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 김상옥시인 1주기 추모집
지난해 10월31일 타계한 초정 김상옥(1920∼2004)시인의 1주기를 기리는 추모문집이 잇따라 출간됐다. 문화예술계 인사 36인의 회고담을 묶은 수필집 ‘그 뜨겁고 아픈 경치’(고요아침)와 미간행 유고를 비롯해 시인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 ‘김상옥 시전집’(창비)이 나란히 나왔다. 교과서에 실린 ‘봉선화’‘백자부’ 등의 시조로 유명한 시인은 일제 시대 보통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지만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능해 문단에서 ‘시서화 삼절(三絶)’로 불렸다.1939년 ‘문장’과 ‘동아일보’로 등단했고,1947년 첫 시조집 ‘초적’을 내놓은 이래 60여년 동안 고결한 정신세계를 선명한 이미지로 드러낸 시편들을 선보였다.
수필집 ‘그 뜨겁고 아픈 경치’에는 세번씩 옥고를 치르며 일제에 맞섰던 민족주의자이자 20여년간 교편을 잡으며 어린 학생들에게 문학과 인생을 가르친 자상한 스승으로서의 면모 등 고인의 생애와 예술관이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실려 있다. 소설가 박완서 이제하 서영은, 시인 김후란 이근배 허영자, 시사만화가 백인수, 전 서울시장 이해원, 원로 전각가 정문경, 장녀 김훈정씨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씨는 “선생의 글은 여름 소낙비가 지나고 난 뒤의 흙냄새 같다. 그것이 그림이 되면 골짜기의 난향으로 변하고, 붓글씨가 되면 은은한 연적의 묵향으로 바뀐다.”고 고인의 예술세계를 기렸다.1만 2000원.
시단의 원로, 민영 시인이 엮은 ‘김상옥 시선집’은 첫 시조집 ‘초척’에서 노년의 시집 ‘느티나무의 말’(1998)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생전 발표한 시조집, 동시집, 시집 전부와 미간행 유고를 실었다. 문학평론가인 서울여대 이승원 교수의 해설, 작품 연보, 사진 등이 함께 실려 있다.2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