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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자줏빛 진사에 취할듯 - 토정 홍재표 도예전

    계혈(鷄血)또는 꽃자줏빛의 진사(辰砂)를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1970년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사를 재현한 토정 홍재표의 도예전이 12일까지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열린다.지난 30년간 진사를 재현해 온 토정의 고희기념 전으로,이번에 진사뿐 아니라 백자 청자 분청사기 등을 모두 전시한다. 진사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유약으로,산화구리가 녹아 있어 선홍빛을 내는 도자기다.날씨가 좋은 날 장작가마에서 13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구워내야만 전통의 붉은 색을 재현할 수 있기에 도공으로서 최고의 기량을 측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했다.특히 진사는 통진사(전체가 붉은 도자기)뿐만 아니라 가마 속 불꽃에 의한 변화(窯變·요변)로 인해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붉은 색은 불꽃이 닿으면 휘발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이천에 위치한 이조요에서 구워내는 그의 작품들은 큰 아들 성문(44)씨와 며느리·손자 등 온 가족이 공정을 끝까지 책임진다.(02)733-5322. 문소영기자 symun@
  • 주류업계 “반갑다 추석”

    추석 대목을 잡기 위한 주류업계의 판촉경쟁이 치열하다.주류 수요가 크게 늘면서 선물세트를 추가 제작하는 등 시장 장악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것. ◆위스키시장 후끈- 16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인 진로발렌타인스를 비롯,디아지오코리아·하이스코트·롯데칠성 등이 국산 위스키의 경우 3만∼5만원,수입산은 3만∼30만원대의 선물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지난해보다 20% 늘린 48만 세트 판매를 목표로,발렌타인 6종·임페리얼 3종 등 14종을 판매한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2종과 조니워커 블랙 등 9종,위스키에 크림을 섞은 베일리스 등 모두 13가지 선물세트를 선보였다.윈저 17년의 경우 고급 얼음통이 포함된 세트를 2만개 준비했다가 주문이 늘어 2만개를 추가 제작했다. 하이스코트는 최근 출시한 신제품 랜슬럿 세트를 비롯,딤플 3종 세트 등을 판매한다.페르노리카코리아는 선물세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로 있는 시바스리갈과 로얄살루트 세트를 선보여 명품 애호가를 공략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스카치블루선물세트를 2만개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맥시엄코리아는 레미마르땡 꼬냑세트와 커티삭·짐빔 등 20∼30대를 위한 실속 선물세트도 판매한다.버버리·블루씰 등을 판매하는 메트로라인도 8종의 다양한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전통주·와인도 인기- 국순당은 오동나무 포장에 백자잔이 들어있는 강장백세주 세트를 내놓았다.10가지의 한약재를 포함,어른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소비자가격은 1만 5000원∼6만 1000원. 두산주류BG는 국향·설화·백화수복·군주·산송이 등 11종의 선물세트를 1만∼5만원대로 내놓았다.진로는 국화주인 천국과 인삼주 세트(1만∼2만 5000원)를 집중적으로 판매한다. 맥시엄코리아는 독특한 맛의 미국 캘리포니아 및 이태리산 와인세트를 판매한다.하이스코트는 메독·셍떼밀리용 등 프랑스·독일산 와인세트 5종을 선보였다.두산은 마주앙·샤도네 등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 28종을 판매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무형문화재 장성모 도자전/ 46년 외길… 청자등 50여점 전시

    호봉 장성모(73)씨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6호다. 26세부터 전통 도자기를 만들어왔으니 올해까지 46년간 가마에서 살아온 셈이다.그래서 코끝이며 양볼이 늘 화염에 그을려 가무잡잡하다.전통 도자기의 맥을 6대째 이어간다는 사명감이 가마의 뜨거움을 견디는 힘이라고 한다. 금호아트갤러리에서는 19일까지 ‘호봉 장성모 도자전’을 연다.고려청자의 비색과 백자의 수수함,분청의 조촐함,토기의 투박함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생활자기를 포함해 50여점을 전시한다. 장씨가 백자면 백자,청자면 청자 등 한가지에만 몰두하지 못한 까닭은 그의 끝없는 탐구심에서 비롯됐다.백자를 만들다가 청자를 만들려면 작업대와 작업실을 티끌 하나 없이 말끔하게 청소하지 않으면 안된다.하지만 새로운 작품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그 정도 수고스러움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가 이번에 내놓은 작품중 가장 값비싼 것은 빙열백자특대호(1800만원).빙열백자란 얼음이 깨진 듯 백자 표면에 유약이 균열된 모습을 일컫는 것이다.색채도 없고 단지 둥근 단지 같기만 한 전통 백자를 어떻게 감상할 것인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유약의 균열이 고르고 아주 잘게 가 있는가,색상은 광택이 거의 없으면서 흰색도 아닌 것이 비취색과 회색을 뒤섞어 놓은 듯 은은한가. 형태에서 백자의 어깨(입구쪽의 둥근 모습)부터 불쑥 솟아오른 모습이 아니라 풍만하지만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있는지,엉덩이(굽 바로 위쪽)부분이 조붓하게 내려오는지 봐야 한다.또 굽 높이가 전체와 균형을 이루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포인트란다. 강원도 횡성·양구의 백토와 홍천·인제의 나무가 경기도 광주(사옹원 분원이 있던 자리)로 흘러들어 광주를 도자기의 도시로 유명하게 했지만,원래 도자기의 본류는 강원도였다는 자부심으로 평생을 살아온 그다. 최근까지 강원도 내에 흩어져 있는 조선시대 도자기 가마 200개중 64개를 조사해 놓았다.폐교를 사들여 ‘전통도자문화연구회’를 만들고 전통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02)6303-1918. 문소영기자
  • 러박물관에 구한말 유물 수두룩?

    구한말의 러시아공사 베베르가 수집한 궁중 공예품들이 러시아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표트르대제박물관이 소장한 한국문화재에 대해 일제 학술조사를 벌였다.지난 6월 7∼26일 공동조사를 실시한 결과 633건 1691점의 한국문화재를 확인했다. 이 박물관이 소장한 한국문화재는 베베르와 1900년대 활동한 민속학자 큐네르의 수집품이 중심이며,1950년 이후 북한에서 기증받은 유물도 있었다. 베베르의 수집품으로는 고종와 명성황후의 측근으로 활동하면서 하사받은 철제 은입사 촛대와 방석의 일종인 행보석(行步席)등 궁중과 양반계층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많았다. 특히 베베르가 수집한 한약재 46건은 약재와 함께 처방전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한의학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듯.고려시대 청동정병과 햇무리굽 대접 및 철화문매병 등의 고려자기,북송백자도 확인됐다. 연구소는 지난해 모스크바 동양예술박물관에 이어 이번에 표트르대제박물관을 조사함으로써 러시아의 한국문화재 소장처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지었다. 서동철기자
  • 문화광장/ 미술

    ◇ 육인육색전= 8월6일까지 종로갤러리 (02)737-0326.강상복 김충식 박요아임갑재 최길순 최동춘 등 여적회 소속 6인의 한국화가가 그림 한폭을 공동작업. ◇ 이동미술관-부산의 풍경전= 8월13일까지 부산학생교육문화회관 (051)740-4241.부산시립미술관 소장품 특별전으로 미술관에 가보지 못한 일반인과 학생들을 위한 순회공연전.장욱진 설종보 등 작품 30여점. ◇ 최창진전 =8월6일까지 단성갤러리 (02)735-5588,작가의 두번째 개인전으로 캔버스를 직사각형·삼각형으로 쌓은 뒤 그린 그림이 규격 파괴적. ◇ 김현숙전= 8월6일까지 공화랑 (02)735-9936.고구려 벽화에서 영향 받아 민화 소재들을 벽화 기법으로 표현. ◇ 백자위의 그림전= 8월6일까지 공화랑 (02)735-7436.김소선 김현숙 박윤희 박재순 등 4인의 그림 도자전.접시 종시 등에 그려낸 산수화 등을 산뜻하게 표현. ◇ 김미란개인전 =8월6일까지 경인미술관 (02)733-4448.풍경과 들꽃,인물 등의 수채화.누드 크로키도 함께 선보인다. ◇ 양혜숙개인전-시간의 풍경= 8월8일까지 송은갤러리 (02)527-6282.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변해가는 거대한 욕망의 덩어리를 피어오르는 스산한 붓자국과 흘러내리는 물방울로 그림. ◇ 심근영개인전 =8월6일까지 덕원미술관 (02)723-7771.녹음방초 등 생기넘치는 기운을 수용,소화한 한국화와 유화로 그려낸 추상화.
  • 도예가 신상호 ‘7년만의 외출’

    분청사기의 대가인 도예가 신상호 교수(사진·홍익대 미술대학장)가 7년만에 외출에 나섰다.‘아프라카의 꿈’이란 보따리를 들고. 갤러리 현대에서 20일부터 7월7일까지 펼쳐질 신상호의 ‘아프리카의 꿈’전시에서는 그러나 도자기나 분청사기를 볼 수 없다.염소같기도 하고 말같기도 한 상상속 동물들과,2m가 넘는 반인반수의 도조(도자기 조각)들을 선보인다.도조 작업에는 그가 국내에서 시조다. 신 교수는 “1995년 아프리카를 처음 만난 뒤 그 원초적 본능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샤머니즘적 관심을 조형물로 빚어낸 것”이라고 말한다.문명세계가 타인을 배척하는 분위기라면,아프리카는 객지에서 돌아온 부랑아를 품어주는 고향처럼 그가 스며드는 것을 허락했다.그 포근한 기억들이 아프리카를 꿈꾸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그래서 그는 최근까지 아프리카를 다섯번이나 들락날락하면서 예술적 혼을 키워왔다. 더이상 도자기를 빚지는 않지만 신교수는 도예가로 불려지길 원한다.그러나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조소와 회화가 뒤섞여 가는만큼 도자기만 고집할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솔직한 심정이다.도조는 불과 흙을 이해하는 자신같은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오는 8월이면 4년만에 학장 직에서 물러나는데,밀린 숙제를 끝내 놔야 자유로운 상상을 더 즐길 수 있지 않겠어요? 평균 4년만에 한번씩 열던 전시회를 학장하느라고 7년만에 이제 열게 됐으니까요.” 신교수는 1965년 홍익대에서 도예에 입문해 경기도 이천과 장흥에서 전통 도자 기법을 배워 청자·백자·분청사기를 모두 연마했다.84년 미국에 교환교수로 다녀온 뒤에는 전통자기에서 현대자기 및 조각으로 작품세계를 확장했다.도조 작업의 분기점으로는 87년 서울갤러리 전시를 손꼽는다. 이번 전시회에 때맞춘 듯 미국의 저명 도예잡지인 ‘아메리칸 세라믹스’여름호는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으로 그의 작품을 표지에 실어 전시 의미를 더욱 크게 했다.(02)734-6111. 문소영기자
  • 월드컵특집/ ‘한국의 맛’ 세계인에 선사

    “한정식이란 한국의 봄부터 겨울까지 4계절을 나물·해초·어류·육류·과일 등으로 고루 보여주는 밥상입니다.반찬 가짓 수가 많다고 한정식이라 한다면 그건 틀린 거죠.” 반가(班家)음식 전수자이자 ‘큰기와집’ 주인장 한영용(사진·35)씨의 철학이다.그는 지난 28일 프랑스 관광객 106명의 점심상을 시작으로,월드컵 기간 내내 이탈리아 중국 일본 케냐 브라질 등 전세계에서 한국을 찾아온 선수와 관광객들에게 점심·저녁으로 한국의 맛을 전달하는 민간사절의 역할을 맡았다.지금까지의 예약만그렇다. 그는 이 기회에 한식의 다양한 맛,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중요한 음식인 나물과 장(醬)의 맛을 보여줄 각오다. “5000년 역사를 가진 장 문화의 으뜸은 간장입니다.‘음식맛은 장맛’이라고 할때 장은 고추장이나 된장이 아닙니다.요즘은 진간장(왜간장)에 가려 맛이 흐트러졌어요.그러나 양반가에서 전수된 300년 된 장으로 간을 한 나물,국,가리(갈비)구이등 한국인의 혼이 담긴 음식맛을 보여줄 겁니다.그들이 귀국해서 이런 한국 음식을 먹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추억거리를 주겠어요.” 이탈리아의 ‘마카로니 한식’이나 프랑스의 ‘달팽이요리식 한식’이 아닌 오로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과 멋을 선보인다. 그가 준비한 식단을 살펴보자.순채·우묵냉채.땅에서 나는 순채와 바다 것인 우묵을 섞어 여름의 맛을 살려낸다.전채인 원추리꽃이 들어간 탕평채로는 노란 원추리의 멋과 녹두의 해독 작용을 동시에 소화시킬 것이다.요리로는 애호박고추전,두릅·낙지 초회,통째로 구운 인삼 닭,옥수수와 야생콩으로 향을 더한 가리구이,송이버섯 신선로가 나온다.식사는 개성식 조랭이 떡국,후식으로는 투명하게 붉은 오미자차를 내놓는다.음력 정월에 콩 100가마(1가마 80㎏)로 담근 간장에서 나오는 깊은맛들이 첨가된다고.화학조미료,마늘,참기름 등 짙은 양념맛은 최소화했다.음식이한국생활의 멋과 맛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릇에도 신경을 쓴다.백자가 기본이고 청자,분청사기,옹기,녹유(녹색그릇),흑유(검은그릇)에 놋그릇을 섞어서 쓸 것이다.이번에 월드컵 손님맞이용으로 놋그릇을 대량 구입했다.주물이 아닌,경북 문경에서 직접 다 두드려서 만든 수제품들이다. “동의보감에 음식이 보약이라고 했습니다.그건 한국인의 음식문화에 대한 철학입니다.그걸 외국인 관광객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선보입시다.” 문소영기자
  • 안중근의사 서예경매 최고가 2억 기록

    안중근(安重根) 의사가 순국하기 한 달 전에 쓴 붓글씨‘담박명지 영정치원(澹泊明志寧靜致遠)’이 23일 ㈜서울옥션 주최로 열린 ‘제54회 문방사우와 문인화 경매’에서 2억 1870만원에 낙찰돼 서예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1910년 2월 중국 뤼순(旅順)감옥에서 쓴 이 붓글씨는 ‘욕심없고 마음이 깨끗해야 뜻을 밝게 가질 수 있고,마음이 편안하고 고요해야 원대한 포부를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작품 왼편 하단부에 안 의사의 장인(掌印)이 찍혀 있다. 이날 경매에서 18세기 도자기 항아리 작품인 ‘청화백자파초국화분재문호’가 5억 1000만원에 팔려 국내 미술품경매 사상 두번째 고가 기록을 세웠다. 문소영기자 symun@
  • 팔당 붕어찜 축제…참붕어찜·탕·즙까지

    “참붕어찜 먹고 힘내세요.” 조선시대에는 황실백자 도자기터로,팔당댐 건설 이후에는안개마을로 유명했던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팔당호반에서 12일까지 ‘제5회 붕어찜축제’가 열린다. 성남에서 남한산성을 지나거나 중부고속도로 경안IC를 빠져나와 팔당호를 끼고 10여분쯤 달리면 ‘팔당의 청정자연마을’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자연석 뒤로 농촌마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이곳에서 야트막한 야산 사이로 뚫린 아스팔트길을 따라 들어가면 청사초롱이 집집마다 걸려있다.이곳이 한창 축제가 열리는 남종면 분원리. 주변경관이 수채화처럼 수려한데다 물좋기로 이름난 팔당호에서 갓 잡아 펄떡거리는 참붕어 만으로 찜과 즙,탕을 끓여내놓는 참붕어 전문식당들이 미식가들을 반긴다. 축제기간에는 가격이 평소보다 20%정도 싸다.1인분에 1만 2000원이면 붕어찜과 붕어즙을 즐길 수 있다.일부 업소는 붕어즙을 무료로 서비스하기도 한다. 마을의 백자자료관 앞 광장에는 조선백자 도요지의 명성이담긴 도자기를 전시,판매하고 마을 공설운동장에서는 붕어찜 시식회(매일 낮 12시)와 잉어잡기,불꽃놀이,사물놀이,연날리기,연예인 공연,경로잔치 등이 펼쳐진다.(031)766-1262. 광주 윤상돈기자 yoonsang@
  • 예지원 “장희빈 역할 꼭 해보고 싶어요”

    “어때요? 베르사체 스타일의 머리예요.” 복고풍의 머리스타일을 칭찬하자 예지원(29)은 고혹적으로눈을 뜨며 섹시하게 말한다.그러나 이내 “이 머리가 가라앉지 않게 하려고 하도 빗어서 두피가 다 일었어요.”라며 깔깔 웃는다.잠깐 새 그는 매력적인 여성이었다가 천진한 소년(少年)같은 모습으로 두 얼굴을 드러낸다. 오는 5월 8일 첫 방송될 SBS 드라마스페셜 ‘나쁜 여자들’(수·목 오후 9시 55분)에서 예지원은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오정화 역을 맡았다.일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이연희(김혜리)의 남편과 불륜에 빠져 있어 미움을 살 인물이다.최근 SBS시트콤 ‘여고시절’과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좋은 연기로 호평을 받았는데 조연에 악역이라는 것이 다소 의외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오정화는 일과 사랑에 당당한 매력적인 여성이에요.현대판 카르멘처럼요.”라며 “요즘은 어떤역할이든지 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뽀얗고 하얀 피부에 아래로 살짝 내리깐 듯한 눈동자로 지난 2000년 SBS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로대중에게 인지되기 시작했을 때 그는 백자처럼 은은한 느낌을 줬다.그러던그가 SBS 시트콤 ‘여고시절’에서 불량서클 보스로 코믹하게 얼굴을 내비췄을 때는 시청자들은 연기변신에 모두 깜짝놀랐다.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이상의 끼와 열정을 분수처럼 내뿜었기 때문이다. “저는 춤이 운명인 것 같아요.오디션마다 춤을 춰서 항상후한 점수를 받았어요.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도 제가 맡은 역할이 글쓰는 사람이었는데 무용가로 직업이 바뀌었어요.” 영화 ‘생활의 발견’에서 그의 춤추는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명장면.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혼자 열정적으로 살사를 추는 모습에 관객들은 돌연한 유쾌함을 맛본다. “사랑이 유치하잖아요.자기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그래서 그 장면이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이런 명장면을 만들어낸 춤솜씨가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것은 아니다.그는 국악예술고등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서울예전에 입학했다.지난 96년 영화 ‘뽕’으로 데뷔한 뒤 MBC 마당놀이‘황진이’에서 역할을 맡고 처음 방송국과 인연을 맺었다.영화 ‘아나키스트’의 상하이 가수역 등으로 꾸준히 경력을 쌓았다. 그는 “연기는 흥이에요.흥이 나면 좋은 연기가 펼쳐져요.애정을 갖고 배역을 대하면 배역이 나에게 맞게 거듭나요.”라며 “앞으로 장희빈 같은 역을 꼭 맡고 싶어요.”라고 희망사항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송하기자 songha@
  • [사라지는 것을 찾아] 요강

    아,그림없이 소리만 또렷한 기억입니다.술취해 잠드신 아버님은 꼭두새벽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윗목 방구석에 놓인하얀 사기요강에 시원하게 숙취의 잔재를 방뇨하곤 하셨습니다. 마당에 사륵사륵 함박눈이 쌓이던 그 치웁고 긴 겨울밤.아버님은 그렇게 잊혀지지 않는 지릿하고 명징한 정표 하나제 가슴에 남겨두고 가셨습니다. 요강.좀 점잖게는 야호(夜壺)니 요분(溺盆)이니 했답니다만 역시 질퍽하고 구수하기로는 ‘요강’이 제격인 것 같습니다.간단히 말해 실내용 변기입니다. 요즘에야 세상이 변해 ‘오강’인지 ‘요강’인지조차도헷갈립니다만 60∼70년대까지만 해도 시집갈 때 놋요강이빠지면 ‘반쪽 혼수’라며 시댁에서 실쭉거릴 정도로 요긴한 혼수 물목이었습니다. 갓 결혼해 신행길 오른 신부의 가마 속에 으레 자리잡고있던 것도 바로 요강이었습니다.친정어머니가 눈물 훔치며요강 속에 앉혀 둔 목화씨는 참으로 그윽한 모정의 징표였고요.무슨 목화씨냐고요.아니 가마탄 새댁이 밖에 사내들즐비한 데 좔좔 소리내며 오줌을 눌 수는 없는 노릇 아니었겠습니까. 우리 조상들,참 간단치 않았습니다.‘측간과 처갓집은 멀리 있어야 한다.’고 큰소리 쳐놓고는 아무래도 안되겠던지방에 몰래 큼지막한 질그릇 하나 숨겨들어와 밤새 ‘멀리둔 측간’ 드나드는 수고를 덜었으니,이 얼마나 은근하고천연덕스러운 골계(滑稽)입니까. 돌이켜 보면 요강만큼 우리 삶의 흔적을 많이 함축한 것도흔치 않았습니다. 염치(廉恥)가 중했던지라 낮에는 딴전부리듯 마루 한쪽에 엎어두지만 부엌일 마친 어머니,요강단지를 방구석에 들여놔야 비로소 일과가 끝났습니다.바로 뼈빠지는 노동의 대미(大尾)에 요강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뿐입니까.요강이야말로 가장 솔직하고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배설의 베이스 캠프였습니다.내 것과 아버지 것,누이것과 엄마 것이 뒤섞여 채마밭의 거름이 되고,시궁 지렁이의 밥이 되는 오줌,그 오줌이 살을 섞는 요강이야말로 우리가 자랑하는 가족애의 알파요,오메가 아니었겠습니까. 생각해 보세요.깜깜한 밤,고의춤을 비집고 요강단지를 달랑 드는 아버님이든,궁둥이 까고 앉는 어머님이든 제게는꿈결에 듣는 ‘그림없는 소리’였지만 거기에는 밝음 속의격식 대신 믿음과 신뢰가 배어 마침내는 혈육의 호패(號牌)가 됐던 것이니까요. 반상이 엄연했던 조선시대에 우라질 양반들 폼잡는다고 유기에 백자·청자는 물론 오동나무통에 옻칠까지 해서 썼는가 하면 ‘요강담사리’라는 전담머슴까지 뒀다지만 거기에지린 오줌 누기는 매한가지였으니 반상이 따로 없는 ‘서로같음’의 철학을 담아낸 요강,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가난한 맞벌이 부부가 다섯살배기 딸과 세살배기 아들을단칸방에 가둬두고 일 나갔다가 불에 둘 모두를 잃은 일이있었습니다. 밖으로 잠겨 깡그리 탄 방에는 애들 먹으라고차려둔 점심상과 요강만 뎅그러니 놓여 있었답니다. 세상이바뀌어 요새는 요강에 이런 기막힌 사연도 담기는구나 싶어무척 가슴이 아팠습니다. 심재억기자
  • 홍귀숙씨 40여년간 공들인 사설박물관 기증

    40여년간 전국을 누비며 수집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사설박물관을 건립해 운영하던 60대 여성이 강원 강릉시에 박물관 기증 의사를 밝혀 화제다. 대관령 기슭의 대관령박물관 홍귀숙(洪貴淑·66·강릉시 성산면 어흘리 374) 관장은 최근 2000여점의 유물이 전시된 대관령박물관을 강릉시에 조건없이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지난 93년 5월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대관령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고인돌 형상을 하고 있으며 총건평 2376㎡,6개로 나눠져 있는 557㎡의 유물 전시실을 갖추고 있다. 이 곳에는 고미술 수집가인 홍 관장이 40여년동안 수집한 2.5m 높이의 통일신라시대 미륵불상을 비롯해 옹관·석검·고려청자·백자·민화 등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다양하고 가치있는 유물 2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홍 관장은 “대관령에 박물관을 건립할 때 이미 강릉시에기증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서 “대관령박물관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역사ㆍ문화의 명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대관령박물관은 값으로 따질 수없을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면서 “홍 관장에게 어떤형태로든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박수근 그림 ‘겨울’ 7억5000만원

    고 박수근(1914∼1965) 화백의 유화 ‘겨울’이 지난 22일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현대회화 경매사상 최고가인 57만 8000달러(약 7억 5000만원)에 낙찰된 것으로 25일 전해졌다.이 작품은 세로 22.5㎝,가로 44.3㎝로 예상가인 20만달러의 세 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렸다. 이제까지 해외에서 경매된 한국 현대회화 작품 중 최고가는 199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27만달러에 낙찰된 박수근의 유화 ‘농가’였다.한국미술품의 최고 낙찰가 기록은 역시 96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765만달러에 팔린 조선후기 백자철화용무늬항아리가 갖고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전통문화에 깃든 생활미학

    ■‘테마 한국문화사’ 시리즈 첫 3권,방병선 신명호 김동욱 지음/돌베개 펴냄. 전통문화 속에 담긴 우리 옛사람들의 생활미학과 지혜는 어떤 것일까.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확산되면서관련 서적 출간도 눈에 띄게 늘고있다.그러나 그릇된 정보와 지식은 자칫 우리 문화사 자체를 오도하는 실수를 낳을 수도 있다.돌베개가 기획한 ‘테마 한국문화사’ 시리즈는 각분야의 권위자가 우리 문화사의 원형들을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흥미롭게 녹여낸 솜씨가 남다르다.출판사측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생활사,문화사를 꼼꼼히 정리해 100권으로 엮어낼 계획인데 1차분으로 ‘백자’‘궁중문화’‘수원화성’ 등 3권이 나왔다. ◆백자(방병선 지음)= ‘순백으로 빚어낸 조선의 마음’이란부제가 말하듯 조선 백자에 나타난 미의 세계를 세밀하게 추적했다.‘하나의 자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나라의 만사가모두 이를 닮는다’는 박제가의 말처럼 조선 백자는 왕실의선택과 장인정신,그리고 지식인의 정신이 어우러진 결정체이다. 개국초부터 청화백자를 비롯한 많은 백자가 명나라로부터유입됐지만 조선의 새로운 그릇을 제작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던 세종대왕의 노력 등 ‘조선의 그릇'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이 흥미롭게 풀어진다.어기(왕실그릇)로 백자를 택한 세종 대,조선 최고의 자기를 생산토록 후원했던 숙종부터 정조 연간까지의 백자의 황금기를 추적하면서 ‘그릇은 사람이다.’라는 개념을 일관되게 강조한다. 조선시대는 시화(詩畵)일치 사상이 굳건히 자리잡았던 시기. 도자기에 문양을 그리고 시까지 쓰면서 도(陶)를 곁들여 삼위일체를 이룬게 조선 백자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궁중문화(신명호 지음)= 조선 왕실은 근대사의 굴절 속에서 존경받는 대상이 아니었기에 왕과 왕비의 생활문화는 많은부분 왜곡되거나 생명을 잃은 문화재로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하지만 저자는 왕실문화는 지배자만의 문화가 아니라 그것을 직접 창조한 수많은 장인들과 지식인들의 피와 땀이 종합된 것이라며 왕의 하루 일과 대궐 밖 행차,식사,직업병,왕비의 역할과 생활,궁궐의 풍습과 놀이,왕의 임종,의례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대목들이 적지않아 호기심을 돋운다.왕의 공부,즉 경연(經筵)때 경연관(교수)이 공부할 부분을 잘못 표시해 낭패를 본 일화나 동치미 국물을 한 수저 뜨면서 시작하는 왕의 식사법,철인 군주로 정평난 영조가 사도세자에게 이야기를 시키고 말이 끝나면 귀를 물로 씻곤 하던 이야기등 왕의 사생활도 엿볼 수있다. ◆수원화성(김동욱 지음)=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오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성곽 수원화성.개혁 군주 정조가 화성에 신도시를 건설해 새로운 정치개혁의 중심지로삼으려는 꿈을 담은 곳이다.저자는 18세기 최첨단 건축기술의 집결로 이루어진 수원 화성은 정조가 부친 사도세자의 묘소를 조선 최고의 길지로 옮기려는 효성에서 시작된 효의 본보기라며 성의 축성과정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풍부하게전달한다.축성을 위해 수원 고을 주민들에게 집값과 이사 비용을 나눠 주며 강제 이주시킨 대목이며 축성 과정에서 자재 조달을 철저하게 민간 매입을 통해 했다는부분도 흥미롭다.각권 1만8000원. 김성호기자 kimus@
  • 경기소방본부장 영장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일 승진·보직 인사,해외출장,명절 때마다 부하직원들에게서 금품을 상납받아온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 한기성(53·소방감)씨에 대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씨에게 뇌물을 준 경기도 모 소방서장 박모(52·소방정)씨 등 7명은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하고 뇌물공여 액수가적은 25명은 소속기관에 통보했다. 한씨는 지난해 2월 소방재난본부장으로 부임한 뒤 같은해 7월 박씨를 집 근처 소방서장으로 발령시켜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받는 등 최근까지 직원 승진 및 보직인사와 해외출장,명절 때 부하에게서 현금과 상품권,도자기 등 6300여만원 상당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한씨는 또 산하 25개 소방서장들에게서 매월 10만원씩 정기적으로 상납을 받아 사적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한씨의 집과 사무실의 장롱·책상 서랍에 숨겨져 있는 차명계좌 통장 2개와 현금 1400만원,10만원권수표 30장,백자 도자기 등을 압수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
  • [저자와의 대화] ‘콜라 독립을 넘어서’ 펴낸 최준식 교수

    ***“美로부터 정신적 독립 이뤄야”. 2주전 ‘한국인은 왜 틀을 거부하는가’(소나무)란 책을통해서 난장과 파격의 한국미학을 분석해 보였던 최준식(46) 이대 한국학과 교수가 이번엔 한국 문화의 미국 종속현상을 신랄히 비판한 ‘콜라 독립을 넘어서’(9000원)를 사계절에서 펴냈다.이번 책은 처음부터 학문적 접근을 배제하고 “술자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하듯이 그저 편하게 풀어 본 것”이라는 저자의 말마따나 직설적인 비판과 파격적인 표현이 때론 손쉽고 뜨거운 공감을,때론 아슬아슬한느낌을 일으키며 흥미롭게 읽힌다.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부분을 보면 손끝이 근질근질해 참을 수가 없어요.생각나는 대로 쓰다보니 한국인의 미국관으로 주제가 모아졌고 그래서 미국으로부터 ‘콜라독립’도 좋지만 정말로 정신적인 독립을 해야겠다는 논지로이 책을 내게 됐죠.”책은 ‘한국인들의 웃기지도 않는 영어 사대열’을 낱낱이 들추는 데서 시작해 스포츠도 꼭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야구와 농구에 열광하고 박찬호 김병현의 일거수일투족에 민족위상을연계시키는 ‘촌스러운’ 작태를 도마 위에 올린다. “한국 종교계에 대해 말할 땐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면서도 ‘성역’건들기도 피하지 않는다.한국기독교의 예외적인 팽창현상은 우리나라의 미국화현상에 원인이 있으며국내에 여러 종교가 있는 데도 유독 기독교경전을 ‘성경’,기독탄일을 ‘성탄절’이라 부르고 가장 먼저 공휴일로 만든 것부터 기독교 보편화,미국사대주의로 볼 수 있다는 비판이다.문제는 이런 식의 문화 종속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2류국가 취급을 당하고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화 창출이 없다는 것이다. “전통문화를 완전히 이해하고 그것을 넘어 새로운 것을창조해야 합니다.무조건 교육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고려청자의 전통에서 조선시대에 완전히 새로운 백자를 창조해 낸 것을 가장 좋은 사례로 제시한 그는 한국의 예술전통은 너무나 깊고 풍부해 상상력은 물론 자긍심을 절로 갖게 될 거라고 강조한다.특유의 가벼운 글쓰기 때문에 ‘대중문필가’란 소리도 듣는 그는 “나는 어차피 학자가 아니다.”면서 “너무나 답답하고,급하게 알리고 싶은게 많아 이런 일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전작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한국인에게 문화가 없다고?’‘한국의 종교,문화로 읽는다 1·2’ 등도 많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신연숙기자 yshin@
  • ‘한국적 멋’ 사랑한 김환기의 삶

    ▲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이경성 지음/아트북스). 구름과 달,항아리,별을 사랑한 ‘한국적 멋’의 화가 수화 김환기(1913∼1974).그의 인간적 면모와 예술세계를 가까이에서 보고 담아낸 평전 ‘내가 그린 점 하늘 끝에 갔을까’(아트북스)가 22년만에 다시 햇빛을 보게 됐다.그와생전에 고락을 같이했던 미술평론가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979년에 썼다가 곧장 절판돼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책을 저자의 결심으로 현재 상황에 맞게 손질해 다시 펴낸 것이다. 책에는 저자의 글뿐만 아니라 수화의 아내 김향안여사와절친했던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지인의 글,그리고 수화가 직접 쓴 일기와 각종 기고문 등이 삽입돼 수화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구성해낸다. 한국의 자연에 탐닉했던 제1기 회화에서부터 제2기 파리시절,별빛과 같은 무수한 점으로 캔버스를 채워 간 제3기뉴욕시절에 이르기까지 예술적 역정이 다 담겨 있다.여기에 사료적 가치를 지닌 에피소드 글들이 많다.방마다 백자항아리가 가득 들어차 있던 성북동 집에서 “글이 잘 풀리지 않을 땐 잘 생긴 백자항아리 궁둥이를 어루만지면 글이 저절로 풀린다.”며 껄껄 웃더라는 수화의 백자 사랑 이야기,수화의 청탁으로 저자가 서울신문에 미술평론가로 데뷔하게 된 이야기,나무 수(樹)만 정해놓고 화(話)자는 뜻없이 갖다 붙인 것뿐이라는 호의 작명경위,젊은 화가 이중섭의 앞날을 예견했던 그의 탁월한 안목 등등. 살면서 아내를 지극히 의지했음을 밝힌 ‘산처기(山妻記)’,네 자녀들에게 보낸 가슴 절절한 편지 등은 인간적 모습을 알려주거니와 솔직하고 예리한 평문들은 문장가로서 수화의 면모를 다시 보게 한다.1만2000원. 신연숙기자yshin@
  • 선거철 줄서기 폐해 심각

    오는 6월 실시될 예정인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줄서기’ 폐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선거를 4개월쯤 남겨놓고 출마 예상자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자 공무원들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에게 접근하는 ‘줄서기’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 특히 이들은 단체장 예상후보에게 은밀히 선거비를 지원하거나 가족과 친인척까지 동원,선거운동을 돕는 등 선거법 위반 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같은 폐해는 현직 단체장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유권자 수가 적은 기초단체일수록 더 심하다. 유종근(柳鍾根) 지사가 대권 도전에 나서 도백자리가 무주공산이 된 전북도의 경우 공무원들의 ‘눈치보기’ 현상이 특히 심하다.한 도청 직원은 “적지 않은 직원들이 민주당 지사후보 경선을 선언한 강현욱(姜賢旭)·정세균(丁世均) 두 의원 가운데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로 고심하고있다.”고 털어놨다. 개중에 일부 과장급 이상 간부 공무원들은 혼전을 벌이고 있는 양측 진영 모두에 ‘분산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A구청의 경우는 직원들이 인사문제로 전·현 구청장파로 나뉘어 잦은 마찰과 잡음을 일으켜 문제가 되고 있는 케이스.드러내놓고 입장을 표시하는 직원만도 현 구청장지지파가 30명,전 구청장측 인사가 20명쯤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구청의 S계장은 “엄정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들이특정인을 편드는 것도 문제지만 이들을 줄세워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이 더 문제”라며 “두 파벌간 대립은 중립을 지키려는 대다수 직원들의 근무분위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군수가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전북 J군의 경우는 출마예상자들의 난립으로 공무원들이 어느 쪽으로 줄서기를 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예상후보자들마다 ‘내가 군수가 되면 당신을 승진·영전시켜 주겠다.’ ‘내가 당선되면 가족을 군청직원으로 취직시켜 주겠다.’ ‘장계면에 들어서는 종마장에마사회 직원으로 취직시켜 주겠다.’는 등 각종 조건을 내걸어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실제로 한 후보자는 마사회 장계종마장에 가족을 취직시켜 주겠다며 주민들로부터이력서를 받고 있다. 예상후보자들이 난립한 W군도 군청과 면사무소 직원들이지연과 학연으로 나뉘어 줄서기를 하고 있다. 관선시대에 군수를 지냈던 전직 군수와 현 군수가 맞붙는 S군도 상당수 공무원들이 전 군수파,현 군수파로 나뉘어갈등을 빚고 있다.그런가 하면 경북 A시의 모 계장은 지난달부터 지역의 목장에서 약초만을 먹여 키운 사슴의 피를구입,시장에게 제공해오고 있다.선거를 앞두고 격무(?)에시달리는 시장의 건강을 챙겨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그래서 시청 공무원들 사이에는 시장 사모님보다 B계장이 낫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또 B시의 C과장은 요즘 자신이 동료들에 비해 진급이 늦은데 불만을 품고 시장 출마의사를 밝힌 P씨를 공공연하게 돕는다는 게 주위의 얘기다. 현 시장보다 P씨가 여론이 좋고 특정 정당의 공천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자 각종 모임 등을 앞장서서 마련,P씨를초청한다는 것. P씨는 이런 모임 등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C씨를 바로 국장으로 승진시켜 주겠다는 공약을 서슴없이 한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이같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줄서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사실상 단체장들이 인사의 전권을쥐고 있기 때문에 밉보일 경우 승진이나 보직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지역의 경우 실제 단체장이 선거 이후 단행된 인사에서 ‘내 사람 심기’ ‘반대파 밀어내기’ ‘취직시켜주기’ 등 인사권을 마음대로 휘둘러 조직이 몸살을 앓아온 것이 현실이다.이 때문에 많은공무원이 승진이나 영전을 하기 위해 단체장에게 뇌물을제공하는 등의 잡음도 빚어지고 있다. 전주 임송학 심재억·대구 김상화기자 shlim@
  • 한국미술계 거장 8인의 작품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작가 8인의 작품들이 ‘한국미술의 마에스트로(거장) 展’이라는 이름으로 금호미술관에서전시되고 있다.이런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다. 언론인 출신으로 사진계의 대표적 지성인 강운구(61)는“사진은 현재를 단순히 기록하기보다는 시대적 내용과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다.그는 1960년대 이후 개발독재의 강압적 분위기속에서 산업사회로 탈바꿈하고 있는 우리의 황폐화된 모습들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그의 사진들은 고발적 외침이 아니다.서정미 가득한 조용한 속삭임들이다.그 때문에 소설가 조세희는 “산소가 없었던 시기,누구보다 단란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지켜낸 아름다운 영혼의 예술가”라고 헌사(獻詞)하기까지했다. 강운구는 “지구상 곳곳은 사람,지역,온도,문화 등이 다다르다.이런 다양성을 무시하는 국제화는 폭력이며 허구이고 위험한 논리”라면서 “여기 살면서 내가 가장 잘 알고좋아하는,좋아할수 있는 사진들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촌로의 모습’ 등 10여점 출품. 송영방(66)은 많은 신문 연재소설 삽화 및 옛 교과서 삽화를 그린 작가로 일반에 널리 알려져 있다.그러나 그의진면목은 전통산수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데서 드러난다.피카소,마티스,클레를 좋아했던 서양화 전공생 송영방은 대학 3학년 때 유화의 ‘느끼하고 떫은’ 느낌이 자신에게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 뒤 한국화의 선(線)에 매료돼‘자기의 세계’를 찾아 나섰다.출품작 ‘구름위에서 본산’이 특히 시선을 끈다.산들이 부드럽게 느껴지는 가운데 물이 유유자적 굽이굽이 휘감아 돌아간다.‘맑고 담백한 느낌’을 주는 한국적 빛깔의 작가가 송영방이다. 현대 도예의 1세대 김익영(66)의 도자기는 주둥이가 둥글지 않고 사각형이었다.그러나 요즘 나오는 그의 작품은 원과 사각의 형태가 융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전통 분청사기가 무명옷을 입은 농부를 연상시킨다면 김익영의 백자는 모시 두루마기를 걸친 사대부집 양반을 떠오르게 한다.그가 우리 도자기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미국 유학중인 1960년 도자기 심포지엄에서 “현대 도예가가 지향해야 할 미의 세계는 조선 도자기의 미적 세계”라고 한 영국의 도예가 버나드 리치의 강연이었다.그때 받은 충격과 감동으로 영어로 된 우리 도자기 책을 구해 읽었고 우리 도자기의 위대함을 알게 됐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한국 전통화단의 산 증인 박노수(75)의 작품들을 보면 간결하고 깨끗하다.“웅변은 자랑,학식,어려운 것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진솔한 것을 알아듣기 쉽게 만드는 것이라고 배웠다.”면서 “아름다움은 쉽게 보는 것속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박노수는 55세에 교수직을 그만 두고 은거한 이후 음악이라는 소리의 즐거움도끊는 등 그림에 방해가 되는 요소들을 버리고 살고 있다. ‘한강’ 등 7점을 출품.한국 앵포르멜(비정형) 회화의 대부 박서보,한국미의 전형을 형상화하는 조각가 이영학,만다라의 세계를 표현한 전성우,추상 조각의 1세대 최만린등의 작품들도 전시돼 있다.17일까지. 관람료 일반 2000원,학생 1000원.(02)720-5114유상덕기자 youni@
  • 포천 고모리산성 남한 最古城

    경기도 포천군 소흘읍 고모리산에 위치한 ‘고모리산성’이 3세기 초에 세워진 한성백제(BC 18∼AD 475년)산성이며 남한지역 산성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는 보고서가 제출됐다. 단국대 매장문화연구소(소장 박경식)는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 고모리산성에 대해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보고서에 따르면 고모리산성에선 조선시대 백자 조각 한 점을 제외하고는 수습유물 810점이 모두 한성도읍기를 대표하는 백제유물로 나타났다.보고서는 또 이들 유물들 중 항아리·옹기류와 속깊은 바리 모양,긴계란모양 토기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생활유적으로서의 면모를 모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대로라면 고모리산성은 한성백제 중심지로 서기 200년 무렵 축조가 끝난 풍납토성과 동시대 혹은 약간 늦은시기에 출현한 셈이다.이에 따라 이 보고서는 풍납토성 발굴보고서와 함께 백제가 3세기 중·후반에 들어서서야 고대국가에 들어섰다는 기존 학계의 통설을 뒤집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고모리산성은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계곡을 막아 세운이른바 포곡식(포곡식) 산성으로 규모는 전체둘레 962m,남북폭 342m,동서폭 192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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