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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담 취소는 북의 원색적 비난+실무회담 약속 어겼기 때문”

    “회담 취소는 북의 원색적 비난+실무회담 약속 어겼기 때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배경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원색적인 비난과 더불어 싱가포르 실무회담장에 북한이 통보도 없이 나타나지 않고 연락까지 차단하는 등 여러 차례 신뢰를 깨뜨린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로 진행한 비공개 브리핑에서 “어젯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지목해 공격하는 내용의 성명이 도착했다”면서 “(성명은) 미국을 위협하고, 미국과 회담장에서 만나든지, ‘핵 대 핵 대결’을 하자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문제의 성명’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펜스 부통령의 언론 인터뷰 발언을 문제 삼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한 24일 담화를 가리킨다. 또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다른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미국이 가질 수 있는)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수사(말)를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기꺼이 통과하고자 한다면 여전히 열려 있는 뒷문이 있지만, 그것은 최소한 그들의 수사 방식을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북한의 일방적인 약속 깨기 등에도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퍼런스콜에 나선 고위 관계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9일 방북했을 때, 양측은 지난주에 싱가포르에서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기로 했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아무 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은 우리를 바람 맞혔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에 수많은 연락을 시도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면서 “이 같은 대화 중단은 심각한 신뢰 부족을 암시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대해서도 “북한은 전문가를 현장에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깨뜨렸다”면서 “(현장 취재를 한) 미국 CBS 방송도 검증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다고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하는 서한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일이 직접 구술해 받아쓰도록 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 냉정하게 대처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로 예정된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해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는 남한을 비롯한 5개국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풍계리 핵실험장과 부속 건물을 폭파하는 행사를 가진 직후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회담 취소는 최근 북한과의 비핵화 교섭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자 나온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서 일정 부분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교환 방식에 대해 조율한 것으로 알려진 뒤 이런 조치가 나와 향후 비핵화 프로세스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게다가 북·미 정상회담까지 불과 20일가량 남겨둔 상태에서 나왔다. 미국은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그에 상응하는 북한 관리와의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있었다. 북·미 양측이 ‘정상회담 재고려’, ‘연기’ 등의 말 대 말 대결로 신경전을 벌이면서 최근 개최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진 상태였다. 그래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3차 고위급회담 얘기도 흘러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배경이 무엇인지 아직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기자 일문일답에서 연기 및 취소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최근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결국 그런 상황이 말 대 말의 대결로 이어지면서 회담 취소로까지 이어진 것 아닌가 하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부상은 어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면 조미(북·미) 수뇌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불발 시 대북 군사공격을 암시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한 날 선 반응을 보인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한반도의 정세 격변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대북 군사공격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북·미 중재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일은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위해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를 위한 프로세스가 다시 가동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했던 것 이상의 중재를 해야 한다. 당장은 북·미가 강 대 강의 대결 자세를 보일 것이다. 모두가 이런 돌연한 사태에 냉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한·미 공조는 물론이고 김 위원장과의 핫라인 대화를 통해서 긴박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 CNN “北 최선희 펜스 비난에 트럼프·백악관 격분”

    백악관 일각 “여전히 희망있다” 中 “김정은 농락당했다 느낄 것”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언론들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취소했다’며 긴급 속보를 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철회는 24일 대미 외교통인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비난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해석했다. 최 부상은 담화에서 펜스 부통령을 “핵보유국인 우리를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아둔한 얼뜨기인가 알 수 있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담화문에 격분했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행정부 고위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CNN은 보도했다. 그러나 한 백악관 관계자는 “북미회담은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미는 물밑에서 정상회담을 위한 조정을 해왔지만, 비핵화 방법을 둘러싸고 대립했다”며 “미국은 단기간에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싶어한 반면 북한은 단계적 조치를 취하고 그때마다 대가를 받기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한 지 몇 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발표했다”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농락당했다고 느낄 것이고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또 발칵 뒤집은 트럼프…불확실한 CVID에 극단적 출구전략

    또 발칵 뒤집은 트럼프…불확실한 CVID에 극단적 출구전략

    美 반대여론·강경파 영향인 듯 트럼프 “마음 바뀌면 연락달라” 벼랑끝 전술…北양보 노릴 수도 “美 일정 부분 책임 회피 어려워”24일(한국시간)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다음달 12일로 계획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갑자기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우리 정부도 크게 당혹스러워하며 진의 파악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며 핵 동결의 첫걸음을 뗀 날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국내의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발을 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타고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양보를 얻어 내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에서 “언젠가 나는 당신(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만약 너무나도 중요한 이 정상회담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말해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만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무엇이 되든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관해 다음주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특히 곧 북·미 고위급회담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제3국 회동이 점쳐지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미 고위급 대표단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북한 관리들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23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그 결정(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면서 “6월 12일로 예정된 그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건에 맞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며 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하겠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리비아식 비핵화’를 운운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하며 회담 개최 합의 번복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회담 취소’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 내 반대 여론과 백악관 내 강경파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중국을 등에 업고 과도하게 비핵화 국면을 주도하려 했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다시 북을 최대한 압박하고 군사 옵션까지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기 싸움과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상호 비난전이 있을 건 예상됐는데, 백악관의 전격적인 선택에 대해선 조금 상황을 지켜봐야 될 거 같다”며 “혹시 대북 압박 수단이라면 적절치 않아 보이고 미국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비핵화 로드맵 제1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마저 합의할 가능성이 적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 비핵화의 첫 조치를 한 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표명했다는 점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충격 상태에서 극도의 비난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더이상 대화는 없다고 선언해 버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간에 경쟁적인 기 싸움이 사그라들지 않고 높아지는 순간에서 신중하게 열기를 식힌 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현 국면에서는 조금 더 상황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시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펜스 부통령까지 모욕하자 못 참은 트럼프…북미회담 전격 취소

    펜스 부통령까지 모욕하자 못 참은 트럼프…북미회담 전격 취소

    최선희의 “펜스는 아둔한 얼뜨기” 발언에 분노북한 ‘리비아식 해법’ 거론한 볼턴 등 강경파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결정적 원인은 북한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북한이 앞서 선(先) 핵포기 후 보상을 뜻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한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을 비판한 것까지는 받아넘길 수 있으나 펜스 부통령을 모욕한 것은 도를 넘었다는 게 백악관의 입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서한에서 “슬프게도 북한이 최근 성명에서 보인 극도의 분노와 적대감을 볼 때 지금은 양측이 오랫동안 계획한 회담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성명’은 전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펜스 부통령 겨냥 발언을 가리킨다.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 부대통령 펜스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최 부상은 “대미 사업을 보는 나로서는 미국 부대통령의 입에서 이런 무지몽매한 소리가 나온 데 대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를 통보하는 서한에서 핵 능력을 운운한 북한에 경고한 것도 최 부상이 북한의 핵무기가 리비아보다 우월하다고 강조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에서 “당신은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의 핵 무기가 더 위력적이고 강력하다”면서 “부디 그것을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은근히 위협했다. 북한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외교라인을 앞세워 리비아식 해법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대북 강경파를 노골적으로 비난해왔다. 펜스 부통령은 볼턴과 함께 대표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도 지난 16일 개인 담화를 내고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식 핵포기’ 언급 등을 비난하며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가능성을 거론했다. 당시 미국은 북한의 이런 불만을 다독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 비핵화 협상은 리비아식 모델이 아닌 트럼프 모델을 따를 것이라며 논란을 잠재운 바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정은, 한·미가 北체제 존중 언급하길 기대”

    “김정은, 한·미가 北체제 존중 언급하길 기대”

    한·미 비핵화 로드맵 조율에 촉각 최근 북한의 잇따른 대남 비난에 대해 본심과는 다른 ‘경고성 행보’라는 분석과 ‘태도 돌변’이라는 시선이 맞서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한국에 자신들의 뜻에 맞는 ‘중재 역할’을 해 달라고 압박하는 경고성 행보로 봤다. 최근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앞세운 미국의 대북 압박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22일 한·미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예비회담’ 격으로,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 이견을 조율할 결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대북 소식통은 21일 “북한이 최근 한·미 맥스선더 훈련 및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의 대북 비난을 지적하고 2016년 4월 집단 탈북한 중국 소재 북한식당 여종업원의 송환 등을 주장했지만 정작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에서는 적대적 대남 발언이 없었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도 예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매체를 통한 비난과 달리 비핵화 행보는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북한의 지적에 대해 한국이 특별히 조처할 것이 없음을 자신들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비난이 한국으로 하여금 자신들의 입장을 미국에 강하게 전달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즉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이 자신들의 뜻대로 설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 관계만 진전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미 정상회담이 남북 관계 진전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한국이 북·미 간 이견을 중재하고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지난 16일 담화에 따르면 북한이 거부한 것은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 생화학무기 폐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등 3가지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선 비핵화·후 보상’ 부분은 2단계로 나눠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고 생화학무기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CVID는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의제가 완전히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정상회담장에 들어서는 데 불안감이 크다.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는 판문점에 비해 돌발 변수에 대한 통제가 힘들다. 특히 인권 문제, 생화학무기 등 조율되지 않은 의제가 제기되면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여과 없이 전달된다. 따라서 한·미가 북한 체제를 존중한다는 확신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정상 간에 첫 핫라인 통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특히 ‘리비아식 모델’을 둘러싸고 양측의 과도한 오해가 있었다면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남북 모두 ‘판문점 선언’을 제대로 이행하자는 언급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가 서로 문재인 정부에 자신들에게 유리한 중재를 해 주길 바라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본무대인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남북 관계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조바심 난 트럼프, 참모진에 “북·미회담 계속해야 하나”

    조바심 난 트럼프, 참모진에 “북·미회담 계속해야 하나”

    北 강경 돌변에 불편한 심기 표출 백악관 고위관료들 사이 회의론 트럼프, 그레이엄 상원의원 만나 “첫 임기 내 북핵 윈윈 방식 해결” ZTE 제재 완화 등 中에도 ‘손짓’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꼬인 남·북·미 관계 속에 백악관의 기류가 다소 혼란스럽게 흐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의지를 드러내고 북한에 여러 가지 ‘당근’을 던지고 있지만, 우려와 조바심도 커지는 양상이다.백악관의 분위기는 일단 ‘회담 추진’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미 미국 측 선발대가 6·12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에 도착해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중요한 징검다리를 건너뛸 수 없는 상황이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2020년) 내에 북핵 위기를 ‘윈윈 방식’으로 끝내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이 내게 말했다”면서 그의 의중을 전달한 터라 발언의 무게감이 작지 않다. 이어 그는 “우리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교체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체제 보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명확히 했다. 이어 “한반도 통일이나 북한에 민주주의를 전파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만약 그들(북한)이 회담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외교가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시 충돌의 길로 돌아가게 된다”고도 했다. CNN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자신이 진정 만나고 싶어 한다는 걸 이해시킴으로써, 북한과의 쇼가 계속 진행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제재 완화안을 내놓은 것도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에 대해 낙관하지만은 않는 모습도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사흘 전에 통화를 요청한 것에 대해 “이는 문 대통령이 워싱턴에 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위험을 떠안고 계속 정상회담을 진행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최근 며칠간 질문을 퍼붓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자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우리 핵무기 능력과 경제원조를 절대 맞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한 담화에 놀라고 분노했다”고 전했다. WP도 이날 ‘트럼프, 북한의 강경 돌변에 한국에 ‘조언’을 구하다’란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과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면서 “특히 볼턴 보좌관은 주변 인사에게 ‘회담이 잘 추진될 거라고 믿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태도 돌변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난기류가 백악관에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갈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문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더해진다면, 북·미가 ‘접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외신, “트럼프, 참모들에게 ‘북한은 왜 모순되게 행동하나?’고 물어봐”

    외신, “트럼프, 참모들에게 ‘북한은 왜 모순되게 행동하나?’고 물어봐”

    한미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싱가폴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정치적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품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와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한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두고 주변 참모들과 동맹국 관계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인 핵 포기를 강요하면 미·북 정상회담을 재 고려할 수 있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발표에 놀라면서 화를 냈다”면서 “최근 위험 부담을 떠안고 미·북 회담을 계속 진행할지를 두고 참모들에게 질문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상의 담화 발표 직후인 지난 17∼18일 참모들에게 미·북 정상회담 진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9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는 북한의 공식 담화 내용과 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담 이후 자신에게 전달한 내용이 왜 모순되는지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참모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 수상을 염두에 두면서 이번 회담을 지나치게 갈망하는 듯한 신호를 보인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열망을 포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희미해질 약속을 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이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요소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는지 여부 등 세부 협상 계획을 둘러싼 협상 전략을 두고도 우려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라늄 농축 능력, 플루토늄 재처리, 핵무기 생산 및 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대한 세세한 브리핑을 듣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게 NYT의 전언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아시아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는 포린어페어스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린 교수는 “김정은은 북핵의 미래에 관한 체스판과 동북아의 지정학적 미래에 관한 체스판이라는 두 개의 게임을 놓고 멀티플레이어가 되려 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잘못된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당 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비핵화 군부 불만 차단

    김정은, 당 군사위 확대회의 주재… 비핵화 군부 불만 차단

    확대회의 군부 단속, 대미 비난과 상반 “낮은 수준 경고… 북미회담 영향 없을 것” 北, 풍계리 南기자단 통지문 접수 안 해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1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확대회의에서는 지난달 20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새 전략노선인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 및 경제건설 총력’이 강조됐다. 2년 만에 열린 이번 확대회의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기조에 대한 군부의 반발을 제어하고 핵무기 폐기를 염두에 둔 새 국방정책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최근 북한의 반발 등에도 불구하고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남북 판문점 선언 이행에 근본적 영향은 없다는 평가다. 18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당, 전군, 전민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 정신을 높이 받들고, (중략)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1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확대회의를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또 “혁명발전의 요구와 현 시기 인민 군대의 실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데 기초하여 혁명적 당군을 군사정치적으로 더욱 강화하고 국가방위사업 전반에서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일련의 조직적 대책들이 토의·결정됐다”고 전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종료라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대한 북한 군 차원의 입장 정리가 나름대로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 중앙군사위는 군사 분야의 모든 사업을 지도하는 기관이고 군사 정책·전략 수립을 담당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이 경제에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이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비핵화 조치 등에 대해 북 군부에 불만을 제기하지 말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무력기관 책임일꾼의 인사도 언급했다. 지난해 말 군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황병서가 당연직인 당 중앙군사위원에서 물러나고 후임인 김정각 총정치국장이 임명됐을 수 있다. 리명수 군 총참모장이나 박영식 인민무력상의 거취가 결정됐을 가능성도 있다. 확대회의에서 김 위원장의 군부 단속은 최근 북한의 연쇄적인 대미·대남 비난과 상반된다. 북은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개인 담화 등으로 ‘리비아식 비핵화’ 등을 발언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강하게 비난했고,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했다. 17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을 장담했다. 또한 18일 북한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볼턴의 정체’라는 글에서 “(볼턴 보좌관이) 일정한 논리나 뚜렷한 이념이 아니라 단순한 사고, 인종주의, 협애한 ‘미국 제일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자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낮은 수준의 형식’으로 경고한 메시지들로, 북·미 정상회담 등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부 관계자는 “정부는 오늘 북측의 초청에 따라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기자단 명단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통지하려고 했으나 북측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 북한이 한국 기자 초청 자체를 취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허 찔러 기선 잡기… 협상 달인의 신경전

    허 찔러 기선 잡기… 협상 달인의 신경전

    유리한 ‘비핵화 담판’ 기싸움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싸움이 본격화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압박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대화에 나선 김 위원장은 친중 행보를 통해 어느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북·미 정상회담 1순위 의제까지 공개적으로 조율하는 ‘노련한 전략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앞세운 대북 압박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통한 대북 경제보상 제안 등으로 ‘협상의 달인’다운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전날 담화에 대해 “완전히 예상했다”고 일축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어려운 협상에 매우 익숙하고 준비돼 있다”며 “북한이 만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만나지 않기를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러면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과거처럼 북한에 끌려가고 늘어지는 협상은 없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 역시 한국의 중재 역할로 은둔 상태를 벗어나 북·미 정상회담에 합의했지만,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풍계리 핵시험장 폐기·북한 억류 미국인 3명 석방 등 선제적 조치들을 이행하면서 미국에 CVID 원칙을 비난하는 수준까지 목소리를 키웠다. 양 정상은 그러나 ‘책상 위 핵단추’를 운운하며 서로를 ‘키 작은 뚱보 난장이’, ‘노망난 늙은이’로 격하시켜 부르던 모습은 사라졌고, 현재는 비핵화 담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신중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트럼프식 비핵화” 美 대북 숨고르기

    “트럼프식 비핵화” 美 대북 숨고르기

    트럼프도 “북·미회담 지켜봐야” 靑NSC “북·미 입장 조율할 것” 北리선권 “엄중사태 해결 없인 南과 마주 앉기 쉽지 않을 것”‘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는 북한의 ‘경고’에 미국은 반격하기보다 신중하게 반응했다. 청와대는 17일 북·미 간 ‘역지사지’를 강조하며 다시 한번 중재를 자임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다양한 채널’로 북·미 간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미 채널이 열려 있지만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이견이 부각된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상황 관리’를 떠맡는 양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최대 압박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압박하면서도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의 리비아 모델에 대해 “그것(리비아 모델)이 (백악관 내) 논의의 일부인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정해진 틀이 없다”면서 “이것(비핵화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북·미 회담과 관련)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통보받은 바도 없다.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윗도 하지 않은 채 이례적인 신중함을 보였다. 북한이 콕 집어 비판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칙’을 고수했지만, 리비아식 해법을 입에 올리지는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한국 카운터파트인 문 대통령의 국가안보실장과 막 통화했다”고도 밝혀 한·미 간 긴밀한 조율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전날 “북한의 진의 파악이 먼저”라며 말을 아꼈지만, 이날 NSC 상임위 회의가 끝난 뒤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존중 정신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남북 간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역지사지를 하자는 의미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충분히 전달한 다음, 북한에도 미국 입장과 견해를 전달해 접점을 넓혀 나가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북·미 회담 재고 가능성’을 주장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전날 담화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제외한) 주민들이 접할 수 있는 매체에서는 전혀 보도되지 않은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대외용일 뿐 ‘판’을 깰 의도는 없어 보인다. 그러면서도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문답에서 “북·남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 갔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울 서유미 기자 seoym97@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의 ‘계륵’된 볼턴, 북미정상회담의 장애물

    트럼프의 ‘계륵’된 볼턴, 북미정상회담의 장애물

    “북미정상회담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존 볼턴이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대북 강경기조를 고집하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달도 채 안 남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대화의 상대방인 북한이 ‘슈퍼 매파’로 불리는 볼턴 보좌관을 협상의 걸림돌이라고 콕 찍어 거론하면서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뜻하지 않게 부상한 ‘볼턴 변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됐다. 볼턴 보좌관이 주창해온 대북 강경 협상노선을 따라가느냐, 아니면 한발 물러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느냐가 회담의 성공 여부와 북미관계의 진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 외교가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16일 담화문에 주목하고 있다. 김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을 싸잡아 비판하지 않는 대신 볼턴 보좌관을 ‘사이비 우국지라’로 지칭하며 맹비난했다. 로라 로젠버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중국 담당 국장은 17일 트위터에 “북한의 속셈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보고 이를 노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북미정상회담에 열의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대북 강경론을 견지하는 볼턴 보좌관의 존재감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신보수주의자(네오콘) 이론가였던 볼턴 보좌관은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총애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이 핵폐기를 빠르게 진행하면 제재를 풀고 한국만큼의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협력하겠다고 하는 등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강경 일변도의 볼턴은 폼페이어와 180도 다른 사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볼턴 보좌관의 연이은 강경발언이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을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하는 시각과 함께 앞으로의 대북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대두하고 있다. 조 시린시온 플라우쉐어펀드(핵무기확산방지를 위한 비영리재단) 사무총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볼턴이 잘 돌아가는 북한과의 외교를 망가뜨렸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각각 ‘채찍’과 ‘당근’이라는 역할을 분담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볼턴 보좌관은 자신에 대한 북측의 견제를 의식한 듯 16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이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면서 ”이번 회담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협상의 목적인 완전하고 증명할 수 있는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물러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악관 “북한 비핵화, 리비아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로 갈 것”

    백악관 “북한 비핵화, 리비아 모델 아냐...트럼프 모델로 갈 것”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일괄타결식 비핵화 해법인 ‘리비아 모델’이 미국의 공식 방침인지에 대해 “그것이 우리가 적용 중인 모델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에 반발하며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미국의 비핵화 해법이 리비아 모델인지 아니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만 이를 주장하는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나는 그것(리비아 모델)이 (정부내) 논의의 일부인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나는 그게 ‘특정적인 것’임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견해(리비아식 해법)가 나왔다는 것은 알지만, 나는 우리가 (리비아 해법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비핵화 해법)이 작동되는 방식에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이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그가 적합하다고 보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고, 우리는 100% 자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대변인의 이 같은 언급은 단계적 해법인 ‘이란 모델’과 대조를 이루는 것으로 평가돼온 선 비핵화-후 보상 방식의 ‘리비아 모델’이 아직 정부의 공식 방침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의미로 일단 받아들여진다. 다만 ‘안보 사령탑’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식 해법 신봉자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단계적 해법인 ‘이란 모델’을 “최악의 협상”으로 규정했던 단계적 해법 반대론자라는 점에서 백악관이 일단 진화를 위해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는 해석도 나온다.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하겠지만, 회담의 목적, 즉 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트럼프 모델’이라는 비공식적이고 유동적인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협상 방식인 불가측성과 모호성을 높이려 할 가능성도 있다.이와 관련해 샌더스 대변인은 “대통령은 최고의 협상가이고 우리는 그 점에서 매우 자신 있다”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할 경우 북미정상회담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이것은 우리가 완전히 예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어려운 협상에 매우 익숙하고 준비돼 있다”면서 “북한이 만나길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는 그것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하면 내달 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열릴 것이냐” 묻자 트럼프 “지켜보자”

    “북미 정상회담 열릴 것이냐” 묻자 트럼프 “지켜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6일(현지시간) 그동안 북한 비핵화의 유력한 해법으로 거론해온 이른바 ‘리비아 모델’에 선을 긋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모두 9건의 트윗 글을 올렸지만 정작 북한과 관련한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이 남북고위급 회담의 전격 중지를 발표한 데 이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성명을 통해 “일방적 핵 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카드까지 던진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침묵’은 이례적이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자리에서도 취재진으로부터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세례를 받았지만 평소와 달리 ‘신중 모드’였다. ‘북미정상회담이 여전히 유효한가’ 등의 질문에 “지켜봐야 할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는 말을 반복하며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고, 전혀 통보받은 바도 없다.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심스러운 대응에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 명의의 담화를 통해 리비아 모델을 주창해온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정조준하자 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해법인 ‘트럼프 모델’을 대안으로 꺼내드는 모양새다. 자칫 정면 대응으로 ‘강 대 강 충돌’이 빚어질 경우 세기의 비핵화 담판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질 수 있는 만큼, 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비핵화 목표에 무사히 도달하기 위해 일단 진화를 시도하며 상황관리에 나선 흐름이다. 그러나 동시에 볼턴 보좌관이 직접 나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목표를 못 박았다. 북한의 페이스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간 기선제압 싸움이 팽팽히 전개되는 양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한 리비아모델에 대해 “정해진 틀(cookie cutter)은 없다. 이것(북한 비핵화 해법)은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식 해법을 특정한 롤모델로 삼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제3의 모델, 이른바 ‘트럼프모델’로 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 내 비핵화 강온 노선 간 균열의 틈을 파고들려는 북한의 노림수에 말리지 않는 한편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처참한 몰락으로 귀결된 리비아 해법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도 깔려 있어 보인다. ‘핵 무력 완성’을 이미 선언한 북한의 경우 핵개발 초기단계였던 리비아와 상황이 다를 뿐만 아니라 유사한 핵포기 사례인 남아공과 카자흐스탄과 같은 모델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점에서다.이는 지난 11일 방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면담 후 정부 고위관계자가 북한의 비핵화 모델과 관련, “상황마다 독특한 요소들이 있는 만큼 특정 방식을 뭉뚱그려 북한에 적용한다고 말하는 건 어폐가 있다”고 말한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외견상으로는 리비아모델에 선을 긋는 듯하고 있지만, 내용상의 후퇴를 시사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면관리용 성격이 더 크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실제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북한 비핵화 모델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 입장을 견지하며 초장부터 북한과의 기선제압 싸움에서 끌려가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핵화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맹폭’을 받은 당사자인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걸 하겠지만, 회담의 목적, 즉 CVID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볼턴 보좌관은 비핵화의 대상도 ‘북한’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정상회담 개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동시에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보상 혜택을 요구하는 동안 북한과 끝없는 대화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샌더스 대변인도 북한의 반발에 대해 “충분히 예상해온 일”이라며 설령 회담이 무산되더라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성사에 대한 희망을 계속 내비치면서도 북한의 이번 반발에 대해 ‘늘 해오던 패턴이라 놀라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다면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폼페이오 지난주 이미 심각한 이견”

    지난주에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이 비핵화 방식을 둘러싸고 심각한 의견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비핵화 방식을 놓고 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에서 심각한 이견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표면적으로 북한은 전략자산이 동원된 연합훈련이 판문점 선언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이상 조짐은 이미 지난주부터 나타났다”면서 “워싱턴의 검증 원리주의자들이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처음부터 들이미는 형국으로 압박하는 것도 심상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판문점 선언이 나왔으면 외교·안보 관련 부처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의견을 통일하고 뒷받침하는 전략적 행동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는 판문점 선언에 너무 취해버린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처가 지뢰밭인데도 팔 걷어붙이고 일하는 사람은 문정인 특보 정도”라면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남북관계 변화에도 아랑곳없이 북한 핵 보유를 전제로 한 국방개혁안을 계속 고수할 입장인 것 같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F22가 8대나 참여하는 연합 공중훈련을 정무적 판단 없이 애초 계획대로 강행하는 걸 보면 자기 갈 길을 계속 가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핵 문제 해결 방식을 꼭 집어 비판해 눈길을 끈다. 김 제1부상은 이날 개인 명의의 담화에서 “이미 볼턴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볼턴 보좌관을 정조준했다. 김 제1부상이 자신들의 불만을 담은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놓으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참모진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뉴스 분석] 美 ‘일방 항복’ 압박에…北, 북·미 의제 기싸움

    [뉴스 분석] 美 ‘일방 항복’ 압박에…北, 북·미 의제 기싸움

    핵반출·인권 등 비핵화해법 이견 회담 앞두고 본격 힘겨루기 양상 靑, 오늘 오전 NSC 상임위 소집 백악관 “회담 성사 여전히 희망적”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6일 미국의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 주장을 격렬히 비난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은 또 이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기로 했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무기 연기’하며 취소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연합훈련 등을 문제 삼아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 등에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결렬이나 남북 관계 파행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정부도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나와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동시에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 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만약 회담이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최대의 압박 전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17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북한의 대표적 미국통인 김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존 볼턴 미 백악관 NSC 보좌관 등 미측 인사들이 주장하는 ‘선 핵포기, 후 보상’,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 폐기’ 등에 대해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도 미국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계속적인 핵전략자산 투입으로 하여 다가오는 조·미 수뇌상봉 전망에도 그늘이 드리우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앞서 이날 0시 30분쯤 고위급회담 대표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한·미 연합 ‘맥스선더’ 훈련을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또 새벽 3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한·미 공군 연합훈련 ‘맥스선더’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를 ‘인간 쓰레기’ 등으로 호칭하며 그의 대북 비판 발언 등도 문제 삼았다. B52의 한·미 훈련 참가에 대해 북한이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정부는 미국 측에 전개 자제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만나 내일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북한이 이날 잇달아 표명한 강경 입장이 협상용 또는 비핵화 해법을 둘러싼 북·미 간 이견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정부 내에서 북한의 일방적 ‘항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를 언급하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최근 친중 행보를 거듭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의 동북아 주도권을 견제하는 ‘중국의 그림자’도 감지된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유감 표명과 함께 4·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남북 간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는 내용의 대북 통지문을 보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백악관 “정상회담 여전히 희망적…무산되면 최대 압박 전략 계속”

    백악관 “정상회담 여전히 희망적…무산되면 최대 압박 전략 계속”

    북한이 미국의 ‘선 핵포기-후 보상’ 등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에 거세게 반발하며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온 데 대해 백악관이 “북미정상회담 개최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오전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동시에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왔다”면서 “만약 회담이 열린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가 돼 있으며, 만약 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최대의 압박 전략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이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선 핵포기-후 보상’ 등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 등에 직접적으로 반대를 표시했다. 김계관 부상은 특히 “일방적인 핵 포기만 강요하면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폼페이오 지난주 이미 심각한 이견”

    지난주에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회담이 비핵화 방식을 둘러싸고 심각한 의견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통한 소식통은 ‘북한 비핵화 방식을 놓고 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에서 심각한 이견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표면적으로 북한은 전략자산이 동원된 연합훈련이 판문점 선언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이상 조짐은 이미 지난주부터 나타났다”면서 “워싱턴의 검증 원리주의자들이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처음부터 들이미는 형국으로 압박하는 것도 심상치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판문점 선언이 나왔으면 외교·안보 관련 부처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의견을 통일하고 뒷받침하는 전략적 행동이 나와야 하는데 정부는 판문점 선언에 너무 취해버린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처가 지뢰밭인데도 팔 걷어붙이고 일하는 사람은 문정인 특보 정도”라면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남북관계 변화에도 아랑곳없이 북한 핵 보유를 전제로 한 국방개혁안을 계속 고수할 입장인 것 같아 문재인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F22가 8대나 참여하는 연합 공중훈련을 정무적 판단 없이 애초 계획대로 강행하는 걸 보면 자기 갈 길을 계속 가겠다는 입장으로 읽힌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핵 문제 해결 방식을 꼭 집어 비판해 눈길을 끈다.  김 제1부상은 이날 개인 명의의 담화에서 “이미 볼턴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볼턴 보좌관을 정조준했다.  김 제1부상이 자신들의 불만을 담은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놓으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 참모진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기자와의 문답형식을 통해 볼턴 보좌관을 미 행정부의 관리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를 ‘인간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로 맹공격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외교안보팀 소집한 시진핑, 한반도에 ‘중국의 영향력 유지’ 뜻

    외교안보팀 소집한 시진핑, 한반도에 ‘중국의 영향력 유지’ 뜻

    북한이 16일 한미군사훈련을 이유로 남북고위급 회담을 전격 취소한데 이어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고려할 수 있다는 북한 외무성 김계관 1부상의 담화가 나온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심상잖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교안보팀을 소집해 국제정세 변화를 정확히 파악해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미국과 북한이 가까워질 수 있는 북미 정상회담 등에 대해 대비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을 낳고 있다.1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앙외사공작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현재 세계에 불안정한 요인이 많아지고 중국의 발전은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국제정세 변화의 규칙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국과 세계 발전의 큰 흐름을 잘 봐야 한다”면서 “이와 동시에 직면한 위험과 도전도 파악하고 사전 예방과 적절한 대응을 하며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 중앙에 집중된 지도력을 강화하고 현재 국제정세의 발전과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며 진취적이며 혁신적으로 중국 특색 대국 외교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이날 발언은 미중간 무역 및 외교·안보 갈등을 해결하고,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정세 급변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되는 ‘차이나 패싱’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당초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북미 간의 일이며 중국은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갑작스레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자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중국으로 초청해 두 차례나 회동하며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며 띄우는데 분주한 상황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진핑 집권 2기 들어 현재 당면한 현안 중 하나가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면서 “전례 없이 북중 정상이 두 차례나 회동한 것만 봐도 중국 외교안보팀이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북한이 일방적으로 남북고위급 회담을 파기하고, 미국에게 북미정상회담이 재고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주장한 이날 중국 관변학자까지 나서 북한 편들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이날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북한이 갑자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상할 게 없다”면서 “미국이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려는 상황에서 북한도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감이 넘친 미국이 정세를 오판했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온 것을 한미 대규모 군사 훈련과 최대 압박 및 제재 때문이라고 미국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은 모든 핵무기를 미국에 보내 폐기해야만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하겠다고 말하는 등 미국 강경파의 발언은 시의적절하지 않고 북한이 이런 말을 듣고 강력히 반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 주석과 면담을 위해 중국을 재차 방문하는 등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긴밀히 협력하는 모습이다. 미국이 북한에게 선 비핵화 행동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우군 역할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의 후광을 엎고 미국과 대등한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라도 대북제재 동참으로 소원해졌던 중국과 함께 북중 대 한미와 같은 기존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지적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김계관 “핵포기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北김계관 “핵포기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6일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제1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담화가 미국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제1부상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를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이 ‘선핵포기 후 보상’ ‘리비아식 핵포기방식’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폐기’ 등을 밝히고 있는데 대해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며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리비아를 모델로 한 일괄타결방식이 거론되고 일방적인 북한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계관 제1부상은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했다”며 미국의 체제안전보장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정부나 외무성 등의 담화가 아닌 김계관 제1부상을 담화의 주체로 내세운 것은 최근 미국쪽에서 볼턴 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격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미(북미) 관계의 불미스러운 역사를 끝장내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시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두 차례나 접견해주시었으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참으로 중대하고 대범한 조치들을 취해주시었다.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숭고한 뜻에 화답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 뿌리가 깊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조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하여 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이 조선반도의 정세 완화를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큰 걸음으로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런데 조미 수뇌회담을 앞둔 지금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핵·미사일·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시도)의 발현이다.  나는 미국의 이러한 처사에 격분을 금할 수 없으며 과연 미국이 진정으로 건전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미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는가에 대하여 의심하게 된다.  세계는 우리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핵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이미 볼턴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기간 조미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턴과 같은 자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이요 뭐요 하는 사이비 ‘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 수뇌회담을 비롯한 전반적인 조미 관계 전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 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하였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우리의 아량과 대범한 조치들을 나약성의 표현으로 오판하면서 저들의 제재·압박 공세의 결과로 포장하여 내뜨리려(내던지려) 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 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전 행정부들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핵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을 때 이전 행정부들이 써먹던 케케묵은 대조선 정책안을 그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은 유치한 희극이 아닐 수 없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의 전철을 답습한다면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하지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초심과는 정반대로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 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8년 5월 16일 평양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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