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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젊고 분화 능력 뛰어난 혈액 줄기세포 선별법 개발

    국내 연구진이 가장 젊고 분화 능력이 뛰어난 최상위 혈액 줄기세포를 선별하고 그 기능을 장기간 보존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줄기세포가 필요한 환자에게 신속하게 최상위 줄기세포를 공여하는 ‘혈액 줄기세포 은행’을 만들 길이 열리게 됐다. 이 연구를 지원한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20일 “혈액 줄기세포를 마음대로 깨우고 재울 수 있는 획기적인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효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팀은 골수에 존재하는 혈액 세포의 조상인 혈액 줄기세포 중에서 가장 젊고 분화 재생 능력이 뛰어난 최상위 혈액 줄기세포에만 ‘카이원’(KAI1)이란 분자가 발현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와 함께 카이원 분자가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의 다크단백질(적혈구 표면의 단백질 중 하나)과 상호작용해 최상위 혈액 줄기세포를 활동 없이 잠들어 있는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기능과 젊음은 유지한 채 혈액 줄기세포를 잠재워 저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혈액 줄기세포를 증폭시킬 때 먼저 골수에서 잠자는 혈액 줄기세포를 깨우는 방법을 썼다. 하지만 이렇게 증폭된 혈액 줄기세포는 혈액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점점 사라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증폭 과정에서 최상위 혈액 줄기세포는 점차 감소하고, 분화 재생 능력이 낮은 전구 세포(아직 완전히 분화가 안 된 세포) 또는 분화된 세포가 늘어나 장기 조혈 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최상위 혈액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증폭, 보관하는 방법이 상용화되면 면역 세포나 인공혈액을 제작할 때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또 백혈병과 악성빈혈 같은 골수기능 부전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골수이식 기술을 최적화해 환자에게 적용하는 시기를 획기적으로 앞당길 수도 있다. 김 교수는 “골수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팀이 주도하고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줄기세포 선도연구팀 육성사업’, ‘리더 연구자 지원사업’과 복지부의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사업단 및 연구 중심병원 육성 연구개발(R&D)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줄기세포 전문 학술지인 ‘셀 스템 셀’ 온라인판에 실렸다. 원천 기술의 상용화 목표 시점은 향후 5년 이내로 잡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9] ‘신해철법’의 행방을 묻다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9] ‘신해철법’의 행방을 묻다

    이 글은 가수 신해철씨의 사인이나 미처 몰랐던 사실을 들추는 탐사형 기사는 아닙니다. 그 보다는 그의 돌연한 사망이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를 반추하고,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으며, 또 무엇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 지를 확인하는 글이라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그의 사망 직후 ‘신해철 사망 원인은 패혈증’이라는 기사를 게재해 특종상까지 받았던 필자로서는 이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조용하지만 관심 있게 ‘그날 이후’의 변화들을 지켜봐 왔고, 지금도 거기를 주시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신해철법’은 끝난 것인가 관심을 끌었던 신해철법이 사실상 물 건너 갔습니다. 이번 19대 국회의 임기는 5월까지이지만 당장 4·13총선이 있어 다시 법안을 처리할 기회는 가질 수가 없으니까요. 이는 법안의 폐기를 뜻합니다. 이 법의 공식 명칭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2014년 4월 오제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한데 이어 이듬해 김정록 새누리당 의원이 잇따라 발의했지요. 핵심 내용은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의료기관이나 의사의 동의가 없더라도 즉시 조정 절차가 개시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 법안의 배경에는 졸지에 유명을 달리 한 가수 신해철과 초등학생 전예강 양의 의료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이 있습니다. ‘신해철법’이라거나 ‘전예강법’이라고 한 건 이 때문입니다.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신속하고 공정하게 피해에 따른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 법안을 두고 의료단체와 환자단체 간에 치열한 대립과 갈등이 이어졌습니다. 병원협회와 의사협회 등 의료단체는 “악용의 소지가 커서 되레 국민 건강을 위협한다”고 우려했고, 환자단체에서는 “선용의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맞섰습니다. 이 법안의 처리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를 따지는 단체들이 각자 나름의 셈법으로 득실을 저울질하며 혹은 겉과 속이 다르게, 혹은 드러내놓고 견고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사안의 시비를 가리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무엇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한가, 그리고 어떤 선택이 사회 발전에 더 긍정적이냐를 따지면 되는 문제이니까요. ‘다수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지만,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의료사고의 책임을 건건이 규명하려 하면 불가피하게 의료행위가 위축되는 문제, 또, 의료의 본령을 지키주려 하면 환자의 권리가 침해받는 이 대립적 상황에서 무엇이 국민 다수의 이익에 부합하는 지를 가리는 일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필자는 국회를 먼저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회는 입법기관입니다. 많은 법이 국회에서 만들어지고 또 폐기됩니다. 그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라고 국민들이 큰 권한을 그들에게 위임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많은 권한과 권력이 주어지고, 평균적으로 따져 일한 것보다 과도하게 많은 세비를 받습니다. 그런 국회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법안을 충실하게 심의하지 않는다면 이는 곧 그 기관에 위임한 권한을 잘못 사용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신해철법도 그렇습니다. 어느 쪽도 편들거나 무시할 수 없는 ‘국민집단’이 팽팽하게 맞서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인 만큼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회의원들의 선택의 폭이 좁을 것임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국회와 국회의원들이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관점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는 오로지 ‘법에 의해서만’ 유지되고 발전한다는 원론적 가치가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국회는 당연히 이 관점에서 노력하고, 고민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국회는 지금까지 그랬듯 항상 쉽게만 가려고 합니다. ●‘신해철법’의 논란 살피기 의사들의 관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료계에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많은 의료사고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상당수 의료사고는 ‘사고’인 줄도 모르고 지나갑니다. 의료 주체인 의사들이야 대부분 사고 여부를 알겠지만, 드러내지 않으니까요. “사고로 보면 사고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특정 치료술이 개발되어 의료인에 의해 시행될 때 이미 일정한 오류나 사고는 예견된 것이며, 따라서 이런 예상의 범주에 들어있는 검사나 치료상의 오류에 대해 일선 의사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필자가 아는 한 의사의 항변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사람들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심지어는 동네 마트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를 두고 생각해 보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거의 없다고 해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도록 한 그런 약제들도 임상에서는 수많은 부작용이 확인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약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따로 문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교한 전문 교육을 받은 의사들(사실 의사를 지망생 개개인이 그런 교육을 얼마나 충실하게 받았고,또 실천하는 지는 별개로 봐야 하지만)의 실수는 이상하게도 치료술의 오류나 한계로 보지 않고 의사 개개인의 실수나 무능력, 부주의로 보려고만 한다. 그런 점이 문제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의료사고가 합리적으로 이미 예견된 오류에 포함되는 불가피한 것인지, 아니면 의사의 부주의나 무능에 의해 발생한 ‘사고’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일단 문제가 생기면 환자 측은 의사와 병원을 향해 핏대를 올리고, 의사와 병원은 그런 항의를 애써 외면합니다. 신해철법이 결국 폐기된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양 진영의 이런 시각과 논리는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누군가가 병에 걸리고, 그 병을 의사가 치료해야 하는 이상 피해 갈 수 없는 난제라고 봐야지요. 그러니 의사단체가 이 법을 순순히 수용할 리가 없습니다. 냉정하게 보자면, 의료 단체의 거센 반발 때문에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등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졸속 입법의 결과로 의료인의 방어진료를 확산시키는 등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저해할 뿐 아니라 국민과 보건의료인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이다.” 말인즉, 의료분쟁에 대한 의료기관의 조정 참여를 강제하면 의료기관과 의료인들은 ‘분쟁 발생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소극적·방어적으로 진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환자들의 피해로 귀결된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풍토에서는 조정신청의 남용이 불 보듯 뻔해 의료인과 의료기관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인가 환자 측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들의 주장도 거셉니다. “의료 자체가 가진 공공성을 감안하더라도 의료사고라고 의심될만 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자는 당연히 의사와 의료기관에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물을 수 있어야 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 대목에서 신해철씨 사망과 관련해 불거진 문제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신해철씨 사망에는 해당 의료기관의 불법적인 의료행위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치료행위에 대한 환자의 동의 여부도 그렇고, 중대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발생했음에도 법과 규정이 정한 규칙이나 수칙을 정상적으로 준수,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명백한 의료사고에 해당하지만 지금의 법체계나 관행으로는 신해철씨의 사망에 관련된 원인 제공자에게 합당한 배상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신해철씨의 경우 사망 자체가 사회문제화하는 바람에 그나마 실체가 규명됐다지만 그렇지 않은 갑남을녀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기도 합니다. 의료사고로 사람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 죽었으니 어떻게 하겠다느니 등의 인과성 규명과 사후 조치가 없다면 삼척동자도 의아해 할 일이지요. 이런 까닭에 백혈병환우회·선천성심장병환우회·신장암환우회·GIST환우회·다발성골수종환우회 등 환자단체들은 “신해철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고요. 환자 측 목소리를 조금만 더 들어볼까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의료사고 피해자 중에는 고액의 소송비를 부담할 능력이 되지 않아 의료사고 개연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을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 경우 상당수 피해자들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찾지만, 의료기관이 동의하지 않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형사사건화 외에는 다른 방법을 취할 수가 없게 됩니다. ‘울화통이 터질 일’이라며 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다가 업무방해죄 등으로 경찰서를 들락거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정부는 2012년부터 의료분쟁조정제도를 도입·시행하고 있지만, 해당 의료기관이 조정을 거부하거나 일정 기간(14일) 내에 필요한 답변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안 자체가 각하되는 규정 때문에 사실상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환자 측 하소연입니다. 실제로, 분쟁조정이 시작된 2012년 4월부터 2015년 말까지 중재원에는 모두 5487건의 분쟁조정건이 접수됐지만 이 중 조정이 개시된 것은 43.2%인 2342건에 불과합니다. 조정이 개시되어 중재가 성립되는 비율이 94%로 비교적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떻게든 조정만 시작되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조정의 불성립’이라는 ‘탈출구’를 만들어 시쳇말로 ‘죽도 밥도 아닌’ 제도가 되고 만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사정이 이러니 멀쩡한 사람이 치료를 받다가 죽었는데, 묻고 따질 수도 없습니다. 정부가 나서 명쾌한 규정을 만들거나 하다 못해 지침이라도 내놔야 하지만, 고작 한다는 게 어정쩡한 분쟁조정제도 정도니 환자 측은 그들대로 “정부는 무엇하고 있느냐”고 핏대를 올리고, 의료기관들은 “그럼 의료 포기하자는 것이냐”고 맞서 도대체 협상과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끝이 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국회와 보건복지부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제 19대 국회가 오는 4월 폐회되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신해철법)도 자동 폐기됩니다. 환자단체에서는 “19대 국회가 다른 현안들은 총선 후에 차기 국회로 넘기더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만은 꼭 도입하는 입법적 결단”을 촉구했지만 이마저도 물 건너 가고 말았습니다. 환자단체들은 “의사단체의 주장처럼 의료분쟁 조정신청 남발이 우려된다면 최소한 법률적 판단이 가능한 ‘사망’이나 ‘중상해’의 경우로 그 범위를 제한해서라도 ‘의료분쟁 조정절차 자동개시제도’를 도입하라”고 절충적인 제안까지 했으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입법기관인 국회와 정부 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직무를 태만히 한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민감한 사회적 논쟁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의 속성입니다. 그런 속성 자체를 오로지 비난만 할 일은 아닌게, 이 경우 어떤 결정을 하든 상당한 분란의 여지가 없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하든 책임이 따르니 누구라도 그 부담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니까요. 하지만, 결론이 무엇이든 국회와 복지부는 조정 노력을 했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확고한 입장을 정하고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접근이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설득하는 일이야말로 많은 권한을 위임하고,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국민에 대한 도리이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환자든 의료인이든 모두 국민입니다. 그러니 편들 것 없이 성의껏 필요한 노력을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결과가 어떻든 납득은 하지 않았겠습니까. ‘납득할 수 없는 불만’을 가진 것과 ‘불만이지만 납득은 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다른 상황이니까요. 그런데 국회나 복지부가 일하는 모양을 지켜보면 ‘납득할 수 없는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나, 국회에는 더 이상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됐습니다. 이미 물리적인 시간도 없고, 차기 국회에서 이 법안을 발의하려면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니까요. 국회의원이라는 직분의 한계도 작용했을 것입니다. 선거를 거쳐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가능한 결속이 공고한 단체들과 대립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법안 상정을 기대하는 건 무리라고 판단됩니다. 그러니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합니다. 복지부가 양측의 의견을 듣고 조정작업을 거쳐 개정안을 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일 것입니다. 사안 자체가 복지부 소관이기도 하고, 이걸 국회에 맡길 경우 조정 절차를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복지부는 양측의 주장이 너무 극단적으로 맞서 조정의 여지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더더욱 복지부가 팔을 걷어부쳐야 합니다. 그렇게 첨예하게 이해가 엇갈린 사안을 양측의 문제라며 불구경 하듯 멀찍이 떼어놓고 수수방관한다면 편함을 얻는 대신 신뢰를 잃을 게 뻔하니까요. 앞서 언급한 ‘조정’은 바꿔 말하자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의 경우 조정이 쉽지 않겠지만, 양측의 주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면, 그래서 의사집단이 환영은 못해도 납득은 하고, 환자 측도 성에 차지는 않지만 수긍은 하도록 하면 됩니다.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 하는 곳이 바로 보건복지부입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의사단체의 명패 뒤에 숨어 사특하게 돈만 긁어모으는 함량 미달의 불량 의사들이 의외로 많다는 거 의사들도 알지 않습니까. 또, 병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선후도 가리지 않고 목청부터 높이고, 그걸 빌미로 뭐 좀 얻어보겠다고 용을 쓰는 진상 환자들도 정말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문제, 즉 어느 쪽이든 악용의 여지만 극소화한다면 양식있는 의사, 상식적인 환자들이 그걸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환자들 쪽에서도 아무 것도 얻지 못하는 것보다는 일부라도 얻는 게 낫고, 그걸 마중물 삼아 장기적으로 보다 진전된 결과를 도모할 수도 있으니까요. 의사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이 변해 한번 봇물이 넘치기 시작했는데, 그걸 없는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진료행위가 크게 위축될 수준이 아니라면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게 세상의 변화에 조응하는 방법이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내놔야 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고, 또 원한다고 모두 가질 수는 없는 세상이니까요. 철옹성만 같은 불합리와 부조리라도 임계점에 다다르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변화의 양태를 돌이켜야 합니다. 신해철법은 이 지점에서 아직도 발화하고 있는 하나의 도화선입니다. 그런 점을 살펴서 열 걸음이 무리라고 판단되면, 두세 걸음이라도 내딛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특히나 의사든 환자든 국민을 상대로 ‘이기거나 아니면 지는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갖지 말기 바랍니다. 거기에 승패는 없습니다. 다만, 설득을 했느냐, 못 했느냐의 문제가 있을 뿐입니다. 복지부가 뒷짐만 지고 있는 사이에 19대 국회가 은근슬쩍 유기해버린 신해철법, 그 분란의 심부를 들여다보면 승자는 없고, 상처만 남아 있습니다. 그 졸속한 대립의 흔적을 보면서 이 말을 상기합니다. ‘끝 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jeshim@seoul.co.kr[지난 기사 보러가기]
  • 백혈병 막는 유전자 찾았다

    국내 연구자가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백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혈액암뿐만 아니라 각종 암 치료의 단초를 마련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부 고명곤 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자항상성연구단 안정은 박사,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앤자나 라오 교수, 독일 암연구센터 루카스 차베스 교수 국제 공동연구팀은 체내 ‘TET’라는 단백질 유전자가 없거나 부족할 경우 악성 골수성 백혈병이 발생하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자연과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TET단백질은 세포 내 암 억제 기능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세포 내 TET 단백질이 적거나 없을 경우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생쥐의 조혈모세포에서 TET 단백질을 제거하자 1주일 만에 조직과 세포에 암의 징후가 나타났고, 4~5주 만에 악성 골수 백혈병이 발병해 사망한 것을 발견했다. 조혈모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혈액의 주요 성분 중 하나다. TET 단백질이 제거된 조혈모세포는 적혈구로 분화되거나 면역기능을 갖고 있는 림프구로 분화하지 못하기 때문에 암이 쉽게 발생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TET단백질이 부족할 경우 DNA가 외부 영향으로 손상되더라도 복구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 교수는 “DNA 손상이 쌓이면 세포가 암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DNA 염기서열의 화학적 변형과 암 세포 생성이라는 과정 사이에서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TET 단백질 발생 수준과 활성화 정도를 유전자 단위에서 조절할 수 있다면 악성 백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들이 19일 시청 대강당에 마련된 간이 침대에 누워 헌혈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2016년 상반기 사랑의 헌혈 행사에는 250여명의 공무원이 참여했다. 헌혈증서 517장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됐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현대중 임직원, 급여 우수리로 모은 2억 3000만원 불웃이웃 전달

    현대중공업 임직원이 급여 우수리로 모은 2억 3000여만원을 불우이웃에 전달했다. 현대중공업은 16일 울산 본사에서 급여 우수리 기금 전달식을 열고 지난해 임직원들이 모은 우수리 기금을 한국심장재단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부터 매월 급여에서 1000원 미만의 금액을 모아 불우이웃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임직원 96%가 동참하고 있다. 6년간 기탁한 우수리 기금은 13억 4000여만원에 달한다. 기금은 심장질환과 백혈병, 소아암 환자 등 140여명의 수술비용으로 지원했다. 또 환자와 가족 심리안정 치료를 비롯해 홀로 사는 노인,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 데 썼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역대급 흥행 ‘데드풀’ 세계 최초 관람자는 ‘암투병 소년’

    역대급 흥행 ‘데드풀’ 세계 최초 관람자는 ‘암투병 소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슈퍼히어로 영화 ‘데드풀’이 역대 슈퍼히어로물 흥행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를 가장 먼저 관람하는 ‘행운’을 거머쥔 관객의 스토리가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미국 할리우드리포터의 13일자 보도에 따르면, 라이언 레이놀즈 주연의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데드풀’을 최초로 관람한 사람은 캐나다에 거주하는 코너 맥그래스라는 소년이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맥그래스의 정확한 나이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가 ‘키드’(Kid)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10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공식 개봉일 6주 전, 맥그래스가 머무는 캐나다 알베르타로 날아가 맥그래스만을 위한 ‘데드풀’ 특별 상영관을 마련했다. 맥그래스는 2013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고가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맥그래스가 자신의 치료비를 모으기 위한 모금 사이트에 ‘데드풀’ 영화를 관람하고 싶다는 뜻을 표했고, 이를 접한 레이놀즈는 캐나다에 직접 상영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놀즈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맥그래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전 세계에서 ‘데드풀’을 가장 먼저 관람한 소년”이라고 설명하면서 “내 친구 코너는 지구상에서 ‘데드풀’을 가장 많이 사랑하는 팬이다. 코너가 그의 암을 이겨낼 수 있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코너는 내가 만난 캐나다인 중 가장 재미있고 입이 거친 소년이다. ‘데드풀’에 관해서도 거침없는 관람평을 내놓았다”면서 “나는 이 아이를 매우 사랑하며 이 소년은 당신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데드풀’은 17세 미만이 관람할 수 없는 R(Restricted)등급을 받았지만, R등급 영화라 할지라도 부모나 성인 보호자를 동반할 경우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데드풀’을 본 맥그래스 역시 부모와 함께 영화를 관람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소년관람불가 히어로물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데드풀’은 개봉 당일인 12일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개봉 첫 주 1억 3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재작년 개봉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첫 주 흥행 수익 9000만 달러를 훌쩍 뛰어 넘는 금액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설 속 아키·사쿠타로 같은 ‘작고 우연한 만남’ 늘 공상”

    “소설 속 아키·사쿠타로 같은 ‘작고 우연한 만남’ 늘 공상”

    일본 베스트셀러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작가 가타야마 교이치(57)가 오는 4월 신작을 낸다. 불치병에 걸린 20대 청년 3명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우울함에 뒤엉켜서’(tangled up in blue)다. 미국 포크 가수 밥 딜런의 노래 제목에서 소설 제목을 가져왔다. 신간 출간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재일본한국YMCA에서 교보문고와 대산문화재단이 마련한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에서 그는 새 작품에 대해 “세 청년이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서로 대화하고 고민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계기가 돼 집필에 들어갔습니다. 후쿠시마에 사는 아이들 중 갑상선암이 발견된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봤죠. 그곳 아이들이 컸을 때 동시에 백혈병이나 암 등 불치병에 걸릴 상황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그런 운명에 처했을 때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작가로서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명이었던 그를 일본 대표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1년)는 각별했다. 소설은 여주인공 아키를 떠나보내는 사쿠타로의 상실감을 그렸다. 중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둘은 고등학생이 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지만 아키는 백혈병에 걸려 사쿠타로 곁을 떠나게 된다. “이 작품은 제게 가장 특별해요. 많이 팔려서가 아닙니다. 다른 작품들은 글을 쓰다 보면 고생도 많이 하고 막히기도 하는데 이 소설은 3개월 만에 작품 구상에서 탈고까지 끝냈어요. 의식적으로 쓴 작품과 무의식적으로 쓴 작품이 있다면 이 작품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가타야마는 39세 때 이 소설을 썼다. “일본에선 청춘소설에 해당합니다. 작가들은 청춘소설을 써 보고 싶어 해요. 당시 청춘소설을 쓰기엔 아슬아슬한 나이였죠. 이 나이가 지나면 영원히 못 쓸 거 같아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등학생 때 첫사랑을 해 작품 속 주인공을 고등학생으로 했습니다.” 그는 소설에서 불치병에 걸린 아키를 사쿠타로가 문병 갔을 때 둘이 나누는 이야기, 두 사람이 호주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면서 밤기차에서 나누는 이야기, 두 사람이 병실에서 마지막으로 나누는 이야기를 ‘베스트3 이야기’로 꼽았다. “둘은 죽음을 앞두고 애절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몇 해 전만 해도 서로 전혀 모르는 타인이었습니다. 우연히 중학생 때 알게 돼 고등학생 때 연인 사이가 됐을 뿐이죠. 그런데도 부모 자식보다 더 진한 관계를 이룹니다.” 가타야마는 아키와 사쿠타로와 같은 ‘우연한 만남과 관계’를 늘 공상한다. 요즘은 히틀러와 로마 교황이 형제가 되는 이야기를 공상한다. 화가를 꿈꾸는 히틀러와 성악가가 되고자 하는 교황의 여동생이 1차 세계대전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 “작고 우연한 계기로 전혀 모르던 사람들이 만나게 되는 것, 그 만남이 불행을 없앨 수 있어요. 전혀 모르던 타인과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게 인간이고 그것이 인간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그렇게 하면 세계를 밝게 그릴 수 있습니다.” 글 사진 도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췌장암 환자 연간 약값 1300만→60만원 된다

    췌장암 환자 연간 약값 1300만→60만원 된다

    이달부터 전이성 췌장암, 만성 골수성 백혈병 등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돼 치료 비용이 많이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희귀난치성질환) 보장성 강화 차원에서 환자 수가 적어 우선순위에서 밀릴 우려가 있거나 치료제가 부족한 질환에 대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다고 31일 밝혔다. 전이성 췌장암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많아 생존율이 8%대로 낮을뿐더러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가 극히 적고 본인 부담률 100%인 약제가 많다. 따라서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번에 새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암요법은 ‘아브락산주’라고 불리는 병용 요법(젬시타빈+알부민 결합 파클리탁셀)이다. 아브락산주는 애초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돼 최근 췌장암 치료에도 사용되고 있으나 비싼 데다 건강보험마저 적용되지 않아 환자 부담이 컸다. 아브락산주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연간 1314만원인 환자 약제비가 64만원으로 감소한다. 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추산 약 900명의 환자가 치료비 경감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라도티닙’(품명:슈펙트캡슐)에도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다른 항암제로 효과를 보지 못해 라도티닙을 쓸 때만 건강보험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달부터는 라도티닙을 먼저 써도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약제비는 환자당 연간 20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1900만원 줄어든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보건당국 추산 환자 수가 26명에 불과한 희귀질환이다. 이 밖에 연부조직육종에 쓰는 ‘젬시타빈+도세탁셀’ 병용 요법, 비호지킨 림프종의 일종인 변연부B세포림프종에 대한 ‘리툭시맙(품명:맙테라주) 병용 요법’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복지부는 “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이솝우화로 널리 알려진 이솝은 BC 6세기 그리스의 노예였다. 어느 날 주인이 목욕을 하려고 그에게 공중 목욕탕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게 했다. 목욕탕으로 간 이솝은 그 앞에 박혀 있는 돌부리에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걸려 넘어질 뻔하는 것을 보게 됐다. 넘어지고 발을 다쳐 욕을 퍼부으면서도 누구 하나 돌부리를 치우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한 사람이 돌부리를 단숨에 뽑아 내고는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솝은 사람 수를 헤아려 보지도 않고 집에 돌아와 주인에게 목욕탕에는 한 사람밖에 없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목욕하러 간 주인은 사람이 너무 많은 것을 보고 이솝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책망했다. 그러나 이솝은 돌부리를 치운 그 한 사람만이 자기 눈에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보였다고 했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제헌 헌법 이래 한결같이 지켜 온 ‘민주공화국’은 국가 형태에 관한 우리 헌법의 근본 정신이다. 2005년 헌법재판관으로 부임한 다음 왜 우리 국민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국가 형태를 채택했을까, 더욱이 영어로는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Republic of Korea)라고 할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됐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민주국가에 관해 배우고 익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국가 의사가 결정된다는 뜻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국가라는 평판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공화국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닥치게 된다. 단순히 군주국가가 아니라는 의미에 그치고 마는 것일까. 그런 의미라면 국민주권이 확립된 오늘날 민주국가라고만 해도 괜찮지 않겠는가. 정부 수립 이후 우리 국민은 자유와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국가의 강제와 간섭을 거부한다는 개념으로서만 자유와 권리를 파악하게 됐다. 그 결과 공동체보다는 개인이나 집단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유를 인식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이념적으로 진보와 보수, 계층적으로 부자와 빈자 또는 자본가와 노동자, 지역적으로 서울과 지방 그리고 각 지역으로 나뉘어 국가의 공적인 과제뿐만 아니라 사적인 사안을 두고도 대립과 갈등을 빚으면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공화국이란 공공의 것이라는 라틴어 레스 퍼블리카(res publica)에서 어원을 찾을 수 있다. 개인이 공동체 이전에 존재한다는 자유주의와 달리 공화주의에서는 개인이 공동체와 함께 존재하므로 처음부터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유와 권리는 조화, 제한된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이루어 한반도에서 삶을 이루어 가는 목적은 국민 개개인의 삶을 보장하면서도 국민이 만든 공동체의 존속과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공동체 안에서 태어나 삶을 이루어 가는 국민 개개인에게는 공동선을 지향하고 시민적 덕성을 갖추는 게 요청됨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총선의 해에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국정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실망감 때문에 정치적 무관심 속에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공화주의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다원주의 사회에서는 공동체 의식과 공동선은 구성원의 참여와 토론을 통해 발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성원의 적극적인 의사 표현과 참여가 필요한 까닭이다. 그리고 공동선과 시민적 덕성은 행정부 등 국가기관이 일방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지속적으로 이끌어 내도록 제도와 절차를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할 것이다. 9년간의 우여곡절 끝에 엊그제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와 전문가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재해예방 대책은 한 가닥 빛이 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모든 국민이 공동체의 과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시민적 덕성을 갖추어 이솝의 눈에 사람다운 사람으로 비춰지는 그 한 사람이 되고, 이 땅에 공화국이 이루어지는 꿈을 꾸어 본다.
  • 난치병 어린이 도운 ‘따뜻한 심마니’

    난치병 어린이 도운 ‘따뜻한 심마니’

    “산삼이 귀하니 비싼 값에 팔려고 캐던 것인데, 이제는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에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박형중 산삼감정협회 대표)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따뜻한 심마니’가 겨울 한파를 녹이고 있다. 서초구는 박형중(58) 산삼감정협회 대표가 지난 14일 구청에 방문해 ‘사랑의 산삼’을 기증했다고 15일 밝혔다. 저소득층 희귀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서다. 박 대표의 산삼 기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부터 벌써 5번째. 그동안 자신이 직접 캔 4100만원어치의 산삼 10세트를 기증했다. 기증의 시작은 아이러니하지만, 산삼 판매를 위해서였다. 박 대표는 “소아암 병동에 산삼을 팔러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까까머리로 병실에 누워있는 어린 아이들을 보니 차마 돈을 받고 팔 수가 없었다”면서 “팔려고 가져간 산삼을 아이들에게 모두 무료로 주고 돌아온 뒤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부터 자신이 강원도 정선, 홍천, 무주 등 야산을 다니며 캔 산삼의 10%씩을 백혈병이나 난치병 등을 겪고 있는 환아들에게 기증하게 됐다. 아울러 산삼감정협회의 수익금 일부를 소아암 환자에게 성금으로 기부하는 등 평소에도 크고 작은 기부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산삼을 기증받은 A씨는 “아이가 8개월 때부터 10년 이상 백혈병을 앓으며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장과 폐의 기능이 저하됐는데 산삼을 한 달간 복용하고서 눈에 띄게 좋아졌다”면서 “우리 아이와 가족의 은인”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구 관계자는 박 대표의 선행에 감사를 전하며 “귀한 산삼이 꼭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삼성 직업병 예방위원회, 타 기업으로 확산되길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 등이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촉발된 삼성전자 백혈병 논란이 9년여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삼성전자와 피해자 가족, 시민단체 등은 그제 반도체 직업병과 관련해 사과와 보상, 재해 예방 등 3가지 쟁점 가운데 재해 예방 대책에 합의했다. 아직 사과와 보상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어 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이르다. 하지만 갈등의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오랜 기간 대화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 다른 기업이나 산업 분야에서도 있을 수 있는 난제에 대한 갈등 관리의 좋은 사례가 됐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이들 3자가 향후 직업병 예방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직업 환경을 진단하는 ‘옴부즈맨위원회’ 설치다. 이 위원회는 직업병 역학조사와 전현직 근로자들에 대한 조사 등을 담당한다. 조사 후 보고서와 권고 사항도 발표한다. 우리 기업에 옴부즈맨위원회가 설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지만 사실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근로자 150명 이상의 사업장에는 옴부즈맨위원회를 두게 돼 있다고 한다. 즉 이 위원회가 근로자들의 애로 사항과 민원 등에 대해 회사 측과 대화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면서 노사 간 갈등을 사전에 방지해 왔다. 위원회 설치로 근로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일시에 해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앞으로 위원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에 달려있다. 또 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회사 경영진이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는가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위원회 구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일 뿐이다. 일각에서 삼성 측의 보상과 사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토를 다는 것도 그래서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원회 설치는 산업 현장의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조치이기에 다른 기업으로 확산돼야 한다.
  • 삼성 ‘직업병 예방 옴부즈맨委’ 설립

    삼성 ‘직업병 예방 옴부즈맨委’ 설립

    앞으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직업병 발병을 예방하기 위한 외부 독립기구인 옴부즈맨위원회가 설립된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가대위) 등 조정 3주체는 12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재해예방대책’ 최종 합의서에 서명했다. 조정위는 사과와 보상, 재해 예방대책 등 세 가지 조정 의제를 두고 논의해 왔으며 이 가운데 한 가지인 재해 예방 의제에 합의를 본 것이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 노동자인 황유미씨가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지 8년여 만에 사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조정 3주체가 합의한 재해 예방 대책은 외부 독립기구인 옴부즈맨위원회 설립과 내부 재해관리 시스템 강화 두 갈래로 나뉜다. 우선 외부 독립기구인 옴부즈맨위원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작업 환경에 대해 종합적인 진단을 하고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사항 이행 점검 활동을 벌이게 된다. 위원장은 노동법 분야 권위자인 이철수 서울대 법과대학 교수가 맡는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2명은 위원장이 산업보건과 환경 분야 전문가 중에서 선정하게 된다. 옴부즈맨위원회는 삼성전자 작업 환경의 유해인자 관리 실태를 평가하고 개선 방안을 회사 측에 요구하는 역할을 한다. 임직원들에 대한 종합건강관리체계 점검과 개선 방안 등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 대책도 조사한다. 위원회는 이 같은 종합진단 종료 3개월 내에 보고서를 작성해 공개할 계획이다. 내부 재해관리 시스템 강화 방안은 삼성전자 보건관리팀 조직의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보건관리팀은 삼성전자 사업장에 반입, 사용되는 모든 화학제품에 대해 수시로 무작위 샘플링 조사를 한다. 한편 반올림 측은 이날 보상과 사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관련 문제에 대해 반올림과 대화할 때까지 삼성 본관(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치료의 희망 나눈 백혈병 환자

    치료의 희망 나눈 백혈병 환자

    “돈이 없어 치료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올해 경기 아너소사이어티 첫 번째 회원이자 경기 78호 회원이 된 윤여홍 경기동부인삼농협 조합장. 50여년 평생 잔병치레 없어 건강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윤 조합장은 2011년 백혈병 진단을 받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다행히 치료 2년 만에 건강 상태가 많이 회복돼 큰 시름은 놓게 됐으나 앞으로 평생 하루 4알씩 약을 먹어야 한다. 그나마 가업으로 이어온 인삼농사로 가계 형편이 어렵지 않은 데다 백혈병 약값이 건강보험으로 지원돼 치료를 무난히 받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나보다 형편이 좋지 않고 건강보험으로 지원받지 못하는 난치병 환자들은 혹시 치료조차 못 받는 건 아닐까”란 걱정이 들었고, 마침 지난해 가을 인삼농사 풍년이 들자 망설임 없이 1억원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 윤 조합장은 7일 “저는 다행히 국가와 사회로부터 의료 혜택을 받았는데 그렇지 못한 환자들이 많은 걸로 안다”며 “제가 받은 혜택을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줘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500만원을 먼저 전달했으며 앞으로 4년에 걸쳐 1억원을 모두 기부할 계획이다. 기부금은 ‘이천시 CI 행복한동행’ 사업 중 저소득 가정의 의료비 지원에 쓰인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소아암 어린이 위해 자전거 기부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소아암 어린이 위해 자전거 기부

    ㈜라이카코리아(대표이사 노희진)가 최근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한국 지사 및 대리점 임직원들이 직접 조립한 자전거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활동은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팀워크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50여명의 임직원들이 자전거 8대를 손수 조립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 자전거는 소아암 어린이들의 치료 후 체력 증진 프로그램에 활용될 예정이다.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노희진 대표는 “이번 기부활동을 통해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 한국지사와 대리점이 소통의 시간을 갖고, 팀워크를 강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암 진단 장비 및 소모품을 공급하는 구성원들이 조금이나마 소아암 어린이들의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이 전달받은 물품에서 우리 임직원들의 이러한 노력과 진심이 느껴지는 것만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는 이번 기부활동 외에도 다양한 나눔 및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대표이사 경영메시지를 통해 사내에서 임직원들의 사회공헌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해부병리학 솔루션 선두기업 라이카바이오시스템즈에 대한 소개 및 제품 등은 홈페이지 (www.LeicaBiosystems.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타워즈 앓이’

    ‘스타워즈 앓이’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7-깨어난 포스’가 미국 개봉 나흘 만인 23일(현지시간) 흥행 수익 2억 8807만 달러(약 3376억원)를 거뒀다고 미국 영화 집계 사이트 모조가 발표했다. 영화 신드롬은 스크린 밖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스타워즈의 인기에 발 빠르게 편승한 감각적인 정치인은 미국 민주당에 주로 포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8일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없으시면 전 이제 스타워즈 보러 가겠습니다”라고 끝인사를 했다. 이튿날 힐러리 클린턴 미 대선 경선 후보는 TV토론회 연설 도중 공화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스타워즈의 대사를 인용해 “포스가 함께하길”이라고 말했다. 실상 스타워즈 감독인 JJ 에이브럼스가 클린턴의 슈퍼팩에 100만 달러를 투척, 함께하고 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좀 더 적극적으로 ‘스타워즈 앓이’를 인증했다. 그는 생후 4주째인 딸 맥스와 애완견에게 스타워즈 캐릭터 요다가 입은 망토를 씌우고 광선검을 옆에 둔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페이스북에선 프로필 사진에 스타워즈 광선검을 삽입할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스타워즈 촬영·제작지인 영국에서도 스타워즈 흥행 영광을 공유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개봉에 즈음해 런던 넬슨 기념탑을 스타워즈 광선검처럼 꾸민 이벤트가 열렸고 영국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등이 스타워즈 제작에 기여한 영국의 창의성에 대해 언급하는 국가 홍보 동영상에 출연했다. 스타워즈 ‘광팬’들도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도 양산 중이다. 미국 몬태나주 헬레나에서 18세 소년이 스타워즈 스포일러를 퍼뜨린 친구에게 총을 든 자신의 사진을 보내며 학교로 가서 총을 쏘겠다고 위협했다가 협박죄로 기소됐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선 백혈병 투병 중으로 강인함을 열망하던 43세 남성이 자신의 이름을 ‘다스베이더’로 바꿨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반도체 직업병 의심 직원도 포괄적 지원” SK하이닉스 ‘통큰 보상’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직업병이 의심되는 직원에 대해 직업병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보상하겠다고 25일 밝혔다. 반도체 사업장과 직업병 간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지만 기업이 치료와 생활을 지원해야 한다는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의 제안을 적극 수용했다. SK하이닉스는 “직업병 의심사례로 나타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지원과 보상을 실시하겠다”면서 “전·현직 임직원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하이닉스 산업보건검증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월부터 1년간 진행한 SK하이닉스 반도체 작업장 산업보건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암으로 병가를 신청한 SK하이닉스 근로자는 총 108명으로 이중 갑상선암이 전체의 56.5%(6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뇌종양(10.2%), 위암(9.3%), 유방암(8.3%) 등의 순이었으며 백혈병 등 조혈기계 암은 4.6%였다. 그러나 검증위는 “대표적인 직업병으로 거론된 뇌종양과 백혈병, 남성 비호지킨림프종 등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며 암이나 발생률이 극히 낮은 희귀질환들은 인과관계 평가 자체가 근본적으로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아도 기업이 근로자들의 치료와 일상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포괄적 지원보상체계’를 제안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 ‘국민 안내양’ 넘어 ‘행사의 여왕’ 되고 싶어요”

    [이명선 기자가 만난 사람] “ ‘국민 안내양’ 넘어 ‘행사의 여왕’ 되고 싶어요”

    “세월길 따라 인생길 따라 시골버스 달려갑니다.”“기쁨도 싣고 행복도 싣고 우리 함께 달려갑니다.” 실물을 보니 첫인상이 국민안내양 이미지보다 훨씬 젊고 곱다. 전국 방방곡곡 시골마을에서 “국민안내양 김정연” 석자이름을 모르면 간첩이란다.누구보다도 편안한 옆집 딸 같아서 어르신들은 죽은 영감이 살아온 것보다 반갑다고 눈물까지 흘리신다나. 김정연은 리포터· 라디오진행· 가수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만능탤런트다. 일명 ‘국민 안내양’으로 사랑을 받았던 김정연은 KBS에서 활약한 리포터다. 근데 그녀는 놀랍게도 80년대에서 90년대에 걸쳐 한국에서 활동한 민중가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 일명 ‘노찾사’ 출신이란다. 그리고 이후 푸근한 우리음악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민중과 서민들의 음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결혼반대로 한동안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살아오다 얼마전 엄마와 조우하는 가슴 찡한 가족이야기가 전국에 알려졌고, 가수 김정연은 4집 앨범 ‘세월네월’ ‘어머니’를 대중 앞에 선보이며 가수활동에 재시동을 걸었다. ‘국민 안내양’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녀의 희로애락 인생이야기를 들어봤다. ⇒ “국민안내양”이라는 애칭이 생긴 사연은. 아마 지난 6년간 전국방방곡곡 10만킬로는 넘게 다녔던 것 같다. 지구 2바퀴를 돈 셈이다. 2010년 1월19일 경북 성주군내버스로 시작해 지금까지 전국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100곳 넘게 시골을 다니며 군내버스를 탔다. 처음 시작할 땐 시골버스를 타고 가다가 끼니도 못먹고 멀미도 나고 해서, 촬영이 끝난 후 서울로 올라오면서 서러워 남몰래 운적이 적지 않았다. 버스만 타는 것이 아니고 처음 뵙는 어르신들하고 얘기도 하고 짐도 들어줘야 했다, 누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여간 만만찮았다. 하지만 시골 버스를 타는 횟수가 늘어가고 버스에서 만나는 어르신들과 살갑게 대화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어느덧 내가 버스타는 날만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바뀌어갔다. 이후 ‘시골길 따라, 인생길 따라’를 이끌며 수년간 ‘고향버스’와 함께했다. 이때부터 ‘국민 안내양’ 애칭이 따라붙었다. ‘고향버스’의 인기와 함께 상복이 터졌고, “최단기간 최다지역 시군내 버스탑승기록”을 가진 연예인으로 2012년 3월28일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 “노찾사” 멤버였다는데 트로트가수를 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적부터 음악엔 뭔가가 있었나보다. 어느날 학교 합창단 선발대회가 있다고 해서 나갔는데 바로 합격했고, 대학시절 연합노래서클 “쌍투스”에서 활동하다가 “노찾사” 멤버에 들어가게 됐다. 1991년부터 1994년까지 노찾사 멤버로 활동했고, 이듬해부터 라디오 리포터를 했다. 2008년 트로트 가수로 변신한 이후 노래와 방송을 병행해왔다. 라디오가 TV를 위한 준비과정이었다면, 노찾사는 트로트 가수 데뷔를 위한 준비였던 셈이다. 그러다 KBS 리포터로 인기를 얻다보니 30대 후반에 라디오 DJ를 맡기도 했다. 이후 공연 기획사를 운영하는 남편의 권유로 트로트 가수를 시작했다. 허나 2008년 가수로 데뷔했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가수로 힘든 시기를 겪는 동안 2009년 ‘6시 내고향’ 출연 기회를 잡았고 ‘시골버스’를 탑승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20대에는 “노찾사”, 30대에는 “라디오”, 40대에는 “트로트”를 하게 된 셈이다. ⇒ 46살에 늦둥이를 낳았다고요? 결혼 초엔 애를 가질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선물이 왔는데 그애가 46세에 난 “태현”이다. 시골을 다니다 보면 어르신들이 자식들 주려고 일흔, 팔순, 아흔이 지났는데도 농사를 짓는다. 아기를 낳고 보니 부모님 맘을 그제서야 알겠더라. 우리 태현이는 46세에 낳는데도 4킬로로 완전 자연산으로 아주 건강하다. 우리에겐 가장 큰 인생선물이다. ⇒ 6년동안 시골마을을 다녔는데 고향버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다. 버스를 2009년부터 6년동안, “태현”이 낳으러 갈 때 100일 빼고는 지금도 계속 타고 있다. 수많은 어르신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객으로 신발을 팔아 번 돈으로 백혈병 환우를 돕는 노부부가 기억난다. 슬하에 3남매 중 아들과 딸을 1년새 잃은 뒤, 딸과의 약속 때문에 환우들을 돕게 된 사연이다. 이때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위치에서 순간순간 각자의 인생드라마를 쓰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또 하나, 부인은 국민학교 졸업, 남편은 문맹인데 18번을 면허시험에 응시한 후 결국 운전면허를 딴 어르신도 가끔 뇌리에 스쳐간다. ⇒ 출산후 첫 새앨범 트로트댄스곡이 나왔다는데 어떤 노래인가. ‘세월네월’, 슬로우 고고풍 ‘어머니’를 동시에 냈다. 이번 신곡 ‘세월네월’의 가사는 빠른 세월을 의인화해 ‘세월 너 빠르다고 소문났더라’인데 가사가 재미있고 신나는 디스코풍이다. 특히 버스안내양다운 “스톱~스톱~” 하는 구성진 콧소리는 가는 세월이 브레이크를 밟듯 끼익 소리를 내는 기타소리와 어우러져 세월 붙드는 운전기사인 양 트로트 곡의 맛깔스러움을 더한다. 사실 ‘세월네월’도 좋은 노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머니’가 더 가슴에 와 닿는다. ‘봉선화 연정’과 ‘둥지’를 만드신 김동찬 선생님께서 자신의 이야기, 또 제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만들었는데 음악을 만들면서부터 울음이 너무 쏟아져 몇 번을 다시 녹음해야 했다. 작곡가 선생님도 작업하면서 눈물을 많이 흘리셨단다. 엄마가 된 게 정말 다행이인 것 같다. 만약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이 노래를 못 불렀을 것 같다. 22개월 된 아이를 키우다보니 더욱 절절해지더라. 더욱이 이번에 어머니께서 수술을 받았는데 정말 애착이 가는 노래다. 아마 이 노래를 들어본 분들은 고향어머니에게 안부전화 한 통은 꼭 하게 될거다. ⇒ “고향버스”를 계속 탈건지,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김정연” 하면 따뜻하고 진실된 사람이라는 첫 느낌을 드리고 싶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아니 앞으로도 변치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혜자 선생님이 ‘국민 엄마’라면, 고향어르신들에게는 제가 바로 ‘국민 딸’이지 않을까. 앞으로도 지금처럼 어르신들과 가까이에서 만나는 김정연이 되고 싶다. “앞으로는 저 김정연을 ‘국민 안내양’을 넘어 ‘국민 딸’이라고 불러주세요.” 하나 더 바람이 있다면 행사의 여왕으로 불리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단다.(웃음) ■ “국민안내양” 가수 김정연은 가수 김정연은 1969년 11월20일생으로 엔터테인먼트 “제이스토리” 소속이다. 부모님은 전북 익산이 고향이며, 가수 김정연은 대전에서 소녀시절을 보냈고, 가톨릭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노찾사” 멤버로 활동하다 KBS 라디오 및 6시내고향 프로의 리포터로 인심좋은 시골동네를 누비며 지역 어르신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뒤늦게 2008년 트로트가수를 시작해 “고향버스” 등 여러 히트곡을 내며 가수활동을 하다 46세에 늦둥이 아들을 낳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산후 100일이 지나 바로 가수활동에 전념하면서 최근 새앨범 ‘세월네월’ ‘어머니’를 내고 본격적인 가수인생에 재시동을 걸었다. ● 1991~1994년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 멤버● 1999년 연천재해방송 KBS 재해방송 진행자상● 2011년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 10대가수상 ● 2011년 문화봉사자 대상 수상 ● 2012년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상 최고 인기가요 대상● 2013년 충남 당진시 명예홍보대사 ● 2014년 KBS 6시 내고향 공로패● 2015년 환경부 주관 환경대상● 2015년 4집앨범 ‘세월네월’ ‘어머니’ 발표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월드피플+] 세계 최초 치료법으로 백혈병 이긴 1살 아기

    [월드피플+] 세계 최초 치료법으로 백혈병 이긴 1살 아기

    생후 3개월에 혈액암의 일종인 백혈병 진단을 받은 한 살배기 아기가 의료진으로부터 ‘거의 완치’ 판정을 받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영국 런던에 사는 레이라 리차즈(1)는 생후 3개월에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당시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 의료진은 레이라의 부모에게 “아이의 첫 번째 생일파티를 열어주긴 힘들 것 같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내렸다. 이후 의료진은 항암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했지만 아이의 증상은 나빠지기만 했다. 그럼에도 레이라의 부모가 아이를 포기하지 못하겠다고 밝히자, 의료진은 한 바이오테크회사와 접촉해 임상실험 이전의 치료약물을 받았다. 이 치료방법은 일명 ‘디자이너 면역 세포’(designer immune cells)또는 ‘유전자 편집’ 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유전자를 재편집해 체내에서 새로운 면역세포를 만들게 하는 방법이다. 이 치료방법은 실험쥐에게만 실험됐을 뿐 임상실험은 실시되지 않아 매우 위험했지만, 레이라의 부모는 아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작은 가능성이라도 찾기 위해 이 치료 방법을 시도했다. 레이라의 아버지인 애쉬레이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위해서 뭐든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암 치료를 받기에 딸은 너무 어렸고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의료진은 레이라의 백혈병이 완치됐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현재 레이라의 몸에서는 어떤 백혈병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백혈병은 의학의 발달로 완치율이 상당히 높아져 현재 70~80%의 완치율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환자의 나이가 매우 어리고 병세가 진전된 상황에서 호전을 보였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게다가 임상실험 전 유전자를 편집하는 신기술로 백혈병 증상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레이라는 세계 최초 유전자 편집치료로 백혈병을 이겨낸 아이로 기록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동정] 박원순시장, 김동은교수, 전혜정총장

    [동정] 박원순시장, 김동은교수, 전혜정총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씬라봉 쿳파이톤 비엔티엔시장은 5일 오후 4시50분 서울시청에서 ‘서울-비엔티엔시 우호협력 협정서’를 체결한다. ‘은둔의 나라’로 불려온 라오스는 최근 매년 8%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서울시민에게는 여행지로도 각광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시와 경제, 교통, 환경, 문화관광, 도시계획 등 우수 정책을 공유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김동은 건국대학교 생명특성화대학 교수(특성화 학부, 생화학)가 최근 대한화학회가 선정하는 ‘이대실 젊은 생명화학자상’을 수상했다. 생명화학 분야 연구 활성화와 신진 우수 연구자 격려를 위해 생명공학연구소 이대실 박사의 이름을 따 올해 제정된 이 상은 만 45세 이하의 연구자 가운데, 연구업적이 탁월하고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본인만의 연구 분야를 개척한 생명화학자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김 교수는 2007년 건국대에 부임한 뒤 SCI급 저널에 논문 90여편을 게재하고 10여개의 특허를 출연한 바 있으며, 최근 유전자 치료제 개발과 백혈병 신속 진단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전혜정 서울여대 총장은 4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5 한-불 고등교육포럼’에 참석해 ‘한-프랑스 대학간 학생이동 전략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전 총장은 ‘한-프랑스 고등교육의 국제화 전략’ 세션에서 쟝 상바즈 피에르 마리퀴리대 총장과 함께 양국간 대학교류 협력에 관해 발표했다. 한국에서 프랑스 유학생은 2008년 213명에서 2014년 887명으로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지만 양국간 학제의 차이, 언어장벽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웨딩가족사진에 ‘반투명 아들’ 등장...잔잔한 감동

    웨딩가족사진에 ‘반투명 아들’ 등장...잔잔한 감동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 위해 그녀의 결혼식 가족사진에 죽은 아들을 살포시 그려 넣은 한 장의 웨딩 사진이 감동과 화제를 몰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애나 톰프슨은 지난 5월, 9살 생일을 몇 주 남긴 그녀의 큰아들 레이크를 백혈병으로 잃고 말았다. 그녀는 최근 오랫동안 사귀어 왔던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리고 웨딩 사진을 촬영했으나, 가족사진에 얼마 전 사망한 아들이 없는 것을 실감하고 슬픔에 빠졌다. 이를 지켜본 사진작가 브랜디 앤젤은 애나에게 "아들이 곧 등장할 것"이라면서 사진 왼쪽 한편에 반투명으로 자연스럽게 서 있는 레이크가 등장한 사진을 선물했다. 앤젤은 "물론 이것은 가상이지만, 애나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려는 마음"이라고 사진을 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애나 역시 "한순간도 레이크를 잊은 적이 없는 데, 결혼식에서 레이크 없이 가족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레이크가 등장한 가족사진을 다시 받아 든 애나는 "이것이 우리 가족"이라며 화사한 슬픈 미소를 지었다. 애나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과 이를 보도한 언론 등에는 "정말 멋진 가족, 더 강인하게 살아나가기 바란다"는 댓글이 달리는 등 감동과 화제를 몰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백혈병으로 사망한 아들(왼쪽)을 웨딩 가족사진에 다시 담은 모습 (현지 언론, WTVR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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