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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시론] 할리우드 영화와 베토벤, 바그너, 모차르트 음악

    [문화 시론] 할리우드 영화와 베토벤, 바그너, 모차르트 음악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 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인류 문화사에서 불멸의 악성(樂聖)으로 불리는 작곡가 베토벤에게 지금부터 180년 전쯤 한 예언자가 나타나 당신이 지금 작곡하는 음악들이 불과 100년 뒤부터 유성영화라는 활동사진에 원음대로 녹음이 되어 이것이 그가 태어났던 독일의 본이나 그가 작곡활동을 벌였던 오스트리아 비엔나는 물론 전 세계 구석구석에 똑같이 퍼져나가 매일같이 인류에게 감동과 환희의 눈물을 선사할 것이라고 예언해 주었다면 그는 큰 소리로 웃으면서 거짓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런데 할리우드를 비롯한 구미 선진국의 명작영화에는 그의 선율들이 주요한 모티프를 던지면서 광범위하고 심도 깊게 활용되고 있다. 그의 그 유명한 ‘운명 교향곡(5번)’은 여러 영화에서 황홀경을 선사하고 있다. 10대의 우상 제레미 섬터 주연으로 이런저런 영화상을 수상한 <피터 팬>(2003), 그리고 엠마 톰슨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하워즈엔드>(1992), 아카데미외국어영화작품상을 수상한 이탈리아의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과 그의 부인 줄리에타 마시나 주연의 <카비리아의 밤>(1957), 94세까지 현역으로 뛰며 20세기의 가장 현란한 지휘자로 불리던 백발의 지휘봉 없는 지휘자, 그리하여 필라델피아교향악단을 26년 간 지휘한 레오폴트 스토코프스키가 직접 등장하는 영화 <카네기홀>(1947) 등에서 큰 구실을 하고 있다.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을 영화화하여 안젤라 랜즈베리가 아카데미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주목을 끈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 1945)에서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Moonlight Sonata)’의 선율이 흐르고 있다. 그 후 베토벤의 월광곡은 흑인배우 제이미 폭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레이>(Ray, 2004)와 유태인 아드리엔 브로디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반나치영화 <피아니스트>(Pianist, 2002)에서 또한 캐시 베이츠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저리>(Misery, 1990)에서 각기 구사되고 있다. 그의 전원 교향악의 ‘양치기의 노래(Shepherd’s Hymn)’ 멜로디는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에 올랐던 <빅피시>(Big Fish, 2003)에 나온다. 베토벤의 제9교향곡은 죠프리 러쉬가 주연상을 수상한 <샤인>(shine, 1996)과 테러영화 <다이하드>(Die Hard, 2002)에 그리고 아카데미 감독, 각본, 작품상을 한꺼번에 수상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고전 폭력영화 <오렌지 시계공장>(A Clockwork Orange, 1971)에 쓰이고 있다. 또한 로빈 윌리암즈가 주연상 후보로 오른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 1989)에도 등장한다.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 1997)과 <비포어 선라이즈>(Before Sunrise, 1995), 그리고 <뉴른베르그의 재판>(Judgment at Nuremberg, 1961)에는 그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 Pathetique’)의 멜로디가 각각 배어 있다. 흑인 웨슬리 스나입스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는 것과 흑인과 백인의 부부 스와핑이라는 기묘한 설정으로 화제가 되었던 <원나이트 스탠드>(One Night Stand, 1997)에는 베토벤의 현악 사중주 ‘카바티나 (Cavatina’)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의 멜로디를 차용한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영화는 무려 430편이 집계되어 있다. 그에 필적하는 또 다른 작곡가는 바로 리하르트 바그너이다. 지금까지 바그너의 선율을 삽입한 할리우드와 유럽의 각종 영화가 무려 428편에 달한다는 것이다(IMDB통계). 몇 가지 특기사항만 들면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를 빌려 쓴 할리우드의 대표작은 다음 세 작품이 있을 것이다. 1941년 영화사에 불멸의 금자탑을 쌓은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에는 탄호이저의 선율이 삽입되어 나온다. 1948년 존 폰테인 주연의 불후의 순애보인 <미지의 여성으로부터 온 편지(A Letter from An Unknown Woman)>에는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의 ‘오 그대 나의 사랑스러운 저녁별이여(O, du mein holder Abendstern)’가 삽입되어 있다. 1968년 찰튼 헤스턴 주연의 나치를 다룬 영화 <카운터포인트>에는 탄호이저 서곡이 라이트 모티프로 쓰이고 있다. 1996년 레오나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바그너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할 수 있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리베스토드(Liebestod)의 선율을 이용하여 무겁고 애절한 죽음의 사랑을 기리고 있다. 최신작 2006년의 <클림트>에서는 로엔그린의 멜로디를 차용하고 있다. 이 영화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아트 누보의 거장 화가 오스트리아의 구스타프 클림트의 애정행각을 다룬 것으로서 존 말코비치가 주연을 맞고 있다. 1939년 할리우드의 대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는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에 나오는 신부의 합창이 나온다. 모차르트 음악의 쓰임새도 대단한 바가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무려 552편의 영화와 TV드라마에 나온다. 상당수가 그의 뮤직 비디오에 쓰이기도 했지만 예컨대 영화 <마스터 앤드 커맨더 : 위대한 정복자(2003)>에서는 바이올린 콘체르토 3번의 멜로디가 흐른다. TV드라마로 히트한 헬렌 미렌 주연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1998)>에서는 모차르트의 진혼곡 레퀴엠의 장중한 선율이 흐르고 있다. 짐 캐리의 출세작 <트루먼 쇼>(1998)에서는 모차르트의 호른 콘체르토 작품 1번의 1악장이 흐른다. 디카프리오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모차르트의 교향곡 25번이, <아웃 오브 아프리카(1985)>에서는 클라리넷 협주곡A장조와 바이올린과 비올라 협주곡 E장조가 흐른다.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음악상 등을 휩쓴 대작 영화이다. 요한 바흐의 선율은 각종 영화 401편에 기여하고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는 278편의 영화 작품에 기여하고 있다. 멘델스존의 멜로디는 258편의 작품에 쓰이고 있다. 슈베르트의 멜로디는 247편의 영화에 깔려 있다. 브람스의 음악은 173편의 영화에 나온다. 유네스코가 천명한 대로 21세기는 문화의 세기이다. 문화의 세기라는 말은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DMB가 지지부진하는 것도 콘텐츠 개발이 병행되지 않기 때문이라면 이들 클래식 음악이야말로 끊임없이 인류 영혼을 풍부하게 하는 불멸의 예술 콘텐츠임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월간 <삶과꿈> 2007.03 구독문의:02-319-3791
  • 암트랙 타고 美 캘리포니아 여행

    암트랙 타고 美 캘리포니아 여행

    미국 캘리포니아 체류일정 중 단 하루의 여유가 생겼다. 어디로 갈까. 미국의 전 대통령 해리 트루먼은 “당신이 탑승한 기차안의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그 나라를 진실로 경험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럼 서부지역 해안을 따라 달리는 기차여행을 해볼까. 애너하임에서 샌타바버라(Santa Barbara)까지 왕복일정이 미국의 전통적인 시골모습과 아름다운 태평양의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코스라는 말에 선뜻 기차여행에 나섰다. 소요시간은 편도 3시간 남짓. 아침 첫차를 타고 5시간 가량 샌타바버라를 둘러본 다음, 오후 4시 막차를 타고 오는 12시간 여정이다. 아침 8시 9분. 미국 프로야구 애너하임 에인절스팀의 연고구장인 에디슨필드 야구장 옆 암트랙 애너하임역. 상큼한 아침공기를 가르며 높다란 2층 객차로 구성된 암트랙이 미끄러지듯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태평양과 인접해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선가.‘서프 시티’라는 이 지역 별칭에 걸맞게 기차 이름도 ‘서프라이너’다. 기관차를 제외하고 모두 5량.1층을 지나 전망좋은 2층칸으로 올라갔다. 좌석넓이는 새마을호 일반실 정도. 냄새없고 깨끗한 것이 마음에 든다. USA투데이를 읽는 직장인, 낱말맞추기 게임을 하는 어르신, 선 잠을 자는 뚱보 아가씨 등 우리네 기차안 풍경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단지 피부색과 체격이 조금 다르다는 것뿐. 서둘러 창가쪽 자리를 차고 앉았다. 기차가 목쉰 소의 울음소리 같은 기적을 울리며 애너하임역을 빠져 나갔다. 등받이에 한껏 몸을 기댄 채 차창밖 풍경으로 시선을 돌렸다. 들녘에서 채소를 수확하는 농민들이며 진고동색 나무 전신주 늘어선 길을 털털거리며 달리는 낡은 자동차, 그리고 지진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목재로 지어진 가옥들.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모습들이다. LA 유니언역에 도착해 30분정도 쉬면서 대부분의 승객들을 내려놓은 서프라이너는 한결 가뿐해진 몸으로 샌타바버라를 향해 내달렸다. 대도시 LA에서 멀어질수록 기차는 점점 한적한 교외 풍경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길모퉁이 어디엔가 노래제목처럼 ‘호텔 캘리포니아’가 서있을 것만 같다. 창밖 좌우로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곡창지대가 펼쳐졌다. 벤추라에 가까워지자 왼쪽 창가에서 느닷없이 태평양이 뛰쳐 나왔다. 서부지역 기차여행의 백미가 바야흐로 시작되는 순간이다. 효도관광을 가는 우리네 부모들처럼 샌타바버라로 놀러간다는 백인 노부부 일행들이 박수를 치며 즐거워한다. 과연 넓긴 넓다. 대양(大洋)의 참모습이 여실히 느껴진다. 바다와 나란히 선 프리웨이는 말 그대로 자유를 찾아 쉬임없이 달리는 듯하다. 해변에서는 사람들이 쉬임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타고 서핑을 즐기는가 하면, 애견과 함께 모래밭을 산책하기도 했다. 세시간여 여행끝에 LA에서 북쪽으로 128km쯤 떨어진 샌타바버라에 도착했다. 도시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해안선과 산타 이네즈 산맥 등 수려한 풍광과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 덕에 부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18세기말 지어진 샌타바버라 성당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유물과 박물관 역할을 한다. 해안선이 절경이라는 바닷가로 향했다. 샌타바버라역에서 도보로 5분거리. 바다를 향해 돌출한 스턴스 워프주변으로 20∼30m 높이의 야자수가 늘어서 있고,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밭이 파란 태평양과 몸을 비비며 희롱하고 있다 샌타바버라 손원천 특파원 angler@seoul.co.kr # 여행팁, 모르면 손해 ● 애너하임에서 샌타바버라까지 왕복운임은 일반석 기준 50달러. 암트랙 패스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다. 투어 마케팅 코리아(www.tourmktg.co.kr)에서 암트랙 패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02)732-8301. 암트랙 한국어 홈페이지(www.amtrack.co.kr)도 둘러볼 만하다. 현지 여행사에서도 암트랙 표를 구입할 수 있다. 유사시에 신속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조은관광(www.jountour.com)213-382-3333. ● 도심과 부도심을 연결하는 메트로링크열차와 혼동하지 말 것. 또 가급적 밤에는 기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 기차 객실 좌석마다 전기 콘센트가 설치돼 있다.110V.2점식 플러그를 준비해 가야 한다. ● 샌타바버라 지역을 도는 셔틀버스가 오전 9∼10시까지는 30분,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는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25센트. ● 샌타바버라역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다. 하루 30∼50달러선.
  • 美 또 총기난사… 3명 사망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한 쇼핑몰에서 29일(현지시간)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해 범인을 포함한 3명이 숨졌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쯤 캔자스시티 시내 ‘워드 파크웨이센터’ 주차장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백인 남자가 2명을 살해한 뒤 쇼핑센터 안으로 들어가 다시 총기를 난사, 최소한 2명에게 총상을 입혔다. 피살된 2명은 범인 차량의 좌우에서 우연히 주차하던 쇼핑객으로 알려졌다. 이 남자는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던 중 현장에서 숨졌으나 자살한 것인지, 아니면 경찰에 의해 사살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dawn@seoul.co.kr
  • 사르코지 만평에 파리 숫자 늘어난 까닭은…

    사르코지 만평에 파리 숫자 늘어난 까닭은…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유력 대선후보 니콜라 사르코지 머리 위에 날고 있는 파리 숫자가 늘어난 까닭은? 프랑스에 대선 결선투표를 일주일 남기고 ‘만평 논쟁’이 벌어졌다. 진앙지는 유력 일간 르 몽드의 만평.(그림)르 몽드는 29일(현지시간) 사르코지 캐리커처 머리 위에 그려진 파리를 놓고 그와 저명한 만평 화백인 장 플랑튀가 주고 받은 신경전을 소개했다. 내막은 이렇다. 사르코지가 대선후보와 내무장관을 겸하고 있던 시기 플랑튀 화백에게 한 통의 ‘항의 편지’를 보냈다.“주의깊게 보지 않았으면 당신의 만평속에 등장하는 내 머리 위를 파리가 장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못알아 차릴 뻔했다. 당신 만평 속 파리는 주로 극우파 장-마리 르펜을 묘사할 때 따라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 내가 왜 그런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 진짜 모르겠다.” 표현은 정중했지만 가시가 담긴 말이다. 이어 사르코지는 자신이 극단주의를 몰아내기 위해 많은 정책을 실시했음을 상기시킨 뒤 “오해를 풀 겸 한번 만나자.”고 말했다. 그러나 플랑튀 화백은 사르코지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다음날 만평에서 사르코지 위에 나는 파리를 세 마리로 늘렸다. 뿐만 아니라 만평속 사르코지는 개를 끌면서 제복에 완장까지 차고 있었다. 플랑튀 화백이 르펜을 묘사할 때 이용하는 ‘소품’이다. 그러자 사르코지가 발끈했다. 편집국장에게 강력히 항의했다. 그러나 플랑튀의 만평은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사르코지 머리 위의 파리 수는 더 늘어났다. 르 몽드는 “플랑튀 화백은 억압에 희생되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고, 이 때문에 편집국의 지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플랑튀 화백에 대해 찬반 양론이 쏟아졌다. 팬클럽 회원들은 “당신은 르 몽드의 ‘천재’다.”(클레르 베를레, 알랭 보테로) 라며 극찬했다. 장 쿠랭이라는 독자는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는 편지를 보냈다. 심지어 그의 만평이 1면이 아니라 속지로 들어갈까 우려하는 반응도 있었다. 물론 비방하는 글도 있었다.“세골렌 예찬자”(샤를 몰리노),“비열한 짓”(피에르 베르제) 등의 비난이 나왔다. 심지어 지난달 22일 대선 1차투표가 끝나고도 ‘흑색선전’‘증오’ 등의 표현을 담은 편지가 이어졌다. 그러나 분량은 많지 않았다는 게 르 몽드측 설명이다. vielee@seoul.co.kr
  • ‘한국말 욕’ 난무하는 외국 코미디쇼 논란

    ‘한국말 욕’ 난무하는 외국 코미디쇼 논란

    한국말 욕이 난무하는 한 코미디 공연 투어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A Little Nightmare Music’ 이라는 타이틀의 이 동영상은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거칠게 화를 내면서 한 백인에게 폭력적으로 피아노 교습을 하는 내용. 공연에서 거침없이 욕을 내뱉는 주인공은 한국계 영국인 피아니스트 주형기 씨(리처드 주). 스트라빈스키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서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연주자 겸 작곡가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기획됐다는 이 코미디 공연은 한국말 욕이 난무해 다소 민망하나 한국인 비하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성질 급한 한국인의 기질(?)을 공연을 통해 풍자한 것이 눈에 띈다. 동영상을 지켜본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논란이 분분 했다. 공연 내용에 공감하는 네티즌들은 “뭐든 빨리빨리 하려는 한국 사람에 대한 풍자네요.”(hijun1001), “비판하지 말고 그냥 웃자.”(jsw1004)등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또다른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에 대한 비아냥”(satum75), “이건 나라 망신”(power0092) 등의 의견도 있었다. 화제의 코미디 공연 영상은 5일간 8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비빔밥 맛있어요” 한국말 하는 외국인 동영상 화제

    “비빔밥 맛있어요” 한국말 하는 외국인 동영상 화제

    ”비빔밥 맛있어요” “맛있게 먹자” 한국의 한 식당에서 외국인들이 식사를 하면서 한국말로 대화를 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화제다. UCC사이트 유투브에 올려진 이 동영상에는 20대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과 10대 꼬마들의 간단한 한국말 대화를 담고 있다. 특히 12세라고 자신을 밝힌 한 귀여운 여학생의 한국말 실력이 돋보인다. 엔젤리카라고 자신을 밝힌 여학생은 “음식이 맛있다. 현재 한국학교에 다닌다.”며 유창한 한국어 발음을 선보여 네티즌들을 놀라게 했다. 네티즌 frank84는 “어린아이의 한국말 솜씨가 너무 인상적이다.” taeyk2는 “눈을 감고 들으면 한국사람이라고 생각할 것.” 또 tkglobe85는 “백인이 한국말을 하는거 처음 봤다.”고 리플에 적었다. 지난 2월 ‘Speaking Korean at a Korean Restaurant’라는 이름으로 올려진 이 동영상은 1만6천여 히트를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나우뉴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인 래퍼들 LA서 최고 뮤지션 ‘반짝’

    15년전 발생한 로스앤젤레스 흑인 폭동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있는 가운데 한인 래퍼들이 최고의 뮤지션으로 떠오르면서 한인과 흑인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고 AP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코리아타운을 무대로 활약하고 있는 화제의 래퍼들은 ‘덤파운데드(DumbFounDead)’라는 예명으로 활동중인 조너선 박(21)씨와 ‘오지퀀스(Oddsequence)’라는 예명의 브라이언 김(26)씨 등. 조나선 박씨의 경우 현재 로스앤젤레스 지역을 통틀어 가장 유망한 래퍼중 하나로 손꼽히며 흑인 래퍼들과 ‘목마른 물고기(Thirsty Fish)’를 결성해 마이스페이스닷컴에서도 널리 소개됐고 흑인 사회에서 놀랄만한 인기를 끌고 있다. 브라이언 김씨도 그룹 ‘옐로우 벨리 배스티즈(Yello Belly Bastids)’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피터 유(26), 션 리(26) 등도 래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특히 1992년 발생한 최악의 폭동사태의 경험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어렸을 적 경험했던 정체성의 문제나 인종화합의 메시지를 담아 타 인종 사회에 전달하는 등 폭동의 직접적 피해자인 1세대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조너선 박씨는 “14살때 처음 랩을 할때 흑인들은 ‘이소룡’이나 ‘재키 챈’을 언급하며 낄낄대곤 했으나 이제는 재능을 인정받았고 그들에게로 다가갔다”면서 “흑인 사회와의 유대를 갖지 못했다면 아마도 나는 엠씨 조차 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김씨는 “흑인폭동은 분명히 코리아타운에서 생산되는 ‘K-타운 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지금도 당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4.29 폭동은 백인 경관들에게 집단 폭행당한 흑인 로드니 킹이 무죄평결을 받으며 촉발됐지만 이보다 1년전에 흑인 소녀 라타샤 할린스가 한인 식품상 업주가 쏜 총에 맞아 숨진뒤 래퍼 아이스 큐브가 ‘블랙 코리아(Black Korea)’라는 노래로 흑인 사회의 울분을 표현했다. 결국 끔찍한 폭동을 경험한 이후 한인 부모들은 랩에 몸서리치며 자녀들에게 랩 음악을 멀리하도록 했지만 이제 세월은 흘러 한인 래퍼들이 랩 음악으로 흑인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코리아타운의 한 교회에서 열린 래퍼들의 공연을 흑인 친구들과 지켜본 케이스 스미스(15)군은 “한인 래퍼들을 찾아왔다”며 “그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안정 되찾는 버지니아 공대] 미국인 90% “한국 이번 사건과 무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버지니아 공대가 23일(현지시간) 수업을 재개하는 등 총기난사 사건의 충격을 극복하고 학교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버지니아 공대는 이날 오전 9시45분 본관 앞 잔디광장인 드릴 필드에서 학생과 교수, 교직원,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들을 기리는 ‘침묵 추도식’을 개최한 뒤 곧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재개된 수업에서는 강의보다 이번 참사의 후유증 극복 및 남은 학사일정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또 학생회를 비롯한 각종 교내 클럽에서도 사건 수습방안에 대한 의견수렴 작업이 시작됐다. 학교측은 취재진에게 재개된 수업에 접근하지 말고 ‘과도한’ 취재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동문회관에 설치했던 프레스룸도 폐쇄했다. 버지니아 공대 학생회도 22일 성명을 통해 “학교 정상화를 위해 그동안 학교에 상주했던 언론사 취재진은 23일 오전 5시까지 캠퍼스에서 철수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앞으로 언론 접촉과 인터뷰 등을 사절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피와 눈물, 슬픔을 헤치고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본관인 버러스홀 앞에 설치된 추모단에는 희생자를 애도하는 유족과 학생, 주민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추모단 앞에는 장미·국화 등 조화와 촛불, 성조기, 인형 등 각종 기념품이 겹겹이 쌓였다. 이와 함께 1차 총격 사건 이후 2시간 동안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2차 총격을 막지 못했다고 비난을 받는 찰스 스티커 총장 등 학교 당국을 지지하는 내용도 눈에 띄었다. 블랙스버그 연합감리교회에서는 22일 백인과 흑인, 한국인 목사들이 공동참여해 희생된 젊은 학생들의 명복을 기원하는 예배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예배에서 글렌 오어 목사는 “모든 (인종적) 장벽을 거둬내고 공동체로서 서로 합심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건의 치유를 위해 모든 사람들이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총격 사건의 범인인 조씨는 자살하기 전까지 32명의 희생자들에게 100발 이상의 총격을 가했으며 몇 차례 확인 사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시관인 윌리엄 머슬로 박사가 밝혔다. 머슬로 박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조씨가 아주 정확하게 희생자들을 쏜 것은 아니다.”면서 “많은 희생자들은 여러 차례 총격을 받아 32명의 희생자들은 모두 100곳 이상의 총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머슬로 박사는 조씨가 관자놀이를 쏴 자살했다면서 두뇌가 손상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의 두뇌에 이상이 있는가는 부검을 통해서 밝혀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씨가 범행 당시 마약을 복용했는지를 검사하기 위해 혈액 샘플을 약물검사소에 보냈다면서 2주 뒤쯤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사건에 한국의 책임이 있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한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7.2%는 한국의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응답했다. dawn@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이젠 포스트 BRICs] (5) 칠레 (상)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코트라 무역관이 자리한 칠레 산티아고 서부 프로비덴시아 지구의 셉티엠브레 11번가에는 기업체, 금융기관이 밀집해 있다. 깔끔하게 꾸민 상점, 카페, 레스토랑은 뉴욕 맨해튼의 중심가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조금만 가면 산타아고시가 대대적으로 개발 중인 라스 콘데스 지구가 나온다. 하얏트, 메리어트 등 고급 호텔과 칠레 최대의 복합 쇼핑몰(아푸만케) 파르케 아라우코가 들어서 있다. 파르케 아라우코에서는 팔라벨라, 파리스 등 대형 백화점들이 패션의류·가전들을 진열해 놓고 손님들의 발길을 붙든다. 삼성,LG, 대우의 전자제품도 귀한 대접을 받는다. 최숙영 산티아고 무역관 과장은 “평균 1%대에 불과한 초(超) 저관세가 이곳 사람들의 소비성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여 놓았다. 칠레가 ‘세계의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칠레가 농업·수산업·광업(1차 산업)과 서비스업(3차 산업)으로 양극화된 산업구조를 바탕으로 ‘강중국(强中國)’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렛대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 등 첨단산업이다. ●1차 산업의 확실한 경쟁력 칠레는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의 비중이 17%(한국 28%)에 불과하다. 북부 아리카 지역 등 일부를 빼면 산업공단이 없다.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이유다. 제조업 수출도 표백펄프, 제재목, 포도주, 어분, 메탄올 등 농림수산물 가공제품이 태반이다. 산업의 원천은 세계 공급량의 40%에 이르는 구리다. 지난해 333억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58%를 차지하며 최대 무역흑자를 견인했다.2004년 파운드당 1.30달러이던 국제 구리값이 지난해 2.27달러로 뛴 덕이다. 연어도 지난해 노르웨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22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포도·아보카도 등 농산물도 경제의 큰 축을 담당한다. 서비스업에서는 유통과 통신, 금융이 강세를 보인다. 한국처럼 칠레에서도 카르푸 등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팔라벨라, 파리스, 리플레이, 리데르, 에코노, 알마크, 소디막 등 경쟁력 높은 토착기업에 밀려 철수했다. 이동통신도 다른 중남미 국가들과 달리 텔레포니카 모빌, 엔텔PCS, 클라로 등 3개 토착기업이 시장을 100% 차지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1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칠레는 무역 빗장을 건 다른 중남미 국가와 달리 1970년대에 개방과 자유경쟁 시장체제를 구축했다.73년 쿠데타로 집권한 피노체트는 ‘시카고 학파’를 대거 기용해 개방정책을 폈다. 그 결과, 경쟁력이 없는 제조업은 몰락했지만 질 좋고 값 싼 공산품들이 들어와 국민들의 생활은 나아졌고 1,3차 산업도 안정 속에 성장할 수 있었다.90년 정권 교체 이후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져 2003년에는 모든 수입상품에 일괄적으로 6%의 단일관세만 적용하고 있다.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전체 평균 관세율이 1%대에 불과하다. 현재 56개국과 17건의 FTA를 맺고 있다. ●IT와 BT로 도약 칠레는 북유럽의 핀란드를 개발모델로 설정했다. 한선희 산티아고 무역관장은 “통신·화학·제약 등 IT와 BT를 강화하기 위해 핀란드를 벤치마킹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IT기업에 최고 70만달러까지 지원하는 생산진흥청(CORFO)의 ‘이노바 칠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만든 고속도로 요금징수 시스템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산티아고에서 발파라이소로 가는 1시간 거리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 과속감시 카메라처럼 생긴 장치가 도로 곳곳에 세워져 차량 안에 부착된 센서와 감응, 자동으로 요금을 기록한 뒤 매월 은행계좌를 통해 징수한다. 하지만 이런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초 추진한 ‘트란 산티아고’(산티아고 교통개혁) 프로젝트는 오히려 대혼란을 가져와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투명성 높은 사회 카를로스 에두아르도 칠레 외국인투자유치위원회 부위원장은 “칠레의 진정한 경쟁력은 대외개방 외에 정치·사회적 안정, 공공부문의 투명성과 청렴성, 선진국 수준의 치안 등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 발표 부패인식지수에서 세계 20위(한국 42위)에 올랐고 지난해 산티아고의 인구 10만명당 살인범죄율도 2명(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48명)에 그쳤다. 부가가치세율이 19%나 되지만 조세행정이 철저해 구멍가게에서조차 영수증을 내주는 게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사회통합의 걸림돌이다. 칠레 가톨릭대 학생 로만 조시프는 “부의 편중과 교육의 불균형 해소가 칠레 성장의 관건이라는데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면서 “중산층 이하 자녀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하지만 현재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칠리안’ 특징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산티아고 공항에서 미국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다. 미국인 전용 입국심사대가 따로 있다. 초강대국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별도의 입국세를 받기 위해서다.“미국이 우리 국민에게 비자를 요구하니 우리도 미국인에게 비자 발급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돈을 걷는다.”는 게 칠레 정부의 논리다. 칠레는 다른 나라보다 ‘반미감정’이 강하다.‘유럽의 후손’이라는 자부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거 미국이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지원한 데 대한 반감이다.2004년 산티아고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칠레 경호원들이 조지 부시 대통령을 따라 만찬장에 들어가는 미국측 경호원들을 제지하다 싸움이 크게 붙었던 것은 유명하다.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 동일선상에서 비교되는 것 역시 좋아할 리가 없다.“중남미에서 가장 잘 산다고 으스대고 다른 나라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해 질시를 받는다.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등 인접국들과 모두 사이가 좋지 않다. 일본에 대한 한국·중국의 국민감정과 비슷한 데가 있다.”(교포 장기현씨) 인구 중 백인이 29%로 아르헨티나와 함께 중남미에서 백인 비율이 가장 높다.60%에 이르는 메스티소(원주민·백인 혼혈)도 상당수가 육안으로는 백인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스페인계와 독일계가 많아 정치·사회·경제 제도를 유럽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적이고 친분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중남미인들의 특징이 약한 반면 논리적·이성적이며 검소하고 신중한 편이다. 일부에서는 1800년대 중반에 대거 이주한 독일계의 영향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동양계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한국·중국 등의 빠른 성장에 대해 부러움도 갖고 있다. 이곳의 가족중심 문화는 유명하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저녁에 서둘러 퇴근해 집으로 직행한다. 저녁에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고 놀아주는 것이 남자들에게 관행화돼 있다. 여성들의 직장생활 비율이 높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에도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잠시 쉬라는 뜻의 배려라고 한다. 이런 관행이 간혹 회사의 잔업 등 요구와 충돌하기도 한다. windsea@seoul.co.kr ■비즈니스 환경은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인과 비즈니스를 하려면 높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꼭 닫힌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특히 그렇다는 얘기다. 스페인어권 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이긴 하지만 칠레에는 영어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 길거리나 상점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칠레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을 뿐 아니라 정규교육에 영어과목이 매우 빈약한 탓이다. 유럽을 종주국으로 생각하는 문화적 특성도 작용한다. 비즈니스를 할 때에는 스페인어가 기본이고 부득이하게 영어를 쓸 때에는 반드시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칠레인들은 웬만해선 모험을 하지 않는다. 안전 위주의 신중한 거래가 철칙이다. 수입상의 시험주문의 개념도 다른 나라와 다르다.1회 시험주문을 해보고 품질이 확인되면 정식거래를 트는 게 보통이지만 칠레인들은 3회 시험주문이 보통이다. 기계·장비류는 통상 1∼2년간 시험해 본 뒤에 정식 거래를 시작한다. 오랜 철권통치의 여파로 사회에 아직 불신풍조가 강하다. 믿음을 주는 것이 그래서 더 중요하다. 설령 칠레인들이 미덥지 않더라도 속으로만 생각해야지 우리쪽에서 먼저 못 믿겠다는 식의 표정이나 몸짓을 하면 그걸로 거래협상은 끝이다. 코트라 산티아고 무역관 성기주 과장은 “구두로 협의한 내용은 나중에 번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반드시 문서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칠레가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떨어진다고 얕잡아 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면 안된다.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같은 데서는 혹시 먹힐지 몰라도 자존심 강한 칠레인들에게는 상종 못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게 된다.”(교포 방민수씨·식당업) windsea@seoul.co.kr ■후안 코이만스 칠레카톨릭대 교수 인터뷰 |산티아고(칠레) 김태균특파원| 칠레 최고의 명문으로 통하는 칠레가톨릭대학 경제학부 4층 연구실. 후안 코이만스 교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코레아’의 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꽤 많았던 모양이다. 예정된 인터뷰 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기면서 쉴 새 없이 설명과 주장을 쏟아냈다. 무엇보다도 칠레가 ‘제조업 없는 농산·광산물 수출국’이란 일부의 인식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칠레의 포도와 아보카도가 왜 좋은지 아십니까. 단순히 기후 때문에 그런 게 아니지요. 우리나라 아보카도 농장에서는 물방울을 이용한 첨단농법을 씁니다. 과학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우리만의 ‘과일 제조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는 컴퓨터·네트워크 등 뉴 테크놀로지에서도 세계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칠레가 항공기 제작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장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칠레 경제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한 계기로 ‘혁신적인 실험’을 꼽았다. 다른 어떤 중남미 국가도 시도하지 않았던 개방경제를 1970년대에 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다.“성장-위기-성장-위기의 악순환을 무역장벽 완화와 자유시장체제 도입으로 끊은 것이지요.80년대에 시작한 세제·재정 혁신과 사회보장제도·노동시장 개혁은 거기에 촉매 역할을 했습니다.” “경제부문의 성공은 사회의 안정으로도 이어졌습니다. 빈곤계층 비율이 90년대 초반 전 국민의 절반 가량에서 지금은 18% 정도로 줄었고 생계 자체가 곤란한 극빈층은 5%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코이만스 교수는 이 대목에서 ‘피노체트 17년 독재’를 언급했다.“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누가 뭐래도 국민을 탄압한 철권통치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경제성장의 동력이 그의 통치기간에 나왔던 것도 일정부분 사실입니다. 자유경제, 개방경제, 관료사회 숙정 등은 잘 한 일이었습니다. 특히 공기업 민영화는 경제개혁의 완성작이었습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관련해 “한국의 일부 산업분야는 FTA로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농업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칠레조차 FTA로 생과일 수출에서는 득을 봤지만 과일 통조림 수입에서는 큰 손해를 입었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산업간 득실 차이는 어쩔 수 없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상쇄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TU미디어 ‘시티헌터 고백인’ ‘DMB 콘텐츠 공모전’ 최우수상

    위성DMB ‘TU’의 프로그램 ‘시티헌터 고백인’이 19일(한국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미디어 콘텐츠 견본시인 ‘MIPTV/밀리아 2007’에서 ‘DMB 콘텐츠 공모전’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세계 20개국 81편의 응모작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시티헌터 고백인’은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려는 신청자를 도와주는 서포터스 100명의 활약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특히 100인의 서포터스가 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 이동방송으로서의 적합성, 기획력, 독창성 등 주요 심사기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벽수 TU미디어 콘텐츠본부장은 “‘시티헌터 고백인’의 수상을 계기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을 지속 제작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 “함께 손잡고 어려움 극복하자”

    |블랙스버그(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17일 저녁 8시. 강한 바람이 부는 차가운 날씨 속에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정부 청사로 한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청사 로비에서는 버지니아공대에서 발생한 총기난동 참사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번 참사로 한인사회 전체가 거대한 충격에 휩싸여 몸을 움츠리는 가운데서도 적극적으로 희생자 및 미국인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기 위해 워싱턴 지역 한인회와 교회가 주최한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오후 늦게야 결정됐지만 400명이 넘는 한인들이 참석,“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톰 데이비스·프랭크 울프 하원의원과 제리 커널리 페어팩스 카운티 이사회 의장 등 미국측 관계자와 주민들도 참석, 한인들과 함께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커널리 의장은 인사말에서 “몇년 전 이 지역의 경찰관 2명이 백인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을 때 한인 커뮤니티에서 보내준 따뜻한 위로를 잊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한국인들과 함께 희생자를 애도하는 자리를 갖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민족, 어느 커뮤니티에서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오늘은 누구를 비난하는 대신에 함께 손을 잡고 비극을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홍보하기 위한 투어에 나섰던 이태식 대사도 이날 휴스턴 방문 중에 급거 워싱턴으로 귀환, 이날 저녁 행사에 참석했다. 이 대사는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한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며, 겸손한 마음으로 미국 주류사회와 다시 융합할 수 있도록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면서 희생자 32명을 기리기 위해 한국 교회에서 32일간 하루 한끼 정도를 금식하는 ‘금식기도’를 해달라고 제안했다.dawn@seoul.co.kr
  • [美 교포학생 총기난사 파문] 조승희 행적으로 본 범행동기 분석

    |블랙스버그(미 버지니아주) 이도운특파원|버지니아 공대 총격 참사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조승희씨는 그의 자살 가능성을 우려한 룸메이트의 신고로 정신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경력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자살 우려 정신병원 치료도 웬델 플린첨 버지니아 공대 경찰서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그의 정신병력을 공개하고, 지난 2005년 두 여학생에 대한 스토킹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조씨가 이 여학생들을 전화와 이메일로 스토킹했으며, 당시 여학생들이 조씨를 정식 고소하지는 않았지만 조사결과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됐었다고 밝혔다. 그의 비정상적인 대학 생활은 그가 기숙사 방에 남긴 메모와 기숙사 룸메이트, 교수들의 증언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승희씨가 방에 휘갈긴 메모에는 “내가 일을 저지른 건 너 때문이야”(You caused me to do this)”,“부잣집 아이들”,“방탕”,“기만적인 허풍쟁이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내가 본 학생 중 가장 심각한 외톨이, 분노와 위협으로 가득 차”룸메이트와 교수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고 사인을 보여 줬다.”고 증언했다.2005년 가을 학기 조씨의 창작 수업을 담당했던 루신다 로이 교수는 그가 쓴 괴기한 내용의 희곡을 읽은 뒤 경찰과 학교에 알렸으나, 구체적인 위협이 없다며 묵살됐다고 증언했다. 조씨를 따로 만날 때 신변 안전까지 걱정했다는 로이 교수는 “그의 작문에 대해 우려하는 이메일을 보냈으나 돌아온 것은 또 다른 장문의, 앞뒤 맞지 않는 분노로 가득한 표현이었다.”며 결국 다른 학생들을 조씨에게서 떼어내 1대1 수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로 책상 아래서 여성들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2명의 룸메이트도 “우리는 일찍이 조씨가 학교 총격 사건을 일으킬 것이란 걱정을 나누곤 했다.”면서 “그는 너무 조용했고, 마치 그림자 같았다.”고 했다. 신입생 때 강의를 함께 들었다는 한 학생은 조씨가 첫 수업시간 때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교수가 이름을 적으라는 종이를 돌리자 물음표(?)만 표시해 교수로부터 “네 이름이 물음표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조씨는 끝내 대답을 하지 않아 친구들 사이에 ‘물음표 키드’란 별명이 붙었다고 말했다.●힐스처와의 관계 미스터리 조씨는 범행 당일인 지난 16일(현지시간) 오전 버지니아 공대 남녀공용 4층 기숙사를 찾아갔다. 목격자들은 그가 한 여학생과 심한 언쟁을 벌였다고 전했다. 조씨는 7시15분쯤 다시 기숙사로 돌아와 4040호실에서 에밀리 제인 힐스처(18)를 살해하고 총격을 제지하던 대학원생 라이언 클라크(22)에게도 격발했다.현지 언론들은 조씨가 기숙사에서 두 명을 살해한 직후 “내가 일을 저지른 건 너 때문”이라는 메모를 남겼다며 치정 살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힐스처의 룸메이트는 “힐스처와 조승희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상반된 증언을 했다. 게다가 힐스처의 전공이 동물학인 데다 학년도 달라 폐쇄적인 성격의 조씨가 백인 여성과 사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조씨는 범행 한 달 전인 지난 3월13일 대학 부근 로아노케의 한 총기상에서 신용카드로 571달러를 지불하고 9㎜ 권총 1정과 50발짜리 총알 한 상자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기를 처음으로 구입한 시점부터 범행을 구상했을 것이라는 게 경찰 당국의 분석이다. 또 다른 22구경 권총 1정의 매입 경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모두 버지니아주에서 산 것으로 추정된다.dawn@seoul.co.kr
  •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부근 「상라파엘」지방재판소에서 일어난 재판중의 범인에 의한 재판관 납치 탈출 사건은 비교적 조용했던 미국의 여름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인종분규의 불씨를 지핀 이 사건은 그처럼 큰 피해를 내지 않고도 수습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과, 법정마저 흑인들에게 차별대우를 한다는 불만의 폭발이라는 여론이 들끓어 지금 미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흑인청년이 총나눠 판사인질로 총격전 이처럼 시끄러운 말썽을 일으키게 된 문제의 재판은 수년전의 강도사건으로 5년이상 무기의 부정기 징역선고를 받고 흉악범수용소로 유명한 「산쿠엔틴」형무소에 복역중 작년 간수를 칼로 찔러 부상시킨 흑인「매클레인」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건 경위는 재판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한 사람의 흑인청년이 「트렁크」를 들고 뛰어들어 피고쪽 증인에게 권총을 한 자루씩 던져줌과 동시에 자기는 「카빈」총으로 수위들을 위협, 손을 들게 했다. 「매클레인」피고는 권총을 「헤일리」판사(65)의 머리에 들이대고 「토마스」부검사를 시켜 피고와 2명의 피고쪽 증인의 수갑을 풀게 했다. 이어 흑인청년 피고, 2명의 피고 증인등 4명은 판사와 2명의 부인 배심원등 모두 3명을 「피아노」줄로 묶어 인질로 데리고 법정앞에 세워놓았던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도망했다. 그러나 급히 달려온 경찰, 「산쿠엔티엔」형무소 형무관들은 차의 진로를 막고 차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범인 일당도 이에 응전 총격전이 벌어졌다. 목격자의 말로는 4인조의 한사람은 총격전이 벌어지기 직전 판사의 목덜미에 권총을 들이대고 사살했다고 전했으며, 사건이 있은뒤 경찰은 이 자동차 속에서 목덜미에 총을 맞고 턱이 달아나 버린 「헤일리」판사의 시체를 발견했고 「다이너마이트」도 8개나 찾아냈다, 이 사건으로 담당판사외에도 3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고인 「맥클레인」(38), 피고증인 「크리스머」(27·흑인)와 침입한 흑인 청년(성명 미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경상자는 「토마스」지방부검사 또 한명의 피고쪽 증인, 부인 배심원 2명, 법정서기 1명이다. 법정서 실력행사로 피고 빼내가긴 처음 「상라파엘」시는 인구 4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끼고 11km북쪽에 있으며 조용한 교외주택지다. 미국의 교도소안에서는 가끔 폭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번처럼 법정에서 실력으로 피고인을 뺏어 가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이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인종문제와 관련, 벌써부터 큰 말썽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범인들의 배후는 이미 무시무시한 폭력행패로 미국사회에 충격을 준바있는 「블랙·팬더즈」(흑표범)단이라는 징조가 보이고 있어 큰 말썽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흑인들이 과격단체 「블랙·팬더즈」의 「멤버」 인지 아닌지 그 배경이나 조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질을 연행할 때 『돼지새끼들아,(경관을 멸시해서 부르는 말) 꺼져라』고 소리쳤고 달려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우리는 혁명주의자다.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라』 고 외친 것을 보면 백인권력에 반감을 가진 「그룹」 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권총을 들이대고 부검사에게 수갑들 풀게 했을 때 피고 「매클레인」 은 배심원을 향해 『우리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외쳤다. 같은 죄를 범해도 백인에 비해 차별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아온 불만, 재판에의 불신이 이 사나이의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것 같다. 흑인에게 가혹했던 재한에 불만 들끓어 「예일」대학의 「블루스타」총장은 앞서 일방적인 「블랙·팬더즈」재판을 비판, 『미국의 흑인들이 공평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여 「애그뉴」부통령등 보수파의 총공격을 받았다. 흑백 결혼금지를 강행하기 위해 「캔서스」주 의회가 백인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흑인청년에게는 「성기절단」(性器切斷)의 형을 과한데 반해 흑인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백인 청년에게는 「5년이하의 징역」을 결정한 것은 불과 반년전의 일이다. 이 차별적인 전통은 지금도 뿌리깊게 남아있다. 작년 「시카고」경찰은 「블랙·팬더즈」본부를 밤중에 습격했을때 살상당한 9명의 흑인지도자는 명백히 수면중이었거나 무저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쪽의 책임을 추궁했다는 얘기는 그뒤 들리지 않았다. 1960년부터 64년까지 사이에 「플로리다」주에선 백인 여성에게 폭행한 흑인청년의 54%가 사형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흑인여성에 폭행한 백인청년중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1930년부터 66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3천8백53명이 사형을 받았다. 그중 흑인은 54%, 백인은 45%, 기타 유색인종이 1%였다. 미국인구중 흑인은 11%정도인데 사형수는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문제 깔려진 채 흉악범죄 더욱 늘 듯 전미(全美)흑인변호사협회의 「번즈」회장은, 『법률을 만들고 재판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흑인이나 빈자에 대한 백인의 적의가 없어지지 않는한 흑인에 대한 부당한 재판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미국사회 밑바닥에 있는 모순의 근절을 외치고 있다. 흑인들은 「닉슨」정권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중간층」의 지지를 굳히기 위해 흑인등 소수족을 버리는 「남부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반항하는 흑인을 경찰권력의 강화와 보수적인 대법원에 의한 「법과 질서」체제에 의해 탄압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 탓은 아니겠지만 「닉슨」정권이 발족한 이래 조직적인 흑인폭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그만큼 흑인의 불만이나 반감이 쌓여 산발적인 흉악범죄는 반대로 늘어나고 있다. 진보파인사들은 범죄의 밑바닥엔 빈곤 실업 인종문제등 복잡한 사회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발직전의 차별에 대한 불만과 총기가 쉽게 결합된 수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인 이상 이번 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3일호 제3권 34호 통권 제 99호]
  •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이젠 포스트 BRICs] (3) 멕시코

    |멕시코시티·몬테레이·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12일 오전 멕시코 몬테레이공항에서 30분을 달려 찾아간 몬테레이 광역지구내 아포다카 산업공단. 주택과 상점이 차츰 뜸해지더니 광활한 녹색 벌판에 대형 공장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수백m 길이의 1층짜리 직사각형 건물들. 미주시장 공략을 위한 다국적 기업들의 전진기지다.LG전자를 비롯해 월풀, 덴소, 바스프, 메탈사 등 굴지의 기업들이 이곳에 터를 닦았다. 미국을 200㎞ 지척에 둔 지리적 위치, 안정된 노사관계 등이 이곳을 멕시코 최고의 다국적 산업단지로 성장시킨 원동력이다. 그 덕에 몬테레이가 속한 누에보 레온주(州)는 멕시코 제조업 생산의 10%가량을 차지하며 전국 평균의 두 배 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LG전자 직원 후안 페레스는 “외국기업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일자리가 늘고 임금이 오르는 등 생활이 풍요로워졌다. 얼마 전부터 아이들을 학비는 비싸지만 선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 오전 멕시코시티 서부의 신도시 산타페. 왕복 6차선 도로 한 편으로 20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이 200m가량 줄지어 마천루를 형성했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IBM, 휼렛패커드(HP) 등 다국적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밀집해 있다. 쓰레기 매립장이었다는 옛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도심중앙에는 초대형 복합쇼핑몰 센트로 코메르시알이 위용을 자랑한다. 팔라시오 데 이에로, 시어스 등 유명 백화점에 진열된 고가품들이 부유층의 소비능력을 대변한다. 사회 양극화의 상징으로 비난받는 곳이기도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1996년부터 국제 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기 위해 쏟은 노력의 산물임도 부인할 수 없다. 멕시코 경제가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오랫동안 계속된 성장과 정체의 갈림길에서 드디어 ‘성장’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비드 우르타도 멕시코 상공회의소 부회장은 “국민들이 ‘트리콜로스(녹·백·적 삼색 국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고 있다.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을 찾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성장 고속도로를 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화답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증권거래소(BMV) 종합주가지수(IPC)가 3만포인트를 돌파하느냐에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결국 2만 9762포인트로 마감됐지만 종가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오른 것이다. ●국토와 자원… 마야문명의 축복 멕시코 경제의 잠재력은 땅과 바다, 사람에 있다. 그들이 숭상하는 마야, 아스텍 문명의 햇발처럼 이렇게 복받은 나라도 없을 정도다. 광활한 국토가 북미와 중남미를 연결하고 태평양과 대서양을 좌우로 품는다. 해안선의 길이가 미주대륙에서 두번째로 긴 9219㎞에 이르고 미국과는 3300㎞에 이르는 국경을 나눠갖고 있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면서 풍부한 가스전이 널려 있고 금·은·동·우라늄·텅스텐 등 안 나오는 광물이 없을 정도다. 1억 750만명 인구는 중남미에서 브라질(1억 9000만명) 다음이고 8000달러에 이르는 1인당 소득은 외국인에게 미주 진출의 거점 외에 광대한 내수시장의 매력을 안긴다. 올 1월 미국의 골드만삭스는 멕시코가 2050년 중국, 미국 등에 이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빛나는 경제지표… 높아진 소비성향 멕시코는 지난해 4.8%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은 각각 4.1%와 3.6%의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고유 자동차 회사는 없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GM,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내수 및 수출시장을 겨냥해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2위 부호(531억달러) 카를로스 슬림의 통신회사 아메리카모빌과 텔멕스는 중남미 각국에 진출했다. 시멘트, 철강, 맥주산업도 강세다. 푸에블라 POSCO-MPC(철강가공센터) 심경휘 법인장의 말.“10여년 만에 멕시코를 다시 찾았을 때 가장 놀랐던 것은 멕시코시티의 공기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이 맑아졌다는 것이었다. 금방 멈춰버릴 것만 같던 자동차들이 사라지고 현대식 차들로 대체된 것이다.” 그만큼 소비성향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실제로 멕시코에서는 매년 100만대 이상의 자동차가 팔린다. ●약이 되고 독이 되는 대미 의존도 지난해 멕시코 수출의 85%가 미국으로 향했고 미국내 멕시코 노동자들의 본국 송금액이 250억달러에 달했다. 미국경제가 재채기만 해도 멕시코에는 태풍이 되는 구조다. 최근 주식인 토르티야(옥수수빵)의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도 미국에서 비롯됐다. 미국내 에탄올 수요가 늘면서 미국이 에탄올 원료인 옥수수의 대멕시코 수출량을 줄인 탓이었다. 지난 11일 멕시코시티 중심부 독립기념탑 부근의 미국대사관 앞에는 꼭두새벽부터 줄잡아 1000명 이상의 멕시코인이 미국 비자를 받기 위해 4중,5중으로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30대 중반 근로자는 “미국에 가면 지금의 월 500달러보다 3∼4배 많은 임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미국에는 1000만명의 합법 근로자 외에 1000만명의 불법 입국자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에블라 공단내 기계부품업체의 구매과장 리카르도 코토는 “대미 경제의존이 높은 것은 문제지만 어쩔 수 없다.”면서 “현재 멕시코의 관심은 미국경기의 하강세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쏠려 있다.”고 전했다. ●빈부격차와 치안부재… 정부의 과제 빈부격차와 치안 불안은 멕시코의 과제다. 못사는 치아파스, 게레로 등 남부지역의 1인당 소득은 잘사는 잘리스코, 누에보 레온 등 북부지역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10여년 새 심해진 마약과 납치·강도는 어느덧 ‘멕시코 디스카운트’의 상징이 됐다. 우르타도 상의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제1과제는 빈부격차의 완화”라면서 “1억 인구에 국민소득 8000달러 수준이면 나쁜 것이 아닌데도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국부의 생산적인 투자가 저해되고 있다.”고 했다. 인적·물적 자원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느냐에 칼데론 정부는 물론 멕시코 경제의 성패가 달렸다는 말이다. windsea@seoul.co.kr ■ ‘멕시칸’ 그들의 특징은 |멕시코시티·푸에블라 김태균특파원| 지난 10일 저녁 멕시코시티의 관문인 베니토 후아레스 공항. 다른 나라 입국심사대 앞에 서면 늘 다소간의 긴장이 일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리로 오기 전 미국에서 빡빡한 입국심사를 거친 터. 하지만 멕시코 관리는 콧수염을 만지며 익살스럽게 “오, 소, 오, 세, 요.(어서 오세요)”라고 한국말을 건네온다. 이게 말로만 들은 멕시칸(멕시코인)의 여유인가. 반면에 자부심과 오기도 대단한 사람들이다. 푸에블라에 있는 POSCO-MPC 임승룡 이사의 말.“한국사람에게 우호적이긴 하지만 내면에는 자기들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마야, 톨텍, 아스텍 등 찬란한 아메리칸 인디오 문명의 원조이고 이미 1968년과 70년에 각각 올림픽과 월드컵을 치른 나라다.‘한국이 경제적으로야 우리보다 나을지 몰라도 지도에 거의 보일락 말락 하는 작은 나라 아니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듣는다.” 멕시코인들의 낙천성은 중남미에서도 알아준다.2004년 미국 미시간대학이 자기만족도를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세계 2위를 했다. 빈부격차가 심하고 치안도 불안한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다. 이들에게 생활을 즐기는 것은 절대적인 가치다. 한국인들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들에게 이해되지 않는다. 한국에서 처음 주재원으로 오면 십중팔구 현지인들과 갈등을 겪는 이유다. 한 주재원의 말.“공장라인 직원은 매주 금요일 1주일 단위로 주급을 받는데 다음 1주일치 먹을 것을 사두고 남는 돈으로 토∼일요일에 밤샘파티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요일 아침이면 결근율이 높다. 여전히 이해는 안 되지만 이 문화를 존중하려고 애는 쓰고 있다.”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의식에 적잖은 변화가 오고 있다. 특히 자녀교육에 공들이는 사람들이 늘었다. 외국인들과 함께 다니는 고급 인터내셔널 스쿨의 경우 등록금만 우리 돈으로 월 60만원이 되지만 허리띠 졸라매고 절약하며 자녀들을 이곳으로 보내기도 한다. 다정다감하고 친절한 편이지만 외부인에 대한 배타적 태도와 식민지시대의 전통에서 생겨난 인종·계층 차별의 유습도 남아 있다. 백인(전 인구의 9%)-메스티소(60%·원주민과 백인 혼혈)-원주민(30%)으로 이어지는 신분질서는 강하게 때로는 가혹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다. 멕시코에 들어온 외국기업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푸에블라공단에서 만난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이나 미국의 기업이 멕시코에 왜 들어왔겠느냐. 우리나라를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그렇게 한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수출 13년새 5배↑… 빈부 양극화 |멕시코시티 김태균특파원|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논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13년이 지난 멕시코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NAFTA의 공과(功過)는 말하는 사람에 따라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한국도 그렇게 될까. NAFTA의 성과는 외형적으로는 눈부시다. 지난해 수출(2502억달러)은 NAFTA 직전인 1993년(519억달러)에 비해 5배 가까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같은 기간 49억달러에서 189억달러로 4배 가까이 뛰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벗어나 전자, 생명공학,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반면 NAFTA로 인해 중소 제조업, 서비스업 및 농업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미국자본과 대기업이 경제를 독점하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호세 델라크루스 몬테레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NAFTA의 명암을 비교적 중립적으로 말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94∼95년 경제공황이 왔을 때 두 얼굴의 NAFTA가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많은 기업이 NAFTA로 인해 도산했지만 반대편에서 많은 기업들이 NAFTA로 인해 이윤을 창출했습니다. 우리 경제가 회복의 기틀을 다진 것은 그 덕이었는데 결국 NAFTA가 병도 주고 약도 준 셈이었지요.” 델라크루스 교수는 “미국과 닿은 북쪽은 NAFTA의 혜택을 보지만 남쪽은 그렇지 못하다. 대기업의 이윤도 중소기업이나 일반 서민들에게 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있어 남북·빈부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NAFTA 시스템에 걸맞은 산업구조로 변모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이유”라고 했다. 세계 5위 산유국이지만 원유 정제시설을 갖추지 못해 미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휘발유 등 가공제품을 수입해 오히려 미국인보다 비싼 값에 기름을 쓰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도 미국과 FTA를 하기로 한 만큼 지금부터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FTA의 사회 시스템 혁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시장개방을 잘만 하면 빈부격차와 부의 세습을 완화할 수 있지요. 그래야만 멕시코 경제가 지금과 달리 스스로 가진 경쟁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답은 정부가 찾아 주어야 하며 이런 사정은 한국도 멕시코와 다를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멕시코의 경제개방은 대외채무 이행연기(모라토리엄)를 했던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폐쇄정책을 버리고 ‘마킬라도라(보세가공 수출입공단)’를 확대하는 등 개방정책을 추진했고 그 결정판이 1994년 발효된 NAFTA였다. 현재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FTA를 맺고 있다. windsea@seoul.co.kr
  • 위대한 결정-역사를 바꾼 고뇌 속의 선택들/앨런 액셀로드 지음

    “주사위는 던져졌다.” 로마의 장군 카이사르는 이 유명한 말과 함께 루비콘 강을 건넜다. 루비콘 강을 건넌다는 것은 운명을 건 일대 결전을 감행하겠다는 뜻. 카이사르의 결정으로 로마제국의 역사는 바뀌었다. 카이사르가 강을 건너 행동을 개시하지 않았다면 악정을 일삼은 로마가 강요한 ‘파국적’ 평화는 영원히 묵인됐을 지도 모른다. ‘위대한 결정-역사를 바꾼 고뇌 속의 선택들’(강봉재 옮김, 북스코프 펴냄)의 저자인 앨런 액셀로드는 카이사르와 같은 리더들의 의지에 담긴 남다른 그 무엇을 ‘루비콘 요소(Rubicon Factor)’라고 부른다. 루비콘 요소를 가진 사람은 고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결정을 내리며 그 결정에 따라 행동에 착수한다. 루비콘 요소는 초지일관해 난관을 돌파하는 힘, 즉 용기의 다른 이름이다. 책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용기있는 결단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지도자 34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 목축업자들이 인구가 밀집된 동부로 소를 보내던 1860년대 척박한 서부로 눈을 돌려 길을 닦고 카우보이 산업을 일으킨 찰리 굿나잇,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플라스틱 신용카드를 착안한 프랭크 맥나마라, 남부 여러 주의 격렬한 반대에 맞서 노예해방을 선언한 에이브러햄 링컨, 백인전용 좌석 철폐를 주장하며 버스 탑승 거부 운동을 이끌어 흑인 인권신장의 물꼬를 튼 로자 파크스 등이 루비콘 요소를 갖춘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설립을 이끌어낸 W.E.B. 뒤보아, 베트남전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국가적 차원’의 거짓말을 언론에 폭로한 대니얼 엘스버그, 스페인 무적함대와 싸우는 병사들을 몸소 찾아가 운명공동체임을 역설한 엘리자베스 1세 영국 여왕도 위대한 결단의 주인공들이다.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결단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대통령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다면 국가를 위해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원동력이 될 결단을 내리는 인물들에게 특유한 루비콘 요소를 찾아보라고 권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랭보-바람구두를 신은 천재 시인(클로드 장콜라 지음, 정남모 옮김, 책세상 펴냄) 보들레르와 함께 19세기 프랑스 상징주의 시를 대표하는 시인 랭보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시기별로 변모해가는 랭보의 내면을 그렸다. 강압적인 모친 아래서 반항과 탈출을 꿈꾸던 소년기, 자신을 본격적인 문학세계로 이끌어준 폴 베를렌과의 교유, 문학을 포기한 뒤 아프리카에서 자유롭지만 권태로운 삶을 살아가던 시기 등. 시간을 따라가며 광기와 반항으로 가득했던 그의 삶이 지향했던 바를 추적한다.‘랭보의 침묵시기’로 거론되며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1878년 이후 랭보의 아프리카에서의 삶을 소상히 살폈다. 전2권, 1권 2만 5000원, 2권 2만 3000원.●그림 속의 의학(한성구 지음, 일조각 펴냄) 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분과장을 지낸 저자의 의학 에세이. 의사는 일반인과는 다른 시각으로 그림을 뜯어본다. 렘브란트의 ‘밧세바’를 보고 유방암이나 유선염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려보기도 하고,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는 양쪽 어깨와 목의 방향이 어색하다며 결핵 환자를 모델로 했을 가능성도 제시한다. 술과 환락의 신 디오니소스의 젊고 팽팽한 모습과 타락한 모습을 그린 카라바조의 그림 앞에서는 알코올의 폐해를 짚어보고, 교통사고로 온 몸에 철심을 박고 살아간 프리다 칼로의 그림 앞에서는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2만 3000원.●조선의 묵죽(백인산 지음, 대원사 펴냄) 먹으로 그린 대나무 그림을 시대순으로 정리. 효행, 절조, 길상, 은일 등 다양한 의미를 갖는 대나무는 예로부터 그림의 소재로 널리 채택됐다.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나라의 묵죽화는 화원 화가들을 중심으로 북송 화조화풍의 영향을 받았으며, 소식과 문동이 그린 문인화풍 묵죽도가 크게 유행했다. 그러나 남아있는 작품은 많지 않다. 조선 초기의 작품은 미미하고 조선 중기는 이정, 이징, 김세록, 허목, 이급 등이 대나무가 갖는 선비의 절개와 지조라는 상징성에 주목해 즐겨 그렸다. 조선후기는 유덕장·심사정·강세황 등 문인화가와 최북·김홍도·임희지 등 화원화가, 말기에는 신위·김조순·송상래·허유·조희룡 등이 묵죽화의 맥을 이었다.3만 5000원.●두뇌개발 비결(리처드 레비턴 지음, 김종석 옮김, 이너북스 펴냄) 이른바 ‘3파운드 우주’인 인간의 두뇌는 약 1000억개의 신경단위 혹은 신경세포로 이뤄져 있다. 무궁무진한 두뇌능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뇌 용량의 4∼10%밖에 활용하지 못한다. 인간의 두뇌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두뇌의 리듬을 맞춰라’ ‘두뇌를 해방시켜라’ 등 일곱가지 비결을 소개한다.1만 3600원.●나이야, 가라!(원이숙 지음, 바오로딸 펴냄) 40여년 전 프랑스에서는 우아한 노년을 위한 LAI(Life Ascending International)라는 운동이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2003년에 받아들여 교구청에서 인준도 받았다. 조금씩 올라가자는 뜻으로 우리말로는 ‘오름회’라고 이름 붙였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오름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젊은이들은 노인들보다 훨씬 현명하고 이해가 깊다.”는 말도 덧붙인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포용력과 인내심이 줄고 신경질적인 노인이 적지 않음을 지적한 말이다.9500원.●유럽 장인들의 아틀리에(이지은 지음, 한길아트 펴냄) ‘어린왕자’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종손인 알랭 드 생텍쥐페리는 옛날 열쇠를 복원하는 희귀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어린왕자가 그려진 자신의 헬기를 직접 만든 제조가이며 전통 프랑스 가구에 장식을 하기 위해 나무를 여러 문양으로 자르는 ‘시아쥐(sciage)’전문 장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생텍쥐페리처럼 장인의 대열에 들어선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삶과 작업현장을 둘러보고 쓴 방문기다.2만 3000원.
  • [CEO칼럼] 세상을 바꾸는 힘/한기선 두산주류BG사장

    [CEO칼럼] 세상을 바꾸는 힘/한기선 두산주류BG사장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의 욕구가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또 욕구도 변한다. 사람들은 점점 더 다양하고 복합적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간다고 한다. 이같은 경향은 백인(百人)에게서 백 가지 아이디어를 생성해 내며, 아이디어 홍수 시대를 살게 한다. 이른바 상식으로 통하는 정보와 지식의 홍수 속에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새로운 경쟁 우위 요소이자 부의 창출 원천으로 부상하는 아이디어 경제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공유되고 전파되는 아이디어는 독특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언제든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으로도 대중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엄청난 파워가 된다. 아이디어는 기업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번쩍이는 아이디어 하나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원동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추진력은 원석을 보석으로 바꾸는 기업인의 몫이다.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상식을 깨는 발상의 전환과 함께 철저한 시장조사와 분석, 여러가지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결정하는 의사 결정자, 곧 경영인의 역할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러시아라는 추운 나라에 에어컨 제품을 판매하여 러시아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국내 가전업계의 마케팅 성공사례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온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겨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추운 나라에 에어컨을 판매한다는 발상은 추위에 강한 대신 여름에 약한 러시아인들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공략했고,4개월여의 짧은 무더위 기간이지만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낳았다. 이는 외국 국가에 대한 일반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기업의 역량을 보여주는 신중한 접근과 고객의 니즈 파악 및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이뤄낸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주류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순한소주’도 이러한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됐다. 독한 소주의 입맛에 오랫동안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순한 소주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전반적인 사회적 흐름이 웰빙에 주목하고 있었고, 세계 최초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한 웰빙 소주라는 컨셉트로 시장을 공략한 점, 여성 음주인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소주 한잔에도 건강과 부드러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등에 착안해 ‘소주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변혁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흔히 우리는 길들여져 있는 모든 것에 무심히 익숙해져 지나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의 주변을 둘러보라. 세상은 수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나날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동일한 자원과 기술로 유사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이것을 상품화하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위험)가 따른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옥석(玉石)을 가려 오로지 고객을 위한 제품을 만들기에 전념할 때 비로소 아이디어는 살아 숨쉬게 되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가졌는가? 분석하고 먼저 행동하라. 그러면 어느 날 당신으로 인해 바뀐 세상의 중심에 주인공이 된 자신을 볼 것이다. 한기선 두산주류BG사장
  • 포스코 ‘주식 1株 더 갖기 운동’ 활활

    포스코 ‘주식 1株 더 갖기 운동’ 활활

    포스코 직원들의 ‘포스코 주식 1주 더 갖기 운동’이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달 초 포항제철소에서 시작된 캠페인은 광양제철소를 거쳐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로 올라왔다. 목표는 단 하나. 회사가치를 올려 철강산업의 인수·합병(M&A)의 소용돌이에 포스코가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캠페인은 직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가 이끌고 있다. 백인규 협의회 대표는 “지금 갖고 있는 회사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여유 자금으로 1주를 더 사자.”고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포항제철소 열연부는 ‘우리사주 1주 더 갖기, 회사와 나를 위한 탁월한 선택입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불을 지폈다. 휴렉스, 롤앤롤 등 분사법인과 동일기업, 피에스씨(PSC) 등 외주 파트너사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앞으로 이 운동을 지역사회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현대모비스 올해도 ‘매출 1조 신장 신화’ 쓴다

    현대모비스 올해도 ‘매출 1조 신장 신화’ 쓴다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현대모비스가 ‘텐(10)-텐(10) 전략’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조직 체질부터 개선했다. 핵심 부품 제조회사를 사들이고,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자회사는 팔았다. 연구개발(R&D) 투자비도 대폭 늘렸다. 핵심 부품 제조사업에 역량을 집중,2010년까지 세계 10위(현재 20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범퍼전문 자회사는 日에 매각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별도 자회사로 운영해 오던 카스코를 전격 흡수 합병했다. 카스코는 브레이크를 전문으로 만드는 회사다. 또 다른 자회사인 에코플라스틱(범퍼 전문)은 일본 플라스틱업체 프라코에 주식 전량을 팔았다. 매각 대금은 브레이크 등 제동장치 분야에 쓰이게 된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제동장치 사업의 일원화를 꾀하고 투자에 필요한 종자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제동장치는 현대모비스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핵심 부품이다.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카스코의 주력 제품인 ‘CBS’(일반유압으로 작동되는 기본 브레이크)를 토대로 업그레이드 제품인 ‘ABS’(급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돌지 않도록 막아주는 장치)와 ‘ESC’(회전할 때 차가 기우는 것을 잡아주는 장치)를 발전시킬 방침이다. 우선 CBS에 11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생산 라인을 증설해 연간 170만대인 지금의 생산규모를 2009년까지 3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국내 시장점유율도 26%에서 50%로 올린다는 목표다.ABS와 ESC 생산 규모 역시 연간 100만대에서 내년말까지 240만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올 연구개발비 1176억 책정 현대모비스가 올해 R&D 비용으로 책정한 금액은 1176억원. 전년 대비 26.5%나 늘어난 규모다. 국내 부품 업체로는 단연 최대 규모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블랙박스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그 대표적 성과가 ‘똑똑한 에어백’이다.‘어드밴스드(Advanced) 에어백’으로 불리는 이 에어백은 탑승자의 체격과 앉은 자세까지 감안해 팽창 크기와 속도를 저절로 조절한다. 최첨단 인공지능형 에어백인 셈이다. 자체 개발에 성공한 현대모비스는 에어백 생산 능력을 연간 220만대에서 2009년까지 325만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연비를 3∼5% 개선시켜 주는 전동식 조향장치(차의 방향을 바꿔주는 장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품 모듈화 앞당겨 매출 극대화 핵심 부품 역량 강화의 종착역은 모듈화다. 모듈은 수십, 수백개의 부품을 하나로 모아놓은 부품 덩어리다. 모듈화가 높을수록 차량 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효율성이 높아진다. 국내 대표적 차종인 쏘나타는 모듈화 비율이 30%다. 현대모비스는 섀시(차량의 기본 뼈대)·운전석·프런트엔드(헤드램프 등 범퍼 앞부분)의 3대 핵심 모듈을 만든다. 회사 출범 불과 7년만에 섀시모듈 413만대(해외생산 포함), 운전석 모듈 408만대, 프런트엔드모듈 225만대의 생산규모를 갖췄다. 덕분에 2000년 1조 9762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8조 1680억원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해마다 매출이 1조원씩 늘어나는 신화를 창출한 것이다. 이 신화가 지난해 주춤했다. 전년 대비 6000여억원 증가에 그친 것이다. 현대모비스 홍보담당 장윤경 이사는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핵심 부품 제조사업을 강화, 모듈화를 앞당겨 1조원 신화를 다시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열린세상] 300/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기원전 480년 페르시아의 왕 크세르세스의 수십만 대군을 테르모필(뜨거운 문)의 협곡에서 저지했던 스파르타의 왕 레오니다스와 300인의 전사.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침공을 맞았을 때, 레오니다스는 “스파르타가 멸망하거나, 아니면 스파르타의 왕이 죽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한다. 헤라클레스의 후예는 물론 후자를 운명으로 선택한다. ‘300’은 바로 이 전설적인 전투를 다룬 영화다. 아니나 다를까, 페르시아의 후예들이 이 영화를 보고 발끈했다고 한다. 이란 대통령의 문화정책 보좌관은 “이 영화가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을 뿐 아니라 이란을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란의 유력한 신문들 역시 “할리우드가 이란에 전쟁을 선포했다.”거나,“미국의 대외정책을 정당화했다.”고 주장하며 격앙된 입장을 보였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며 나 역시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대사는 미국의 전투적 우익들이 즐겨 사용하는 어법. 스파르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런 대사들의 바탕에 ‘가상의 적을 향해서는 선제적, 공격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깔려 있음을 모르고 이 영화를 보려면 정치의식이 어지간히 무뎌야 한다. “파병을 해야 한다.”는 왕비의 대사는 수렁에 빠진 이라크 미군을 위해 병력을 증파하라는 주문일 수도 있고, 크세르세스의 후예들을 혼내주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군대를 보내야 한다는 소리로 들리기도 한다. 전쟁 대신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는 이는 적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테론 의원이 되고, 자국 군대가 밖에서 싸우는 상황에서 반전운동을 하는 이들은 페르시아군에게 우회로를 알려준 배신자 에피알테스가 될 판이다. 영화 ‘300’에 깔려 있는 멘탈리티는 이라크전 4주년을 맞아 워싱턴 거리로 몰려나온 찬전론자들의 피켓 위에 고스란히 적혀 있다.“힘을 통한 평화를”,“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다”,“자유주의자들은 적을 돕고 있다”. ‘300’의 바탕에 깔려 있는 무의식은 이 전투적 우익들이 들고 나온 피켓 위에 적혀 있다. 대한민국의 어느 모자라는 평론가는 이 영화에 “병역 기피자들이 반드시 봐야 할 영화”라는 평으로써 우울하던 내게 오랜만에 폭소를 선사해 주었다. 페르시아 전쟁을 ‘동양의 전제주의에 대한 서양 민주주의의 승리’로 해석하는 틀은 역사가 깊은 편견이다. 하지만 그리스의 민주주의 역시 노예제에 기초해 있었다. 거기서 자유민들 사이에서나마 민주주의가 존재했던 것은 역사적으로 선진적 현상이라기보다는 문자문화의 도입이 늦어 구술문화 단계에 있었던 그리스 사회의 후진성의 결과였다. 그게 나중에 운 좋게 인류의 훌륭한 문화유산이 된 것일 뿐. 영화 속에 스파르타인들이 아테네인들을 ‘게이’라고 무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 대사를 들으며 전쟁으로 지켜야 한다는 미국의 그 ‘자유’가 과연 아테네를 닮았나, 스파르타를 닮았나 하는 물음이 떠올랐다. 약한 아이를 죽여 버리는 스파르타의 관습은 나치 독일의 우생학을 닮았고, 일곱 살부터 전투훈련을 시키는 스파르타의 제도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소총 들고 달리게 하는 북조선 군사문화를 닮았다. ‘자유’를 생명으로 한다는 미국이 이제 와서 스파르타의 전체주의를 국가의 이상으로 여기게 된 것은 매우 이상한 역설이다.‘300’은 컴퓨터 생성 이미지로 된 새로운 유형의 정치의식, 즉 역사와 신화가 한데 어우러진 디지털 시대의 ‘판타지형 정치의식’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 그냥 백인우익 마초 근성을 비웃으며 디지털 기술의 미학성을 즐기면 될 일이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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