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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상반기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웅진코웨이 ‘쿠첸’

    웅진쿠첸 IH(모델명 WHC-108CW)은 현미 3단계, 백미 5단계로 밥맛을 조절할 수 있는 압력밥솥이다. 버튼 하나로 압력·불림·가열시간 등을 조절해 꼬들한 맛부터 쫀득한 맛까지 만들 수 있다. 현미, 발아현미, 흑미, 잡곡, 꽁보리밥 등 6가지 웰빙형 건강밥 메뉴가 재료 특성에 따라 조리방법을 적절하게 맞춰준다. ‘현미·잡곡 전용 불림기능´으로 현미잡곡밥을 쉽게 지을 수 있다. 2개의 온도감지센서가 쌀의 온도를 정확히 측정하며 제품 윗부분의 안심보온센서가 밥이 마르거나 변색하는 것을 막아준다. 내솥은 스테인리스 5중 코팅으로 내구성을 강화했으며 바닥 및 하단부를 딤플처리해 열효율을 높였다.
  • [녹색공간] 바다가 육지라면/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포말이 부서지는 파도와 하얀 백사장이 그리워지는 계절, 문득 7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이란 노래가 떠오른다.“파도가 길을 막아 가고파도 못갑니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에 가로막혀 뭍으로 가지 못하는 신세를 애달파한 노래다. 바다는 고립된 섬과 그리운 사람이 숨쉬고 있는 머나먼 땅 사이에 가로놓인 장애물로 묘사된다. 모더니즘 시인 김기림의 ‘바다의 향수’에서 바다는 애써 외면하고 싶은 열악한 현실을 상징하고 있다. 시인은 “날마다 푸른 바다 대신에 / 꾸겨진 구름을 바라보러 / 엘리베이터로 / 5층 꼭대기를 올라간다.” 대표작 ‘바다와 나비’에서도 바다는 “나비를 받아들이지도, 삼월에 꽃이 피지도 않는 무생명의 불모지”일 뿐이다. 바다는 현실과 피안의 세계 사이의 거리가 멀다는 것을 뜻하는 유력한 수단인 것이다.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자라게 하는 비와 눈의 근원도 바다에서 증발한 물이다. 하지만 바다는 원초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질서와 혼돈의 세계이기도 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바다에 얽힌 신화나 전설이 많은 것은 그 한없는 넓이와 깊이 때문이다. 사나운 폭풍우, 짙은 안개, 배를 삼키는 괴수… 역사 속에서 깊은 바다는 언제나 ‘악마의 도메인’이었다. 불과 300년 전만 해도 바다에서 수영하는 일은 서양에서조차 금기였다고 한다. 바다는 신비한 베일에 싸인 지하세계로 통하는 관문이었다. 해일을 막기 위해 제방을 쌓을 때면 고양이와 개, 때로는 집시의 자식들이 산 채로 제물로 바쳐졌다. 해난(海難)에 따른 희생을 막기 위해 바다에 미리 제물을 바치는 역설은 바다를 ‘위해의 근원’으로 보는 관념을 빼면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바다는 언제나 정복의 대상이기도 했다. 바다를 지배하려는 욕망은 바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의 다른 이름일 뿐이었다.‘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결국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은 문화사의 관점에서 ‘바다가 육지라면’과 다르지 않다. 바다는 때로 ‘꽃피지 않는 무생명의 불모지’가 아니라,‘육상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탈출구’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바다가 여전히 알 수 없는 세계로 남아 있기 때문에 오히려 천대받는 예는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바다에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다. 바다를 폐기물 투기장소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산업혁명 초기로 추정된다. 그 배경에는 바다가 인간의 생활 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폐기물을 무한대로 희석시킬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넓고 깊은 심연의 바다라지만 증가하는 폐기물 양과 독성을 버텨낼 재주는 없었다. 핵폐기물까지 내다버리게 되면서 물고기와 물개들이 떼죽음당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 것이다. 결국 폐기물의 투기로부터 바다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런던협약이 1972년 제정되었고,1996년에는 의정서를 채택하여 투기허용물질의 종류를 대폭 줄였다. 이 의정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발효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동해안과 서해안에 버리는 폐기물의 종류는 양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다. 분뇨, 축산폐수는 물론 하수처리찌꺼기와 폐수처리찌꺼기까지 내다버리고 있다. 처리시설에서 기껏 많은 돈을 들여 걸러낸 오염물질이 대부분 바다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런던협약의 홈페이지에는 “당사국 가운데 오직 한국, 일본, 필리핀만이 하수처리오니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바다에 내다버리는 폐기물 양의 증가 속도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작년 말 약 975만t을 내다버려 1990년에 비해 10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하수처리찌꺼기와 축산폐수는 같은 기간 45배에서 154배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해양수산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육상에서의 직매립을 금지해 해양투기 증가에 한 몫을 담당한 환경부의 반발 때문이다. 폐기물을 바다에 내다버리는 것은 ‘바다가 육지라면’이라는 열망의 비틀린 단면에 불과하다. 바다가 육지라면 거대한 온풍기와 에어컨이 사라져 지구의 기후조절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 투기장으로 변한 바다에서 휴식과 낭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더위를 식히러 바다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일이다.   안병옥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
  • 여고동창 4인방 동강 래프팅 체험

    여고동창 4인방 동강 래프팅 체험

    래프팅(Rafting·급류타기) 시즌이 돌아왔다. 거친 급류와 싸우는 래프팅은 여름 레포츠의 백미. 소름돋는 그 시원함이 이제 막 시작됐다. 친구, 연인이 함께 급류를 헤쳐나가며 우정과 사랑을 다질 수 있고, 자연과 호흡하며 심신도 단련할 수 있다. 푸른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며 바라 보는 풍경화같은 주변 경관은 자연속으로 절로 빠져들게 만든다. 젊음이 요동치는 스릴 만점의 래프팅. 주말매거진 WE는 스물 두 살 여고동창생 4인방의 래프팅 도전에 따라 나섰다. 바쁜 직장생활과 대학생활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이지나(강원랜드 딜러)·정연주(코디네이터)·유화정(청주대 신문방송학과 3년)·이진영(경기대 교정학과 3년)씨 등이 의기투합해 충북 단양군 양지골 동강하류(남한강 상류)의 급류 속으로 뛰어 들었다. 스릴 넘치는 래프팅의 시원한 물살 속에 빠져보자. 단양 조현석 한준규기자 hyun68@seoul.co.kr ●가자! 동강으로 가르자! 물살을 “짜·씬(자신) 있습니다!” 지난달 5월31일 오후 2시. 고씨굴 인근 가재골 다리 아래 10인승 러버보트(고무보트)가 내려지면서 여고동창 4인방의 래프팅 도전이 시작됐다. 양지골까지 7.8㎞. 사람들은 이 곳을 동강 하류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강과 서강, 옥동천이 만나 남한강이 시작되는 남한강 상류다. 양지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래프팅 업체인 ‘팀 542’의 5년차 가이드 노기호(24)씨의 간단한 몸풀기 체조와 장비착용, 장비설명을 들은 뒤 이들을 실은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출발한다. 처음 래프팅을 해보는 연주·진영씨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하나, 둘…, 셋, 넷…” 가이드의 ‘하나, 둘‘ 구령에 ‘셋, 넷‘을 외치며 함께 배를 탄 사람들과 열심히 패들링(노젓기)을 한다. 20분쯤 내려가자 첫번째 급류인 ‘가재골 급류’를 만난다.‘그르렁’ 거리는 물소리는 마치 모든 것을 빨아들일 것처럼 크다. 잠잠하던 물길을 따라 가던 파란색 보트는 급류 앞에서 잠시 주춤거리는 듯 싶더니 순식간에 ‘우당탕’ 소리와 함께 급류속으로 빨려든다. “하나, 둘…, 으∼악!, 하나, 둘…, 엄∼마야!” 조용하던 강물 위에는 구령소리와 함께 비명소리가 메아리 친다. 보트가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고, 배안으로는 물이 쏟아진다. 그러나 물결에 파묻히는 듯한 전율도 잠깐.10m의 급류를 벗어나자 물결은 거짓말처럼 고요해진다. 코스의 3개 급류 중 첫번째를 무사히 통과했다는 안도의 숨소리가 들린다. 가이드 노씨는 “이건 맛보기에 불과하다. 조금만 내려가면 엄청난 급류가 기다린다.”며 겁을 준다. 긴장감을 늦추지 말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몇 차례의 여울을 지나 물길이 잠잠한 ‘원추리 계곡’에 도착하자 가이드의 짖궂은 장난이 시작된다. ‘하나, 둘‘하던 패들링 구호가 ‘참새…, 짹짹‘‘오리…, 꽥꽥‘으로 바뀐다. 유치원생 나들이에서나 나올 법한 구호지만 래프팅에서는 자주 애용되는 구호.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짹짹’거린다. 함께 보트를 탄 50대의 한 아저씨가 노래를 시키자 지나씨는 ‘소양강 처녀’와 ‘어머나’를 부르며 흥을 돋군다. 가이드가 준비한 첫번째 게임은 ‘롤링 게임’. 보트 주변에 올라선 채 ‘바이킹’을 하듯 좌우로 보트를 흔들어 서로를 물속으로 떨어뜨리는 게임이다. 모두들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으며 안간힘을 써보지만 너나없이 줄줄이 물속으로 빠진다. 강물이 무서워 보트에 매달려 있던 연주씨 또한 “예외는 없다.”는 가이드의 떠밀려 물속으로 빠진다. 하염없이 물속으로 빨려들어가던 연주씨가 물을 먹고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허우적 거린다.“머리를 계곡의 상류로 하고, 다리를 하류방향으로 하고 누워보라.”는 가이드의 말을 따라하자 구명조끼의 부력으로 몸이 이내 물에 뜬다. 연주씨 등 사람들이 어느덧 물에 적응하자 서로의 어깨를 감싸며 수영을 즐긴다.“이제 그만 보트에 올라타라.”라는 가이드의 애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강물에 누워 수영을 즐긴다. 가이드의 말을 가장 안듣는(?) 지나씨는 물에서 보트 위로 올려준다는 가이드에 속아 물에서 건져 올렸다가 다시 강물로 밀어넣는 속칭 ‘물빨래’를 당한다. 30도를 육박하는 초여름 더위도 이들에게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인 듯했다. ●거친 물살, 요동치는 젊음 아직도 2개의 급류를 더 통과해야 하지만 벌써 1시간이 훌쩍 흘렀다.“이렇게 가다보면 3∼4시간은 걸려도 모자란다.”는 가이드의 재촉에 패들링이 빨라진다. 두번째 급류인 ‘충강급류’로 이어지는 길은 한폭의 그림. 기암과 절벽이 어우러진 주변 경관이 래프팅의 맛을 한껏 더해준다. 특히 보트 위에서 본 풍경은 강물밖에서 본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강물에 삐죽 솟아있는 이름모를 바위며 풀, 곤충이 손에 잡힐 듯 정겹다. 갑자기 기기묘묘한 바위산 위의 왼쪽 절벽위로 커다란 손바닥 모양의 특이한 나타난다.“바위 이름이 뭐냐”는 진영씨의 질문에 가이드는 “온달 손바닥”이라고 얼버무린다. 이름없는 바위지만 인근에 온달산성이 있는 탓에 ‘온달바위’로 급조된 것.‘장풍바위’로 부르는 가이드도 있어 이름이 그때그때 다르다. 이름이 다른들 어떠랴! 시원한 강물은 도심속의 갑갑함을 풀어주기 충분하다. 드디어 두번째 급류인 ‘충강 급류’에 도착했다. 이 곳이 충청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역이어서 이렇게 부른다. 래프팅이 시작된 곳은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각동마을 고씨굴이고, 래프팅이 끝나는 양지골은 충북 단양군 영춘면 오사리로 보트를 타고 도(道)를 넘게되는 셈이다. 첫번째 급류를 경험한 탓인지 패들링 솜씨가 능숙해졌고, 급류를 벗어나는 솜씨도 크게 늘었다.“으∼악” 소리도 “야호∼” 소리로 바뀌었다. 그것도 잠시.20여분쯤 더 내려가자 동강하류 래프팅의 최대 하일라이트인 ‘용탄급류’가 나타났다. 첫번째 급류를 통과할때 가이드가 겁을 주던 그 급류다. 역시나 물소리가 심상치 않다. 지나씨 얼굴에 긴장감이 감돈다. 보트가 물속으로 들어가자 “좌현, 우현!” 흔들리는 보트의 균형을 잡으려는 다급한 가이드의 목소리도 긴박감을 더한다. 급류 길이만 50∼60m에 이르는 국내 최대 길이의 급류. 물살을 가르고 빠져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5분이 채 안걸렸지만 오금이 저려올 정도로 짜릿한 순간이었다. 패들링을 하느라 팔이 저려왔지만 래프팅이 끝났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한번 더 타요.” 2시간 30분 동안 3개 급류를 무사히 통과한 여고동창 4인방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돌았다. 지나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한 멋진 래프팅은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미리알고 가세요 래프팅이 끝나면 ‘양지골관광농원 쉼터’(www.yangjigol.com,043-423-8883)에서 멋진 음식이 기다린다. 마음씨 좋은 쉼터 사장님 박시경(53)씨가 손수 구운 돼지갈비와 안사장 이명순(51)씨가 만든 콩국수가 일품이다. 이씨가 직접 재배한 콩을 갈아만든 콩국수는 구수하고 담백해 지친 심신을 풀어주기에 그만이다. 시원한 맥주를 곁들여 먹으면 래프팅의 피로도 날릴 수 있다. 대표 음식은 여름철 보양식인 송이토종한방백숙. 토종닭에 송이버섯과 읍나무, 가시오가피, 천궁, 당귀, 대추, 밤, 녹각 등 한방재료를 넣어 만든 백숙은 영양만큼이나 담백하고 맛있다. 가격은 4만원으로 어른 4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양지골에는 숙식을 겸할 수 있는 황토방이 있다. 수용인원은 100여명으로 15명에서 20명이 묶을 수 있는 큰방 3개와 5인실 6개가 있다.7∼8월 성수기에는 미리 예약해야 한다. 오사리의 지명을 따 만든 ‘팀 542’(www.team542.com)는 양지골에 일대에서 가장 많은 35대의 보트를 보유하고 있어 하루 1000명이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3만원이며, 오전 9시, 낮 12시30분, 오후 3시 등 하루에 3번 출발한다.(02-3432-5542,043-423-5542) 양지골에서는 래프팅과 황토박 1박, 식사 2회 등을 묶어 패키지로 3만 9000원에 판매하는데 4인 이상 예약이 가능하다. 가는 길은 중앙고속도로 북단양IC나 제천IC에서 나와 단양읍과 영월읍을 거쳐 갈 수 있다. 북단양IC에서 나오면 59번도로와 522번,595번 도로를 거쳐 고씨굴 방향으로 가다보면 남한강을 굽어보는 절벽위로 양지골을 만난다. 제천IC로 나오면 38번 국도와 88번 지방도로를 따라 고씨굴을 지나서 나온다. 제천IC로 빠지는 것이 시간이 약간 절약되지만 남한강의 경치를 즐기려면 북단양IC로 빠져 나오는 것이 좋다. ■초보자도 걱정붙들어 매GO! 래프팅은 현장에서 가이드의 간단한 장비착용 교육을 받으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장비는 8∼10인승 러버보트가 있는데 대부분 길이 4m20㎝의 420러버보트를 사용한다. 구명조끼는 80∼100㎏의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부력을 지녔으며, 안전모는 바위나 돌에 부딪혔을 때 머리를 보호한다. 기초 교육으로는 패들링(노젓기)과 래프팅 도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대한 안전교육이 기본이다. 패들핑은 어깨 넓이만큼 벌린 상태에서 수면 깊이 넣어 저으며, 좌현(왼쪽에 앉은 사람만 노를 저음), 우현(오른쪽에 앉은 사람만 노를 저음), 양현(좌현과 우현이 함께 노를 저음)을 외치는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저으면 된다. 물에 빠졌을 경우 절대 당황하지 말고 5∼10초간 호흡을 멈추면 구명조끼를 입고 있기 때문에 물위로 뜬다. 이때 머리는 계곡의 상류, 다리는 하류 방향쪽으로 향해야 한다. 앞을 보며 흘러내려가야 바위나 돌을 피해 안전지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한탄강과 동강, 내린천, 홍천강 등 래프팅 장소가 많은데 한탄강과 내린천은 물살이 빨라 상급자들에게 알맞고, 동강은 물살의 흐름이 완만한 편이어서 초보자들에게 적당하다. 양지골은 다른 곳과 달리 수량이 풍부해 가뭄 때에도 래프팅을 즐길 수 있고, 강에 바위가 많지 않아 안전사고가 거의 없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 [부고]

    ●조경호(전 스포츠서울 사진부장)성민(덕선개발 부장)씨 모친상 임창규(자영업)씨 빙모상 백미정(전 굿데이신문 연예부 차장)씨 시모상 6일 서대문 적십자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2002-8939 ●장성규(전 창원시 서부경찰서장)동규(한국감정원장)씨 모친상 5일 창원 파티마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55)270-1940 ●지태섭(서울성동구상공회장)씨 상배 승주(오아시스코리아 대표)승규(인브레인 주임)승남(SK텔레텍 대리)씨 모친상 연기형(한일화학 대표)민경식(시스컴 이사)씨 빙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3410-6916 ●김동만(동산엔지니어링 대표)동안(대우자동차 과장)대화(우진전자 대표)씨 부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6시 (02)3010-2268 ●김화중(전 숭의여중고 이사)씨 별세 윤형선(윤형선소아과원장)명선(재미 의사)경선(윤내과원장)씨 모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2)3410-6990 ●김종호(회사원)진호(정책기획위원회)씨 부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5시 (02)3010-2261 ●정규원(사업)규용(자영업)씨 모친상 진수웅(사업)이길호(전 삼성전자 전무)김종호(한국복합물류 사장)씨 빙모상 6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590-2358 ●김재훈(대림통상 특판본부장)씨 별세 성윤(청솔학원 강사)씨 부친상 6일 경희의료원, 발인 8일 오전 8시 (02)969-6099 ●강인석(경상대 교수)씨 모친상 최인환(캐나다 거주)조남윤(가산토건 이사)씨 빙모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7시 (02)3410-6902 ●유창열(한국사료향미양행 대표)규열(유한에이씨에스 〃)수열(뉴질랜드미디어플라자 〃)씨 부친상 백남석(신천교회 사무장로)황한규(위니아만도 고문)씨 빙부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8시30분 (02)3010-2292 ●김종식(광주시 서구청장)두식(사업)도식(건설업)씨 모친상 6일 광주 상무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62)600-7406 ●심상률(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감사)씨 별세 6일 대전 을지대학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30분 (042)471-1321 ●홍원표(KT휴대인터넷사업 본부장)씨 모친상 이종환(나이테 대표)씨 빙모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010-2295 ●이병규(문화일보 사장)병호(현대자동차 이사)병상(사업)씨 모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3010-2270,2370
  • 타란티노 참여한 ‘CSI’ 최신작 방영

    ‘CSI’ 최신 시리즈가 한국에 상륙한다. 케이블·위성방송 영화채널 OCN이 범죄수사 시리즈 ‘CSI’ 다섯 번째 시즌을 6일부터 매주 월·화요일 오후 7시40분에 내보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23일 시작돼 지난달 19일 막을 내린 최신 방송분. 이번 시즌에서는 길 그리섬 반장을 제치고 라스베이거스 과학수사대 부국장으로 승진한 콘래드 에클리의 농간으로 그리섬 팀이 둘로 나뉜다. 캐서린 윌로스는 반장으로 승진, 워릭 브라운과 닉 스톡스를 지휘하게 된다. 연구실 수습요원 그레그 샌더스가 본격적으로 현장 수사에 나서는 것도 흥밋거리다. 특히 이번 시즌의 백미는 ‘저수지의 개들’,‘펄프 픽션’,‘킬빌’ 등으로 유명한 영화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마지막 에피소드 ‘무덤 속의 위험’(Grave Danger). 통상 한 에피소드의 방영 시간은 40분 전후지만, 타란티노가 담당한 마지막 편은 1시간24분에 달해, 훌륭한 극장판 영화로 느껴지기도 한다. ‘CSI’의 인기 비결은 범죄 사건을 실제로 보는 듯한 현장감과 이를 과학적인 증거 수집을 통해 해결해 가는 과학수사대의 활약에 있다. 게다가 요원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양념으로 곁들여지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 이 드라마는 지난 2000년 10월 미국 CBS를 통해 첫 번째 시즌이 방영된 이후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는 2001년 8월부터 OCN에서 소개됐으며, 역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인 대상 설문조사를 토대로 발표하는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People’s Choice Awards)에서 2003부터 3년 연속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시리즈를 만들고 있는 제리 부룩하이머는 ‘나쁜 녀석들’ ‘더 록’ ‘아마게돈’ 등으로 유명한 영화 제작자.‘CSI’의 성공 이후 ‘CSI-마이애미’ ‘CSI-뉴욕’ 등 배경을 달리한 스핀오프 시리즈를 잇달아 선보이며 히트를 거듭해 TV 드라마 제작 쪽에서도 ‘미다스의 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독일월드컵 2006] ‘포스트 유’를 찾아라

    ‘가자, 독일 월드컵으로.’ ‘본프레레호’가 다시 뭉쳤다. 지난 3월30일 우즈베키스탄을 2-1로 꺾은 뒤 55일만이다. 새달 3일과 9일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에서 잇따라 열리는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죽음의 원정’을 열흘 앞둔 태극전사들은 24일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첫 훈련에 돌입했다. 한국은 현재 2승1패(승점 6)로 각각 1승2무(승점 5)와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1∼2점차 앞선 A조 선두. 때문에 이번 원정길에서 조금이라도 삐끗할 경우 독일로 가는 길이 험난해질 수 있어 각오가 비장하다. 이날 소집된 선수는 전체 24명 가운데 16명.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하는 오는 31일이나 새달 1일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인 네덜란드 태극듀오 박지성(24)-이영표(28·이상 PSV에인트호벤),25일 오전 합류할 예정인 차두리(25·프랑크푸르트)와 김진규(20·이와타),25일 오후 중국 선전과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를 치르고 이틀 뒤 합류하는 이운재(32) 김두현(23) 김대의(31) 곽희주(24·이상 수원) 등 8명이 빠져 있다. 이날 NFC를 가장 먼저 찾은 선수는 ‘뉴킬러’ 김진용(23·울산). 김진용은 오전 9시 파주에 도착해 “설레서 잠을 설쳤지만 열심히 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몰디브와의 월드컵 2차예선에서 입은 골절상을 딛고 6개월만에 NFC를 찾은 안정환(29·요코하마)은 단정해진 머리를 선보이며 “열심히 하려고 짧게 잘랐다.”고 말했다.‘축구천재’ 박주영(20·서울)은 오전 11시40분쯤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숙소로 향했다. 이번 소집의 백미는 공격수들의 치열한 자리 다툼. 월드컵 예선에서만 4골을 터뜨리며 ‘본프레레호의 황태자’로 떠오른 이동국(26·포항)을 필두로 ‘반지의 제왕’ 안정환, 프로에서도 한껏 물오른 기량을 선보여 본프레레호에 처음 승선한 박주영, 소속팀을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로 이끈 일등공신인 ‘리틀 차붐’ 차두리와 김진용까지 즐비한 공격수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이번 소집의 가장 큰 과제는 수비 라인의 신속한 정비. 유상철(34·울산)이 빠진 수비라인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지 않아 집중 조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본프레레 감독은 일단 유경렬(27·울산)-박동혁(26·전북)-김진규 등 기존 스리백을 중심으로 새로 합류한 곽희주와 김영철(29·성남) 김한윤(31·부천) 박요셉(25·광주) 등을 경쟁시킬 계획이다. 파주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 부도 위기… IMF와 상의하시오”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 차관은 8일 출간한 회고록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 “외환 위기 당시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의 국가부도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환위기는 ‘정책혼선’ 탓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채협상, 채권은행단 승리 1997년 11월28일 오후 2시 클린턴 대통령은 김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의 재무상태가 극도로 심각하기 때문에 빠르면 1주일 후인 다음주말쯤 부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고 현실적인 길은 늦어도 3일 이내에 신뢰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경제·재정 프로그램을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차관은 “서울에서 같은 해 12월19일 시작된 외채협상에서 정부 보증에 의한 만기연장이 합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8년 뉴욕에서 열린 외채협상에서 한국 대표들이 상황을 잘못 파악, 너무 쉽게 채권단의 요구를 들어줬다. 과거 멕시코나 브라질에는 국제채권은행단이 대출원금을 10∼30%씩 깎아주고 금리도 낮춰줬으나 한국은 아니었다. 외환위기 한해 전인 96년, 정부는 ‘성장률 7.5%, 물가 4.5%, 경상적자 60억달러’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밝혔다. 한은도 수출이 늘어나 경상수지가 개선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강 차관은 “그해 5월 세계 7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KDI의 ‘21세기 경제장기구상’은 헛소리의 백미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96년 12월 통상산업부 차관을 맡으면서 환율상승의 시급성을 느꼈으나 재경부에 건의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당시 기업 문제에 있어 한은과 재경부는 통상산업부보다 다소 뒤처졌었다고 평가했다. 97년 3월 재경부 차관이 된 뒤 환율이 900원을 넘어가도록 그대로 두라고 한은에 요구했으나 “890원은 마지노선”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재경부와 한은은 한은법 개정 문제 등으로 껄끄러운 상태였다. ●끌어안다 세금 더 넣은 제일·서울은행 국제통화기금은 제일·서울은행에 대해서는 주식을 전액 소각해 국유화한 뒤 매각이나 청산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8.2대 1로 감자(減資)를 해, 세금으로 증권투자를 보상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강 전 차관은 지적했다. 제일은행 매각은 뉴브리지캐피털에는 ‘부실이 많으면 정부에 넘기고 부실이 적으면 내가 먹는 꽃놀이패’가 되었다면서 정부가 제일과 서울은행의 퇴출에 대해 지나치게 겁을 먹어 공적자금이 더 많이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어린이 ■어린왕자 15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놀이와 연극, 춤과 영상이 만났다. 안무가 박호빈과 극단 사다리가 합심해 만든 가족무용극.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로 어른들의 잃어버린 동심까지 찾아준다.(02)382-5477. ■ 하륵이야기 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25-6929. 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소품, 악기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 15일까지 정동극장(02)751-1500. 박정자 주연의 첫 아동극. ■ 제로공주 실종사건 31일까지 웅진씽크빅 아트홀(02)569-0696. 까다로운 수학을 재밌는 뮤지컬로.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시어터(02)741-2323.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뮤지컬. ■ 흥부와 놀부 6월30일까지 전쟁기념관문화극장(02)3676-5551. 고전소설을 참여마당놀이 형식으로 재구성한 가족극. 뮤지컬 ■ 포에버 탱고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아르헨티나의 항구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뒷골목에서 태어난 탱고는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 채워지지 않는 열정을 에로틱한 몸짓으로 드러내는 춤이다.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캐스팅팀이 선보이는 네번째 내한 무대.(02)3444-9969. ■ 백조의 호수 10∼29일 LG아트센터(02)2005-0114. 매튜 본 안무·연출,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를 현대적으로 재창작. 남성백조의 힘이 무대를 장악한다. ■ 틱틱붐 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02)577-1987. 조나단 라슨 작·심재찬 연출, 이석준 배해선 문혜영 성기윤 출연. 뉴욕에 사는 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희망. ■ 달고나 31일까지 PMC자유극장(02)739-8288. 오은희 작·이현규 연출, 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 추억의 가요로 엮은 옛이야기. ■ 더플레이엑스 6월26일까지 발렌타인극장2관(02)741-9120. 박재민 작·연출, 김영민 이동수 조은별 출연. 세상을 향한 개들의 유쾌한 풍자. ■ 아이 러브 유 6월19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연극 ■ 나비 12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 위안부 출신 세 할머니의 갈등을 통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고발한다.199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2004년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재미작가 김정미씨의 작품으로 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 김정미 작·방은미 연출, 김용선 조한희 윤혜영 출연.(02)741-5332 ■ 덫-햄릿에 대한 명상 9∼15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대극장(02)2264-6684. 셰익스피어 작·김아라 연출, 하성광 서주희 정영두 출연. 연극 ‘햄릿’의 배우들을 둘러싼 미스터리. ■ 아가멤논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02)580-1300. 아이스킬로스 작·미하일 마르마리노스 각색·연출, 남명렬 장영남 박정한 박지아 출연. 그리스 비극의 권위자 미하일 마르마리노스가 선보이는 그리스비극의 정수.(02)580-1300. ■ 벚나무동산 15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02)574-4012. 안톤 체호프 작·임도완 이수연 연출, 김미령 정은영 권재원 출연. 체호프의 고전을 해방기 경북 안동을 배경으로 재해석. ■ 농업소녀 8일까지 게릴라극장(02)763-1268. 노다 히데키 작·이병훈 연출, 조영진 정동숙 김경익 박유밀 출연. 농촌소녀 백미의 도시 탈출기. ■ 안녕, 모스크바 8일까지 아룽구지극장(02)762-0810. 김태훈 번역·연출, 이원희 신서진 백향수 김선영 신지훈 출연. 모스크바 올림픽이 열린 198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암울한 인권상황을 그린 작품. 클래식 ■ 퓨전 클래식 음악회 서울 10일,11일 오후 7시30분 잠실 올림픽홀, 대전 13일 오후 7시 정심화 국제문화회관 ‘Only For U’(당신만을 위해)라는 주제로 바리톤 김동규씨 등 정상급 오페라 가수들과 세계 최정상의 발레리나 강수진씨 등이 공연, 화려한 무대가 될 듯. ■ 테너 윤종일 독창회 17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02)586-0945. ■ 크리스티나 오르티츠 피아노 독주회 6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02)3436-5222. ■ 콰르텟 필로 리사이틀 8일 오후 7시30분 금호아트홀 (02)3436-5222. 미술 ■ 곽수영전 17일까지 가나아트갤러리 20여년 동안 파리에서 활발한 예술 활동을 펼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획전. 회화라는 2차원적인 평면작업에 음각판화, 부조기법을 구사하고 있는 점이 그의 작품이 갖는 독특함.(02)720-1020. ■ 이만익 화백 초대전 19일부터 오는 6월30일까지 세오 미술관(02)522-5618. 개관 2주년 기념으로 준비된 기획전. 둥굴둥글한 얼굴을 가진 일가의 모습을 담은 ‘가족도’등 이만익 화백의 한국적인 화풍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 참우정의 형태전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02)585-1240. 한·일 양국간의 중견작가들의 작품들로 꾸며짐. ■ 한선현 조각전 21일까지 갤러리 A.M(02)733-4455. 선함, 평화, 희생, 소외받는 약한 자들의 상징인 양, 염소가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 ■ 영상 뉴미디어아트 기획전 31일까지 파주 헤이리(031)946-9551. 다양한 주제를 놓고 찍은 사진과 영상물로 꾸며진 작품들. 콘서트 ■ 유진박 자유와 열정의 무대 6∼8일 6일 오후 7시30분,7일 오후 4시·7시30분,8일 오후 3시 부산 시민회관 대극장 (051)630-5200. ■ 2005 나훈아 어버이날 디너쇼 6∼8일 오후 6시 홍은동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 (02)2287-8249∼50. ■ 2005년 어버이날 기념 주현미 디너쇼 5∼6일 오후 7시 롯데호텔잠실 크리스탈볼룸(3층) (02)411-7540. ■ May Queen 인순이 디너 콘서트 6∼7일 오후 6시30분 코엑스 컨벤션홀 3층 (02)6002-7041. 국악 ■ 국립국악원의 어린이 구연동화 음악극 8일까지 국립국악원 우면당 우리의 민속설화 바리공주를 구연동화로 제작한 공연.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감상 가능하다.(02)580-3391. ■ 일곱 빛깔 마당극 축제 11일∼28일까지 오후 8시 국립극장 하늘극장. 신명나고 풍자가 있는 놀이마당극.(02)273-2629. ■ 푸른사랑 가족음악회 17일 덕양 어울림누리,18일 평촌아트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악 프로그램. 창 안숙선, 경기민요 김영임, 소프라노 김인혜, 테너 김남두, 민중가수 안치환 등이 공연.(02)399-1187.
  • [4·30 재보선 분석] ‘朴風’ 업고 일어선 경제학박사

    4·30 재보선의 백미는 단연 경북 영천이었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의 선전으로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혼전을 벌이다가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가 당선됐다.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정 당선자는 포스코 경영연구소 경영전략 연구센터 센터장과 한나라당 정책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지역 경제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민심이 악화됐다는 판단 아래 당에서 ‘낮은 인지도’를 무릅쓰고 공천했다. 그러나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공천 뒤에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열린우리당 후보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다가 박근혜 대표의 ‘박풍(朴風)’을 업고 등원에 성공했다. 박 대표가 이례적으로 두번이나 숙박할 정도로 ‘올인 지원’했고 이 과정에 ‘박 대표가 후보냐?’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사전선거운동 의혹에 휘말려 앞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김무성 사무총장은 1일 “공천 심사에서 제일 높은 점수를 얻었다.”면서도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천한 것은 문제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쇼핑in] ‘은평목장’의 할인점 결투

    [쇼핑in] ‘은평목장’의 할인점 결투

    ‘신세계 이마트냐, 농협 하나로클럽이냐.’ 할인점 업계의 선두주자인 이마트와 우리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하나로클럽이 서울 강남에 이어, 은평에서도 또다시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하나로클럽은 오는 6월3일 매출액 전국 1위(할인점 업계, 단일 점포 기준)를 달리는 이마트 은평점과 같은 상권 안에 6호점인 하나로클럽 은평점을 열어 도전장을 낸다. ●하나로, 신선·다양한 농산물·고급 인테리어 내세워 서울 은평구 대조동 14의 24 팜스퀘어 지하 2층에 자리잡을 농협하나로클럽 은평점은 영업면적 1200평(총면적 2760평) 규모로 상품의 70%를 우리 농수축산물로 구성할 계획이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농산물 직거래 장터인 만큼 값싸고 신선한 농산물을 중심으로 공급하는 한편, 인테리어와 상품 구성을 고급화함으로써 ‘작지만 고급스러운 농산물 매장’을 지향한다는 게 목표다. 박종준 은평점 개설준비단장은 “농협유통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양재점·창동점처럼 다양한 농수축산물 상품을 갖추는 등 장점을 최대한 살려 운영할 생각”이라며 “칙칙한 분위기나 높은 판매대 등 약점으로 지적돼온 부분을 과감하게 개선해 이마트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은평점 오픈을 계기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3개의 점포를 추가로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농협하나로클럽에서 눈길을 끄는 매장은 명품 과일 코너와 쌀빵 코너. 망고·파인애플·석류·청견(오렌지) 등을 선보이는 명품 과일코너는 산지에서 바이어(구매 담당)가 직접 당도와 색깔이 우수한 과일만을 선별해 과일 바구니와 선물세트로 제작해 판매하는 독특한 매장. 가격대도 3만∼8만원대로 구성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8평 규모의 쌀빵코너는 밀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국산 쌀로 만든 빵 20여개 제품을 내놓는다. 현미식빵·백미식빵·흑미식빵을 비롯해 쌀팥빵·초컬릿머핀·쌀롤케이크 등이 주요 제품이다. 방부제를 쓰지 않는 데다 쌀 고유의 촉촉한 맛으로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도 강력한 수성 의지를 내비쳤다. 하나로클럽의 영업 면적이 이마트의 30% 수준에 불과하고 주력 상품도 다른 만큼 큰 경쟁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로클럽이 시장점유율을 잠식해오면 ‘전국 매출액 1위’라는 타이틀을 다른 할인점으로 넘겨줄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전국 단일점포 매출1위 수성에 촉각 지난 2001년 문을 연 이마트 은평점은 지하 1층∼지상 6층에 영업면적이 3600평 규모. 식품·잡화·의류·어린이용품·주방용품·가전제품 등의 부문에 모두 6만여개 품목을 특성에 따라 전문화한 카테고리식 구성으로 꾸며져 있다. 지하 1층 신선식품,1층 가공식품,2층 잡화,3층 의류,4층 완구·레포츠,5층 어린이용품과 주방용품,6층 가전제품과 푸드코트 등으로 특화시켜 보다 쉽게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마트에서 발길을 잡는 곳은 성인용 완구와 정원용품 코너.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응하고 주택가가 많은 상권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성인용 완구코너에서는 조립완구인 프라모델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정원용품 코너에서는 화분·펜스·분갈이 흙 등을 전문 판매하고 있다. 이 덕택에 지난해 23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업계 2∼4위인 메가마트 동래점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안산점·영등포점 등 보다는 무려 300억원 가까이 많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추산이다. 여기에 어린이놀이방·유아휴게실·푸드코트·소비자만족센터 등 다양한 부대서비스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대형 할인점이 없는 서북상권의 유일한 원스톱 쇼핑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인균 이마트 마케팅실장은 “하나로클럽이 면적도 좁고 주력상품도 다른 만큼 위협적인 경쟁상대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하나로클럽의 오픈을 계기로 적극적인 소비자 관리와 판촉활동을 강화하는 한편,1차 농수축산물 상품의 보강을 통해 소비자 이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매장입구 화훼코너도 눈여겨보세요 농협 하나로클럽 은평점은 비장의 카드로 ‘화훼코너’를 빼들었다. 매장 입구 바로 옆에 설치함으로써 ‘은평점의 얼굴’로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깔끔하고 투명한 유리 소재를 사용해 입구의 답답함을 줄이는 한편 산뜻한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5평 규모로 꾸며질 화훼코너는 장미·스프레이·소국·백합·아이리스 등 계절을 대표하는 다양한 생화를 판매할 예정이다. 조정일 은평점 개설준비단 주임은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소비자들에게 꽃을 보는 즐거움과 동시에 계절감을 줘 편안한 마음으로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추·치커리·열무·아욱·도라지·더덕·신선초·비트·봄무·봄배추 등 집에서 손쉽게 길러 먹을 수 있는 각종 씨앗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가격은 1000∼3000원 선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특히 새집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는 공기정화식물도 판매할 예정이다. 산세베리아 화분이 7000원∼1만원, 스파트필럼 2500원, 아이비 2000원, 카랑코에를 2000원에 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8)목포항 100년의 진실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8)목포항 100년의 진실

    압록강의 신의주, 대동강의 진남포, 한강의 인천, 금강의 군산, 그리고 영산강에 목포가 건설되었다. 개항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구에 집중되었으니 이는 바다를 통해 들어온 해양제국들이 젖줄인 강을 따라서 식민 내륙까지 뻗어나려는 의도를 잘 보여준다.1897년 7월4일, 조선정부는 각국 사신 앞으로 동년 10월1일을 기해 목포와 진남포 두 항구를 외국통상을 위하여 개항하고 외국인 거주를 허가하는 칙령을 통보한다. ●1897년 10월 자주적으로 개항 청일전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서 이노우에(井上馨)영사는 1895년 1월6일 기선을 타고 인천을 떠나 약 한달반 동안 서남해안을 시찰하고 현재의 목포가 가장 합당한 지역임을 건의한다. 그러나 일본의 외압과 무관하게 개항 초기는 아직은 대한제국기로서 제한적이나마 자주성을 확보하고 있었다. 일본의 압력에 의해 개항이 서둘러지기는 했으나 상업을 확장하여 민국의 이익을 발달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칙령에 의해 자주적으로 개항한 셈이다. 목포의 출발은 매우 활기찼다. 자주적이었던 만큼 초기 건설도 일본 뜻대로 되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대한제국의 힘이 미쳤기 때문. 조계지 이외의 도시건설은 전적으로 조선인 손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러일전쟁을 거치면서 사정은 달라진다. 헌병대목포분견소가 들어서서 위압적으로 나선다. 마침내 1906년에 목포주재 일본 이사청 이사관인 와카야마(若松兎三郞)는 각국 거류지에 관한 권한을 빼앗아 간다. 이로써 목포개항장은 일본인의 수중으로 떨어지고 만다. 한일합병이 되자 일제는 가장 먼저 시가지를 33정 51구획의 일본식으로 바꾼다. 마치(町)는 일본인 거리, 한국인거리에는 동(洞)을 붙여 이름에서부터 차별한다. 즉 목포는 도시계획상의 이중성을 갖고 태어났다. 서울 북촌의 양반, 남촌의 일본인처럼 일본마을(각국공동거류지역)과 조선마을(옛 목포부)로 나뉜다.‘제국주의신도시’ 목포출신의 동반작가 박화성은 데뷔작 ‘추석전야’에서 ‘남편으로는 늘비한 일인의 긔와집이오 중앙으로는 초가와 넷 긔와집이 섯겨있고, 동북으로는 수림 중에 서양인의 집과 남녀학교와 예배당이 솟아있는 외에 몇 긔와집을 내놓고는 땅에 붙은 초가뿐이다. 다시 건너편 유달산을 보자, 집은 돌틈에 구멍만 빤히 뚫러진 도야지막같은 초막들이 산을 덮어 완전히 빈민굴이다.’고 하였다. 일본과 한국으로 분명하게 갈려진 목포시의 이중적 성격을 주목한 고석규(목포대·‘근대도시 목포의 역사 공간 문화’의 저자) 교수는 ‘일제 강점기 서울을 비롯한 식민지 근대도시는 왜곡된 근대 도시화가 만들어놓은 공간의 이중성과 식민지라는 억압구도가 낳은 대중문화의 이율배반성, 신파성을 동시에 갖는 기이한 도시’라고 압축정리한 바 있다. ●바다는 강을 잃고 강은 바다를 잃어… 목포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영산강을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하다. 그래서 영산포 북관정에서 목포하구언까지 내려가는 뱃길을 택하였다. 마침 영산강살리기운동이 한창 벌어지면서 도지사 이하 여러 기관장들이 탄 배에 동승하였다. 배는 영산강을 내려가다 영암 몽탄나루에서 잠시 쉬고 다시 유장하게 흘러가다 하구언에서 막혔다. 그쯤에서 전남도청 이전부지인 ‘남악신도시’가 강가에 보인다. 다시 말하여, 목포는 영산강이 바다와 만나는 길목에 자리잡은 요충지인데 바다는 강을 잃고, 강은 바다를 잃어 엉망이 돼버렸다. 바닷배가 오르락거리면서 바다와 직접적으로 통하는 도시였던 광주시도 바다는커녕 강물조차도 끊긴 단절의 도읍이 되고 말았다. 일찍이 이중환도 택지리에서 ‘영산강은 서쪽으로 흘러 무안 목포에 이르는데…강 건너는 큰 평야를 이뤄…풍기가 화창하고 땅은 넓고 물자도 넉넉하여 서남쪽 강과 바다는 운수의 이익을 통제하여 광주와 함께 명읍이라 일컫는다.’고 하였다. 따라서 광주를 오로지 내륙도시로만 간주함은 대단히 그릇된 시각이며, 하구언만 터진다면 충분히 해양연계도시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일본인·조선인 마을 차별 심각 목포는 발전을 거듭했다. 전남의 현관이요 물산집합의 중심지로 조선에서는 제3위를 점할 만한 중요항이자 상업의 요지로 자리잡았다.1930년대에 인구 6만을 돌파하였다. 전남에서는 최초 최대로 근대문명의 세례를 받으며 전국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앞서 있었다. 그러나 그 세례는 사람이나 구역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내려졌던 것은 아니다. 차별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조선인마을에 대한 차별은 일제강점기 목포도시화의 주요특성이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었다. 일본인들은 자신들이 살기 편하도록 도시를 꾸몄다. 정거장, 관청, 은행, 학교, 시장 그밖에 근대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주요기관을 자신들과 가깝고 편리한 곳에 세웠다. 상하수도, 도로포장, 교통통신, 전기, 가스, 보건, 위생 등도 예외없이 일본인 중심으로 설치되었다. 그네들 거리는 짜임새 있고 깨끗하고 편리하였다. 반면에 조선인거리는 무참하기 그지없었다. 농촌에서 패잔한 무리와 봇짐행상들이 방황하는 곳이 상업도시 목포항의 이면이었다. 청년은 생선장수·지게벌이, 여자는 덕장수·고구마장사, 소년은 겐마이빵·덴뿌라·수건양말장사, 소녀는 콩기름·나물장사 등으로 길거리에 나섰다. 이들은 교통정리를 한답시고 내쫓는 바람에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가련한 신세였다. 생활고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걸인도 무리지어 나다녔다. 엄청난 숫자의 유곽거리가 존재하여 창녀들이 득실대고 성병이 만연하였다.‘항구의 낭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비참하였다. ●목포시내는 ‘거리 박물관’ 영산강하구언에서부터 찻길을 내달리며 고 교수는 다음과 같이 재미있는 목포시 구분법을 제시하였다.“영산강변의 전남도청부지가 21세기형이라면,1980년대 매립지에 1990년대 세워진 하당신도시는 합리주의식이지요. 신식모텔들이 아파트와 공존하는 90년대식 합리주의의 거리를 벗어나면 국립해양유물전시관 같은 공공시설이 몰려있는 문화의 거리가 나오지요. 세계은행(IBRD)차관으로 만들어진 1970년대식 거리가 나오는데 보행자중심 거리를 만든다고 어정쩡하게 T자형도로를 만들어 어데서고 직진이 불가합니다. 저기에 삼학도가 보이고 유달산이 있지요. 거기가 조선인과 일본인거리가 판이하게 갈렸던 목포시내지요.” 이쯤되면 ‘거리박물관’이다. 일본식과 한국식,70년대식,80년대식,90년대식,21세기식이 병존하면서 차곡차곡 쌓여져서 항구도시를 만들어 왔다. 지난 백년사를 웅변해주는 목포답사 1번지는 오늘날 목포문화원으로 쓰이는 일본영사관이 아닐까.1900년(고종37년) 러시아건축가의 손으로 지어졌는 바, 최고급 대리석 벽난로가 설치되어 있는 등 백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견고한 모습 그대로다. 이곳에서는 동척을 비롯하여 일본인 조차지역이 한눈에 굽어보인다. 권위적인 위치에 도도하게 자리매김하였다. 목포이사청, 목포부청사 등으로 쓰이다가 광복 후에는 시청, 시립도서관 등으로 이용되었다. 문화원에서 조금 내려오니 동양척식회사 석조건물이 나온다.1920년대 영산포에서 엄청 몹쓸 짓하다가 이리로 옮겨 왔다고 전해지는 바, 남도의 고혈을 빨아먹고 성장한 기관이다. 동척 목포지점은 전국 최대의 소작료를 거두어들였으며 부동산 담보 대부, 고리대 등으로 식민지 수탈의 상징이었다.1930년대 유행한 이난영의 노래 ‘목포의 눈물’은 이같은 슬픈 사연을 안고 흐르는 것이리라. 해군 소유였다가 철폐될 위기에 몰린 것을 시민들이 되살려서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갖추고 있으니 동척 부산지점과 더불어 전국에 유일하게 남았다. 백미는 역시 이훈동정원이다.1999평이라는데 우치다니 만빼이란 사람이 1930년대에 세웠다. 광복 이후에 해양경비대가 주둔하였고, 국회의원 박기배 소유를 거쳐서 1947년에 조선내화를 설립한 이훈동(1917년 해남출신)에게 넘어갔다. 목포의 진산인 유달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았으며 입구정원, 알뜰정원, 임천정원, 후원 등으로 이루어진다. 남도에서 가장 큰 정원으로 나무 종류만 113종에 이르러 난대지방식물의 보고다. 일본식 석등은 물론이고 일본식다원정, 연못, 석탑 등이 배치되어 있다. 정원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노적봉이 보인다. 이순신 장군이 적을 시험할 요량으로 위장볏가리를 두르게 하여 싸움 한번 없이 물리쳤다는 전설의 주인공이 왜식정원을 굽어보고 있다. 실로 아이로니컬한 대목이다. ●충무공 진지가 목화수탈 현장으로 노적봉에 오르니 코 앞에 고하도가 보인다. 이순신이 명량대첩 후에 1597년 10월29일 고하도로 진을 옮겨 군량미를 비축하고 전력을 재정비하였다가 이듬해 2월17일 고금도로 진을 옮길 때까지 108일 동안의 진영터다.1722년, 통제사 오중주와 충무공의 5대손 이봉상이 유허지에 이충무공 고하도유적비를 세워 오늘에 이른다. 고하도선착장에는 또 하나의 비석이 있으니 조선육지면발상지비다.1899년 일본영사가 미국산 육지면을 시험재배하기 시작하였고, 재배에 성공하면서 전국으로 육지면이 퍼졌다. 수확기에는 목포항이 온통 흰 목화로 뒤덮였으니 쌀과 더불어 남도수탈의 상징이었다. 1936년 조선총독부가 일본영사의 공적비까지 세웠으니 충무공의 진지가 목화수탈의 현장으로 뒤바뀐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목포 100년은 이렇게 슬프게 흘러갔다. 누가 식민지근대를 이야기하는가. 그 누가 계량적 통계수치만으로 식민지축적론과 식민지개발론을 논하는가. 식민지시대의 인간군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항구의 삶은 식민지의 자본축적이 오로지 일본인만을 위한 것이었고 그 열매는 조선인과는 무관함을 웅변한다. 목포항에 산처럼 쌓였던 쌀과 솜은 남도 백성 수탈의 상징이었다. 그러한즉, 일본의 교과서 왜곡에서 강조되고 있는 식민지근대론의 허구와 결과론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국내 일부의 탁상이론가들에게 목포항 방문을 강권하고 싶다. 목포항을 1시간만 걷는다면 근대적 개발이 오로지 민족차별 및 착취를 바탕으로 한 날조였음을 금세 느낄 수 있으리라.
  • [종교플러스] 통도사 서운암 ‘제4회 들꽃축제’

    경남 양산의 통도사 서운암(주지 성파 스님)은 22∼29일 무위선원 특별무대 등에서 ‘사람의 꽃! 인연의 꽃!’이라는 주제로 제4회 들꽃축제를 연다. 행사의 백미는 서운암 인근에 핀 금낭화, 할미꽃 등 50여 종으로 꾸며진 들꽃길을 걷는 것. 서운암은 1만여 평의 꽃밭 사이로 다양한 꽃길을 조성해 관람객들이 들꽃과 한층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했다.22일 전야제에 이어 23일 오후 3시 개막법회가 열리고,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주경중 감독의 예술영화 ‘동승’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기획전시로 ‘서양화가 김창한의 통도사 홍매’전(22∼24일), 한국화가 이상열의 ‘서운암 대밭에 부처님 꽃이 피다’전(27∼29일) 등도 마련했다. 축제기간 관람객들에게는 ‘웰빙 들꽃 비빔밤’ 점심을 무료로 제공한다.(055)382-7094.
  • [주말엔 뭘 보러갈까]

    ●뮤지컬 ■ 틱틱붐 22일부터 5월29일까지 신시뮤지컬극장(구 폴리미디어씨어터)(02)741-9120.조나단 라스 작·심재찬 연출,이석준 배혜선 문혜영 성기윤 출연.신시뮤지컬컴퍼니가 기획한 ‘뮤지컬 즐겨찾기’의 첫 주자.뉴욕에 사는 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희망을 그린 작품으로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이야기다.3명의 배우가 10가지 배역을 맡아 보여주는 능청스러운 연기도 감상 포인트.(02)577-1987. ■ 달고나 22일부터 5월31일까지.PMC자유극장(02)739-8288.오은희 작·이현규 연출,정의욱 임진아 이장훈 출연.추억의 가요로 엮은 엣이야기,그러나 낡지 않았다.(02)739-8288. ■ 더플레이 엑스 6월26일까지 발렌타인극장2관(02)741-9120.박재민 작·연출,김영민 이동수 조은별 출연.세상을 향한 개들의 유쾌한 풍자. ■ 아이 러브 유 6월19일까지 연강홀(02)501-7888.한진섭 연출,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넌센스 아멘 5월22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556-8556.고선웅 연출,김성기 서영주 김수용 출연.여장 남자 수녀들의 신나는 버라이어티쇼. ■ 빨래 5월1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02)762-9190.추민주 작·연출,김영옥 김현정 오미영 민준호 출연.고달픈 서울살이 빨래처럼 깨끗이 털어버리자. ●연극 ■ 농업소녀/5월8일까지 대학로 게릴라극장 노다 히데키 작·이병훈 번역·연출, 조영진 정동숙 김경익 박유밀 출연. 표면적 내용은 농촌소녀 백미의 도시 가출기. 그러나 이 것이 다가 아니다. 백미의 주변인을 통해 교양인이라고 자처하는 도시인들의 천박함이 낱낱이 드러난다. 일본 작가의 고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지만 현재 한국 사회도 칼날을 피할 수 없다.(02)763-1268. ■ 안녕, 모스크바5월 8일까지 아롱구지극장.(02)762-0810. 김태훈 번역·연출, 이원희 신서진 백향수 김선영 신지훈 출연. 모스크바 올림픽이 열린 1980년을 시대적 배경으로 암울한 인권 상황을 그린 작품. ■ 사랑에 관한 다섯개의 소묘 5월22일까지 소극장 축제(02)741-3934. 위성신 작·연출, 오주석 김재환 민충석 전형숙 출연. 은밀한 공간인 여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섯 가지 사랑 이야기. ■ 관객모독 6월19일까지 창조콘서트홀(02)764-3076. 페터 한트케 작·기국서 연출, 전수환 윤상화 서은경 양동근 출연. 힙합과 욕, 환상의 결합. 양동근도 관객도 그래서 더 신난다. ■ 부부 쿨하게 살기 5월22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02)762-9190. 손기호 작·연출, 임학순 우미화 출연. 행복한 부부로 살기 위한 지침서. ●미술 ■ 세계 거장 판화대전/5월7일까지 서울갤러리 1,2전시실. 호안 미로·파블로 피카소·마르크 샤갈·안토니 타피에스 등 31명의 대표작 60여점. (02)2000-9752 호안 미로 ‘고추를 든 광녀’. 석판화. 232x122cm. 1975. ■ 김점선 개인전 5월31일까지 갤러리 Lee&Park(031)957-7521. 선명한 색상과 간결한 선, 동화적인 이미지가 돋보이는 작가의 대표적 판화작품. ■ ’2005 아트 서울’ 전28일까지 한가람 미술관(02)514-9292. 강영길, 공선아, 문미란 둥 신진·중진작가들의 군집개인전. ■ 루이즈 부르주아 작품전 5월13일까지 국제갤러리(02)735-8449. 프랑스 출신 페미니스트 여성작가의 드로잉과 조각 작품등. ■ 바이런 킴 작품전 5월8일까지 로댕갤러리 (02)2259-7781, ‘피부그림’, ‘고려청자유약’ 시리즈, 풍경화 ‘일요일 그림’ 연작 등 모더니즘 계열의 추상회화. ●클래식 ■ 국립오페라단 카르멘 대전 공연/28∼29일 오후 7시30분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정은숙(예술감독),김덕기(지휘),유희문(연출) 등 내로라는 제작스탭과 추희명(카르멘),박현재,하석배(돈호세) 등의 출연진에서 보듯 연륜과 전통이 배어나는 무대가 될 듯.(042)610-2222.1544-1555. ■ 김금희 챔발로 독주회 24일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02)545-2078. ■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성주공연 23일 오후 7시 30분 성주문화예술회관 (054)933-6912. ■ 남수지 바이올린독주회 24일 오후 7시30분 영산아트홀 (02)780-5054. ■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7회 정기연주회 26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02)415-2599. ■ 도니젯티오페라 루치아 22∼23일 오후 7시30분 부산 문화회관 대강당(051)809-8445. ■ 독일 프랑크푸르트 실내 오케스트라 연주회 29일 오후 7시30분 덕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1544-1559. ■ 부암아트홀의 두번째 유아음악회 25∼27일 오후 3시 부암아트홀 1544-1555. ●어린이 ■ 우당탕탕,할머니의 방 15일부터 5월15일까지 정동극장(02)751-1500.박정자 주연의 첫 아동극. ■ 넌 특별하단다 5월8일까지 인켈아트홀2관(02)745-0308.맥스 루카도의 세계적인 그림동화가 뮤지컬로. ■ 헤라클래스 24일부터 5월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68-1515.제우스신을 구하기 위해 생명수를 찾아 떠나는 영웅 헤라클래스의 모험을 그린 뮤지컬. ■ 개구리 왕자 5월1일까지 하늘땅 소극장(02)3672-8276.그림형제의 동화 ‘개구리 왕자’를 아이들 상상력에 맞게 풀어낸 뮤지컬. ■ 노노 이야기 6월19일까지 상상나눔 씨어터(02)741-2323.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 뮤지컬. ■ 하륵이야기 26일부터 5월8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525-6929.폐품을 재활용해 만든 소품,악기가 상상력을 자극한다. ●콘서트 ■ 엠씨 더 맥스 콘서트 23일 오후 4·7시30분 세종대학교 대양홀(02)702-0810. ■ 풍경 콘서트 24일 오후 7시30분,24일 오후 3·6시30분.롤링홀(02)325-6071. ■ 박화요비·바이브·KCM 대구 콘서트 24일 오후 4·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053)628-5007. ●국악/무용 ■ 등불패와 함께하는 빅3국악콘서트-대구 29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053)256-2228. ■ 명가 강선영 불멸의 춤 22일 오후4시·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2263-4680.춤 인생 70년을 기리는 제자들의 헌정무대. ■ 춤을 추며 산을 오르다 21·22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2263-4680.안무가 김효진의 신작.
  • ‘양박’ 그라운드 달군다

    한국 축구의 ‘양 박’이 한국과 유럽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군다.‘축구 천재’ 박주영(20)과 ‘미키마우스’ 박지성(24)이 약 9시간 간격으로 나란히 출격하는 것. 먼저 박주영의 FC서울이 13일 저녁 7시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레알’ 수원을 상대로 올 시즌 홈경기 마수걸이 승리에 도전한다. 양 팀은 스페인 프로축구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그러하듯, 자타가 공인하는 K-리그 최대 라이벌로 이번 상암 결투는 2005삼성하우젠컵 대회 최고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2003년 8월 전남-전북전 이후 1년8개월 만에 처음으로 프로축구 평일 경기가 공중파(KBS2)에서 생중계된다. 역대 전적에서는 16승9무12패로 수원이 앞서 있다. 현재 컵대회에서 1승1무3패의 저조한 성적으로 12위에 처져 있는 FC서울은 이번 라이벌전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 지난 3일 부천전에서 풀타임을 뛰었지만 ‘골대 불운’으로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던 박주영은 ‘샤프’ 김은중(26)과 선발 투톱으로 출격,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뛰어난 제공권 장악력은 물론, 탄탄하고 거칠기로 정평이 나있는 수원의 수비진에 맞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유럽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에인트호벤의 박지성은 14일 새벽 3시45분 네덜란드 필립스스타디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티켓을 놓고 올랭피크 리옹(프랑스)과 격돌한다. 지난달부터 네덜란드 리그와 월드컵 예선 등 숨가쁜 일정을 이어오던 박지성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배려로 휴식을 취하며 숨을 고른 바 있어 리옹전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지난주 원정 1차전에서 노장 필리프 코쿠의 짜릿한 동점골로 1-1로 비기며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에인트호벤은 홈에서 0-0으로 비기기만 해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준결승에 진출,AC밀란-인터밀란전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박지성의 경기는 MBC ESPN이 생중계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조영증의 킥오프] ‘물오른 ★’ 박지성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월드컵 스타 박지성의 플레이가 절정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까다로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찬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그가 어느덧 한국축구의 중심에 우뚝 서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기록은 후반 9분 이영표에게 어시스트를 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차근차근 내용을 살펴 보면 박지성이 지닌 가치는 실제 이상의 놀라움마저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숙제인 수비 불안의 우려를 개선시킨 대목이 주목된다. 박지성이 포진해 있던 중원은 상대 공격에 대한 1차 저지선이며 압박의 시발점이다. 박지성이 탁월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공을 가로채는 장면은 그라운드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수비로 하여금 안정된 경기를 할 수 있게 공수를 원만하게 조율했다. 또 상대 수비라인의 공간을 교묘히 피한 시의적절한 패스와 최전방으로 찔러주는 공간 패스는 그날 공격의 ‘백미’라고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3명이 둘러싼 압박 상태에서 과감한 돌파로 이영표에게 첫 골을 어시스트한 것은 값진 승리의 원동력이 아닐 수 없다.2∼3명의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사이를 물 흐르듯 빠져나가는 현란한 드리블과 볼 키핑 능력, 경기 전체를 읽는 한 차원 높아진 시야 등은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한마디로 그의 플레이가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것이다. 나아가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해냈던 박지성은 피로 누적과 무릎 타박상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PSV에인트호벤 경기에 풀타임 출장, 네덜란드 정규리그 6호골을 뽑아내는 강인한 체력을 과시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으며,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유럽 무대에 진출한 대부분의 한국인 선수들과 달리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박지성과의 관계를 계속해 나가길 희망하는 장기 계약을 암시하기도 했다. 아시아 축구연맹(AFC)도 홈페이지인 풋볼아시아닷컴을 통해 아시아 대륙 최고의 수출품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미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로 발돋움해 유럽클럽챔피언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감행하고 있는 박지성은 향후 열리는 월드컵 예선과 7월 피스컵 국제대회에서 더욱 성숙된 플레이로 또 한차례 국내 축구팬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 [Anycall 프로농구] KCC “TG 나와”

    4쿼터 초반. 한여름의 소나기 같은 KCC의 공격이 시작됐다. 제로드 워드의 3점포 2개가 터지더니 곧바로 조성원의 3점슛이 작렬했다. 리바운드를 잡은 추승균의 긴 패스를 이어 받은 워드는 림이 부서질 듯한 덩크슛을 성공시켰다. 다시 리바운드를 따낸 추승균은 이번에는 조성원에게 패스를 날렸다.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쏘아올린 조성원의 3점포는 예외없이 림으로 빨려 들어갔다.3쿼터까지 팽팽하던 점수는 순식간에 10점차로 벌어졌다.SBS는 4분여 동안 몰아친 KCC의 소나기슛 앞에서 무참히 무너졌다. ‘디펜딩챔피언’ KCC가 정규리그 ‘15연승 신화’를 일군 SBS를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KCC는 1일 안양에서 열린 프로농구 04∼05시즌 4강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SBS를 82-74로 꺾었다. 1패 뒤 3연승을 올리는 저력을 뽐낸 KCC는 오는 6일부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TG삼보와 7전4선승제의 챔프전을 갖는다. 전신이었던 현대까지 포함하면 KCC는 네번째 챔피언반지를 노리게 됐다. KCC의 노련한 수비 앞에서 상대는 결정적인 순간에 실책을 범했다. 지공과 속공을 절묘하게 섞은 ‘템포 바스켓’과 적중률 높은 ‘패턴 플레이’, 흐름을 탔을 때 거세게 몰아붙이는 집중력은 KCC만이 보여줄 수 있는 농구의 백미였다. 대체용병으로 들어와 정규리그 내내 불안한 모습으로 벤치를 안타깝게 했던 워드(22점)는 이날도 고비마다 외곽포를 작렬시켜 플레이오프 최대의 스타가 됐다.‘4쿼터의 사나이’ 조성원(14점)과 ‘특급 용병’ 찰스 민렌드(28점)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공격의 처음이자 끝인 이상민(7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도 여전히 최고의 ‘야전사령관’이었다. 궁지에 몰린 SBS는 초반부터 ‘DJ 신드롬’의 주인공 단테 존스(27점 14리바운드)를 앞세워 거세게 공격했다. 양희승(14점)의 슛도 모처럼 터지며 1쿼터는 27-17까지 앞서갔다. 이에 맞선 KCC도 2쿼터부터 민렌드의 지능적인 골밑 플레이와 추승균의 헌신적인 수비로 균형을 맞춘 뒤 3쿼터까지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그리고 마지막 4쿼터에서 집중력을 보여주며 ‘돌풍의 팀’ SBS를 끝내 잠재웠다. 안양 이창구 임일영기자 window2@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1)전국의 길지 (하)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1)전국의 길지 (하)

    ●호남의 길지 호남엔 여느 도 못지않게 길지가 많다며, 성질 급한 독자들은 내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런 줄 내가 왜 모르겠는가? 다만 ‘정감록’의 길지는 태백산과 소백산을 모태로 삼는 까닭에 그 두 산부터 설명을 시작해 점차 주변지역으로 확대시킨 것뿐이다. ‘남격암’에 가장 먼저 언급된 호남의 길지는 무주(茂朱) 덕유산(德裕山)이다. 덕유산 아래서도 무풍(舞豊) 북쪽에 있는 동굴 옆 음지가 으뜸이라 했다. 그곳은 어떠한 환난도 피할 수 있는 명당이라 한다.‘피장처’에선 약간 다른 곳을 지적해, 덕유산 남쪽의 원학동이야말로 숨어 살기 적당하다 했다. ●덕유산 부자마을 한편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덕유산의 성격을 흙산이라 보았다. 지리산과 성질이 같은 것으로 본 것인데 남격암과 마찬가지로 산의 북쪽에 있는 무풍에 주목한다. 이중환은 바로 그 옆의 설천(雪川)도 길지로 간주한다. 그는 남사고가 무풍을 복지(福地)로 파악했던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는데 덕유산의 미덕을 이렇게 말한다.“무풍의 바깥쪽은 온 산이 비옥해 부자 마을이 많다. 이는 속리산 이북 지역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남사고는 내게 보낸 편지에서도 덕유산의 장점을 장황하게 설명했다.“과연 그렇다네. 실로 덕이 넉넉한 산이 덕유산이요, 풍요로움을 기꺼워하다 못해 저절로 춤이 나오는 곳이 무풍이라네. 우리나라 12대 명산 가운데 하나인 덕유산. 그 주산은 향적봉(香積峰·1614m)이요, 산세의 흐름이 유장해 무풍의 삼봉산(1254m)에서 흘러내린 용맥이 수령봉(933m), 대봉(1300m), 덕유평전 (1480m), 중봉(1594m), 무룡산(1492m) 삿갓봉(1410m), 남덕유(1508m)까지 무려 100리를 굽이쳐 흐르며 영호남을 갈랐다네. 충청, 경상, 전라 3도를 굽어보는 향적봉에 한번 올라보게. 가까이는 북으로 적상산을 발치에 두고 멀리 황악산과 계룡산을 바라보네. 서쪽을 둘러보게나. 운장산, 대둔산이 버티고 서있어. 남쪽은 어떠한가. 남덕유를 코앞에 걸어두었네. 지리산 반야봉도 가물거리네. 동쪽을 어찌 빠뜨릴쏜가. 저 멀리 가야산과 금오산이 보이지 않나? 향적봉 정상에서 흘러내린 옥 같은 샘물줄기가 한참을 흐르다가 구천동 33비경을 만들어 놓았도다. 요즘은 북사면에 무주 리조트가 있다지. 서남쪽의 칠연계곡도 큰 장관일세. 봄의 덕유산은 칠십 리 깊은 계곡에 붉은 철쭉꽃이 불타오르고,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이 온 산을 적시네.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꼬까옷을 입히지. 겨울이면 설화를 피운 고목이 고요한 은세계를 더욱 빛낸다네. 참 아름다운 곳이야! 길지란 대부분이 이렇게 아름답고 고즈넉하며 은근히 풍요로운 곳에 있기 마련이네.” 덕유산에 대한 남사고의 예찬은 끝없이 이어지지만, 나는 이쯤에서 줄이기로 했다. ‘남격암’은 호남의 명산 내장산(內臧山)도 길지로 손꼽는다. 이른바 호남 5대 명산의 하나라는 내장산은 가을 단풍 하나로만 전국에 유명하다. 이 산의 단풍은 30여종의 나무들이 토해낸 붉고 노란 빛깔이 어우러진 전원 교향악이다. 많은 사람들은 단풍에만 혹할 뿐이나 실은 난세를 피할 길지로서 이만한 곳이 무척 드물다. 임진왜란 때는 전주 사고(史庫)에 소장돼 있던 왕조실록이 내장산에 옮겨져 잠시 화를 피했다. 그 때 만일 내장산이 아니었더라면 오늘날 세계기록문화유산이기도 한 왕조실록은 한 줌의 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내장산은 과연 길지로다.‘피장처’는 내장산에서 별로 멀지 않은 담양 추월산도 숨을 만한 곳이라 추천한다. 추월산은 전남 담양군 용면과 전북 순창군 복흥면 사이에 걸쳐 있는데, 구한말 호남의병운동의 한 거점이었다. ●길지 변산에 웬 도둑 떼가 “그러나 누가 뭐라 해도 호남 굴지의 길지는 부안의 변산(邊山)이야.” 남사고는 그렇게 주장한다.“내 책 ‘남격암’을 살펴보게나. 부안엔 호암(壺岩)이 있고 그 아래 변산 동쪽은 몸을 숨기기에 정말 적합하구나라고 했지. 만일 제주도가 다른 나라 땅이 되고 말면 일은 그릇된다고 했어. 이는 왜 그런가? 제주에서 배를 타고 북상하면 전남 강진, 영광, 또는 전북 부안에 곧장 뱃길이 닿을 테니 위험할 수밖에. 어쨌거나 내 생각은 그래. 기왕 변산을 찾았다면 그 동쪽 계곡까지 들어가라. 하지만 그 산을 빠져나가지는 말라! 언제는 속리산 이북으로 가지 말랬다가 이젠 또 변산 동쪽을 벗어나지 말라고 하니, 자네들이 좀 헷갈리겠군. 내 말의 뜻은 그만큼 속리산 이남이 길하고 변산이 좋다는 말이야. 다른 뜻은 전혀 없다고!” 참 이상한 노릇이지만 좀 조사해본 결과 문학속의 변산은 도둑의 소굴이기도 했다.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을 보면 주인공 허생이 변산의 도둑 떼를 인솔해 무인도로 떠나간 걸로 돼 있다. 어떤 연구자는 이를 두고 영조 때 일어난 ‘무신난(戊申亂·1728년)’ 무렵 변산의 실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이인좌(李麟佐)의 난‘으로도 불리는 무신난의 주체는 남인(南人)·소론(少論)·소북(少北)의 연합세력이었다. 그들은 당시 집권층인 노론(老論)을 몰아내려고 난을 일으켰고 거기에 전국 각지의 도둑들·서얼·상민·천민들이 상당수가 가담했다. 호남 여러 고을의 빈농들과 변산의 도적들도 무리 가운데 끼어 있었다. 사실 그 당시 빈농은 자칫하면 유리걸식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살다 보면 자연히 도적 무리에 포섭되었다. 허생전에 나오는 변산의 도둑 떼는 허생의 영도 아래 각자 배우자와 소 한 마리씩을 이끌고 무인도로 들어간다. 그들은 그 곳에서 열심히 농사 지어 외국과 무역에 종사 하는 등 유족한 삶을 누린다. 변산 도둑들의 입장에서 볼 때 허생은 다름 아닌 ‘진인’이었다. 혹자는 허생이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지 않고 이상향으로 도둑들을 이끌고 숨었다며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미 현실에 순응하며 합법적인 개혁을 꿈꾸던 연암 박지원에게서 허생 이상의 주인공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요구가 아닐까? 그야 어쨌거나 허생전에 변산이 도둑의 소굴로 설정된 것은 실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변산은 골짜기가 깊고 사방으로 뻗어 있어 은신에 적합했다. 그렇기 때문에 변산이 길지로 손꼽혔다. 하지만 도둑 떼들이 이러한 자연 조건을 적극 이용한 결과, 조선 후기엔 그들의 요새로 둔갑하기도 했다. 남사고는 말하기를,“변산이 중요한 까닭은 그 산세에 국한된 것이 아니야. 좀더 깊은 연유가 있었지.”라며 매우 의미심장하게 운을 뗀다. 그러나 그에 관한 이야기는 별도의 기회를 마련해 경청하기로 한다 ●조계산의 ‘십팔공’ ‘남격암’은 전라도의 또 다른 길지로 조계산(曺溪山·887m)을 예로 든다. 전남 승주군에 있는 이 산엔 고찰(古刹) 송광사(松廣寺)가 있어, 산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절에서 동북쪽으로 10여리를 올라가면 천자암(天子庵)이란 작은 암자가 있다. 이 암자의 오른편에 곱향나무 두 그루(천연기념물 제88호)가 우뚝하다. 높이가 12.5m, 가슴높이쯤에서 둘레가 3∼4m나 되는 거목인데, 나무에 얽힌 유래가 특이하다. 지금부터 800여년 전 이 절에 머물던 보조국사(普照國師)는 중국에 건너가 황후의 불치병을 고쳐준 다음 그 인연으로 왕자 하나를 제자삼아 데리고 돌아왔다고 한다. 천자암에 오른 그들은 나란히 지팡이를 땅에 꽂았는데 그것이 살아나 차츰 거목으로 자랐단다. 보조국사 일행의 도력도 만만치 않지만, 조계산의 지력도 여간 왕성하지 않은 모양이다. 워낙 명산에 자리잡은 까닭에 송광사의 “松”자는 길한 예언을 담고 있다. 그 글자를 해체하면 “십팔공(十八公)”이 돼,18명의 국사가 나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조국사를 비롯해 모두 16명의 국사가 나왔다 한다. 앞으로 2명이 더 나오게 돼 있는데 그때가 되면 모든 중생에게 불법이 바로 전해져 용화세계의 평안을 누리게 된다고 한다. 이 전설에서 유추되듯, 조계산은 최고수준의 길지라 미륵세상의 도래를 약속하는 곳이 된다. 소백산에서 남서쪽으로 곧게 뻗어 내린 용맥이 서해바다를 눈앞에 두고 멈춰선 곳에 한 길지가 있다.‘남격암’이 말한 월출산(月出山)이 그곳이다. 전남 영암군과 강진군의 경계에 불쑥 솟아오른 월출산은 단순히 많은 큰 산의 하나가 아니다. 산 이름 그대로 달맞이하는 산이라서, 이 산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달 신앙의 대명사로 우뚝 솟았다. ●왜적도 못 들어온 팔령산 월출산에서 좀더 남으로 내려가면 한반도 남단의 길지 팔령산(八靈山)이 웅자를 드러낸다.‘남격암’은 이렇게 말했다.“우리나라의 지세를 논할 때 섬이 바라보이는 남쪽은 절대적으로 피할 일이다. 다만 한 예외가 있어 팔령산이 바로 좋은 산이다.” 남사고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소백산 줄기가 고흥반도 동쪽까지 내려오다 끝맺음을 한 것이 바로 이 팔령산이야. 정상의 봉우리가 모두 8개인 산이지. 팔영산(八影山)이라고도 부른다네. 예전엔 팔전산(八顚山), 팔형산(八兄山), 팔봉산(八峰山)으로도 불렸어.‘택리지’에서 이중환은 이 산이 마치 섬처럼 바다로 깊숙이 들어가 있다고 했어. 일찍이 내가 복이 있는 땅이라고 기술했다고도 썼어. 기특한 내 후배 이중환은 늘 중요한 지점에서 내 말을 곧잘 인용한단 말이야! 아는 대로 임진왜란 때는 왜선이 고흥반도를 타고 침입하려고 했으나, 끝내 성공하지 못했어. 이게 다 팔령산의 지기(地氣)에 힘입은 거야. 고흥의 옛 문헌을 자세히 살펴보면 알겠지만 팔령산의 넷째 봉우리인 사자봉이 대단해. 마치 용이 바다를 향해 치닫는 형상이라고 할까. 사자봉의 혈(穴)은 국왕의 옥쇄인데 마지막 봉우리에서 그만 미완성으로 끝나 여간 아쉽지 않아. 일제시기 그 놈들이 조선의 맥을 끊어버리려고 팔봉에다 큰 쇠막대를 깊이 박았어. 그 놈들은 한국 사람들을 미신적이라고 비웃었지만, 그래도 뒤가 켕겼는지 갖은 못된 짓을 다했어. 이제 와선 멀쩡한 우리 땅 독도를 자기네 섬이라고 주장하지를 않나. 가소롭기 짝이 없어! 한데 말이야, 당시 그 놈들이 혈을 정확히 짚지 못하는 바람에 그 뒤 고흥선 진짜 장군이 나왔다고들 하지.” 팔령산이 명산이란 소문은 진작 전국에 널리 퍼졌다. 각지의 무당이 몰려와 무속신앙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고, 난리가 닥치면 산 속 깊이 은신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그치지 않았다. 삼십년 전엔 어느 사이비 종교단체가 이 산에 본거지를 두고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경기도의 길지 “나는 주로 속리산 이남인 하3도(충청, 경상, 전라)에서 길지를 찾았지. 속리산 이북인 중부지방엔 별다른 길지가 없다고 보는 편이야. 영산인 태백산에 가까운 강원도 남부지역에 한두 군데 있을까 말까. 그 외엔 사실 주목되는 곳이 하나도 없는 셈이야. 정감록에서도 말했을 걸. 오대산 이북은 몹시 흉하다고 말이야.” 그러나 ‘피장처’와 ‘두사총비결’엔 중부지방의 피난지가 다수 언급돼 있다. 우선 ‘피장처’에 따르면 양주 산내촌에서 북쪽으로 80리를 들어가면 길지가 있다 했다. 또한 양근 소설촌의 북쪽 40리쯤에서 좀더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면 가장 은밀한 곳에 숨은 길지가 있다고도 했다. 요새 설곡리(雪谷里)라 불리는 곳 말인데 고려 말 임제종(臨濟宗)을 개창한 명승 보우(普愚)가 설곡리에서 출생했다고 전해진다. 여주의 사전촌에선 장수와 정승이 나온다고 했고, 광주 율평 동쪽에 있는 동굴은 난리 때 여덟 성씨가 함께 숨어 살 곳이며 장차 56대 동안 장수와 정승이 출생할 곳이라고 했으니 굉장한 명당이다. 또한 ‘피장처’엔 이천 북면의 광복동, 가평의 대아, 도성 등도 피난할 만하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인천의 영종도 역시 복지라 했다. 오늘날은 국제비행장이 들어선 영종도는 고려 말부터 단 한번도 전쟁의 여파가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도 무사했다는 것이다. ●중국 지관 두사총이 손꼽은 길지 임진왜란 때 이여송을 따라 중국에서 왔다는 지관(地官) 두사총이 쓴 비결로 알려진 ‘두사총비결’에도 경기도의 길지가 두어 군데 언급된다. 그 중 하나는 화약산이다. 가평에서 363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나오는 산이 바로 그 산인데 부근엔 집다리골 휴양림도 있어 쉬어 갈 만하다. 그밖에 포천의 도성산도 길지로 말해진다. 도성산은 길가에 가까워 산세가 얕다는 평을 듣지만 전쟁의 기운이 미치지 않고 간사한 기운도 침범하지 못한다고 믿어진다. 고려가 망했을 때 어느 선비는 도성산 밑으로 들어가 시냇가에 대(竹)를 심고 충절을 맹세했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그 선비가 지조를 온전히 지킬 수 있었던 것도 도성산의 지기 덕분이라 한다. ‘두사총’은 강화의 마니산(467m)도 길지라 일컫는다. 인천시 강화군(江華郡) 화도면(華道面)에 있는 이 산은 강화섬에서 가장 높다. 마니산은 한반도 남쪽의 한라산, 북쪽의 백두산까지 거리가 똑같아 주목된다. 마니산은 마리산·머리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마리란 머리를 뜻한다. 이 산은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이름이 그렇게 됐다. 마니산이 길지로서 특별한 위치를 주장하게 된 것은 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塹星壇·사적 제136호) 때문이다. 참성단은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지내기 위해 건립했다고 한다. 높이 5m의 자연석을 포개어 만든 이 단의 기단부는 원형이며 그 상단은 네모꼴이다. 이는 천원지방(天圓地方·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이란 고대 동양인들의 세계관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이 단이 축조된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멀리 고려 때부터 국가가 제관을 파견해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전한다. ●황해도의 길지 북부지방엔 길지가 없다는 게 ‘정감록’의 근본 주장이다. 이와 달리 ‘피장처.’는 황해도 곡산의 명미촌을 길지라 한다. 좀더 정확히 말해 명미촌에서 서쪽으로 발길을 재촉해 희령과 잇닿은 경계 지점에 숨으면 어떤 난리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남격암’은 “수양산(首陽山·899m)은 백미(白眉)의 난을 당하면 물 마른 개울의 물고기처럼 되느니라.”라고 했다. 수양산이 좋긴 해도 눈썹 흰 사람이 난리를 일으키면 도리어 흉하다고 경계한 것이다. 수양산은 황해남도 벽성군(碧城郡)과 해주시(海州市)에 걸쳐 있다. 이 산은 남격암이 거론한 서북지방의 유일한 길지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레저+α] 서울랜드 매직랜드 해피랜드

    [레저+α] 서울랜드 매직랜드 해피랜드

    올봄 가족과, 연인과 ‘마술’의 세계에 풍∼덩 빠지고 싶다면 서울랜드로 달려가라.26일부터 크고 작은 매직쇼와 마술 퍼레이드가 종일 계속된다. 메인쇼는 피라미드를 사라지게 한 세기의 미국 마술사 프란츠 해라리가 펼치는 초대형 매직쇼. “하나, 둘, 셋 기합과 함께 7명이 동시에 하늘로 둥둥 떠오릅니다. 거기에 있던 당신은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피라미드를 사라지게 했듯이 서울시청이나 지하철을 사라지게 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장담하는 사람이 바로 프란츠 해라리. 그는 자신이 자유의 여신상을 사라지게 한 데이비드 카퍼필드보다 한수 위라고 주장한다. 서울랜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입장료 100달러인 초대형 매직쇼를 ‘무료’로 공연을 한다. 이를 위해 이벤트홀을 1200석 규모의 실내 공연장으로 리모델링, 매직쇼를 중심으로 공원 전체를 ‘매직랜드’로 새단장했다. 놀이동산의 공짜 마술쇼라고 무시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마술사와 연기자 10여명이 참가하는 ‘해라리의 메가 매직’은 마술쇼 중에서도 공중 부양, 인체 분리·절단, 탈출, 대형 건조물을 사라지게 하는 마술 등 가장 스펙터클한 ‘일루전 매직’이 대부분이다. 두 개의 베일 사이에 들어가 그림자만 남긴 채 사라지는 ‘2차원 세계여행’, 연기자의 몸을 관통하는 ‘관통마술’, 고무처럼 팔을 늘리는 등 신기하고 깜짝 놀랄 만한 마술을 선보인다. 특히 관람객도 참여시켜 공중부양할 계획이다. 이벤트홀의 해라리 메가 매직은 매일 30분씩 5회에 진행된다. 해라리 매직팀의 백미는 야외인 세계의 광장 분수무대에서 진행되는 ‘탈출쇼’. 서울랜드 공연단의 뮤지컬 공연과 결합해 20분 동안 환상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뮤지컬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6명의 마술사가 탑승한 잠수함 모형이 25m 상공으로 올려진다. 그리고 ‘펑’하는 굉음과 함께 잠수함이 완전히 분해되며 그 안에 있던 마술사들이 멀리 관람객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깜짝쇼. 심장이 약한 사람들은 보지 않는 편이 좋다. 매일 낮 12시와 오후 3시30분 2회 공연한다. 풍차무대에서는 동유럽에서 온 손 마술사들의 ‘클로즈업 매직쇼’가 펼쳐진다. 빠른 손놀림과 코믹스러운 표정 연기가 잔잔한 재미를 준다. 매일 4회 공연한다. 또 신비한 마술과 뮤지컬에 레이저와 불꽃놀이가 결합한 ‘매지컬 레이저쇼’는 밤의 하이라이트. 스펙터클한 레이저쇼와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수놓는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가슴 가득 담을 수 있다. 이밖에 거리의 마술사들이 서울랜드 곳곳을 행진하며 재미있는 손마술 등 공연을 펼친다.(02)504-0011,www.seoulland.co.kr 한준규기자 hihil@seoul.co.kr
  • [건강칼럼] 당뇨 부르는 3대악습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신규 당뇨환자가 매년 50여만명씩 발생하고 있으며, 당뇨로 인해 입원하는 환자도 해마다 10만명씩 증가하고 있다는 발표자료를 내놨다. 이후 당뇨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 당뇨병은 한번 걸리면 완치가 어려우므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 당뇨병을 부르는 3대 악습에 대해 알아본다. 첫째, 과음이다. 미국의 연구 결과 일주일에 독주를 4회 이상 마신 남자들은 중년 이후 당뇨에 걸릴 확률이 82%나 됐다. 술로 생긴 지방간이 당뇨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간에 낀 지방은 신진대사를 방해, 혈당량을 높여 당뇨를 일으킨다.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하다면 한번 술자리 이후 3일 정도 술을 마시지 말고 간을 쉬게 해줘야 한다. 둘째, 만병의 원인인 비만이 빠질 수 없다. 비만인은 당뇨 발병위험이 3.7배나 높아진다.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는 당뇨의 경우 특히 중년 남성들의 불거진 ‘똥배’와 관련이 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밥은 백미보다 섬유질이 풍부한 잡곡으로 한다. 섬유질은 더디게 소화가 되면서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는 속도를 조절해 당뇨 환자들에게도 권장된다. 체중조절 시 주의해야 할 것은 무가당 음료수이다. 무가당 음료수 역시 당분을 지니고 있어 자신도 모르게 칼로리를 쌓아 비만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당분이 든 음료수는 혈당치를 빠르게 높여 당뇨환자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셋째는 흡연이다. 흡연자들은 성인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금연자보다 2배나 높다. 백해무익한 것을 알면서도 끊기 어려운 것이 담배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한 개비도 허용하지 말고 단번에 끊어야 한다. 가급적 금연하는 사람과 어울려 담배에 손이 가지 않도록 한다. 금연 후에는 미각이 되살아나 식욕이 좋아지기도 한다. 이때 특히 열량 섭취에 조심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야채가 좋다. 항산화제가 많고 칼로리도 낮아 일석이조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 [이젠 사람입국이다] 18. 삼성전자의 인재교육(끝)

    [이젠 사람입국이다] 18. 삼성전자의 인재교육(끝)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은 (1) 실력에 맞는 처우 (2) 국제화 가속을 위한 지역전문가제도 (3) 우수인력 확보 (4)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에의 투자다.” -일본 주간지 ‘동양경제’ 일본의 유력 종합경제 주간지 ‘동양경제’는 최근 ‘약진하는 한류경영의 수수께끼를 풀다’라는 제목의 특집기사에서 삼성전자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인재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꼽았다. 잡지는 ▲실력에 따라 차별화된 처우 ▲국제화 가속을 위한 삼성 특유의 지역전문가제도 ▲지속적으로 추진되는 우수인력 확보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에의 투자 등을 삼성 성공신화의 원동력으로 주목했다. 삼성은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인재제일’을 사훈으로 삼을 정도로 사람을 뽑고 가르치는 일에 힘을 기울여 왔다.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제조업체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1만명을 먹여 살리는 천재’들이 삼성전자내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삼성, 헛말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연간 인력 양성 비용만 2000억원을 쓴다. 재교육 비용만 800억원이 넘는다. 직급별로 다양한 양성 코스도 마련돼 있다. 삼성전자의 신입사원 교육은 각양각색의 새내기들을 ‘삼성맨’으로 만드는 첫 관문이다. 그룹 공통으로 한달간 합숙훈련을 하는데 새벽 5시50분 기상해 밤 9시까지 빡빡한 일정이 짜여져 ‘논산훈련소’로 불린다. 일과가 끝나도 팀별 회의 등으로 취침 시간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다. 첫 주에는 삼성인의 예절, 직장생활의 이해, 자기소개 등 기본교육과 교양강좌가 이뤄지고 둘째 주에는 삼성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사사, 창의적 발상법, 그룹 현황, 조직문화 등을 배운다. 자원봉사 및 극기훈련, 테마활동 등으로 구성된 셋째 주 교육과 마지막 주 정리·평가가 끝나면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반응을 보였던 신입사원들의 태도가 상당히 바뀐다. 팀별로 신제품을 구상, 제품모형을 만들고 광고·마케팅까지 진행하는 ‘크리피아드(크리에이티브+올림피아드)’는 입문교육의 ‘백미’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S사원은 “4주간 교육이 끝나고 나니 묘한 자부심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삼성은 해외법인에서 뽑은 현지인 신입사원들도 그룹 입문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 오스틴법인 관계자는 “단체교육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았던 외국인 신입사원도 그룹 교육을 받고 나더니 애사심이 굉장히 강해졌다.”며 입문교육의 ‘힘’을 평가했다. 삼성전자 부장급은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란 특수교육을 받는다.5개월 동안 변화와 혁신, 재무회계, 마케팅, 리더십, 위기관리능력 등 경영진이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키우게 된다. 교육 대상은 부장급 1500명 중 50명에 불과하다. 말 그대로 핵심 인재를 골라 내 특별 교육을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SLP를 이수했다고 해서 모두 임원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직급별 교육과 별도로 직원들은 평생학습 개념의 사내교육 기회를 온·오프라인을 통해 제공받는다. 영어·일어·중국어 등 거의 모든 외국어와 마케팅·재무·회계·인사 등 경영관리부문, 반도체·정보통신 등 기술부문, 정보기술(IT)은 물론 에티켓, 한자까지 교육 프로그램은 1000개에 달한다. ●맞춤인재 양성소,‘삼성공대’ 지난 89년 사내 기술대학으로 출발,2001년 3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정규대학 승인을 받은 삼성전자 반도체공과대학은 지난달 졸업식에서 박사과정 3명을 비롯해 석사과정 21명, 전문학사과정 32명 등 총 5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번 졸업식으로 삼성전자 공과대는 정식 인가를 받기 이전인 2002년까지의 졸업생 412명을 포함, 총 582명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 석ㆍ박사 및 전문학사를 배출하게 됐다. 지난 2000년 삼성재단인 성균관대와 산학 협동 운영약정을 체결, 사내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으면 성대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4년제 대학과정을 인가받아 올해부터 4년제 학부 체제(6학기)로 확대 개편됐다. 삼성전자 공과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공의 학사 과정(정원 40명)과 디스플레이, 믹스트 시그널(Mixed Signal), 시스템&소프트웨어, 프로세스 개발 등 4개 전공의 석ㆍ박사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500여명의 사내 박사급 교수진이 학생간 1대1 지도체제를 갖추고 있다.1년간은 본인의 업무를 쉬면서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고 2학년부터는 일과 학업을 병행한다. ●전 세계에 ‘친(親) 삼성맨’을 만들어라 삼성의 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유명한 ‘지역 전문가’ 제도는 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직원 개인의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까지 끌어 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외국 주재원의 35%는 이 제도를 통해 양성됐다. 선발된 직원은 현지로 부임하기 전 경기도 용인의 삼성인력개발원에서 12주간의 합숙교육을 받은 뒤 1년 동안 6개월은 언어공부와 현지화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고 나머지는 직무 관련 과제연구를 실시한다. 삼성은 지금까지 2800명의 지역전문가를 배출했다. 초창기 미국, 유럽을 거쳐 요즘은 주로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전략지역’에 포진돼 있는 지역전문가들은 1년간 철저한 현지화 과정에 들어간다. 지역전문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문제지만 해당 국가의 풍물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고 ‘인맥’을 쌓아두는 일도 중요하다. 자유롭게 다니며 그 나라를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족들은 한국에 두고 가야 한다.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파견기간에 친지나 친구를 만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거의 없다. 대기업 근무 경력에 연봉과 별도로 7000만∼1억원이나 지급되는 ‘두둑한’ 활동비로 무장한 지역전문가들은 나이, 지위, 성별, 직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지인들을 만나 관계를 다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전문가 한 사람당 30명의 지인을 만들었다면 현재 전세계에 10만명의 삼성 네트워크가 결성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법인의 A차장은 지역전문가 시절 맺은 인연으로 현지 고위관료의 딸과 결혼, 인도네시아전자협회 회장을 맡을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다. 왕실가문의 딸과 결혼해 현지의 ‘로열패밀리’로 부상한 지역전문가 출신도 있다. 이들이 쌓아둔 인맥은 전 세계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중국 지역전문가 출신의 S차장은 “현지에서 알고 지낼 때는 월급이 15만원에 불과했던 대학교수가 몇년 뒤 어느날 한국을 방문, 하얏트 호텔에 투숙하는 것을 보고 그 어떤 자료보다 중국경제의 성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지역전문가 훈련 마친 金대리 지난해 말 치열한 경쟁을 뚫고 러시아 지역전문가로 선발된 삼성전자 김 대리는 선발의 기쁨도 잠시, 생소하기만 한 러시아어를 어떻게 배울 것인지 막막하기만 했다. 대학 전공(광고홍보)도 한참 거리가 멀고 평소에 단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러시아어는 게다가 가장 배우기 어려운 외국어로도 악명높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체계적인 교육은 불과 두달 반 만에 김 대리의 러시아어 수준을 러시아에서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올려 놓았다. 경기도 용인의 삼성 ‘외국어생활관(외생관)’에 입소,12주간 강도높은 합숙교육을 이수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으로 파견될 지역전문가들은 외생관에서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기초 언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외생관의 일과는 매일 아침 6시30분 기상에 취침 시간은 밤 12시를 훌쩍 넘긴다. 수업은 오전 9시30분 시작이지만 8시면 강의실은 꽉 찬다. 어떻게든 10주(전체교육 중 2주는 전문가 강좌 등)안에 해당 언어를 익혀야 하기 때문에 교육생들 가운데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러시아인 강사는 우리말을 거의 모르기 때문에 궁금한 게 있으면 러시아어를 찾아서 손짓 발짓 섞어가며 배워야 한다. 회화와 문법으로 진행되는 정규수업(점심시간 포함 7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교육생들끼리 소그룹으로 스터디를 시작한다. 그날 배운 내용을 빠짐없이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내일 진도를 따라갈 수 있다. 주5일제가 시행된 뒤 외생관도 매주 금요일 밤이면 외출이 ‘허락’된다. 일요일 밤에 돌아오거나 월요일 아침에 바로 출근해도 되는데 욕심많은 교육생들 가운데는 주말 외출을 ‘반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주말을 제외하고 교육생들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다. 수업시간은 물론 자유시간에도 대부분 교육생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한눈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외생관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는 현지어를 써야 한다. 우리말 사용은 금지된다. 하루 6시간의 정규수업과 10시간 가까운 ‘자율학습’에 매주 월요일 실시되는 강사의 테스트는 점점 교육생들의 눈과 입을 트이게 한다. 10주간의 ‘지옥훈련’을 마치고 최종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 김 대리는 “밖에서 학원다니며 이 정도 수준에 오르려면 2∼3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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