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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차 정상회담 개최지, 싱가포르 아닌 3~4곳 검토 중”

    트럼프 “2차 정상회담 개최지, 싱가포르 아닌 3~4곳 검토 중”

    “당국자들 구체적 계획 수립 절차 진행…폼페이오-金위원장 만남 매우 좋았다” 평양 만남 불발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카운터파트 北최선희 빨리 만나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싱가포르가 아닌 3~4곳의 장소가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빨라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국자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짜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싱가포르도 환상적이었지만 다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 방북 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하기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비핵화 실무협상을 담당하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빠른 협상’을 공개 제안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의 방북 기간 최 부상이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두 사람의 ‘평양 만남’이 이뤄지지 못하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8일 1박 2일간의 평양·서울 방문을 마치고 중국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어젯밤 내 카운터파트(최 부상)에게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발송했다”면서 “우리는 실제 특정한 날짜와 장소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화를 위한 대화는 큰 성과가 아니지만, 우리는 논의할 총체적 범위의 이슈들을 갖고 있다”면서 “평양 공동선언에서 나온 약속들과 폼페이오 장관이 어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논의한 대화를 합해 본다면 우리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네 개 항과 관련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의 첫 번째 물결을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이 있던 폼페이오 장관도 “나는 비건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가 최 부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전에 여기서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언급한 ‘여기’가 간담회가 이뤄진 서울을 말한 것인지, 판문점이나 평양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이와 관련, 한 기자가 ‘북·미 간 실무협상 장소가 (미측이 제안한) 빈이 아닐 수도 있냐’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은 “어디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폼페이오 ‘당일치기 방북’…비핵화·종전선언 접점 찾은 듯

    폼페이오 ‘당일치기 방북’…비핵화·종전선언 접점 찾은 듯

    김정은과 면담 일정까지 공개… 갈등 봉합 美국무부 “한·일과 종전선언 긴밀히 논의” 폼페이오, 2차 북·미회담 최종 조율 전망 회담장소 제3국 아닌 美안방 워싱턴 유력 10월말 회담→종전선언→金 서울행 기대오는 7일 네 번째 평양 방문길에 오르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차 정상회담 등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7일 당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지난 7월 6~7일 3차 방북 후 석 달여 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월 말 4차 방북에 나서기로 했다가 “북 비핵화 진전이 충분치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보류됐었다. 이번 방북은 그 자체만으로도 ‘일정한 진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1년도 안 되는 기간에 4차례의 방북에 나서는 것은 (북·미 협상의) 진전과 모멘텀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갈 길이 멀지만 이번 회담에서 계속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일치기 방북’, ‘김 위원장과의 면담’의 사전 예고도 눈에 띈다. ‘빈손 방북’ 논란이 있었던 3차 방북 때와 달리 김 위원장과의 면담 일정까지 공개한 건 북·미 양측이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해 상당 수준의 의견 접근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또 당일치기, 그것도 반나절 일정으로 4차 방북이 이뤄진다는 것도 북·미의 비핵화와 종전선언의 ‘선후’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변화된 기류도 감지된다. 나워트 대변인은 그동안 ‘선 비핵화’ 조치를 내세우며 미온적이었던 종전선언에 대해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이번 방문 때 그들과 만나길 고대한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번 방북을 통해 세 번째 회동하게 되는 김정은-폼페이오의 만남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달 말 북·미 정상들이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북·미가 정상회담 개최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준비도 1차 시기보다 빨라질 수 있는 데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졌다는 점도 오는 11월 6일 중간선거 이전 개최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러 채널에서 개최 장소에 대한 전망도 흘러나온다. 일단 싱가포르 등 ‘제3국’은 배제되는 기류가 짙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북한의 평양이나 판문점보다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조야 안팎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장소 선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평양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여 줄 거리가 많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백악관’이 더 꼽힌다. 북한으로서도 정상국가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측면과 북·미 이벤트의 주목도를 더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10월 하순 2차 북·미 정상회담→종전선언→연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정치적 빅 이벤트가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미국과 어느 정도 관계 회복이 이뤄지고 서울 답방이 이뤄져야 북한도 경제 개발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41m 근접… 미·중 군함 일촉즉발

    41m 근접… 미·중 군함 일촉즉발

    무역·외교 이어 군사분야까지 긴장 고조 미·중 정상, 새달 G20서 타협할 지 주목 중국과 미국의 군함이 남중국해에서 충돌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을 연출했다. 양국 무역전쟁의 격화가 군사 분야에서의 긴장 고조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항행의 자유’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 해역을 이동하던 중 중국 군함과 최근접했다고 2일 보도했다.중국 군함은 미 구축함의 41m 앞까지 접근해 해당 해역을 떠나라고 경고했다. 디케이터함은 스프래틀리군도 해역을 10시간 동안 항행하면서 중국이 점유 중인 전초기지인 게이븐 암초와 존슨 암초의 12해리(약 22km) 이내까지 접근했었다. 중국 정부는 국경절 공휴일임에도 즉각 대응에 나서 미국 군함이 중국 주권을 침해했다고 강력 반발했다. 우첸(吳謙)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군함을 남중국해 암초 부근 해역에 무단 진입시켜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비난했다.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도 “미국이 즉시 실수를 바로잡고 도발적 행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주권과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달 21일 러시아로부터 방공시스템을 구매한 중국군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이어 B52 전략폭격기 2대를 발진시켜 남중국해 상공에서 기동 훈련을 진행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해군사령관의 방미 계획을 취소한 데 이어 이달 중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외교·안보 대화도 전격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하는 캐나다, 멕시코와의 새 무역협정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중국은 우리와 대화하길 간절히 원하지만 아직 이르다”며 “왜냐하면 아직 중국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오랫동안 우리를 약탈했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빨리 담판을 추진하면 노동자와 무역이 올바르게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격화되고 있는 미·중 패권 경쟁이 오는 11월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진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협상에 절박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평양정상회담 D-1] 이제 흘려보낼 시간이 없다… 비핵화 기로에 선 세 남자

    [평양정상회담 D-1] 이제 흘려보낼 시간이 없다… 비핵화 기로에 선 세 남자

    ■문재인 대통령 종전선언·핵리스트 두고 북·미협상 교착 평양 정상회담서 ‘창의적 중재안’ 내놔야 김정은 설득 실패한다면 한국 입지 약화 18일 평양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가 절실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관계 개선을 강력히 희망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금이야말로 북핵 문제 해결과 종전선언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북·미 각자의 입장이 중요하겠지만,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어떤 역량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비핵화 협상이 궤도에 재진입할지 여부가 크게 좌우될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소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을 노골적으로 인정한 데서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취임 후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6·12 북·미 정상회담에 다리를 놓으며 쉼 없이 달려온 ‘협상가’ 문 대통령에게도 이번 평양 남북 정상회담은 절대 쉽지 않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이 얼어붙은 정국을 깨워 대화와 교류의 물꼬를 트는 회담이었다면, 이번 회담은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의 노둣돌을 놓아야 하는 회담이다. 만약 이번 회담에서마저 문 대통령이 북한의 포괄적 비핵화 약속만 재확인하고 돌아선다면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는 물론 이후 한·미 관계도 보장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문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 양쪽을 대표하는 협상가, 치프 네고시에이터(수석협상가)가 돼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문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의미지만, 이 말에는 한국이 책임지고 현재의 교착 국면을 풀라는 무언의 압박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의 선(先) 종전선언 요구와 미국의 선 비핵화 조치 요구를 중재할 창의적 대안을 내세워 김 위원장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다면 이후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의 입지가 약화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상황이 회담 전보다 더 악화해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평양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이유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원로자문단 오찬에서 “저는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비록 실무적인 회담은 부진한 면이 있지만 북·미 양 정상은 끊임없이 친서를 보내면서 서로 간에 신뢰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는 벌써 세 번째 만남인 만큼 첫 대면의 순간과 회담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늘 강조해 온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에서 북한의 사정을 충분히 듣고 접점을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트럼프 대통령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 하락 위기 평양서 들려올 비핵화 중재 결과에 촉각 성과 없으면 2차 북·미 정상회담 불투명 18~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주인공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지만, 태평양 건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평양을 향해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도출되는 비핵화 중재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관계와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치적이 절실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 비핵화에 관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만일 북한과의 협상이 잘 안돼 북핵 문제가 교착상태를 면하지 못한다면 가뜩이나 ‘러시아 스캔들’ 등 국내 악재로 신음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근 출간된 밥 우드워드 기자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와 정권 내부자의 레지스탕스 기고문으로 하락세다. 상원의원의 3분의1과 하원의원 전체를 선출하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하반기 정치 공세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북핵 문제에서도 협상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문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약속받은 다음 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부르는 모양새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다. 1년 전만 해도 전쟁 위협에 떨던 미국 국민에게 전쟁 위협을 확실히 소멸시켰다는 이미지를 극적으로 각인시킬 만하기 때문이다.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김 위원장에 대한 우호적인 메시지를 자주 표현해 왔다. 이런 메시지들은 북·미 간 실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안정적인 성공이 남·북·미 평화 프로세스를 이어 가는 데 중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는 지난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종전선언과 핵 리스트 제출 등 초기 비핵화 조치의 선후 관계를 놓고 힘겨루기를 해 왔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이 무산되면서 정책적 대치 상태가 계속됐다. 문 대통령의 교착 국면 해소 움직임이 결국 평양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는 친서도 보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협상의 실마리를 다시 확인한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을 설득시킬 만한 것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교착 국면이 중간선거까지는 간다는 것이고 그 반대라면 극적으로 북·미 정상회담까지도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정은 위원장 체제보장·국제사회 대북제재 완화 절실 美 종전선언 유도할 ‘대담한 결단’ 해야 구체적 조치 없으면 비핵화 협상 ‘미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국으로부터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기 위한 대가로 미국에 줄 ‘선물’, 즉 비핵화 조치에 대한 입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밝혀야 한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미국에 비핵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동시에 북한 내 군부 등 강경파에도 체제 수호 의지를 주지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김 위원장 본인이 담판을 위해 북한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워싱턴에 갈 의향이 있는지도 문 대통령에게 밝혀야 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적진’인 미국에 가는 것도, 장기간 북한을 비워둬 권력 공백이 생기는 것도 신변안전상 불안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 시간은 없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몸이 달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에 지금만큼 좋은 기회는 또 오기 어려울 것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종전선언을 도출하려면 다음달 중으로 예상되는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확실한 결실을 맺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중재자인 문 대통령에게 이번에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것을 분명히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결정적인 중재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교착상태에 놓인 비핵화 협상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지수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달 들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교착을 뚫기 위한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 5일 문 대통령의 방북 특사단에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비핵화 완료 시점(2021년 1월)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또 종전선언의 의미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채택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여전히 신뢰하고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대북제재 완화를 위한 중요한 출구다. 경제협력을 위해서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해 정상 국가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미국의 종전선언 채택을 유도할 만한 ‘통 큰 결단’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그는 북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완전한 비핵화 선언, 한·미 군사훈련과 남북 관계 분리 등 그간 예상치 못한 결단을 내놓았다.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만일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의 구체적 방안들이 대거 합의될 경우 실질적인 효과 차원에서 종전선언과 다를 바 없다”며 “김 위원장은 이를 토대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 논의를 진전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뉴스 분석] 트럼프·김정은, 핵신고·종전선언 두고 ‘2차 담판’

    김정은, 친서 보내 북·미 정상회담 요청 백악관 “일정 조율 중” 볼턴 “연내 가능” 文대통령 “북·미 정상 대담한 결단 필요” 미국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핵신고와 종전협상의 선후관계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북·미가 ‘톱다운’ 방식의 양국 정상 간 ‘빅딜’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의) 친서의 주요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이 문제에 열려 있으며, 이미 조율하는 과정에 들어가 있다”며 북한과 2차 정상회담 일정을 협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 이후 경색된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한 한국 정부의 지난 5일 특사단 방북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추진이라는 분위기 반전을 이끌어 낸 셈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특사단 방북 이후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 시간표 제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화답, 북한의 9·9절 열병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외와 트럼프 대통령의 감사 발언 등으로 북·미 관계가 반전됐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방정식을 풀 수 있는 해법은 양 정상 간 결단밖에 없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껍데기 회담’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북한의 구체적인 ‘선 비핵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한 행사에서 “올해 어느 시점에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며 거듭 압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북한이 보유 중인 핵을 폐기하는 한 차원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려면 다시 한번 북·미 정상 간의 통 큰 구상과 대담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폼페이오 내주 방북…‘핵리스트-종전선언’ 빅딜 이룰까

    폼페이오 내주 방북…‘핵리스트-종전선언’ 빅딜 이룰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 주 비핵화 협상을 위해 방북하기로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비건 포드 부회장을 대북특별대표에 지명하며 다음 주 비건 신임 대북특별대표와 함께 방북하겠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비중 있는 분이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만큼 이번 방북의 의미에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가 실려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북한이 다음 달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을 전격적으로 초청했다는 점에서 협상 전망은 낙관적이다. 북·미 관계를 개선해 9·9절에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결정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측근인사들이 불법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정치적 위기를 맞았고, 김 위원장도 지난해 마이너스 3.5% 성장을 한데다 올해 1분기 대중국 수출이 지난해보다 88%나 급감해 경제 고갈 위기에 처했다”며 “양측 모두 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협상이 필요한 만큼 폼페이오가 빈손으로 북한에 가지도, 또 빈손으로 돌아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평양 담판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시설 리스트와 종전선언을 맞교환하는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7월 초 방북에서 아무런 성과없이 빈손으로 귀환한 터라 폼페이오 장관도 일정한 성과를 보장받지 않고선 방북을 결단하기 어려운 처지다. 게다가 이번 방북은 비건 신임 대북특별대표의 첫 대북 외교 데뷔 자리이기도 해 방북 전 이미 양국간에 어느 정도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폼페이오가 또 빈손으로 돌아간다면 이후 비핵화 협상은 더 어려워 질 수 밖에 없다. 북한이 무엇을 내놓든 간에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합의해줄만한 ‘명분’ 수준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이 잘 된다면 내달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9·9절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 2차 북·미 정상회담 순으로 비핵화 정상외교 일정이 이어지며 지지부진했던 비핵화 협상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23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은 비핵화 절차의 로드맵을 만들려는 의욕이 강하다”며 “이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폼페이오 장관은 다시 방북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최소한의 요구는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신고와 비핵화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한 로드맵”이라고 말했다. 물론 양측이 일단 파국은 피하는 선에서 이후 협상을 이어가는 정도의 절충형 합의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제대로 된 합의를 끌어내려면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만나야 하는데,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폼페이오가 김 위원장을 면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양측이 빅딜을 이루지 못하면 공은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넘어가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든 북·미 양측에 다리를 놓아 미국의 종전선언 약속과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행동을 끌어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김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에 큰 진전을 이뤄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이후 남북정상회담 일정과 안건 등이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비건 신임 대북정책특별대표 임명을 환영한다면서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간 통화와 회담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군불 때는 2차 북·미 정상회담…美정가 “9월 유엔총회 성사 가능”

    美 “트럼프·김정은 친서교환 긍정 신호” 대북제재 기조 유지 속 대화채널 열어놔 볼턴 “폼페이오 네번째 방북 의사 있다” 핵리스트 등 구체적 비핵화 조치 압박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비핵화 결단과 대북 제재 해제 등의 전략적 선택은 실무급이 아닌 북·미 정상 간 담판으로 결정지어야 할 문제라는 점에서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 교환은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북한은 2차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크다고 믿고 있다”고 CNN에 밝혔다. 그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시와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올해 안으로 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정가는 오는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유엔총회 연설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현 대북 제재 기조는 이어 가되 북한과의 대화 채널은 상시적으로 구동한다는 입장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추가적인 진전을 알아보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평양을 다시 방문,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고 그럴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어떤 일정도 잡힌 게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양국 수뇌부의 친서가 교환된 만큼 폼페이오 장관이 여러 사안들에 대한 조율을 위해 네 번째 평양 방문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PBS 방송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을 예고하면서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싱가포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비핵화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이지만, 그들은 아직 그 일을 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2차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북한의 핵프로그램 리스트 제출 등 구체적 행동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CNN에서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대응은 정확히 똑같다고 생각한다”면서 “출구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란과 북한 지도자와 대화하겠다는 우리의 용의는 변함없다”며 ‘대화’ 의지를 드러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EU 무역전쟁 ‘임시 휴전’… 유럽차 추가 관세 보류

    美-EU 무역전쟁 ‘임시 휴전’… 유럽차 추가 관세 보류

    美의회 유예법안 발의… WP “속단 일러” EU, 미국산 대두·LNG 수입 확대 합의 한국 등 수입차 관세 폭탄 피할까 ‘촉각’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갈등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EU는 미국산 대두(콩)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회담 종료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무역장벽 완화 방안에 합의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콩 수입을 사실상 즉시 확대하고, 자동차가 아닌 제품에 대한 무관세·무보조금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EU가 미국산 LNG 수입도 늘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융커 위원장은 미국과 EU가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관세 부과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려던 조치가 유예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국 등 다른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AFP통신은 “이번 합의는 구체성은 부족하지만 미국이 독일 자동차업체들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자동차 관세 부과 위협을 가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미국과 EU 간의 무역갈등이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부과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이 “EU는 더 많은 미국산 콩과 LNG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처럼 그에게는 민간 기업에 이를 강제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없고, 저가의 러시아산 LNG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미국이 EU와의 무역에서 기록한 1010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불명확하다. 워싱턴포스트가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미·EU 무역분쟁은 트럼프 정부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촉발했다. EU는 할리데이비드슨 오토바이, 버번위스키, 청바지 등 28억 유로(약 3조 68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 부과를 단행하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해 20%의 관세 부과 방안을 검토하라고 상무부에 지시하고 EU는 미국에 100억∼180억 유로 규모의 보복관세를 경고하면서 양측은 전면적인 무역전쟁 위기로 치달았다. 이에 융커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담판을 짓기 위해 이날 백악관을 찾았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네 번의 협상, 네 번의 실패/안동환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네 번의 협상, 네 번의 실패/안동환 국제부 차장

    1985년 11월 19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제네바 서쪽 호숫가의 19세기 저택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레이건이 74세, 그해 소련 최고 권력자가 된 고르바초프는 54세였다.회담 사흘 전 도착한 레이건은 고르바초프와의 첫 만남을 앞두고 피곤해했다. 그는 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 같은 늙고 보수적인 소련 지도자들의 ‘복화술’ 같은 대화에 넌더리를 냈다. 그럼에도 레이건은 고르바초프의 몸짓과 말투를 흉내 내는 소련 전문가 잭 매틀록 주체코 미 대사와 정상회담 리허설까지 마쳤다. 두 사람은 첫날 회담부터 핵무기 경쟁을 놓고 격돌했다. 고르바초프는 핵군축을 원하면 미국의 전략방위구상(SDI)인 ‘스타워스 계획’부터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튿날 회담에서는 흥분한 고르바초프가 “소련인을 순박한 민족 취급 말라”고 소리쳤다. 그날 밤 레이건은 “그는 정말 호전적이었고 젠장, 나도 단단히 버텼다”고 일기에 썼다. 마지막 날인 11월 21일 미·소 정상은 ‘핵전쟁 반대’라는 원론적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제네바에서 단 하나의 핵탄두도 제거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실패한 협상’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레이건과 고르바초프가 처음 만난 제네바 회담은 후대에 냉전 종식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그들은 1년 뒤 1986년 10월 11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다시 핵무기 감축 담판을 벌였다. 두 정상은 이틀간의 회담에서 ‘양국 핵무기 전량 폐기’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역사적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결렬됐다. 조지 슐츠 당시 미 국무장관은 회고록을 통해 “백악관·국무부·국방부 관리들도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대통령의 꿈(고르바초프도 동의한 꿈)은 완벽한 망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4년 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하고, 마침내 ‘냉전 종식’을 선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백악관 출입 기자였던 데이비드 호프먼이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를 인터뷰하고, 방대한 비밀문서들을 토대로 쓴 800쪽 분량의 책 ‘데드 핸드’(Dead Hand)가 복원한 ‘팩트’들이다. 데드 핸드는 소련이 구축한 ‘자동 핵보복 시스템’ 명칭이다. 호프먼은 그들의 협상은 실패했지만 처음으로 산더미 같은 문제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서 합의의 단초가 됐다고 평했다.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1985년 겨울부터 1988년 봄까지 네 번 만났고 그 어떤 조약에도 서명하지 못했지만 냉전을 끝냈다. 두 사람은 훗날 “성급하지 않았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만남”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기의 회담을 통해 서로를 향한 한 발을 막 내디뎠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웃으며 돌아선 두 사람의 발걸음은 무거울 것이다. “우리한테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 때로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 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는 김 위원장의 인식은 정확하다. 한반도 냉전의 유물인 비핵화 협상은 이제 시작됐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남·북·미 간 극도의 상호 불신을 극복하려는 적극적 신뢰 구축 노력이다. ‘공포의 균형’은 전쟁을 억누를 뿐이지만 ‘이익의 균형’은 평화를 만들어 낸다. 하물며 미·소 정상은 서로의 ‘데드 핸드’로 악수했지만 역사적 전환점을 이끌어 냈다. ipsofacto@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6·12 북미 정상회담]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개설 관측 … 단계적 북·미 수교 가능성

    양국 정상 “새로운 관계” 천명 연락사무소 교류·소통 ‘상징’ 美, 北 비핵화 이행 감시 가능 北, 정상국가 발돋움 효과 커 ‘세기의 담판’이라고 불린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은 70년 적대관계를 유지해 온 양국이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도널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서명한 공동성명 1항에는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관계를 수립하기로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성명에는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명시되지 않지만 전례로 봤을 때 연락사무소 설치가 첫 단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행 정도에 따라 연락사무소를 대사관으로 격상하는 등 북·미 수교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데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은 만큼 북·미 수교까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상당히 오래 시간이 걸릴 것”라며 “북·미 수교는 가능한 한 빨리하기를 원하나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워싱턴·평양 간 연락사무소 개설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사무소 설치는 대립과 불신을 이어 온 북한과 미국이 교류와 소통의 채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북·미 간 긴밀한 연락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번 정상회담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대화와 협력의 동력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미국은 리비아를 비핵화시켰을 당시 연락사무소를 통해 비핵화 과정을 지켜본 경험이 있다. 미국은 2004년 6월 리비아에 연락사무소를 먼저 설치한 뒤 2005년 10월 리비아 핵 프로그램 중단을 발표하자 2006년 이를 대사관으로 승격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 등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지향하는 정상국가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개성 지역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합의했다. 2000년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대통령과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지만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서 좌초됐다. 만약 연락사무소가 개설된다면 북·미 관계 진전에 따라 대사관으로 격상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대사관 설치는 양국 사이 정상적인 국교가 성립됐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북한 평양에 성조기가, 미국 워싱턴DC에 인공기가 각각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대사관 설치는 의회의 승인를 얻어야 하는 만큼 북한의 확실한 비핵화 조치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미 대사관이 없는 국가는 북한과 부탄, 이란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평양 문수동 외교공관 단지 등에는 중국, 러시아 등 24개국의 대사관이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대사관이 설치된다면 장소는 문수동 일대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을 세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비핵화를 전제로 평양에 미국 대사관 설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관계 정상화의 종착지는 북·미 수교다. 북한의 국가적 숙원 과제인 북·미 수교는 김정은 정권이 경제 협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식 외교 관계 수립까지는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과거 베트남, 중국 등 적대국과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을 때도 4~8년이 걸렸다. 북·미 수교 논의가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의 마지막 해인 2020년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과의 후속 회담을 다음주에 개최할 예정이다”, “우리(김 의원장)는 여러 번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미 관계 정상화 논의가 진전될 여지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미 수교로 가는 단계를 밟을 것”이라면서도 “어느 시기에, 어떻게 되는지는 향후 실무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 바로 옆자리 김영철·폼페이오…회담 성사 ‘1등 공신’

    [6·12 북미 정상회담]정상 바로 옆자리 김영철·폼페이오…회담 성사 ‘1등 공신’

    확대 정상회담서 다시 마주 앉아 김정은·트럼프 보좌… 입장 대변 ‘비서실장’ 김여정 부부장 맹활약 펜부터 합의문까지 꼼꼼히 챙겨 외교가 “리용호·리수용 주목해야”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을 빛낸 조연들이 있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가져올 이번 회담도 없었을 것이다. 제일 돋보이는 조연은 이번 정상회담의 산파 역할을 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한때 좌초 위기에 몰렸던 이번 정상회담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1등 공신이다. 또 이들은 서훈 국정원장과 ‘3각 채널’을 이루며 남·북·미 관계의 형성을 주도했다. 대북 초강경파로 손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북한을 견제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 등에서 북한의 비핵화 방식으로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회담 성사 자체를 무산시킬 뻔한 인물이기도 하다. 북측에서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18년 만에 방미한 최고위급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김 부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빛나는 조연상을 받을 만하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은 이날 북·미 정상의 합의문 서명식에서 김 위원장에게 펜 뚜껑을 열어 주고 합의문을 펼쳐 주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앞서 업무오찬에도 참석, ‘세기의 핵 담판’에 나선 오빠에게 힘을 더했다. 그는 지난 11일 밤 초대형 식물원 ‘가든바이더베이’ 등 대표적 관광 명소 시찰 때도 김 위원장의 옆을 지켰다. 또 김 제1부부장은 올해 초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며 ‘한반도의 봄’을 여는 역할을 했다. 그는 4·27 남북 정상회담과 중국 다롄에서 열린 2차 북·중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주요 해외 공식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막판까지 협상의 실마리를 놓지 않았던 성 김 필리핀 주재 미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도 숨은 공신이다. 이들은 판문점과 싱가포르 사전회담을 통해 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문제 등을 협의해 왔다. 각각 북한과 미국 사정에 정통한 이들은 서울과 판문점 등을 오가며 정상회담 직전까지 실무협상을 벌였다. 김 대사는 과거 북핵 협상의 궤적을 꿰뚫고 있는 데다 현재 진행형인 비핵화 로드맵 논의의 세부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최 부상은 대미 외교 전문가로, 핵 문제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 군축, 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능통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는 북·미의 핵심 한반도 외교 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왼쪽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오른쪽에 존 켈리 비서실장 등 핵심 3명이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도 김 위원장의 오른쪽에 김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왼쪽에는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등 핵심 브레인 3명이 자리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한 주역인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이 각각 양국 정상의 왼쪽과 오른쪽에 앉아 마주 본 채 두 정상을 보좌하고 양국의 입장을 대변했다.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리용호 외무상과 리수용 부장 등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미 관계가 발전한다면 앞으로 북·미 외교와 비핵화 실행 로드맵 등을 모두 이들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文 ‘평화 로드맵’ 탄력… 남북미 종전선언 뒤따를 듯

    北에 강력한 체제보장 메시지 비핵화 우선…인권 언급 안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서명한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는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의 정신을 잇는 표현이 많았다. ‘평화와 번영’이 대표적이다. 결국 남·북·미가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점진적으로 나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북한 입장에서도 가장 강력한 ‘체제안전보장’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로드맵’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날 양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및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 번영, 안정을 촉진해 나가가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끝을 맺었다. 또 4개의 합의 조항 중 두 번째로 ‘양국은 한반도에 지속적이고 안정된 평화체제 수립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다’고 명시했다. 물론 3조에 이어지는 것처럼 북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공동선언에서 ‘평화체제 구축’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을 현실화시킬 동력이 마련됐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회담석상에서 평화협정이 언급됐냐는 질문에 “어느 시점에서는 하게 될 것이고 나도 기대하는 순간”이라며 “적절한 시점에는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대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도 이를 수락했다. 물론 좀더 진척된 이후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평화체제 구축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남·북·미 종전선언은 곧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 직후에 실현되길 바라는 기대도 많았지만 불발되면서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7월 27일이나 문 대통령의 방북이 예정돼 있는 올가을이 예상된다. 종전선언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정치적 구속력을 갖는다. 다만, 중국의 참여 여부가 변수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대체로 종전선언이 북 비핵화의 입구라면 평화협정은 2020년으로 예상되는 비핵화의 출구로 인식된다. 종전선언을 ‘법적’으로 합의하는 것으로 4자(남·북·미·중)가 모두 서명할 경우 정전체제는 평화체제로 전환된다. 통상 종전선언을 평화협정의 1조로 포함하며 영토의 범위, 사면, 기존 조약들의 효력 재개, 배상금 문제 등을 담는다. 마지막으로 평화체제가 유지·심화돼 남북 간 평화 공존이 공고화·제도화되면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삼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상태가 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군사적인 옵션을 거론하겠냐’는 질문에 “위협적 언사를 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서울에 굉장히 많은 인구가 살고 있고 비무장지대(DMZ)의 바로 옆에 있다”며 “군사적인 충돌이 발생한다면 수백만, 수천만명이 희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공동성명에 북의 인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첫 상견례를 겸하는 자리에서 북측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가 불거질 경우 ‘비핵화 담판’이라는 핵심 목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석상에서 인권 문제도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인권 문제를) 더 많이 논의할 것이며 굉장히 상세한 논의가 있었다”고 전제한 뒤 한 기자가 북의 정치수용소 문제를 거론하자 “상황이 변할 거다. 그분(정치수용소 수용자)들이 언젠가는 가장 위대한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북 인권 문제는 반드시 다뤄야 하지만 비핵화 로드맵의 초기에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미국은 그간 ‘개방적인 김정은’이 없었던 과거의 제한적 정보로 북한 인권 현실을 판단하고 무조건 비판했지만, 북의 인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며 “새로운 패턴(해결 방식)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예우 보인 트럼프 vs 여유 보인 김정은

    예우 보인 트럼프 vs 여유 보인 김정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세기의 담판’에 돌발 상황은 없었다. 정상회담마다 튀는 행동으로 결례 논란을 낳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시종 배려했다. 이따금 김 위원장의 팔을 만졌지만 ‘툭툭’ 치는 느낌은 아니었고 악력을 과시하는 악명 높은 악수도 없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김 위원장도 자존과 여유로움을 잊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미국 민주당의 우려는 물론 매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핵화 대화에 뛰어든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회담 성패에 11월 중간선거를 비롯한 정치생명이 걸렸다. 김 위원장 또한 3대에 걸쳐 축적한 핵무력 포기를 전제로 체제 보장과 경제지원 등 ‘미래’ 담보받으려는 터라 성과가 절실했다. 양 정상 모두 ‘빈손’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은 ‘베팅’을 했다는 얘기다. 양 정상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처음 함께 모습을 드러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양보했다. 외교 의전상 두 사람이 앉거나 걸을 때 왼쪽이 ‘상석’이다. 통상 회담 개최국 정상이 오른쪽에 앉고 손님을 왼쪽에 앉게 하는 것이 관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펠라호텔 복도를 이동할 때와 단독회담을 할 때 김 위원장에게 왼쪽을 내줬다. 회담장에 들어설 때나 사진기자 앞에 포즈를 취할 때, 공동합의문에 서명할 때도 ‘상석’은 김 위원장의 몫이었다. ‘세기의 악수’를 나눈 뒤 단독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할 때 김 위원장은 잠시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고 등에 손을 갖다대 손님을 안내하는 듯한 몸짓을 취했다.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마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특유의 ‘엄지 척’ 포즈를 취했다. 평소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려는 열망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이다.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호스트’가 애매하지만 앞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의전실무협상에서 양측이 대등하게 보일 수 있도록 치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공동합의문 서명식에서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또 “매우 재능 있는 사람이며 그의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거론하며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거듭 확인하려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그(김 위원장)는 26세에 나라를 물려받고 통치했다. 강력하게 통치해야 했다”면서 “원래 인간성은 잘 모르겠지만, 26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앞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첫 번째 서방 지도자와의 정상외교인 데다 낯선 싱가포르에서 열린 회담임에도 김 위원장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 때 잠시 경직됐지만, 이후에는 ‘은둔의 지도자’ 내지 ‘통제불능의 폭군’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자 맞은편에서 걸어 나오며 “나이스 투 미트 유 미스터 프레지던트”(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을 스위스에서 보낸 유학파인 그가 첫 만남에서 어색함을 깨는 데 영어를 활용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이 자리를 위해 노력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다”며 칭찬에 약한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상대가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로 ‘늙다리 미치광이’ 등 저주를 퍼부었던 트럼프 대통령이란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환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 위원장은 편안해 보였다. 왼쪽 팔꿈치를 의자에 걸치고 살짝 기울여 앉아 있는 자세에선 여유가 느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 뒤 통역을 전해 듣고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예의를 잃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에는 두 손을 깍지 껴서 배 위로 모아 쥐고 경청했다. 사실 김 위원장의 2박3일 싱가포르행에선 ‘정상국가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사전에 공지한 채 평양을 비우고 정상외교에 나선 과감성, 중국이 제공한 항공편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실용적 면모를 드러냈다. 전날 밤 싱가포르 시내 초대형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등과 ‘셀카’를 찍고, 현지 시민의 환호 속에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방문하는 모습은 서방세계의 여느 젊은 지도자와 다를 바 없었다. 유학 시절 몸에 밴 개방성과 집권 7년차의 30대 지도자임에도 군부를 비롯한 북한 엘리트들을 휘어잡은 자신감이 맞물린 ‘완숙한 통치력’을 과시한 것이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북한과 미국 정상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하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65년을 대치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결과 반목을 거듭한 시기가 더 많았다. 제네바 합의, 2007년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종식할 숱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북한과 미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북핵 합의 교본’ 9·19 공동성명 만약 2000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반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북핵 합의의 ‘교본’으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만 양국이 충실히 지켰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북·미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은 1993년 5월 23일 이후 1998년 8월 31일까지 5년간 한 번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은 북·미 대화의 시기였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미국의 북한 핵시설 폭격 움직임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1차 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교전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봤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막았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 위기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카터가 평양에서 CNN 방송 회견을 할 때만 해도 백악관에서는 한반도에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터와 김일성 회담을 명분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당시 카터는 김일성과의 만남으로 전쟁 직전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고 회담 국면이 열린 것을 일종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 막은 카터 전 대통령 며칠 뒤 카터의 말은 현실화됐다. 미국이 제시한 핵개발 동결안을 수락한다는 북측의 서면 확인을 받은 미국은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를 지어 주고 완공 시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북핵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1998년 미국이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1999년 북·미 미사일 협상이 열리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 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러나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클린턴 집권 기간에 제네바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1월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연두 시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7월 미국은 북·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한 켈리에게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테니 불가침 약속과 체제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켈리는 거부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 켈리 방북 이후 제네바 합의 파기 애초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례로 2001년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모든 외교적 노력이 단번에 내동댕이쳐졌다.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 시기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8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에서 첫 논의를 시작했다. ●BDA 사태로 北 경제 제재 압박 2년 뒤인 2005년 9월에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1992년 남한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한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9·19 공동성명 발표 직전 미 재무부는 북한 지도부 일부가 자금세탁용으로 BDA를 이용했으며 다른 불법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발표했다. BDA는 마카오에 본사를 둔 중국은행이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으로부터 즉각 거리를 뒀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들어 다른 5개국이 약속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급기야 북한은 2006년 첫 핵실험을 했다.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직접 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2009년 1월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적대감을 내려놓는 국가에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정일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0년 1월 북한 외무성은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2011년 4월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그해 7월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대화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北, 2012년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2012년 5월 북한은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이듬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도 선언했다. 2013년 4월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2016년 1월에는 4차 핵실험을 하고서 “첫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북한은 핵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후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2일 오전 북·미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화 중단과 북한의 핵 보유로 점철된 역사에 비춰 볼 때 양국 정상이 가장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이번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미 정상, 담판 전날 통화서 종전선언 논의 ‘긍정적 기류’

    한·미 정상, 담판 전날 통화서 종전선언 논의 ‘긍정적 기류’

    트럼프·文대통령 조율내용 공유…“북미회담 후 폼페이오 방한할 것”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며 막판까지 조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미 양국 실무진들은 물밑 접촉을 통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약 40분간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북·미 간 사전조율 내용을 공유하고, 정상회담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내 역사적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과 강력한 지도력 덕분”이라면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국 국민은 마음을 다해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을 한국으로 보내 자세히 설명하고 회담 결과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한·미 공조 방안도 상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나왔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북·미 두 정상의 공동합의문에 종전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메리어트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를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착수한다면 전례없는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상당히 빨리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지난 12년간 쓰였던 공식 이상의 기본 합의 틀(framework)을 갖기를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경제 (제재) 완화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검증이다. 우리는 검증할 수 있도록 충분히 탄탄한 시스템을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 등 미측 실무협상팀은 이날 리츠칼튼호텔에서 오전, 오후에 이어 밤 늦은 시각까지 세차례에 걸쳐 북측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과 협의에 주력했다. 지난달 27일부터 판문점에서 모두 6차례 만나 사전조율을 해 온 북·미의 실무협상은 이날 양국 정상의 합의문에 쓸 비핵화 문구 디테일을 놓고 집중 협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후 들어 백악관에서 낙관적인 기류가 흘러나오면서 실무선에서 최종 합의가 도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퍼지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실무협상 직후 개인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팀은 내일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며 “내일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위해 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 직전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내일 아주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 아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 폼페이오·볼턴 배석… 北 김영철·김여정 나설 듯

    美 폼페이오·볼턴 배석… 北 김영철·김여정 나설 듯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참석 업무 오찬엔 성 김·샌더스 나서북·미 정상회담의 주인공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벌일 ‘세기의 담판’에는 충실한 양국의 조력자들이 배후에서 지원한다. 백악관이 11일 6·12 북·미 단독 정상회담 후 어어질 확대회담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배석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용은 이번 정상회담의 총지휘자인 폼페이오 장관과 ‘슈퍼 매파’인 볼턴 보좌관이 좌우 날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확대 정상회담의 경우 이미 김 위원장과 두 차례 만나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백악관 면담에 배석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의 역할도 관심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미 정상회담 참석조차 불투명할 정도로 존재감이 약했던 그가 싱가포르에 합류한 건 그 자체가 백악관의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수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합의가 틀어질 경우 볼턴을 위시한 매파들이 대북 정책 전면에 나올 수 있다는 경고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정상회담에서의 막후 역할의 안배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즉, 폼페이오 장관이 ‘굿 캅’ 역할을, 볼턴 보좌관이 ‘배드 캅’을 맡아 북한에 대한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사이의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이자 김 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하는 ‘중책’을 맡았던 김영철 부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비서실장 역할을 해 온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교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과 대미 외교 전반에 해박한 리용호 외무상도 배석 가능성이 거론되는 인물이다. 확대 정상회담 이후 진행될 업무 오찬에는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끝까지 실무 담판을 벌여온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와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그리고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참석한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승부사, 중재자, 모험가… 세 남자, 어젯밤 잠 설쳤다

    승부사, 중재자, 모험가… 세 남자, 어젯밤 잠 설쳤다

    ■정치적·글로벌 입지 달렸다… 트럼프 ‘북핵 빅딜’ 성공땐 레이건 등과 어깨 나란히실패땐 11월 선거·재선 ‘빨간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회담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언급한 단어는 ‘흥분’이었다.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도착한 이튿날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싱가포르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 흥분(excitement)이 감돌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지난 9일에도 “북한과 세계에 진정으로 아주 멋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곳인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흥분되는(exciting) 날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 정치적 자산을 ‘올인’하다시피 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는 물론 내각과 백악관 일각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을 엿새 앞둔 지난 6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단지 합의하겠다는 이유로 나쁜 합의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압박했다. 따라서 회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실패의 책임을 온전히 질 수밖에 없고,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물론 2년 후 재선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국제정치 상황도 녹록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럽연합(EU)과 캐나다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며 무역 전쟁을 벌이는 등 미국의 전통적 우방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또 이란 등 중동 주요 국가와 대치하고 있다. 만약 북한과의 회담이 결렬돼 국내 대북 강경파가 득세하고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몰리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으로 다수의 적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북한 비핵화를 이뤄낸다면 2차 세계대전 승리의 초석을 다진 프랭클린 루스벨트, 냉전을 종식시킨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민주당 출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최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확실히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한반도 운전자론 달렸다… 문재인 ‘노심초사’ 文, 평화 체제 긴 여정 ‘입구’ 진입 “남·북·미 진정성 있는 노력 필요”‘세기의 담판’을 하루 앞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큼이나 문재인 대통령도 잠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팽배했던 지난해부터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논의를 견인해 온 ‘운전자’이자, 북·미 정상회담이 벼랑 끝에 몰린 순간 한·미 정상회담(5월 22일)과 5·26 남북 정상회담으로 불씨를 되살린 ‘중재자’로서 불면의 밤을 보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날 오후에도 전화 통화를 갖고 운전자이자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놓지 않았다. 북·미 담판 전날 한·미 정상 통화는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미)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면서도 “뿌리 깊은 적대 관계와 북핵 문제가 정상 간의 회담 한 번으로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남·북·미의 진정성 있는 노력과 주변국의 협력,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향한 긴 여정의 ‘입구’에 들어선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고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북·미 정상이 12일 비핵화 시한과 구체적 방법론에 합의한다면 ‘한반도 운전자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 하지만 북·미 간 의제 조율 과정에서 보듯 ‘출구’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협상과 험로가 예상된다. 북·미가 많은 ‘기회비용’을 들인 만큼 이번 회담이 파국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비핵화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후속 회담으로 많은 부분을 넘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반도 운전자론도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 역할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자세와 의지를 잃지 않을 것”이란 문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관측과 맞닿아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체제보장·경제발전 달렸다… 김정은 ‘실리 담판’ 성공땐 정상국가 지도자 반열에 실패땐 金 리더십·北 체제 타격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은 자신의 운명을 건 한판 승부와 다름없다. 30대 약관의 나이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세계 초강대국 정상과 마주 앉아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모습을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상상도 못 했을 법하다. 김 위원장의 과제는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하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고리로 확실한 체제 보장을 얻어내는 것이다. 즉 북한 입장에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체제 안전 보장’(CVIG)을 이끌어 내기 위해 ‘거래의 달인’으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고도의 협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 내부는 물론 전 세계에 김 위원장의 진면목과 능력이 드러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회담이 성공적으로 종료되면 김 위원장은 ‘은둔의 독재자’라는 이미지를 떨쳐 버리고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갖고 있던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역시 개선될 여지가 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선대 지도자 누구도 보여 주지 못한 ‘협상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북한 내부적으로도 리더십이 공고해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세기의 담판’의 결과에 따라서는 김 위원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경제 발전’에도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직접적인 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해소를 통해 북한 경제의 숨통을 틔워 주는 것 자체로도 유의미한 성과다. 다만 급격한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서기에는 김 위원장으로서도 부담이다. 비핵화와 개방에 반대하는 북한 내부 세력을 중심으로 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이 김 위원장에게 잠재적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만약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미국과 다시 적대 관계로 돌아설 수 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경제난 개선을 열망했던 주민들의 불만이 점증할 경우김 위원장은 ‘공포정치’ 등 또 다른 수단으로 내부 단속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진정성 1분이면 가늠”… 비핵화 ‘최후통첩’

    트럼프 “김정은 진정성 1분이면 가늠”… 비핵화 ‘최후통첩’

    “金, 北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 진지하지 않으면 시간낭비 안 해 이 기회 놓치지 않을 거란 느낌” 폼페이오 “비핵화 시간표 논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을 ‘평화의 임무’로 명명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단 한 번의 기회’라고 규정한 것은 여전히 비핵화 문제에 대해 머뭇거리고 있는 김 위원장에게 결단을 거듭 촉구하며 공을 북한에 넘긴 ‘최후통첩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회담이 구체적 결과물을 낼 것이라는 미측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퀘벡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비핵화를 하고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북한은 아주 짧은 기간에 굉장한 곳이 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 그의 국민, 그 자신, 그 가족들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어떤 것을 할 것이라고 진실로 믿는다”며 기존에 약속했던 체제 보장과 경제 발전 등 ‘당근책’을 거듭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얼마나 걸리느냐’는 질문에는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 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답했다.이는 김 위원장에게 ‘싱가포르 담판’에서 과감한 비핵화 결단을 통해, 역사적 북·미 회담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반드시 살려내라는 압박의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정부가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촉구하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최소한 관계를 맺고, 이후 과정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기존 언급대로 이번 싱가포르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워싱턴 등에서의 후속 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 도중에도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과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김 위원장이) 이번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북·미 회담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없다고 한 말이 진지한 것이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아니다. 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며 “나는 내 평생 준비해 왔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퀘벡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15개 상자 분량의 할 일이 있다. 비행기 안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과의 담판 준비를 위한 방대한 서류 검토를 언급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인권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북·미 협상의 ‘실무 총책’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NHK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에서 북한과 비핵화 시간표에 대해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내가 말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두 정상이 틀림없이 그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바로 이 문제(비핵화 시간표)에 대해 이미 논의가 이뤄져 왔다”며 “우리는 싱가포르에 함께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진전이 이뤄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이 두 정상이 만나는 이유”라며 “김정은은 내게 직접 트럼프 대통령과 앉아 비핵화가 어떤 방식으로 일어날지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숨겨진 패를 읽어라” 치열한 정보전

    北 최대 인력 투입 회담 최종 점검 한·중·일도 물밑 정보 수집 총력 美정보기관, 中첩보 활동에 촉각 ‘세기의 담판’으로 불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이 치열한 정보전에 돌입했다. 중요한 회담일수록 내밀한 ‘작전 회의’나 교섭 내용, 공개되지 않는 합의 사항들을 먼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 만큼 회담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물론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모든 외교자산을 동원해 물밑에서 정보 수집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회담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가용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의전과 경호 및 현지 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한 미대사관 직원들은 이달 초부터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10일 전했다. 백악관은 정상회담이 확정된 직후부터 한국어가 능통한 외교관들을 싱가포르에 급파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이 의전과 경호 등에 대해 최종 점검을 하고 있다. 게다가 북·미 간에는 상대 카드를 읽기 위한 첩보전도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일본은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6자회담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이날 싱가포르에 급파했다. 일본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정보 수집을 위해 두 사람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정부도 청와대뿐만 아니라 외교부 등 관계부처 인력을 현지에 파견해 회담 정보를 수집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은 특히 중국의 정보 수집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첩보 활동 차단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고 NBC방송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전했다. 전직 미 관리는 중국은 싱가포르에서 뛰어난 첩보 수집 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 측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회의에서 무슨 말이 나오고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NBC는 미 관리들이 자신을 접대하는 현지 식당이나 술집 웨이터들이 중국 쪽에 매수될 가능성을 우선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는 중국과의 교류가 왕성한 곳이다. 북한과 미국 양쪽 모두와 관계가 좋아 정상회담 장소로 낙점됐지만 중국계가 많은 ‘화교 국가’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설] 金, 트럼프의 ‘종전선언·백악관 초청’에 화답하라

    6·12 북·미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회담이 잘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하겠다고도 했다. 북·미 정상의 비핵화 담판을 위한 막판 실무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보다 확실한 핵 폐기 방안을 내놓으라며 구체적인 ‘당근’을 내놓은 셈이다. 북·미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합의에 한 발짝 다가가는 모멘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미 회담 뒤 김 위원장을 초청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담이 잘된다면 (초청이) 잘 받아들여질 것이고, 그가 매우 호의적으로 볼 것”이라고 밝혔다. 초청 장소에 대해선 “아마도 백악관에서 먼저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이번 언급은 북·미 회담 이후에도 김 위원장과 적극적으로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의사 표현이라고 본다. 백악관 초청까지 언급함으로써 한껏 유화적인 자세까지 취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전에 대한 합의에 서명할 수 있을 것이고, 북한과 그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며, 다른 많은 사람과도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종전 합의가 “진짜 시작”이라고도 했다. 이는 종전 합의가 비핵화 로드맵과 맞물린 북 체제 보장의 첫걸음이라는 점을 말하고자 한 듯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4·27 정상회담에서 남·북·미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합의 서명 의사는 매우 고무적이다. 다만 싱가포르 종전 합의에 남측이 참여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북·미가 먼저 종전 합의에 서명하고, 차후에 남측이 서명해 남·북·미 종전선언을 완결할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합류해 한 번에 이뤄지면 더 좋을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종전선언은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 이행 과정에서 심리적인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꼭 나왔으면 한다. 관건은 북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코앞에 두고 의미 있는 당근을 던진 것은 CVID를 수용하라는 의미다. 북한은 트럼프의 이번 당근이 조건부란 점을 잘 알 것이다. “종전선언은 시작이고, 그 이후에 어려운 부분이 남아 있을 것”이나 “국교 정상화는 모든 것이 갖춰졌을 때 가능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이는 북한이 실제로 CVID에 합의하고, 그와 관련한 조치들을 이행할 때 북·미 관계 정상화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우리는 시종일관 북한에 대해 CVID 수용을 촉구해 왔다. 북한은 이제 비핵화와 관련해 확실히 진전된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선의로 받아들여 싱가포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첫발을 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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