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백수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552
  • [깔깔깔]

    ●백수의 등급 1. 초보백수 - 남아도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안절부절못한다. - 만화 가게나 비디오 대여점 주인과 말을 트기 시작한다. - 직업을 물으면 어쩔 줄 몰라한다. - 주머니가 비면 외출이 불가능하다. - 남들 노는 일요일이 되면 허무하게 느껴진다. 2. 어중간한 백수 - 넘쳐나는 시간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비디오 대여점이나 만화 가게주인 대신 가게를 봐 주기도 한다. - 주머니가 비어 있어도 일단 나가고 본다. - 머리를 감지 않고 일주일 정도 버틸 수 있다. 3. 프로 백수 - 무궁무진한 시간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시테크 전문가. 자신만의 취침 및 기상시간을 고수한다. - 몇 달 며칠을 같이 놀아도 도대체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이가 없다. - 빈 주머니일수록 당당히 행동한다.
  • [주말화제] 3040 도서관서 재기 꿈꾸다

    [주말화제] 3040 도서관서 재기 꿈꾸다

    11일 아침 8시. 김모(41)씨는 여느 때처럼 잘 다려진 회색 정장에 검정색 반코트를 말끔하게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배웅하는 아내에게 “회사 잘 다녀올게.”라는 말을 던졌으나 마음은 천근만근처럼 무거웠다. 서둘러 집을 빠져나온 그의 발걸음은 서울 북촌길의 정독도서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김씨는 이른바 ‘도서관 출퇴근족’이다. 유통회사에 다니다 경기불황으로 지난해 실직한 그는 재기를 위해 이 도서관을 찾고 있다. 도서관 정기간행물실에서 일간지 3개와 경제지 2개를 정독한다. 취업정보 게시판을 꼼꼼히 읽다 보면 어느새 시계는 12시. 점심은 도서관 식당에서 3000원짜리 백반으로 해결한다. 사회 이슈와 문화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청각실에서 영화도 보고 각종 잡지를 읽다보면 어느새 창밖엔 뉘엿뉘엿 해가 진다. 김씨는 “이게 무슨 짓인가 싶어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반드시 백수 꼬리표를 떼고 사회 생활에 복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30~40대 실직자들이 공공도서관으로 향하고 있다. 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데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독서·인터넷 검색·영화감상 등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난방이 잘돼 있어 더위와 추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날 정독도서관 휴게실과 흡연실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30~40대 남성들로 넘쳐났다. 다른 도서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종로, 용산, 남산, 동대문 등 서울시내 5개 공공도서관 관계자들은 “10~20대 학생보다 30대 이상 중년층이 더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남모(35)씨는 3개월째 정독도서관을 사무실 삼아 출퇴근하고 있다. 지난 9월 다니던 중소 IT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다. 남씨는 “2살배기 딸을 키우는 아내에게 차마 말할 수 없어 매일 아침 8시 서류가방을 들고 집을 나선다.”고 말했다. 아내가 눈치챌까 봐 퇴직금을 쪼개 월급통장에 넣는다고 덧붙였다. 치킨체인점을 운영했던 이모(37)씨는 매일 취업 정보 업데이트가 끝나는 오후 4시까지 종로도서관에서 보낸다. 이씨는 “얼마 전 도서관에서 고교 동창을 만났는데, 유명 법대를 나와 승승장구할 줄 알았던 친구가 실업자 신세여서 충격을 받았다.”면서 “나중에 만날 때는 도서관이 아닌 사무실에서 보자고 약속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이준기, 무술총연합회 공로상 받아

    이준기, 무술총연합회 공로상 받아

    이준기가 대한민국무술총연합회에서 수여하는 공로상 부문의 연기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준기는 오는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무술총연합회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시상식에서 공로상 부문 연기자상을 받는다. 협회 측은 10일 “이준기는 ‘개와 늑대의 시간’ ‘일지매’ 등을 통해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를 펼쳐 전통무술을 알리는 데 공헌했다.”며 “앞으로도 이준기가 우리 민족의 전통 무술을 대중화하는데 앞장서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기는 “그간 액션신을 찍으며 생긴 상처들을 보면 이제 어떤 훈장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론 다른 여러 선배님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이번에 이렇게 상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너무 영광이고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준기 외에도 공로상 수상자로 무술 연기자상에 거룡, 최고 원로 무술인 상에는 서복섭, 최고 무술인 상에는 김정호, 무술 감독상에는 김백수ㆍ원진이 선정됐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랑의 방정식 뒤집은 영화 ‘나는 곤경에 처했다’

    사랑의 방정식 뒤집은 영화 ‘나는 곤경에 처했다’

    이 인간 정말 못났다. 시 쓴다고 끄적이더니 나이 서른이 다 되도록 백수다. 주사는 또 얼마나 고약한지 술만 마시면 사고를 치곤한다. 진상도 이런 진상이 없다. 연애라고 잘할까. 걸핏하면 거짓말과 변명을 오가며 여자 속을 뒤집는다. 영화 ‘나는 곤경에 처했다’는 이 못난 주인공 선우(민성욱)의 연애담을 위트있게 꾸며낸다. ‘88만원 세대’가 판을 치는 치열한 시대, 하지만 선우는 현실과 이상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무명시인에 불과하다. 평범하고 바른 사랑을 꿈꾸는 유나(정지연)와는 너무 다르다. 여기에 학교 선배 승규(이승준)가 사랑하는 순애(김주령)의 유혹을 뿌리칠 만한 강단도 없다. 이제부턴 막무가내로 꼬인다. 영화는 이렇게 서로 다른 두 남녀인 선우와 유나의 반복되는 사랑과 이별을 여러차례 교차시킨다. 영화에서 딱히 절정이라 할 만한 부분이 없는 이유다. 대부분 선우로 인해 오해가 생기고, 곤경에 처한 선우의 변명이 나오고, 결국 이별로 이어지지만 이 놈의 정이 뭔지 다시 재회해 사랑을 하고, 또 다시 헤어지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소상민(32) 감독은 이 반복되는 설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원래 천성적으로 로맨스 영화를 잘 못 견딘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시련을 극복하며 사랑을 완성하는’ 영화를 보면 허전함을 느낀다. 믿음, 사랑, 신의와 같은 고결한 덕목은 쉽게 변할 것 같더라. 우리는 자주 유혹에 굴복하지 않았던가!” 사실 그렇다. 오랫 동안 사귄 연인치고 몇 차례 이별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게 사랑하다가도 자칫 잘못나가면 헤어져버리고, 우연한 기회에 다시 엮였다가 오해가 생기면 남이 돼버리는, 마냥 살얼음판 같은 게 우리네 사랑이다. 매 순간이 발단이고, 전개고, 위기고, 절정이고, 결말이다. 우리가 그토록 고결하고 아름답다 외쳐대는 사랑이란 이렇다. 영화는 ‘시련을 극복하고 참사랑을 이루는’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나 애정 소설의 공식을 과감히 깨뜨린다. 사랑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엮여 나가는지, 그 지고지순하다는 사랑이 얼마나 너저분하고 기복이 심한지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시인이란 고상한 직업을 갖고도 삼류소설 같은 사랑을 하는 선우의 모습만으로도 감독의 메시지가 자연스레 묻어난다. 그렇다고 이 야심만만한 신예감독이 ‘성장’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리 없다. 영화의 마지막에 반전 비슷한 부분이 있다. 사실 반전이랄 것도 없다. 항상 곤경에 처했던 선우가 ‘곤경에 처한’ 유나를 구해내면서 영화는 희극으로 끝난다. “이런 자신감이면 시도 잘 써질 것 같아.”라는 말을 넌지시 던지면서. 선우가 개과천선을 했을 지, 아니면 도로아미타불로 돌아갔을 지는 알 수 없다. 감독도 모른단다. 소 감독은 “선우는 겉만 어른이지 아직도 애다. 경제적 능력을 떠나 감성적인 부분도 미숙하다. 그런 선우가 시련을 극복하고 유나가 원하는 사랑을 해나갈 수 있을까.”라고 되묻는다. 하지만 선우는 적어도, 영화 말미에서만큼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낸다. 영화의 여운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소 감독은 “내가 그랬다. 나이만 먹었지 호되게 마음을 먹어도 성숙한 사랑을 한다는 건 쉽지 않더라. 하지만 매일 성장을 맘 먹는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성장을 한다.”며 다소 난해한 해석을 내놓는다. 부쩍 성장했다고, 혹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뭐한 그런 결론이랄까. 소 감독이 이 영화를 “성장통 아닌 성장통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 상을 받으며 이미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새해 60주년을 맞는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도 일찌감치 초청이 결정됐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제작연구과정 2기 학생이 감독한 작품이지만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27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한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배출하는 생활쓰레기는 무려 55t. 주부들은 매일 쓰레기와의 전쟁 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쓰레기의 양은 줄이면서 살림의 양은 늘리는 생활의 지혜와 종이·플라스틱·유리·옷 등의 물건을 알뜰살뜰하게 분리배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밤 12시15분) 플라이투더스카이의 환희가 자신만의 느낌을 살려 이적의 ‘다행이다’를 부른다. 지금은 어딜 가도 알아보는 TV스타가 됐지만 불과 7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라디오스타’였던 MC 유희열. 그런 그의 과거는 과연 어떠했을까? 이승환이 준비한 유희열의 10년 전 모습이 공개된다. ●세계와 나 W(MBC 밤 12시) 빈민층에게 집을 지어주는 운동을 전 세계적으로 펼치는 해비탯의 봉사활동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2500명의 사람들이 태국 치앙마이를 찾았다. 세계인이 한자리에 모여 한 마음으로 짓는 희망의 집. 세계적인 스타들의 손길만큼이나 빛나는 희망의 이야기를 배우 이서진의 목소리로 만나본다. ●망설이지마(SBS 오전 8시40분) 민영의 첫사랑이 수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태우는 이제 와서 수현의 기억이 돌아와도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며 기억 돌아오게 만들어서 뭘 어떡할거냐고 한다. 민영은 해줄 게 없지만 날 외면하는 걸 더 이상 못견디겠다고 맞선다. 한편 선아는 태우와 민영, 수현에게 저녁을 먹자며 문자를 보낸다. ●명의(EBS 오후 9시50분) 한국인의 암 발생률 1위 위암. 맵고 짠 음식과 흡연이 주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위점막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감염이 위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아무나 쉽게 고칠 수는 없는 암. 위암 치료의 최선봉에 선 김병식 교수만의 치료법을 공개한다. ●생방송 투유(OBS 오후 4시) 10년 이상 젊게 해 주는 방법을 찾아 떠나본다. ‘백수비법! 건강한 여행을 만나다’ 코너에서는 경기도 포천으로 신경통을 이겨내는 특별한 비법을 찾아 떠난다. 이어 한 주간의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대결을 펼치는 ‘맛수’에서는 ‘대나무 전복계탕’ 대 ‘죽순추어만두전골’이 맞대결을 펼친다.
  • 5명의 소시민 ‘혁명 놀이’를 시작하다

    ‘혁명’이란 말을 들으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도 있겠고, 인상부터 찌푸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반응을 떠나 과연 이 시대에 혁명이 가능하기는 한 걸까. 만약 그렇다면 그건 어떤 형태가 돼야 할까. 소설가 김연경의 첫 장편소설 ‘고양이의 이중생활’(민음사 펴냄)은 이러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소비에트연방의 ‘11월 혁명’에 대한 오마주 성격이 짙은 이 작품은 혁명을 계획하는 몇 명 인물을 통해 ‘이 시대의 혁명’에 대한 가능성과 그 형태를 타진한다. ●러시아 11월혁명에 대한 오마주 2000년대의 혁명은 ‘PtRe(Proletariat Revolution의 약자)’라는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이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와 더불어 끝나 버렸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신의 가슴 속에 세계 변혁을 위한 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영구 혁명을 꿈꾸는 몽상가들의 모임에 가입하십시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라는 거창한 소개글을 달고 있지만 이 카페의 활동은 보잘 것 없다. ●이 시대의 혁명은 생활혁명 게시글은 물론 댓글도 잘 달지 않는 이곳의 활동인원은 고작 다섯. 유복한 가정의 복학생 권민우, 세 딸을 둔 아버지 강주임, 서른일곱살 백수 김철수, 세련된 여대생 안정현, 그리고 베일에 싸인 카페 마스터의 대리인인 일곱살 딸기가 전부다. 소설은 이들 인물에 권민우의 아버지 권율, 권율의 어린 아내이자 백수 김철수의 연인인 정윤희 등을 섞어 넣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저그런 사람들이 모인 카페이지만 PtRe의 혁명은 ‘장난’이 아니다. 이들의 거사일은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난 11월7일. 자본주의가 만연해 있는 대형 지하 아케이드를 폭파시킨다는 ‘테러’에 가까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멤버들은 사제 폭탄까지 만들지만 권민우의 고양이 ‘칸트’의 실수로 혁명은 고작 책상 하나를 태우고 끝이 난다. 혁명은 시시하게 끝이 났지만 소설은 냉소적인 문체로 이 시대의 혁명은 ‘체제의 혁명’이 아닌 ‘생활의 혁명’이라고 말한다. 이 초라한 혁명은 애초에 투철한 혁명사상보다는 재미로 ‘혁명 놀이’를 시작한 사람들의 생활에 변화를 유발한다. 권민우는 무기력한 생활을 접고 로스쿨에 진학하며, 백수 김철수는 논술학원 강사가 된다. 강주임도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며 세 딸의 나은 미래를 위해 팔을 걷는다. 이 변화들은 모두 생활의 변화이지만 생활에 대한 순응이기도 하다. 이 초라한 혁명가들은 좋아하는 남자를 두고 ‘쪼다 같고 바보스러운 웃음’을 짓는 정현과 같이, 모두 삶을 향해 ‘쪼다 같고 바보스러운 웃음’을 흘린다. 그러면서 혁명의 성공 여부를 떠나 삶은 지독스럽게도 계속되며 생활은 혁명보다 위대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도스토옙스키 ‘악령’서 영감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김연경은 “도스토옙스키의 ‘악령’과 벨르이의 ‘페테르부르크’의 몇몇 모티브가 작품에 활용됐다.”고 밝혔다. 그 말처럼 작품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만나는 ‘지하생활자’, ‘안나 카레니나’, ‘롤리타’ 등 러시아 문학의 흔적은 부수적인 재미를 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현장 행정] 중랑, 지역명소 홍보 독립영화 큐!

    [현장 행정] 중랑, 지역명소 홍보 독립영화 큐!

    # 제목-약수터 부르스 # 감독-손재명 # 주촬영지-중랑구 망우공원 용마천 약수터 # 촬영협조 및 후원-중랑구청 # 시사회 개봉일 및 장소-11월10일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 # 줄거리-공원약수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외 이웃들의 일상 탈출기 중랑구에 거주하는 한 영화감독이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을 배경으로 독립영화를 제작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감독은 CF 광고감독으로 15년간 활동했던 손재명(44)씨. 손 감독은 중랑구 망우본동에서만 25년째 거주하고 있는 ‘지역 토박이’다. 현재도 본인이 사는 아파트의 대표회장을 2년째 맡고 있을 만큼 동네일이라면 발벗고 나서는 ‘열혈 구민’. ●배우 대기실 제공·초대권 제작 그는 “제작 초기 주요 촬영장소를 물색하려 서울시와 경기 일원의 약수터 수십곳을 일일이 찾아다녔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면서 “중랑은 녹지보존이 잘 돼 있어 배경으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데다, 영화를 통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중랑의 가치를 널리 알릴 기회라고 판단, 촬영지를 이곳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촬영이 진행되자 중랑구도 팔을 걷고 나섰다. 영화 제작에 앞서 구는 망우공원 주차장과 용마천 약수터 등에 촬영지 사용 협조를 요청했다. 촬영기간 안내 현수막을 제작해 곳곳에 설치했다. 서일대학교를 방문해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고 구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포스터도 붙였다. 또 예산 200만원을 들여 각종 행사장 입구와 구청 홈페이지에 영화 홍보 배너를 띄웠다. 배우 대기실 제공, 초대권 제작 등 영화 촬영부터 제작에 필요한 물품 등을 제공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구민들도 한목소리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망우3동에 거주하는 김순양(54)씨는 “평소 자주 다니던 약수터가 영화 촬영지로 활용된다는 말을 듣고 자랑스럽고 신기했다.”고 흐뭇해 했다. ●10일 중랑구민회관서 시사회 중랑구는 오는 10일 오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영화 ‘약수터 부르스’의 열린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시사회엔 문병권 구청장을 비롯해 주민 400여명, 서일대 학생 등 총 500여명이 참석한다. 망우공원 용마천 약수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 ‘약수터 부르스’는 백수 청년을 검술 고수로 착각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 소외계층들의 삶의 이야기와 블랙유머가 버무려진 독립영화다. 영화는 16일 명동 롯데시네마에서 시사회를 시작으로 26일 건대입구·일산·부평·부산 롯데 시네마 등 4곳에서 동시 개봉된다. 문 구청장은 “유서 깊은 망우산 묘지공원 약수터를 배경으로 영화가 제작돼 구민들은 물론 전국에 중랑구의 뛰어난 문화유산과 자연녹지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교통문화 발전 대상] ‘교통의 꽃’ 161명 포상

    ‘제2회 교통문화발전대회’ 시상식이 27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서울신문사 빌딩)에서 열린다. 도로·철도·항공 교통안전 각 분야의 선진화와 종사자의 사기진작을 위해 1991년 제정된 후 2007년까지 교통안전촉진대회(교통안전공단 주관)와 교통봉사상(서울신문사 주최) 행사가 각각 치러졌으나, 정부의 포상통합 결정에 따라 지난해부터 교통문화 발전대회로 통합됐다. 올 행사는 국토해양부가 주최하고 교통안전공단과 서울신문사가 공동으로 주관하며, 교통안전공로상, 교통문화 우수지자체, 교통안전 UCC 공모전 입상자에 대한 시상이 이뤄진다. 교통안전공로상은 도로·철도·항공분야에서 교통안전 등 교통문화발전에 헌신적으로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게 주어지며 올해에는 대통령 표창 7명, 국무총리 표창 13명,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98명 및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표창 40명과 서울신문사 사장상 3명 등 161명이 수상한다. 지자체별로 평가하는 교통문화지수 평가결과는 부천시, 과천시, 인천 강화군, 서울 금천구 등이 교통문화 최우수지자체로 선정돼 국토해양부 장관상을 수상한다. 수상자는 지방자치단체장 및 교육기관장, 공공기관장, 언론기관장, 교통안전공단 지사장 등이 추천하고 국토해양부 등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최종 선정됐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통령 표창(개인) ▲김병노 한국공항공사R&D사업 센터장 ▲문병돈 서령버스㈜ 상무 ▲염혜숙 경산녹색어머니연합회 회장 ▲이상훈 (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대구지부 회장 (단체) ▲(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울산중부지회 ▲인천시 교통안전봉사대 ▲한국도로공사 충청지역본부 ■국무총리 표창(개인) ▲권영선 새서울고속㈜ 대표이사 ▲김재호 의림초등학교 교감 ▲신묘성 아시아나항공㈜ 수석기장 ▲신상철 (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진해지회 회장 ▲이상구 ㈜화홍운수대표이사 ▲이순호 인천시 여성운전자회 감사 ▲이종호 ㈜대한항공 수석사무장 ▲최병호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 ▲한광석 한국철도공사 차장 ▲김종순 (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회원 (단체)(사)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경북경산지회 ▲한국도로공사 경기지역본부 ▲경상남도 교통문화연수원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개인) ▲이승관 ▲모형민 ▲박용생 ▲박종국 ▲이원해 ▲이성영 ▲임택수 ▲채대원 ▲양휘모 ▲김용석 ▲류동균 ▲안성광 ▲인병호 ▲김영환 ▲김정수 ▲류호국 ▲나상근 ▲김용운 ▲용호준 ▲김기녕 ▲안병모 ▲전광표 ▲김종립 ▲최봉수 ▲오태규 ▲김경섭 ▲양훈철 ▲신용순 ▲손경국 ▲한정호 ▲김재현 ▲한영동 ▲서정식 ▲유원준 ▲황효섭 ▲박제술 ▲김상남 ▲한후남 ▲고동철 ▲황의성 ▲한상옥 ▲유성준 ▲이상열 ▲정수진 ▲유창호 ▲김대희 ▲이종완 ▲임헌규 ▲이상인 ▲김학묵 ▲안선임 ▲김기덕 ▲정정숙 ▲김종문 ▲김영진 ▲정종태 ▲염영길 ▲한영진 ▲하헌열 ▲지완태 ▲이영자 ▲추만식 ▲오세인 ▲임정재 ▲이주용 ▲조성진 ▲이명수 ▲배주원 ▲김정연 ▲김종운 ▲정우연 ▲권혁철 ▲이희상 ▲황동철 ▲이봉춘 ▲박관수 ▲권영윤 ▲김홍진 ▲이향숙 ▲김덕치 ▲김종일 ▲서희두 ▲강성규 ▲박경환 ▲김영신 ▲김길원 ▲심유진 ▲이종각 ▲장규성 ▲최용오 ▲한웅구 ▲천성회 ▲권용규 (단체) ▲사랑실은 교통봉사대 전주지대 ▲시지고 교통안전봉사대 ▲한국도로공사 강원지역본부 ▲중부운수 주식회사 ▲강원도개별화물운송사업협회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표창 ▲양태호 ▲권수혁 ▲박형선 ▲허남수 ▲장일섭 ▲서규남 ▲박세장 ▲조태옥 ▲강용호 ▲전은상 ▲이영규 ▲김명기 ▲원태근 ▲이선호 ▲백수현 ▲김영태 ▲강진모 ▲김영진 ▲손태진 ▲이동기 ▲오성일 ▲심정웅 ▲이선자 ▲고태형 ▲황하현 ▲함정호 ▲한하희 ▲김방휘 ▲김온호 ▲최태호 ▲김금자 ▲김종대 ▲곽한규 ▲문대진 ▲이봉학 ▲유병하 ▲이길범 ▲강정모 ▲김창수 ▲이춘섭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행정인턴 1만8000명 다시 백수로

    다음달부터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행정인턴의 계약기간이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 행정인턴 1000여명을 비롯해 전국 2만여명(중도포기자 제외) 가운데 약 90%가 실업 위기에 내몰리게 될 전망이다. 서울신문이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인턴 구직 여부를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2명만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대졸 미취업자에게 실무경험을 제공해 취업으로 연결시키겠다며 도입한 이 제도는 10개월동안 ‘헛구호’에 그쳤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행정안전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 초 행정인턴에 참여 인원은 ▲중앙행정기관(5284명) ▲지방자치단체(9810명) ▲교육청(1278명) ▲공공기관(9349명) 등 2만 5721명. 이중 구직에 성공한 인원은 2800여명뿐이다. 행안부는 지난달 행정인턴 퇴직자 중 64%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퇴직자 4335명 가운데 취업자 2806명을 비율로 환산한 것이다. 전체 인턴을 놓고 보면 취업자는 약10%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는 총 인원이 아니라 퇴직자 중 취업자를 추려 비율을 높인 뒤 ‘눈가리고 아웅’식의 발표만 한 셈이다. 설문 결과에서도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일하는 인턴들 중 ‘직장을 구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800명 중 210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대다수가 비정규직이어서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자치구에서 10개월 가까이 인턴으로 근무해온 추모(25)씨는 “복사 등 잔심부름 외에 경력으로 활용할 만한 교육은 받지 못했다.”면서 “그냥 월 100여만원의 장기간 아르바이트에 불과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행정인턴의 대규모 실업대란을 막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심층 상담과 취업 지원교육을 통한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시행 첫해인 만큼 미숙한 점도 드러냈다. 두차례에 걸친 강의 위주의 구직 프로그램은 전시성 교육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구직과 직결되는 취업박람회 안내 공문을 행사 마지막 날 오후에 발송해 인턴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15일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행정인턴을 새로 뽑아 내년에도 사업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깔깔깔]

    ●취업난 신조어 -캥거루족:직업을 구하지 못해 부모에게 얹혀사는 족속. -토폐인:토익이 만병통치약인줄 알고 토익만 공부했다가 취업도 못하고 폐인이 된 족속. -A매치 데이:금감원, 한국은행 등 가장 높은 급여와 복리후생, 가장 긴 정년을 보장하는 국책은행들의 입사 시험이 겹친 날. -3대 입시 클러스터:고교 때는 대치동 입시학원가. 대학시절에는 신림동 고시촌. 졸업 뒤엔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 -낙바생: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가듯이 어려운 관문을 뚫고 취업한 사람. -38선:민간 사기업 체감 정년 38세. -조기:조기 퇴직자.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이구백:20대의 90%가 백수. -십장생:10대도 장차 백수가 될 것을 생각해야 한다. -사오정:민간 사기업 정년은 45세. -오륙도:민간 사기업에서 56세까지 다니면 도둑놈.
  • [토요 포커스] 행정인턴 4인 취업성공기

    [토요 포커스] 행정인턴 4인 취업성공기

    정부가 올해부터 도입한 행정인턴의 효과를 놓고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상당수 행정인턴이 관공서에서 문서 복사 등 허드렛일을 하고 있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실업자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행정인턴 경험을 살려 취업에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국 2만여명의 행정인턴 중 2800여명(8월25일 기준)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대부분 건국 이후 최대 취업난이라는 현실을 원망하기보다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취업을 준비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 취업에 성공한 행정인턴 4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남해해양경찰청→ 효원굿플러스 취업 노은영씨 영상 직접 촬영… 실무경험 쌓아 노은영(23·여)씨의 꿈은 방송국 PD였다.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4.29점의 학점(4.5점 만점)으로 조기 졸업했다. 토익은 900점이 넘는 ‘고득점자’다. 하지만 취업의 벽은 높기만 했다. 한때 좌절했던 노씨는 외삼촌으로부터 잠시 행정인턴으로 경험을 쌓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았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마침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영상홍보 행정인턴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노씨가 맡은 업무는 홈페이지에 해경과 관련한 뉴스를 올리고, 영상을 촬영해 언론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꿈꾸던 PD는 아니었지만, 점점 홍보 업무에 매력을 느꼈다. 특히 노씨가 촬영한 영상이 방송국에서 자료화면으로 방영될 때는 마치 조물주가 된 듯한 뿌듯함을 느꼈다. 해군 함정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영상을 찍는 것은 학교나 도서관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행정인턴 생활에 푹 빠져 있던 노씨는 학창시절 자주 갔던 대형마트(효원굿플러스)에서 홍보마케팅 직원을 모집한다는 얘기를 듣고 원서를 냈다. 최종면접장에 들어가서 행정인턴으로 활동하며 느꼈던 경험을 털어놓자, 면접관의 얼굴에 미소가 보였다고 한다. 면접관이 “행정인턴으로 일했던 열정을 우리 쇼핑몰에서 한번 펼쳐보겠느냐.”고 물었을 때, ‘합격 예감’을 느꼈다. 결국 3개월간의 행정인턴 생활을 청산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해경청은 그동안 영상홍보에 무관심해 사실 ‘황무지’나 다름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한번 활성화해 보려고 열심히 뛰어다녔죠. 아마 이 같은 열정이 취업 면접관에게도 전달된 것 같습니다.” ■ 농식품부 인턴→고려아연 취업 주이영씨 취업 실패 무기력서 벗어나 주이영(29)씨는 지난해 8월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국제관계학 학사 학위를 받고 고향인 대구로 돌아왔다. 외국에서 대학을 나온 만큼 쉽게 취업이 될 줄 알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취업시장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30여곳에 원서를 냈지만 모두 떨어졌다. 영어 실력은 있었지만, 토익점수 등 이른바 ‘스펙’을 갖추지 못한 게 원인인 듯했다. 한때 무기력증에 빠졌던 주씨는 기분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행정인턴에 지원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합격하자 집을 떠나 경기도 과천으로 왔다. 월급은 고시원비와 생활비만으로 모두 동나는 고달픈 삶이 이어졌다. 하지만 더이상 ‘백수’로 지낼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로 이를 악물었다. 주씨의 원칙은 근무시간에는 업무에 매진하고, 공부는 퇴근 후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한·미 FTA 등과 관련한 외국 언론 기사를 번역하는 일을 맡아 영어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근무가 끝난 뒤에는 알음알음으로 찾은 영어 공부그룹(스터디)에서 2~3시간가량 실력을 닦았다. 주씨는 행정인턴을 하면서 직장 문화와 조직생활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또 공무원들이 근무 중에 이력서 등을 작성해도 눈치를 주지 않았다고 했다. 면접을 가야 할 때는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다. 행정인턴 생활 두 달여만에 토익점수(955점) 등 스펙을 갖추고, ‘고려아연’에 취업했다. 그는 “행정인턴은 좌절감에 빠진 내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활력소’ 같은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 지방이전 추진단→ 하이트 맥주 취업 김선후씨 공공기관 근무경력 취업 길터 김선후(27)씨가 행정인턴으로 일한 것은 지난 2월부터.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50여 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모두 낙방했다. 3점대 중반 학점, 800점대 후반의 토익점수, 컴퓨터 자격증. 나름대로 열심히 학창생활을 보냈다고 자부했지만, 취업 문은 좁기만 했다.김씨는 원인을 분석하다 사회경험이 없는 게 이유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력서 경력란에 민주노동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던 것 외에는 딱히 쓸 게 없었다. 일단 행정인턴으로 경험을 쌓기로 결심했다. 김씨가 행정인턴을 한 곳은 경기도 안양에 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단(국토해양부 산하)’이었다. 직장생활을 하게 됐다는 기대가 절반, 자칫 취업 준비할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절반이었다. 하지만 김씨의 걱정은 기우였다. 김씨를 맞은 과장은 업무 대신 매일 1시간씩 영자신문을 읽고 인상깊은 문구를 옮겨적어 제출하라는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또 근무시간 중 2~3시간은 국토해양부 내부 사이트에 접속해 상식과 교양 공부를 하라고 했다. “과장님이 매일 영자신문 과제를 점검할 때는 직장 상사보다는 취업 담당 선생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씨는 행정인턴에 근무하면서도 50여 곳에 원서를 냈다. 퇴근 후에는 늦은 밤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문구를 다듬었다. 경력란에 행정인턴 경험을 기재한 덕분인지 점점 서류전형에서 합격하는 경우가 늘었다. 결국 행정인턴 5개월 만인 지난 6월 하이트맥주 영업관리직에 최종 합격, 지긋지긋했던 ‘청년 백수’에서 탈출했다. ■ 대검찰청→ Mnet 취업 신지혜씨 취업교육서 면접노하우 익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행정인턴을 하라고 권하고 싶지 않아요. 업무가 능력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들 때 하는 게 취업에 도움이 됩니다.” 이화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방송국 입사를 준비하던 신지혜(26·여)씨는 대검찰청 사내 아나운서 행정인턴으로 6개월가량 활동했다. 비록 인턴이었지만 실제로 방송 일을 해볼 수 있다는 게 관심을 끌었다. 신씨는 다른 인턴들과 달리 일이 많았다고 한다. 근무 시간 중에는 취업 준비를 전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퇴근을 하면 도서관으로 달려가 토익 공부 등 취업 준비에 매진했고, 면접 스터디도 빠지지 않고 나갔다. 정부가 행정인턴을 대상으로 실시한 취업교육에도 참가해 자기소개서를 쓰는 법과 면접 노하우 등을 틈틈이 익혔다. 신씨는 CJ그룹이 운영하는 ‘Mnet’ 방송국에 최종면접을 보러 갔을 때 면접관들이 행정인턴에 대해 좋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을 느끼고 당황했다고 한다. 하지만 행정인턴을 한 것이 단순히 ‘돈벌이’를 위한 것이 아니고, 방송 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었다고 힘주어 설명하자 불신의 기색이 사라졌다고 한다. 결국 신씨는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고, 현재 음악사업기획부에 근무하며 시청자들에게 세계 각국의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전문가가 말하는 취업Tip 직종→업종→회사순으로 취업 목표 범위를 좁혀라 인턴을 넘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취업전문가로 꼽히는 취업전망대 이우곤 연구소장, 김소현 커리어 컨설턴트, 이미지파트너즈 유희 대표에게서 취업에 성공하는 노하우를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유행하는 직업을 좇는 세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흥미·적성·신체조건·가치관 등과 관계없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김소현 컨설턴트는 “하려는 일이 내 능력에 맞는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능력이 부족하다면 어떤 능력을, 어떤 방법으로 보충해야 하는지를 냉정히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취업 목표를 설정할 때는 직종, 업종, 회사 순으로 범위를 좁혀가는 게 좋다. 결정한 업종에 따라 희망하는 회사를 여러 개 설정해 놓고 채용방식·면접방법·인재상·경영 비전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취업 전략을 짜기 위해선 ‘정보 수집’이 최우선이다. 국내 취업 정보 사이트는 물론, 미국·캐나다 등 외국 사이트에 접속해 희망하는 직업에 대한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Career One Stop(http://www.careeronestop.org)’ ‘Job Futures(http://www.jobfutures.ca)’ ‘Occupational Outlook Handbook(http://www.bls.gov/home.htm)’ 등이 유명하다. 정보 수집이 끝났으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여러 이미지를 자신에게 심는 작업에 들어간다. 유희 대표는 “신뢰감을 주는 외모와 긍정적인 말투, 반듯한 자세는 어느 직종을 가더라도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또 채용 전형에 맞춰 서류·필기·면접에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꼭 세우라고 조언했다. 이우곤 연구소장은 “자기소개서 예상질문을 뽑아 여러 번 써보거나 동료들과 모의면접을 해보면 실제 전형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취업률 100%… 청년백수 고리 끊는다

    취업률 100%… 청년백수 고리 끊는다

    “암흑 속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온 듯한 심경입니다.” 청년실업이 심화되는 가운데 경기도가 운영하는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가 취업 재수생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센터에서 교육을 받은 수료생들이 최근 100%에 가까운 취업률을 기록하는 등 ‘백수의 고리’를 끊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12일 도에 따르면 ‘경기산업기술교육센터’에서 최근 교육을 마친 ‘전산응용 CAD설계’ 및 ‘웹디자인’ 등 6개월 과정 55명 가운데 50명이 정규직에 취업했다. 나머지 5명은 진학을 준비중이거나 지병 등으로 취업을 미룬 상태여서 사실상 수료생 전원이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또 1년 과정을 밟는 ‘LCD자동화 시스템’, ‘유비쿼터스기술’ 과정 60여명도 센터 인근에 소재한 파주 첨단산업클러스터내 업체들로부터 구인 문의가 잇따르고 있어 대부분 취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센터는 경기도가 예산 전액을 지원하고 두원공과대학이 위탁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관·학 협력 직업훈련기관이다. 교육 및 기숙사비가 전액 무료인 데다 교육생에게는 매월 15만원의 훈련수당, 통학생에게는 월 5만원의 교통비가 별도로 제공되기 때문에 경쟁률이 치열하다. 120명 모집에 424명이 지원해 3.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교육생 가운데 62%가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다. 교육생 모집 때는 취업을 못한 소위 명문대 출신도 상당수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센터는 취업 재수, 삼수생이나 수년간 취업을 못하는 청년 실업자 위주로 교육생을 선발했다. 교육도 신기술 중심으로 진행하되 실무 경험이 많은 전문가와 이론적 지식을 갖춘 대학의 교수가 협동 강의를 하는 ‘수레바퀴형’ 교육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취업을 한 이모(27)씨는 “이력서를 50번 넘게 썼지만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면접기회조차 한번도 오지 않았다.”며 “산업 현장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맞춤형 교육 덕분에 소중한 일자리를 얻게 됐다.”고 자랑했다. 방효창(정보통신과 교수) 센터장은 “이번 수료생들의 취업은 이미 여러번에 걸쳐 취업에 실패한 실업자들만을 별도로 모집해 이룬 성과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내년에는 경기 북부지역의 핵심산업으로 발전하는 섬유패션 분야 과정을 추가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드림’ 시청률은 ‘새드엔딩’ 내용은 ‘해피엔딩’

    ‘드림’ 시청률은 ‘새드엔딩’ 내용은 ‘해피엔딩’

    SBS 월화드라마 ‘드림’은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접고 말았다. 지난 29일 SBS 월화드라마 ‘드림’(극본 정형수ㆍ연출 백수찬)이 최종회(20회)가 방송되며 종영됐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드림’의 전국시청률은 5.8%를 기록했다. 또 다른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역시 5.8%의 동일한 수치를 나타냈다. 비록 시청률면에서 ‘드림’은 부진한 기록을 보였지만 내용은 각자의 행복을 찾으며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제일(주진모 분)은 ‘슈퍼스타코프’의 대표 자리에 오르고 소연(손담비 분)은 회사 전략기획본부장이 됐다. 장석(김범 분)은 무술 경관에 특채 선발돼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한편 ‘드림’은 섹시가수 손담비의 드라마 데뷔작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또 ‘꽃남’ 김범이 기존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거칠고 야성적인 매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해져 기대감을 모았다. 하지만 동시간대 방영되는 MBC ‘선덕여왕’에 밀려 방송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불운을 맞았다. 다음달 12일부터는 ‘천사의 유혹’이 후속방송된다. 사진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리말 여행] 사자후

    불교용어였다. 본래의 뜻은 말 그대로 ‘사자(獅子)의 울부짖음(吼)’이다. 사자는 ‘백수의 왕’으로 불린다. 울음소리 하나로 뭇 짐승들을 두렵게 하고 굴복시킨다. 부처의 설법이 사자의 울음소리에 비유됐다. ‘사자후’는 위엄 있는 부처의 설법이라는 말로 쓰였다. 일상으로 넘어온 이 말은 다시 ‘크게 부르짖는 듯한 열변’이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 [사설] 계속 떨어지는 대졸 취업률 방치할 건가

    청년층의 안정고용은 사회의 건전성과 발전을 위한 필수요소이다. 그래서 청년실업 증가는 심각하게 관찰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우선적인 사회문제인 것이다. 특히 미래를 움직일 중추인 대학졸업자들의 취업은 경제, 사회의 건전성 측면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지표이다. 그런데 어제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9년 취업통계는 고용문제의 심각성을 그대로 드러내 우려를 금할 수 없다.발표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졸업생 정규직 취업률이 작년보다 8.4%포인트 하락한 39.6%에 머물렀다. 4년제 대학, 전문대, 대학원 졸업자의 정규직 취업률도 4년 연속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에 이들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비정규직 취업률은 거꾸로 4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비정규직 대졸 취업자가 갈수록 증가한다는 것은 결국 고용 왜곡이 심화해 사회의 건전성과 경제 안정을 더 위협할 수 있음을 뜻한다.대학가의 ‘취업전쟁’은 이미 오랜 일이다. 재학생 10명 중 8명은 휴학하거나 휴학을 고려 중이란 통계도 있다. 아무 일도 안 하면서 일자리를 기다리는 청년, 니트(NEET)족이 113만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향후 고용전망도 그리 밝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가 회복기미를 보인다고 하지만 기업 신규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주는 추세고 공공기관도 몇몇 곳을 빼놓곤 채용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놀고먹는 백수청년층의 확대는 심각한 결과를 불러온다. 급박한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신속하고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
  • 영광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영광에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노을은 쉬 사라지지 않았다. 적당히 소용돌이치며 뭉텅이진 구름이 있었고, 또 그 구름이 너무 요동치지 않게 간간이 흔들어주는 적당한 바람이 있었다. 태양은 철렁이는 수평선 위에 점점이 뿌려진 일곱개의 섬, 그리고 파도에 닿을 듯 말 듯 띠 모양으로 떠있는 구름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즐겼고, 뭍의 사람들은 멀찌감치 떨어진 해안 어귀에서 바람과 바다, 노을을 함께 즐겼다. 태양이 물 아래로 잠긴 것은 그 뒤로도 한참 지나서였고 검붉은 노을의 여운이 없어지기까지는 그로부터 또 한참 뒤였다. 노을이 아름다운 영광(靈光) 칠산 앞바다의 모습이다. 이 바다는 이곳 사람들의 젖줄과 같다. 주꾸미, 낙지, 민어, 전어, 돔, 조기, 보리새우 등 갯것들이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잡혀 넉넉한 삶을 이어오게 했다. 오죽했으면 조기를 잡으러 갈 때 배 위에서 ‘칠산 바다에 돈 실러 간다.’고 노래했을까. 세월이 흘러 이제는 먹을거리를 찾아 전국을 떠도는 식객(食客)들이 여행객의 주류가 됐으니 그 발걸음이 더더욱 영광 땅을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여기에 칠산 앞바다를 주황색과 보라색, 회색빛 감도는 붉은 색으로 덧칠하는 노을은 미식(美食)을 탐하며 배 두드리는 여행객들에게 심미(審美)의 만족감까지 덤으로 얹어준다. 영광 사람들도 노을이 자랑스러웠나보다. 드라이브코스로 유명한 17㎞ 길이의 백수 해안도로 어귀에 아예 노을박물관(061-350-5600)까지 뒀다. 또한 천년고찰 불갑사 일대에는 온통 붉은 상사화(相思花) 천지다. 땅에서 기다란 줄기가 맥없이 쑥 솟아나는가 싶은 모양이지만 그 위에 피어난 꽃술은 마치 농염한 여인의 기다란 눈썹처럼 근사하게 벌어져 있다. 가버린 봄을 추억하려는 가을 여인의 모습이라고 할까. ●영광의 특별한 먹을거리는 소금으로 만들어진다 식객으로 혀끝의 만족을 찾아갔다가 미(美)의 절정 한 조각 붙들고 돌아올 수 있는 곳, 영광이다. 굴비는 조기 말린 것이다. 조기 중에서도 머리에 다이아몬드 모양을 갖고 있는 참조기만이 영광 법성포 굴비라는 영예를 얻고 귀한 몸이 될 수 있다. 단단한 머리에 노란 빛을 띠고 있어 황금투구를 쓴 조기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싼 굴비는 산지 가격으로만 한 마리에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니 귀하신 몸이 틀림없다. 이 참조기들은 음력 3월 즈음 알을 낳기 위해 중국 앞바다에서 추자도와 흑산도를 지난 뒤 연평도로 올라가는 도중 칠산 앞바다에서 잡혔다. 하지만 요즘은 영광 칠산 앞바다에서만이 아니라 추자도, 중국 등지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래서 이곳에서 잡힌 조기만이 아닌, 이곳에서 소금 뿌려 말린 굴비를 ‘법성포 굴비’라고 부른다. 법성포 굴비라고 별다를 것 없다며 폄하할 때 주로 들먹여지는 근거이기도 하다. 하지만 법성포 굴비가 다른 이유는 분명하다. 조기를 염장 건조하는 해다올의 박윤수 사장에 따르면 1년 이상 묵혀 간수가 빠진 천일염으로 염장하는 제조기법이 다른 지역 굴비와 다른 이유 첫 번째다. 또 하나는 하늬바람이다. 옴폭 들어간 법성포에는 강한 바닷바람이 몰아쳐 파리가 얼씬도 하지 못한다. 거리 하나, 산 하나만 넘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파리들이 웽웽거리니 천혜의 조기 덕장임에는 틀림없다. 실제로 너른 바다를 마음껏 헤엄치던 지느러미 달린 물고기에게 무슨 주민등록번호가 있다고 나누겠는가. 중국 고깃배에 잡히면 중국산, 추자도 고깃배에 잡히면 추자도산이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겠다. 하지만 풍어 깃발을 펄럭거리며 만선의 배가 들어오던 법성포에는 더이상 고깃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2년 전 매립사업을 진행해 법성포 갯벌길 일부만 남기고 흙으로 메웠다. 하지만 법성포 굴비를 파는 가게는 여전히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법성포 굴비를 찾는 데 어려움은 없다. 영광의 특별한 먹을거리는 대부분 소금으로 시작한다. 굴비는 물론 꼴뚜기젓, 낙지젓, 갈치속젓 등 짭짤한 것들 모두 마찬가지다. 이곳은 국내 생산량의 11%를 차지하면서 신안 다음으로 많은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예로부터 소금을 만드는 곳인 염산(鹽山)면 등에는 현재 모두 124개의 소금 만드는 회사가 있다. 칠산 앞바다 물을 받아쓰고 있다. 영백염전 김영관 회장은 “간수를 뺀 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88%로 단맛이 난다. 친환경소금은 나트륨 함량이 더 적어서 74~78% 정도”라면서 “짠 음식이 안 좋다는 것은 정제염을 먹을 때 얘기일 뿐 천일염은 오히려 몸에 좋은 소금”이라고 말했다. ●상사화 군락에 서면 나도 사춘기 소녀 먹을거리에 대한 탐닉만으로 그치면 폼이 덜 난다. 이달 하순에서 다음달 초순이면 불타는 상사화가 지천에 가득하다. 부드러운 꽃잎의 곡선이 농염한 여인인 듯 보였지만 찬찬히 보니 불덩어리 하나를 높이 치켜든 모양새이기도 하다. 평일임에도 또 아직 상사화가 절정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성미 급한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불갑사 지나 불갑산까지 삼삼오오 무리지어 꽃놀이에 나섰다. 불갑사 입구 주차장에서 15분은 족히 올라가야 등산로가 시작된다. 이곳에서도 용천봉, 도솔봉까지 가려면 최소 1시간은 올라가야 하지만 아무렴 어떨까. 아주머니들은 등산복을 잘 갖춰 입었지만 굳이 정상까지 올라갈 이유는 없다. 적당히 그늘 좋은 곳, 상사화 군락 잘 보이는 곳에 자리 깔고 앉아 각자 싸온 맛난 음식과 이야기 보따리 꺼내 놓으면 그곳이 바로 수십 년 전 사춘기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신호로써 단풍이 인생의 비의(秘意)를 품게 만든다면 영광 불갑사의 상사화는 인생의 봄날이 봄에만 머물러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희망을 건네준다. 가을 꽃놀이가 가을 단풍놀이보다 좋은 이유다. 영광의 모든 유적지, 공원 등이 그러하듯 불갑사 역시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다. 영광군청 관계자는 지난해만 50만명의 ‘상추객(賞秋客)’들이 찾았고, 18일부터 사흘 동안 열리는 올해 축제 역시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가능하면 주말보다는 평일에 찾아야 넉넉한 마음으로 상사화를 즐길 수 있다. ●여행수첩 ▲먹을거리 영광에서는 모싯잎 송편이 유명하다. 모싯잎과 쌀, 천일염 약간, 그리고 소로 들어가는 콩이 전부다. 보통 송편의 서너 배 크기로 일할 때 새참으로 하나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고 해 ‘머슴 송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찌고 나면 남색에 가까운 빛깔로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이다. 영광에는 만나떡집(061-351-1462) 등 60여 곳의 모싯잎 송편 떡집이 있다. 전국으로 배달이 되니 서울에서도 맛볼 기회는 있다. 또한 황토갯벌장어가 있다. 일반 민물 양식 장어와 달리 갯벌의 염도를 함유한 지하수로 장어를 키워 더욱 고소한 육질을 자랑한다. 불갑사 입구에 장어정(061-353-5476)이 유명하다. 장어정식이 1만 3000원. 이 밖에도 청보리를 먹여 키운 한우와 함께 흔히 오도리로 통하는 보리새우는 영광 먹을거리의 또다른 자랑이다. ▲가는 길 광주 송정역이나 터미널까지만 오면 영광은 차로 3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서해안고속도로 영광나들목을 이용하면 된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영광까지 직접 가는 버스는 40분 간격으로 있다. 글 사진 영광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2030] 내겐 너무 특별한 가을별미

    [2030] 내겐 너무 특별한 가을별미

    기름기가 잘잘 흐르는 전어구이, 향긋한 자연송이, 오동통한 대하찜, 잘 익은 오곡백과 등 각종 별미가 군침을 돌게 하는 가을.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일과 연애가 안 풀려 괴로운 20, 30대도 푸짐한 가을 밥상과 마주하면 잠시나마 시름을 잊는다. 2030이 추억하는 가을 별미를 들어봤다. 박성국 오달란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직장인 장모(28)씨의 가을 별미는 대한민국 모든 예비역들의 추억이자 악몽인 ‘전투식량’이다. 장씨는 전투식량 중에서도 비빔밥을 잊지 못한다. 제대 이후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인터넷 쇼핑을 통해 ‘전투 비빔밥’을 구입해 먹는다. 전투식량은 군대에서 지급하는 휴대용 식품으로 뜨거운 물만 부으면 한끼 식사를 해결 할 수 있는 간편식이다. 장씨는 “7년 전 군대에 있을 때 매년 가을이면 어김없이 진지공사를 위해 산에서 천막을 치고 2주 동안 생활을 했다.”면서 “하루에 한끼는 꼭 전투식량이 나왔는데 그땐 질려서 쳐다보기조차 싫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군대음식이라면 치를 떨었던 장씨는 제대 후 1년이 지나자 이상하게도 뭔가 하나 빠진 것처럼 싱겁고 입 안에서 겉도는 그 맛이 간절해졌다고 한다. 장씨의 별미는 직장 동료에게도 인기다. 야근 간식으로 컵라면, 피자 대신 전투식량을 챙겨먹기도 한다. 여성동료들은 회색 봉투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단 5분 만에 완성되는 비빔밥을 보면서 신기해 한다. 장씨는 “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어오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전투 비빔밥’이 생각난다.”면서 “밥보다는 추억을 먹는 재미에 해마다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년차 영업사원 박모(30)씨는 입사한 첫해 가을, 부장님이 사준 전어 회무침을 잊지 못한다. 입사 전에는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전어였는데 부장님이 팀원들 기를 살려주겠다며 회사 근처 횟집으로 데려가 전어 회무침을 사준 것. 파,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와 뼈째 잘게 썬 전어, 칼칼하면서도 새콤달콤한 고추장 양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회무침을 상추와 깻잎에 싸서 입에 넣은 뒤 소주 한 잔까지 털어넣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박씨는 그날 전어를 먹으면서 자신이 직장인이 됐음을 새삼 실감했다고 한다. 그는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정도로 맛있다고 하지만 백수 시절에는 먹어볼 기회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입사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때라 잔뜩 군기가 들어있었던 박씨. 부장님이 어깨를 두드리며 소주를 권하고, 처음이라 낯설고 힘들 텐데 많이 먹고 기운내라며 회무침 접시를 자신의 앞쪽으로 밀어주는 선배들 때문에 눈물이 왈칵 날 뻔했다고 한다. 박씨는 “그날 밤 팀원들과 둘러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나눠먹었던 전어의 맛이 잊혀지지 않는다.”면서 “나에게 가을 전어는 ‘정’이란 이름으로 각인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정모(26)씨는 무더위가 가시기 시작하면 학교 앞 닭갈비집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다. 그는 “일주일에 평균 3번은 찾아가서 점심에는 닭갈비 볶음밥을 먹고 저녁에는 지글지글 익어가는 닭갈비 한 접시를 안주삼아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인다.”고 전했다. 정씨의 머릿속에 ‘가을=닭갈비’ 공식이 자리잡게 된 건 풋풋한 연애의 추억 때문이다. 정씨는 6년 전 같은 과 동기였던 여자친구와 춘천 여행을 떠났다. 그는 “5월 축제 때 용기내서 고백해 연애하기 시작했는데 사귄 지 100일을 기념해 처음 둘이서 놀러간 곳이 춘천이었다.”면서 “여자친구 손을 꼭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었다.”며 웃었다. 정씨는 당시 점심을 먹기 위해 춘천교대 앞 닭갈비 골목을 서성이다가 조용한 가게로 들어가 먹었던 닭갈비의 맛보다 연애의 추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끝에 찾아온 식탐 직장인 박모(32)씨는 8월 달력을 뜯자마자 지난 여름 내내 졸라맸던 허리띠를 풀어볼 생각에 한껏 들떴다. 가을이 제철인 음식들을 찾아 부지런히 인터넷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미식가임에도 지난 한철 내내 맛집 근처에도 얼씬하지 않은 박씨다. 8월 마지막 토요일에 5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웨딩사진과 식장에서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100일 동안 몸을 가꿨다. 여자친구와 함께 다이어트 식단을 철저히 지키고 매일 1시간30분씩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했다. 갈수록 탄탄해지는 복근과 등 근육은 만족스러웠지만 식생활은 고역이었다. 소금 안 친 닭가슴살과 소스없는 샐러드와 두부, 오븐에 구운 생선 반토막과 잡곡밥 반 공기가 그동안 먹어온 음식이다. 박씨는 “그렇게 좋아하던 술도 끊고 맵고 짜고 자극적인 음식에서 손을 떼니 세상 사는 낙이 없었다.”면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곰이 된 기분이었다.”며 고달팠던 기억을 떠올렸다.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까지 다녀온 그는 이제 먹는 행복만 남았다며 즐거워했다. 박씨는 “가을인 만큼 기름진 전어부터 시작할 생각”이라면서 “이번 주말에 인천 소래포구에 가서 전어 회, 구이, 매운탕 등 풀코스 만찬을 즐길 예정”이라고 벌써부터 입맛을 다셨다. 예전엔 서비스 안주로나 내놓던 전어 값이 천정부지로 뛴 게 불만이지만 음식은 제철에 먹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박씨는 “두번 결혼할 일은 없으니 다이어트 생각은 접어두고 ‘식신 본능’에 충실하겠다.”며 웃었다. 초등학교 교사인 신모(31·여)씨는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여름 내내 혹독한 다이어트를 통해 4kg을 감량했지만 가을이 되면서 입맛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길거리를 걷다가 음식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흐르고 점심을 먹고 이까지 닦은 뒤에도 달콤한 디저트 생각에 지갑을 들고 매점으로 향하기 일쑤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기라도 하면 대학시절 도보여행 때 섬진강에서 맛 본 다슬기 수제비 생각이 간절해진다. 대학교 3학년 때 신씨는 혼자서 무작정 도보여행을 떠났다. 남도의 가을 정취에 취해 섬진강 줄기를 거닐던 중 마을 어귀에서 커다란 가마솥에 수제비를 끓여먹던 아주머니들이 가을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신씨에게 “체력도 약한 아가씨가 밥은 챙겨먹고 다니는 거냐. 와서 한 그릇 들고 가라.”며 수제비를 권했다. 섬진강에서 갓 잡은 다슬기로 국물을 우려내 푸른 빛깔이 도는, 생전 처음 맛 보는 수제비였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나면 다슬기 알맹이를 쏙쏙 빼먹는 맛과 재미는 덤으로 따라 온다.”며 신씨는 다슬기 수제비 예찬론을 늘어놨다. 그는 “속풀이에 최고인 다슬기 국물에 남도 아주머니의 따뜻한 인심까지 더해져 지상 최고의 만찬이었다.”면서 “다슬기는 살도 찌지 않는 다이어트 음식이니 주말에 전문음식점을 찾아가서 배불리 먹어봐야겠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먹어라 올해 유난히 잦은 야근에 시달리고 있는 컨설턴트 장모(34·여)씨는 당분간 주말마다 ‘몸보신 여행’을 하기로 했다. 격무와 더위에 시달린 몸을 호강시킬 겸 골드미스인 친구들과 함께 가을음식 주산지로 1박2일 여행을 나서기로 한 것. 가장 먼저 맛볼 음식은 추어탕이다. 행선지는 전북 남원으로 정했다. 장씨는 “미꾸라지 추(鰍)자가 가을(秋)과 물고기(魚)가 합쳐진 만큼 가을의 대표적 보양식”이라며 추어탕 예찬론을 늘어놨다. 그는 “소설 태백산맥에 보면 가을 추어탕은 여름 개장국만큼 어르신들 보양식으로 쳐준다는 대목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원을 택한 이유는 원조 남도식 추어탕으로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우려내 맑고 가벼운 서울식 추어탕과 달리 남도식은 크고 통통한 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된장과 들깨가루를 듬뿍 풀어 걸쭉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산초가루가 들어가 독특한 향미를 낸다. 장씨는 “아삭한 우거지도 아낌없이 들어가서 씹는 맛이 일품”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남원에서 추어탕을 먹고 난 뒤 그 다음 주말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 태안반도에서 ‘대하’를 정복할 요량이다. 큰 전골냄비에 굵은 소금을 자작하게 깔고 그 위에서 대하가 선홍색으로 익어가는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장씨는 시장기가 돈다며 입맛을 다셨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쫀득한 살이 입속에서 녹아 사라진다는 대하회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 “추어탕이나 대하나 모두 단백질 덩어리니까 더위에 축 처진 피부 미용에도 좋을 것 같다.”는 게 장씨와 친구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믿는 은행원 유모(28)씨는 9월 말이면 새로 출하된 햅쌀 구매에 바빠진다. 자취생인 탓에 평소 전자레인지로 데워먹는 인스턴트 쌀밥 먹는 게 고작이지만 가을이 되면 최고급 백미를 먹는 호사를 누린다. 막 거둬 도정한 햅쌀은 맛이 워낙 좋기 때문에 밥과 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는 게 유씨의 생각이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유씨는 올해엔 한 가지 사치를 더 하기로 했다. 유기농 농산물만 취급하는 생활 협동조합을 통해 송이버섯을 공동구매하기로 한 것. 유씨는 “가을에 향이 정점에 오르는 송이가 성인병이나 당뇨, 고혈압 등에 좋다고 해서 올해는 큰 맘 먹고 15만원짜리 한 박스를 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 근처 서점에 들러 얇은 요리책 한 권도 사두었다. 그는 4년째 교제 중인 여자친구도 집으로 초대해 만찬을 대접할 계획이다. 거창한 음식을 사주기보다 소박하지만 손수 만든 음식을 대접하면 감동을 갑절로 느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윤기가 잘잘 흐르는 흰쌀밥에 송이버섯 전골이면 산해진미가 따로 없다.”면서 “건강식으로 원기를 보충해서 남은 2009년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 문인 300여명 장흥으로

    ‘문학관광기행 특구’ 전남 장흥에 전국 문인 300여명이 모인다. 장흥군은 “제1회 전국문학인대회가 18~19일 천관산 문학공원과 장흥 출신 소설가인 고 이청준을 비롯해 송기숙, 한승원 생가 등에서 열린다.”고 14일 밝혔다. 문인의 만남은 가을 정취에 맞게 작가의 문학 강연과 독자와의 대화 등으로 꾸며진다. 안도현, 정일근, 문태준 등 시인과 소설가 20명이 장흥군 관내 18개 초·중·고를 찾아가 자신들의 작품을 강연하고, 글쓰기의 중요성을 2시간 남짓 가르친다. 또 장흥군민회관에서는 문학강좌가 펼쳐진다. 소설가 한승원의 ‘이 시대의 문학정신’, 시인 정진규의 ‘현대시 정신과 시인의 역할’, 평론가 이윤옥의 ‘이청준의 삶과 문학 조명’ 등이 소개된다. 장흥군은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안양면)이 배출됐고, 동학농민혁명 최후 격전지가 되면서 동학문학의 최고봉인 ‘녹두장군(송기숙)’ ‘동학제(한승원)’가 나왔다. 소설가 이청준·한승원·송기숙·이승우, 시인 김제현·백수인·전기철·위선환·김영남·이대흠, 아동문학가 김녹촌·이성관 등 80여명의 문인이 배출됐다. 장흥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영화 ‘애자’ 주연배우 최강희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하고… 엄마에게 부치지 못한 러브레터”

    “취직도 싫다, 결혼도 안 한다, 그라모 뭐 먹고살긴데?” “내한테 뭐 해준 게 있다고 이래라 저래라고? 내가 이래서 집에 오기 싫은 기다!” “그럼 나가, 이년아!” 9일 개봉한 영화 ‘애자’의 한 장면이다. 이 살벌한 대화의 주인공은 바로 엄마와 딸. 최강희(32)는 암 투병 중인 엄마(김영애)의 막장백수 딸 애자 역을 맡아 열연을 선보인다. 사사건건 티격태격하지만, 끝내는 속 깊은 정을 드러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물을 자아낸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강희는 아직 ‘애자’에서 발을 채 떼지 못한 듯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애자, 엄마, 김영애와의 관계도를 그물코 엮듯 엮어봤다. # 강희 vs 애자 “애자는 소리있는 반항을 하지만, 저는 소리없는 반항을 했던 것 같아요. 애자는 공부를 잘하지만, 저는 공부를 못했죠. 또 애자는 친구가 많은데, 전 친구가 없었어요.” 강희와 애자를 비교해 달라는 주문에 그녀가 내놓은 ‘고딩 시절’ 대차대조표다.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는 그녀는 두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보이면서 “끝에서 끝으로 만난다.”며 웃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학교 가길 싫어했다는 거예요. 저도 출석일수가 조금만 더 모자랐으면 졸업을 못할 지경이었죠. 특별한 사고가 없었는데도 행동발달 사항 ‘다’를 받았어요. 아침 조회가 끝나면 담을 넘거나, 외출증을 위조해서 집으로 오곤 했어요. 종례할 때 다시 들어가고요. 가끔은 걸려서 결석 체크되기도 했죠. 시험기간 때도 주로 안 갔어요. 중간고사는 보고 기말고사는 안 보는 식이었죠. 그렇다고 본드 마시거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다니거나 하진 않았지만….” # 강희 vs 김영애 엄마 역의 김영애(58)와는 이 영화 출연을 계기로 친해졌다. 그야말로 엄마뻘 대선배이지만, 이젠 ‘나이 무시 단계’일 만큼 단짝 친구가 따로 없단다. 도대체 무슨 수다를 떨며 가까워졌을까. “작품 얘긴 하나도 안 하고, 사랑 얘기, 음식 얘기만 했어요. 엄마도 아직 사랑을 잘 몰라요. 아직 완전 여자예요.” 그녀는 김영애를 ‘엄마’라고 불렀다. “엄마는 다 알고 있을 나이고 나는 이제 알게 되는 나이잖아요? 제가 엄마 나이가 되면 제 또래되는 사람과 대화가 통할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잘 통했어요.” 영화 속 연기가 더없이 자연스러웠던 것도 어쩌면 찰떡궁합 같은 호흡 덕분이었을 것이다. 사실 촬영이 진행되던 올해 초, 김영애는 자신이 경영하던 ㈜참토원의 지난해 법정 소송 때문에 심적 고통이 여전한 상태였다. 참토원 문제는 잘 풀렸지만, 이혼과 모친상까지 겹치면서 상처가 크게 남았다. ‘애자’는 그런 김영애를 “지옥에서 끌어올려준 작품”이었다. 더구나 “어른스럽고 배려 많은” 최강희 덕분에 힘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 강희 vs 엄마 그렇다면, 최강희의 실제 모녀 관계는 어떨까. 대뜸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고 말한다. 뜬금없는 상황에서도 계속 투닥거리는 점은 비슷하다. 그러나 영화에선 엄마가 한 수 위지만 현실에선 자신이 한 수 위란다. “전 제가 엄마의 보호자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대본을 재밌게 읽었죠.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부모, 자식이란 큰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에 잘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객들도 나의 우는 표정 때문에 우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엄마를 떠올려서 눈물이 난다면 진짜 좋겠어요.” 아닌 게 아니라, ‘애자’ 시사회를 본 관객들의 후기에는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났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최강희가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도 “어머니한테 보여주고 싶어서”다. “고맙고 미안하고, 나도 사랑한다는 걸 직접 말하긴 간지러우니까, 이 영화 연기를 통해 느낌으로 알려주고 싶었어요.” 정작 VIP시사회 때 영화를 본 그녀의 어머니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영화를 제대로 못 봤다고 했다. 대신 어머니 친구들이 “연기 잘하더라.”며 격려해 주었단다. # 강희 vs 강희 최강희의 연기경력 15년을 증명해 주는 것들은 많다. ‘내 사랑’, ‘달콤 살벌한 연인’, ‘여고괴담’, ‘달콤한 나의 도시’ 등 다수의 출연작들이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별명을 빼놓을 수 없다. ‘4차원’, ‘최강동안’, ‘선행천사’, ‘패셔니스타’ 등. 그 중에서도 4차원은 그녀를 말해주는 애용 키워드가 돼 왔다. 그녀는 절친한 사이인 개그우먼 송은이나 김숙이 예전 얘기를 들려줄 때 “당시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진짜 이상했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하지만 4년째 휴대전화가 없다는 걸 보면 지금도 ‘4차원 소녀’ 아닐까 싶다. “삐삐가 있긴 한데, 배터리가 떨어져서 한 달 넘게 안 쓰고 있어요. 휴대전화 없으면 좋은 게 훨씬 많아요. 불필요한 약속 안 잡히고, 휴대전화 뒤적이며 청승 안 떨어도 되고, 정말 날 좋아하는 사람만 곁에 남죠. 근데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 하더라고요. 꽤 이기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하나 장만하려고 하는데, 마음에 드는 모델이 없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고 있네요.” 어찌 됐건 ‘4차원’이란 별명은 그녀에겐 장점이자 단점이다. 남들에게 이해 받는 정도가 크다는 건 장점, 선입견을 깨야하는 건 단점. “영화 첫 장면부터 사람을 죽여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 하면서 봐 주니 오히려 제가 신기해요. 하지만 지적인 역할을 맡았을 땐 그런 이미지가 제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장애물이 있어서 하나씩 해나가는 재미가 더 있는 것 같아요.” 이달 말에는 포토에세이집을 출간한다. 제목은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인터넷 미니홈피처럼, 그동안 썼던 글에 사진과 이미지를 함께 넣어 꾸민 책이다. 작가 인세로 받는 수익금은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대전 “가족 기념일엔 시청앞서 축하 종”

    대전 “가족 기념일엔 시청앞서 축하 종”

    “결혼기념일에는 시청에서 종을 쳐 서로 축하하세요.” 대전 시민들이 개인이나 가족의 각종 기념일에 대전시청 남문 광장에 설치된 ‘한밭종각’에서 타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전시는 9일 시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접수 순으로 10개 팀을 선정, 12일 처음으로 이 종을 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9일 밝혔다. 선정대상은 결혼기념일을 비롯, 회혼(결혼 60주년), 희수(喜壽·77세), 미수(米壽·88세), 백수(白壽·99세) 등 특별한 가족 기념일을 맞은 가정이다. 기관 및 단체의 창립일, 문화예술행사, 체육행사 등 기념일에도 타종이 가능하다. 백수, 회혼 등 의미가 더한 날을 맞은 시민에게는 우선권이 주어진다. 시는 9·10월간 둘째와 넷째 토요일 각각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10팀 정도 신청을 받아 타종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타종 횟수는 팀당 9회로 제한했다. 신청 방법은 이메일(ocs1474@korea.kr)이나 시청 운영지원과(042-600-3052)로 우편 및 방문 등을 통해 하면 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