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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銀별’ 희망 ★ 쐈다

    ‘銀별’ 희망 ★ 쐈다

    이은별(19·연수여고)이 21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849의 기록으로 2위에 올라 이번 동계올림픽 한국 여자 쇼트트랙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까지 들었던 여자 대표팀으로서는 중국의 저우양에 밀려 은메달을 따냈지만 첫 메달에 일단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게 됐다. 쇼트트랙 여자 1500m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처음 시작된 뒤 2개 대회 연속으로 한국이 금메달을 땄던 종목이다. 이은별은 ‘호랑이 코치’로 유명한 최광복 코치의 지도 아래 평소의 2~3배에 달하는 혹독한 훈련을 견디며 이를 악물었다. 어린 시절 흥미를 느껴 시작한 스케이트는 어느새 이은별을 올림픽 무대로까지 이끌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1~3위를 놓치지 않던 기대주 이은별은 2007년 전국남녀 주니어 선수권대회 1000m에서 1위에 오르며 종합 3위를 차지, 실력자로 자리잡았다. 이듬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 1500m 2위에 오르고 종합 2위를 차지하며 국제무대에서도 이름을 빛냈다. 지난해 캐나다 세계 주니어선수권에서 종합 2위를 거머쥐며 기세를 이어 갔다. 같은 해 태극마크까지 따냈다. 개인적으로는 기쁨이 컸지만,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위기였다. 에이스 진선유(단국대)가 빠진 자리가 컸다. 이런 가운데 이은별은 밀리지 않는 레이스를 펼치며 여자 쇼트트랙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사설] WDC 서밋, ‘디자인 메카’ 서울 만방에 떨치길

    세계 31개 도시의 대표단이 참석하는 ‘WDC(WORLD DESIGN CITIES·세계디자인도시)’ 서밋이 23일부터 이틀간 열린다고 어제 서울시가 발표했다. ‘2010세계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리는 첫 공식행사의 개막이다. 서울시는 선정 원년인 올 한 해 동안 모두 141개의 각종 행사개최를 기획하고 있다. 회의는 각국의 도시디자인 성공사례를 폭넓게 논의하고 벤치마킹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디자인도시 선언’도 채택될 예정이다. 미국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에는 ‘디자인은 미국에서, 제조는 중국에서’라고 적혀 있다. 우리는 디자인이 생활이요, 문화이며 미래로 향하는 열쇠인 시대에 살고 있다. 또 현대는 도시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인 시대다. 세계디자인업계에서는 서울이 밴쿠버와 두바이, 싱가포르를 제치고 세계디자인 수도에 선정된 것을 일대 사건으로 친다. 국제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 마크 브레이튼버그 회장은 언론 기고문에서 “서울은 최초의 디자인 수도 선정을 계기로 명품도시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라고 평가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서울, 디자인의 해를 열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서울이 디자인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다.”라고 썼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도쿄는 잊어라. 디자인 마니아들이 서울로 향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국내보다 바깥에서 디자인도시 서울에 더 열광적임을 알 수 있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7조원 수준인 디자인시장이 10년 안에 15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도 1575개에서 2014년이면 25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WDC 서밋은 오는 11월 G20 회담과 함께 대한민국 국격상승의 쌍두마차가 돼야 한다. 정략적이고 소모적인 디자인 논란은 접고 서울에서 ‘디자인 르네상스’가 날개를 펴도록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때다.
  • 모태범 1500m 5위…메달 획득 실패

    모태범 1500m 5위…메달 획득 실패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이정수(단국대)가 두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이정수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세움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1분23초747초로 결승선을 차지해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이정수는 남자 1,500m에 이어 두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선수단의 첫 2관왕이 됐다.  남자 1,500m에서 충돌사고가 났던 이호석(고양시청)은 1분23초801로 이정수에 간발의 차로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고 동메달은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에게 돌아갔다.  111.12m 트랙을 9바퀴 도는 1,000m는 중반부터 순위경쟁에 불이 붙었다.  출발 총성과 함께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과 프랑수아 아믈랭이 앞서 나갔고 오노는 3위를 지킨 가운데 이정수와 이호석은 나란히 4,5위로 처졌다.  출발 순서가 그대로 이어지던 결승 레이스는 막판으로 가면서 요동치기 시작했다.  3바퀴가 남았을 때는 이호석이 후미에서 가속을 붙이며 치고나가 단숨에 선두로 나섰고 이정수도 뒤를 따랐다.  미국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 메달에 도전하고 있는 오노도 뒤질세라 쫓아왔지만 이호석과 이정수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금,은,동메달이 굳어질 것 같은 막판 레이스는 마지막 바퀴에서 1,2위가 바뀌었다.  1,500m 금메달로 급상승세를 탄 이정수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마지막 코너를 돌며 이호석을 앞질렀다.  ‘형제 경쟁’으로 변한 금메달 레이스는 이정수와 이호석이 나란히 날차기까지 했지만 ‘동생’이 마지막에 웃었다.  한국은 1992년 쇼트트랙이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6번의 대회에서 5차례나 남자 1,000m를 석권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이호석은 자신의 4번째 은메달을 차지했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이호석은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1,000m와 1,500m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부터 출전한 오노는 3번의 올림픽에서 7개의 메달을 따 미국선수로는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앞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이은별(연수여고)이 은메달,박승희(광문고)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승희는 중반부터 선두를 지켜 금메달이 눈에 보이는 듯 했으나 3바퀴를 남기고 중국의 저우양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막판에는 이은별이 박승희를 앞질러 2위를 차지했다.  연합뉴스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올림픽-21일 전적 ◇21일(한국시간) ▲쇼트트랙 ▷남자 1,000m 1. 이정수(한국) 1분23초747 2. 이호석(한국) 1분23초801 3.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 1분24초128 ▷여자 1,500m 1. 저우양(중국) 2분16초993 2. 이은별(한국) 2분17초849 3. 박승희(한국) 2분17초927 5. 조해리(한국) 2분18초831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1. 마르크 투이테르트(네덜란드) 1분45초57 2. 샤니 데이비스(미국) 1분46초10 3. 하바르트 복코(노르웨이) 1분46초13 5. 모태범(한국) 1분46초47 22. 이종우(한국) 1분49초00 31. 하홍선(한국) 1분49초93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 1. 안드레아 피슈바커(오스트리아) 1분20초14 2. 티나 마체(슬로베니아) 1분20초63 3. 린제이 본(미국) 1분20초88 ▲크로스컨트리 ▷남자 30㎞ 추적 1. 마르쿠스 헬르너(스웨덴) 1시간15분11초4 2. 토비아스 앙게레르(독일) 1시간15분13초5 3. 요한 올손(스웨덴) 1시간15분14초2 ▲스키점프 ▷남자 라지힐(K-125) 1. 시몬 암만(스위스) 283.6점 2. 아담 말리츠(폴란드) 269.4점 3. 그레고르 슐리렌자우어(오스트리아) 262.2점 42. 김현기(한국) 78.0점 49. 최흥철(한국) 56.3점 밴쿠버=연합뉴스
  • [스타의 차④] 모태범의 애마 ‘골프 GTI’는 어떤 차?

    [스타의 차④] 모태범의 애마 ‘골프 GTI’는 어떤 차?

    밴쿠버가 낳은 스포츠스타 모태범의 자동차가 공개돼 화제다. 모태범은 ‘모터범’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빙판 밖에서도 스피드를 즐기는 자동차광으로 알려졌다. 모태범의 아버지는 최근 한 스포츠지와의 인터뷰에서 “태범이는 평소 자동차를 좋아해 2008년 첫차로 골프를 선택했다.”며 “드라이브는 태범이의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말했다. 모태범의 애마로 알려진 폭스바겐의 5세대 ‘골프 GTI’는 어떤 차일까? 골프 GTI는 2.0ℓ 가솔린 고압직분사 엔진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한 고성능 해치백 모델로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차량이다. 이 차의 최고출력은 200마력, 최대토크는 28.56kg·m이며 공인연비는 12.0km/ℓ다. 스피드광의 애마답게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6.9초, 최고속도는 235km/h에 달할 만큼 날렵하다. 골프 GTI는 현재 국내에 6세대 골프가 출시되면서 단종된 상태로 시판 당시 국내 판매가격은 4100만원이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정치연 자동차전문기자 chiyeon@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쇼트트랙 골든 선데이 기대하세요

    쇼트트랙 골든 선데이 기대하세요

    │밴쿠버 조은지특파원│쇼트트랙 대표팀 젊은 선수들이 지난 아픔을 훌훌 털어버렸다. 이구동성으로 “기분 좋아요. 컨디션도 문제 없어요.”라고 외쳤다. 19일 공식훈련이 있던 캐나다 밴쿠버의 킬러니센터. 훈련 분위기는 무척 밝았다. 선수들은 악착같이 빙판을 누비면서도 짬이 날 때는 스스럼 없이 장난치며 미소를 지었다. 현지 시간으로 18일인 이날은 성시백(23·용인시청)의 생일이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1500m에서 이호석(24·고양시청)과 부딪쳐 아깝게 메달을 놓친 성시백은 “컨디션도 점점 좋아지고 기분도 다를 게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날 사고를 되묻자 “원래 쇼트트랙이 그런 종목이에요. 언제든 그런 일이 생기지 않으란 법이 없습니다.”라고 태연하게 웃었다. 너무 초연해 오히려 묻는 이가 당황할 정도였다. 생일이지만 훈련은 여느 때와 다름없다. 서운한 기색은 전혀 없었다. “항상 시즌 중 생일이라 그냥 넘어가는 게 익숙해요. 다들 축하한다고 해줬어요.”라고 했다. 밴쿠버로 찾아온 어머니와 함께 외출할 수도 있지만 “시합에 집중하고 싶어요. 즐기는 건 나중으로 미룰게요.”라고 사양했다. “금메달로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겠습니다.”라는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한층 밝아진 표정의 이호석도 “열심히 잘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다 끝날 때까지는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이 벌써 메달 4개(금2·은2개)를 수확해 자극이 되거나 안심이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저희는 선수인걸요. 우리가 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른 종목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 김기훈 감독도 “선수들 기량이건, 팀 분위기건 전혀 문제없습니다.”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당장 21일부터 쇼트트랙의 ‘금메달 행진’이 시작된다. 이날 남자 1000m와 여자 1500m 결승경기가 열린다. 특히 남자 1000m는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 1992 알베르빌 대회부터 2006 토리노올림픽까지 네 차례나 금메달을 차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의 반칙성 플레이가 불안요소이지만 이정수(21·단국대)·이호석·성시백 모두 고른 기량을 보이고 있다. 첫 메달 사냥에 나서는 여자팀도 조해리(24·고양시청)·이은별(19·연수여고)·박승희(18·광문고)가 평소 기량만 유지한다면 메달권 진입은 무난하다. zone4@seoul.co.kr
  • “꿀벅지요? 고맙죠…이젠 푹 쉬고 싶어”

    “꿀벅지요? 고맙죠…이젠 푹 쉬고 싶어”

    │밴쿠버 조은지특파원│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500m가 있는 16일에 동그라미를 치고 ‘인생역전’이라고 써놓은 당돌한 아이. 이상화(21·한국체대)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고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직 실감이 안 나요. 그래도 이 정도면 ‘한 방’ 단단히 했잖아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금메달 감격이 아직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화는 19일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여자 1000m에서 23위(1분18초24)에 머물렀다. 출전선수 36명 중 중위권.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원래 1000m 전문이 아닌 데다 월드컵 랭킹도 7~8위가 최고 성적이다. 입상한 적도 없고, 전혀 기대도 안 했다. 열심히 탔고 그래서 실망은 없다. “23등 하고 이렇게 즐거운 선수는 저밖에 없을 거예요. 오늘 스케이팅에 만족해요.”라고 호탕하게 웃는다. 500m 라이벌들이 모두 주춤한 것도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왕베이싱도 24위 했고, 예니 볼프도 17위잖아요. 원래 1등하고 2~3초 정도 차이 나요.”라고 했다. 이상화는 이날 1000m를 끝으로 밴쿠버올림픽을 마쳤다. “다 끝났으니 이제 푹 쉬고 싶어요. 눈 부은 것 좀 보세요.”라고 피로를 호소했다. 폐막식까지 밴쿠버에 머물면서 올림픽 열기를 몸소 느낄 계획이다. 솔직함으로 일관하던 이상화는 선배 이규혁(서울시청)과 이강석(의정부시청) 얘기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오빠들 덕을 참 많이 봤어요. 성적이 안 좋아서 마음이 아프지만 잘 이끌어 주신 거 정말 감사드립니다.”고 했다. 감독님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김관규 감독님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것을 알려 주셨어요. 이번 금메달이 거기에 대한 보답이죠.”라면서 “큰절을 100번 정도 해야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금벅지, 꿀벅지’라는 별명 얘기에 다시 표정이 밝아졌다. “제 최고 단점인 허벅지를 ‘꿀벅지’라고 해주시니 고맙죠. 그런데 악플도 많던데요?”라며 눈을 흘겼다. 그래도 ‘무플(리플이 없는 것)보단 악플이 낫다.’고 기뻐했다. ‘허벅지가 22인치’라는 기사도 완강히 부인했다. “허벅지 사이즈를 잰 적은 한번도 없어요. 설마 22인치가 나오겠어요?”라고 되묻더니 “운동 안 하면 금방 빠져요.”라며 웃었다. ‘절친’ 모태범(21·한국체대)과의 열애설도마냥 즐겁기만 하다. “인터넷 보니까 커플링이라는 얘기까지 있더라고요. 그냥 웃겨요.”라고 깔깔거린다. 오른손에 낀 반지는 부모님 연애 시절 어머니가 끼시던 반지고, 왼손 반지는 힘내라고 아버지가 사주신 거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빙판 위의 신세경’이라는 별명에 부끄러워하던 이상화는 “운동선수치고 예쁘다는 말이겠죠. 전 운동선수니까 유니폼 입고 있는 모습이 제일 예쁜 것 같아요.”라고 털털하게받아쳤다. 이상화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겠다.”며 다음 올림픽을 기약했다. zone4@seoul.co.kr
  • [조은지특파원의 밴쿠버 인사이드] 흑인은 아직도 이방인

    ‘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18일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이어 밴쿠버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스케이팅 1000m 2연패에 성공한 데이비스는 감격에 겨운 듯 링크를 돌며 오랜 시간 손을 흔들었다. 관중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4년 만에 또 시상대에 선 그의 모습은 찡한 감동을 안겼다. 동계올림픽에서 흑인으로서 유일한 개인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실력보다 피부색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하계올림픽에서는 월등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흑인들이 주류다. 반면 동계올림픽에서 흑인이 시상대에 서는 건 낯설다. ‘눈과 얼음의 축제’에 초대된 흑인도 거의 없다. 총 2622명의 참가선수 중 손으로 꼽을 정도. 북미와 유럽대륙의 백인 선수들이 대부분(2300여명)이다. 단 1명만 출전한 나라가 20개국인데 대부분 흑인이다. 우선은 환경 탓일 게다. 동계스포츠는 유럽과 북미의 추운 지역에서 발달했다. 아프리카나 중남미는 사시사철 덥다.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생활수준의 차이도 이유가 된다. 겨울스포츠는 고가의 장비가 기본. 육상이나 농구 등 ‘백야드(backyard) 스포츠’보다 돈이 많이 든다. 선진국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부르주아’가 아니면 접근하기 어렵다. 신체 특성도 영향이 있다. 지방보다 근육이 많은 흑인은 유난히 추위에 약하다. 무거운 근육이 많아 수영에서 빛을 내지 못하는 것과 같다. 1980년대부터 흑인들의 ‘조용한 반란’이 시작됐다.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데비 토머스(미국)가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동메달로 흑인 사상 처음 시상대에 올랐다.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한 자메이카 봅슬레이팀도 출전해 ‘흑인’이 화두가 됐다. 도전은 이어졌다. 마침내 토리노 대회에서 데이비스가 흑인 최초로 개인종목 ‘금빛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피겨스케이팅에서 흑인만으로 구성된 페어팀이 처음 출전했다. 야닉 보누르-바네사 제임스(프랑스)가 주인공. 알파인 스키에서는 홀로 출전해 ‘도전 정신’을 보여 주는 가나의 콰메 은크루마 아좀퐁이 있다. 큰 족적을 남긴 데이비스는 1500m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이들의 분전은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그럼에도 동계올림픽은 여전히 ‘잘사는 백인들의 잔치’다. ‘반쪽 축제’가 언제쯤 전 지구인의 축제가 될까. zone4@seoul.co.kr
  • [女談餘談] 신 지능형 안티/강주리 정치부 기자

    [女談餘談] 신 지능형 안티/강주리 정치부 기자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는 ‘지능형 안티(anti)’. 특정 인물을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척 행동하며 은근히 상대방의 이미지를 반감시키는 안티의 족속을 일컫는 신조어다. 통상 지능형 안티는 연예인 등에 대해 상식 이상의 예찬들로 인터넷 댓글을 채워 불특정 다수인의 혐오감을 끌어낸다. 하지만 요즘 지능형 안티는 그 느낌이 예전과 사뭇 다르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물인 피겨 여왕 김연아. 광고업계에선 그녀의 상품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경기 중간에 3~4개의 광고가 연이어 나온다. 릴레이식 광고 노출에 따른 특수를 노린 것이겠지만 보는 이들의 반응은 의외로 냉랭하다. ‘광고퀸, 한몫벌이’식의 노골적 안티 글도 이어진다. “지능형 안티가 별개 아니다.”라는 지인의 말에 공감이 간다. 공직사회, 정치권 등 오프라인에서도 지능형 안티는 종종 회자된다. 지난달 정운찬 국무총리가 고(故) 이용삼 민주당 국회의원의 장례식장에서 한 세 번의 말 실수를 두고 세간에선 그의 보좌진을 가리켜 ‘지능형 안티’라고 불렀다. 일부러 정 총리를 골탕 먹이기 위해 세 번이나 실수할 때까지 아무런 조언을 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우스개 섞인 비판이다. 상관 곁에 침묵이 아닌, ‘살신성인’ 정신을 보이는 용감하고 순발력 좋은 부하는 없었느냐는 탄식(?)의 목소리도 들린다. 국정감사 기간 공무원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수백쪽 분량의 자료를 한꺼번에 건네줘 일 처리를 어렵게 만드는 것도 대표적인 ‘지능형 안티’의 예다. 지능적 안티는 드러내놓고 비난하는 ‘노골적 안티’보다 더 무섭다. 내부에 적을 잠재한 탓이다.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마저 감수하는 안티 정신에는 소름이 돋는다. 정치권에서 지능적 안티의 활약은 내부 분열, 권력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능적 안티를 연상케 하는 ‘신(新) 안티 유발요인’들은 뜻하지 않게 특정인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사전 조율로 흠집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뢰가 무너진 사회는 희망이 없다. 진심을 말하는 사회, 있는 그대로를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jurik@seoul.co.kr
  • 썰매코스 152m 급경사… 전복사고 속출

    썰매코스 152m 급경사… 전복사고 속출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몇 시간 앞두고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났던 썰매 코스에서 전복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들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봅슬레이 2인승은 정식 경기를 앞두고 18일과 19일 캐나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훈련하던 40여팀 중 10팀 이상이 썰매가 뒤집히는 바람에 완주하지 못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코스로 알려진 경기장이어서 최고 기량을 뽐내는 선수들도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호주 대표팀 제레미 롤레스톤(38)은 “언제 다칠지 모르는 트랙”이라고 꼬집었다. 턱걸이로 2인승 경기 출전 자격을 따낸 일본 대표팀은 이틀 연속 썰매가 뒤집어졌다. 일본은 20일 훈련에서도 전복되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봅슬레이는 여섯 번의 공식 훈련 가운데 두 번을 완주해야 한다. ‘썰매 3총사’로 불리는 루지와 봅슬레이, 스켈레톤은 사망사고가 난 트랙에서 경기를 벌여야 하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공포와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종목은 속도가 엄청난 반면 제동은 어려워 트랙 상태가 아주 중요하다. 평균 시속은 루지가 160㎞로 가장 빠르고, 봅슬레이는 150㎞, 스켈레톤은 135㎞에 이른다. 이번 올림픽 코스는 고도 152m의 급경사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땐 114m였으니 큰 차이다. 루지 코스 길이는 남자 1374m, 여자 1198m. 루지는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출발지점만 다르다. 처음엔 앉아서 출발대를 잡고 반동을 일으킨 뒤 누워서 타는 루지와 달리 출발할 때 힘껏 썰매를 밀어 가속을 붙이는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코스 길이가 1450m로 루지보다 달리는 구간이 더 길고 높아 사고 위험도 더 높다. 봅슬레이는 비스듬히 앉아서, 스켈레톤은 엎드린 자세로 탄다. 봅슬레이 대표 강광배(37·강원도청)는 “선수들이 사망 사고 이후 겁을 먹어 몸이 움츠러들다 보니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마크 애덤스 대변인은 “트랙의 안전성에 매우 만족한다. 5000회의 루지 레이스를 무리 없이 치러낸 곳”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고 우려는 걷히지 않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나도 김연아처럼”… 게임하며 가상체험

    “나도 김연아처럼”… 게임하며 가상체험

    온 국민들의 시선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캐나다 밴쿠버의 빙판 위에 쏠려 있다. 세계 강호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들의 웃음과 땀, 눈물이 함께 어려 있다. 피겨스케이팅 김연아가 ‘세계의 요정’으로 떠오르는 날을 기다리는 것 역시 가슴 벅찬 일. 여기에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회 역시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의 감동을 게임을 통해 느끼는 것은 어떨까. 온라인이나 모바일, 게임기 등을 통해 동계 종목은 물론 다양한 축구 게임도 출시됐다. ●피겨·스키점프 등 쉽고 생생한 플레이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업계가 동계스포츠 게임 출시에 더욱 적극적이다. 지오인터랙티브는 최근 ‘2010 밴쿠버올림픽’을 출시했다. 게임을 통해 피겨와 스키점프, 봅슬레이 등 동계올림픽 12개 종목, 14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용자가 선수 훈련부터 올림픽 참가까지 코치진으로서 책임지는 방식이다. 올림픽에 한 차례 참가할 때마다 선수들의 나이가 네 살씩 늘어나는 등 사실성을 더했다.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버튼 하나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올림픽 기간에는 따로 ‘밴쿠버 모드’를 준비했고,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정보이용료는 4000원. 세중게임즈는 게임에서 이용자가 직접 김연아 선수가 되는 ‘김연아 윈터게임즈’를 내놨다. 게임을 시작하면 김연아 선수가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한 뒤 세계 각국의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한다. 이용자는 각종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두고 세계선수권에 출전해야 올림픽 참가 자격을 얻는다. 대회 출전곡도 이용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 실제 김연아 선수가 사용한 ‘종달새의 비상’과 ‘죽음의 무도’ ‘세헤라자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점프와 스탭, 스핀, 스파이럴 등 피겨 기술도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처음 내려받을 때 4000원을 내야 한다. 닌텐도가 지난해 말 내놓은 ‘마리오와 소닉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닌텐도DS와 위(Wii)로 즐길 수 있는 게임. 피겨스케이팅과 봅슬레이, 아이스하키, 컬링 등 총 16종목의 경기가 수록됐다. 위 전용 리모콘을 이용해 실감나는 조작을 할 수 있다. 닌텐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이후에는 일반 매장에서 게임 타이틀이 곧잘 품절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귀띔했다. 닌텐도DS 전용은 3만 9000원, 위 전용은 4만 4000원이다. 세가의 플레이스테이션3용 게임 ‘밴쿠버 2010’은 빠른 속도감과 고해상도 그래픽을 적용, 더욱 생생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1인칭 시점으로 몰입도가 뛰어난 것도 특징이다. 4만 5000원이다. ●‘슈퍼사커’ 출시 한달만에 10만 다운로드 월드컵을 겨냥한 축구 게임들도 나와 있다. 게임빌이 지난달 내놓은 모바일 게임 ‘2010 슈퍼사커’는 출시 한 달 만에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다. 버튼 하나로 조작이 가능하고, 기계적 조작보다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선수 육성 시스템도 도입했다. 정보이용료는 4000원이다. 게임빌 관계자는 “역동적인 부분을 살리면서도 비교적 조작이 쉽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이라면서 “월드컵을 앞두고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응용소프트웨어) 버전으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으로는 네오위즈와 EA스포츠가 2006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피파 온라인2’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회원 450만명에 평균 동시접속자만 8만명에 이른다. 2006년 월드컵 때는 동시접속자가 18만명에 육박했다. 이 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있는 만큼 월드컵을 활용한 대규모 마케팅이 펼쳐질 전망이다. 네오위즈는 매년 7월 각국 게임 선수들이 출전해 열리는 ‘현대자동차배 피파 온라인2 E-스포츠 대회’를 월드컵 전에 개최한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이용자가 감독이 돼 팀을 운영하는 ‘풋볼매니저’도 최근 새 버전을 내놓았다. 길거리 축구를 소재로 한 ‘프리스타일 풋볼’, 11명의 이용자가 팀을 이뤄 상대와 경기하는 ‘빅썬 싸커’, 인기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축구버전인 ‘차구차구’도 개발 중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오늘의 밴쿠버]

    ■스키점프 개인전 LH(오전 3시 휘슬러 올림픽파크) ■크로스컨트리 7.5㎞×2 추적(오전 6시 휘슬러 올림픽파크) ■스켈레톤 남자 1인승(오전 10시45분 휘슬러 슬라이딩센터)
  • 린제이 본 두번째 실패, 노르웨이 첫 통산 101호

    두 번째 금메달 사냥에 나섰던 ‘스피드퀸’ 린제이 본(미국)이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실격됐다. 전날 정강이 부상을 딛고 여자 활강에서 금메달을 땄던 본은 19일 캐나다 휘슬러 크릭사이드에서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복합에서 기문에 걸려 넘어지면서 레이스를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활강과 회전 경기를 잇달아 벌인 뒤 기록을 합산하는 슈퍼 복합에서 본은 주종목인 활강에서 가장 빨랐으나 회전 경기에서 기문에 스키가 걸려 미끄러졌다. 금메달은 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독일의 마리아 리슈(합계 2분09초14)에게 돌아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는 캐나다의 크리스틴 네스빗이 1분16초56의 기록으로 안네트 게리트센(네덜란드·1분16초58)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자 바이애슬론 15㎞에서는 토라 베르거가 40분52초8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모국 노르웨이에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사상 처음이다. 노르웨이는 이어 열린 남자 20㎞에서도 48분22초5를 찍은 에밀 헤글 스벤드센의 우승으로 101번째 금메달을 추가했다. 19일 현재 노르웨이에 이어 미국이 84개, 독일은 64개로 뒤를 이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산업발전, 이젠 실천할 때다/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열린세상] 금융산업발전, 이젠 실천할 때다/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

    최근 이른 바 ‘볼커 룰(Volcker Rule)’의 등장으로 우리 정부의 금융산업 발전방향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제한하고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하는 등이 골자인 볼커 룰로 글로벌 금융규제 움직임이 더욱 힘을 받으면서 우리 금융회사를 대형화와 글로벌화로 발전시키려는 정부의 금융산업 발전방안을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의 저변에는 우리 금융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많은 이들은 금융산업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갖고 있다. 일찍이 조앤 로빈슨 여사는 1952년 ‘일반이론의 일반화’라는 논문에서 금융발전은 단순히 경제성장을 쫓아갈 뿐이라고 주장했다. 금융발전은 경제성장에 따른 부산물이지 금융 자체가 성장을 주도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우리에게 ‘창조적 파괴’로 너무나 유명한 슘페터는 이보다 훨씬 이전인 1911년 ‘경제발전이론’이라는 저서에서 금융 중개기관이 기술혁신과 경제발전의 본질이라고 역설했다. 이러한 슘페터의 사고는 제조업만으로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보이는 국가에서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논거가 되었고, 1990년대 미국·영국 등 선진국이 실천했다.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도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다음으로 우리 금융산업이 너무나 뒤처져 있어 과연 선진금융회사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다. 사실 선진금융회사의 뛰어난 금융기법이나 대규모 자본을 바라보면 우리 금융산업의 현 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9년 우리 금융시장 성숙도는 133개국 중 58위이고, 은행대출 용이성은 80위, 은행건전성은 90위, 자본이동 규제는 78위로 저조한 편이다. 국제 금융전문 잡지인 ‘더 뱅커’의 ‘2010년 세계 500대 은행 브랜드’에서도 100위권 안에 든 국내은행은 단 한 곳도 없고 신한은행이 135위, 기업은행이 192위, 외환은행이 219위로 뒤처져 있다. 아울러 2008년 총자산 순위는 우리금융 81위, 국민 87위, 신한지주 89위이고, 국내 최대 자산규모인 우리금융이 세계 1위 은행의 6.6%에 불과하다. 여기엔 동전의 양면과 같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선진 금융회사에 비해 우리 금융회사의 규모나 경쟁력이 마치 헤비급과 최경량급을 비교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볼커 룰을 우리 금융회사에 선진 금융회사와 똑같이 적용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우리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주지하다시피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이 본래부터 글로벌 리딩기업은 아니었다. 마치 불모지였던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모태범·이상화 선수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처럼 반도체, 자동차 등에서도 모방으로 출발해 세계의 정상에 우뚝 솟아오른 저력이 우리에게는 살아 있다. 금융산업이라고 해서 예외일 필요는 없다. 한편 볼커 룰의 등장은 예상 밖의 일이 아니다. 과거 금융위기 이후 역사를 보면 항상 규제가 강화되어 왔다. 대공황으로 은행들이 무더기로 파산하자 글래스-스티걸법이 생기면서 규제가 강화됐고, 19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했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이처럼 규제가 강화되면 상당기간 금융부문에 혁신이나 신상품이 등장할 수 없고 금융발전은 정체되기 마련이다. 선진 금융회사들이 강력한 규제로 위축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금융회사들이 대형화, 겸업화, 글로벌화를 통해 선진 금융회사를 따라잡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다. 돌다리를 두드리기만 하고 건너가길 두려워하면서 분분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이젠 실천할 때다. 금융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고 도전적인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시점이 지금이다.
  • 金비결 모태범 리듬, 이상화 체력

    ‘샛별’ 모태범은 리듬감, 이상화(이상 21·한국체대)는 체력을 바탕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500m 금메달을 딴 것으로 분석됐다. 19일 체육과학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0m 금메달, 1000m 은메달을 따낸 모태범은 출발 신호가 울리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까지 반응시간(0.23초)과 준비자세에서 왼발을 내디뎌 착지할 때까지 걸린 시간(0.50초)에서 5명의 전·현 남자 대표선수 가운데 두 번째로 빨랐다. 연구원 이순호 박사는 “모태범이 빠른 발동작까지 겸비해 스타트 때와 몸의 중심을 이동할 때 리듬이 좋다.”면서 “속도가 붙으면 상체가 앞으로 쏠리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기 마련이어서 몸의 중심 이동이 어렵지만, 모태범은 가속 상황에서도 리듬감 있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화는 빙면을 미는 힘을 뜻하는 ‘신근력’에서 오른발 268%, 왼발 277%로 나타나 폭발적인 파워와 두 다리 힘의 균형이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인 윤성원 박사는 “여자 선수의 신근력이 1㎏당 250% 이상이면 우수, 280%가 넘으면 매우 우수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꿀벅지’, ‘금벅지’로 불릴 만큼 탄탄한 허벅지를 지닌 이상화는 근력을 앞세워 얼음판을 지치고 나갈 때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셈이다. 2007년 1월 체중당 최고 파워에서 7.08을 기록한 이상화는 2008년 7.75에 이어 지난해 5월엔 7.98까지 끌어올렸다. 육상 여자 허들 100m 한국기록을 지닌 이연경(29·안양시청)의 7.85보다 높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0.001초 승부… 최첨단 유니폼 경쟁

    0.001초 승부… 최첨단 유니폼 경쟁

    승부를 가르는 건 0.001초다. 말 그대로 ‘찰나’다. 눈으로 구분하기조차 쉽지 않은 짧은 순간이다. 그래서 밴쿠버 동계올림픽은 첨단 스포츠공학의 경연장이다. 선수들의 신체능력에 기술력이 더해져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회전력, 마찰력, 공기저항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은 울고 웃는다. ●日빙상 티팬티 논란속 경기복 주목  기술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는 경기복이다. 속도가 생명인 동계올림픽이라서 더 그렇다. ‘티팬티’ 논란을 일으켰던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복도 최첨단 과학이 적용된 결과였다. 애초 검은색 티팬티 혹은 일본 스모의 훈도시처럼 보였다. 그러나 스포츠호치는 이 유니폼을 만든 미즈노사 개발자의 말을 인용, 이를 해명했다. 담당자는 “티팬티처럼 보이는 하단 부분은 가랑이 등 움직임이 많은 부분이 방해받지 않도록 주위와는 다른 색과 소재를 사용한 것이다. 속옷이 비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별것 아닌 걸로 보이지만 개발에만 3년6개월이 걸렸고 개발비도 수억엔이 들었다. 개발사는 5%가량 공기저항이 줄어든 걸로 보고 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유니폼도 단순한 옷이라기보단 최첨단 장비에 가깝다. 얼핏 잠수복 같은 유니폼 속엔 부위별로 수십가지 첨단 과학이 숨어 있다. 선수 고유의 동작과 신체 특징에 따라 부위별로 다른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팔 아래쪽과 허벅지 안쪽엔 신축성이 큰 소재를 사용했다. 바람을 받는 무릎과 앞부분은 미세한 돌기와 홈을 만들어 공기저항을 줄였다. 팔 움직임을 극대화하기 위해 측면 솔기는 아예 제거했다. 쇼트트랙 대표팀 유니폼은 아예 ‘ㄱ’자로 꺾여 있다. 허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최대한 기술을 발휘하게 하려는 의도다. ●방탄소재·0.3㎜ 두께 등 속도전쟁  캐나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유니폼은 두께가 0.3㎜다. 인간의 피부보다 얇다. 역시 공기저항을 최대한 덜 받게 하려는 의도다. 근육을 꽉 조여 근육효율을 높여 주는 특수기술도 적용했다.  반대로 무게를 더한 유니폼도 있다.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가파른 경사를 내려오는 알파인스키 경기복은 무게를 더해야 한다. 무작정 가벼우면 부상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너무 가볍지도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 양쪽 어깨와 옆구리 등 8~10곳에 네오프렌이라는 두께 5~10㎜의 보호패드를 붙여 조절한다. 경기복 무게는 대개 2.3㎏에 이른다. 이런 경기복들은 가격도 만만치 않다. 대개 한 벌에 100만원을 훌쩍 넘긴다. 대회가 거듭될수록 기술이 진화하는 만큼 경기복 가격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Secret 연아

    Secret 연아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금빛 연기를 펼칠 일만 남았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마침내 ‘결전의 땅’ 밴쿠버에 입성한다. 김연아는 20일 오전 캐나다 토론토에서 최종 전지훈련을 마치고 밴쿠버로 이동, 본격적인 빙질 적응에 돌입한다. 김연아의 밴쿠버 입성은 별명인 ‘본드걸’답게 ‘007작전’으로 전개된다. 대회 당일까지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김연아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 구동회 부사장은 “밴쿠버에 도착하면 공항 인터뷰를 생략하고 시내 숙소로 이동해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연아는 선수촌 대신 어머니 박미희(50)씨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 전담 물리치료사 등과 ‘연아팀’을 이뤄 밴쿠버의 한 호텔에서 머무른다. 선수단에서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대회 당일까지 숙소와 훈련장을 오가며 훈련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현지 사정과 영어에 능통한 자원봉사자도 2명 배치됐다. 일부 시선이 곱지 않지만 오직 금메달 목표에만 집중하기 위해 호텔을 선택했다. 22일 밴쿠버에 도착하는 아버지 김현석(52)씨는 “국민의 관심이 높은 올림픽이라 연아의 부담이 큰 것 같다. 구 부사장에게 우스갯소리도 해주면서 부담을 풀어주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밴쿠버 도착 다음날인 21일 곧바로 공식 훈련에 들어간다. 훈련장은 대회가 치러질 퍼시픽 콜리시움. 이곳은 김연아와 좋은 인연이 있다. 김연아는 지난해 2월 올림픽 전초전으로 치러진 2009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를 제치고 우승한 기억이 있는 곳이다. 퍼시픽 콜리시움은 그동안 남자 피겨 싱글 경기 때문에 여자 선수에게 개방되지 않았다. 따라서 김연아는 21일 개방과 동시에 빙질을 테스트해 볼 좋은 기회를 맞았다. 특히 김연아는 금메달 전망이 더 밝아져 한층 편하게 공식 훈련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19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에번 라이사첵(25·미국)이 환상적인 쿼드러플 점프를 펼친 ‘황제’ 예브게니 플루셴코(28·러시아)를 물리치고 우승했기 때문이다. 김연아 역시 어려운 점프보다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안정적인 점프를 구사하는 데 장점이 있어서다. 김연아는 늘 “무리해서 안 하던 것에 도전하기보다 내 것을 완벽히 하겠다.”며 점프의 난이도를 무리하게 높이지 않았다. 하지만 쇼트트랙 경기를 치르면서 빙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은 불안 요인이다. 한편 조애니 로셰트(24·캐나다)와 안도 미키(23·일본)는 일찌감치 밴쿠버에서 현지 적응 중이다. 일본에서 훈련 중인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보다 하루 늦은 21일 도착한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24일 쇼트프로그램, 26일 프리스케이팅 순으로 열린다. 김연아가 한국 피겨 110년사에 한 획을 긋는 위업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국가대표가 웬 힙합!

    국가대표가 웬 힙합!

    일본의 간판 스노보드 선수 고쿠보 가즈히로(21) 때문에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9일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밴쿠버로 떠나던 고쿠보의 옷차림이 발단이었다. 그는 정장 형태인 선수단 공식 유니폼의 바지를 골반에 걸쳐 입고 셔츠 단추를 푼 채 넥타이를 느슨히 맸다. 흑인 스타일의 머리에 검은 선글라스까지 썼다. 일본 언론은 국가대표의 신분을 망각한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의 교육부 장관에 해당하는 가와바타 다쓰오 일본 문부상은 최근 의회 연단에서 “일본 국가대표로서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옷차림이었다.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밴쿠버에 도착한 고쿠보는 국내의 비난 여론에 대해 “올림픽이라고 특별할 거 없다. 또 다른 스노보드 대회일 뿐이다.”라고 쿨(?)하게 답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12일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선수단장과 함께 공개 사과를 했지만 여론은 수그러들 기미가 없었다. 일본스키협회는 고쿠보를 징계처분했다. 스노보드 대표팀 감독 하기와라 후미카즈, 코치 2명도 감독 소홀을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이들은 13일 열린 올림픽 개막식 참석도 금지당했다. 아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자는 극단의 조치까지 거론됐다. 비난 여론에 따른 심적 부담 때문이었는지 고쿠보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지난 17일 12명이 출전한 하프파이프 경기 결선에서 8위에 머물렀다. 지난달 29일에 열린 동계 엑스게임 슈퍼파이프 대회에서 3등을 차지하며 강력한 메달 후보로 떠올랐던 그였다. 하프파이프 경기는 동계올림픽의 서커스라고 불릴 정도로 선수의 개성과 표현력을 중시한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션 화이트도 길고 굽슬굽슬한 머리 모양에 체크 점퍼와 청바지 차림의 캐주얼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밴쿠버 동계올림픽 사진 보러가기
  • 獨선수 메달 깨물다 앞니 깨져 응급실행

    뺨을 꼬집어도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너무 기뻤나. 동계올림픽 선수가 메달을 진짜(?) 깨물었다가 응급실로 실려갔다. 독일의 다비드 묄러(28)는 지난 15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루지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뒤 사진기자들의 요청을 받고 메달을 꽉 깨물었다. 시상식 중계화면이나 사진을 보면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수상식 뒤 메달을 깨무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보통 사진기자들은 메달을 딴 실감이 나도록 이런 자세를 요구한다. 그러나 묄러는 너무 꽉 메달을 깨무는 바람에 이가 깨져 급히 응급실을 찾아야 했다고 미국 야후 스포츠가 19일 보도했다. 특히 밴쿠버 대회 메달은 역대 올림픽 메달 가운데 가장 무거운 500~576g이다. 캐나다 원주민들이 친숙한 동물로 여기던 범고래와 갈까마귀의 눈, 지느러미, 날개가 민속 공예기법으로 새겨져 있다. 이번 대회 메달은 지름 100㎜, 두께 6㎜,로 올림픽 역사상 가장 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름 60㎜, 두께 3㎜ 이상으로만 규정해 놨다. 이번 대회에서 메달 크기는 사진이나 중계방송 때 얼른 눈에 띄듯 지름이 4㎝나 커졌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까지만 해도 메달 무게는 131g에 불과했다. 메달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크기와 무게가 늘어났다. 2006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땐 500여g이었다. 한편 올림픽 금메달은 순금이 아니라 표면을 싸고 있는 6g을 뺀 대부분이 은으로 이뤄졌다. 반면 은메달은 순은, 동메달은 청동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뜨거운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4전5기’의 꿈은 실패했지만 도전만으로도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이자 ‘맏형’ 이규혁(32·서울시청)이 16년 묵은 올림픽 메달의 꿈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 18일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이규혁은 1분09초92의 기록으로 9위에 머물렀다. 앞서 16일 열린 500m에서도 1, 2차 레이스 합계 70초48로 15위에 그쳤다. 남은 1500m와 1만m, 팀추월에는 출전하지 않아 이규혁은 결국 ‘노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스스로 “마지막 도전”이라고 말할 정도로 나이가 많아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 된 셈이다. 올림픽 무대만 5차례 밟은 긴 도전의 세월이었다. 대회를 치를 때마다 상심도 했고, 은퇴 결심도 했지만 성적의 아쉬움과 책임감에 도전을 계속했다.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에서 김윤만, 제갈성렬 등 쟁쟁한 선수와 함께 중학생 시절 첫 올림픽 무대를 경험한 이규혁은 500m에서 38초13으로 36위에 그쳤다. 이후 1998년 나가노대회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2006년 토리노대회까지 매번 올림픽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금메달 후보라는 기대 속에 경기에 나섰지만 결과는 늘 아쉬웠다. 토리노대회 때는 주종목으로 내세웠던 1000m에서 0.05초 차로 동메달을 놓치면서 또 한 번 올림픽 메달의 기회를 날렸다. 이규혁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 아버지 이익환씨와 피겨스케이팅 대표 코치 출신 어머니인 이인숙씨의 장남이다. 동생 이규현도 피겨스케이팅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빙상 명가’ 출신. 13세 때부터 국가대표를 지낸 그는 아시아기록 2개(1000m·1500m)와 한국기록 2개(1000m, 스프린트 콤비네이션)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선수다. 이규혁은 이강석(25·의정부시청), 모태범(21), 이상화(21·이상 한국체대) 등 밴쿠버 영웅들의 ‘롤 모델’이기도 했다. 16일 500m에 이어 18일 1000m에서도 메달을 따내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멀티 메달리스트’가 된 모태범은 “(규혁이) 형은 저의 우상이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넨 이규혁을 진하게 얼싸안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대들은 밴쿠버 연금술사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멀티메달’을 획득한 모태범과 한국 최초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금메달리스트 이상화(이상 21·한국체대) 뒤에는 그림자처럼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공신들이 있었다. 우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당시 삼성 스포츠단 단장이었던 박성인 빙상연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박 회장은 토리노올림픽 직후 장기적인 안목에서 빙상 종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밴쿠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쇼트트랙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종목까지 지원 폭을 확대한 것. 1997년부터 14년간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해 왔다. 매년 평균 7억~8억원을 지원해 온 셈이다. 연맹은 이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과학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 선수들 개개인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스피드스케이팅을 중점 종목으로 선정, 3명으로 한 팀을 이뤄 체계적인 지원을 했다. 주 코디네이터로 윤성원 박사가 선정됐고, 기술 담당은 이순호 박사가 맡았다. 선수들의 심리 지원은 우민정 박사가 담당했다. 윤성원 박사는 선수들 개개인의 체력과 피로도를 측정해 취약점을 찾아내 조언하는 역할을 맡았다. 피로도를 누적시키는 젖산 분비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했고, 이는 선수들의 체력 강화에 많은 도움이 됐다. 우민정 박사는 심리 검사를 통해 선수들이 시합장에서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이순호 박사는 “선수들의 실제 경기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스타트 동작을 심층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이 스타트 반응속도가 느린 문제를 해결했다. 스케이트날 각도가 너무 벌어져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 이 박사는 스케이트날과 다리 각도, 짧은 보폭 등을 개선할 것을 조언했다. 연맹에서 특별히 영입한 스케이트화 정비 전문가 2명도 빼놓을 수 없다. 토리노 대회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딴 오세종(28)씨와 스케이트 장비 전문회사인 삼덕스포츠에서 특별 영입된 김동민(34)씨가 그 주인공. 지난해 8월 대표팀 전지훈련부터 지금까지 선수들의 그림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토리노 대회까지는 선수들이 직접 날을 갈아 연습 시간이 부족했지만, 이번 대회부터 선수들은 두 전문가 덕분에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2008년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김양수 재활 트레이너도 선수들의 물리치료를 담당하면서 선수들의 부상 관리에 큰 역할을 했다. 지난 토리노 대회까지는 대표팀 트레이너가 따로 없었다. 이런 지원이 없었다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역사 탄생은 더 미뤄졌을지 모를 일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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