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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종여우’ 소백산에 추가 방사

    ‘토종여우’ 소백산에 추가 방사

    소백산 국립공원에 토종 여우(붉은 여우)가 추가 방사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2일 “이달 말쯤 멸종 위기종 1급인 토종 여우 4~8마리를 소백산 국립공원에 방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공단이 지난해 10월 말 소백산에 토종 여우 한 쌍을 처음 방사해 실패한 뒤 11개월 만이다. 이번 방사 예정지는 지난해 방사지인 경북 영주시 단산면 마락리 일대로 알려졌다. 이 일대는 쥐, 꿩, 토끼 등 여우의 먹잇감이 풍부한 곳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공단은 현재 소백산 내 훈련장에서 생후 7~20개월 된 토종 여우 24마리를 대상으로 먹이 포획, 대인·대물 기피 등의 야생 적응 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들 개체 중 뛰어난 야생 적응 능력을 보이는 여우들이 방사 대상으로 최종 발탁된다. 또 지난해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여우 방사 예정지를 비롯한 소백산 일대에서 불법 덫 제거 작업을 벌인 한편 밀렵 차단 등을 위해 현지 사정에 밝은 이장 등 6명으로 ‘명예 여우 보호원’을 구성했다. 여우에 무선추적장치를 달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공단은 지난해 한 쌍의 토종 여우를 소백산에 방사했지만 해를 넘기지 못하고 암컷은 죽고 수컷은 덫에 걸려 다리가 절단됐다. 정철운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장은 “이번에 방사될 여우들의 야생 적응 훈련 기간은 최장 1년 정도로, 지난해 방사된 여우의 3~4개월보다 훨씬 길다”면서 “여우들의 방사 시기도 지난해보다 1개월 앞당겨 야생에서 겨울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우는 1960년대 쥐 잡기 운동으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2004년 강원 양구에서 수컷의 사체가 발견된 이후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 09년부터 ‘한국 토종 여우 복원 사업’을 추진해 2020년까지 야생에서의 토종 여우를 50마리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여행 가방 ‘전통주 테마 기행’]

    한국관광공사가 한가위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충북 충주 등 다섯 지역이다. 전통주를 테마로 삼아 인근의 볼거리를 묶었다. 충주 청명주 - 찹쌀과 밀의 진한 만남 음력 3월 청명에 마시는 절기주다. 일제강점기 때 맥이 끊긴 것을 1986년 충북 충주시 가금면의 김영기 옹이 집안에 전해오던 ‘향전록’을 바탕으로 복원했다. 청명주는 찹쌀과 밀 누룩으로 만든다. 곡주 특유의 진한 향과 맑은 황금빛이 특징이다. 인근에 세계의 술 역사를 엿볼 수 있는 술박물관 리쿼리움과 삼림욕으로 유명한 충주행복숲체험원, ‘왕의 온천’이라 불리는 수안보 온천 등 즐길거리들이 많다. (043)842-5005. 홍천 동몽·만강에 비친 달 - 향긋한 약주 ‘동몽’은 누룩과 홍천에서 나는 찹쌀, 단호박 등으로 빚는다. 알코올 도수 17도. 약주에 속한다. ‘만강에 비친 달’도 재료는 같다. 다만 알코올 도수가 10도로 낮고, 탁주 형태로 빚어진다. ‘전통주조 예술’에서 맛볼 수 있다. 수타사생태숲은 가을 들꽃이 아름다운 곳. 고찰 수타사도 점차 가을색이 짙어지고 있다. 홍천생명건강과학관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033)435-1120. 영주 오정주 - 구기자 등 약재가 듬뿍 480여년 전 반남 박씨들이 터를 잡은 경북 영주의 귀내마을에서 오랜 세월 빚어온 전통주다. 솔잎과 구기자 등 한약재가 원재료로 많이 쓰인다. 노란 술 빛깔도 이들 한약재에서 우러나온다. 술은 알코올 도수 24도와 35도로 나뉜다. ‘소백산 오정주’에서 맛볼 수 있다. 주변에 소수서원과 부석사 등 ‘국보급’ 관광지들이 산재해 있다. (054)633-8166. 광주 남한산성 소주 - 조청 풍미 독특 알코올 도수 40도의 증류주다. 쌀, 누룩 외에 조청이 가미되는 게 이채롭다. 조청 덕에 독특한 맛과 그윽한 향이 더해지고, 저장성도 높아진다. 일제강점기 때 맥이 끊긴 것을 강석필(무형문화재 13호) 옹이 재현했다. 막걸리로 발효, 숙성시킨 ‘쌀찐빵’도 인기다. 남한산성과 경기도자박물관, 분원백자자료관, 팔당호 등을 연계하면 가을 여행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031)764-2101. 해남 진양주 - 임금님 드시던 바로 그 술 조선의 임금이 마시던 술로 유명하다. 조선 헌종 때 술을 빚던 궁녀 최씨가 궁을 나간 뒤 김권의 후실로 들어갔고, 최씨에게 술 빚는 법을 배운 김권의 손녀가 해남의 장흥 임씨 집안으로 시집 가면서 맥이 이어졌다. 순수하게 찹쌀과 누룩으로 빚는다. 2011년 프랑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의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년 고찰 대흥사와 두륜산 등이 지척이다. (061)532-5745.
  •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의 이름으로 Let’s 팅Rafting ·핑Camping ·킹Trekking

    여름은, 견디자면 한없이 길고, 만끽하자면 너무나 짧은 계절이다. 아드레날린 펑펑 샘솟는 여름 레포츠! 그러나 하드코어는 좀 곤란하다면 가볍게 팅!핑!킹! 여름날 웃음 팡팡 튀는 산하로 가자.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봉화군청 www.bonghwa.go.kr, 영주시청 yeongju.go.kr, 모두캠핑 www.modecamping.com ●Rafting 낙동강 상류 이나리 강변 영차, 으싸 물 위의 전력질주 스키 한번 못 타고 겨울을 보낸 섭섭함을 기억한다면 이 여름이 가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래프트에 몸을 싣는 일이다. 래프팅의 계절은 여름보다 짧기 때문이다. 인제 내린천도 가봤고, 정선 동강도 가봤고, 한탄강도 가봤지만 낙동강은 처음이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초행자들을 놀래키려는 듯 낙동강 발원지에서 가까운 봉화 이나리 강변은 거친 물살을 쏟아내고 있었다. 며칠 전 내린 장마비가 한몫 단단히 했다. 장마 때는 도로에서 불과 1m 아래까지 차오를 정도로 수위가 높아지는데 래프팅의 스릴은 이 수위와 정비례한다. 보통 래프팅은 6~9월까지 석 달간 허락되어 있지만 첫물과 끝물은 마니아들이 움직이는 시기이고, 일반인들에게는 7~8월 두 달간이 무난하다. 35번 국도를 타고 상류로 이동하는 짧은 시간 동안 십여 개의 보트가 차창 밖으로 스쳐갔다. 봉화 래프팅은 봉화나루터에서 시작하여 길게는 청량교까지 코스가 이어진다. 상류에서부터 순서대로 관창교, 오마교, 관창1교, 청량교 등의 다리 부근에 선착장이 있는데 짧게는 6km, 길게는 10km까지, 여러 코스가 있다. “위험한 곳과 재미있는 곳은 다르다!” 베테랑 가이드의 연륜 어린 충고가 귀에 쏙 박혔다. 스릴을 추구하는 자들에게는 ‘위험하다!’는 경고가 유혹으로 들리겠지만 래프팅의 재미는 여러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수량이 많고 거친 물살이 간혹 나타나야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노련한 가이드의 안내와 팀워크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 없이 안전이다. 그래서 몸을 푸는 준비 운동과 안전교육은 필수다. 무게가 60kg이 넘는 10~12인승 보트는 여러 명이 힘을 합쳐야만 운반도, 운행도 가능하다. “봉화의 래프팅 코스에는 두 가지 고비가 있는데요, 첫 번째 것은 위험하기만 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고요, 두 번째 고비는 좀 위험하지만 스릴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보니 하얀 포말이 올라오는 지점이 다가올수록 물속에 자갈이 구르는 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용돌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보트 바닥에 부착된 발고리에 안전하게 발을 고정하고 구령에 따라 몸을 앞뒤로 숙이기도 하고 힘차게 패들을 저으니 어느새 수면이 잠잠해졌다. 그러나 이미 몸은 흠뻑 젖은 상태. 아드레날린의 세례를 받은 듯하다. 가이드가 경고했던 두 개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이빙 타임! 바닥이 보이질 않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물길을 잘 아는 가이드들이 파악해 둔 다이빙 지점은 수심이 깊어서 다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다양한 자세로 입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그 소리에 놀란 두루미가 멀리서 날아올랐다. 물길 따라 그냥 흐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래프팅은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몇 번 물에 빠지고 나니 (그래서 물을 삼키지 않는다면) 배가 홀쭉해져 있다. 종료 지점이 가까워지면서 몇 팀과 캔 맥주 내기 레이싱을 해서 더 그랬을지도. 단단하게 조였던 구명조끼가 다 헐렁하게 느껴질 정도. 당장 식당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일 때 낙동강레포츠센터의 넓고 깨끗한 샤워장은 참 고마운 존재였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후에 나누는 밥상은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했고, 맛있을 수밖에. 한여름이 꿀맛이다. ▶Rafting Gear 래프트 래프팅은 2차 세계대전 후 남은 군용 고무보트를 운송 수단으로 사용했다가 레저용으로 확산됐다. 작게는 3~4인용(45kg, 3m60cm)부터 크게는 12인용(64kg, 4m50cm)까지 있으며 PVC나 고무재질로 만들어진다. 고무 래프트 한 척의 가격은 보통 300~400만원 사이다. 구명조끼 수영을 못해도 래프팅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구명조끼다. 체중 120kg까지 안전하다. 착용요령은 가슴둘레가 꼭 맞도록 몸통의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 다리 고정끈까지 확실하게 채워야 물에 빠졌을 때 조끼가 벗겨지지 않는다. 안전모 너무 크거나 작은 사이즈는 불편할 뿐 아니라 안전하지도 않으므로 적당한 사이즈를 골라서 착용해야 한다. ▶travie info 낙동강 래프팅 경상북도 봉화군 명호면의 35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중앙래프팅(054-672-0802), 봉화래프팅(054-673-0890), 청량산래프팅(054-674-1999) 등 여러 업체를 발견할 수 있다. 소요시간 2~3시간 요금 1인당 2만~3만5,000원(코스별) 봉성 청봉숯불구이 봉화군 봉성면은 솔잎향이 가득한 돼지숯불구이로 유명하다. 춘향목에서 딴 솔잎이 잡냄새를 제거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비결. 숯불 화덕에서 구워 오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걸리지만 바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직접 띄운 메주로 만든 된장찌개도 일품. 돼지 숯불구이 1인분 1만8,000원 문의 054-672-11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Camping 연천 조각공원 캠핑장 예술이 있는 풍경 그리고 캠핑 <1박2일>, <아빠, 어디가>의 영향력이 대단하긴 하다. 여행을 귀찮아하시는 어머니의 입에서 ‘캠핑 한번 해보자!’라는 제안이 먼저 나오다니. 부모님의 로망을 풀어 드리긴 해야겠는데 한번 쓰자고 비싼 캠핑장비를 구입하기는 그렇고, 또 막상 텐트생활을 불편해 하실지 모른다는 생각까지, 이리저리 머리를 굴린 끝에 나온 답은 캐러밴이었다. 여름의 위세는 당당했다. 주차장에 내려서 고작 10여 미터를 걸었을 뿐인데 말 그대로 뙤약볕 샤워. 이 순간 드는 생각은 아무리 자연 속의 캠핑이라지만 텐트가 아닌 캐러밴을 예약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주방용 에어컨과 침실용 에어컨을 가동하니 차 안 공기는 금세 뽀송뽀송, 시원해졌다.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둘러보니 6인승 캐러밴은 펜션 시설 못지않았다. 전면에는 커플을 위한 큰 침대와 전용 에어컨, 후면에는 2층 침대 2개가 있었다. 중앙부의 주방에는 가스레인지와 냉장고는 물론이고 식기와 밥솥 등 모든 주방도구가 갖춰져 있으니 늦은 점심식사 준비도 뚝딱 이루어졌다. 게다가 평면 TV까지. 또 하나의 집이다. 캐러밴에 딸린 파라솔 테이블 옆으로 대형 그늘막 설치가 끝날 무렵 아버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셨다. 냉장고에서 금방 꺼낸 맥주 한 캔. 그렇게 온 가족이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어린시절 부산 외갓집 앞 평상에 할머니, 이모, 삼촌까지, 온 가족이 모여 수박을 깨먹던 추억이 몇십 년의 시차를 뚫고 달려와 있었다. 그때 어린 나 대신, 꼭 그 또래의 조카가 뽀로로 캠핑의자에 앉아 있을 뿐. 열기가 가시고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쯤 공원 산책에 나섰다. 좀 전까지 예사로 보았던 물체들에 다가서니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멀리서 돌멩이인 줄 알았던 연못가의 검은 물체들은 세심하게 배치된 군화 수십 켤레고 그냥 장대라고 생각했던 쇠철봉 위에 녹슨 철조망이 걸려 있었다. 저 멀리 검은 천막은 미국의 군용막사였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도 매년 6월 민통선예술제를 주최하고 있는 미술관다운 작품들이었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을 달려왔을 뿐인데 분단이라는 현실에 바짝 다가와 있었다. 이곳에 설치된 대형 작품들은 대부분 석장리 조각공원의 관장인 박시동 화백의 것이고 곳곳에 소품들이 숨은 듯 전시되어 있다. 분단과 평화에 뜻을 둔 작품들도 있지만, 다양한 재료로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작품들이 푸른 잔디밭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석장리 조각공원이 캠핑 캐러밴 사이트로 변신한 것은 지난 6월의 일이다. 기존에 전시되어 있던 작품들 사이로 모두 17대의 캐러밴이 자리를 잡았다. 예술을 테마로 하는 독특한 오토캠핑장이 생긴 것이다. 캠핑장 운영을 맡고 있는 김규호씨의 부지런함과 싹싹함 뒤에는 아버지 김명환씨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캐러밴 등 특수차량을 생산하는 (주)두성특장차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명환씨는 일반인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캠핑장 운영에 대한 컨설팅과 강연도 맡고 있다. 전국에 캠핑장이 급증하는 추세에서 테마와 개성이 없으면 금방 도태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 그런 의미에서 연천 조각공원점은 야생 버라이어티 캠핑보다는 느긋한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캠핑장이다. 면적이 넓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정성들여 가꿔 온 정원처럼 아늑하다. 생태보고지역인 최북단 제1땅굴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지난 15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채 재배해 온 야생화와 약초들은 효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약을 치지 않아 파리가 많은 것이 흠이었지만 살충제를 뿌리면 반딧불들도 함께 사라질 것이 고민이라고. 박시동 관장 내외가 거주하는 집과 작업실이 뒤편에 있고, 주차장 뒤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손수 만들었다는 황토방 3채가 있다. 그중 하나는 효소저장소로 사용 중이다. 9월부터 관장 내외가 지도하는 도자기 체험, 사진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을 개시할 예정이며 수년 동안 숙성시킨 효소도 구입할 수 있다. 또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50명 이하 단체를 위한 여행지로도 제격. 야외부대와 황토방 펜션 등 다른 캠핑장에는 없는 시설도 있다. ▶Camping Gear 캐러밴을 이용하는 가장 큰 장점이 캠핑 장비를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긴 하지만 한 두가지만 더 준비하면 캠핑의 재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끽할 수 있다. 캠핑 의자 보통 캐러밴 옆에 피크닉 테이블이 있지만 이동이 어렵고 좁기도 하다. 편하게 옮겨 앉을 수 있는 캠핑 의자가 있다면 경치 좋은 자리, 시원한 자리에서 독서를 하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다. 여기에 작은 테이블과 그늘막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화롯불 지피기 캠프파이어가 없다면 캠핑의 낭만을 절반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숯불 바비큐용 화로를 빌려주기도 하지만 이와 별도로 장작을 구입해서 모닥불을 만들면 밤새 불가에 모여서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travie info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 모두캠핑 연천 조각공원점은 캐러밴 전용 캠핑장으로 2인용, 4인용, 6인용까지 총 17대의 캐러밴이 있다. 원래 석장리 조각공원이었던 캠핑장에는 조각품과 설치미술, 연못과 잔디정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2채의 황토펜션도 운영 중이다. 태안반도의 학암포 캠핑장과 영종도의 왕산 제휴점도 있다. 주소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석장리 875 요금(최저요금기준) 스탠더드 8만원(2인용), 디럭스 11만원(4인용), 스위트(6인용) 14만원, 황토펜션(2인용) 10만원 문의 1544-6615 www.modecamping.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ekking 청량산·죽령옛길 참! 시원한 여름 숲길 그 좋아하던 등산도 여름이면 잘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러나 내공 있는 사람들은 다 안다. 여름 숲이 얼마나 시원한지를. 그 계속물이 얼마나 차가운지를. 봉화 청량산 물과 함께 걸었네 청량산 산행은 보통 ‘입석’에서 시작된다. 이름 그대로 서 있는 돌. 뚝 떨어져 나온 커다란 바위가 마치 이정표처럼 서 있다. 탐방코스는 5가지로 짧게는 2시간(4km) 코스도 있고 정상을 넘는 코스는 5시간 40분(7km) 정도를 잡아야 한다. 물병 하나 들고 오르기 시작! 청량산淸凉山은 수려한 풍경 때문에 금강산과 비교하여 ‘소금강’으로 불리는 곳이다. 경북 봉화군 명호면과 재산면, 안동시 도산면과 예안면에 걸쳐 조선시대에 풍기군수로 재직했던 주세붕이 직접 명명했다는 12개의 봉우리(내산內山 9개, 외산外山 3개)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데 최고봉은 장인봉870m이다. 30분 정도 걸어가니 반가운 쉼터가 나왔다. 청량정사를 먼저 방문해야 정석이겠지만 발길이 먼저 닿는 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산꾼의 집’. 칠순이 넘은 기인 이대실 선생이 이 집의 주인이다. 서예, 달마도, 가야금, 무예 등 다방면에 재능이 많은 그는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몄고 직접 제작한 소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후한 인심 덕에 이곳에 들르는 나그네는 누구나 따끈하고 달큰한 약초차를 공짜로 마실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마시되 컵을 헹구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입구에서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 들이키고 나니 뼛속까지 시원해진다. 경사면에 위아래로 펼쳐진 청량사의 중간 허리쯤에 이미 도착해 있었다. 신라 문무왕 3년(663년)에 창건된 청량사는 산 중턱쯤, 마치 부채를 펼쳐서 세워놓은 듯 비탈진 절벽 아래 독특한 가람배치를 이루고 있었다. 전성기에는 산 곳곳에 암자가 27개나 되었다지만 지금은 조선 후기 양식을 보여주는 유리보전과 원효대사가 머물렀다는 응진전이 가장 수려한 모습을 자랑한다. 이번에는 그 냉수의 힘으로 다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목적지는 해발 800m 지점의 하늘다리. 2008년에 설치한 하늘 다리는 솟아오른 두 개의 봉우리, 자란봉과 선학봉의 정상을 연결한 길이 90m의 산악현수교다. 다리 가운데 지점에는 투명한 복합유리섬유 바닥재를 사용해 마치 허공 위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했지만 오래돼서인지 불투명해져 버렸다. 어쨌든 아찔한 풍경인데 운동화를 신은 소년들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청량사에서 선학정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졸졸졸 계곡물이 따라 내려온다. 고대에는 수산水山이라고 불렸다는데, 그만큼 12봉 사이 계곡마다 물이 풍부했었나 보다. 그 조잘대는 물소리만으로도 청량하기가 그지없다. 청량산도립공원 mt.bonghwa.go.kr 054-679-6651 영주 죽령옛길 ‘잠시 쉬었다 가게나!’ 소백산국립공원의 둘레에도 길이 흐른다. 충북 단양, 강원 영월, 경북 영주에 모두 걸쳐 있는 소백산자락길이다. 총 12개의 자락길 중에서 죽령옛길은 3자락(11.4km)을 구성하는 3개의 길(죽령옛길, 용부원길, 장림말길) 중에서 첫 번째 문화생태탐방로다. 그러나 죽령옛길(2,8km 50분)의 역사는 신라 아사달과 15년(1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풍령, 문경새재와 함께 영남과 다른 지방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통로였고 조선시대 유생들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거쳤던 곳이기도 하다. 그 선비들이 쉬어 가곤 했던 주막과 마방은 1900년대 초까지도 운영을 했었다. 지금은 다 무너진 돌담의 흔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어르신들도 아직 계시다. 주막에서 들이킨 약주 한잔의 힘을 보태지 않았다면 고갯길은 더 힘겨웠을 것이다. 구름도 자고 간다는 추풍령이 고작 해발 221m이니 해발 689m의 죽령을 넘는 구름들은 사나흘 푹 묵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이 길을 오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는 퇴계 이황 선생도 포함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지극했던 퇴계 이황 선생과 형 온계 이해 선생이 서로를 배웅했던 계곡자리가 남아 있었다.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쓸모가 없어진 죽령옛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우거진 풀숲에 잠식되나 했지만 트레킹 붐을 타고 다시 빛을 찾았다. 지금은 국가명승 30호로 지정되었고 12자락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몇해 전 이 길을 걸었을 때에는 소백산역(구 희방사역)에서 시작해 죽령마루까지 오르막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내려갔다. 나무 계단과 데크가 놓이고 도로변에는 정자까지, 길은 제법 정비가 되어 있었다. 숲길이 끝날 무렵에는 사과, 자두, 호두가 알차게 영글어 가는 과수원이 나왔다. 열매는 여름이라는 뜨거운 에너지의 집약일지도 모르겠다. “여름에 걷기에는 정말 최곤데요!” 누군가의 탄성이 지나갔다. ▶travie info 송이돌솥밥 봉화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송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돌솥밥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솥밥을 푸기 전에 송이 한 점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그 맛과 향을 음미하는 것이다. 봉화에서 나는 신선한 나물반찬들이 입맛을 돋운다. 송이요리전문점 솔봉 송이(봉화읍 내성리, 054-673-1090) 돌솥밥 1만5,000원 약선정식 청정지역에서 재배해 향이 깊고 부드러운 나물들을 간수 뺀 소금과 효소 등으로 맛을 낸 약선요리는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인삼요리와 한방인삼김치를 전문으로 하는 약선당은 2010년 세계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순화 여사가 창업했고 아들 이정훈씨가 대를 잇고 있다. 약선당(영주 봉현면, 054-638-2728) 약선정식 2만원, 인삼정식 3만원
  • 지상파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유라시아 대륙횡단 5만여㎞.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간절곶에서 서쪽 끝 포르투갈 호카곶까지 버스로 횡단하겠다고 나선 가족이 있다. 이들은 중고버스 무탈이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장장 1년에 걸쳐서 횡단할 예정이다. 2남 1녀 아이들은 학교를 휴학하고,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까지 처분해 여행경비를 마련하며 3년 만에 여행준비를 마쳤다. ■초한지(KBS2 밤 12시 40분) 유방이 의제를 시해한 항우를 공적으로 몰아 각지 제후들과 연합해 항우에 대처하겠다고 선언하자, 진여에 패한 장이가 투항을 하고 팽월이 3만 군을 이끌고 합류하는 등 한군의 연합세력은 커져만 간다. 한편 항우가 군마를 나누어 제나라로 원정을 떠난 틈에 한신은 팽성 외곽에 진을 치고 항우가 돌아올 길에 매복한다. ■명의의 건강비결(EBS 밤 8시 20분) 암을 만성병이라 말하며, 암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명의가 있다. 바로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이다. 미국 텍사스대 MD 앤더슨 출신의 폐암 전문의로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금연하라고 말한다. 환자에게희망을 불어넣는 그와 함께 불치병으로만 여겨졌던 폐암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달그락 달그락 휴대용 산소통을 끌고 부모님과 희진이가 함께 병원으로 향한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는 엄마의 뱃속 탯줄로 숨을 쉰 것처럼 산소통에 의지해 숨을 쉰다. 잠시라도 산소통과 이어진 콧줄을 뺄 수 없는 희진이는 32주에 840g으로 태어난 미숙아로 너무 일찍 부모님 곁으로 찾아왔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영동지방 중심에 자리 잡은 강릉은 서쪽으로는 드높은 태백산맥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험준한 태백산맥에 자리 잡은 강릉의 고랭지 밭에선 질 좋은 배추 수확이 한창이고, 동해바다에서는 제철을 맞아 살 오른 진미들이 어부들을 맞이한다. 길 따라 펼쳐지는 강릉의 풍경들은 운치를 더하는데…. ■가족(OBS 밤 11시 5분) 논길을 달리고 바람을 가로지르는 빨간 오토바이 한 대. 오토바이 운전을 하고 계신 노란 헬멧의 주인공 임진순 할머니와 아내 뒤에 딱 붙어 혹여 사고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 할머니를 걱정하는 선용석 할아버지의 모습은 정겹기만 하다. 한편 할머니는 오토바이 운전 연습을 시켜달라고 할아버지에게 조르면서 결혼 50년 만에 나서는 첫 데이트에 들떠 있다.
  • 추석명절선물의 대명사 홍삼, 명불허전의 인기

    추석명절선물의 대명사 홍삼, 명불허전의 인기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들은 장기불황 속 알뜰한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10만원 이하의 저가 정육세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세트 포장을 없앤 ‘착한 포장 알뜰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지친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홍삼 식품, 수삼, 블루베리, 흑마늘, 비타민 등 다양한 건강식품 선물세트를 대폭 강화하는 추세다. 이 중에서도 추석선물 1순위로 꼽히는 홍삼의 판매량은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경북 영주시 지역특산물 제조업체 풍수인(대표 최종찬, www.pgis.kr)에 따르면 소백산 벌꿀, 풍기 인견, 영주 사과 등 다양한 영주시 지역 특산물 가운데 가장 높은 판매 실적을 보이는 것이 ‘홍삼’이다. 유난히도 더운 올 여름,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의 과도한 냉방기 사용으로 두통, 여름감기, 냉방병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면역력과 원기 회복의 대명사인 홍삼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업체의 제품 가운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풍수인 홍삼액. 이외에도 선비골 홍삼액, 선비골 홍삼정 등이 있으며 가을 수삼도 최고의 명절선물 세트로 각광 받고 있다. 이외에도 홍삼절편, 차, 양갱 등 다양한 홍삼 관련 건강식품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추석을 앞두고 최대 25%의 할인행사도 진행중이다. 풍수인 최종찬 대표는 “홍삼에 함유돼 있는 사포닌 및 산성다당체 성분은 영양분 흡수와 소화를 돕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에너지 증강, 원기 회복, 면역력 및 혈행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며 “인삼을 찌고 말릴 때 나타나는 붉은 빛이 홍삼을 대표하는 만큼 색이 맑고 탁하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풍기 풍수인은 바람, 물, 사람의 정성으로 좋은 홍삼제품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최근에는 제품의 신뢰도를 한층 더 높이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의 안심먹거리 유통을 위한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서울국제식품전 등에 참가해 풍기 인삼의 우수성과 효능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영주특산물영농조합 총괄이사로 지역 농특산물 홍보행사를 진행, 영주시 특산물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귀농귀촌 2.0시대] 귀농귀촌 실패 사례… 정착 성공하려면

    [커버스토리-귀농귀촌 2.0시대] 귀농귀촌 실패 사례… 정착 성공하려면

    # 은행 간부를 지낸 이모(66)씨는 최근 강원도를 떠났다. 퇴직 후 사업에 실패하고 건강까지 나빠지자 아내와 함께 “공기 좋고 물 좋은 데서 농사나 짓자”며 3년 전 서울을 버리고 내려왔던 귀농자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남의 땅을 임대해 고추, 오이, 고구마 농사를 지었지만 연거푸 실패했다. 경험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서울로 다시 돌아왔지만 귀농하면서 빌린 영농자금은 지금도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있다. # 3년 전 전남 순천시 별량면으로 귀농한 서모(57)씨는 최근 농촌 생활을 접었다. 그런 대로 오이를 잘 길렀지만 판로가 없었다. 농사는 과학 영농, 날씨, 유통, 인터넷 판매 등 여러 가지가 혼합된 종합세트였다. 빚만 잔뜩 지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다. 서씨는 “해충, 말파리, 모기 등이 있는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도 열심히 농사를 지었지만 판로 확보에 애를 먹었다”면서 “도시에서 막노동을 해도 농촌보다는 벌이가 나을 것 같았다”고 귀농했던 것을 후회했다. 귀농귀촌이 느는 것 못지않게 실패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장밋빛 꿈을 안고 도시 생활을 청산한 뒤 내려왔다가 영농 기술 미숙과 주민과의 마찰 등으로 도시로 다시 돌아가는 귀농인이 부지기수다. 많은 도시인이 ‘농사나 짓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농어촌에 덥석 정착했다가 큰 코 다치고 영농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다. 경험과 영농 기술 부족이 원인이다.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던 김모(50)씨는 2007년 제주로 귀농했다가 3년 만에 되돌아갔다. 김씨는 귀농 직후 감귤밭 1000여평을 매입해 농사를 시작했다. 농대를 나와 ‘농사는 좀 안다’고 자부했지만 현장에서는 완전히 초보였다. 실패를 거듭했다. 김씨는 차별화 전략으로 유기농 감귤을 재배했으나 판로 개척에 애를 먹었다. 김씨는 “다른 과일보다 감귤 농사가 비교적 쉽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는데 부족한 영농 경험이 문제였다”고 회고했다. 김씨의 농지는 현재 제주 현지인에게 임대돼 있다. 해발 400m 이상으로 일교차가 심해 사과 주산지로 유명한 전북 장수군에 내려와 과수원을 하던 또 다른 김모(54)씨도 2년 만에 농사를 포기했다. 추석 사과 ‘홍로’를 재배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헛심만 쓰다가 끝내 도시로 되돌아갔다. 마을 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구동관 충남농업기술원 귀농지원팀장은 “농촌은 30% 이상이 마을 일이다. 귀농인 일부는 ‘내 일 열심히 하는데 왜 이상하게 보느냐’고 말하지만 그건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남 부여군 장암면에서 수박 농사를 짓던 50대 이모씨는 1년 만인 지난 5월 도시로 다시 돌아갔다. 농사일도 힘들었지만 무뚝뚝한 성격에 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면서 외딴섬처럼 지내는 것을 못 견뎌 했다. 단체로 내려와도 마찬가지다. 풍광이 아름다운 경북 영주시 부석면 소백산 자락은 예술인들의 귀촌 부락이었다. 3~4년 전부터 예술인 10여 가구가 찾아와 텃밭을 일구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잠깐이었다. 이후 한두 가구씩 도시로 떠나더니 지금은 달랑 세 가구만 남았다. 송재익 부석면장은 “주민들은 의식주, 예술인들은 예술 활동에 각각 골몰하다 보니 서로 왕래하지 않고 단절돼 있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느릅실 주민들은 지난해 전원마을 조성 사업을 무산시켰다. 아산시가 2014년까지 이 마을 2만 4151㎡에 30가구 규모의 전원마을을 조성하려 하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한 것이다. 이장 주영석(70)씨는 “농사도 안 짓는 사람들이 몰려와 ‘독립 부락’을 만들어 놓으면 우리들과 잘 지내겠느냐”고 반문했다. 한 주민은 “농촌이 도시인에게는 따 먹기 좋은 과실로만 보이느냐. 모든 사람이 짐을 싸서 도시로 나갈 때 외롭게 마을에 남아 농업을 지켜 온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을 텃세 정도로 생각한다면 그것 또한 우스꽝스러운 태도”라고 꼬집었다. 원주민들과 섞이지 못하면 외톨이로 끝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농기계를 빌려주지 않거나 “내 땅이니 지나가지 말라”며 길을 막아 승용차 운행이 어려운 일도 있다. 농사일은 품앗이가 많은데 일꾼 사는 것도 쉽지 않아 쩔쩔맨다. 마을 아낙네들의 쑥덕거림도 당해야 한다. 지난해 아산의 한 마을은 외지인 7명이 집단 귀촌해 오자 “주민들 식수원인 지하수가 크게 달린다”며 상수도를 끊기도 했다. 원주민들과 잘 지내지 못한 것도 적잖이 작용했다. 강성모(57) 부여군귀농귀촌인협의회장은 “시골 인심이 옛날 같지는 않다. 귀농인이 먼저 다가가야 하고 마을 이장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귀농인이 주민들에게 너무 잘 보이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얼마 전 40대 귀농인이 이웃집 전기를 고쳐 주다가 감전돼 숨지는 사고도 목격했다”고 전했다. 전북 진안에서 귀농에 실패한 뒤 충남 아산 유곡리로 옮겨 8년째 농사를 짓고 있는 김태형(44)씨는 “육체 노동을 안 해봐 귀농 초기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손가락이 쑤셨고, 주민들이 새벽 5시에 문을 벌컥 여는 것도 힘들었다”면서 “마을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어울려 살고 나누려는 자세가 우선이다. 농법은 시간이 지나면 배워지지만 이것은 그렇지 않다”고 충고했다. 김씨는 “농사를 짓지 않고 살기만 하는 귀촌인은 유대 관계나 애착이 덜해 주민들과의 갈등이 더 심하다”면서 “귀농인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주민들이 인정을 안 한다”고 덧붙였다. 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귀농귀촌 유인책을 내놓는다. 창업·주택자금 2억 4000만원 융자에 지자체에서 빈집 수리비와 농기계 구입비로 500만원씩 무상 지원하기도 하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귀농인들의 생각이다. 순천에 귀농했던 서씨는 “지원이 일시적이어서 2~3년 농사에 실패하면 큰 부채로 남는다”면서 “지자체들이 영농교육 등보다 인구 늘리기 수단으로 현금만 쥐여줘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구 팀장은 “귀농 후 3년은 지나야 자리가 잡히는 만큼 현지 실태를 충분히 파악하고, 초기에 너무 큰 돈을 들이지 말고 임대 등을 통해 경험을 쌓은 뒤 규모를 키워도 늦지 않다”고 귀농인 스스로 치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아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태백산맥’ 건넌 중년, 정글사회 앞둔 청춘에 건네다

    ‘태백산맥’ 건넌 중년, 정글사회 앞둔 청춘에 건네다

    작가 조정래(70)의 새 소설 ‘정글만리’(해냄)가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정글만리’는 올여름 문학 시장에서 독주할 것으로 보였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세를 예상보다 쉽게 꺾었고, 정유정 등 고정 팬을 거느린 젊은 작가들의 신작도 눌렀다. 작가가 소설 시장의 주 소비층인 20~30대 여성 독자층을 포섭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데다 작품이 인터넷을 통해 이미 연재됐다는 점에서 ‘정글만리’의 저력은 연일 문단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출간된 ‘정글만리’는 지난 6월 이후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켜 온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누르고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각종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3권으로 묶인 단행본은 현재까지 10만 세트(30만권)가 팔려 나갔다.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와 정유정의 ‘28’ 등으로 여름 소설 시장이 어느 때보다 뜨거웠던 만큼 ‘정글만리’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예상을 깬 ‘조정래 현상’의 주요 배경에는 무엇보다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 등으로 굳어진 기존 독자층의 높은 충성도가 첫손에 꼽힌다. 문학시장을 주도한 20~30대 여성 독자층보다 30~50대 남성 독자층의 영향력이 컸다는 것이다. 20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정글만리’의 구매층 가운데 40대 남성(19.5%)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40대(32.9%)와 30대(27.6%), 성별로는 남성(57.6%)이 많았다. 반면 ‘색채가 없는’과 ‘28’은 각각 30대 여성의 비율이 25.7%와 23.6%, 30대의 비율이 41.9%와 35.7%로 가장 높았다(표 참조). 해냄의 이진숙 편집장은 “‘태백산맥’을 읽었던 386세대가 주요 구매층을 이루면서 젊은 자녀 세대의 독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면서 “부모의 권유로 책을 보게 됐다는 중고등학생 독자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기 이유는 작품이 최근의 국내 소설에서 맛보기 힘들었던 빠른 스토리텔링과 대중적인 서사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을 배경으로 한 ‘정글만리’는 종합상사 부장 전대광과 철강회사 직원 김현곤, 중국인 관료 샹신원,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 등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풀어냈다. 등장인물이 많지만 쉽게 읽히고, 흡인력 있는 전개로 다음 장을 궁금하게 만든다는 평을 받는다. 황광수 문학평론가는 “3인칭으로 쓰인 ‘정글만리’는 사회·역사적 현실을 다루면서도 대중적인 성격이 강해 독자들이 순수문학보다 더욱 개개인의 삶과 연관돼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면서 “작가의 내면 세계에 치우친 1인칭 국내 소설에 독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도 ‘정글만리’의 인기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설에서 드러나는 자기 계발 코드가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이 국제 무대의 대세인 상황에서 ‘관시’(關係·연줄이나 뒷배, 네트워크 등을 뜻하는 말)나 부동산, 성형 문제 등 중국의 사회·문화적 현안을 본격적으로 다룬 점이 먹혔다는 것이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여러 대기업이 중국 전문가를 불러 잇따라 강의를 여는 데서 알 수 있듯 중국은 한국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면서 “특히 작품의 주요 독자층인 30~50대 남성 직장인들에게는 소설의 내용이 더욱 절실히 피부에 와 닿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이번주에도 연일 폭염·열대야

    이번주에도 연일 폭염·열대야

    울산의 일부 지역 최고기온이 주말인 지난 10일 40.3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 내내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고령자 중심으로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11일 오전 11시를 기해 강원 영서·산간 일부 지역과 중부 서해안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를 내렸다. 지난 10일 울산의 최고기온은 38.6도로 기록됐지만 울산 북구 송정동 울산공항의 온도는 이날 한때 40.3도까지 치솟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공항이라는 특수한 조건, 특히 활주로 아스팔트가 뜨거워져 (기온이) 더 올라갔을 것”이라면서 “이를 지역의 대표 기온으로 집계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허진호 기상청 통보관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지면서 울산 등 동해안 지역의 더위가 두드러졌다”면서 “전국적으로 오는 18일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주 수도권의 최고기온은 31~33도, 남부지역은 31~35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소방방재청과 보건복지부는 10일 오후까지 집계된 올여름 폭염 사망자 수가 5명, 온열질환자 수는 793명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5년 문 열 ‘백두대간 산림치유 단지’

    국내 산림치유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국립백두대간산림치유단지가 2015년에 문을 연다. 경북 영주시 봉현면 두산리 소백산 옥녀봉 자락에 들어서는 산림치유단지는 규모(2889㏊)뿐 아니라 백두대간에 조성된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백두대간은 백두~설악~소백~지리산을 연결하는 한반도의 역사와 정기를 간직한 산줄기이자 생태계의 보고다. 산림자원을 활용한 국민의 건강 증진 및 산업화 출발점이 백두대간이 되는 셈이다. 산림청이 주도하는 산림치유단지는 산림치유의 효과 분석과 연구, 체험 및 교육, 산업화 등을 복합적으로 진행하는 세계 최초의 특화 시설이다. 산림치유가 우리보다 앞선 독일이나 일본도 체험과 연구를 별도로 하고 있다. 152㏊에 달하는 중점시설지구에는 이용자의 상태를 검진·치유하는 건강증진센터와 물을 통한 심신의 치유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수치유센터, 장·단기 체류 요양시설인 산림치유마을, 단체와 기업 등을 유치할 수 있는 수련시설 등이 들어선다. 산림지구에는 50㎞에 이르는 무장애 숲길을 조성한다. 국내 최장 규모다. 치유숲길은 소백산국립공원과 묘적봉, 천부산 권역을 연결해 누구나 안전하고 편안하게 산림치유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향기치유공원과 산림치유연구의 숲 등도 만들어진다. 산림치유단지가 조성되면 ‘통합의학’으로서 산림치유의 기능과 효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에서 과학적 검증을 거쳐 치유 기능을 극대화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국의 치유의숲과 지자체가 운영하는 산림치유 시설에 보급할 예정이다. 국가가 직접 산림치유지도사 양성에도 나선다. 시설은 친환경·친자연적으로 조성하고 운영한다. 건축물은 경작지 등 기존 훼손지를 활용해 설치하고, 장기체류에 적합하도록 ‘숲속에 건물을 심는 개념’을 적용한다. 목재와 황토 등 천연재료를 활용해 친자연적으로 건축하고 공해가 없는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버스, 전기카트 등을 운행할 계획이다.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낙후지역 발전 모델도 제시한다. 주민들에게 일자리 제공 및 주변의 관광문화와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지역과 상생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철 산림청 산림치유사업단 사업기획과장은 “국민의 질병 치유와 예방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 공급해 건강 증진 및 보건의료비 절감을 통한 국가재정 건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국가가 주도해 산림치유 육성에 나섰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영주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영상]수영하던 여성 ‘돌고래 공격’에 혼비백산

    아일랜드의 한 여성이 수영하다가 돌고래에게 공격당했다. 아일랜드 돌린의 명물로 알려진 돌고래가 돌린지역의 부둣가에서 수영하던 여성을 공격했다고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스티’라는 이름의 이 돌고래는 돌린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돌고래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유명인사다. 다이빙하듯 바다를 돌아다니던 돌고래는 갑자기 수영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다가와 코로 여성의 몸통을 공격했다. 여성은 소리를 지르며 구조를 요청했고 잠시 상황을 파악하던 관광객이 여성을 바다에서 끌어올려 응급처치했다. 더스티는 오랫동안 돌린 지역의 바다에서 생활했지만 최근 몇 달간 바다에 들어온 사람들을 공격하는 행동을 몇 번 보여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보러가기)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야구 ●KIA-LG(잠실 MBC스포츠+·SPOTV2) ●두산-넥센(목동 KBSN스포츠) ●롯데-한화(대전 SBS-ESPN) ●NC-삼성(대구 XTM 이상 오후 6시 30분) ■프로배구 안산·우리카드컵대회 준결승 여자부(오후 4시 KBSN스포츠·SBS-ESPN) 남자부(오후 7시 이상 안산 상록수체육관) ■실업축구 창원-목포(창원축구센터) 김해-울산(김해종합운동장 이상 오후 7시) ■핸드볼 태백산기 전국종합대회(오전 11시 태백 장성체육관, 고원체육관 등)
  • “정선으로 나를 넘겨 주게”

    “정선으로 나를 넘겨 주게”

    정선에 갔더니 아리랑이 들렸고, 아리랑을 들으니 정선이 보였다. 죽은 것도 살려내는 영험한 고장이 바로 정선이다. 오일장도 아라리촌도 아리랑 삼매경 애국가를 부르듯 아리랑 한 소절쯤이야 조건 반사적으로 부를 수 있다. 아리랑 부르기는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일종의 증표다. 그러나 강원도 정선에선 쉽게 ‘아리랑을 안다’고 선뜻 말할 수 없었다.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리랑의 정체를 정선 땅에서 어깨너머로 배웠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이라 함은 정선아리랑과 함께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말한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로 시작하는 밀양아리랑과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으로 잘 알려진 진도아리랑은 듣기만 해도 엉덩이가 들썩이고 어깨가 저절로 덩실덩실거린다. 그러나 정선아리랑은 두 아리랑과 사뭇 다르다. 가락이 느릿느릿하고 구슬픈지라 새하얀 손수건을 손에 쥐고 눈물을 훔치면서 불러야 할 것만 같다. 정선아리랑을 떠올리자 후렴구인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 주게”만 입가에 뱅뱅 맴돌았다. 실제 정선아리랑의 가사는 8,000수를 훌쩍 넘는단다. 심지어 정선아리랑문화재단은 아리랑 가사를 정리한 ‘정선아리랑 사전’을 발간하고자 계획 중이다. 아리랑을 사랑하는 강원도민의 마음이 정선 곳곳에서 느껴졌다. 정선에서 나고 자란 싱싱한 농산물이 난장을 펼치는 정선오일장에선 인형극 ‘정선아리랑’이 매주 토요일마다 장터 공연장에서 열린다. 심지어 화장실 한쪽 벽면에도 노래 가사가 고급스럽게 새겨져 있다. ‘산천에 올라서 임 생각을 하니 풀잎의 마디마디에 찬 이슬이 맺히네’, ‘이밥쌀밥에 고기반찬 맛을 몰라 못 먹나 사절치기 강냉이밥도 마음만 편하면 되잖소.’ 오일장엔 마음 편한 음식이 넘쳐난다. ‘오일장’인 만큼 2일과 5일에 맞춰 방문하는 게 정석이다. 토요일에는 주말장이 서는데, 주말장은 오일장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공연도 풍성하다. 정선오일장은 ‘100% 메이드 인 정선’을 내세웠다.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는 세상인지라 정선은 외지인을 안심시키는 안전장치를 곳곳에 마련해 두고 있었다. ‘청정지역 고랭지 정선에서 재배한 것임을 확인합니다’라는 산나물 등록증이 현수막으로 걸려 있고 “도시에선 이런 거 못 사드레” 하며 외치는 할머니의 목소리도 쩌렁쩌렁하다. 봄에는 곤드레, 달래, 냉이, 곰취, 두릅 등이 정신없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에 시장의 몸값은 최고점을 찍는다. 여름엔 바싹 말린 산나물과 백숙에 넣어 먹으면 좋은 황기 등이 사람들을 기다린다. 눈으로만 보던 정선아리랑을 귀로 들은 건 정선오일장에서 멀지 않은 아라리촌에서였다. 일종의 전통 민속촌인 이곳에선 정선아리랑이 쉴 틈 없이 흘러 나왔다. 게다가 노래가 흘러나오는 진원지는 다름 아닌 자그마한 돌덩이 스피커. 약자의 진통제인 아리랑은 의지할 데 없는 민중의 마음을 구성진 가락으로 다독였다. 풍자미가 돋보이는 박지원의 소설 <양반전>도 아리랑과 잘 어울렸다. 아라리촌은 양반전의 줄거리를 한눈에 쉽게 알 수 있도록 동상을 세우고 그 앞에 팻말을 꽂아두고 있었다. 가난한 양반이 ‘신분’을 파는 모습, 돈으로 양반 신분을 산 상민이 억지 양반 행세를 하는 모습 등이 차례로 나열돼 있는데, 그중에서도 두 손을 번쩍 들고 “양반이 싫소” 하며 줄행랑을 치는 상민 동상이 가장 인기다. 아라리촌의 백미는 ‘집 구경’이다. 돌집, 저릅집, 귀틀집, 굴피집 등 전통 가옥이 한데 모여 거대한 전시장을 이뤘다. 어떤 집이든 간에 척박한 땅을 맨손으로 일궈 살았던 산간 지방 사람들의 지혜가 묻어났다. 떼돈 벌던 시절은 간데없고 레일바이크만 굴러가네 선조들이 ‘아리랑’을 가장 많이 불렸던 시기는 조선시대 흥선대원군 섭정기로 짐작된다. 경복궁을 재건할 당시, 강제로 동원된 인부들과 그의 가족들은 서러운 마음을 달래고자 노래를 불렀다. 과정이야 어찌 됐건, 그들의 애환은 아리랑 문화를 꽃피우는 자양분이 됐다. 정선아리랑이 한양으로 전파된 시기도 경복궁이 재건될 무렵이었다. 그 단서를 아우라지에서 포착했다. 정선아리랑 전수관이 자리한 ‘아우라지’에 서면 이곳에서 뗏목을 저어 목재를 운반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선하게 그려진다. ‘떼돈 번다’는 말의 어원도 바로 강원도 뗏목꾼에게서 유래했다. 배를 끌고 정선에서 한양까지 나무를 운반하면 두둑하게 돈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아우라지에는 뗏목으로 ‘떼돈’을 벌던 이는 온데간데없고 뗏목이 아닌 레일바이크를 타고 아우라지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여행자만이 가득하다. 레일바이크의 출발점은 강의 상류인 구절리역. 역 입구에는 ‘여치의 꿈’으로 불리는 여치 암수 한 쌍이 서 있다. 여치의 정체는 돈가스, 스파게티 등을 파는 레스토랑이다. 여기서부터 약 50분 동안 페달을 굴려야 아우라지역까지 갈 수 있다. 두 역 사이의 거리를 계산해 보면 무려 7.2km. 당연히 여기저기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인승은 두 사람 모두 운전해야 하지만, 4인승은 다행히 뒤에 앉은 두 사람만이 운전자다. 4인승 레일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은 서로 앞자리에 앉으려 옥신각신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러나 막상 타 보면 알게 된다. 선로의 경사가 아래로 기울어 있어 정작 페달을 굴리는 구간은 길지 않다. 발에 약간만 힘을 줬을 뿐인데, 육중해 보이던 바이크가 앞으로 부드럽게 굴러가기 시작했다. 앞으로 스르륵 움직일 때마다 오감이 하나둘 살아났다. 나뭇잎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싱그러운 향기가 코끝을 매만졌고, 컴컴한 동굴을 통과할 때면 서늘한 바람이 두 볼을 훑고 지나갔다.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지는 무성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마음도 잔잔해졌다. 레일바이크가 아니었다면 철로는 그저 애물단지로 구박받았을 것이다. 모 건축가가, 좋아하는 여행지로 ‘폐광’을 꼽았는데 이유가 참 재밌었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특정 기능에서 해방될 때 가장 아름답다는 거다. 그의 말이 떠오르자 더 이상 석탄을 나르지 않는 철로가 새삼 예뻐 보였다. 죽은 기찻길을 레일바이크가 살렸다면 북평면 북평 5리는 항아리와 돌탑이 살렸다. 1990년대 나전광업소가 수명을 다하면서 마을이 쇠락하자 주민들은 돌탑을 쌓아 마을의 번영을 기원했다. 그들의 바람이 닿은 것인지 죽었던 마을은 항골계곡 유원지로 되살아났다. 광업소가 있던 자리는 한국폴리텍대학 정선 캠퍼스가 차지했다. 캠퍼스를 지나 천천히 걸어 들어가면 항아리와 돌탑이 나란히 줄을 서 관람객을 굽어본다. 계곡이 줄기차게 흐르는 위로 야외 캠핑장이 설치돼 있다. 화장실과 음수대도 들어서 있어 여름 피서지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한때 이곳은 백석봉과 상원산에서 흘러드는 물이 얼음처럼 차가워 ‘한골계곡’으로 불렸다. 계곡 주변을 가득 메운 항아리의 행렬을 보면 왜 한寒이 항缸으로 변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정선 여행이 끝난 뒤에서야 10년 넘게 쓸쓸하게 버려져 있던 폐광 하나가 벌떡 일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적을 몸소 행한 장본인은 문화예술공간 ‘삼탄아트마인’. 올해 5월 전면 개방한 이 공장에선 광부들이 사용하던 샤워실도 작업복을 빨던 세탁기도 전시 작품이다. 삼탄아트마인이 자꾸만 눈에 밟혀 또다시 정선 여행을 계획 중이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한국관광협회중앙회 www.koreatravel.or.kr ▶travie info 정선오일장┃주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정선로 1359 아라리촌┃주소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애산로 37 입장료 무료 문의 033-560-2059 아우라지┃주소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길 69 정선 레일바이크┃주소 정선군 여량면 노추산로 745 이용료 2인승 2만5,000원, 4인승 3만5,000원 홈페이지 www.railbike.co.kr 항골계곡┃주소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북평리 444 문의 1544-9053 삼탄아트마인┃주소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함백산로 1445-44 문의 033-591-3001 samtanartmine.com
  • “소설의 영역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보여주고 싶어”

    “소설의 영역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 보여주고 싶어”

    “1990년에 ‘아리랑’을 쓰면서 만주에 취재를 갔었어요. 소련은 몰락했는데 왜 중국은 무너지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중국을 무대로 소설을 써야겠다고 작정했어요. 그 사이에 중국은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경제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저는 죽고 없겠지만 앞으로의 30년이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국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태백산맥’과 ‘아리랑’의 소설가 조정래(70)가 신작 ‘정글만리’(해냄)를 발표했다.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출판 간담회를 가진 그는 “진실을 진실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극복하기 위해 ‘태백산맥’을 썼다”면서 “그때와 똑같은 사명감을 가지고 오늘의 할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정글만리’는 중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비즈니스맨들의 이야기다. 힘 있는 중국인 관료 샹신원을 등에 업은 종합상사 부장 전대광과 철강회사 직원 김현곤, 건설회사의 젊은 여회장 왕링링의 야심과 욕망이 복잡하게 뒤얽힌다. 여기에 의료 사고로 쫓기듯 한국 땅을 떠난 성형외과 의사 서하원과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역사학으로 전공을 바꾼 전대광의 조카 송재형의 이야기가 맞물리면서 소설은 중국이라는 정글 속으로 성큼성큼 들어간다. 작가는 “분단 상황에서 작가들의 의식이 휴전선에 국한돼 있지만, 중국을 무대로 함으로써 우리 소설도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이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돈이다. 작가는 “인간들이 돈을 향하여 얼마나 야만성을 가지고 싸우며 돈 앞에서 얼마나 인정사정 없이 안면몰수하느냐”면서 “이런 치열한 생존경쟁의 정글이 지금의 중국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만리장성에서 ‘만리’를 따와 ‘정글만리’라는 제목을 붙였다. 정글만리는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번갈아 제시하면서 중국의 다양한 모습을 한 꺼풀씩 벗겨 나간다. 중국에서 사업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꽌시’(關係·연줄이나 뒷배, 네트워크 정도의 뜻)는 물론이고 경제발전에 이은 부동산과 자동차 붐, 성형에 대한 높은 관심, 영토 문제 등 중국의 문화·경제·정치적 현안을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꼼꼼한 취재를 위해 작가는 2년 동안 중국을 8번 방문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3월부터 3개월간 네이버에 연재되면서 1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자신을 “지금도 원고지에 소설을 쓰는 원시인 ‘컴맹’”이라고 밝힌 작가는 “미국과 중국에서 독자들의 반응이 오는 걸 보고 최첨단 과학기술의 지배력이 얼마나 엄청난가, 글로벌이라는 게 무슨 뜻인가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작품을 전파하는 또 하나의 좋은 수단과 함께 수많은 기능 때문에 오히려 소설 읽기를 어렵게 하는 방해꾼도 생겼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10년 동안 장편 4편과 단편집 1권, 산문집 1권을 쓸 계획이라는 작가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후배들이 소설을 보내주면 고마운 마음으로 읽어 보지만 10페이지 이상 넘기지 못해요. 어떻게 장편소설의 주인공이 모두 ‘나’ 입니까. 자꾸 ‘나’, ‘나’, ‘나’ 하니까 개성이 없어지고 스토리텔링도 흔들려요. 소설이 사적인 이야기로 흘러가고 왜소해집니다. 객관적인 3인칭 소설을 쓰지 못하면 한국소설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어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김제공항 부지’ 대안으로 떠올라

    ‘군산공항 국제선 취항’이 미 공군의 반대로 6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5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4월 2차례에 걸쳐 정부와 미군 측이 군산 미 공군 비행장에 국제선을 취항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전북도는 정부를 통해 “새만금 투자유치를 촉진하려면 군산공항의 국제선 취항이 성사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새만금 개발은 국제공항 없이는 국내외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미군 측은 안보 문제를 이유로 국제선 신설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이 문제를 재논의할 계획이지만 미군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북지역에서는 예전에 공항을 조성하기 위해 매입했던 김제공항 부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제시 백산면·공덕면의 옛 김제공항(157만 3500여㎡) 부지는 현재 빈 땅으로 남아 있어 군산공항 대체 공항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도 최근 김제공항을 지역의 항공기 제작산업 등과 연계해 경비행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다섯 새끼 다 잃은 ‘토종 여우’ 부부의 비극

    다섯 새끼 다 잃은 ‘토종 여우’ 부부의 비극

    서울대가 경북 영양군과 공동 사육 중인 멸종위기종 1급인 북한산 토종 여우들이 최근 2년간 새끼 다섯 마리를 출산했으나 모두 폐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영양군에 따르면 2009년 8월 서울대 수의학과 야생동물의학연구실 측과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전에 관한 업무 협약을 맺고 입암면 연당 2리 산촌생활박물관 내 여우증식센터에서 키우는 토종 여우 2쌍(7살 추정) 중 한 쌍이 지난해와 올봄 각각 새끼 세 마리, 두 마리를 낳았다. 2009년 5월 서울대공원이 40년 만에 토종 여우의 자연 번식을 성공한 데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다. 그러나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이들 새끼 여우는 모두 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말~4월 초 태어난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어미 여우가 젖을 먹이지 않는 등 돌보지 않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 인공포유를 하던 중에, 다른 한 마리는 생후 3개월쯤에 각각 죽었다. 올 3월 말 출산한 두 마리의 경우 한 마리는 태어난 지 불과 수일 만에, 다른 한 마리는 젖을 뗄 무렵인 생후 1개월여 만에 죽었다. 하지만 서울대와 영양군 등은 이 같은 토종 여우의 출산 및 사망 사실을 지금까지 외부에 숨겨 왔다. 토종 여우 번식 실패에 대한 책임 소재와 예산 낭비 논란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2009년부터 매년 여우 사육을 위해 4000만원 안밖의 예산을 투입해 왔다. 이에 따라 서울대 측은 조만간 환경부와 이들 여우 2쌍을 오는 9월까지 경북 영주 소백산에 있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중부복원센터로 옮겨 자연 번식시키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영양의 여우증식센터가 인근의 소음 등으로 인해 여우 사육에 부적합하다고 최종 판단된 데 따른 조치다. 서울대 관계자는 “영양군과 야생 여우 복원 및 대량 증식에 심혈을 쏟았으나 제반 여건이 좋지 않아 자연 번식에 실패했다”면서 “영양에서 사육 중인 여우의 나이가 많아 내년 봄 마지막으로 자연분만을 시도해 본 뒤 시험 방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양군 관계자는 “새끼 여우 출산 등을 고의적으로 숨긴 것이 아니라 생존이 어느 정도 확실시되면 발표하려 했으나 그 전에 죽어 그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영양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주말 영화]

    ■독립영화관-범죄소년(KBS1 토요일 밤 1시 5분) 보호관찰 중인 범죄 소년 지구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낙천적이고 귀여운 여자 친구뿐이다. 나쁜 친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빈집 털이에 가담한 지구는 절도죄로 체포되고, 그를 구제해 줄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1년 동안 소년원에 가게 된다. 그곳에 있는 동안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지구.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고 생각한 그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엄마가 나타난다. 엄마와의 만남 이후 지구는 행복을 찾은 것 같았지만, 곧 충격적인 삶의 파란이 찾아온다. 17살에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아버지 집에 버리고 도망치듯 살아온 장효승(이정현). 소년원에 있다는 아들 소식을 듣고 몇 번을 망설였지만, 용기를 내어 만남에 응하게 된다. 그녀는 마치 운명처럼 범죄 소년이라고 손가락질받는 아들을 데려오게 된다. 한편 거짓된 삶으로 아들에게 잘 살아 왔음을 증명하고 싶지만, 그녀의 거짓말은 얼마 지나지 않아 들통이 난다. 그렇게 불안한 생활을 이어 가던 그녀는 아들인 지구의 여자 친구가 16살의 나이에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령(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모두가 그녀를 사회학과 2학년 민지원이라고 불렀다. 기억은 없지만, 행복해지고 싶었던 그녀는 민지원이라는 이름으로 살기로 했다. 그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런데 유정이라는 친구가 찾아온 뒤 모든 것이 엉망이 돼 버리고 만다. 게다가 매일 밤 이상한 꿈을 꾼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꿈속의 그녀는 아무 기억이 없다. 악몽과도 같은 꿈과 함께 귀신이 보인다. 한편 은서, 유정, 미경 등 친구들이 모두 죽었다. 죽은 친구들 주변에는 정체불명의 물이 있었고, 경찰은 사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지원은 친구들의 의문스러운 죽음 앞에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웰컴 투 동막골(EBS 일요일 밤 11시) 1950년 11월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그때.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함백산 절벽 속에 자리 잡은 마을 동막골에 추락한 P47D 미 전투기 안에는 연합군 병사 스미스가 있었다. 때마침 동막골에 사는 여일은 이 광경을 목격하고 소식을 전달하러 가던 중 인민군 이수화 일행을 만나게 되고, 그들도 같이 동막골로 데리고 온다. 바로 그때 자군 병력에서 이탈해 길을 잃은 국군 표현철과 문상사 일행이 동막골 촌장의 집까지 찾아오게 되면서 국군, 인민군, 연합군이 동막골에 모이게 되고 긴장감은 극도로 고조된다. 한편 동막골 사람들에게 수류탄, 총, 철모, 무전기 등 특수 장비들은 아무런 힘도 못 쓰는 신기한 물건에 불과했는데….
  • [주말 인사이드] 15년 동안 다섯 번 연임 신화 쓴 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의 경영 철학

    [주말 인사이드] 15년 동안 다섯 번 연임 신화 쓴 박종원 코리안리 부회장의 경영 철학

    “내 애인(코리안리)은 앞으로도 잘될 거야.” 코리안리의 사장으로 ‘15년 5연임’의 신화를 쓰고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박종원(69) 부회장은 회사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박 부회장은 코리안리를 ‘야생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에 15년간 모든 열정과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막상 물러나고 보니 그것은 큰 짐이었다. 28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박 부회장은 홀가분해 보였다. 박 부회장은 이른바 ‘성공한 낙하산’으로 불린다. 관료 출신으로 이곳에 와 무너지기 직전의 회사를 아시아 1위, 세계 10위의 재보험사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공기관장 물갈이를 앞두고 불거진 관치 논란에 대해 박 부회장은 과거와 달리 시장이 민간 주도형으로 바뀌어서 관(官)이 개입할 여지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공직을 떠났거나 떠날 후배들에게는 을(乙)의 입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도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고 타협할 대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은 큰 틀에서 정책을 끈질기게 추진하는 훈련이 돼 있으므로 겸허한 자세로 임할 경우 낙하산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만큼 훌륭하게 경영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1998년 7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공보관을 끝으로 공직을 떠나 당시 대한재보험 사장이 됐다. 박 부회장이 사무관 시절 보험을 담당했던 것이 인연이 됐다. 외환 위기가 한창이던 시기였다. 대한재보험은 1963년 정부 소유의 공사로 설립됐고 1978년 민영화됐다. 외환 위기 당시에도 최대 주주는 지금과 같이 원혁희(87) 회장 일가로 1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장 제안을 받기 전 원 회장과 박 부회장 간의 개인적 인연은 없었다. 1998년 7월 취임 당시 대한재보험은 파산 직전이었다. 첫해 2800억원대의 당기 순손실을 볼 판이었다.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8개월뿐이었다. 혹독한 구조조정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그는 취임사에서 “작금의 위기를 헤쳐 나갈 주체는 바로 이 자리에 모인 우리 자신”이라면서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고 앞으로 전진할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서 있다가 최후를 맞이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닥쳐올 전쟁과 같은 고통과 시련에 대응해 전의에 불타는 야전 사령관과 같은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고도 했다. 이른바 ‘야성(野性) 경영’의 시작이었다. 취임 두 달 만에 282명이었던 임직원의 3분의1(87명)이 회사를 떠났다. 박 부회장은 “사람이 암에 걸리면 암 덩어리를 찾아내 떼어내야 살 수 있듯이 회사도 생존하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지금도 가슴 아픈 경험이었다. 박 부회장은 구조조정 규모가 워낙 커 조직 내 동요가 컸지만 중심을 잡아준 노조위원장이 있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노조위원장이었던 이호성 부장은 조직과 회사를 살려야 한다며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1999년 3월 끝난 1998년 회계연도의 당기 순손실은 20억원으로, 예상치의 140분의1로 줄어들었다. 외환 위기 전 많은 기업이 그랬듯이 코리안리도 방만 경영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구조조정 이전 코리안리의 매출은 1조 1700억원에 세후 당기순익이 37억원으로 1인당 매출 41억 5000만원, 1인당 순익 1000만원이었다. 지금은 1인당 매출 223억 1000만원에 1인당 순익 5억 3000만원이다. 1인당 매출은 5.4배, 1인당 순익은 53배로 늘어났다. 구조조정 이후 조직 효율화와 인력 양성에 모든 것을 쏟은 결과다. 물론 순항만 한 것은 아니다. 회사가 안착하기 시작하자 무사안일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살아났다는 안도감에 “이제는 쉬어 가자”는 목소리가 조직 내에서 확산됐다. 2003년 일본의 재보험사를 제치고 처음으로 아시아 1위로 등극하자 자신감은 점차 자만심으로 변해 갔다. 국내 금융사 가운데 아시아 1위에 오른 회사가 없다는 점에서 그럴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기도 했지만 시장은 이를 허용할 상황이 아니었다. 박 부회장은 “미끄럼틀을 타고 올라가다가 중간에 쉬면 아래로 내려온다”며 전과 같은 업무 강도를 주문했다. 그리고 직원들의 야성을 깨우쳐야겠다는 생각에 고민하다 2004년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다. 임직원이 3개 팀으로 나뉘어 그해 지리산을 시작으로 2005년 덕유산, 2006년 소백산 등을 거쳐 2012년 태백산까지 올랐다. 박 부회장은 늘 첫 번째 팀에 속했다. 리더는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2박 3일간 40㎞를 행진하는 것은 그로서도 쉽지 않았다. 박 부회장에게 사람들은 왜 산에 가느냐고 묻는다. 그는 대답한다. “원래 산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해 산에 올랐을 뿐이지요.” 그의 야성을 더욱 일깨운 사건도 있었다. 대한재보험에서 2002년 코리안리로 사명을 바꾼 뒤 박 부회장은 해외 매출 비중을 늘리려 했다. 베트남 등 외국 각지를 다녔지만 문전 박대만 당했다. 코리안리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받은 신용등급이 BBB-라 거래 적격업체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박 부회장은 보험중개회사인 에이온의 제프리 브롬리 부회장에게 이 고민을 털어놨다. 돌아온 답은 “S&P를 찾아가 봤느냐”였다. 박 부회장은 머리에 뭔가를 맞은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2006년 9월 미국 뉴욕 S&P 본사를 찾아갔다. S&P는 “코리안리가 성장성은 있지만 담보력이 부족해 신용등급을 올릴 수 없다”고 답했다. 박 부회장은 같이 간 리스크 담당 팀장과 함께 담보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담보력에 맞춰 어떻게 위험 관리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조목조목 따졌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코리안리 신용등급은 A-로 상향됐다. 그는 ‘15년 임기 중 가장 기쁜 날’이라고 했다. 신용등급 상향은 코리안리가 세계적인 보험사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3800만 달러였던 해외 매출은 현재 12억 달러로 코리안리 전체 매출액의 22%를 차지한다. 국내 금융사 중 가장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다. 이를 2020년까지 50%로 높이겠다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박 부회장의 성공에는 원 회장의 완벽한 믿음도 큰 도움이 됐다. 박 부회장은 “인사, 조직 관리, 영업 등 모든 분야에 있어 전권을 줬기 때문에 한 번도 부딪쳐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박 부회장의 경영 실적을 보면서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지금은 가족들과 함께 20.21% 지분을 가지고 있다. 15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박 부회장은 당분간 푹 쉬고 난 뒤 무료 경영컨설팅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뒤 겪는 애로와 관련해 집중적으로 상담해 줄 예정이다. “CEO는 올라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조직 내에 숨어 있는 사람이 없도록 모든 사람에게 역할을 주고 조직이 느슨해지면 긴장도 줘야 합니다. 좋은 말만 해서는 안 되며 자신이 책임진 회사에 목숨을 걸 각오를 해야 합니다.” 그가 생각하는 CEO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박종원 부회장 프로필 1944년 경기 화성 출생 1963년 숭실고 졸업 1971년 연세대 법학과 졸업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1989년 재무부 결산관리과장 1994년 재정경제원 총무과장 1997년 12월 재정경제원 공보관 1998년 7월 대한재보험 사장 2002년 6월 코리안리 사장(사명 변경) 2013년 6월 코리안리 부회장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⑧ 황혼의 자서전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3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있다 ⑧ 황혼의 자서전

    우선경씨는 1939년 경북 상주에서 대가족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6·25전쟁을 겪으며 살림살이가 팍팍해졌다. 고등학교도 그만둬야 했다. 1년간 양재학원에 다닌 뒤 상주읍내에 양장점을 냈다. 1964년 군인인 남편을 만나 서울에서 신접 살림을 차렸다. 군인의 아내로, 세 아이의 엄마로서 삶을 살게 됐다. 남편의 박봉을 보완하기 위해 다시 양장점을 열었다. 남편이 전역한 뒤에는 함께 작은 가게를 분양받아 임대료를 받아 생활한다. “흰 머리가 늘고 몸이 편해지니 공허함이 맴돌았다. 그때 경기민요와 장구를 접했다. ‘취미생활’은 생소한 단어였다. 엄마라는 이름에 눌려 자신을 계발하는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이 낯설었다. 지인의 권유로 경기도 안양에 있는 시조회관을 찾았다. 아침 9시 시조, 오후 1시 경기민요, 4시 고전무용을 배웠다. 오후 6시엔 귀가해 남편을 챙겼다. 여가생활을 직장생활하듯 했다. 건강을 되찾았다. 웃음도 돌아왔다. 그렇게 시조를 배우다 4년 뒤 1999년 시조사범 자격증을 따고 이후 강사로 활동했다. ‘나이 들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힘들다’는 편견을 깼다. 2005년 관악구 청림동 관악새마을금고에 시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한국전통예악총연합회 관악지부도 만들었다. 회원들과 함께 직접 바닥 스티로폼을 깔고 페인트를 칠했다. 진짜 인생 2막이 열렸다. 장학사업에도 참여하고 노인상담사 활동도 시작했다. 요즘엔 일본어를 배운다. 아직도 할 일이, 배울 것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자서전 중에서) 우씨는 ‘반딧불은 별이 되었다’라는 자서전을 냈다. 74년 성상 우씨가 걸어온 길이다. 관악구청 구술작가의 도움을 받아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갔다. 인터넷을 배워 이메일로 작가에게 초고를 보냈다. 살맛이 났다. 불과 18년 전만 해도 뭐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우울함으로 하루를 보냈던 그였다. 지금은 아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자서전을 쓰면 추억 속에 살 것 같지만 되레 희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게 됩니다. 노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자서전을 통해, 취미생활을 통해 알게 됐지요.” 가족들도 힘을 보탰다. 큰아들 이상철(47)씨도 자서전에 글을 남겼다. “내 가족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소소한 발자취의 조각들을 모아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요. 그 자서전 평생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 인생 이야기를 담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딸 은주(44)씨도 편지를 썼다. “도시락 반찬을 5가지 이상 싸주시던 어머니…. 친구들의 부러움을 산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의 선택으로 이뤄내신 지금의 그 모습,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으로 가꿔 보세요. 강하고 든든한 어머니의 모습 뒤 섬세함과 여린 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가족은 우씨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권춘도(73)씨도 기구한 인생을 자서전에 담아냈다.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눈물로 책을 썼다”고 했다. 그는 식당 직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포목점, 가마공장, 농기구수리센터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하고 6남매를 키우며 기반을 잡을 때쯤 부도를 맞았다. 포장마차마저 실패한 뒤 태백산에서 3년간의 수도생활을 거치며 안정을 찾은 그는 지금까지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권씨의 이야기도 관악구의 ‘어르신 자서전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빗자루와 같은 인생길’로 세상에 나왔다. 2011년 주변에서 자서전 집필을 권유받았다가 사양했던 최옥희(73)씨도 마음을 바꿔 글을 썼다. 직장암 판정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결혼한 지 12년 만에 어느 날 갑자기 돌연사한 남편을 가슴에 묻고 네 아이와 홀로서기를 한 먹먹한 일상을 ‘그래도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으로 풀어냈다. 하숙을 하며 뒷바라지한 아이들이 모두 명문대학, 대기업 등에 취직한 얘기도 담았다. 관악문화원에서 문학, 서예, 시, 수필, 그림 등을 배우며 또 다른 인생을 살게 된 이야기를 적었다. 관악문화원 문화아카데미 회원들이 쓴 작품 문집인 ‘인헌문학’에 소개한 글솜씨도 뽐냈다. 그는 갑작스레 암이라는 질병을 얻었지만 자서전을 통해, 늦게 배운 취미생활과 친구들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 최씨는 항암치료를 무사히 끝내고 현재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내 삶이 얼마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자서전을 통해 지나간 시절을 돌아보니 감사한 일만 있더라고요.” 관악구는 독서문화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2011년부터 노인들의 자서전 제작을 돕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10명의 노인에게 자서전 집필·발간 비용으로 1인당 250만원을 준다. 구청뿐 아니라 복지관이나 노인대학, 인문학 아카데미 등을 통해서도 자서전을 낼 수 있다. 우씨는 “취미와 여가 생활을 갖는 것이 노년을 빛나게 만드는 비결”이라면서 “자서전을 쓰면서 내 지나온 인생이, 남은 인생이 소중하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최성환 한화생명은퇴연구소장은 “노년을 풍요롭게 만드는 비법은 돈에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눈높이를 어떻게 맞추느냐에 있다”면서 “봉사나 재능기부 등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것, 자서전 등을 쓰며 나 스스로를 행복하게 여기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는 것, 은퇴 후 이전의 삶의 기준에서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15분) 1년에 1000만 원을 웃도는 학비와 15대1을 웃도는 경쟁률 속에 소위 ‘있는 집안 자식들만 다니는 귀족학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국제중학교. 2009년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입시비리가 드러나면서 대한민국 교육계에 ‘뜨거운 화두’로 등장했다. ■아기종벌레 포포(KBS1 토요일 오후 2시 45분) 숨바꼭질을 하는 도중 뚜기와 깨비는 밖에서 암호를 대야만 문이 열리는 신비한 동굴을 발견한다. 그 사실을 미처 몰랐던 깨비는 얼떨결에 동굴 암호인 ‘구리 구리’를 말하게 되고, 동굴 문이 열리자 신기한 마음에 뚜기가 동굴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최고다 이순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순신은 정애에게 미령의 도움을 받아 연기를 배우겠다고 한다. 이에 정애는 마음 아프지만 순신을 응원해준다. 미령은 순신을 데리고 다니며 옷과 밥을 사 주지만 순신은 불편하기만 하다. 한편 찬우는 유신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 하고…. ■무한도전(MBC 토요일 오후 6시 25분) 묻지 마 바캉스 ‘우리 어디가’ 두 번째 이야기. 행선지와 점심메뉴를 시민이 정한다. 이 와중에 만난 시민 박명수는 멤버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 전북 군산의 아들 박명수가 금의환향한다. 어린 시절 그가 남긴 초라한 삶의 흔적들. 행복한 만찬부터 진흙탕 싸움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금 나와라 뚝딱(MBC 일요일 밤 8시 45분) 몽희는 회사에 입사하라는 현수의 끈질긴 설득에 마음이 움직인다. 심덕은 유나와 몽희의 관계가 밝혀질까 입사를 말리지만, 병후는 심덕 몰래 허락한다. 한편 미나가 대기업 집안의 숨겨진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된 덕희는 현태를 미나와 결혼 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6시 10분) SBS 목동 신사옥에 108개의 눈이 ‘런닝맨’을 쫓는다. 108개의 눈을 가진 자 사신 정우성이 왔다. 생존의 길은 그의 눈을 대신하고 있는 폐쇄회로(CC)TV를 가리는 것뿐이다. 한편 역대 최강의 통제 불능 추격자의 등장으로 멤버들은 혼비백산한다.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8시 15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지난해 모금액 4159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00도의 수은주를 기록한 ‘사랑의 온도 탑’처럼 경제난에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국민의 마음은 뜨거웠다. 국민의 소중한 나눔의 손길을 이웃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이동건 회장의 나눔에 대한 생각을 들어본다.
  • [커버스토리-전국 둘레길 대해부] 잠시 느리게 걸어도 좋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당신

    [커버스토리-전국 둘레길 대해부] 잠시 느리게 걸어도 좋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당신

    바다 건너 남쪽에서 제주 올레길 바람이 불어오며 전국 곳곳에서 길이 뜨거워졌다. 걷기 문화가 확산되면서 자고 일어날 때마다 갖가지 이름을 붙인 길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산자락을 돌며 산책할 수 있는 둘레길이 대세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이름도 다양하다. 숲길, 나들길, 자락길, 마실길, 물레길, 언저리길, 너머길 등 일일이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길이 너무 많아도 고민이다. 어디를 가볼까 망설이게 된다. 먼저 걸어 볼 만한 길을 산림청과 전문가들로부터 추천받아 추려 봤다. 무작정 걷는 데 열중하기보다 지역을, 자연을 음미하며 천천히 걸어야 길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울릉도 둘레길 울릉도는 섬 전체가 트레킹 천국이다. 경사가 완만해 걷기에 부담이 없다. 숲이 울창해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계절에 따라 풍광도 몰라볼 정도로 달라져 방문할 때마다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해안 절벽과 원시림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어 인기다. 시간 계획을 세심하게 짜야 한다. 포항, 묵호, 강릉에서 오가는 배편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렇다. 뭍에서도 배를 타고 3시간 정도 가야 하기 때문에 당일치기보다는 1박 2일 일정이 낫다. 모두 3개 구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전체 73㎞를 돌아보려면 적어도 3박 4일 이상 일정을 잡아야 한다. 저동에서 현포까지 북쪽 해안을 거니는 1구간(22㎞)이 가장 인기가 있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과 저동항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은 탓이다. 무엇보다 경관이 가장 수려하다. 특히 내수전에서 석포까지는 옛길을 복원했다.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가며 호젓한 산길을 거닐고, 발아래로 바다의 풍광까지 만끽할 수 있어 섬 안에서도 최고 길로 꼽힌다. 다리가 연결된 관음도로 건너가 보거나 나라분지를 잠깐 들러 볼 수도 있다. ■ 강화 나들길 문화, 역사와 함께하는 길로 이름 높다. 조선 후기 선비 고재형이 나귀를 타고 돌며 한시 256수에 담았던 길을 되살렸다. 모두 15개 코스 246.8㎞로 이뤄져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갑곶돈대에서 해안 둑길을 따라 초지진까지 가는 2코스 호국돈대길(17㎞)이다. 우리 민족 항쟁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돈대와 진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갑곶돈대 근처에서 북쪽 한계선에 걸친 천연기념물 탱자나무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장어 마을이 있어 ‘금강산도 식후경’을 실천해 볼 만하다. 간조시 해안길을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지만 햇볕을 피할 그늘이 없어 여름철엔 버거울 수 있다. 사찰 모양으로 지어진 국내 최초 성당인 성공회성당, 조선 철종이 강화도령 시절 살았던 용흥궁, 고려궁지, 강화향교, 강화산성 북문 등 주요 유적지를 돌아볼 수 있는 1코스 심도역사문화길(18㎞)도 인기다. 시작은 용흥궁부터 출발하는 게 낫다. 고려궁지 인근은 봄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길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걸어도 좋고, 강화군이나 ㈔강화나들길에서 진행하는 걷기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 소백산 자락길 소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자연 생태가 가장 잘 보전된 곳으로 손꼽힌다. 그래서 생태의 보고라 불린다. 2009년 국내에서는 가장 먼저 문화생태탐방로 시범사업지로 선정됐고,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생태관광 분야 한국관광의 별로 뽑히기도 했다. 경북 영주와 봉화, 충북 단양, 강원 영월을 잇는 12자락 143㎞로 구성됐다. 다른 둘레길 등에 견줘 자락길은 평균 거리가 12㎞ 안팎으로 짧아 3~4시간 정도면 한 자락을 둘러보며 ‘힐링’할 수 있다. 특히 국립공원 구역이 많아 원시 자연 그대로 상태가 잘 보전된 숲과 계곡을 제대로 느낄 수 있고, 여름철에도 걷기에 부담이 없다. 부석사를 비롯해 성혈사, 초암사, 비로사 등 불교 문화 유적지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선비길·구곡길·달밭길로 이뤄진 첫 자락(12.6㎞)과 자재기길·서낭당길·배점길로 구성된 마지막 자락(8㎞)의 인기가 높다. 온달산성이 옆에 있는 6자락은 평강 공주와 온달 장군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품은 구간이다. 길 이름도 온달평강로맨스길이다. 십승지의풍옛길이라고 이름 지어진 7자락에서는 방랑시인 김삿갓의 발자취를 느껴 볼 수 있다. ■ 양구 DMZ 펀치볼 둘레길 민족의 비극을 딛고 둘레길로 다시 태어났다. 한반도 정중앙이자 우리나라 최북단인 강원 양구에 있는 ‘펀치볼’이다. 6·25 전쟁 당시 수많은 생명이 스러진 격전지가 바로 이곳이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둘러싼 해안 분지 지형을 놓고 당시 외국인 종군 기자가 화채 그릇을 닮았다며 붙인 이름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란 단어에서 미뤄 짐작할 수 있듯 자연 생태계가 그 어느 곳보다 잘 보전돼 있다. 도솔산 전투, 가칠봉 전투 등에 얽힌 이야기들도 곳곳에 뿌려져 있다. 평화의 숲길(14㎞), 오유밭길(14.6㎞), 만대벌판길(17.2㎞), 먼멧재길(16.2㎞) 등 4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각 코스가 5~6시간 정도 걸린다. 코스별로 탐방 예약을 해야 한다. 오전, 오후 한 차례씩 100명이다. 민간인 출입통제 지역이고, 미확인 지뢰 지역과 인접해 있어 반드시 안내자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가장 짧은 코스인 평화의 숲길 예약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한다. 펀치볼 서쪽 부근을 탐방하는 오유밭길, 국내 최초로 람사르 보호습지구역으로 지정된 대암산 용늪을 곁에 두고 있는 만대벌판길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 지리산 둘레길 지난해 5월 274㎞가 모두 연결된 국내 최초이자 최장거리 둘레길이다. 경남 하동~전남 구례~전북 남원~경남 함양~산청~하동으로 이어지는 이 길을 걷다 보면 3개 도, 5개 시·군, 120여개 마을을 두루 섭렵할 수 있다. 모두 22개 구간으로 이뤄져 다채롭게 변화하는 지역 문화와 역사, 삶을 제대로 살펴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한 구간씩 도전해 보는 게 나을 수 있다. 우선 하동군 옥종면 위태리와 청암면 중이리 하동호를 잇는 위태~하동호 구간(11.8㎞)이 있다. 낙동강 수계와 섬진강 수계를 나누는 길이다. 걷기 적당한 마을길에 특히 양이터재에 오르면 그림 같은 숲길이 계속 펼쳐진다. 대나무 숲길도 상큼하다. 지리산을 한눈에 담으려면 하동군 화개면 탑리 가탄마을과 구례군 토지면 송정리 송정마을을 잇는 가탄~송정 구간(11.3㎞)이 제격이다. 조영남의 ‘화개장터’ 무대가 바로 이곳이다. 목아재에 오르면 노고단 등 지리산 주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 밖에 걷다가 지역 경계를 건너뛰게 되는 인월~금계(19.3㎞), 덕산~위태(10.3㎞), 산동~주천 구간(15.9㎞)도 매력적인 구간이다. ■ 진안 고원길 북쪽에 개마고원이 있다면 남쪽에는 진안고원이 있다. 산과 물이 많은 진안고원에는 자연친화적인 마을 수백 개가 있다. 진안고원길은 평균 고도 300m 지역에서 살았던 산간 마을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던 옛길을 복원한 길이다. 2010년 한국형 생태관광 10대 모델 사업지로 선정되며 옛길 복원이 본격화했다. 모두 15개 구간 200㎞ 길이 골목과 골목, 마을과 마을을 이으며 둥근 원형을 이루고 있다. 모든 길이 걷기 편하게 정비되지는 않은 상태다. 하지만 하늘과 구름을 벗 삼아 걸으며 100개 마을과 50개 고개를 만나 저마다 품고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기자기하고 정감 있는 길이다. 방향 지시와 함께 거리를 알려 주는 나무 이정표는 전체 15개 구간 가운데 1~3, 1-1 등 4개 구간에만 설치된 상태다. 영모정에서 원덕현에 이르는 1구간(10.2㎞)이 인기가 높다. 걷다 보면 시골 외갓집에 가는 느낌이다. 300년 넘은 당산나무, 원반송, 여러 정자와 둑집(곡식창고)을 만날 수 있다. 원래 이름이 진안마실길이었다. 전북도 차원에서 마실길 조성 사업을 벌이며 곳곳에 마실길이 들어서자 차별화를 위해 이름을 고쳤다. ■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대한민국 숲길 1호다. 옛날 궁궐을 지을 때 썼다는 금강소나무가 가득 찬 길이다. 원래 국내 최고 금강송 군락지로 손꼽히던 지역에 2010년부터 자연 친화 숲길을 냈다. 전체 5구간이 계획됐으나 현재 1구간과 2-1구간, 3구간만 다닐 수 있다. 올해 시범 개방된 2-1구간(12㎞)은 주말에만 20명 한정 예약을 받는다. 1, 3구간은 5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화요일을 제외하고 각각 하루 80명만 예약 탐방할 수 있다. 1구간(13.5㎞)이 예약이 빨리 차는 편이다. 김주영 작가의 장편소설 ‘객주’의 무대다. 이 구간은 옛날 보부상들이 울진 해안 지역에서 봉화, 안동 등 내륙 지방으로 넘나들던 십이령길과 겹친다. 그만큼 얽힌 이야기가 많아 즐거운 길이다. 금강소나무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3구간(18.7㎞)이 제격이다. 오백년송과 350년 된 미인송을 비롯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수령이 200년이 넘은 금강송 8만 그루가 가득 찬 보호림을 거닐 수 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길을 내다 보니 중간에 2.5㎞ 정도 숲길이 아닌 인도가 있어 아쉬웠는데 이르면 오는 8월 말 완전한 숲길로 코스가 완성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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