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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놀이 하고 옥수수도 따고...여름 휴가, 가족과 농촌 어때요

    물놀이 하고 옥수수도 따고...여름 휴가, 가족과 농촌 어때요

    농림축산식품부, 가족 여행 추천지 7곳 선정 “올 여름 휴가는 볼거리·먹을거리 체험거리 넘치는 농촌으로 오세요”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제7회 도농교류의 날 농촌 여름휴가 캠페인’ 행사를 개최하면서 물놀이와 함께할 수 있는 농촌체험 여행지 7곳을 선정했다.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은 “여름휴가는 북적거리는 도시를 벗어나 농촌에서 다양한 맛과 멋을 경험하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가 직접 선정한 최적의 농촌 여름 휴가지를 소개한다.●연천 푸르내 마을 2009년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경기 연천군 청산면 ‘푸르내마을’은 산수가 어우러진 청정지역에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재배한 감자와 옥수수 등을 직접 수확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마을 특산물인 오이로 직접 천연 미스트와 비누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마을에서 조성한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또 한탄강 상류 아우라지 강이 굽이쳐 흐르는 마을로 아름다운 주상절리와 장승과 우뚝 솟은 바위가 절경을 선물한다. 마을에서는 마을과 주민의 안녕을 빌어주는 수호신으로 ‘우장승’ ‘좌상바위’로 불린다. 매운탕, 백숙, 푸르내시골밥상, 단호박칼국수도 일품이다.●파주 한배미마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의 ‘한배미마을’도 선정됐다. 한배미마을은 앞에는 임진강, 뒤에는 감악산이 둘러싸고 있는 고즈넉한 마을로, 다양한 테마의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딸기따기, 물놀이체험, 미꾸라지잡기, 김장 체험하기, 옥수수 따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마을 펜션과 수영장, 두류선별가공장을 이용할 수 있다. 손두부 정식과 두부찌개 등이 일품이며 주변에 감악산 운계폭포, 출렁다리, 임진각, 자운서원 등이 있다.●양양 38평화마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의 ‘38평화마을’은 지리적으로 위도 38도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 산, 계곡이 어우러져 인근 하조대해수욕장, 양양송이밸리자연휴양림 등 주요 관광지와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매년 7월말 여름해변축제를 개최하며 서핑, 조개잡이, 모터보트, 바나나보트, 제트스키, 수상스키 등 다양한 놀거리가 있다. 국도변 38휴게소 인근에 자리 잡은 잔교리해변은 호수같이 펼쳐진 바다와 청정 백사장, 시원한 솔밭이 어우러져 있고 캠핑장 시설도 보유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외에도 경찰 전적비가 있는 무궁화동산, 어민위령탑, 아기자기한 골짜기, 둘레가 10㎞에 달하는 임도산책길, 38산소길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인제 고로쇠마을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고로쇠마을’은 미산이란 마을명칭 그대로 아름다운 산마을이다. 한강 최상류인 내린천 1급수 미산계곡에서는 각종 민물어종을 만날 수 있으며, 한국 100대 명산에 포함된 방태산 및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인 맹현봉에서 피어나는 각종 야생화는 하늘정원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고로쇠축제, 방태산 산신문화제, 약수숲길걷기 행사와 견지낚시, 1인 래프팅 리버버깅, 도토리묵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6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되는 리버버깅 프로그램은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레포츠로 가족이 함께 자연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괴산 둔율올갱이마을 충청북도 괴산군 ‘둔율올갱이마을’은 중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는 농촌의 정겨움이 묻어나는 마을이다. 인근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군자산과 갈은동구곡, 쌍곡계곡이 있고, 마을을 따라 흐르는 달천강에 깨끗한 물에서만 사는 올갱이(다슬기)가 많이 자라고 있어 생태와 농업이 함께하는 농촌이다. 올갱이잡기, 돌무지헐어 민물고기 잡기 등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생태체험과 매년 7월 말 개최되는 올갱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또 흙의 소중함을 느끼고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농사체험을 비롯해 전통문화체험, 옥수수미로밭과 돛단배타기 등의 특별체험도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완도 신학마을 전라남도 완도군 군외면의 ‘신학마을’이 호남권의 대표적 농촌 여름휴가지로 선정됐다. 마을 계곡에서 물놀이와 다슬기 잡기 체험을 할 수 있고, 마을 앞 바다에서는 낚시를 하는 등 계곡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완도대교부터 명품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완도읍에 들어서 첫 관문에 위치한 마을로 특산물로는 김, 미역, 다시마, 멸치, 전복, 비파 등이 있다. 인근에 우리나라 최고의 난대림을 자랑하는 완도수목원이 위치하고 있어 수목원 일대를 바른 자세로 걷는 노르딕 워킹 체험을 운영하고 있다. 전복코스요리, 바다생선구이가 일품이다.●거창 수승대마을 영남권에서는 자연과 역사, 문화를 모두 품은 체험휴양마을인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수승대마을’이 선정됐다. 거창의 명승유적지 수승대가 가까이 있고, 정온선생 고택과 사계절 산수가 아름다운 금원산이 가까이 있다. 여름철에는 수승대물놀이와 월성계곡 깊은 곳에서부터 흐르는 맑고 깨끗한 위천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 마을 내 도자기 체험이 가능한 시설이 있어 가족과 함께 도자기체험도 즐길 수 있다. 인근에 전국에서 유명한 황산고가마을도 있어 함께 방문해도 좋다. 머구나물, 취나물, 위천우렁이쌀, 위천콩청국장 등 다양한 토종 농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물 만나 쉬리… 체험하며 즐기리

    물 만나 쉬리… 체험하며 즐기리

    7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시원한 물가에서 더위를 피하고 다양한 제철 먹거리로 건강을 챙겨야 할 때다. 한국관광공사가 가족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즐기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농어산촌체험마을을 7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체험의 종류와 시간대를 확인하고 예약을 해 두는 것이 좋다.●카누 타고 캠핑 즐기고… 강원 홍천 배바위카누마을 배바위카누마을은 홍천의 서쪽 끝, 청평호로 이어지는 홍천강 하류에 있다. 춘천, 가평 등 수도권에서 가까워 접근하기 좋다. 마을 앞 강물은 수심이 깊지 않고 유속이 느려 카누를 즐기기 좋다. 널찍한 강변에는 근사한 캠핑카와 크고 작은 텐트들이 늘어서 있다. 카누 체험 코스는 왕복 4㎞다.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일반 카누 16대와 투명 카누 5대, 카약 5대가 있다. 캠핑장도 운영하고 있다. 캠핑 장비가 없는 이들은 방갈로를 이용하면 된다. 마을에서 1시간 거리에 공작산 수타사 계곡이 있다. 맑고 청량한 공기로 가득한 ‘공작산생태숲 산소길’을 걸으면 호흡이 깊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 기념관과 옛 홍천군청(등록문화재 108호)을 리모델링한 홍천미술관, 홍천성당(등록문화재 162호) 등도 가볼 만하다. 상설시장과 오일장(끝자리 1·6일)이 함께 서는 홍천전통시장도 빼놓지 말자.● 펄떡펄떡 개매기 체험… 전남 장흥 신리어촌체험마을 전남 장흥군 대덕읍 신리어촌체험마을에서는 여름 한 철 ‘개매기 체험’이 펼쳐진다. 갯벌에서 펄떡이는 물고기를 잡는 특별한 어촌 체험이다. 개매기란 바다에 그물을 쳐 놓고 밀물 때 들어온 물고기를 썰물 때 잡는 전통 어업 방식이다. 갯벌을 뛰어다니느라 온몸이 진흙 범벅이 되지만, 숭어와 도미 등 값비싼 먹거리를 잡고 나면 얼굴이 환하게 펴진다. 개매기 체험 행사일과 시간은 물때에 따라 달라진다. 물때를 꼭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허리까지 올라오는 물장화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개매기 체험 뒤엔 문학의 발자취를 좇는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회진면에 선학동마을과 이청준 생가가 있다. 장흥 출신 문인과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천관문학관도 빼놓지 말자. 정남진전망대는 장흥의 새 랜드마크다. 정남진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 쪽에 있는 해변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남도의 풍요로운 바다가 품에 안긴다.●‘갯벌+수영장’ 휴가세트… 경기 안산 종현어촌체험마을 안산 대부도의 종현어촌체험마을은 갯벌을 몸으로 체험하고 바닷가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체험마을이다. 대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갯벌 조개 캐기가 꼽힌다. 다양한 갯벌 생명체를 살펴보고 바지락도 잡을 수 있다. 갯벌 체험을 하려면 방문 전에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장화와 호미는 현장에서 유료(2000원)로 대여해 준다. 8월 말까지는 마을 앞 갯벌에 야외 수영장을 운영한다. 규모는 작아도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 좋다. 종현어촌체험마을 인근의 구봉도낙조전망대는 안산9경에 속하는 명소인 만큼 꼭 들르는 게 좋겠다. 마을에서 도보로 30분 남짓 걸린다. 갯벌과 백사장, 해송이 어우러진 방아머리해수욕장과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바지락칼국수도 대부도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시화방조제에 우뚝 솟은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에서 서해안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각별하다.●물질 배우고 해녀밥상 받고… 울산 주전어촌체험마을 울산 동구의 주전어촌체험마을은 파도 소리 아름다운 몽돌해변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해녀 체험이다. 마을 해녀들에게 물질을 배우고 얕은 앞바다에서 전복과 해삼, 소라 등 싱싱한 수산물을 직접 채취할 수 있다. 맨손으로 소라와 고둥을 줍는 맨손잡이 체험은 유치원 아이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밌다. 출출해진 배는 ‘해녀 밥상’으로 채운다. 해녀들이 직접 잡은 해산물이 밥상에 오른다. 아울러 어선 승선 체험, 투명 카누 체험, 바다낚시 체험, 스킨스쿠버 체험 등 어촌에서 하는 거의 모든 바다 체험이 가능하다. 인근에 둘러볼 곳도 많다. 문무왕비의 전설을 간직한 대왕암공원과 태화강십리대숲은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고래잡이로 유명한 장생포 옛 마을을 복원한 장생포고래문화마을, 울산 최초의 상설 야시장인 울산큰애기야시장도 들러볼 만하다.●더위 피하며 ‘꽃강’에서 ‘쉬리’… 강원 철원 쉬리마을 철원군 김화읍의 쉬리마을은 ‘꽃강’이라 불리는 화강(花江) 주변 학사리와 청양리 일대를 아우른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철원화강쉬리캠핑장과 수영장, 쉼터와 산책로 등이 화강 주변에 모여 있다. 김화교에서 수변수영장으로 미끄러지는 워터슬라이드, 수상레저체험장, 물썰매장 등 놀이시설도 갖췄다. 쉬리캠핑장과 김화 읍내를 잇는 김화교는 보행 전용교다. 쉬리와 다슬기 모양의 터널이 있다. 오후 8시부터 다리에 경관 조명이 켜져 밤 산책 코스로도 좋다. 8월 1~4일에는 철원화강다슬기축제도 열린다. 마을 인근의 두루웰숲속문화촌은 에코어드벤처, 목재체험장 등을 갖춘 휴양림이다. 지난 6월 에코하우스가 새로 개장해 숙박지로 좋다. DMZ 안보 여행은 구철원의 소이산전망대와 노동당사를 중심으로 돌아볼 만하다. 지난 6월 개방한 ‘DMZ평화의길’ 철원 구간도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계곡에서 즐기는 수상 체험… 강원 양양 해담마을 양양의 서림계곡은 양양을 대표하는 두 계곡, 미천골과 갈천이 합류되는 곳이다. 해담마을은 두 물길이 하나 된 서림계곡을 품은 마을이다. 해담마을의 매력은 물 맑은 계곡에서 즐기는 다양한 수상 체험이다. 보트를 닮은 몸체에 바퀴 8개가 달린 수륙양용차는 해담마을 수상 체험의 대표 주자. 계곡은 물론 숲길과 산길을 거침없이 내달린다. 페인트볼 사격, 활쏘기 체험, 뗏목·카약 등도 즐길 수 있다. 송천떡마을에서 맛보는 쫄깃한 인절미와 에메랄드빛 바다도 양양 여정에서 빼놓으면 섭섭하다. 특히 낙산해변은 수심이 완만해 가족 피서지로 손색이 없고 솔숲 사이로 난 산책로가 매력적이다. 최근에는 서핑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신석기 유적 가운데 하나인 양양 오산리 유적(사적 394호)과 움직이는 갈대 군락으로 유명한 쌍호 갈대숲도 가볼 만하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청요릿집·반도호텔… 종전 뒤라 믿기엔 화려한 ‘서울의 휴일’ 걷다

    청요릿집·반도호텔… 종전 뒤라 믿기엔 화려한 ‘서울의 휴일’ 걷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0회 서울의 영화2(이용민 감독의 서울의 휴일)’ 편이 지난달 29일 중구 정동과 남대문시장 일대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서대문역 5번 출구 앞에 집결한 참가자 40여명은 영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정동과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서 옛 정취를 만끽했다. ‘차이나타운이 없는 대도시’ 서울에서 차이나타운 역할을 하는 한성교회에서 시작한 투어는 1세대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프란치스코 정동수도원으로 향했지만 때마침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 중이어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의장행렬과 조우한 참석자들은 한참 동안 덕수궁 돌담길을 함께 행진했다. 이어 정동극장~세실극장~시청 광장~환구단~상동교회~남대문시장 안 은호식당을 거쳐 숭례문 앞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해설을 맡은 김은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화 미리보기는 물론 알찬 사진과 자료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근대의 산물 영화는 그 시대의 거울이다. 소설이나 그림, 음악에서는 느낄 수 없는 리얼리티를 선사한다. 1956년에 제작된 이용민 감독의 ‘서울의 휴일’은 1930~1950년대 서울이라는 도시공간과 서울 사람의 삶을 돌이켜 보게 하는 대표적 한국 고전영화 6편 중 1편에 꼽힌다. 나머지 5편은 양주남의 ‘미몽-죽음의 자장가’(1936년), 최인규의 ‘집 없는 천사’(1941년), 이병일의 ‘반도의 봄’(1941년), 한형모의 ‘운명의 손’(1954년), 한형모의 ‘자유부인’(1956년) 등이다. 흡사 로마를 무대로 공주와 신문기자의 로맨스를 엮은 1954년 작 ‘로마의 휴일’의 서울판처럼 여겨진다. 시나리오를 쓴 미국 작가 돌턴 트럼보는 처음에 ‘공주와 평민’이라고 제목을 달았다가 나중에 바꿔 공전의 히트를 쳤다. 우리에게 낯설기만 한 1950년대 서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한 편의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남대문, 중앙청(옛 조선총독부), 청계천변, 파고다공원(탑골공원), 독립문, 정동길, 덕수궁, 황궁우가 보이는 옛 조선호텔과 반도호텔(롯데호텔), 옥인동 옛 송석원 터에 세워진 친일파 윤덕영의 아방궁 벽수산장도 배경으로 나온다. 자료적 가치가 높아 2016년 서울미래유산 무형유산으로 선정됐다.영화는 1950년대 서울 상류층의 꿈같은 일상을 과장되게 보여 준다. 새로 생긴 신신백화점(SC제일은행 본점)에서 쇼핑하고, 장안 제일의 청요릿집 아서원(소공동)에서 점심 먹고, 한강에서 보트와 수상스키를 타고, 덕수궁 잔디밭에서 술판을 벌이고, 서울에서 가장 높은 반도호텔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신다. 사건에 휘말린 신문기자와 산부인과 여의사 부부의 주말 일정이 중심이다. 서울 명소 보여 주기에 치중했다. 한국전쟁 종전 3년 후의 서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문화주택, 클래식 음악과 영화 감상, 쇼핑, 야외 음악회, 한강 뱃놀이, 맥주내기 미니골프 등 극소수 상류층의 소비생활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필름 속 궤도전차와 빈티지 자동차, 고가의 전축이나 뻐꾸기시계, 다이얼식 전화기 같은 소품도 눈을 즐겁게 한다.하나의 스토리라인이 아니다. 옆집에 사는 사장과 젊은 부인, 그리고 앞집에 사는 가난한 옥이네 가족에게 벌어진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 준다. 남대문 야바위꾼의 꾐에 빠져 혼전 임신한 옥이는 하얀 고무신에 검정치마 차림의 전형적인 우리네 누이의 모습이다. 휴일을 보내는 기자들의 세계와 신문사 풍경도 곁들였다. 신문사 편집국장 역으로 인기 시사만화가 코주부 김용환 화백이 우정 출연한 장면도 눈에 띈다. 한강대교와 철교가 보이는 한강백사장에서 ‘오 솔레미오’를 부르거나, 호텔에서 “축배를 들 때 왜 잔을 부딪치는 줄 아십니까? 미각을 자극하는 맛과, 시각을 만족시키는 황금빛 액체, 촉각을 만족시키는 술잔의 시원한 감촉, 후각을 만족시키는 야릇한 향기, 다만 한 가지 모자라는 청각을 위해 하는 게 건배”라는 명대사도 나온다. 영화가 제작된 1956년 서울의 실상은 어땠을까. 손정목의 ‘서울도시계획이야기’는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이 끝나고 휴전협정이 조인됐을 당시 서울의 풍경을 이렇게 요약했다. “서울시가지는 사대문 안이었다. 동대문을 나가면 신설동까지 큰길가에는 집이 들어차 있었지만 그 밖은 논과 밭이었다. 신설동 남쪽에는 경마장이 있었으나 인가는 별로 없었다. 신당동에는 집이 들어서 있었지만 지금의 금호동, 옥수동 일대는 산이었다. 왕십리에도 큰길을 따라 양쪽에는 집이 연이어 있었지만 지금 한양대학교가 있는 일대에는 주택보다 미나리꽝이 더 많았다. 성동교도 나무다리였고, 그 동쪽에는 논과 밭뿐이었다. 서울의 남쪽, 한강대교까지는 양쪽에 시가지가 형성돼 있었지만 동빙고동, 서빙고동의 인구는 각각 1000명 안팎이었다. 원효로 1~4가에도 큰길가가 아니면 논과 밭이 더 많았다. 노량진, 상도동, 대방동, 영등포에도 시가지가 연결되지 않았다. 서쪽으로 나가면 겨우 신촌까지였고, 마포 전차종점을 100미터만 벗어나면 동쪽은 벌거숭이 산이었다. 서교동, 합정동, 망원동은 한 개로 묶여 하나의 행정동을 형성하고 있었다. 서울의 동북쪽은 미아리고개가 끝이었고, 서북쪽은 독립문, 현저동이 끝이었다.”서울은 한국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만신창이 모습 그대로였다. 전쟁 전 20만채에 가깝던 집 가운데 6만채 정도가 불타거나 파괴돼 사람이 살 곳이 부족했다. 도로, 교량, 상수도 등 도시기반시설은 처참하게 뭉개졌다. 서울 도심부에는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있던 지상 8층의 반도호텔이 최고층 건물이었고, 옆에는 조선호텔이 있었다. 그리고 신세계백화점과 그 뒤의 제일은행(SC제일은행) 충무로지점, 맞은편의 한국은행(한국은행 화폐박물관) 건물이 서울의 대표적 건축물이었다. 1950년대 서울 도심부의 건축물 평균 층고는 2층에도 미치지 못했다. 종로네거리와 남대문로 양쪽의 평균 건물 높이가 3~5층이었고, 충무로·명동·을지로는 2~3층 남짓했다. 1955년 종로네거리 현재의 SC제일은행 본점 자리에 신신백화점이 신축됐는데, 당시 유행하던 루버를 전면에 돌린 산뜻한 건물이었지만 2층에 불과했다. 1957년 광화문네거리에 3층짜리 국제극장(동화면세점)이 들어서고, 무교동 모퉁이에 5층짜리 개풍빌딩이, 1958년 남대문에 7층짜리 그랜드호텔이 세워졌다.1940년대부터 1965년까지 서울은 잠자는 도시였다. 재개발은 요원했다. 모든 게 군수물자로 사용됐기에 건축자재를 구할 수 없었다. 수명이 30년에 불과한 목조건물들이 낡고 병든 상태로 근근이 버티고 있었다. 종로구 신문로, 청운동, 효자동 일대의 총독부 관사촌이나 중구 장충동과 신당동, 용산구 후암동 일대의 일본식 문화주택 지역이 부자동네였다. 청계천을 사이에 둔 양쪽 제방, 세운상가가 들어선 소개도로, 남산 어귀, 사직공원 뒤 인왕산 입구와 서쪽, 금화산 일대와 현저동, 해방촌과 보광동, 금호동, 옥수동, 동소문동, 창신동 등에 13만채에 가까운 무허가 불량주택과 판잣집이 빽빽했다. 1950년대의 어느 일요일 하루 동안 서울에서 벌어진 얘기를 다루는 ‘서울의 휴일’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활기찬 서울의 모습을 필름에 담았다. 당시는 휴식과 위안 그리고 도피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절이었다. 영화는 암울하고 참담했던 기억을 잠시나마 잊게 해 주는 진통제였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1회 성수동 붉은 벽돌 마을 ■일시 및 집결장소:7월6일(토) 오전 10시, 뚝섬역 1번 출구(역 안)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낙원의 저편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낙원의 저편

    1882년 주식시장이 붕괴하기 전까지 고갱은 주식 중개인으로 부르주아의 삶을 누렸다. 그림을 수집하고, 틈틈이 배운 솜씨로 인상주의 전시회에 작품을 내기도 했다. 일자리를 잃자 그는 전업화가가 되기로 했다. 고갱은 재능이 뛰어났다. 몇 년 만에 아방가르드 그룹 내에서 명성을 얻고 추종자도 만들었다. 하지만 그림이 팔리지 않았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문명사회에 염증을 느끼던 고갱은 타히티에서 탈출구를 발견했다. 1891년 4월 프랑스를 떠나 두 달 넘게 항해한 끝에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 도착했다. 타히티는 그가 기대했던 낙원이 아니었다. 그가 도착했을 땐 폴리네시아인들이 서구 세계와 접촉한 지도 한 세기 이상이 흐른 뒤였다. 고갱은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서 씁쓸히 실토한다. “선교 사업으로 이미 수많은 종교적 위선이 뿌리를 내렸고, 시는 사라져 버렸다오. 모든 종족들을 덮친 천연두는 말할 것도 없고.” 이 그림에는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가 감돈다. 선명한 원색들이 화면 가득하지만 어쩐지 서글프다. 두 여인은 매우 가까이 있지만,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대화도 나누지 않는다. 그렇다고 관객을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꽃무늬 천 파레오를 두른 왼쪽 여인은 다리를 앞으로 뻗고, 굵고 튼튼한 팔로 바닥을 짚고 있다. 눈을 내리깐 옆얼굴은 표정을 알 수 없다.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오른쪽 여인은 책상다리를 한 채 바구니를 짜고 있다. 얼굴은 정면을 향하고 있지만, 시선은 관객의 어깨를 스쳐 화면 밖을 바라보고 있다. 두 여인 뒤로 검은 바다, 흰 선으로 표시된 파도, 푸른 개펄, 백사장이 보인다. 세상과 고립된 것 같은 이 장면에도 역사적 배경은 존재한다. 오른쪽 여성이 입은 헐렁한 원피스는 선교사들이 들여온 것이다. 1819년 영국 선교사들은 타히티 왕 포마레 2세를 설득해 열아홉 가지 법령을 반포하게 했다. 그중에는 나체를 금하는 조항도 들어 있었다. 두 여인이 입은 옷은 인도나 유럽에서 들여온 싸구려 면직물일 것이다. 고갱의 그림은 서구의 식민지 침탈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는 파리의 고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풍경을 그렸을 뿐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낙원. 미술평론가
  • 해변은 손님맞이 준비 중

    해변은 손님맞이 준비 중

    해수욕장 개장을 앞둔 강원 고성군 죽왕면 백도해변에서 2일 백사장 청소와 평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성 지역 27개 해수욕장은 오는 12일 개장한다. 고성군 제공
  • 해변은 손님맞이 준비 중

    해변은 손님맞이 준비 중

    해수욕장 개장을 앞둔 강원 고성군 죽왕면 백도해변에서 2일 백사장 청소와 평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성 지역 27개 해수욕장은 오는 12일 개장한다. 고성군 제공
  • [포토] 해수욕장 개장 준비로 바쁜 동해안

    [포토] 해수욕장 개장 준비로 바쁜 동해안

    2일 강원 강릉시가 중장비를 동원해 경포해수욕장에서 백사장 평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릉지역 해수욕장은 오는 5일 개장한다. 연합뉴스
  • [포토] ‘여름바다 즐겨요~’ 해운대 해수욕장 전면 개장

    [포토] ‘여름바다 즐겨요~’ 해운대 해수욕장 전면 개장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 하얀 파도가 치고 있다. 이날 부산지역 공설 해수욕장 7곳이 모두 문을 열었다. 광안리·다대포·일광·임랑해수욕장은 이날부터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지난달 1일 부분 개장했던 해운대·송도·송정해수욕장은 이날부터 전 구간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2019.7.1 연합뉴스
  • 경북 25개 해수욕장 백사장 중금속 ‘안전’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도내 25개 지정 해수욕장의 백사장이 환경 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연구원이 경북 동해안 4개(포항·경주·영덕·울진) 시·군 해수욕장 25곳의 모래를 채취해 납, 카드뮴, 6가크롬, 수은, 비소 5개 항목의 유해 중금속을 분석해 환경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다. 연구원은 피서철 이용객들이 안심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해수욕장 운영 기간에도 백사장 환경 안전성을 수시로 점검할 계획이다. 도내 해수욕장은 오는 29일 영일대·월포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다음 달 6일 칠포, 화진, 구룡포, 도구 등 나머지 포항 지역 해수욕장이 문을 열고 피서객을 맞이한다. 울진 7곳, 영덕 7곳, 경주 5곳 해수욕장은 다음 달 12일 일제히 개장한다.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백사장 모래 안전성 검사 결과를 해당 시·군에 신속히 제공해 도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해수욕장에 나타난 코끼리·코뿔소

    해수욕장에 나타난 코끼리·코뿔소

    25일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 대형 코끼리와 코뿔소 모래조각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모래조각은 포항시가 오는 29일 영일대해수욕장 개장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항 뉴스1
  • 협재·금릉·이호테우·함덕… 22일부터 제주 해수욕장 개장

    협재·금릉·이호테우·함덕… 22일부터 제주 해수욕장 개장

    제주지역 해수욕장이 오는 22일부터 차례로 개장한다. 제주도는 협재·금릉·이호테우·함덕·곽지 해수욕장이 22일 개장한다고 18일 밝혔다. 삼양·김녕·신양섭지·표선·중문색달·화순금모래 해수욕장은 다음달 1일 개장한다. 운영은 8월 31일까지다. 개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협재·이호테우·삼양·함덕 해수욕장은 다음달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야간에도 운영한다. 야간 개장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다. 이들 해수욕장과 연안해역에 274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된다. 해수욕장에서는 흡연이 금지되고 백사장 내 애완동물을 동반하려면 목줄과 배변봉투를 소지해야 한다. 제주 해수욕장들은 수질과 백사장의 모래 안전성 검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제주 자치경찰은 해수욕장 개장 기간 공중화장실 등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부흥 기폭제 ‘춘향전’ 멜로 이끈 ‘자유부인’… 장르의 신세계 열었다

    지금까지의 연재를 통해, 1900년대 초입 한국에 처음 영화가 들어온 시점부터 6·25 전쟁이 끝나고 재건을 시작한 1954년 시점까지 약 50년 동안의 영화사를 살펴봤다. 1901년 미국인 여행가 버턴 홈스 일행이 대한제국기 서울의 풍경을 촬영해 왕실에서 상영회를 개최한 것과 1903년 동대문활동사진소에서 표를 사고 입장한 대중 관객들을 대상으로 영화를 상영한 것이 한국에 영화가 소개된 가장 앞선 기록이었다. 또한 1919년 단성사에서 조선인 신파극단의 제작으로 연극 무대와 영화가 결합한 연쇄극을 상연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의 출발로 기록된다. 이후 일제강점하 조선영화계는 무성영화와 발성영화시기를 개척해 가며 조선인 관객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고, 일제 말기에는 국책선전영화로 명맥을 이어가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영화 제작을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의 열정은 1945년 8월 이후 해방 정국과 1950년 6·25 전쟁 시기에도 꾸준히 극영화를 만들고 관객들과 만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는 1950년대 중반 한국영화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게 되는 기반이 되었음에 분명하다. 이제부터의 연재는 1955년 이후 한국영화계가 어떻게 국가 정책 그리고 제작 자본과 협상하며 ‘한국’ 영화를 만들어갔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이번 지면은 우선 1950년대 중후반까지의 상황을 알아볼 것이다.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계 전후 한국 사람들의 깊은 상처를 위로한 것은 역시 영화였다. 전쟁 중에도 영화 만들기를 멈추지 않았던 영화인들은 폐허나 다름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곧바로 상업영화 제작에 착수했다. 1954년 18편, 1955년 15편을 기록한 한국영화 제작 편수는 1956년 30편, 1957년 37편으로 늘어나더니, 1958년 74편으로 전 해보다 두 배가 증가했고, 1959년에는 111편으로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편대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영화산업이 휴전 후 불과 6년 만에 이 정도의 급성장을 이룩한 배경은 역시 인력이었다. 영화에 대한 한국영화인들의 열정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일까. 가장 대중적인 예술에 참가한다는 개인 창작자로서의 욕망, 자본을 투여한 것 이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상업영화 셈법의 확고한 인식, 또 직업으로서 계속 영화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영화를 기다리고 지지하는 관객들의 존재가 가장 중요한 동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 매체는 대중과 만나는 순간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환도한 이승만 정부도 이러한 한국영화의 역할을 인식하고 영화계의 의견을 반영해, 1954년 ‘국산영화 입장세 면세조치’, 1959년 ‘국산영화 장려 및 영화오락 순화를 위한 보상특혜실시’라는 과감한 지원책으로 한국영화 진흥을 도모한다.전후 한국영화 부흥의 기폭제가 된 작품은 이규환이 연출하고 배우 조미령과 이민이 주연한 ‘춘향전’(1955)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고전 소설 ‘춘향전’은 1923년 한국 최초의 상업영화, 1935년 최초의 발성영화로 만들어지는 등 이후 한국영화산업의 중요한 분기점마다 영화화되었다(임권택 감독의 ‘춘향뎐’(2000)까지 모두 17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1955년 벽두에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이규환의 ‘춘향전’ 역시 몰려드는 관객들로 대성황을 이뤘고, 2주간 상영에 10만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들며 제작사에 큰 수익을 안겨주었다. 단 하나의 프린트로 전국 상영을 하던 시절, 서울 상영 이후 지방 각 도시의 상영관에서도 열띤 흥행은 계속되었고, 영화는 2년에 걸쳐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관객들과 만났다. 춘향 역의 조미령과 이몽룡 역의 이민이 이 영화 한 편으로 일약 스타가 된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새롭게 출발한 한국영화계는 이 영화 덕분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한국영화로는 제작비 회수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채산을 맞추는 것을 넘어 큰 수익도 올릴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잘 만든 한국영화라면 언제든 뜨거운 지지를 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관객들의 존재를 확인한 것도 영화의 효과였다. ‘춘향전’의 성공은 이후 사극영화의 전성기를 열었다. 1956년에 제작된 30편 중 무려 16편이 사극 혹은 시대극 장르일 정도로 인기를 구가한다.●사극에서 멜로드라마로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또 다른 축은 바로 현대극 장르였다. 관객들이 시대극 장르에 싫증을 내기도 전에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한 멜로드라마가 흥행 전선에 나선 것이다. 이 경향을 주도한 것이 바로 한형모 감독의 ‘자유부인’(1956)이다. 영화는 대학교수와 교수 부인 각각의 연애를 다뤄 전후 한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다. 원작은 작가 정비석이 1954년 서울신문에 연재해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소설로, 연재 당시에도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용납할 수 없는 죄악이며 중공군 50만명과 맞먹는 국가의 적이다”는 격렬한 비난을 받으며 화제가 되었다. 1950년대 중반 한국 사회를 휘몰아치던 계, 댄스, 사치라는 세 가지 바람을 시의성 있게 소설화한 원작이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한형모는 영화로까지 여세를 몰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한편 영화에 등장한 “뭐든지 최고급품으로 주십시오, 최고급입니까”라는 극 중 백사장(주선태)의 대사는 당시 “최고급”이라는 말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렇게 ‘자유부인’은 195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이자,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되었다. 이듬해 1957년에는 홍성기의 ‘애원의 고백’, ‘실락원의 별’, 김성민의 ‘처와 애인’, 김기영의 ‘여성전선’, ‘황혼열차’, 이용민의 ‘산유화’, 한형모의 ‘순애보’, 유현목의 ‘잃어버린 청춘’ 등의 멜로드라마가 전후 사회의 정서와 시대상을 반영하며,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작가주의적 미장센(화면 구도)이 유려한 유현목 감독의 ‘그대와 영원히’(1958), 박종호의 감독 데뷔작이자 배우 김지미의 청초한 매력이 돋보이는 ‘비오는 날의 오후 세시’(1959), 조긍하 감독의 대표작 ‘육체의 길’(1959)도 빼놓을 수 없다. 1950년대 후반의 멜로드라마 지형은 홍성기·김지미 콤비의 영화가 주도하는 가운데, 신상옥·최은희 콤비의 작품이 경쟁 구도를 그리며, 한국 대중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전자는 ‘별아 내 가슴에’(1958), ‘산 넘어 바다 건너’(1958), ‘별은 창 너머로’(1959), ‘자나깨 나’(1959)가 대표적이고, 후자는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 ‘그 여자의 죄가 아니다’(1959) ‘동심초’(1959) ‘자매의 화원’(1959) 등을 들 수 있다. 신상옥 감독이 이 영화들의 성공을 발판으로 ‘신필름’을 설립, 1960년대 이후 한국영화계를 주도하게 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적 증가 넘어 영화 문화·산업 전반으로 성장 1950년대 중후반 한국영화의 성장은 제작편수로 대변되는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영화문화와 산업 전반이 확장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전후 사회적, 개인적 악조건 속에서 ‘미망인’(1955)을 연출한 박남옥은 한국영화사의 첫 번째 여성감독으로 기록되며, 이병일의 ‘시집가는 날’(1956)은 제4회 아시아영화제에서 특별희극상을 받으며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이 되었다. 이 시기 한국영화의 중요한 특징은 다양한 장르가 시도된 점이다. 멜로드라마와 스릴러를 혼합한 ‘운명의 손’(1954)의 한형모는, 악극 요소를 가미한 코미디 ‘청춘쌍곡선’(1956), 탐정영화 ‘마인’(1957), 가요를 극 속으로 녹여낸 멜로드라마 ‘나 혼자만이’(1958)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하는 야심 찬 행보를 보였다. 노필 감독 역시 극 중 등장인물의 노래 장면이 삽입된 멜로드라마 ‘꿈은 사라지고’(1959), ‘사랑은 흘러가도’(1959) 등을 연출했다. 이 영화들은 미리 녹음한 음악을 촬영현장에서 틀면서 입 모양을 맞추는 ‘플레이백’ 녹음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러한 음악영화들이 시도된 이유는, 뮤지컬 영화를 만들고 싶어도 기재와 기술력이 부족했던 당시 한국영화계가 절충적 제작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영화기술에의 도전과 이를 뒷받침한 물적 기반도 검토해 봐야 한다. 해방기 ‘무궁화동산’(안철영, 1948) ‘여성일기’(홍성기, 1949)에서 도전했던 컬러영화 제작도 다시 시도되었다. ‘선화공주’(1957, 최성관)를 시작으로 ‘사랑의 길’(1958, 장황연), ‘춘향전’(1958, 안종화), ‘콩쥐팥쥐’(1958, 윤봉춘)가 컬러영화로 관객들을 만났다. 한편 홍콩과 합작한 ‘이국정원’(전창근·도광계·와카스기 미쓰오, 1957)은 해외 기술을 빌어 안정적인 컬러 색감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 최초의 한홍 합작영화로 기록되는 ‘이국정원’은 임화수의 한국연예주식회사와 홍콩 쇼브라더스사가 공동 제작했고, 김화랑 감독의 ‘천지유정’(1957)이 그 뒤를 이었다. 두 영화는 1958년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2.35:1의 시네마스코프 포맷을 통해 넓고 긴 화면 즉 와이드스크린도 선보였다. 그 첫 번째 작품은 수도영화사 대표 홍찬이 건설한 안양촬영소의 창립작 ‘생명’(이강천, 1958)이다. 영화는 미첼 카메라에 비스타라마 렌즈를 달아 촬영했고, 오프닝 크레디트와 포스터에는 수도영화와 시네마스코프를 합친 ‘수도스코프’라는 명칭을 내세웠다. ●정릉·삼성·안양 등 영화 전문 스튜디오 등장 컬러와 와이드스크린 등 1950년대 후반의 기술 시도는 영화촬영소라는 공간과 연동된 것이었다. 한국영화문화협회의 정릉촬영소, 삼성영화사의 삼성스튜디오, 수도영화사의 안양촬영소 등 본격적인 스튜디오 세 곳이 등장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제작 기반이 되었다. 사실 스튜디오라는 공간은 선진 영화제작 시스템의 상징과도 같은 곳으로, 주먹구구식 수공업적 제작을 벗어나 할리우드식의 스튜디오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한국영화인들의 오랜 꿈이었다. 스튜디오 시대의 첫 주자는 1957년 1월 개소한 정릉촬영소였다. 120평의 촬영장과 100평 규모의 현상소에 미국의 민간원조기구 아시아재단이 기증한 미첼 카메라, 휴스턴 자동현상기 등이 설비되었다. 촬영소를 건립한 한국영화문화협회는 아시아재단으로부터 기증받은 영화기자재를 관리하기 위해 1956년 7월 설립한 단체다. 한편 ‘자유부인’으로 큰 수익을 거둔 삼성영화사는 1957년 7월 군자동에 삼성스튜디오를 만들어 권영순의 ‘오해마세요’(1957), 유현목의 ‘그대와 영원히’, 한형모의 ‘나 혼자만이’(1958)를 제작했다. 규모나 내용에 있어 가장 주목할 곳은, 평화신문사와 수도영화사 사장 홍찬이 이승만 정권의 특혜를 받아 1958년 6월 개소한 안양촬영소이다. 그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본떠 본격적인 프로듀서 시스템을 도입했고 자신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안양촬영소는 3만 3500평의 부지에 총건평 1975평으로 9개의 건물이 자리잡은 그야말로 ‘영화공장’이었다. 미첼 카메라 3대, 웨스트렉스 녹음 시설 등 미국의 최신 기재들도 들여왔다.하지만 수도영화사의 홍찬은 한국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영화 ‘생명’과 두 번째 작품 ‘낭만열차’(1959)의 흥행 실패로 수십억원의 부채를 졌고, 결국 촬영소는 1959년 10월 부도 처리되며 산업은행의 관리로 넘어갔다. 1966년 9월 박정희 정권의 지원하에 신필름에 인수될 때까지 애물단지로 방치되었던 안양촬영소는 영화산업의 근대화가 산업 내부의 동력 없이 국가의 정책적 지원만으로 완성될 수 없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1950년대의 다양한 시도와 노력들이 1960년대 한국영화가 중흥기를 맞고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들어서는 기반이 되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올 여름 전남 해수욕장서 휴식·오락 모두 잡으세요

    7월 5일부터 ‘보성 율포 솔밭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전남 지역 54개 해수욕장이 잇따라 개장한다. ‘보성 율포 솔밭 해수욕장’은 해수녹차탕과 해수풀장, 해안누리길 등 다양한 테마를 갖춘 명소로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길이 4㎞에 달하는 광활한 은빛 백사장과 울창한 해송림 등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완도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은 7월 8일 개장한다. 성수기로 접어드는 7월 중순까지 ‘고흥 남열해돋이’, ‘장흥 수문’, ‘해남 송호’, ‘함평 돌머리’, ‘진도 가계’, ‘신안 우전’ 등 유명 해수욕장이 문을 연다. 전남에선 매년 54개소의 해수욕장을 운영한다. 100만명 이상의 이용객이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찾고 있다. 도는 ‘휴식과 오락이 공존하는 곳... 전남해수욕장’ 슬로건을 내세워 차별화된 자연환경을 통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천사대교 등 연륙·연도교 개통으로 섬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2165개의 섬이 은하수처럼 오밀조밀하게 자리잡은 다도해를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 조용히 쉬어갈 수 있는 ‘섬 해수욕장’ 홍보책자를 전국에 배포했다. 해수욕장별로 다양한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완도에선 해양치유 COOL콘서트, 보성에선 야간 영화상영, 버스킹 락페스티벌 활어잡기, 영광과 진도에선 해변가요제, 해남에선 용왕제 푸른음악회 등 해수욕장 이용객과 함께 하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각종 해양레저스포츠 대회와 체험교실, 갯벌축제도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운영한다. 목포에선 8월에 국제파워보트대회, 여수에선 전국해양레저스포츠대회와 바다핀수영대회를, 보성 함평에선 7~8월 전국비치발리볼대회, 신안에선 8월에 섬·갯벌 올림픽축제를 연다. 요트, 윈드서핑, 카약 등 온가족이 함께 무료로 해양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체험교실도 마련했다. 이상심 도 섬해양정책과장은 “해수욕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각종 시설물을 정비해 불편함이 없는 여름 힐링 공간으로서 손님맞이에 나서겠다”며 “온가족 함께 아름다운 섬과 드넓은 바다를 조망하는 등 편안히 쉬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외나무 다리, 세상과 이어주는 영주 무섬마을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외나무 다리, 세상과 이어주는 영주 무섬마을

    # 시인 조지훈의 흔적, 폭 25cm 외나무 다리 그대로 “십리라 푸른 강물은 휘돌아 가는데 / 밟고 간 자취는 바람이 밀어가고” <조지훈의 시, 별리(別離) 중에서> 영주의 무섬마을을 노래한 조지훈(1920-1968)의 시다.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로 시작되는 <승무(僧舞)>를 비롯하여 <고풍의상>, <봉황수> 등 우리 귀에 꽤나 익숙한 작품을 지은 조지훈은 혜화전문학교(동국대학교 전신)에 다녔다.당시 동학(同學) 친구였던 김용진의 본가가 영주 무섬마을이어서 방학 때마다 이곳에 들른다. 그리고 인연은 이어진다. 1939년 독립운동가였던 무섬마을의 선비 김성규의 장녀 김난희에게 장가를 든다. 스무 살 앳된 신랑은 사랑을 찾아 외나무다리를 건넜다. 예나 지금이나 양반마을이 아니라 선비마을이라 불리는 영주의 무섬마을, 그리고 외나무 다리다.우선 경상북도 영주로 가는 길부터 만만치는 않다. 서울 시내에서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3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중부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중앙고속도로로 길을 바꾼 뒤 영주IC로 빠지고도 한참이나 길을 가야 드디어 문수면 수도리가 등장한다. 그리고 곧이어 무섬마을로 안내하는 다리가 나온다. 오직 튼튼하게만 지은 듯한, 1983년에 들어선 총연장 180m, 폭 5.5m의 현대식 콘크리트 다리인 수도교(橋)다. 무섬마을 안으로 이제야 접어든다.# 오지(奧地) 무섬마을, 3면이 강으로 둘러싸인 물돌이 마을 무섬마을은 경상도에 위치한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마을의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지형) 중의 하나다. 안동 하회마을을 비롯하여 예천의 회룡포 등이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들인데, 그 중에서도 무섬마을은 마을 깊이로는 첫 손에 꼽힐 만큼 내륙 중의 오지로 불렸다. 오죽하면 ‘물 위의 섬’이라 불러 ‘무섬’을 마을이름으로 지었을까? 낙동강에서 옆으로 뻗쳐 흐르는 내성천과 영주천이 무섬마을에서 합해져 인근의 태백산과 소백산을 한 바퀴 휘돌아 나가고, 마을 뒷면으로는 숲이 우거지고 앞으로는 백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러하니 한 번이라도 무섬마을 외나무 다리를 건너온 사람이라면 고즈넉한 마을 풍광에 매료되지 않을 수가 없다.무섬마을은 1666년 반남(潘南) 박씨인 ‘박수’가 마을에 터를 닦은 후 예안 김씨 가문이 박씨 문중과 혼인하면서 오늘날까지 두 집안의 집성촌으로 남아있다. 입향조(入鄕祖)인 박수 어른이 만든 만죽재(晩竹齎)를 비롯해 19세기 말 의금부 도사를 지낸 김낙풍이 지은 해우당 고택, 김규진 가옥, 김위진 가옥 등 9점이 경상북도 문화재자료와 민속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특히 폭 20~25cm, 높이 60cm로 만들어진 외나무다리는 수도교가 들어서기 전까지 350년 동안이나 무섬마을과 세상을 이어주었다. 지금의 외나무다리는 2005년에 복원한 것으로 무섬마을의 현재와 과거를 여전히 연결해주는 통로이기도 하다. <무섬마을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영주 부석사, 소수서원을 오전에 방문한 뒤에 천천히 오후 반나절을 쉬고 싶다면 2. 누구와 함께? - 가족 단위, 특히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라면 3. 가는 방법은? -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234번길 31-12 - 일반 버스 20, 무섬마을 행 4. 감탄하는 점은? - 좁디 좁은 외나무다리와 비껴 다리, 조선 중기의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택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생각보다 방문객들이 많지 않다. 6. 꼭 봐야할 것은? - 만죽재, 해우당, 각종 한옥들. 외나무 다리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영주 축협 한우프라자, 묵호문어집, 명동감자탕, 일월식당, 약선당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musum.kr/home/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부석사, 소수서원 10. 총평 및 당부사항 - 무섬마을은 관광지가 아니라 지금도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이다. 그러하기에 여느 관광지와는 다른 생활의 공간이 펼쳐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곳이다. 조용하고 평온한 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좁은 협곡, 숨겨진 바위 도시… 붉은 사막, 그 너머 쪽빛 홍해

    좁은 협곡, 숨겨진 바위 도시… 붉은 사막, 그 너머 쪽빛 홍해

    좁은 협곡 사이를 빠져나오자 불현듯 거대한 신전이 나타났다. 실제로 보고 있지만 믿기 힘든 광경이었다. 바위를 깎아 건설한 신비로운 고대도시 페트라. 그 속에 서면 인간의 능력이 새삼 경이롭게 다가온다. 요르단은 우리에겐 다소 낯선 나라다. 지중해 동남쪽 아라비아반도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동쪽으로는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의 메소포타미아 지역, 서쪽으로는 나일강 유역의 이집트와 접하고 있다. 다른 중동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9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전형적인 이슬람 국가지만, 불행하게도 석유는 단 한 방울도 나지 않는다. 그런 만큼 교육열은 높다. 중동 지역에서 활동하는 의사와 정보기술(IT) 전문가는 대부분 요르단 출신이다.●영화 인디애나 존스·트랜스포머 촬영지로 유명 요르단을 대표하는 여행지는 페트라다. 수도 암만에서 150㎞가량 떨어져 있다. 차로 3시간여를 가야 한다. 페트라는 특유의 신비로운 존재감으로 인해 영화에 많이 등장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트랜스포머’다. 외계 로봇 종족의 운명을 가를 열쇠가 신전 암벽 뒤에 감춰져 있는데 이 신전이 바로 페트라를 대표하는 건축물 ‘알 카즈네’다. 알 카즈네는 영화 ‘인디애나 존스-최후의 성전’에도 등장했다. 고고학자 인디애나 존스(해리슨 포드)가 예수의 성배를 찾아다니는 과정에 나온다. 인디애나 존스가 말을 타고 협곡 사이를 달리다 갑자기 시야가 넓어지면서 만나는 장밋빛 신전이 바로 알 카즈네다. 붉은 사암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그 건축물을, 그곳이 페트라라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정교한 세트 정도로 여겼다. 페트라 앞에 서자 왜 스필버그가 이곳을 성배를 숨겨놓은 장소로 설정했는지, 외계인이 그들의 운명을 건 열쇠를 이곳에 숨겨 놓을 수밖에 없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역시 세상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많고 직접 눈으로 봐도 불가사의하게 느껴지는 일들투성이다. 페트라를 세운 주인공은 기원전 6세기경 아라비아반도에 정착한 유목민족인 나바테아인이다. 맨몸으로도 오르기 힘든 해발 950m의 바위투성이 고지대에 이 도시를 건설한 이유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도시는 번성했다. 황량한 사막과 협곡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람이 살기에 좋은 환경을 가진 곳은 아니었지만 예멘, 메카, 팔레스타인을 연결하는 국제 무역의 요충지 역할을 하며 발전했다. 지리적으로 이집트와 아라비아반도, 페니키아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실크로드를 따라 무역을 하던 대상들의 왕래가 잦았기 때문이다. 나바테아인은 ‘왕의 대로’를 장악하면서 아라비아의 거상으로 부상했고 페트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교역의 중심지가 됐다. 왕의 대로는 요르단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고대의 길. 해발 1200m에 위치한 이 길은 지금도 자동차가 툴툴거리며 달린다. 도시가 발전하자 로마제국이 페트라를 넘보기 시작했고 결국 106년 로마군에 점령당하고 만다. 이후 세월이 흘러 로마가 동로마와 서로마로 분리된 후 페트라는 동로마가 통치하게 되는데 이때 동로마가 페트라보다 수도에 더 가까운 시리아의 팔미라로 무역의 중심지를 옮기면서 자연스레 대상들의 활동 무대도 시리아로 옮겨지게 되고 페트라는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쇠락해 가던 페트라에 결정타를 날린 건 지진이었다. 6~7세기 발생한 대지진은 삽시간에 도시를 집어삼켰고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페트라는 역사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렇게 1000년이 지났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전설 속 도시는 1812년 스위스 탐험가 요한 부르크하르트에 의해 발견되면서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당시 요한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카이로로 가는 도중 요르단 남서부 지방을 지나던 중이었다. 황무지와 가파른 협곡이 어우러진 도시 와디무사에 도달한 그는 사막의 유목민 베두인족에게서 와디무사 인근에 보물이 감춰진 고대 도시의 폐허가 있다는 전설을 듣게 된다. 그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페트라였다. 페트라에 정착해 살고 있던 베두인족은 자신의 생활 터전을 침범당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한은 베두인족 가이드를 앞세워 협곡 틈새로 숨어들었고, 마침내 폐허 속에 잔존해 있던 나바테아인의 도시를 발견했다. ●‘파라오 보물 창고’ 알 카즈네… 신전·수도원 유적도 페트라 입구에 위치한 마을은 와디무사. ‘모세의 건천’이라는 뜻이다. 기원전 14세기, 60만 명의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는 ‘왕의 대로’를 따라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으로 이동하던 중 페트라를 통과한다. 모세는 이곳에서 불평하는 백성들에게 화를 내며 지팡이를 바위로 두 번 치자 물이 솟아났다고 한다.페트라 입구에 자리한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알 카즈네까지는 ‘시크’라고 불리는 협곡을 따라 약 3㎞를 가야 한다. 여행자들은 100m가 넘는 높이의 바위들이 2~3m의 좁은 폭으로 형성돼 있는 시크를 걸으며 저마다 웅장한 페트라의 모습을 상상한다. 시크를 따라가다보면 절벽에 물결 무늬가 새겨져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침식작용과 대홍수로 생겨난 지형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샌드위치를 자른 듯 층층이 겹친 지층은 지질학 교과서이기도 하다. 벽에는 굵은 홈이 길게 이어져 있다. 나바테아인들이 사막 위에 거대한 도시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모세의 샘’에서 물을 공급받았기 때문. 바위를 깎아 만든 이 홈이 다름 아닌 수로다. 그렇게 좁고 긴 시크를 통과하다 보면 협곡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조금씩 많아진다. 그리고 붉은색 암벽으로 이루어진 건축물이 드러난다. 바로 알 카즈네다. 기원전 100년경 건축된 알 카즈네는 6개의 원형 기둥이 받치고 있는 2층 형태의 신전 건물로 너비는 30m, 높이는 43m에 달한다. 1, 2층 정면에는 제우스신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기마상과 풍요의 여신인 알우자 등이 정교하게 조각돼 있다. 알 카즈네는 이집트 파라오의 보물이 감춰져 있다는 전설 탓에 ‘보물창고’라고 불린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가 보면 텅 비어 있는 작은 사각형의 방만이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어두운 방 한쪽에서는 실망한 여행자들의 작은 탄성이 들리기도 한다. 실제로 알 카즈네는 페트라의 대부분 유적들과 마찬가지로 왕가의 무덤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며 아레타스 3세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페트라에 암벽 조각 건축이 발달한 이유는 페트라를 둘러싼 협곡의 암석들이 조각하거나 파내기가 쉬운 사암이기 때문. 그리스어로 페트라는 ‘바위’를 뜻하는데 실제 페트라의 대부분 건축물들은 쌓아 올리면서 만든 건축물이 아닌 암벽을 깎아 내려가면서 조각해 만든 건축물이다. 알 카즈네를 지나 협곡을 따라 가면 바위산을 깎아 만든 도시가 나타난다. 절벽을 파내서 만든 33층의 계단 형태의 원형극장은 무려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데, 당시 종교 의식과 다양한 회의 장소로 사용됐다고 한다. 원형극장을 지나 절벽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내부에 십자가가 새겨져 있어 수도원으로 추측되는 건물이 나온다. 데이르 수도원인데 입구의 높이만 8m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 외에도 신전, 수도원, 목욕탕 등이 남아 있는데 모두 탄성을 자아낼 만큼 뛰어난 유적들이다.●해발 1000m 광활한 사막… 수백 m씩 솟은 바위산 토머스 에드워드 로런스(1888~1935). 영국 군인이었던 그는 연고도 없는 아랍 지역의 독립을 위해 1917년 와디럼 사막을 가로질렀다. 아랍의 적인 터키군의 요새가 있는 홍해 연안의 항구도시 아카바를 함락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그의 영웅담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낙타를 타고 붉은 와이럼을 달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 소망이 이루어졌다. 와디럼은 암만에서 남쪽으로 320㎞ 떨어져 있다. 면적이 720㎢에 달하는 광활한 사막이다. 언뜻 평지처럼 보이지만 가장 낮은 곳도 해발 1000m인 고지대다. 달리다 보면 수백m씩 솟은 바위산들이 불쑥불쑥 나타난다.와디럼에는 아직도 낙타를 몰고 살아가는 베두인들이 있다. 그리고 여행자들도 찾아든다. 지프를 개조한 트럭을 타고 사막을 여행한다. 열기구와 경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이들도 있다. 사막에는 여행자를 위한 베두인족 텐트도 마련돼 있다. 사막 한가운데 마련된 터라 전기도 없고 2인용 텐트에는 잠금쇠도 없다. 와디럼에서 딱히 하는 일은 없다. 그냥 달릴 뿐이다. 울퉁불퉁한 사막을 시속 80㎞로 달린다. 얼굴에는 모래가 날아와 박힌다. 바위산을 만나면 바위산을 감상하며 잠시 쉰다. 때로는 바위산에 오르기도 한다. 그래도 지루하지 않다. 해질 무렵이면 사막은 황금빛, 아니 붉은색으로 물들고 베두인들은 메카를 향해 절을 하고 기도를 올린다. 모래사막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는 마침내 지평선에 닿고 어느 순간 사라질 때쯤이면 텐트로 돌아간다.밤의 사막.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다. 쌀알을 뿌려 놓은 것 같다. 별빛 아래에서 베두인족이 만들어 주는 ‘아라빅 커피’를 마시며 화덕에 양고기를 구워 먹는다. 그러고는 밤새 노래를 부르다가 돌아간다. 그렇게 하룻밤 있어 보았다. 해가 뜨는 아침 무렵, 사막이 점점 장밋빛으로 변해 갈 때, 로런스를 이해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로런스는 와디럼이 “신의 모습과도 같다”고 했다. 그가 와디럼을 가로질렀던 까닭은 아랍을 사랑했던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신을 보았기 때문일 수도.●휴양 도시 아카바… 140여종 산호림·형형색색 물고기 와디럼을 나와 아카바로 향했다. 자동차로 1시간 안팎의 거리. 홍해에 면한 휴양도시다. 해변에는 고급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고 수영장마다, 백사장마다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가득했다. 아카바만에는 140여종의 산호림이 울창해 1년 내내 다이버들로 붐빈다. 유리로 된 바닥을 통해 해저를 관람하는 요트도 있다. 배를 타고 홍해로 나가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은 후 한적한 근해에 정박해 스노클링을 즐겼다. 투명한 물 아래로 새하얀 산호초가 너울댔고 형형색색의 물고기가 코앞까지 다가와 지느러미를 흔들었다. 생각지 못한 요르단에서의 사치스런 휴식. 방콕과 홍콩을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내일 따위는 잊고 선탠 베드에 누워 눈을 감았다. 해변은 고뇌하는 인간을 싫어하지. 홍해의 눈부신 햇살이 찬란했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 여행수첩 한국~요르단은 직항 항공편이 없다. 요르단항공, 에티하드항공, 대한항공 등으로 방콕, 두바이 등을 경유해야 한다. 1요르단 디나르(JOD)=약 1670원이다. 페트라는 암만에서 약 3시간 거리. 페트라~와디럼~아카바 코스가 요르단을 여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루트다.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인 사해는 요르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보통 바다 염도의 약 5~6배인 사해는 피부병이나 류머티즘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해에서 동쪽으로 4㎞ 지점에 위치한 마인 온천은 ‘폭포 온천’이다. 낮은 산에서 55℃의 폭포가 떨어지면서 알맞게 식어, 폭포 아래에 고인 물로 천연 스파를 즐길 수 있다. 2000년 전 헤롯왕이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제라쉬는 요르단 북부에 자리한 도시다. 암만에서 약 50㎞ 떨어져 있다. 요르단에서 가장 큰 유적이 남아있는 곳이다. 기독교인들과 이슬람인들이 이 도시를 두고 뺏고 뺏기는 역사를 되풀이했다. 700년경에 있었던 지진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흙더미 아래 묻혔는데, 일부를 발굴해 놓았다. 제우스 신전을 비롯해 광장, 극장, 문 등 고대 로마의 유적을 만날 수 있다.
  • NH농협 기장군지부 ...일광해수욕장서 환경정화

    NH농협 기장군지부 ...일광해수욕장서 환경정화

    NH 농협기장군지부는 지난 11일 부산 기장군 일광읍 일광해수욕장에서 ‘NH 농협 기장군지부와 함께하는 깨끗한 해수욕장 만들기캠페인’ 행사를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오세윤 기장군 지부장을 비롯해 직원 등 30명이 참가했다.이들은 행사 선언 낭독 및 캠페인를 가진 뒤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3시간 동안 각자 준비한 쓰레기 수거 도구를 이용해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페트병,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를 수거했다. NH 농협기장군지부는 앞으도 기장지역일대 해수욕장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가질 예정이다. 오 지부장은 “기장군 관내 해수욕장 등에 대한 환경정화활동을 지속적으로 펴 깨끗하고 쾌적한 해수욕장이 되도록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 [여기는 남미] 아르헨은 ‘고래천국’...백사장에 앉아 초대형 고래 구경

    [여기는 남미] 아르헨은 ‘고래천국’...백사장에 앉아 초대형 고래 구경

    고래 에코투어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에 벌써부터 고래들이 몰려들고 있다. 아르헨티나 남부 추붓주의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고래들이 목격되기 시작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 등이 최근 보도했다. 푸에르토 마드린의 고래 에코투어는 매년 6~12월이 성수기다. 관광시즌을 기준으로 본다면 1개월 이상 빠르게 고래들이 몰리기 시작한 셈이다. 푸에르토 마드린의 고래보호연구소(ICB)는 최근 드론으로 촬영한 일련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남방참고래(학명 Eubalaena australis)가 유유히 물장난을 치고 있다. 남방참고래는 지구상에 생존하는 포유류 중 가장 덩치가 큰 동물 중 하나로 꼽힌다. 수컷의 경우 길이는 보통 15m, 무게는 50톤에 이른다. 푸에르토 마드린은 남미에서 고래들이 번식을 찾는 대표적인 곳이다. 매년 1000마리 이상의 남방참고래들이 푸에르토 마드린에 몰린다. 워낙 고래 붐비다 보니 굳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고래 구경이 가능하다. 현지 언론은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약 15km 떨어진 바닷가 엘도라도 백사장에서도 고래들을 구경하는 데 무리가 없다"면서 "그야말로 고래들의 천국이 눈앞에 펼쳐진다"고 보도했다.이렇게 고래들이 몰리는 건 아르헨티나가 발데스 반도 일대를 고래보호구역으로 지정, 적극적인 보호정책을 펴고 있는 덕분이다.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약 77km 떨어진 발데스 반도는 아르헨티나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해양동물 서식지다. 고래,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등이 평화롭게 떼지어 서식한다. 유네스코는 1999년 발데스 반도를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발데스 반도를 세계에서 고래를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10대 명소 중 한 곳으로 소개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는 에코투어가 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에코투어를 제공하는 선박의 선장, 에코투어 가이드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실무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래 에코투어 매뉴얼'을 만들어 엄격히 이행토록 하고 있다. 고래보호연구소는 "에코투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의(경계)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그래야 사람과 동물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리는 친환경 투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고래보호연구소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물세권’ 수변 부촌벨트에 수요자 관심

    ‘물세권’ 수변 부촌벨트에 수요자 관심

    최근 웰빙과 힐링,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추구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물세권’, ‘숲세권’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숲세권’에 비해 교통환경이 좋고 도심 평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더 많은 ‘물세권’ 입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바다, 강, 호수 등을 낀 물세권 단지는 대부분 수변 산책로와 공원을 끼고 있고, 조망이 뛰어난 세대가 많아 주거 쾌적성이 높다. 또한 수변을 중심으로 상업시설이 개발되고 교통환경이 꾸준히 개선되는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미래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특히 서울,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서 물세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입지는 희소가치가 높아 미국 뉴욕과 마이애미, 호주 골드코스트, 홍콩의 리펄스베이 등에서 보는 것과 같은 부촌벨트를 형성한다. 서울에서는 강남의 한강변뿐만 아니라 이른 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 용산, 성동구 등 한강을 낀 강북지역도 한강변을 따라 개발이 속속 진행되면서 신흥 부촌벨트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도 해운대구와 수영구가 물세권 입지에 힘입어 부촌벨트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영강을 끼고 바다로 이어지는 센텀시티, 광안대교 동쪽 끝 해변에 조성된 마린시티는 부산의 신흥 부촌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11월말 해운대관광리조트 엘시티가 준공되면 해운대의 부촌벨트는 센텀시티, 마린시티에 이어 엘시티까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엘시티 개발사업 시행사인 ㈜엘시티PFV의 송지영 홍보이사는, “해운대구는 원래 타지역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는 지역이지만, 해변가 지역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물세권의 진정한 가치는 조망권보다 이용가치에 있다”며,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바로 옆에서 누리는 복합리조트단지”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엘시티 측은 현재 ‘엘시티 더 레지던스’를 분양하면서, 백사장을 낀 비치 프론트(Beach-front) 입지에다가 전세대가 영구 바다조망권을 누릴 수 있는 점을 인근 해변부촌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엘시티 송이사는 “해변을 산책하는 등 육체활동의 기회가 많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파도소리, 미네랄을 함유한 해풍, 해수 온천 등의 환경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엘시티 더 레지던스’는 오는 11월 준공되는 엘시티 단지 내 3개 타워 중 백사장과 가장 가까운 101층 랜드마크타워의 22~94층에 들어서는 레지던스 호텔이다. 주택이 아니라 생활숙박시설로 분류되므로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으며,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틈새상품이라서 자산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급면적 기준 166~300㎡, 11개 타입의 총 561실과 부대시설로 구성되며, 전용율이 68% 수준으로 레지던스 호텔로선 꽤 높은 편이다. 11개 타입 중 7개 타입은 분양이 완료되었고 4개 타입 잔여분만 분양 중이다. 같은 건물에 들어서는 6성급 시그니엘 호텔이 관리사무소 역할을 맡아 직접 다양한 호텔 서비스와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 워터파크 및 스파 등 엘시티 내 온천휴양시설 이용 시 입주민 혜택도 받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오빠들 뮤비 속 그 장소로… 방탄 순례단

    방탄소년단(BTS)은 단순한 인기 아이돌 그룹을 넘어서 어느덧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됐다. 그들이 음악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전 세계에 산재한 팬들에게 위안을 주고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아이돌’을 통해 한복과 탈춤 등 한국 전통문화를 알리기도 했던 방탄소년단은 그간 뮤직비디오 등 촬영지로 국내의 숨겨진 장소를 발굴해 오기도 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촬영지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지만 사진 한 장, 영상 한 컷도 허투루 지나치지 않는 국내외 팬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진 것은 당연하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이 스민 대표적인 촬영지를 돌아봤다. 지도에서 양주, 강릉, 제천, 청주, 부안 등 다섯 곳을 선으로 이어 보니 숫자 7 모양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크게 틀고 이 ‘BTS 로드’를 따라 여행길에 올랐다.●‘봄날’ 뮤비 첫 장면 그대로… 양주 일영역 ‘봄날’ 뮤직비디오 첫 장면의 눈이 내리는 간이역. 뷔가 플랫폼 아래로 내려오더니 몸을 웅크려 철길에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멀리서 봄을 싣고 달려올 기차를 기다리는 듯하다. ‘BTS 로드’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울 근교의 일영역이었다. ‘아미’라면 방탄소년단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가장 먼저 떠올릴 곳이다. 경기 양주 장흥면에 위치한 이곳은 서울교외선상에 놓인 기차역으로 벽제역과 장흥역 사이에 있다. 1961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다가 2004년 여객열차의 운행이 중지됐다. 이름 없는 수많은 간이역 중 하나였지만 2017년 방탄소년단 ‘봄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지금은 사시사철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일영역에 도착하자 안쪽에서 휴대전화로 재생한 듯한 ‘봄날’ 음악과 함께 밝은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친구 세 명이 다양한 포즈를 지으며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들린 ‘타타’(뷔가 만든 캐릭터) 인형과 ‘아미밤’ 덕분에 한눈에도 팬임을 알 수 있었다. 3년 전부터 방탄소년단 팬이 된 서은지(34)씨는 “뮤직비디오를 감명 깊게 봐서 오게 됐다. 팬들에게는 뜻깊은 장소”라며 웃었다. 팬이 아니라도 작은 간이역의 소박한 분위기를 느끼며 예쁜 사진 한 장 남기기에 손색없는 곳이다.일영역에서 차로 10분쯤 떨어진 장흥조각공원을 함께 둘러봐도 좋다. 형형색색 개성을 뽐내는 40여점의 조각들 사이로 쉬엄쉬엄 걷기 좋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공원 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는 제4회 뉴드로잉 프로젝트가 열리고 있다. 화가 장욱진의 예술정신을 재해석한 신진작가 80명의 작품 155점을 1층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2층 상설전에서는 독창적인 조형세계로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삶과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커버 속 버스정류장 재현… 주문진해변 ‘봄날’의 여운을 마저 느끼기 위해 다음 목적지 강원 강릉으로 이동한다. 서울양양고속도로로 한참을 달리다 양양에서 남쪽으로 꺾어진다. 동해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도착한 곳은 주문진해변이다. 1.5㎞ 해변이 길게 이어진 이곳은 강릉 최북단 해변이다. 주문리와 향호리에 걸쳐 있어 북쪽 일부를 향호해변으로 따로 부르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타이틀곡 ‘봄날’이 들어 있는 ‘유 네버 워크 얼론’ 앨범 재킷 촬영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해변 주차장 근처에 ‘BTS 앨범재킷 촬영장소’라는 안내만이 큼직하게 서 있다. 강릉시는 지난해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방탄소년단 앨범 사진 속 버스정류장을 설치했다. 국내외에서 찾아온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애써 찾아온 해변에 파도치는 바다와 백사장만 있었다면 괜스레 허무했겠지만, 똑같이 재현된 포토존 앞에 서자 사진 속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맑은 바다에 높게 일렁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해변을 거닐다 주문진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산시장 입구에 이르자 여유로운 해변과 대비되는 활기가 끼쳐온다. 대로변 양옆으로 늘어선 건어물 가게에서는 상인들이 쥐포, 황태채 등을 권하며 손님들을 부른다. 멸치, 홍합, 조갯살부터 큼직한 가오리까지 다양한 생선과 해산물이 바싹 말라 있다. 안쪽 좁다란 골목으로 들어서자 현대화되지 않은 진짜 전통시장이다. 복어, 오징어, 대게, 전복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수산물이 싱싱하다.●강릉까지 왔는데… 오죽헌·공방마을·카페거리는 들러야 강릉 시내 쪽으로 이동해 강릉의 역사를 대표하는 오죽헌에 들렀다. 5000원권 지폐의 인물 율곡 이이와 5만원권을 장식하는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태어난 집으로 조선 중종 때 건축됐다. 사랑채 툇마루 기둥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기 새겨져 있다. 몽룡실이라고 이름 붙은 별당 건물의 방 한 칸은 신사임당이 이이를 낳은 곳이다. 신사임당 영정이 모셔져 있다. 너른 마당에는 율곡송, 율곡매, 사임당 배롱나무 등이 수호목 역할을 하며 수백년간 자리를 지키는 등 재미난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오죽헌 옆 율곡기념관에서는 신사임당의 초충도 등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다. 오죽헌에서 나와 바로 앞 예술창작인촌(공방마을)을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예쁜 카페들이 모인 곳인다. 가게 수는 많지 않아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지만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으로 여행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언제부턴가 ‘커피의 도시’로 불리게 된 강릉에는 곳곳에 커피향 가득한 멋진 카페가 많다. 골목골목에서 나만의 ‘인생 카페’를 발견할지도 모른다.●‘영 포에버’ 속 질주 장면 배경 모산비행장 아쉬운 발걸음으로 강릉을 뒤로하고 충북 제천으로 떠난다. 방탄소년단이 지나온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려 한다. 방탄소년단이 최근까지 이어온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직전 ‘윙스’ 이야기가 양주 일영역과 강릉 주문진해변 등에 걸쳐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그보다 앞선 ‘화양연화’ 시리즈의 무대들을 둘러볼 차례다.제천 모산비행장은 제천 시가지 북쪽 끝에 자리 잡은 면적 18만여㎡의 시설로 육군 5019부대가 관리한다. 동서 정방향으로 뻗은 활주로는 약 1.1㎞ 길이로 곧게 뻗어 있다. 군사시설로 건설됐고 전투기가 뜨고 내렸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관제탑 없이 활주로 부지만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와 쉬어갈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쓰이고 있다. 비행장 한 편에 인공구조물 설치 금지, 폐기물·쓰레기통 무단 방치를 금지하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경고 안내판이 서 있을 뿐이다. 다만 군사시설이라 내비게이션에서 ‘모산비행장’으로는 검색되지 않고 위성지도에는 논밭으로만 표시된다. ‘의림지동주민센터’로 검색해서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활주로에 들어서자 ‘에필로그 : 영 포에버’ 뮤직비디오를 통해 익숙한 풍광이 펼쳐진다. 꿈을 가두는 철조망 미로를 헤치고 빠져나온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곳에서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없이 달리네 꿈을 향해’라고 노래하며 힘차게 질주했다. 넓은 비행장 하늘 한복판에는 마침 뮤직비디오에서처럼 수백 마리의 새들이 무리지어 날아다닌다. 서쪽으로 저무는 저녁 해는 키의 세 배가 넘는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청춘의 상처를 보듬는 방탄소년단의 노랫말이 머리에 스치며 어딘가 애달픈 정취를 자아낸다. 시민들은 한가로운 오후 한때를 보낸다. 동네 어르신들이 조금 빠른 걸음으로 활주로 주변을 돌며 운동하고, 개를 끌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보인다. 자전거를 탄 초등학생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머금고 활주로를 내달린다. 아빠는 어린 아들의 손에 드론 조종기를 쥐어 준다.●3분 거리 의림지·의림지파크랜드 들러 보기 모산비행장에서 차로 3분이면 닿을 거리에 제천 대표 관광명소인 의림지가 있다. 걸어서도 20여분이면 갈 수 있다. 의림지는 둘레 18㎞, 수심 8~13m의 저수지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삼한시대부터 있었던, 가장 오래된 저수지 중 하나로 통한다.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개울물을 막아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오리들이 잔물결을 내며 조용히 떠다니는 의림지 맞은편에서 방탄소년단의 ‘아이 니드 유’ 등 신나는 노래들이 시끌벅적하게 들려온다. 의림지파크랜드 바이킹에서 나오는 소리다. 교복 차림의 학생들이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어 만세를 부르고 즐거운 비명을 연신 내지른다. 1998년 개장한 놀이공원은 허름한 외관으로 마치 시곗바늘이 그 시절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범퍼카, 회전목마, 디스코팡팡 등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행복한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낫 투데이’ 청주연초제조창 복합단지로 탈바꿈 청주로 발걸음을 옮긴다.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2시간쯤 달려 옛 청주연초제조창에 다다른다. ‘유 네버 워크 얼론’ 수록곡 ‘낫 투데이’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주차장과 건물 옥상이 이곳 연초제조창이다. 다만 낡은 옛 건물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비즈니스 복합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한창 공사 중이다. 방탄소년단의 흔적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쉽지만 바로 옆에 지난해 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헛걸음은 아니다.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경성 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개설된 뒤 58년간 담배를 생산했다. 이후 14년간 방치되다 공장 일부가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연면적 1만 9855㎡, 지상 5층 규모로 건립된 미술관은 수장공간 10개, 보존과학공간 15개를 구비하고 있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기존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관하는 역할만 했던 수장고를 일부 개방해 관람객들이 수장된 상태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미술관들이 대개 백화점에 가지런히 전시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이곳은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쇼핑하듯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5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특별전 ‘별 헤는 날: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열리고 있다. 국내 유명작가 15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중 15분짜리 싱글채널 비디오 ‘정상에 선 사나이’는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등정한 산악인 고상돈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당시엔 전문 산악인이라는 직업이 없었기 때문에 고상돈은 이곳 연초제조창에서 일하며 등산활동을 이어 갔다. 영상은 일제의 담배 전매제도 도입, 국내 첫 양담배 생산, 직지심경 등 여러 이야기를 거미줄처럼 엮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네 번째 분관인 청주관은 현재 기획전시실을 포함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미술관에서 도보로 20분가량 떨어진 수암골에서는 보다 소박한 미술 이야기가 이어진다. 청주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동네 골목 곳곳에 벽화가 그려지면서 방문객이 늘었다. ‘제빵왕 김탁구’, ‘영광의 제인’ 등 여러 드라마의 주요 무대로 각광받았고 특색 있는 카페들이 하나둘 들어섰다.●‘세이브 미’ 뮤비 배경 포토존 마련된 새만금홍보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는 전북 부안 새만금홍보관이다. 방탄소년단의 현란한 칼군무가 원테이크 기법으로 그려져 강한 인상을 남기는 ‘세이브 미’ 뮤직비디오가 새만금에서 촬영됐다. 홍보관 마당에는 이곳을 찾아오는 팬들을 위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포토존 뒤편 울타리에는 멤버들의 이름과 ‘방탄 보라해’ 등 메시지가 빼곡히 적힌 리본이 줄줄이 매달려 있어 이미 많은 팬들이 다녀갔음을 알려 준다.부안에서 시간이 허락한다면 부안영상테마파크에 들러 봐도 좋겠다. 수많은 영화, 드라마가 촬영됐는데 최근작으로는 ‘물괴’, ‘왕이 된 남자’, ‘백일의 낭군님’ 등이 있다. 4만 6000여㎡ 넓은 부지에는 경복궁·창덕궁 등 왕궁부터 기와촌, 평민촌, 공예촌, 저잣거리, 방목장 등 다양한 장소가 조성돼 있다. 성곽을 따라 걸으며 조선시대 한양에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글 사진 양주·강릉·제천·청주·부안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이 봄, 그 섬에 가고 싶다

    이 봄, 그 섬에 가고 싶다

    요즘 섬을 주제로 하는 TV프로그램이 뜨면서 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섬은 관광 대상일 뿐만 아니라 생태계 체험과 힐링 공간, 최근 유행하는 백패킹의 주요 코스로 인식돼 사람들의 발길이 늘어났다. 인천 옹진군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섬으로만 구성된 지자체다. 사람 사는 섬이 25개며, 무인도까지 합치면 딱 100개다. 인천항에서 뱃길로 1∼2시간이면 찾을 수 있는 곳이 즐비한데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경관도 뛰어나 기존에 유명세를 타는 서해와 남해의 섬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옹진군 섬을 다녀간 이들은 대체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경치가 좋다”는 말을 남긴다. 접경지역 특성상 아직 사람들의 손이 많이 타지 않아 다른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묘미와 정갈함이 배어 있다. 대부분 섬은 배에 차를 싣고 갈 수 있어 섬 관광의 아킬레스건인 교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장정민 옹진군수는 7일 “봄 관광철이 다가오면서 섬 관광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려는 사람들에게 올해는 옹진군 섬을 찾아줄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도·시도·모도, 연도교로 연결돼 도보여행신도·시도·모도 육지화된 영종도 바로 위에 있는 신도는 삼목선착장에서 뱃길로 10분 거리에 있다. 이 때문에 1시간에 한 번씩 다니는 배 시간을 잘 맞추면 서울 서부권에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시도와 모도는 신도와 연도교로 연결돼 있어 걸어서도 갈 수 있다. 이 섬들은 도시화된 영종도와는 다른 옛 섬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는 없지만 그게 오히려 매력이다. 갈매기가 한가로이 날고 섬 주변에 오염되지 않은 갯벌이 많아 가족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신도~시도~모도를 오가는 도보여행은 바다를 끼고 이뤄져 육지 둘레길과는 다른 멋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영종도와 신도를 잇는 교량은 지난 1월 정부에 의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결정됐다. 이로 인해 교량 조성이 가시권에 접어들어 이들 섬을 찾는 관광객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내년 착공, 2024년 개통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서해의 해금강’ 백령도 두무진 최고 비경백령도 옹진군 관광의 백미는 누가 뭐라 해도 백령도다. 우리나라 최북단이어서 배를 타고 4시간 정도 가야 하는 게 흠이지만 가 보면 ‘서해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 돌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두무진이 최고의 비경으로 꼽힌다. 하늘로 쭉쭉 뻗은 대형 바위들이 군단을 이뤄 해안에 배치된 모습이 마치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는 형상이라고 해서 두무진으로 불린다.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등 형형색색의 돌이 가득 깔린 콩돌해안은 파도에 콩돌이 일제히 밀렸다가 가라앉으며 내는 소리가 독특한 곳이다. 피부염에 특효가 있다는 자갈찜질은 이곳만이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맨발로 걸으면 지압을 받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백령도에는 심청전과 관련된 지명이 산재한다. 심청이 자랐다는 곳으로 심청전 원전에 있는 ‘중화동’이 지금도 연화1리에 있고, 뺑덕어멈이 살았다는 ‘장촌’도 이웃동네에 있다. 또 심청이 중국 상인들에게 팔려가다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는 두무진 앞바다라고 전해진다. ●덕적도 서포리, 서해안 대표 해변 중 하나덕적도 섬 서쪽에 있는 서포리해변은 서해안을 대표하는 해변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 명성만큼 99만㎡ 규모의 드넓은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주변은 200년이 넘는 해송 숲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이런 멋진 광경은 영화 ‘고양이 장례식’을 통해 스크린에 담겼다. 주연배우 박세영은 “촬영 시기가 겨울이어서 힘들었지만, 아름답고 감성적인 섬 풍경을 관객들에게 화면으로 보여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덕적도에는 해발 292m의 비조봉이 우뚝 서 있다. 정상에 서면 사방에 덕적군도(소야도·문갑도·굴업도·백아도·울도 등) 전경이 펼쳐진다. 서포리해변에서 시작되는 1.2㎞의 등산로를 따라 바닷바람을 맞으며 비조봉으로 올라갈 수 있다. 밧지름해변은 비조봉 바로 아래 있는 해변으로 규모는 작지만 한적하고 경사가 완만해 편안한 휴식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다. 해변 왼쪽에는 갯바위 낚시로 유명한 큰 여(나무가 자라지 않는 암초)와 작은 여가 차례로 절경을 드러낸다. 덕적도는 자전거길이 잘돼 있다. ●굴업도, 환경·생태계 보고… 백패킹 명소굴업도 덕적군도 가운데 압권인 굴업도는 1.71㎢의 작은 섬이지만 뛰어난 환경적·생태적 가치 때문에 주목받는다. 멸종 위기 동식물이 널리 서식해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최고로 선정된 적이 있다. 주민은 28명에 불과해 환경오염 요인이 제한돼 있어 흑염소와 사슴들이 평화롭게 거니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토끼섬에는 바닷물의 침식으로 해안 절벽에 생긴 깊고 좁은 통로 모양의 해식와가 해안지형의 백미로 꼽힌다. 굴업도에 가려면 인천 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서 배로 1시간가량 덕적도로 간 뒤 다시 배를 갈아타고 1시간 넘게 가야만 한다. 긴 여정에도 굴업도는 주말이면 백패커들로 붐빈다. 섬 남쪽 해안 끝에 있는 개머리언덕은 서해의 낙조를 감상하며 트레킹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이기에 최근 백패킹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백패킹은 야영 장비를 갖추고 떠나는 여행이다. ●연평도, 빠삐용절벽… 연평해전 추모공원연평도·소연평도 연평도는 남쪽 산에 있는 전망대를 중심으로 조기역사관, 추모공원, 등대공원, 빠삐용절벽 등 볼거리가 몰려 있다. 조기역사관을 찾으면 1960년대 말까지 연평도의 상징이었던 조기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를 알 수 있다. 섬 포구에 조기 파시가 섰을 때는 조그만 섬에 술집이 100개를 넘었고, 정박한 배에 식수를 파는 아낙네들의 행렬이 이어져 동네 우물이 마를 지경이었다고 한다. 전망대 바로 밑에는 빠삐용절벽이 있다. 영화 ‘빠삐용’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스티브 매퀸이 ‘free as winds’(바람과 같이 자유롭게)를 외치며 바다로 뛰어내렸던 절벽과 닮았다. 추모공원은 연평해전에서 산화한 장병들을 기린다. 마을 안에 있는 안보교육관은 2010년 11월 북한군의 포격 도발사건의 아픔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체험장이다. 피격 당시 철저히 부서진 민가 3채를 그대로 보존하고 잔해물을 전시해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소연평도는 특별한 낚시 포인트가 따로 없을 정도로 섬 둘레 전체가 낚시터인 바다낚시 천국이다. 얼굴바위와 시루섬 주변이 특히 ‘물 좋은 곳’으로 꼽히는데 광어와 노래미가 많이 잡힌다. ●승봉도 이일레해수욕장… 이작도 풀등 유명승봉도·이작도 봉황새 머리를 닮았다는 승봉도는 제주도, 울릉도와는 또 다르지만 전혀 밀리지 않는 경관을 자랑한다. 이 섬의 상징인 이일레해수욕장은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와 울창한 소나무 숲, 바위 절벽 등이 조화를 이뤄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빈다. 여기서 수영과 낚시를 즐기다 물이 빠지면 바지락과 소라, 고둥 등을 잡을 수 있어 해양체험 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승봉도에서 2.2㎞ 떨어진 사승봉도는 물이 빠지면 광활한 은빛 백사장이 절경을 이룬다. 무인도라 캠핑 장소로도 적합하다. 이작도는 ‘풀등’이 유명하다. 썰물이 되면 섬에서 500여m 떨어진 바다에 동서 2.5㎞, 남북 1㎞, 면적 99만㎡의 모래벌판이 형성된다. 풀등에 오르면 마치 사막에 온 것 같다. 하루에 2차례 5∼6시간씩 풀등이 드러나면 배를 대고 들어가 산책, 족구, 수구 등을 즐길 수 있다. 1967년 개봉된 영화 ‘섬마을 선생’ 촬영지는 이작도 계남분교다. 1992년 폐교됐지만 관련 자료가 남아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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