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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m 비단구렁이’ 가족캠핑장 들어갔다…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뱀의 해’ 계사년이 밝았지만, 미국 국립공원에 서식하던 5m 크기의 한 뱀은 가족들이 캠핑을 즐기는 소풍 구역에 잘못 침입했다가 그만 경비원의 총에 사살돼 새해를 맞지 못했다. 최근 미국 최대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州)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에 있는 소풍구역(피크닉 에어리어)에 5m가 넘는 버마비단구렁이 한 마리가 출몰, 아칸소주(州)에서 놀러온 리처드 블런트의 가족 앞에 나타났다. 이에 신고를 받고 공원 경비원들이 현장으로 출동, 규정에 따라 그 뱀을 사살했다. 리처드의 아들 브라이언이 발견한 이 뱀은 공개된 사진으로만 봐도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처드는 자신의 카메라를 사용해 그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외래종인 버마비단구렁이는 이미 플로리다 내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로 자리잡고 있다. 이 종은 비단구렁이 중 가장 큰 종에 속하지만 비교적 성질이 온순해 애완용으로 키워져 왔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이들 뱀을 공원 등에 무단으로 유기, 다른 야생동물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등 현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버마비단구렁이가 아프리카비단구렁이 등 타종과의 종간교배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제3의 종이 나타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미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동물 보호위원회((FWC)는 이번 달 중 공원 일대에서 버마비단구렁이를 잡는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비단구렁이를 잡는 사람은 1500달러(약 160만원)의 상금을, 가장 큰 뱀을 잡은 이는 1000달러(약 100만원)의 상금을 각각 받게 된다고 한다. 한편 블런트 가족이 발견한 버마비단구렁이는 약 5.26m(17피트 7인치)로 측정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뱀의 해/육철수 논설위원

    한자문화권에서는 점성학·풍수지리학·사주학 등의 역학(易學)이 사람들의 실생활과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역학 가운데 오행(五行)의 기운을 살펴 개인사의 길흉을 알아보는 사주학은 전문가의 영역을 벗어나 뭇사람들의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해가 바뀌면 토정비결을 보거나, 날마다 신문 운세란을 살피는 일은 재미가 쏠쏠하다. 일진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좋으면 좋은 대로 기분이 상쾌하고, 나쁘면 나쁜 대로 경계의 마음을 다지기 때문이다. 사주의 바탕은 오행을 음양으로 나눈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다. 천간과 지지의 조합인 60갑자(甲子)를 활용해 태어난 연월일시(年月日時)를 따져 보면 어지간한 인생의 미래는 다 들어 있다. 운세와 운명이 이런 요소에 따라 달라진다니 믿어야 할지, 말지는 순전히 마음에 달린 일이다. 이런 분위기를 이용한 ‘띠 상술’도 활개를 친다. 이를테면 천간 가운데 갑을(甲乙)은 푸른색, 병정(丙丁)은 붉은색, 무기(戊己)는 노란색, 경신(庚辛)은 흰색, 임계(壬癸)는 검은색을 나타낸다. ‘황금돼지띠’ ‘백호띠’ ‘흑룡띠’ ‘흑사띠’ ‘백말띠’ 등은 바로 태어난 해의 천간에 의해 붙여진 것이다. 지난 2007년 정해년(丁亥年)은 몇백년 만에 오는 황금돼지띠라 해서 평년보다 4만명이나 더 태어났다. 원래는 ‘붉은 돼지’인데 중국인들이 붉은 것은 재물을 가져다 준다며 황금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오행에 ‘정해’는 ‘옥상토’여서 흙처럼 누런 황금색을 띠의 이름 앞에 갖다붙였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단순한 상술이었을 뿐인데, 산모들은 제왕절개까지 하면서 아이를 낳았다. 황금돼지띠 아이들은 유치원 입학 때부터 치열한 경쟁에 시달린다니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닌 것 같다. ‘백말띠 여자는 별나다’는 속설 탓에 말띠해엔 여자 아이의 탄생이 줄어든다는데, 진위를 떠나 ‘말(馬)이 웃을 일’ 아닌가. 올해는 뱀띠해(癸巳年), 그중에서 ‘검은 뱀(黑蛇)의 해’란다. 뱀에 대한 좋은 말도 많고 나쁜 말도 많지만, 역술가들은 뱀이 지혜롭고 불사(不死)·영생(永生)에다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이라고 입을 모은다. 뱀은 음양의 귀를 동시에 열어놓는다고도 한다. 그래서인지 뱀띠 인물 가운데는 지식과 지혜를 겸비해 두뇌가 명석하고, 한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파고드는 인재들이 적지 않다. 뱀이 희면 어떻고 검은들 또 어떠랴. 마침 나라에서 올해부터 국민 세금으로 무상보육도 시켜준다. 아무쪼록 튼튼하고 지혜로운 뱀띠 아기들이 올해엔 많이많이 태어났으면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13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젤리피시/조수경

    [2013 신춘문예-소설 당선작] 젤리피시/조수경

    분홍빛 바다가 출렁인다. 수심이 가장 깊은 곳에 토막 난 엉덩이가 바짝 엎드려 있다. 둥근 엉덩이 사이로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페니스들이 서 있다. 페니스들은 물살이 지나갈 때마다 일제히 부드럽게 흔들린다. 한쪽에서는 실리콘 가슴이 유두를 꼿꼿하게 세운 채 먹잇감을 찾고 있다. 위험을 감지한 듯, 무지개빛깔 콘돔 무리가 빠르게 헤엄쳐 지나간다. 나는 눈을 감는다. 바다 깊은 곳까지 파고든 햇빛을 향해 고개를 든다. 눈꺼풀을 투과한 빛이 안구를 따스하게 감싼다. 빛은 피부 속으로 스며들어 온몸에 뿌리내리고 있는 뼈마디를 녹인다. 몸이 점점 더 가벼워진다. 나는 분홍빛 바다를 부유한다. 나는 휠체어 바퀴를 탄력 있게 밀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휠체어를 미는 손에는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다. 방향을 틀 때마다 짧고 가느다란 두 다리가 하늘거렸다. 출입문이 열리며 사십대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의 얼굴 위로 분홍빛 조명이 물결처럼 흘러갔다. 나는 카운터 위에 달린 회전 조명등을 껐다. - 천천히 돌아보세요. 휠체어를 밀고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는 나를 남자의 시선이 뒤쫓았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남자의 시선이 진열대 쪽으로 튕겨 나갔다. 남자의 눈동자는 진열대에 놓인 성인 잡지와 DVD, 콘돔 상자와 딜도를 빠르게 훑으며 한 칸씩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줄리’ 앞에서 멈췄다. ‘줄리’는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이었다. 그것은 유명한 포르노 여배우가 자신의 성기를 직접 본떠 만든 것이었다. 남자는 ‘줄리’의 우윳빛 허리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허리부터 허벅지까지, 토막 난 몸뚱이를 쓰다듬던 남자는 여배우의 그곳을 구석구석 살피며 촉감을 확인했다. 남자의 턱관절이 점점 느슨해지며 입이 벌어졌다. 모니터 앞에서 바지를 내리고 앉아 있을 때도 남자는 저런 얼굴을 하고 있을까. 삼 개월 할부로 몸값을 치르고, 남자는 토막 난 연인을 끌어안은 채 가게 밖으로 사라졌다. 비록 신체 일부분이긴 하지만 남자는 매일 밤 포르노 스타와 밀애를 즐기게 될 것이었다. 이곳에 있는 상품 중 완전한 것은 없었다. 모두 분절된 신체기구뿐이었다. 발기된 페니스를 본뜬 고가의 바이브레이터, 살짝 벌어진 여자의 성기, 둥글고 탐스러운 엉덩이, 가슴 사이에 질이 달린 기형적인 기구까지 온통 토막 난 몸뚱이뿐이었다. 토막 난 몸뚱이들은 나와 제법 어울렸다. 아이처럼 작은 몸에 달린 성숙한 여자의 젖가슴, 근육이 잘 발달된 짧은 팔,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붙어 있는 가늘고 휘어진 다리는 몸통을 중심으로 하나로 이어져 있으나 각각 떨어져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법했다. 내 몸뚱이는 버려진 재료를 모아다가 아무렇게나 조립해 만든 결과물 같기도 했다. 나는 가끔 가게 안에 분해된 채로 진열된 내 몸뚱이를 상상해 보곤 했다. 오후 두 시. 노인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노인의 손에는 쟁반이 들려 있었다. 나는 카운터 뒤쪽에 있는 방문을 열었다. 노인은 방 안에 쟁반을 밀어 넣은 뒤 내 몸을 들어 올렸다. 가느다란 두 다리가 아무 의지도 없이 덜렁거렸다. 노인은 나를 방 안에 내려놓은 뒤 문지방에 걸터앉아 천천히 신발을 벗었다. - 오늘은 유난히 바빴어. 공영주차장 공사가 시작됐거든. 그쪽 인부들이 다 왔지 뭐야. 한동안 바쁘겠어. 노인은 안주인과 함께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동네 이름을 따서 지은 평범한 상호에, 따로 메뉴도 없이 그날그날 안주인이 만든 국과 반찬을 내는 식이었다. 그럼에도 주변에서 일하는 공업사 사람들 대부분이 노인의 식당을 찾았다. 젊은 시절, 노인은 이 근방에서 기계 다루는 일을 했다. 안주인은 노인이 일하는 곳 근처에 세를 얻어 식당을 열었다. 공업사와 공구상가가 밀집된 지역이었다. 식당은 벌이가 꽤 괜찮았다. 노인은 일을 그만두고 식당에서 안주인을 거들거나 상가로 배달을 다니곤 했다. 세를 얻어 식당을 차린 노인 부부는 이제 식당이 딸린 3층짜리 건물의 주인이 되었다. 내가 노인의 건물 2층에 세를 얻어 산 것도 벌써 6년째 접어들었다. 노인은 내가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게끔 화장실을 개조해 주었다. 노인이 아니었다면 가게를 시작할 엄두도 못 냈을 것이었다. 끼니때가 되면 노인은 식당에서 밥과 반찬을 챙겨다 주었다. 때로는 나를 안고 식당에 내려가기도 했다. 한창 바쁘게 손님을 치르고 난 안주인까지 함께 둘러앉아 늦은 점심을 먹을 때면 ‘가족’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공업사 사람들은 노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은 밥알을 씹으며 노인 같은 사람이야말로 선행상을 받아야 하는 거라고 말했다. 그때마다 노인은 쑥스럽게 웃으며 “딸자식 같아서…”라고 겸손하게 말하곤 했다. -갈치조림이야. 손님상에 내려고 만든 건 아니고… 며느리가 보낸 걸 내가 몇 토막 졸여 달라고 했지. 방으로 들어온 노인이 쟁반을 덮고 있던 신문지를 걷어냈다. 매콤한 갈치조림 냄새가 침샘을 자극했다. 노인은 손으로 갈치 한 토막을 집어 들고 몸통 양 옆에 박혀 있는 가시를 빼냈다. -이렇게 가시를 미리 빼두면 먹기 좋지. 갈비처럼 손에 들고 뜯어 먹기도 좋고. 양념장이 묻은 손가락을 입으로 빨며 노인이 말했다. 나는 젓가락을 들고 갈치 살을 발라냈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갈치는 꽤 먹음직스러웠다. 발라낸 살을 입안에 넣자마자 연약한 살점이 부서졌다. 그제야 허기가 밀려왔다. 자작자작한 국물에 뜨거운 밥을 비벼 입에 넣고,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무를 베어 먹었다. 노인은 남은 갈치 토막을 집어 들고 가시를 제거한 뒤 살점을 발라내 밥 위에 얹어 주었다. 살점을 씹고, 국물을 삼키는 나를 보며 노인은 기름으로 번들번들해진 손가락을 자꾸만 빨았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는 밥그릇 가장자리에 들러붙은 밥알을 떼어 냈다. 손톱으로 접시에 말라붙어 있는 갈치 비늘을 긁어냈다. 손톱 사이로 은빛 비늘이 반짝였다. 나는 신문지로 빈 그릇을 덮었다. 노인은 쟁반을 방 한쪽으로 밀어 놓았다. 나는 갈치 기름으로 얼룩진 신문지 귀퉁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손님이 올 거예요. -그래, 그래.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은 문지방에 걸터앉아 신발을 꿰신었다. -저녁 올려다 주마. 노인이 쟁반을 들고 일어서며 말했다. 나는 방 한쪽에 쌓아 놓은 상자더미 쪽으로 기어갔다. 어제 들어온 상품 몇 개를 새로 진열해 놓을 생각이었다. 상자더미 옆에는 계단식으로 만든 나무받침대가 있었다. 노인이 만들어 준 것이었다. 나는 받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다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가 보였다. 몸집이 큰 그는 사람들과 섞여 있어도 쉽게 눈에 띄었다. 식당에 내려가 밥을 먹을 때 그와 몇 번인가 눈이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선한 눈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마치 바다 속 포유류 같았다. 그가 맞은편에 위치한 자동차 공업사에서 일한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다. 그리고 공업사 2층에 딸린, 내 방에서 마주 보이는 방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곧 알게 되었다. 그 후로는 받침대에 올라갈 때마다 창밖을 내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작업을 마친 그는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툭툭 털어내고 동료들과 함께 공업사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맨 위에 올려져 있던 상자에서 ‘투 러버스’를 꺼냈다. 페니스 모형 두 개가 하나로 이어진 상품인데, 한쪽은 딱딱하고 다른 한쪽은 부드러운 질감을 하고 있는 기구였다. 이것은 마치 머리가 둘 달린 뱀처럼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튜브 걸’도 꺼냈다. 여체를 본뜬 비닐 튜브에 바람을 주입한 뒤, 성기 부분에 실리콘으로 제작한 질 모형을 끼워 넣고 사용하는 상품이었다. 모양이나 촉감은 ‘리얼 돌’에 못 미치지만 저렴한 가격이 ‘튜브 걸’의 장점이었다. 나는 두 개의 상품을 들고 가게로 나갔다. ‘투 러버스’를 딜도 옆에 나란히 진열해 놓은 뒤, 납작하게 눌린 ‘튜브 걸’의 몸에 숨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밋밋한 얼굴과 유두 없는 가슴이 조금씩 부풀어 올랐다. 흐느적거리던 비닐 다리에도 팽팽하게 공기가 차올랐다. 나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튜브 걸’의 다리를 벌리고 핑크빛 질을 끼워 넣은 뒤 무릎 위에 앉혔다. 공기처럼 가벼운 여인을 한 팔로 끌어안고 가게 중앙으로 휠체어를 밀었다. 나는 춤을 청하듯 정중하게 ‘튜브 걸’에게 손을 내밀었다. ‘튜브 걸’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나는 한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동그란 원을 그리듯 휠체어를 밀었다. 멀어질 듯 밀착되고, 흐느끼듯 가라앉다 이내 경쾌하게 튀어 오르던 춤. 오래전 영화에서 본 장면이 떠올랐다. 그때 흘러나왔던 연주곡을 흥얼거리며 나는 ‘튜브 걸’과 함께 가게 안을 빙글빙글 돌며 춤을 췄다. 누군가의 웃음소리를 듣고서야 나는 춤추기를 멈췄다. -제법인데. P공업사 사장 최 씨였다. 최 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가게를 찾아왔다. 최 씨는 나에게서 ‘튜브 걸’을 빼앗아간 뒤, 춤을 추는 시늉을 했다. 나는 ‘튜브 걸’을 거칠게 낚아채 한쪽에 세워 두고 가게 문을 잠갔다. -이쪽으로 오세요. 최 씨가 나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알코올로 기구를 닦아 내는 동안 최 씨는 양말과 바지, 그리고 팬티를 차례로 벗었다. 나는 최 씨 쪽으로 기구를 밀었다. 무릎을 세운 채 다리를 한껏 벌리고 있는, 여자의 하반신을 본뜬 기구였다. 최 씨는 내가 건넨 윤활제를 자신의 성기에 발랐다. -거기 있어. 네가 보고 있으면 더 흥분이 되거든. 이곳에 찾아오는 남자들 대부분이 내게 자신들의 행위를 지켜봐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나에게 섹스를 요구한 사람은 없었다. 기구가 아닌 진짜 여자와의 섹스를 원했다면 그들은 다른 곳에 갔을 것이었다. 대신 그들은 내가 여자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했다. 나는 남자들이 기구 안에 사정을 할 때까지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그들을 지켜보곤 했다. 때로는 기구에서 여자의 상반신이 자라나는 상상을 하거나, 기구처럼 남자들의 상반신이 사라지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일을 마친 최 씨가 기구에서 몸을 빼냈다. 나는 전기주전자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커피 잔에 인스턴트커피를 쏟아부었다. 황갈색 커피 알갱이가 잔 위로 우박처럼 떨어졌다. 하얀 프림이 쏟아지며 커피 알갱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입자가 고운 프림은 카리브 해의 모래를 닮았다. 카리브 해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해파리가 산다고 했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언젠가 TV에서 본 그 해파리의 이름을 천천히 발음해보았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는 성장과 퇴행을 무한히 반복한다고 했다. 생체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 1cm도 안 되는 이 작은 해파리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번식하며 전 세계 바다로 퍼져 나가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했다. 지구상에서 모든 생명체가 사라진다 해도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는 태고로부터 멀고 먼 미래까지, 끝없이 헤엄쳐 갈 것이었다. 바다를 가득 메운 영생불사의 생명체들이 나를 향해 일제히 헤엄쳐 오는 환영. 나는 몸을 떨었다. 아주 오래전, 나는 해파리였다. 뇌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흐물흐물한 두 다리는 내가 해파리의 삶을 살았다는 흔적기관으로 남아 있었다. 분출하는 법은 잊었지만, 여전히 분비되고 있는 독이 동맥을 타고 온몸으로 퍼지며 현기증이 일 때도 종종 있었다. 물이 끓었다. 나는 최 씨에게 커피를 건넸다. 뜨거운 커피를 후루룩 마시고 최 씨는 커피값을 기구 옆에 내려놓았다. 나는 해변에 누워 바다를 바라본다. 수평선 끝에 태양이 반쯤 걸려 있다. 태양은 바다 위로 황금빛 길을 만들고 있다. 황금빛 길을 따라 무언가 해변을 향해 헤엄쳐 오고 있다. 그것은 수면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계속해서 헤엄쳐 온다. 물살이 점점 거세진다. 하지만 나는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해변에 가까워지면서 그것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것은 검은 고래다. 고래와 나는 서로 마주 본다. 나는 고래의 등 위로 기어 올라간다. 고래의 등은 생각처럼 미끄럽지 않다. 그리고 따뜻하다. 나를 태우고 고래는 다시 바다로 헤엄친다. 내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고래는 수면 가까이에서 헤엄친다. 물살에 발등이 간지럽다. 낯설다. 나는 내 다리를 내려다본다. 길고 튼튼한 다리가 쭉 뻗어 있다. 나는 다리를 한껏 뻗어 물살을 가른다. 잠결에 쇠가 또 다른 쇠붙이 안으로 파고드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눈을 떴다. 철컥, 하고 가게 출입문이 열린 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다시 출입문이 슬며시 닫히는 소리, 쇠붙이가 돌아가며 문이 잠기는 소리가 이어졌다. 나는 어둠 속에서 눈을 뜬 채로 허공을 응시했다. 어둠 속에서는 귀가 예민해지는 법이었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 -벌써 잠이 든 게냐? 노인이었다. 나는 대답을 하는 대신 방문을 등지고 돌아누웠다. -저녁상 봐왔다. 불을 켜지도 않은 채, 노인은 방 한쪽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저녁은 먹고 자야지. 노인은 문지방에 걸터앉아 신발을 벗었다. -갈치찌개다. 남은 갈치 넣고 끓였는데 맛이 아주 개운하다. 노인이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오며 말했다. 노인이 등 뒤에서 나를 끌어 안았다. 노인의 손이 티셔츠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노인의 피부는 차갑고 거칠었다. 노인은 내 가슴을 성급하게 움켜쥐었다. 노인은 내 등 뒤에 바싹 붙어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물을 벗고 있는 커다란 곤충이 등 뒤에 매달려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멀리,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간간이 쇠를 자르는 날카로운 소리도 들려왔다. 공업사에서는 종종 야간까지 작업을 하곤 했다. 잠이 오지 않을 때면, 나는 어두운 방 안에 누워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쇠가 잘리는 소리는 비명소리 같았다. 그것이 쇠붙이에서 피 맛이 느껴지는 이유일 거라고 나는 생각했다. 나는 이불로 온몸을 꽁꽁 감싸고 누워 기계가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소리를 듣다 잠이 들곤 했다. 노인이 긴 숨을 토해냈다. 허물처럼 노인의 몸이 금방이라도 바스라질 것만 같았다. -입맛 없으면 뒀다가 아침에 데워 먹어라. 방문을 닫기 전, 노인이 말했다. 가게 문이 열리고 다시 닫힐 때까지 나는 어둠 속에 가만히 누워 있었다. 노인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난 뒤, 나는 기구를 소독하듯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 냈다.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배고픈 아기마냥 희미하게 울다가도 이내 앙칼진 비명을 질러댔다. 안주인은 또 잠에서 깨어났을 것이었다. 그녀는 평소에 전화벨이 울려도 못 들을 만큼 깊은 잠에 빠지는 편인데, 고양이 울음소리만 들리면 이상하게 잠에서 깨어난다며 투덜거리곤 했다.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다 보면 단순히 교미를 하고 있는 짐승이 아닌, 이제 막 성의 유희를 알게 된 계집 같다며 몸서리치기도 했다. 나는 노인이 두고 간 쟁반을 끌어당겼다. 밥공기를 거꾸로 들고 흔들었다. 차갑게 식은 밥덩이가 갈치찌개 위로 떨어졌다. 나는 그것을 비닐봉지 안에 담은 뒤 나무받침대 맨 위까지 기어 올라갔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응시했다. 캄캄한 골목길에서 몸집이 작은 고양이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나는 비닐봉지를 아래로 떨어뜨리고 비린내를 맡은 고양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곧 생명을 잉태할 어미 고양이에게는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요할 것이었다. 전봇대 아래 둥그런 물체가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마도 쓰레기더미일 것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고양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맞은편, 그가 살고 있는 방을 바라봤다. 불이 꺼져 있었다. 창문은 밤하늘보다 더 어두운 빛깔을 하고 있어 안쪽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낮에 본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자동차 보닛을 열고 부품을 교체하던 중이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육중한 부품들을 그는 날렵한 동작으로 들어내고 또 갈아 끼웠다. 그의 손을 거치고 나면 자동차는 매끄러운 엔진 소리를 냈다. 그는 무엇이든 고칠 수 있을 것이었다. 어쩌면 그는 내 몸을 고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괴한 모양으로 붙어 있는 팔과 다리를 몸통에서 분해한 뒤 정상적인 팔과 다리를 다시 이어 붙이고 조립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때, 그의 집 창가에 커다란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나는 재빨리 몸을 숨기며 받침대에서 기어 내려왔다. 안주인이 자꾸만 하품을 했다.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지난밤 잠을 설친 탓이었다. 투덜거리면서도 그녀는 손으로 열무를 집어 한 입 베어 물었다. 노인이 두부조림을 반으로 잘라 내 밥 위에 얹어 주었다. -양념장이 간간하니 입맛이 돌 게다. 나는 노인이 얹어 준 두부를 입안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 두부에 배어 있던 물기가 밥알 사이로 스며들었다. 노인은 배추김치를 손으로 찢어 밥 위에 올려 주고 코다리찜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주었다. 안주인이 열무를 집어 먹던 손을 앞치마에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을 먹으면서도 식당 출입문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안주인의 오랜 습관이었다. 곧 식당 문을 밀고 남자 몇몇이 들어왔다. 늦은 점심을 먹으러 온 사람들 중에 그가 있었다. 빈 테이블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는 나와 마주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안주인이 부엌에 들어가 국을 데우는 동안, 노인은 밑반찬을 가져다 날랐다. 나는 밥알을 씹으며 그를 바라봤다. 그는 코다리찜을 한입에 넣고 씹다가 입을 우물거리며 가시를 뱉어냈다. 그의 젓가락은 계란말이를 자주 집어 들었다. 그는 국그릇을 한 손으로 들고 후루룩 국물을 삼켰다. 콧등에 땀이 맺히자 손등으로 스윽 닦아냈다. 숟가락질 서너 번 만에 그는 밥 한 공기를 비웠다. 나는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물로 입가심을 하던 그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고개를 돌렸다. 노인이 맞은편 자리로 와 앉았다. -다 먹은 게냐? 노인이 물었다. 노인 뒤로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노인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인이 나를 안으려는데,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올려다 줄게요. 그가 노인에게 말했다. 노인 옆에 서자 그의 몸집은 더 커보였다. 노인은 그와 내 얼굴을 번갈아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뒤로 물러섰다. 그가 나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는 나를 안은 채로 식당 문을 열고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그의 새끼손가락이 내 가슴에 아슬아슬하게 닿아 있었다. 나는 그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콧날에서 인중으로, 인중에서 다시 윗입술로 이어지는 선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윗입술에 비해 아랫입술이 들어가 있고 아래턱이 짧아 그는 고집 있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휠체어에 나를 내려놓았다. 그의 목덜미가 내 얼굴에 닿을 듯했다. 그는 후, 하고 숨을 짧게 내뱉었다. 그는 물건을 사러 온 손님처럼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나는 휠체어를 밀고 카운터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나를 돌아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뭐 좀 마실래요? 내가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에게 들어오라는 시늉을 하고 방문을 열었다. 방바닥에는 포장하려고 꺼내 놓은 상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 주문량이 나날이 늘고 있었다. 나는 상품들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그가 앉을 자리를 만들었다. 방에 들어온 그는 바지주머니에 손을 반쯤 찔러 넣고 머뭇거렸다. 방바닥에 앉아서 바라보니 그는 더욱 커 보였다. 엉거주춤하게 선 자세로 방안을 휘휘 둘러보던 그가 갑자기 창가로 걸어갔다. -내 방이 마주보이는군요. 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는 정말 모르고 있었던 걸까. -저기가, 그가 손을 쭉 뻗으며 맞은편을 가리켰다. -내 방이거든요. 그가 천진하게 웃었다. 방바닥에 앉아 있는 나는 창문 너머 그의 집을 볼 수가 없었다. 그제야 눈치 챈 듯, 순식간에 그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는 창문 앞에 놓인 나무받침대를 흘끗 쳐다보고 내 옆에 와 앉았다. 나는 전기주전자 쪽으로 몸을 끌었다.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손을 짚은 곳까지 엉덩이를 끌어당겼다. 작고 가느다란 두 다리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꼬리처럼 흐물흐물 따라왔다. 그가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몸이 더 무거워졌다. 전기주전자에 물이 끓는 동안 그는 주문 목록을 집어 들고 천천히 훑어봤다. 상품명을 일일이 소리 내어 읽다가 그는 중간중간 주변을 돌아보며 해당 상품을 찾아보기도 했다. 이름만으로는 도무지 어떤 상품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내가 커피를 건네고 나서야 그는 주문 목록이 적힌 종이를 내려놓았다. 나는 바닥에 늘어놓은 상품들 중 딜도를 손에 쥐었다. 나는 익숙한 솜씨로 딜도를 포장해 상자에 넣었다. 사은품으로 지급하는 콘돔 두 개도 빠뜨리지 않았다. 상자를 테이프로 봉한 뒤 나는 ‘식스팩맨’을 끌어당겼다. 탄탄한 복근부터 허벅지까지 만들어놓은 것으로 ‘초콜릿 복근’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출시된 상품이었다. ‘식스팩맨’을 개발한 회사에서 상품을 광고할 때 내건 문구는 ‘지금은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이었다. 광고 문구를 읽을 때마다 나는 구시대의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곤 했다. 나는 레즈비언 커플을 위한 기구를 포장했다. 벨트를 허리에 두르면 여자도 남자의 성기를 몸에 지닐 수 있었다. 내가 상품을 포장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그가 여자의 엉덩이를 본뜬 상품을 집어 들었다. 그는 내 손놀림을 곁눈질해가며 여자의 엉덩이를 포장했다. 엉덩이를 움켜쥐는 그의 손등 위로 핏줄이 일어섰다. 나는 페니스 모형을 말아 쥐었다. 불끈 튀어나온 핏줄까지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상품이었다. 그의 시선이 느껴져 손의 감각이 예민해졌다. 나는 페니스를 더욱 세게 말아 쥐었다. 그는 포장한 엉덩이를 상자에 넣고, 이번에는 실리콘 가슴 모형을 끌어당겼다. 그의 커다란 손 안에 한쪽 가슴이 가득 찼다. 그의 시선이 내 가슴 쪽으로 옮겨 왔다. 순간, 아랫도리에 더운 피가 고여 들었다. 나는 실리콘 가슴을 움켜쥐고 있는 그의 손을 끌어다 내 가슴에 가져다댔다. 잠시 멈칫했던 그의 손이 이내 옷 속을 파고 들었다. 나는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다. 두 개의 다리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가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옷 속을 파고든 그의 손이 몸의 굴곡을 따라 느리게 움직였다. 온기가 지나간 자리에 소름이 돋아났다. 가슴과 배꼽 위에 차례로 머물던 따스한 기운이 순간 사라졌다. 그가 치마를 거칠게 잡아끌었다. 나는 그의 손을 다급하게 막았다. -일 끝내고, 나는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빛이 한창 쏟아지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짧고 가느다란 다리가 여과 없이 보일 터였다. 다리를 보게 되면 햇볕에 말라죽은 강장동물의 사체라도 발견한 듯, 그의 눈은 경멸로 가득해질 것이었다. -밤에 다시 와줄래요? 그가 내게서 몸을 뗐다. 그는 몸의 열기를 빼내듯, 숨을 길게 내뱉고 일어났다. 포장이 끝난 상자 몇 개를 한쪽에 쌓아 두고 그는 방에서 나갔다. 오후 일곱 시. 나는 딜도를 크기별로 보기 좋게 정리했다. DVD를 진열해 놓은 선반을 손바닥으로 쓸어 보니 먼지가 묻어났다. 물티슈를 뽑아 선반에 쌓인 먼지를 닦아냈다. 내친김에 다른 진열장에 쌓여 있는 먼지도 닦았다. 출입문 손잡이 부분은 늘 손님들의 지문으로 얼룩져 있었다. 나는 물티슈를 한 장 더 뽑아서 손잡이 부분을 닦았다. 휠체어를 뒤로 밀어 얼룩이 남은 곳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펴봤다. 카운터 주변까지 정리를 마치고 나는 방으로 들어갔다. 택배기사가 상자를 수거해 가고 난 뒤에 방안을 쓸고 걸레질까지 했지만, 나는 물티슈로 방바닥을 한 번 더 훔쳐 냈다. 가지런히 개어 놓은 이불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았다. 노인의 냄새가 남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불 귀퉁이에 향수를 살짝 뿌려두고 나서야 나는 안심했다. 욕실 문을 열고 쓰윽 훑어봤다. 거울도, 세면대도, 바닥도 모두 말끔했다. 세면대 옆에 걸어둔 수건이 낡아 보였다. 나는 서랍장을 열고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수건을 찾아 욕실에 새로 걸어 두었다. 그가 퇴근할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카운터 서랍을 열고 화장품을 꺼냈다. 파우더 퍼프를 두드려 이마와 콧등의 기름기를 지웠다. 턱을 살며시 들고 마스카라를 덧발랐다. 손거울 안에 들어있는 여자의 얼굴이 제법 도도해 보였다. 나는 턱을 든 채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움직여 보기도 하고 입 꼬리를 올려 웃어 보기도 하다가 키스를 기다리는 여자처럼 입술에 긴장을 풀었다. 거울을 끌어당기고 살짝 벌어진 입술 안을 들여다보았다. 세상을 향해 처음 속살을 내보인 패류(貝類)처럼 나는 재빨리 입술을 닫았다. 계단을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카운터 서랍을 급히 닫고 미리 띄워 놓은 인터넷 쇼핑몰 창을 들여다보며 주문량을 확인했다. 문이 열리며 발자국 소리가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제야 모니터 너머로 고개를 빼고 출입문 쪽을 바라봤다. 노인이었다. -문 닫고 내려가서 저녁 먹자. 일곱 시 사십 분. 평소대로라면 벌써 가게 문을 닫았을 시간이었다. -손님이 올 거예요. 나는 다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노인은 내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다 출입문 밖으로 나갔다. 노인의 발자국 소리가 희미해지자 나는 가게에 불을 켜둔 채 방문을 열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이미 어두웠다. 아직 일이 끝나지 않은 걸까. 나는 상체를 숙여 손으로 방바닥을 짚고 엉덩이를 끌어내렸다. 쿵, 소리가 났지만 이 정도 충격에는 이미 단련되어 있었다. 나는 어두운 방안을 기어갔다. 방바닥에 가로등 불빛이 창문 모양으로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나는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은 나무받침대를 한 칸씩 올라갔다. 팔 근육은 웬만한 성인 남자보다 더 굵고 튼튼했다. 창밖으로 그의 방 창문이 보였다. 불이 꺼져 있었다. 공업사에는 불이 켜져 있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빠른 속도로 나무받침대를 내려왔다. 휠체어에 올라타고 카운터로 나갔다. 모니터에 인터넷 쇼핑몰 창을 띄워 놓은 채, 나는 가끔씩 출입문 쪽을 바라봤다. 배송해야 할 상품목록을 정리하고, 제조사에서 보낸 신상품 카탈로그를 살펴봤다.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어느덧 아홉 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어두운 방안을 기어 나무받침대 위로 올라갔다. 그의 방 창문이 보였다. 불이 켜져 있었다. 나는 창가에 바짝 붙어 그의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나무 책상이 보였고 침대 모서리가 보였다. 멀리서 자동차가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지나갔다. 소리는 점점 멀어지다 사라졌다. 침대 모서리 밖으로 하얀 다리가 튀어나왔다. 창틀에 가려져 다리의 일부만 보였지만 그의 것은 아니었다. 나는 황급히 몸을 돌려 벽에 등을 기댔다. 나는 침을 삼켰다. 나는 다시 몸을 낮추고 창밖을 내다봤다. 하얀 다리 사이로 그의 커다란 몸뚱이가 보였다. 하얀 다리가 그의 허리를 감쌌다. 곧은 뼈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탄력 넘치는 근육. 근육이 움직이며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곡선. 관절의 거칠고도 부드러운 움직임. 실리콘도, 비닐 튜브도 아닌 살아 있는 다리. 만져 보고 싶었다. 나는 카운터 위에 달린 회전 조명등을 켰다. 꼿꼿이 서 있는 딜도와 납작하게 웅크리고 있는 엉덩이 위로 분홍빛이 내려앉았다. 휠체어를 밀고 가게 안을 둘러봤다. 나는 포르노 스타의 토막 난 몸뚱이 앞에서 멈췄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질을 가지고 있는 포르노 스타 옆에는 실리콘 가슴이 누워 있었다. 나는 계속 가게 안을 둘러봤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자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성인 잡지에서 종종 봤으나 이름이 기억나지는 않았다. 나는 잡지를 집어 들고 휠체어를 밀었다. 나는 여자의 얼굴이 크게 인쇄된 면을 찾아 방바닥 한가운데에 잡지를 펼쳐 놓았다. 그 아래로 실리콘 가슴을 가져다 놓았다. 나는 다시 포르노 스타의 토막 난 은밀한 부위, 그리고 여자의 다리를 본뜬 쿠션을 차례로 가져다 놓았다. 나는 내가 창조해 낸 여자 옆에 나란히 누웠다. 카리브 해의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여자와 나는 백사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분홍빛 파도가 밀려와 여자와 내 몸을 적신다. 여자의 분절된 몸이 하나로 이어진다. 여자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운다. 한 걸음씩 발을 내딛다 여자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전라의 아름다운 육신이 부드럽게 출렁인다. 여자는 춤을 추며 내게 다가온다.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여자는 주문을 외우고 섬세한 손길로 내 다리를 쓰다듬는다. 숨을 불어넣은 ‘튜브 걸’처럼 가늘고 휘어진 두 다리가 조금씩 부풀어 오르며 감각이 되살아난다. 탐스럽게 살이 오른 두 다리가 공중으로 뜨기 시작한다. 다리와 함께 내 몸도 붕 떠오른다. 내 몸은 분홍빛 바다 위를 떠다닌다. 따스한 물결이 몸을 부드럽게 감싼다. 투명한 몸에서 빛을 발하는 해파리들이 바다 깊은 곳에서 하나둘씩 떠올라 해면을 부유한다. 해파리들이 헤엄쳐와 내 몸을 핥듯이 뒤덮는다. 목을 감싸고 가슴 위로 미끄러지고 내 몸 안을 깊숙이 파고든다. 태양과 바다가 맞닿은 곳을 향해 나는 해파리들과 함께 헤엄친다. [당선소감] 연인이 세상 떠난 벼랑끝, 거짓말 같은 일이… 거짓말 같은 일이었다. 삼류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쏟아졌고, 나의 연인은 세상을 떠났다. 감당이 되지 않는 시간이었다. 이쪽이 아닌, 저쪽 세상을 바라보던 시간이었다. ‘나’도 잃고 ‘언어’도 잃은 시간이었다. 두려웠다. 벼랑 끝에서, 당선 소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다. 정말, 거짓말 같은 일이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달려가며 세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느리게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고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 나는 후자 쪽을 꿈꾼다. 어릴 때부터 꿈은 하나였고,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언제나 명확했다. 내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언제나 삶의 사각지대였고, 나는 그것을 문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이제, 간신히 ‘입장권’을 받은 기분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글. 그림. 여행. 세상 구경 실컷 하고, 아이들, 동물들과 사랑을 나누는 삶.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글’의 힘을, 나는 믿는다. 늦게 출발한 만큼 더 열심히 쓸 것이다. 제게 ‘숨’인 소중한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좌뇌를 물려주신 아빠, 우뇌를 물려주신 엄마, 가장 소중한 우리 가족, 사랑합니다. 등단하면 찾아뵙겠다며 지금껏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어요. 조해룡 교수님, 곧 찾아뵐게요. 대모님을 비롯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많은 분, 믿고 응원해 준 친구들, 특히 집 밖에 나가지 않는 나를 위해 식량과 각종 영양제를 배달해 준 재경양, 모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던 모습 그대로, 내 안에 영원히 방부 보존되어 있을 당신, 그곳에서 늘 지켜봐 주세요. ■약력 ▲1980년생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 현재 SBS 라디오 작가 [심사평] 인간의 깊은 내부세계 들여다보는 문제작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전통적으로 좋은 작품, 좋은 작가를 새롭게 배출하는 자리로 알려져 왔다. 최근 이은선, 차현지, 김가경과 같은 재능 있는 작가들을 문단에 새로 내놓았고 이들은 이미 활발한 문단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힘센’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주인공은 과연 누구일까. 본심을 맡으면서 우리는 비상한 관심과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었다.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들은 모두 열두 작품 정도. 생각보다 많은 예심 통과작은 심사위원들로 하여금 시간적으로도, 마음 씀씀이로도 쉽지 않은 일을 하도록 했다. 두 사람이 미리 배송해 받은 예심 통과작을 읽고 그 가운데 몇 편을 추려 꺼내 놓은 후보작은, 한 사람은 두 편, 다른 한 사람은 네 편. 공교롭게도 한 사람의 네 편 가운데 다른 사람의 두 편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그 두 편의 제목은 조수경의 ‘젤리피시’와 이완의 ‘아빠의 네트워크’. 두 작품 모두 나무랄 데 없는 수작이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 ‘아빠의 네트워크’는 아들의 시선으로 아버지의 세계를 조명한 독특한 작품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작중 화자의 시각이나 생각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녹록지 않은 생활을 이어 가는 인물들 모두의 삶에 흐르는 생기나 활력은 이 소설의 작가가 성숙한 세계인식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수경의 ‘젤리피시’는 어떻게 보면 더 독특하면서도 문제적인 생각을 전달하는 것 같다. 성인용품 판매점에서 일하는 고독한 장애 여성의 시점을 취한 것은 이 작품을 쓴 사람이 세태와 시류를 예민하게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단순한 유행감각의 소산이 아니다. 이 작가는 인간의 깊은 내부 세계를 들여다보는 안목을 갖추었다. 또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묘사 능력도 탁월했다. 심사위원들은 고심 끝에 조수경의 ‘젤리피시’를 당선작으로 올렸다. 문제작을 당선작으로 올린 것에 만족한다. 조수경에게 축하드리며 정진을 당부한다. 이완은 이것으로 낙심하지 말고 힘내시길.
  • [열린세상] 요동치는 동아시아, 계사년의 권력 방정식/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요동치는 동아시아, 계사년의 권력 방정식/민병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한 해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권력구조가 요동친 해였다. 연중 계속된 정치 캠페인은 새누리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 한국형 복지라는 여러 경제공약의 실천뿐 아니라 사회갈등을 봉합하는 정치적 과제도 떠안고 있다. 상반기의 총선에 이어 연말 대선을 치르면서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후유증을 앓고 있다. 새로운 민심의 표출에 적응하기 위한 정치적 이합집산과 구조조정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다. 2013년의 한국정치는 연초부터 어수선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 변화도 극적으로 전개된 한 해였다. 일찌감치 재집권을 노려오던 러시아의 푸틴체제가 공식 출범하였고, 미국에서도 오바마 행정부가 한 차례 집권을 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권력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새롭게 시진핑 체제가 자리를 잡았고, 일본인들은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아베 내각을 출범시켰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정치적 변화가 이처럼 짧은 기간 내에 한꺼번에 일어난 것도 매우 드문 현상이다. 여기에 더해서 지난 1년 동안 김정은 체제가 권력다툼의 우려 속에서 불안하게 지속되어온 것도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권력구조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남북한 대화 채널이 막히고 주변 국가들과의 교류가 끊어진 상황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재개 움직임은 분명 한반도 상공에 먹구름을 드릴 공산이 크다. 어떻게든지 남북한 사이에, 그리고 동아시아 당사국들 사이에 평화와 안정을 확보해야 하는 무거운 부담이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권력구조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지 그 수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새로운 권력경쟁의 판이 짜이면서 확실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내다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강력한 러시아의 부흥을 외치면서 자원민족주의를 부각시키는 푸틴뿐만 아니라 경제발전을 지속시키면서 중화 부흥을 외치고 주변국과의 영토분쟁도 마다하지 않는 시진핑의 중국은 기존의 세력균형 구도를 계속 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하여 과거사문제와 영토분쟁 등 현안에서 더욱 극우성향을 보이는 정부를 선택한 일본은 군사적 재무장을 위한 헌법 개정까지 부르짖고 있다. 동아시아의 권력구조 개편은 특히 두 가지 점에서 눈에 띈다. 첫째는 이 지역에서 헤게모니를 행사해 오던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수정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정주의 성향의 국가가 많아질수록 정세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은 어떤 식으로든 기존 헤게모니 국가와 충돌하거나 자신들끼리 경쟁하면서 권력구도를 뒤흔들 것이다. 큰 나라들 사이에 권력다툼이 격화되면 작은 나라들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말하자면 어떤 강대국과 가깝게 지낼 것인지 ‘편승’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이는 곧 동맹의 대상이 바뀔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둘째는 동아시아 주변 강대국의 정치적 변화가 모두 국내사회의 강력한 요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 정치적 결과가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그대로 반영하는 속성을 더욱 강하게 띠게 된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유지해온 엘리트주의적 외교와 이데올로기적 동맹관계를 넘어 훨씬 더 복잡한 국내정치로부터 영향을 받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러시아·중국·일본 모두 우경화된 정부 또는 보수주의적 성향의 정부를 선택했으며, 미국과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동아시아의 이런 정치적 변화는 지금까지 이어왔던 어떤 구도보다도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수정주의 성향이 가속화되고 내재성의 논리가 강해지는 동아시아 정치구도는 올 한 해 주변 정세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그만큼 지금의 동아시아 국제관계는 단순한 확신이나 어설픈 계산으로 풀어낼 수 없는 복잡한 방정식을 우리 앞에 던져주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선거를 위한 정치적 경쟁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는 요동치는 동아시아 권력 방정식을 풀기 위한 지혜를 모을 때이다. 뱀의 해, 뱀의 명민함을 닮은 정치를 기대해 본다.
  • [2013 캘린더] 韓·美·中 그리고 중동, 최고권력 교체… 국제정치 격변

    [2013 캘린더] 韓·美·中 그리고 중동, 최고권력 교체… 국제정치 격변

    2013년은 뱀의 해다. 허물을 벗는 뱀은 신화에서는 거듭나는 재생과 치유를 상징한다. 1월 미국 첫 흑인 재선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를 시작으로 2월에는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당선인, 3월에는 중국 5세대 지도자인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가 각각 국가 수반 자리에 오른다. ‘아랍의 봄’ 진원지인 튀니지, ‘중동의 라이벌’ 이스라엘과 이란에서도 각각 중요한 선거가 실시된다. 변화의 새 바람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새해의 국내외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주요 사건과 일정을 그래픽과 함께 정리한다.
  • 뱀처럼 솟아오르는 해… 비상하라 대한민국

    뱀처럼 솟아오르는 해… 비상하라 대한민국

    계사년(癸巳年) 뱀띠 해가 밝았다. 뱀은 재산과 복을 지키는 영물이자 허물을 벗을 때마다 다시 태어나는 불사와 재생의 상징이다. 저 멀리 지평선을 박차고 올라 창공으로 솟는 태양의 황금빛 궤적이 뱀의 힘찬 도약을 연상시킨다.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 모두 한층 더 높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촬영한 일출. 오전 7시 40분부터 2시간 40분 동안 30초 간격 촬영 후 합성>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동·서양 문화속의 뱀] 혐오스럽고 차가운 외모에 선입견… 신화 속 지혜의 상징·불사의 존재랍니다

    [동·서양 문화속의 뱀] 혐오스럽고 차가운 외모에 선입견… 신화 속 지혜의 상징·불사의 존재랍니다

    저, 나름 요즘 트렌드 ‘갑’입니다. 얼굴은 날렵하게 쭉 빠진 것이 딱 V라인입니다. 몸매는 언제든 요염하게 S라인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매혹적이었으면 저를 본떴다면서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어쩌면 하나같이 허리를 배배 꼰 것들일까요. 그런데 다들 별 감흥이 없는 표정이시군요. 아차, 제목과 이미지를 먼저 보셨겠군요. 그래서 그렇게 다들 뱀눈을 하고 절 쳐다보고 계셨군요. V라인? S라인? 웃기고 있네. 저 Y라인 혓바닥으로 대체 무슨 요사스러운 말을 하고 있는 거야 하면서요. 사랑해 달라고는 안 할게요. 그래도 억울한 거는 알아주세요. 전 늘 그냥 이랬거든요. 뱀눈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 눈엔 눈꺼풀이 없고 투명한 비늘만 덮여 있는 데다 시력도 아주 약해요. 그러니 늘 한 방향으로 열심히 봐야 합니다.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는 세상, 그렇게 두 눈 똑똑히 뜨고 있어봤자 5m 정도 앞만 보고 삽니다. 눈의 조건이 달라 그런 건데, 열심히 바라보는 걸 두고 꼬나본다 그러시면 섭섭합니다. 거기다 우린 귀도 안 좋다고요. 겉귀, 가운데귀 없이 속귀만 있거든요. 그래서 공기의 파동인 음파는 거의 못 느낍니다. 피리 소리에 맞춰 야들야들 춤추는 걸 봤는데 무슨 소리냐고요? 고백하자면 피리 소리에 몸을 맡긴 게 아니라 상대방 움직임을 본 겁니다. 그 길쭉한 것에서 소리가 나왔다는 소리조차 알아듣기 힘든 소리일 뿐입니다. 그 대신 땅에서 나오는 희미한 진동만큼은 귀로 기막히게 느낄 수 있답니다. 다가오고 멀어지고, 방향을 저리 틀고 이리 틀고 하는 그 느낌만큼은 귀신같이 알아듣는 답니다. 눈도 귀도 신통치 않으니 혓바닥이 Y라인이 된 겁니다. ‘야콥슨 기관’이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코의 이중대쯤 되는데 공기 중의 미세한 냄새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입니다. 이게 입안에 있으니 혀를 열심히 날름거리면서 바깥 정보를 전달해줘야죠. 먹을 것은 어딨는지, 나를 해칠 동물이 혹시 가까이 와있는 건 아닌지, 혹시 제 피앙세가 저기 있는 건 아닌지…. 잊지 마세요. 당신네 사람들도 야생에 던져지면 가장 발달하고 예민해지는 감각이 후각이란 걸요. 야생이란 그런 겁니다. 그렇다고 날름대는 Y라인 혓바닥을 두고 고상한 품격이 느껴진다고 말해주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만. 잽싸게 다가와서 독이빨로 확 물고 가지 않느냐고요? 에이, 그런 건 우리 세계에서는 먹고 살려다 보면 한가지씩 다 있는 부분이지요. 너무 야멸차게 굴지 마세요. 솔직히 다큐 같은 곳에서 눈길을 끌기 위해 당신네 사람들이 너무 과장한 부분도 있어요. LA레이커스에서 뛰는 NBA 농구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별명이 아프리카에 사는 뱀 이름을 따서 ‘블랙 맘바’더군요. 아주 유능한 공격수니까 뱀 중에서도 가장 독하고 빠르다는 블랙 맘바에다 비유한 거겠죠. 그럼에도 자꾸 절 가지고 뭐라 그러는 걸 보면, 저 은근하고 알싸한 반전 매력 같은 게 있나 봐요. 오죽했으면 서정주 시인이 이런 얘길 했더라고요.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 사향 방초 길 저 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 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 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쫓아내려고 돌팔매질 했을까요, 아니면 너무 따라다니고 싶어 그런 핑계를 대야만 했을까요. 인기, 그거 겪어보면 알겠지만 좀 피곤한 데가 있어요. 그래서 나다닐 때 되도록 조용히 나다닌 답니다. 배를 땅에 딱 붙여서 스르륵 왔다 사라지고, 어느날 허물만 남긴 채 새로운 모습으로 변한 뒤 사라져 버리고, 기나긴 겨울이 오면 땅 속으로 스며들어 사라져줍니다. 그땐 몰랐어요. 이게 더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될지는. 아이돌이 신비주의 전략을 쓴 것도 그 때문이었나봐요. 전 그냥 쿨했을 뿐인데, 당신네 사람들은 제가 무슨 부활, 재생, 숨겨놓은 어떤 비결, 지혜 이런 것의 아이콘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말한 ‘파르마콘’이란 표현이 우리에겐 딱인거 같아요. 약이면서 독인, 독이면서 약인 묘한 경계의 상태. 절체절명의 순간, 삼키기도 뱉기도 모호한 존재.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오가는 우리와 비슷하잖아요. 괜한 말 아니에요. 궁합 볼 때 흔히 뱀띠와 소띠가 어울린다고들 말씀하시잖아요. 그게 왜 그런 줄 아세요. 탁 물어서 독을 쏘아주는 게 다른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소에게는 은근히 몸을 데워주고 활성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서 그렇다잖아요. 서양도 마찬가지예요. 고대 그리스 의술의 신은 아스클레피오스예요. 이 사람 상징이 뭔 줄 아세요? 휘휘 뱀 한 마리가 감아 올라간 지팡이에요. 잿더미에서 구원받은 사람이라 허물 벗는 우리가 친근했나봐요. 지금도 이 지팡이는 세계보건기구(WHO)나 군의관 휘장의 상징물로 쓰인 답니다. 병원이나 약국을 뜻하는 상징이기도 하고요. 독 품은 뱀이 치료의 상징이라니 재밌지 않나요. 더 피곤한 건 절 자꾸 당신네 인간들이 만든 문명의 상징으로 치켜세운다는 겁니다. 그리스신화에서 헤르메스는 지혜의 상징이죠. 그의 상징은 뱀 두 마리가 몸을 꼰 지팡이, 카두케우스지요. 창세기도 생각해보세요. 나쁜 뱀이 꼬드겼다는 일방적 주장만 빼면, 결국 뱀으로 인해 마침내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겁니다. 동양의 창세기인 여와와 복희 얘기는 더 직설적이에요. 이들의 모습은 아예 ‘교사’(交蛇)로 묘사되어 있어요. 얼굴과 상반신 정도만 당신네 사람 형상이고, 그 아래는 우리 형상이지요. 그것도 여와와 복희가 배를 맞대고 꼬리를 끝까지 뱅뱅 서로 말고 있는 모습, 그러니까 교(交)하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둔 거지요. 그런데 잘 보세요. 여와와 복희가 들고 있는 게 대개는 가위, 줄자, 컴퍼스처럼 당신들의 문명을 상징하는 도구들이에요. 진정한 세상의 시작, 문명의 생성은 우리 덕분이라나요.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도 위태로울 때면 우리의 도움을 받았어요. 아테네 왕 에릭토니오스라는 사람이 있어요. 지혜의 신 아테나의 아들이죠. 그 시대의 지혜가 뭐였겠어요. 전쟁과 무기였죠. 쇠를 주무르고 새로운 전차 같은 걸 만들어내고 하는 그런 기술들이 바로 인간의 문명인 거죠. 그렇게 신출귀몰하는 에릭토니오스를 두고 전쟁터에서 뱀처럼 스르르륵 다닌다더라, 태어났을 때 아예 하반신이 뱀이었다더라, 성인이 돼서도 늘 뱀이 그의 곁을 지켜준다더라 하는 말들이 따라다녔지요. 우리나라도 그래요. 신라 경문왕,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얘기로 유명한 그 왕이지요. 삼국유사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경문왕의 침전에는 저녁마다 무수한 뱀들이 모여들므로, 궁인들이 놀라고 무서워서 쫓아내려고 했다. 그러나 왕은 ‘나는 뱀이 없으면 편안히 자지 못하니 금하지 말라’고 했다. 왕이 잘 때는 뱀이 혀를 내밀고 왕의 가슴을 덮어줬다.” 우리를 이불 삼아 잤다는 것인데, 이게 즉위 초기 불안했던 경문왕의 정치적 상황을 나타낸다는 해석이 따라붙어요. 정민 한양대 교수는 왕의 배를 덮은 건 뱀이 아니라 왕의 혀라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어쨌든 중요한 점은 뱀이 수호신 역할을 했다는 거죠. 저로선 이런 상황이 참 곤혹스러워요. 미워하는 듯 치켜세워 주시니 말이에요. 그래도 전 착하니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제 능력 빌려 드릴게요. 잊지는 마세요. 저는 약이기도 한 독, 독이기도 한 약, 매혹적인 파르마콘이라는 걸. 그걸 얼마나 적당하게 잘 쓰느냐는 바로 당신네 인간들의 지혜에 달렸겠죠. 2013 계사년 한번 도전해 보세요.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수출과 내수의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 /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수출과 내수의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 /오영석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내일이면 계사(癸巳)년 새해가 밝는다. 2월에는 신정부가 출범한다. 뱀은 성장하면서 허물을 벗는다는 점에서 재생과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저성장과 일자리 부족의 악순환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가 성장잠재력 확충과 일자리 창출 간 선순환 구조로 부활하려면 각 부문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우리 경제의 ‘고용 없는 성장’은 주로 제조업에 해당하는 얘기다. 기술 진보와 세계화의 영향 때문이다. 인적자본 집약적 부문에서 고용이 늘어나면 다른 부문에서 고용이 줄어든다. 제조업은 그 자체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최근 발간된 산업연구원의 국제세미나 보고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새로운 산업발전 전략’(이하 데이터는 동자료 참조)에 의하면, 2010년에 제조업의 간접 일자리 창출 효과는 직접 효과의 약 2.9배에 달했다. 제조업에서 1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 다른 부문에서 2.9개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유발된다는 얘기다. 또 제조업에서 창출되는 높은 소득은 서비스업의 수요 및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제조업, 특히 대기업은 생산구조 고도화를 가져오는 방향의 기술혁신과 투자 확대를 통해 높은 생산성을 창출하고 이를 서비스업에 전파하는 시스템적 역할에 진력해야 한다. 서비스업은 ‘생산성 없는 고용 확대’를 경험해 왔다. 우리나라 서비스업은 그간 고용흡수형 성장을 지속해 온 결과 경제 전체의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선진국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노동생산성은 미국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서비스업의 부가가치 창출력, 특히 임금이 낮은 것이다. 서비스업 안에서 부가가치 및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수출산업화를 통한 총수요 확대가 필요하다. 서비스를 소비할 구매력이 부족하다면 외국인의 구매력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고부가가치 서비스 분야에서 내·외국인의 구매력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불합리한 진입 규제를 완화·철폐하고, ‘맞춤형 투자·연구개발(R&D)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경쟁력과 공급능력을 높여야 한다. 제조업은 수출을, 서비스업은 내수를 대표하는 산업 부문이다.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명/10억원)는 1995~2009년 기간에 빠른 생산성 향상 등으로 인해 58.2% 하락하여 내수의 하락 폭을 상회했고, 그 수준도 낮았다. 그럼에도 수출은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져 수출로 유발된 취업자 수는 내수보다 컸다. 특히 2005~2009년 기간에 서비스 수출로 유발된 일자리 창출은 58만명으로 제조업 40만명보다 컸다는 점은 서비스 수출의 일자리 창출 잠재력을 말해준다. 내수의 일자리 창출 부진은 내수 부진 자체에 원인이 있다. 세계 경기 침체기에 기업, 특히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이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중소기업 사업영역과 중복되지 않고 수출 및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높은 유망 서비스 분야의 규제 완화를 통해 대기업과 외국인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매력적인 직장으로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1998~2010년 기간에 대기업 고용은 17만명 줄어들고, 중소기업 고용은 저임금·비정규직이 확대되면서 57만명 늘어났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은 1995년 64.3%에서 2009년에는 50.1%로 낮아졌다. 대기업의 고용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이후 외주 확대와 저비용 하도급 거래 추진으로 종사자 수를 줄여왔기 때문이다. 내수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하도급 공정거래 질서 확립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임금 및 복지 향상, 이를 통한 구매력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 중소기업도 내수시장에 안주하기보다는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통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 정부의 R&D 지원은 일자리 창출 혹은 수출에 기여하는 중소기업 육성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요컨대, 일자리 창출과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내수 부문의 육성이 대기업·제조업·수출 부문의 발전과 상승효과를 갖도록 하는 중용(中庸)적 산업전략이 필요하다.
  • [농어촌청소년대상] 본상

    ●농업 강봉석씨 고품질 제주감귤 수출로 연매출 4억 달성 제주도에 살면서 지역 환경에 맞는 작물재배 연구와 신품종 도입, 재배 보급 등에 힘썼다. 대규모 고품질 브랜드 감귤 생산 및 수출로 연매출 4억원을 달성했다. 지역사회 및 미래 후계 농업인 역량 함양에도 앞장섰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등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적십자사 헌혈 유공장 은장을 받기도 했다. ●농업 강현오씨 농업 기업화 추진…한우·쌀판로개척 한국농수산대학 축산학과를 졸업해 농업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 농업인이다. 규모화, 기계화, 자동화를 통해 농업의 기업화를 추진했다. 자체조사료 생산 및 곡물사료 절감으로 한우 등급을 상향시켰다. 한우와 쌀을 온라인 판매, 직거래 판매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했다. 1년에 20회 이상 마을환경정화 활동에도 참여했다. ●농업 김동률씨 체리 생산 시범단지 추진·신소득 작물 보급 신소득 작물 보급에 힘썼다. 1.3㏊의 체리 시범 재배 및 수출용 체리 생산 시범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고성군 신소득 작물 개발을 위해 스테비아 시험 재배를 했다. 고성군 4H연합회장과 강원도 4H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4H 활성화에 나섰다. 정기적으로 지역 내 양로원과 고아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에도 앞장섰다. ●농업 김성제씨 한우 초음파 진단으로 생산능력 최대화 121마리의 한우를 키우며 한우 고급육 생산을 위한 신기술 개발에 앞장섰다. 한우에 초음파 진단기를 이용해 정기적인 진단을 하거나 털솔로 피부관리를 시켜 혈액순환 등 신진대사 촉진으로 생산능력을 최대화했다. 왕겨를 이용한 축산분뇨 처리로 환경오염 방지 및 친환경 농업을 실천했다. 독거노인 김장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힘썼다. ●농업 김종환씨 머물고 싶은 농촌 만들기·인재 육성에 앞장 영농 신기술 및 신품종 보급에 앞장서 농가 소득증대는 물론 농촌 정착 의지를 고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학생들과 과제활동을 함께하는 등 40여명의 잠재적 농업 인재 육성에도 기여했다. 2000㎡의 감자를 재배하는 ‘공동학습포’도 운영하면서 학교 4H회원 및 영농회원 20여명과 함께 공동 경작을 했다. ●수산 남관우씨 ‘육지서 캐는 김’ 등 지역 김 양식 발전 기여 전남대학교 이학박사를 수료하는 등 양식분야 전문지식을 겸비했다. 2005년 어업인 후계자로 선정된 뒤 2011년엔 신안군 임자면 진리어촌계장직을 수행하며 김 육상 채묘 등 지역 김 양식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태풍 등 각종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현장에서 적극적인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역 축제 지원 등 폭넓은 대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농업 박종진씨 단호박등에메시지·문양 새기기 특허 내 한우 20마리와 블루베리 5000㎡, 시설 단호박 등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박과채소용 메시지 문양 새기기 스탬프 특허출원을 하기도 했다. 2011년 충남도내 최연소 이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14년까지다. 최연소 이장으로서 지역 내 소외계층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이웃 결연 등을 실시하는 등 지역 내 봉사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농업 박한철씨 가축 자가수정 등 과학영농…수태율 향상 축사 3960㎡를 운영하면서 자가수정과 진단으로 수태율을 향상시키는 등 과학 영농의 선도적 실천 및 적극적인 새 기술 습득에 힘썼다. 고구마 39 60㎡, 인삼화분 재배 400분, 도라지 1000본 등 공동과제포도 운영했다. 충북 증평군 친환경 급식 주민운동본부 일원이자 도안면 구제역 방제단장으로 활동하는 등 마을 돌보기에도 앞장섰다. ●수산 손영민씨 덴마크식 여과시설 도입, 고품질 장어 생산 뱀장어 양식장인 한덴아쿠아에서 근무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0년에는 강화군 수산업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양식장 근무를 하며 얻은 실전 경험을 토대로 덴마크식 고밀도 순환여과 시스템을 도입, 고품질 장어 생산에 기여했다. 특수사료 개발 등으로 품질 향상을 꾀하기도 했다. 강화군 내 뱀장어 양식장 4곳에 기술을 전수, 소득 증대를 도왔다. ●수산 송윤일씨 전복 저밀도 양식 기술 시도로 폐사율 낮춰 2007년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으로 내려가 가업인 전복 가두리 양식업에 뛰어들었다. 해양수산과학원 고흥지소 등을 찾아 지식과 정보를 얻었으며 올 수산업 경영인으로 선정됐다. 기존 가두리 양식에서 탈피해 저 밀도 양식으로 폐사율을 줄이는 등 새로운 기술을 시도했다. 인터넷과 전화 판매 등 판로 다양화에도 힘썼다. ●농업 임순영씨 버섯 배지 생산 자동화로 연 30% 비용절감 버섯 배지 생산 자동화 정착(지난해 3월 기준 1일 1만병)으로 배지 구입비를 연 30% 절감했다. 자가생산 시스템 정착 및 2008년 직영점 개설 등 출하 방법 개선을 통해 연 3000만원의 추가 소득도 얻었다. 지난해 8월 친환경 농산물 인증도 취득했다. 1년에 100회 정도 재배지를 전국 버섯농가의 견학장소로 개방하면서 버섯 재배 기술도 적극 보급했다. ●수산 정준씨 차별화된어업경영시도, 지식 나눔에 앞장 자동차 정비업계에 12년간 종사하다 수산업에 뛰어든 이색 경력을 지니고 있다. 2007년 태안연안 유류 유출 사고를 계기로 가족을 돕기 위해 어촌에 정착했다. 차별화된 어업 경영을 위해 수산관계 기관 및 선진어장을 견학하고 한국 수산벤처 대학 경영자 과정을 수료했다. 다양한 지식을 다른 어업인에게 전수하며 어업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농업 주덕용씨 친환경쌀 생산·스마트 영농으로 고소득 올려 참예우 브랜드 한우 122마리를 사육하고 벼농사 26만 4000㎡, 찰보리 198㎡ 등을 재배하면서 친환경쌀을 생산하는 등 스마트 영농으로 고소득 창출에 나섰다. 전문 농업인이 되기 위해 농업교육을 7회 수상하고 선진농업 벤치마킹을 위해 5개국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미래 농업인 육성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농업 교육을 25회 이상 실시했다.
  • 뱀띠 해, 뱀띠 구자철 세 가지 꿈

    뱀띠 해, 뱀띠 구자철 세 가지 꿈

    “임대가 끝나면 어떻게든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제 또 다른 옵션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싶다. 잉글랜드에서도 뛰고 싶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2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NHN 그린팩토리 커넥트 홀에서 열린 ‘반갑다 KOO’ 팬 미팅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새해 뱀띠 해를 맞는 각오를 밝혔다. 이어 그는 “서두르거나 무리해서 일을 진행하고 싶진 않다. 독일에 처음 진출했을 때보다 많이 정착했다고 생각하기에 이곳에서 좀 더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뭔가 더 강한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새해에 단단히 마음을 먹고 (독일로) 출국하고 싶다.”고 말했다. 귀국한 날 순댓국밥을 먹었다가 탈이 나서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다면서도 회견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지난 19일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 16강전에서 프랑크 리베리(바이에른 뮌헨)와 충돌한 사건을 되돌아 보며 “전반기 마지막 경기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투지가 생겼다. 그 일이 있기 전 뮌헨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등 친한 편인데 딱 둘(슈바인스타이거와 리베리)과는 얘기하지 못했다. 둘은 그 전에도 거칠게 경기하는 편이었다.”고 밝힌 뒤 “리베리는 정규리그와 컵대회에서도 그런 적이 있어 벼르고 있었는데 마침 그런 기회가 와 항의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축구화를 신고 꿈꿔왔던 (런던)올림픽 메달을 따게 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한해를 돌아봤다. 뱀띠 해를 맞는 소회를 묻자 “이번 시즌에 개인적으로 10득점을 올리고 싶고 (그런 뒤) 6개월을 돌아보며 웃고 싶다.”며 “대표팀에서 브라질월드컵 진출에 보탬이 되고 싶다. 몸을 단단히 만들어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함부르크)에 대한 현지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저희 팀 선수들이 손흥민을 보면 엄지를 치켜세운다. ‘슈팅이 일품이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공을 잘 찬다’는 등 찬사가 이어진다.”며 “그런 결과물을 내기까지 노력한 것이 자랑스럽다. 어린 나이에 힘든데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아껴주길 바란다.”고 성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팬미팅 도중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주문을 받자 “캄프 누(바르샤 경기장)에서 뛰는 꿈을 중2 때부터 꿨다.”며 “바르샤 유니폼을 즐겨 입었고 학창시절 바르샤 홈구장을 연습장에 그려놓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도심 속 ‘문화 특구’ 평창동 나들이

    도심 속 ‘문화 특구’ 평창동 나들이

    서울의 중심에 있어 찾아가기 편하고, 가나아트센터·토탈미술관·키미아트 등 유명한 미술관을 한꺼번에 관람할 수 있는 곳은. 정답은 ‘평창동 미술의 거리’다. 28일 오후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평창동 미술의 거리’를 찾았다.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 도심에서 가까워 누구나 쉽게 찾아가 문화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미술 작품뿐 아니라 한적한 길을 걸어가며 다양한 건축디자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젊은이들이 찾는다. 주택들이 개성 있는 외관을 자랑하는 데다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해서 이국땅에 들어선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미술관마다 개성을 살린 독특한 외양도 볼거리다. 평창동에는 미술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곳곳에 박물관과 문학관 등이 있어서 다양한 문화의 향취를 즐길 수 있다. 1969년 이어령 씨가 설립한 ‘한국문학연구소’에서 태동한 ‘영인문학관’도 찾아가볼 만하다. 최근 나혜석에서 박경리까지 망라하는 여류문인전이 열렸던 이곳에서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류작가들의 발자취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작가별로 저서는 물론 신문기사 스크랩, 자필 원고, 초상화 등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돼 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공원을 들썩이게 한 ‘솔로대첩’ 현장도 카메라에 담았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남녀 수천명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색상의 옷을 입고, 한자리에서 서로의 짝을 찾는 모습은 이채로운 볼거리였다. 한 대학생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시작한 다소 엉뚱한 생각이 여러 사람을 움직였지만, 원활하지 못한 진행과 남성이 80%를 차지하는 성비 문제 등 한계도 드러냈다. 행사를 주최한 유태형(24) 님연시(님이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운영자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얼굴과 능력을 보지 말고, 차나 한잔 하자는 의미에서 행사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3년 계사년을 맞아 얼음동산 축제가 열리고 있는 대구 달성군 비슬산도 찾았다. 뱀 형상의 얼음 조각뿐 아니라 얼음 빙벽과 에스키모집, 독립문 등 29점의 얼음 조각들을 영상에 담았다. 또한 지난 21일 국가기록원이 나라기록포털(contents.archives.go.kr)을 통해 공개한 1950년대 부터 1990년대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의 모습도 전한다. SNS에 나타난 목소리를 통해 한 주일 동안 뉴스의 흐름을 짚어보는 ‘톡톡 SNS’에서는 대선 이후의 정치권 동향과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 등에 대한 네티즌들의 목소리를 들어본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여행가방]

    ●엘리시안 강촌 스키열차 운행 스키장 안에 전철역(백양리역)이 있는 엘리시안 강촌 스키장은 새해 2월 10일까지 매주 토, 일요일 서울 용산역에서 오전 9시 17분에 출발하는 특별 스키열차(용산~왕십리~청량리~백양리)를 운행한다. 예매 고객에 한해 무료다. 스키열차 이용 고객은 ‘리프트+렌털’ 패키지를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 매일 오전 9시, 오후 6시에 용산역을 출발하는 ITX청춘도 백양리역까지 운행된다. 아울러 올빼미족들을 위해 신축 스키하우스 3층에 2인용 침대가 준비된 휴면실도 운영한다. (033)260-2005. ●‘휘팍’에서 세계 스노보드 축제 휘닉스파크는 30일 ‘세계 스노보드 데이 2012’ 행사를 연다. 스노보드 선수 등 관계자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다. 세계 38개국 200여곳에서 동시에 열리는 행사를 통해 스노보드 퍼포먼스와 데몬쇼, 지빙 페스티벌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프트 40% 할인 행사 등도 마련됐다. ●터키 안탈리아서 국제호텔박람회 제24회 터키 국제호텔산업박람회가 새해 1월 23~26일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다. 전 세계 500여개의 관광 및 호텔 관계자들이 참석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다. 홈페이지(www.anfashotelequipment.com) 참조. ●스위스 관광청 홈페이지 개편 이벤트 스위스 관광청은 새해 1월 31일까지 홈페이지 개편 이벤트를 벌인다. 지역별, 테마별 여행 정보가 강화됐고 다양한 축제와 이벤트 정보, 지역 날씨, 적설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가격대별 숙소와 상품 정보도 담는다. 홈페이지(www.MySwitzerland.co.kr) 참조. ●서울랜드 새해 맞이 이벤트 서울랜드는 새해 뱀띠 할인 이벤트를 연다. 뱀띠 고객은 누구나 본인 포함 추가 1인까지 자유이용권을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부모와 친구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이벤트도 마련했다. 민속놀이 한마당과 림보 통과하기 게임 등의 행사도 준비했다. ●키자니아 새해 이벤트 어린이 직업 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는 새해 1월 1일 입장객 모두에게 10키조를 준다. 2월 11일까지 타임캡슐 이벤트도 진행한다. 편지를 넣으면 그해 연말에 해당자에게 발송해 주는 행사다. ‘키자니아 매거진’도 창간한다. 창간을 기념해 2013명에게 푸짐한 선물도 준다. 홈페이지(www.kidzania.co.kr) 참조.
  • 뱀을 입에 문 새 vs 새 입을 감은 뱀, 승자는?

    뱀을 입에 꽉 문 왜가리, 왜가리의 입을 꽁꽁 감은 뱀, 승자는 누구?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왜가리와 뱀의 다툼을 담은 생생한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바닷가 인근 풀밭에서 뱀 한 마리를 발견한 왜가리는 긴 부리를 이용해 단번에 먹이를 낚아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영리한 뱀은 쉽사리 잡아먹히지 않고 도리어 왜가리의 부리를 돌돌 감아 포식자를 위협했다. 이를 포착한 캐나다의 사진작가 피터 브래논(35)은 “미국 플로리다의 한 자연보호구역을 여행하던 중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뱀과 왜가리의 힘겨루기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잡아먹으려고 하거나 먹히지 않으려 하는 거대한 동물들의 싸움만큼이나 흥미진진했다.”면서 “두 동물의 힘겨루기는 15분이 넘게 계속됐다.”고 덧붙였다. 긴 부리를 꽁꽁 감싼 뱀과 여기서 벗어나 먹이를 차지하려는 왜가리의 싸움은 먼저 힘이 빠져버린 뱀의 패배로 끝이 났다. 브래논은 “왜가리는 끈질기게 뱀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마치 스파게티처럼 뱀을 삼키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3살 아들 옷장 안에 독사들이 ‘꿈틀꿈틀’

    3살 아들 옷장 안에 독사들이 ‘꿈틀꿈틀’

    정원에서 놀던 아이가 손에 알을 몇 개 들고 들어왔다. 밖에서 알을 발견했다며 아이는 엄마에게 용기를 한 개 달라고 했다. 자신이 발견한 알들을 소중하게 보관하기로 한 때문이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을 무턱대고 방에 보관하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었다. 옷장에 넣어둔 뱀의 알이 부화해 가족을 깜짝 놀라게 했다. 꿈틀 거리던 뱀들은 독사 중에서도 악명(?)이 높은 이스턴 브라운이었다. 호주 타운즈빌에서 최근에 생긴 일이다. 3살짜리 아이가 정원에서 흙장난을 하고 놀다 알 7개를 발견했다. 아이는 옷장에 알을 정성껏 모셔놨다. 수주 전의 일이다. 이 일을 까맣게 잊고 지낸 아이의 엄마는 최근 아이의 방 옷장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자신이 내준 용기 속에 뱀들이 꿈틀대고 있었다. 엄마는 기겁을 했지만 자세히 보니 아직 뱀들이 겁을 낼 정도로 덩치가 크진 않았다. 엄마는 뱀들이 들어 있는 용기를 뱀연구센터에 갖다 주고 사태를 수습했다. 현지 언론은 “아기가 뱀들에게 손을 대기 전에 엄마가 먼저 발견한 게 다행”이라고 보도했다. 용기에 들어 있던 뱀은 알을 깨고 나온 것으로 이스턴 브라운 7마리였다. 이스턴 브라운 뱀은 독사 중에서도 가장 독이 강한 편이며 공격적인 동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잉카 문명의 보석 ‘마추픽추&쿠스코’

    잉카 문명의 보석 ‘마추픽추&쿠스코’

    페루 여행은 고산병과의 싸움입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하루 이틀 정도는 두통과 소화불량 등의 증상으로 고생을 합니다. 원래 고산지대인 탓도 있지만 여행지마다 높낮이를 달리하는 것도 한 요인이 됩니다. 예컨대 쿠스코(3400m)에서 마추픽추(2400m)를 다녀오는 동안에는 고산병이 다소 완화됩니다. 여기서 다시 티티카카 호수(3800m)를 돌아보자면 멀쩡하던 사람도 고산병에 시달리기 일쑤지요. 그렇다고 잉카 문명의 원류를 마다할 수는 없을 터, 이제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오래전 전설적인 혁명가 체 게바라가 먼저 갔던 길이기도 하지요. 체 게바라는 동명의 영화가 된 자신의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를 통해 짓밟힌 페루의 역사를 그려냅니다. 안데스 고원의 적벽돌 담장에서, 그리고 장엄한 마추픽추에서 ‘한 문명이 다른 한 문명을 딛고 선 현실’과 마주한 그는 곧장 혁명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지요. 쿠스코에 막 착륙한 국내선 비행기 안. 별 모양의 로고가 박힌 ‘체 게바라 모자’를 쓴 건장한 청년이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형형한 그의 시선 끝은 그러나 아쉬움과 맞닿아 있는 듯 보였다. 창문 너머로 빛나는 선조를 둔 잉카 후예들의 남루한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 탓일 게다. 잉카 문명의 원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는 쿠스코가 중심축이 된다. 거대한 잉카 제국의 중심축 ‘쿠스코’ 쿠스코는 원주민들이 쓰는 케추아어로 ‘세계의 배꼽(중심)’이란 뜻이다. 잉카제국을 멸망시킨 스페인의 정복자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1535년 리마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쿠스코는 현재의 에콰도르와 페루, 볼리비아, 칠레 북부에 이르는 거대한 제국의 수도였다. 쿠스코는 전체적으로 스페인풍이다. 원색의 베란다가 인상적인 이층집과 성당, 그리고 스페인 특유의 주황색 지붕들이 경쾌하게 어우러져 있다.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쿠스코에 드리운 잉카제국의 무게감을 지울 수는 없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지어 올린 대부분의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게 잉카 시대에 세워진 초석들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산토도밍고 성당이다. 쿠스코를 손아귀에 넣은 스페인 정복자들은 ‘황금의 사원’ 코리칸차(태양의 신전)를 약탈한 뒤 그 위에 보란 듯 성당을 지어 올렸다. 쿠스코의 중심 사원이었던 코리칸차는 산토도밍고 성당 아래 깔린 채 그렇게 전설적인 존재로 박제돼 있었다. 쿠스코 사람들에게 신전의 존재를 확인시켜 준 것은 뜻밖에도 지진이었다. 1650년과 1950년 쿠스코에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산토도밍고 성당이 붕괴됐고 그 아래에서 코리칸차의 기반이 드러난 것이다. 힘없이 무너져 내린 스페인식 건물 아래 잉카의 돌들은 흐트러짐 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유적지를 돌아볼수록 잉카인들의 돌 다루는 기술이 신기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대체 얼마나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해야 그 큰 바위들이 면도날처럼 각을 맞출 수 있는 건지 가늠조차 어렵다. 삭사이우아만(3700m)의 거석들을 보면 경이롭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 삭사이우아만은 쿠스코 뒤편 산자락을 지키던 요새 겸 신전으로, 1536년 잉카의 군대와 스페인군이 최후의 전투를 벌인 곳이다. 잉카인들은 이곳에 최대 120t에 달하는 돌을 옮긴 뒤 두부 자르듯 재단해 높이 7m, 길이 500m에 달하는 성벽을 세웠다. 지진에 견디게 하기 위해 성벽을 지그재그로 쌓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곳의 돌을 빼 쿠스코의 성당을 짓는 데 사용하면서 성벽은 처참한 몰골로 변하고 말았다. 쿠스코에서 뒤편의 산자락을 오르면 곧바로 고원 분지다. 광활하게 펼쳐진 고원을 따라 안데스의 거친 산들이 어깨를 맞대고 늘어서 있다. 선 굵은 암봉들의 정수리엔 거의 예외 없이 구름이 매달려 있다. 보면 볼수록 장엄한 풍경이다. 놀라운 건 산자락 곳곳에 실핏줄 같은 길이 나 있다는 것. 그 험한 산을 오르내리며 경작을 한다는 얘기다. 신성계곡 등 깊게 골이 팬 산자락 꼭대기엔 불탄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화전을 일궜던 자리다. 이런 산자락에서 1500종이 넘는 감자와 300종이 넘는 고추가 생산된다. 태양의 마을에 들어선 성모마리아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잉카의 후예들은 농업이나 삶의 방식 등에서 여전히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여자들의 복장은 색깔만 다를 뿐 누구나 똑같다. 길게 땋아 내린 머리 위엔 몬테라, 혹은 멕시코풍의 솜브레로를 쓰고 어깨엔 이크야를 둘렀다. 통이 넓은 치마 포예라 아래로는 둥글넓적한 신발 우수타를 신고 있다. 안데스 여성들의 유니폼이라 해도 믿겠다. 전통을 중시하는 잉카의 후예들은 그러나 선조들이 믿던 태양신을 버렸다. 대신 가톨릭을 가슴에 담았다. 300여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탓인지 페루 국민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다. ‘잉카’라는 말이 태양신의 아들인 ‘왕’을 일컫는 표현이니 잉카의 후예들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셈이다. 가톨릭이 정착하면서 현지화되는 경우도 생겼다. 친체로 성당이 그 예다. 외형상으로는 여느 성당과 도드라진 차이가 없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달라진다. 마리아상이 화려한 안데스 드레스를 둘렀고 얼굴도 구릿빛이다. 생김새 또한 원주민과 비슷하다. 또 여느 성당의 경우 원주민과 메스티소들이 함께 예배를 보지만 친체로 성당에선 원주민만을 위한 미사가 열린다. 고원지대에 잉카 유적 원형 보존 안데스 고원지대엔 잉카 시대 유적들이 ‘널려’ 있다. 쿠스코 인근 친체로와 오얀타이탐보, 피삭 등의 고산지대 마을에서는 비교적 온전한 잉카 시대 건축물들과 만날 수 있다. 원형의 계단식 농경지인 모라이 유적과 협곡에 만들어진 마라스 염전도 빼놓을 수 없다. 모라이 유적지는 잉카인들이 감자, 옥수수 등의 품종을 개량하기 위해 조성한 농업기술 연구단지로 추정된다. 1932년 미국 탐험가 로버트 시피와 조지 존슨이 항공 촬영 중 발견했다고 한다. 마라스 염전은 암염 성분이 섞인 샘물을 계단식 염전에 받아 소금을 생산하는 곳이다. 1500년 전부터 염전으로 사용된 이래 지금까지도 옛 방식 그대로 월평균(4~10월) 300t의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예서 생산된 소금이 마추픽추의 난방과 조리 등에 이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마추픽추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4~5일 여정으로 잉카 트레일을 따라 트레킹을 하거나 버스 등을 타고 비포장길을 십수 시간 터덜거리며 간다. 일반적으로는 관광열차를 이용하는데 관광객 대부분이 들머리로 삼는 곳은 오얀타이탐보다. ‘성스러운 강’ 우루밤바강 물줄기를 따라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안데스의 빼어난 산들과 줄곧 동행한다. 마추픽추 초입의 아구아스칼리엔테까지는 기차 등급에 따라 1시간 30분~5시간쯤 소요된다. 아구아스칼리엔테에선 버스로 바꿔 탄다. 마추픽추까지는 이리 휘고 저리 꺾어진 절벽길을 20분 남짓 오금이 저리게 올라야 한다. 이 길에서 만나는 풍경이 범상치 않다. 주변의 산들은 하나같이 날카롭다. 면도칼로 잘라낸 듯한 산자락엔 새도 앉기 힘들어 보인다. 마추픽추는 뾰족 솟은 수많은 산 사이로 우루밤바강이 휘돌아 가는 지점에 서 있다. 입구에서 계단을 따라 5분 정도 오르면 무수한 화강암 석축들과 건축물, 3000개의 계단으로 이뤄졌다는 공중도시, 마추픽추가 튀어나온다. 정면으로 보이는 봉우리가 해발 2800m의 ‘젊은 산’ 와이나픽추, 뒤쪽 봉우리가 3000m의 ‘늙은 산’ 마추픽추다. 유적은 그 사이 해발 2400m의 산비탈에 조성됐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절벽 양쪽에 태양의 신전과 콘도르의 신전, 왕족 주거지 등이 정교하게 배치돼 있다. 아득히 아래로는 우루밤바강이 누런 뱀처럼 흘러간다. 태양의 신전 위엔 거대한 돌을 깎아 인티와타나를 세웠다. 보이지 않는 끈으로 태양을 묶는 기둥이다. 아찔한 공중도시 마추픽추 마추픽추에선 ‘~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록으로 남은 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저마다 마추픽추에 대한 설명이 조금씩 다른 것도 그런 까닭이겠다. 한데 누가, 왜 이런 험산에 마추픽추를 조성했을까. 여러 가설이 있으나 현지 가이드 워싱턴은 “잉카제국의 초대 황제 파차쿠티가 세운 여름 별장”이라고 단언했다. 그가 설명한 내용은 이렇다. 개국 당시 세력이 미약했던 잉카왕국은 주변국과의 전쟁을 통해 영토를 확장해 나갔다. 이 가운데 가장 도드라진 성적을 거둔 왕이 파차쿠티다. 우리의 ‘광개토대왕’쯤에 해당되는 인물로, 북쪽 해안의 치무와 서쪽의 창카, 정글의 강자 안티 등을 거푸 정복한 뒤 1438년 잉카 제국을 세웠다. 이때 수많은 노예를 전리품으로 거두는데 이들을 데려다 마추픽추를 짓기 시작했다. 여름 별장을 마추픽추로 정한 건 ‘땅과 하늘의 정기를 함께 받을 수 있는 곳’인 데다 쿠스코의 추운 6~7월 날씨에 견줘 한결 따뜻하고 건조했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은 1450년부터 1540년까지, 90년 정도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계단식 농경지 조성에 필요한 흙은 오얀타이탐보에서부터 지고 올라왔다. 물은 마추픽추에서 약 800m 떨어진 지하수에서 끌어왔다. 건축에 필요한 화강암들은 마추픽추 상단의 채석장에서 가져다 썼다. 무엇보다 거대한 바위를 레고 블록처럼 정교하게 조탁한 솜씨가 놀랍다. 워싱턴은 “강에서 가져온 단단한 철광석으로 화강암을 다듬은 뒤 수없이 들었다 놓기를 반복해 빈틈없이 짜 맞췄다.”고 설명했다. 잉카인의 신기에 가까운 돌 다루는 솜씨와 잉카에 정복돼 노예가 된 부족들의 피와 땀이 더해진 결과다. 파차쿠티가 죽은 뒤 황제의 환생을 믿고 마추픽추 조성 노역에 시달리던 잉카인과 노예들은 스페인 군대가 파차쿠티의 미라를 불태우자 마침내 감옥 같던 마추픽추를 앞다퉈 떠났다고 한다. 글 사진 쿠스코(페루)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고산병 완화와 관련해 코카차의 효능에 대한 주장이 엇갈린다. 하루 5잔 이상 마실수록 좋다는 주장이 정설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최근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효능 여부를 떠나 페루의 전통차를 맛본다는 생각으로 마시는 게 좋을 듯하다. 코카잎을 씹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틈틈이 입에 넣은 뒤 어금니로 지그시 깨물어 즙을 짜 마신다. 현지인에게도 코카잎은 먹거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산지대 주민들은 코카잎 주머니를 따로 차고 다니다가 친한 사람을 만나면 상대방 주머니에 코카잎을 넣어주는데 이를 우리의 ‘차비’처럼 관심과 애정의 표현으로 여긴다고 한다. 마약 코카인과는 연관성이 없다. 당연히 중독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다만 비행 경유지인 미국에서는 코카잎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 >>마추픽추 입장권 131솔(약 5만 8000원) 등 유적지 입장료가 만만치 않다. 마추픽추 입장객은 하루 2500명, 와이나픽추는 400명으로 제한된다. 특히 건기인 5~9월 와이나픽추에 오르려면 최소한 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현지에서 항공을 이용한 여행 일정을 짤 경우 시간 간격을 여유 있게 둬야 한다. 꽉 짜인 일정을 세우면 비행기 연발, 연착으로 인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한진관광에서 페루 단독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페루 남부 일주 상품은 물론 다윈의 진화론으로 유명한 갈라파고스와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을 각각 돌아보는 상품도 출시됐다. 모두 10일짜리다. (02)1566-1155.
  • 임창용 꿈꾸는 컵스

    임창용 꿈꾸는 컵스

    임창용(36)의 메이저리그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와 결별한 임창용이 13일 미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입단차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떠났다. 임창용은 지난 7월 오른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하며 국내에서 휴식을 취해 왔다. 컵스와는 계약 기간 ‘1+1년’에 최대 500만 달러(약 54억원)를 받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와 마이너리그로 강등됐을 때 연봉이 다른 ‘스플릿 계약’이지만 빅리그급 대우로 평가된다.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임창용은 일본에서 뛸 생각도 없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고 싶다는 오랜 꿈을 저버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국에 앞서 임창용은 “꿈이 이뤄질 것 같다. 계약이 성사되면 연말 컵스의 재활센터가 있는 애리조나주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부터 컵스가 돈보다 구체적인 재활 로드맵을 제시하는 성의를 보인 것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했다. 컵스가 적지 않은 나이에다 재활 중인 임창용을 영입하기 위해 힘쓴 것은 그가 흔치 않은 사이드암 투수인 데다 시속 150㎞를 웃도는 공을 뿌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창용은 재활을 거쳐 이르면 내년 중반 빅리그 마운드에 설 전망이다. 임창용이 컵스 유니폼을 입으면 이상훈(전 SK), 구대성(호주 시드니), 박찬호(전 한화)에 이어 한국과 미국, 일본 야구를 모두 거친 네 번째 한국인 선수로 기록된다. 또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한 추신수(신시내티)와의 ‘형제 대결’이 기대된다. 쉽지 않겠지만 서부지구 류현진(LA다저스)과의 맞대결도 점쳐진다. 그는 새 팀에서 과거 일본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다퉜으며 최근 2년 동안 950만 달러(102억원)에 입단한 후지카와 규지(32)와 ‘서바이벌 게임’을 벌여야 한다. 임창용은 삼성 소속이던 2002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를 노크했으나 기대치를 밑도는 65만 달러(약 7억원)의 응찰액이 나와 포기했다. 해태와 삼성에서 13년 동안 104승66패168세이브를 올린 그는 2008년 야쿠르트와 3년간 옵션 등 최대 500만 달러(54억원)에 계약했다. ‘뱀 직구’를 앞세운 그는 첫해 33세이브, 이듬해 28세이브를 수확해 정상급 마무리로 우뚝 섰다. 2010년 야쿠르트와 3년 동안 15억엔(194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팔꿈치 수술로 올해 9경기, 3홀드로 시즌을 접은 임창용은 야쿠르트에 몸담은 5년 동안 11승13패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의 눈부신 성적을 남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울산 간절곶, 한반도 아침 연다

    울산 간절곶, 한반도 아침 연다

    “울산 간절곶에 떠오르는 새해 첫 일출을 보며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세요.” 울산시는 10일 한반도 육지와 해안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 ‘2013년 해맞이 축제’(12월 31일~2013년 1월 1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새해 첫 일출은 간절곶의 오전 7시 31분 29초를 시작으로 부산 해운대 7시 31분 46초, 포항 호미곶 7시 32분 28초, 강원 정동진 7시 39분 8초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에는 전국에서 10만여명의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10만여명이 몰려 새해 첫 일출을 즐겼다. 이에 따라 시는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라는 주제로 계사(癸巳)년 해맞이 축제를 오는 31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인 내년 1월 1일 오전 9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전국에서 몰려들 관광객들을 위해 뱀이 불러온다는 부와 지식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이달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또 간절곶 바닷가에 광섬유와 형형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으로 장식한 ‘빛의 정원’을 만들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31일 밤 송년콘서트를 즐기다가 1일 0시 30분부터 간절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2편을 관람하면서 일출을 기다리면 된다. 새해 아침에 첫 일출이 시작되는 순간 소망풍선을 날리며 건강과 행운을 기원할 수 있다. 관광객은 이곳에 함께 오지 못한 가족, 친구, 연인, 동료에게 일출의 기상과 새해 희망을 담은 엽서를 축제장에 마련된 대형 우체통에 넣어 전달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관광열차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또 행사장 일대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울산시내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美연구팀 “과거 소행성 충돌로 파충류 83% 멸종”

    美연구팀 “과거 소행성 충돌로 파충류 83% 멸종”

    약 6500만년 지구를 강타한 소행성 충돌로 공룡을 포함한 파충류 83%가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과거 중미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소행성 때문에 공룡은 물론 도마뱀, 뱀도 멸종의 위기를 맞았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the journal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의 이같은 결과는 과거 북미에서 발견된 뱀과 도마뱀의 화석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연구를 이끈 예일대 니콜라스 롱리치 박사는 “소행성 충돌이 지구에 미친 영향은 과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컸다.” 면서 “공룡의 멸종은 물론 다른 파충류들도 극심한 생존 위기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파충류의 83%가 멸종했으며 작은 파충류가 대부분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 면서 “공룡 등 천적들이 사라진 가운데 살아남은 파충류가 현재의 파충류로 진화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특히 이번에 새로 확인한 멸종된 소형 도마뱀에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이름을 따 ‘오바마돈’(Obamado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롱리치 박사는 “곤충을 잡아먹는 이 소형 도마뱀은 북미 토종”이라면서 “과거 오마바 대통령의 출생지를 놓고 논란을 빚은 것을 반박하는 뜻으로 이같은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사진=멀티비츠 박종익기자 pji@seoul.co.kr
  • “사슴도 꿀꺽하는 괴물 비단뱀 잡아라!”…땅꾼 대회 개최

    “사슴도 꿀꺽하는 괴물 비단뱀 잡아라!”…땅꾼 대회 개최

    ”세계 최고의 땅꾼들은 모여라!” 사슴도 통째로 삼키는 거대 비단뱀의 출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가 최선의 해결책을 내놨다. 최근 플로리다 야생동물보호국은 남부에 위치한 에버글레이드 국립공원에서 거대 비단뱀을 합법적으로 잡아 죽일 수 있는 ‘뱀 사냥꾼 대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새해 1월 12일부터 한달간 개최되는 이 대회에서 가장 큰 놈을 잡는 땅꾼에게는 1500달러(약 160만원)가 넘는 상금도 제공된다. 주 정부 측이 이같은 대회를 개최하고 나선 것은 바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버마 비단뱀 때문이다. 외래종인 버마 비단뱀이 토종 설치류는 물론 사슴이나 멧돼지 같은 큰 동물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기 때문. 플로리다 야생동물보호국 외래종 담당관 크리스틴 서머스는 “버마 비단뱀의 천적이 없어 우리 환경이 크게 파괴되고 있다.” 면서 “대회의 진짜 목적은 이 비단뱀을 공원에 풀어주는 사람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주 정부측은 주민들이 애완용으로 키우던 버마 비단뱀이 덩치가 커지자 에버글레이드 공원 습지에 무차별적으로 방생해 이곳이 ‘비단뱀 천국’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이곳에서 길이 5.35m, 몸무게 75kg에 이르는 거대 비단뱀이 발견돼 플로리다 전역을 충격에 빠트린 바 있다. 인터넷뉴스팀   
  • 두 후보 풍자그림 잣대 다른 선관위

    두 후보 풍자그림 잣대 다른 선관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출산 장면을 그린 그림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성적으로 조롱한 만화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 ‘이중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선관위가 일관성과 형평성에 위배되는 결정을 했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4일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문 후보와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를 성적으로 조롱한 최지룡(40)씨의 풍자만화가 빠르게 유포됐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풍자만화가인 최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박 후보의 출산 그림을 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문 후보 등 야권 후보를 희화화한 그림 40여점을 실었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절반씩 섞인 캐릭터가 함께 자위행위를 하는 네 컷짜리 그림도 있었다.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민망한 그림들도 그렇지만 선관위가 “그림들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합법과 불법의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선관위 비방흑색선전조사팀 관계자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공직선거법상 비방죄의 요건은 갖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방죄가 성립되려면 사실을 적시해야 하는데 이 그림은 추상적이고 특정 후보를 떠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후보를 소재로 풍자만화를 그린 홍성담씨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에 대해서는 “뱀의 몸통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산 장면을 그린 홍씨의 그림은 누가 봐도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딸인 박 후보를 비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의 판단에 대해 회사원 정보람(26·여)씨는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양쪽 다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한쪽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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