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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강산 서울시의원 “문화주도성장으로 소프트파워 키워야”

    박강산 서울시의원 “문화주도성장으로 소프트파워 키워야”

    서울시의회 박강산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1일 서울시의회 제327회 정례회 개회식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문화주도성장을 통한 소프트파워 확장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집권플랜본부(총괄본부장 김민석 최고위원) 기획상황본부 기획위원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박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은 먼 미래의 조국이 핵무장을 하는 군사강국이 아니라 문화강국을 꿈꿨다”고 강조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로 문화를 국정 핵심 과제로 발표했다”며 문화주도성장의 역사적 맥락을 설명했다. 한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1999년에 문화 관련 예산은 전년 대비 37.1%나 증가했고, 그다음 해에는 45%가 증가한 바 있다. 또한 박 의원은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에게 “서울의 학생들이 교복 입은 시민으로서 문화주도성장과 발걸음을 나란히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더욱 조성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초등예술하나 ▲협력종합예술활동 ▲학생예술동아리 같은 학교급별 교육과정 중심의 학교예술교육 지원을 체계화하고 있고, 학교 밖에서는 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를 운영하는 등 보편교육으로서의 학교예술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 의원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예술인의 권리 보장과 청년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 확대를 요청하며 “광장에서 골목으로 서울의 문화적 영토를 넓히고 서울시의 2025년도 48조 예산안이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는 문화민주주의를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문화주도성장이라는 깃발을 함께 들고 압도적인 소프트파워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이끌어 보자”라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 노인복지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다…한국노인복지중앙회 창립 70주년 기념 노인복지대회 개최

    노인복지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다…한국노인복지중앙회 창립 70주년 기념 노인복지대회 개최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국노인복지중앙회가 지난 70년의 성과와 더 나은 노인 복지 시스템 구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노인복지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는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창립 70주년 기념 노인복지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전국 노인복지시설 시설장 및 종사자 500여명이 참석해 지난 70년간의 노인복지 역사와 공공성 실현의 과정을 되돌아보고, 우리나라 노인복지 발전을 위해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1954년 한국양로사업협회로 시작된 한국노인복지중앙회는 6.25 전쟁 이후 힘든 시기에도 사회복지를 지키며 노인복지 제도의 기틀을 다졌다”면서 “지난 70년의 성과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더 나은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쳐 노인 돌봄의 중요성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내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어르신들을 위한 제도와 안전망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지원 확대, 종사자 처우 개선, 노인 돌봄 수가 현실화를 통해 시설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어르신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1부 행사에서는 유공자 포상 및 기념사와 함께 공로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2부에서는 70주년을 기념하여 발간한 ‘한국노인복지중앙회 70년사’가 발표됐다. 70년사는 협회창립 이전의 노인복지 역사부터 한국노인복지의 발전과 과정, 협회의 활동이 기록되어 있다. 70년의 역사를 품은 백서는 향후 노인복지 정책 수립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노인복지 70년 랩소디’라는 제목의 공연이 열려 관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은 국악과 클래식, 현대 음악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형식으로 노인복지의 역사와 문화를 예술적 표현으로 풀어냈다. 노인복지의 출발부터 제도적 확립, 미래 전망에 이르기까지를 시청각 자료와 퍼포먼스를 결합해 생생하게 전달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진행됐다. 그중 ‘효돌이’와 ‘효봄이’ 캐릭터가 그려진 기념품이 참석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효돌이’와 ‘효봄이’는 효(孝)와 돌봄의 각각 한 글자씩을 결합하여 탄생한 캐릭터로, 한국노인복지중앙회의 돌봄 정신을 상징한다.
  • 독립운동 불꽃 살린 ‘윤봉길 도시락 폭탄’… 중국인이 만들었다[대한외국인]

    독립운동 불꽃 살린 ‘윤봉길 도시락 폭탄’… 중국인이 만들었다[대한외국인]

    ‘상하이 의거’에 사용된 폭탄 제조김구, 국민군 소속 김홍일에 의뢰폭약 설계엔 中 기술자 왕바이슈 화학 교수 린지룽·민간인 향차도 “중국인 도움 없었으면 실행 불가” “왜놈들이 (1932년 1월 상하이사변에서) 승전했다는 위세를 업고 4월 29일 훙커우 공원에서 이른바 일왕의 천장절(생일) 경축식을 열 모양이오. 성대하게 거행해서 군사적 위세를 크게 과시할 것 같은데 윤군이 한번 일생의 대목적을 달성해 봄이 어떻소?”(김구) “예. 이제 가슴에 한 점 번민이 없어지고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준비해 주십시오.”(윤봉길) ‘백범일지’에 기록된 윤봉길(1908 ~1932·대한민국장) 의사의 상하이 의거가 시작되는 장면이다.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폭탄을 던진 윤 의사의 거사는 당시 꺼져 가던 독립운동의 불꽃을 되살리고 일본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일왕의 생일이자 승전 경축식에서 상하이 주둔 일본군사령부의 수뇌부를 한번에 제거하겠다고 결심한 윤 의사는 수통과 도시락 모양의 폭탄을 지닌 채 행사장에 들어갔다. 행사장에 물통과 도시락, 입장권만 가져올 것을 일본 측이 통보했기 때문이다. 거사를 단행할 폭탄을 만들어 준 이는 중국인이었다. 김구(1876~1949·대한민국장)는 폭탄 제조를 위해 김홍일(1898 ~1980·독립장)을 찾아갔다. 그는 한국광복군 참모장과 국군 준장으로 6·25전쟁에도 참전한 독립운동가이자 군인이지만 당시엔 중국 국민혁명군 소속의 상하이 병공창(병기 공장) 주임이었다. 한인애국단의 첫 거사였던 1932년 1월 8일 이봉창(1900~1932·대통령장)의 도쿄 의거에 쓰일 폭탄을 구해 준 이도 김홍일이었다. 김홍일은 조카인 김영재(1911~1965·애국장)에게 일본인이 주로 쓰는 도시락과 물통을 사 오라고 한 뒤 병공창장(병기 공장장) 송식표 장군의 허락을 받고 전문기사 왕바이슈에게 폭탄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왕바이슈는 뇌관 20개를 실험해 20개 모두 폭발에 성공한 것을 확인한 뒤 고성능 폭탄을 제작했다. 백범일지에는 “기사 왕바이슈의 영도하에 물통과 도시락 두 종류의 폭탄을 시험하는 것을 구경했다. 마당 한곳에 토굴을 파고 네 벽을 철판으로 두른 뒤 그 속에 폭탄을 장치한다. (중략) 토굴 속에서 벽력같은 소리가 진동하며 파편이 나는 것이 일대 장관이었다”고 기록돼 있다. 한시준 전 독립기념관장은 논문 등에서 “일왕을 처단하기 위해 이봉창 의사에게 만들어 준 폭탄은 거리 때문에 위력이 약했다”며 “이런 경험을 토대로 윤봉길 의사가 사용할 폭탄을 만들 땐 위력이 강한 폭탄을 만들 것을 부탁했고 김구도 직접 점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 푸단대학 화학과 교수였던 린지룽이 실무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린지룽은 국민혁명군 19로군의 기술고문 겸 기술팀장으로 초빙돼 화학무기 제조에 참여했다. 국민혁명군이 추진했던 일본 군함 폭파에 사용될 폭탄 제조에도 관여했고 이후 독립운동 자금 1만원을 한국 독립지사에게 전달했으며 그들의 피신을 도왔다는 기록도 있다. 김홍일의 요청으로 물통과 도시락 폭탄의 외형을 만든 이는 민간 철공창 주인이었던 중국인 향차도였다. 철공소를 운영하던 그는 19로군 후원회 병기 책임자로 김홍일과 함께 일본군 군수 창고, 비행기 격납고 폭파 등을 추진하면서 가깝게 지냈다. 양지선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학예연구관은 20일 “폭탄이 없었으면 의열 투쟁은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다”며 “당시에는 재료를 구하거나 제조하는 게 쉽지 않아 중국인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의거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쫓기는 독립운동가 은신처 제공… ‘위장 부부’로 김구 피신 도왔다[대한외국인]

    쫓기는 독립운동가 은신처 제공… ‘위장 부부’로 김구 피신 도왔다[대한외국인]

    윤봉길 의거 직후 김구 숨겨 줘‘훙커우 공원 투척 진상’ 번역도남편 피치와 함께 독립운동 지원장제스 부인 쑹메이링에게 편지“대한민국 임시정부 승인해 달라” 일제강점기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거나 주요 독립운동가들에게 큰 도움을 줬음에도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외국인 독립운동가들이 많다. 그중 한 명이 제럴딘 타운젠드 피치(1892~1976) 여사다. 그는 1968년 독립장을 받은 조지 애시모어 피치(1883~1979) 선교사의 부인이다. 두 사람은 1932년 4월 중국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의 윤봉길 의거 직후 찾아온 김구, 엄항섭, 안공근(안중근 동생), 김철을 집에서 약 한 달간 피신하게 해 줬고, 이들을 중국인으로 위장해 자싱(嘉興)으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남편은 이때의 공으로 ‘독립장’을 받았지만 부인의 활약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제럴딘은 김구의 부인인 척하며 감시를 피했다. 김구가 작성해 발표한 ‘훙커우 공원 투척 사건의 진상’도 제럴딘이 번역했다. ‘백범일지’에는 제럴딘의 역할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김구는 “피치 댁에서 20여일간 숨어 지내며 비밀리에 활동했다”며 “그러던 어느 날 피치 부인이 급히 2층으로 올라와서 ‘우리 집이 정탐꾼에게 발각된 모양이니 속히 떠나셔야겠어요’라고 알려 주고 곧 아래층으로 내려가 전화로 남편을 불렀다”고 회상했다. 이어 “부인은 자동차에서 나와 부부인 양 나란히 앉았고, 피치 선생은 운전사가 돼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다”고 설명했다. 김구 일행을 도운 뒤 피치 부부는 한국의 독립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전에도 1870년부터 중국에서 장로교 선교사를 지낸 피치의 아버지 조지 필드 피치(1845~1923)의 영향으로 피치 일가 모두 한국인의 식민 지배 상황에 관심을 갖고 도와 일제의 감시를 받기도 했다. 1918년 피치 부자는 여운형(1886~1947·대한민국장)을 주중미국대사 내정자와 만나도록 주선했다. 상하이 기독교청년회(YMCA)에서 활동한 피치는 성경 공부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쑨원(대한민국장), 장제스(대한민국장), 장췬 등 중국 국민당 정부 인사나 사업가들과 한국인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제럴딘은 이때부터 장제스의 부인 쑹메이링(대한민국장)과 가깝게 지냈다. 이후 피치가 난징, 충칭 등 중국 각지에서 YMCA 총무로 활동하며 일제의 만행을 폭로하고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지할 때 제럴딘은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인들의 외교 활동을 지원했다. 1941년 미국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승인을 받기 위해 이승만이 만든 한미협회의 후견인을 맡아 임시정부의 노력을 전했다. 그해 2월 아메리칸대학에서 열린 한인자유대회에서 제럴딘은 “4000년 동안 찬란한 문화를 누려 온 ‘은둔의 왕국’(한국)이 일본의 세계 정복 실현으로 1905년 희생당했다”며 “이 세대의 가장 큰 염원은 미국과 일본의 전쟁이 끝나는 날 한국이 자유를 되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해 3월 1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잊혀진 나라’ 한국의 자유를 찾기 위한 노력을 알렸고, 1944년 한미협회 회장으로도 선출됐다. 그러나 임시정부에 대한 미국 정부와 중국 국민당 정부의 승인마저 녹록지 않자 제럴딘은 직접 쑹메이링에게 편지를 보냈다. “우리는 이승만과 김구처럼 한국의 독립을 위해 수십 년 동안 쉬지 않고 헌신하며 희생하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며 국민당 정부가 움직이면 서방 국가들도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임시정부 승인을 촉구했다. 김주성 독립기념관 연구원은 6일 “피치 부부는 광복 후에도 한국과의 관계를 놓지 않고 구호와 원조 활동을 이어 갔다”며 “2대에 걸친 피치 일가의 활동은 당시 독립운동이 한국인만의 투쟁이 아니라 세계인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를 되찾기 위한 자유운동이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 서울시, 올해 상수도관 36.5㎞ 교체…“단수 없는 신공법”

    서울시, 올해 상수도관 36.5㎞ 교체…“단수 없는 신공법”

    서울시는 올해 송파구 잠실역 일대와 강남구 영동대로, 마포구 마포대로 주변 등에서 상수도관 36.5㎞를 새 수도관으로 교체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2040년까지 상수도관 3074㎞를 교체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의 일환”이라며 “연내 1629억원을 투입해 30년 이상 사용한 상수도관 62.5㎞를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804억원을 투입해 정비 대상 상수도관의 6.75%인 207.4㎞를 교체한 바 있다. 주요 간선도로 주변 상수도관 정비 사업도 완료되고 있다. 특히 강남구 영동대로와 마포구 마포대로 주변 수돗물 공급 환경이 개선됐다. 정비가 완료된 지역은 강남구 영동대로 주변 영동대로142길 25에서 영동대로 702까지 1㎞ 구간과 마포구 마포대로 애오개역·공덕역 주변 백범로 178부터 마포대로 201까지 1.2㎞ 구간이다. 학교 주변 노후 상수도관 교체도 총 1.3 ㎞ 구간이 완료됐으며 연내 총 2.1 ㎞ 정비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또 공사 기간 불편을 최소화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새로운 공법을 도입했다. 최소한의 굴착만으로 새로운 관을 부설하는 비굴착공법과 단수 없는 무단수차단공법이 대표적이다. 공사 과정에서 단계별로 관 세척과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수질 정보 분석시스템을 활용해 수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영희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아리수를 가정까지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노후 상수도관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대규모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서울시 어디에서나 안심하고 수돗물을 식수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한중일 3국 전문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 제언을 위한 세미나 개최

    한중일 3국 전문가 한자리에 모여... 정책 제언을 위한 세미나 개최

    -인태지역 정세와 한중일 협력의 의미, 지속 가능한 전략 논의 제주평화연구원은 9월 27일(금) 서머셋 팰리스 호텔에서 한중일 3국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위한 한중일 3국 협력”을 주제로 외교, 안보, 경제, 문화 분야의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 이후 3국 협력의 중요성이 재조명되며,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개회식에서 정덕구 NEAR재단 이사장(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질서가 무질서로 변하고 있으며, 미중 패권 경쟁과 미국 대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언급하며, “미국과의 신뢰를 강화하고, 중국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며, 일본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해야 진정한 선진국 외교를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국격에 맞는 외교 역량을 키우고 이를 위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세션 “인도-태평양 지역 정세와 한중일 협력의 의미”에서는 임성남 전 외교부 차관이 좌장을 맡고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 김병연 서울대 석좌교수,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이 패널로 참여해 미국, 북한, 중국, 일본에 대한 의견과 문제점을 폭넓게 논의하며 한중일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문제에 대한 발제를 맡은 박인휘 교수는 “한국의 외교에 있어 윤석열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발표함으로써 동북아라는 표현을 탈피한 것은 유의미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관련 논의에서 김병연 교수는 “중국이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결과, 한반도에서의 입지가 좁아지고 한국과의 거리가 멀어졌다”고 지적하며, “한일중이 소다자협력으로 다시 공간을 좁힌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희옥 교수는 중국의 현 상황에 대해 “중국은 미 대선결과와 관계없이 미국의 대중 봉쇄정책을 상수로 인식하고 생존전략을 찾고 있으나 성장 잠재력의 한계로 기회의 창이 닫히고 취약성의 창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박영준 소장은 “탈냉전 시기의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의 중국 간 협력이 붕괴되고 국제정세가 악화된 상황”이라며 분석하며,“한국의 외교공간 확대를 위해 한일중 3국 협력사업이 소다자주의 관점에서 중시되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세션 좌장을 맡은 임성남 전 차관은 “한국 외교가 앞으로 긴 호흡으로, 정책적인 일관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하며,“이번 세션의 논의가 이와 같은 외교정책의 긴 호흡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언급하며 마무리했다. 두 번째 세션“한일중 미래 협력 방향: 외교, 안보, 경제, 문화”에서는 이규형 한러대화 이사장이 좌장(전 주중대사)을 맡고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백범흠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초빙교수(전 TCS 사무차장),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재혁 순천향대 초빙교수(전 주광저우 총영사)가 참여해 각 분야의 협력 방향에 대해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다. 외교분야 패널로 참여한 조양현 교수는 “한중일 비전그룹을 창설하고 비전을 제도화하여 소다자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TCS(한중일3국협력사무국)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 인사 지원이 필요하다”며, “한일중 정상회의 연례 개최는 결코 손해가 아니다”라며 설명하며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안보분야의 백범흠 교수는 한일중 협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서해, 남해, 동중국해 등 3국 관계 악화 내재 요인을 지적하며, “우리나라는 통상국가로서, 통상 없이 굶어 죽고 바다 없이는 통상 없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기존 TCS 하위 기구를 신설해 사고다발 공해 해난구조, 해저지형 정보공유 등 제도화 노력으로 안보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지만수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5년간 경제 협력이 후퇴했음을 언급하며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재혁 교수는 문화적 유사성 속에서 각국의 차이를 인정하며 협력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션 “지속 가능한 한중일 협력을 위한 전략”에서는 김흥종 고려대 특임교수(전 KIEP 원장)를 좌장으로 하여 유명환 전 외교 통상부장관, 박태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 신각수 NEAR 재단 부이사장(전 외교부차관), 문흥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이번 세션에서는 한일중 정상회의를 통한 3국의 협력방안, 무역 관계 및 경제통상 협력 전략, 역사문제 등을 진단하며 실질적인 외교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유명환 전 장관은 “한일중 협력과 정상회담을 어떻게 하면 계속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이어 중국과의 관계성, 역대 정부의 사례 등을 설명하며, “한일중 관계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TCS를 유지해 나가는 것이 협력의 길”임을 강조했다. 또한 박태호 원장은 한일중 무역관계와 경제통상분야 협력 전략에 대한 발제를 통해 ‘한일중 3국 협력의 제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각수 부이사장은 “한일중 협력의 문제는 4반세기 전부터 이어져 왔다”며, “지역 차원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TCS도 포함해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문흥호 교수는 중국 요인을 중심으로 한 협력 전략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행사를 주최하는 제주평화연구원 강영훈 원장은 개회사에서 “지난 5월 제주포럼에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천 전략을 모색해 보았는데, 오늘은 그 연장선상에 각 분야 전문가의 귀한 고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20회 제주포럼에 많은 분들을 뵙기를 희망한다”며, 제주포럼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당부했다.
  • 종로구, 대한민국 자치발전대상 수상

    종로구, 대한민국 자치발전대상 수상

    서울 종로구가 지난 25일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에서 기초자치단체 부문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행정안전부 산하 한국자치발전연구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은 지방행정, 교육자치, 지방재정의 발전과 지역 환경에 맞는 행정을 펼치고 혁신을 가져온 정책을 추진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 공무원, 민간 부문 등에 수여한다. 종로구는 이번 수상으로 공존공영의 지방자치를 구현하고 자치분권 시대에 모범이 되는 행정을 펼친 점을 인정받았다. 대표적 예로 주민소통센터를 중심으로 공동체 가치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주민자치 지역특화사업 공모에서 ‘뷰티풀 시니어, 브라보 종로’가 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된 점을 들 수 있다. 또 반장과의 대화로 주민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온라인 소통실’, ‘종로핫라인’를 포함한 디지털 소통 체계를 구축해 주민들의 구정 참여 문턱을 낮춘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약자와 동행하는 복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령친화도시·여성친화도시·아동친화도시 상위단계 인증을 획득, 모든 세대가 살기 좋은 지역사회 조성에 앞장섰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 종로시니어 디지털 센터 운영 등 각종 스마트 돌봄 정책 도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교통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차량 이동 서비스 ‘어르신 돌봄카’, 종로만의 특화된 보건 서비스 모델 ‘건강이랑’, 장애인 맞춤형 기능성 의류를 제작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하여’, ‘학교폭력 예방 웃음치유 프로그램’ 등 지역특화 복지사업도 다수 추진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양질의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점을 인정받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도 주민 참여와 소통을 바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 신효광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수상

    신효광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수상

    신효광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장(국민의힘·청송)이 25일 한국자치발전연구원이 주최, 한국지방자치학회와 한국지역개발학회가 후원하는 ‘2024년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백범김구기념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이번 대한민국 자치발전 대상 시상식은 올해 8회째로 지방자치 발전과 지역혁신에 공적이 큰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공무원 등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신 위원장은 주민밀착형 의정활동 시행과 지역맞춤형 정책 제시 등을 통해 경북 지역의 농수산업 발전과 더불어 지방자치 확대를 위한 노력과 공로를 인정받아 광역의원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청송 출신의 도의원인 신 위원장은 그동안 지역 내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했으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했고, 농수산위원장으로서 농업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며 농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으며, 23년간의 공직생활과 청송군 부의장, 경북도의회 재선 등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을 통해 경북의 핵심산업인 농수산업 분야의 정책개발과 지방자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신 위원장은 “이 상은 저 혼자의 공이 아닌, 우리 도민들과 동료 의원들이 함께 노력해준 덕분”이라며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이를 통해 우리 경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치발전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 단국대, ‘박달나무의 꿈’ 창작무용극 선보여

    단국대, ‘박달나무의 꿈’ 창작무용극 선보여

    단국대학교(총장 안순철)는 오는 10월 8일 천안예술의전당에서 독립운동가이자 대학 설립자인 범정 장형 선생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무용극을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단국대 한국무용단(團)이 선보이는 ‘박달나무의 꿈, 꽃을 피우다’는 범정 선생이 일제강점기 한반도와 만주를 넘나들며 펼쳤던 독립운동과 해방 이후 교육자로의 삶을 모티브로 제작했다. 범정 선생 서거 60주기를 추모한 이번 무용극은 △1막(조선과 대한제국) △2막(성장, 자유를 향해) △3막(독립의 노래) △4막(타오르는 불꽃) △5막(해방의 춤) △에필로그(박달나무의 꿈, 꽃을 피우다)로 구성된다. 안순철 총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조국의 독립과 민족정신을 일깨우는데 진력하신 독립운동가 범정 선생을 조명하고 함께 기억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889년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난 범정 장형 선생은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건국실천원양성소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 힘썼으며, 1947년 해방 이후 최초의 4년제 사립대학인 단국대를 설립했다. 1963년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훈했다.
  • ‘IT강구’ 영등포... 정부 대회 휩쓸었다

    ‘IT강구’ 영등포... 정부 대회 휩쓸었다

    서울 영등포구가 지난 10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행복 IT(정보기술) 경진대회’의 장년층 부문에서 대상과 금상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지능정보 사회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정보 소외계층의 정보화 교육 동기 부여 및 디지털 포용 공감대 확산을 위해 지난해 시작됐다. 다문화 가족, 장애인, 고령층 등 디지털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이 참가해 디지털 정보검색, 실생활서비스 활용, 문서작성 등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 활용 역량을 겨룬다. 예선은 전국 17개 광역 시·도의 거점 시험장서 열렸다. 이어 본선은 예선 통과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문제 해결 ▲디지털 생활 ▲디지털 사회 참여 등 3개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PC, 모바일 기기 등을 활용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 검색, 금융·교통·쇼핑·배달 등 실생활 디지털 서비스 이용, 문서 작성 등 다양한 과제에 응시했다. 김일주(56)씨가 대상을 고정희(58)씨가 금상을 각각 수상했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디지털 활용 능력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누구나 디지털을 활용해 혜택을 누리고, 소외되지 않도록 정보화 교육과 지원을 아낌없이 펼치겠다”고 밝혔다.
  • 이태원의 밤보다 특별하게… 용산구 문화유산 ‘야행’

    이태원의 밤보다 특별하게… 용산구 문화유산 ‘야행’

    서울 용산구는 오는 20~21일 효창공원(국가유산 사적 제330호)에서 가을맞이 역사문화 행사를 열어 가을밤 정취를 나누고, 독립운동 성지로서 효창공원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자 한다고 11일 밝혔다. 서울 효창공원에는 김구 선생, 독립운동가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삼의사, 임정요인 이동녕·차리석·조성환 선생 등 애국선열 7명 유해가 안장됐다. 삼의사 묘역에는 안중근 의사 가묘도 조성했다. 효창공원 가을맞이 역사문화 행사는 ▲용산 문화유산 야행 ▲역사가족영화제 ▲초등학생 사생대회 ▲독립음악회 ▲독립운동 블록 체험 등으로 꾸렸다. 용산 문화유산 야행은 밤 10시까지 ▲야경(공연) ▲야로(교육) ▲야사(체험) ▲야화(전시) 4가지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펼친다. 야경 공연은 선열 영정을 모신 사당 ‘의열사’ 앞마당에서 열린다. 용산에서 나고 자란 이봉창 의사의 삶을 주제로 한 연극 ‘봉창’, 퓨전 국악, 숙명여자대학교 음악치유대학원 클래식 공연 등이 무대에 오른다. 야로에서는 서울 효창공원 역사와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대한 문화 해설을 듣는다. 2가지 프로그램을 총 5차례 진행하며 용산 문화유산 야행 누리집에서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야사는 ▲샌드아트 ▲내 성격유형(MBTI)과 맞는 독립운동가 찾기 ▲한지등으로 묘역 밝히기 ▲업사이클링 독립운동가 키링 ▲전쟁·차별·폭력 과녁에 물풍선 던지기 등 10가지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야화는 야간 개장으로 준비했다. 평소 야간에 개방되지 않았던 서울 효창공원 내 현충 시설, 백범김구기념관, 이봉창 역사울림관에서 밤 10시까지 관람객을 맞는다. 역사가족영화제는 구에서 처음 여는 야외영화제다. 의열사에서 이틀간 오후 6시에는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씽2게더’를, 밤 8시 30분에는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 ‘영웅’을 상영한다. 1~3학년 초등생 사생대회는 의열사에서 21일 오후 2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다. 작품은 공원 내 전시하고 추후 시상도 이뤄질 예정이다. 의열사 외부 마당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하얼빈 의거 등 독립운동 역사를 블록 장난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서울 효창공원 가을맞이 역사문화 행사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용산구청 문화진흥과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몸 바치신 애국지사들이 우리 용산에 잠들어 계신다”며 “다채롭게 준비한 만큼 가을밤 소중한 분들과 서울 효창공원에 오셔서 선열들의 정신을 따라가 보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 우뚝! 독립의 기상… 발길에 묻히고 세월에 묻혀도[마음의 쉼자리]

    우뚝! 독립의 기상… 발길에 묻히고 세월에 묻혀도[마음의 쉼자리]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다. 소중한 걸 곁에 두고 잘 인식하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봉황각이 딱 그렇다. 현재 천도교의 의창수도원으로 쓰이는 곳. 천도교의 성지를 넘어 우리 독립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장소인데도 뜻밖에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45년 11월 당시 언론 보도 등 기록에 따르면 중국에서 환국한 백범 김구는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의암 손병희 묘소를 찾아 귀국 보고를 한다. 백범이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올릴 만큼 의암과 그의 활동 영역을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했다는 뜻이다. 의암의 묘는 봉황각, 천도교 중앙종리원(옛 중앙총부) 건물 등 자신이 세우거나 관여했던 문화유산에 둘러싸여 있다. 의암의 묘와 중앙종리원 건물은 국가등록유산, 봉황각은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이다. 봉황각은 의암이 항일독립운동을 이끌 천도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1912년에 세운 교육·수련시설이다. 당시 천도교 3대 교주였던 의암은 약 2만 8000평의 땅에 봉황각 등 13채의 건물을 짓고 독립투사를 길러냈다. 3·1운동을 이끈 33명의 지도자 가운데 15명이 봉황각에서 수학했고, 봉황각 출신 독립투사 483명이 나라 곳곳에서 항일투쟁의 선봉에 섰다. 그러니까 봉황각이 3·1 만세운동의 산실 구실을 했던 셈이다. 나머지 건물은 3·1운동 이후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봉황각은 110년 넘은 건물치고는 상당히 말끔한 편이다. 봉황각은 명성황후의 침전이었던 건청궁 내 곤녕합의 구조와 흡사하다. 외형은 민가지만 격식은 궁궐 건축양식을 따랐다. 봉황각을 위에서 보면 ‘을’(乙) 자 모양이다. 작은 몸채의 하단 오른쪽 모서리를 큰 몸채의 상단 왼쪽 모서리와 겹쳐 지었다. 그러니까 크고 작은 집 2채가 위아래로 겹치며 ‘을’(乙) 자를 이루는 형태다. 이는 천도교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궁을(弓乙) 사상’이 반영된 것이다. ‘궁을’은 우주 만물의 순환 작용과 활동을 형상화한 것으로 천도교 상징으로 쓰인다. 봉황각이란 이름은 교조 최제우가 자주 썼던 ‘봉황’이라는 단어에서 따온 것이다. 현판은 당대의 명필 위창 오세창이 썼다. 봉황각 옆엔 ‘ㄱ’자 형태의 기와집이 있다. 봉황각과 동시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현재는 담으로 나뉘어 있다. 의암이 이 살림채에서 실제 7년 정도 기거하며 독립투사들을 길러 냈다고 한다. 봉황각 아래 적벽돌 건물도 외형만큼이나 범상치 않은 내력을 갖고 있다. 이 건물이 처음 지어진 건 1922년이다. 현재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자리가 원래 터다. 1918년에 현 천도교 중앙대교당과 같이 기공식을 했으나 3·1운동으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1922년에야 비로소 낙성식을 했다. 애초 천도교 중앙총부라 불리다 중앙종리원으로 변경됐다. 국가유산청에는 ‘서울 구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이란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1969년 수운회관이 들어설 무렵 철거될 뻔했으나 독립운동 유적 등의 이유로 천도교에서 보전을 주장해 현재 자리로 고스란히 이축됐다. 이 건물에서 의암의 사위였던 소파 방정환이 천도교 소년회를 조직했고, ‘어린이’라는 새말을 만들었고, 어린이날을 제정했다. 건물 안에 당시 간행됐던 어린이 잡지 등이 전시돼 있다. 의암의 묘는 봉황각에서 50m쯤 떨어진 산자락에 있다. 5분 남짓 걸어 올라야 한다. 이 일대에 의암 외에도 이준, 여운형 등의 묘 5기가 산재해 있다. 모두 국가등록문화유산이다. 봉황각이 깃들여 있는 곳은 북한산국립공원 초입이다. 서울 시민의 여름 놀이터인 우이동 계곡도 이쯤에서 시작된다. 나들이 삼아 찾을 때 함께 둘러보길 권한다.
  • “더는 못 버텨”…응급실 의사들, ‘미국 의사 되기’ 강연에 몰려들었다

    “더는 못 버텨”…응급실 의사들, ‘미국 의사 되기’ 강연에 몰려들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더는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한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해외 진출 강연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0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정기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학술대회 세션에서는 ‘한국 면허로 캐나다에서 의사하기’, ‘미국 의사 되기’ 등의 제목을 단 강연이 열렸다. 각 강연의 연사는 우리나라의 ‘빅5’ 대형병원서 재직하다가 캐나다, 미국 등의 병원으로 건너가 일하고 있는 의사들로 구성됐다. 이 외에도 호주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현직 응급의학과 의사 등이 강연에 참여해 해외에서의 응급의학과 의사 업무와 처우 등을 소개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부당한 대우를 받는 현실에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응급의학과 의사를 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젊은 의사들을 위해 강연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필요하고 수요가 많은데, 우리나라 처우가 이렇게 열악한 것에 해외에서는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학술대회에는 응급의학과 사직 전공의와 전문의 등 400여명이 사전 등록했다. 해외 진출 관련 세션에는 시작시간 기준으로 100여명이 몰려들었다.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겪는 전국 주요 병원 응급실은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빠져나가고, 격무에 남은 전문의들마저 잇따라 사직하면서 파행 위기에 처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부족으로 다음 달 응급실 야간 운영을 중단한다. 아주대병원 응급실에 근무하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당초 14명이었으나, 의정 갈등 속에서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됐다. 남은 의사들 중 4명도 최근 사직서를 냈다.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도 근무하는 의사 7명 전원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추석 응급의료 공백 위기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여러 문제는 있지만 비상진료 체계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라면서 “지방 종합병원이나 공공병원을 가 보면 응급실 응급의학과 의사가 거의 없다. 의료 개혁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원래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에 대한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인데, 그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수가를 개선해야 하고 행위수가제도 개선해야 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그런 걸 안 했다”면서 “이제는 우리가,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지금 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주, ‘친일인사 공직임명방지’ 특별법 당론 발의

    민주, ‘친일인사 공직임명방지’ 특별법 당론 발의

    더불어민주당은 28일 일제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두둔하거나 친일·반민족 행위를 미화하고 정당화한 자는 공직에 임명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헌법부정 및 역사왜곡행위자 공직임용금지 등에 관한 특별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대표발의자인 김용만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최근 일제 식민 지배를 정당화했던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사실상의 매국 행위임에도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다. 특별법에는 역사왜곡 방지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의 ‘헌법부정·역사왜곡 방지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공공기관이 특정 인사를 임명하려면 이 위원회의 심사를 받도록 했다. 특별법인 규정한 역사왜곡 행위에는 ‘독도 영유권의 역사적 사실과 헌법이 정한 영토 규정을 날조하여 유포하는 행위’도 포함됐는데, 오기와 누락도 ‘날조’에 해당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김용만 의원이 제안한 ‘신친일파 척결, 뉴라이트 거부’ 릴레이에 동참하겠다며 해당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대표는 ‘퇴행을 막아낼 광복(光復)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 정권이 거듭 역사의 전진을 거스르며 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를 ‘친일’로 덧칠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 정권의 몰역사적인 굴종 외교와 친일 행보를 멈춰 세우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릴레이 후속 주자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지목했다.
  • ‘체포령’ 김구 5년 은신 뒤엔… 中 임산부·여자 뱃사공 있었다[대한외국인]

    ‘체포령’ 김구 5년 은신 뒤엔… 中 임산부·여자 뱃사공 있었다[대한외국인]

    추푸청 며느리 친정서 반년 피신갓 출산한 주자루이 산 넘어 이동신분 감추려 뱃사공과 위장 결혼선상 생활하면서 독립운동 활동백범 “여비 100원밖에 못 줘 후회”독립기념관, 독립유공자 포상 추진 일제는 1932년 1월 8일 이봉창 의거에 이어 4월 29일 윤봉길 의거의 주동자가 백범 김구 선생이라 보고 수배망을 더욱 좁혀 왔다. 노동자 생활비가 월 30원쯤이던 때 김구 선생의 현상금은 20만원에서 60만원까지 올랐다. 삼엄한 감시 속에서도 5년 가까이 몸을 숨기며 지낼 수 있었던 데엔 많은 중국인의 도움이 있었다. 특히 곁에서 그를 살뜰히 챙겼지만 아직 독립운동 지원 공로가 잘 알려지지 않은 여인들이 있다. 윤봉길 의거 직후 김구는 엄항섭, 안중근 동생 안공근, 김철과 함께 미국 출신의 조지 애시모어 피치(1883~1979·독립장) 목사 집에서 한 달간 생활했다. 이후 은신처가 발각되자 장제스(蔣介石·1887~1975·대한민국장) 총사령의 지원으로 자싱(嘉興)으로 옮겨 동북의용군 후원회장인 추푸청(補成·1873~1948·건국훈장 독립장)의 도움을 받게 됐다. 김구는 당시 추푸청이 수양아들 집의 호숫가에 정교하게 지은 정자 한 곳을 침실로 내주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밀정도 늘고 감시망이 더욱 삼엄해지면서 김구는 또다시 몸을 피해야 했다. 추푸청은 며느리 주자루이(朱佳蘂)의 처가인 하이옌(海)으로 옮길 것을 권했다. 당시 주자루이는 출산한 지 얼마 안 돼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몸으로 자연스럽게 외출하는 모습을 그리기 위해 구두를 신었다고 한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추씨 부인은 굽 높은 신을 신고 7~8월의 불볕더위에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산 고개를 넘었다”며 “추씨 부인의 친정 여자 하인 하나가 내가 먹을 식료·육류품을 들고 우리를 수행했다”고 기록했다. 이어 “나는 우리 일행이 이렇게 산을 넘어가는 모습을 활동 사진기로 생생하게 담아 영구 기념품으로 제작해 만대 자손에게 전해 줄 마음이 간절했다”며 주자루이의 용감한 행보와 친절에 고마움을 표했다. 김구는 주자루이의 친정 하이옌 재청 별장에서 반년간 머물렀고, 이때가 피난 생활 중 가장 평온한 때였다고 했다. 정부는 “체포될 위기에 놓였던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의 안위를 보전해 준 호의로 항일 독립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추푸청에 1996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지만 주자루이에 대한 포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구 선생은 당시 광둥인 ‘장진구’로 신분을 숨기고 지냈지만 중국어가 어눌해 몇 번 정체가 탄로 날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주변에선 더욱 철저하게 신분을 감출 수 있도록 중국인과 위장 결혼을 제안했고, 그렇게 만난 사람이 뱃사공 주아이바오(朱愛寶)였다. 37살의 나이 차이였던 두 사람은 부부로 위장하며 선상 생활을 했고 이후엔 난징 친화이허 화이칭교(淮淸橋) 인근에서 지냈다. 이때 김구는 장제스와 독립운동 활동을 꾸준히 도모할 수 있었다. 그러다 1937년 난징을 떠나며 주아이바오를 고향 자싱으로 돌려보냈다. 김구는 “그 후 종종 후회되는 것은 송별할 때 여비 100원밖에 주지 못했던 것”이라며 “나에 대한 공로가 없지 않은데 내가 뒷날을 기약할 수 있을 줄 알고 넉넉히 돕지 못한 것이 유감천만”이라며 백범일지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백범일지를 엮은 도진순 국립창원대 교수는 ‘백범의 길’에서 “중국과 한국, 남성과 여성, 영웅과 보통 사람의 차이를 넘어서는 이들의 동거는 김구가 난징에서 독립운동의 영수로 비상하는 용의 둥지와 같았다”며 “독립운동 활동이 이어지도록 삶의 밑바닥부터 힘써 준 주아이바오의 활약 역시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립기념관 독립운동가발굴 태스크포스(TF)는 두 여인의 독립유공자 포상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주자루이에 대한 보고서를 국가보훈부에 제출했고, 주아이바오에 대해서도 포상을 추진하고 있다.
  • 보훈부, 광복회 ‘정치 중립 위반’ 여부 조사

    보훈부, 광복회 ‘정치 중립 위반’ 여부 조사

    국가보훈부는 광복회가 지난 15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별도로 광복절 기념식을 연 것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보훈부 관계자는 20일 “광복절 행사가 정부 탄핵 및 대통령 퇴진 요구 성격으로 변질된 데 대해 광복회 정관 제10조에서 금지하는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감사 단계는 아니고 당시 상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광복회는 정부로부터 연 32억원을 지원받는 공법 단체다 앞서 광복회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에 반발하며 지난 15일 37개 단체가 모인 독립운동단체연합, 25개 독립운동가 선양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과 별도의 기념식을 열었다. 야당 정치인도 100여명 참석했다. 당시 축사를 맡은 김갑년 광복회 독립영웅아카데미 단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친일 편향의 국정 기조를 내려놓고 국민을 위해 옳은 길을 선택하라”며 “그럴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십시오”라고 말했다. 김 단장은 “광복회 회원도 아니고 광복회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내년은 광복절 8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으로 한일 간에 해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선진적인 관계로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그러자면 대통령 주변에서 옛날 일진회 같은 인사들을 청산하고 존경받는 인사들이 한일 관계를 풀어 나가는 환경을 조성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이 회장은 “우리는 여도 야도 아니다”라며 “정치적이라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이고 우리 주장이 정치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 [이종수의 산책] 공동체와 집단적 기억의 전환

    [이종수의 산책] 공동체와 집단적 기억의 전환

    현대사회는 가히 기억의 전성시대이고 그 기억이 부딪치는 갈등의 시대다. 권위주의 권력이나 이념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국가와 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서사를 정부가 독점했다. 국가가 주도하는 집단적 기억이 개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되고 수용도 됐다. 그러나 현대로 넘어올수록 기억의 저장공간이 다양화하고 심지어 ‘기억의 전환’이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시도된다.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들의 구술과 운동으로 기억을 재현하는 행위자로 참여하는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 광복절은 79년 만에 두 동강 난 기억의 소환의식을 거행했다. 정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축식을 열었고 56개 독립운동 단체가 모인 광복운동단체연합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기억의 전환’ 혹은 역사전쟁이 격렬해지는 모습인데, 사태가 봉합된다 하더라도 통일의 과정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될 기억과 역사의 전환 전쟁의 크기를 맛본 예고편 같았다. 대체로 기억의 전환은 사회단체들이 시도하고 정부는 방어적 태도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다. 미국도 2019년 뉴욕타임스가 주도한 ‘1619 프로젝트’로 역사전쟁을 치렀다. 미국 역사에서 1619년은 아프리카인 20명이 네덜란드 선적의 영국 선박에 실려 버지니아 제임스타운에 수입된 해였다. 그 400주년을 맞아 뉴욕타임스는 진정한 미국의 역사를 독립선언이 있던 1776년이 아니라 1619년 시작된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운동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미 미국은 흑인뿐 아니라 아메리카 인디언 선주민들을 국가발전에 기여한 존재로 인정하고, 그들의 역사적 상처를 드러내며 치유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된 나라다. 그럼에도 기억의 전환 시도는 보수당 정부와 사회집단의 강력한 반발을 일으킨 채 무위로 끝났다. 공동체의 정체성을 정치쟁점화할 때 수반되는 사회적 혼란만 경험했을 뿐 트럼프가 선도한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했다. 미국의 1619와 한국의 2024년 8·15는 기억의 전환을 시도해 역사전쟁을 격화시켰다는 점에서 동일하나, 전자는 사회집단이 촉발시켰고 후자는 집권세력이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상이하다. 아마도 현 정부는 스스로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고 광복회장이 주도해 벌어진 사태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현 정부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시도한 건국절 논의, 흉상 이전 싸움, 이승만기념관 건립 시도는 광복회 진영에게 독립기념관장 인선에 저항하도록 단초를 제공한 상황이었다. 국가와 같은 공동체에 기억의 공유는 중요하고, 어떤 공동체이든 동질성을 일정 수준 필요로 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러나 공동체의 정체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태도는 위험하다. 그러한 태도는 배척과 분리를 야기하고 결국 전쟁을 초래한다. 그만큼 정체성을 정치쟁점화하는 정치적 시도는 깊고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된다. 섣부르게 기억의 전환을 시도하는 정치적 행위는 이미 구축된 사회진영의 편가르기 관성에 편승하기에는 유리하나 큰 정치를 성공시킬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동체란 본래 여러 종류의 동질성이 다양하게 성층을 이루어 정체성으로 드러나는 것인데, 한국은 지역공동체가 와해되고 다양한 어울림의 공동체가 강력하지 못한 상태에 있다. 국가라는 거대한 구심점이 응집력을 발휘하는 사회에서 집단적 기억을 급속히 전환하는 데 정부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섣부르게 스스로 집단적 기억을 전환하려는 시도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권이 교체되면 거기에 참여한 집단이 자신들의 역사관을 국가의 역사관으로 확립시켜 놓으려는 욕구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권력의 당사자가 그러한 요구를 쉽게 수용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좌우가 모두 수긍하는 공통의 부분이 약한 우리의 상황에서 양쪽이 인정하고 수용하는 공통의 토대를 강화하고 넓히는 것이 국가를 책임지는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기억의 전환을 곧장 정치판에서 실행하기보다 학문적 공론장에서 토론으로 시작하고 충분히 논쟁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수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총장
  • 여야 따로 경축식 참석… 대통령실 “광복회 억지 주장 엄정 대응”

    여야 따로 경축식 참석… 대통령실 “광복회 억지 주장 엄정 대응”

    한동훈 “野 불참, 나라 갈라져 보여”이종찬, 韓 설득에도 경축식 불참대통령실 “반쪽 행사 표현은 잘못”광복회 등 37개 단체는 별도 행사박찬대 “역사쿠데타 저지 TF 마련”우원식 의장은 현충원 찾아 참배 이념과 정파 구분 없이 여야가 함께 기념해 온 ‘광복절 경축식’이 처음으로 갈라졌다. 대통령실은 특정 단체의 불참일 뿐이라며 실재하지 않는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주장에 대해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야권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독립 정신 계승 법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정부는 15일 오전 10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예정대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했지만, 광복회는 같은 시간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 행사를 열었다. 여당은 정부 행사에, 야당은 광복회 행사에 참석했다. 정부 경축식에서 그간 기념사를 낭독했던 이종찬 광복회장이 불참하면서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이 기념사를 낭독했다. 이동일 회장은 “선열이 물려주신 대한민국,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갈등과 반목을 이제는 끝내자”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50여명이 참석했고 야권에선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자리했다. 독립유공자 유족, 주한외교단,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에 “독립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 그 마음을 따라 배우면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썼다. 또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불참 결정에 “인사(독립기념관장 인선)에 대한 이견이 있으면 여기서 말씀하실 수 있는데 불참하신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 마치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13일 이종찬 회장에게 전화해 정부 경축식 참석을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퇴색되는 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해서 빠졌다고 해서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 있지도 않은 정부의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광복회 등 37개 단체가 모인 독립운동단체연합과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단체연합은 정부 행사장에서 3.4㎞ 떨어진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해당 기념식에는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 100여명도 자리했다. 광복회는 정당 관계자의 참석은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개인 자격 참석까지 막지는 않았다. 이종찬 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고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백범김구기념관 앞에서 ‘친일·반민족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윤석열 정권 역사 쿠데타 저지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독립 정신을 계승 발전하는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차마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광복절.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전진을 역행하고 있다”고 썼다. 야권의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 5명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협상과 관련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흘 일정으로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양쪽 기념식에 모두 불참하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독립선열묘역에 참배한 뒤 국회에서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오찬을 주재했다. 입법부 수장의 정부 경축식 불참은 박병석 전 의장이 2021년 해외 순방과 겹쳐 불참한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우 의장은 전날 밤 “국민께서 염려하고 광복회가 불참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백범 김구 선생 등이 안장된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서 광복절 기념식을 열고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 인근까지 행진하며 김 관장의 임명 취소를 촉구했다. 반면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광화문에서 삼각지 방향으로 행진하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광복절 범국민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날 강원도가 춘천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개최한 광복절 경축식도 파행을 빚었다. 김문덕 광복회 도지부장은 “우리나라가 1948년 건국했다면 이는 반헌법적이고 일제의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핑계”라는 이종찬 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고, 김진태 강원지사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히려 1919년 건국 주장이 일제강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자기모순을 저지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지부장 등은 항의하며 자리를 떠났다.
  • 여야 따로 경축식 참석…대통령실 “광복회 억지 주장 엄정 대응”

    여야 따로 경축식 참석…대통령실 “광복회 억지 주장 엄정 대응”

    이념과 정파 구분 없이 여야가 함께 기념해온 ‘광복절 경축식’이 처음으로 갈라졌다. 대통령실은 특정 단체의 불참일 뿐이라며 실재하지 않는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주장에 대해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야권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독립정신 계승 법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맞섰다. 정부는 15일 오전 10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예정대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했지만, 광복회는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 행사를 열었다. 여당은 정부 행사에, 야당은 광복회 행사에 참석했다. 정부 경축식에서 그간 기념사를 낭독했던 이종찬 광복회장이 불참하면서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이 기념사를 낭독했다. 이동일 회장은 “선열이 물려주신 대한민국, 우리가 더 나은 미래를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갈등과 반목을 이제는 끝내자”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여당 의원 50여명이 참석했고, 야권에선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가 자리했다. 독립유공자 유족, 주한외교단,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페이스북에 “독립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 그 마음을 따라 배우면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썼다. 또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불참 결정에 “인사(독립기념관장 인선)에 대한 이견이 있으면 여기서 말씀하실 수 있는데 불참하신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 마치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13일 이종찬 회장에게 전화해 정부 경축식 참석을 설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야당의 무책임한 태도에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퇴색되는 건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정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했다. 특히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해서 빠졌다고 해서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 있지도 않은 정부의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생각”이라고 했다.광복회 등 37개 단체가 모인 독립운동단체연합과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단체연합은 정부 행사장에서 3.4㎞ 떨어진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해당 기념식에는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약 350명이 참석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 야권 인사 100여명도 자리했다. 광복회는 정당 관계자의 참석은 사양한다고 밝혔지만, 개인 자격 참석까지 막지는 않았다. 이종찬 회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왜곡된 역사관이 버젓이 활개 치고 역사를 허투루 재단하는 인사들이 역사를 다루고 교육하는 자리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백범김구기념관 앞에서 ‘친일·반민족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윤석열 정권 역사쿠데타 저지 태스크포스(TF)를 띄워 독립 정신을 계승 발전하는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차마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광복절.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전진을 역행하고 있다”고 썼다. 야권의 ‘사도광산 진실수호 대한민국 국회의원 방일단’ 5명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협상과 관련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사흘 일정으로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은 양쪽 기념식에 모두 불참하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독립선열묘역에 참배한 뒤 국회에서 독립운동가 후손 초청 오찬을 주재했다. 입법부 수장의 정부 경축식 불참은 박병석 전 의장이 2021년 해외 순방과 겹쳐 불참한 것을 제외하면 처음이다. 우 의장은 전날 밤 “국민께서 염려하고 광복회가 불참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백범 김구 선생 등이 안장된 효창공원 삼의사 묘역에서 광복절 기념식을 열고 대통령실이 있는 삼각지역 인근까지 행진하며 김 관장의 임명 취소를 촉구했다. 반면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는 광화문에서 삼각지 방향으로 행진하며 ‘광복절 범국민 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이날 강원도가 춘천시 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개최한 광복절 경축식도 파행을 빚었다. 김문덕 광복회 도지부장은 “우리나라가 1948년 건국했다면 이는 반헌법적이고 일제의 강점을 합법화시키려는 핑계”라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를 대독했고, 김진태 강원지사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히려 1919년 건국 주장이 일제강점기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독립운동과 광복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자기모순을 저지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김 지부장 등은 항의하며 자리를 떠났다.
  • 대통령실 “광복절 경축식 ‘반쪽’ 표현은 잘못…대통령 참석행사가 공식”

    대통령실 “광복절 경축식 ‘반쪽’ 표현은 잘못…대통령 참석행사가 공식”

    15일 정부가 주최한 제79회 광복절 경축식에 광복회 등 관련 단체와 야당이 불참한 데 대해 ‘반쪽 행사’ 지적이 나오자 대통령실이 “그런 표현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오늘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 유족 등 국민 2000여명이 참석해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함께했다”면서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가 공식 행사다. 특정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 주최 경축식과 별도로 광복회 등 37개 단체가 모인 독립운동단체연합과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동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효창공원 내 백범기념관에서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광복회가 정부 차원의 광복절 기념행사에 불참한 것은 1965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도 정부 주최 기념식에 불참하고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별도 기념식에 참석했다. 광복절 기념식이 둘로 쪼개져 열린 것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싸고 ‘뉴라이트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요 관련 단체의 반발 때문이다.상당수 언론이 이러한 상황을 ‘반쪽 행사’, ‘갈라진 광복절’로 표현하자 대통령실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 관계자는 “독립운동과 광복의 주체가 광복회 혼자만이 아니다”라며 “특정 단체가 인사 불만을 핑계로 해서 빠졌다고 해서 광복절 행사가 훼손된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있지도 않은 정부의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생각”이라며 “광복회 정신을 이어받되 광복과 독립에 기여한 여러 많은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국민이 광복의 기쁨을 나눠야 할 광복절에 친일 프레임을 덧씌우고 이를 틈타 국민 분열을 꾀하는 정치권의 행태 역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야당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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