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찬 MBN 여성앵커 3인3색
여성 아나운서가 외모만 앞세운 ‘방송의 꽃’이란 고정관념으로 포장된다면, 분명 이들은 섭섭해할 것이다. 경제 뉴스 전문 케이블 채널 MBN의 뉴스를 이끌고 있는 김세희(30)·윤희정(28)·강지연(28) 아나운서. 이들 앵커 삼총사는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채널, 일반 뉴스가 아닌 경제 뉴스라는 특수성(?) 속에서 점점 좁아지는 정통 아나운서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야심찬 여성 앵커 3인의 매력을 소개한다.
●3인 3색 개성만점
이들 앵커 삼총사는 모두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저마다의 개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 현재 ‘취재현장 뉴스’(오전 10시)와 ‘부동산 뉴스’(오후 4시20분) 등을 진행하는 맏언니 김 앵커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통해 ‘내공’을 쌓은 실력파. 안동 MBC와 서울 강남 케이블TV, 리빙TV 등에서 뉴스와 퀴즈프로그램 진행자, 라디오 DJ 등을 거쳤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김 앵커의 장점은 전문가 빰칠 정도의 카리스마 넘치는 뉴스 진행 솜씨. 그녀는 커피바리스타(커피제조전문가), 수상동력운전기기, 레크리에이션강사, 인터넷 정보검색사 등 국가 공인 자격증만 10여개를 보유하고 있다. 김 앵커는 “뉴스 진행은 물론 전문가와의 인터뷰시 시청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피부에 와 닿는 질문을 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MBN 뉴스파노라마’(오전 5시)와 ‘성공창업 문을 열어라’(금 오후 11시20분) 등을 진행하는 윤 앵커는 아나운서가 되기 전 연기자와 CF모델의 길을 걸었던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학 1학년때 길거리 캐스팅돼 영화 ‘여고괴담’,‘마요네즈’ 등에 출연했으며, 각종 뮤직비디오와 방송 CF모델,MBC 교양 프로그램 등에서 리포터로도 뛰었다. 특히 MBC 뉴스투데이의 주말 앵커 왕종명(32) 기자의 아내로 방송사상 최초로 ‘부부 앵커’로 활약하고 있다. 윤 앵커는 “단순 뉴스 전달만 하던 시대는 지났다.”면서 “뉴스가 심층보도 위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앵커도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고 뉴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해야 보다 정확하고 전문적인 진행이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뉴스와 ‘뉴스&머니펀치’(금 오후 3시40분)의 진행을 하고 있는 강 앵커는 170㎝가 넘는 늘씬한 몸매에 탤런트·모델 뺨치는 섹시하면서도 귀여운 외모가 매력. 대학에서 의류디자인을 전공하고, 유명 화장품 CF모델과 한때 SBS에서 리포터로 맹활약하기도 했던 강 앵커는 동료들이 붙여준 ‘연예인’이란 별명에 걸맞게 팔방 미인이다. 깔끔한 뉴스 진행은 물론 시청자들에게 경제 상식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3D캐릭터와 함께 연기 실력도 보여주는 등 신세대적인 앵커상을 보여주고 있다.
●“아나운서의 위상 높일 것”
현재 국내에서 전국 단위 방송 뉴스의 ‘여성 앵커’는 지상파 방송사와 YTN, MBN 정도에서만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의 경우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는 실정. 이들 앵커 삼총사는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24시간 돌아가는 실시간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나운서 역할은 물론 기자, 심지어 작가 역할까지 ‘원맨 시스템’으로 해야 하는 것.“단순 전달자 역할에만 안주하면 케이블 채널 뉴스 앵커로서는 ‘빵점’이죠. 급변하는 방송환경 속에서 기자·연예인·성우 등에 치여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여성 아나운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 뉴스 진행자들이 늘어나야 해요.”(윤 앵커) “1000만 가구 이상의 가입자 수를 가진 케이블 채널의 앵커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김 앵커) “깊이도 깊이지만,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과 능력을 갖추는 것이 여성 아나운서의 위상을 높이는 길 아닐까요?”(강 앵커)
학창시절 제2의 이금희, 박찬숙, 백지연 아나운서가 되려는 꿈을 안고 이 길을 택했다는 이들. 아나운서를 목표로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한 목소리를 낸다.“앵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시청자에게 주는 ‘신뢰감’이죠. 그것은 올바른 인성·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과 ‘당당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