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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를 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평창올림픽 개회식

    [지구를 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평창올림픽 개회식

    지구촌 최대의 겨울 축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우리나라의 모습이 멀리 우주에서 관측됐다. 지난 9일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있는 일본인 우주비행사 가나이 노리시게(40)는 '드디어 겨울 올림픽이 개막했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날 촬영된 이 사진에는 서울 등 아름답게 빛나는 우리나라의 야경이 멀리 우주에서도 생생히 담겨있다. 이중 유독 눈길을 끄는 지역은 바로 개회식이 열린 평창이다. 사진 속에서도 평창 지역은 유독 파랗게 빛난다. 노리시게는 "드디어 겨울 올림픽이 개막됐다"면서 "우주에서도 일본 대표선수들을 전력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우리로서는 고국의 올림픽을 우주에서 지켜보지 못하는 ISS의 우주비행사가 없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 지난 10일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매서운 추위가 내려앉은 강원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이 사진은 NASA의 지구관측위성인 랜드샛8(Landsat8)에 장착된 OLI(Operational Land Imager)를 사용해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26일 촬영된 것으로 아름다운 동해를 끼고 펼쳐져 있는 지역이 강릉 그리고 험준한 태백산 자락에 둥지를 튼 곳이 평창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지구를 보다] 우주에서 본 올림픽 무대 ‘평창과 강릉’

    [지구를 보다] 우주에서 본 올림픽 무대 ‘평창과 강릉’

    지구촌 최대의 겨울제전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평창과 강릉의 모습이 멀리 우주에서 관측됐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매서운 추위가 내려앉은 강원도의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아름다운 동해를 끼고 펼쳐져 있는 지역이 강릉 그리고 험준한 태백산 자락에 둥지를 튼 곳이 평창이다. NASA 측은 평창과 강릉 두 지역에서 올림픽 개막과 모든 대회가 열린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이 역사상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사진은 NASA의 지구관측위성인 랜드샛8(Landsat8)에 장착된 OLI(Operational Land Imager)를 사용해 올림픽이 열리기 전인 지난달 26일 촬영됐다. 사진=NASA Earth Observatory image by Joshua Stevens, using Landsat data from the U.S. Geological Survey and topographic data from the Shuttle Radar Topography Mission (SRT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휴일 새벽 ‘으르릉 꽝’… “포항 벗어나자” 주민들 공포의 대피

    휴일 새벽 ‘으르릉 꽝’… “포항 벗어나자” 주민들 공포의 대피

    “갑자기 으르릉 으르릉 우는 소리가 서너 차례 들린 후 지축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도저히 불안해서 사람이 살 수가 없습니다.”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으로 포항 시민들이 또다시 혼비백산했다. 이번 지진의 진앙이 있는 포항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서 3개월째 대피 생활을 하고 있는 이재민 300여명은 밖으로 급하게 빠져나왔다. 이재민 조연옥(62·여)씨는 “1층 텐트에 있는데 별안간 ‘으르릉’ 하는 소리가 나더니 바닥이 심하게 흔들렸다. 너무 놀라 약이 든 비닐봉지만 들고 뛰어나왔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이재민 박모(65·여)씨는 “지난해 11월보다 지진 규모가 작다고 하는데 흔들리는 정도는 더 큰 것 같았다”며 “날씨가 추운데도 건물 안에 들어가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대피소에 같이 머물던 이재민 A(62·여)씨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려워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실려 갔다. 체육관 인근 학성리와 망천리 주민들도 지진이 나자 또다시 피신을 해야 했다. 이들 마을은 지난해 11월 지진으로 아파트가 기울고 집 담벼락이 무너지는 등 큰 주민 피해가 난 곳이다. 이날 학성리 주민 박수영(51·여)씨는 “많은 주민이 지진에 놀라 차를 타고 마을을 빠져나갔다”고 했고 횟집을 운영하는 이용문(51)씨는 “지진으로 수족관이 크게 흔들렸다. 놀란 아이들이 울면서 거리로 뛰쳐나오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지진이 났을 때 포항 지역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지에서는 한꺼번에 빠져나가려는 차들이 엉켜 여기저기서 혼란을 빚기도 했다. 북구 장성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전모(39·여)씨는 “아파트 주차장이 순식간에 난리가 난 것 같았다. 사람과 차들이 일시에 몰려 붐비는 바람에 크게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지진으로 이날 오후 4시 현재 시민 36명이 부상했다. 포항공대 재학생 이모(21)씨가 학교에서 대피하다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포항 성모병원에서, 북구 양학동 황모(57)씨는 자신의 집에서 떨어진 물건에 다리를 다쳐 세명기독병원에서, 박모(80)씨는 북구 용흥동 자택 화장실에서 넘어져 왼쪽 대퇴골 골절상을 입고 포항의료원에서 각각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경미한 부상자 33명은 병원을 찾았다가 귀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북구 장성동과 우현동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는 등 재산과 시설 피해도 80여건 접수됐다. 이날 지진은 문화재에도 피해를 입혔다. 포항의 천년고찰 보경사 법당 내부 벽면에 균열이 발생하고 처마 밑에 있는 목조 부재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찰의 적광전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대피소를 추가로 물색하고 건물 안전 추가 진단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멋’ 올림픽…한옥마을 일출ㆍ설화 품은 월화정 ‘금메달감’

    ‘멋’ 올림픽…한옥마을 일출ㆍ설화 품은 월화정 ‘금메달감’

    #둘째날 평창 대관령면 횡계리에 들어서자 비로소 올림픽 분위기가 풍겼다. 과거 슬럼 같았던 동네 이목구비가 놀라울 정도로 바뀌었다. 천변 황태덕장 자리에 올림픽 개폐회식장이 들어섰고 상가들은 하나같이 반듯하게 치장됐다. 조직위 차량도 넘쳐났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지자 제법 체증이 생겼다. 개막을 나흘 앞두고도 이런데 대회 기간 차를 갖고 들어가면 옴짝달싹 못할 것 같았다. 황태회관은 이곳에서 가장 큰 식당 중 하나다. 아침부터 황태가스를 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한단다. 황태구이가 1만 3000원, 황태가스는 1만 8000원이다. 황태가스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한 평창 메뉴 개발 훨씬 전부터 이 집에서 만들어낸 메뉴라고 했다. 처음엔 새로운 맛이네 싶었는데 조금 먹으니 물리고 오히려 늘 먹던 황태구이가 훨씬 우리 입맛에 맞다는 진리를 절감하게 만들었다. 외국인에게 황태의 매력을 맛보게 하기 위한 메뉴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줘야 하나 망설여졌고, 너무 비쌌다. 또 하나 이 가게의 아쉬운 점은 중국과 동남아 출신으로 보이는 직원들이 괜히 테이블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자기들끼리 수다 떨거나 손님을 보며 괜히 웃어대는 것이었다.그 뒤 대관령 산신을 만나러 갔다. 옛 대관령휴게소를 통해 선자령 오르는 길로 2㎞ 정도 지나니 굿당이라 깎아내림당하는 대관령국사성황사가 나온다. 신라 때 범일 국사를 대관령 산신으로 모셔 강릉 단오제를 지내는 곳이다. 칼바람이 장난 아닌데 실제로 굿이 진행 중이었다. 누군가의 비원이 어떤 이승의 악업을 풀기 위해 저렇듯 간절할까 궁금해졌다. 선자령 오르며 늘 다니던 길을 이번 평창 대회를 맞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됐다. 다시 횡계로 돌아와 부추탕수육으로 유명한 진태원에 들렀다. 대기명단에 전화번호를 적어두면 자리가 빌 때쯤 연락하는데 5분 지체되면 다음 팀으로 넘어가니 자동차 등에서 대기하다 얼른 뛰어가야 한다. 대기 명단 적을 때 처량했던 느낌과 달리 안에 들어가니 여유가 넘쳐난다. 혼밥을 드는 이도 있었다. 탕수육은 인터넷에서 봤던 것보다 부추와 양배추 양이 적었다. 그저 이 추운 고장에서 색다름을 즐기는 정도였고 짬뽕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황태덕장도 둘러보니 평창에는 더이상 가볼 데가 없어 오후에 강릉 다녀온 뒤(뒤에 나온다) 다시 평창한우타운으로 넘어왔다. 널찍한 주차장이 단체 손님을 많이 받는 집이란 걸 말해 준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 옆 식당으로 넘어가 구워 먹는 시스템이다. 한우 채끝과 안심은 1등급, 등심은 1등급 투플러스를 한 팩씩 담고 명이나물을 얹었더니 8만원이 조금 안 됐다. 식당은 테이블 간격이 널찍해 가족 단위로 한우를 즐기기에 최적이었다. 종업원들은 친절하고 잘 교육받은 느낌이었다. 자녀 둘을 데리고 온 부부가 판을 다섯 차례나 손수 교체하는 것을 보며 우리는 한 번도 갈지 않고 구워 먹었다. 강릉 일정 마치고 귀경 길에 다시 들러 고기만 사들고 집에 들고올 정도였다면 설명이 되겠는가?#셋째날 강릉 체육기자들 사이에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이득을 보는 건 평창보다 강릉일 것이란 얘기가 많다. 우리가 잃어버리고 잊은 옛 도시의 정취와 유적들을 돌아보는 쏠쏠한 재미를 안기기 때문이다. 둘째 날 오후 강릉대도호부관아와 임영관을 찾았다. 관아는 전남 나주목아와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임영관은 지방에 부임한 관리들이 묵고 궁궐을 향해 망궐례를 올리던 곳인데 젊은이들이 찾는 월화거리나 중앙시장에서도 가까워 둘러볼 만하다. 상당히 큰 규모의 유적이 비교적 잘 보전돼 놀라웠다. 다음날 월화정에서 바라보니 이곳에 이들 관청을 세운 이유가 또렷했다. 대관령 옛길 근처 성산면 보광리의 김주원 묘를 찾았다. 김주원은 신라 태종무열왕의 6세손으로 왕위계승 회의에 물난리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왕에 오르지 못했고 나중에 다시 기회를 만났으나 물리쳐 명주(강릉의 옛 지명)군왕으로 봉해졌던 강릉김씨의 시조다. 산 중턱에 있지만 진입로도 잘 닦여 있고 마을버스 종점이기도 했다. 김주원의 무덤은 크고 웅장하지만 입지가 옹색하기 짝이 없다. 아들 헌창과 손자 범문의 반란 실패로 제대로 장례를 치를 여력이 없었지 않았을까 짐작했다. 대관령박물관에 들렀다. 수요일 휴관하는 점이 색달랐다. 일인당 1000원인 입장권을 받는데 강릉과 대관령 사는 이들만의 특색 있는 컬렉션을 기대한 이들에겐 실망을 안겨줬다. 홍귀숙이란 분이 평생 모은 유물을 기증해 2003년 세워졌다. 대관령 옛길을 지나가다 망중한을 즐기는 정도의 의미랄까?횡계에서 한우를 먹고 다시 강릉으로 넘어와 오죽한옥마을에서 잠을 청했다. 보급형은 10만원을 받았는데 깔끔한 객실에 무엇보다 따듯한 난방이 만족스러웠다. 주중에 5만원 받는, 사무실 2층 숙소도 괜찮겠다 싶었다. 경내를 산책하다 솔숲 위로 삐죽 솟아나는 일출의 영향으로 한옥이 붉게 물드는 색다른 재미도 만끽할 수 있었다.초당순두부마을이 멀지 않아 늘 가던 할머니순두부집을 찾았다. 앞의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롭게 건물을 올렸는데 웬일인지 순두부를 미지근하게 내와 감동을 덜었다. 월화정에 들렀다. 신라 때 연화부인이 물고기를 길렀는데 그 물고기가 김무월랑(金無月郞)에게 편지를 전해줘 사랑을 이뤘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옛 동해북부선 철길 옆에 있었는데 1961년에 철거된 것을 2004년 강릉김씨 대종회가 명주군왕 김주원의 뜻을 좇아 관리하고 있다. 옛 철교 대신 들어선 인도교(중간에 아래가 훤히 보이는 유리 구간도 있다)를 걸어 중간에 이르니 왼쪽 고루포기산부터 선자령까지, 남대천, 강릉 전경이 장쾌하게 펼쳐진다. 인도교를 내려가니 월화거리가 쫙 전개되고 성남중앙시장 상인들이 장사 준비에 분주하다. 들은 게 있어 꽈배기하는 곳 어디냐고 물었더니 상인들이 아래 좌판을 가리킨다. 과메기다. 수십 번 꽈배기라고 외쳤으나 그들은 과메기라고 받아친다. 어허 이런.월화거리 오른편 현대식 먹거리 가게들이 공사 막바지에 열중하고 있다. 왜 진즉 하지 않고 그러고 보니 인도교 초입 벤치에 앉은 여인 조각도 야릇하다. 성희롱을 조장하는 것 같다. 여인이 왼쪽을 돌아보는데 곁에 남자가 앉아 고개를 돌리면 그럴듯한 사진이 된다고 만든 것 같았다. 어허 참. 바로방 제과점을 찾았는데 이제 막 기름솥에 불을 붙였다. 오전 9시 40분인데 영업은 10시 30분부터란다. 길 건너편 목욕탕 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앞에 퇴락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올드록 하우스 범핑이란 가게인데 늦은 밤 맥주 홀짝이기 좋은 곳으로 여겨졌다.언제부터 이렇게 커피홀릭이 됐나 싶은 대한민국, 커피문화의 성지로 여겨지는 강릉의 모태 격인 테라로사를 가기 전 반드시 여러분에게 둘러보라고 권할 곳에 갔다. 굴산사지. 신라 때 절터인데 높이 5.3m의 당간지주가 태백산맥을 발아래 두고 버티고 서 있다. 당간지주란 절 입구에 깃발을 꽂던 돌기둥인데 이토록 큰 것이 있었나 싶고 강릉 사람들의 기개를 엿볼 수 있었다. 신라 유물은 모두 아담했는데 여기는 고구려인의 기상을 닮은 듯 웅대하다. 굴산사지는 요즘 감각으로 봐도 정말 컸던 것 같다. 조금 들어가면 옛 절터에 부도가 서 있다. 대관령 국사성황사에 산신이 돼 모셔진 범일 국사 것이라고 한다. 강릉 가면 늘 들르는 테라로사에서 커피와 치즈케이크를 맛본 뒤 바로방 들러 야채빵에 고로케, 도넛을 샀다. 두 팀 앞세우고 샀는데 뒤로 어느새 10명 이상 긴 줄이 서 있다. 꽈배기는 오후 3시쯤 나온다고 해 포기했다. 점심은 강릉의 마지막 식사답게 생선찜으로 채웠다. 이모네생선찜에서 가오리로 많은 생선을 덮어씌운 생선모둠찜을 시켰다. 둘이면 소자도 충분하다는데 사진 때문에 중자를 시켰더니 양이 장난 아니다. 생선에 간을 전혀 안 해 국물에 자기가 원하는 만큼 적셔 먹는다.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가족 나들이로 찾기 좋은 곳이었다.오죽헌 근처 녹색체험센터에서 열리는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악의 사전을 보러 갔다. 제목도 괴상했는데 들어가자마자 성조기 등 선진 8개국(G8)을 갈기갈기 찢어놓은 작품이 손님을 맞는다. 뜨악했으나 한 시간 정도 둘러본 총평은 올림픽 보러 온 김에 한 번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소감이었다. 특히 난민 배에 올랐다가 헬리콥터에 구조되는 가상현실(VR)이 인상적이었다. 오죽헌에서 개최하는 ‘강릉에서 한국의 미를 읽다’ 전시회는 강릉만의 특색 있는 아름다움이 뭐 없나 눈을 까뒤집고 찾는 우리를 여전히 실망시켰다. 솔향수목원에서 해가 진 뒤 시작하는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을 보러 갔다. 진입로 안내부터 안전 교육까지 세세하게 관람객 편의를 돕고 추운 날씨에도 마음을 다해 안내 해설을 하는 이들이 감명 깊었다. 한 시간 정도 계곡과 숲을 오르내리며 인공 빛으로 뭔가 스토리를 들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심지어 산 중턱에 인공 달을 만들어 비추기까지 했다. 하지만 차라리 30초라도 불과 빛을 완전히 끄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게 더 좋지 않았겠나 생각했다. #나가며 기름값 15만원어치를 써가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평창과 정선, 강릉만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찾으려 했다. 만족스러운 것도 있었고 ‘왜 이렇게밖에’ 싶은 구석도 한둘이 아니었다. 올림픽을 치른다고 확 바뀌지 않을 것이란 새삼스러운 진실도 마주했다. 많은 것이 바뀌고 새로워져야 한다. 그러자면 시설이나 인프라보다 역시 사람이 먼저다. 그걸 2박 3일 동안 절감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열악한 올림픽 자원봉사 환경 개선하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정선·강릉의 겨울 날씨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발 600~800m에 이르는 동계올림픽 개최지는 당연히 비슷한 위도의 중부지방 평지보다 5도 이상 기온이 낮다. 어제도 서울의 최저기온 영하 13.3도였지만, 개폐회식장이 지척인 대관령의 최저기온은 영하 23.1도를 기록했다. 여기에 태백산맥의 산바람과 동해의 바닷바람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대관령의 강풍은 히말라야의 8000m 준봉에 오른 경험이 있는 전문 산악인들조차 “경험해 본 적이 많지 않다”며 머리를 흔들 정도다. 당연히 체감기온은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 강릉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기온은 대관령보다 조금 높지만 강한 바람은 다르지 않은 만큼 대부분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고통은 만만치가 않다. 물론 그제 강릉솔향수목원에서 만난 미디어아트쇼 ‘청산별곡’의 젊은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 조금도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씩씩하기만 했다. 하지만 그나마 시원치 않은 성능의 온풍기는 관람객 몫이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추위에 그대로 노출된 채 방한복 하나로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들의 모습이 안쓰러워 일부 관람객은 온풍기 앞에 서기를 주저할 지경이었다. 이번 대회 자원봉사자는 1만 5193명에 이른다. 애초 자원봉사자 모집에는 무려 9만명이 넘게 지원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자원봉사자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가치 있는 봉사활동이기 때문”이라는 지원 동기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뽑혔음에도 막상 현장에 배치된 뒤에는 회의가 적지 않다니 안타깝다. 그럼에도 자원봉사자들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현장의 자연 여건과 개선이 쉽지 않은 열악할 숙소의 문제는 그렇다 해도 셔틀버스 배차 시간조차 해결하지 못해 한 시간씩 기다리게 만드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근무 환경은 동계훈련에 나선 특전사 장병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원봉사자들의 애국심이 특전사 장병들의 그것에 못지않다고 해서 비슷한 수준의 인내를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호소문’을 내고 “자원봉사자들의 불편을 시정하고 사기진작 방안을 꾸준히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하기는 했다. 하지만 이 ‘호소문’도 불편을 보도하는 언론이 아닌 불편을 겪는 당사자인 자원봉사자를 상대로 냈어야 했다. 조직위원회의 근본적인 의식 전환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 낭만 ‘설경’ …충만 ‘설국’

    낭만 ‘설경’ …충만 ‘설국’

    요즘 강원 지역으로 나라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동계올림픽이란 메가 이벤트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교통, 숙박 등 적잖은 불편도 예상되지만 여전히 관심은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이 ‘관광벤처기업과 함께 떠나는 겨울 이색 테마여행’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평창과 강릉, 정선 일대에서 즐길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들로 꾸려졌다. 테마는 모두 10개다. 이를 5개 업체가 나눠 진행한다. 눈꽃 속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 보물찾기 하듯 표식을 따라 달리는 해시 런, 산속에서 즐기는 설피 트레킹 등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여행 상품 비용 중 일부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원한다. 값이 저렴한 만큼 일부 상품의 경우 일찍 매진될 수도 있다. 프로그램별 세부 정보는 평창여행의달 홈페이지(winter.visitkorea.or.kr)의 ‘관광벤처기업 겨울 이색 테마여행’ 배너를 누르면 확인할 수 있다. 링크된 각 기업 홈페이지를 통해 할인된 가격에 예약할 수 있다. 아웃도어 크루에선 모두 5개의 상품을 운영한다. ‘눈꽃 트레킹’은 국내 눈꽃 여행의 성지로 꼽히는 태백산과 인제 자작나무숲 등 두 코스로 나뉘어 진행된다. 진행되는 날짜도 다르다. ‘낭만 백패킹’은 텐트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야영 초보자를 위해 백패킹 전문 직원이 동행한다. 눈 쌓인 잣나무 숲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 수 있는 평창 오대산과 눈 뜨면 파란 바다가 펼쳐지는 강릉 괘방산 등에서 각각 진행된다. 겨울철 눈 쌓인 산에서 해돋이를 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트레일 러닝’은 환상적인 겨울 풍경 속을 달리는 프로그램이다. 겨울 눈꽃으로 유명한 대관령과 선자령에서 열린다. ‘해시 러닝’은 길 위에 분필이나 밀가루 등으로 일정한 표식을 그려놓고, 이를 따라 길을 찾아가는 비경쟁 달리기를 뜻하는 말이다. 보통 5㎞, 길게는 10㎞를 달린다. 속초 학무정 코스와 평창 선자령 코스로 나뉘어 진행된다. 스키·보드 캠프는 횡성에서 열린다. 산바다 스쿨에선 ‘산악스키’와 ‘설피 트레킹’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악스키는 등산과 스키가 결합된 레포츠다. 등산의 즐거움과 스키 활강의 짜릿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평창의 오대산과 안반데기, 강릉의 선자령과 칠성산, 정선의 가리왕산 등에서 날짜를 나눠 각각 진행된다. 산악스키 기초 강습에 이은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설피 트레킹은 이름처럼 설피를 신고 눈 쌓인 산자락을 걷는 여행 상품이다. 설피 트레킹을 마친 뒤 인근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에 참가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대관령 목장 트레킹은 평창 송어축제, 강릉 단경골 트레킹은 겨울 퍼포먼스축제, 정선 함바위골 트레킹은 고드름축제와 각각 묶였다.  와우투어에서 진행하는 ‘雪레는 강릉’은 자전거 라이딩과 커피 만들기 체험 등으로 꾸려진 1박2일 상품이다. 영동 지역 최대 규모인 강릉 중앙시장에선 닭강정, 아이스크림호떡 등 골라 먹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경포호 일대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즐길 수도 있다. 기상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딸기체험, 목공체험 등으로 대체된다. 커피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커피 로스팅 체험도 재밌다. 같은 원두라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오색체험 팜투어’는 강원 지역 향토음식과 겨울축제, 한류 드라마 촬영지 등을 돌아보는 당일 여행 상품이다. 정선에선 삼탄아트마인, 아리랑시장, 고드름축제장 등을 돌아본다. 평창에선 오대산과 월정사, 대관령 눈꽃축제 관람 등의 일정으로 꾸려졌다. 시골투어에서 운영한다.  ‘패럴림픽과 함께 스파이 루트 투어’는 패럴림픽 참가 선수를 응원하고 땅굴 등 북한의 도발 장소도 찾아보는 이색 상품이다. 패럴림픽 기간에 맞춰 진행된다. 비무장지대(DMZ) 전문가가 동행한다. 다만 외국인의 참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인 만큼 일정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인도 참가할 수 있다. 일정은 대부분 강릉과 평창의 올림픽 경기 관람으로 구성됐다. 2일차에 양구의 제4땅굴을 돌아본다. 프로그램은 DMZ 스파이투어에서 운영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사진 한국관광공사
  • 봉화 산타마을 ‘꿩 먹고 알 먹고’

    ‘꿩 먹고 알 먹고’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에 둘러싸인 산간 오지 경북 봉화군이 1년 중 여름과 겨울 2차례 산타마을을 개장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7일 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개장한 봉화 분천 산타마을에 지금까지 8만 6000여명이 다녀갔다. 올해로 7번째다. 오는 18일까지 58일간 운영되는 산타마을에는 산타 레일바이크, 눈썰매장, 얼름썰매장, 당나귀 눈꽃마차, 산타의 집, 산타 이글루,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등 다양한 체험 관광 프로그램과 양원~승부 간 겨울 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또 삼굿구이로 구워낸 감자와 군고구마, 어묵국물, 찐호빵, 번데기 등 다양한 먹거리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특히 환상선 눈꽃열차로 잘 알려진 승부역의 세평 하늘숲 백호랑이 포토존과 하늘세평체험장, 스노하우스, 산타하우스, 루돌프하우스 등 맞춤형 테마 조형물은 산타마을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겨울의 추억거리를 선사한다. 분천 산타마을은 2015년부터 피서철인 한여름에도 문을 열고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지난해 여름(7월 22~8월 20일) 산타마을에는 5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산타 슬라이드 지붕 포토존과 이글루 터널 내 물안개 분수, 산타쉼터 겨울왕국체험 등을 즐겼다. 박노욱 봉화군수는 “산타마을은 2014년 12월 첫 개장한 후 지난해까지 6차례에 걸쳐 50만명이 방문했으며, 경제적 파급효과도 40억원에 달했다”면서 “특히 2016년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는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마체험 관광지로 도약했다.”고 말했다. 봉화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바람아 멈추어 다오

    “‘콜드(Cold) 평창’보다 ‘윈디(Windy) 평창’으로 불러야 할 것 같네요.” 역대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 듯한 평창 대회에선 강한 바람도 외국인들의 기억에 남을 전망이다. 태풍과 맞먹는 강풍이 체감온도를 더욱 떨어뜨리며 가히 동장군이라 할 매서운 추위를 선보이고 있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림픽 베뉴(경기장 및 시설)가 몰려 있는 평창군 대관령면의 지난 5일 최대풍속은 초속 14.5m로 측정됐다. 열대성 저기압과 태풍을 구분하는 기준이 초속 17m(최대 풍속)인 걸 감안하면 태풍에 버금가는 바람인 것이다. 이날 평창선수촌에서 열린 휴전벽 제막식 행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이었다. 천막으로 덮인 선수촌 플라자 지붕은 강한 바람에 천둥을 맞은 것처럼 울렸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2도까지 떨어진 데다 바람 탓에 한층 춥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기상청의 계산표를 보면 영하 20도에서 초속 14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35도에 달한다.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태백산맥에 자리한 대관령엔 산악지역 특성상 바람이 많다. 기록엔 1991년엔 초속 34.2m의 강풍이 불었다고 나온다. 태풍 중에도 ‘강한 태풍’의 바람 세기다. 눈과 얼음이 집이나 다름없는 선수들도 강풍을 동반한 평창 추위엔 고개를 흔든다. 안젤라 루기에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장은 “난 아이스하키 선수를 지냈지만 평창에선 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지붕이 없는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을 해야 하는 조직위도 바람 때문에 걱정이다. 개회식이 열리는 오는 9일에는 좀 풀린 날씨라 최저 영하 11도, 최고 0도로 예보됐다. 그러나 지금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면 관중과 선수, 운영인력 모두 추위와 사투를 벌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평창 올림픽플라자 콘서트에선 6명이 저체온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됐다. 당시 평창 기온은 영상 3.4도로 높은 편이었지만, 초속 8m의 바람 탓에 체감온도가 뚝 떨어졌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민중의 역사를 기억하라(조시 맥피 편집, 리베카 솔닛 서문, 원영수 옮김, 지음, 서해문집 펴냄) 공산주의에서 민족해방, 자유주의, 무정부주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적 활동과 역사적 순간을 포스터에 담아내는 ‘CPH’(Celebrate People’s History·민중의 역사를 기억하라) 프로젝트 20주년을 기념한 동명의 책으로 158개 포스터에 담긴 저항과 혁명의 이야기를 전한다. 336쪽. 2만 2000원.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서경식 지음, 최재혁 옮김, 반비 펴냄) 재일 조선인 작가 서경식 도쿄게이자이대 현대법학부 교수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로마, 페라라, 볼로냐, 밀라노 등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를 방문해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감상했던 이야기를 묶은 여행 에세이다. 348쪽. 1만 8000원. 주부의 휴가(다나베 세이코 지음, 조찬희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로 유명한 일본 작가 다나베 세이코가 중년을 지나 노년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발견한 인생의 깨달음을 담았다. 작가는 정답을 얻으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쉬엄쉬엄 되는 대로 살라고 조언한다. 248쪽. 1만 2800원. 사물의 약속(루스 퀴벨 지음, 손성화 옮김, 올댓북스 펴냄) 프랑스 화가 앙리 마티스의 안락의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자전거, 이케아 의자 포엥, 벨벳 재킷, 빈 서랍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평범한 물건의 면면으로부터 인문학적인 성찰을 이끌어 낸다. 256쪽. 1만 3800원. 토닥토닥 잠자리 그림책(전 3권)(김유진 글, 서현 그림, 창비 펴냄) 재기 발랄한 발상이 돋보이는 작가 서현과 동시를 써 온 김유진 시인이 아이들의 잠자리를 위해 만든 그림책으로 ‘오늘아, 안녕’, ‘이불을 덮기 전에’, ‘밤 기차를 타고’ 3권으로 구성됐다. ?36~40쪽. 각 1만 2000원. 와인 에피소드(윤영지 외 6명 지음, 백산출판사 펴냄) 한국와인협회 임원인 저자들이 와인과 영화·음악의 관계부터 와인 이외의 맥주·위스키 등 다양한 술에 얽힌 뒷이야기를 엮었다. 464쪽. 3만원.
  •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기자 도읍지는 漢 낙랑군 조선현… 평양은 후대 상상의 산물일 뿐

    [이덕일의 새롭게 보는 역사] 기자 도읍지는 漢 낙랑군 조선현… 평양은 후대 상상의 산물일 뿐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400여년 전의 17세기 평양으로 돌아간다면 기자(箕子)가 평양에 왔었다고 믿기 십상일 것이다. 평양에 기자의 유적·유물이 수도 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서기전 12세기경의 인물인 기자가 평양으로 왔다는 인식은 사후 2400여년 후인 서기 12세기부터, 기자의 평양 유적은 서기 14세기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조선 중기에는 유적이 만들어진 지 이미 40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진위 구별이 쉽지 않았다. 기자가 평양으로 왔다는 ‘기자동래설’을 믿고 싶었던 사대주의 유학자들은 굳이 진위를 밝힐 생각도 하지 않았다.●기자의 지팡이 조선 선조 때 윤두수(尹斗壽·1533~1601)는 평양감사 시절 ‘평양지’를 편찬했는데 서문에서 “평양은 기자의 옛 도읍이다”라고 썼다. 윤두수는 “평양성의 남쪽에 기자가 만든 정전(井田)이 있고 … 성 북쪽에 토산(?山)이 있는데 기자의 의관(衣冠)을 묻은 곳이다. … 그 외에도 기자궁(箕子宮), 기자정(箕子井), 기자의 지팡이(箕子杖)가 있다”고 말했다. 평양에 기자의 궁전이 있고, 기자의 의관을 묻은 토산이 있고, 우물인 기자정이 있고 기자의 지팡이까지 있었다는 것이다. 기자가 평양에서 실시했다는 정전제(井田制)의 모형도 만들어 놨다. 사각형 농지를 우물 정(井) 자 형태로 나누면 아홉 구획의 농지가 생기는데, 여덟 가구가 한 구획씩 경작하고 가운데는 공동으로 경작해 세금으로 내는 이상적인 토지제도가 정전제다. 윤두수의 동생 윤근수(尹根壽·1537~1616)는 ‘평안도 감찰사로 나가는 박자룡(朴子龍)을 전송하는 서문’에서 “(평양에는) 기자의 지팡이가 있어서 감사가 관아에 있을 때 그 지팡이 한 쌍을 가지고 앞에서 인도했다”고 말했다. 윤근수는 자신이 등나무(?)로 만든 기자의 지팡이를 직접 보았는데 “임진왜란 때 잃어버렸으니 개탄스럽다”고 한탄했다. ●중국에 역수출된 평양기자 기자가 평양에 왔으니 그 후손들도 있어야 했다. 조선 중·후기 문신 미수(眉?) 허목(許穆)은 ‘동사’(東史)의 ‘기자(箕子)세가’에서 “기자의 후손은 기씨(奇氏), 한씨(韓氏), 선우씨(鮮于氏)”라고 말했다. 조선의 기씨·한씨·선우씨가 기자의 후예라는 것이다. 그런데 송나라의 문인 소식(蘇軾·1037~1101)과 원나라 문인 조맹부(趙孟頫·1254~1322)가 중국의 선우(鮮于)씨들에게 써 준 글들에서 ‘선우씨가 기자의 후손’이라고 쓴 것이 알려졌다. 그래서 광해군 때 예조판서였던 월사 이정구(李廷龜)의 건의에 따라 선우식(鮮于寔)이 평양 기자 사당의 제사를 주관하게 됐다.평양은 중국 사신들이 오가던 지역이었고, 기자 무덤은 이들의 단골 방문지가 됐다. 평양의 기자 유적은 중국에도 널리 퍼졌고, 중국인들이 거꾸로 조선인들에게 물었다.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1731~1783)은 영조 42년(1766년) 청나라에 다녀와서 쓴 기행문 ‘연기’(燕記)에서 중국 허난(河南)성 출신의 한림(翰林) 팽관(彭冠)과 나눈 이야기를 실었다. 팽관이 “기자의 후손이 지금 조선에 있습니까”라고 묻자 홍대용은 “평양에 기자의 무덤과 사당이 있는데 그의 후손들이 세습하면서 사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정전(井田)의 유적지가 아직도 있으니 고증할 만합니다”라고 답했다. 14세기 이후 만들어진 평양의 기자 유적들이 거꾸로 중국인들에게 ‘기자동래설’의 증거로 역(逆)사용됐던 것이다. ●조선 후기 학자들의 의심 그런데 조선 후기 중국의 1차 사료들을 검토하는 학풍이 일면서 “기자가 정말 평양으로 왔는가”라는 의문을 품는 학자들이 늘기 시작했다. 다산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강역고’(疆域考)의 ‘조선고’(朝鮮考)에서 “내가 살펴보니 요즘 사람들은 기자조선에 대해서 많이 의심하면서 혹 요동에 있지 않았는가 생각한다”라고 썼다. 기자조선이 평양 일대가 아니라 고대 요동이라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었다는 뜻이다. 정약용이 사숙(私淑)했던 성호 이익(李瀷·1681~1763)도 그런 학자였다. 그는 기자가 평양에 왔다고는 생각했지만 기자의 강역에 대해서 쓴 ‘조선지방’(朝鮮地方)에서는 기자가 당초에 봉함을 받은 지역이 “연나라에 접근해 있었으니 지금 만리장성 밖 요심(遼瀋·만주) 지역이 모두 강역 내”라고 썼다. 기자조선이 지금의 베이징 부근에 있던 연나라와 국경을 접해 있었으니 요심과 지금의 산해관(山海關) 부근의 만리장성을 넘는 지역이 모두 그 강역이었다는 뜻이다. 이익은 또한 ‘병영’(幷營)이라는 글에서는 ‘기자가 봉함을 받은 지역이 … 순(舜)시대의 병주(幷州)와 영주(營州)가 아니겠는가”라고도 말했다. 병주는 베이징 부근이고, 영주는 산둥성 일대를 뜻한다.●기자조선 위치가 중요한 이유 기자조선의 위치가 중요한 것은 현재 북한 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동북아 역사전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자조선의 도읍지 평양이 위만조선의 도읍지가 됐고, 그 자리에 낙랑군이 섰으므로 북한 강역이 중국의 역사 영토라는 것이 중국은 물론 국내 식민사학계의 논리다. 그럼 중국 사료도 그렇게 말하고 있을까. 한나라의 정사인 ‘한서’(漢書)에는 한나라의 행정구역을 설명한 ‘지리지’가 있다. ‘한서’의 ‘지리지’ 주석은 낙랑군 조선현이 기자가 도읍한 곳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한서’ 지리지에서 말하는 낙랑군 조선현을 찾으면 된다. 한 무제(武帝)는 원봉(元封) 5년(서기전 106) 전국을 13개 주(州)로 나누어 각각 자사(刺史)를 두었다. 지금의 베이징 지역에 있던 유주자사부(幽州刺史部)는 산하에 여덟 개 군을 두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낙랑군이다. 한나라는 전국에 30리 단위로 설치한 역참(驛站)에서 말을 갈아타 가면서 행정 문서를 주(州)나 군(郡)에 전달하게 했다. 한 주(州) 내의 산하 군들에는 보통 하루나 늦어도 이틀이면 행정문서가 전달되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주(베이징)에서 광활한 만주벌판을 지나서 천산산맥, 장백산맥, 낭림산맥 등의 험준한 산맥을 넘고, 허베이성 난하와 요녕성 대릉하, 요하를 건너고 압록강과 청천강 등을 건너 하루나 이틀 안에 평양에 행정문서를 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기자조선이 평양에 있었다는 것은 후대 사람들의 상상의 산물이다. 고구려를 침공했던 수(隋)나라 양제(煬帝·재위 604~618) 때 인물 배구(裵矩)는 서역에 관한 지리서인 ‘서역도기’(西域圖記)를 지어 올릴 정도로 지리에 밝은 인물이었다. ‘수서’(隋書)의 ‘배구 열전’에 따르면 그는 수 양제에게 “고려(고구려)의 땅은 본래 고죽국(孤竹國)인데, 주(周)나라 때 기자를 봉한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기자가 봉함을 받았다는 고죽국에 대해서 성호 이익은 ‘성호사설’의 ‘고죽안시’(孤竹安市)에서 “고죽국은 영평부(永平府)에 있다”고 말했다. 영평부 자리가 기자조선이 있던 자리라는 뜻인데, 명·청 때의 영평부는 지금의 허베이성 루룽(龍)현이다. 청나라 때 역사지리학자 고조우(顧祖禹)가 편찬한 ‘독사방여기요’(讀史方輿紀要)는 “영평부 북쪽 40리에 한나라 낙랑군의 속현이었던 조선성(朝鮮城)이 있다”고 말해서 영평부 자리가 기자조선의 도읍임을 밝혔다. 앞으로 후술하겠지만 지금의 허베이성 루룽현이 옛 한나라 낙랑군 조선현 지역이라는 사료는 이외에도 많다. 평양은 고려 후기 유학자들이 기자의 도읍으로 끌어들였을 뿐 중국의 여러 사료들은 지금의 허베이성 루룽현을 기자의 도읍지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무력화할 중국 사료는 많다. 중국이나 일본의 눈이 아니라 우리의 눈으로 우리 역사를 바라보는 역사관의 전환이 시급한 때다. ■기자와 선우씨 조선에서 ‘선’자 따고 우땅 ‘우’를 합쳐 선우…선우씨 정통처럼 인식 ‘상우록’(尙友錄)에는 주 무왕이 기자를 조선(朝鮮)에 봉했는데, 그 아들 중 한 명인 중(仲)이 우(于)땅을 채지(采地·봉토)로 받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조선에서 선(鮮) 자를 따고 우땅에서 우(于) 자를 따서 선우(鮮于)씨가 됐다는 것이다. 명 태조 주원장(朱元璋·재위 1368~1398) 때 중령별장(中領別將) 선우경(鮮于京)의 7대 후손이라는 선우식(寔)이 평안도 태천(泰川) 평양의 기자 사당인 숭인전(崇仁殿) 곁에 와서 살았다. 그래서 그를 기자의 후예로 인정해 광해군 때 숭인전 전감(殿監)에 제수했고, 그 자손이 대대로 전감직을 세습함으로써 선우씨가 기자의 정통처럼 인식됐다.
  • [사설] 밀양 참사를 정쟁 대상으로 삼는 정치권

    동냥을 못 주겠으면 쪽박이라도 깨지 말아야 한다. 밀양 참사 수습에 머리를 맞대도 시원찮을 정치권이 또 네 탓 공방이다. 하루 아침에 38명의 생명이 날벼락을 맞아 온 나라가 혼비백산이다. 이 와중에 기회를 놓칠세라 야당은 정부와 여당 공격에 날 새는 줄 모른다. 밀양 참사 현장에서는 맹추위 속에 장례식장조차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슬퍼할 시간도 없을 판에 한가하게 정치 공방이라니. 신물이 올라 온다. 자유한국당은 밀양 참사 당일부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론을 최대한 부각시키며 청와대와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 정부는 정치 보복만 하고 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가 사퇴하라고 공격한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현송월 뒤치다꺼리하느라 국민 생명을 못 지켰다”고 아예 색깔론을 덧입혔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라는 옛말이 있다. 잇따른 대형 참사를 빌미 삼아 현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싶은 야당의 계산이 빤하다. 그 계산이 얕아도 너무 얕으니 여론은 부글부글 끓는다. 그런 한심한 정쟁 시비나 걸 거면 사고현장에 뭣 하러 내려갔는가, 국민 수준을 대체 뭘로 보느냐는 등 원색적인 지탄이 쏟아지고 있다. 야당의 대처 수준도 딱하지만 여당이라고 크게 나을 것도 없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참사 현장에서 “이곳의 행정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느냐”며 홍 대표에게 시비를 걸었다. 국민 눈에는 그저 개긴도긴의 수준이다. 한 달 만에 대형 참사를 또 겪은 국민 심정을 이해한다면 이유 불문하고 이런 급수 낮은 공방은 있을 수 없다. 네 탓 입씨름할 시간이 있거든 이 같은 참사가 없도록 한시라도 빨리 제도 정비에 신경을 쏟으라. 사고가 날 때마다 지난 정권 탓이네 현 정권의 무능이네 하는 삿대질이 누구한테 무슨 도움이 되는가. 지난달 제천 화재 때도 여야는 무의미한 공방으로 시간을 허비했다. 소방관 몇 명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정치권은 시끄럽게 입만 놀리다가 결국 뒤로 빠졌다. 정작 재난의 근본 책임은 안전 관련 법 개정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방치하는 정치권에 있다. “국민 화병 유발자” 소리를 듣고 싶지 않거든 한국당은 속 보이는 정쟁 시비를 더 걸지 말라. 현 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안심사회’를 국정 전략으로 정했다. 제1 야당의 책무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정부가 민생 안전을 지킬 실천의지가 과연 있는지 국회 안에서 감시하고 자극하고 채찍질하는 일이다.
  • [인사] 국방부 외

    ■국방부 ◇고위공무원급 승진 임용△기획관리관 윤영모△군사시설기획관 박승흥◇과장급 전보△전력자원관리실 군수관리관실 군수기획과장 윤현주△차관실 운영지원과장 이순택△기획조정실 기획관리관실 기획총괄혁신담당관 박과수△전력자원관리실 전력정책관실 전력정책과장 김미정△기획조정실 기획관리관실 진단평가담당관 이연욱△전력자원관리실 전력정책관실 전력조정평가과장 문희 ■산업통상자원부 ◇과장급 전보△기계로봇과장 김남규 ■국민권익위원회 ◇고위공무원 승진 가급△기획조정실장 곽형석◇고위공무원 전보△부패방지국장 임윤주△고충처리국장 권근상△행정심판국장 김태응△권익개선정책국장 안준호△대변인 한삼석 ■국세청 ◇고위공무원 전보△국세청(국립외교원) 노정석△국세청(국방대학교) 정재수△국세청(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김태호◇고위공무원 승진△부산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박재형△부산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장 이청룡◇부이사관 전보△서울지방국세청 첨단탈세방지담당관 김국현△서울지방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 양동훈△대전지방국세청 조사1국장 이경열◇과장급 전보△대전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 주효종△국세청(세종연구소) 김진우 ■한국언론진흥재단 △경영이사 손동우 ■국립공원관리공단 ◇1급 승진·전보△행정처장 김종희◇2급 승진·전보△총무부장 설정욱△해양자원부장 김철도△방재관리부장 임철진◇본부 처·실장급 전보△홍보실장 정용상△자원보전처장 김진광△안전방재처장 이용민△시설처장 김경출△공원환경처장 이진범△상생협력실장 문명근△비서실장 김도헌◇본부 부장급 전보△환경관리부장 최병기△감사부장 정정권△노사협력부장 한진섭△탐방해설부장 신정태△안전대책부장 홍성광△국가지질공원사무국장 장봉식△운문산생태경관보전지역관리단장 주재우◇공원사무소장급 전보△지리산국립공원남부사무소장 김승희△한려해상국립공원동부사무소장 이수식△북한산국립공원도봉사무소장 김두한△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장 이승찬△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장 강재구△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장 박춘택△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장 박진우△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장 서인교△태백산국립공원사무소장 김진태 ■스노우피크 코리아 △대표이사 김남형
  • 반려동물로 키우던 곰, 아이 공격…멕시코서 발생

    반려동물로 키우던 곰, 아이 공격…멕시코서 발생

    반려동물로 기르던 곰이 아이를 공격한 사건이 멕시코에서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멕시코 북서부 두랑고주의 테파우아네스에서 최근 발생했다. 3살 된 아이가 정원에 있던 곰에게 먹이를 주다가 공격을 당했다. 부모는 인터뷰에서 "아들이 먹이를 주려고 하자 그때까지 온순하게 정원에 있던 곰이 갑자기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발톱을 세운 곰이 덮치면서 아이는 왼팔에 부상을 당했다. 부모에 의해 급히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진 아이는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지만 왼팔의 상태에 대해 병원은 브리핑을 내지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가족은 지난해 문제의 곰을 반려동물로 입양했다. 정확한 나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곰이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준 선물이라고 한다. 입양 후 곰은 가족과 함께 어울리면서 공격성을 보이지 않았다. 부모는 "워낙 어릴 때 입양을 했고 한 번도 사람에게 덤벼든 적도 없어 아이를 공격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곰은 멕시코 환경보호청으로 넘겨졌다. 환경보호청은 부모가 곰을 입양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곰을 야생으로 돌려보낼지, 동물원으로 보낼지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멕시코에선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동물을 반려동물로 기르는 사람에 대해 보다 엄격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원에 풀어놓은 곰이 이웃집으로 넘어가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멕시코에선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주의 티후아나에서 한 남성이 호랑이를 데리고 산책에 나서 한때 큰 소동이 났다. 비록 목줄을 건 상태였지만 어슬렁 어슬렁 맹수가 나타나자 주민들은 혼비백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당국이 수습한 호랑이는 4개월 된 벵골 호랑이였다. 당국은 호랑이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티후아나 동물원에 넘겼다. 멕시코는 맹수나 희귀동물을 반려동물로 입양하는 걸 법으로 금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호랑이부터 퓨마, 곰, 아나콘다에 이르기까지 위험한 동물을 몰래 반려동물로 키우는 가정이 적지 않다는 게 동물보호단체들의 주장"이라면서 "사람이나 동물 모두를 위해 당국이 보다 강력한 단속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봄의 전령 고로쇠 수액 채취 시작

    봄의 전령 고로쇠 수액 채취 시작

    22일 경남 함양군 안의면 기백산 자락에서 주민들이 고로쇠나무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나무에 구멍을 뚫은 뒤 관을 연결하고 있다. 함양군 제공
  • [포토] ‘태백 스타일~’

    [포토] ‘태백 스타일~’

    태백산 눈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태백산국립공원 당골광장에 대형 눈 조각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싸이 눈 조각은 2013년 태백산 눈축제 최고 인기 작품이었다.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욕조에 숨어있다” PGA도 혼비백산

    “욕조에 숨어있다” PGA도 혼비백산

    미사일 발사 경보로 혼란을 빚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출전 선수들도 생애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며 혀를 내둘렀다.그 시간 골퍼들은 대회 3라운드를 앞두고 대부분 호텔에 머물렀다. 하와이주 정부는 경보 13분 뒤인 오전 8시 20분 오보라고 정정 발표했지만, 주민들에게 이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38분이나 더 걸렸다. 경보를 받은 선수들 가운데 비교적 일찍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아챈 경우는 안도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혹시나 날아올지 모를 미사일 공포에 시달려야 했다. 존 피터슨(미국)은 트위터에 “아내, 아기, 장인·장모와 욕조에 있다. 제발 미사일 위협이 가짜였으면…”이라고 기원했다. 윌리엄 맥거트(미국)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도 가족들과 함께 지하실로 달려갔다. 소니오픈 트위터 계정도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잘못된 경보로 확인되자 선수들은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분노를 드러냈다. 오스틴 쿡(미국)은 “살면서 받은 가장 무서운 경보였다. 다행히 실수였지만 작은 실수가 아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크게 놀란 터라 성적도 미끄럼을 탔다. 전날 선두와 3타 차 공동 2위를 달리던 피터슨은 이날 7번홀(파3)에서 샷 실수와 퍼트 실수를 거듭하며 트리플 보기 하나와 보기 4개, 버디 3개로 4오버파를 쳐 공동 40위로 주저앉았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졸라 부자’/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졸라 부자’/황수정 논설위원

    단어 하나로도 신구 세대가 가늠된다. ‘졸부’(猝富)의 뜻이 ‘벼락부자’라고 대답할 수 있으면 기성세대. 인터넷 세대라면 다르다. 십중팔구는 조건반사처럼 답한다. “졸라 부자.”웃지 못할 생활 속 에피소드들은 넘쳐난다. 중학교 교실에는 윤봉길 의사의 직업이 병원 의사(醫師)인 줄 아는 학생이 수두룩하다. 제 이름 한자들을 보고도 눈만 멀뚱거리는 대학생이 부지기수. 봉투의 한자 이름을 못 읽어 결혼 축의금을 누구한테서 받았는지 모른다는 해프닝도 있다. 한자 까막눈이들의 ‘실화’다. 교육부가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정책을 없던 일로 돌렸다. 지난 정권에서 시행 의지를 강력하게 보인 바람에 찬반 논란이 들끓었던 정책이다. 그런 사안을 이제 와서 쥐도 새도 모르게 제 손으로 폐기한다니 할 말이 없다. 교육부의 폐기 이유는 이번에도 간단하다. 교과서에 한자가 표기되면 한자 사교육이 유발된다는 우려다. 재작년 한창 한자 병기를 추진할 때는 “사교육 부담은 걱정 없다”고 했다. 그 입찬소리가 귀에 생생하다. 돌다리도 백번 두들겨야 할 교육정책이 죽 끓는 냄비다. 교과서 한자 표기 논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급진전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 준 사람은 당시 황우여 교육부 장관. 반대 목소리들을 단박에 눌렀다. 초등 교과서에 많이 쓰이는 한자 300자를 고르되 교과서 여백에 음과 뜻을 표기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교육정책이 이념의 프레임 속에서 갈지자 행보니 께름칙할 뿐이다. 새 정부 들어 교육부가 제 손으로 정책 방향을 튼다는 의심이 쏟아진다. 어제는 방과후 영어 금지, 오늘은 초등 교과서 한자 폐기. 자고 나면 손바닥을 뒤집으니 교육 현장은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혼비백산이다. 이러다가 내일은 한국사가 도마에 오를 판이다. 한국사를 대입 필수 과목으로 추진한 것도 지난 정부다. 장관 한 사람 바뀌었을 뿐 그 교육부가 이 교육부다. 뒤엎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최근 서울 소재의 소설을 쓰기도 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는 “사유의 폭을 확장할 수 있는 언어도구(한자)를 왜 제 손으로 버리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한다. 그런 고상한 말도 필요 없다. 당장 초등 5학년 사회 교과서를 한번 보고 다시 얘기하자. 한자 조어가 태반인 용어들은 아이들 눈에 난수표다. 용어 해설이 붙은 참고서가 필수인 이유다. 진보도 보수도 제발 더는 따따부따하지 말기를. 교육정책의 소비자는 누구도 아닌 학생과 학부모들이니까.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우호 전해종 서강대 명예교수 별세

    우호 전해종 서강대 명예교수 별세

    우호(于湖) 전해종 서강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5일 오전 3시 30분 별세했다. 99세. 고인은 1919년 간도에서 출생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교수를 지내다 1968년부터 서강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해방 이후 중국사와 한·중관계사를 연구하며 한국 동양사학의 기틀을 다졌다. 같은 대학 한국사 이기백 교수, 서양사 길현모·차하순 교수와 함께 ‘서강사학’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한·중관계사와 중국적 세계질서에 따른 외교 관계 연구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이룩했다. 1977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에 선임돼 40년간 활동했다. 학술원상, 용재상,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초대 동양사학회장과 백산학회장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딸 혜란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8일 오전. (02) 2258-5940.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볼거리ㆍ놀거리ㆍ먹거리 ‘풍성’… 겨울축제로 빛나는 강원

    볼거리ㆍ놀거리ㆍ먹거리 ‘풍성’… 겨울축제로 빛나는 강원

    꽁꽁 추워서 즐거운 강원도 겨울축제에 초대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강원 산골마을 곳곳에서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겨울축제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150만명 안팎의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은 화천 산천어축제는 한층 업그레이된 모습으로 열린다. 맑은 소양강 빙어를 테마로 한 인제 빙어축제, 홍천강에서 자라는 송어와 지역특산물인 인삼을 주제로 한 홍천 인삼송어축제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백두대간 고산지대에서 열리는 평창 송어축제는 이미 지난달 22일부터 두 달간 일정에 들어갔다. 태백산 눈축제와 정선 고드름축제, 춘천 로맨틱 페스티벌도 개막된다. 특색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있다.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와 얼음이 두껍게 얼면서 어느 해보다 안전한 축제가 예상된다. 최근 미국 CNN 방송의 여행전문 사이트 CNN트래블이 ‘2018년에 방문할 최고의 장소 18곳’ 중 한 곳으로 평창을 선정했다. 이런 평창과 함께 강원도를 세계 속에 알리는 대표 겨울축제를 찾아가 본다.●화천 산천어축제 중국 하얼빈 빙등제, 캐나다 윈터카니발,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와 함께 세계 4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화천 산천어축제’ 시즌이 돌아왔다. 올 축제는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23일간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다. 얼음낚시, 맨손잡기, 선등거리, 썰매타기 등과 어우러져 밤낚시와 좌대 얼음낚시(750~1000석)까지 즐길거리를 추가해 재미와 안전을 업그레이드했다. 어린이들에게 추억을 심어 주기 위해 핀란드 로바니에미와 협의해 리얼 산타클로스 초청 행사(12~14일)도 갖는다. 루어낚시, 봅슬레이 등 축제 기간에 선보이는 프로그램만 70여개에 달한다. 축제 기간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행사(22일 오전 10시)도 펼쳐진다. 매주 금·토요일에는 무도회와 퍼레이드, 황금반지 이벤트 등 길거리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미 지난달 23일 화천읍내를 밝히는 선등거리 점등식을 가져 축제 분위기다.평창동계올림픽을 한 달여 앞두고 열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축제장 안에 외국인 전용 사후 면세점도 운영한다. 지역 축제장 안에 외국인 전용 사후 면세점이 설치되는 것은 국내 처음이다. 몽골텐트를 이용해 만든 면세점에는 화천 주민들이 팔지 않는 농특산물과 축제 기념품을 비롯해 평창동계올림픽 기념품, 화장품과 인삼제품 등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제품들이 판매된다. 외국인 안내를 위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태국어 웹사이트도 별도 제작했다.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찾는 외국 관광객들을 먼저 맞이하겠다는 복안이다. 올해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 화천군 인구 2만 7000여명의 50배를 넘길 예정이다.●인제 빙어축제 원조 겨울축제 ‘인제 빙어축제’가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인제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대에서 열린다. 소양강 상류 맑은 물에서 자라는 빙어가 축제 주인공으로 등장한 지 올해로 벌써 18년째다. 겨울 가뭄과 온난화 등으로 소양강댐 물이 줄면서 지난해 축제의 맥을 이어 오지 못했지만 올해는 수량이 풍부하고 이른 추위로 얼음이 20㎝ 이상 얼면서 안전 축제가 가능해졌다. 축제에서는 빙어낚시 체험, 눈썰매장, 얼음 썰매, 얼음 봅슬레이, 얼음 미로 체험, 아이스 범퍼카, 빙어 뜰채 잡기, 얼음 축구대회, 스노 레이스 등 27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축제장 주변에는 대형 눈조각공원이 들어서고 아이스 난타 및 눈조각 퍼포먼스, 아이스 칵테일 쇼 등이 진행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빙어를 이용한 먹거리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축제에 앞서 인제군 문화재단 주관으로 20일 오후 1시에는 인제 농업기술센터 생활과학관 조리실습장에서 ‘2018 인제 빙어요리 시식평가회’가 열린다. 빙어축제장 먹거리촌 입점 업소는 시식평가회를 통해 선정된다. 일반음식 입점 업소는 빙어를 재료로 한 지정요리와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자유요리 등 두 가지 요리를 평가한다. 한림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와 맛 칼럼니스트 등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평가 위원은 축제장에서 조리할 음식의 조리 과정, 맛, 위생, 외형, 창의성 등을 꼼꼼히 평가한다. 인제군보건소는 빙어 요리 시연회를 열어 빙어크로켓, 빙어탕 칼국수 등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먹거리 다양화에 나선다.●홍천강 인삼송어축제 청정 홍천강 송어와 특산품 6년근 인삼이 어우러진 홍천강 인삼송어축제가 홍천강변(홍천교~화양교) 일대에서 5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진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얼음낚시를 비롯해 맨손 송어잡기 등 한겨울 얼얼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축제로 인기 높다. 인근 대명비발디파크에서는 눈썰매와 얼음 조각 전시 등 스노월드가 펼쳐지고, 강변에는 시골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초가집, 어린이들에게 생소한 당나귀 타기, 알파카월드, 손난로 만들기, 캐리커처 그리기, 무료 민속놀이터 체험 등 이색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어 재미를 더한다. 향토음식점과 실외 먹거리터 등도 들어선다. 알몸으로 물살이 내려오는 곳에서 송어를 잡으며 뛰는 북금곰 달리기대회도 열린다. 축제장 주변에는 솟대·깃발·바람개비 거리, 송어등(燈) 거리, 얼음나무꽃 등이 설치되고, 홍천 농특산물 판매장도 마련된다.6년근 인삼 최대 생산지라는 지역 특색을 살린 인삼송어를 통해 타 지역 축제와 차별화하며 2015년 관광객 50만명을 끌어들여 강원 문화관광축제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인삼송어는 홍천 인삼을 먹여 무항생제로 키운 햇송어로 지난달 성균관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검사한 결과 일반 송어에 비해 항산화 기능이 48.4%가 높게 나왔다. 특히 인삼송어는 면역활성 효과가 우수하고 고소한 맛과 식감이 좋아 인기다. 지난해에는 이상 고온으로 홍천강 인삼송어축제가 반쪽으로 운영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올해는 한파로 얼음 두께가 30㎝ 가까이 얼어 성공 축제가 기대된다.●평창 송어축제 대관령의 겨울 추위를 맞아 꽁꽁 얼어붙은 평창 진부면 오대천에서는 이미 겨울축제가 한창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평창 송어축제는 다음달 25일까지 두 달 넘게 열리는 국내 최장 기간 겨울축제다. 동계올림픽과 함께하며 세계 속에 평창의 겨울을 알린다. ‘눈과 얼음, 송어가 함께하는 겨울 이야기’란 주제로 개막한 이번 축제에는 송어 얼음낚시를 비롯해 송어 맨손잡기, 눈썰매, 스노봅슬레이, 겨울놀이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스노래프팅,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 다양한 레포츠 프로그램도 있다. 스케이트, 전통썰매, 4륜 오토바이, 회전그네, 유로점프, 미니 바이킹 등 즐길거리도 풍성하다. 대표 프로그램인 송어낚시는 얼음낚시, 텐트낚시, 실내낚시, 맨손잡기, 야간낚시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평창 윈터페스티벌 앱을 다운받아 축제장에서 신선 낚시 이벤트를 즐기며 다양한 선물과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평창송어축제 기간 동안 4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기간 송어 소비량만 74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송어축제와 맞물려 다음달 7일부터 22일까지 평창 대관령면 송천 일대에서는 눈조각 전시, 알몸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대관령 눈꽃축제’가 열려 흥을 더한다. 이 밖에 정선에서는 고드름축제(2월 7~25일)가 열리고, 태백에서는 태백눈축제(19일~2월 11일)가 열려 겨울 관광객을 맞는다. 화천·인제·홍천·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1862년 화마 입은 대승사, 부석사 무량수전 목각탱 모셔오다

    [서동철 논설위원의 스토리가 있는 문화유산기행] 1862년 화마 입은 대승사, 부석사 무량수전 목각탱 모셔오다

    ‘죽령 동쪽 100리에 우뚝 솟은 산이 있는데, 진평왕 9년(587) 갑자기 4면이 한 장(丈)이나 되는 돌이 하늘에서 산꼭대기로 떨어졌다. 그 돌에는 사방여래(四方如來)가 새겨졌는데, 붉은 비단으로 싸여 있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행차하여 절하고는 바위 곁에 사찰을 창건하도록 했다. 절 이름을 대승사(大乘寺)라 했는데, 법화경을 외는 비구 망명(亡名)을 주지로 삼아 바위를 깨끗이 쓸고 향불이 끊어지지 않게 했다. 산 이름은 역덕산(亦德山)이라고도 하고 사불산(四佛山)이라고도 한다. 승려가 죽어 장사 지냈는데 무덤 위에 연꽃이 피어났다’●대승사 곁에는 총지암·윤필암 등 유명 암자 즐비 ‘삼국유사’의 ‘사불산(四佛山)·굴불산(掘佛山)·만불산(萬佛山)’에 나오는 이야기다. 망명(亡名)은 글자 그대로 이름이 잊혀져 알 수 없게 된 승려다. 한 장(丈)이란 한 자(尺)의 열배에 이르는 단위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줄인 법화경은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이다.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경지에 들어서게 하는 데 근본 목적을 둔다. 사방여래가 새겨진 바위가 떨어졌다는 것은 주변 고을 사람들을 극락정토로 한데 이끌고 가겠다는 부처의 뜻이 아닐 수 없다. 사불산과 대승사는 경상북도 문경시의 동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소백산이 서남쪽으로 뻗어 문경새재로 가는 길목에 사불산이 있고 그 기슭에 대승사가 있다. 해발 913m에 이르는 사불산의 오늘날 공식 명칭은 공덕산(功德山)이다. 역덕산이든, 공덕산이든, 사불산이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인근 중생에게 두루 미치게 하겠다는 속뜻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도 사불산 일대는 하나의 불국토(佛國土)다. 공덕산 동쪽 기슭 예천 땅에는 통일신라시대 창건설이 전하는 용문사(龍門寺)가 있다. 후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머문 적이 있는 고려 태조 왕건은 천하를 평정하면 큰 절을 일으키겠다는 맹세를 했고, 건국 이후 용문사를 중건했다고 한다. 사불산 서쪽의 해발 1103.2m 운달산 아래는 김룡사(金龍寺)가 있다. 대승사 창건 이듬해인 588년(진평왕 10) 운달조사가 세웠다는 설화가 전한다. 사불산은 그 자체로 부처의 땅이다. 대승사 바로 곁에는 새로 지은 총지암(總持庵)을 비롯해 문수암(文殊庵), 관음암(觀音庵), 보현암(普賢庵)이 있다. 윤필암(潤筆庵)과 묘적암(妙寂庵)은 대승사만큼이나 유명세를 떨치는 산내 암자다. 대승사에 가려면 문경시청이 있는 옛 점촌에서 자동차로 30~40분은 달려가야 한다. 오늘날의 대승사는 전각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찰(大刹)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임진왜란 당시 불타버린 이후 1604년(선조 37)부터 1701년(숙종 27)까지 100년 남짓에 걸쳐 중건한 절집은 6·25전쟁에도 무사했건만, 1956년 대화재로 대부분이 소실됐다고 한다. ●1956년 화재… 전각 대부분 1960년대 이후 재건 앞서 고려시대에도 화를 입었다. 진정국사 천책의 ‘유사불산기’(遊四佛山記)에는 ‘갑진년 8월 두 세 명의 도반과 지팡이와 짚신을 챙기고 사불암을 배례하고 대승사를 찾았다. 옛 건물과 회랑에는 오직 한 사람의 늙은 승려가 한 사람의 사미를 데리고 거처하고 있었다.…노승은 ‘내가 이 절에 머리 깎고 들어온 지 이미 60년 남짓인데 그동안 끊임없이 불법을 지닌 고승이 교법을 널리 펴 왔지만 근래 오랑캐 말발굽이 침범해 중단되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갑진년은 1244년(고종 31)이다. 1231년부터 1259년까지 6차례 이어진 몽골의 침입을 가리킨 것이다. ●총지암 석탑 복원땐 삼국시대 창건설 밝혀질 수도 지금 대승사에서 볼 수 있는 전각은 대부분 1960년대 이후 다시 지은 것들이다. 대웅전과 그 앞에 세워진 만세루도 그렇다. 절집은 새것이어도 고찰(古刹)의 흔적은 넘쳐난다. 대웅전 앞에 놓인 한 쌍의 노주석(柱石)이 또한 그렇다. 광명대(光明臺)라고도 불리는 노주석은 야간 법회가 있을 때 주위를 밝히는 역할을 한다. 노주석 기둥에는 1729년(영조 5) 세웠음을 알리는 명문(銘文)이 있다.대웅전의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더욱 특별하다. 후불탱을 그림 대신 조각으로 만들어 모신 것이다. 목각탱(木刻幀)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10개의 나무편을 조합해 아미타정토세계를 표현했다.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은 조선 후기 집중적으로 조성됐는데 남아 있는 것은 6점뿐이다. 예천 용문사와 상주 남장사 보광전, 상주 남장사 관음선원, 서울 경국사, 남원 실상사 약수암 것이 그렇다. 이 목각설법상이 당초에는 영주 부석사의 큰법당인 무량수전에 모셔졌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1862년(철종 13) 대화재를 당한 대승사는 새로운 큰법당을 짓고 폐찰 상태로 방치되던 부석사에서 이 목각탱을 옮겨왔다는 것이다. 이후 법등(法燈)이 다시 이어진 부석사에서 강력하게 반환을 요구했다. 결국 대승사는 목각탱을 돌려주지 않는 대신 부석사 조사당(祖師堂)의 수리비용을 대기로 합의한다. 부석사의 창건주 의상대사의 영정을 모신 조사당은 고려시대 절집이다. 당시 두 절 사이에 오간 문서 4점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합의서에 해당하는 것이 완의(完議)다. 이 문서들은 1973년 목각아미타설법상과 더불어 보물로 지정됐다. 하지만 목각설법상이 국보로 승격됨에 따라 지금은 ‘문경 대승사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 관계문서’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대승사 동쪽 언덕의 총지암 마당에는 석탑의 부재들이 여러 무더기 쌓여 있다. 상당한 규모의 석탑으로 시대도 고려시대 이전으로 올라갈 듯하다. 옛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대승사가 삼국시대 창건설이 전하는 사찰의 이미지를 되찾는 데 적지 않은 몫을 할 수 있을 듯하다.●윤필암에 사면석불 배례할 수 있게 사불전 세워 사면석불은 대승사 뒤편으로 보이는 공덕산 줄기의 정상부에 있다. 하지만 대승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사면석불을 만나려면 산 너머 윤필암으로 가야 한다. 대승사에서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윤필암과 묘적암으로 가는 길이 나타난다.사면석불을 가까이에서 대하고 싶다면 윤필암에서도 20~30분쯤 산을 올라야 한다. 오랜 세월 풍파를 온몸으로 견뎌야 했던 조각은 희미하다. 윤필암에는 산에 오르지 않고도 사면석불에 배례할 수 있도록 사불전(四佛殿)이 세워졌다.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처럼 사면석불 쪽을 향해 커다랗게 창을 낸 전각이다. ●마애불 옆 전설 속 미륵암은 흔적 없이 사라져 윤필암에서 묘적암으로 오르는 중간에는 높이 6.1m의 대승사 마애여래좌상이 있다. 양촌 권근(1352~1409)은 ‘사불산 미륵암 중창기’에 마애불과 함께 미륵암의 존재를 언급해 놓았다. 마애불 곁의 신라시대 세웠다는 전설이 있는 작은 절이 미륵암이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 암자는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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