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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三國志’ 권모술수 백과사전

    ‘三國志’ 권모술수 백과사전

    ‘쌍전’(류짜이푸 지음, 임태홍·한순자 옮김, 글항아리 펴냄)은 속이 후련해지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 문학의 4대 기서로 꼽히는 삼국지, 수호지, 홍루몽, 서유기 4권 가운데 삼국지와 수호지 두 책을 쌍전(雙典)이라고 지칭한 뒤 혹독하게 비판한다. 홍루몽과 서유기는 “그래도 동심(童心)과 불심(佛心)이 있”지만, 수호지와 삼국지는 “전자에는 흉악한 마음이, 후자에는 교활한 심보가 충만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폭력과 권모술수를 숭배하는 책들이어서다. “이 두 권의 ‘위대한 고전 명저’에 심취하고 있을 때 지옥에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면서 쌍전을 일컬어 ‘지옥의 문’이라고 부른다. 아니, 그렇게 위험한 책이 왜 수백년간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단 말인가. 저자는 쌍전의 문학적 성취는 탁월하다고 본다. 수호지는 독특한 캐릭터, 그것도 3~4명도 아니고 108명에 이르는 엄청난 수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들어 냈다. 삼국지는 수호지에 비하자면 조조, 유비, 관우, 제갈량 같은 몇몇 전형적인 인물을 만들어 내는 데 그쳤지만, 그 인물들이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문학 비평의 관점에서 보자면 그 서사예술이 매우 높은 단계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문학’ 비평과 ‘문화’ 비평을 구분한다. 일본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의 예를 든다. “미시마는 문학적인 파급력, 영향력 면에서 높게 평가받을 수 있지만 노벨문학상 비평가들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에게 노벨상의 영광을 안겼다.” 미시마가 추구한 무사도 정신에다 노벨상과 문학이 지향하는 고귀한 이상을 내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얘기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에도 비교한다. 맥베스 역시 폭력과 권모술수에 대한 얘기다. 그러나 권력찬탈 과정에서 도덕적 각성 문제도 함께 다룬다. 단순히 맥베스가 몰락했다는 권선징악적 구조 때문이 아니라, 맥베스의 독백을 통해 끊임없이 그 괴로움에 대해 언급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쌍전에는 이런 도덕적 괴로움에 대한 언급이 단 한 곳도 없다. “두 나라 소설의 사상적인 경지, 인생의 경지, 미학적인 취미는 그 차이가 하늘과 땅처럼 컸다.”고 본다. 저자가 이런 관점을 취하는 이유는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중국 정부의 압박으로 전 세계를 떠돌아다녀야 했던 경험과 관련 있다. 저자는 중국이 겉으로는 마르크스주의니 마오주의니 하지만 “잠재의식 차원에서는 여전히 쌍전의 통치를 받았다.”고 본다. 실제 저자가 문화대혁명 당시 어떤 홍위병 조직의 승리비결을 들여다봤더니 이런 내용이 들어 있었다. “첫째, 성실성은 필요없다. 둘째, 사당(死黨)을 결성한다. 셋째, 상대방에 먹칠을 한다.” 문화대혁명이란, 삼국지의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흉내낸 각 파당들이 수호지의 ‘조반유리’(造反有理)를 실행한 난잡한 쇼였다는 것이다. 해서 저자는 1부 수호지 비판, 2부 삼국지 비판을 통해 조반유리와 도원결의라는 것이 얼마나 한심하고 웃긴 논리인지 조목조목 지적한다. 사실 수호지는 워낙 그 내용이 폭력적이어서 비판이 손쉽다. 그래서 눈길을 끄는 것은 도원결의에 대한 비판이다. 이 문제를 다룬 7장 ‘의리의 변절’은 이 책의 백미다. 저자의 탁견을 엿볼 수 있는 구절들이 넘쳐난다. 저자가 고문헌을 보니 원래 의(義)는 순수한 우정이었다. 서양에서 이것은 정의(正義)로, 중국에서는 인의(仁義)로 발전했다. 그런데 ‘의’자에 결(結)자가 붙었다.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다. 남을 배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우리끼리 나눠 가질 이익이 있다는 뜻이다. 저자가 “결의의 의란 단지 패거리 집단의 협소한 윤리에 불과한 것이지 결코 사회의 일반적인 윤리가 아니다.”라고 말한 이유다. 자기네들끼리 화목하지도 않다. 이익이 걸려 있어서다. 저자는 “역사는 결의, 즉 형제간의 맹세는 결코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부단히 증명했다. ‘의’는 최후에 결국 ‘이익’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역사상 수많은 형제들이 결의해 수많은 반란을 추진했지만, 일단 반란이 성공하면 “수많은 형제들이 의심받고 살해당했다.”는 것. 저자의 이런 날선 비판에 속이 시원해지다가도, 꺼림해지기도 한다. 저자가 한(漢)족 민족주의에 매여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가령 “중화민족의 가장 원시적인 기질” 운운하면서 오스발트 슈펭글러의 논의를 빌려 원형(原形)문화와 위형(僞形)문화를 논하는 대목, 쌍전이 명나라 말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출몰했고 삼국지가 일러준 반간계에 걸려들지 않았더라면 만주족이 중원으로 진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대목, 명대에 유행한 양명학을 ‘위대한 심학(心學)’이라고 거듭 예찬(정통 성리학은 마음을 중시하는 양명학이 불교와 비슷하다 해서 이단 취급한다.)하는 대목 등이다. 한족이 제 앞가림을 잘못해 만주족이 집권했고 그 만주족이 이상한 문화를 만들었다는 뉘앙스 같다. 그런데 저자가 쌍전과 비교하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는 홍루몽은 청나라 때 대히트를 기록한 작품이다. 청나라 ‘덕’은 없고 청나라 ‘탓’만 느껴진다. 쉽게 말해 민족성과 국민성을 운운하는 이론에 대한 의문과 연결된다. 이는 저자가 문예이론가로서 루쉰의 영향권에 있다는 점 때문으로 보인다. 청말 만주족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했다는 한족 지식인들의 민족주의적 주장이 은근히 깔려 있는 것이다. 1만 8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우도(牛島)의 밤/임태순 논설위원

    한국인들의 소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그래서인지 전국 곳곳의 지명에는 소와 관련된 것들이 적지 않다. 우면(牛眠)산, 우이(牛耳)도, 우목(牛目)도 등이 모두 산이나 섬의 모양이 소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지명이지만 뒤집어 보면 소가 우리들과 친근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제주도 우도(牛島)도 섬의 모양이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이라서 우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제주도 본도에서 배로 10여분이면 도착하는 작지만 보석처럼 아름다운 섬이다. 섬의 아름다운 풍광이 입소문을 타고 번져 2001년 40여만명에 이르던 관광객은 해마다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6㎢의 면적에 1600여명의 주민이 사는 곳에 한 해 100만명이 찾았으니 관광의 부가가치가 아주 높은 편이다. 올해는 29% 늘어난 120만명의 관광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각각 3.7㎞, 2.7㎞ 떨어져 있는 우도는 해안도로 13.1㎞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올레길이 우도 관광의 백미다. 섬을 일주하다 보면 우리나라 유일의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는 산호 해수욕장, 우도봉에서 내려다보는 기암절벽 등 절경과 쉬지 않고 마주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관광객이야 섬 속의 섬이라서 더욱 운치를 느끼지만 주민들은 연륙(連陸)을 희망한다. 도항선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다니지만 기상상태에 따라 연중 40여일은 배가 끊겨 주민들이 의료 또는 교육문제로 겪는 불편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달항과 우도를 다리로 연결할 경우 ▲주민들이 출자한 도항선사업이 타격을 입고 ▲관광객들도 차를 몰고 들어와 한번 둘러본 뒤 빠져나가는 바람에 섬 경제에도 치명타를 가져온다는 점 때문에 3000억원이 드는 연륙교 건설은 수면 아래로 잠재워졌다. 대신 의료문제는 보건소 시설 확충으로 절충이 됐다. 제주도가 4억 2000여만원을 들여 우도 올레길에 야간 경관작업을 실시한다고 한다. 해안도로 구간에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을 이용한 야광등을 설치해 올 연말이면 한밤에도 올레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야간 조명등이 설치되면 우도의 부가가치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지금까지는 아침에 우도로 들어와 둘러본 뒤 오후에 빠져 나가는 반나절 관광이 일반적이었지만 야간 조명작업이 완성되면 하룻밤 머무는 체류형 관광지로 변모하게 되기 때문이다. 제주도 야경, 한라산 일몰 등 더욱 풍성해질 우도의 밤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유쾌한 몸짓·맛있는 소리…80분 내내 열광·폭소

    유쾌한 몸짓·맛있는 소리…80분 내내 열광·폭소

    보디 랭귀지(Body language).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서로 언어를 몰라도 간단한 감정표시와 의사전달을 할 수 있는 몸짓이다. 몸짓으로 전 세계 사람이 이해하고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있다. 몸짓과 소리,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즉 비언어 퍼포먼스다. 대사가 없어서 언어장벽이 없고,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음식인 비빔밥을 소재로 한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비밥’. 지난해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탄생했다. ‘난타’, ‘점프’ 등으로 명성을 쌓은 연출가 최철기씨가 총감독을 맡았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호평 받은 데 이어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6월 태국, 9월 마카오 공연계획을 확정했다. 홍콩과 베트남, 일본 공연도 협의 중이다. 한국의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비밥’이 세계적 공연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비보이 챔피언, 정극 연기자 출신, 비트박스 신동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들이 모여 만드는 ‘비밥’ 팀은 싱가포르 최대의 미디어 매체인 미디어 코프 초청으로,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싱가포르의 오페라 하우스라 불리는 에스플러네이드 극장(2000석 규모) 무대에 4회 공연을 올렸다. 30일 오후 8시 첫 공연을 찾았다. ‘비밥’ 공연 10분 전, 객석은 싱가포르 현지 관객들로 거의 채운 상태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비트박스를 시작해 한국 비트박스 챔피언 4강에 진출한 바 있는 18세 리듬셰프 이동재와 MC셰프 송원준이 공연 시작을 알리며 속사포처럼 빠른 비트박스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덩실거렸다. ‘비밥’은 단순한 넌버벌 퍼포먼스가 아닌,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이다. 레드셰프(송상진 역)와 그린셰프(전주우 역)가 음식을 놓고 대결하는 구도를 그렸다. 초밥, 이탈리안 음식, 중국 치킨 국수, 비빔밥 등 4가지 음식을 놓고 두 명의 셰프 중 누가 더 잘생겼느냐에 따라 음식을 만드는 담당 셰프가 정해진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트박스는 물론, ‘루키셰프’ 손문과 ‘아이언 셰프’ 최정길의 신나는 비보잉과 ‘큐티셰프’ 전민지, ‘섹시 셰프’ 정지은의 뛰어난 노래 실력이 잇따른다. 싱가포르 관객은 연신 큰 박수와 웃음, 높은 호응도를 보이며 80분 내내 즐거운 모습이었다. 특히 ‘비밥’은 관객들의 호응이 중요한 작품이란 점에서 싱가포르 공연은 성공적으로 보였다. 배우들이 4개의 요리 경연을 벌이는 과정에서 각 경연이 끝날 때마다 무작위로 관객을 골라 무대 위 ‘비밥’ 식당의 손님으로 세운다. 배우들의 ‘선택’을 받은 관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프로 같은 능숙함을 보이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어찌할 줄 모르며 당황하는 관객도 있었다. 객석은 이에 더욱 크게 반응했고, 어느덧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진 채 1700여명이 하나가 되어 즐겼다. 공연의 백미는 공연 중간에 이어진 핸드 마임. 불이 나간 공연장에 야광 장갑을 낀 배우들의 손이 그려내는 바닷속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자아냈다. 잘 훈련된 배우들의 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4개의 요리경연이 마무리되면서 80분 공연은 마무리됐다. 공연이 끝나고서 관객들은 배우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려고 긴 줄을 서기도 했다. 이전에 한국의 ‘점프’ 등을 본 적이 있다는 앤소니(42)는 “한국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한국의 음식문화, 유머, 비보잉, 음악,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득 담겨 있어 눈과 귀가 즐거웠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베티 로(27)는 “한국 배우들의 재능에 놀랐다.”면서 “싱가포르에서 앞으로도 한국의 다양한 공연을 많이 접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빛을 담은 대전’ 만든다…2015년까지 야간 경관 개선

    ‘밤이 더 아름다운 대전(?)’ 대전시가 시내 주요 명소의 야간 경관을 대대적으로 바꾼다. 시는 2015년까지 133억원을 들여 ‘빛을 담은 도시 대전’이란 모토로 야간 경관개선 사업을 벌인다고 28일 발표했다. 시는 올해 10억 8200만원을 투입해 서구 만년동 둔산대공원 경관을 개선한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등의 조명이 새롭게 바뀐다. 갑천 자전거도로에도 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에 유성대학로에 조명으로 은하수길을 만든다. 2015년에는 원도심 문화재에 새 조명이 설치 된다. 이들 사업은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우수 작품을 바탕으로 꾸며지기 때문에 미적 감각을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아름다운 야간 조명은 감동과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도시 경관의 또다른 백미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뮤지컬 리뷰] 서편제

    [뮤지컬 리뷰] 서편제

    ‘살다 보면, 살아진다.’ 뮤지컬 서편제에 나오는 노랫말 중 일부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 짧은 한 문장이지만, 세상살이의 고단함, 한(恨), 인생 등이 고스란히 농축돼 다 담겨 있는 느낌이다. 뮤지컬 ‘서편제’는 그렇게 소리하는 사람들의 한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서편제’,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소설을 임권택 감독이 1993년 영화로 만들어 더 유명해진 작품이다. 특히 ‘판소리’라는 한국의 전통 음악을 소재로 한국인의 한을 훌륭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원작 소설과 영화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그 감정, 뮤지컬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배우들의 열연은 작품의 격을 높인다. 트리플 캐스팅(이자람, 차지연, 이영미)된 ‘송화’ 역의 배우들 가운데 국악인 이자람은 마치 날 때부터 송화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무대 연기를 펼친다. 아버지 ‘유봉’(서범석, 양준모 분)이 자신이 이루지 못한 득음의 길을 걷게 하고자 송화의 눈을 멀게 하고, 아끼던 동생 ‘동호’(임병근, 한지상, 김다현 분)가 유봉과의 갈등으로 자신의 소리를 찾아 록밴드로 떠나는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 그녀는 무대 위의 연기가 아닌 진짜 눈물을 쏟아낸다. 저러다 쓰러지겠다 싶을 정도로 펑펑 울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을 쌓고 때론 그 한을 씻어낸다. ‘국민 누나’라 불러도 될 만큼, 시쳇말로 ‘누나 포스’를 풍기는 점도 관객으로 하여금 더 쉽게 송화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국악인 이자람은 서편제 안에서 배우로서 그 자질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었다. 이자람은 ‘심청가’ 등을 부르는 대목에선, 전문 소리꾼답게 한 서린 판소리를 멋들어지게 뽑아낸다. 극 막바지에 동호와 만나 심청가를 5분가량 홀로 부르는데, 이는 서편제의 백미다. 관객은 마치 뮤지컬이 아닌, 국악 무대를 찾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자람의 한 서린 판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차지연의 경우 국악인 출신 집안에서 나고 자라 국악의 기본기가 탄탄한 것은 물론, 공연 내내 송화의 한과 감정을 폭발적으로 모두 쏟아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영미도 서편제 공연을 앞두고 1년여간 판소리를 따로 배웠을 만큼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다. 송화뿐만 아니라 유봉 역의 서범석도 베테랑다운 고수의 연기를 선보인다. 뮤지컬 서편제의 무대는 화려함 대신 한국인 특유의 정갈함과 멋스러움을 담았다. 무대 배경은 조각조각 붙인 한지로 뒤덮여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펄렁거리는 한지는 마치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서편제 무대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여백의 미(美)가 살아있는 순간이다. 흰 한지를 배경으로 북을 치는 동호 또는 유봉, 송화 이렇게 단 두 명의 인물과 북이라는 타악기 하나만 놓여 있는 그 무대는 고급스러우면서도 꽉 찬 느낌을 준다. 2막의 몇 장면에선, 앙상블의 군무가 이어진다. 그다지 긴 시간이 아니지만 무용극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앙상블의 군무는 작품의 에너지를 끌어올린다. 2011년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창작뮤지컬상을 비롯해 5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던 뮤지컬 서편제는 4월 22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3만~9만원. 1666-8662.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00편의 오디세이 두번째 시리즈 ‘친밀한 삶’

    고전영화의 향연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100편의 시네마 오디세이’의 두 번째 시리즈가 영화팬들을 찾는다. 이번 특별전은 ‘친밀한 삶’을 주제로 오는 27일부터 4월 22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유토피아를 향한 모험’이 주제였던 지난 시리즈에서는 찰리 채플린 감독의 ‘황금광시대’(1925)부터 프랑스 영화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가 2000~2010년 나온 영화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까지 8편의 영화를 소개했다. 두 번째 기획전에서는 가족과 개인들의 내적인 삶에 근접하게 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 등에 친밀감을 갖게 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영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1960년대를 풍미한 일본의 거장 마스무라 야스조 감독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아내는 고백한다’(1961)를 비롯해 모두 1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 가운데 ‘사탄의 태양 아래서’(1987)로 유명한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대학부터 불어라’(1978)는 성인과 청소년기에 걸쳐 있는 젊은이의 삶을 담아 낸 문제작. 사랑과 욕망의 문제를 그린 고전 ‘게르트루드’(1964)도 만날 수 있다. 최고의 무성영화 중 한 편으로 꼽히는 ‘잔다르크의 죽음’(1928)을 연출한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후기작 중 백미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당나귀의 눈으로 바라본 인생의 비루함을 그린 로베르 브레송 감독의 ‘당나귀 발타자르’(1966), 폴란드 노동자의 노조설립과정을 엄밀하게 그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철의 사나이’(안제이 바이다 감독·1981) 등 걸작들이 상영된다. 이 중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10여 편의 영화 상영 후에는 영화평론가, 교수 들이 참여하여 영화에 대한 해설을 해 주는 시네토크 시간도 마련된다. 자세한 상영작 정보는 홈페이지(www.cinematheque.seoul.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업종별 손익계산서 살펴보니…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수입자동차 업체들과 대형마트 유통업체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미국차 가격을 내리고, 판매대에 수입 과일을 올리며 손님 맞을 준비를 했다. 섬유업계도 대체로 대미 수출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업종과 업체에 따라 온도 차가 있다. ●GM·포드 등 수입차 판매문의 폭증 “캐딜락 CTS 가격은 언제, 얼마나 내리나요.”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GM코리아 전시장에는 한·미 FTA 발효를 앞두고 평소보다 문의 전화가 두 배나 늘었다. GM과 함께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부쩍 바빠진 건 마찬가지다. 15일부터 2000㏄ 이상의 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가 10%에서 8%로 2% 포인트 내린다. 남혜지 크라이슬러 과장은 “관세 인하와 ‘300C’ 모델 출시로 지난 2월 한 달간 301대를 판매했다.”면서 “2월 판매량으로는 2009년 이래 최고 기록”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 말 관세인하분만큼 미리 할인을 했고 지난달엔 GM이 캐딜락 전 차종의 가격을 1.4~3.5% 낮췄다. 포드는 발효시점에 맞춰 4~6% 가격을 내릴 예정이다. 3대차는 올해 한국 시장의 목표치를 지난해 총 8252대(3사 합계)보다 40%가량 늘어난 1만 1550대로 설정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당장 큰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관세 폐지가 4년 유예돼 2016년 1월 1일부터 혜택을 보게 된다.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자동차부품업계는 미국 공략에 적극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3월부터 FTA 태스크포스팀(6명)을 꾸려 유럽과 미국 진출 전략을 연구해 왔다. ●섬유수출 늘지만 의류업체 재미못봐 극세사 섬유를 수출하는 웰크론은 FTA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한·유럽연합(EU) FTA 이후 유럽 수출 물량이 15%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미국 바이어를 만날 때마다 5~6%에 해당하는 관세 철폐를 입이 아프게 설명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대현 차장은 “관세가 없어지면 우리 제품이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게 돼 중국으로 향하던 바이어들의 발길을 완전히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의류 완제품을 수출하는 업체들은 무관심하다. 여성용 니트 의류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최신물산의 경우 수출 물량의 90%가 해외 생산이어서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백미희 차장은 “FTA 덕을 보려면 국내 생산으로 돌려야 하는데 생산비용이 높아져 언감생심”이라며 “국내산 원사에 국내산 생산 등 관세 혜택 조건에 맞는 업체는 양말 제조업체뿐일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산 먹거리 저렴… 대형마트 분주 ‘빅3’ 대형마트의 해외 소싱 담당 바이어들은 요즘 미국 현지 패커와 연락하느라 정신이 없다. 관세 인하 효과를 보는 오렌지, 아몬드, 체리 등은 가격이 싸진 만큼 판매량도 늘어날 것에 대비해 사전 물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유업처럼 미국과의 교역량이 많지 않거나 철강업처럼 이미 관세가 사라진 업종에서는 별다른 기대나 움직임이 없었다. 전자업계도 FTA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휴대전화는 이미 무관세를 적용받고 TV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박상숙·한준규기자 alex@seoul.co.kr
  • 경북 구미 ‘금오산’… 봄 향해 날갯짓 하는 황금 까마귀

    경북 구미 ‘금오산’… 봄 향해 날갯짓 하는 황금 까마귀

    경북 구미의 금오산을 찾는 외지 여행자들은 대개 비슷한 순서로, 비슷한 표정을 짓습니다. 헉헉대다, 흠칫 발을 멈춘 뒤 “와아~”. 특히 금오산의 대표 아이콘인 약사암, 천길 단애 중턱의 도선굴 등과 마주할 때 곧잘 이런 장면이 연출됩니다. 필경 ‘공단 도시’쯤으로만 생각했던 구미에서 이런 풍경과 마주할 줄은 몰랐다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이런 느낌은 구미의 북쪽, 선산 지역을 돌아볼 때도 내내 이어집니다. 신라 불교의 태동지 도리사나 낙산리 고분군 등과 마주할 때도 비슷한 순서를 밟습니다. 악산(岳山)은 주변 나무들이 잎을 모두 떨구고 있을 때 봐야 제격이지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데다, 겨울의 잔재와 봄의 징후들이 혼재하는 이맘때가 선 굵은 암릉들의 전시장인 금오산을 오르는 적기이지 싶습니다. ●삼족오(三足烏) 닮은 구미의 성지 등산가들은 대개 금오산(976m)을 백두대간의 한 줄기로 본다. 하지만 현지인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주변 어떤 산줄기와도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인 산이라 믿고 있다. 무을면에서 생태사진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한태덕 작가는 금오산을 “땅에서 시작해서 땅에서 끝나는 산”이라고 표현했다. 구미에서 솟아올라 구미에서 명맥을 다하는 산이란 얘기다. 이는 금오산을 범상치 않게 여기는 주민들의 정서와도 무관치 않다. 강삼구 문화관광해설사는 “세 발 달린 황금빛 까마귀가 저녁노을 속에 금빛 날개를 펼치며 비상하는 모습과 흡사해 금오산이라 이름지어졌다.”고 했다. 태양 안에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 이른바 ‘삼족오’(三足烏)의 산이란 것이다. 금오산은 구미 어디서든 풍경의 주인이 된다. 인근 지역에선 풍수의 주인이 되기도 한다. 금오산을 기준으로 주변 지역의 풍수적 성격이 규정됐기 때문이다. 한태덕 작가에 따르면 보는 방향에 따라 금오산이 이름을 달리했는데, 이게 해당 지역의 특성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 선산 쪽에서는 금오산을 문필봉(文筆峰)이라고 부른다. 그 영향 때문인지 선산 땅에서 유독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 김천 쪽에선 노적가리를 쌓은 노적봉(積峰)으로 불렀다. 김천에 천석 갑부가 많았던 이유다. 성주 쪽에서는 처녀봉이라고 부른다. 바람난 여인의 산발한 모습을 닮았다는 것. 성주 기생이 이름난 것도 금오산의 산세 때문이란 얘기다. 억지로 꿰맞춘 느낌이 없지는 않으나, 사실 여부를 떠나 구미와 인근 지역 사람들이 금오산을 각별한 시선으로 보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금오산 등산로는 네 코스로 나뉜다. 그 가운데 산불조심기간이 끝나는 5월 중순까지는 공원관리사무소-대혜폭포-금오산성 내성-현월봉-약사암의 원점회귀 코스만 개방되고 나머지는 폐쇄된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약사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애보살입상과 오형돌탑바위를 돌아 금오산성 아래 용샘에서 다시 합류하는 코스를 즐겨 이용한다. 두 지역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거섶 빠진 비빔밥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풍경의 주인이자 풍수의 주인 산행 들머리는 채미정이다. 야은(冶隱) 길재의 충절을 기리는 정자다. 예서 현월봉까지는 3.8㎞ 남짓. 케이블카를 타면 거리는 2.1㎞로 줄어든다. 길지 않다고 만만히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등산로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게다가 겨울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어 아이젠과 등산 스틱이 필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곧바로 해운사(海雲寺)다. 칼다봉과 그 아래 도선굴, 대혜폭포 등을 병풍처럼 두른 절집이다. 해운사를 지나면 도선굴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도선선사가 득도했다는 자연굴이다. ‘기도발’이 좋다고 소문 나서 불원천리 멀다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늘 북적댄다. 깎아지른 절벽 옆으로 겨우 한 사람 지날 만한 길이 나있다. 요즘에야 철제 난간을 만들어 놨다지만, 길도 없고 안전장치도 없던 옛날에 이 벼랑길을 오르내렸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찔하기 짝이 없다. 도선굴을 돌아나오면 대혜폭포다. 높이가 무려 28m에 달한다. 여태 얼어있어 물길은 볼 수 없었지만, 주변의 기암절벽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대혜폭포를 지나면서부터 완만하던 길은 갑작스레 된비알로 바뀐다. 이른바 ‘할딱고개’다. 할딱고개 끝자락의 바위 전망대까지는 목재 계단을 만들어 뒀다. 위험할 정도의 급경사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딱고개가 끝났다고 안심하진 마시라. 예서 정상까지 또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줄곧 이어진다. 등산 코스 전 구간이 할딱고개라고 보면 틀림없다. 할딱고개 끝자락의 바위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이 상쾌하다.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칼다봉이 아래로 내달리고, 그 아래 대혜폭포와 도선굴이 매달려 있다. 산자락 중간 중간 비늘처럼 암봉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꼭 솔방울을 닮았다. 경북 봉화 청량산 암릉의 축소판이라 생각하면 알기 쉽다. ●선 굵은 암벽들의 전시장 금오산의 백미는 정상 바로 아래 암봉 사이에 터를 잡은 약사암 풍경이다. 우선 멀리서 약사암의 전경을 음미한 뒤, 천천히 절집 뜨락에 드는 게 순서다. 정상 직전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동국제일문’(東國第一門) 현판을 붙인 약사암 일주문, 오른쪽은 정상인 현월봉 가는 길이다. 현월봉에서 북삼 방향, 그러니까 송신탑 철조망을 끼고 바위 하나를 돌아서면 정말 기막힌 풍경이 숨겨져 있다. 풍경의 명당, 탑바위이다. 누군가 정성들여 쌓은 돌탑 사이에 앉아 기골이 장대한 암봉 아래 매달린 약사암과 멀리 구미 시가지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약사암에서 마애보살입상(보물 제490호)과 오형(烏亨)돌탑바위를 돌아보는 길은 사람의 정성과 만나는 길이다. 마애보살입상은 약사암 아래 등산로에서 300m 남짓 떨어져 있다. 거대한 바위의 모서리 부분을 돋을새김해 어느쪽에서 보더라도 또렷한 얼굴을 볼 수 있다. 이 높은 곳까지 올라 바위를 깎은 옛 석공의 불심도 갸륵하지만, 매일같이 입상 주변을 쓸고 치우는 한 할머니의 정성도 대단하다. 노구를 이끌고 예까지 오르는 일이 여간 고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마애보살입상에서 한 굽이 돌면 오형돌탑바위다. 여러 형태의 돌탑 수십기가 세워진 암봉이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할아버지란 설도 있다)가 자식의 명복을 빌며 쌓고 있다고 전해진다. 작은 돌 하나하나에 탑 쌓는 이의 정성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듯하다. 공단도시 구미에서 뜻밖의 풍경을 전하는 또 하나의 지역이 선산이다. 선산의 손꼽히는 여행지는 도리사. 신라 불교의 태동지다.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창건한 신라 최초의 절집이자 ‘해동 최초의 가람’으로 불린다. 원래 도리사의 암자가 있던 곳이었으나, 1976년 세존 사리탑이 발견된 이후 급격히 확대됐다. 낙산리 고분군도 둘러볼 만하다. 원삼국시대부터 통일삼국까지, 다양한 양식의 무덤 200여기가 남아 있다. 당시 이 일대를 지배하던 토호들의 집단 묘지로 추정된다. 밭 갈던 주인을 덮친 호랑이를 뿔로 들이받아 물리친 황소, 산불이 난 줄도 모르고 술에 취해 쓰러진 주인을 구하기 위해 강물에 몸을 적신 개 이야기도 이 지역에 전해온다. 의로운 소의 무덤 ‘의우총’은 산동면, 의로운 개의 무덤인 ‘의구총’은 해평면에 있다. 글 사진 구미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구미나들목으로 나가거나,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분기점→경부고속도로→구미 순으로 간다. 금오산은 중부내륙고속도로 구미나들목, 낙산리고분군 등 선산 쪽 유적들은 선산나들목으로 나가야 편하게 닿는다. 금오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480-4601. >>잘곳: 금오산도립공원 입구에 깔끔한 모텔이 몰려 있다. 3만~4만원 선. >>맛집:‘날마다 좋은 집’은 흑태찜으로 입소문난 집. 흑태는 명태를 반건조한 것을 말한다. 3만 5000~4만 5000원. 남통동에 있다. 453-3560. ‘오리명가’는 오리 1마리를 1만 4000원에 판다. 야채는 1인당 1000원. 도량동에 있다. 454-7575.
  • 서울시교육청 교장·교감·교육전문직 인사

    서울시교육청은 24일 다음 달 1일 자로 교장, 교감 및 교육전문직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학교 혁신 성과가 뛰어난 교장·교감을 장학관으로 발탁 임용하고, 교육여건이 어려운 지역의 학교에는 가급적 장학관을 배치했다. 한상로 석계초등학교 교장이 교원정책과장으로, 박경전 풍성중학교장이 성북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으로 발령났다. 또 김홍섭 평생진로교육국장은 독산고 교장에, 한명복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신현고 교장에 임명됐다. 시교육청은 “인사는 학교 현장 중심의 혁신에 대한 지원을 기본 방향으로 ▲교육격차 해소 및 인사 형평성을 고려한 지역별 교차 배치 ▲학교혁신 지원 중심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학교 우수경영자 발탁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서울시교육청 ◇초등 교장·교감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덕수초 권쌍옥△묵현초 김병수△한산초 김택호△원당초 류희공△휘봉초 박건춘△창림초 박란희△종암초 박순재△응암초 서기연△원묵초 손경재△왕북초 송춘례△신학초 안세은△면중초 유금효△영등포초 이득세△군자초 이상설△구로남초 이성자△삼릉초 이승환△개롱초 이인출△석계초 이일순△신기초 이혜자△계상초 정광선△중원초 정내석△옥정초 조준형△금호초 채건묵△연은초 최순옥△봉은초 최태규△경인초 함창덕△장지초 허옥진△신가초홍명숙<초빙교장에서 교장 임용>△광희초 최정재△길음초 추성범<초빙교장>△신원초 권기옥△삼광초 권성기△금북초 김선균△구암초 김성수△동신초 김재식△개원초 김혜경△길동초 문교민△신현초 박경자△창천초 오종열△공진초 이봉학△장충초 이은숙△동구로초 장덕실<교장 전보>△신천초 고정석△양동초 김진향△성산초 김찬환△흥인초 서효순△신북초 신재연△정목초 양민종△잠일초 어성혜△월정초 윤명옥△광장초 이강수△녹천초 이동택△광남초 이신우△중계초 이신원△도곡초 이옥선△개일초 이홍길△상수초 정해운△월촌초 최은주△창서초 권혁인△용동초 박동일△동명초 안복규△동호초 이영석△마장초 이이영△수색초 이동식△매동초 김휘경<교육전문직(관급)에서 교장으로 전직>△화계초 김영화△신영초 김인아△천동초 김정서△오류남초 변용주△흑석초 송묘용△장월초 오효숙△방화초 이상호△장수초 이순권△독립문초 이학신△발산초 정재성△우면초 조남기<교육전문직(사급)에서 교장으로 전직>△염경초 김재환(金再煥1)△전동초 문재원△온수초 손창호△미동초 유정옥△영풍초 조희숙<교사에서 교감으로 승진>△북부교육지원청 강석 강신호 김진호 배창빈△성북교육지원청 고순희 김희영 민주옥 신주현 이석호△강남교육지원청 구영애 김경미 조형식 차경련△서부교육지원청 김기갑 김종배 박정애 서영희 안광용 이상빈 이성녀 정하소 진순희 최미경 홍성화△강동교육지원청 김선자 서정애△중부교육지원청 김정희 박승란△강서교육지원청 문상희 박영희 신경희△동작교육지원청 박성주 이옥희 임경숙△동부교육지원청 박영란 정현일△남부교육지원청 신상춘 이미희△성동교육지원청 이강미△정진학교 윤경일<교육전문직(사급)에서 교감으로 전직>△강동교육지원청 김종환 윤순단△강서교육지원청 신영순△북부교육지원청 이병재△동부교육지원청 이정미△성북교육지원청 이효임△동작교육지원청 장은미△서부교육지원청 전진극△강남교육지원청 채준병△중부교육지원청 홍명성△정민학교 염유민<교감 청간 전보>△동부교육지원청 변창환△강서교육지원청 조현희△중부교육지원청 조혜천△성동교육지원청 채광수△북부교육지원청 탁현주△남부교육지원청 한은주<국립학교 전출>△서울교대부설초 최동렬◇초등·특수 교육전문직 <교육전문직(관급) 승진·전보>△학교혁신과장 한상윤△교육연구정보원 교수학습정보부장 이휴성△과학전시관 교육연수부장 이병화△남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 김효한[교육장]△동부교육지원청 김일환△강서교육지원청 김옥자△강남교육지원청 손웅△성동교육지원청 이용호[교육지원국장]△남부교육지원청 예성옥△북부교육지원청 전병식△강동교육지원청 고영택[장학관]△교원정책과 초등인사담당 김해충△성동교육지원청 특수교육지원센터담당 심규학△교육과정과 초등교수학습담당 김재환(金在煥2)<교장·교감에서 교육전문직(관급)으로 전직>△동작교육지원청 교육장 박덕수△교원정책과장 한상로△교육연구정보원 인성진로연구부장 김라경△과학전시관 기획운영부장 이근배△학생교육원 교육기획운영부장 최평구△학생교육원 가평영어교육원분원장 허인수△정책기획담당관 정책연구개발담당 교육연구관 서경수△교육복지담당관 복지운영담당당 장학관 김정혁[초등교육지원과장]△서부교육지원청 윤오중△강남교육지원청 박혜자△동작교육지원청 오명환△성동교육지원청 김미숙△성북교육지원청 김현묵<교감·교사에서 교육전문직(사급)으로 전직>△강동교육지원청 류덕엽△성북교육지원청 김병노△동부교육지원청 김선수 박현숙 조순래△북부교육지원청 박익상△강남교육지원청 안병진△중부교육지원청 오재준△동작교육지원청 이성원 이창헌△성동교육지원청 조광우△강서교육지원청 한동기△교원정책과 박래준 백미향△책임교육과 변명희△학교혁신과 김두희△교육연구정보원 김형식△교육연수원 박상준 박혜윤<교육전문직(사급) 전직·전보>△성동교육지원청 강해운△성북교육지원청 김재석 이영관△동부교육지원청 김홍미△남부교육지원청 나용주△강남교육지원청 배창식△서부교육지원청 전상희△남부교육지원청 천종만△강동교육지원청 한미경△교육연수원 김귀숙△교육연구정보원 김민주△학교혁신과 김세령△미래인재교육과 김재영△교육과정과 김종숙△교원정책과 김태식△책임교육과 박현숙 최철호△정책기획담당관 이은정 임세훈△진로직업교육과 임태현◇유치원 교원 및 교육전문직 <원감에서 원장 승진>△장충유치원 정혜손<교육전문직(사급)에서 원장 전직>△신우유치원 김기경<원장 전보>△은빛유치원 박찬화△진관유치원 정해남<교사에서 원감 승진>△서부교육지원청 박신정 윤향금△동부교육지원청 이정희 한정희△성동교육지원청 전은정△중부교육지원청 지주영<원감 청간 전보>△북부교육지원청 강효정△강동교육지원청 곽은숙△강서교육지원청 김광미△남부교육지원청 김선미△서부교육지원청 방은경△성북교육지원청 서인영△중부교육지원청 최미화<교육전문직(사급) 전직·전보>△북부교육지원청 김정숙△강서교육지원청 오필순◇중등교장 교감 <교감에서 교장으로 승진>△증산중 김기환△잠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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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성동교육지원청 주양엽△성북교육지원청 정인숙 한명선<교육전문직(사급) 전보·전직>△공보담당관 양신호△감사관 이대해△총무과 고효선△교육복지담당관 강요식△학교혁신과 김해경 박미숙 오성환 조호규△교육과정과 강흥권 안재민 안훈△미래인재교육과 양승욱△교원정책과 주석표△책임교육과 김영선 전영식△진로직업교육과 김영현△체육건강과 김허중 이수만△교육연구정보원 백운진 서광임 최선희△교육연수원 고소향 박정란△학생교육원 변영수 조재현△학생체육관 하태부△동부교육지원청 여성림 이세연△서부교육지원청 여미성 최환호△남부교육지원청 김시영△북부교육지원청 최근수△강동교육지원청 민영혜 박종운△동작교육지원청 김석균 양완국 윤명희△성동교육지원청 박성희 이옥경△성북교육지원청 김경희 송현섭 최병윤<교육과학기술부 전출입>△교육과학기술부 김승겸△중부교육지원청 장미숙△서울경운학교 김현진△과학전시관 남현우
  • [유통플러스]

    정식품 ‘아몬드와 호두 베지밀’ 정식품이 식사 대용으로 알맞은 ‘아몬드와 호두 베지밀’을 새롭게 선보였다.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집중력 향상에 좋다는 설명이다. 190㎖ 한 팩에 칼슘 100㎎이 들어 있으며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3도 보강했다. 또 식이섬유 1400㎎이 들어 있어 장 건강에도 좋다. 770원. 더페이스샵 ‘착한 손’ 핸드크림 더페이스샵이 공정무역 거래 원료를 사용한 핸드크림 ‘착한 손 크림’을 출시했다. 퀴노아씨 추출물, 쉬어버터, 코코아버터, 캐놀라 오일 등을 함유해 수분, 영양 공급이 탁월하다. 인공첨가물 등이 없어 자극이 없다. 최근 실시한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들을 용기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40㎖, 5900원. 이마트 갈치·고등어·오징어 할인 이마트는 22일까지 사전 비축한 갈치와 고등어, 오징어 230t을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가격은 냉동 갈치(330g 내외)가 4980원, 북극해에서 잡은 캐나다산 냉동 자반 고등어(마리당 650g 내외, 1손) 4700원, 동해안 선동 오징어 (250g 내외) 1280원이다. 아이쿱 생협 우리밀 식빵류 할인 아이쿱 생협이 우리밀로 만든 식빵류 11종을 최대 28% 할인 판매 중이다. 전국 자연드림 매장 110곳에서 우유식빵은 2100원, 백미식빵은 2900원에 살 수 있다. 잡곡식빵, 샌드위치 식빵, 통밀식빵 등의 다른 제품도 시중 동일 제품가 대비 최대 30% 저렴하다. 롯데면세 김포공항점 구찌 단독매장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은 수입 패션브랜드 구찌 단독매장을 열었다. 40㎡(12평) 규모로 가방, 신발,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전체 상품 중 50%가 남성 품목이다. 새달 미국 잡화 브랜드 코치도 입점할 예정이다.
  • ‘지상 최고의 악기’ 목소리의 하모니

    지난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장중한 합창이 울려 퍼졌다.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 나라오페라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만들어낸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의 ‘알렉산드르 넵스키’. 13세기 서북러시아를 외세 침입에서 구해낸 러시아 노브고로드 공작의 이야기를 다룬 칸타타로, 전체 7곡을 40분 가까이 연주하는 대작이라 자주 만날 수 있는 공연이 아니다. 같은 날 연주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러시아 부활절 서곡’이나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을 밋밋하다고 느끼게 할 정도로 큰 여운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타악과 합창이 큰 울림을 준 ‘일어나라 러시아인들이여’(4곡)와 메조 소프라노 올가 사보바의 저음이 엄숙하게 흐른 ‘죽음의 전장’(6곡)이 객석을 감동으로 몰아넣었다. 예이젠시테인의 동명 영화(1938) 장면들을 스크린에 투사하고 자막을 곁들인 것을 이 공연의 백미로 꼽는 이들도 있다. 자칫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는 영상이 오히려 청중의 이해를 도운 것은, 치밀한 연출로 공연 완성도를 높인 사례로 남을 법하다. 서울시향의 공연은 올해 즐비한 합창 공연의 시작이다. 올해 교향악단들이 선택한 공연에는 가곡, 아리아, 종교음악 등이 두루 포함돼 있다. ●바흐 ‘마태 수난곡’부터 하이든 ‘천지창조’까지 오는 2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내한해 바흐의 걸작 ‘마태 수난곡’을 연주한다. 바흐가 직접 지휘하기도 했던 800년 전통의 성 토마스 합창단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조합은 가장 완벽한 ‘마태 수난곡’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이 공연은 하루 앞선 22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도 오른다. (02)599-5743. 국립합창단은 첫 정기연주회로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를 준비했다. 3부로 구성된 ‘천지창조’는 천지 만물이 탄생한 6일(1·2부)과 아담과 이브(3부)를 그린다. 국립합창단과 나라오페라합창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협연하고, 천사 가브리엘과 우리엘, 라파엘(아담)은 각각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김세일, 바리톤 김동섭이 맡았다. 이 합창은 2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울려 퍼진다. (02)587-8111. ●서울시향 ‘보컬 시리즈’ 등 합창 무대 풍성 서울시향은 5회에 걸쳐 ‘보컬 시리즈’를 펼친다. 슈트라우스의 ‘4개의 마지막 노래’(3월 9일)를 시작으로, 모차르트의 아리아(7월 13일)와 레퀴엠(12월 7일),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콘서트 버전(8월 24일), 말러의 ‘죽은 아이를 기리는 노래’(10월 12일)를 준비했다. 또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모차르트 ‘미사 c단조 대미사’(4월 20일)와 베르디 진혼곡(6월 1일)을 선보일 예정이고,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합창과 함께하는 바그너 갈라 콘서트’(5월 8일)를 올린다. 공연 기획사 빈체로의 한정호 차장은 올해 유독 합창 공연이 많은 것에 대해 “세계적인 교향악단의 기본 레퍼토리는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장르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다.”면서 “교향곡과 합창곡을 두루 연주할 수 있는 실력 있는 교향악단이 많아진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제 ‘신이 만든 가장 위대한 악기’라고 칭송받는 인간의 목소리를 감상해보자. 박수는 여운이 가신 뒤에 쳐도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사랑의 제주 여행

    “겨우 돌을 지났을까 말까 할 무렵입니다. 아빠와만 살게 됐죠. 엄마 얼굴도 채 익히지 못했어요. 그러나 정작 가슴이 아팠던 것은 초등학교 졸업반 때 찢어질 듯한 가난 때문에 수학여행을 놓친 일입니다.” 비행기 타는 게 소원이던 김모(15·노원구 월계동)군은 7일 제주도로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김군은 오전 11시 형·동생·누나뻘인 노원구 어린이 10명과 나란히 제주행 여객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이 ‘작지만 큰’ 꿈을 일군 데에는 노원구 사회복지통합 서비스 담당인 조영숙 사회복지사의 도움이 컸다. 후원자를 찾으려고 뛰었다. 그러나 너나없는 경제난 속에 버겁기만 했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저가항공사와 연락이 닿았다. 항공료를 포함해 400만원 남짓을 도움받았다. 끼니를 모두 뷔페로 해 맘껏 먹도록 했다. 김군 외에도 이모(16·고1)군과 이모(15·검정고시 준비)양 오누이, 또 다른 이모(14·중1)군 등 10명이 동행한다. 이들은 9일까지 제주도에 머물며 이국적인 풍경 속에 색다른 체험을 한다. 하나같이 수학여행을 소원하던 꿈나무들은 마지막날인 9일 제주 올레길 5코스 백미구간으로 꼽히는 ‘큰엉 해안 경승지’와 6코스 새연교~새섬 탐방로, 7코스 외돌개~돔베낭골을 돈 뒤 서울로 돌아와 가족들 품에 안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백발백중 명중이 무관을 꿈꾸다(박상률·염정섭 글, 이영림·이준선 그림, 사계절 펴냄) 초등학교 학생용 역사 교과서가 워낙 재미가 없다 보니 또래 어린이를 등장시켜 역사와 생생하게 만날 수 있도록 일기체로 보여준다. 상상력이 들어가지 못할 만큼 깨알 같은 그림이 백미. 1만 2800원. ●열세 번째 아이(이은용 글, 이고은 그림, 문학동네 펴냄) 짙은 갈색 머리에 다 자란 키가 187㎝, 냉철한 성격으로 ‘맞춰진’ 열네 살 시우. 엄마가 원하는 완벽한 아이로 살아가던 중 동갑내기 감정 로봇 레오를 만나면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수많은 감정을 알게 된다.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다소 묵직한 내용이지만 술술 읽힌다. 1만 1000원. ●키스 마이 매스(대니카 매켈러 글, 배수경 옮김, 민음인 펴냄) 이 책이 ‘수학 귀신’처럼 베스트셀러가 될까?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중학교 저학년생을 위한 스토리텔링형 수학 학습서다. 정부가 무조건 암기하는 것이 아닌 창조적 수학 교육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 책처럼 가르치려나. 1만 6000원. ●맨홀장군 한새1·2(김우경 글, 오승민 그림, 문학과지성사 펴냄) 2009년 작고한 저자의 동화. 오랫동안 병마에 시달린 탓에 작은 생명과의 삶에 귀를 기울인 작가의 소박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 권 1만원.
  • [여수엑스포 D-100] 서울서 3시간 거리 ‘바다 도시’… 국제 해양·관광수도로 뜬다

    [여수엑스포 D-100] 서울서 3시간 거리 ‘바다 도시’… 국제 해양·관광수도로 뜬다

    2012 여수엑스포 개막이 2일 기준으로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지구촌 3대 축제의 하나다. 여수엑스포는 보고 즐기는 단순한 축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지구 환경문제를 테마로 공생의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여수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엑스포 주제로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선정한 것은 이 같은 지구환경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바다의 도시’ 여수에서 열릴 엑스포 준비상황과 엑스포 개최 기대효과 등을 짚어본다. 여수 엑스포는 5월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여수신항 일대에서 93일간 개최된다. 2조 1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다. 참가국 유치도 당초 목표했던 100개국을 넘어서 106개국으로 늘었다. 국제기구로는 국제연합(UN)·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9개 국제기구가 참가하고 100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찾을 것이 예상된다. 12조 2000억원의 전국적 생산유발 효과와 7만 9000명 고용 등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된다. 2005년 유치에 나섰다가 중국 상하이에 패해 2007년 재도전에서 성공한 여수는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2020년 인구 40만의 국제 해양·관광·레저 수도로 자리매김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박람회장 건설은 현재 92%의 공정률을 기록하며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3월까지 모든 공사를 끝낸다. 주제관, 한국관, 국제관, 해양생물관(아쿠아리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국제기구·NGO관, 기업관, 지자체관 등의 전시관이 들어선다. 또 세계가 주목하는 3대 랜드마크인 스카이타워, 빅오, 엑스포 디지털 갤러리와 엑스포타운, 특급엠블호텔 등 대부분의 시설들이 3월에 준공될 전망이다. ●문화·예술공연과 다채로운 이벤트 사회간접자본시설(SOC)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지난해 4월 완주~순천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10월 전라선 KTX가 개통되는 등 수도권에서 여수로 3시간대 접근이 가능해져 오는 길도 빨라졌다. 여수엑스포역(구 여수역)은 박람회장 입구와 연결되며 전라선 고속화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에서 2시간 57분 만에 박람회장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박람회 전까지 여수~광양 간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목포~광양 고속도로, 여수~순천 간 자동차전용도로 등의 신설로 모든 방향에서의 교통접근이 원활해진다. 항공편도 여수~중국 전세기 운항(3개사), 여수~김포·제주 등 국내선 증편과 대형기종 운항으로 무안·김해공항을 이용하는 외국 관람객도 공항버스를 이용해 쉽고 편하게 관람할 수 있게 된다. 박람회 기간 중 박람회장 주변에서는 쉴 새 없이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가 열린다. 관람객들은 93일 동안 400개 프로그램, 총 8000회 이상 펼쳐지는 문화공연과 이벤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박람회 핵심공간인 빅오를 주무대로 하는 화려한 뉴 미디어쇼와 여수세계박람회에서만 볼 수 있는 스펙터클한 해상쇼,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K팝 공연과 해외 빅스타 초청공연,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수상공연 페스티벌 등 다양하고 흥미진진한 대형이벤트가 펼쳐진다. 박람회에 참여하는 세계 100여개 국가들이 독자적으로 준비하는 특색 있는 자국의 문화공연, 각 지자체들의 대표 문화공연, 국내 유수 문화단체 공연, 관람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통마당 공연,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없애줄 신나는 거리공연 등 다양한 공연과 문화예술 이벤트들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국제적인 교류와 축제의 마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속, 창작, 기획, 시민공연 등 여수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다양한 장르의 문화 공연과 이벤트도 빠트릴 수 없다. 영당풍어굿, 현천소동패 놀이, 여수 강강술래, 거문도뱃노래, 여수상문살 물리기 굿, 전라좌도 여수삼동매구 등 우리 고유의 민속문화 공연이 선보인다. 진남경기장에서 선보이게 될 러시아 볼쇼이 아이스쇼와 돌산 진모지구에서 열릴 서커스 공연은 문화예술 행사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볼거리·먹거리로 엑스포를 풍성하게 박람회 구경과 함께 여수 관광도 빼놓을 수 없다. 우선 여수시가 자랑하는 여수10경이 있다. ①이순신장군의 얼이 살아 숨쉬는 국내 최대 단층 목조건물 진남관 ②붉게 피는 동백꽃과 수목 기암 절경 여수의 대표 관광지 오동도 ③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로 전국 최고의 일출명소 향일암 ④황홀한 빛 환상의 야경이 바다와 어울리는 해양관광의 거점 돌산대교 ⑤남해안에서 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 등대 ⑥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백도 ⑦1억년 전 공룡의 숨결이 느껴지는 생태학습장 사도 ⑧국내 3대 진달래 군락지 영취산 ⑨웅장함과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여수국가산업단지 ⑩해넘이를 배경으로 갯벌과 왜가리의 조화가 장관인 여자만 갯벌 등이다. 여수의 먹거리도 있다. ①막걸리 식초를 사용한 별미 중 별미 서대회 ②여수의 간장게장 맛이 일품인 게장백반 ③남해안의 싱싱한 해산물 한정식 ④여수의 겨울 비타민 굴구이 ⑤피부미용과 노화방지 효과가 탁월한 장어구이·장어탕 ⑥굴비보다 값을 더 매긴다는 금풍쉥이구이 등이 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뒤로 가는 열차 알아? 그 열차 사라진대…

    뒤로 가는 열차 알아? 그 열차 사라진대…

    기차는 여행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찐 달걀과 귤 두어 개에 사이다 한병 사들고 기차에 오르는 기분이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지요. 설령 그 여행길 끝에 기다려주는 이 하나 없더라도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풍경을 담고 가는 열차는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이맘때 꼭 타야 할 노선을 들라면 주저없이 영동선을 꼽겠습니다. 강원 중부 내륙의 험지를 두루 돈 뒤 강릉의 파란 바다 앞에 승객들을 내려놓지요. 오가는 길에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급한 경사의 산악 지역을 앞뒤로 오가는 철도 운행 방식인데, 우리나라에선 태백 통리역과 삼척 도계역 구간이 유일합니다. 그 스위치백이 올 6월께 반세기 동안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고 퇴역합니다. 새로 뚫린 솔안터널에 임무를 넘기고 기억 너머로 사라집니다. >>해발 680m… 가파른 산자락 오르락 내리락 스위치백(switchback)은 자세를 반대로 바꾼다는 뜻이다. 기차가 ‘갈 지’(之) 자 형태의 철로를 따라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급격한 경사를 극복한다. 고도 차가 많이 나는 지역의 급경사에 놓인 계단식 철로를 오를 때 이용된다. 우리나라에 ‘스위치백’ 시스템이 적용된 구간이 딱 한 군데 있다. 국내 철길 가운데 가장 경사가 심한 강원 태백 통리역과 삼척 도계역 사이 구간이다. 보다 정확히는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 1.5㎞ 구간에서 스위치백 운행이 이뤄진다. 통리역(680m)과 도계역(245m)은 고도 차가 435m에 이른다. 경사도는 45도에 육박한다. 어지간한 스키장의 상급자 코스가 35도 안팎인 것에 견주면 알기 쉽다. ‘핵 추진’ 기관차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급경사를 극복할 추진력을 얻기란 불가능한 일일 터. 그래서 고안해낸 게 스위치백이다. 1963년 완공됐다. 통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험준한 산자락을 빙글빙글 돌며 내려간다. 심포리역까지는 대략 8.6㎞. 그동안 지나치는 터널만 12개, 도계역까지는 17개나 된다. 꼭 그만큼의 산을 관통한다고 봐도 틀림없다. 심포리역 바로 앞은 통리협곡이다. 미인폭포를 품고 있는 협곡으로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린다. 이 구간을 겨울철 산악철도의 백미로 꼽는 것도 이런 빼어난 풍경들을 옆구리에 끼고 달리기 때문이다. 산자락을 설설 기어 내려오던 열차는 심포리역에서 숨을 고른 뒤 흥전역을 향해 달린다. 이때부터 스위치백이 시작된다. 앞만 보고 달리던 열차가 흥전역에 올라 멈춰서면 철로 방향이 바뀐다. 그 뒤 열차가 뒷걸음질 치며 나한정역을 향해 나간다. 오를 때는 정반대다. 나한정역에서 거꾸로 오른 열차는 흥전역에서 도움닫기를 한 뒤 힘차게 심포리역을 향해 나간다. 차장이 후진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해주기 때문에 여행객이 이 구간을 모르고 지나칠 염려는 없다. 지금은 사라진 1940년대 ‘인클라인’(강삭철도·모터로 열차를 견인하는 방식) 철길도 통리와 심포리 사이에 있었다. 급경사 비탈에 직선 철길을 놓은 뒤 위쪽인 통리역에서 열차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인클라인은 화물열차에만 해당됐고, 여객열차는 두 역이 종착역이었다. 해서 승객들은 가파른 비탈을 걸어 오르내리며 다음 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탔다. 그 시절에 지정 좌석제 같은 게 있었을 리 없다. 자리를 잡으려면 서둘러 뛰어 오르거나 내려가야 했다. 노약자들은 죽을 노릇이었지만 청춘들에겐 좋은 ‘아르바이트’ 기회였다. 짐 운반과 자리 잡아 주며 챙기는 돈이 여간 짭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엔 지게꾼까지 등장했다고. 한때 통리재에서는 짐꾼 100여명이 열차 승객과 비탈을 함께 오르내리며 생계를 이어갔단다. 겨울엔 비탈길이 얼어 더 힘들었다. ‘보릿고개 넘기보다 통리 고개 넘기가 더 힘들다.’는 유행어도 그때 나왔다. >>솔안터널 뚫려… 올 6월이면 역사 뒤안길로 오는 6월께 사라지는 스위치백 구간에는 폐선과 폐터널들을 활용한 위락시설이 들어선다. 강원랜드에서 100% 출자한 ㈜스위치백리조트에 따르면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일원에 총사업비 475억원을 투자해 개발사업을 벌인다. 오는 10월께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인클라인 철도가 돌아오는 게 반갑다. 스위치백리조트 측은 통리~도계 간 16.5㎞를 국내 유일의 산악형 열차로 복원해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도계읍 심포리~태백시 통리 간을 오가는 산악형 레일바이크, 스위치백 철도를 활용한 관광열차인 하이원 트레인 등 탈거리와 미인폭포를 돌아오는 통리 협곡 트레킹 코스, 폐갱도를 활용한 탄광 체험 시설 등도 들어선다. 기차 콘셉트의 숙박시설도 도입될 예정이다. 새로 들어설 솔안터널도 철도 여행 마니아들에게 관심거리다. 솔안터널(16.2㎞)은 KTX 금정터널(20.3㎞)에 이어 철도 터널로는 국내 두 번째로 길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루프형 터널이란 점도 이색적이다. 철로가 연화산(1171m) 아래 200~300m 지역을 나선형으로 휘감으며 올라간다. 태백시 동백산역과 삼척시 도계역 사이의 표고 차(387m)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동백산역은 올 6월께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차길 옆 마을… 벽화 세상 펼쳐지고… 태백은 한때 탄부들로 북적대던 탄광 도시였다. 1970~1980년대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릴 당시 태백 시내에는 기차역만 11개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마을이 철암마을과 남부마을이다. 철암마을 주변 풍경은 음울하고 쓸쓸하다.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려 비가 새지 않도록 한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인 집들 사이엔 쇠락의 기운이 가득하고, 작부들의 왁자한 웃음으로 가득 찼을 골목길엔 매서운 바람 소리만 윙윙댄다. 몇 해 전 지역 문화 예술 단체들이 번성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기억의 벽’이라는 거리 벽화를 그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마저 페인트가 벗겨지는 통에 되레 애잔함만 묻어 나온다. 그에 견줘 상장동 남부마을은 밝다. 주민들의 속사정이야 알 길이 없지만 최소한 겉보기엔 그렇다. 남부마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함태, 동해광업소 등의 광부 4000여명이 기거하던 대규모 광산 사택촌이었다. 지금도 주민 대부분이 옛 광부사택촌을 리모델링한 집에서 살고 있다. 마을의 볼거리는 노란 색채의 벽화들이다. 마을 담벼락마다 탄광마을의 애환을 담은 벽화 70여점이 그려져 있다. 콘셉트는 ‘나는 광부다’. 광부의 아들이었던 허강일(38) ‘문화예술산업 그림벽’ 대표가 동료들과 함께 그렸다. 사람만 벽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모를 쓴 돼지는 ‘햇돼지’를 표현한 것으로, 초짜 광부를 뜻한다. 입에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니는 강아지도 있다. 만복이다. 마을의 마스코트처럼 대접받는 녀석. 탄광 경기가 좋았던 시절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글 사진 태백·삼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열차 타기: 강릉행 혹은 강릉발 열차는 모두 통리역∼도계역 구간을 지난다. 자동차 여행자는 통리역∼도계역 구간만 탑승한다. 평일 기준 하행선 7회, 상행선 8회 정차한다. 통리역 552-1788.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태백→황지자유시장 앞 삼거리에서 삼척·도계 방향 좌회전→통리역 순으로 간다. 심포리·나한정·흥전역 모두 38번 국도 변에 있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5. →맛집: 초막고갈두는 두부와 고등어, 갈치찜으로 입소문 난 집. 각 음식의 앞 글자를 따 ‘고갈두’다. 주말엔 번호표를 받고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두부찜 5000원, 고등어찜 6000원, 갈치찜 1만원. 553-7388. 연화반점은 쫄깃한 수타 짜장면이 일품이다. 통리역 아래 있다. 552-8359.
  • “방사능 수치 사고前수준 회복… 유기농 발효농법에 관심커져”

    “방사능 수치 사고前수준 회복… 유기농 발효농법에 관심커져”

    도쿄에서 나리타 공항 방향으로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 가면 지바현 고자키 마을에 다다른다. 주민 6500여명이 사는 이 마을은 비옥한 토지와 양질의 지하수로 벼·콩 재배, 술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유기농 쌀 재배는 물론 일본 된장과 콩을 사용한 과자를 판매하는 ‘고자마 자연숙’을 운영하고 있는 스즈키 가즈시(60) 대표도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다. 스즈키 대표는 “원전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고자키 마을에도 한때 방사능 수치가 높아졌던 적이 있었다.”며 “그러나 10개월이 지난 지금은 정부의 방사능 기준치보다 낮고 사고 전과 비슷한 수준의 수치로 돌아와 소비자들이 이곳 먹거리에 대해 전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그는 고자키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의 방사능 측정 자료를 내밀었다. 현미에서 1㎏당 4~6 베크렐(㏃), 백미에서 3㏃, 보리에서 20㏃의 방사능이 각각 검출됐으나 무와 인삼 등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정부가 오는 4월부터 적용할 일반식품에 대한 규제치 100㏃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는 “쌀은 기본적으로 가공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을 거친 쌀의 방사능 수치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만큼 쌀을 이용한 된장이나 술 또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며 방사능 오염에 대한 지나친 경계심을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 발효사업에 헌신해 온 스즈키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오히려 고자키 마을이 발효 농업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래 농업 자체가 발효를 이용한 것이었지만 화학비료와 농약 등의 발달로 발효없는 재배를 하다 보니 토양과 자연의 파괴로 이어졌다.”며 “원전 사고 이후 유기농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젊은이들이 발효 농법을 배우러 고자키 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어머니…선생님…당신의 향기를 多 담았습니다

    어머니…선생님…당신의 향기를 多 담았습니다

    “‘젊은 작가라고 해서 젊은 줄 알았더니 30대 후반 아니냐’고 한 출판사에서 박완서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때 그리 이야기하셨습니다.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모시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처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세배를 한 추억이 없습니다. 그렇게 선뜻 저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나를) 믿을 만한 작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인생에 대해 늘 긴장하고 의심하고 질문할 때 감명받았습니다. 또한 선생님은 자신을 소수에 넣은 겸손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균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 은희경은 26일 세계사의 ‘박완서 소설전집’ 출판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작가 박완서를 추모했다. ‘자신을 소수에 넣는 겸손, 그것이 균형’이라는 은희경이 해석이 마음에 꽉 박혔다. 지난해 1월 22일 별세한 박완서의 1주기 기념 출판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사는 이날 22권짜리 박완서 소설의 전집 결정판이 완성됐음을 선언했다. 문학동네는 마지막 소설집 ‘기나긴 하루’를 펴냈다. 열화당에서는 박완서의 첫 소설집 ‘나목’과 이를 해석한 ‘나목을 말하다’를 500권 한정 특별판으로 출간했다. 출판계에서는 “이청준도 박경리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세계사에서 펴낸 전집은 의미가 남다르다. 박완서의 팔순(2011년 10월 20일)에 맞춰 출간 예정이었던 기획이었는데, 1주기 기념 출판이 됐기 때문이다. 박완서는 2008~2009년 즈음 “여기저기 출판사에 흩어져 있는 작품을 한데 모아서 내고 싶다.”고 주변에 이야기했었다. 전집이 나오는 중에도 계속 다른 출판사에서 소설책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13권 전집(1993~1996년)과 17권으로 늘어난 개정판(2002~2008년)을 냈던 세계사가 박완서의 꿈을 다시 현실화하는 데 참여했다. 2010년 5월 3일 첫 번째 편집회의에서 박완서는 개개의 작품을 손수 교정 보고 내용도 고치는 등 모든 작품을 직접 만져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 꿈은 ‘나목’의 교정을 마치고 두 번째 책인 ‘목마른 계절’을 보던 중에 담낭암으로 타계하면서 미완으로 남았다. 이번 전집에는 박완서의 등단작 ‘나목’부터 작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펴낸 2004년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까지 작가의 장편소설과 연작소설 15편이 모두 담겨 있다. 근작인 ‘아주 오래된 농담’과 ‘그 남자네 집’이 추가됐고,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던 ‘미망’은 원제를 복원해 실었다. 1차 전집에 포함됐던 ‘욕망의 응달’은 빠졌다. 이 작품은 여성지에 1978년부터 1년간 연재했던 것인데 박완서는 결정판 편집회의 이후 수록 목록을 줄 때 ‘전집에 넣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박완서의 특징을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장편, 중편, 단편 등 모든 장르에서 고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둘째 특별히 전성기라 구분할 시기가 없이 노년에도 당대의 1급 작가들과 계속 문제작을 두고 겨루었다는 점, 셋째 한국 대표 작가로서 문학적 평가는 물론 대중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낸 작가라는 점, 넷째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활동했다는 점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완서가 다룬 주제는 전쟁과 분단, 이산가족, 1970년대의 속물 자본주의와 타락한 중산층의 삶, 여성과 노인 문제, 성장소설, 연애까지 다양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사의 전집 결정판이나 열화당의 나목이나 모두 박완서의 장녀 호원숙씨의 참여가 없었더라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호씨는 어머니가 타계한 뒤 교열을 책임져야 했다. 그는 출판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저에게 맡겨진 숙제가 굉장한 축복이자 동시에 큰 고통이었다.”면서 “가족이자 독자로서 어머니의 문학을 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교정을 보다가 내팽개치기도 하고, 끌어안고 자다가 일어나 다시 읽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이다. “어머니의 소설을 읽는 것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려움만 주신 것이 아니라 냇물이 흐르고 들꽃이 피고 강이 흐르고 하는 즐거움도 주셨다. 언어와 표현의 즐거움, 많은 고통이 녹아있었다.” 특히 열화당의 ‘나목을 말하다’는 호원숙씨가 엮은 것으로, 나목을 쓰던 40대 안팎의 젊은 박완서를 10대의 기억으로 되살려냈다. 또 1976년, 1985년, 1990년 나목을 펴낼 때 쓴 작가의 후기와 김윤식과 김우종의 평론, 독자들의 감상문 등이 붙어 있어 나목을 이해하는 열쇠 같다. 열화당 나목의 백미는 134쪽부터 수록된 ‘‘나목’의 달라진 표현 대조표 1970-1976-2012’다. 열화당 이기웅 대표는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작인 나목을 35년 전 처음으로 출판했다.”고 소개한 뒤 “1주기를 맞아 책이 나올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고, 대조표를 통해 나목을 재조명하고 역사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했다. 열화당의 한정본은 그래서 세로쓰기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배에 대한 추억 한 가지. 설날 세배 간 문인이나 출판계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지만 박완서는 출판사 사람이나 후배 작가들이 세배를 오면 꼭 세뱃돈을 건넸다고 한다. 남자는 1만원, 여자는 2만원. 세배돈이 그리운 게 아니라 세배 갈 어른이 사라져 문학계는 슬퍼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안전운행 체크포인트…타이어·부동액·보험사 전화

    안전운행 체크포인트…타이어·부동액·보험사 전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연휴가 다가왔다. 친지와 친구 등 정겨운 얼굴들을 오랜만에 만날 생각을 하면 마음은 벌써 고향집 마당 앞으로 향해 있다. 그러나 자칫 들뜬 마음에 운전대를 잡다 보면 교통사고라는 불청객을 만날 여지가 높아지는 게 사실. 겨울철 눈길도 안전운행을 방해하는 암초다. 전문가들은 안전운행 요령을 익히고, 장거리 운전 필수점검 사항을 체크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일 완성차업계 등에 따르면 설 연휴 때는 평상시보다 사고가 더 많이, 그리고 더 크게 발생한다.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3년간 설 연휴 자동차보험 현황을 분석해 보니 평상시보다 설 연휴 전날에 대인사고가 42.8%나 많았다. 사망자와 부상자도 설 연휴 전날에 급증해 연평균 대비 각각 27.9%와 47.4% 늘었다. 설 당일에는 사망자가 평상시보다 25% 줄었으나 부상자는 연평균보다 40% 많았다. 이는 차량 정체로 대형사고는 줄지만 가족 동반 이동으로 탑승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운전대를 잡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은 기본적인 차량 점검을 하는 것이다. 먼저 타이어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100원짜리 동전을 트레드 홈에 넣고 이순신 장군의 감투가 보이면 수명이 다한 만큼, 바로 타이어를 교체하는 게 안전하다. 대개 주행거리 7만㎞ 정도에 교환을 해준다. 겨울철 엔진 동파를 막기 위한 부동액과 윈도 워셔액, 배터리 상태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엔진 가동 뒤 10분이 지나도 히터 열기가 약하다면 이상 여부를 의심하자. 고향을 오갈 때 어떤 위급한 상황에 닥칠지 모르는 만큼, 식수 등 비상 준비물을 챙겨야 한다. 자동차 회사 긴급 전화번호와 보험사 전화번호도 메모해 놔야 한다. 자가진단이 끝나면 안전운행 요령도 익혀야 한다. 눈길에서는 2단으로 출발하는 게 바람직하다. 1단으로 출발했다가 자칫 바퀴가 헛돌면서 뒤로 밀려날 수 있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자동변속 차량은 수동 모드 전환이 가능한 만큼 이를 이용하면 된다. 미끄러운 노면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이 미끄러진다. 이때는 주행 모드에서 엔진 기어를 순차적으로 낮춰주는 엔진 브레이크를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수동 차량은 계속 저단으로 감속하면 된다. 겨울철에는 차량 내부와 외부 온도차로 시야 확보가 어렵다. 이를 위해 창이나 백미러 등의 얼음과 눈을 틈나는 대로 닦아내야 한다. 낮에도 시야가 밝지 않으면 라이트를 켜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눈길 주행 때 앞선 차량들의 바퀴자국을 따라 운전해야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신과 인간’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신과 인간’

    1996년 알제리에서 일어난 ‘프랑스인 수도사 납치 사건’을 영화화했다.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둔 어느 날 산골 마을 티브히린에 위치한 수도원에도 내전의 긴박한 상황이 전해진다. 정부군의 보호 제안과 출국 요청에도 수도사들은 소명에 따라 도착한 땅을 떠나지 않기로 결의한다. 이듬해 3월 26일 새벽 1시 무장 괴한들이 수도원에 침입해 수도사들을 납치한다. 프랑스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인질범은 일곱 명의 인질을 전부 살해했고, 그들의 죽음은 양국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신과 인간’(원제: Des hommes et des dieux)은 납치되기 전까지 수도사들이 수도원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을 기록한 작품이다. 연기와 연출을 병행해온 자비에 보부아는 근래 비평적인 성공을 거둔 프랑스 감독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감독 데뷔 이후 여러 영화제에서 거푸 수상한 그는 ‘신과 인간’으로 칸영화제 그랑프리의 영예를 안았다. 종교 영화의 면모 때문에 전작들과 동떨어져 보이지만, ‘신과 인간’은 ‘네가 죽을 것을 잊지 마라’, ‘신참 경찰’에서 이미 다룬 ‘피할 수 없는 죽음과 선택’의 문제를 재차 화두로 삼은 작품이다. 보부아는 프랑스와 알제리,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의 정치, 문화, 역사적 갈등 같은 민감한 이슈를 기점으로 ‘사랑, 평화, 자유’라는 보편적 주제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수난의 비극을 다루고 있으나 ‘신과 인간’은 아우성이 들리지 않는 이상한 수난극이다. 인물들이 겪는 엄청난 시련과 눈물겨운 희생의 드라마는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수도사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해 주어진 과업을 묵묵히 수행할 뿐이며, 느리고 조용하게 진행되는 영화 또한 수도원의 일상 바깥으로 좀체 벗어나지 않는다. 공포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수도원의 일상이 버티기 힘겹게 변하고, 그럴 때마다 수도사들은 기도, 찬송, 부엌일, 정원 가꾸기, 환자와 이웃 돌보기에 정진하는 방식으로 폭력에 저항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각자의 절규하는 내면을 외면하는 건 아니다. 일기와 편지를 쓰는 동안, 노동하다 문득 생각에 잠기는 동안, 깊은 밤에 어두운 벽을 바라보는 동안 그들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구한다. 은총을 전하러 온 천사가 떠 있어야 할 자리에 전투용 헬기를 배치하는 것으로 영화는 수도사들의 절박함을 표현한다. 공포에 맞서 그들은 찬송의 소리를 더욱 높인다. 잔혹할 정도로 선명한 그 이미지에는 슬픔과 숭고함이 공존한다. ‘신과 인간’은 결국 어떻게 죽느냐에 관한 영화다. 중요한 건 인간으로서 삶을 어떻게 마치는가이며, 그것은 곧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를 역으로 결정짓는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의 백미는 납치 전날 밤의 만찬 장면에 있다. 곧 닥칠 죽음의 그림자를 예감한 듯 수도사들은 마지막 만찬 자리에 둘러앉는다. ‘백조의 호수’를 듣고 와인을 기울이며 그들은 무언의 인사를 나눈다. 클로즈업으로 포착된 인물들은 저마다 회한 어린 표정으로 믿음, 기쁨, 불안, 슬픔, 고통의 흔적을 쏟아낸다. 특히 노 수도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순간에는 현장에 함께 있는 듯 감정을 억누르기가 어렵다. 영화가 ‘얼굴의 춤’이 빚는 예술임을 절감하게 하는 장면이라 하겠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Weekend inside] 기능성으로 진화하는 쌀

    [Weekend inside] 기능성으로 진화하는 쌀

    쌀은 한국인의 주요 에너지 섭취원이다. 한국인은 성인이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의 30~40%를 쌀에서 섭취한다. 하지만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듯하다. 쌀이 단순한 주식을 넘어서 건강을 위한 기능성 식품으로 변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쌀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10여 가지 영양성분이 존재해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기능성·가공용 쌀 연구개발을 넘어 의료용, 산업소재용 기능성 쌀까지 개발됐다. ●쌀 소비는 계속 줄어 3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09년 개발된 ‘보람찬’ 벼는 100% 쌀로만 빵을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다른 품종에 비해 반죽이 쉽고 수분 보유 능력이 좋으며, 노화가 천천히 되고 맛도 좋아 빵·과자용으로 적합하다. 농진청은 최근 ‘보람찬’을 이용한 치즈케이크와 양갱, 호두과자, 붕어빵 제조법 등을 개발했다. 쌀국수 전용 품종으로 개발된 ‘고아미벼’는 한국형 쌀국수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끓는 물에 30초면 조리가 완성되고 조리 후 면발이 불어나지 않아 우리 입맛에 맞는 쫀득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활발하다. 올해 2월 농진청에서 개발한 ‘밀양263호’는 알코올 섭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가바’(GABA)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품종이고, ‘고아미 2·3호’는 일반 쌀보다 ‘저항전분 식이섬유’가 5배가량 높은 다이어트용이다. 지난해 화장품 회사인 스킨푸드는 일반 백미에 비해 항산화 성분이 200배나 많고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장흥군의 토종 야생쌀 ‘고대미(米)’ 추출물을 활용한 화장품 ‘고대미 영양라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화하고 있는 쌀 산업과 달리 국민들의 쌀 소비는 계속 줄고 있다.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2.8㎏(2010년 기준)으로 전년의 74.0㎏보다 1.6% 감소했다. 이에 우리 농업의 근간인 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쌀 가공식품 소비 확대를 꾸준히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 28일 쌀 가공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쌀가공산업육성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4월 23일 시행된다. 법에 따라 정부는 5년마다 쌀 가공산업 육성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쌀 가공산업이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가공용 쌀 계약재배 확대할 것” 아직은 시작 단계다. 우리나라의 쌀 가공식품 시장은 1조 8000억원(2010년 기준) 규모다. 이 가운데 떡류가 7900억원, 주류가 45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쌀 가공식품의 다양화 노력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총 735개로 집계된 쌀가공업체들도 영세한 소규모 사업체가 대부분이다. 농진청 답작과 양창인 박사는 “매년 쌀 가공식품 매출은 늘고 있지만, 국민들의 입맛이 그리 쉽게 바뀌지는 않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업체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원료곡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가공용 쌀 계약재배 물량을 올해 1600ha에서 내년 5000ha로 늘릴 예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쌀 가공산업의 안정화를 위해 원료곡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대기업들의 참여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쌀가공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CJ와 농심 등 식품 관련 대기업이 협회에 등록했다.”면서 “앞으로도 쌀 산업에 뛰어드는 대형업체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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