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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다공증, 골절될 정도면 이미…예방법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허리가 구부러지고 팔다리 등이 아프다고 하시거나 가볍게 넘어졌을 뿐인데 뼈가 부러지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이는 뼈에 구멍이 많아지고 약해지는 골다공증이라는 질병 탓이다. 골다공증이란 골량이 현저히 감소해 뼈가 체중이나 기계적인 압력에 견디는 힘이 약해지고 실내에서 가볍게 넘어지는 것 등의 미약한 충격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 서부지부 이대일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이 같은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본다. ▲골다공증, 왜 생기는가? 우리 몸의 뼈는 흡수되고 생성되는 재형성 과정을 반복한다. 골다공증은 궁극적으로 골형성과 흡수과정의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것이다. 즉, 골흡수 속도가 너무 빨라지거나 생성속도가 느려져 흡수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면 뼈가 점점 엉성해지고 얇아져서 약해지고 부러지기 쉽게 되는 것이다. 특히, 폐경기에는 뼈의 흡수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골흡수를 막는 중요한 작용도 갖고 있다. 이 호르몬의 감소로 골흡수가 계속 진행되므로 뼈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이에 따른 골손실은 매년 전체 골량의 약 1% 정도이지만 폐경기 초기에는 3~5%까지 골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폐경 후 10년이 넘으면 골흡수 속도가 다시 감소해 연령증가에 따른 완만한 골량 감소를 나타내게 된다. 결국, 평생 여성은 최대 골량의 3분의 1가량, 남성은 4분의 1가량의 골 손실이 일어난다. 골다공증은 여성, 폐경기 이후, 동양인과 백인, 칼슘섭취량이 적은 경우, 체중이 미달이거나 운동부족인 경우, 술·커피·담배를 많이 하는 경우, 만성 간 및 신장질환 등 골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장기간 섭취한 경우, 부모나 형제 중에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등 이러한 요인들이 함께 존재하는 사람의 경우, 고령에서 골다공증이 쉽게 생긴다고 할 수 있다. ▲골다공증의 증상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점차로 등이나 허리에 둔한 동통 및 피로감이 있을 수 있고, 뼈가 더욱 약해지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이때는 이미 골량이 지나치게 감소한 상태로 치료가 힘들게 된다. 주로 골절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와 고관절 그리고 손목관절이다. 골절이 생기면 골절부위에 통증이 동반되며, 척추 골절 시는 등이 굽어지고, 키가 작아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앞쪽 맨 아래 늑골과 골반이 서로 맞닿을 정도가 되며 복강 내의 면적이 감소하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골절이 생기면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 성장기에 충분한 칼슘섭취와 활동량을 유지해 골량을 최대한으로 증가하도록 해야 한다. 일단 많은 골량이 형성되면 폐경 후 골량의 감소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골량이 충분해 골다공증의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골다공증의 위험인자가 되는 약물의 사용을 조심하고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을 빨리 진단해 치료하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한 과다한 알코올 섭취나 흡연을 피해야 하며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일단 폐경이 되면 위험인자가 많은 사람은 폐경 후 급속하게 일어나는 골량의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호르몬제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 하에 여성호르몬제 금기증이나 부작용 유무를 관찰하면서 복용해야 한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골형성을 증가시키거나 골흡수를 감소시키는 약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골형성을 증가시키는 약물은 불소제와 부갑상선호르몬제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사용이 어려운 상태이며 그 효과도 연구 중이다. 따라서 대부분 약물이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며 여성호르몬, 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제재, 칼슘, 비타민D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약물의 사용으로 골량이 감소하는 속도가 현저히 억제되지만 실제로 만족할만하지는 못하다. 결국, 골절이 생길 정도로 심한 골다공증은 치료되기가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리가 몰랐던, 맨 얼굴의 ‘황야의 무법자’

    할리우드 스타이자 감독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클린트 이스트우드(83)의 삶을 그린 책이 잇따라 발간됐다. 미국의 영화 평론가 마크 엘리엇이 쓴 ‘클린트 이스트우드’(윤철희 옮김, 민음인 펴냄)는 대배우가 걸어온 궤적을 시간순으로 되짚었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전제는 이스트우드의 실제 삶이 그의 영화 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책은 줄곧 그의 인생 행보와 예술적 업적을 번갈아 조명하고 있다. 망나니 같은 젊은 시절을 보내다 6·25전쟁 때 ‘총알받이’로 징병될 뻔한 이스트우드는 군 부대 수영장의 구조요원으로 배치되면서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다. 당시 TV 스타 데이비드 젠센 등이 우리의 ‘연예 병사’처럼 입대해 뻔질나게 수영장을 드나들었고,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 이스트우드는 그때부터 할리우드로 눈을 돌리게 된다. TV 드라마 등에서 변변찮은 역할만 전전하던 그를 세상에 알린 건 1964년에 제작된 ‘황야의 무법자’다. 몸값 비싼 제임스 코번 대신 ‘싼 맛’에 기용된 그는 질겅대며 담배를 씹어 대는 불량 마초 이미지로 단박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실제 이스트우드와 스크린에 투영되는 그의 페르소나는 매우 흡사하다.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들에서 보여준 고독하고 미스터리에 싸인 ‘이름 없는 사나이’와 본질적으로 허무한 외톨이, 그리고 마음씨는 착하되 교양은 없는 남부의 백인 노동자 ‘레드넥’ 등이 그 예다. 하지만 담배를 극도로 싫어한 그가 독한 시가 덕에 스타가 된 것처럼 그의 삶엔 역설도 많다. 그가 출연 혹은 제작했던 영화들 가운데 로맨스를 주 소재로 삼은 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거의 유일하다. 한데 그의 스크린 밖 생활에선 여자들이 들끓었다. 모두 4명의 여성들에게서 7명의 자녀를 얻었다.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까지 포함하면 숫자는 더 불어난다. 영화가 크랭크인되면 여배우들과의 염문이 시작됐고 촬영이 끝나면 애정 행각도 종지부를 찍었다. 31년간 지속됐던 첫 번째 결혼 기간 내내 여자들과 ‘놀아났던’ 그는 예순여섯 살에 35세 연하의 여성과 재혼한다. 그러고는 작가주의 감독과 배우로서의 삶을 이어 간다. 이 같은 그의 노년의 삶은 어느 페르소나에 해당되는 걸까. 2만 5000원. 뉴욕시립대 영화학 교수인 로버트 카프시스와 뉴욕 공공도서관 사서인 캐시 코블렌츠가 지은 동명의 책(김현우 옮김, 마음산책 펴냄)은 1971~2011년 이스트우드가 다수의 영화 잡지들과 벌인 인터뷰 24편을 엮었다. 저자들의 견해는 최대한 배제하고 노배우가 육성으로 전하는 인생관과 영화 철학, 촬영장 뒷얘기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1만 8000원.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제로 다크 서티’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제로 다크 서티’

    9·11테러가 일어나고 2년 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마야는 파키스탄으로 파견된다. 그의 주 임무는, 9·11을 주도한 무장 조직 알카에다 지도자로 알려진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내는 것이다. 미국의 집요한 추적 노력을 비웃듯 빈라덴의 행방은 묘연하다. 소재가 파악되기는커녕 생존 여부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만 이어진다. 현장 요원 대부분이 지쳐 갈 즈음, 마야는 빈라덴의 측근을 뒤쫓다 은신처를 찾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확실한 단서가 없다는 이유로 정부가 작전 명령을 내리지 못하자, 그의 집념은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허트 로커’로 미국 아카데미상을 휩쓴 캐스린 비글로는 다시 한번 중동의 화염 속으로 뛰어든다. 미국이 이슬람 국가 혹은 조직과 벌이는 전쟁만큼 중요한 소재는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제로 다크 서티’는 다큐멘터리에 버금가는 사실적인 접근으로 10년 연대기를 쓴다. 이러한 자세는 미국과 이슬람 세계의 대결을 탁월한 시각으로 바라본 여러 다큐멘터리에서 영향을 받았다. 시간 순서에 따라 소제목을 붙여 가며 사건을 빠트리지 않고 기록한 ‘제로 다크 서티’는 비밀에 숨겨진 작전에 관한 일급 보고서로도 모자람이 없다. 비글로는 영리하게도 보고서를 작성할 뿐 본심을 쉽사리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사실을 보여준 다음 진실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달기로 한다. ‘제로 다크 서티’는 마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등장 이후 모든 사건에 개입해 진행 과정을 목격하는 그는 보기 드물게 진정한 주인공이다. CIA에서 12년 동안 재직한 그는 테러 조직의 지도자를 제거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 대부분을 바친다. 의심과 회의에 빠진 주변 요원들과 달리, 그는 주어진 임무에 대해 개인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즉, 그의 태도는 영화의 그것과 닮았다. 그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의미를 따지기보다 임무를 완수하는 데 온 신경을 쏟는다. 마야는 배치되자마자 고문 현장에 투입된다. 혹독한 고문 앞에서 눈을 돌린 그는 곧 본분에 충실한 모습을 되찾는다. 고문에 지친 포로가 도움을 애원할 때, 냉정한 목소리로 ‘아는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요구한다. 진실 대신 사실만을 캐는 자세 탓에 임무는 자연스레 개인적인 집착으로 변질된다. 제거 작전에 투입되는 특수부대원에게 그가 ‘나를 위해 그를 제거해 달라’고 말하는 건 그래서다. 마야는 미국이 9·11 이후 버리지 못한 집착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3000여명이 죽었고, 미국은 21세기의 첫 10년을 복수의 심정으로 보내야 했다. 9·11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전하는 녹음으로 시작되는 ‘제로 다크 서티’는 마야의 공허한 표정으로 끝난다. 홀로 비행기에 탑승한 그에게 조종사는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 대답하지 못하는 그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흐른다. 그 눈물의 의미가 영화의 주제다. 빈라렌 제거 작전의 명칭은 ‘제로니모’였다. 제로니모는 백인에게 끝까지 저항한 마지막 아파치 전사의 이름이다. 21세기의 제로니모인 빈라덴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으나 미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또 다른 적의 이름을 가공해낼 것이다. 유령과 다름없는 적과의 싸움. 비글로가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제로 다크 서티(편집자 주: 자정에서 30분이 지난 시간을 지칭한 군사 용어)에서 발견한 진실은 바로 그것일지도 모른다. 7일 개봉. 영화평론가
  • [미주통신] 美 초등교사, 인종차별 수학 문제 논란

    [미주통신] 美 초등교사, 인종차별 수학 문제 논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초등학교 수학 교사가 인종 차별적인 수학 문제를 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뉴욕 지역 방송들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제인 윤(32)으로 알려진 이 여교사는 지난 1월에 자신이 맡고 있는 4학년 학생들에게 “어느 날 노예선에 3799명의 노예들이 승선했으나 이 중 1897명이 죽었다면 몇 명이 살아 있나?”의 문제를 비롯해 “노예가 하루에 매를 다섯 대씩 맞는다면 한 달 동안 몇 대의 매를 맞는가?”라는 문제를 숙제로 냈다. 이후 이러한 문제가 인종 차별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어났고 뒤늦게 학교 교장도 충격적이라며 모든 교사들에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 다시 연수받을 것을 지시했다. 이 초등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백인 학생 비율이 60%로 월등히 높으며 아프리카계 흑인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같은 학교 또 다른 교사도 이 같은 문제를 내려다가 비난이 일자 그만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인종차별 수학 문제 논란을 보도하는 지역방송(PIX)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미주통신] 포르노 여배우 1만 명 신상자료 분석해 보니…

    [미주통신] 포르노 여배우 1만 명 신상자료 분석해 보니…

    미국에서 활동한 포르노 여배우 1만 명의 신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약간 거무스름한 갈색 머리에 가슴 사이즈는 34B를 가진 여성이 가장 평균적인 여배우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작가 존 밀워드가 1만 명의 포르노 여배우들의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것으로 이들의 평균 몸무게도 53kg으로 미국 전체 여성 평균보다 21kg이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자 중 42%가 몸에 문신을 하고 있으며 40%는 귀걸이 이외의 피어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분포는 약 70%가 백인 출신이며 14%가 흑인, 9.3%가 라틴계, 그리고 5.2%가 아시아 출신으로 나타났으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이름은 니키 리(Nikki Lee)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개 평균적으로 22살에 포르노 산업에 몸담았으며 일반적으로 평균 3년간 포르노 산업에 종사하면서 19편의 영화를 찍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가장 장수한 열 명은 평균 17.7년의 경력을 가졌으며, 무려 148명의 남성과 함께 잠자리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밀워드 작가는 “이번 연구는 지난 40년 동안 포르노 배우들의 정형화된 자료를 조사함으로써 어떠한 것이 사실이며 어떠한 것이 허풍이었는지를 밝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조사에서 가장 평균적인 얼굴로 나타난 포르노 여배우 사진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검은 피카소’ 짧지만 강렬했던 화풍

    ‘검은 피카소’ 짧지만 강렬했던 화풍

    ‘검은 피카소’ 혹은 ‘미술계의 제임스 딘’이라 불리는 장미셸 바스키아(1960~1988)의 대작들이 서울을 찾았다. 3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바스키아전이다. 1~4m에 이르는 대작들로만 18점을 꾸렸다. 아이티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바스키아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은 적은 없지만 어릴 적부터 그림에 소질을 보여 1970년대 이미 미국 뉴욕의 그라피티계에서 나름대로 이름을 얻었다. 1982년 팝아트로 유명한 앤디 워홀 소개로 독일 카셀도큐멘타에 참여하는 등 단기간에 미국 미술계 핵심 인물로 성장했다. 화려한 영광도 잠시, 1988년 과도한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다. 부모의 혈통과 피부색에서 짐작하듯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강렬하게 자각하고 있었던 바스키아는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비판, 흑인 영웅에 대한 찬사 등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홈런왕 행크 에런이나 흑인 인권 운동가 맬컴 엑스, 재즈 가수 빌리 홀리데이 등 유명 흑인들을 강한 색감으로 묘사한 작품들은 1980년대 미국 사회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런 정치적 색깔의 바탕에 그라피티, 만화 같은 대중문화적 요소는 물론 어린 시절부터 봤던 해부학적 지식까지 한데 어울리게 해 그만의 독특한 그림체를 선보인다. 바스키아는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작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 경매시장에서 바스키아 작품 낙찰률은 87%, 낙찰 총액은 1억 6144만 달러에 이른다. 유진상 계원예대 교수는 “팝아트에 대한 상업적 열기 때문에 예술적인 면에서 조금 희생된 게 아닌가 하는 평가가 나오고 있고, 그 때문에 바스키아의 신표현주의적 요소가 더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역시 “제 멋대로 그린 것 같으면서도 붓 터치가 한 번에 이뤄지는 등 굉장히 야성적이면서도 세련된 감성을 즐길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02)735-8449.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프로농구] 삼성, LG만 만나면 새 기록

    [프로농구] 삼성, LG만 만나면 새 기록

    프로농구 삼성은 올 시즌 LG만 만나면 ‘기록 제조기’가 된다. 지난해 10월 14일 1라운드 경기에서는 21점이나 앞서며 시즌 최다 점수 차로 승리를 거뒀지만, 반대로 지난해 11월 10일 2라운드에서는 34점이나 밀리며 시즌 최다 점수 차 패배를 당했다. 지난 1월 10일 4라운드에서는 시즌 최다 득점인 92점을 넣으며 LG를 눌렀다. 삼성은 13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5라운드 경기에서 또다시 기록을 줄줄이 생산했다. 95-69로 완승을 거두며 최다 점수차 승리(26점)와 함께 시즌 최다 득점(95점) 기록을 새로 썼다. 경기 전까지 공동 7위였던 두 팀은 희비마저 갈렸다. 삼성은 KT를 끌어내리고 6위로 올라섰고, LG는 공동 8위로 내려앉았다. 시소게임을 하던 삼성은 3쿼터 후반 상대 백인선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오다티 블랭슨이 잇달아 5점을 집어넣어 위기를 벗어났다. 기세를 탄 삼성은 4쿼터에서 LG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승기를 잡았다. 삼성이 4쿼터에서 29점을 몰아넣는 동안 LG는 단 7점에 그쳤다. 삼성은 대리언 타운스(24득점 10리바운드)가 공격을 이끌었고, 이동준도 22득점으로 뒤를 받쳤다. 부산에서는 SK가 애런 헤인즈(24득점)를 앞세워 KT를 89-77로 눌렀다. 33승(7패)째를 올린 SK는 구단 역대 정규리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쁨을 누렸다. 아직 14경기나 남았는데도 1999~2000시즌과 2001~02시즌 각각 세웠던 32승을 벌써 넘어선 것. 승률 .825를 기록 중인 SK는 지난 시즌 동부가 세운 역대 최다승 44승(승률 .815)도 갈아치울 기세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美상원 이민법 합의…한인 23만명 ‘희색’

    1100만명에 이르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이 ‘아메리칸 드림’에 한 발짝 다가섰다. 미국 연방 상원이 초당적인 이민개혁안에 합의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미국 내 한인 불법 체류자 23만명도 ‘희망’을 갖게 됐다. 민주당의 척 슈머와 공화당의 존 매케인 등 양당의 중진 상원의원들로 구성된 ‘8인위원회’는 28일(현지시간) 불법 체류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민법 개혁안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에는 추가적인 밀입국을 막기 위한 국경 감시 강화도 비중 있게 포함됐지만, 이는 백인 강경 보수층의 여론을 의식한 것일 뿐 실질적으로는 불법 체류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기회를 부여하는 게 골자다. 범죄 전력이 없는 불법 체류자 가운데 벌금과 체납 세금을 납부한 사람은 시민권을 얻을 때까지 ‘임시 합법적 체류 지위’를 갖게 되고 직업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혜택이 향후 밀입국자들에게도 적용되는지 등 세부적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슈머 의원은 “3월까지는 구체적인 법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은 변수는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통과 여부다. 이날 일부 강경파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상원 합의안에 대해 “사실상의 사면”이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에서 소극적 이민 공약으로 히스패닉 유권자 잡기에 실패한 공화당으로서는 결국 어쩔 수 없이 개혁안에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최근 “이민법 개혁을 위해 뭔가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MLB] 살 빼면 덤 6억원… 109㎏ 영에 옵션

    “살만 빼면 보너스 6억원.” 미국프로야구(MLB)에서 뚱뚱한 선수가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보너스를 받는 이색 옵션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은 24일 “필라델피아 구단이 외야수 델먼 영(28)과 1년 동안 연봉 75만 달러(약 8억원)에 계약하면서 그가 여러 옵션을 달성하면 모두 275만 달러(약 29억원)를 보너스로 주기로 했다. 이 중 체중 감량 조항이 있다”며 계약 자료를 공개했다. 구단은 영이 정해진 목표대로 살을 빼면 보너스 중 60만 달러(약 6억 4200만원)를 지급한다. 날렵한 체구에 빠른 발이 요구되는 외야수인데도 영의 체구는 육중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에 오른 몸무게는 109㎏. 영은 시즌 개막 뒤 모두 여섯 차례 몸무게를 잰다. 세 번째 측정까지 체중이 104.3㎏ 이하여야 한다. 다음 세 차례 측정에서 106.6㎏ 이하를 유지해야 보너스 전액을 챙긴다. 여섯 차례 체중 측정 때마다 10만 달러(약 1억 700만원)다. 필라델피아 구단이 언제 몸무게를 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은 사고뭉치인 탓에 로스터 등록 일수와 타석 수에도 215만 달러(약 23억원)의 옵션이 걸려 있다. 지난해 디트로이트에서 타율 .267에 18홈런 74타점을 기록한 영은 포스트시즌 타율 .313에 3홈런 9타점을 폭발시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뉴욕에서 유대인 관광객과 인종 문제로 몸싸움을 벌여 팀을 떠났고 지난해 연봉에서 무려 600만 달러(약 64억원)나 깎여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에서도 감독이 일방적으로 뚱뚱한 선수에게 체중 감량을 주문하는 일은 예사로 있다. 선수가 이행하지 못하면 벌금을 내기도 한다. ‘살과의 전쟁’에서 빠지지 않는 선수는 이대호(오릭스)다. 일본 무대 첫해였던 2012시즌을 앞두고 ‘폭풍 감량’을 시도해 120㎏대 중반까지 20㎏가량 줄였다. 하지만 과도한 감량으로 방망이에 무게가 실리지 않아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롯데 시절이던 2002년 백인천 감독이 “너무 뚱뚱하다”며 체중 감량을 지시했고 사직구장 스탠드를 오리걸음으로 오르내리다가 왼쪽 무릎 연골이 파열돼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오바마 2기 출범] 취임사 키워드는 ‘평등’… 사상 첫 동성애자 권리도 언급

    [오바마 2기 출범] 취임사 키워드는 ‘평등’… 사상 첫 동성애자 권리도 언급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재선 취임식에서 밝힌 취임사의 ‘키워드’는 평등이다. 흑인으로 차별을 받으며 자라 온 그가 대통령으로서 가슴속에 꽁꽁 품고 있었던 말은 ‘인간은 평등하다’였던 것 같다. 4년 전 1기 취임사에서는 평등(equal)이라는 말이 한 차례 등장한 반면 올해 취임사에서는 다섯 차례나 등장했다. 오바마는 취임사 서두에 “이 나라를 하나로 묶는 것은 피부색이나 우리가 믿는 교리, 우리의 출신이 아니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됐다”는 독립선언서의 구절을 세 차례나 인용했다. 백인이 유권자의 다수인 현실에서 임기 1기엔 재선을 의식해 흑인 정체성을 부각시키지 않은 반면 선거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2기 취임식에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맘껏 한 셈이다. 오바마는 나아가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명연설 ‘나는 꿈이 있습니다’에서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의 권리”라는 구절을 차용, 취임사에서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의 가치”라고 표현하는 등 자신의 흑인 정체성을 드러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또 “미국은 소수만 잘살고 다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다. 위대한 나라는 위험과 불운을 겪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거나 “아내와 어머니, 딸들이 노력에 맞는 평등한 소득을 얻을 때까지…” 등 계층과 성(性) 평등을 강조했다. 또 “시장경제는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규칙이 있을 때만 번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동성애자 형제자매들이 법적으로 다른 사람들과 같은 대접을 받을 때까지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사에서 동성애자라는 단어가 오른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는 또 취임사에서 ‘민주당 노선’을 분명히 천명했다. 공화당이 반대하는 건강보험 개혁과 사회보장 제도, 총기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공화당이 믿지 않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비를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속적인 안보와 평화를 위해 끝없는 전쟁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2기 임기에는 전쟁을 피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오바마는 이와 함께 미국의 번영이 중산층에 달렸다면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세제 개혁과 교육제도 개선 등의 필요성을 역설, 지난해 대통령 선거 기간의 핵심 공약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오바마는 아울러 세계 최강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은 지구촌 곳곳에서 강력한 동맹의 축으로 남을 것”이라면서 “해외 위기를 관리하기 위한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해 기구를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 동맹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바마 2기 출범] 오바마, 군중 돌아보며 “다시 못 볼테니 한번 더 보고 싶어서”

    “우리의 어린이들이 디트로이트의 거리나 뉴타운의 조용한 골목길에서까지 보호받고 있다고 그들 스스로 느낄 때까지 우리의 여정은 끝나지 않을 것입….”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연방의회 의사당 야외 계단에서 열린 재선 임기 취임식에서 특유의 감성적 면모를 드러냈다. 오바마는 또 취임식이 끝난 뒤 의사당 안으로 들어가다 말고 갑자기 돌아서더니 취임식장과 그 너머 ‘내셔널 몰’ 광장에 운집한 수십만명의 군중을 한동안 감상어린 표정으로 지켜봤다. 그는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부인 미셸에게 “한번 더 보고 싶어서…다시는 볼 수 없을 테니까”라고 했고, 이 말이 방송 마이크에 잡혔다. 이 역시 아주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오바마는 지난해 대선 마지막 유세와 뉴타운 총기 사건 기자회견 등에서 눈물을 보이는 등 유난히 감성적인 대통령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날 취임식의 콘셉트는 인종적 다양성과 화합이었다. 백인 가수 켈리 클라크슨이 축가를, 흑인 가수 비욘세가 미국 국가를 불렀다. 동성애자인 히스패닉계 시인 리처드 블랑코가 축시를 낭독했고 쿠바 관타나모 출신 이민자인 루이스 리언 목사가 축복 기도를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부고] ‘美인권운동 상징’ 첫 흑인 대학생

    1960년대 미국의 인종 차별 정책에 반기를 들고 미 앨라배마대학교 최초의 흑인 대학생이 된 제임스 후드가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70세. 로이터 등에 따르면 후드는 이날 앨라배마주 개즈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인종차별 정책을 고수한 조지 윌리스 전 앨라배마 주지사에게 맞서 1963년 6월 11일 또 다른 흑인 학생인 비비언 말론과 함께 전교생이 백인인 앨라배마 대학교에 입학, 미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윌리스 전 주지사는 1963년 1월 취임연설에서 “인종 분리 정책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존 F 케네디 행정부의 인종 평등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윌리스 전 주지사는 후드의 대학 건물 진입을 막았지만, 흑인에게 대학 입학을 허가하라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령으로 후드는 연방군의 호위를 받으며 입학금을 내고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후드는 학교를 떠났다가 1997년 돌아와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윌리스 전 주지사는 1996년 후드를 만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다. 후드는 1998년 윌리스 전 주지사의 장례식에 참석해 인종차별주의자였던 윌리스 전 주지사는 변했다며, 그를 용서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집권 2기 개막] 경제통·전쟁 반대론자 전면 배치… 백인 남성 약진

    버락 오바마 행정부 2기 주요 각료들의 면면은 오바마 대통령이 후반 임기에 무엇을 추구할지를 분명히 암시한다. 전쟁을 피하고 재정적자를 줄여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국방장관 내정자인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은 대표적인 전쟁 반대론자이자 국방비 삭감론자다. 중앙정보국(CIA) 신임 국장에 존 브레넌 백악관 대(對)테러·국토안전 보좌관을 발탁한 것은 안보정책의 기조를 전면전이 아닌 테러세력 정밀타격에 맞출 것임을 시사한다. 재무장관 내정자인 제이컵 루 백악관 비서실장은 흑자예산을 이룬 빌 클린턴 정부 때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냈던 ‘예산통’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대통령의 측근들이라는 점이다. 일사불란하게 대통령의 치적 만들기에 ‘충성’할 인물들로 채운 셈이다.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에 최측근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클래퍼 국가안보국(DNI) 국장의 유임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기 내각에 비해서 ‘백인 남성’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최초의 흑인 환경보호청(EPA) 수장인 리사 잭슨 청장과 히스패닉계인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 등 여성 장관들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에 이어 사퇴 의사를 표명했고, 히스패닉계인 케네스 살라자르 내무장관도 교체가 확정됐다. 다만 여성인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장관과 흑인인 에릭 홀더 법무장관, 일본계인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 등은 유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Occupy 시위’ 노래가 없어 망했다?

    ‘Occupy 시위’ 노래가 없어 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점령하라’(Occupy)는 시위가 전 세계적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을 때, 그러니까 좌파들이 이 빌어먹을 신자유주의가 드디어 결단 날는지 모른다고 환호하기 시작했을 때, 그래서 집단 지성이니 뭐니 폼 나고 멋들어진 말들이 떠돌아다닐 때, 68혁명을 경험했던 좌파들은 이미 그때 이 ‘점령 시위’가 별 볼 일 없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시위 양상을 관찰해 보니 68혁명 때와 달리 시위대가 함께 부르는 노래가 없었다는 것. ‘세시봉 열풍’이니 ‘건축학개론 돌풍’이니 하는 것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노래가 가진 문화적 힘이란 그런 것이다.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 1001’(로버트 다이머리 책임편집, 이문희 옮김, 마로니에북스 펴냄)은 팝송이 가진 문화적 힘을 총망라해 뒀다. 말 그대로 총망라다. 1916년 엔리코 카루소의 ‘오 솔레미오’에서 2010년 고릴라즈의 ‘스틸로’에 이르기까지 장르 불문 모든 대표 팝송을 다 모아둔 데다, 선정된 노래와 영향을 주고받았다거나 리스트에서 빠졌지만 놓치기 아까운 곡도 함께 표시해 뒀기 때문에 책 전체적으로 언급한 곡은 모두 1만곡에 이른다. 팝 업계에 종사하는 49명의 글쟁이들이 쓴 책이다 보니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일단 재기 넘치는 글솜씨가 좋다. 거기다 ‘아 그거!’ 할 만한 히트곡은 물론, 음악적 방향이나 사회적 영향력에서 의미 있는 노래들도 다수 선정됐다. 음악에 얽힌 뒷얘기도 재밌게 읽힌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흑인에 대한 백인들의 잔혹한 폭력행위를 다룬 빌리 홀리데이의 ‘스트레인지 프루트’(Strange Fruit)가 발표 당시 겪었던 어려움, 또 천둥소리를 내는 드러머로 유명한 레드 제플린의 존 보넘이 ‘웬 더 리비 브레이크스’(When the Levee Breaks) 녹음 때 드럼 소리를 더 묵직하게 내기 위해 어떤 꼼수를 썼는지 등 아주 세부적이다. 4만 30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손자 보는 할머니/임태순 논설위원

    흑인인 케냐인 아버지와 백인인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미국 시민으로 성장,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데는 외할머니 매들린 던햄의 힘이 컸다. 던햄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한 딸을 대신해 오바마를 1971년부터 1979년까지 키웠다. 사고와 감성, 가치관이 형성되는 10~18세 때의 민감한 사춘기 시절이었다. 던햄은 오바마가 편견 없이 자랄 수 있도록 흑인들에게도 따뜻하게 대해준 것은 물론 애국과 근면, 이웃 사랑 등의 소중한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오바마가 2008년 11월 한창 선거전이 치열한데도 하와이로 가 임종을 앞둔 외할머니를 위문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주와의 관계는 유별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에게 아끼던 쌈짓돈을 용돈으로 선뜻 내주는 게 조부모들이다.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손주를 잘 가르쳐 번듯한 인물로 키운 경우도 많다. 노벨상을 수상한 퀴리 부인의 딸 이렌을 교육한 사람은 외할아버지 외젠이었다. 그는 손녀에게 빅토르 위고의 책을 읽어주고 식물학, 박물학 등 다양한 학문에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힘입어 이렌 부부 역시 193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해 어머니와 딸이 대를 이어 노벨상을 타는 진기록을 남겼다. 컴퓨터 황제 빌 게이츠도 자서전에서 어린 시절 할머니 도움으로 독서 습관을 들였다며 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을 토로했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 이황이 손자 안도에게 서신을 보내 교육시킨 것도 유명한 일화다. 부모를 건너뛴 할아버지·할머니와 손주 간의 ‘격대(隔代)교육’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는 것과 달리 조부모들은 한결 여유있고 너그러운 자세로 손주들을 사랑으로 양육하기 때문이다. 대가족시대엔 흔했던 격대교육이 핵가족으로 사라졌다가 고령화 시대와 양육난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할아버지·할머니들의 손주 양육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손자나 손녀를 돌보는 할머니들의 주간 노동시간은 47.2시간이었다. 주 5일 근무로 치면 하루 9.44시간이니 노인들에겐 격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니 손주를 돌보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린다는 할머니들도 적지 않다. 이렇게 되면 부모·자식 관계도 좋지 않게 되고 찰떡 궁합인 조손(祖孫)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황혼 육아의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도록 자식들이 근로조건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잘 키운 손주가 대통령 되는 걸 보지 않겠는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농심, 美월마트에 라면 직접 공급

    농심은 국내 식품업계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직거래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농심의 미국법인인 ‘농심 아메리카’는 현지 딜러를 통해 일부 월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달부터 미국 전역의 3600여개 월마트 전 매장에 라면을 직접 공급하게 됐다. 월마트는 신뢰도, 제품 매출, 인지도 등에서 높은 평판을 유지하는 기업들과 직거래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네슬레, 코카콜라, 펩시 등 글로벌 기업만이 참여하고 있다.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라면을 수출한 농심은 1994년 농심 아메리카 설립, 2005년 LA 공장 가동과 함께 미국시장 공략에 나서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요 대형마트 체인, 슈퍼마켓 등 지역별 소매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늘려왔다. 이번 직거래가 성사된 것은 미국 내에서 높아진 농심과 신라면의 인지도 때문이라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현재 농심 신라면과 육개장사발면은 한국 교민뿐 아니라 백인, 히스패닉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체 월마트 아시안 푸드섹션에서 수년째 1위를 달리고 있다. 농심은 월마트와 직거래를 계기로 판매데이터를 분석, 시장 트렌드에 맞는 맞춤식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매장 바이어와 대면 영업을 통해 제품 입점·진열, 판촉활동을 벌이는 등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한국 한국인(KBS1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1990년대 초, 백인 중심 사회였던 워싱턴 주에서 한국계 정치인 폴 신(신호범)은 철저하게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오로지 인종차별을 없애겠다는 꿈 하나로 정계에 진출하여 오리엔털(동양인을 비하하는 말) 용어 금지법안, 한인의 날 지정 등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계 이주민들의 위상 찾기에 앞장선다. ■내 딸 서영이(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서영의 비밀을 알게 된 선우는 미경을 만나 사실을 확인하고, 미경은 우재와 부모님을 생각해서 모른 척하라고 부탁한다. 소미는 서울을 떠나라는 기범에게 사직서를 내며 서울을 떠나지 않겠다고 못을 박는다. ■무한도전(MBC 토요일 오후 6시 25분) 지난 2012년 12월 31일. 새해맞이 특별 프로젝트가 열렸다. 바로 무한도전 멤버들의 강제 미국 진출이다. 싸이, MC해머와 함께 하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쇼. MC해머와의 첫 만남에 멤버들은 놀라움과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급기야 저질 댄스까지 선보이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5분) 지난 6월 경기도 부천의 한 근린공원에서 얼굴과 지문이 심하게 훼손되어 신원이 확인되지 않는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된다. 시신 전체를 CT로 촬영하고 두개골을 3D 프린터로 스캔해 살아 있을 때의 얼굴을 복원하는 등 국내 최초의 시도가 2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신년기획 KBS 스페셜(KBS1 일요일 밤 8시)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가 구축된 지 만 1년이 지났다. 2013년은 새로운 남북관계 설정이 주목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1년간 북한의 변화를 점검하고,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반도 평화 구축 방안을 살펴본다. ■TV동물농장(SBS 일요일 오전 9시 25분) 고양이 한 마리가 고립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간 제작진. 그런데 고양이가 있는 곳은 다름 아닌 20층 아파트 옥상이다. 눈까지 쌓여 있어 한 걸음 내딛기도 위험천만해 보였다. 고립된 지 벌써 일주일째 접어드는 상황. 대체 녀석은 어떻게 저곳에 있게 된 것일까.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문자로 하는 거의 모든 장르를 섭렵한 작가 신봉승. 시인 유치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한 이후 시나리오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되었다. 더불어 한꺼번에 시나리오 세 편을 쓰면서, 영화 제작사의 눈을 피하기 위해 호텔 객실 3개를 잡고 글을 썼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영웅으로…‘톰 아저씨’의 변신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영웅으로…‘톰 아저씨’의 변신

    피츠버그 도심 한복판에서 5명의 시민이 ‘묻지마’ 저격당한다. 벤치에 앉아 있던 비즈니스맨, 아이를 안고 가던 유모, 히스패닉계 청소부, 백인 여성 사업가 등 피해자 사이에 공통점은 없어 보인다. 현장의 지문·탄피 등 빼도 박도 못할 증거를 토대로 경찰은 이라크전에 저격수로 참전한 예비역 제임스 바를 체포한다. 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를 남긴다. 검찰은 바를 사형시키려고만 한다. 바의 변호를 위해 나선 헬렌으로선 역부족인 상황. 그때 리처가 제 발로 나타난다. 이라크에서 민간인을 저격했던 바를 육군 수사관으로 조사했던 리처는 사건 뒤에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눈치챈다. 영국작가 짐 그랜트(필명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시리즈는 1997년 1편 ‘킬링 플로어’ 이후 지난해 ‘원티드 맨’까지 17편이 출간된 베스트셀러다. 전 세계에서 4000만부가 팔려나간 비결은 매력적인 주인공 캐릭터 덕이다. 리처는 2년 전 육군 헌병대 수사관을 그만둔 뒤로 운전면허, 휴대전화, 이메일 등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고 유령처럼 살아간다. 연금을 타는 은행계좌만 존재한다.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에 집착할 뿐 악당을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일 따위는 관심 없다.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갈 범죄자들을 직접 처단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능력만 놓고 보면 이단 헌트(‘미션임파서블’ 시리즈의 주인공)나 제임스 본드(‘007’ 시리즈)를 떠올릴 법하지만, 사회·도덕적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행동양식은 해리 캘러헌(‘더티 해리’ 시리즈)에 더 가깝다. 다만,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연기한 캘러헌보다는 유머러스하고 인간적이다. 심지어 잘 생겼다. 작가 스티븐 킹이 리처를 일컬어 ‘현존하는 가장 멋지고 근사한 시리즈 캐릭터’라고 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터. 2005년 원작자 리 차일드와 제작자 돈 그레인저의 만남으로 영화화는 급물살을 탔다. ‘유주얼 서스펙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각색·연출을 맡았다. 원작소설(시리즈의 9권 ‘원샷’)에 푹 빠진 크루즈는 주연은 물론, 제작에도 참여했다. 크루즈는 매쿼리 감독과 ‘암호명 발키리’에서 호흡을 맞췄다. 17일 개봉하는 ‘잭 리처’의 얘기다. 지금껏 다섯 번의 내한에서 남다른 매너로 사랑받은 크루즈가 10일 ‘잭 리처’의 홍보를 위해 전용기를 타고 입국했다. ‘미션임파서블: 고스트프로토콜’ 이후 1년여 만이다. 크루즈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잭 리처는 다른 사람처럼 정상적으로 살아가진 못 하지만 고독한 캐릭터는 아니다. 신체적 능력뿐 아니라 지적 능력도 갖췄다. 무엇보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매쿼리 감독도 “리처는 서부영화 주인공 같은 캐릭터다. 원작에는 ‘셰인’(1953)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다. 또한, IT 기술이나 물질문명을 거부하는 사람이다. 심지어 시계도 차지 않는다. 요즘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전화 한 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곤 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잭 리처’는 여러모로 1970~80년대 영화들을 떠오르게 한다. 중화기를 동원한 화끈한 총격전이나, 컴퓨터그래픽과 와이어를 쓴 현란한 액션은 없다. 대부분 육탄전이다. 악당이 총을 놓치면, 자신도 총을 버리고 맨손으로 응징하는 식이다. 팔꿈치와 무릎을 활용하는 스페인의 케이시 무술을 활용했는데, 50대에 접어든 크루즈의 몸놀림은 기대 이상이다. 스턴트용 차량 대신 1970년대 미국의 머슬카로 찍은 카 체이스 장면도 눈길을 끈다. 크루즈는 “액션과 차량 추격 장면도 리처의 아날로그적인 캐릭터를 드러내는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특수효과나 스턴트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몸을 썼다. 차를 8대나 부서뜨리면서 찍었다”고 덧붙였다. 조연배우의 존재감도 만만찮다. 로버트 듀발은 리처에게 도움을 주는 전직군인 카시 역을 맡았고, 독일의 거장 베르너 헤어조크는 악의 배후인 제크 역으로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탄탄한 각본이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원작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으로선 리처의 캐릭터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왜 그가 군을 떠나 유령처럼 살아가는지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프랜차이즈(시리즈)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쿼리 감독은 “요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만들고 싶어한다. 하지만 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순간에 충실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작비 6000만 달러(약 636억원)를 들인 ‘잭 리처’는 북미에선 지난해 12월 21일 개봉했다. 영화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10일 현재 북미에서 6638만 달러(약 704억원), 전 세계에서 1억 2198만 달러(약 1294억원)를 벌었다. 크루즈의 출연작 평균 흥행수익(북미)이 1억 5261만 달러(약 1619억원)임을 생각하면 기대에 못 미쳤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꿈꿀 권리, 희생할 의무/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꿈꿀 권리, 희생할 의무/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199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인이 외국에 가면 일본 아니면 중국에서 왔느냐고 물어보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한국에서 왔노라고, 한국은 한글이라는 고유한 문자를 사용한다고 말하면, 푸른 눈의 서양인은 거짓말하지 말라고 핀잔을 주기 일쑤였다. 그러던 그들이 싸이의 말춤에 열광하면서 2013년 새해를 맞이하였다. 텔레비전으로 그 광경을 보면서 참으로 뿌듯했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보수니 진보니 하면서 편을 갈라 싸움질을 해대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자유다. 문제는 자신의 의견과는 다른 의견을 전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분법적 편 가르기에 빠진 이들에 따르면, 한국사회 구성원은 ‘보수 골통’ 아니면 ‘좌파 빨갱이’뿐이다. ‘골통’과 ‘빨갱이’들이 이리 떼처럼 무리를 지어 상대방을 잡아 먹기 위해 섬뜩한 저주와 욕설을 퍼붓는다. 정치인들은 그 싸움질을 부채질해서 이득을 얻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싸움질을 말려야 할 지식인마저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개흙 밭에 뛰어들어 삿대질을 해대고 있다. 지금, 이 싸움질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과 사이비 지식인들에 의해 조장된 세대 간의 대립과 분열로 변질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50대 기성 세대는 젊은 세대의 앞길을 막는 ‘보수 골통’으로 낙인찍혔다. 어느 시대든 세대 간의 갈등은 항상 존재한다.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의 생각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기성 세대는 젊은 시절 70~80년대의 군사독재정권에 의한 자유의 억압과 파행적인 산업화를 경험했다. 당시 젊은이들은 김지하 시인의 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를 피 터지게 부르면서 독재 타도를 외쳤다. 그 외침은 전쟁으로 황폐화된 사회를 재건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당시 기성 세대의 피땀에 힘입은 바 크다. 그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젊은이들은 민주와 자유를 꿈꾸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애쓴 것이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정보사회와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가치관은 기성 세대의 가치관과 다를 수밖에 없다. 아마도 젊은 세대는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꿈꾸면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물론 이들이 그런 꿈을 꿀 수 있기까지는 그 밑바탕에 민주와 자유를 쟁취한 지금의 기성 세대의 고투가 깔려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이처럼 세대 간의 갈등은 늘 있지만, 그러나 그 갈등은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루기 위한 창조적 원동력이 되어 왔다. 세대 간의 갈등의 밑바탕에는 젊은 세대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기성 세대의 자기희생 정신이 깔려 있다. 그런데 지금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조장된 세대 간의 갈등은 창조적 변용을 위한 갈등이 아니라, 공멸을 초래할 극한의 대립과 분열로 변질되고 있다. 그로 인해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 화해 불가능한 간극이 자리잡으려 한다. 사회 여러 측면에서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당연히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절대화해서 그것과 부합하지 않는 생각을 무조건 ‘적’ 내지 ‘악’으로 매도하는 일이 더 이상 조장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세대마다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고, 또한 같은 세대라 하더라도 각기 다른 생각을 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런 열린 자세로 상대방의 입장과 가치관을 존중하면서 공생할 공유 분모를 모색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한 때이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다루는 윤흥길의 소설 ‘장마’에는 전사한 국군 아들 때문에 인민군에게 저주를 퍼붓는 외할머니, 그리고 빨치산 아들을 둔 할머니가 등장한다. 두 할머니는 자식의 처지 때문에 첨예하게 대립한다. 그러다가 빨치산 아들의 혼백인 듯한 구렁이가 집에 나타나자 할머니는 혼절하고, 외할머니가 그 구렁이를 달랜다. 이 일을 계기로 두 할머니는 화해한다. 2013년 계사년의 뱀이 ‘장마’의 구렁이처럼 화해와 소통의 물꼬를 틔워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 [열린세상] 얼굴 까만 백인/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열린세상] 얼굴 까만 백인/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5년 만에 여야 합의로 예산안 확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예산 2조 4000억원 반영, 국정 운영에 대한 높은 기대 등에서 보듯 정치권과 국민이 새 시대를 열어 가기 위해 서로 마음을 열고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지역과 세대, 성별로 골고루 등용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박 당선인의 약속 실현에 대해서는 인수위원 임명부터 우려가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얼굴 까만 백인’을 내세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핵심인 것 같다. 얼굴 까만 백인이란 과거 미국 공화당 정부가 흑인을 배려한다며 고위직에 임명한 흑인들을 학계와 사회적 약자들이 비꼰 표현이다. 그들은 얼굴만 검을 뿐 흑인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성장 배경을 갖고 있지 않았다. 기본 철학도 공화당 사람들과 유사하며, 그동안의 사회활동 내용 또한 흑인의 입장에서 불평등한 상황을 대변해 준 적이 없었던 인물로, 실은 백인과 같다는 의미다. 야당 배경을 가졌던 특정 지역 인사를 기용한다며 이미 자기 쪽으로 마음을 바꾼 사람을 임명하는 것은 얼굴 까만 백인을 임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처럼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때 대통합의 목적은 달성될 수 있다. 인사를 할 때 다양한 집단을 배려하는 목적은 특정 집단의 소외감을 털어 주고 그 집단의 이익을 어느 정도 반영할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대통합과 함께 이런 열린 인사를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더 있다. 같은 정당, 혹은 학연·지연·혈연에 따른 인사를 할 경우 그 집단에 속하지 않은 유능한 사람이 배제돼 더 유능한 사람이 중요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그 결과 사회 전체가 손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런 문제를 간파하고 후계자를 정한 요(堯)임금은 좋은 사례다. 요임금은 아들 단주가 어리석어 천하를 이어받기엔 모자란다는 점을 잘 알았다. 그래서 제위를 순(舜)에게 넘겨주려고 했다. 그는 아들에게 양위해야 한다고 주청하는 신하들에게 “한 사람을 이롭게 하고자 천하가 손해를 볼 수는 없다”(終不以病天下而利一人)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지연·혈연·학연에 의한 인사는 한 사람과 집단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라에 해를 끼치는 행위다. 이 논리를 확장시켜 보면 대통합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역량이 부족한 사람을 중용하면 개인과 해당 집단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국가엔 해가 될 것이다. 다양한 배경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을 필요로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유사한 세계관과 철학을 가지고 유사하게 사고하는 사람끼리 모여 정책을 논할 때 나타나는 집단 사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모여 있으면 반대 입장을 포함한 다양한 관점을 반영하기 어려워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기 십상이다. 다른 예이기는 하지만, 자연계가 우성뿐만 아니라 열성도 생존시켜 종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것에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 고른 인재 등용이 가능하려면 상대방이 마음을 열고 동참할 수 있도록 사전에 분위기를 조성하고 교감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으므로 이제는 해당 집단으로부터 3배수 정도의 추천을 받는 열린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나아가 열린 임명이 성공하려면 당연히 상대방 또한 열린 자세를 지녀야 한다. 정부 안에 들어가서도 자기가 속한 집단의 가치관과 신념만 일방적으로 주장하거나,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역할만 한다면 그 집단은 국민들로부터 다시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은 자기와 경쟁했던 오바마의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맡아 임무를 수행하면서 내내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의 자리를 고수했다. 얼굴 까만 백인을 임명해 놓고 그 성과를 논한다면 임명권자의 책임일 것이고, 각계각층 대표 자격으로 입각한 사람이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해 비판을 받는다면 그를 추천한 집단의 책임일 것이다. 인수위원회는 진정성 있게 인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관련 집단은 신뢰와 소명 의식을 가지고 최고의 인사가 중용될 수 있게 도와 성공적인 국정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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