소들이 몰려 있다. 방당 민박 2만 5000원, 여관 3만원선. 여름철 성수기엔 가격이 다소 오른다. 만재도 ‘만재콘도’는 총 4실 규모.4인기준 8만원.1인추가 1만원. 단체가 묵을 수 있는 노인회관도 개방할 예정. 가격미정. 낚시인들을 상대로 5가구에서 민박을 운영한다. # 먹거리 대부분 식당에서 회와 해산물을 주로 판다. 모두 자연산이라는 것이 강점.㎏당 1만∼2만원선. 가거항입구 둥구횟집(010-2929-4989) 등이 유명하다. 목포시 옥암동 ‘인동주마을’은 ‘인동주’와 홍어삼합, 꽃게장 백반으로 유명한 곳.4명이 먹을 수 있는 한상차림에 3만원. 홍어삼합은 무료로 추가.(061)284-4068. # 알아둘 만한 전화번호 신안군청(tour.sinan.go.kr) 문화관광과 (061)240-8360∼5. 흑산면사무소 가거도출장소 246-5400. 흑산면사무소 275-9300. 남성낚시 246-4070,(011)9415-0117. 경진낚시 246-4534,(010)4662-4534.
  • 목포 남서쪽 105㎞ 조그만 섬 ‘만재도’

    목포 남서쪽 105㎞ 조그만 섬 ‘만재도’

    바다는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게다. 꼭꼭 숨겨두고 자기만 바라보고 싶었던 게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05㎞ 떨어진 외로운 섬 만재도(晩才島).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작고 앙증맞은, 여자아이 같은 섬이다. #고요함 속에 아름다움이 숨쉬는 곳 만재도는 ‘먼데섬’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우리나라 섬 가운데 접근하기가 가장 어려운 섬 중 하나다. 무려 5시간여나 걸린다. 흑산도와 홍도 등을 에둘러 돌아간 쾌속선이 맨 마지막에 닿는 곳이기 때문이다. 해안선의 길이는 5.5㎞.45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이 변변한 밭뙈기 하나없이 바다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뭍에서 접근하기가 어려운 만큼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도, 경운기도 없다. 간간이 들려오는 어선 엔진소리를 제외하면 온통 자연의 소리뿐이다. 만재도에서 가장 먼저 외지인의 넋을 빼는 것은 ‘앞짝지’해수욕장. 앞산 밑 ‘건너짝지’, 마을 남쪽 벼랑아래 ‘달피미짝지’ 등 세 곳의 몽돌해수욕장 중 대장격이다. 둥그런 반원을 그리며 돌아나가는 모양새가 어찌나 정연한지, 반월도(半月刀)를 보는 듯 하다. 차르르∼. 몽돌사이로 빠져나가는 파도 소리가 꼭 여자아이의 웃음소리를 닮았다. 해안가에서 먹이를 잡던 흰날개해오라기가 발자국 소리에 놀라 옥빛 바다위로 줄행랑을 친다. 뭍에서 사는 잿빛의 해오라기와는 달리 하얀 날개를 가진 녀석이다. 앞짝지 해변에서 볼 때 왼쪽은 앞산, 오른쪽은 큰산, 멀리 뒤쪽은 물세이산(물살이 센 산)이다. 먼저 만만해 보이는 앞산으로 향했다. 오랜 세월 파도에 깎인 바위들이 절경을 그려내고 있다. 고저장단을 맞추며 서 있는 것이, 마치 파도소리에 맞춰 춤사위를 펼치는 듯하다. 무릎까지 자라난 풀숲을 헤치고 조금 더 오르면 전혀 다른 풍경이 눈을 의심케 한다. 왼쪽은 현란한 자태를 뽐내는 암석해변, 오른쪽은 단순하면서도 고고한 몽돌해변으로 나뉘어지는 것. 두 개의 반월도가 시퍼런 날을 맞대고 선 형국이다. 섬에서 가장 높은 곳은 큰산(176m)이다. 할아버지 당산과 등대를 차례로 지나면 곧바로 까마득한 낭떠러지. 이 절벽 아래 만재도가 자랑하는 주상절리대가 있다. 직사각형의 바위를 차곡차곡 포개 놓은 듯하다. #언제나 평온한 쉼터 뭍과 유리된 탓에 믿기 어려운 얘기들도 전해져 온다. 뱃길이 끊기는 경우가 많아 자유당 말기에 병역기피자들이 숨어들기도 했고, 세금받으러 간 목포세무서 직원은 두 달 가까이 갇히는 바람에 집에서 젯상받는 처지가 되기도 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것도 전쟁이 끝난 후에야 알았다고 한다. 예로부터 황금어장으로도 소문나 있었다. 조기가 겨울을 나고, 전갱이·다랑어·농어 등 고급어종들이 회유하는 길목이어서 연중 어로가 가능했다. 해녀들이 마을 앞 공동어장에 자맥질 한번 하면 전복 등 해산물이 광주리에 가득찼다. 재물이 가득차 있다 해서 ‘만재도(滿財島)’라 불렸던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요즘도 물고기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예전만은 못하다. 최규환 이장은 “한 때 ‘돈 섬’이라 안혔소. 그란디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전갱이가 몇십년 전부터 딱 끊기면서 궁벽한 섬이 되부렀지라. 요즘엔 주민 3분의2가 기초생활 수급자요.”라며 땅이 꺼져라 한숨만 내쉬었다. 5월1일부터 목포에서 쾌속선이 매일 운항하면서 주민들은 관광지로서 예전의 영화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폐교가 된 흑산초등학교 만재분교를 콘도로 리모델링하고,‘쇠끝너머(마을너머)’에는 지하수를 담수해 하루 100t가량 생산할 수 있는 취수원도 마련해 놓았다. 부녀회에서는 외지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간단한 생필품을 구비한 편의점도 열 계획이다. 여유로운 쉼이 있어 좋은 곳. 이제 뭍과의 거리는 적잖이 좁혀졌다. 주민들의 삶도 점차 나아질게다. 하지만 지금의 평온한 모습만은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글 사진 만재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먹을거리 볼거리] 원조 닭갈비·막국수 드세요

    소양강댐과 의암댐, 춘천댐으로 둘러싸인 춘천시는 호수의 고장이다. 경춘국도를 타고 춘천입구에 접어들면 한적한 의암호변의 드라이브코스가 도심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아담한 춘천 도심과 삼악산, 드름산을 끼고 펼쳐진 의암호변은 연인끼리, 가족끼리 드라이브 하기에 제격이다. 국제마라톤 공인코스로도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섬 곳곳은 붕어섬, 중도, 고슴도치섬이 그림처럼 떠 있고, 다양한 축제들이 연중 펼쳐진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소양강댐에서 뱃길로 청평사를 찾는 것도 운치가 있다. 배에서 내려 30분쯤 걷는 길이 울창한 숲으로 난 산길이어서 편안하다. 춘천 주변 호숫가에는 모래무지찜과 잡어탕, 민물고기 매운탕, 송어횟집들이 곳곳에 있어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다. 모두 소양강·의암호 등 청정지역에서 직접 잡아 올렸다. 공지천 등 호수변과 구봉산쉼터 주변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와 찻집이 많아 데이트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특히 춘천의 먹거리로 잘 알려진 닭갈비와 막국수는 여행의 재미를 더 한다. 춘천 중심지 명동에는 춘천닭갈비를 파는 먹자골목이 있어 늘 붐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일본·중국·타이완 등 아시아권뿐아니라 미국·유럽 등에서도 많이 찾는다. 막국수도 원조를 자랑하며 춘천 근교 곳곳에서 성업 중이다. 이번 주말 마임축제도 볼 겸 원조 닭갈비와 막국수를 맛보러 춘천으로 떠나봄이 어떨지.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30년‘맞수’ 끝없는 1위 경쟁

    30년‘맞수’ 끝없는 1위 경쟁

    한진해운이 16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맞수’ 현대상선은 지난해 서른살 잔칫상을 받았다. 연배가 비슷한 데다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까지, 해운업계 두 강자(强者)의 라이벌 열전이 흥미롭다. ●1년 터울…서른 잔칫상 1977년 ‘정석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뱃길을 떠났다. 한진해운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10년 뒤. 한진은 경영난에 빠진 ‘대한선주’를 삼켰다. 한진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된 전환점이다. 출범 당시, 단 1척에 불과했던 배는 이제 200여척으로 불어났다. 매출은 600배(100억원→6조원), 자산은 150배(390억원→6조원) 불었다. 세계 서열도 8위(컨테이너 선복량 기준)로 껑충 뛰었다. 이를 바라보는 현대상선은 축하하는 마음과 착잡함이 교차한다. 그룹이 자금난에 몰리면서 현대상선은 2003년 자동차운반선 사업을 팔았다.1조원짜리 알짜 사업이었지만 살기 위해 선택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었다. 90년대 이후 줄곧 지켜왔던 업계 1위 자리를 한진에 내주는 순간이었다. 한진으로서는 15년 가까이 현대의 뒤통수만 봐야 했던 한(恨)을 푼 순간이기도 했다. 이때의 역전이 지금껏 지켜져 1위 한진,2위 현대다. 두 회사의 매출액 차이는 1조여원이다. ●한진, 광고전 vs 현대, 해외조직 강화 기싸움도 은근히 팽팽하다. 한진은 얼마 전 창립 30주년 기념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현대는 해외 영업조직을 강화한다. 유럽이나 동남아쪽 지사 한 곳을 법인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최근 몇년간 해운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던 두 회사다. 해운경기의 조기 회복세 앞에서는 나란히 희색이다. 현대상선측은 15일 “당초 올 연말에나 (해운경기가)바닥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연말에 이미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감이 늘면서 주가도 두 회사 모두 3만원대로 급등했다.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모두 50% 가까이 뛰었다. 주가 차이는 8000원 안팎이다. ●두 여성 총수의 ‘아름다운 경쟁’ 과거 뱃사람들은 여자를 터부시했다. 공교롭게도 그런 해운 회사가 실질 총수를 여자로 둔 점마저 똑같다. 한진은 조수호 회장이 지난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인 최은영(44) 부회장이, 현대는 고(故)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52) 회장이 최대 개인주주로 올라섰다. 조용히 회사를 장악해 가는 과정도 닮았다. 최 부회장은 지난 3월 등기이사 직함을 달았다. 서울 여의도 사옥 11층에 개인 사무실이 있다. 한달에 한번 정도 들른다. 전문경영인(한진 박정원·현대 노정익 사장)을 신뢰하는 스타일은 현 회장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문기사에 어느 회사 이름이 먼저 나오느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만큼 두 회사의 경쟁의식이 강했다.”면서 “그런 선의의 경쟁심이 국내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8) 태안 마애삼존불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8) 태안 마애삼존불

    충남 태안에 있는 백제시대 마애삼존불은 중앙의 아담한 관음보살을 이례적으로 우람한 약사여래와 아미타여래가 좌우에서 협시하는 모습입니다. 보살은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기 전에는 부처가 되지 않겠다고 서원하고 실천하는 존재이지요. 이미 진리를 깨달아 절대적인 존재가 된 부처보다는 당연히 위계가 낮습니다. 그러니 삼존불은 보통 가운데 여래가 크고, 양옆의 보살은 작습니다. 그럼에도 백제 사람들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삼존불을 만든 것은 관음도량(觀音道場)으로 상징성을 살리기 위한 파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안반도는 당진(唐津)이라는 땅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백제시대 중국을 오가는 교통의 요충지였습니다. 당시에 뱃길로 큰 바다를 건넌다는 것은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이었겠지요. 중생에게 두려움 없는 마음을 베풀고, 고통에 빠지면 구원의 손을 내미는 관음보살이라는 존재가 뱃사공들에게는 커다란 용기를 주고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마애삼존불이 있는 백화산(白華山)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반도의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284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관음보살은 작고 흰꽃이 피는 바닷가 봉우리에 살고있다고 경전은 기록하고 있으니 관음도량으로는 최적지이지요. 흰꽃이 피는 산이라는 백화산(白華山=白花山)이란 이름도 그래서 지어졌겠지요. 나아가 김주성 전주교대 교수는 관음도량으로서 백화산과 마애삼존불이 전북 부안 죽막동 유적이 갖고 있던 백제의 국가적 제사터로 기능을 이어받았을 가능성에 주목했습니다. 변산반도 끝자락의 높은 벼랑 위에 자리잡은 죽막동에서는 1991년 대규모 해양 제사유적이 발견되었지요. 이곳에선 민간신앙을 바탕으로 항해의 안전을 비는 제사가 이뤄졌지만, 불교가 보편화되면서 결국 부처와 보살이 토속신의 역할을 대체했다는 것입니다. 태안 마애삼존불은 큰 바다를 오가는 뱃사람들이 안전을 기원하고자 만들었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김 교수는 특히 중국에 사신으로 파견되어 풍랑으로 죽음의 고비를 맞았던 백제 귀족층이 살아돌아온 데 대한 고마움을 담아 조성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태안 삼존불은 백제시대 대중국 교섭의 양상과 불교가 백제 사회를 파고 들어 토속신앙을 대체해 나가는 과정의 일단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백제가 불교라는 외래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독자적인 신앙 형태를 정립하고, 불교미술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했는지를 보여줍니다. 백제의 문화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dcsuh@seoul.co.kr
  • 北광산 새달25일부터 공동조사

    남북은 다음달 25일부터 북측 지하자원 개발을 위한 현지 광산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로 4일 합의했다. 남측은 또 다음달 27일 북측에 제공할 경공업 원자재를 첫 수송하기로 했다. 남북은 2∼4일 개성에서 제2차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협력 실무협의’를 갖고 사업의 세부 일정에 합의하고 5개항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남측은 올해 북측에 제공하기로 한 경공업 원자재 8000만달러 중 첫 항차로 의류 제조를 위한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t을 6월27일 인천∼남포 간 뱃길을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남측 기술지원단 10명이 7월10∼14일 북측 경공업 공장을 방문해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남북은 함경남도 단천지역의 검덕광산(아연)과 룡양광산, 대흥광산(이상 마그네사이트)에 대한 공동조사를 6월25일부터 7월6일까지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북측은 광산의 지질도와 지질단면도 등 자료를 6월12일 이전까지 제공하기로 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신안에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소

    신안에 세계 최대 태양광발전소

    1004개 섬으로 된 전남 신안군이 대체 에너지원으로 떠오른 태양광발전소 메카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군은 발전단지와 기존 섬 개발을 연계한 색다른 휴양단지를 만드는 이중효과를 꾀하고 있다.4일 신안군에 따르면 동양건설산업(대표 박승구)이 1500억원을 들여 10일 지도읍 태천리 20여만평에 내년 11월까지 20㎿급 태양광발전소를 짓는다. ●10㎿급도 MOU 체결 이는 7000여 가구가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경북 문경(5㎿), 세계에서는 독일(11㎿)에 있는 태양광발전소가 가장 큰 규모이다. 이에 앞서 신안군은 ㈜LG CNS(대표 신재철)와 태천리에 10㎿급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양해각서에 서명했다. 회사는 835억원을 들여 2008년까지 발전소를 완공한다. 오는 10일에는 시범사업으로 2만여평에 2㎿급(167억원) 태양광발전소 건설에 들어간다. 태천리 태양광발전단지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인 증도 대초리에는 한국지역난방공사가 80억원을 들여 11월 완공을 목표로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발전소는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교토의정서 협약 등으로 국가 차원에서 에너지 자급방안을 찾으면서 사업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율도 휴양타운과 연계… 관광소득 확대 또한 군은 율도개발㈜(대표 이명중)이 태천리 앞 무인도인 율도(69만여평)에 600억원을 들여 난대수림 수목원과 콘도, 골프장(6홀) 등 관광휴양타운을 만드는 투자협약에도 서명했다. 이 관광단지는 태양광발전단지를 비롯, 운영중인 증도 갯벌휴양타운, 정부사업에 반영된 다이아몬드섬개발(520여개), 무안국제공항 개항(11월)과 어우러져 관광객 유치에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일조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전남도에는 태양광발전소가 26개(6310㎾)나 가동되고 있다. 또 무안반도에 5개가 건설 중이고 162개는 허가를 받았다. 박우량 군수는 “적당한 일조량과 바닷바람이 부는 신안군이 태양광 에너지사업의 최적지로 평가된다.”며 “세계 최대인 지도읍 태양광 발전단지는 관광소득 증대에도 한 몫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미완의 귀향’ 펴낸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미완의 귀향’ 펴낸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3) 교수가 2002년 ‘경계인의 사색’ 이후 5년 만에 귀국과 투옥, 그리고 출국 이후의 소회를 담은 책 ‘미완의 귀향과 그 이후’(후마니타스 펴냄)를 냈다. 송 교수는 2003년 9월22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37년 만에 귀국했다가 국가정보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2004년 8월5일 독일로 돌아갔다. 이 사건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우리사회에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을 불러 일으켰으며 아직도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돼 있다. 송 교수는 책에서 “1심 모두 진술에서 고향 이타카를 가던 중 사이렌의 꼬드김을 이기려고 자기 몸을 돛대에 묶어 지중해를 10년 동안이나 방황했던 오디세이에 나 자신을 비유했다.”면서 “과거의 고향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미래의 고향을 찾았던 나의 뱃길은 세찬 풍랑을 맞아 닻을 온전히 내리지도 못했고, 나는 아직 귀향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1부(한 경계인의 비망록)는 주로 자신에게 닥친 ‘그때 그사건’에 대한 소회를 다뤘고,2부(그해 가을, 겨울 그리고 이듬해 봄, 여름)는 감옥에서의 편지 및 법정진술문 등을 담고 있다.3부(다시 경계를 열며)는 독일로 돌아간 이후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쓴 글들이다.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칼럼들도 들어 있다.4부 대담(미완의 귀향)에는 국적포기 약속 등 항간의 의혹들에 대한 후마니타스 박상훈 주간과의 대화가 담겨 있다. ‘비망록’ 가운데는 2007년 대선에서 보수세력의 집권 가능성을 경계하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담은 글들도 여럿 있다. 한국에서 초청하면 응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전보다 더 심리적으로 어려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보르도가 최고인 까닭

    [김석의 Let’s Wine] 보르도가 최고인 까닭

    아무리 프랑스 와인의 시대가 가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프랑스 와인은 역사 그 자체이다. 예를 들어 ‘보르도’가 프랑스라는 이유만으도로 그 많은 것들이 설명된다. 여러나라 와인들의 공략에도 불구하고 보르도 와인은 여전히 건재하다. 훌륭한 빈티지의 값비싼 와인들은 출시되기도 전에 와인 투자가들에 의해 ‘솔드아웃’된다. 그렇다면 질문하나. 보르도는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이 된 걸까? 12세기의 유럽, 그 역사의 중심에는 프랑스 왕국, 아키텐(Aquitaine) 공국(公國), 잉글랜드 왕국이 등장한다. 프랑스 왕국이 쇠퇴일로에 있었던 반면, 아키텐은 윌리엄 10세의 나라였다. 윌리엄 10세는 공작의 신분이지만 그가 소유한 아키텐의 면적이 당시 프랑스 왕국 국토의 3배를 넘을 정도로 부유했으며 큰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윌리엄 공작에게는 아주 아름다운 딸, 엘레아노르가 있었다. 엘레아노르가 15세 되던 해에 정략결혼으로 프랑스 국왕 루이 7세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꽃다운 나이에 따분한 파리생활과 사랑없는 결혼은 결국 이혼으로 끝을 맺었다. 얼마후 재혼을 하는데, 상대는 훗날 영국 왕실의 대를 잇게 되는 열한 살 연하의 헨리2세였던 것. 엘레아노르는 헨리 2세와의 결혼으로 인해 프랑스 왕비에 이어 영국의 왕비가 된다. 이 결혼은 훗날 ‘백년전쟁’의 원인을 제공하는 중세 최대의 결혼 스캔들이 되지만, 보르도 와인의 역사에 있어서는 보르도 와인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당시 영국 국민들은 와인의 명산지로 불리던 아키텐 출신의 프랑스에서 시집온 왕비를 환영했다. 당시의 결혼 관습은 신부의 재산을 모두 결혼지참금으로 가져오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엘레아노르의 전재산은 영국 왕실의 소유가 되었고, 풍요로운 보르도 땅 전체가 하루 아침에 영국의 재산이 됐다. 당시 영국에서는 지하수가 오염되어 있었기에 음료수 공급을 위해 보르도,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서 와인을 수입해서 사먹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보르도가 영국에 병합된 다음에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보르도는 수자원이 풍부한 땅. 또한 보르도 항구에서 배를 띄우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로 가는 뱃길이 짧아 운송비가 적게 드는 이점이 있었다. 보르도 와인은 영국인들에게 영국 와인이나 마찬가지였다. 영국령인 보르도 와인에는 더 이상 관세를 부과하지 않아 가격 또한 싸졌다. 이러한 지원 정책에 힘입어 보르도 와인은 런던항의 와인 하역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스페인, 포르투갈의 와인은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고 나중에 주정강화 와인으로 수출 상품을 변경하게 된다. 자랑스러운 왕비, 영국의 우대정책 등으로 한층 고무된 보르도 사람들은 점점 최고의 와인을 만들어 런던으로 보내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기 시작했고 차츰 그 결과가 와인의 품질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리하여 보르도 와인은 ‘여왕의 와인’ 혹은 ‘와인의 여왕’이라 불리며 지금까지도 세계 와인 시장에 군림하고 있다. 한국주류수입협회 부회장(금양인터내셔널 전무)
  • [Let’s Go] “거북선의 힘으로 세계박람회 유치”

    전남 여수 거북선 대축제(10∼14일)는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를 염원해 세계 불꽃축제로 열고 닫는다. 이번 축제는 진남제 등 크고 작은 8개 축제를 하나로 묶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거북선 축제는 11일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여수에 도착하는 날 밤 종화동 해양공원에서 한려수도 여수의 멋과 열기를 담아낸다. 이 축제는 세계박람회 실사단을 겨냥하고 있다.‘Welcome to YEOSU’라는 주제 아래, 불꽃쇼와 레이저빔, 특수조명, 대형워터스크린(가로 세로 40×20m)이 어우러져 밤하늘에 신비한 영상을 수놓는다. 이 불꽃쇼는 ‘동·서양이 하나로(All for One)’라는 주제로 4막으로 짜여졌다. 불꽃대축제는 11일(수요일) 밤 8∼9시,14일(토요일) 밤 9∼9시30분 두 차례 열린다. 연출은 한국, 이탈리아, 독일 등 3개국에서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맡았다.●볼거리·먹거리 거북선 축제는 41회째인 진남제로 막을 올린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승전을 기념하는 문화제다. 거북선과 판옥선을 앞세운 통제영 길놀이가 재현된다. 여수 하면 생선회다. 서대회·참장어회를 추천한다. 돌산대교 아래, 오동도 바닷가에 횟집 120여곳이 성업 중이다. 돌산갓김치, 고들빼기 김치는 기본. 거북선 블록쌓기, 갓김치 담그기, 노젓기 등 16가지 체험행사도 준비돼 있다. 충무공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삼도수군 지휘본부인 진남관(국보304호)을 비롯해 충민사, 전투함을 만들고 수리하던 선소, 좌수영대첩비도 둘러보자. 여수 주변 오동도와 돌산도, 향일암, 거문도, 백도를 뱃길로 도는 1박2일,2박3일 관광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교통편은 철도 항공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이다. 승용차로 여수까지 서울에서는 5시간, 대구에서 4시간, 부산에서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4월에 가볼만한 곳

    한국관광공사는 4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전남 나주와 경북 예천, 경남 사천, 전북 익산 등 4곳을 선정했다. # 고구려의 대륙혼, 나주벌에 되살아나다 예전부터 배로 유명했던 나주의 4월은 온통 순백의 배꽃으로 가득찬다. 영산포대교 아래 드넓은 유채꽃밭은 찬란한 황금빛으로 배꽃의 유혹에 화답한다. 특히 드라마 ‘주몽’의 촬영지였던 공산면 신곡리 ‘삼한지 테마파크’는 영산강과 나주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 수려한 풍광과 함께 드라마의 감동을 되살려 볼 수 있다. 아울러 백제에 앞서 강력한 세력이 나주 지역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반남고분군과 비자나무 천연보호림의 운치가 가득한 천년고찰 불회사는 나주여행에 문화의 향기를 더한다. 나주시청 관광기획팀 (061)330-8108, 삼한지테마파크 (061)335-7008. # 스크린 속 아련한 봄 향기를 좇다 경북 예천군 용문면의 상금곡리는 예로부터 금당(金塘)이라 불리던 곳. 마을 지형이 ‘물에 떠있는 연꽃’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은 이곳을 십승지지(十勝之地) 중 한 곳으로 적고 있다. 최근 들어서 용문면 일대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다. ‘영어완전정복(2003년)’과 ‘나의 결혼 원정기(2005년)’ 등을 촬영했던 용문면 상금곡리 금당실 마을부터 ‘그해 여름(2006년)’의 배경이 된 용문면 선2리 선리마을에 이르기까지 그 명성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뿐 아니라 최근 종영된 KBS 드라마 ‘황진이’의 촬영지였던 병암정도 용문면 성현리에 위치해 있다. 예천군청 문화관광과 (054)650-6395. # ‘항공우주박물관’에서 영화 속 그들을 만나다 경남 사천시 유천리의 항공우주박물관에는 영화 ‘웰컴투동막골’ 촬영에 사용된 C-123K 수송기와 B-29 중폭격기가 전시되어 있다. 연합군이 스미스를 구하기 위해 낙하산을 타고 동막골로 침투하는 장면이 C-123K 수송기 안에서 촬영된 것. 항공기 내부에는 마네킹으로 촬영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아쉽게도 B-29 중폭격기 내부는 공개하지 않는다. 사천의 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선진리성.1000여 그루에 달하는 수령 90년의 벚나무가 피워내는 꽃들이 사천만(灣)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화사한 봄을 선사한다. 사천대교를 건너 자리한 비봉내마을은 1만여 평의 대나무숲이 있는 체험마을로, 가족이 함께 대나무를 이용해 다양한 놀이체험을 할 수 있다.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0-4225, 항공우주박물관 (055)851-6565. # 벚꽃 향연과 어우러진 서동요 등 촬영 세트장 여행 서동과 선화공주가 우선 떠오르는 백제의 고도, 전북 익산.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적에서 백제의 흔적을 읽는다. 찾는 이가 많지 않을 뿐, 익산 또한 흐드러진 벚꽃이 장관인 곳. 특히 보석박물관 옆 함벽정(지방문화재 자료 127호) 주변으로 피어난 벚나무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알려지지 않아 저 혼자 화사하게 피어난 벚나무는 고가(古家)를 뒤덮을 만큼 수령이 오래됐다. 이뿐 아니다. 드라마 서동요 촬영지(여산면 원수리 상양마을), 영화 홀리데이, 거룩한 계보(성당면 와초리 성당초등학교 남성분교) 등의 세트장이 흩어져 있다. 뱃길 끊긴지 오래된 곰개나루터에는 ‘웅어회’가 봄철 입맛을 잃은 사람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위로 해가 질 때면 백제의 옛 영화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063)850-4124.
  •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OUR STORY] 풋내나는 봄…기적이 오라네

    꽃의 향기가 가득한 봄의 들녘을 상상해본다. 혹 눈이라도 감을세라 온갖 꽃들이 코끝에 달려와 간지럽힌다. 가족과 연인을 부른다. 문득 낭만의 기차를 떠올린다. 봄길,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가 만발한 꽃동산 그림처럼 펼쳐진다. 춘정을 부추기는 이 봄날, 어찌 몸과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추억을 쌓는, 즐거운 봄꽃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매화의 광양, 벚꽃의 진해, 그리고 산수유의 구례 등이 대표적인 봄꽃 여행지로 알려져 있지만, 거제도의 외도 역시 봄꽃 테마여행으로 빠지지 않는 곳이다. 한려수도 해상국립공원에 자리잡은 덕에, 섬에서 평생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워 ‘파라다이스(천국)’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 조그마한 섬을 왜 환상의 섬이라 부르는 걸까? 비록 작은 섬이지만, 눈으로 840여종의 아열대식물과 조각공원, 지중해풍 양식의 정원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을 보고, 코로는 섬에 가득한 꽃향기에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귀로 섬안에 가득한 감미로운 음악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워하다 배를 놓치기도 한다. 게다가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까지 덤으로 구경 할 수 있는 기차여행 코스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글 사진 외도 박준규 철도여행가 ■ 환상의 섬 외도 무박2일 기차여행 외도까지 가는 일정은 무박 2일이다. 매주 금·토요일에 출발한다. 지난 금요일, 저녁밥을 일찍 먹고 가족과 함께 열차 시각에 맞춰 서울 영등포역에 도착했다. 손에 손을 잡은 가족들, 팔짱을 낀 연인들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 첫째날 22:10 서울 영등포역 2층 구내약국 앞에서 여행가이드를 소개를 받은 뒤, 일정표와 좌석표, 배지 등을 받았다. 좌석표에는 이름과 함께 버스와 열차의 좌석번호가 적혀 있었다. 22:37 개찰구를 나와 부전행 무궁화호 열차를 확인한 다음 탑승. 외도가 경남의 끝자락에 있기 때문에 열차는 3시간30분, 다시 버스로 3시간 정도 타야 하는 다소 피곤한 일정이다. 하지만 천국을 구경을 한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지루함보다는 즐거움이 앞선다. 22:47 열차가 영등포역을 출발하면서, 무박 2일간의 외도 기차여행이 시작됐다. 열차도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집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곳. 따뜻한 커피와 함께 휴대한 MP3의 감미로운 음악을 감상하다, 입이 출출하면 오가는 한국철도유통 아저씨에게 구운 계란과 음료수를 사서 시장함을 잊는다. 오랜만에 만난 옆 좌석의 친구와 추억을 떠올리며 소곤소곤 수다를 떨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대구역이다. ■ 둘째날 02:17 대구역에 도착하면 무궁화호 열차와의 짧은 만남을 마치고 버스로 바꾸어 타야 한다. 첫번째 목적지 거제시 학동몽돌해수욕장까지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대구역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마산, 통영을 거쳐 학동몽돌해수욕장에 도착했다. 05:20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해변이 모래가 아닌 몽돌로 이루어졌다. 학(鶴)과 비슷한 모양을 해 학동, 흑진주처럼 검은 몽돌이 합쳐서 학동몽돌해수욕장이라 불린다. 환경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에 지정할 만큼 파도와 몽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이 된 인근 동백림의 동백꽃이 활짝 피어 있으니, 보면 볼수록 눈이 즐거워진다. 06:30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자란 묘한 모습의 신선대 바위(일명 잠수함 바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신선이 바둑을 두는 형상이다. 길 건너편을 바라보면 진달래꽃이 피어 있으니, 조심조심 꽃밭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보자. 진달래꽃 냄새에 취해 잠시 꽃밭의 공주와 왕자로 변신하는 것은 어떨까? 07:00 신선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도장포유람선터미널. 유람선 출항에 앞서 MBC 드라마 ‘회전목마’ 등의 촬영지였던 바람의 언덕을 둘러보았다. 예전 마을 아낙네들이 뱃길 떠난 남편을 기다리던 곳.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새하얀 구름, 그리고 코발트빛 바다와 황톳빛 들판이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바닷바람은 마치 음료수처럼 시원하기 그지없다. 오전 7시에 출발한 유람선은 해금강 선회관광을 한 뒤, 외도로 향했다.10분쯤 달렸을까. 바다의 금강산, 아니 세계 최고의 조각가라도 만들 수 없는 기암괴석군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로 해금강이었다. 07:20 해금강의 원래 이름은 칡뿌리가 뻗어 내렸다는 갈도(갈곶도). 지금은 명승 제2호로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을 가진 해금강으로 불리고 있다. 유람선 선장의 감칠맛 나는 설명을 듣고 있자니 두꺼비바위, 선녀바위 등 각각의 절벽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느 때보다 선장의 뛰어난 운항기술을 요하는 곳이 해금강 선회관광의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십자동굴.‘해금강 선회관광을 하면서 십자동굴을 못 가봤다면, 용을 그린 다음 눈을 그리지 못한 것과 같다.’는 말처럼 신비로움의 극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09:30 외도는 해금강과 달리 상륙관광이다. 섬 보호를 위해 주류, 담배 등은 반입이 되지 않는다. 드라마 ‘겨울연가’ 마지막회 촬영지이며,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인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일대 약 4만 4000평에 야자수 등 840여 종의 아열대 식물과 3000여종의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지중해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모습을 바라보면, 자연과 예술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공간, 마치 천국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낀다. 사막식물이 모여 있는 선인장 동산, 지중해식 정원 비너스 가든, 대마도까지 볼 수 있는 전망대 등 관람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여행의 즐거움 등을 만끽할 수 있는 볼거리들로 가득 차 있다. 11:20 외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1시간30여분. 너무 짧은 편이라 아쉽지만, 자연보호를 위한 노력과 후대에 좋은 관광지를 남겨주기 위해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외도관광을 마친 다음 마산시 호성온천으로 향했다.27℃ 청정알칼리수로 유명한 곳. 뜨끈뜨끈한 온천물로 씻고 나니 여행의 피로가 일순간 사라지는 듯하다. 12:30 마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어시장과 아귀찜. 바다 냄새를 맡으며 싱싱하고 푸짐한 회와 해산물로 점심식사를 한 다음, 조선 영·정조 때부터 이어져 온 마산어시장을 둘러보았다. 17:10 마산어시장에서 대구광역시 망우공원까지는 2시간쯤 소요된다. 망우공원은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공을 기리기 위하여 세워진 곳. 말위에서 장검을 곧추세운 곽재우 장군의 동상과 하얀 성벽위에 지어진 ‘영남제일관’이란 누각이 인상적이다. 18:15 동대구역을 출발했다. 갈 때는 무궁화호를 타고 3시간 30분여를 달려야 했지만, 돌아올 때는 KTX다. 시속 300㎞로 달려 1시간50분이면 서울역에 도착한다. 20:06 아쉬움을 안은 채 서울역에 도착. 무박 2일 동안 함께한 여행동료, 가이드와 석별의 정을 나눈 다음 곧바로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 여행수첩 경인관광여행사(www.ktx7788.co.kr)는 왕복열차요금과 연계버스요금, 유람선료, 입장료 등이 포함된 외도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외도와 해금강 외에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어른 8만 9000원, 어린이 7만 5000원.(032)343-7788,(080)343-7788.
  • 신안 ‘흑산도’ 홍어 아리랑

    신안 ‘흑산도’ 홍어 아리랑

    뱃길이 요즘 같지 않았던 시절, 섬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곳이었다. 요즘은 참 많이 변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뭍사람들이 한없이 그리는 곳이 바로 섬. 특히 흑산도 등 1004개의 섬을 거느린 ‘천사의 섬’ 신안군은 도시인들에겐 신기루와 같은 곳이다. 파시를 이루던 시절, 항구의 개들도 돈을 물고 다녔고, 요즘처럼 보궐선거라도 치를 때면 일가붙이 3대가 말을 안 할 만큼 작은 대륙 흑산도와 소금처럼 하얗게 빛나는 비금·도초도를 다녀왔다. 글 사진 흑산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다도해 뱃길 여행의 진수 유달산을 뒤로하고 흑산도행 쾌속선이 미끄러지듯 목포항을 빠져나갔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는 92.7㎞. 뱃길로는 230여리나 된다.5월이 지나야 겨울이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일교차가 심하고 바람과 안개가 많은 곳. 쾌속선을 타고 나는 듯 달려도 2시간30분가량 걸린다. 그나마 배가 연중 120일 가까이 출항을 못할 만큼 변덕 심한 날씨는 체감상의 거리를 더욱 멀게 한다. 목포에서 비금·도초도까지는 그야말로 다도해 뱃길의 진수다. 하늘보다 파란 옥빛 바닷길에 늘어선 섬들이 다가서는가 하면 어느새 멀어져 간다. 섬 어귀를 돌아서면 조그만 수중여 위에 앉아있던 바다 가마우지들이 길동무 하자는 듯, 물수제비를 뜨며 날아 오른다. 도무지 지루할 틈이 없다. 잠시 비금·도초도에 들러 승객을 내려준 배가 드디어 큰바다로 나왔다. 물길이 험해지기 시작했다. 비금·도초도까지 포장도로를 달려왔다면, 흑산도까지 1시간 남짓한 바닷길은 마치 놀이공원의 ‘롤러 코스터’나 ‘바이킹’을 타는 듯했다. 홍도의 절경에 취해 웃다가 사나운 흑산도 바닷길에 눈물 흘린다더니, 딱 그 모양이다. 흑산도에 다가서자 속도를 줄인 쾌속선이 길게 누운 S자 모양을 그리며 예리항 여객터미널로 들어섰다. 이미자의 노래 ‘흑산도 아가씨’가 흘러나왔다. 서울의 어느 오래된 다방에서 듣던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 어디선가 ‘머나먼 그 서울을 그리던’ 흑산도 아가씨가 뛰쳐나와 팔을 부여잡을 것만 같다. 관광객과 주민들을 내려놓은 쾌속선은 더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 듯 지체없이 사라졌다. 뭍과 단절된다는 생각에 묘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마도 섬사람들은 오랫동안 이런 단절감을 느끼면서 살아왔을 게다. # 처녀신과 피리부는 소년 서둘러 섬 일주에 나섰다. 해안선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구경할 수도 있지만, 섬마을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육로여행이 제격. 섬 일주도로 포장률이 85%에 달해 별 어려움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본섬을 비롯해 홍도, 가거도 등 유인도 11개와 무인도 89개 등 1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25개 마을에 5000명 가까운 주민이 사는 제법 큰 섬이다. 가장 먼저 닿은 곳은 바다에 제물로 던져졌던 처녀의 혼을 모신 진리(鎭里)의 처녀당. 귀신을 부른다는 초령목(招靈木)을 타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처녀의 단심(丹心)인 양 붉디붉은 동백꽃이 흩뿌려진 이곳엔 처녀신과 피리부는 소년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다. 어느 날 뭍에서 잘생긴 소년 하나가 옹기 장수들과 함께 섬을 찾았다. 소년이 사당 옆 소나무 위에 걸터앉아 피리를 불었더니, 아름다운 피리소리에 반한 처녀신이 옹기배가 떠나지 못하도록 바람과 파도를 일으켰단다. 소년을 놔두고 가야만 배가 뜰 수 있다는 무당의 말에 옹기 장수들은 소년을 마을로 심부름 보내고는 몰래 떠나버렸다. 결국 소년은 마냥 옹기배만 기다리다 굶어 죽었다는 얘기. 그래선가, 한서린 소년의 무덤에는 이상하게도 풀이 자라질 않는다. 가끔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소년이 추울까 하여 덮어준 솔잎만이 무덤 위에 수북하다. 큰 소나무 밑이라 그늘이 져서 풀이 자라지 못할 뿐인데도, 어쩐지 스산해지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 흑산도 최고의 절경 상라봉 죄인을 감금했던 옥섬과 흰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배낭기미 해수욕장을 지나 상라산으로 오르는 12굽이 ‘용고개’와 마주했다. 일주도로 여행의 백미인 곳. 꽃보다 아름다운 잎이라던가. 상라산을 뒤덮은 100∼150년된 동백나무의 잎들이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사면이 뻥 뚫린 상라봉 전망대에서 굽어본 다도해의 모습이 장관이다. 흑산도 최고의 절경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12굽이 도로와 함께 진리, 예리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뒤편으로는 기다란 장도와 홍도가 줄을 섰다.‘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주변 스피커에서 예의 낭랑한 가락이 울려퍼지자 물밀 듯 감흥이 몰려왔다.‘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들은 대부분 뭍을 향해 떠났지만, 비경만은 남아 이방인들을 반겨주는 듯하다. # 절경들과 나란히 달리는 일주도로 24㎞에 달하는 해안 일주도로는 곳곳에 아찔함을 숨겨 놓았다.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절벽 따라 길을 낸 480m짜리 ‘하늘다리’와도 만난다. 리아스식 해안의 절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일주도로의 가장 큰 장점. 어느 화가가 이처럼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려낼 수 있을까. 한반도 모양의 지도바위와 서산머리 칠형제 섬, 그리고 곤촌리, 심리 등 아름다운 해안마을들이 캔버스를 수놓는다. 문암약수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사리마을(모래미)로 들어섰다. 다산 정약용의 형 약전이 유배돼 15년을 머물렀던 곳. 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돌담길이 인상적이다. 돌담길 끄트머리에는 정약전이 섬마을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쳤다는 복성재(復性齋)가 퇴락한 모습으로 서있다. 이 마을 이장이었던 박찬식(70)씨는 바닷가 마을 주변 해안에도 저마다 주인이 있다고 했다. 바닷가에 있는 지형지물을 경계로 마을과 마을간, 그리고 마을내 주민들간에 일정한 해산물 채취 구역이 정해져 있는 것. 이태원이 쓴 ‘현산어보를 찾아서´는 장다랭이 토지바위에서 대구밀인 둔벙까지’‘상낭기미 취개에서 짝지개까지’‘줄여목에서 이참봉 손 씻는 개까지’ 등으로 적고 있다. 순 우리말 표현이 정겹다. 섬을 통틀어 논이라곤 한뼘도 없는 까닭에 쌀 대신 인동초와 더덕, 천궁 등으로 농주(農酒)를 만들었다. 사리마을 부두민박(061-246-3587)에서는 마을마다 맛이 다르다는 흑산도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1ℓ 한통에 5000원. 거북손과 톳 등 인근에서 채취한 싱싱한 해산물 안주는 무료다. # 홍탁에 취하고 흑산도 절경에 취하고 흑산도를 대표하는 해산물은 단연 홍어. 수놈의 경우 ‘같잖은 가오리’가 생식기는 두개인 데다 ‘암컷을 잡으면 수컷은 부록’이라고 할 만큼 연중 짝짓기를 해 ‘본초강목’에서는 ‘해음어(海淫魚)’라 일컫기도 했다. 모두 9척의 배가 20∼60마일 떨어진 동지나해 주변 어장에서 ‘걸낙’을 이용해 잡는다. 걸낙은 미끼를 쓰지 않는 낚시방법. 홍어가 다니는 길목에 4∼5일, 많게는 10일 정도 설치해 둔 다음, 오가는 홍어를 잡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꽃이 필 무렵인 3월까지가 절정이다.5∼6월은 산란철 금어기. 여름철에 잡히는 놈은 ‘개홍어’라고 해서 맛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출어를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흑산 홍어가 맛이 좋은 이유는 산란을 위해 연평도로 올라가기 직전 잡히기 때문. 살이 찰지기도 하려니와 불그레한 고깃결이 슬레이트 지붕처럼 올록볼록하다. 다소 밋밋한 칠레산과 비교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무게를 기준으로 8㎏이 넘는 1등급 대홍어(40만∼50만원을 호가한다)부터 2㎏ 미만의 ‘폴랭이’까지 모두 7등급으로 나뉜다.‘1코 2날개 3꼬리’라 해서 몸의 각 부분마다 맛 등급을 정해 놓기도 했다. 내장은 물론, 뼈까지 연해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른 봄 보리싹과 함께 끓인 ‘홍어애(간 또는 내장) 국’은 애간장을 녹일 지경. 수컷은 대부분 5㎏ 미만으로, 몸무게도 적고 맛도 덜해 암컷에 비해 값이 훨씬 눅다. 요즘 흑산도엔 홍어가 풍년이다. 눈엣가시 같던 중국어선들이 해경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어부들의 자발적인 불법조업 규제로 홍어의 개체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칠레산 가오리에 만족해야 했던 식도락가들에게 입맛 당기는 희소식이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삭힌 홍어가 오늘날 대표적인 발효음식의 하나로 자리잡은 배경에는 흑산 어부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체험이 숨겨져 있다. 돛단배로 뭍에 이르기 위해서는 1∼2주일이 걸리던 옛날, 잡은 생선을 내다 팔아야 하는 어부들에게 순풍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게다. 육지에 도착하는 날이 늦어지면 생선이 모두 썩게 마련. 끼니를 잇기 위해 상한 생선을 먹는 과정에서, 다른 생선과는 달리 홍어는 전혀 탈이 없었다. 오히려 암모니아처럼 톡 쏘는 냄새가 심해질수록 맛 또한 깊이를 더해 갔던 것. 나주 영산포에 이르러 삭힌 홍어를 먹는 ‘즐거운 고통’이 세인들을 ‘별스러운 중독성’에 빠뜨리면서 오늘에 이른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은 현지에서 택배도 가능하다.18만∼45만원선. 흑산도수협 (061)275-5033. # 하얗게 빛나는 비금도 큰 새가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는 섬, 비금도(飛禽島)는 소금의 섬이자 바람의 섬. 여름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생겨났다는 천일염전에서 희디 흰 소금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목포에서 54㎞, 쾌속선으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3900여명의 주민이 48㎢ 크기의 섬에서 올망졸망 살아간다. 선왕산과 함께 비금도를 대표하는 여행지는 하누넘 해수욕장. 아담한 하트모양을 하고 있어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딱 좋은 곳이다.‘하누넘’은 ‘산 너머 그곳에 가면 하늘밖에 없다’는 뜻. 이처럼 비금도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작은 해변이 많으니, 시간이 된다면 나만의 해변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도초도는 1996년 우아한 아치형의 서남문대교가 완공되면서 비금도와 형제섬이 됐다. 반달처럼 생긴 백사장이 3㎞ 가까이 이어진 시목해수욕장과 거무스름한 절벽이 이채로운 시목리 일대의 해안 절벽지대가 가볼 만한 곳. 오는 2020년엔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동물 사파리가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초면사무소 (061)275-6696. # 여행정보 ●홍도+흑산도 여행 홍도와 흑산도는 하나의 여행코스로 묶어지게 마련.1박2일 여행 프로그램을 계획해 보자. 서울 용산역 오전 8시30분 KTX→11시57분 목포 도착→오후 1시 흑산도행 쾌속선→오후 3시 흑산도 도착후 섬 일주→이튿날 오전 9시50분 홍도행 쾌속선→오전 10시20분 홍도 도착→12시20분 홍도유람선(2시간,1만 7000원)→오후 3시40분 홍도 출발→오후 6시10분 목포 도착→오후 7시 서울행 KTX. 홍도 해상 유람선 (061)246-2244. 솔항공여행사(www.soltour.co.kr)는 함평해수찜과 비금·도초도를 KTX전용차량으로 둘러보는 상품을 준비했다. 어른 18만 5000원, 어린이 16만원.(02)2279-5959. ●제1회 흑산도 개매기 체험축제 4월14일 배낭기미와 진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리는 숭어잡이 축제. 매년 이곳에는 한식을 전후로 맨손으로 잡을 만큼 숭어떼가 몰려든다. 각종 체험행사와 청정해산물 판매행사 등이 열린다. 신안군청(www.sinan.go.kr)문화관광과 (061)240-8356. # 가는 길 목포에서 비금·도초도와 흑산도를 거쳐 홍도까지 가는 쾌속선이 오전 7시50분, 오후 1시 두차례 운항한다. 성수기엔 오후 2시에 출발하기도 한다. 비금·도초도까지 1만 4900원, 흑산도 2만 6700원, 홍도 3만 2600원. 동양고속 (061)243-2111∼4, 남해고속 (061)244-9915∼6. 흑산도에는 택시 9대와 관광버스 5대가 운행 중이다. 섬 일주 택시요금은 2시간 기준 6만원, 버스요금은 1인당 1만5000원. 동양택시 (061)246-5006,(011)9559-1429, 개인택시 (061)246-4110,(011)644-9776. 관광버스 (061)275-9744. 해상유람선은 오전 8시와 오후 1시,5시 세차례 운항.1인당 1만 5000원.(061)275-9115,(011)633-9115.
  • 태안반도 ‘인공섬’ 된다

    태안반도 ‘인공섬’ 된다

    충남 태안군 천수만과 가로림만을 연결하는 ‘굴포운하’가 건설된다. 운하가 건설되면 태안반도가 ‘인공섬’이 돼 제주도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섬이 될 전망이다. 태안군은 7일 태안읍 인평·도내리(서산 AB지구 내 부남호)에서 서산시 팔봉면 진장·어송리(가로림만)까지 6.8㎞에 ‘굴포(堀浦)운하’를 건설하기로 하고 최근 충남도 산하 충남발전연구원에 타당성 및 경제성 용역조사를 맡겼다고 밝혔다. 부남호의 방파제를 터 바닷길을 연결한다. 장경희 태안군 문화예술계장은 “500여년 전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운하를 복원, 관광자원과 물류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운하는 고려 인종(1134년) 때부터 조선시대 현종 때까지 500여년간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됐다. 물자를 싣고 서울로 향하던 배들이 태안 안흥항 앞바다의 험한 뱃길 때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하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의 공법으로는 많은 진흙과 암초를 처리할 수 없어 포기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태안 인평리 4㎞에 운하를 뚫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굴포는 인공적으로 만든 강이나 포구를 일컫는 말로, 운하가 처음 착공됐던 당시의 이름에서 유래하고 있다. 태안군은 폭 14∼63m, 수심 6m의 당시 계획대로 운하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용역결과와 경제성 등을 따져 더 깊고 넓게 뚫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가로림만에는 조력발전소 건설이 추진돼 물동량이 크게 늘고 안면도를 비롯한 태안해안국립공원의 관광객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운하 건설비용이 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재원확보가 선결과제다. 군은 사업비 확보문제 등을 들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태안군은 국·도비 확보를 통해 사업비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2012년까지 120억여원을 들여 운하 주변에 당시 운하공법 등을 보여주는 전시관과 굴포운하 역사공원 및 생태공원 등을 조성한다. 굴포운하가 개통되면 태안반도(504.8㎢)는 전체가 바닷물에 둘러싸이면서 제주도(1809.9㎢)에 이어 국내 두번째 큰 섬인 ‘태안도’가 된다. 현재로는 경남 거제도(374.9㎢)가 2위, 인천 강화도(300.0㎢)가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장 계장은 “안면도도 원래 육지였으나 조선 인조 때 인공으로 육지와 단절시켜 운하를 내 섬이 됐다.”면서 “가로림만과 부남호의 수위가 다르면 갑문을 설치하는 등 첨단공법을 모두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7) 마라도 등대지기 김영훈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7) 마라도 등대지기 김영훈씨

    우리 땅 남쪽 끝자락 마라도에도 겨울이 한창이었다. 마라도 인근 청정바다에는 제철을 만난 방어잡이 어선들이 넘실거리고 관광객을 실은 유람선은 겨울 파도를 헤치며 부지런히 마라도를 들락거린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한 무리의 관광객이 밀물처럼 몰려왔다가 섬을 돌아보곤 썰물처럼 빠져나길 거듭한다. 파도소리와 새들의 울음소리뿐인 마라도를 한바탕 떠들썩하게 한 관광객들이 빠져나가면 마라도는 다시 고요함에 휩싸인다.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섬을 둘러보고 매정하게 떠나는 관광객들이 부러울 때도 있지요.” 마라도등대(제주해양관리단 마라도항로표지관리소)를 지키고 있는 김영훈(57)소장. 그는 등대지기 30년째다. 지난해 1월 다시 마라도에 온 김씨는 마라등대에서만 14년을 보냈다. 마라도 근무만 이번이 5번째다.30년 동안 마라도와 우도, 추자도, 제주시 사라봉 등 제주도 4개 유인등대를 모두 거쳤다. 마라도가 최남단 섬이듯이 마라등대도 전국의 등대 가운데 가장 남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마라등대는 동중국해와 제주도 남부해역을 오가는 선박들엔 생명의 빛이다. 서해를 따라 군산·평택·인천항을 오가는 선박들은 모두 마라등대를 이용한다. 등대는 그저 불빛만 내보내지 않는다. 안개가 낀 날, 악천후에는 전파와 소리로 선박들에 24시간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위성항법장치(GPS)등 선박마다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등대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지요.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한줄기 등대 불빛은 항해사들에게 자신감과 안도감을 줍니다.” 마라등대에는 김씨를 비롯해 3명의 등대지기가 일한다. 등대지기란 말은 1988년부터 사용하지 않고 공식명칭은 ‘항로표지관리원’이다. 3명이 교대로 하루 24시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등대에 불을 밝힌다. 하루에도 몇차례 마라도 인근 해상의 바람의 세기, 파고 등 기상상태를 파악, 제주기상대로 보내는 일도 등대지기의 몫이다. 등대 사무실과 숙소는 10m남짓 거리에 있고 하루 세끼 식사도 혼자서 해결한다. “말이 교대근무이지 수시로 낮과 밤이 바뀌는 근무에다 마땅히 갈 곳도 없어 등대지기에겐 퇴근이라는 개념은 없지요.” 김씨는 한달에 두번 가족들이 살고 있는 제주시 조천읍을 다녀온다. 근무지인 등대에서 한달에 두번 퇴근을 하는 셈이다. “요즘은 늘어난 뱃길에다 인터넷, 휴대전화 등으로 고립감은 느끼지 못하지만 늘 떨어져 살아야 하는 가족들에겐 항상 미안함이 앞섭니다.” 밤마다 홀로 남는 등대지기의 외로움은 계속되지만 마라등대 등 관광지가 된 전국의 유명등대는 요즘 더 이상 외로운 곳이 아니다. 세계의 유명 등대모형을 전시하고 있는 마라등대 앞 ‘세계의 등대마당’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밤 바다의 어둠속에서 등대가 ‘희망의 불빛’역할을 하듯 외롭고 힘들거나 상처받은 사람들도 한번쯤 등대에 와서 삶의 희망과 위안을 벋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마라등대는 세상살이에 지치거나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용기와 희망의 빛을 발하고 있다. 글 사진 마라도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낙동강 개발 청사진 ‘자연+역사’

    낙동강 개발 계획인 ‘낙동강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위한 경북도내 각 시·군들의 프로그램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경북 상주시는 26일 조선시대 낙동나루와 퇴강나루 등 9곳의 나루터와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이 남아 있는 낙동강 유역인 낙동면 낙동리 일대 7만여평을 낙동강 역사문화 생태체험 특구로 개발키로 했다. 2007년부터 연차적으로 총 4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이 일대 1만 3000여평에 ‘낙동강 역사문화생태종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이곳에는 낙동강 자생어종을 볼 수 있는 수족관과 낙동강 역사관, 낙동강 생태교육센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또 2700여평에 들어설 ‘생태체험단지’에는 생태습지체험원과 낙동강 워터파크를 조성하고,2곳의 나루터 체험시설 등을 마련키로 했다.5만 4000여평 규모의 ‘전통레저스포츠타운’을 만들어 청소년수련원과 나룻배 민속타운, 테마음식 체험마을, 나룻배 민속체험마당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칠곡군도 한국전쟁 당시 폭격을 당해 ‘호국의 다리’로 불리는 낙동강 왜관 인도교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개발 계획을 마련 중이다. 여기에는 낙동강변 호국경관 조성을 비롯해 호국의 다리, 낙동강 분수 시설, 평화교육장 건립과 나루터 및 뱃길(왜관 제2교∼호국의 다리∼구미) 복원사업 등이 포함돼 있다. 시·군에서는 “역사문화가 살아 숨쉬고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된 영남문화의 모태인 낙동강변을 환경친화적으로 개발할 경우 관광 시너지 효과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동강 프로젝트는 경북도가 민선 4기를 맞이해 추진하는 7대 전략사업의 핵심으로, 낙동강변을 3대권역(북·중·남부)으로 나눠 개발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권역별로는 ▲북부(안동·봉화)는 원시 자연의 체험과 생태 탐방 ▲중부(상주·예천) 문화 체험 ▲남부(김천·고령) 현대 역사 및 하천 복원, 습지 체험 등이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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