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백인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반말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노출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신라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 대란
    2026-02-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496
  • 한국인 유학생, 영국서 인종차별 폭행당해…치아 1개 부러지고 10여개 흔들려

    한국인 유학생, 영국서 인종차별 폭행당해…치아 1개 부러지고 10여개 흔들려

    영국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인종차별 폭행을 당했다.19일(현지시간) 영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10시쯤 영국 남부 브라이턴에서 현지에 있는 대학에 재학 중인 A씨(20)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백인 남성으로부터 샴페인 병으로 폭행을 당했다. A씨는 치아 1개가 부러졌고, 10여 개가 흔들리는 상처를 입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A씨의 친구 B씨는 “내 친구(피해자)가 한 영국인 남성에 의해 인종차별 공격을 당했다”며 “그가 내 친구 옆으로 병을 던지면서 상황이 시작됐는데 이유를 묻자 그가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말을 했다. 내 친구가 무시하고 그냥 가려고 했는데도 그는 계속 인종차별적 말과 몸짓을 했다”고 전했다. 이후 말싸움이 있었고 백인 남성이 갑자기 샴페인 병으로 A씨의 얼굴을 가격했다. 공격한 백인 곁에는 다른 백인 2명이 있었다. A씨는 현지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한국대사관 측에도 이를 알려왔다고 대사관은 밝혔다. 이에 대사관은 A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사법 절차와 증거 제출 관련 사항 등을 안내한 뒤 이날 담당 영사가 A씨를 만나 필요한 사항들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지 경찰서는 대사관 담당 영사에게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인종차별에 의한 증오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바닥친 美언론 신뢰…미국인 절반 “언론이 ‘트럼프 뉴스’ 조작”

    바닥친 美언론 신뢰…미국인 절반 “언론이 ‘트럼프 뉴스’ 조작”

    민주 신문 신뢰도는 46% ‘급증’ 백인·흑인 언론 신뢰도 양극화절반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요 언론의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당신은 미 주요 언론사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에 관한 기사를 조작했다고 믿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6%(916명)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반면 조작이 아니라는 답변은 37%(731명)에 그쳤다. ‘가짜 뉴스’에 대한 인식은 지지 정당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76%가 ‘가짜 뉴스’라고 답했고, 11%만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의 65%는 가짜 뉴스가 ‘아니다’라고 했고, 20%만이 조작됐다고 답했다. 또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에게 투표한 사람의 71%가 트럼프 대통령의 뉴스를 신뢰한다고 했고, 16%만이 믿지 못한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80%는 ‘가짜 뉴스’라고 했고, 7%만이 ‘진짜 뉴스’라고 했다. 연령별로 보면 중년층인 45~54세만 39% 대 39%로 팽팽했고 나머지 연령층은 모두 가짜 뉴스라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보수적인 고령층으로 갈수록 더했다. 또 거주지별로는 대도시 거주자는 미 언론을 신뢰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많은 지방으로 갈수록 ‘가짜 뉴스’라는 응답이 많았다. 인종별로는 백인의 절반(50%)이 가짜 뉴스라고 답했지만, 흑인의 절반이 넘는 57%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을 신뢰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1차적으로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갈렸지만, 한편으로는 미국 내 주요 언론의 기사 신뢰도를 반영하고 있다. 갤럽의 지난 6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현지 언론에 대한 신뢰도는 27%였다. 이는 지난해(20%)보다 7% 포인트 오른 것이다. 미국 내 언론의 신뢰도 추락현상에 대해 갤럽은 “과거에 비해 보도 기준이 덜 엄격해진 언론계의 모습에 대해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블로그나 소셜미디어 사용이 사회적으로 성숙해지면서 미국인들의 (사실관계 판단에 대한) 눈높이를 높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고 있는 ‘주요 언론’과의 전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자신의 비판 기사를 전하는 미 주요 언론은 ‘적’으로 규정하고 ‘가짜 뉴스’ ‘조작 뉴스’ ‘망해 가는 언론사’ 등이란 강경한 표현으로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가짜 뉴스 미디어(망해 가는 뉴욕타임스, NBC, CBS, CNN)는 내 적이 아니라 미국 국민의 적”이라고 공격했다. 갤럽 관계자는 “트럼프 뉴스를 둘러싼 ‘가짜 뉴스’ 논쟁으로 민주당원들의 신문 신뢰도가 지난해(28%)에서 올해 46%로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신뢰도가 상승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의 신문 신뢰도는 지난해(16%)보다 3% 포인트 낮아진 13%였다”고 말했다. 미 신문의 신뢰도는 1990년 39%로 가장 높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전쟁은, 주요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신뢰도와 정치 및 이념적 분열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폴리티코의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 12~16일 유권자 19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오차범위는 ±2% 포인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벤트 아티스트’ 테리 보더의 유쾌한 상상력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벤트 아티스트’ 테리 보더의 유쾌한 상상력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철사를 구부려 무언가를 만드는 ‘벤트 아트’가 예술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우리 일상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재에 철사로 팔다리를 붙여 우리의 삶과 세상의 이야기를 위트와 감동으로 전하는 테리 보더(52)는 대표적인 벤트 아티스트로 꼽힌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그는 빵, 과자, 계란, 과일, 수저, 손톱깎기, 립밤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나 사물을 인격화한 뒤 적당한 배경을 만들고 사진을 촬영해 인터넷 상에 발표한다. 좀더 긴 스토리를 만들어 책으로 엮어내기도 한다.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테리 보더-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전에 선보인 그의 작품은 한마디로 기발하다. 땅콩버터 바른 빵이 축구를 하고 딸기 쨈을 바른 빵과 데이트를 즐긴다. 땅콩이 가슴을 열고 속을 들여다 보이고 있는가 하면 골프공이 모자를 쓰고 여행을 떠나고 말린 대추들이 마스크팩을 하며 주름을 펴기도 한다. 자신의 경험담, 사물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연결해 만들어 내는 작품들에서 우리의 삶과 일상을 발견하게 한다.  보더는 블랙유머를 삶의 부조리를 고발하거나 인간 존재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효과적인 장치로 활용한다. 흰 계란이 유색인 전용이라고 적힌 부활절 바구니 앞에서 슬퍼하는 모습을 담은 ‘왕따 계란’은 백인전용 표지판으로 유색인을 차별했던 어두운 역사를 비꼰다. 땅콩 한 개가 스스로 껍질을 반으로 갈라 다른 땅콩에게 알맹이를 보여주는 ‘까발리기’는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지 못해 억울해하는, 혹은 ‘배째라’식 인간세태를 절묘하게 비틀어 보여준다.  일상의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에 몰두하는 이유에 대해 보더는 “사물은 우리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며 “사물을 주의깊게 관찰하면 삶의 지혜와 통찰력, 인생의 교훈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철사만 있으면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보더는 “먹고, 즐기고, 사랑하는 우리의 일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을 했으니 즐겁게 작품을 감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더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한 뒤 광고사진가로 활동하다 그만두고 제빵사를 하다 다시 조각을 했으나 대형 작품에 회의를 느끼고 소품을 이용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의 유머러스한 작품세계는 블로그와 SNS를 통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있다. 직접 쓴 이야기에 벤트아트 작품을 곁들여 10권 이상의 책을 펴냈으며 국내에는 2014년 ‘땅콩버터와 컵케익’이 소개됐다. 이번 전시는 테리 보더의 대표적인 사진작품 뿐만 아니라 입체작품, 애니메이션과 메이킹 영상까지 총 80여점을 통해 테리 보더의 예술세계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퍼블릭 뷰] 전쟁고아에서 美상원의원으로…어느 재미교포의 인생유전

    [퍼블릭 뷰] 전쟁고아에서 美상원의원으로…어느 재미교포의 인생유전

    10여년 전 독일에서 근무할 때였다. 어느 교포행사에 한 한국계 미국인이 참석했다. 이름은 신호범.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뒤 고아로 지내다가 미국 가정에 입양돼 미 정계에 우뚝 선 인생 역정을 소개했다.그는 1935년 파주에서 태어나 4살 때 고아가 되어 외삼촌댁에 얹혀 살았다. 외사촌 동생이 먹던 엿을 빼앗아 먹다가 외숙모에게 회초리로 모질게 맞고 뛰쳐나와 무작정 상경했다. 낮에 동냥으로 밥을 얻어 같은 거지 친구와 나눠 먹고 가마니 덮고 자는 삶을 반복했다. 시내를 지나는 미군 트럭을 쫓아다니며 사탕, 초콜릿 등을 주워 먹었고 학교에서 교실 안을 엿보다가 선생님들에 의해 교문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하루는 동냥을 한 후 서울역에 가 보니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단다. 거지 친구가 고달픔을 이기지 못해 달려오던 기차에 뛰어든 것이다. 눈물을 참으며 그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너는 배신자다. 서럽고 살기 힘들다고 그렇게 가면 되냐….”# 초·중학교서 입학 거절… 검정고시로 교수까지 어느 날 시내를 지나가던 미군 트럭이 그를 번쩍 들어 태운 후 동두천의 어느 미군부대로 데려갔다.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힌 뒤 청소와 빨래, 구두닦이 등을 시켰다. 슈사인보이(shoeshine boy)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하루는 고된 생활에 지쳐 눈물을 흘렸다. 한 미군 장교가 ‘미국에 같이 갈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는 유타주의 어느 치과의사 가정에 입양되었다. 14세 때였다. 양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공부를 하겠다’고 답했다. 양아버지는 나이에 맞게 중학교로 데려갔다. 그러나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거절당했다. 이번엔 초등학교로 데려갔다. 나이가 많다고 거절당했다. 양아버지는 고민 끝에 검정고시를 준비하라고 권했다. 미친 듯이 공부했고 마침내 합격했다. 한글도 깨우쳤다. 그 후 브리검영대를 졸업한 뒤 피츠버그대에서 석사, 워싱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메릴랜드대 교수가 됐다. # 황인종이라 무시하던 유권자를 지지자로 만들다 교수로 일할 때 워싱턴주 하원의원이었던 옛 동료 교수가 지역구를 넘겨주었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 집집마다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하다가 어느 집을 노크했다. 백인 주인이 나와 ‘황인종이 왜 왔냐’며 내쫓으려 했다. 그는 오기가 생겨 따졌다. “나는 전쟁고아로 미국에 와 천신만고 끝에 대학교수가 되었다. 세금 낼 것 다 냈고, 미국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했다. 이제 남은 인생을 국가에 봉사하려고 출마했는데 어찌 이럴 수 있냐”고. 그러자 집주인의 표정이 바뀌더니 ‘돕겠다’고 했다. 그 후 열성 지지자가 되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비를 흠뻑 맞으며 피켓 들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주었다. 선거에서 승리한 날 신 교수는 입양된 코메리칸들을 안고 엉엉 울었다. 이제 미국 주류사회의 정치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나중에 그는 상원의원까지 됐다. 강연 말미에 그는 한민족의 핏줄임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달픈 삶을 산 교포들의 가슴을 울렸을 게다. # 누구든, 어느 자리든…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 후배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어느 자리든, 누구를 만나든 이렇게 자신이 노력하기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로서 더 단단한 마음과 열정을 가질 것을 권한다.
  • [특파원 칼럼] 중국의 ‘친미주의’/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중국의 ‘친미주의’/이창구 베이징 특파원

    베이징 ‘55중학’에 다니는 딸이 얼마 전 학교 체육대회를 마친 뒤 씩씩거리며 집에 왔다. 그는 “한국, 대만, 홍콩 학생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았다”며 좀처럼 분을 풀지 못했다.55중학은 국제부를 운영해 중국 학생 말고도 다양한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있다. 딸의 설명에 따르면 학교 측은 중국 학생과 영·미권에서 온 백인 학생만 경기에 참여시키고 아시아권 학생은 종일 운동장 구석에서 북을 치며 응원만 하게 했다는 것이다. 참관 나온 당 교육위원회 간부들에게 국제화된 학교라는 걸 자랑하려고 백인 애들만 부각시켰다는 게 딸을 포함한 아시아권 학생들의 분석이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중국인의 ‘미국·영어 숭배’가 심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한국 학생들은 중국어를 못하면 무시당하기 일쑤나 미국 학생들은 영어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국제부의 ‘성골’로 간주된다. 호텔이나 식당에서도 영어를 쓰면 대접이 더 후하다. 학비가 연간 5000만원에 이르는 영어 유치원은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입학할 수 있다.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에서도 영어 배점 비중이 가장 높다. 연간 2~3명만 뽑는 베이징대 갑골문자 박사과정 입학시험의 필수과목도 영어다. 올해 5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유학하는 중국 학생은 36만명이다. 미국 내 전체 유학생의 40%다. 미국·영국의 유명 대학을 방문하는 관광상품에 지난해에만 65만명이 몰렸다. 이들이 쓴 금액만 45억 달러(약 5조원)다. 중화주의 부활을 외치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주석직에 오르기 전까지 외동딸을 미국에 유학시켰다. 방학 기간에 중국 학자를 취재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들이 대부분 미국으로 건너가기 때문이다. 친미주의는 중국 반체제 운동에도 깊게 박혀 있다. 과거 민족주의에 기반한 한국 저항운동이 반미주의를 주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 7월 사망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는 “미국의 모든 전쟁이 도덕적으로 옳았다”며 조지 부시 미 전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까지 찬양했다. “홍콩이 지금처럼 되는 데 100년이 걸렸으니, 중국의 크기를 볼 때 오늘날 홍콩처럼 되려면 300년 이상의 식민통치가 필요하다”고 말한 이도 류샤오보다. 겉으로는 미국을 욕하면서 속으로는 미국을 숭배하는 중국을 나무랄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반도 전문가로 평가되는 이들의 친미주의적 속성은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 붕괴 이후 상황을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을 받은 자칭궈 베이징대 교수 등 이른바 ‘친한파’, ‘자유파’ 학자들은 대부분 미국에서 유학한 미국 전문가들이다. 엄밀히 따지면 한반도 전문가가 아니다. 미국적 시각에서 한반도 문제를 접근하는 이들이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 그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들과 대립하는 ‘친북파’, ‘보수파’ 학자 중에서도 한반도 문제에 천착해온 이들은 드물다. 북·중 혈맹과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이들은 미국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서 한반도를 바라볼 뿐이다. 공교롭게도 친한파 교수와 친북파 교수 모두 영어는 유창하지만, 한국어는 할 줄 모른다. 중국 학자 가운데 한글 자료를 읽을 줄 아는 이들은 조선족 출신밖에 없다. 산둥성 사회과학원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소장파 학자에게 “한국어를 모르면서 한국을 연구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 연구는 아직 독립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window2@seoul.co.kr
  • 여자의 그림은 투쟁이다

    여자의 그림은 투쟁이다

    자화상 그리는 여자들/프랜시스 보르젤로 지음/주은정 옮김/아트북스/368쪽/2만 5000원나를 드러내는 ‘셀피’로 뒤덮인 세상이다. 입술을 도드라지게 내밀고 얼굴이 최대한 갸름해 보이는 각을 요령 좋게 찾아낸 한 컷. 타인이나 풍경 대신 ‘나’를 내세운 이 ‘21세기형 자화상’에는 남들에게 멋지게 보이려는 기대와 만족함, 순간의 충동을 결빙하는 것 외에 다른 이야기는 형편없이 부재한다.‘나를 어떻게 보여 줄까.’ 이 간명하지만 간단치 않은 화두를 위해 시대의 요구와 갈등하며 치열하게 성찰한 이들이 있었다. 16세기부터 현재까지 지난 400여년간 백인 남성 중심으로 쓰인 미술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여성 화가들이다. 이들은 ‘네잎클로버’처럼 드물 것 같지만 의외로 시대별로 풍부한 자화상을 그려 내며 ‘대상’에서 ‘주체’로 자신만의 특별한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책의 출발이 된 것은 미술사회사를 연구하는 저자의 서랍 속에 차곡차곡 모인 여성 화가들의 자화상 이미지들이었다. 저자에게 자화상은 ‘이것이 내가 믿는 바이다’라는, 화가의 생각을 밝히는 언어였다. 때문에 자화상 속 여성 화가들의 구도, 자세, 눈빛, 손짓, 소도구, 빛과 어둠의 배치 등을 면밀하게 살피는 동시에 그들의 삶까지도 폭넓게 들여다봤다. 그 결과 시대와 사회가 요구한 ‘전형’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얼굴을 탐색했던 이들 역시 미술사의 주인공들이자 치열하게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던 예술가들이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최근까지도 여성의 자리를 허용하지 않았던 미술계에 여성 화가의 자화상을 하나의 독창적인 장르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성 대가들은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해, 솜씨를 자랑하기 위해, 대가를 모방하기 위해, 예술적 신념을 표현하기 위해 자화상을 그렸다. 르네상스 거장 티치아노의 초상화를 밑거름 삼아 평생 자화상에 매달렸던 렘브란트, 옥스퍼드대 명예 학위를 받고 학위 가운을 입은 모습을 초상화로 남긴 조슈아 레이놀즈가 그 예다. 하지만 여성 화가들은 자신이 ‘소수’이고 ‘주변’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남성 화가의 자화상과 다른 프레임과 편견에 싸여 관찰될 것이라는 것도 각오한 채였다. 여성 화가들이 자신의 재능을 보여 주는 방식을 매번 새롭게 고안해 내야 했던 이유다. 여성에 대한 미술 교육, 직업으로서의 활동이 거의 가로막혔던 16·17세기엔 여성에게 조신함을 필두로 한 품격을 강요했다. 하지만 여성 화가들은 전통을 과감히 뚫고 나왔다. 자신만만한 미소를 띠고 팔을 의자에 걸친 채 보는 이에게 말을 거는 듯한 유디트 레이스터르의 자화상(1633년 작)은 절제를 미덕으로 했던 과거 여성 자화상들의 질서를 단숨에 부정한다. 남성 화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천재성’, ‘창조의 광기’를 헝클어진 머리와 비대칭의 구조 등으로 극적으로 표현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자화상(1630년대)은 남성 못지않은 활력과 독창성으로 당대의 기준에 균열을 낸다. 이들의 분투는 페미니즘 논의가 활발해진 20세기에 이르면 상상의 여력을 뛰어넘는 파격과 실험으로 이어진다. 여성 예술가들의 유쾌하면서도 전위적인 시도는 그간 화폭을 지배했던 성 역할의 경계를 간단히 무너뜨린다. 고통과 열정으로 뒤섞인 삶의 기록을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스타일로 구현했던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1944년 작), 거구의 나체에 낙서처럼 낙인을 찍어 미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한 제니 새빌의 작품(낙인찍힌·1992년 작)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에선 깊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는 편견을 지닌 이들에게 저자는 180여점의 도판을 증거로 내밀며 이렇게 말한다. ‘여성의 자화상이 보여 주는 다양성은 여성은 뛰어난 모방가이기는 하지만 독창성은 없다는 오랜 믿음이 거짓임을 드러낸다. 당대의 지배적인 여성성의 개념에 부합해야 한다는 요구 속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과시하고 신념을 밝히며 당대의 기준에 대한 이해를 보여 주는 빼어난 이미지를 찾는 데 이들은 용케 성공했다.’(299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미국·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 선언…유네스코는 국제 외교 ‘전쟁터’

    미국·이스라엘, 유네스코 탈퇴 선언…유네스코는 국제 외교 ‘전쟁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12일(현지시간) 잇따라 유네스코(UNESCO) 탈퇴를 선언했다.유네스코는 1945년 2차대전이 끝나고 세계평화에 대한 열망에 따라 유엔과 동시에 설립된 유엔의 교육·문화 부문 산하 기구다. 인류 평화 증진과 보편가치 제고라는 목표로 세워진 유네스코는 최근 몇 년 동안은 세계 각국의 외교 전쟁터였다. 각국이 상반된 역사 해석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치열한 물밑 싸움을 벌이며 반목을 거듭해왔다. 갈등의 축으로 부상한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은 총 1073개가 등재돼있다. 자연유산에 관해서는 국가 간 이견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문화유산에서는 입장이 정면으로 부딪치기 일쑤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해당 유산이 인류 전반에 통용되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녀야 한다. 그러나 각국이 경험한 역사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이 보편가치에 대한 해석은 첨예하게 엇갈리곤 한다. 유네스코는 최근 몇 년간은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반목으로 시끄러웠다. 미국은 탈퇴선언에서 여러 가지를 들긴 했지만, 유네스코가 역사 유산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혈맹국이다. 유네스코는 지난해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에도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성지 관리 문제에서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7월엔 요르단 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했다. 유네스코의 아랍 회원국들은 그동안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다수 결의안을 냈다. 지난 5월에는 이스라엘을 예루살렘의 ‘점령자’로 표현해 이스라엘이 격분했다. 중동 문제 외에도 ‘군함도’ 등 조선인 강제노역의 한이 서린 일본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과정에서도 한·일 간의 입장이 뚜렷이 갈렸다. 한국은 당시 일본 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에 반대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지만, 일본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과 중국 등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의 피해를 본 8개국 14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위안부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에 반대하는 막후 외교전을 치밀하게 펴고 있다. 특히 일본은 위안부 기록물 유산 등재 저지를 위해 유네스코를 상대로 분담금 감축 카드를 들고 압박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시민사회단체가 등재의 주체라는 점에서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지만, 유네스코 회원국들을 상대로 중국 등과 함께 막후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각국은 시대적 상황과 집권 세력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유네스코의 탈퇴와 재가입을 반복해왔다. 미국 역시 탈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인 지난 1984년 미국 정부는 유네스코가 소련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정치적 편향성과 방만한 운영을 이유로 유네스코를 탈퇴했다가 조지 W.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2년 10월에야 재가입했다. 하지만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자 유네스코에 내는 분담금에서 연간 8000만달러(약 907억원) 이상을 삭감해버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956년 자국의 흑백인종 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유네스코가 간섭한다면서 탈퇴했다가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야 1994년 복귀했다. 유네스코는 당분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탈퇴 문제에 대응할 여력도 없다. 불가리아 출신인 현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의 임기가 11월로 끝나기 때문에 사실상 ‘레임덕’에 빠져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국 정부 ‘화이트 위도’ 드론 사망 밝히길 꺼리는 건 아들 때문?

    영국 정부 ‘화이트 위도’ 드론 사망 밝히길 꺼리는 건 아들 때문?

    2013년 이슬람 국가(IS)에 자원한 뒤 서구 소녀들을 이른바 ‘IS 신부’로 모집하는 데 앞장섰던 영국 여성 샐리-앤 존스(48)는 ‘화이트 위도(백인 과부)’, 또는 ‘화이트 존스’란 별명으로 불렸다. 런던 그리니치에서 태어나 켄트주 체이텀에 거주하던 존스는 펑크 밴드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다.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2013년 아들 조조를 데리고 시리아에 여행갔다가 함께 IS에 합류한 뒤 지하디스트 컴퓨터 해커였던 주나이드 후사인과 결혼했다.2015년 남편이 드론 공격으로 사망하자 존스는 영국의 외로운 늑대들에게 테러 공격을 하라고 부추겼고 수제 폭탄을 어떻게 조립하는지를 알려줬다. 또 무기를 든 채 포즈를 취한 자신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시리아까지 여행하는 방법을 조언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국의 기독교도에 대한 위협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런 존스가 지난 6월 시리아 락까 근처에서 미군의 드론 공격에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현지 일간 ‘더 선’이 맨먼저 그녀의 사망 사실을 보도했다. BBC는 그녀의 죽음이 간단치 않은 의미를 지니는데도 총리실 관리들이 이 건에 대해 언급하길 꺼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하게도 관리들은 그녀가 죽었다는 얘기를 극구 부인하지도 않았다.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국가 안보를 고려해 이 문제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더 선은 이제 열두 살이 된 아들 조조가 그녀와 함께 숨졌기 때문에 정부가 그녀의 사망 소식을 공표하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존스는 남편 후사인이 생전에 꾸민 “서구를 겨냥한 야만적인 공격” 게획에 대해 잘 알고 있고 IS 조직원 모집책으로도 활약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영국 정부가 최우선 제거해야 할 타깃이었다. 후사인의 처형 계획에는 영국 여왕과 필립공도 포함돼 있었다. 일간 ‘더 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 타임스’는 영국 정보기관들이 자국 국적으로 IS에 가담한 200명의 살생부를 만들어 이들이 영국으로 돌아와 테러 행위를 벌이기 전에 제거하는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최우선 타깃이지만 어린 아들의 목숨까지 덩달아 빼앗았다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가 제기될까봐 그녀의 사망을 공표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영국 국방부의 대테러 작전 책임자인 칩 채프먼 중장은 아들이 함께 숨졌다는 보도가 맞는지를 묻자 “UN 헌장에 규정된 대로면 전사로 분류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답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고] 2017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사고] 2017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서울신문사는 오는 31일,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기원 D-100일을 맞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가을밤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18회째 개최되는 이번 가을밤 콘서트는 팬텀싱어 준우승을 차지한 듀오 ‘듀에토’(백인태·유슬기)의 아름다운 보이스와 더불어 바이올린 이성주, 소프라노 박혜진, 카운터테너 듀오 ‘듀오보체’(이희상·유혁) 등과 함께합니다.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반주로 주옥같은 오페라 아리아, 가곡 등을 선보일 이번 가을밤 콘서트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일시:2017년 10월 31일 오후 8시 ●장소: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티켓:R석 12만원, S석 9만원 A석 6만원, B석 3만원 ●예매처: 인터파크, 예술의전당 ●문의:서울신문 문화사업부 (02-2000-9752~6)
  • 英 출신 IS ‘화이트 위도우’, 美 드론 공격으로 사망

    英 출신 IS ‘화이트 위도우’, 美 드론 공격으로 사망

    영국 출신의 여성 테러범 샐리 존스(50)가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현지언론은 존스가 지난 6월 이슬람국가(IS)의 수도 락카를 탈출하다 미군의 드론 폭격으로 12세 아들과 함께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일명 '화이트 위도우'(White Widow·백인 과부)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존스는 원래 영국 켄트 주에서 두 아이를 홀로 키우던 평범한 싱글맘이었다. 과거 락 싱어로 활동하기도 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녀는 2013년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IS 대원인 주나이드 후세인과 결혼하기 위해 둘째 아들만 데리고 시리아로 떠났다. 이후 존스는 뛰어난 해커였던 남편 후세인을 도와 SNS로 서구 소녀들을 시리아로 회유하는 일을 담당해왔다. 2015년 후세인이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숨진 이후, 존스는 영국 등에 테러 공격을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등 '화이트 위도우'로 악명을 떨쳐왔다. 이 때문에 존스는 미 정부의 ‘특별 지정 국제 테러범’ 리스트에 올라 미국과 영국 뿐만 아니라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는 다른 국가의 표적이 되어왔다. 존스의 사망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폭격으로 인해 그녀의 죽음을 실제로 확인하기 힘든 점과 아들 조조 딕슨(12)의 생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의 추적을 받아오던 존스는 락카를 벗어나 인근 도시로 피신하던 중 사망한 것으로 보이며 아들 딕슨이 현장에 함께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IA 측도 "폭격 현장에서 그녀의 DNA 채취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100% 존스의 죽음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언론은 존스가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어린 아들도 함께 죽은 점에 대한 비난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이 사실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종차별 논란’ 도브 광고 속 흑인 모델이 밝힌 입장

    ‘인종차별 논란’ 도브 광고 속 흑인 모델이 밝힌 입장

    세계적인 비누 브랜드 ‘도브’(Dove)가 인종차별 광고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광고 속에 등장하는 흑인 모델이 입을 열었다. 앞서 도브는 흑인 여성이 티셔츠를 벗자 백인 여성으로 변하는 광고를 최근 공개했다가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광고를 삭제하고 “여성들의 피부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핵심을 신중히 생각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나이지리아 출신 흑인 모델 로라 오구니에미(Lola Ogunyemi)는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저는 ‘인종차별 도브 광고’의 모델입니다. 저는 피해자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로라는 글을 통해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의 광고에 흑인 여성이 나오는 것이 흑인 여성 역시 아름답고 중요하며 가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출연했는데, 인종차별 광고의 피해자가 된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논란이 된 도브 광고의 캡처본만 보면 인종차별적 내용 같지만 30초 분량의 광고 원본을 보면 이런 오해는 불식된다. 여기에는 다양한 인종과 연령의 인물 7명이 출연해 옷을 벗으면 다른 인물로 변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는 ‘도브 제품이 모든 여성들의 피부를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던 의도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로라는 광고 제작자들이 소외층의 여성들을 광고로 다룰 때, 더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잘못된 광고의 피해자가 아니며 “나는 강하고, 아름답고,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트럼프와 불화설’ 핵심 참모들, 연말 줄줄이 떠나나

    ‘트럼프와 불화설’ 핵심 참모들, 연말 줄줄이 떠나나

    대북 해법 등 대립 틸러슨 장관 11월 트럼프 亞순방 후 사퇴 전망 켈리 비서실장·콘 경제위원장 잦은 의견충돌 속 사표설 솔솔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자리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대북 해법이나 인종차별 문제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잦은 이견을 보여 온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트럼프 정부의 핵심참모인 이들 3인방이 사표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9일(현지시간) 전했다. 악시오스는 이들의 ‘엑소더스’(대탈출)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위기 대처 능력과 미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틸러슨 장관이 가장 먼저 트럼프호에서 탈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 해법뿐 아니라 각종 외교정책에서 잦은 이견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또다시 불화설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북한과 2~3개 대화 채널이 있다”고 말한 틸러슨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일갈한 것이다. 나흘 후인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을 분노하게 하는 뉴스가 전해졌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 7월 국방부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으며, 이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보도 직후 틸러슨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나의 헌신은 한결같이 강하다”면서 “대통령이 원하는 한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틸러슨 장관과 사이가 매우 좋다”며 불화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미 마음이 떠난 틸러슨 장관이 켈리 실장의 간청으로 연말까지만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외교가에서는 틸러슨 장관이 오는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이후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을 ‘멍청이라고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강하게 부정하지 않은 틸러슨 장관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국무장관으로는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존 볼턴 전 유엔 대사 등이 거론된다. 또 백악관의 권력 암투를 종지부 찍은 켈리 실장의 거취도 불분명하다. 악시오스는 “켈리 실장의 백악관 내부 질서 잡기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큰 점수를 따지 못했다”며 “켈리 실장은 대통령의 느슨하고 변덕스러운 성격을 비판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험한 설전을 주고받는 밥 코커(테네시·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이 켈리 실장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도 ‘독‘이 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코커 위원장은 지난주 틸러슨 장관과 켈리 실장,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3인방이 “우리나라를 혼돈으로부터 지켜주는 사람들”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전략을 우회 비판했다.미 경제사령탑 격인 콘 위원장도 세제개혁안이 완성되는 내년 1분기에 백악관을 떠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유대인인 콘 위원장은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두둔 발언에 실망해 사퇴를 검토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고심 끝에 감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혁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단 직위 유지를 선택했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트럼프 정부 초기 측근들의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현직 참모들의 사퇴 루머도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다, 내년 중간선거까지 안정을 꾀하기 위해 이들을 붙잡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월드피플+] 어릴적 헤어진 남동생, 60년 뒤 천만장자 돼 재회

    서로의 생사도 모른 채 이역만리 떨어져 살던 남매가 극적으로 만났다. 특히 놀랍게도 남동생은 세계적인 거부로 성장해 누나 앞에 당당히 나타났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등 현지언론은 60여년 만에 해후한 이다 와일드(83)와 아스카 파텔(78)의 영화같은 사연을 전했다. 두 남매의 얽힌 사연은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백인 여성인 와일드와 인도인 남성 파텔은 사실 친남매 사이는 아니다. 1947년 당시 인도와 파키스탄의 종교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 파텔의 아버지가 아들을 영국으로 보냈고 와일드의 숙모가 그를 입양한 것이다. 이렇게 와일드와 파텔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한 지붕 아래에서 살게 됐다. 서로 피는 달랐지만 친남매보다 사이가 좋았던 두 사람은 그러나 5년 후 이별의 순간을 맞았다. 영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파텔이 인도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에 남매는 글래스고 기차역에서 기약없는 눈물의 이별을 해야만 했다. 와일드는 "동생이 떠났을 때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었다"면서 "동생이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한동안 편지로 연락했지만 우리집이 이사가면서 이마저도 끊겼다"고 회상했다. 동생 파텔도 "연락이 끊긴 후 누나를 몇 년 동안 찾았지만 이사 후의 흔적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두 사람의 인연은 추억 속으로만 남을 것처럼 보였지만 60여년 후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파텔이 페이스북에 게시된 한 가족 웨딩사진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는 누나를 우연히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한 두 사람은 지난 8월 60여년 만에 극적으로 해후했다.   놀라운 점은 이제는 갑부가 된 돌아온 파텔이었다. 인도에서 물류회사를 경영하는 파텔은 인도의 성공한 사업가 톱 100명 중 45위에 오를 정도의 천만장자가 됐다. 2013년 기준 그의 추정 재산만 무려 6억 1500만 달러(약 7000억원). 와일드는 "동생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면서 "60년 전 기차역에서 눈물 훔치던 그 작은 소년이 성공한 천만장자가 돼 돌아왔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마치 초현실적인 일이 벌어진 것 같아 지금도 믿지 못할 정도"라면서 "앞으로는 계속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망 50년 지나도… 영원한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쿠바 혁명의 아이콘인 체 게바라가 세상을 떠난 지 9일로 50주년이 됐다. 그의 시신이 묻혀 있는 쿠바 산타클라라에서는 8일(현지시간) 50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에스캄브레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추모식에는 6만~7만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참배객들은 게바라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거나 사진 등을 들고 그의 혁명 정신을 기렸다. 게바라의 혁명 동지이자 오랜 친구인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참석해 묘지 앞에 흰 장미를 헌화했다. 이날 추모식은 국영 TV로 생중계됐다. 1928년 아르헨티나 부유층 백인 가정에서 태어난 게바라는 의사로서의 안정적 삶을 박차고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겠다는 뜻을 품는다. 첫 번째 부인 일다 가데아의 소개로 쿠바의 망명 정치가인 피델 카스트로를 만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1956년 쿠바로 건너간 게바라는 게릴라전으로 1959년 친미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키고 혁명에 성공했다. 이후 카스트로 정부의 각료로 활동했지만 1965년 돌연 편지 한 장을 남기고 떠난다. “쿠바 혁명이 내게 준 임무를 완수한 것 같다. 작별을 고한다. 다른 나라들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콩고에서 6개월간의 혁명 노력이 실패한 뒤 볼리비아로 건너간 게바라는 레네 바리엔토스 군부 정권을 무너뜨린 뒤 사회주의 정권을 수립하려고 47명의 게릴라 부대를 조직해 무장투쟁을 벌였다. 7개월간의 게릴라 활동 끝에 1967년 10월 8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조력을 받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의해 체포돼 다음날 처형당했다. 비밀 무덤에 묻혔던 그의 시신은 30년이 지난 1997년 전기작가 존 리 앤더슨에 의해 발견돼 쿠바에 다시 안장됐다.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이었던 피델은 게바라를 “혁명의 모범”이라 묘사하며 “지킬 명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고 추모했다. 게바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영국 BBC는 이날 게바라가 민중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영웅이지만, 일각에서는 잔혹하고 피에 목마른 무장투쟁가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게바라는 불꽃 같은 삶을 살다 간 혁명가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힘입어 사회주의 운동가에서 저항의 표상으로 진화했다. 이 때문에 게바라는 1968년 프랑스 ‘68혁명’ 이후 진보적 젊은이들에게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이후 게바라의 반항적 이미지는 그의 사진을 복제한 앤디 워홀의 작품 ‘체 게바라’를 시작으로 티셔츠와 시계, 맥주, 남자 향수 등의 마케팅에 널리 이용됐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사회주의 혁명가가 사후 자본주의의 최첨단에 서게 된 셈이라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흑인이 백인 되게 하는 비누?

    흑인이 백인 되게 하는 비누?

    세계적인 비누 브랜드 ‘도브’(Dove)가 인종차별 광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공식 사과했다고 가디언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영국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유니레버의 자회사인 도브가 지난주 페이스북 계정에 공개한 문제의 세정제 광고는 흑인 여성 한 명이 입고 있던 갈색 티셔츠를 벗으니 살구색 티셔츠를 입은 백인 여성으로 변신한다고 설정한 3초 분량의 영상이다. 이 광고는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뉴욕타임스(NYT)는 “짤막한 광고지만 은연중에 ‘더러운’ 흑인이 씻은 뒤 ‘깨끗한’ 백인이 된다는 메시지를 표현했다”고 비판했다. 도브는 논란이 지속되자 이날 “이 광고로 인해 기분이 상한 사람들이 있다면 유감”이라고 밝힌 뒤 “여성들의 피부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신중히 생각하지 못했다”고 사과한 뒤 광고를 삭제했다. 도브의 광고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건 처음이 아니다. 도브는 2011년에는 거친 피부 사진 앞에 흑인 여성을, 부드러워진 피부 사진 앞에는 백인 여성을 세운 광고를 선보여 비판을 받았다. 당시 도브가 공개한 광고를 보면 흑인 여성 뒤에는 ‘사용 전’, 백인 여성 뒤에는 ‘사용 후’라는 문구를 배치했다. NYT는 독일계 화장품 업체인 니베아도 지난 4월 ‘흰 것은 순수하다’고 적힌 방향제 광고 문구를 냈다가 백인우월주의자 단체가 열광하자 “누구에게 상처를 주거나 잘못된 해석을 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비누 쓰면 흑인이 백인으로… 도브, 또 인종차별 광고

    비누 쓰면 흑인이 백인으로… 도브, 또 인종차별 광고

    세계적인 생활·미용 용품 브랜드 ‘도브’(Dove)가 인종차별적인 광고를 공개했다가 거센 비난 여론에 올랐다. 도브의 인종차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문제가 된 광고는 내린 상태다.도브가 최근 자사 페이스북에 올린 비디오 클립 광고에는 흑인 여성이 도브 제품을 쓰고 난 뒤 백인 여성으로 변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광고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에 도브 측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광고 내용이 여성의 피부색을 심사숙고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느꼈을 불쾌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또 “이 광고는 도브가 열정을 기울이고 있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됐었다”고 밝혔다.하지만 도브는 2011년 광고에서도 인종차별 논란을 불렀다. 당시 도브가 공개한 광고를 보면 흑인 여성 뒤에는 ‘사용 전’, 백인 여성 뒤에는 ‘사용 후’라는 문구를 배치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두두둑..” 라스베가스 총기난사 음악과 함께 시작된 기관총 ‘참혹’

    “두두둑..” 라스베가스 총기난사 음악과 함께 시작된 기관총 ‘참혹’

    지난 1일 밤 10시 8분(미국 서부시간) 세계적 관광지인 미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여느 일요일처럼 2만여 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은 라스베이거스의 중심지 스트립 지역에서 화려한 야경을 배경으로 여유 있게 음악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음악 축제 ‘루트 91 하베스트’ 무대에 오른 유명 컨트리 가수 제이슨 앨딘이 자신의 대표곡을 열창하며 공연을 마무리할 무렵, 허공에서 느닷없는 총성이 울렸다. “두두둑…두두둑…드르륵…드르륵….” 음악 소리와 뒤섞인 총격 음은 공연의 대미를 장식하는 효과음으로 들리기도 했지만, 이내 공연은 중단됐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가수 앨딘은 무대 뒤로 급히 몸을 피했다. 관중석의 환호는 곧바로 비명으로 바뀌었다. 현장에 있었던 라디오 시리어스XM의 진행자 슈테르머 워런은 “처음엔 폭죽이 불발된 줄 알았다”며 “세 번째쯤 됐을 때 뭔가 잘못된 걸 알았다”고 말했다. 약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15에이커(약 6만㎡) 크기로 콘서트장에는 총격 당시 2만2000명이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한 목격자는 “콘서트장 건너편 만델레이 베이 호텔의 고층에서 번쩍하는 섬광이 보였다”고 전했다. 콘서트장에서 300m가량 떨어진 호텔의 32층에서 총알이 쏟아졌고, 관객들은 반사적으로 땅바닥에 몸을 숙이거나 비명을 지르며 반대쪽으로 흩어졌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쓰러졌다. 한 여성은 “내 딸이 없어졌다”면서 울부짖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당시 장면을 “사람들이 ‘죽음의 상자’에 갇힌 듯 했다”고 묘사했다. 총격은 한차례로 그치지 않았다. 범인은 탄창을 갈아 끼운 듯 잠시 멈췄던 총격을 이어갔다. 목격자들은 “총격이 10~15분간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CNN 형사분석가 제임스 가글리아노는 “총성을 들어보면 탄알 띠를 장착한 군사 화기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총성이 들리자 공연을 중단한 앨딘은 “나와 동료는 무사하지만, 가슴이 찢어진다. 라스베이거스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소셜미디어에 글을 남겼다. 곧바로 경찰차 수십여 대가 스트립 지역에 집결했다. 특수기동대(SWAT) 요원들은 범인과 총격전을 벌이며 대치했다. 호텔 29층을 수색한 뒤 범행 장소였던 32층으로 올라갔다. 경찰은 라스베이거스 인근 네바다주 메스퀴트에 사는 백인 남성 스티븐 패덕(64)이 범인이라고 밝혔다. 애초 경찰에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이 급습하기 직전인 밤 11시 자살한 채 발견됐다. 호텔방에서는 10여정의 총기가 함께 발견됐다. 미 당국은 ‘외로운 늑대형’(lone wolf) 단독범행으로 보이며, 국제 테러단체와의 연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패덕은 지난달 28일 호텔에 체크인했다. 휴일 밤 범행을 위해 사흘을 묵었다는 의미다. 참극은 1시간 만에 끝났지만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렁 커졌다. 최초 ‘2명 사망·24명 부상’으로 알려진 피해 규모는 가파르게 불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가 늘면서 사망자 58명, 부상자도 515명이나 됐다. 지난해 6월 49명이 숨진 플로리다 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 난사보다 더 끔찍한 최악의 참극으로 기록되게 됐다.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던 한인 10명 중 5명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총영사관은 총기 난사 직후, 한인 피해 여부 파악에 나서 한국 관광객 100명의 신변 안전은 확인했으나 약 10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총영사관 측은 현재 현지 민박집과 여행사,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나머지 한인 관광객들의 안전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랜도 난사 이후 최대 참극”…2000년대 美총기사건 이렇게 많았다

    “올랜도 난사 이후 최대 참극”…2000년대 美총기사건 이렇게 많았다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만달레이 호텔 근처 콘서트장에서 1일(현지시간) 발생한 무차별 총격 사건으로 20명 이상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이후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총격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대형 총기난사 사건 일지.●2002.10.24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 일대에서 3주간 걸프전 참전용사 존 앨런 무하마드의 총기 난사로 10명 사망. ●2007.4.16 버지니아 주 블랙스버그의 버지니아텍에서 조승희가 32명을 사살하고 자살. ●2009.3.10 앨라배마 주 제네바 카운티와 커피 카운티에서 28세 실직남성이 총을 쏴 10명 살해. ●2009.4.3 뉴욕 주 빙엄턴의 이민자 서비스 센터에 베트남계 이민자 지벌리 윙의 총기 난사로 13명 사망. ●2009.11.5 텍사스 주 포트후드 군사기지에서 군의관 니달 하산 소령의 총기 난사로 장병 12명 등 13명 사망. ●2011.1.8 애리조나 주 투산에서 정치행사 도중 총기 난사로 연방판사 등 6명 사망, 개브리엘 기퍼즈 연방 하원의원 등 13명 부상. ●2012.7.20 콜로라도 주 오로라 한 영화관에서 영화 ‘배트맨’ 시리즈의 악당 ‘조커’를 흉내 낸 범인의 총기 난사로 관람객 12명 사망, 70여명 부상. ●2012.12.14 코네티컷 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로 초등학생 20명과 교직원 6명 등 26명 사망. ●2013.9.16 워싱턴DC 해군 복합단지(네이비야드) 사령부 건물에서 군 하청업체 직원의 총기 난사로 범인 포함해 13명 사망. ●2015.6.17 백인 우월주의 딜런 루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의 흑인교회에 총기 난사해 9명 사망. ●2015.10.1 오리건 주 소도시 로즈버그의 엄프콰 칼리지에서 20대 남성이 교실에 총기 난사해 10명 사망, 7명 부상. ●2015.12.2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 시의 발달장애인 복지·재활시설에서 무장괴한들의 총기 난사로 14명 사망, 22명 부상. ●2016.6.12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 총격과 인질극 발생해 49명 사망 58명 부상. 워싱턴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9년 만에 가석방 O.J. 심슨…사회에서 첫 모습 포착

    9년 만에 가석방 O.J. 심슨…사회에서 첫 모습 포착

    강도와 납치혐의로 복역하던 미국 프로 미식축구 선수 O.J. 심슨(70)이 9년 만에 풀려난 가운데 '사회'에서의 첫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스플래시 뉴스 등 현지언론은 네바다 주의 한 주유소에서 만난 심슨의 모습을 보도했다. AP통신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심슨은 이날 0시 8분께 네바다 주 북부에 있는 러브록 교정센터에서 가석방됐다. 언론에 보도된 가석방 후 첫 모습은 청자켓과 모자를 눌러쓰고 가석방 서류에 사인하는 모습이었다. 다시 그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그로부터 5시간 후 주유소에서였다. 9년 만에 자유를 얻게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심슨은 "차에 탄지 불과 5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자유를 느끼겠는가?"라며 짐짓 여유로운 농담을 던졌다. 보도에 따르면 심슨은 당초 원하던 거주지였던 플로리다 주가 아닌 앞으로 라스베이거스에 머물게 된다. 가석방 중인 관계로 당국의 허가없이 네바다 주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으로 무기 등은 소지가 금지된다.      한편 심슨은 지난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다. 특히나 심슨 사건이 사회에 던진 파장은 컸다.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심슨이 화려한 변호인단을 구성, 결국 무죄를 받아냈기 때문이다. 당시 변호인단은 “수사 경찰이 백인우월주의자”라며 인종 차별을 강조하며 흑인 위주의 배심원단을 구성하는데 성공해 미국식 재판제도에 대한 회의론도 불거졌다. 그러나 심슨은 지난 2007년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감형처분을 받아 이번에 가석방이 확정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 백인은 우월한 인종인가? ...재조명 되는 극우 포퓰리즘

    “네덜란드 자유당(PVV)과 프랑스 국민전선(FN), 오스트리아 자유당의 약진에 이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이제 독일에서 명실상부한 3당의 자리에 올랐다. 이는 우리가 이슬람 국가들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여준 것이다.”(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이번에 역사적 점수를 올린 동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브라보’를 보낸다. AfD는 유럽 사람들을 각성하는 새로운 상징이다.”(마리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12.6%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연방 하원의 제3당 자리를 꿰차자 유럽 각국의 극우 포퓰리스트들이 환호했다. 나치 정권의 역사적 과오 때문에 극우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독일에서 AfD의 약진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5년 국경을 개방해 100만명이 넘는 중동권 난민과 이주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라는게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민 정책과 사회 불평등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 유럽내 정체성과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독일경제연구소 IFO의 클레멘스 푸에스트 소장은 “안보, 이민, 세계화 속에서 독일 경제 모델에 대한 회의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기서 유럽의 ‘정체성’이란 결국 중세 십자군 전쟁 때부터 뿌리깊게 이어져온 문명의 충돌로 기독교 중심의 백인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 정서로 대표된다. 미국도 지난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유혈 사태를 계기로 인종적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됐지만 반(反)이민 국수주의를 내세운 ‘대안 우파’(알트 라이트·alternative right)가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대안 우파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보수 우파 철학자 폴 고트프리드가 미국에서 대안적인 우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이는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거부하고 백인 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반(反)유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통적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대안 우파 활동가인 리처드 스펜서는 “흑인은 문명에 거의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았다. 흑인 인종 학살을 고려해 볼 만하다. 미국은 백인의 나라”라고 주장해 지지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를 지지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정치적 도박에 가깝지만 사실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는 뿌리가 깊다. 영국의 유전학자 프랜시스 골턴(1822~1911년)이 1865년 발표한 우생학은 미국에서 1880년대 새로운 과학으로 자리잡았다. 미국의 26대 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1901~1909년)도 유색 인종의 높은 출생률에 주목하면서 1913년 “우리는 좋은 형질을 가진 시민은 자신의 좋은 혈통을 후대에 남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의무이며, 나쁜 형질을 가진 시민이 후손을 통해 나쁜 혈통을 이어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백인의 우월함을 강조했다. 서구 사회를 휩쓰는 백인 우월주의 열풍은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침체한 경제와도 연관이 있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영국 저소득층이 지난해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한 비관론이 과거 민족국가로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베를린 자유대학 존 F 케네디 연구소의 마누엘 펀케 연구원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1870년부터 2014년까지 역사상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 약 30%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소수자나 외국인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백인 우월주의는 서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기독교 기반의 백인이 비주류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 퓨리서치센터는 2015년 백인(히스패닉계 제외)이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2065년이면 과반 이하인 4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히스패닉은 14%에서 24%로, 흑인은 12%에서 14%, 아시아계는 6%에서 13%로 늘어나 ‘백인 국가’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종교적으로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현재는 1% 미만이지만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1%로 늘어나 기독교(66%)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밖에 퓨리서치센터는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가 470만여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의 7.5%를 넘어섰지만 2030년에는 686만여명(10.3%)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경우 2010년 무슬림 인구가 전체 인구의 5%인 411만여명이었으나 2030년에는 7.1% 수준인 554만여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