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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저신다 아던과 도널드 트럼프/박상숙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저신다 아던과 도널드 트럼프/박상숙 국제부장

    “(리더로서) 영감을 얻고자 한다면 (저신다) 아던이 가는 방향을 주시하면 된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리더십에 보낸 찬사다. 작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여성정상회담에서 윈프리는 아던 총리를 위기에 필요한 지도자로 치켜세웠다. 윈프리의 팬심을 자극한 건 뉴질랜드 최악의 총기 난사사건 당시 보여 준 아던 총리의 결기와 공감능력이었다. 백인 우월주의자의 이슬람 사원 테러로 희생된 유가족을 찾은 아던 총리는 존중의 표시로 ‘검은색 히잡’을 두르고 나타나 윈프리뿐 아니라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발 빠른 총기규제 강화 조치 도입과 테러분자를 향한 무관용 대응 천명으로 흔한 정치쇼라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는 카리스마도 떨쳤다. 3년 전 37세의 나이에 최연소 총리가 된 그녀는 권위적이지 않은 태도에 수려한 외모까지 더해져 ‘저신다 마니아’라는 강력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저신다 보유국’이란 긍지가 넘쳐나지만 환경, 주택 분야의 개혁적 공약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면서 ‘이미지가 만든 거품’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난세에 인물이 나온다는 옛말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이란 세계적 재난을 맞아 그녀의 리더십 철학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사태 초기 안팎으로 빗장을 단단히 걸고 강력한 봉쇄 조치를 전격 단행하는 단호한 의사결정과 동시에 매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연결해 평범한 이웃처럼 격의 없는 소통으로 국민 불안을 달래며 팬데믹 파고를 넘어왔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25명. 청정국가의 체면을 지킨 이 나라는 최근 수도 웰링턴에서 자국 대표와 호주 대표 간 럭비경기를 3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고 역병의 저주에서 벗어난 기쁨을 만끽했다. 인구 500만의 태평양 섬나라를 주목하게 만든 또 하나의 이벤트는 지난 주말 치러진 총선이었다. 아던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은 과반을 확보하며 24년 만에 단독정부를 꾸릴 호기를 맞았다.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 덕에 지지율이 60% 넘게 치솟아 재집권은 기정사실이었다. 압도적인 승리를 타전한 외신 기사에는 혼탁, 불복, 부정 등의 표현 대신 ‘행복’, ‘행운’ 등의 단어가 등장할 정도로 선거 과정과 결과는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아던과 같이 훌륭한 지도자를 가진 행운 덕에 차선이냐 차악이냐를 고민할 필요 없는 행복한 선거였다’는 게 대체적인 관전평이다. 정치신인 때부터 정치인의 중요한 덕목으로 ‘사랑’을 언급해 온 그녀는 초심을 잃지 않은 따뜻한 리더십으로 집권 2기를 열었으니 21세기 리더십의 길을 아던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윈프리의 예언(!)은 적중한 셈이다. 전쟁과 테러의 상존, 불평등 심화 속에 바이러스까지 엄습하면서 지구촌은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 심리적 안전지대도 사라지면서 혐오가 공포를 양분으로 손쉽게 뿌리내리고 있다.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언행은 크든 작든 하나의 메시지다. 여기서 사회 구성원의 태도가 형성된다. 코로나의 위협에 직면해 아던 총리가 ‘서로에게 좀더 친절하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발신한 이유가 다 있다. 현재 아던 총리와 가장 대척점에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애당초 통합이란 덕목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트럼프는 열흘 남짓 남은 대선 승리를 위해 극도의 갈라치기 신공을 펼치고 있다. 지난 4년간 심화된 인종·계층 간 갈등은 미국 사회를 갉아먹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어제 조 바이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4년 더 이렇게 보낼 수 없다”며 트럼프 심판을 호소했다. 미국민이 어떤 길잡이를 선택하든 소음과 분노는 불가피할 것 같다. okaao@seoul.co.kr
  • [2030 세대] 로코와 그의 형제들/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로코와 그의 형제들/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루키노 비스콘티의 1960년 작품 ‘로코와 그의 형제들’은 오랫동안 보고 싶던 영화였다. 이탈리아 남부 루카니아 지방에서 시골의 고향을 떠나 북쪽의 부유한 대도시 밀라노로 이주한 어느 가난한 가족 이야기다.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고, 어머니와 다섯 형제 비첸조, 시모네, 로코, 치로 그리고 루카가 있다. 고향에선 본 적도 없는 하얀 눈이 내리자 눈 치우는 일이 생겼다며 기뻐하는 다섯 형제들은 밀라노에 자리를 잡아간다. 둘째 시모네는 곧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늑대 이빨’을 가진 그는 복싱을 배우고 경기에도 나간다. 그러나 시모네는 방탕해지고 애인에 대한 집착은 그의 삶을 벼랑으로 몰고 간다. 셋째 로코만이 그런 형을 참아낸다. 로코 역은 당시 스물다섯이었던 알랭 들롱이 맡았는데 이보다 더 나은 배역은 없을 듯싶다. 순수한 로코는 엄청난 너그로움으로 가족을 위한다. 형의 여자를 사랑했지만 가족이 절대적으로 우선인 로코는 여자를 떠난다. 아니, 버린다. 형을 위한 그의 희생은 아름다워 보인다. 하지만 불운은 계속된다. 질투에 고통스러워하던 형 시모네가 여자를 살해하고, 온 가족이 시모네를 비난하지만 로코는 짐승처럼 울부짖으면서도 형을 감싼다. 로코처럼 우리는 ‘우리 가족’이라면 마음과 이성이 허물어진다. 이를 조지 오웰은 ‘내셔널리즘 비망록’에서 꼬집는다. ‘민족주의 비망록’이라 잘못 번역되기도 하는 이 작품에서 오웰은 민족주의가 아니라 내셔널리즘을 얘기하는데, ‘특정집단이 절대로 옳다’고 믿는 자들이 바로 내셔널리스트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조직의 이익과 우월에 집착하고, 범죄도 ‘우리 편’의 행위라면 덮어버린다. 오웰이 말하는 ‘내셔널리즘’은 나라에 충성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산주의, 시오니즘, 반유대주의, 트로츠키주의, 평화주의, 백인우월주의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악법이라 비난하다가도, 합법적이니 괜찮다 하고, 학술논문을 들먹이다가,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얘기하고, 다른 나라들의 전례에 호소하다가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고집한다. 어떤 행동의 정당성이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편이냐 저편이냐가 가름의 기준이 된다. 판단의 힘이 여름날의 선로처럼 휘어버렸다. 소수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는 로코다.” 로코와 같이 ‘우리 가족’이라면 죄도 더이상 죄가 아닌 것이 되었다. 오웰은 편향을 인정하는 정도가 최선이라 했다. 균형있게 판단할 수 없는 현대의 사람들을 탓하지도 않았다. 이런 이유로 플라톤은 객관적 진실을 확고히 하고자 했다. 제 입맛에 맞춰 논증을 가져다 붙이는 것에 플라톤은 질려 했다.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이성으로 입증할 수 있는 진실을 확립하길 원했다. 서양철학의 기원은 인생의 불가사의한 의미에 대한 사색이 아니라 바위같이 묵직한 진실을 하나라도 확립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왔다 할 수 있겠다.
  • 4년 전 트럼프 야유 말라던 오바마, 이번엔 분노 쏟아냈다

    4년 전 트럼프 야유 말라던 오바마, 이번엔 분노 쏟아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첫 단독 유세에 나섰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지원하려 처음으로 섰던 곳이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에게 야유를 멈추라’며 짐짓 여유를 부렸던 오바마는 없었다. ‘투표’(VOTE)라고 적힌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선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며 한 표 행사를 호소했고, “여론조사를 개의치 않는다”며 자만을 경계했다. 민주당이 1988년 이후 2016년 대선에서 처음으로 공화당에 뺏겼던 펜실베이니아는 중요 승부처 중 하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필라델피아에서 차량에 탄 청중에게 “트럼프는 자신과 친구를 돕는 것 외에 관심이 없었고, 대통령 직무를 리얼리티 쇼처럼 대했다. 그래도 시청률(지지율)이 떨어지니 화를 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을 언급하며 “그는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도 보호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의 인구당 사망률은 불과 미국의 1.3%”라고 무능을 탓했다. 또 2016년 악몽 재연을 막자는 취지로 “지난번에도 많은 여론조사가 있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이 집에 머물렀다. 이번 선거에서는 안 된다”며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유세에 앞서 흑인 남성 선출직 공직자와 원탁회의를 갖고 이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연설의 신’답게 그는 투표를 운동에 비유하며 ‘더 락’으로 유명한 프로레슬러 출신 영화배우 드웨인 존슨의 이름을 꺼냈다. 한 달 뒤 더 락처럼 안 보이면 운동을 그만두겠다던 고객에게 자신이 아는 트레이너가 ‘그처럼 보이진 않겠지만 지금보다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며 “한 차례 선거의 힘으로 모든 것이 완벽해질 순 없지만 정부가 당신을 더 잘 대표하고 더 잘 섬기는 패턴이 생기게 된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대선의 승부를 가를 6개 핵심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등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북부 3개주와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남부 3개주다. 그중에서도 남부에서는 플로리다(29명), 북부에서는 펜실베이니아(20명)가 가장 대의원 수가 많아 꼭 차지해야 하는 곳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도 펜실베이니아 이리 유세에서 “펜실베이니아를 이기면 모두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바이든 후보가 7.3% 포인트까지 벌렸던 펜실베이니아주의 지지율 격차는 지난 19일 3.8% 포인트까지 줄었다가 이날 다시 4.9% 포인트로 커졌다. 하지만 2016년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지던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0.7% 포인트 차이로 이긴 바 있어 민주당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노동자층에 다시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트럼프 시대에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백인 노동자를 포함하는 노조(약 70만명)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바이든 후보의 고향(스크랜턴)과 트럼프 대통령의 출신 대학(펜실베이니아대)이 위치하고 있어 서로 “내 고향 지역”이라고 주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조용한 멜라니아 대신 이방카가 女표심 공략 나섰다

    조용한 멜라니아 대신 이방카가 女표심 공략 나섰다

    트럼프 유세서 안보이는 영부인 멜라니아코로나19 감염에다 본래 유세에 소극적 대선 일주일 앞둔 다음주부터 유세 가능성장녀 이방카 10개주 돌며 교외여성 설득캠프측 “워킹맘으로 가족문제 잘 알아”트럼프 2016년 러닝메이트로 이방카 검토미국 대선이 열흘 남짓 남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서 영부인 멜라니아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미 언론들은 대신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교외 지역의 백인 여성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별로 사이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두 여인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폴리티코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의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방카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오하이오, 미시건, 미네소타,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등 10개 경합주를 방문했다”며 “선거 전 (승부가 달려있는)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을 다시 찾을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는 플로리다주에서 지원 유세를 벌였다. 두 아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매한가지로 극우 진영의 가치를 설파하며 지지세 규합에 열중하고 있는 반면, 이방카 보좌관은 부동층을 설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연거푸 “교외 여성들 내게 표를 좀 달라”며 직접적인 구애를 펼치는 가운데, 이방카 보좌관은 실제 이들을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성에게 워낙 인기가 없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지난 선거에서 백인 여성들은 그에게 많은 표를 줬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더 지지하는 상황이다.트럼프 캠프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이방카는 워킹맘으로서 본질적으로 미국 가족이 직면한 문제를 이해하고 있다”며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책 참모와 가족 구성원이라는 두 측면 모두에서 말할 수 있는 게 그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선캠프 부본부장이었던 릭 게이츠는 자신의 책 ‘사악한 게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이방카 보좌관을 지목하려 했다고 전한 바 있다.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여전히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날 펜실베니아주 에리 유세에 트럼프 대통령과 동반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기침이 잦아들지 않으면서 취소했다. CNN은 이날 멜라니아 여사가 2016년 대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며, 백악관에서도 기억에 남을 만한 TV인터뷰는 2년 전이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 측 대변인은 “다음주에는 대통령과 동행하고 홀로 유세도 할 것”이라고 했지만 대선 일주일 전에야 유세에 나서는 것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국회의원·아버지·부통령까지… 과거로 보는 바이든의 미래상

    국회의원·아버지·부통령까지… 과거로 보는 바이든의 미래상

    50년 정치 인생사 다룬 책부터 장남 잃은 아버지로서의 면모부통령 시절서 본 대통령 예상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에 관한 번역서가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관련 서적 출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김영사는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을 22일 출간한다. 바이든이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기 전인 2007년 낸 책으로, 그의 50년 정치 여정을 조망한다. 말더듬증으로 놀림받은 어린 시절, 29세에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거물 정치인을 상대로 거둔 극적인 당선 등을 비롯해 아들의 죽음, 연설 표절 시비로 대선의 꿈을 접고 뇌동맥류로 쓰러져 사경을 헤맸던 위기의 순간 등을 그가 직접 썼다. 출판사 관계자는 “미국 출간이 다소 오래전이긴 하지만 바이든에 관해 가장 잘 정리된 책이라고 생각해 지난 7월부터 출판사와 접촉했다”면서 “미국 대통령은 연임하는 사례가 일반적이고 바이든의 당선 여부를 점치기 어려워도 그가 어떤 인물이고 어떤 일을 했는지 이해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지난 16일 출간한 ‘약속해 주세요, 아버지’(미래지식)는 바이든이 아들을 잃고 나서 쓴 책이다. 그의 장남 보 바이든은 미국 육군에 입대해 이라크에서 복무했고, 그 공적으로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어 델라웨어주 법무부 장관을 역임할 정도로 유망한 정치가였다. 그러나 2013년 뇌종양 진단을 받고 2015년 생을 마감했다.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은 책에 당시 어떤 심경이었는지, 의연하게 대처하고자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기록했다. 책에는 이런 과정과 함께 매년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고, 외국에 근무할 때 손자와 손녀를 대동하는 이유, 가족 안에서 위안과 힘을 얻는 인간적인 모습 등을 자세히 담았다. 출판사 측은 “바이든의 면모가 잘 드러난 책으로, 자신의 신념을 바탕으로 믿음과 신뢰를 느끼기 충분하다”고 소개했다.지난달 나온 ‘바이든과 오바마’(메디치 미디어)는 부통령 시절 바이든에 초점을 맞춘다. 2008년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는 인지도 높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조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지목했다. 젊은 흑인 대통령과 나이 든 백인 부통령이라는 예상치 못한 두 사람의 조합은 시너지를 불렀다. 책은 당시 둘의 관계를 통해 대통령으로서의 바이든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출판사 측은 “대통령·부통령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 정치 시스템과 바이든 당선 이후 펼쳐질 미국의 정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전투표 4000만명 육박… 경합주서 세 불리고 화색 도는 바이든

    사전투표 4000만명 육박… 경합주서 세 불리고 화색 도는 바이든

    14개州 4년 전보다 사전투표 3배 더 늘어도박 사이트 “바이든 승리 가능성 64%”트럼프 경합주 집중유세로 예단 힘들어민주 “여론조사 틀릴 수도” 신중한 입장미국 대선에서 4000만명에 육박하는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나선 가운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경합주 사전투표에서 더 많은 신규 지지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 사이트들도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치는 가운데 로비스트들의 줄 대기도 기승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경합주 집중유세로 격차를 줄이고 있어 아직 승자를 예단하기는 힘들다. 선거 데이터 제공 사이트인 ‘미국 선거 프로젝트’는 20일(현지시간) 37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부재자·우편·조기 현장 투표)를 했다고 집계했다. 2016년 이맘때(10월 23일) 590만명보다 6배 이상으로 늘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사전투표자를 3120만명으로 집계하고 4년 전 대선 때 전체 사전투표의 67%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전투표 열풍에 바이든 후보는 지난 18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 “믿을 수 없는 추진력을 유지해야 한다. 오늘 투표하라”고 독려했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많은 지역에서 사전투표가 (내 쪽으로) 유입되자 상대편이 조금씩 불안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건은 양측이 경합주의 사전투표에서 얼마나 새로운 지지자들을 끌어들였느냐다. 코로나19에 민감한 민주당의 기존 지지자들이나 이에 대항하는 기존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거 사전투표에 미리 나선 것이라면 판세에 주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다. 이에 대해 MSNBC방송은 14개 경합주에서 민주당을 지지한 사전투표자는 870만명이며 이 중 2016년 투표를 안 했던 신규 지지자는 190만명(21.8%)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지지자는 720만명, 이 중 신규 지지자는 150만명(20.8%)이었다. 바이든 후보 측이 40만명의 신규 지지자를 더 유입시켰다는 뜻이다. 14개 경합주의 전체 사전투표 규모는 2016년 이맘때 650만명에서 1780만명으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도박 사이트들도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프레딕트잇은 베팅을 분석해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은 64%, 트럼프 대통령은 40%로 봤다. 에스마케츠도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1.6배,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면 2.7배를 배당한다. 로비스트들도 ‘바이든 내각’을 상정하며 줄 대기에 나섰다고 CNBC가 보도했다. 그러나 바이든 캠프 측은 신중하다. WP는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이 지난 17일 “최고의 여론조사도 틀릴 수 있고, (승부에) 결정적인 주들은 근본적으로 동점”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지지자들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2016년 악몽을 재연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3곳 이상 경합주를 도는 집중 유세로 격차를 좁히고 있다. 특히 6대 경합주 가운데 4년 전 근소하게 이겼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최근 7% 포인트까지 뒤졌으나 이날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법무부에 바이든 후보의 차남이 연루돼 있는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 수사를 지시했다. 흠집 내기로 지지세를 결집하려는 속셈이나 당내에서는 역효과를 우려했다.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프랭크 룬츠는 “누구도 관심이 없는 곳에 집중하고 있다”며 “트럼프 캠프의 참모들처럼 엉망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CNN은 “패배를 우려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며 인신공격, 대언론 공방, 백인우월주의 등을 삼가야 한다는 의원들의 말을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남편 약점, 내가 덮는다”… 백인 여성표 놓고 ‘영부인 전쟁’

    “남편 약점, 내가 덮는다”… 백인 여성표 놓고 ‘영부인 전쟁’

    미국 대선(11월 3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영부인’ 후보들의 움직임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부인 질 바이든이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 가는 가운데 멜라니아 트럼프도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가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리는 공화당 선거 유세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최근 부부가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가 활동을 재개하는 것으로, 멜라니아의 남편 선거유세 동참은 16개월 만이라고 NBC는 전했다. 각각 모델과 현직 교사 출신으로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이들의 행보는 같은 여성 표심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멜라니아의 공개 활동 재개 장소가 펜실베이니아주인 것은 대표적인 경합주인 이 지역의 백인 여성 지지세가 4년 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의 펜실베이니아주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6.7% 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며 “백인 여성 표심이 판세를 가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보육과 교육 등에 불만을 품은 백인 여성들이 4년 전 지지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표심 이탈은 확인되고 있다. 퀴니피액대, WP·ABC뉴스 등의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백인 여성에게서 트럼프보다 23% 포인트가량 앞섰고, 몬머스대의 9월 말~10월 초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백인여성층 지지율 차이는 26% 포인트나 됐다. 전직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에서 ‘퍼스트 레이디’(대통령 부인)에 도전하는 질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여성유권자 행사(19일) 등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세를 펼쳐 온 질은 20일에는 트럼프 부부의 자녀인 이방카·에릭의 방문이 예정된 미시간주를 찾아 ‘맞불 유세’를 놓는다. 더불어 이들은 각각 남편의 결정적인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멜라니아는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민들을 위로하는 진심 어린 메시지로 “남편보다 더 큰 리더십을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질 역시 남편의 유약한 이미지를 단호하고 결연한 모습으로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1차 대선토론을 앞두고 CNN에 출연한 자리에서 “토론을 시청하는 국민들은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고, 특히 남편의 잦은 말실수를 지적하는 진행자의 질문에 “트럼프를 보면 (남편은) 말실수라고도 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재치와 노련미를 보이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백인 여심(女心)을 잡아라...후보만큼 뜨거운 영부인 전쟁

    백인 여심(女心)을 잡아라...후보만큼 뜨거운 영부인 전쟁

    미국 대선(11월 3일)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차기 영부인’ 후보들의 움직임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남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워싱턴포스트(WP)는 멜라니아 여사가 2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리는 공화당 선거 유세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19일 보도했다. 최근 부부가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모습을 보이지 않던 그가 활동을 재개하는 것으로, 멜라니아의 남편 선거유세 동참은 16개월 만이라고 NBC는 전했다. 각각 모델과 현직 교사 출신으로 성장 배경은 다르지만, 영부인 후보들의 행보는 같은 여성 표심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특히 멜라니아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 장소가 펜실베이니아주인 것은 대표적인 경합주인 이 지역의 백인 여성 지지세가 4년 전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선거예측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의 펜실베이니아주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6.7%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다며 “백인 여성 표심이 판세를 가르고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보육과 교육 등에 불만을 품은 백인 여성들이 4년전 지지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이같은 표심 이탈은 확인되고 있다. 퀴니피액대, WP·ABC뉴스 등의 이달 초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백인 여성에게서 트럼프보다 23%포인트가량 앞섰고, 몬머스대의 9월 말~10초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백인여성층 지지율 차이는 26%포인트나 됐다.전직 ‘세컨드 레이디’(부통령 부인)에서 ‘퍼스트 레이디’(대통령 부인)에 도전하는 바이든 여사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여성유권자 행사(19일) 등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세를 펼쳐온 바이든 여사는 20일에는 트럼프 부부의 자녀인 이방카·에릭의 방문이 예정된 미시간주를 찾아 ‘맞불 유세’를 놓는다. 더불어 영부인 후보들은 각각 남편의 결정적인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멜라니아는 지난 8월 공화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민들을 위로하는 진심 어린 메시지로 “남편보다 더 큰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든 여사 역시 남편의 유약한 이미지를 단호하고 결연한 모습으로 바꾸는데 일조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 1차 대선토론을 앞두고 CNN에 출연한 자리에서 “토론을 시청하는 국민들은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고, 특히 남편의 잦은 말실수를 지적하는 진행자의 질문에 “트럼프를 보면 (남편은) 말실수라고도 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재치와 노련미를 보이기도 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4년 전 ‘족집게 조사’도 돌아섰다… “트럼프 역전 조짐 없어”

    4년 전 ‘족집게 조사’도 돌아섰다… “트럼프 역전 조짐 없어”

    미국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유세에 집중하고 있지만, 2016년 대선 때 이례적으로 ‘트럼프 승리’를 예측했던 여론조사기관이 ‘역전 조짐이 아직은 없다’고 전망했다. 중·상류층, 교외거주자, 노인 등 직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했던 계층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로 기울었다는 것이다. 지역적 대선 변수인 경합주뿐 아니라 사회계층별 변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밀리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전문매체 IBD와 여론조사기관 TIPP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12~17일)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49.5%로 트럼프(44.5%) 대통령보다 5% 포인트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초순에 8% 포인트, 중순에 6% 포인트, 하순에 3% 포인트 등으로 좁혔던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보수층 지지세를 규합한다면 역전이 가능한 범위다. 하지만 IBD는 “2016년(트럼프의 역전)이 반복될 조짐이 아직은 없다”고 판단했다. 2016년 여론조사에서 접전이었던 교외거주자들이 이번 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게 15% 포인트나 많이 쏠렸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단 4% 포인트 뒤졌던 65세 이상 노인들도 이번에는 바이든 후보를 14.2% 포인트 더 지지했다는 것이다.‘도시는 민주당, 시골은 공화당’, ‘44세 미만은 민주당, 44~64세는 공화당’ 등이 통념인 미국에서 교외거주자 및 노인 표심은 승부를 가를 변수로 통한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조금 더 많이 지지했던 상류·중상층도 이번 조사에서는 53.2%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2.6%)보다 10.6% 포인트 높았다. NBC방송은 이날 “2016년 트럼프는 아웃사이더였지만 지금은 대체로 불만인 유권자와 마주하는 대통령”이라며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도 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직전 대선과 상황이 다르다는 뜻이다. 지역적으로도 바이든 후보가 6개 핵심 경합주 일부를 넘어 아이오와주, 텍사스주 등 전통적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강세 지역)도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날 폴리티코는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단 한번 표를 주었던 네브래스카주(2지구)에서 바이든(48%) 후보가 트럼프(41%) 대통령을 7% 포인트 앞서는 여론조사(뉴욕타임스·시에나대)가 나왔다며 교외 지역의 변심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 카슨시티에서 약 90분간 연설을 하며 절박한 상황을 표현하듯 “공화당은 더 잘 뭉쳐야 한다. 내가 민주당원들을 존경하는 단 한 가지는 그들이 뭉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미시간주 유세에서 “교외 여성들, 당신들은 트럼프를 사랑해야 한다”고 언급했던 그는 이날도 “교외 여성들, 내게 투표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16일 조지아주 유세에서는 “(내가 진다면) 나는 미국을 떠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노스캐롤라이나 더럼 유세에서 초반부터 승기를 잡아 우편투표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듯 “오늘 당장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본부장은 지지자들에게 자만하지 말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추격하는 것처럼 선거전을 펼치라고 당부했다고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두 후보는 오는 22일 테네시주 버몬트대에서 코로나19 대응, 미국의 가족, 인종, 기후변화, 국가안보, 리더십 등 여섯 가지 주제로 마지막 TV토론을 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임신 9개월에 경관 무릎에 짓눌린 흑인 여성 첫 딸 낳았는데

    임신 9개월에 경관 무릎에 짓눌린 흑인 여성 첫 딸 낳았는데

    임신 9개월의 몸으로 경찰관의 무릎에 등이 짓눌려 공분을 일으켰던 미국의 흑인 여성 데자 스털링스(25)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첫 딸 드시레를 출산했다고 야후! 뉴스가 다음날 전했다. 스털링스는 지난달 30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경찰관이 한 주유소 앞에서 자신을 체포하려 하자 강하게 저항하다 길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등이 무릎에 짓눌린 채로 수갑이 채워졌다. 이 모습이 고스란히 찍힌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유포되자 과잉진압 논란이 불붙으면서 캔자스시청과 시 경찰 본부 앞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졌다. 스털링스는 주유소에서 그 얼마 전에 살인 사건에 희생된 사람의 삶을 돌아보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녀는 “(경찰들이) 그곳을 두 번이나 찾아왔다. 우리를 희롱했다. 떠난 뒤에 다시 돌아와 (한 남성이) 주거를 침입했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 뒤 해산 작전이 시작됐고 문제의 남자를 체포하려고 달려들었다. 그 와중에 스털링스는 뜯어 말리려고 했는데 그 경관이 밀쳤다. 그녀는 ‘밀지 마요. 당신이 날 밀칠 권리는 없어요’라고 말했고 그 경관은 ‘지독한 X, 감옥에나 가야겠다’고 대꾸했다. 배가 땅에 닿게 넘어뜨린 뒤 그의 무릎이 등을 짓눌렀다. 체포 과정의 충격 때문에 스털링스는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다고 했다. 혈압도 높고 뼈에 대한 통증도 극심하다고 했다. 지난주에도 자신이 체포당하는 과정에 겪은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석했는데 차에서 내려 시청 앞까지 걷고 몇 마디 연설을 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고 했다. 현재 고펀드미 홈페이지에 그녀의 수술비와 치료비를 돕는 모금 사이트가 만들어져 있다. 캔자스시티 경찰청은 스털링스가 법 집행을 “방해하고 개입한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구두로 해산하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남녀가 경관들로부터 용의자를 떼어놓으려고 시도하면서 물리적으로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해서 어쩔 수 없이 그녀가 방해하고 간여하지 못하도록 체포하려고 시도했던 것인데 그녀가 계속 물리적으로 저항해 바닥에 그녀를 눕히게 됐고 그 과정에 수갑이 채워졌으며 그녀가 등을 돌리려 하길래 즉각 앉는 자세로 누른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털링스의 변호인은 “왜 경찰이 임신부를 (길바닥에) 내던지고, 등에 무릎을 올렸냐는 것”이라며 “경찰은 그에게 비키라고 했는데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체격이 훨씬 큰 백인 경찰이 54㎏ 밖에 안 나가는 9개월 된 임신부의 팔을 머리 위로 비틀고, 등을 무릎으로 짓누르는 것을 정당화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BBC “트럼프 막판 뒤집으면 다섯 가지 이유 때문일 것”

    BBC “트럼프 막판 뒤집으면 다섯 가지 이유 때문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은 현재의 여론조사 추세와 대선자금 모금액 등의 척도를 보면 있을 법하지 않아 보인다. 선거분석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질 것이란 확률을 높이고 있다. 네이트 실버의 블로그 파이브서티에잇 닷컴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을 87%, 디시즌 데스크 HQ는 83.5%라고 공표했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불안해 한다. 4년 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역사는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재임 취임 선서를 하게 된다면 다음 다섯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영국 BBC의 북미 정치 전문기자 앤서니 주커는 짚었다.첫째 10월의 서프라이즈 4년 전 대선 투표 열하루를 앞두고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수사를 재개했다고 공표했다. 그 뒤 일주일 동안 이 소식으로 도배되면서 트럼프 캠프는 숨을 돌릴 여유를 찾았다. 투표를 불과 2주 앞두고 비슷한 반유대 정치 이벤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기운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4년 전과 달리 지금은 트럼프가 세금 납부액이 0이라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트럼프에게 불리한 소식들이 워낙 압도적인 상황이다. 바이든 후보의 아들 헌터가 우크라이나 가스회사를 위해 로비를 펼쳤다는 의혹을 아버지에게 연결할 수 있는 이메일이 담긴 노트북(랩톱) 컴퓨터가 있다는 일간 뉴욕 포스트 기사는 일부 보수파에게 영향을 판세를 뒤집을 지진으로 받아들여지지만 현재로선 증거 부족에 선명성이 결여돼 다수 유권자의 표심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더한 내용이 있다고 공언했으니 바이든의 부통령 시절 잘못이 구체적으로 폭로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것 말고도 전례 없고 놀라운 얘기가 있을 수 있지만 예측할 수가 없으니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둘째 여론조사 엉터리 바이든이 후볼르 수락한 시점부터 전국적 여론조사는 늘 그가 앞선 것으로 나왔다. 주요 경합주에서도 얼마 안되는 격차이긴 했지만 바이든이 앞섰고, 종종 오차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앞섰다. 하지만 2016년에도 전체는 물론, 주별로도 조금씩 실제 개표 결과와 차이가 있었다. 마지막까지 몇몇 여론조사는 백인에 대학 교육을 받지 않은 유권자들이 트럼프에 표를 던질 것이라는 점을 간과했다.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바이든이 이 정도 앞서면 2016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여론조사 기관들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걸림돌들이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많은 미국인들이 생전 처음 우편투표를 해본다. 공화당은 이미 광범위한 부정이 일어날 수 있다며 우편투표의 정당성에 대한 이의를 강력하게 제기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런 공화당의 위협이 유권자들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권자들이 투표지를 적절하지 못한 방법으로 작성하거나 절차를 어기면, 우편 배달에 지연이나 방해가 이뤄지면, 다른 방법으로 유효한 투표란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아예 폐기될 수도 있다. 투표소 관리 인원이 부족하거나 현장 투표소가 곳곳에 설치되지 않으면 투표 의향이 강했던 유권자들도 발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셋째 TV 토론의 반전 2주 전 1차 TV 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 발언 기회에 끼어드는 등 역대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의 태도는 이번 선거를 좌우할 근교의 여성 유권자들을 등 돌리게 했을지 모른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던 트럼프의 포화에도 잘 견뎌낸 것처럼 보였다. 나이 많은 약점도 크게 드러나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 토론이 화상 토론 형식으로 바뀌자 트럼프는 불참을 선언해 첫 토론에서의 나쁜 인상을 만회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하지만 오는 22일 한 번 더 기회가 있으니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만약 트럼프가 더 침착하게 대통령다운 품행을 보여준다면 바이든을 궁지로 몰 수 있을 것이다.넷째 경합주 싹쓸이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라 해도 트럼프가 앞서거나 오차범위 안에 경쟁하는 주들이 제법 있다. 대통령이 제대로 다루기만 하면 선거인단(the Electoral College) 산술(算術·arithmetic)이 자신을 향해 굴러가게 만들 수 있다. 막판까지 전국 득표에서 뒤지더라도 각 주의 인구 수에 따라 배당된 선거인단 수를 통해 편안하게 승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년 전 승리한 미시간과 위스콘신주를 이번에 차지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나머지 지역에서 근소한 승리를 챙기고 백인에 대학을 나오지 않은 유권자들이 많은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주를 차지하면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두 후보가 나란히 269명씩을 확보하면 하원의원 수로 결정하게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하원 지형이 만들어져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있다. 다섯 째 바이든의 실책 지금까지 바이든 후보는 잘해왔다. 기본적으로 잘 기획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조성된 여건 덕분인지 모르겠다. 워낙 많이 지적된 말실수도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란 지적도 있다. 더 자주 언론에 노출되면 여론조사 결과를 까먹는 것은 일도 아니다. 바이든의 텃밭은 도시 근교의 중도파, 열성적이지 않은 공화당원, 전통적인 노동계층의 민주당 지지자, 윤리적 소수파, 자유주의를 진심으로 숭앙하는 사람들이다. 그가 이유를 제공하면 분노에 들끓을 수 있는 다르거나 상호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이들이다. 해서 앞으로 점점 피곤해질 선거운동 여정에 그의 나이가 드러나고 대통령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있을지 의심하게 만들 일이 널려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트럼프 캠프가 반등할 여지가 된다. 바이든 캠프가 쉬지 않고 매달리면 백악관은 그들 차지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비틀거리면 떼논 당상인 것처럼 보이는 판세에도 믿을 수 없는 패배를 당한 (클린턴 캠프에 이어) 두 번째 캠프가 될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큐어넌 알잖아!”...트럼프 몰아붙인 NBC앵커의 ‘속사포 질문’

    “큐어넌 알잖아!”...트럼프 몰아붙인 NBC앵커의 ‘속사포 질문’

    대선을 앞두고 15일(현지시간)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타운홀 행사 주인공은 트럼프가 아닌 진행자 서배너 거스리였다. NBC앵커인 거스리는 60분간 진행된 타운홀 행사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속사포 질문’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당초 예정된 2차토론이 무산된 뒤 트럼프와 바이든은 이날 각각 NBC방송과 ABC방송에서 타운홀 행사를 가졌다. NBC방송에서 트럼프와 나란히 앉은 거스리는 극우음모론 단체 ‘큐어넌’과 트럼프에게 4억 2100만달러의 채무가 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 등에 대해 캐물었다. 이날 타운홀 행사는 말그대로 불꽃이 튀었다. 거스리는 트럼프에게 큐어넌의 주장을 설명한 뒤 이 단체를 부인할 수 있느냐고 잘문하자 트럼프는 “난 큐어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그들이 소아성애를 강하게 반대한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른다”며 “당신이 말한 것이 반드시 사실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거스리는 “당신은 (쿠어넌을) 안다”고 하자 트럼프는 “나는 모른다”고 반박하며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반복됐다. 바이든과의 1차 대선토론에서 수차례 끼어들기로 토론장을 ‘지배’했던 트럼프 대통령이었지만, 이날 행사에서는 거스리의 공격적 질문에 얼굴이 붉어지며 불쾌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백인우월주의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인다는 질문에 트럼프는 화가 난 표정으로 “당신은 늘 이런 식으로 질문하느냐, 난 백인우월주의를 비난해왔다. 그 다음 질문은 뭐냐”고 답했다. 또 1차 대선토론 당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느냐는 거스리의 질문에 트럼프는 “모른다”고 했다가 재차 질문을 받자 “아마 전날 했을 것이다. 했을 수도 안 했을 수도 있다”고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의 8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잘못된 정보를 언급하자 거스리는 제대로 된 정보를 말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같은 공세가 계속되자 트럼프는 “우리는 같은 편 아니냐”고 하소연까지 해야 했다. 트럼프와 거스리가 옥신각신하며 다투는 사이 ABC방송에서는 바이든의 타운홀 행사가 진행됐다. 바이든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과거 바이러스가 부활절까지 없어지거나 여름이 되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청난 기회를 놓쳤고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대체로 정책 중심으로 신중한 어조의 발언했는데, CNN은 “트럼프를 시청하다가 바이든 쪽으로 채널을 돌린 유권자들은 전혀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여기는 남미] “코로나 안걸리게…” 해골 ‘죽음의 신’에 기도하는 멕시코인들

    [여기는 남미] “코로나 안걸리게…” 해골 ‘죽음의 신’에 기도하는 멕시코인들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멀지 않은 지방도시 투티틀란. 이곳에는 거대한 입상이 우뚝 서 있다. 양팔을 양쪽으로 길게 뻗고 있는 모습이 마치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에수상을 연상케 하지만 입상의 얼굴을 보면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입상의 얼굴은 흉측한 해골이다. 양쪽으로 뻗은 손도 살아 있는 사람의 손이 아니라 바짝 마른 뼈의 손이다. 입상 주변에선 수많은 사람이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번쩍 든 채 간절하게 기도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달라고 비는 사람들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멕시코주(州)의 투티틀란이 새로운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투티틀란에 설치돼 있는 높이 22m 입상의 주인공은 해골의 얼굴을 가진 이른바 '성스러운 죽음', 즉 '죽음의 신'이다. 이름부터 등골이 오싹한 신이지만 언제부턴가 입상 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원래 죽음의 신에게 기도를 올리는 날은 매달 1일이지만 요즘은 날짜와 요일을 가리지 않고 '죽음의 신'에게 기도를 올리려는 사람들이 밀려든다. 코로나19 봉쇄로 3개월 만에 '죽음의 신'을 만나러 투티틀란을 찾았다는 미용사 수리 살라스(34)는 "팬데믹으로 힘들지만 지금까지 보호해준 데 감사를 드리려 찾아왔다"면서 "'죽음의 신'이 항상 우리와 함께한다는 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관리인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한번도 '죽음의 신' 제단을 폐쇄하지 않았다"면서 "갈수록 '죽음의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성스러운 죽음', '죽음의 '신'에 대한 추앙은 18세기 멕시코 중부에서 시작됐다. 원주민들이 해골을 모셔놓고 기도를 드리던 데서 출발한 일종의 무속 신앙이다. 200년 넘게 추종자 사이에서 은밀하게 전해져 내려온 '죽음의 신' 신앙은 1950년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원주민들이 멕시코시티로 대거 이주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백인사회까지 무속신앙이 퍼지면서 지금은 멕시코의 미국과 중남미 등 아메리카대륙뿐 아니라 유럽까지 신자들이 퍼져 있다. 최근 '죽음의 신' 입상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라는 한 남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에서 치안, 건강에 이르기까지 '죽음이 신'이 돌보지 않는 분야는 없다"면서 "'죽음의 신'은 날카로운 칼 위에 서 있을 때 나를 붙잡아주는 존재와도 같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공감·배려·소통의 리더십… 재선 순항하는 뉴질랜드 40세 여성 총리

    공감·배려·소통의 리더십… 재선 순항하는 뉴질랜드 40세 여성 총리

    뉴질랜드 오클랜드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저신다 아던(40) 총리가 지난 7일 두 번째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면서 뉴질랜드는 이전의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됐다. 식당과 술집도 북적인다. 지난 10일 크라이스트처치시에서 열린 음악축제에는 5000여명이 참여했다. 지난 11일 수도 웰링턴에서는 3만 관중이 호주와의 럭비 국가대표 대항전을 응원했다. 2차 유행 조짐이 뚜렷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도 방역 수준이 1단계로 내려가면서 경제활동과 실내외 활동에 대한 규제가 풀렸지만, 아직 이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재선 전망이 어두웠던 아던 총리.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17일 총선에서 그가 이끄는 집권 노동당이 승리할 것으로 보여 재선이 확실시된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세계는 여성 리더십에 주목했고, 그중 한 명이 아던 총리다. 뉴질랜드 정치분석가들과 학자, 언론은 국내외적으로 높은 지명도와 인기가 재선과 이후 국내 정치 성공으로 이어져 변화를 이끌어 낼지 눈여겨보고 있다. ●과반 의석 못 얻어도 20년 만의 진보연정 모색 뉴질랜드의 코로나19 현황판은 누적 환자 수 1505명, 사망자 25명이다. 9월 25일 이후 신규 환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의무 착용, 영업과 대규모 모임 제한 같은 규제는 풀렸지만 외국인의 입국은 여전히 제한돼 있다. 당초 9월 19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총선이 코로나19 때문에 4주 미뤄져 17일 실시된다. 뉴질랜드 총선은 아던 총리와 주디스 콜린스(61) 국민당 대표 간 싸움이다. 이달 초 발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제1야당인 국민당에 두 자릿수 차이로 앞서고 있어 아던의 노동당이 이변이 없는 한 여유 있게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 선거’라 불릴 정도로 아던 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향후 경제회복 대책에 대한 뉴질랜드 국민의 선택이다. 1996년부터 혼합 비례대표제로 치러지는 뉴질랜드 총선은 지역구 의원과 지지 정당에 대한 투표를 동시에 실시한다. 국회의원 임기는 3년이며 정원은 120명이다. 지금까지는 특정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한 적이 없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예상대로 압승을 거두면 군소 정당과 연정을 구성하지 않고 24년 만에 단독으로 내각을 꾸릴 수도 있다. 현재 연정에 참여한 보수 성향의 뉴질랜드우선당이 5% 득표에 실패해 의원을 1명도 내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한다. 따라서 노동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된다면 20년 만에 진보 정당만으로 연정이 구성되는 것이며, 경제와 기후변화 등에서 더 진보적인 정책이 추진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공약 이행 미흡… 불만 있어도 리더십엔 엄지척 37세에 총리직에 오른 아던 총리 하면 활짝 웃는 모습과 약자와 피해자를 안고 슬픔을 나누는 모습이 떠오른다. 또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치의 주저도 없이 강력한 총기 규제 대책과 경제봉쇄 결정을 내리는 단호한 모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기죽지 않고 맞받아치던 모습도 생각난다. 아던 총리의 리더십은 공감과 배려, 소통의 리더십으로 평가된다. 위기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했다. 2017년 11월 뉴질랜드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뒤 단임에 그칠 수 있었던 그의 정치 인생을 돌려놓은 것은 세 차례의 위기였다. 첫 번째 위기는 2019년 3월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총격사건이었다. 51명이 희생됐다. 아던 총리는 사건 발생 이튿날 머리에 검은색 스카프를 하고 현장을 찾아 유족들을 안고 위로했다. 사건 발생 한 달도 안 돼 강력한 총기 규제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현직에서 엄마가 되고 6주간의 출산 휴가를 다녀오고, 갓난 딸을 데리고 유엔총회에 참석해 화제가 됐던 30대 여성 총리라는 이미지를 뛰어넘어 위기의 리더십을 보여 주며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두 번째 위기는 2019년 12월 20명이 사망한 화이트섬 화산 폭발이다. 아던 총리는 이때도 한달음에 폭발 현장으로 달려가 피해자들을 보듬어 안았다. 세 번째 위기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초기에 선제적으로 국경을 폐쇄하고 강력한 경제봉쇄 조치와 방역으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정치전문가들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국민은 아던 총리가 당초 약속했던 경제·사회 공약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불만이 있지만, 연이은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자신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여기는 그의 리더십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아던 총리의 성공에는 이처럼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과 함께 야당의 리더십 부재도 한몫했다. 3년 전 노동당에 정권을 내주기 전까지 9년간 집권했던 보수 국민당은 제1야당이 된 뒤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지난 5월 이후 세 번째 당대표를 맞아 선거를 치르고 있다. ●“압승 때 중도파 영향 급진 정책 한계” 분석도 아던 총리의 향후 최대 과제는 역시 코로나19 위기 이후 경제회복이다. 팬데믹으로 더욱 골이 깊어진 소득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우려가 커지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도 내놓아야 한다. 뉴질랜드는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12.2%였다. 호주보다 2배 가까이 큰 폭으로 경제가 위축됐다. 외국인 입국이 제한되면서 비중이 큰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고, 회복 시기도 가늠하기 어렵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위기로 악화한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면서 국가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국채는 2019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9%에서 2020년 43%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에는 GDP 대비 5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경기 회복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당은 국가 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부채를 어떻게 줄여 나갈 것인지 대책을 제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부진했던 주요 공약의 이행도 숙제다. 아던 총리는 3년 전 총선에서 무주택자를 위해 향후 10년간 양질의 주택 10만호를 지어 공급하고 어린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주택공급 목표는 지난해 9월 대폭 하향조정됐고, 올 7월 기준 공급한 주택물량은 600여호에 불과하다고 CNN은 보도했다. 어린이 빈곤 문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혐오발언 규제 법안 및 양도소득세 인상도 연정에 참여했던 뉴질랜드우선당의 반대로 포기했다. 하지만 이번에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거나 녹색당과 연정을 구성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노동당의 어젠다를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갖춰지기 때문이다. 주택 부족 문제와 어린이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상위 2%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사잡지 이코노미스트는 아던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압승할 경우 오히려 급진적인 정책들을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신에게 표를 던진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던 총리가 위기의 리더십에 이어 설득의 리더십으로 또 한 번 성공의 기록을 써내려 갈지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가무잡잡’ 유럽인 어떻게 美 백인 됐나

    ‘가무잡잡’ 유럽인 어떻게 美 백인 됐나

    누가 백인인가?/진구섭 지음/푸른역사/332쪽/1만 8000원 미국은 여러 인종이 어울려 살면서도 인종 간 차별이 엄연한 나라다. 독립시기부터 그랬다. 제헌의회는 흑인의 ‘몸값’을 백인의 5분의3으로 계산했고, 비백인과 결혼한 백인 여성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인종 보전법’, 흑인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이면 흑인으로 간주하는 ‘피 한 방울의 법칙’ 등은 근세까지 위세를 떨쳤다. 흑인이 백인 경찰의 무릎에 깔려 질식사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된 여성 상원의원에까지 ‘흑인성’ 논란이 제기되는 걸 보면 현재도 인종차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고전문학과 고대 언어에는 ‘인종’에 상응하는 낱말이나 개념이 없었다는데, 미국에서 피부색이 차별의 근거가 된 건 언제, 어떤 계기 때문이었을까. ‘누가 백인인가?’는 이런 미국 인종차별의 역사와 실태를 살피고, ‘인종’의 허구성을 파헤친 책이다. 책은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백인, 흑인, 아시안, 히스패닉계 등의 인종이 ‘창작’된 미국의 역사가 담겼다. 앵글로·색슨계에 견줘 그저 ‘가무잡잡한 종족’이었던 독일, 아일랜드, 북유럽인 등이 ‘정규 백인’으로 확장되는 과정, 이탈리아 등 남동부 유럽의 ‘견습 백인’과 유대인 등이 ‘온전한 백인’이 되는 과정 등이 흥미롭게 이어진다. 2부에서는 인종 개념이 ‘제조’되고 인종적 편견이 형성된 사회 경제적 맥락을 짚는다. 3부는 인종 혐오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인종차별 고착화에 복무한 교회와 과학, 법의 역사를 다룬다. 책의 핵심은 “인종은 지배집단의 특권과 권력 추구의 산물이자, 약자 억압의 이데올로기로 창작된 가공물”이라는 것이다. 인종 사이에 우열은 존재할 수 없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확인된 사실이다. 하지만 피부색에 따른 별도의 인종이 실재한다는 믿음은 여전하다. 이런 타성과 맹신 탓에 21세기에도 인종차별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백의민족’ 한국 역시 이 같은 위험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경고한다. “인종이라는 딱지는 결국 성, 학연, 지연, 사상, 장애 등으로 치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황대호 경기도의원, 이재명 지사 역점정책 기본주택 공감대 확대방안 연구 나서

    황대호 경기도의원, 이재명 지사 역점정책 기본주택 공감대 확대방안 연구 나서

    이재명 도지사의 3대 ‘기본’정책 중 하나인 경기도형 기본주택 공급에 대해 경기도의회에서 공감대 확대 방안 연구에 나선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4)을 주축으로 구성된 의원연구단체 ‘공공택지·기본주택연구회’는 경기도형 기본주택의 실효성 보완과 공감대 확보 방안 연구를 위해 14일 ‘공공택지 내 주택공급유형의 개선을 통한 경기도 기본주택 활성화 방안 연구’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황대호 의원은 “수년간 이어진 수도권 주택가격 폭등, 주택의 소유 편중으로 인한 자산 양극화가 오늘날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이재명 도지사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7월 발표한 경기도형 기본주택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개혁과 함께 기본주택의 실효성 확보 방안과 도민의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해 해당 연구를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정책연구용역 수행기관인 경기시민연구소 울림의 백인길 책임연구원이 연구단체 회원들을 대상으로 과업개요와 세부추진계획에 대해 착수보고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정책연구는 문헌 및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효과 분석과 전문가, 공무원, 경기도의원, 경기주택도시공사, 시민단체 등에 대한 심층면접조사(FGI)를 통해 기존 공공택지 조성 및 주택공급 효과에 대한 전반적인 성과를 파악하여 경기도 기본주택 활성화를 위한 주택공급유형의 개선방안 등 시사점을 도출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보고회를 통해 황대호 의원은 “향후 개최될 중간보고회는 공개토론회 형식으로 개최하여 정책의 공론화 및 도민들의 의견 수렴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경기도형 기본주택 정책의 안정적인 정착과 실효성 확보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 많은 도민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공공택지·기본주택연구회’는 경기도의 공공택지 조성과 기본주택 공급에 대한 정책연구를 위한 경기도의원들의 연구모임으로, 황대호 의원을 회장으로 하여 국중범(성남4), 박옥분(수원2), 배수문(과천), 신정현(고양3), 안광률(시흥1), 유근식(광명4), 유영호(용인6), 이종인(양평2), 전승희(비례) 의원 등 10명의 도의원으로 구성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계속 뛰어” 美 8살 여아 트램펄린에서 뛰기 벌 받다 숨져

    “계속 뛰어” 美 8살 여아 트램펄린에서 뛰기 벌 받다 숨져

    43도 날씨에 물 한 모금 안 주고 못 멈추게 해길바닥 온도 65도까지 치솟아백인 부부, 양육 책임에도 가학 행위 계속미국의 8살 여자아이가 43도까지 오른 뜨거운 날씨에 트램펄린에서 계속 뛰는 벌을 받다가 탈수로 끝내 숨졌다. 미국 텍사스 오데사 경찰은 13일(현지시간) 대니얼 슈왈츠(44)와 애쉴리 슈왈츠(34) 부부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8일 숨진 아이의 최종 부검 결과에서 탈수에 기인한 살인이 사인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8월 29일 8살 여아에게 아침밥과 물도 먹이지 않은 채 계속 트램펄린에서 뛰는 벌을 내려 숨지게 했다. 이들은 여자아이가 잘 뛰지 않는다는 이유로 물을 주지 않았고, 여아는 결국 탈수증세로 숨을 거뒀다. 아이가 벌을 받을 때 현지 기온은 섭씨 43도까지 올라갔으며, 길바닥의 온도는 65도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아이의 친부모는 아니었으며, 아이를 입양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보호자로 등록돼 있었다. 슈왈츠 부부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그 발을 치우라”

    [유정훈의 간 맞추기] “그 발을 치우라”

    지난 7일 미국 부통령 후보 토론에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팀의 전략은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상원의원 해리스가 증인 다루던 것처럼 하지 않기’였다. 오랜 검사 경력을 가진 해리스는 상원에서 활동하며 공격적인 문답으로 증인을 압박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연방대법관 후보자 브렛 캐버노, 법무장관 윌리엄 바 등이 그 앞에서 답변을 찾지 못해 쩔쩔맸다. 초선 상원의원이 존재감을 키워 부통령 후보까지 가는 데 분명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해리스는 흑인 여성이다. 선거를 코앞에 둔 부통령 후보에게 ‘분노한 흑인’에다 ‘쫓아다니며 잔소리를 해대는 여성’의 이미지까지 씌워지는 것은 부담스런 리스크다. 해리스는 득점을 하는 것만큼 실점을 막는 데도 신경을 써야 했다. 토론회 직후 많은 여성들이 상대 남성 후보를 쳐다보는 해리스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맨스플레인 참는 전형적 표정”이라는 해설을 달았다. 반면 70대 후반의 백인 남성 대통령 후보가 계속 말을 끊는 역시 70대 후반 백인 남성에게 한 “아, 좀 닥치라고” 발언은 해프닝으로 넘어간다. 다행히(?) 파리 한 마리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머리 위에 안착해 ‘신 스틸러’로 등장하며 토론은 무사히 끝났다. 이번 주에 연방대법관 후보자 에이미 코니 배럿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해리스는 상원 법사위원으로 청문에 나서 다시 주목을 받는다. 해리스와 배럿 후보자는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거의 모든 삶의 궤적이 다르다. 해리스는 원래 하던 대로 공세적으로 나가면 본인과 모든 면에서 반대 입장에 있는 백인 여성을 공격한다는 이미지를 무릅써야 하고, 평소보다 수위를 낮추면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부통령 후보로서 몸을 사린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20명 남짓한 상원 법사위원 중 이런 식으로 ‘태도’가 주목을 받는 남성 상원의원은 없다. 여성 정치인에 대한 차별적인 그리고 대체로 가혹한 기준은 남의 나라 일만은 아니다. 류호정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이 국정감사에서 삼성전자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지적한 것이 화제가 됐다. 역시나 소셜미디어나 댓글에는 젊은 여성 의원의 태도에 대한 비난이 넘쳐난다. ‘말장난’이라는 표현이 주목을 받고 류 의원이 호통을 친 것처럼 보도가 됐지만, 다른 의원들의 맥락 없는 호통과 비교할 수준도 아닐뿐더러 전체적인 문답을 보면 상대방에게 의원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한 반응도 아니다. 남성 의원들에 대해 이러지 않는다는 것은 류 의원에게 ‘지적질’을 하는 본인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1973년 당시 변호사로 연방대법원에서 첫 변론을 하며 “여성에게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목을 밟고 있는 발을 치워 달라는 것뿐이다”라고 발언했다. 여성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이 말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여성 정치인의 목을 밟고 있는 차별적인 기준을 거둘수록 우리는 여성 정치인의 진면목을 그대로 보게 되고, 앙겔라 메르켈, 저신다 아던 같은 탁월한 리더십을 더 빨리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스라엘 배우가 ‘클레오파트라’ 역할?…갤 가돗 두고 ‘와글와글’

    이스라엘 배우가 ‘클레오파트라’ 역할?…갤 가돗 두고 ‘와글와글’

    블록버스터 영화 ‘원더우먼’ 출연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출신 할리우드 배우 갤 가돗(35·사진)이 고대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 역을 맞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아랍권이나 흑인 배우가 아닌 가돗이 클레오파트라로 출연하며 인터넷상에 비판에 제기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돗은 전날 트위터에 ‘원더우먼’ 출연 당시 인연을 맺은 패티 젠킨스 감독이 클레오파트라를 주제로 제작할 새 영화에서 자신이 주연을 맡는다고 밝혔다. 가돗은 새로운 배역에 흥분을 감추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유대인 혈통인 이스라엘 배우가 북아프리카 혈통의 역할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에 제기됐다. 특히 가돗은 2014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 이를 응원하는 글을 올려 정치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원더우먼’은 레바논 등 이슬람권 국가에서 상영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알제리 출신 배우 소피아 부텔라가 ‘클레오파트라’ 역으로 더 적절하다며 “백인이나 이스라엘인이 파라오 역 등을 맡는 것을 보면 정말 역겹다”고 성토했다. 일각에서는 클레오파트라가 그리스 혈통이기 때문에 이번 캐스팅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 다른 네티즌은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통치자였지만 그리스인이었다”며 “가돗은 이 배역을 맡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백인 남성 싹쓸이 그만”… 노벨상 새 역사 쓴 ‘여풍’

    올해로 제정 119주년을 맞은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12일 경제학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노벨상은 학문의 금자탑을 쌓은 이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영예로 여겨졌지만 최근 몇 년 새 수상 자격 및 수상자 행적 논란, 명단 유출 등으로 얼룩졌다. 서구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올해는 여성 수상자가 4명으로 전체 수상자 11명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노벨상 개시 이래 여풍이 가장 센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 시상이 시작된 노벨상은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분야에 주어진다. 지난해까지 총 919명의 개인과 24개 단체(복수 수상 제외)에 수여됐다. 상금은 올해 기준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 510만원)다. 특출한 학문적 성과 이외에 따라붙는 조건들도 있고, 추천자와 후보 명단은 50년간 공개되지 않는 관행으로 노벨상 선정 과정에는 매년 관심이 집중돼 왔다. 한 분야 최대 3명까지만 수상이 가능하고, 발표 당시 생존해 있어야 한다. 다만 평화상은 단체에 수여되기도 하고, 기준에 들어맞는 후보가 없을 시 건너뛰고 다음해로 넘어가기도 한다. 최종 결정은 번복되지 않으며 자진 추천도 불가능하다.노벨은 유언장에 “국적에 관계없이”라고 남겼지만 역대 수상자들이 실제 학문에 기여한 비중보다 과도하게 서구 백인 남성에게 집중돼 여성, 아시아·아프리카계에 문호가 좁고, 주류 연구 분야가 아니면 외면받는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른바 학문적 헤게모니에 대한 비판이다. 국가 발전 수준이 학문적 척도와 비례 관계에 있긴 하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가별 수상자를 보면 미국이 383명(2019년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고 영국(132명), 독일(107명), 프랑스(70명), 스웨덴(33명), 러시아(31명) 순이다. 일본이 28명으로 그 뒤를 잇는다. CNN은 10일(현지시간) “역대 노벨상 수상자 중 여성은 57명으로 전체의 6%에 불과하고, 흑인은 16명으로 2%가 채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 부문에선 흑인 수상자가 배출된 적이 없다. 마크 지머 코네티컷대 교수는 “인종 다양성 부족의 근본 원인은 노벨상이 아니라 사회 체계에 있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핵분열을 발견한 여성 유대인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는 여러 차례 화학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공동 연구자였던 독일 과학자 오토 한만 1944년 수상해 학계에서 두고두고 논란이 됐다. 인도의 민족운동 지도자로 비폭력운동을 주창한 마하트마 간디는 1937~1939년 3년 연속, 1947년 평화상 후보자로 추천됐지만 서구 열강에 반대하는 식민지 출신을 불편하게 여긴 당시 유럽 분위기 탓에 수상하지 못했다. 천체 물리학 분야가 입자물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상자가 적은 점,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자에게 경제학상이 쏠린 점 등도 마찬가지다. 문학상 분야의 ‘언어 헤게모니’도 지적된다. 역대 수상자의 언어를 보면 영어 30명, 프랑스어 15명, 독일어 14명, 스페인어 11명, 스웨덴어 7명, 중국어 2명, 일본어 2명으로 영어권이 월등하다. 다행히 21세기 들어 수상자 중 여성 비중은 오름세다. 올해는 앤드리아 게즈(물리학),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제니퍼 다우드나(화학), 루이즈 글릭(문학) 등 4명이 호명됐으며 특히 과학 분야에서 여성이 공동 수상한 것은 최초다. 최근 몇 년간은 후보 명단 유출 의혹, ‘미투’ 폭로까지 겹쳐 한바탕 시끄러웠다. 2010년을 전후해 도박 사이트에서 특정 후보자의 베팅 금액이 급증하기도 했고, 2018년엔 선정 기관인 스웨덴 한림원 종신위원인 카타리나 프로스텐손이 명단을 사전 유출한 혐의가 확인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해 프로스텐손의 남편이 여성 18명을 성폭행했다는 주장까지 불거지며 결국 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못하고 이듬해로 미뤄졌다. 수상자들의 자격이나 전후 행적이 구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문학상 수상자인 작가 페터 한트케의 유고 전범 지지 행적이 도마 위에 올랐고, 앞서 2016년엔 반전 음유시인 가수 밥 딜런의 문학상 수상을 놓고 “과연 노랫말이 문학의 범주에 들 수 있느냐”는 찬반 논란이 일었다. 2009년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집권 1년도 안 된 시점이라 ‘구체적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한 바가 무엇인지’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1949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안토니우 에가스 모니스는 정신병 치료 명목으로 뇌 일부를 잘라 내는 수술을 고안했지만 곧 폐기됐다. 독일 화학자 프리츠 하버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발명, 화학비료로 식량 생산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1918년 화학상을 받았지만 1차 세계대전 당시 화학무기 개발·사용을 주장해 ‘화학무기의 아버지’라는 오명을 남겼다. 노벨 평화상은 세계 정치인들이 욕심을 내기 마련이지만 유대인 학살 장본인인 아돌프 히틀러(1939), 이오시프 스탈린 소련 공산당 서기장(1945·1948), 전두환 전 대통령(1988)이 후보로 올랐던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남아 있다. 평화상에 대놓고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와 나란히 내년도 후보로 추천돼 관심이 쏠린다. 앞서 2018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동 수상 가능성이 각종 도박 사이트에서 점쳐지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평화상을 받은 이로는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1919),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1978), 김대중 대통령(2000)이 꼽힌다. 반면 소신에 따라 수상을 거부한 이는 2명뿐이다. 1964년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장 폴 사르트르는 “제도권에 편입되고 싶지 않아 모든 공식적 영예를 거부한다”고 밝혀 온 발언을 그대로 따라 상을 반납했다. 또 다른 한 명은 1973년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과 함께 평화상에 지명된 레득토 베트남 총리다. 노벨위원회는 베트남전 종결을 이끈 공로로 두 사람을 호명했지만, 레득토 총리는 “내 조국엔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고, 나는 전시 지도자이지 평화의 사도가 아니다”라며 상을 거부했다. 여기에 키신저 장관은 휴전 협상 중 하노이 폭격을 명령해 당시 심사위원 2명이 항의 의미로 사퇴하는 등 상의 의미가 바래기도 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수상 거절을 강요당한 이들은 7명이나 된다. 대표적 사례가 소설 ‘닥터 지바고’로 1958년 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다. 그는 작품에서 러시아 혁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물론 모국의 작가 동맹에서도 압력을 받으며 생전 수상이 불발됐고, 사후에야 아들이 대리 수상했다. 중국 인권 운동가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상 수상자로 호명됐지만 징역 11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어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학계에 충분히 족적을 남겼지만 노벨상과 인연이 없는 인물도 많았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를 비롯해 작가 제임스 조이스, 레프 톨스토이,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오웰, 마크 트웨인 등은 생전에 노벨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과학 분야 최초 수상 여부를 놓고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관심이 집중됐지만 고질적인 기초과학 투자 외면 속에 결국 무산됐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노벨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은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상을 받는 TV 중계로 대체되고, 오슬로에서 평화상 시상식만 개최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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