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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한인시장 최준희

    흔히 미국을 인종의 용광로라고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상도 못하는 인종차별과 갈등이 엄연히 존재한다.1970년대 사회학자들이 미국 동북부 몇몇 도시의 흑백인종 거주자 비율을 연구한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예를 들어 100% 백인이 사는 마을에 어느 날 흑인이 한두 명씩 이주하면 그리 길지 않은 시일에 100% 흑인 마을로 바뀌곤 한다는 것이다. 온통 백인이던 마을에 흑인비율이 10%(플라이트 레이트:flight rate)가 되면 백인들은 슬금슬금 다른 데로 거주지를 옮기기 시작한다. 흑인비율이 20%(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가 되면 이사하는 백인들이 급증하면서 한순간에 썰물빠지듯 떠난다고 한다. 오죽하면 ‘플라이트 레이트’나 ‘티핑 포인트’라는 말이 학술용어화 됐을까. 미국의 인종문제는 흑백에서 그치지 않는다.2004년 7월 현재 미국의 총 인구는 2억 9370만명. 그 가운데 백인이 67.5%, 히스패닉 14.1%, 흑인 13.3%, 아시아인 4.8% 등이다. 그런데 히스패닉은 해마다 3.6%씩 인구가 늘고, 아시아인은 3.4%, 흑인은 1.3%씩 느는데 백인은 인구증가율이 0.8%에 불과하다. 물론 절대인구의 증가는 백인이 많지만 히스패닉과 아시아인을 합친 인구증가는 한해에 백인보다 3만∼4만명 더 많다. 인구가 느는 만큼 히스패닉과 아시아인의 목소리도 높아갈 수밖에 없다. 차별의 정도가 희석될 것이란 점에서는 퍽 다행스러운 현상이다. 우리 국민이 1903년 미국(하와이)에 첫 이민을 시작한 이래 미국 본토에서 최초의 직선 한인 시장이 나왔다. 인구 10만명의 뉴저지주 에디슨시 시장에 당선된 최준희(34·미국이름 준 최)씨다. 그는 세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갔다. 부모가 세탁소 일을 하면서 공부시킨 전형적인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사례다. 에디슨시 인구의 35%인 아시아계의 지지가 큰 힘이 되었다지만,200만 재미교포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또 다른 한인들에겐 분명 희망의 증거다. 언어·문화의 장벽과 소수민족의 설움을 훌쩍 뛰어넘어 미국 정·관계에 우뚝 선 한인들은 수두룩하다. 최씨도 우수한 한인의 기백을 십분 발휘해서 조국의 명예를 지키고 자신의 야망도 마음껏 펼쳐나가길 바란다.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정글아이/자비네 퀴글러 지음

    “1970년대말 내 나이 5살. 선교사인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를 따라 들어간 서파푸아 오지 정글은 나에게는 문명세계보다 행복한 천국이었다.” 독일 국적으로 부모를 따라 인도네시아 서파푸아 정글에서 원시부족인 ‘파유족’과 함께 12년이란 시간을 보낸 백인 여자아이 자비네 퀴글러.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와 30대에 접어든 그녀의 삶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출간과 동시에 17개국에서 번역, 소개된 ‘정글아이’(자비네 퀴글러 지음, 장혜경 옮김, 이가서 펴냄)는 시간이 멈춰버린 정글에서 원시인 친구들과 함께 뛰놀았던 푸른 눈 백인 소녀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명세계와 고립된 낯선 땅에서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동물과 물고기를 잡았던 그녀는 식구들의 정글 적응기와 원시부족의 삶, 그리고 다시 문명세계로 돌아왔을 때 부딪혀야 했던 혼란과 갈등을 가식없이 담담하게 풀어낸다. 정글세계를 미화하지도, 문명세계를 비난하지도 않지만 꿈에도 정글이 나타날 정도로 정글세계를 끊임없이 그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잘 그려진다. 파유족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은 생각보다 쉬웠다. 구운 벌레를 간식으로 먹고 껌 대신 박쥐 날개를 씹으며 활과 화살을 갖고 놀면서 그들의 삶에 동화됐다. 병원도 없고 맛있는 아이스크림, 심지어 물을 담을 플라스틱 통조차 없지만 그녀의 가족에게 부족함은 없었다. 필요한 모든 것은 정글 자연속에서 얻을 수 있었고 정글의 충고에 귀 기울이면 모든 것이 해결됐기 때문. 그녀는 오히려 문명사회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털어놓는다.1년 내내 흘러나오는 온수, 원하는 건 뭐든지 살 수 있는 슈퍼마켓, 전기와 전화 등 없는 것이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코올과 담배에 의존하며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녀에게 문명세계는 정글 생활보다 더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글은 모든 것이 분명하다. 친구와 가족을 적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고 고기 한덩이라도 모두 나눈다.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간단명료한 것이다. 17세에 스위스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문명세계를 접한 퀴글러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정글을 떠나고서야 기차를 처음 본 그녀는 문명의 ‘낯섬’과 ‘위험함’에 충격을 받는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극단적으로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완전한 정글아이도 아니고 문명인도 아닌 채 혼란스러워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방식의 삶을 인정하고, 전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웠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퀴글러는 “10살짜리 아이를 혼자 정글 한 가운데 던져 놓는다면 살아돌아올 수 있지만 대도시 한 가운데 버려둔다면 분명히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복잡한 문명세계에 고립된 사람들이라면 문명밖 세계에서 산 정글아이가 들려주는 말에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이미 익숙해진 ‘이성’이라는 잣대를 잠시 내려놓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말이다.1만 2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초정 김상옥시인 1주기 추모집

    지난해 10월31일 타계한 초정 김상옥(1920∼2004)시인의 1주기를 기리는 추모문집이 잇따라 출간됐다. 문화예술계 인사 36인의 회고담을 묶은 수필집 ‘그 뜨겁고 아픈 경치’(고요아침)와 미간행 유고를 비롯해 시인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 ‘김상옥 시전집’(창비)이 나란히 나왔다. 교과서에 실린 ‘봉선화’‘백자부’ 등의 시조로 유명한 시인은 일제 시대 보통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지만 시와 글씨, 그림에 모두 능해 문단에서 ‘시서화 삼절(三絶)’로 불렸다.1939년 ‘문장’과 ‘동아일보’로 등단했고,1947년 첫 시조집 ‘초적’을 내놓은 이래 60여년 동안 고결한 정신세계를 선명한 이미지로 드러낸 시편들을 선보였다. 수필집 ‘그 뜨겁고 아픈 경치’에는 세번씩 옥고를 치르며 일제에 맞섰던 민족주의자이자 20여년간 교편을 잡으며 어린 학생들에게 문학과 인생을 가르친 자상한 스승으로서의 면모 등 고인의 생애와 예술관이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실려 있다. 소설가 박완서 이제하 서영은, 시인 김후란 이근배 허영자, 시사만화가 백인수, 전 서울시장 이해원, 원로 전각가 정문경, 장녀 김훈정씨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씨는 “선생의 글은 여름 소낙비가 지나고 난 뒤의 흙냄새 같다. 그것이 그림이 되면 골짜기의 난향으로 변하고, 붓글씨가 되면 은은한 연적의 묵향으로 바뀐다.”고 고인의 예술세계를 기렸다.1만 2000원. 시단의 원로, 민영 시인이 엮은 ‘김상옥 시선집’은 첫 시조집 ‘초척’에서 노년의 시집 ‘느티나무의 말’(1998)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생전 발표한 시조집, 동시집, 시집 전부와 미간행 유고를 실었다. 문학평론가인 서울여대 이승원 교수의 해설, 작품 연보, 사진 등이 함께 실려 있다.2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차별철폐법 이끈 ‘여자 킹목사’

    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어머니’로 불리는 로자 리 파크스가 24일(현지시간) 노환으로 숨졌다.92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살던 파크스는 1955년 12월 버스에서 백인용 좌석에 앉아 있다가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그녀는 ‘흑백분리’를 규정한 시 조례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돼 14달러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이에 분노한 흑인들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주도 아래 381일 동안에 걸친 버스승차거부에 들어갔다. 이후 흑인들의 민권운동이 줄을 이었고 결국 1964년 인종, 피부색, 종교, 국적에 따른 차별을 철폐하는 내용의 민권법 제정을 이끌어냈다. 1992년 파크스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도 다른 승객과 똑같은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흑인들은 차별대우를 너무 오랫동안 견디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사건 이후 파크스는 각종 협박에 못 이겨 디트로이트로 이사해 1965년부터 1988년까지 민주당 하원의원 존 코니어스의 보좌관으로 일했다.1996년에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 메달,1999년에는 의회가 수여하는 금메달을 각각 받았다.1999년에는 미 타임지가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100대 인물’로 뽑히기도 했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국악 歌·舞·樂 거장들의 ‘큰무대’

    국악계의 최고 명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동식)은 우리시대 국악계의 가(歌)·무(舞)·악(樂) 최고의 명인들이 한 무대에 서는 ‘2005 대를 잇는 예술혼-명인의 후예들’공연을 26∼28일 서울 삼성동 서울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개최한다. 올해 4년째를 맞아 전통문화의 정맥을 이어가는 의미로 자리매김한다는 취지다. 출연진의 이름만으로도 거장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진다. 첫날에는 거문고의 명인 김선한(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전수조교)이 아름다운 술대의 움직임으로 거문고산조의 감동을 전한다. 명창 김광숙(제29호 서도소리 보유자)은 서도소리의 대표곡 ‘수심가’를 준비했다. 화폭같은 수건 두개로 하늘과 땅, 태극무늬를 그려내는 살풀이춤의 명인 김복련(경기도지정 무형문화재 제8호)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27일에는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유명한 판소리 명창 조통달(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후보)의 ‘수궁가’중 ‘토끼 배 가르는 대목’을 들을 수 있다. 오랜 세월을 춤에 묻어온 전통무용가 이현자(제92호 태평무 보유자후보)는 우아한 ‘태평무’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 남사당 출신인 남기문(제3호 남사당놀이 전수조교)은 장구와 꽹과리, 징, 북을 이끌며 신명나는 사물놀이 한판을 펼친다. 마지막날에는 여창가곡의 계보를 잇는 명창 김영기(제30호 가곡 보유자)의 ‘평롱’‘편수대엽’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가야금·아쟁의 명인 백인영은 신명나는 ‘가야금산조’를 준비했다. 최종실(중앙대 타악연희과 교수)의 ‘소고춤’이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전통예술을 지키기 위해 열정과 혼을 바쳐온 명인들의 공연과 함께 그들의 삶의 여정을 담은 영상물도 상영된다. 무료공연.(02)566-5951.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英서 흑인·아시아계 유혈충돌

    영국 잉글랜드 중부 버밍엄의 소도시가 자극적인 소문 하나로 인종폭동의 광란 속에 빠져들었다. 14살난 아프리카계 여학생이 파키스탄인 미용실 주인에게 성 폭행을 당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22일부터 인터넷과 해적 방송 등을 통해 소도시 로젤스에 퍼졌다. 사흘 동안 분노한 흑인 폭도들이 거리를 휩쓸었고 파키스탄계 술집·상점들이 약탈과 파괴의 대상이 됐다.23살난 흑인은 칼에 찔려,18살난 남자는 총탄에 맞아 숨졌다.80여건에 달하던 범죄를 말리던 경찰관도 총상을 입었으며,35명이 병원에 실려갔다. 이번 폭동은 백인 대 유색인종이 아닌 흑인 대 아시아계 사이에서 발생, 주목을 받았다. 폭동 현장 로젤스는 카리브해 연안의 서아프리카계 흑인이 정착하던 곳이었다. 뒤이어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이민자들의 줄지어 들어와 슈퍼마켓, 미용실, 식당 등의 상권을 장악하면서 소외된 흑인들의 불만이 커졌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뉴올리언스 ‘인종차별’ 파문 확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백인 경찰들이 64세의 흑인 남성을 잔인하게 구타한 사건이 10일(현지시간) TV 뉴스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도되면서 미국사회에서 또다시 인종차별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사건이 발생한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흑인 지역 차별이라는 논란을 빚었던 곳이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폭행을 당한 로버트 데이비스는 은퇴한 초등학교 교사로, 경찰 주장과는 달리 사고 당시 술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으며 저항할 의사도 없었다고 그의 변호인들은 주장했다. 데이비스는 최근 허리케인 때문에 침수된 집으로 돌아와 가재도구를 정리하다가 담배를 사기 위해 버본 스트리트로 나갔을 뿐이었다는 것이다.반면 데이비스를 폭행한 경찰관들은 데이비스가 술에 취해 거리를 배회하며 주민들을 위협했기 때문에 체포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폭행 사건에 가담한 경찰관 랜스 실링과 로버트 이반젤리스트는 데이비스를 폭행한 혐의로, 스튜어트 스미스 경찰관은 현장에서 취재하던 AP통신 기자를 거칠게 밀친 혐의로 기소됐으나 내년 1월11일 법정에 출두하는 조건으로 보석금을 내고 일단 풀려났다. 경찰측은 이번 사건의 파장을 우려, 해당 경찰 3명에게 봉급 지급 중단조치를 내렸다.뉴올리언스의 첫 흑인 지방검사인 에디 조단은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흑인 주민들을 상대로 한 경찰의 잔인한 행동들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마치 196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경찰측이 이번 사건은 “피부색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데이비스를 때린 경찰 4명 중 3명이 백인이고 피해자는 흑인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며, 연방 차원의 시민권 조사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dawn@seoul.co.kr
  • 뉴올리언스 경찰 흑인 집단폭행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 당시 약탈 가담 및 방조, 직무유기 등으로 비난받은 미국 뉴올리언스 경찰이 이번에는 폭행사건에 휘말려 19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을 유발시킨 로드니킹 사건의 재판이 우려된다. AP통신은 10일 뉴올리언스 경찰이 60대 흑인 남성을 무자비하게 구타했으며, 이 장면을 촬영하던 APTN 프로듀서까지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로버트 데이비스(64)는 8일(현지시간) 밤 뉴올리언스시 프렌치 쿼터의 술집 앞에서 취한 상태로 있다가 경찰들로부터 심하게 얻어맞았다. 폭행당한 왼쪽눈이 완전히 감길 정도로 부었고, 피가 팔까지 흘러내렸다. 이 장면을 촬영하던 APTN 프로듀서도 신분증을 내보였지만, 배를 얻어맞고 욕설을 들었다. 데이비스를 때린 경찰 중 3명은 백인이고,1명은 유색인종이었다. 뉴올리언스 경찰청은 이번 구타사건이 인종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뉴올리언스 경찰은 데이비스가 만취 상태서 경찰을 때리며 체포에 저항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폭행 사건과 관련된 경찰 8명 중 가담 정도가 심한 3명은 폭행 혐의로 조만간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09일 TV 하이라이트]

    ●특선다큐멘터리 흑인음악의 역사-남부의 솔 음악(EBS 오후 9시) 1967년 여름, 오티스 레딩은 20만명 가량이 운집한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펼쳤다. 관객의 대부분은 백인이었다. 흑인이었던 오티스 레딩은 당시 기성문화에 반발하던 백인 젊은이들에게 특히 큰 인기를 모았다. 그의 음악세계를 들여다 보자.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방콕시의 외곽 경계지역에는 100만명 이상의 빈민들이 불법 거주하고 있다. 이곳 빈민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배우고, 토지 소유자를 포함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모색하며,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 집과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 지방자치단체도 수도와 전력을 확충해 이들의 자립의지를 도울 것이다. ●타임머신(MBC 오후 5시10분) 이태리에선 절대 찾을 수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히트상품 이태리타월의 탄생 비화를 공개한다. 과부가 된 어린 누이의 자살. 하지만 누이의 죽음에는 생각도 못했던 엄청난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엄격한 규율과 관습 속에서 피어난 조선시대 아버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소개한다. ●프라하의 연인(SBS 오후 9시45분) 지 회장을 만난 후 기분이 상한 재희는 영우를 찾아가 아버지 직업을 속인 이유가 뭐냐고 따진다. 영우는 “네 아버지 임기가 끝날 때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버럭 소리를 지른다. 재희는 그런 영우에게 “말하는 것도 지경환 회장과 너무 닮았다.”며 어이없어 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새내기 주부 원미연이 김치만들기에 도전했다. 힘 좋기로 소문난 황토잉어를 잡으러 개그맨 염경환이 출동했다. 개그맨 염경환과 황토잉어들의 유쾌한 한판 승부를 지켜본다. 동물 가족들의 보금자리로 힘차게 출동한 가수 코요태. 동물원에서 신바람나게 구슬땀을 쏟은 코요태를 만나본다.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일호는 사돈을 맺자는 백 사장을 자기편으로 만들려 하고, 서영은 민주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는 도진에게 민주와 결혼하라고 다그친다. 그런데 갑자기 서영의 집에 빚쟁이들이 들이닥친다. 서영이네 식구들은 여관으로 내쫓기고, 정우는 혜선에게 태복을 만나달라고 부탁하는데….
  • 패스트푸드 탓 유아 10%가 비만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인스턴트 음식들인 정크푸드의 폐해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유아들의 식단까지 위협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 의대 소아과의 바버라 데니슨 교수는 “두 돌 지난 유아들의 10%가 과체중 상태에 있으며 이는 1970년대 중반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는 지방 비율과 칼로리가 높은 정크푸드 때문이라고 소아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필라델피아주 제퍼슨 의대 소아과 사무엘 S 기딩 교수는 “패스트푸드가 유아들의 정상적 식사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30∼50년 전에는 유아식이 곧 영양식으로 통했지만 지금은 유아식이 달고 스낵 위주의 소위 간편식으로 취급된다.”고 말했다. 미 심장협회에는 19∼24개월 사이의 유아들이 가장 즐겨 먹는 채소가 감자튀김(프렌치 프라이)이란 보고도 있다. 이처럼 유아들의 식단이 망가진 데는 어른들의 잘못된 식습관과 직접 관련이 있다.텍사스대 로나 샌든 교수는 “저녁 밥을 집에서 짓지 않고 테이크아웃으로 해결하는 나라에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기는 어렵다.”면서 “아이들은 부모의 식습관을 따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2세 유아들도 하루에 한 시간 운동을 해야 하며, 건강식을 거부하는 아이에게 10번의 시도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스턴 의대 라마찬드란 베선 교수팀이 1971∼2001년 동안 30∼59세의 백인 성인 4000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은 10명 중 9명이, 여성은 10명 중 7명이 과체중이었거나 과체중으로 변했다고 헬스데이가 같은 날 전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제2 할리우드’ 루마니아 뜬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자들에게는 1989년 동구 민주화혁명의 총탄 자국이 아직 남아 있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가 유니버설 스튜디오만큼 친숙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일 할리우드가 해외에서 영화를 찍는 것은 나이키가 베트남에서 운동화를 생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보도했다. 특히 루마니아는 미국보다 80%이상 싼 인건비, 자연 그대로의 시골 풍경, 프랑스 파리같은 도시 모습, 풍부한 백인 엑스트라로 제2의 할리우드가 됐다.1990년 44편의 할리우드 영화가 경비 절감을 위해 해외에서 촬영됐지만,2000년에는 그 숫자가 두배로 늘었다. 메이저 할리우드 영화사의 루마니아행은 2003년 제작된 ‘콜드 마운틴’으로 시작됐다.제작사는 인건비만 2000만달러를 절약했다. 노동조합의 감시가 없는 것도 해외촬영의 장점이다. 루마니아 영화 스태프들은 하루 8시간 이상 일해도 돈을 더 달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2007년 루마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면 시간당 1.5달러에 지나지 않는 인건비가 체코처럼 급상승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할리우드는 모로코, 불가리아, 터키, 인도, 중국 등 또 다른 저렴한 촬영지를 찾아갈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연예노동조합은 해외 제작이 자국 영화산업을 죽인다고 비난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여성&남성] 아내 월급봉투 보면 “음매~ 기죽어”

    [여성&남성] 아내 월급봉투 보면 “음매~ 기죽어”

    “남들은 부럽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저의 두 배나 되는 아내의 월급명세서를 보는 게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죠.” 작은 건설회사에서 5년째 근무하는 회사원 서진모(35)씨의 월급은 186만원. 항공사에 다니며 400만원 정도를 벌어오는 아내와는 200만원 이상 차이 난다. 서씨는 월급으로 장기적금 하나를 붓고 남는 돈은 용돈으로 쓴다. 생활비나 주택부금, 집안 대소사에 들어가는 돈은 모두 아내의 봉급에서 나온다. 서씨는 “주위에선 돈 잘 버는 부인을 둬 좋겠다고 말하지만 경제의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생각에 왠지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도 안다. 이런 생각이 전통적인 가부장적 사고에서 나온 것임을. 돈 잘 버는 아내를 둔 ‘복 받은 남자’들이 고민하고 있다. 남들은 선망의 대상으로 보지만 정작 본인들은 가장으로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호소한다. 아내가 의류 도매업을 한다는 조모(39)씨는 “직장생활을 하는 나보다 아내가 훨씬 많이 번다는 생각에 묘한 자격지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아내의 수입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도 아내의 말만 듣는 것 같고, 다른 집들과 비교할 때 가장의 목소리도 자꾸 잦아드는 것 같아 쓸쓸한 마음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최근 부부싸움도 부쩍 늘었다고 했다. 실제 이런 문제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클리닉비 김정수(40) 정신과 전문의는 “부인의 경제적 우월함이나 높은 사회적 지위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면서 “이런 남성들은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사소한 결정이라도 자기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때 쉽게 좌절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남성 스스로 돈 잘버는 여성 선호 이런 가운데 최근 젊은 남성들은 배우자를 찾는 기준으로 ‘직업’과 ‘경제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전국 남녀 25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중복응답)에 따르면 남성들의 이상적인 배우자 요건으로 ‘직업과 경제력’(39.4%)이 3위를 차지했다.‘성격’(91.3%)과 ‘외모’(61.0%) 다음으로 돈버는 능력을 따진다는 얘기다.2002년과 2003년에 했던 같은 조사와 비교할 때 한 계단 상승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성격-외모-가정환경에 이어 4위였다. 이들이 원하는 여성의 연봉 수준은 평균 2350만원이었다. 듀오 홍보팀 오미정 대리는 “최근 경기불황 탓인지 고소득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여성을 선호하는 남성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비교적 왕성한 국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미국의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남성들 사이에 배우자감으로 ‘돈 많이 버는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UCLA대 사회학과 메건 스위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백인 여성의 경우 연 소득이 1만달러 올라갈 때마다 그 해 결혼할 확률이 6.8%가 늘어났다. 흑인 여성들은 소득 1만달러당 결혼할 가능성이 8.2%씩 증가했다. 미국의 결혼정보업체 ‘매치닷컴’(Match.com)은 배우자 조건으로 ‘얼마 이상 벌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남성 비율이 2001년 37%에서 2004년에는 51%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데이트 알선업체인 ‘트루닷컴’(True.com)에 따르면 남성의 35%가 자기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여성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보다 소득이 적은 여성을 원한 남성은 20% 미만이었다. ●변화의 시기 과도기적 현상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2004년 배우자가 있는 가구 중 기혼여성의 평균 취업비율은 47.3%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40.2%에 비해 7% 이상 상승했다.2004년 한국노동연구원이 맞벌이 부부 607쌍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남편의 수입은 평균 197만원인 반면 부인의 수입은 이보다 60만원 정도 적은 135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맞벌이 가정 중 부인의 수입이 남편보다 많은 경우도 5분의1인 20%를 차지했다. 여성들의 취업이 상대적으로 힘들고 노동력이 평가 절하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주부들의 대단한 선전이 아닐 수 없다. 여성단체들은 돈 잘 버는 부인을 둔 남편들의 스트레스를 ‘강한 남자 콤플렉스’라고 규정한다. 가정에서건 직장에서건 남성이 항상 우월하고 높은 경제력과 지위를 가져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라는 얘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기선미(35) 정책부장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구조조정 등으로 이 사회가 점차 남성만의 독점적이고 우월한 경제권이 유지되기 힘든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면서 “남성이 스스로 옥죄어 온 강한 남자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때 그동안 혼자 지던 짐을 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의 문제는 서로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면서 “이젠 남편들이 돈 잘 버는 부인을 기꺼이 받아 들일 때”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새음반] 가수 김정민 ‘리플레이 1집’

    [새음반] 가수 김정민 ‘리플레이 1집’

    ‘슬픈 언약식’의 주인공 가수 김정민(35)과 전 플라워 멤버인 고성진(33·기타), 김우디(33·베이스)가 의기투합한 3인조 밴드 ‘리플레이(Replay)가 첫 앨범을 내고 활동을 시작한다. ‘리플레이 1집’이란 제목의 앨범은 그동안 김정민과 플라워에서 추구했던 록 성향에서 과감히 탈피해 색다른 실험을 담았다.‘일렉트로니카’에 백인 음악인 ‘트랜스 음악’ 등을 접목해 몽환적이고 반복적인 리듬의 새로운 음악 장르를 시도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김정민의 목소리 변화. 그동안 추구해 왔던 샤우트 창법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편안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인트로를 포함해 모두 13개 트랙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고성진과 김우디가 각각 6곡씩 작곡했다. 발라드, 보사노바 리듬이 가미된 미디엄 템포, 빠른 곡이 각각 4곡씩 담겼다. 타이틀곡은 ‘그래도 살아야죠’. 김정민의 목소리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곡이다. 김우디가 작곡한 이 곡은 일렉트로닉한 편곡의 팝 발라드로 전형적인 아날로그 사운드가 잘 버무려져 있다. 간주와 후렴구에 나오는 솔로는 기타 선율과 어우러져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특히 ‘사랑한 여자를 떠나 보내면서 자신의 내면을 돌보지 못하는 남자의 심정’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가사는 멜로디만큼이나 진한 감성을 이끌어낸다. 김정민은 “한국적 감성을 담은 멜로디로 저절로 머리를 ‘흔들흔들’하게 만드는 편안한 음악”이라고 소개했다. 새달 초순 첫 앨범의 발매를 시작할 예정인 리플레이는 21일 케이블 음악채널 MTV ‘라이브 와우’를 통해 첫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종문제 美보다 앞선 나라없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카트리나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의 흑인 이재민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늑장 대응이 조지 부시 대통령의 인종적 편견 때문이라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부시 정부 내에서 흑인 가운데 최고위직인 라이스 장관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라이스 장관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남부 앨라배마주 출신으로 그 폐해를 몸으로 체험하며 성장한 인물이어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주 수재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던 라이스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마음 먹은 듯 인종 문제에 대해 속에 묻어둔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을 옹호하는 방향이었다. 라이스 장관은 뉴욕타임스 논설위원들과의 회견에서 “허리케인 피해를 입어 ‘좌초된’ 뉴올리언스의 이재민들은 남부 지역에서 인종과 빈곤 문제가 여전히 매우 추한 모습으로 얽혀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인종이라는 이슈에 있어서 이 세상 어느나라도 미국보다 앞서있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세계 어느나라에서 열리는 회의를 가봐도 미국만큼 정부 관리, 기업인, 언론인의 인종이 다양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인종 문제는 미국 역사에 있어 특히 남부지역 일부에 남아있는 ‘흔적’과 같다.”면서 “따라서 미국이 인종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결론을 낸다면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흑인들의 대변자인 미 하원 흑인 의원들은 정부가 이재민 구호에 늑장을 부렸다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한편 CNN과 갤럽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부시 정부의 뉴올리언스에 대한 늑장 대응에 인종적 요인이 개입됐느냐고 보는 질문에 흑인과 백인 응답자의 반응이 극명하게 대비됐다. 흑인은 60%가 “그렇다.”고 답변한 반면, 백인의 86%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dawn@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인종 편견의 위력

    지난 주말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입은 뉴올리언스로 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이번 재해 때문에 드러난 미국 사회의 흑인과 빈곤층 문제에 대해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기사를 쓰면서 수해지역의 약탈자와 흑인을 사실상 동일시하려는 일부 미국 언론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루이지애나의 주도 배턴 루지를 거쳐 뉴올리언스에 도착한 직후 매터리라고 하는 한인들의 주요 거주지역부터 돌아보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허리까지 찼었다는 물이 빠지긴 했지만, 인적이 거의 없었다. 처음 찾아간 ‘동양마켓’ 앞에서 주디라는 백인 여성을 우연히 만났다. 그녀는 친절했고 마음 편하게 인터뷰를 했다. 두번째 방문한 ‘아시아마켓’ 앞에서는 생활이 어려워 보이는 히스패닉 가족 3명을 만났다. 이들은 기자에게 직접 자기들 집에 들어가서 얼마나 처참한 상황인가를 보라고 했다. 이들을 따라 큰 길에서 아파트 건물 쪽으로 접어들면서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 아파트 안에 누가 있는가를 묻고 싶었다. 건물 앞에서 잠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벌 때 이번에는 자꾸 뒷머리가 근질거렸다. 저쪽에서 건장한 흑인 서너명이 이쪽을 향해 어슬렁거리며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히스패닉 가족에게 질문을 하면서도 답변은 건성으로 들었고 온몸의 신경은 자꾸 머리 뒷쪽으로만 쏠렸다. 그 다음부터는 뉴올리언스 시내를 돌아보다 차에서 내릴 때는 반드시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살피게 됐다. 이성적으로는 몇번씩 다짐했다. 인종에 대해, 특히 흑인에 대해 편견을 가지면 안된다. 내가 그러면 그들도 한국인에 대해 편견을 갖게 된다고. 실제로 이번 출장에서 어려운 시점마다 흑인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뉴올리언스 주변 200마일 안에서 호텔방을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라파예트시 드루리 호텔의 흑인 직원 브리타니는 방 하나가 나자마자 휴대전화로 연락을 줬다. 또 슈퍼돔 근처의 물이 빠지지 않은 거리 한복판에서 차를 어디로 몰고 가야 할지 난처해할 때 물이 얕은 곳에 일렬로 세워놓은 버스를 비켜세우며 길을 열어준 것도 흑인 운전사였다. 그렇다고 흑인에 대한 나의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을까. 아마 고립된 곳에서 흑인 이재민을 만나게 되면 역시나 본능적으로 위험과 두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교육이나 경험 등에 의해 고착된 사람의 인식이란 것이 얼마나 바뀌기 힘든 것인가를 다시 한번 느꼈다.뉴올리언스 dawn@seoul.co.kr
  • 국제결혼 한국男 ‘국제추태’

    국제결혼 한국男 ‘국제추태’

    자영업자인 40대 중반의 P씨는 최근 베트남 여성 10여명과 한꺼번에 맞선을 보았다.P씨는 베트남 여성들에게 “앉아라.”,“서라.”,“돌아 보아라.”며 명령조로 포즈를 취하도록 요구해 옆에 있던 사람들에게 실소를 머금케 했다. ●10여명과 한꺼번에 맞선… 명령조 요구도 역시 비슷한 나이의 자영업자로 5년전 이혼한 Y씨는 최근 27살의 평범한 베트남 여성을 만나 재혼하기로 했다. 결혼식을 앞두고 Y씨는 한국 남자들은 마음이 넓다는 말로 여성을 안심시킨 뒤 그녀의 연애 경력을 캐묻기 시작했다. 결국 베트남 여성이 연애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상대 여성이 처녀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다 파혼을 하고 말았다. 동남아 여성과 국제 결혼을 하는 한국 남성들이 결혼 추진 과정에서 온갖 추태를 부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결혼업체 관계자들은 한국 남성들의 추태 형태를 ‘황제병형’‘순결콤플렉스형’‘오락가락형’‘속물형’으로 나눠 설명한다. 동남아 국가에 한류 열풍이 불자 마치 자신이 한류 스타라도 되는 듯 행동하는 이들은 ‘황제병형’이다. 상대 여성이 처녀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하는 ‘순결 콤플렉스형’ 남성들은 30대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에 걸쳐 나타난다. 정혼한 여성을 감언이설로 속여서 상대 여성이 순결한 처녀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는 아주 흔하다. ●결혼→파혼→결혼 오가다 결국 결혼 못해 국제 결혼에서 중개인은 물론 신부와 그 가족들까지 애를 먹이는 남성은 바로 ‘오락가락형’. 이들은 결혼을 결정했다가 파혼했다가 다시 결혼하자고 하는 등 아주 쉽게 말을 뒤집는다.50대 초반의 부동산 컨설턴트인 A씨. 그는 중국의 20대 여성과 결혼하기로 결정하고 신부 가족들과 노래방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다음날 파혼을 선언했다. 신부가 기분내며 노래 부르는 모습이 불쾌했다는 이유였다. 하루 뒤 파혼을 번복한 A씨는 또 다시 파혼을 선언하는 등 이를 서너 차례 반복하다 결국 홀로 돌아왔다. 한국 여성과 450차례나 맞선을 보고도 마음에 맞는 상대를 구하지 못했다는 H(57·유학상담원)씨는 국제 결혼으로 눈길을 돌렸다.23세 미만의 여성만 고집한 그는 우즈베키스탄의 20대 초반의 백인 여성들과 선을 보았지만 이런 저런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결혼에는 실패했다. 무조건 예쁘고 어리고 날씬하며 전문직 여성만을 바라는 ‘속물형’은 현지 여성들을 질리게 만든다. ●결혼상담원 “내가 한국인인게 부끄러워” 국제결혼 전문업체 전문상담원인 이모(43·여)씨는 “한국 남성과 신부감을 만나러 현지에 가보면 이들의 추태 때문에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때가 많다.”고 했다. 이씨는 “주로 50대 남성들이 ‘속물형’이 많은데 후진국에 왔으면 미인 대회 우승자를 만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결혼 전문업체 인터웨딩 이은태 대표는 “필리핀에서는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한국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을 상대로 한국 남성들의 가정 폭력 현실을 교육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자신의 처지는 생각도 하지 않고 제3세계 국가 여성이라고 무조건 무시하고 하대하는 한국 남성들이 국제적인 망신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필리핀·중국·몽골 등 제3세계 여성과 한국 남성의 결혼 건수는 2003년 1만 8246건에서 2004년에는 2만 4669건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낙태문제 인준청문회 쟁점될듯

    보수파인 존 로버츠(50) 대법원장 지명자가 상원에서 인준을 받기 위해서는 낙태·종교 문제 등에 대해 집중포화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윌리엄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이 사망한 다음날인 4일 저녁 백악관 집무실에서 40분간 로버츠 지명자와 만나 대법관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5일 오전 8시 급작스럽게 발표된 대법관 지명은 민주당과 진보 진영으로부터 공개 심사를 피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깜짝발표는 공개심사 피하기 전술 로버츠 지명자가 지난 7월 샌드라 오코너 대법관 후임으로 지명됐을 때 언론 및 종교의 자유를 제약하고 낙태를 반대하는 등 정치를 법정으로 끌어들였다고 비난받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두달간 의원들과 미국인들은 로버츠의 경력과 성격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상원이 한달안에 그를 대법원장으로 인준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WP “기습폭로 없는한 인준 당연” 로버츠 지명자는 1981∼82년 렌퀴스트 전 대법원장의 사무실에서 일했던 만큼 20년간 낙태에 반대하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적인 판결을 이끌어 온 렌퀴스트의 성향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로버츠가 당초 후임을 맡기로 했던 오코너 대법관은 낙태를 지지하고,2003년 텍사스주의 소도미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해 동성애자 권리 향상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은 오코너의 후임으로 백인 남성 대신 여성이나 유색인종을 임명하라는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은 깜짝 폭로가 없는 한 로버츠 지명자의 대법관 인준은 당연한 것으로 전망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양극화의 그늘 보여준 美 재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갈수록 충격적이다. 상점 약탈에다 방화로 의심되는 공장의 폭발이 일어났다. 무정부 상태를 바로잡기 위해 투입된 주 방위군에 난동자 사살권까지 주어졌다. 이는 남아시아 쓰나미 재난때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약탈이 없었고 주민들이 서로 도우려 했던 모습과 비교된다. 뉴올리언스 재난에서 빈부격차, 흑백 차별과 계층간의 갈등도 불거져 양극화로 치달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새삼 목격하게 된다. 뉴올리언스 재난 원인에 대한 외신의 분석을 보면 기가 찰 정도다. 허리케인의 진로는 예측가능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는 데도 난민들이 피해를 입은 것은 대부분 가난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자동차가 없거나 다른 곳에 가도 생계수단이 막막해 주저앉았다가 피해를 입은 것이다. 세계 자동차 생산 왕국인 미국에서 피난용 자동차가 없었다는 대목에선 어이가 없다. 가난하고 무력한 빈민층이 집중 피해를 본 이유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국가의 공공부조정책을 축소해온 오랜 보수화 경향을 지적한 것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정부역할 축소론이 대세를 이루면서 미국은 감세정책을 펼쳐왔다. 더욱이 이라크 전비 지출로 방재 등 다른 부문 예산을 잠식한 것도 참사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1930년대 뉴딜정책이후, 특히 1980년대이후 신보수주의를 내세우면서 복지예산을 줄여왔는데 이번에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것이다. 또 “과연 백인 지역이었으면 정부가 늦게 대응했겠느냐.”는 말이 나오는 등 뉴올리언스 재난은 흑백 인종차별 갈등도 점화시킬 조짐이다. 사회가 계층차별과 빈부격차 등으로 양극화될 때 힘없고 가난한 사람은 천재때도 먼저 피해를 입는다는 것을 뉴올리언스에서 우리는 목격했다. 생계의 한계선상에 있는 사람을 위한 복지투자는 결코 낭비가 아니며 생사의 갈림길에서 그들의 목숨을 구하는 최소한의 사회투자라는 것을 미국의 재난에서 깨달아야 한다. 또 양극화 해소는 불필요한 갈등을 줄여 사회를 안정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 “코리아상권 6개월뒤나 회복”

    “코리아상권 6개월뒤나 회복”

    |뉴올리언스(미 루이지애나주) 이도운특파원|“한인 사업은 다 죽었다. 앞으로 적어도 6개월은 일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사업을 유지하겠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한국인들의 직접적인 피해는 당초 우려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들은 무너진 건물과 파손된 물건들보다 앞으로의 사업 전망을 더욱 걱정했다. 뉴올리언스의 중심도로 가운데 하나인 베터런스 블루버드와 디비전 스트리트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동양마켓’. 주변은 쓰러진 나무와 전봇대, 떠다니는 쓰레기 등으로 어수선했다. 유리문 사이로 안을 들여다보니 진열대의 아랫부분까지 물이 찼던 듯 쌀 등 상품이 바닥에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다행히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은 없었다. 상점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 바로 옆 사거리에서 노인이 몰던 차가 경찰차를 피하려다 뒤집어졌다. 사고로 굉음이 나자 언제 나타났는지 한꺼번에 10여명이 몰려들었다. 피난가지 못한 뉴올리언스 주민들은 곳곳에 숨어 있었다. 동양마켓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또다른 한인 상점 ‘아시아마켓’은 입구를 나무판자로 덮어 못으로 박아놓았다. 아시아마켓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서성거리자 누군가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한국말로 물었다. 상점 바로 앞 아파트 3층에 사는 최은순(33)씨. 시내 중심부 케너의 보석상에서 일하던 그녀는 카트리나가 이 정도로 심각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 피신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지난주 흑인 약탈자들이 아시아마켓의 나무판자를 뜯고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금고를 뒤졌다고 했다. 사업차 시카고에 머물다 마켓이 약탈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뉴올리언스로 돌아온 주인 이영선씨는 낙담하는 대신 사업을 다시 일으켜세울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용역업을 하는 교포 박귀헌(52)씨는 “한인이나 미국인이나 이제 이곳에서의 사업은 다 죽었다.”며 “최소한 6개월은 일을 못하게 됐는데 어떻게 사업을 유지하겠느냐.”며 한탄했다. 한인들 업소가 밀집한 매터리 지역에 있는 한인 세탁소 로열 클리너의 건물은 심하게 파손됐지만 건물 안은 다행히 거의 피해가 없었다. 뉴올리언스에서 피신한 한인들은 미 당국의 통제에도 불구,80% 정도가 지난 2·3일 집과 상점으로 들어갔다 왔다고 한다. ●부시 원망하는 이재민들 “백인들 사는 미시시피는 엄청난 지원을 해줬다고 하더라. 뉴올리언스는 흑인들만 산다고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는 것 아니냐.” 전쟁이 끝난 폐허 같은 뉴올리언스에서 만난 이재민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참상을 전하며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도 고스란히 털어놓았다. 중심가에 위치한 서민지역 세버 스트리트에서 만난 차베스 일가는 기자를 자신들의 아파트로 데려갔다. 아파트 건물은 강풍으로 유리가 깨져나가 성한 창문이 하나도 없었다. 천장의 일부는 내려앉았고, 마당에는 쓰레기가 가득했다. 실내는 전기와 물이 끊겨 침침하고 악취가 진동했다. 두 아이와 함께 전기와 물이 공급되길 기다린다는 오달리스 차베스(40·여)는 “왜 피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집을 놔두고 어디로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무얼 먹고 사느냐고 묻자 “쌀만 먹고 산다.”고 했다.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영어를 하는 아들 케스와니(14)는 “학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12월에야 문을 연다고 한다.”면서 “그 전에 우리집 지붕이 무너질 것”이라고 한탄했다. 차베스 가족과 인터뷰 하는 도중 주변으로 한두명씩 주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부분 선량한 주민들로 보였지만, 일단 고립된 지역에서 이들에게 둘러싸이자 긴장감이 돌았다. ●지옥 같은 임시 수용소 어학 연수 중이던 툴레인대학에 머물다 고립되는 바람에 뉴올리언스 컨벤션 센터에서 이틀간 머물렀던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 박재우씨는 “지옥 같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가 끊긴 컨벤션 센터는 밤이 되면 암흑 천지”라며 “그 안에서 총격과 강간, 도둑질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가 발생하더라.”고 전했다. 재우씨는 물이 빠지면서 곧바로 컨벤션 센터를 나왔으며 다시는 생각하기 싫은 악몽이었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아직 안 죽었구만” “그럼 내가 누군데”

    |배턴 루지(미 루이지애나주) 이도운특파원|“아직 안 죽었구만.” “살아 있었지.” 미국 루이지애나주 배턴 루지 시내 북쪽에 자리잡은 한인침례교회에서 만난 뉴올리언스의 한인 이재민들은 농담으로 정겨움을 표시했다.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인근 배턴 루지의 한인 교회가 한인 수재민과 한국 정부 관계자, 취재기자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주부터 물난리로 집을 잃은 한인 수재민 10여명이 임시 거처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 소식이 알려지자 뉴올리언스의 수재를 취재하러 온 한국 특파원들이 한번씩 취재차 들르는 코스가 됐다. 또 3일 뉴올리언스의 수재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한 민동석 휴스턴 총영사와 외교통상부에서 파견한 신속대응팀까지 이곳에 ‘캠프’를 차려 교회는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교회는 하루에 수백인분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야 하는 고충도 겪고 있다. 전날 밤에는 민 총영사와 신속대응팀 일부, 취재진 등 무려 11명이 교회에서 소개한 이 지역 한인회장의 집에서 묵기도 했다. 수해 현장을 방문한 민 총영사는 기자들 및 한인 수재민들에게 정부의 지원 방침 등을 이곳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늘 따뜻한 말들만 오가는 것은 아니다. 정부에서 지원할 지원금의 사용처를 둘러싸고 이를 집행할 것으로 보이는 미주총연합회 한인회장과 뉴올리언스 한인회측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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