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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5·끝)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5·끝)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릴레이 인터뷰 마지막인 5회째를 게재합니다. 농업 부문에서 화훼 연구에 매진해 ‘꽃의 달인’으로 선정된 충북 농업기술원 김주형(49) 농업연구사, 오미자를 블루오션 산업으로 키운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이우식(53) 지방농촌지도사, 친환경 관련 신농법 20여 가지를 개발한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김진원(54) 지방농촌지도사를 소개합니다. 열정으로 뭉친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 18명의 제도개선이나 새로운 업무 발굴 사례가 다른 부문에도 도미노처럼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 김주형 충북 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논문 103편 써내 농업연구원상 단골, 장미 ‘그린펄’로 화훼 한류 이끌어 농업 부문에서 달인으로 선정된 충북 농업기술원 김주형(49) 농업연구사는 ‘꽃의 달인’으로 불린다. 1990년 농촌진흥 분야 공무원으로 처음 발을 디딘 후 화훼 신품종 개발과 보급에 매진한 그는 연구직 공무원으로는 한 번도 받기 어렵다는 농업연구원상을 두 차례나 받은 이 분야의 최고 실력자다. 김 연구사가 개발한 신품종은 해외와 겨뤄도 이길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다. 지난해 개발한 장미 품종 ‘그린펄’은 일본 경매시장에서 본당 170엔으로 최고가에 낙찰됐다. 현지 최상품보다도 50%나 비싼 값이다. 연한 녹색 잎에 가시 없는 줄기가 특징인 그린펄은 ‘화훼 한류’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품종 개발은 그대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졌다. 국산 품종은 로열티를 외국에 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농가에 큰 이득이 됐다. 장미에서 나오는 추출물인 ‘탄닌’을 산업화하자는 그의 발상은 장미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그는 항산화 작용으로 건강과 미백에 좋다는 탄닌을 활용해 장미오일, 장미차, 장미화장수, 장미음료수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이들의 판매액은 연간 3억~5억원에 이른다. 또 장미 케이크와 장미 김밥 등도 개발해 일반인의 식탁에 장미를 올려 큰 호응을 얻었다. 그가 이렇게 개발한 신품종은 장미와 난, 백합, 야생화 등 26종에 이른다. 그는 “이른바 ‘종자 전쟁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세계 각국이 종자 산업에 뛰어들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는 품종 개발의 볼모지였다”고 소회했다. 그가 연구하는 목적은 궁극적으로 농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데 있다. 그가 개발한 국화재절화 재배법은 국화 수확을 1년에 1회에서 2회로 늘려 농촌의 부족한 노동력 문제를 해소했다. 국화재절화 재배법은 1년에 약 250시간의 노동력 감소 효과를 가져왔고, 특허 출원돼 전국 시범사업으로 채택됐다. 국화 재배 농가에서는 대부분 이 방법으로 재배하고 있다. 김 연구사가 연구한 국화 ‘일시개화법’도 노동력 절감에 큰 도움이 됐다. 국화가 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00~120일. 이 가운데 30~40일은 국화를 수확하는 데 소요된다. 그가 개발한 방법은 개화 시기를 균일하게 맞춰 수확 횟수를 줄이는 재배법이었다. 8~12회의 수확 횟수를 6~9회로 줄였고, 17일 이내에 모든 수확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여름철 고온이 특징인 우리나라 기후 특성상 국화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농촌의 고민거리였다. 그는 시설 내 광량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방법으로 국화 퇴색 방지법을 개발해 농촌에 보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연구사가 20년 넘는 공직생활 동안 발표한 논문은 103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관련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34건이다. 그는 “도전적이고 열정적으로 화훼 연구에 매진했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로 ‘처음부터 다시 출발’을 한 경험이 큰 밑걸음이 됐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이우식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한약재에 불과했던 오미자를 문경 블루오션으로 年 1000억대 소득 “한약재에 불과했던 오미자를 문경의 블루오션으로 도약시킨 것에 대해 담당 공무원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경북 문경시 농업기술센터 이우식(53·지방농촌지도사) 오미자연구담당은 오미자를 문경의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지난 7년여간 고집스럽게 ‘오미자 연구’라는 한 우물만 팠다. 이 담당은 이번에 농업분야 달인으로 선정됐다. 주변에선 그를 ‘오미자 박사’라고 부른다. 이 담당과 오미자의 인연은 2004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문경 동로농협이 수매한 생오미자가 잦은 비로 폐기 직전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활용 방안을 궁리하던 끝에 사무실에서 시험 삼아 뭉개진 오미자와 소주, 설탕으로 칵테일을 만들었다. 이 담당은 물론 동료까지 붉은빛에 어우러진 단맛,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등 다섯 가지 오묘한 맛과 향에 매료됐다. 오미자의 대변신이었다. 이때부터 오미자를 ‘신이 내린 선물’로 여기고 육성에 나섰다. 그는 “고혈압과 뇌졸중 예방 등에 효과 좋은 오미자를 잘 가공하면 ‘제2의 인삼’으로 상품화할 수 있겠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담당은 생산·가공 등 오미자 연구에 밤낮없이 매달렸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행운도 찾아왔다. 2005년 행정자치부가 전국 낙후 지역 대상 신활력사업 공모에서 그의 오미자 육성 방안이 선정된 것이다. 국비 60억원을 확보할 발판도 마련됐다. 문경시는 2006년 전국 최초로 오미자담당 자리를 만들어 이 담당에게 맡겼다. 그는 이때부터 오미자 육성을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겼다. 그는 오미자를 산업화하려면 무엇보다 재배 면적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 농가에 재배 자금을 무이자로 알선해 줬다. 가공과 유통, 판매에도 발벗고 나서 같은 해 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되도록 앞장섰다. 특히 가공연구소를 설립해 오미자와인, 오미자청, 오미자주스 등 고품질의 제품 생산에도 열정을 쏟았다. 120여종에 이르는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국내외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런 노력으로 문경의 오미자 재배 면적은 2005년 325농가 178㏊에서 지난해 1050농가 800㏊로 4.5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연간 생산량은 600t에서 4800t으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문경의 대표 농산물이 됐다. 소득도 껑충 뛰었다. 2005년 41억원에 그쳤던 소득이 현재 1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등 9개국에 연간 60여억원 어치의 제품이 수출된다. 이뿐만 아니다. 전국의 공무원과 농민들이 매년 문경 오미자 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50~60여 차례씩 찾는다. 이 담당은 “전국 생산량의 45%를 차지하는 문경 오미자 산업은 매년 20% 이상 성장한다”면서 “10년 내에 연간 소득 5000억원 이상의 효자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문경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진원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농업기술사 자격증 3종 세트 섭렵, 친환경 신농법 20개나 만들어내 농업 분야 달인 김진원(54·지방농촌지도사) 경북 예천군 농업기술센터 기술개발담당은 화려한 경력의 전문가다. 남들은 하나도 갖기 힘든 기술자격시험의 고시라 불리는 농업기술사 자격증을 3개나 취득했다. 종자기술사, 시설원예기술사, 농화학기술사 등이다. 이 분야 국내 최초다. 10여년 전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매년 농촌진흥청과 자치단체 등 전국을 무대로 신농법 강의에 나서고 있으며, 매년 60~70차례 현장 교육 및 상담도 빼놓지 않는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그를 주위에선 ‘신농법 제조기’라 부른다. 지금까지 개발한 친환경 관련 신농법만도 20여종에 달한다. 2000년 들어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업 강의에 나선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당시 웰빙 열풍으로 농가들이 친환경 농업에 큰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농법에 어두웠던 데다 관련 제품마저 부실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를 접한 김 담당은 당장 친환경 신농법 개발 및 보급에 팔을 걷어붙였다. 35년 공직생활 동안 갈고 닦은 지식을 총동원했다. 먼저 같은 해 우렁이를 활용한 친환경 농법을 개발했다. 우렁이 투입 시기를 논바닥 평탄 후 8~15일에서 3일 이내로 대폭 앞당겼다. 결과는 1석 3조였다.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잡초가 제거돼 농경비 절감에다 토양 및 수질 오염까지 예방됐기 때문이다. 2002년엔 축산 농가들의 항생제 사용을 대체할 수 있는 생균제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친환경 고급육 생산과 예천한우 브랜드 육성의 전기를 마련했다. 군은 이를 바탕으로 2005년 전국 공공기관 최초로 생균제 공장을 준공, 지역 500여 한우 농가에 연간 600t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집요한 연구와 시험을 통해 각종 작물 재배에 유용한 친환경 미생물 8종을 개발했다. 이들 미생물은 모든 작물에 적용이 가능하며 병해충 발병 억제에 탁월한 효과가 검증됐다. 화학비료 및 농약에 의존하던 농가에 연간 7만ℓ(7000㏊ 사용량)의 미생물을 공급하기 위한 친환경바이오센터 건립에 앞장선 것도 그였다. 이 밖에 돼지 분뇨 발효 및 퇴비 추출물을 이용한 액비 개발, 담배나방 방제용 살충제 개발, 유황 오리알 생산 기술 개발, 시설하우스용 백련 기술 개발 등 친환경 농업 기술 개발 및 영농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업 발전을 위한 그의 연구·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즘도 담배나방 친환경 방제 기술 및 살충 곰팡이를 이용한 방제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김 담당은 “내 가슴속에 농민과 농촌에 대한 오롯한 애정이 없었다면 그 어느 하나도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농민이 잘살고 농촌이 발전하는 일에 열과 성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했다. 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낡은 책장속 1세대 女극작가, 후배들이 끄집어내다

    낡은 책장속 1세대 女극작가, 후배들이 끄집어내다

    “유치진과 차범석, 오혜령과 박현숙. 앞에 적힌 두 명과 뒤에 있는 두 명은 성별과 활동 시기를 떠나 극명하게 드러나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하나씩 있다. 한국 연극계의 1세대 극작가라는 점은 같지만, 앞의 두 명은 잘 알려진 반면 뒤의 둘은 그렇지 않다. 국내 대학에 연극영화과가 50개가 넘지만 이들에 대해 배우는 곳은 거의 없다. 이게 우리나라 여성 연극계의 현실이다.” 올해로 출범 20주년을 맞는 한국여성연극협회(회장 이승옥)가 1세대 여성 극작가들을 찾고, 후배 여성 연출가들을 불러모아 ‘제1회 여성극작가전’(13일~3월 31일)을 준비한 이유다. “1950~60년대는 여성들의 사회적 입지가 좁고 희생을 강요당하던 때다. 그런 시대의 고민을 안고 치열하게 사회 문제를 논하면서 현대연극의 기틀을 다졌던 그분들을 아는 이는, 심지어 연극계에서도 많지 않다. 여성 연극인의 시작을 되짚고 그들의 작품을 통해 창작연극을 발굴해 내자는 취지로 여성극작가전을 열기로 했다.” 공연 준비가 한창인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알과핵소극장에서 만난 이승옥(70) 회장은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여성극작가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극작가전에는 여성연극협회가 연극계에 업적을 남긴 여성 연극인에게 수여하는 올빛상 희곡 부문 수상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다. 고(故) 강성희(1921~2009), 박현숙(87), 전옥주(74), 오혜령(72), 강추자(70), 김숙현(69), 최명희(68) 등 우리나라 현대극이 뿌리내린 1960년대부터 활발하게 극작 활동을 했던 1세대 여성 극작가 7명이다. 이들의 작품을 바탕으로, 현재 연극계에서 활약하는 40대 중견 여성연출가 박은희(남동문화예술회관 관장), 류근혜(상명대 연극학과 교수), 송미숙(극단 실험극장 연출가), 노승희(극단 희즈 대표), 백은아(극단 거울 대표), 문삼화(공상집단 뚱딴지 대표), 임선빈(극단 아미 대표) 등이 각각 헌정작을 만들었다. 극본을 단순히 무대 위에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을 바꾸거나 현대에 접목시키고, 둘 이상을 엮어 새로운 감각을 덧댔다. 개막작은 일제강점기를 거친 청춘 남녀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박현숙 작가의 ‘그때 그 사람들’(2009, 17일까지)이다. 연출을 맡은 문삼화 대표는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감당해 낸 박현숙 작가의 고민이 지금 누군가의 낡은 책장 안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직접 무대에 꺼내 올린다는 게 뜻깊다”고 말했다. 불안감도 적지 않다. 대선배의 작품을 쪼개고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한다는 건 부담이다. 이 회장은 “연출의 상상력은 연극이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면서 힘을 보탰다. 오혜령 작가의 ‘일어나 비추어라’(1980, 20~24일)는 송미숙 연출가와 만났다. 오 작가가 자신의 암 투병기를 녹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작품이다. 공연에서는 오 작가의 50년지기 대학 선배인 배우 오현경(77)이 열연한다. 노승희 연출가는 고 강성희 작가의 단막극 ‘백합향’(1975)과 ‘날아가는 새’(1991)를 교차시켜 ‘꽃 속에 살고 죽고’(27일~3월 3일)를 선보인다. 세대는 다르지만 닮은꼴인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시대와 무대, 고통의 경계 허물기를 시도한다. 대화 단절과 소통 부재의 고독을 다룬 강추자 작가의 ‘당신의 왕국‘(1978, 3월 6~10일), 급격한 산업화와 개발독재의 폐단을 상징적이면서도 담담하게 그린 전옥주 작가의 ‘아가야 청산 가자’(19 74, 3월 13~17일)는 각각 백은아 연출가, 임선빈 연출가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 성공한 엄마와 폐쇄적 딸을 둘러싼 모녀 3대의 이야기를 담은 김숙현 작가의 ‘앉은 사람 선 사람’(1986, 박은희 연출, 3월 20~24일), 불꽃 같은 삶을 살았던 신여성 나혜석을 조명한 최명희 작가의 ‘새벽하늘의 고운 빛을 노래하라’(2012, 류근혜 연출, 3월 27~31일)도 무대에 오른다. 2만원. (02)762-081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에일리언 유충 닮은 3억년된 ‘괴물 화석’

    ▶사진 보러가기 고전 공상과학(SF) 영화 ‘에일리언’의 유충을 닮은 3억년된 화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9일 스위스 취리히 인근 아탈(Aathal)이란 지역에 있는 한 공룡박물관에 전시 중인 크리노이드(crinoid)라는 화석을 소개했다. 바다의 백합(해백합)으로 불리는 이 화석은 약 3억년 전 지구에 살았던 생명체의 초기 모습이다. 이 화석은 마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에일리언’에 등장했던 에일리언 유충인 ‘페이스 허거’의 모습과 유난히 닮았다. 실제로 에일리언의 디자인을 담당한 스위스 출신의 디자이너 한스 루돌프 기거(H.R. Giger)는 에일리언과 자신의 작품 ‘네크로놈 4번’(Necronom IV)을 디자인하는데 그 화석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원래 화석의 모습은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주 도난 당하면서 경찰이 화석의 모습을 현지 언론에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화석을 훔쳐간 도둑이 겁을 먹었는지 며칠 뒤 화석이 박물관 우편함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에 대해 박물관 큐레이터 토마스 볼린저 박사는 “그 화석은 아쉽게도 다리 하나가 부러졌지만 비교적 손상되지는 않았다.”면서 “이 놀라운 화석은 3억년 전 해저에 서식한 서로 다른 두 종의 척추동물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갈등과 분열 넘어 국민행복시대 열자”

    새해 계사년(癸巳年)을 1주일 앞둔 25일 각 종교 수장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 나라의 안녕과 국민의 행복을 기원했다. 종교 지도자들은 새해 나라 안팎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국민들이 슬기롭게 대처하기를 당부했다. 각 종교 수장들은 특히 경제사정이 어려운 시기, 새 대통령 취임을 맞아 화합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종교계가 국민 통합과 일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불교, 개신교, 민족종교 증산도 수장들의 신년사·법어를 요약한다. 말이 여위면 털이 길다… 참 ‘나’를 찾자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비었음이나 신령(神靈)하고. 공(空)함이나 묘(妙)함이라. 일단광명(一段光明)이 생불(生佛)의 요긴한 기틀이요, 확철시방(廓徹十方)이 범성(凡聖)의 주처(住處)로다. 계사년 새 아침에 온 국민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우리 강산에 무궁화가 만발하소서. 인생을 빈한하게 사는 것은 지혜가 짧기 때문이요, 말이 여위면 털이 길다. 우리 모두 일상생활 속에 ‘부모에게서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던고?’하고 오매불망 간절히 의심하고 또 의심할지어다. 한국교회 공공성 회복 원년으로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새해에는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 박힌 갈등과 분열의 골이 메워지기를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갈등과 분열의 골을 메우는 정의와 평화의 도구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올해가 한국교회 공공성 회복의 원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종교, 문화, 사회적 배타성의 한계를 넘어서 평화를 만들어 내는 하나님의 도구로 다시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믿음과 기도가 절실할 때입니다. 이 거룩한 길에 기쁨으로 동참하는 한국교회와 사회 위에 소망의 주님께서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음지에서 고통 받는자 회복되길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지난 2012년은 시련과 고난과 은혜와 영광이 교차되는 한 해였음을 우리 모두가 고백합니다. 금년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위해 제18대 대통령이 취임하는 해입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새해에도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여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는 한국교회’가 될 수 있도록 일로매진하겠습니다. 2013년 한 해는 사회의 음지에서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회복되고, 국민 행복시대가 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상생의 나눔 실천하는 불자되자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 정사 새해를 맞아 세우는 우리들의 서원은 비움과 채움, 그리고 나눔으로 성취되어야 합니다. 올 한 해도 세계 경제와 정치는 어렵고 힘들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 또한 어렵고 힘들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부처님과 같이 탐진치(貪瞋痴)를 비우고 지비용(智悲勇)을 채우며 상생(相生)의 나눔을 실천하는 불자가 되어 공감하는 불교의 미래를 밝혀 나아가야 합니다. 참된 신행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삶이 바로 복과 지혜 가득한 행복임을 이웃과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행복한 사회·부강한 나라 되도록 ●태고종 총무원장 인공 스님 모두가 행복해지고 국가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루는 복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미래를 불안하게 하는 여러 요소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가 한층 더 노력한다면 세계질서를 만들어 가는 지도적 위치에 설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내면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용기와 열정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사회, 부강한 나라가 되도록 미래를 가꾸어 나아갑시다. 아프고 외로운이들과 함께하자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 2013년은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기대되는 중요한 해입니다. 새 지도자를 맞은 우리나라는 의식의 변화와 사회구조의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모든 종교인들이 자세를 더 낮추어 겸허하고, 더 먼 길을 달려가 아픈 이를 보듬고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 외로운 이들과 함께해야 할 것입니다. 일체가 둘이 아님을 사무쳐 알고 만물이 내 몸에 계합(契合)해 있음을 절실히 이해하면, 장삼이사(張三李四)가 한솥밥을 먹고 토끼와 범이 한굴에 머물게 됩니다. 분열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상생의 세상을 가꾸어 갑시다. 뿌리를 찾고 역사 바로 세워야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 지금은 사람과 만물이 뿌리의 기운을 모아 각기 소망하는 열매를 맺는 ‘천지의 가을 문턱’에 들어서는 때입니다. 아무리 원대한 내일을 꿈꾼다 해도 뿌리로부터의 이탈은 곧 죽음이요 소멸입니다. 그것은 한 민족이나 한 나라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습니다. 희망찬 내일을 기대할수록, 내 뿌리를 돌아보고 내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계사년 새해, 모든 이가 뿌리를 찾아 근본으로 돌아가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마음으로 나의 꿈과 세상의 평화를 이루어 모두가 상생(相生)하는 한 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첫 인디언 가톨릭 성인 나왔다

    북미 원주민(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상 처음으로 가톨릭 성인(聖人) 반열에 올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1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북미 원주민들의 희망의 상징인 카테리 테카크위타(1656∼1680) 등 7명을 시성(諡聖)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서방의 점증하는 세속주의 물결을 막기 위해 가톨릭교회가 분투하는 시기에 “이들은 ‘영웅적인 용기’를 지녔으며 신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칭송했다. 테카크위타는 모호크족 추장의 딸로 태어나 봉사와 고행으로 천주교 신자는 물론 일반 부족민들의 숭앙을 받아 ‘모호크족의 백합’이라고 불렸다. 또 1672년 괌에서 예수회 목사들을 도와주다 17세에 순교한 필리핀 신학교 학생 페드로 칼룽소드도 필리핀에서는 두 번째로 성인품에 올랐다. 독일 출신 프란체스코회 수녀 마리안 코프(1838∼1918), 마다가스카르에서 순교한 프랑스 선교사 자크 베르튜, 종교단체를 창립한 이탈리아의 바티스타 피아마르타, 스페인의 카르멘 사예스 바랑게라스, 독일 평신도 안나 샤퍼 등도 성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4)제주 서귀포 이어도로

    [길을 품은 우리 동네] (14)제주 서귀포 이어도로

    제주도 서귀포시 이어도로는 요즘 몸살을 앓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 해안 풍광이 멋진 이어도로는 제주 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 건설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한쪽에서는 국가 안보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밀어붙이고 한쪽에서는 아름다운 서귀포 바다와 조상 대대로 살아온 평화로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할 수 없다며 절대 반대를 외친다. 강정마을을 관통하는 이어도로에서는 요즘도 매일 해군기지 찬성, 반대 실랑이가 벌어진다. 경찰차가 경광등을 번쩍이며 요란하게 달리고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천주교 신부들이 뙤약볕 아래 도로에서 미사를 지내는 낯선 풍경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수년간 이 모습을 지켜본 이어도로는 그저 이들에게 자리를 내줄 뿐 아무런 말이 없다. 오랜 세월 주민들 간 소통의 길이었던 이어도로가 어쩌다가 불통의 도로가 돼 버렸는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무거워 보인다. 이어도로는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를 시작으로 대포, 월평, 강정, 법환, 서호동 등 6개의 마을을 아우른다. 길이는 10.793㎞. 제주 전설에 전해지는 피안의 섬, 환상의 섬 이어도(파랑도)와 가장 가까운 도로라 해서 이어도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어도로가 시작되는 ICC JEJU는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회의가 단골로 열리는 제주의 명소다. 2003년 3월 문을 연 ICC JEJU에서는 다음 달 지구촌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열려 제주섬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게 된다. 컨벤션센터 바로 옆에서 WCC에 맞춰 개관하는 멕시코의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1931~2011)가 설계한 앵커호텔과 레지던시 리조트의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남국의 섬답게 야자수 가로수가 멋들어진 이어도로는 지삿개 해안으로 유명한 대포마을로 이어진다. 지삿개 해안은 4~6각형의 주상절리가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이어도로가 품고 있는 화산섬 제주의 명소다. 대포마을은 대략 동경 126도, 북위 33도 지점에 있다. 우리나라 표준시는 일본 중앙을 통과하는 동경 135도를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어 대포마을은 태양이 정남에 오는 시간이 30분 정도 늦다. 대포마을 주민들은 매일 30분 정도 일찍 생활하는 셈이다. 대포마을에서는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천제연폭포에서 물을 끌어다 너베기 논에서 벼농사 등을 짓기도 했지만 1978년 중문관광단지 개발이 시작되면서 관광지로 변했다. 대포포구에는 한치와 멸치를 잡으러 다니는 20여 척의 고기잡이 어선이 아직 남아 있다. 대포마을의 약천사는 보는 사람을 압도하는 웅장한 건축물로 유명하다. 약천사의 대적광전은 단일 법당으로는 동양에서 제일 규모가 크다. 주불로 모셔진 비로자나부처님의 높이가 4.5m로 목불로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크다. 큰 법당의 높이가 29m, 법당 내부의 마루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25m나 되는 등 웅장함을 자랑한다. 월평을 지나 만나는 강정마을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강정(江汀)이란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 물이 풍부한 곳으로 서귀포 시민 80%가 이를 급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강정천의 수원을 이루고 있는 냇길이소, 악근천의 수원인 소왕물, 수도가 설치되기 전에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큰강정물 등 3대 용천수는 제주섬이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 맑고 깨끗한 강정의 용천수로 재배한 쌀은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 강정천에는 지금도 은어가 뛰논다. 1990년대에 마을 주민들은 당시 황금알을 낳았다는 바나나를 재배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백합 등 화훼농사가 주를 이룬다. 2007년 5월 해군기지 건설 입지로 선정되면서 강정마을은 조선조 설촌 이래 가장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해군기지 찬반 논란으로 이웃 간에 등을 돌리고 형제, 친·인척 간에도 명절 제사를 함께 지내지 않는다. 강정마을 중심을 지나는 도로 좌우편으로 해군기지를 찬성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이 이용하는 상점이 따로 생겨나는 등 마을 공동체는 파괴돼 버렸다. 이어도로에서 벌어지는 해군기지 찬반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해군기지 공사장 입구 도로에서는 반대 주민과 활동가들의 농성이 이어지고 경찰은 24시간 배치돼 있다. 그 사이로 관광객을 실은 렌터카와 관광버스들이 무심하게 달린다. 강정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예로부터 일강정이라고 해서 제주에서도 가장 살기 좋은 마을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리됐는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도로의 끝자락에 있는 법환동은 자리돔으로 유명한 포구 마을이다. 법환마을은 아름다운 범섬과 태평양으로 펼쳐지는 넓은 바다, 황금 어장을 보유하고 있는 축복받은 마을이다. 이곳의 자리돔은 제주에서도 최고로 쳐준다. 특히 불그스름해서 생기 넘치는 모습을 한 범섬 주변에서 잡은 자리돔은 맛이 뛰어나다. 무인도인 범섬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고려를 지배했던 원나라의 마지막 세력인 목호들이 난을 일으키자 최영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제주에 와 목호들이 마지막 본거지로 삼았던 범섬을 포위해 섬멸함으로써 몽고 지배 100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은 유서 깊은 곳이다. 자리돔의 유명세로 여름이면 법환포구에는 식도락 관광객의 발길이 넘쳐난다. 올레길이 생기면서 이들을 겨냥한 카페나 게스트하우스가 속속 들어서 마을 풍경을 바꾸어 놓고 있다. 여름철 태풍이 올라오면 방송사 중계 차량이 어김없이 찾는 곳도 법환포구다. 사단법인 제주올레 정지혜 홍보팀장은 “이어도로 주변의 올레 7, 8코스가 가장 아름답듯이 이어도로는 서귀포 해안을 즐기며 한적하게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15회는 경북 영양군 지훈길과 두들마을길을 소개합니다.
  • [열린세상] 아름다운 약속/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차관

    [열린세상] 아름다운 약속/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차관

    톨스토이가 여행길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아이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엄마의 귀에다 소곤거렸고 이내 떼를 쓰다 울음을 터뜨렸다. 알고 보니 그가 둘러멘, 백합꽃 수가 놓인 가방을 갖고 싶다는 거였다. “얘야, 내일이면 이 가방은 소용없어질 것 같구나. 내일 이 가방을 선물하마….” 사실 톨스토이에게 그 가방은 친지의 소중한 유품이었다. 다음 날 저녁, 톨스토이는 소녀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어젯밤 이름 모를 병으로 갑자기 죽었다는 게 아닌가. 그는 소녀의 묘지를 찾아가 자신의 가방을 무덤 앞에 바쳤다. 소녀의 어머니는 “아이가 없으니 가방은 필요없어요. 고맙지만 가지고 가세요.”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뇨, 따님은 죽었지만 제 약속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약속을 하면서 산다. 자신, 가족, 회사 그리고 국민과의 약속…. 2010년, 정부는 ‘2020국가고용전략’을 통해 세대 전체에 해당하는 큰 약속을 했다. 64%(15~64세 기준)를 밑도는 고용률을 202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수준인 70%로 끌어올려 보겠다는 약속이었다. 다행히 근로자,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은 덕분에 작년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성장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고용탄성치가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에 1% 성장했을 때 일자리가 6만여개 늘었다면 2011년 및 올 상반기에는 11만여개가 늘어난 것이다. 또,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소위 대기업의 일자리도 작년에 처음으로 중소기업보다 더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성과들이 우리 청년들에게는 선뜻 와 닿지 않는 듯하다. 왜일까? 수급 상황을 들여다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1997년에는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소위 괜찮은 일자리(공공부문, 대기업, 중소기업 중 업종 평균 임금 이상 등)가 530만여개였다. 물론 전문대졸 이상의 수치와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대학진학률이 높아져 2009년 말 기준 전문대졸 이상이 965만명이 되었지만, 괜찮은 일자리는 581만여개에 그친다. 이런 격차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2020 국가 고용전략’의 소중한 약속이 다음 세대까지 지켜지려면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성장 정책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한다. 또 고교 졸업자의 선취업, 후진학과 대학 구조조정이 병행되는 등 수요 정책들이 일관되게 펼쳐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음 몇 가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하도급화를 자제하고 기간제라도 직접 채용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도급 비율이 2008년 21.8%에서 2010년에는 24.6%로 증가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회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중매가 들어와도 그 회사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청년에게는 중매가 잘 안 들어 온다는 가슴 아픈 소리가 나올 정도다. 둘째, 대·중소기업의 상생은 2, 3차 협력업체 소기업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그 목표를 둬야 한다. 원청이 1차 하도급에 납품대금을 인상해 주면 그 혜택이 2, 3차 협력업체로 전달되고 임금 인상의 재원이 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2, 3차 협력업체의 근로조건 개선 노력이 상생협력의 중요한 잣대가 되도록 지수화시켜야 한다. 셋째, 근로자나 노동조합은 기업들이 직접 인력을 채용하는 데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과학적 평가를 거쳐 다른 동료들에 비해 현저히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직급이나 임금을 하향조정하는 변경계약제도나 노사가 협력해 다른 업체로 전직할 수 있게 해주는 경로를 갖고 있다. 연공서열식 단일호봉제의 임금 체계도 직무-성과 체계로 과감히 바꿔 가야 한다. 그래야 60세 정년도 가능해진다. 약속은 믿음에서 출발하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나의 양보가 담겨 있다. 약속이 지켜지면 다수가 행복해진다. 세세한 부분을 입법만으로 규율한다면 빠져나갈 궁리를 먼저 하게 된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각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하며 또 최선을 다해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서해안축제 즐기러 오세요

    서해안축제 즐기러 오세요

    대천해수욕장이 지난 1일 올 들어 처음으로 개장한 가운데 충남 서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철 축제가 잇따르고 있다. 6일 태안군에 따르면 8~24일 소원면 모항항에서 ‘제1회 태안군 모항항 해삼축제’가 펼쳐진다. 2007년 말 기름 유출 사고 때 자원봉사를 한 123만명의 봉사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연 이 축제는 당시 자원봉사자들이 관광객과 함께 해삼, 우럭, 광어 등의 치어를 방류하는 행사로 문을 연다. 무료 해삼 시식회 등 흥미로운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진다. 8일 인근 천리포수목원에서는 해삼 관련 학술세미나도 열린다. 서천군은 8~11일 한산모시관에서 제23회 한산모시문화제를 연다. 한산모시 짜기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후 처음 열리는 축제여서 의미가 크다. 주제도 ‘인류무형유산 한산모시로의 초대’다. 모시는 잠자리 날개처럼 가볍고 통풍성이 뛰어나 예로부터 여름철 최고의 옷감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 유일의 모시수매시장이 재현되고 한산모시옷 패션쇼, 모시 짜기, 천연 염색, 저산팔읍길쌈놀이, 한산모시 맛 자랑 경연대회, 모시 탁본 등 체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길쌈 시연은 주민 100여명이 직접 선보인다. 알뜰 모시장터도 열린다. 명성을 얻고 있는 한산 소곡주도 맛볼 수 있다. 나소열 서천군수는 “1500여년 전통을 이어온 천연 섬유 한산모시의 우수성과 매력을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서천에서는 8일까지 마량포구에서 ‘자연산 광어·도미축제’, 10일까지 장항항에서 ‘꼴갑 축제’가 계속된다. 이 밖에 오는 16~17일 태안군 남면과 소원·원북면에서는 제8회 태안 육쪽마늘 캐기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체험비는 마늘 1접당 1만 6000원, 양파 20㎏ 1망에 8000원 등이다. 23일에는 서산시 팔봉산과 당진시 송악읍 상록초등학교에서 각각 감자축제도 막을 올린다. 2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태안군 남면 신온리에서 ‘태안 백합꽃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충남 서해안은 태안 만리포(14일) 등 이달 말까지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하고 대형 축제인 보령머드축제(7월 14~24일) 등이 대기 중이어서 피서객을 들뜨게 한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부안 갯벌 봄 조개로 차린 향토음식

    부안 갯벌 봄 조개로 차린 향토음식

    10일 오후 7시 30분 방영되는 KBS1TV 한국인의 밥상은 ‘봄갯벌의 짭조름한 유혹-부안 조개’편을 방영한다. 우리에게 갯벌은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별스럽지 않은 풍경일는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갯벌을 품은 해안은 5%에 불과하다. 그만큼 희귀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서해안은 지구상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북 부안은 이 갯벌이 주는 보물, 조개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부안은 예부터 어염시초(魚鹽柴草)해서 생거부안(生巨扶安)하다는 말을 들어왔다. 물고기, 소금 같은 물산이 풍부해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라는 뜻이다. 부안의 갯벌은 강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어 염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다 먹이 생물이 풍부하다 보니 다양한 조개가 살고 있다. 취재진은 1회 부안마을 축제가 열린 변산반도 갯벌을 찾아갔다. 갯벌에서 조개 캐는 체험 프로그램과 다양한 조개를 맛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넘쳐난다. 두포부녀회에서는 바지락탕을 무료로 나눠 주고, 백합죽 할머니라 불리는 토박이 이화자씨는 향토음식 백합죽을 선보인다. 소격마을 송형섭 이장에게 바다는 보물 창고 같은 곳이다. 어업이 주업은 아니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언제나 농사일이 끝나면 호미와 삽을 들고 바다로 나섰다. 조개와 낙지를 부지런히 잡아다 팔아서 생계를 꾸려나갔다. 송 이장의 아들은 이제 맛조개를 캐는 데 도가 텄다. 맛소금을 뿌려 캐는 보통 방식 대신 철사를 화살표 모양으로 만든 써개라는 도구를 이용해 맛조개를 캔다. 이들 부자가 선보이는 맛조개구이, 해방조개무침, 바지락칼국수 같은 음식들을 만나 본다. 합구마을에 사는 김효곤씨네 부부는 어전(漁箭) 방식을 고수한다. 어전이란 대나무로 울타리를 쳐 놓고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고기를 대나무 울타리 안에 가둬 잡는 방식이다. 이들에게 최고의 반찬은 백합조개다. 백합조개찜, 백합전통찜, 학꽁치구이, 졸복매운탕처럼 이름만 들어도 침이 꼴깍 넘어가는 바다의 밥상을 선보인다. 갯벌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바지락. 격포리의 할머니들은 갯벌로 바지락을 캐러 나선다. 격포의 갯벌이 특히 좋은 점은 갯벌에 돌이 많이 섞여 있다는 것. 반대로 개흙은 적게 들어가 있어 격포 갯벌에서 캐는 바지락은 부드럽고 깨끗하다. 이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잡채, 바지락죽, 바지락부침에서는 비릿한 삶의 체취마저 느껴진다. 고단한 삶을 살아왔을 것만 같은데 할머니들은 입을 모아 외친다. “호미하고 바구니만 있으면 돈이 생겨. 여기 사람들은 돈 걱정할 일 없어.” “바다가 생금(生)밭이여.”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양시 꽃 박람회 “수출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고양시 꽃 박람회 “수출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지난 26일 경기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개막한 2012고양국제꽃박람회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에 따르면 30일 현재 이번 박람회에서의 화훼 수출 계약 금액은 2488만 7015달러로, 당초 목표치 3000만 달러에 근접했다. 국내 연간 화훼 수출액 1억 300만 달러의 30%에 육박한다. 이봉운 꽃박람회 대표는 “행사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고 해외 바이어 방문도 더 예정돼 있어 역대 최대 수출 계약고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 주요 수출 계약 품목은 장미·백합 등 절화(折花·가지째 꺾는 꽃)가 대부분이며 선인장 136만 달러, 풍난류 5만 1000달러 순이다. 국가별로는 일본 1235만 4000달러, 러시아 772만 달러, 네덜란드 136만 3015달러, 중국 145만 달러, 미국·에티오피아 각각 1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무역상담회 및 비즈니스 매칭을 통해 목표했던 3000만 달러 이상의 화훼 수출 계약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개막 나흘째인 지난 29일까지 꽃박람회장을 찾은 누적 유료 관람객은 16만명을 넘어서 당초 목표치 70만명도 초과할 전망이다. 꽃박람회 이사장인 최성 고양시장은 “꽃의 개화 관리와 보식을 통해 화훼 무역 전문 박람회와 대한민국 최고의 꽃축제로서의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꽃박람회는 오는 13일까지 열린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고양, 새달 23일까지 ‘꽃의 향연’

    고양, 새달 23일까지 ‘꽃의 향연’

    전 세계 꽃들의 향기로운 경합인 고양국제꽃박람회가 26일 경기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개막, 다음 달 23일까지 열린다.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국내외 화훼 관계자 및 주한 외교사절 등 3000여명이 참석했으며, 고양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고양시립합창단의 식전 공연 순 등으로 진행됐다. 박람회에는 40개국에서 146개 화훼 관련 업체가, 우리나라에서는 168개 업체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다. 최성 고양시장은 개회사에서 “1997년 처음 개최된 꽃박람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발전해 화훼교역의 장이자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성장했다.”면서 “바이어 초청과 무역상담회를 통해 3000만 달러 이상의 화훼수출계약을 성사시키고 100만명의 유료 관람객이 다녀가 1800억원의 지역경제유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26~27일은 국내외 화훼 관련 종사자 1만 5000명을 초청해 수출입 관련 ‘비즈니스데이’로 개최하며, 미국·일본·캐나다 등 화훼 선진국 저명인사들이 참가하는 학술세미나와 강연도 잇따라 개최된다. 야외전시장에는 80만 포기의 튤립 백합 등이 심어지고 고양시 화훼농가가 주도하는 ‘고양 화훼 전시관’에는 평균 수령이 80~120년 된 대품 선인장 등이 전시되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백제의 자취 간직한 충남 부여속으로

    백제의 자취 간직한 충남 부여속으로

    1400여년 전 고구려·신라와 세력을 다투며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운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가 123년간 수도로 삼았던 곳이 있다. 지금의 충남 부여군이 바로 그곳. 부여는 백마강(부여를 지나는 금강을 일컫는 이름)의 왼편, 부소산 남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지금도 부여에는 검소하면서도 화려했던 백제의 문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나당연합군에 대항한 백제 장군들의 혼을 달래 주는 은산별신제를 비롯해 왕궁터로 추정되는 사비왕궁터 발굴 작업도 한창이다. 1400여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백제의 역사를 품고 흐른 백마강과 백제가 멸망하던 날 꽃잎 날리듯 백마강으로 떨어져 죽은 궁녀의 전설이 깃든 낙화암까지…. 20일까지 매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되는 EBS 한국기행 제작진은 봄기운이 젖어든 백제의 땅 부여에서 살아 가는 부여인들의 삶과 정취를 카메라에 담았다. 17일 방영되는 ‘백제의 향기’ 편에서는 백제의 오랜 향기가 남아 있는 부여의 곳곳을 살펴본다. 부여의 중심지인 부여읍에는 정림사지오층석탑이 있다. 백제의 세련되고 뛰어난 건축 기술이 석탑에 녹아 있어 백제인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부여군 관북리에서는 사비시대 왕궁터로 추정되는 사비왕궁지구 발굴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백제의 잠든 흔적들을 일깨우는 역사적인 작업이다. 백제인들의 웅장한 장례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능산리 고분군과 무왕이 선화공주를 위해 만들었다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 궁남지까지…. 제작진은 백제의 향기가 가시지 않은 흔적을 전한다. 18일 방영되는 ‘산에, 언덕에 봄이 오면’ 편에선 부여군 옥산면 중양리 언덕에 찾아온 봄을 알리는 반가운 산나물들을 소개한다. 향과 맛이 독특한 쑥과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인 돌미나리. 밀가루와 함께 쪄낸 쑥버무리와 살짝 데쳐 조물조물 무친 돌미나리 무침이 입 안 가득 봄의 향을 채운다. 겨울을 이기고 봄을 알리는 부여의 또 다른 손님은 맥문동.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는 우리나라 맥문동의 주산지로, 제철을 맞아 수확 작업이 한창이다. 백합과의 여러살이풀인 맥문동은 뿌리 끝의 땅콩처럼 생긴 알을 말려서 한약재로 쓰고 있다. 맥문동으로 끓여낸 맥문동 백숙과 맥문동으로 우려낸 맥문동 차는 봄철 건강을 책임지는 든든한 보양식이다. 봄의 향이 가득한 부여에서 봄의 맛을 맛본다. 19일 방송에선 부여 사람들의 정감 넘치는 살림살이를, 20일엔 백제의 깊은 역사를 품고 고요히 흐르는 백마강길을 이재무 시인과 함께 거닐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번엔 국물맛… 팔팔 끓는 라면전쟁

    이번엔 국물맛… 팔팔 끓는 라면전쟁

    요즘처럼 라면시장이 ‘맛있었던’ 때가 또 있을까. 농심 ‘신라면’의 독주로 지루했던 라면시장에 지난해 7월 팔도의 ‘꼬꼬면’이 출시된 이후 변화가 찾아왔다. 몸집은 1조 9000억원대로 쑥 커져 올 2조원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무엇보다 다양하고 재밌는 신제품들이 쏟아져 라면전쟁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고 있다. 국물색깔이 라면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로 부상해 업체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의 재료를 사용해 우려낸 국물맛을 선전하기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 인기 스타가 참여해 제품을 함께 개발했다는 이야기가 첨가되면 금상첨화다. ‘꼬꼬면’의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하얀 국물 라면에 대한 업체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신라면의 아성에 균열을 일으키며 당당히 하나의 제품군을 형성했으니 이 대열에 합류해야 매출은 물론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어서다. 한 유통업체에 따르면 자사 매장에서 ‘꼬꼬면’ 이후 줄곧 20%를 차지하던 신라면의 매출 구성비가 한때 14%대로 떨어졌다가 올 들어서는 16%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식품도 하얀 국물 라면 ‘자연은 맛있다 백합조개탕면’을 선보였다. 바지락, 대합, 백합 등 10가지 해산물과 청양고추 등을 넣어 시원하고 칼칼한 맛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품업체로는 네 번째 하얀 국물 라면 출시로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면서도 “후발주자인 만큼 건강한 재료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조라면으로 제품 한 개에 지방은 1.8g, 칼로리는 350㎉에 불과하다. 기존 라면과 비교했을 때 지방은 10분의 1, 칼로리는 3분의 2 수준이다. 풀무원은 이 제품으로 2014년까지 매출 400억원을 올린다는 포부다. 올 들어 ‘하얀 국물 라면 제2라운드’를 주도하는 건 유통업체다. 지난 2월 초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자체상품(PB)인 ‘라면e라면’을 선보였고, 이달 초 롯데마트도 ‘손큰 라면’으로 뒤를 따랐다. 두 제품 모두 각 업체 점포에서 라면 매출 순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어 관계자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편의점 업체 보광훼미리마트도 지난달 하얀 국물 제품인 ‘칼칼한 닭칼국수’를 출시, 매주 20% 매출 신장을 확인할 정도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여세를 몰아 스타마케팅과 스토리텔링 등 ‘꼬꼬면’의 전략을 택한 제품을 새롭게 내놨다. 인기 개그맨 최효종과 손잡고 하얀 국물 라면인 ‘최효종 백짬뽕’과 빨간 국물 라면인 ‘최효종 홍짬뽕’ 용기면을 동시에 출시한 것.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서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애정남’으로 활약하는 그의 이미지를 빌려 하얀 국물과 빨간 국물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소비자들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보광훼미리마트 관계자는 “맛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PB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꼬꼬면’ 이후 팔도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치중하고 있다. 빨간 국물 라면 ‘남자라면’으로 새로운 승부를 거는 동시에 최근 ‘놀부부대찌개라면’ 용기면도 내놓았다. 사실 이 제품은 지난해 부대찌개로 유명한 외식기업 ‘놀부’와 공동 개발해 봉지면으로 처음 선보였으나 ‘꼬꼬면’에 치여 마케팅을 소홀히 했다. 올 들어 월 70만개씩 팔리는 등 반응이 좋아 다양한 기호에 맞추고자 큰 컵을 내놓게 됐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길섶에서] 숨어 있는 봄/구본영 논설위원

     우리말 봄은 따스한 볕을 말하는 “‘볻’이 온다”(볻+옴)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어원이 무색하게 요즘 날씨가 영 봄 같지 않다. 절기에 맞지 않게 진눈깨비까지 내리는가 하면 살갗에 부딪혀 오는 바람은 여전히 쌀쌀하기만 하다.  그러나 출근길 아파트 화단의 라일락 새싹을 보면서 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음을 깨달았다. 마침 라디오에서 학창 시절부터 귀에 익은 가곡이 들려왔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작곡가 박태준이 고향집 인근의 청라 언덕에서 오지 않는 첫사랑을 기다렸던 애틋한 기분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다.  시인 하이네도 “인간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간의 법칙에 순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조급히 욕심 낸들 인생사가 뜻대로만 될 리는 만무하다. 하지만 봄은 막연하게나마 설레는 희망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계절임은 분명한 것 같다. 지하철 역사의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는 광고 카피가 가슴에 와 닿았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러·일 수출전진기지 자리 잡아 동북아 해상 실크로드로 ‘우뚝’

    러·일 수출전진기지 자리 잡아 동북아 해상 실크로드로 ‘우뚝’

    취항 3년째를 맞는 동해항 국제 항로가 동북아 대표 해상 실크로드로 우뚝 서고 있다. 강원 동해시는 16일 동해항을 중심으로 일본 사카이미나토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오가며 취항 3년째를 맞는 DBS국제크루즈훼리가 환동해권의 국제 정기 화객선 대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2009년 6월 첫 취항 이후 지난해 말까지 314차례 운항하면서 10만 6600여명의 여객과 5만 4290t의 화물을 운송했다. 지난해 여객 운송은 항차당 평균 340여명(수송 능력 450명)으로 전년 대비 110% 증가했다. 화물은 173t으로 같은 기간 240% 늘었다. ●화물 전년 대비 240% 늘어 국제크루즈훼리의 운항 선박인 이스턴드림호(1만 3000t급)는 매주 일요일 블라디보스토크, 목요일 사카이미나토항을 왕복 운항한다. 이 같은 물동량 증가로 동해항이 극동 러시아 지역의 수출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동해항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수출되는 품목은 건설 중장비와 건축 자재 등 다양하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이어지는 연해주 등 극동 시베리아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러시아정부에서 경제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앞으로 물동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계돼 승용차와 중장비 등 국내 물품들이 러시아 인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어 전망은 매우 밝다. 강원 지역 농산물의 일본 수출 루트로 자리 잡은 지도 오래됐다. 강원 대표 수출 농산물인 파프리카가 항차마다 컨테이너로 10TEU씩 나가고 있다. 부산항을 통해 일본 시모노세키항과 오사카항을 이용할 때보다 시간과 물류 비용이 크게 줄어 앞으로 백합과 토마토를 포함한 화훼류와 신선 채소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러시아 여행객도 증가세 여행객도 크게 늘고 있다. 크루즈형 카페리 선박으로 내부에 면세점, 나이트클럽, 사우나시설 등 쾌적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춰 가족과 연인, 각종 단체의 해상 관광 루트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 관광객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4박 5일, 10박 11일 일정으로 강원 지역 스키장과 관광지를 찾고 있다. 피서철에도 선박 예약이 한두 달 전에 완료되는 등 명실공히 러시아 극동 지역 관광객들의 새로운 관광 루트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뱃길을 이용해 극동 러시아를 찾는 국내 관광객도 느는 추세다. 동해시는 하반기 일본 쓰루가항 정기 노선도 취항할 계획이다. 또 중국 동북3성 물류까지 동해항으로 오갈 수 있도록 해 환동해권의 국제 물류 중심지로 삼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김학기 동해시장은 “개항 30여년 만에 동해항이 동북아 국제 해상 교역 루트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항내 기반시설을 늘리고 다양한 해외 항로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제주, 백합종구 자급체계 만든다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에 백합종구 전문생산단지가 들어선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은 오는 7월까지 사업비 50억 8000만원(국비 15억 8400만원, 지방비 34억 9600만원)을 들여 백합종구 전문생산단지를 애월읍 봉성리 농산물원종장 내에 설치한다고 30일 밝혔다. 제주백합은 연간 수출액이 969만 9000달러로 제주의 농산물 수출을 주도하는 겨울철 주력 작목이다. 그러나 대부분 종자를 외국에서 들여옴에 따라 전체 생산비 중 종자구입비가 60% 이상을 차지, 농가에 큰 부담이었다. 백합종구 전문생산 시설이 완공되면 종구 자급체계 확립으로 안정적인 농가경영은 물론 대규모 수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기술원은 2월에 공사 입찰과 계약, 착공을 시작으로 올 7월 완공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시설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업기술원은 수출절화용 백합종구 100만구를 2013년 2월에 보급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보급종 생산사업을 추진중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박명재 세상 추임새]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

    [박명재 세상 추임새]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

    이름은 지구상에서 인간만이 지니는 특권이다. 세상의 숱한 생물 중에서 자기 고유의, 자기 혼자만의 이름을 가진 것은 오직 사람뿐이다. 수많은 식물과 동물들은 종류를 나타내는 이름만 가질 뿐 개체 하나하나가 각자의 이름을 갖지는 않는다. 백합은 백합, 소나무는 소나무, 고래는 고래, 사자는 모두 사자일 뿐이다. 예로부터 사람의 이름은 함부로 범접하거나 훼손할 수 없는 존엄과 영예의 대상이었다. 사람의 이름에는 뜻하는 바 의미와 함께 이루고자 혹은 되고자 하는 소망, 그리고 조상과 가문의 얼이 온전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름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이자 자신을 총칭해 내보이는 정체성과 고유성인 동시에 인격의 결정체이다. 요즈음은 대체로 한 사람이 평생 하나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옛날에는 아명(兒名) 따로, 성인 이름 따로, 그리고 벼슬이나 관직에 나아갈 때 또 다른 이름을 갖는 등 성장 연대기에 맞춰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잘 아는 포은 정몽주의 경우, 처음에는 어머니가 태몽에 난을 보았다 하여 몽란(夢)으로, 그 후 집 앞 나무에 용이 올라가는 꿈을 꾸고는 몽룡(夢龍)으로, 마지막으로 부친이 꿈속에 주희(朱子)를 만났다 하여 몽주(夢周)로 개명하기에 이른다. 지금도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한 성명학과 작명소가 유행하고 있다. 요즘 세상에서는 이 이름 대신 번호가 등장하여 온통 번호 세상이 되고 있다. 아파트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이름 대신 몇 동, 몇 호 아저씨가 되고, 병원 환자 대기실에서도, 은행 창구 앞에서도 번호가 부르는 곳으로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이름이 불려지는 기회가 줄면서 이름을 기억하려는 노력 또한 점점 줄고 있다. 심지어 선생님의 이름을 모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스승의 이름조차 모르는 제자들이 수두룩한 게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제자의 이름을 모르는 선생님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 좋은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을 자주 불러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름이 번호로 대체되면서 개개인의 가치와 존엄성 내지는 생명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번호 속에는 개인의 개성과 인간성 내지 정체성이 몰각되어 그저 공허한 숫자의 개념만 있을 뿐이고, 번호에는 책임과 이름값이 따르지 않는다. 이러한 번호 뒤에 숨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는 편리성과 집단을 효과적으로 통제·관리할 수 있는 효용성 등으로 현대사회는 점점 번호를 선호하는 세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인용하는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人死有名, 虎死有皮)는 말이 있듯이 이름은 생전과 사후까지 자신의 전부를 드러내고 표상하는 소중한 그 무엇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사에 있어 가장 치욕적인 일은 살아서는 이름에 걸맞은 자기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고, 죽어서는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이다. 이름이 가장 극진히 대접을 받고 소중히 여김을 받는 것이 바로 종교이다. 불가에서는 합장하고 기원할 때 부처님의 이름으로, 기독교에서는 모든 간구와 기도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무슬림은 알라의 이름으로 하게 된다. 상관이 친근하게 부하 직원의 이름을 불러줄 때, 의사가 따뜻하게 환자의 이름을 불러줄 때, 선생님이 자애롭게 학생의 이름을 불러줄 때, 낯선 사람이 공손히 나의 이름을 불러줄 때, 우리 사회에는 그만큼 신뢰와 존경과 사랑이 넘쳐나게 된다. 이처럼 머리로 기억하여 번호를 부르는 대신 마음속에 기억하여 이름을 불러주는 사회에는 따스한 시선과 훈훈한 인간미가 넘쳐나는 살가운 세상이 된다. 시인은 말했다. 누가 나의 빛과 색깔에 맞는 알맞은 이름을 불러다오. 나는 그에게로 가서 잊히지 않는 의미가 되고 싶다고. 세상 끝날 때까지, 생명이 다할 때까지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다정스레 불러주는 사회, 이 어렵지 않은 아름다운 세상이 필자의 소박하고 작은 세상 추임새이다.
  • [Weekend inside] ‘천덕꾸러기’ 혹은 ‘지역 자랑’ 지자체 상징목 신세 하늘과 땅 차이

    [Weekend inside] ‘천덕꾸러기’ 혹은 ‘지역 자랑’ 지자체 상징목 신세 하늘과 땅 차이

    ‘부산에 가면 동백나무가 즐비할까. 천안에는 능수버들이 늘 낭창낭창 늘어져 있을까.’ 지자체들의 주요 도로에는 시목(市木)·군목(郡木)이라는 이름의 상징나무들이 지천일 것 같지만 막상 보기란 쉽지 않다. 물론 ‘○○고을’이란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상징나무를 많이 심어 자치단체 고유의 색깔을 드러내는 데 성공한 곳도 더러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18일 충남 천안시에 따르면 능수버들 가로수는 11월 현재 648그루로 전체 가로수 4만 498그루의 2%에 그치고 있다. “천안삼거리 흥, 능수야 버들은 흥, 제 멋에 겨워서 휘늘어졌구나 흥”으로 시작하는 민요 ‘흥타령’이 오랜 기간 널리 불리며 ‘천안 하면 능수버들’이었다. 시는 이 나무를 시목으로 정해 지역적 상징성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현재 천안의 주요 가로수 수종은 은행나무 9939그루(25%), 이팝나무 7547그루(19%), 벚나무 6217그루(15%) 등이다. 다른 지역과 별 차이가 없다. 산림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가로수가 534만 9000여 그루이며, 벚나무가 가장 많고 은행나무, 느티나무, 양버즘나무 순이었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봄이 오면 능수버들 꽃가루가 날려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들도 “진딧물이 많이 끼고, 늦가을 낙엽은 길바닥에 납작 달라붙어 청소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천안시는 직영 양묘장에서 꽃가루가 덜 날리는 능수버들 수백 그루를 재배하고 있지만 고민만 하고 있다. 부산시는 시목인 동백나무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도 못 하고 있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란 노래 덕에 ‘부산 하면 동백꽃’이었다. 그러나 정작 가로수는 왕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등이 주종이다. 박상문 부산시 주무관은 “지구온난화로 동백나무 생육 환경이 더 좋아졌지만 나무 폭이 넓어 운전자 시야를 가린다는 민원 때문에 가로 화단 등에만 심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온난화로 시목인 전나무를 가로수로 활용하는 게 어려워졌다. 대구는 기후가 더운 탓에 지금도 전나무 가로수는 거의 없고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주종을 이룬다. 이진충 시 주무관은 “강직, 영원, 기상을 표현하려고 1972년 전나무를 시목으로 정했을 뿐 굳이 실제 식재와 연관시킬 필요가 있느냐.”면서 “시민들도 시목이 어떤 나무인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백합나무가 시목이지만 전체 가로수 16만 9620그루 가운데 백합나무는 4433그루뿐이다. 대전시는 1999년 시목을 목백합에서 ‘선비정신’을 기린다는 소나무로 바꿨지만 전체 가로수 12만 7600그루 중 소나무는 991그루로 1%도 안 된다. 그나마 전임 시장 때는 교차로 등에 소나무를 많이 심었지만 시장이 바뀐 뒤에는 한 그루도 가로수로 식재되지 않았다. 광주시는 시목인 은행나무가 가로수의 33%에 이르지만 “가을에 열매 악취가 심하다.”며 지난해부터는 단 한 그루도 심지 않고 있다. 충북은 사정이 다르다. 충주시는 1997년 충주 초입인 달천동 인근 5㎞ 구간에 850그루의 사과나무를, 보은군은 2007년 탄부면 상장리~임한리 사이 국도 2.2㎞ 구간에 1700여 그루의 대추나무를 가로수로 각각 심었다. 영동군은 전체 가로수 2만 660그루 중 감나무가 1만 2403그루로 60%를 차지한다. 1970년대부터 주민들이 심기 시작한 뒤 군에서 적극적으로 발 벗고 나섰다. 2000년 ‘전국 아름다운 거리숲’ 대상을 받기도 했다. 정구식 영동군 산림경영과 주무관은 “감나무 가로수가 감고을이란 인식을 높여 2007년 ‘감산업특구’로 지정되는 데 한몫했다.”면서 “지역색을 분명히 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자랑했다. 최정우 목원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지역에 맞는 나무를 상징목으로 정해 지역 축제, 특산물 판매와 연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갤러리 관악’ 개관 기념 화석전시

    관악구가 11일 복합문화공간인 ‘갤러리(Gallery) 관악’을 개관하고, 개관 기념전으로 화석전시회를 개최한다. ‘갤러리 관악’은 구청 종합청사 2층 복도를 최대한 활용해 137㎡ 면적에 5면의 전시 공간을 갖췄다. 관악구 주민들은 상업화랑이나 박물관 등이 밀집한 종로구 인사동이나 사간동·삼청동, 또는 강남의 청담동과 달리 전시를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을 매우 목말라한다. 간단한 인테리어 공사로 ‘갤러리 관악’이 탄생한 까닭이다. 내년에는 레이저를 활용한 ‘빛과 대중의 소통’ 등 연 2~3회 정기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전시회가 없을 때는 북카페로 운영할 예정이다. 개관전 ‘자연, 지구에 시(詩)를 쓰다’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땅속 깊은 곳 화석으로, 아주 먼 과거 지구에서 살았던 생물체의 흔적들을 보여 주는 공간이다. 전시작은 고생대 실루리아기부터 중생대 백악기까지 살았던 대형 암모나이트 화석 등 20점이다. 주요 전시품은 1억 7000만년 전 독일 홀츠마덴에서 발견된 바다의 백합 크리노이드와 백악기 후기 화석으로 닭을 닮은 공룡이라는 뜻을 지닌 5m 길이의 가리미무스다. 특히 가리미무스 화석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세계에서 가장 큰 화석이라고 구는 설명했다. 또한 현재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5000만년 전 북미대륙 호수 생태계의 최상위에서 호수를 지배한 애미아라는 매우 희귀한 물고기 화석은 마치 동양화를 보는 느낌을 풍긴다. 전시된 화석들은 ㈜미래세움 최석중 대표의 개인 소장품으로 개관전을 위해 무료로 대여해 왔다. 구 관계자는 “고고학적 가치가 있는 수준 높은 진귀한 화석들”이라고 평가했다. 유종필 구청장은 “수준 높은 작품들을 이제 집에서 가까운 구청에서 관람할 수 있게 됐다.”며 “초중고교생뿐만 아니라 주민 모두가 문화를 부담 없이 즐기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10일까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무연고 묘지’ 해마다 는다

    ‘무연고 묘지’ 해마다 는다

    추석을 앞두고 성묘가 한창인 가운데 전국 곳곳에 방치되는 무연고 묘지와 관리비 체납 묘지가 늘고 있다. 30일 경북 지역 공원묘지에 따르면 가족·후손들이 찾지 않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무연고 묘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핵가족화와 더불어 최근 경제난과 이민 등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칠곡 현대공원묘원의 경우 전체 묘지 2만 7000여기(매장 2만 5000여기, 납골 2000여기) 가운데 무연고 묘지가 1300여기(5%)에 달한다. 또 4년 이상 관리비(연간 3.3㎡당 9000원)를 내지 않은 장기 미납 관리묘도 5400여기(20%)에 이른다. 이 공원묘원의 노정현 총무부장은 “미납 관리묘에 대해서는 묘지 인근에 ‘관리비 미납 묘지’ 문구를 새긴 푯말을 설치해 관리하고 있으나 묘 연고자들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9000여기가 안장된 경산 공원묘원은 연간 1억원 정도의 관리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공원묘원 관계자는 “전체 묘지 중 15~20% 정도가 관리비를 내지 않고 있다.”면서 “후손들에게 수납용 지로용지를 보내도 ‘수취인 불명’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400여통 된다. 심지어 10년 이상 관리비를 내지 않는 경우도 400여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경산 백합공원도 8700여기 중 1700여기(20%)가 찾는 이 없는 무연고 묘지다. 때문에 이 공원의 관리비 체납액은 7억원 정도 쌓였다. 이 공원 김응만 관리부장은 “공원 사정상 신용정보회사를 통한 채권추심도 고려해 봤지만 야박하게 굴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하지만 매년 추석을 앞두고 제초 작업 등 기본적인 관리는 하고 있다.”고 했다. 묘지 2000여기가 조성된 군위의 신세계·금산공원묘원 등도 5년 이상 미납 관리묘가 500기 이상, 20년 이상 장기 미납 관리묘가 100여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지역의 강릉공원묘지, 영동공원묘지, 청솔공원묘원 등이 관리하는 분묘 1만 5000기 중에서는 30%에 가까운 4000여기가 무연고 또는 미납 관리묘다. 강릉공원묘원의 경우 3000여기 중 절반 정도가 무연고 분묘이고, 분묘 4000여기를 관리하는 영동공원묘원은 1000여기가 5년 이상 미납 관리묘다. 이런 가운데 일부 후손들은 분묘 관리비를 의도적으로 내지 않는 ‘얌체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원묘원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미납 관리묘 앞에 식혜와 과일, 생선 등이 놓여 있는 등 사람이 다녀간 흔적을 종종 보지만, 어려운 경제사정 탓인지 관리비를 납부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전재운 대구향교 총무국장은 “경제난과 핵가족화, 글로벌 사회 등의 영향으로 조상 묘를 돌보지 않는 후손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씁쓸해하면서도 “신세대들에게 조상에 대한 의례(儀禮)를 갖추라고 강요할 수 없을 만큼 세상이 많이 변했다. 장묘 문화와 조상 분묘 관리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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