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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웨스트 32번가, 진정성 갖고 교포의 삶 그려냈죠

    웨스트 32번가, 진정성 갖고 교포의 삶 그려냈죠

    교포 감독과 배우가 말하는 한인 교포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 때로는 미국인으로, 때로는 한국인으로 늘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은 현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뉴욕 한인타운에서 벌어지는 교포 1.5세와 2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웨스트 32번가’(22일 개봉)의 마이클 강(37) 감독과 주연배우 김준성(32)을 만나 그들의 영화와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처음에 뉴욕 플러싱 한인타운에서 이 영화를 찍을 때 교민들의 반대가 심했던게 사실이에요. 교포사회에 대한 안좋은 면을 부각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들의 세계를 진정성을 갖고 그린다는 생각에 지지를 해준 젊은 교포들도 많았어요.”(마이클 강, 이하 강) ●정체성 갈등 겪는 교포 2세들의 이야기… 22일 개봉 ‘웨스트 32번가’는 지난 2005년 영화 ‘모텔’로 아시안아메리칸영화제, 선댄스영화제에서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강 감독의 두번째 장편영화로 뉴욕 트라이베카 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 동시 초청돼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한인타운의 룸살롱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미국 주류사회에 편입하려는 교포 2세 변호사 존 킴(존조)과 한인 조폭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1.5세 한인 갱 마이크 전(김준성)의 갈등이 주된 줄거리다. “물론 교포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기본 바탕이긴 하지만 선과 악의 문제를 다루고 있고, 장르로 범죄스릴러를 택한 만큼 문화적인 맥락을 이해한다면, 한국과 미국 관객들이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강) “처음엔 한인타운의 룸살롱을 배경으로 갱이 등장하기 때문에 뻔한 조폭영화로 흐르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했었어요. 하지만, 한인타운에서 힙합이 흐르고 느와르적 특성을 살린 것이 색다르다고 생각해요.”(김준성, 이하 김) 사실 이둘은 영어로 대화나누기가 더 편한 교포 2세들이다. 강감독은 미국에서 태어나 뉴잉글랜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뉴욕대에서 희곡을 전공했다. 김준성도 홍콩에서 태어나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다 지난 2001년 한국 연예계에 데뷔했다. 어찌 보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안고사는 영화속 존과 마이크가 이들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 ●“美 주류사회 편입만이 목표인 교포들 꼭 봤으면” “어린시절에는 주변에 한인 공동체 자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런 고민을 자주 해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1989년 뉴욕에서 교민사회를 접하고, 소외감을 많이 들었죠. 그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제 주변에는 영화속 존킴처럼 한국과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백인 주류사회에 편입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강) ‘웨스트 32번가’는 CJ엔터테인먼트가 미국에서 제작해 ‘수출’하는 첫번째 작품으로 ‘미녀삼총사’,‘Mr. 히치’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테디 지가 제작에 참여했고, 존 조, 그레이스 박 등 헐리우드에서 인지도가 높은 한국계 배우들은 물론 김준성, 정준호 등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다. “한국 배우들은 특별한 지시없이도 자신의 역할에 몰입해 즉흥극 하듯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방식이 무척 좋았어요. 미국 배우들은 리허설할 때부터 신체접촉하는 장면 등이 있으면 감독과 상대 배우의 허락을 일일이 받곤 하거든요.”(강) ●“한국배우 할리우드 진출, 난관 있지만 의미있을 것” 최근 영화계에서는 장동건, 비, 전지현, 이병헌 등 톱스타들의 할리우드 진출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물론 그들이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했으면 좋겠죠. 하지만, 언어문제와 아시아계 배우들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 될거예요. 얼마 전 김윤진씨를 만났는데, 처음 한국드라마에 출연할 때 구어체적 표현들을 무조건 외우느라 애를 먹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할리우드 진출 1세대로서 열심히 한다면,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해요.”(강) 끝으로 한자로 ‘강희진(姜熙鎭)’이라는 도장이 찍힌 명함을 갖고 있는 강감독과 한국어, 영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는 김준성에게 한국, 할리우드 진출 등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전작들이 주로 미국내 소수민족들을 다룬 영화였는데, 현재는 생존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고요의 바다’라는 작품을 준비중이에요. 한국에 올 때마다 뭔가 따뜻한 느낌을 받아요.10년 뒤엔 한국 진출을 포함해 차곡차곡 저희 필모그래피를 쌓아 국제적인 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강) “이번 영화를 통해 다작보다는 제게 영감을 주는 작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최근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이나 드라마 ‘로비스트’에서는 제 스스로 연기할 때 계산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할리우드 진출은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에서 연기에 대한 입지를 확고히 다진 뒤 해보고 싶어요.”(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마이클 셔머 지음

    미국 성인의 52%가 점성술을,42%는 죽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35%는 유령이 존재한다고 믿으며, 실제로 심령 현상을 겪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67%에 이른다. 과학의 권위를 빌리려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공립학교에서 이른바 ‘창조과학’과 진화과학을 똑같이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은 유대인의 주된 사망 원인이 질병과 굶주림 탓이라고 강변한다. 백인이 흑인보다 IQ가 15점이나 높다고 생각하는 인종주의 학자들과 함께 이런 주장들은 사회에 해악을 가져왔다.‘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마이클 셔머 지음, 류운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는 과학과 사이비 과학, 역사와 사이비 역사를 구분한다. 미국의 과학저널 ‘스켑틱’ 편집장인 저자는 ‘이상한 것들’을 믿는 심령술사·창조론자·사이비 역사학자·컬트 집단들을 고발한다. 행동주의자이기도 한 저자는 10년 동안 미대륙을 횡단하는 등 초장거리 프로 사이클 선수 생활을 한다. 그 사이 동료들의 조언으로 특별 채식 식단, 비타민 대량 투여 요법, 단식, 결장 세척, 진흙 목욕, 홍채 진단법, 세포 독성 혈액 검사, 지압과 침술, 음이온, 피라미드 등 이상한 것들을 모조리 시험한다.10년간의 실험끝에 훈련과 균형잡힌 식단만이 경기력을 향상시킨다는 결론을 얻은 저자는 이내 회의주의자가 된다. 회의주의의 기원은 기원전 2500년전 고대 그리스 플라톤의 아카데미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크라테스는 “내가 아는 것이라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뿐”이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현대의 회의주의는 과학에 기반을 둔 운동으로 발전했으며,1952년 수학퍼즐 전문가로 알려진 마틴 가드너는 이제 고전이 된 ‘과학의 이름을 내건 도락과 궤변’을 출판했다. 저자는 1996년 방송 프로그램 ‘빌 아저씨의 과학 이야기’에 출연해 불타는 석탄 위를 맨발로 걷는다. 아이들에게 사이비 과학과 초자연 현상의 실체를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케이크를 구울 때 오븐 속의 공기, 케이크, 오븐 팬 모두 205℃에 이르지만 오븐 팬만 만지지 않으면 화상을 입진 않는다. 불타는 석탄의 온도는 427℃이지만 몇십㎝ 위를 걸었던 저자의 맨발은 물집조차 잡히지 않았다. 인간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우연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패턴을 추적하고, 인과관계를 찾도록 진화한 까닭이란 게 저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우리의 뇌가 항상 의미있는 패턴만을 찾아내진 않아 기우제를 지내면 가뭄이 물러간다는 식의 잘못된 믿음도 생겨났다. 잠에서 깰 때 본 환각이 유령이나 외계인이 되고, 빈집에 울리는 소리가 정령과 폴터가이스트(poltergeist. 시끄럽게 떠드는 유령)의 존재가 되며, 나무의 음영이 성모마리아 얼굴처럼 보이는 마술적 사고도 인과적 사고가 진화하면서 생겨난 부산물이란 것이다. 과학의 세기에도 UFO, 외계인 납치, 심령현상과 같은 수렵·채집 시대의 마술적 사고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과학적 사고방식의 역사가 아직 일천한 까닭이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피눈물을 흘리는 마리아상과 같은 사이비 종교의 위력은 여전하다. 이 책을 통해 ‘내 눈에 들보가 있지는 않은가’. 회의를 하다 보면 이상한 믿음에 빠지는 일은 없을 듯하다.1만8000원. 윤창수기자 geo@ seoul.co.kr
  •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9) 뻗어 나가는 코리아타운

    [최종찬기자의 시드니 뒤집어보기] (9) 뻗어 나가는 코리아타운

    호주 시드니 북부 이스트우드엔 코리아타운이 발달돼 있다. 기차역을 경계로 차이나타운과 마주하고 있는 이 상가는 경찰서가 있는 블록에 ㄴ자로 형성돼 있다. 처음 이 거리에 들어서면 마치 한국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가게 간판에 영어는 작은 글씨로 천대받고 한글은 큰 글씨로 대접받고 있어 시각적으로 편안하다. 행인들도 대부분 우리말을 쓰는 교민들이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이곳엔 슈퍼마켓과 약국, 정육점, 건강식품점, 떡집, 병원, 한의원, 음식점 등 없는 게 없다. 특히 역 바로 옆에 있는 슈퍼마켓 하나식품은 지리적인 장점을 잘 살려 성공한 케이스다. 교민들이 귀가할 때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길목에 자리잡은데다 연중무휴로 가장 빨리 열고 가장 늦게 닫는 개미식 영업 전략으로 매우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고객의 대부분은 교민들이지만 중국, 인도 그리고 호주인들도 찾아와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취급품목은 대부분 한국제품이다. 고추장에서 김, 라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종일 손님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구직과 살림살이 매매 등 교민들의 정보를 제공하는 미니 장터와 같은 역할도 한다. ●한글이 더 많은 이스트우드 하나식품 사장 박정철(54)씨는 “손님은 왕”이라며 “새벽마다 플레밍턴 도매시장에 나가 과일과 야채를 산다. 신선하고 맛있는 것을 고르려고 여러 가게를 들러 맛을 본다. 손님의 입장에서 이 정도면 됐다는 판단이 들 때까지 발품을 판다.”며 영업 노하우의 일단을 털어 놓았다. 단골인 김주희(41)씨는 “규모는 작아도 필요한 것이 다 있고 밤늦게까지 문을 열어놔 자주 찾게 된다.”며 “인근 차이나타운에 비해 물건값도 그리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의 동원건강선물센터도 장사가 잘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건강식품점 가운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점도 있지만 여주인의 친절하고 다정다감한 손님맞이는 매상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여주인 이영수(50)씨는 “약대 출신인 남편의 도움과 독학으로 배운 건강식품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내 밝은 성격과 어우러져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 같다.”며 “손님은 하루평균 10여명이며 하루매출액도 4000∼5000달러(약410만원)에 이른다.”고 웃으며 말했다. 단골 중에는 호주주재 대기업 상사원들이 많다. 노동강도가 비교적 센 상사원들의 건강을 챙기려면 건강식품이 제 격이기 때문이다. 리나 리(43)씨는 “상사원인 남편과 고교생인 아들의 건강을 위해 초록홍합과 로열젤리 등 건강식품을 두달에 한번꼴로 산다.”며 “일년에 서너번 한국에 계신 부모님에게도 사서 보내 드린다.”고 말했다. 호주 건강식품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성이 높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이곳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곳은 음식점이다. 분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화개장터’를, 일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동림레스토랑’을, 조미료를 쓰지 않는 음식을 먹고 싶은 사람은 ‘D레스토랑’을 찾으면 된다. 이스트우드 식당가는 시드니 교민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어 중요한 사람을 만나거나 모임이 있을 때 이 거리를 자주 찾는다. 대기업 상사원 해리슨 김(44)씨는 “본사에서 임원들이 오거나 외국인 바이어를 만나 식사를 하게 되면 한국의 참맛을 볼 수 있는 이곳 식당을 찾게 된다.”며 “고향 생각이 나는 날엔 가족들과 이곳에서 외식을 하며 향수를 달랜다.”고 말했다. ●최고의 떡집 ‘수´ 이 거리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가게는 떡집 ‘수’이다. 시드니 최대신문인 시드니모닝헤럴드에서 이 떡집을 소개할 정도로 그 맛이 탁월하다. 한번 맛을 본 사람은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어머니나 할머니의 손맛을 온전히 담은 떡들은 대부분 주문을 받아 만들며 아침 일찍 동나기 일쑤여서 떡 맛을 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이 거리에 위치한 강남병원과 박시영한의원도 시드니 전역에서 나이든 교민들이 찾아와 건강을 돌보는 곳이다. 이 거리의 든든한 후원자는 이스트우드상우회다. 상우회 회장 전경희(48)씨는 “교민업소 160개 중 130곳이 상우회에 가입했다.”며 “중국인과 호주인들을 대상으로 한 유치 전략이 맞아 떨어져 매출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라스필드는 교통의 요지로 시드니에서 두 번째로 바쁜 역이다. 이곳에도 코리아타운이 형성돼 있다. 기차역 광장 부근 2차선 도로 양쪽을 한글간판들이 장악하고 있다. 분식점에서부터 옷수선 가게와 신발가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교민들이 상권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이곳엔 학원과 은행도 밀집돼 있어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다. 진 황(41)씨는 “큰딸이 다니는 입시학원이 있어 아이를 차로 데려다 주러 일주일에 2번은 필수적으로 나가고 그외에도 한국식품을 사러 일주일에 2번은 더 나간다.”며 “아는 분들과 모임을 가질 때도 교민이면 누구나 아는 이곳으로 약속을 정한다.”고 말했다. 김미경(46)씨도 “은행 일 때문에 자주 나온다.”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3번 정도 나온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거리에서 만나면 커피숍 ‘글로리아진스’에서 얘기꽃을 피우고 월남국수집이나 얌챠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스트라스필드선 차이나타운 밀어내 1997년에 발족해 교민 상인들의 막강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스트라스필드 상우회는 광장에 한인 상권의 상징물인 분수대를 2001년 12월13일에 설치했다. 상우회 회장 권순재(46)씨는 “교민 상인들의 위상이 호주 내에서 가장 높다.”면서 “시에서 중국인 중심으로 운영했던 설 행사를 한국인 중심으로 바꾸고 코리아 가든용 부지로 2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시드니 시티(도심)에서도 코리아타운의 건설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자영업을 하는 교민들이 올 2월에 시티 상우회를 발족시켜 교민 상권확대와 역량 결집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이다. 시드니면세점 사장 문진섭(49)씨는 “시티에는 200여곳의 한인상가가 있으며 가입업소엔 상우회 로고를 붙일 것”이라며 “한류를 활용한 시내상권 확대를 통한 코리아타운 건설이 장기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시티상우회 회장 김병일(61)씨도 “시티의 한인상권은 신흥시장”이라며 “교민 2세들에게 좋은 유산을 남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드니에 코리아타운이 늘어나면서 교민들은 모래알처럼 뿔뿔이 흩어져 있는 힘없는 소수민족이란 딱지를 떼고 찰떡처럼 단단히 뭉쳐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디딤돌을 마련했다. 주류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백인들과 함께 호주를 이끌어 가는 주축이 될 날이 어서 빨리 오길 기원한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시티상우회장 김병일씨 “한류활용 코리아타운 건설” “캠시, 스트라스필드, 이스트우드에 이어 시드니 시티(도심)에도 한류를 활용한 코리아타운 건설을 꿈꾼다.” OTT그룹을 이끌고 있는 교민 1세대 사업가인 시드니 시티상우회 회장 김병일(61)씨의 야심찬 포부다. 김 회장은 15일 기자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시티상우회의 창립경위를 이렇게 밝혔다.“도심지역 한인 사업자들이 하나의 개체로 활동하기보다는 서로의 공통된 분모를 만드는 것이 한인상권 활성화의 장기방안이며 후배들에게 비전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믿음에서 지난 2월6일 발족하게 됐다.” 1992년 자녀교육과 새로운 비즈니스 설계를 목표로 호주에 뿌리내린 김 회장은 “호주를 거쳐 가는 수만명의 젊은이들을 호주의 영원한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교민뿐만 아니라 시내거주 외국인도 상대하는 다민족 마케팅을 통해 상업문화교육의 중심지로 시티를 육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에 의하면 시티상우회는 12월1일에 대대적인 연말행사를 펼친다. 벨모어 공원에서 열리며 이민, 취업, 학교 관련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한류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문화공연팀의 특별공연, 젊은이들을 위한 뮤직페스티벌과 댄스축제도 계획 중이다. 참가인원은 1만여명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이 행사는 이 지역 젊은이들과 지역 사업자간의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며 “시티지역 특성을 활용하여 다양한 정보공유와 유쾌한 오락행사로 지역은 물론 시드니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시티지역은 젊은층의 집결지인 만큼 교민들과 워킹홀리데이 학생들과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 있다.”며 “간혹 일부 악덕업자가 교민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젊은이들에게 인식될 우려가 있어 현지업체들의 소양교육 및 시장 자체 보호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회장은 “스트라스필드, 벨모어 등 시드니의 다른 지역 상우회와의 연대도 모색하고 있다.”며 “전체 교민들을 위한 상호 유익한 정보교환과 협조체계를 갖춰 궁극적으로 연합 상우회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인터뷰 말미에서 밝혔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하재봉의 영화읽기] 만덜레이

    [하재봉의 영화읽기] 만덜레이

    치열한 실험정신을 잃지 않고 영화미학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는 덴마크 출신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미국 3부작을 기획한 의도는, Pax Americana라고 부를 정도로 세계 정치 문화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역사를 영화적으로 접근해보자는 것이었다. 그 계기는 911 테러였다. 미국의 영향력이 증대될수록 미국의 오만함도 커지고 적대적인 시선도 늘어난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영화를 통해서 오늘날 미국사회의 문제점을 해부해 보고 싶어했다. 매우 정치적인 의도로 미국 3부작이 기획된 셈이다. 그 첫번째 시도가 <도그빌>이다. 그레이스라는 여자가 도그빌이라는 마을에 도망치듯 들어와 겪는 폭력적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충격적인 영화 언어와 날카로운 실험정신으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영화언어를 만들어냈다. 연극적 무대 양식과 영화적 실험기법이 충돌하면서 절묘한 하모니를 빚어내는 이 작품은, 이른바 구동독작가인 브레히트류의 서사극에서 영향을 받았다. 무대와 객석 사이에 존재하는 제4의 벽을 무너뜨리고 감정이입에 의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내는 아리스토텔레스식의 동화효과가 아니라, 무대 위의 사건과 인물에 의문점을 갖고 관객들로 하여금 비판적 이성으로 분석하고 탐구하게 만드는 이화효과를 창안한 브레히트의 극작술과 연출방법은 현대연극의 새로운 영역을 창조했었다. 가까스로 도그빌을 벗어난 그레이스가 도착한 곳이 미국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만덜레이>다.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은, 미국 정치의 심장부를 소재로 한 <워싱턴>이다. 개들의 마을을 뜻하는 도그빌이나, 흑인 노예 농장을 소재로 한 만덜레이 등의 제목이나 소재에서도 드러나듯이, 라스폰 트리에 감독은 역사가 일천한 미국의 천박한 문화를 비판하고 있다. 청교도 정신으로 건설한 나라가 아니라 그 이면에는 잔혹한 폭력과 상처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라스폰 트리에의 미국 3부작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는, 실제 공간이 아니라 마치 연극 작품처럼 무대 위의 셋트에서 촬영된 이질감에서 비롯된다. 그것도 사실주의 양식의 무대가 아니라, 표현주의 스타일의 상징적이며 압축적 이미지를 담은 무대다. 따라서 한 마을이나 농장은 무대 위에 조밀하게 구성되어 있고, 벽이나 울타리 등은 의미적으로는 설정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물들이 공간을 이동하면서 문을 열고 닫는 행위를 마임으로 연기하면, 음향으로 가상의 벽이나 문이 존재하는 것을 알려준다. 그곳이 어떤 공간인지는 바닥에 글자로 쓰여 있다. 카메라는 가끔 버즈 아이샷으로 공중 높이 올라가면서 마치 건축 설계도의 평면도처럼 관객들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한다. 도그빌을 떠나 남부 알래바마주의 한 오지 마을 만덜레이에 도착한 그레이스(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와 갱단 두목인 그녀의 아버지(윌리엄 데포우 분)는 폐지된지 70년이 넘은 노예제도가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농장주인 백인 마님은, 농장의 흑인 노예들에 관한 모든 비밀이 적힌 자신의 침대 밑 노트를 불태워 달라는 유언을 마지막으로 그레이스에게 하고 숨진다. 그레이스는 흑인들에게 그들이 더 이상 노예가 아니라 자유의 몸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농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머무르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레이스를 비웃으며 갱단의 부하 몇 명에게 그레이스를 경호하도록 하고 떠난다. 흑인 노예들은 갑자기 찾아온 자유에 당황해 한다. 자유와 방종의 차이를 모르고 무질서한 행동들이 나타난다. 죽은 백인 마님 대신 농장에 질서가 집힐 때까지 그레이스에게 마님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그레이스는 받아들인다. 그리고 침대 밑에 숨겨진 비밀노트를 본다. 그 속에는 모든 흑인 노예들이 7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자존심 강한 1등급부터, 아첨 잘하고 상황에 따라 자신을 바꾸며 생존해 나가는 카멜레온같은 7등급까지 상세하게 분류된 그 노트의 분석은 정확했다. 그레이스는 그들이 자율적으로 일하고 목화 수확을 거둘 수 있게 노력한다. 라스폰 트리에 감독은 일차적으로 미국의 노예제도를 무대 위에 올려놓는다. 오늘날의 미국은 아프리카에서 강제적으로 끌고 온 흑인 노예들의 노동력이 없었다면 성장 불가능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그 속에는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흑인 문제와 노예제도가 일차적 소재라면,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이 작품의 진정한 주제는 자유에 대한 것이다. 억압이 사라졌다고 저절로 자유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농장의 흑인 노예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유인가? 그들 중에는 오랫동안 몸에 익은 속박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강요된 자유가 아니라, 자유의지로 선택한 속박에 길들여진 그들 곁에서 그레이스는 혼란을 느낀다. 또 그녀는 흑인 노예들의 벌거벗은 강인한 몸을 보면서 욕망을 느낀다. 흑백의 섹스는 미국 영화에서 오랫동안 금기에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의 섹스는 문제될 것이 없다. 백인이 우월자이고 지배자였으니까. 그러나 백인 여자와 흑인 남자의 섹스는 미국 영화 속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만약 그 부분이 내러티브 전개상 꼭 필요하다고 해도, 침대로 갔다가 다음 날 해가 뜨는 식으로 간단하게 묘사하는 게 전부였다. 웨슬리 스나입스가 흑인 인텔리로 등장해서 나스타샤 킨스키와 섹스를 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원 나잇 스탠드>는 그런 점에서 충격을 준 영화다. <만덜레이>에도 그레이스와 흑인 노예 티모시(이삭 드 번콜 분)의 사실적인 섹스씬이 등장한다. 흑인 남자들의 벗은 몸을 보고 자위를 하는 그레이스의 모습에 이어, 후반부에는 음부까지 드러낸 그레이스와 검은 성기까지 노출한 티모시의 격렬한 섹스씬이 삽입되어 있다. 이것은 의도적인 것이다. 흑백의 터부를 라스폰 트리에 감독은 깨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섹스가 아니다. 자유와 속박의 문제다. 농장 노예들을 분석한 비밀노트도 사실은 농장 집사인 흑인 윌햄(대니 글로버 분)이 작성한 것이었고, 흑인들이 농장을 떠나지 않는 것도 속박에 의해사 아니라 갑자기 찾아온 자유의 세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까 봐 의도적으로 노예제도의 틀을 유지시켰다는 것을 알게 된 그레이스는 만덜레이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또 자존심 강한 1등급 먼시족 남자로 생각하고 이끌렸던 티모시는 사실은 기회주의적인 7등급 만시족이었다는 게 드러난다. 더구나 티모시는 목화로 수확한 마을의 공금을 술과 노름으로 탕진해 버린다. 분노한 그레이스가 티모시를 결박해 놓고 채찍으로 후려치는 모습에서 우리는 기회적이고 이중적인 인간의 본성을 찾아볼 수 있다. 그레이스뿐만이 아니다. 농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그레이스를 마님 대용으로 이용한 흑인들의 대부 윌햄도 그렇고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다른 흑인들도 마찬가지다. 자유와 속박의 경계, 인간의 본성에 대해 대담한 방식으로 접근한 라스폰 트리에의 용기와 실험정신은 <만덜레이>라는 걸작을 만들었다. 영화 양식의 무대적 차용이라는 독특한 외형적 방식뿐만 아니라, 내적인 주제적 측면에서도 저울추의 균형감각을 유지한다. 위장된 휴머니즘을 신랄하게 파고 들어가는 감독의 예리한 연출력이 <만덜레이>를 보는 동안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든다. 니콜 키드만에 이어 그레이스 역을 맡은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식스 센스>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만든 <빌리지>에서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신인이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론 하워드 감독으로서 <분노의 역류> <뷰티풀 마인드> <다빈치 코드> 등을 만든 명장이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아버지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독자적인 노력으로 주목받는 연기자로서 발돋움하고 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유로파>로 데뷔한 후, 병원을 소재로 한 장편 시리즈 <킹덤>,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브레이킹 더 웨이브>, 가수 비욕이 참여했던 뮤지컬 영화 <어둠 속의 댄서> 등을 만들었던 문제 감독이다. 그는 인위적인 시선을 배제하고 자연광 등으로 순수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도그마 선언을 주도했고, 이에 동조하는 젊은 영화감독들과 함께 새로운 영화운동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들고 찍기를 자주 사용하고 카메라와 편집 테크닉에도 능란한 그는, 깊이 있는 주제의식으로 항상 문제 영화를 만들어왔다. <만덜레이>는, 미학적으로는 브레히트의 서사적 방법론을 영화언어에 접목함으로써 사건과 인물에 집중하는 힘을 높이고 있고, 정치적으로는 관객들의 비판정신을 불러일으키면서 미국 현대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글 하재봉 시인, 영화평론가, 동서대 교수     월간 <삶과꿈> 2007.09 구독문의:02-319-3791
  • 러시아 인종차별 폭력 위험수위

    러시아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인을 뚜렷한 까닭도 없이 집단적으로 싫어하는 이른바 제노포비아(xenophobia)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폭력화하는 까닭이다. 특히 러시아에서 살해로까지 이어지는 폭력이 해마다 늘고 있다. 11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인권연합은 인종주의자들의 공격으로 사망한 외국인이 올 들어 10월까지 60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200건에 부상자도 280명이다. 최근 BBC가 보도한 국제사면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엔 공격 사례 541건에 사망 55명,2005년엔 461건에 사망 47명이었다. 이에 따라 민족주의에 은근히 불을 지피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마저 외국인 혐오주의자들의 준동에 적극 대처해 달라고 경찰에 지시했다.푸틴은 “올들어 국수주의와 외국인 혐오주의 등이 만연하는 만큼 이런 부작용이 부를 위험을 막기 위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인권연합 관계자는 “이같은 범죄는 갈수록 더 공격적으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사법당국은 파시스트 문학과 국수주의적 언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러시아에서는 극단적 인종·민족주의 세력인 이른바 스킨헤드(Skin Head)의 행동도 갈수록 도를 더한다. 이들은 머리카락을 빡빡 밀고 검은 가죽 점퍼와 군화를 신고 다니며 폭력을 일삼는다.10대 후반∼20대 중반의 백인 무직자가 대부분으로, 전국 각지에서 5만∼6만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자본주의 발달로 빈부 격차가 심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이들 둘레로 모이고 있다. 그들은 “외국인들이 우리의 과실을 빼앗아 간다.”면서 “러시아를 떠나지 않으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고 극심한 증오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 인권단체인 소바(SOVA) 등 일부에서는 ‘정통 스킨헤드’를 필두로 한 국우 인종주의자들에 대해 경찰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과격한 민족주의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정권 때문이라고 풀이한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문학 유럽 독점깨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

    문학 유럽 독점깨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

    8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2007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전주’(AALF)가 7일간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AALF가 의도하는 바는 선명하다. 한두 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아픔을 아는 사람들이 직접 만나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자!’ ‘세계 문학을 지배해온 유럽의 독점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자!’ AALF의 문제의식은 60여개국 130여명(한국 60여명, 아시아·아프리카 초청작가 70여명)이 참석한 개막식에서부터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조연설을 맡은 고은 시인은 “지난 세월 오랫동안 우리를 규정해온 제3세계라는 이름을 폐기함으로써 아시아·아프리카는 어떤 타율적 장애 없이 자생하는 생명체로 소통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소설가 나왈 엘 사다위도 축사에서 “오늘날과 같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정의는 권력, 즉 군사력과 경제적 권력에 기반하고 있다.”며 두 대륙의 만남을 통한 정의의 복원을 희망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작가들은 만나자마자 서로에 대한 진한 연대의식을 표현했다. 여기엔 두 대륙 작가들이 공유하는 고통스러운 경험과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침략과 전쟁, 살육과 죽음의 역사를 거쳐 왔다. 이는 방한한 작가들의 면면만 봐도 알 수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소설가 루이스 응코시는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60년대에 흑인소년과 백인소녀 간의 성관계를 다룬 작품을 쓴 ‘죄’로 강제추방돼 30여년을 유랑인으로 살았고, 르완다 여성작가 욜란드 무카가사나는 1994년 100만명이 목숨을 잃은 ‘르완다 학살’에서 남편과 두 아이를 잃었다. 한국 소설가 황석영만 해도 6·25전쟁, 베트남전쟁, 광주학살, 방북과 투옥 등 아시아의 어둠 같은 역사를 송두리째 겪었다. 그간 아시아·아프리카가 유럽이란 중개자 없인 서로를 만나지 못했던 점도 서로가 각별하게 반가운 이유다. 8일 밤 자리를 함께 한 9명(한국·아시아·아프리카 작가 각 3명) 작가들의 대화 속엔 의제를 독점한 채 두 대륙간의 직접 대화를 가로막아온 유럽 문학행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기니 소설가 티에르노 모네넴보는 “유럽이 중개자를 넘어 두 대륙의 문학을 지배하는 주인 노릇을 한다.”고 지적했고, 이집트 소설가 살와 바크르는 “이번 만남을 정례화·기구화해 유럽의 가치를 넘어선 ‘우리의 가치’를 만들어나가자.”며 두 대륙이 함께 펴내는 잡지 창간을 제안했다. 종종 행사진행의 미숙함이 엿보였지만,‘2007 AALF’는 세계 문학의 변방에 머물렀던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그들의 언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토록 이끄는 의미 있는 첫발을 뗀 셈이다. 전주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G마켓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앨범

    G마켓과 함께하는 우리들의 앨범

    서울신문 주말매거진 ‘We’는 독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우리들의 앨범을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G마켓(www.gmarket.co.kr)과 함께 진행합니다. 우리들의 앨범 상품이 상품권으로 지급됩니다.1등 15만원,2등 10만원,3등 5만원 등 G마켓 선물권을 ‘나의 쇼핑정보란’에서 G통장 현금잔고로 충전한 뒤, 원하는 상품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자세한 사용방법은 G마켓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당첨자 정보는 매주 G마켓으로 전달됩니다. ●접수: 디지털 사진은 이메일(album@seoul.co.kr), 인화사진(크기 10×15 이상)은 서울신문 편집국 사진부(우편번호 100-745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25번지) ●문의: 서울신문 편집국 사진부 (02)2000-9242 ●선물 받으실 분 : 1등 김호영 2등 정기성 3등 백인수 (G마켓 회원으로 등록해야 상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 캐나다 밴쿠버 最多 성씨는 Lee

    밴쿠버는 중국인이 점령했다? 이민자의 도시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리(Lee)씨가 백인들의 대표 성씨 격인 스미스(Smith)를 밀어내고 가장 흔한 라스트 네임(성)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일간 밴쿠버 선은 지난 주말판 특집 ‘밴쿠버의 성(surnames) 톱 100’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신문은 1991년까지만 해도 밴쿠버에 가장 많았던 성은 스미스라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홍콩 등 아시아에서 흘러들어온 이민 물결로 도시의 인구구조가 바뀌어 버렸다. 밴쿠버 선이 이 지역 전화번호 604번과 778번에 등록돼 있는 이름을 조사한 결과 리씨는 5800가구가 넘게 등록돼 단연 1위를 차지했다.여기에는 중국계는 물론 한국 이씨들도 포함된다. 영국과 아일랜드에 뿌리를 둔 소수계 리씨도 들어갔다. 2위는 웡(Wong·王)씨,3위는 찬(Chan·陳)씨로 모두 광둥어를 쓰는 중국인, 정확하게는 홍콩계 주민들이 차지했다. 반면 스미스는 4위로 밀렸다. 베이징 표준어식으로 표기하는 리(Li)씨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스미스씨의 2배에 이른다. 한국의 최다 성인 김씨는 2387가구가 등록해 3623가구인 스미스에 이어 5위에 올랐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내 중국인 수는 약 4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0%를 차지한다. 대부분 인구 밀집지역인 밴쿠버에 거주한다.이 지역 한국인 수는 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넬슨 만델라 평전/자크 랑 지음

    넬슨 만델라 평전/자크 랑 지음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정권의 흑인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아프리카 민중의 인권을 위해 살아온 만델라는 정의감에 넘쳐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순수한 열혈청년인가? 프랑스 좌파정권에서 12년 동안 문화부와 교육부 장관을 지낸 자크 랑의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주저주저하고 어수룩한 모습에서 친숙함 자크 랑에 따르면 만델라는 추장의 아들로 태어나 섭정의 도움으로 궁정에서 유년생활을 보내고 대학 교육까지 받는 등 보통의 아프리카 흑인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특혜를 누렸다. 게다가 만델라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를 감안해 행동의 수위를 조절하는 노련한 정치인이다.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면 가장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마치 연극인처럼 ‘무대의상’과 ‘무대장치’까지 세심하게 고려한다. 무엇보다 젊은 날의 만델라는 뭇 여성들과 댄스파티를 즐기며, 여성의 시선을 즐기는 평범한 젊은이이기도 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칭찬에 쉽게 우쭐해지는 보통 사람으로, 오랜 죄수 생활 끝에 양복을 걸치면서 “수상 같다.”는 주변 사람들의 아부에 만족해하는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자크 랑의 ‘넬슨 만델라 평전’(윤은주 옮김, 실천문학사 펴냄)은 만델라라는 인물에 진솔하게 접근한다. 랑이 그려내는 만델라는 결코 성인(聖人)이 아니며, 그의 말과 행동은 종종 기존 영웅의 풍모와는 거리가 멀다. 만델라는 자신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두려워하고, 때로는 부끄러워하며, 때로는 숨기기도 한다. 하지만 자크 랑이 그려내는 만델라의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주저주저하고 어수룩한 모습의 만델라에게서 인간적인 친숙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자크 랑은 만델라 구명운동을 벌이는 예술가들의 음악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랑은 흑인차별정책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현실을 누구보다 직시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가 보여준 예외적인 모습은 어떠한 분석도 불가능하다. 그것은 고전적인 독재정치가 아니라 전례없이 짐승 같은 짓거리였기 때문”이라고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연극배우 출신인 랑은 이 책에서 서양 고전 연극의 형식을 빌려 아프리카라는 무대에 선 배우로 만델라를 묘사한다. 제1막에서 만델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 가운데 가장 고상한 성격의 소유자인 안티고네의 아프리카인 형제로 등장한다. 이상주의적이고 열정적인 젊은이는 도시의 법에 복종해 왔지만, 어느날 숭고한 책무를 위해 그것을 위반해야 함을 깨닫는다. 제2막에서 만델라는 검투사 스파르타쿠스가 된다. 비참한 처지에 있는 동료들의 선두에 서서 로마에 대항해 양날 검을 휘두른다. 제3막에서 그는 인간에게 해방의 불을 가져다준 죄로 바위의 사슬에 묶인 프로메테우스다. 제4막에서 그의 조국은 혼란이 극심해지지만, 만델라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에 나오는 프로스페로가 되어 치밀한 계획으로 모든 이를 화합과 용서의 세계로 이끈다. 제5막에서 그는 ‘넬슨왕’이 되는데, 마침내 자유로워진 조국의 창조자이자, 비극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침몰하기 직전의 아프리카 대륙을 미몽에서 깨나도록 한 선지자가 된다. ●흑인뿐 아니라 백인도 해방시켜야 한다는 사명 느껴 만델라는 27년 동안 수감 생활을 겪으면서 억압 받는 자뿐 아니라 탄압하는 자의 영혼도 마찬가지로 파괴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긴 영어의 생활을 끝내고 자유를 만났을 때 그는 흑인뿐 아니라 백인 또한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을 사명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는 최근에도 “커다란 언덕을 올라갔지만 아직 더 많은 언덕이 남아 있음을 발견했다. 가야 할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꾸물거릴 틈이 없다.”며 전 지구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힘쓰고 있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미국인 60% “하나님 천지창조론 믿는다”

    미국인 60% “하나님 천지창조론 믿는다”

    하나님의 천지창조론에 대해 미국인 60%가 믿고 있으며 4명 중 1명은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독교 전문연구기관 바나그룹은 최근 기적이 행해진 성경의 내용에 대해 미국인들이 과연 얼마나 믿고 있는지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예수의 부활했다는 성서의 내용에 대해 미국인의 75%가 ‘믿는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들은 조금 낮은 68%가 ‘믿는다’고 답했다. 또 사자 동굴 속에서 살아나온 다니엘의 이야기는 65%가 ‘믿는다’고 대답했으며 지역별로는 북동부가 51%만이 ‘믿는다’고 해 남부(78%)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도 모세의 기적, 다윗과 골리앗등 성경의 내용에 대해 개신교인들이 가톨릭 신자들에 비해 더 많이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별로는 흑인이 백인에 비해 높은 신뢰도를 드러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명 리 미주 통신원 myungwlee@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이윤기 산문집 ‘내려올 때 보았네’ /비채

    이 책의 제목에 얽힌 사연이 재미있다. 작가가 고백한 출판사 편집자와의 대화 내용이다.“나 말이오, 얼마 전 조간신문에서 고은 시인의 짧은 시 한 편을 읽고는 울컥해서 하루 종일 서성거렸다오.‘그 꽃’이라는 짧은 시였는데, 그런 절창 앞에서 나의 산문집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어 하루 종일 우울했다오.” 이렇게 해서 ‘내려올 때 보았네’라는 제목이 붙게 됐는데, 작가는 이렇게 부연했다.“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내려올 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고백하거니와 나는 아직 난망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고백인가. 모름지기 산문은 다른 창작과 달라 진정의 토대에 두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리스 로마 신화’로 우리에게 익숙한 소설가이자 신화연구가인 이윤기 순천향대 명예교수가 신작 산문집 ‘내려올 때 보았네’(도서출판 비채)를 냈다. 산문집에는 인문의 향기, 사람의 향기가 그윽한 69편의 글이 실렸다. 신화와 환경, 역사를 넘나드는 글들이다. 70년대 초 월남에 파병된 그는 나중에 당시 주둔지였던 다농 강가를 찾아 겪은 아픔을 이렇게 전한다.‘강변은 쓰레기장이 되어 있었다. 그 희고 곱던 모래와 해초는 시커멓게 뒤엉킨 채 썩어가고 있었다. 거기에서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통일베트남 당국은 한국인(아마도 한국군을 말하는 듯)이 수천 수만 드럼의 배설물을 묻고, 수천 수만 드럼의 경유를 부어 오염시킨 그 해변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일대를 공장지대로 조성했는데, 이 공장지대가 주변 환경오염을 치명적으로 가속시켰다고 한다.’면서 ‘다농 강가에서 많이 울고, 많이 마시고 돌아왔다.’고 적는다. 이런 술회가 어찌 감상일 뿐이겠는가. 이는 그가 한국인을 대신해 우리에게 까닭 없이 피해를 입은 그 땅과 그 사람들에게 보내는 참회 아니겠는가. 또 이런 글편은 글쓰는 이의 고뇌와 맞닿아 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면 ‘산궁수진의무로(山窮水盡疑無路·산이 막히고 물이 다하여 길이 없을 줄 알았더니)라는 남송대의 시인 육유의 시구를 떠올린다는 그는 “(좌절감 때문에)나는 땅바닥에 엎어졌다가 그 땅바닥을 짚고 일어선다.”며 다음 구절을 소개한다.‘유암화명우일촌(柳暗花明又一村·버들 그윽하고 꽃 밝은 또 한 마을이 있네).’ 종군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만 불거지면 우리가 거칠게 쏟아내는 ‘일본놈’이라는 적대적 호칭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작가는 “간무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기록되어 있는바, 나 자신도 한국과의 연을 느낀다.”는 2001년 아키히토 왕의 진술을 제시하며, 일본인들이 지금 애써 이런 역사를 감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면 그들의 역사적 과오가 크나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들을 ‘일본놈’이라고 부를 필요는 없겠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일본인과 국가로서의 일본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은 ‘진짜 공부’가 무엇인가를 논한 1부, 일본에 대한 생각을 피력한 2부, 베트남 이야기와 환경문제를 담은 3·4부와 명창들 앞에서 노래 부른 사연을 적은 5부 등으로 구성됐다.1만 2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삼인 펴냄

    교과서가 오류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사회·세계사 교과서는 ‘세계를 처음 만나는 창’임에도 불구하고 강대국 중심으로 구성돼 편향된 세계관을 심어주고 있다. 때론 잘못된 지식을 전해주기도 한다.‘세계사 교과서 바로잡기(삼인 펴냄)’는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 인도·이슬람권·아프리카권 등 지역 전공학자 7명이 쓴 책이다. 저자들은 먼저 소승불교, 화교, 파오, 니그로 인종, 색목인 등 교과서에 나오는 잘못된 용어부터 지적한다. 조흥국 부산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는 동남아시아와 스리랑카의 불교는 소승불교가 아니라 ‘상좌불교’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작은 수레’라는 뜻의 소승(小乘)이란 이름은 나중에 생긴 대승불교 쪽에서 소승불교의 개인주의적 구도 방식을 비판하며 일방적으로 붙인 이름이라는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사용된 ‘화교’라는 명칭은 외국에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중국인을 뜻한다.20세기 중엽 이후 현지 사회에 점차 동화돼 가는 중국인들에게는 ‘화인(華人)’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게 조 교수의 지적이다. 화인은 14∼17세기 중국 역사를 기록한 ‘명사’에 나오는 용어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인들을 지칭한다. 최근 중국에서도 공식 문서에 외국으로 이주한 중국계 사람들을 화인이라 부르고 있다. 몽골의 이동식 천막 게르를 중국어로 ‘파오’라고 하는 것은 김치를 기무치라고 하는 꼴이다. 또 니그로에서 파생된 ‘니거(nigger)’라는 속어는 흑인을 향한 가장 모욕적 표현으로 미국에선 금기시되는 말이다. 백인이 흑인 노예를 경멸하는 의미로 쓰였던 니그로란 단어를 우리 교과서에서는 왜 버젓이 쓰고 있을까. 색목인이라는 말도 문제다. 색목인은 제색목인(諸色目人), 즉 각양각색의 사람이란 말의 준말로 눈동자의 색이 다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중학교 교과서의 설명은 오류다.1만 98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인종차별 발언 논란’ 왓슨 박사 결국 사임

    흑인 지능이 백인보다 떨어진다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제임스 왓슨(79) 박사가 결국 공석에서도 물러났다. 미국 뉴욕의 골드스프링하버연구소(CSHL)는 25일(현지시간) 왓슨이 연구소 총재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왓슨은 “내 나이를 고려하면 은퇴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한 공로로 196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지난주 새 저서 ‘지루한 사람들을 피하라(Avoid Boring People)’ 홍보차 방문한 영국에서 나온 흑인 지능 발언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19일 황급히 귀국길에 올랐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잘 나간다는 수입차 체급별 연비 따져보니

    잘 나간다는 수입차 체급별 연비 따져보니

    지난 10월15일자 20면의 ‘5000만원 미만 수입차들의 성능·사양 대비 가격분석’에 이어 이번에는 수입차들의 연비(연료 1ℓ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차급, 연료, 차종별로 비교해 봤다. 국내 시판 수입차들의 연비와 배기량, 마력, 토크 데이터를 업체들로부터 받아 21일 비교해 본 결과, 디젤차와 일본·유럽차의 강세가 확연했다. 편의상 컨버터블, 쿠페, 로드스터 등 수요층이 제한된 차종은 제외했고 같은 회사 제품으로 연비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경우 대표적인 모델만 추렸다. ●디젤차와 유럽·일본차가 연비 우수 배기량 구간으로 끊어 살펴본 차급별 비교에서 각각 상위권에는 디젤차들이 자리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빼고는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떨어지는 디젤차가 없었다. 격차도 상당해서 배기량 2400㏄의 디젤차인 스웨덴 볼보 ‘S80 D5’의 경우 연비가 13.0㎞/ℓ로 2000㏄급에서 가장 연비가 우수한 가솔린차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마이 비’의 12.8㎞/ℓ보다 높았다. 미국 크라이슬러의 3000㏄급 디젤차 ‘300C 3.0’도 11.9㎞/ℓ로 2000㏄급 세단 수준이었다. 준중형 이하에서는 해치백·왜건 등 유럽의 실용형 차들이 높은 연비를 나타냈다. 차체 크기에 비해 출력 높은 엔진을 다는 경우가 많아 배기량 대비 중량이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대형에서는 일본의 프리미엄급 차들이 돋보였다. 미국차들은 배기량에 비해 가격이 싼 대신 연비가 떨어졌다.2000㏄가 넘는 미국차 중 10㎞/ℓ 이상인 차는 디젤차인 크라이슬러 ‘300C 3.0´밖에 없었다. 특히 랜드로버, 지프, 캐딜락, 닷지 등의 대형 SUV들은 배기량이 4000㏄급인 차들도 6000㏄급 세단 수준(5∼6㎞/ℓ대)에 그쳤다. ●2000㏄급 승용차 2000㏄급 이하 분석대상 16종(세단 6종, 해치백 5종, 왜건 4종,SUV 1종) 중에서는 실용성을 강조한 독일 폴크스바겐, 프랑스 푸조 등의 해치백·왜건형의 연비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같은 엔진을 단 폴크스바겐 ‘골프 2.0 TDI’와 ‘골프 GT스포트 TDI’가 각각 15.7㎞/ℓ와 14.6㎞/ℓ로 최상위였다. 역시 ‘형제’인 푸조 ‘307 HDi’와 ‘407 SW’도 14㎞/ℓ 중반대로 우수했다. 모두 해치백·왜건형의 디젤차들이다. 가솔린차 중에서는 벤츠의 해치백 ‘마이 비’가 12.8㎞/ℓ로 가장 높았다. 역시 해치백인 ‘골프 GTI’는 최대출력과 토크가 각각 200마력,28.6㎏·m로 비교대상 중 가장 높으면서도 가솔린차 중 두번째인 12.0㎞/ℓ의 연비를 보였다. 가솔린 세단형에서는 일본 혼다 ‘시빅 2.0’이 11.5㎞/ℓ로 최고였다. 독일 아우디 ‘A6 2.0 TFSI’(10.8㎞/ℓ), 독일 BMW ‘320i’(〃), 미국 캐딜락 ‘BLS’(10.2㎞/ℓ)가 뒤를 이었다. ●2000∼5000㏄ 이하 승용차 2500㏄ 안팎의 승용차 중에서는 볼보의 디젤 S시리즈가 12∼13㎞/ℓ대로 가장 높았다. 렉서스의 스포츠세단 ‘IS250’은 준중형급 차체에 2500㏄의 엔진이 얹어지면서 11.4㎞/ℓ의 높은 연비가 나왔다. 독일 BMW의 SUV ‘X3 2.5i’는 7.1㎞/ℓ로 가장 낮았다.3500㏄ 이상 대형에서는 도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등 일본차들이 높은 연비를 보였다.3500㏄급에서는 같은 엔진을 쓰는 GS350(10.3㎞/ℓ),ES350(9.8㎞/ℓ),RX350(8.9㎞/ℓ·이상 렉서스)과 G35(8.8㎞/ℓ·인피니티)가 연비 경쟁력에서 나란히 1∼4위를 차지했다.4500㏄대에서도 렉서스 ‘LS460’과 인피니티 ‘Q45’가 각각 8.8㎞/ℓ와 8.1㎞/ℓ로 비교구간에서 가장 높았다. ●5000㏄급 이상과 하이브리드카 수입차 최대 배기량(6209㏄)인 벤츠 ‘ML 63 AMG’는 연비도 5.2㎞/ℓ가 가장 낮았다.BMW ‘760Li’는 배기량이 5972㏄에 이르면서도 연비가 7.6㎞/ℓ나 돼 7.3㎞/ℓ인 자사 ‘740i’보다 높았다. 시판 수입차 중 최고의 연비는 하이브리드(가솔린+모터) 승용차인 일본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1339㏄)’로 23.2㎞/ℓ나 됐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카 ‘RX400h’와 ‘LS600hL’도 각각 3300㏄와 5000㏄급이면서도 연비가 12.9㎞/ℓ,9.5㎞/ℓ로 동급 최고였다. 김태균 강주리기자 windsea@seoul.co.kr
  • “흑인이 백인보다 열등하다”?

    유전자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미국의 석학 제임스 왓슨(79) 박사가 흑인들은 백인에 비해 지적 능력에서 뒤진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17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왓슨 박사는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인종이 같은 지적능력을 갖췄다는 전제 하에 이뤄지고 있는 서구의 아프리카 정책은 잘못됐다.”면서 “인종간 지능의 우열을 가리는 유전자가 10년내 발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까닭에 아프리카의 향후 전망은 원천적으로 어두울 수밖에 없다.”면서 “사람들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믿음을 가지려고 애쓰지만 흑인에 대한 연구자들은 사실과 어긋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왓슨은 다음주 출간될 그의 저서에서도 “지리적으로 격리돼 진화해온 사람들의 지적 능력이 동일하게 진화했다고 볼 확실한 잣대는 없다.”고 밝혔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왓슨 박사는 이날부터 이 같은 주제로 영국에서 순회 강연할 예정이다. 그러나 생명공학자들은 이 같은 왓슨의 주장에 대해 검증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현실적으로 검증 자체가 힘든 사실이라며 세계적인 대학자의 언급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경과학센터장 신희섭 박사는 “유전자가 정확히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 사이에도 지능 차이가 존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지능에는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흑인과 백인이라는 거대한 집단을 연구하면서 특정 샘플을 설정하기도 힘들고, 환경적 영향을 배제하기도 불가능한 만큼 인종과 지능의 차이는 검증이 안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소 관계자도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로도 인종을 구분하는 데 이용되는 피부색이나 홍채 색깔같은 특징은 지능과는 관련이 없는 극소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흑인이나 황인이 백인보다 열등하다는 근거가 됐던 우생학은 각 인종을 둘러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비과학적인 학문으로 이미 사장되다시피했다.”고 밝혔다. 송한수 박건형기자 onekor@seoul.co.kr
  • 한국계 흑인모델 샤넬 이만 로빈슨 ‘백인 천하’ 꼬집어

    한국계 흑인모델 샤넬 이만 로빈슨 ‘백인 천하’ 꼬집어

    “지난달 밀라노와 파리에서 패션쇼에 오른 모델들 가운데 흑인은 나 혼자뿐이었다.” 한국계 흑인인 신예 모델 샤넬 이만 로빈슨(17)이 백인모델들로 패션쇼 무대가 채워지고 있는 기현상에 일침을 놓았다. 뉴욕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패션업계의 흑인모델 배제 현상이 극에 달했다면서 로빈슨의 발언을 전했다. 미국 애틀랜타 출신인 그녀는 한국계 혼혈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잘 나가는 10대 모델이다.DKNY, 돌체&가바나, 에르메스 등 내노라 하는 디자이너 쇼무대에 섰고 세계적인 모델전문 사이트 모델스닷컴(www.models.com)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신문은 로빈슨처럼 흑인인 르완다 출신 캐나다 모델이 패션위크 동안 고작 5번 쇼에 등장한 반면 같은 조건의 백인 모델은 무려 62번이나 무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막을 내린 뉴욕 패션위크 기간 중 열린 쇼 101개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흑인 모델을 무대에 올리지 않았다. 나머지 쇼들도 기껏해야 흑인모델 한두명 만을 런웨이(패션쇼 무대)에 내보냈다. 미국의 인기 리얼리티 TV시리즈인 ‘아메리카 넥스트 톱 모델’ 심사위원인 J 알렉산더는 “1970년대엔 흑인모델이 패션쇼 무대를 거의 장악하다시피했다.”고 회고한 뒤 “지금은 정글을 소재로 삼지 않는 한 흑인 모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패션 디자이너들은 모델 에이전시에서 말라깽이 금발여성들만을 보내주기 때문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정작 에이전시측에서는 패션업계에서 흑인모델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디자이너들이 처음부터 백인모델만 소개시켜 달라고 요청한다는 것이다. 1990년대에 나오미 캠벨, 타이슨 벡포드 등 쟁쟁한 흑인 모델들이 활개를 친 이후로 세계 패션쇼 무대에서 흑인모델은 사라지다시피한 상태다. 로빈슨은 지난달 14일 뉴욕 브라이언트 파크 호텔에서 다른 흑인 모델들과 함께 패션산업계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노벨상 밖으로 시야를 넓히자”

    “노벨상 밖으로 시야를 넓히자”

    2007년 노벨문학상은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에게 돌아갔다. 한국은 올해도 어김없이 ‘노벨문학상 홍역’을 치렀다. 집중되는 관심이 부담스러웠던지, 수상자 발표가 있던 11일 밤 고은 시인은 자택 앞에 진을 친 기자들을 피해 집을 떠나 있었다. 매년 10월 ‘노벨문학상 시즌’마다 반복되는 ‘사회적 흥분’을 바라보며, 문학계 내부에서도 좀더 차분하고 냉정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한국 문학의 세계화 방안을 근본적으로 재성찰하자.’는 고민이자, ‘노벨상 밖까지도 사유하자.’는 문제의식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국문학 발전과 세계화에 미칠 효과에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반면 노벨상에 지나치게 경도되는 분위기를 우려하는 시각은 적지 않다.“매년 10월 반복되는 왁자지껄함은 고은 선생이든 누구든 한번 받지 않고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부드러운 의견’에서부터 “국민은 둔감한데 언론이 자꾸 분위기를 과열시키고 있다.”는 ‘짜증 섞인 지적’까지 다양하다. 백인우월주의자였던 영국 시인 키플링(1907년)과 자신의 전투경험을 쓴 처칠(1953년)에게 상을 수여해 논란을 일으키는 등 노벨문학상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은·황석영 “꼭 그런 상 타야 하나” 노벨문학상 유력 수상후보로 매년 거론되는 고은과 소설가 황석영 자신도 “한국 문학이 꼭 그런 상을 타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사양하겠다.” “노벨문학상은 서구적 가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한국 문학을 세계화하기 위한 차분한 접근과 충분한 지원 없이 노벨문학상 ‘한방’에 기대 한국 문학의 위상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도전이지만, 한국 문학의 세계화는 좀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소설 번역 스웨덴 출간 지원 확대해야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문학작품 번역사업은 극히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3년부터 올해까지 한국문학번역원과 문예진흥원이 지원해 스웨덴에서 출간된 국내 작가 작품은 총 20건이다. 여기에 고은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번역된 책이 6개 언어 19건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들이 상을 받기까지 해외에서 번역된 책 수가 보통 100건을 훌쩍 넘는 것을 생각하면, 고은이 매년마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것만 해도 기적적이다. 고영일 한국문학번역원 사업본부장은 “겉으로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매우 강조하는 듯하지만, 실제 국가가 이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번역원 이사를 맡고 있는 소설가 김남일은 “경제우선주의 정책을 조금만 수정해도 한국문학은 지금보다 훨씬 성장할 수 있다.”며 정부정책의 총체적 재점검을 촉구했다. ●개인 능력만으로는 유럽중심주의 극복 못해 ‘노벨상 홍역’을 바라보는 문단 일각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노벨문학상의 유럽중심주의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소설가 김남일은 “‘동양적 가치’ 운운하며 서구 문단이 고은 시 중 선시(禪詩)에 가장 환호하는 것도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이라면서 “이것이 서구와 노벨문학상이 아시아를 바라보는 현실적 시각”이라 말했다. 문학평론가 김재용 원광대 교수는 “지금은 비유럽권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노벨상을 받으면 바로 유럽중심주의 판도에 흡수돼 작품성격이 왜곡되고 마는 게 현실”이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국 문학이 아닌 아시아문학의 틀에서 접근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아시아문학시장도 따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통합문학상 제정 움직임 아시아의 일부 비평가그룹이 아시아 통합문학상 제정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문제의식 때문이다. 가칭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아시아 비평가연대’는 서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4개 지역총 8명(각 2명씩)의 비평가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상 제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용 교수는 “현재 유럽문학은 본격문학을 생산하지는 못하면서 과거의 권위를 바탕으로 세계 문학을 관리만 하려 한다.”면서 “상 제정은 유럽적 가치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지구적 세계문학을 발굴·육성하려는 고민의 소산”이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는 현재 상 제정 틀거리를 설계한 초안을 합의한 상태로, 상금조성 방안 등을 구체화시키는 중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훔쳐간 기념품 돌려줘라”…LA 고등법원 심슨에 명령

    “2만 2000달러(약 2010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와 스포츠 기념품을 돌려 줘라.”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은 2일 무장강도 및 납치 혐의로 기소된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출신인 O J 심슨(60)에게 이렇게 명령했다. 법원은 심슨에게 지난달 13일 저녁 라스베이거스 팰리스 스테이션 카지노 호텔에 묵고 있는 스포츠 기념품 딜러 방에 총을 가지고 무단침입해 훔친 기념품들을 반납토록 했다. 사인볼과 유니폼 등 스포츠 기념품은 기소과정에서 대부분 압수돼 현재 라스베이거스 경찰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10대때 온갖 말썽을 피웠지만 대학풋볼과 NFL에서 최고의 러닝백으로 인기를 끌었다. 말솜씨가 좋고 이미지가 따뜻해 ‘전국구 스타’로 성장했다. 은퇴 뒤엔 방송의 스포츠 프로그램 진행자로 인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1994년 전처 니콜 심슨(백인)과 그의 남자친구를 죽인 혐의로 기소되면서 그의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 ‘인종 카드’를 꺼내들어 무죄로 풀려났지만 변호사 비용으로 재산을 모두 쓰고 지금까지도 ‘진짜 살인범’으로 의심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 사건과 관련된 책을 펴내려다 중지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씨줄날줄] 이누이트족의 외침/구본영 논설위원

    미국 서부의 대도시 시애틀은 한 인디언 이름에서 유래했다. 서부 개척시대 수콰미시 부족 추장의 이름이다. 수콰미시 족이 살 때만 해도 시애틀은 태평양에 면한 비옥한 구릉 지대였다. 1854년 말에서 1855년 초 어름. 이들은 당시 피어스 미 대통령에게서 날벼락같은 통보를 받는다. 살던 땅을 팔고 퓨젓사운드 만의 한 섬에 있는 보호구역으로 이주하라는 것이었다. 지혜롭고 백인에 우호적 인물인 시애틀 추장은 마지못해 이를 받아들였다. “마지막 나무가 베어져나가고, 마지막 강이 더럽혀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으리라. 돈을 먹고 살 수는 없다는 것을.” 매각협상 때 시애틀이 했다는 연설의 일부다. 아직도 진위 논란이 이어질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는 구절이다. 시애틀의 버전이 아닌, 크리족 인디언의 예언이었다는 학설에서부터 후세 환경론자들에 의해 변용됐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그로부터 150여년이 지난 올해. 러시아 등 강대국들간 지구상의 마지막 자원보고인 북극해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심해자원 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부터다. 현행 유엔해양법은 북극해에 관한 개별국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러시아 미국 캐나다 덴마크 노르웨이 등 인접국의 경제수역만 허용할 뿐이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가 잠수정과 로봇팔을 동원, 북극점 심해에 국기를 꽂으면서 영유권 논란에 다시 불이 붙었다. 지구온난화가 부정적 환경변이를 촉진할 해역 다툼을 유발하는 역설이 빚어진 꼴이다. 이런 슬픈 현실에 맞서 원주민들이 ‘우리땅 지키기’에 나섰다고 한다. 에스키모로 불리던 이누이트족이 주역이다. 문제는 16만명에 불과한 소수 종족이 강대국들의 북극해 난개발 경쟁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란 사실이다. 수콰미시 부족이 그랬듯이. 강대국들이 개발에 앞서 자연을 걱정한 시애틀 추장의 연설을 되새겨봐야 할 듯싶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한국인 업자가 골프장을 건설하려다 제동이 걸렸다는 소식이 들리기에 하는 얘기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프로야구] SK 71승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7일 끝나지만 타격왕 경쟁은 여전히 혼미하다.1리차에 웃고 울어야 할 상황이다. 소수점 다섯자리인 사까지 따져야 할지도 모른다. 양준혁이 2일 문학에서 열린 SK전에서 3타수 2안타(1홈런)로 시즌 타율을 .33486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가 없던 KIA의 이현곤(.33482)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로 치고 나섰다. 겨우 4사차에 그쳤다. 여기에 이대호(롯데·.33415)가 막판 치고 올라와 타격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후반 들어 줄곧 이현곤과 양준혁의 경쟁양상이었다. 그러나 이현곤이 주춤한 사이 이대호가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최근 5경기 타율을 보면 이현곤이 .250으로 부진했고, 양준혁이 .333으로 무난한 성적을 올렸다. 반면 이대호는 .375의 상승세다. 더욱이 타격왕에 대한 의미도 모두 각별해 흥미를 더한다. 양준혁은 1982년 백인천(당시 39·MBC) 이후 최고령 타격왕과 함께 역대 최다 타격왕에 욕심을 낸다. 양준혁은 삼성 유니폼을 입은 1993년을 시작으로 96·98·2001년 등 네 차례 타격왕에 올라 장효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2002년 입단 이후 첫 3할 타율을 작성한 이현곤은 내친김에 생애 첫 타격왕을 노린다. 이대호는 2년 연속 타격왕에 도전 중이다. 한편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한 SK가 창단 이후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SK는 이날 시즌 마지막 경기인 삼성전에서 장단 14안타를 폭발시켜 5-2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71승47패5무로 2005년의 70승50패6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김성근 감독은 1997년 쌍방울을 맡았을 때 거둔 시즌 최다승(71승)과 타이를 이뤘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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