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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 스키장 지난해보다 일주일 먼저 개장

    강원, 스키장 지난해보다 일주일 먼저 개장

    “눈과 얼음의 나라, 강원도에서 한겨울 추억을 만드세요.” 강원도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이달 중순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자치단체들마다 겨울 관광객 유치작전에 분주하다. 눈·얼음을 주제로 다양한 축제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강원도의 한겨울 속으로 들어가보자. ●주말 스키장엔 수만명씩 북적 지난해보다 일찍 문을 연 평창 용평·보광휘닉스와 횡성 성우리조트는 개장초기인데도 주말이면 1만명 이상의 스키어들이 찾고 있다. 아직 풍성한 눈이 내리지 않아 일부 슬로프만 가동하고 있지만 겨울을 앞당겨 즐기려는 스키 마니아들의 발걸음이 줄을 잇고 있다. 겨울이 유달리 빨리 찾아오는 평창·횡성을 시작으로 이번주와 다음주 중 홍천 비발디스키장과 춘천 강촌스키장이 속속 개장한다. 원주 오크벨리(슬로프 7면)와 정선 하이원스키장(슬로프 18면)도 새달 초 신규 오픈한다. 갖가지 이벤트도 풍성하다. 용평리조트는 다음달 10일부터 새해 3월 중순까지 ‘용평 펀스키 페스티벌’과 ‘크레이지 스키 & 스노보드 대회’를 개최한다. 홍콩·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국가들을 대상으로 1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모집하는 대규모 이벤트다. 보광 휘닉스파크와 강원랜드 하이원도 일본인들을 겨냥해 다양한 스키투어 상품을 마련 중이다. ●자치단체는 눈·얼음축제 준비 자치단체들마다 겨울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화천군은 ‘화천산천어축제’준비에 바쁘다.‘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은 추억’을 주제로 새해 1월6일부터 23일 동안 펼쳐질 제5회 산천어축제는 물 맑은 화천강 일대에서 얼음구멍을 뚫고 낚시로 산천어를 잡는 이색 겨울축제. 산천어 얼음낚시를 비롯해 산천어 맨손잡기, 산천어 루어낚시 산천어잡기행사와 함께 얼음썰매, 눈썰매, 눈조각, 얼음축구 등 40여종에 이르는 다양한 볼거리·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인제군도 소양호 상류인 남면 부평리 선착장 일대에서 빙어축제를 연다. 설악의 눈녹은 물에서 건져 올린 팔딱거리는 빙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이색적인 맛에 행사기간 동안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전국 최고 축제행사로 자리잡았다. 빙어낚시대회와 얼음축구대회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태백시도 새해 1월 말부터 2월7일까지 태백산도립공원 등에서 ‘대관령 눈꽃축제’를 펼치는 등 겨울손님 끌기에 나섰다. ●산골학교에서 겨울을 체험하세요 산골학교들도 겨울체험을 이색상품으로 개발해 도시인들에게 겨울을 팔고 나섰다. 동강 상류인 정선군 정선읍 광하리 옛 광하초등학교의 정선아리랑공연예술원이 겨울방학을 맞은 대도시 어린이들을 위한 ‘정선산골학교 체험행사’를 마련한다.‘어린 왕자와 함께 하는 정선산골학교체험’ 행사에는 크리스마스 캠프와 새해 캠프가 열린다. 겨울방학이 한창인 새해 1월5일부터 2월11일까지는 매주 금요일마다 1박 2일 일정의 방학 캠프가 마련된다. 정선아리랑공연예술원의 뮤지컬 ‘어린왕자’ 출연배우, 광하리 마을주민과 함께 하는 이번 행사에는 눈썰매,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팽이치기 등 산골겨울놀이가 다채롭게 준비된다. 홍기업 강원도 환경관광문화국장은 “도시민들이 겨울나라 강원도에서 환상적인 추억만들기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노벨상 에사키 교수-이상수 장관 ‘직업능력개발’ 특별좌담

    노벨상 에사키 교수-이상수 장관 ‘직업능력개발’ 특별좌담

    급속한 기술발달로 이제 학교에서 배운 지식만으로 평생고용을 보장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기업과 국가 등 모든 사회 시스템이 글로벌시대에 맞춰 빠르게 변화되면서 직업능력 습득이 개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신문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초청으로 지난 23일 방한한 세계적인 석학 에사키 레오나(江埼 玲於奈) 일본 쓰쿠바대학(筑波大學) 명예교수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만나 긴급좌담을 가졌다. 좌담에는 이상수 노동부장관과 우득정 서울신문 논설위원 등이 참석해 직업능력개발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우 위원 먼저 서울신문 독자들을 위해 좌담에 응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에사키 교수께서는 방한과 함께 23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인간능력의 한계와 도전’이란 주제의 강연을 하셨습니다. 독자들을 위해 주요 메시지를 간략히 정리한다면. ●에사키 교수 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최대한 개발해 낼 것인가를 강조했습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각자의 재능을 갖고 태어납니다. 이 재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국가와 사회, 세계를 위해 어떻게 개인의 능력을 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전시키는 것은 자신과 국가, 조직, 기업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직업능력 개발의 근원은 바로 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최대한 개발해 낼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특히 오늘 강연에서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코드’를 예로들었는데, 핵심은 세기의 전환이었습니다. 소설에서처럼 과거는 지도자에 의해 지배됐지만 지금은 리더가 아니라 자기 스스로 이데올로기를 세우고 학습으로 진리를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21세기는 자기학습 능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장관 저는 얼마전 소나무 분재에 감겨져 있는 철사를 뜯어냈습니다. 태백산의 주목처럼 모양이 좋은 것이었지만 스스로가 아니라 타율에 의해 만들어진 모양이란 생각에서 철사를 걷어낸 것입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남에 의해 모양새가 만들어진 것보다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 아름다운 것입니다. 탈무드는 “자식에게 사랑은 주되 생각은 주지말라.”고 전했습니다. 선생님이 자주적인 인간성을 강조하신 데 동감합니다. ●에사키 교수 장관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람의 자율적인 능력은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재능을 어떻게 발견하고 육성, 발전시켜 나가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옛날 교육은 학교에서 “이런 인간이 되어라.”라고 했지만 요즘은 자기의 천성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3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좋은 재능을 가진 사람이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한국인도 뉴욕의 오페라하우스에서 활동하는 재능있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가 각자의 재능을 살려주는 교육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믿습니다. 한국에서도 각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 사람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자기 생은 자기가 결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장관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의 재능을 마음껏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재교육을 통해 개인의 직업능력을 키워주는 데는 국가의 역할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기업은 비교적 교육환경이 좋으나 중소기업 근로자 등 취약계층은 직업훈련의 기회가 많지 않아 개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에사키 교수 개인의 능력 발휘에는 국가·사회적인 환경 정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환경의 중요성은 일하는 장소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은 70∼80%가 중소기업 입니다. 일본 중소기업청의 요청으로 ‘창업벤처 국민회의’ 의장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업을 하기 쉽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그런데 대기업은 리스크를 두려워하며 새로운 사업에 손을 대지 않으려고 합니다. 따라서 창업벤처는 대기업이 하지 않지만 국가적으로 중요한 젊은이들의 재능을 살리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장관 우리의 대기업들도 직업능력개발의 필요성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쉽게 숙련된 근로자들을 영입하려고 합니다. 하도급이나 중소업체를 배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직업능력과 생산성이 모두 떨어지고 있습니다. ●에사키 교수 일본도 대기업이 사원들의 재교육에 소홀했습니다. 대학 등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더구나 공학만 중요시하고 경영은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반면 미국의 기업들은 MBA를 중요시하고 있습니다.IBM은 사원 모두가 MBA 출신입니다. 그만큼 경영 능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우 위원 한국에서는 대학이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개혁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교수님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바람직한 개혁 방향은? ●에사키 교수 기업은 리더와 부하직원 모두의 교육이 중요합니다. 일본의 경우 리더의 교육은 성공했으나 부하그룹에 대한 교육은 실패했습니다. 재능개발을 위해서는 모두에게 자극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장관 우리의 경우 대학이 인문교육에만 치중해 왔습니다. 기능은 등한시된 채 영어교육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에사키 교수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요소는 능력있는 사람을 발견,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경영은 1+1이 반드시 2가 아니라 3,4,5가 될 수 있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공학 등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입니다. 장관님도 국민들에게 이런 경영 의욕을 어떻게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장관 중세대학이 그 시대에 필요한 직업인을 만들어 냈듯이 대학은 사회가 요구하는 유능한 인재를 만들어내는 기관이어야 합니다. 우리 대학도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지만 기능인이 좀더 우대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학벌이 앞서고 있습니다. 이제 능력이 인정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 위원 장관께서는 내년부터 노동부를 고용노동부로 바꾸고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생직업능력 개발을 위한 체계 구축 방향과 기업·근로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이 장관 과거 직업능력개발은 부족한 인력을 양성해 기업에 공급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이제는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무한경쟁시대가 되면서 노동환경 또한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위해서는 직업능력 개발이 절실해졌습니다. 국가도 공공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취약계층, 근로자의 고용안정 등을 위해 차별없는 능력개발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우 위원 이제 평생 직업능력개발이 필요한 시대가 됐습니다. 소수의 엘리트교육보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직업능력 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에사키 교수 일본은 대학을 졸업한 뒤 취업하면 평생동안 계속됩니다. 미국은 다릅니다. 자기에 맞는 직업을 여러가지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일본이나 한국사회도 미국처럼 개인이 다양한 교육을 받고 여러가지 직업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 장관 한국의 젊은이들은 직업훈련을 경시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직업훈련에 대한 근로자의 인식과 기업의 투자 의욕이 합쳐져야만 효율적인 직업교육이 될 것인데 이점이 아쉽습니다. ●에사키 교수 공감합니다. 패러다임이 변했습니다. 그동안 일본의 제조업이 번성했지만 이제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밀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지력입국(知力立國)이 필요합니다. 대학이나 직업훈련기관이 인력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훈련에 나서야 합니다. ■ 에사키 교수는 에사키 레오나(江埼 玲於奈·81) 교수는 다량의 불순물인 다이오드의 터널효과로 인한 음저항 발생 사실을 최초로 발견한 물리학자다. 이 연구로 지난 197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에는 일본문화훈장을 수상하고 1992년에는 쓰꾸바 대학(筑波大學)의 총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일본의 교육개혁을 주도해왔다. 고이즈미 내각때에는 교육개혁 국민회의를 이끌기도 했다. 현재는 이 대학 명예교수, 교육개혁국민회의 회장, 재단법인 이바라기현 과학기술 이사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직업능력 개발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주요 저서는 ‘개인 인간의 시대(1988)’,‘개성과 창조(1997)’,‘사회진화론(1983)’ 등이다. 정리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1) 충북 단양군 피화기마을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1) 충북 단양군 피화기마을

    단양으로 들어가는 고개 위 국도변 휴게실에서 내려 보니 단양 읍내를 휘돌아 서쪽으로 흘러가는 남한강 줄기가 가을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가늘게 보인다. 강줄기를 따라 이어진 계곡엔 낮은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원색을 잃은 단풍이 겨울 초입으로 들어선 계절을 말해주고 있다. 읍내 다리를 건너 초겨울 바람에 요란하게 흔들리는 강변 갈대를 뒤로하고 영월 쪽으로 가다 가곡면을 지나 소백산 줄기 끝에 자리 잡은 용산봉으로 접어드니 하늘만 보이는 좁은 계곡 사이로 ‘피화기 마을 가는 길’ 표지판이 가파른 산면을 따라 난 콘크리트길 옆에 서있다. 가파른 길을 한참 올라 산 정상 가까이에 가니 조금 경사가 완만한 곳에 슬레이트를 얹은 작은 토담집 몇 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동네가 나타난다. 어릴 적 서당에 다녀 동네 선비라 존경받는 김경호(88)할아버지에게 특이한 동네 이름 내력을 물어보니 동네가 산중에 깊이 있어 화(禍)를 피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피화기(避禍基)마을이라고 불리고 실제로 6·25전쟁 때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던 사람들은 조금 떨어진 가곡면소재지 옆 대대리에 많은 군대가 주둔했어도 군인 한 번 못보고 전쟁 소식도 모르고 살았단다. 지금도 근동 사람들에게 피화기 마을길을 물으면 정확하게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나뭇짐을 한 짐 지게에 지고 산을 내려오며 “어떻게 오셨드래요?” 하고 검은 눈동자를 굴리며 묻는 장태일(73)할머니 얼굴을 보니 말투하고 얼굴 표정이 어디선가 본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자동차를 몰고 나타난 외지 사람을 대하는 동네 분위기도 익숙하다는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 보니 ‘동막골’ 영화에서 봤던 동막골 사람들과 너무 비슷하다. 깊은 산중 짧은 초겨울 해가 일찍 넘어가니 외지 사람이 왔다는 소식에 한 둘씩 손에 주전부리 거리를 들고 김경호 할아버지 댁으로 모인다. 오랜 세월 닳고 닳아 종이처럼 얇아진 화롯가에 모여 앉아 소주가 한 순배 돌자 옛 얘기를 꺼낸다. 부끄럽다며 한사코 손사래를 치던 김종례(81)할머니가 말문을 연다. 어릴 적 일제 말기에 동원되어 서울 노량진 근처에 있던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해방되어 인천을 통해 들어온 미군을 보고 놀란 얘기를 꺼내며 피화기 마을에 시집와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편안했던 삶을 자랑한다.6·25전쟁 중 이곳으로 들어온 김경호, 정길녀 노부부는 일제 동원을 피하기 위해 어린 나이에 결혼해 평북 회천에 살다 전쟁 중 월남하여 이곳에 자리 잡고 십남매를 키운 얘기를 하며 눈가에 고운 미소를 짓는다. 한 참 동안 손가락을 움직이더니 외손과 친손자를 합치면 30명 정도 된단다. 마을 어른을 엄마, 아버지라 부르며 서울살이를 접고 귀향한 오석구(60)씨는 온갖 마을일을 돌보는 할아버지 마을청년이고 큰소리로 노래를 곧잘 불러 마을 어르신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귀염둥이(?)이다. 구성진 노래에 화롯가에 모인 노인들이 서툰 몸짓으로 어깨춤을 춘다. 깊은 초겨울 밤 산골 토담집 사랑방 화롯가에서 짙은 사랑과 인정이 흐른다. 하룻밤 인연으로 처음 만난 외지사람을 어느새 ‘동생’ ‘동생’ 부르는 사람 좋은 오석구 씨가 산을 내려가려는 기자에게 서울에선 양심을 지키며 솔직하게 살기에는 너무 살벌하다며 고운 마음으로 살라며 손을 꼭 잡는다. 내려오며 바라보니 산등성이 넘어 숨어 있는 피화기 마을이 영화 ‘동막골’에서 봤던 마을과 똑같다. 사진 글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입장객 2명뿐 지상최소(地上最蘇) 쇼될뻔

    부산시 영도구에 있는 Y극장에서 사상 최대로 한산했던 「쇼」공연을 할 뻔했던 이야기. 제법 이름깨나 있는 가수들만을 모아 한몫 잡아보겠다는 의도로 「쇼」공연을 기획한 Y극장은 막상 개막을 하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나. 3월 12일 낮 공연 떼에는 공연시간인 하오4시가 넘도록 그 넓은 관람석에는 단 두사람의 구경꾼뿐이었다. 구경꾼들이 몰려오기를 기다렸지만 끝내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나지 않자 입장했던 두 사람에게 사정사정, 밤 8시 공연에 다시 오도록 돌려보냈다고. 이래서 사상 최대의 한산한 「쇼」공연은 불발로 끝나고만 겻인데, 어떤 짓궂은 친구 왈, 『멸치 두마리 놓고 어물전을 벌일뻔했군…』. <부산(釜山)> ■ 양조장 개 취했나 손님 물어뜯어 경남 함안군 군북면 중암리 배(裵)모씨(53)가 경영하는 양조장 고용원 박(朴)모씨(53)는 자기 양조장 개에게 물려 전치 5주의 중상을 입혔다고. 며칠전 하오 무심코 양조장에 들어가던 박씨는 주인집 개가 갑자기 달려들면서 물고 늘어지는 통에 꼼짝 모하고 그자리에서 발발…. 이를 본 이웃 사람들이 지서에 연락해서 긴급 출동한 윤(尹)모순경이 「카빈」 3발을 쏘아 개를 사살, 박씨를 구출하기에 이르렀다고. 양조장집 개라 취했던 모양이지? <함안(咸安)> ■ “인사하자 왜때려” 뺨맞은 국회의원 며칠전 마산경찰서는 마산시 J극장 종업원 안(安)모씨(44)를 국회의원 뺨을 때힌 혐의로 입건했다. 그 날 국회의원 K T씨는 마산시 중성동 모요정 맢을 얼큰히 취해서 걷고 있었는데 마침 평소에 안면이 있는 안씨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어깨를 치며 『안군, 모른체하기야?』하면서 인사를 건넸더니 느닷없이 멱살을 잡으며 뺨을 갈기더라는 것. 그러고는 『왜 사람을 치는거야?』하면서 시비를 걸더라고. 혼비백산한 K의원에게 경찰에 「테러」 신고를 하는 바람에 수십명의 경찰이 동원되는 소동이 벌어졌는데 붙잡힌 안(安)씨를 보고 모두들 한마디씩 하는 말씀이 『안(安)선생 깡 좋심니더』. <마산(馬山)> [선데이서울 70년 3월 22일호 제3권 12호 통권 제 77호]
  • [새광고] 전망 좋은 펜션 매력 강조

    구름을 발 아래에 두고 산마루 너머 호쾌한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남자. 대한민국 하늘 아래 저런 골프장이 어디 있을까 싶은 궁금증이 들게 만드는 이색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저렇게 높은 좋은 곳에서 드라이브를 날려봤으면 좋겠다싶은 생각이 들 때쯤, 햇빛을 등진 슬로프에서 시원스럽게 날아오르는 스키어가 등장한다. 곧이어 전망 좋은 펜션의 꼭대기에서 단아한 여인이 달빛을 등지고 차 한잔과 함께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있다. 태백관광개발공사가 조성중인 태백 서학리조트의 분양 광고다. 태백시 함백산에 자리한 고원 리조트인 서학리조트의 장점을 매력적인 영상으로 표현했다.
  • 정우택 충북도지사 “한국의 클린턴 되겠다”

    정우택 충북도지사 “한국의 클린턴 되겠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逆風)’에 따라 국회의원 3선(選)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 5·31 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회의원 재선(再選),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데 이어 충북도지사 경력까지 보태면서 화려한 이력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 중부권의 대표주자를 꿈꾸는 정 지사를 취임 만 4개월을 맞아 지난 1일 청주의 집무실에서 임태순 부국장과 곽태헌 산업부장이 만났다. 정 지사는 한 시간의 특별인터뷰 내내 잘 사는 충북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답변을 했다. 정 지사는 경제개혁과 교육개혁을 통해 한국의 클린턴이 되겠다는 꿈도 확실히 밝혔다. 조심스럽지만 2012년 차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갈수록 경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화려한 경력 때문에 특히 도민들의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경제특별도 건설과 잘 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캐치프레이즈로 걸었습니다(정 지사의 명함 뒷면에는 ‘잘 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국내 유명기업의 투자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재래시장 활성화 등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경제특별도의 의미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경제특별도 건설은 한 마디로 잘 사는 충북을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충북은 (충남의)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와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건설 등으로 어느 때보다 좋은 지역발전 전기(轉機)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합니다. 충북이 지리적인 ‘국토의 중심’에서 기능적인 면에서의 실질적인 ‘국가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이 경제특별도 건설 전략입니다. ▶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제 2공장 유치는 잘 될 것 같습니까. -반도체 공장은 계속 증설을 해야 합니다. 충북에는 하이닉스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100만평 정도의 부지가 있어 계속 증설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이천에 세운다면 부지문제로 증설 때마다 계속 고민을 해야 할 겁니다. 부지 문제 외에 또 중요한 것은 환경문제입니다. 현재 하이닉스가 세우려는 반도체 공장에서는 구리가 나오게 되는데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에는 구리가 나와서는 절대 안됩니다. ▶부지면에서나 환경면에서나 경기도보다는 충북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 경기도에는 삼성전자 공장도 있고,LG필립스LCD 공장도 있잖아요. ▶처음보다는 청주공항 활용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청주공항을 활용하는 좋은 계획이 있으십니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를 대비해 청주공항을 활성화시켜 기회를 잘 활용할 생각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어마을을 만들기 위해 관련기관에 용역도 이미 맡겼습니다. 이에 앞서 연말에 청주∼장가계, 청주∼옌볜 직항이 개설되면 중국여행을 떠나는 충청권과 영·호남권의 많은 주민들이 편리하게 청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청주공항이 활성화되면 관광산업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겠네요. -그렇지요. 월악산, 소백산, 속리산 등 3대 명산이 충북에 있습니다. 내륙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충주호·대청호도 있습니다. 이러한 곳들을 관광산업화하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속리산 법주사와 한방으로 유명한 제천, 영동의 과일랜드를 묶는 패키지 여행상품도 가능하지요. ▶재래시장 활성화는 어떤가요. -서민의 애환이 서려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재래시장 활성화 5개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재래시장이 충북도민들만의 수요로는 활성화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관광객이 늘어야 재래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2010년 지사를 그만둘 때 청주의 육거리시장에서 중국관광객이 환전소에서 돈을 바꾸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충주 출신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되는 국가적인 경사가 있었는데요.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반기문 장관은 고(故)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면서 미래의 (외교관의)꿈을 키웠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탄생을 계기로 ‘반기문 영어웅변대회(가칭)’를 만들어 학생들이 보다 글로벌화되고 국제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반기문 총장의 생가를 복원하고 광장도 설치하는 등 소위 ‘반기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8월 대학유치팀을 신설한 게 독특하게 보입니다. 진척이 있나요. -오송 생명단지에 100만평의 부지가 있습니다. 이 곳에 성균관대 제 3캠퍼스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잘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대 캠퍼스를 위해서는 38만평 정도가 필요합니다. 행복도시에는 대학부지로 쓸 수 있는 게 50만평 정도 됩니다. 여러개 대학이 행복도시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오송이 대학 캠퍼스로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 오송의 부지 규모가 훨씬 크고 땅값은 쌉니다. 오송은 평당 4만원 정도 되는데 행복도시의 경우는 30만원 정도 합니다. ▶사교육비 문제도 심각하고, 교육의 수준도 높여야 하는데 도 차원에서 교육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요. -도지사, 교육감, 대학총장, 교육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지역교육발전협의회에서 중요한 일을 심의하고 제정할 방침입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광역 지방자치단체로는 세번째로 교육지원 조례를 만들어 도 재정의 일정부분을 교육부문에서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원어민 교사도 채용하고 급식에도 도움을 주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요즘처럼 교육이 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특히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입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충북처럼 규모면에서는 크지않은)아칸소주지사를 지냈습니다. 주지사 시절 경제개혁과 교육개혁을 성공했고, 교육개혁에 성공한 사례들을 미국 전역을 돌면서 강의를 했습니다. 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해 충북의 아칸소주지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력이 좋으신데요, 충북 도지사로 끝낼 경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지사 임기동안 잠자는 충북에서 글로벌시대에 맞게 국제적·경제적 감각을 갖춘 충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선 성공적으로 오는 2010년 임기를 마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저의 정치·행정·경제적인 경력이 새로운 시대에 부합해 중부권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면 차차기(2012년) 대권주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조심스럽게 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특히 대통령선거에서 중부권은 다소 거리가 멀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지난 40여년도 그랬고 내년 대선에서도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영남과 호남출신입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끝내고 나면 자연스럽게 ‘중부권’이 부각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충북을 확실하게 업그레이드시키겠습니다. 대담 임태순 부국장 정리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정우택 충북지사는 충청권을 넘어 중부권의 대표주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정치쪽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선친은 신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낸 정운갑씨다. 고(故) 정운갑씨는 정부수립 후 초대 총무처 인사국장, 총무처장, 내무부 차관, 농림부 장관을 지낸 뒤 국회의원 5선(選)을 역임한 정계 중진이었다. 정 지사는 송강 정철의 13대 손이다. 선친의 정치경력 때문에 정 지사는 어릴 때부터 정치 식객(食客)과 정치 지망생들로 북적이는 집안 분위기에 익숙했다. 이에 따라 정 지사는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우연이었다.1991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정치를 위해 국민당을 만들었다.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의원은 서울대 상대 동기생으로 당시 경제기획원 선임과장이던 정 지사의 형(정지택 현 두산산업개발 사장)에게 정계 입문을 권유했고, 정 사장은 대신 동생을 추천했다. 정 지사는 그 다음해 고향인 충북 진천·음성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아픔을 맛보았다. 그러나 총선 다음날부터 지역구를 샅샅이 훑고 다니며 와신상담(臥薪嘗膽), 오늘의 경력을 쌓아올릴 수 있었다. 정 지사가 중부권 대표주자로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중요한 관문은 충북도지사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을 듯 싶다. 충북도지사의 성적표는 그래서 중요하다. ■ 정우택 충북지사가 걸어온 길 ▲53세 ▲1972년 경기고 졸업 ▲1977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1979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졸업 ▲1992년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경제학과(경제학 박사) ▲1978년 행정고시 22회 합격 ▲1991년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1996년 15대 국회의원 ▲2000년 16대 국회의원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 ▲2001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정책위의장 ▲2003년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2006년 7월∼ 충청북도 지사
  • 정우택 충북도지사 “한국의 클린턴 되겠다”

    정우택 충북도지사 “한국의 클린턴 되겠다”

    정우택 충북지사는 지난 2004년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逆風)’에 따라 국회의원 3선(選)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 5·31 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국회의원 재선(再選),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데 이어 충북도지사 경력까지 보태면서 화려한 이력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 중부권의 대표주자를 꿈꾸는 정 지사를 취임 만 4개월을 맞아 지난 1일 청주의 집무실에서 임태순 부국장과 곽태헌 산업부장이 만났다. 정 지사는 한 시간의 특별인터뷰 내내 잘 사는 충북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답변을 했다. 정 지사는 경제개혁과 교육개혁을 통해 한국의 클린턴이 되겠다는 꿈도 확실히 밝혔다. 조심스럽지만 2012년 차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뜻도 숨기지 않았다. ▶갈수록 경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화려한 경력 때문에 특히 도민들의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경제특별도 건설과 잘 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을 캐치프레이즈로 걸었습니다(정 지사의 명함 뒷면에는 ‘잘 사는 충북, 행복한 도민’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국내 유명기업의 투자 유치, 지역경제 활성화, 재래시장 활성화 등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경제특별도의 의미와 목표는 무엇인가요. -경제특별도 건설은 한 마디로 잘 사는 충북을 건설하자는 것입니다. 충북은 (충남의)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와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건설 등으로 어느 때보다 좋은 지역발전 전기(轉機)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합니다. 충북이 지리적인 ‘국토의 중심’에서 기능적인 면에서의 실질적인 ‘국가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이 경제특별도 건설 전략입니다. ▶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제 2공장 유치는 잘 될 것 같습니까. -반도체 공장은 계속 증설을 해야 합니다. 충북에는 하이닉스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100만평 정도의 부지가 있어 계속 증설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경기도 이천에 세운다면 부지문제로 증설 때마다 계속 고민을 해야 할 겁니다. 부지 문제 외에 또 중요한 것은 환경문제입니다. 현재 하이닉스가 세우려는 반도체 공장에서는 구리가 나오게 되는데 수도권 상수원 보호구역에는 구리가 나와서는 절대 안됩니다. ▶부지면에서나 환경면에서나 경기도보다는 충북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금 경기도에는 삼성전자 공장도 있고,LG필립스LCD 공장도 있잖아요. ▶처음보다는 청주공항 활용이 좋아지고 있어 다행입니다. 청주공항을 활용하는 좋은 계획이 있으십니까.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관광객이 한국으로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때를 대비해 청주공항을 활성화시켜 기회를 잘 활용할 생각입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어마을을 만들기 위해 관련기관에 용역도 이미 맡겼습니다. 이에 앞서 연말에 청주∼장가계, 청주∼옌볜 직항이 개설되면 중국여행을 떠나는 충청권과 영·호남권의 많은 주민들이 편리하게 청주공항을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청주공항이 활성화되면 관광산업도 자연스럽게 활성화되겠네요. -그렇지요. 월악산, 소백산, 속리산 등 3대 명산이 충북에 있습니다. 내륙의 바다라고 할 수 있는 충주호·대청호도 있습니다. 이러한 곳들을 관광산업화하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속리산 법주사와 한방으로 유명한 제천, 영동의 과일랜드를 묶는 패키지 여행상품도 가능하지요. ▶재래시장 활성화는 어떤가요. -서민의 애환이 서려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재래시장 활성화 5개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재래시장이 충북도민들만의 수요로는 활성화되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관광객이 늘어야 재래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2010년 지사를 그만둘 때 청주의 육거리시장에서 중국관광객이 환전소에서 돈을 바꾸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에서는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충주 출신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되는 국가적인 경사가 있었는데요.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반기문 장관은 고(故)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면서 미래의 (외교관의)꿈을 키웠습니다. 유엔 사무총장 탄생을 계기로 ‘반기문 영어웅변대회(가칭)’를 만들어 학생들이 보다 글로벌화되고 국제화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반기문 총장의 생가를 복원하고 광장도 설치하는 등 소위 ‘반기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8월 대학유치팀을 신설한 게 독특하게 보입니다. 진척이 있나요. -오송 생명단지에 100만평의 부지가 있습니다. 이 곳에 성균관대 제 3캠퍼스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잘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성대 캠퍼스를 위해서는 38만평 정도가 필요합니다. 행복도시에는 대학부지로 쓸 수 있는 게 50만평 정도 됩니다. 여러개 대학이 행복도시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오송이 대학 캠퍼스로 더 경쟁력이 있습니다. 오송의 부지 규모가 훨씬 크고 땅값은 쌉니다. 오송은 평당 4만원 정도 되는데 행복도시의 경우는 30만원 정도 합니다. ▶사교육비 문제도 심각하고, 교육의 수준도 높여야 하는데 도 차원에서 교육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요. -도지사, 교육감, 대학총장, 교육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지역교육발전협의회에서 중요한 일을 심의하고 제정할 방침입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광역지방자치단체로는 세번째로 교육지원 조례를 만들어 도 재정의 일정부분을 교육부문에서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원어민 교사도 채용하고 급식에도 도움을 주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요즘처럼 교육이 문제가 되는 현실에서 특히 괜찮은 아이디어로 보입니다. -교육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충북처럼 규모면에서는 크지않은)아칸소주지사를 지냈습니다. 주지사 시절 경제개혁과 교육개혁을 성공했고, 교육개혁에 성공한 사례들을 미국 전역을 돌면서 강의를 했습니다. 저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벤치마킹해 충북의 아칸소주지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경력이 좋으신데요, 충북 도지사로 끝낼 경력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지사 임기동안 잠자는 충북에서 글로벌시대에 맞게 국제적·경제적 감각을 갖춘 충북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우선 성공적으로 오는 2010년 임기를 마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저의 정치·행정·경제적인 경력이 새로운 시대에 부합해 중부권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면 차차기(2012년) 대권주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조심스럽게 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특히 대통령선거에서 중부권은 다소 거리가 멀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지난 40여년도 그랬고 내년 대선에서도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영남과 호남출신입니다. 그러나 내년 대선을 끝내고 나면 자연스럽게 ‘중부권’이 부각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충북을 확실하게 업그레이드시키겠습니다. 대담 임태순 부국장 정리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정우택 충북지사 ▲53세 ▲1972년 경기고 졸업 ▲1977년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1979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행정학 석사) 졸업 ▲1992년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경제학과(경제학 박사) ▲1978년 행정고시 22회 합격 ▲1991년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 ▲1996년 15대 국회의원 ▲2000년 16대 국회의원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 ▲2001년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정책위의장 ▲2003년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 ▲2006년 7월∼ 충청북도 지사 ●정우택 충북지사는 충청권을 넘어 중부권의 대표주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정치쪽에 관심이 많았다. 그의 선친은 신민당 총재권한대행을 지낸 정운갑씨다. 고(故) 정운갑씨는 정부수립 후 초대 총무처 인사국장, 총무처장, 내무부 차관, 농림부 장관을 지낸 뒤 국회의원 5선(選)을 역임한 정계 중진이었다. 정 지사는 송강 정철의 13대 손이다. 선친의 정치경력 때문에 정 지사는 어릴 때부터 정치 식객(食客)과 정치 지망생들로 북적이는 집안 분위기에 익숙했다. 이에 따라 정 지사는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우연이었다. 1991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정치를 위해 국민당을 만들었다. 정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의원은 서울대 상대 동기생으로 경제관료 출신인 정 지사의 형(정지택 두산건설 사장)에게 정계 입문을 권유했고, 정 사장은 대신 동생을 추천했다. 정 지사는 그 다음해 고향인 충북 진천·음성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아픔을 맛보았다. 그러나 총선 다음날부터 지역구를 샅샅이 훑고 다니며 와신상담(臥薪嘗膽), 오늘의 경력을 쌓아올릴 수 있었다. 정 지사가 중부권 대표주자로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중요한 관문은 충북도지사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을 듯 싶다. 충북도지사의 성적표는 그래서 중요하다.
  • 태백산 ‘국립공원’ 승격놓고 찬·반

    ”도립공원 태백산을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키자.” “주민 재산권 행사에 걸림돌만 될 뿐이다.” 강원도 태백산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안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 찬·반론이 팽팽하다. 2일 태백시에 따르면 일부 주민들이 지난 198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태백산이 연간 관광객이 10만여명에서 지난해 82만여명으로 늘어나고 있어 마땅히 국립공원으로 승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이 한층 더 증가, 고원 관광도시적 기반이 한층 더 다져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태백산의 국립공원 지정시 건물 증·개축 제한 등 공원구역내 각종 규제가 눈에 띄게 강화되는 만큼 득보다는 실이 훨씬 더 클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공원을 관리하게 돼 현재 공원을 관리하는 태백시 공무원 50여명이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일부 공무원들도 반대하고 있다. 해발 1567m 높이의 태백산은 527만여평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전국 최고의 영산(靈山)으로 무속인과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원내엔 유일사 코스(4㎞), 백산사 코스(4.7㎞), 당골 코스(4.4㎞), 문수봉 코스(7㎞), 금천 코스(7.8㎞) 등이 개설돼 있다. 시 관계자는 “태백산 도립공원의 국립공원 승격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듣고 승격에 따른 긍·부정적인 효과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태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한강상류 한눈에… 고덕산 구경 오세요”

    “한강상류 한눈에… 고덕산 구경 오세요”

    강동구는 자연 환경이 빼어나다. 그린벨트와 한강으로 둘러싸여 녹지가 풍부하고 공기가 맑다. 근린공원이 고덕동, 상일동, 명일동 등 북동부 지역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동남쪽 일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는 성삼봉으로 이어지고 다시 동쪽의 명일근린공원과 방죽공원을 거쳐 북쪽의 고덕산으로 이어진다. 이중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고덕산을 소개한다. 고덕산은 완만한 구릉지 형태의 야산이다. 해발 50m 안팎이 대부분이고 높아야 100m를 넘지 않는다. 산을 오르는 사람도 등산객이 아니라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다. 고덕산은 북으로는 한강을 끼고, 동서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숲이 울창하다. 산책길은 고덕 시영아파트 뒤편에서 시작된다. 산 입구에 서면 키 큰 나무들과 싱그러운 풀냄새가 반긴다. 오른쪽으로 굽은 산책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다른 산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산 어디서도 바위나 돌, 시멘트 시설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파랗고 노란 풀들이 편하게 누워 있는 모습이나 여기저기 부둥키고 얽힌 칡넝쿨, 나뭇가지의 모습에서 자연 그대로의 산을 느끼게 된다. 나뭇가지에선 산새들이 쉼없이 지저귄다. 고덕산에는 박새와 오목눈이 등 10여종의 텃새가 서식하고 있다. 여름철새인 꾀꼬리도 발견된다. 흙길을 따라 10여분을 걸으면 응봉을 지나 고지봉(高志峰)에 이른다. 고려 말 충신 이양중의 절개와 덕을 추앙한 데서 유래된 지명이다. 고덕(高德)이란 지명도 마찬가지다. 고덕산 끝 암사봉에 오르면 눈앞에 한강이 펼쳐진다. 태백산맥에서 발원한 한강물이 서울로 들어와 물줄기를 바꾸며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사람들은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느냐며 떠날 줄 모른다. 한강 상류의 수려한 풍치가 한눈에 들어오고 강 너머 남양주시의 풍경이 운치를 더한다. 서울시에서 선정한 조망명소 50곳 중 한 곳이다. 암사봉을 내려와 암사정수사업소 방면으로 산책로를 바꾸면 소나무군락지다. 고덕산에는 소나무를 비롯해 상수리나무, 아까시나무, 밤나무 등이 무리를 이룬다. 찔레꽃과 붓꽃, 진달래, 개나리도 철따라 핀다. 암사정수사업소 뒤편에 닿으면 광릉약수터가 있다.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물맛이 좋다. 약수터 바로 위쪽 소나무 숲에서는 4∼10월 주3일(화·목·금) 아침마다 단학기공체조교실이 열린다. 몸과 마음이 쉬어갈 수 있어 구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동구 기획공보과 정용식 계장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5)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 횡성 풍수원성당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5)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앙촌’ 횡성 풍수원성당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유현2리 두메산골에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고즈넉하게 들어앉은 풍수원 성당(주임신부 김승오·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9호). 고딕·로마네스크풍 건물이 명동성당을 축소해 옮겨놓은 듯 빼닮았지만 의자 없는 맨 마룻바닥과 간결한 내부가 100년 전 건립 때의 모습 그대로다. 자연과 잘 어울리는 고즈넉한 외양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이런저런 드라마와 영화 촬영의 단골로 애용되는 아름다운 공간이면서 한국 천주교사의 한 획을 그을 만큼 중요한 종교적 위상을 지닌 곳. 신앙촌을 터전으로 한국인 신부가 지은 최초의 성당으로, 강원도 경상도 등 한국 동부 지역의 천주교 성당과 교인을 총괄했던 ‘동부 전교의 중심지’였던 것이다. 지금은 번듯한 국도가 성당 앞을 지나고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해도 좁은 비포장 길이 이 지역 유일한 통로였을 만큼 성당이 들어선 자리는 첩첩산중의 벽지다. 산중의 외딴곳이어선지 인근 경기도를 비롯한 외지에서 박해를 받은 천주교 교인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살았고 그 소식을 전해들은 당시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도 자연스레 천주교 전교의 주요 거점으로 삼았을 것으로 보인다. 1888년 강원도 최초의 본당으로 설립되어 르메르 신부가 초대 주임으로 파견됐지만 성당이 건립된 것은 2대 주임인 정규하(1863∼1943년)신부가 재직하던 1907년이었다. 정규하 신부는 김대건·최양업에 이어 1896년 서울 중림동성당에서 서품을 받은 한국 세번째 신부. 풍수원성당 역사에선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지금까지 교인들 사이에 회자된다. 사제 서품을 받아 바로 풍수원 본당에 부임했으며 선종 때까지 47년간 이곳을 지키며 신자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 신부 사목 기간중 풍수원 성당은 총 12개 군을 관할하는 중심성당으로 성장, 지금의 춘천·원주 교구의 모태가 되었다. 한국에선 7번째로 지어진 고딕·로마네스크 양식의 풍수원성당은 바로 정규하 신부의 뜻을 따른 신자들이 고생스럽게 품을 팔아 일군 성과였다. 건립기금은 강원도 지역 몇몇 지주와 신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6000원. 중국인 벽돌공들이 벽체를 쌓았지만 산에 올라 나무를 베어 오고 성당 인근의 가마에서 직접 벽돌을 구워 나른 것은 모두 한국인 신자들이었다. 성당 건립 소식을 들은 양양, 강릉의 신자들은 보름씩이나 걸려 태백산맥을 넘어와 일손을 보탰다고 한다. 본당 건물 자체는 120평 규모로 아담하다. 정문과 함께 양측 벽에 각각 1개씩 출입문을 내었는데 지금도 신자들은 이 문을 사용하고 있다. 건물 외양처럼 내부도 명동성당을 아주 닮아있긴 하지만 제대며 성물 등 구조물은 간결하고 소박하다. 제대를 중심으로 6개씩 좌우로 늘어선 기둥은 예수 부활을 증거하는 12사도의 상징. 처음엔 나무로 세웠으나 나중에 석조로 교체되었다. 바닥은 처음 그대로 의자(장궤)없는 맨 마룻바닥인데 둥근 아치형 천장과 썩 잘 어울린다. 제대 뒷부분 벽에 화려하지 않게 설치된 3개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성당 안으로 들이는 은은한 빛이 경건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대 오른쪽 마리아상에 얽힌 사연도 흥미롭다.6·25전쟁중 이 지역에서 전투가 치열했는데 간절히 기도해 부대원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미군 장교가 나중에 귀국해 비행기로 공수해 왔다고 한다. 성당 왼쪽에 성당을 바라보며 서있는 2층짜리 유물전시관은 전국의 신자와 순례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성지.1912년 사제관으로 만들어 써오다가 1997년 대대적인 단장을 거쳐 320점의 초기 유물들을 모아 놓았다. 성당 건립자인 정규하 신부의 유품을 비롯해 초기 사제들이 미사때 쓰던 촛대와 의식복, 흙으로 빚은 십자가, 율무묵주, 성합, 기도서들을 눈여겨보면 이곳이 예사로운 곳이 아님을 느끼게 한다. 사제관 왼편 나지막한 동산에 조성한 십자가의 길도 꼭 둘러봐야 할 공간. 지난 2002년 판화작가 이철수씨가 예수 최후의 고난상들을 동판화로 제작한 14처를 음미하며 정상에 오르면 잘 꾸며진 묵주동산을 만나게 된다. 나란히 선 큰 십자고상과 마리아상 앞에 축구공 크기만 한 묵주알들이 빙 둘러 박혀 있는 게 특이하다. 횡성군과 원주교구는 요즘 풍수원 성당의 역사적 가치를 인근 자연과 연계해 천주교 복합성지에 담아내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100억원을 들여 대지 78만평에 6만 8000평 규모의 ‘바이블 파크’를 조성하는 것이다. 예정대로 완공된다면 내년 말까지 풍수원 성당을 중심으로 수목원과 피정의 집, 미술관, 정규하 신부 동상, 천국동산, 가마터 등이 들어서게 된다. 풍수원 성당 김승오(54) 주임신부는 “한국 동부지역 전교의 중심지로 우뚝 섰던 초기의 위상에선 멀어졌지만 초기 모습을 고스란히 갖춘 채 고난했던 한국 천주교의 역사를 소리없이 증거하는 핵심적인 성지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천주교계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us@seoul.co.kr ■ 천주교 최초의 신앙촌은 한국엔 천주교 박해를 피해 신자들이 모여 살았던 교우촌이 여럿 있지만 풍수원 성당 일대는 가장 먼저 형성된, 한국 천주교 최초의 신앙촌이다. 초기의 큰 성당들이 주로 대도시에 들어섰던 것과 달리 험한 산골짜기에 커다란 풍수원 성당이 세워진 것은 바로 이 신앙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초는 1800년대 초 경기도 용인에 살던 40여명의 신자들이 신유박해를 피해 이 지역으로 피신해온 것. 당시 신자들은 피신처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용인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골인 이 지역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 터를 잡은 신자들은 다른 지역의 교우촌과 마찬가지로 화전을 일구고 옹기를 구우며 연명했다. 단 한 사람의 성직자도 없이 두려움에 떨며 80여년간 신앙심을 지키던 신자들은 조선교구장 뮈텔 주교에 의해 이곳에 강원도 최초의 본당이 설정된 1888년에야 자유로운 신앙의 꽃을 피울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은 한때 전국에서 모여든 신자들로 붐볐으나 차츰 흩어져 살게 되었으며 6·25전쟁을 겪으면서 북한에서 넘어온 난민 중심의 교우촌으로 거듭났다. 이후 신자들의 크고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으나 30여년 전 도로와 마을 정비사업을 거치면서 많은 가구가 떠났다. 지금 성당 앞에 비슷한 형태로 모여있는 주택 40여채는 30여년 전 정비사업을 하면서 들어선 것이다.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모두 천주교 신자들.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신앙촌 성격이 강한 때문인지 지금 횡성군 서원면 일대 주민 2300명중 신자가 850명에 이를 정도로 천주교 세가 강하다. 물론 풍수원 주민은 모두 천주교 교인들이다.
  • 서울시청 산악회 백두대간 드림팀 박돌봉 단장

    서울시청 산악회 백두대간 드림팀 박돌봉 단장

    백두대간!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렌다. 그 이유 중 하나가 한반도의 자연적 상징이며 동시에 한민족의 인문적 기반이 되는 산줄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등산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겐 ‘꿈의 도전’이다. 박돌봉(56) 서울 도봉구 부구청장.‘서울시 산악회 백두대간 드림팀 단장’을 맡아 지난해 6월 팀원 51명과 함께 백두대간 대종주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는 서울시청 산악회 36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결실이었다. 여름철의 뙤약볕, 겨울철의 매서운 추위와 숱한 비바람 등을 견디며 도전한 지 꼭 3년3개월만에 이루어낸 성과였다. 또 박 부구청장 개인적으로는 50대 나이에 한반도의 척추를 관통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게 여겨진다.“공무원으로 내세울 것도 그렇고, 또 별로 얘기할 것도 없는데….”하며 거절하는 박 부구청장을 설득해 지난 주말 잠시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일반 직장인들도 백두대간 종주에 관심이 많은데다 또 여러 산행마다 나름대로의 묘미를 듣고 싶어서였다. “그러니까 2002년 3월24일 백두대간 종주를 위한 첫 산행을 시작했지요.824㎞ 종주길이를 36구간으로 나눴고 마무리를 백두산에서 할 때까지 1개구간도 빠짐없이 완주한 대원은 모두 51명입니다.” 박 부구청장은 처음 출발시 팀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산행의 마음가짐을 제시하면서 독려를 아끼지 않았다. 첫째, 생각하고 느끼는 산행을 하자. 둘째, 스스로 안전산행을 하자. 셋째, 팀원 상호간 도와주는 산행을 하자. 넷째, 국토와 자연을 사랑하는 산행을 하자 등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그해 6월, 육십령∼남덕유산∼동엽령 구간을 지나오면서 장마철 소낙비로 첫시련을 겪었다. 아니나 다를까 곳곳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어려움을 이겨내는 것 또한 간단치 않았다. 이듬해 1월 추풍령,6월 속리산,7월 대야산을 각각 넘었다. 이어 2004년 2월 태백산을 넘고,9월에는 서울시청 산악회와 합동으로 소황병산 노인봉 진고개구간을 통과했다. 2005년 1월, 구룡령∼조침령 구간은 많은 폭설로 인해 4번의 산행을 시도한 끝에 3전4기의 성공을 거두었다. 아울러 5월 진부령 고개에 도착, 남한 구간의 종주목표를 마침내 달성했다. 한달 뒤에는 중국 국경지역의 백두산을 서파에서 북파로 걸어서 8시간만에 종주에 성공했다. “새벽에 쏟아지는 밝은 별들을 가슴에 새기면서 산행이 시작되면 평소에 느끼지 못한 희열을 맛보곤 했습니다. 또 끈질긴 인내와 체력을 시험해보기도 했지요. 한편으로는 대자연의 오묘한 모습, 즉 철쭉으로 단장한 봉화산의 아름다움, 가을단풍으로 물든 문경새재를 넘어 하늘재까지 신라 마의태자의 발자취를 밟기도 했습니다.” 체감온도 영하30도가 넘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소백산 비로봉, 그리고 속리산 문장대의 하산길, 대야산과 희양산 주변의 난코스를 통과할 때마다 팀원들의 아낌없는 협동심으로 종주기간 작은 사고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부구청장의 별명은 ‘도봉산’이다. 오래 살라는 뜻에서 사촌형이 지어준 이름 ‘돌봉’에서 유래됐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이면 서울시청 산악회 멤버들과 도봉산, 북한산 뿐만 아니라 남한의 9정맥 종주까지 계속하고 있으며 때로는 암벽타기도 한다. “등산은 혼자서 할 수도 있고 생활체육 중에서 가장 경제적인 종목입니다. 아름다움으로 치면 도봉산, 북한산이 절대 안 빠지죠. 북한산만 하더라도 대남문, 대동문, 대성문, 대서문 등 각 암문을 포함한 12개문마다 각 테마가 있습니다.” 아울러 호젓한 곳을 좋아하면 광릉수목원이나 죽엽산 소나무밭을 찾으면 되고, 덕풍계곡과 같은 주변의 트레킹코스도 좋은 곳이라고 귀띔했다. “북한지역의 백두대간 마루금을 찾아서 떠날 날이 하루속히 우리에게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지요.” 김문기자 km@seoul.co.kr
  •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한준규 기자의 맛난 토크] 하산길 한상 가득, 산아래 맛집

    주말이면 가벼운 배낭에 단풍을 만나러 떠나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붉은 바다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서이다. 정상에서 탁 트인 파란 하늘과 단풍의 아름다움에 취해 내려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시원한 막걸리와 맛난 밥이다. 산 주변에 큼직한 간판이 걸린 식당에서 한두 번은 실망을 하고 나온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전국의 단풍으로 유명한 산 아래 맛집을 찾아나섰다. 붉은 단풍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들이켜는 시원한 막걸리, 오색나물에 보리밥을 썩썩 비벼 먹는 산채비빔밥 등 별미와 함께하는 가을산행과 특별한 맛을 느껴보자.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파스텔로 칠한 듯한 오대산 강원도 토박이들이 제일로 치는 단풍이 바로 오대산이다. 붉은 단풍뿐 아니라 부드러운 파스텔톤의 여러 색들의 은은하고 소박한 어울림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대산 입구에는 산채정식을 하는 식당들이 수십 군데가 모여 있다. 그중에서 오대산식당(사진(1)·033-332-6888)이 원조격이다. 주인 이문화(72)할아버지가 3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채정식을 주문했다. 신선초, 참두릅, 참나물, 나물취 등 이름 모를 산나물들이 20여 가지 나온다. 거기에 더덕, 버섯과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그야말로 한상 가득이다. 나물들은 제철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구수하고 때론 담백한 감동이 입에서 전해온다. “나물을 말려서 보관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제 맛을 쉽게 잃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염장’이야. 생나물로 보관을 해서 이런 맛이 나는 거야. 많이 먹어. 다 오대산의 정기를 머금고 있는 자연산 나물이야.”라는 이문화 할아버지. 참 오래간만에 정갈하고 깔끔한 밥을 먹었다. 특히 곰취장아찌의 맛과 향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1인분에 1만 3000원. # 불타는 듯한 지리산 지리산의 단풍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우리나라에서 소문이 나 있다. 이런 지리산 화엄사 자락에 있는 이시돌(사진(2)·061-782-4015)의 맛있는 한방갈비가 기다리고 있다. 지리산 자락에서 방목한 한우고기를 와인과 매실 진액에 8시간을 재운 뒤 십전대보탕에 기초한 13가지 한약재로 숙성시킨 갈비다. 달콤하면서 그윽한 한약재의 향과 부드러운 고기의 어울림이 가히 ‘예술’이다. 구례의 한우 생산 농가에서 직접 선별해서 고기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여러 명이 갈 때는 꼭 전화로 예약을 해야 맛을 볼 수 있다.1인분에 3만 5000원. 또 김장아찌, 머위, 돌나물 등 10여 가지의 정갈한 밑반찬이 나오는 재첩국(6000원)이나 산채정식(1만원)도 별미다. 패션디자이너이기도 한 주인 염대수씨가 별채에 내셔널지오그라피에서 확보한 구한말의 희귀사진 1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재미난 식당이다. # 만산홍엽의 속리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소나무 정이품송이 버티고 있는 속리산. 단풍이 시작되고 있는 중부권 산의 대표주자이다. 속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유명한 경희식당(사진(3)·043-543-3736)은 박정희, 전두환 등 전직 대통령들이 한번씩 거쳐 간 식당으로 100여가지 넘는 음식들을 제철에 맞게 꾸며내고 있다. 2인 기준 5만원,2인 이상 2만 3000원으로 좀 부담이 되지만 속리산에 왔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식당임은 틀림없다. 커다란 교자상에 정갈하게 놓인 음식들이 가득하다. 각종 나물들은 기본이고 굴전, 소라, 생선뿐 아니라 불고기까지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지게 나온다. 물론 남도의 한정식보단 차림이 화려하지 않지만 심심하면서 담백한 충청도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나온다. 특히 집장(충청도식 된장)의 구수한 맛에 밥 한 그릇은 뚝딱이다. # 단풍과 억새의 치악산 가을 산행의 맛은 단풍과 억새이다. 동시에 두 가지를 느낄 수 있는 명산이 바로 치악산이다. 구룡사쪽의 단풍과 고둔치 고개의 억새는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땀을 흠뻑 흘리고 향로봉에 올랐다면 가슴까지 시원한 돌모루 산장(사진(4)·033-731-5310)의 막국수를 권한다. 꿩으로 육수를 내서인지 잡냄새가 없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육수 또한 시원해서 산행을 마치고 먹기에 좋다. 쫄깃한 꿩고기가 고명으로 올라 있는 막국수는 비록 볼품은 없지만 어른, 아이의 입맛에 맞게 새콤달콤한 육수와 원주 메밀로 만든 면발의 조화가 일품이다.4000원. 또한 고기로 만든 만두(5000원)를 곁들이면 좋다. # 가장 편하게 단풍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덕유산 덕유산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정상인 향적봉까지 약30분에 오를 수 있어 가족 단풍 나들이로 아주 제격이다. 덕유산 자락에 자리한 명가(사진(5)·063-322-0909)의 흑돼지구이는 돼지고기를 한차원 높인 맛이다. 진안의 명물인 까만 돼지고기만을 써서 쫄깃함이 살아 있다. 또한 아주 두툼하게 썬 흑돼지를 야외에서 특수 제작한 참나무 화덕에 애벌로 구워 내놓는데 은은한 참나무 향에 배어서 ‘햄’을 먹는 기분이다(9000원). 꼬막, 버섯, 조림 등 깔끔한 밑반찬도 명가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또 2년 묵은 김치와 흑돼지의 살코기로 끓인 김치 전골(7000원)도 시원하다. # 수도권 단풍의 명소, 가평 명지산 경기도 가평은 강원도 산골 못지않게 험한 계곡과 산들이 둘러싸인 곳으로 수도권 단풍 나들이로 최고 지역이다. 명지산, 인연산, 운악산 등 좋은 산들이 즐비하다. 물 맑고 산세 좋은 가평에 들렀다면 산수녹원(사진(6)·031-582-6475)의 그윽한 청국장에 빠져보기를 권한다.28년째 청국장을 가평의 콩으로 띄우고 있는 지영옥 할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다. 조그만 뚝배기에 두부 몇 점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청국장을 따뜻한 밥과 비벼 먹으면 옛날 어머니의 집에서 만들어주신 바로 그 맛이다.5000원 # 계곡 단풍의 참맛 소백산 희방사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운 소백산. 구름다리에서 바라보는 계곡의 단풍이 참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산이다. 소백산 단풍 구경을 마치고는 단양읍에 있는 장다리식당(043-423-3960)의 마늘돌솥밥정식(1~2만원)을 추천한다. 마늘이 몸에 좋은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마늘을 넣고 바로 지은 돌솥밥도 일품이고 갖가지 밑반찬에 막걸리 한잔이 잘 어울린다. 싱싱한 생굴, 도토리묵, 고소한 감자버벅, 고등어, 고소한 돼지수육은 물론 감자떡, 쑥버벅, 고추장떡 등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가장 압권은 누가 뭐래도 다양한 마늘 반찬. 식초에 절인 쪽마늘, 새콤한 고추장 마늘무침, 마늘쫑 무침 등 잘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도 남는다. 또한 한우비빔육회(2만 5000원)도 추천한다. # 천년 고찰을 두개나 품고 있는 조계산 선암사와 송광사를 품에 품고 있는 전남 조계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푹신한 육산(흙산)이라 트레킹하기에 아주 좋은 산이다. 붉은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천년 고찰의 여유를 느끼기에도 그만이다. 조계산의 7부 능선인 해발 600m의 굴목이재에 있는 조계산보리밥(사진(7)·061-754-3756)은 그야말로 자연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간판은 식당이라고 걸려있지만 변변한 식탁 하나 없다.7∼8명이 올라 갈 수 있는 평상에 10개가 있다. 손님들은 등산화를 풀고 평상에 걸터앉아 커다란 쟁반에 내 온 음식을 먹는다. 상추, 무청, 돈나물, 미나리, 깨잎, 고추 등과 구수한 된장국이 나온다.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데 그 맛은 참 별나다. 파란 하늘을 지붕 삼아, 붉게 물든 단풍과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벗 삼아 먹는 웰빙 음식이다. 게다가 주인이 직접 담근 동동주를 한잔 걸칠라 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보리밥, 동동주 5000씩. # 파란 바다가 보이는 천관산 파란 하늘과 얼굴을 맞대고 있는 쪽빛 남해 바다가 흘린 땀뿐 아니라 가슴에 남아있던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산, 넘실대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아름다운 산, 바로 전남 장흥의 천관산이다. 물론 전남 장흥은 먹거리가 풍성하지만 바다하우스(사진(8)·061-862-1021)의 바지락회를 권하고 싶다. 전어, 농어, 하모(갯장어) 등 제철에 바다에서 나는 음식 모두가 맛나지만 쫄깃하고 쌉쌀한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바지락회(4인기준 3만원)가 압권이다. 막걸리로 담근 자연 식초와 고추장에 살이 통통한 바지락의 속살 무침은 산행의 수고를 한번에 날려주고도 남는다. # 민족의 영산 태백산 겨울 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에도 어김없이 붉은 물결이 치기 시작했다. 정상인 천제단은 물론이고 입구까지 수놓고 있는 단풍은 전국의 어느 산 못지않다. 태백은 한우로 유명하다. 비록 사육하는 수가 많지 않아 전국적으로 유명세는 타지 못하고 있으나 그 맛은 예술이다. 태백 시내에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고깃집이 많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아 꼭 한번 맛보기를 권한다. 그 중에서 태성실비식당(사진(9)·033-552-5287)의 고기는 특별하다. 마블링(고기에 포함된 하얀 지방)이 적은 빨간 살이 특징이지만 쫄깃하면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 그만이다. 고기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 집이니 꼭 전화를 해보고 가는 편이 좋다.
  •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종해 전남 보성군수

    [만나고 싶었습니다] 정종해 전남 보성군수

    ‘거시기 축제로 초대합니다.’ 전남 보성에서는 3가지를 내놓고 자랑한다. 녹차와 보성소리(판소리), 벌교 참꼬막이다. 낙엽이 뒹구는 요즘, 이들 향과 멋 그리고 맛이 나그네 발길을 이끈다. 정종해 보성군수는 18일 “판소리 고장인 보성의 녹차밭에서 우리가락을 들으며 귀를 씻어낸 뒤 속살이 꽉 찬 참꼬막을 먹으면 남도여행의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고 자신했다. 그는 “보성소리는 서편제와 동편제를 아우르는 보성만의 독특한 창법으로, 조상현·성창순·성우향 명창이 보성소리꾼”이라고 자랑했다. 이번 서편제 보성소리축제(21∼22일)는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놓고 내로라하는 전국의 신인들이 기량을 겨룬다. 정 군수는 “요즘 벌교앞 여자만의 찰진 갯벌에서 나는 쫄깃하고 짭조름한 꼬막 맛이 일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꼬막은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나온 궁중 진상품이었다. 다음달 3∼5일 소설 ‘태백산맥’의 현장인 벌교읍에서 참꼬막 축제가 이어진다. 그는 “축제 현장에서는 꼬막과 파전, 막걸리를 공짜로 제공하고 관광객들은 꼬막을 삶아서 까먹기, 요리하기, 녹차 마시기 등도 참가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여기다 태백산맥을 쓴 조정래씨가 설명하는 태백산맥 가족탐방도 눈길을 끈다. 정 군수는 “청정해역인 대포리 갯벌에서는 어촌계끼리 ‘꼬막 널배타기 경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에게 좋은 사진거리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만은 찰진 진흙농도가 화장품 크림보다 더 진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이곳 736㏊에서는 해마다 꼬막 6500여t을 캐내 200억원의 소득을 올린다.㎏에 3000원,1상자(10㎏)에 3만원이다. 정 군수는 “참꼬막은 영양가 풍부한 갯벌에서 자라 헤모글로빈과 단백질, 무기질, 칼슘 등이 많아서 노약자나 산모에게 아주 좋은 건강식품”이라고 권했다. 보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단풍구경 어디로?

    단풍구경 어디로?

    기상청은 전국 유명산의 단풍 시작시기가 작년보다 평균 8일 정도 빨라져 이달 중순 이후에는 전국 대부분의 산에서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0월 상순부터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은 날이 많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돼 가을산을 찾는 사람들이 곱게 물든 단풍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언제, 어느 산으로 단풍구경을 떠날까.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전국의 단풍명소를 시기별로 정리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10월 초순∼중순 ▲소백산 가을 햇살을 받은 기암괴석과 단풍잎에서 추일서정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곳. 설악산 다음으로 빠르게 단풍소식을 들을 수 있는 산이다. 단풍기간은 다른 산에 비해 다소 짧은 편. 화려함보다는 은은한 멋을 자랑한다. 남천계곡과 정상인 비로봉 일대, 희방사 주변의 희방계곡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천문대 주변의 단풍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큼 일품이다. ●10월 중순∼하순 ▲지리산 지리산의 단풍은 핏빛으로 표현될 만큼 붉다. 특히 피아골과 뱀사골 등의 단풍이 절정에 이를 때면 산 전체가 불붙은 듯 붉게 타오른다. 남원∼정령치∼성삼재∼실상사에 이르는 지리산 종단도로는 우리나라 고갯길 중 가장 높은 1130m에 위치해 차량으로 이동하며 힘들이지 않고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대산 오대산 단풍은 중후한 산세가 품어 키운 덕에 때깔이 곱기로 유명하다. 노인봉이 첫손 꼽히는 명소. 색동저고리로 갈아입은 활엽수림이 노인봉 전체를 화려하게 물들인다. 상원사에서 중대사에 이르는 구간과 비로봉 정상 등도 많이 알려진 단풍명소들이다. ▲치악산 산세가 웅장한 만큼 단풍빛깔 또한 깊고 오묘하다. 치악산의 옛이름인 적악산은 빼어난 가을 단풍에서 비롯됐다. 하늘을 찌를 듯 서있는 침엽수림과 어우러진 단풍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구룡사 계곡과 태종대, 향로봉, 비로봉 구간이 많이 알려져 있다. ▲속리산 산세가 수려해 한국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속리산은 은은한 단풍빛깔이 일품인 명산 중의 명산.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법주사 산책로다. 샛노랗게 물든 매표소 입구의 은행나무를 지나 세심정∼문장대∼신선대∼경업대를 잇는 등산로에서 절정에 이른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월악산 영봉 주변의 돌단풍과 능선 아래 펼쳐진 충주호가 어우러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하봉∼중봉∼영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주변의 송계계곡 또한 단풍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계룡산 봄에는 벚꽃이 압권인 마곡계곡, 가을에는 단풍이 일품인 갑사계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풍이 빼어나다. 갑사∼용문폭포∼금잔디고개∼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일품코스’. 동학사∼관음봉∼자연석릉∼남매탑을 도는 일주코스도 돌아볼 만하다. ▲소요산 수도권 단풍명소 0순위로 꼽힌다. 기암괴석들과 어우러진 형형색색의 단풍은 ‘경기의 소금강’이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음을 실감케 한다. 가장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은 원효암 주변. 일주문에서 의상대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단위의 단풍산행에 적합하다. ●10월 하순∼11월 초 ▲선운산 동백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선운사 단풍.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이라 일컬어 진다. 입구에서부터 펼쳐진 계곡과 기암절벽, 그리고 단풍 등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은 풍광을 자랑한다. 규모와 아름다움이 내장산 단풍터널과 견줄 만하다.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에서 만경대를 거쳐 21야영장까지가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구간. 우이동∼백운대 매표소∼인수 매표소∼백운대 코스와 우이동∼소귀천 매표소∼대동문∼백운대 코스가 많이 알려져 있다. 노적봉 코스는 등산객이 많지 않아 느긋하게 단풍산행을 즐길 수 있다. ▲주왕산 학소대, 주방천계곡 등이 일품 포인트. 특히 산 입구에서 제3폭포까지 수직단애가 이어진 4㎞ 구간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주왕산만의 독특한 매력을 한껏 풍긴다. 수면에 반사된 단풍이 마치 선계를 보는 듯한 주산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대둔산 산세가 수려하고 오색단풍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특히 수락계곡에 울긋불긋 피어난 단풍의 자태가 자못 화려하다. ▲내소사 전북 정읍 일대는 내장산을 비롯, 당단풍으로 유명한 백암산 등 단풍명산들이 즐비하다. 그 중 하나가 변산의 내소사. 울창한 전나무 숲을 벗어나면 자줏빛으로 물든 단풍터널이 100m 정도 이어진다. ▲적상산 전북 무주의 적상산은 단풍으로 마치 붉은(赤) 치마(裳)를 두른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수직단애가 사면을 둘러싼 산 위로 단풍이 들면 그야말로 빨간 치마를 입은 아리따운 여인네가 춤이라도 추는 듯하다. 한국의 100경 가운데 하나.
  • “귀향길이야 가을여행이야”

    ‘한가위에는 가족과 함께 고향집 주변 명승지를 찾자.’4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립공원인 장흥 천관산의 꼭대기에는 40여만평 억새가 은빛 물결로 출렁이면서 멀리 보이는 회진만 푸른 바다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안양면 억불산에는 얼마 전 문을 연 천문과학관에서 망원경으로 보름달과 별을 헤아리며 소원을 빌고 산 아래 수문리에서 키조개와 바지락 무침으로 허기를 달랠만 하다.‘환상의 운전길’이라는 수문리에서 보성 율포리의 해안도로를 달려 해수녹차탕에서 몸을 씻고 전어 구이와 무침으로 힘을 얻는다. 운전대를 살짝 돌리면 초록 애벌레마냥 구릉에 걸려 있는 녹차밭이 싱그럽다. 보성 벌교읍에서 특산물인 참고막을 까먹고 태백산맥의 홍교를 지나면 전통민속마을인 순천 낙안읍성이 들어오고 홍시 달린 감나무가 반긴다. 보름달 아래 석성 위를 거닐고 초가삼간 주막에서 쌀 막걸리로 목을 축여도 좋다. 국도 2호선(부산∼목포)으로 들어서 20분쯤 가면 순천만 다대포 갈대밭이 들어온다. 석양녘에 물든 조각배와 짱뚱어가 뛰노는 갯벌을 보노라면 한폭의 그림이 연상된다.‘전어의 원조’라는 광양시 망덕포구는 영·호남의 관문으로 사계절 관광객들이 붐빈다.‘밤나무 고장’인 광양은 지금 밤송이가 툭툭 터져 반질반질한 알밤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서해안으로는 굴비 철을 맞은 영광군의 해안도로가 칠산 앞바다 갈매기 소리와 해넘이로 이국적인 멋을 연출한다. 법성포에는 굴비정식, 굴비고추장 뿐 아니라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에 조성한 성역화 사업이 마무리 돼 볼거리가 적잖다. 이밖에 담양 추월산과 담양호, 대나무골 주제공원, 죽물박물관 등도 권할만 하다.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산삼 먹던 백사 잡혀

    강원도 정선군에서 산삼을 먹고 있던 백사가 잡혀 눈길을 끌고 있다. 정선의 미자립 교회에서 목회를 맡고 있는 Y(56) 목사는 지난 25일 오후 1시 태백산 중턱에서 기도 장소를 찾고 있던 중 길이 1m가 넘는 흰 뱀을 발견했다. 당시 흰 뱀은 땅속에 머리를 처박은 상태여서 등산용 지팡이로 흙을 파 뱀을 끄집어내자 입에 뭔가를 물고 있었다고 한다. Y목사는 전문가의 감정은 받지 않았지만 뱀이 물고 있는 것이 산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예로부터 뱀이 산삼을 먹으면 백사가 되고 백사는 산삼을 먹고 산다는 얘기를 믿기 때문이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미군 입맛 사로잡은 ‘상주 포도’

    경북 상주의 모동포도가 미국 군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24일 상주시에 따르면 최근 상주시 모동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백화명산포도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부대 내 매점에 납품됐다. 국내 포도가 미군 매점에 납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2㎏들이 3000상자를 주한 미군 용산기지에,600상자는 용산기지를 통해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카데나 미군기지에 각각 납품했다. 가격도 2㎏들이 1상자에 1만 2000∼1만 4000원으로 결정돼 시중 도매시장보다 30% 이상 높다. 이번 납품을 계기로 내년부터 5년간 매년 20여t의 포도를 납품키로 했다.상주시는 그동안 미군납품을 위해 3차례에 걸쳐 용산과 일본 오키나와기지에서 특판행사를 가져 맛과 향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미군 자체 농약잔류와 유전자조작 검사 등 안전성 검사도 통과했다. 소백산 줄기인 백화산 중턱에서 재배되는 모동 백화명산포도는 일교차가 큰 고랭지와 황토질의 비옥한 땅의 영향으로 국내 최고수준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모동면 일대 530여 농가가 재배하며, 당도는 14.5도 이상으로 높고 20도에 가까운 것도 있다. 상주시 관계자는 “미군부대에 포도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며 “상주 모동 포도가 미군부대에 납품하는 것을 계기로 다시 한번 국내 최고의 품질이라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상주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커리어 우먼] 허영심 문학과 지성사 이사

    [커리어 우먼] 허영심 문학과 지성사 이사

    하고 싶은 일을 가슴 속에 담아 뒀다 하나씩 꺼내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 뒤늦은 공부도 그렇고, 출판사 일도 그렇고, 백두대간 등정도 그렇다. 딱히 욕심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열정만은 놓지 않고 산다. 문학과지성사 허영심(48) 이사.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가정집을 개조한 사무실에서 만난 허 이사는 간편복 차림이었다. 이날 저녁 늦게 산악회 회원들과 백두대간 등정에 나선다. 이번에는 태백산을 종주할 차례다. 허 이사는 회계, 총무, 영업 관리까지 전체 살림을 책임지는 문학과지성사의 살림꾼이다.1993년부터니까 올해로 13년째다.‘살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경제사정이 좋지 않고 특히 출판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이다 보니 신경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회계·총무·영업관리까지 도맡은 살림꾼 “문학과지성사 같은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일을 배우고 또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장점이기도 하다고 허 이사는 말한다. 허 이사가 출판업계에 발을 내디딘 것은 고등학교 졸업 직전이었다. 서울여상 졸업반인 지난 1976년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진명출판사 경리부에 입사했다.2년 뒤 앨빈 토플러의 ‘제3의 파도’를 펴낸 홍성사로 옮겨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총무과장을 맡았다.7년쯤 일하다 그만두고 카페를 차렸는데 1년 만에 말아먹었다. 결혼하고 쉬고 있는데 옛 동료의 권유로 한국논단 창립 멤버로 참여, 다시 출판계로 돌아왔다. 이것이 인연이 돼 1993년 문지로 옮긴 뒤 지금까지 이어졌다. “당시는 후배 세대로의 경영 승계를 위한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고, 바로 내가 맡은 일이었다.” 허 이사는 문학과지성사에서 회계를 전산화하고 조직과 업무를 체계화한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긴다. 일을 하면서 전문 지식에 대한 필요성이 커져 2004년 뒤늦게 전문대 경영학과에 입학, 만학도의 꿈을 이뤘다. 외환위기 직후 너나없이 힘들던 때, 기본급만 받으며 묵묵히 일해준 직원들과 도매서점들의 부도로 지불해야 할 잔고가 쌓여 가는데도 잔고 걱정 말라며 용기를 준 협력업체 사장들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고맙다. 이들이 바로 지금의 문학과지성사의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요즘 출판사들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들로 여념이 없다. 문학과지성사는 순수문학을 지향하는 기본정신을 고수하면서도 대중적 정서와 필요에 좀 더 부합할 수 있는 다소 가벼운 책들의 발간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불황을 타지 않는 어린이·청소년책에도 관심이 있다. 단, 문학과지성사의 명성에 걸맞게 질적으로 한 단계 높은 어린이책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인터넷세대를 겨냥해 오디오북이나 e북에도 관심이 있지만 한국에서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 걸맞는 한단계 높은 어린이책 발간 “출판일 자체가 섬세함을 요구하고 다른 산업에 비해 기혼여성에 대한 차별이 덜하나 보니 여성들이 많은 것 같다.”는 허 이사는 “출판계 입문은 타의로 했지만 지금은 출판일이 좋아서, 문학하는 사람들이 좋아 발을 뺄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웃었다. 입시생 아들의 새벽 밥을 챙겨 주는 그녀는 시간을 쪼개 지인들과 산을 찾는다. 백두대간은 내년 10월쯤 끝내고, 히말라야 트래킹도 할 계획이다. 인터뷰 말미에 이름에 얽힌 에피소드가 없냐고 묻자 “왜 없겠어요. 얼마전 전화번호부를 뒤적였더니 똑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16명이나 되더라.”며 웃어넘겼다. 학교 다닐 땐 콤플렉스였지만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라고 생각을 바꾸니까 극복되더란다. 허 이사가 세상사는 방법이다. 글 김균미 사진 이호정기자 kmkim@seoul.co.kr ■ 허영심 이사는 ▲1958년 충북 단양 출생 ▲1976년 진명출판사 입사 ▲1978년 홍성사 총무과장 ▲1989년 한국논단 창설멤버 ▲1993년 문학과지성사 경리부장, 이사
  • “장백산공정 존재 안해”

    닝푸쿠이(寧賦魁) 주한 중국대사는 15일 중국의 한국 고대사 왜곡 시도로 알려진 ‘동북공정(東北工程)’ 논란과 관련,“동북공정은 학자 자신의 견해이지 중국 정부의 견해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닝 대사는 이날 김원웅 국회 통외통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중국 정부는 근본적으로 지난 2004년 합의한 동북공정 관련 양국간 구두양해 사항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 위원장이 전했다. 그는 장백산(백두산) 일대 개발에 관한 ‘장백산공정’ 논란에 언급,“장백산공정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지방 정부가 지방 경제 및 관광업을 활성화하려고 도로를 개설하거나 비행장을 건설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백산공정은 한국 언론이 꾸며낸 말이며, 언론사간 과도한 경쟁 때문에 빚어졌다고 본다.”며 “한국의 일부 언론이 근거 없이 추측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구로구청 고병득씨의 3가지 직업

    구로구청 고병득씨의 3가지 직업

    “봉사활동도 하고, 구정 홍보도 합니다.”서울 구로구청에서 구정 홍보를 맡고 있는 고병득(47·기획홍보과 7급) 주임은 구청 안팎에서 실력 있는 ‘침구사’로 더 유명하다. 소설가이기도 한 고 주임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양로원 자원봉사에 나서고, 평일 오후에는 문화센터 강사로 초빙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침술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정 홍보도 열심히 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가 침술에 입문한 것은 2004년 1월. 집 근처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그리스도대학 평생교육원 침구사 과정에 입문하면서부터다. 1년 동안 매주 8시간의 강의를 들으며 민간 전통의술인 침술에 빠졌고, 졸업과 동시에 동의학전수협회에서 주관하는 소정의 교육을 마친 뒤 지난 2005년 2월에는 ‘침뜸관리사’(침구사) 자격증을 땄다. 또 중국 난징 중의학대학으로 건너가 1주일간 해부학 강의를 들을 정도로 침술에 심취했다. “정년 퇴임한 뒤 고향(경남 의령)에 내려가 봉사활동을 하며 여생을 보내기 위해 배웠는데 너무 바빠서 마치 본업처럼 돼 버렸네요.” 침술을 공부하며 시작한 백산노인복지관과 혜명양로원 등에서의 자원봉사활동이 벌써 230시간을 넘었다. 지금도 토요일 오후 1시가 되면 침 도구를 챙겨 들고 인근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혜명양로원으로 향한다. 침구 장비는 두께 0.25㎜, 길이 5㎝인 1회용 소독침과 장침, 뜸 등이 전부다. “어르신들이 내가 봉사를 안 오면 무척 섭섭해하세요. 관절염과 신경통, 요통, 두통 등으로 고생하시는 어르신들이 침을 맞아야 1주일이 편하다고 하시거든요. 단골도 20명이 넘어요.” 견비통(오식견)과 관절염 등으로 고생하는 구민들과 구청 공무원들도 일과후 치료를 받기 위해 그를 찾는다. 현재도 교통사고로 고생하는 직원을 위해 구청 숙직실 등에서 침을 놓고 뜸을 떠주고 있다. 구청 숙직실은 항상 쑥 냄새로 가득할 정도다. “침을 맞은 뒤 시원하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들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침을 맞은 뒤 사례를 하겠다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돈은 받지 않습니다. 돈 벌려고 침술을 배운 것도 아니고 민간 자격증이라서 영업행위는 할 수 없거든요.” 지난 3월부터는 매주 월요일 오후 6∼9시 지역신문사 문화센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침술 강의를 한다. 공무원 신분이다 보니 강의를 전후해 구민인 수강생들이 구정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한다. 주민들에게 구정 방향에 대해 사실 관계도 설명해 주고, 세금 납부나 행정절차 등에 대해 조언도 해 주고 있다. 그는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그는 1996년 창조문학을 통해 등단했고,2000년에는 80년도 공무원 숙정을 다룬 장편소설 ‘각시붕어’를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시절 소설을 쓰느라 방황하다가 서른 살이던 1989년 공직에 입문했다.1997년 이후 구청 홍보팀에만 근무한 ‘홍보통’이기도 하다. “정년이 무척 기다려져요. 정년 퇴직하면 제일 먼저 2년 동안 침술 장비와 펜을 들고 세상 유람을 떠나보고 싶습니다. 발길 닫는 대로 다니며 노인분들에게 침을 놔주고 소설을 쓰며 살고 싶습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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