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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따뜻한 날씨 탓?’… 한 곳에서 먹이를 찾는 여름·겨울 철새들

    [서울포토] ‘따뜻한 날씨 탓?’… 한 곳에서 먹이를 찾는 여름·겨울 철새들

    겨울이 유독 온난한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6일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서 대표적 여름철새 노랑부리백로와 대표적 겨울철새 청둥오리가 한 곳에 모여 먹이를 찾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따뜻한 겨울 탓?’… 여름철새와 겨울철새가 한 곳에

    [서울포토] ‘따뜻한 겨울 탓?’… 여름철새와 겨울철새가 한 곳에

    겨울이 유독 온난한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6일 서울 성동구 중랑천에서 대표적 여름철새 노랑부리백로와 대표적 겨울철새 청둥오리가 한 곳에 모여 먹이를 찾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2016 올해의 자연 사진가’ 수상작

    내셔널지오그래픽 선정 ‘2016 올해의 자연 사진가’ 수상작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사진 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이 ‘2016년 올해의 자연 사진가 수상작’( 2016 National Geographic Nature Photographer of the Year contest)을 최근 공개했다. 올해의 자연 사진가 수상작은 액션, 동물, 풍경, 환경 문제 등 네 가지 부문으로 나뉘어 평가됐다. 액션 부문 1등상은 프랑스의 사진작가 그레그 르케르에게 돌아갔다. 그는 남아프리카의 야생 해변에서 정어리 떼를 사냥하는 돌고래와 부비새의 모습을 포착했다. 이 광경을 목격하고 촬영하는 데는 2주가 걸렸다. 액션 부문 2등상은 미국의 토리시어 오스터버그가 받았다. 그는 지난 5월 7일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를 포착했다. 액션 부문 3등상은 헝가리에서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가 복원된 대백로가 늪지에 모여 먹이를 놓고 다투는 모습을 담아낸 헝가리 사진작가 졸트 부딕이 받았다. 동물 부문 1등상은 지난 7월 24일 아침 인도 마하라시트라 암볼리 우림을 산책하다 뱀의 모습을 포착한 바룬 아디티야가 받았다. 동물 부문 2등상은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담수호에서 공작 농어의 사진을 담아낸 사진가 마이클 오닐이 받았다. 사진에는 공작 농어 암컷이 새끼들을 지키는 모습이 담겼다. 공작농어 암컷은 새끼들이 커져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여러 육식 어류들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한다. 동물 부문 3등상은 마리오 수아레즈 포라스가 2015년 여름 웨일스 스코머 섬에서 찍은 사진으로 비를 맞으며 쉬는 북대서양 바다오리의 모습이 담겼다. 풍경 부문 1등상은 네덜란드 숲의 너도밤나무의 모습을 저녁 일몰 때 신비롭게 담아낸 제이콥 캡테인이 수상했다. 풍경 부문 2등상은 이탈리아 돌로미테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중 하나인 치몬 델라팔라의 모습을 담아낸 생생하게 담아낸 알레산드로 그루자가 받았다. 풍경 부문 3등상은 지난 6월 파나마 시티 남쪽 해안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태평양 위에 형성된 적란운을 포착한 산티아고 보르하에게 돌아갔다. 환경 문제 부문에서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북부에서 굶어 죽은 것으로 예상되는 북극곰 사체를 포착한 바딤 발라킨이 1등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곳에서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최근 북극곰 사체가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환경 문제 부문 2등상은 염전으로 개발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습지의 모습을 담은 크리스 맥캔이 수상했다. 환경 문제 부문 3등상은 바다에 떠다니는 아이라이너 플라스틱 입자를 현미경으로 담아낸 엘레너 라이더가 받았다. 아이라이너에 들어가는 이런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은 몸에서 씻어내고 나면 바다에 남아 떠다니게 된다.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백로·잉어 돌아온 구로 ‘환경부 그린시티’ 수상

    백로·잉어 돌아온 구로 ‘환경부 그린시티’ 수상

    20년 전만 해도 서울 구로구 곁을 흐르는 안양천은 주변 공장의 오·폐수로 몸살을 앓았다. 당연히 생태계도 파괴돼 물고기 등 생물의 흔적조차 찾지 못했다. 구로구는 안양시와 협약을 맺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안양천은 백로, 잉어, 왜가리 등 24종의 생물이 머무르는 서식지로 재탄생했다. 구로구의 환경보호를 위한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 구로구가 환경부 주관 ‘제7회 그린시티 공모’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수상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린시티’는 환경부가 2004년부터 환경보전과 환경친화 정책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년에 한 번 우수자치단체를 선발해 주는 상이다. 평가 기준은 ▲수질, 대기질, 녹지, 자원순환, 생태,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행정 기반 분야 ▲조직, 예산, 환경 거버넌스, 환경 시책 등 환경행정 역량 분야 ▲자료 검증과 환경 시책에 대한 현장 평가 등 3개 분야 15개 지표로 구성됐다. 구로구는 ‘그린구로 네트워크 사업’이 좋은 성과를 이끌었다고 평가한다. 그린구로 네트워크는 구로구에 있는 안양천, 도림천, 목감천 등 3개 하천과 매봉산, 와룡산, 천왕산, 계남근린공원, 궁동생태공원, 항동 푸른수목원 등의 녹지를 하나로 연결한 도심 속 생태공간을 일컫는다. 산림형 4개 코스, 하천형 3개 코스, 도심형 2개 코스를 잇는 28.5㎞ 구간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구로구는 오염된 생태공간 복원을 위해 구민, 시민단체, 기업과 함께 환경 거버넌스도 구축하고 생태복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면서 “그린시티 수상에 만족하지 않고 햇빛발전소 추가 건립 등 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DMZ에 산양 등 멸종위기 동물 91종 서식”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 40여년 동안 비무장지대(DMZ) 생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담은 생물다양성 종합보고서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DMZ 일원(1557㎢)에는 포유류 43종과 조류 266종을 포함해 7개 분야 4873종의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모두 91종이 살고 있다. Ⅰ급은 16종으로 산양·사향노루·반달가슴곰·수달·붉은박쥐 등 포유류 5종과 흑고니·노랑부리백로·저어새·두루미 등 조류 9종, 수원청개구리(양서류)·흰수마자(담수어류) 등이다. 이 가운데 두루미와 사향노루는 DMZ에서만 확인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는 식물 15종, 포유류 6종, 조류 34종, 육상곤충 3종, 양서·파충류 5종, 담수어류 10종, 호수나 강의 바닥면에 서식하는 저서무척추동물 2종 등 모두 75종이 서식하고 있다. DMZ 면적은 국토의 1.6%에 불과하지만 생물종은 한반도 전체(2만 4325종)의 20%를 차지했고, 멸종위기종은 41%나 됐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연말행사·가족행사 시 활용 가능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 인기

    연말행사·가족행사 시 활용 가능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 인기

    경기도 동탄에 사는 김모 씨는 지난 추석명절에 자신의 집에 친척들이 방문했다. 친척들이 워낙 많고 집에 다 재울 수 없어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게 했다. 웬만한 펜션 보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어 친척들의 만족도도 높았으며 우리 가족도 편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었다. 위에 사례와 같이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들마다 게스트하우스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마련하면서 입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어린이집, 근린공원, 놀이터 등의 기본 커뮤니티 시설 이외에 가족친화공간 커뮤니티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저렴한 숙박료는 물론 손님맞이, 각종 모임장소로도 활용이 가능하여 연말이나 연휴에는 최소 한달 전에는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할 정도이다. 이로 인해 최근 분양한 단지들 중에서도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해 청약성적도 우수했다. 지난 3월 GS건설이 분양한 ‘은평스카이뷰 자이’는 단지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해 고가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13.2대 1의 평균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 9월에 대림건설이 분양한 ‘e편한세상 추동공원’은 단지 내에 게스트하우스는 물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조성되어 최고경쟁률 10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27일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자들의 욕구가 점차 커지면서 니즈를 반영하여 건설사들도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들을 선보이고 있다”며 “최근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커뮤니티 시설들이 각광받으면서 단지 내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GS건설이 10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 공급하는 ‘스프링카운티자이’가 입주민들의 위한 게스트하우스를 갖춰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이 단지는 총 8개 동, 전용면적 47~74㎡, 1345가구로 공급되며 편안하게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부대편의시설 서비스로 게스트하우스는 물론 세탁서비스, 식당, 대형종합병원과의 의료 연계 서비스(예정) 등을 받을 수 있다. 용인 에버라인 동백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동백역을 통해 분당선 이용도 수월하고 강남, 분당, 수원 등 타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또한 단지 뒤로 약 101,600㎡(31,000여평) 규모의 원형녹지 소나무숲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견본주택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손곡로 신분당선 동천역 2번출구 인근에 마련되며,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로에 마련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운사이징, 공급 줄어드는 20형대 아파트 경쟁 치열

    다운사이징, 공급 줄어드는 20형대 아파트 경쟁 치열

    앞으로 분양면적 20형대 아파트 분양 받기가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9월 중순까지 금융결제원의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분양면적 66~99㎡(구 20형대) 분양물량이 전체 분양물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4년 전체 분양가구(23만407가구) 중 20형대 물량은 7만146가구로 전체 가구의 30.4%를 차지했다. 2015년에는 20형대 물량이 9만3,988가구로 증가했지만 전체 분양가구가 35만6,192가구에 달해 20형대 비중은 오히려 26.4%로 줄어들었다. 이에 공급비중이 줄어들면서 청약경쟁률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 두산건설이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선보인 중소형아파트 ‘송파 두산위브’는 1순위에서 22.0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주택형이 마감됐으며, KCC건설이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서 분양한 ‘효창파크 KCC스위첸’도 전세대 중소형 구성으로 1순위에서 평균 15.24대 1을 기록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11일 “20형대는 30형대 보다 총 매매가는 낮은 대신 4베이 등 신평면이 활성화되면서 확장을 통해 30형대 못지 않은 공간 활용이 가능해 가성비가 좋게 평가된다”며 “더불어 대출한도, 건수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상환여력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20형대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GS건설이 10월 공급하는 ‘스프링카운티자이’가 20평대 상품을 갖추고 있어 주목된다. 스프링카운티자이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 위치하며 총 8개 동, 전용면적 47~74㎡, 1345가구로 전가구 전용 74㎡ 이하의 중소형만으로 공급된다. 이 단지는 GS건설이 시공은 물론 운영·관리(임대보증금)한다. 식당을 비롯한 부대시설 또한 GS건설 자회사에서 통합 관리한다. 대형종합병원과의 의료 연계 서비스(예정)를 받을 수 있으며, 전 세대 전용 74㎡ 이하의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해 분양가 및 임대 보증금, 관리비 부담이 적다. 단지는 용인 에버라인 동백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에 위치하고 있다. 동백역을 통해 분당선 이용도 수월하며 강남, 분당, 수원 등 타지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또한 단지 뒤로 3만평 규모의 원형녹지 소나무숲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로에 마련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추사 김정희도 힐링했다는 백사실계곡 별장터 찾아 시간 여행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추사 김정희도 힐링했다는 백사실계곡 별장터 찾아 시간 여행

    서울미래유산은 정치역사, 산업노동, 시민생활, 도시관리, 문화예술 등 5개 분과로 나뉜다. 산업노동분과 세부선정기준에 따르면 개별 건조물보다는 산업활동 간 상호 유기적 관계를 갖는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도시산업사에서 상징성이 높은 건물은 개별 선정이 가능하다. 공산품의 경우 최초 제품이라는 상징성이 있어야 하고 동상·탑·기념물인 경우 예술적 가치만을 고려한다. 서울의 산업화와 노동현실을 다룬 문학작품도 지정할 수 있다. 다음엔 시민생활분과 세부선정기준을 알아본다. 서울시는 미래유산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을 서울신문·문화지평과 공동주관으로 매주 토요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co.kr)에서 답사 코스 확인과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입추, 처서, 백로 등 가을 절기가 모두 지났지만 여전히 무더웠던 지난달 10일.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는 홍지문과 탕춘대성(서울시 유형문화재 33호)에서 서울미래유산 역사탐방 아홉 번째 답사가 오전 10시 시작됐다. 참석자 대부분이 생소하게 마주한 성과 성문 앞에서 배건욱(47) 서울미래유산해설사의 해설에 귀를 쫑긋 세웠다. 홍지문·세검정 현판은 박정희 친필전국 21개 문화재에 흔적… 가장 많아 “홍지문,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산성 명칭을 탕춘대성이라고 한 것은 현재 세검정이 있는 동쪽 100여m 되는 산봉우리에 탕춘대(蕩春臺)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탕춘대는 연산군이 1506년 이곳에 누대(樓臺)를 지어 연희 장소로 삼은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영조 때는 무사들을 훈련시키는 연융대(鍊戎臺)로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세검정 정자를 지나 월드캐슬 빌라 정문 왼쪽 암벽 아래 표지석으로 남아 있다. 배 해설사는 특유의 또렷하고 나긋한 목소리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왜란과 호란 과정에서 수차례 한양이 함락되는 수모를 겪었던 조선 왕조는 수도 방위를 전후 복구의 중심에 뒀습니다. 성 축조에는 많은 찬반 양론이 있었고 공사가 거의 완성될 때까지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신하들이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서울미래유산’ 소전 손재형 옛 가옥현재는 한정식집 ‘석파랑’으로 변신 홍지문 편액은 숙종이 친필로 내렸다. 한성 북쪽 문이라서 한북문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임금이 편액을 내렸기 때문에 홍지문으로 정리됐다. 1921년 1월 문루가 주저앉은 데 이어 8월에 대홍수로 사천(모래내)이 흐르던 오간수문마저 유실된 것을 1977년 복원했다. 편액은 이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것이다. 편액 글씨와 관련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대통령 친필 문화재 현판 현황’에 따르면 전국 27곳 문화재에 전직 대통령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그중 홍지문, 세검정 등 박 전 대통령 친필이 있는 곳이 21곳으로 가장 많았다. 노 의원은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재복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번 코스에는 서울미래유산이 단 한 곳뿐이다. 종로구 홍지동 125에 있는 한정식집인 석파랑이다. 서예계 거목인 소전 손재형(1903∼1981) 선생이 말년에 작품활동을 했던 곳으로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배 해설사에 따르면 이곳은 한정식집으로 서울미래유산이 된 게 아니라 소전이 지은 옛 가옥이기 때문이다. 1985년 사용 승인된 한옥은 1989년 소유주가 소전의 딸에서 현재 석파랑을 운영하는 김주원 회장으로 변경됐다. 김 회장은 1993년부터 이곳을 한식당으로 탈바꿈시켰다. 김 회장은 “가족 잔치와 상견례 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특히 한국을 찾은 외교사절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석파랑 언덕배기에는 석파정 별당(서울시 유형문화재 23호)이 있다. 소전이 이곳에 집을 지으면서 석파정(서울시 유형문화재 26호)에서 별당을 옮겨 놓은 것이다. 별당에서는 조선 후기 유행했던 중국풍 건축미를 감상할 수 있다. 배 해설사는 “별당 규모는 작지만 훌륭한 기술을 가진 한옥 장인이 최고급 자재를 사용해 지은 조선 후기 상류사회의 대표적인 별장 건축물”이라고 설명했다. 석파(石坡)는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호로 석파정은 이번 답사 종착지인 서울미술관 뒤쪽에 있다. 원래 이 정자는 조선 말 세도가인 영의정 김흥근의 별장이었다. 흥선대원군은 이를 자신의 별장으로 만들고 싶어 고종을 하룻밤 머물게 하는 꼼수를 부린다. 배 해설사는 “당시 군신관계 관습상 군왕이 머물렀던 곳은 신하가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김흥근은 울며 겨자 먹기로 정자를 상납해야 했다”고 말했다. 경내 안양각 뒤 바위에 ‘삼계동’이란 각자(刻字)가 있어서 ‘삼계동 정자’로 불리다가 대원군이 차지하면서 자신의 호를 딴 석파정(石坡亭)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번 코스의 테마는 ‘도심의 쉼터 부암동’이다. 서울 시내에서 몇 안 되는 고즈넉한 시골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동네다. 그래선지 예부터 세도가들의 별장이 많았다. 부암동 동명은 부암동 134에 부침바위(付岩)가 있던 데서 유래됐다. 부침바위에 다른 돌을 자기 나이 숫자대로 문지르다 붙여서 떨어지지 않으면 잃어버린 아들을 찾거나 사내아이를 얻는다는 전설이 담겨 있다. 높이 2m 정도 되던 바위는 1960년 자하문 도로공사 때 깨뜨리기 전까지 서 있었다. 지금은 이 바위를 기념하는 비슷한 크기의 석조 조형물이 세검정 삼거리에 있고 표지석은 부암동 유원빌라 근처에 있다. 답사단은 세검정(서울시 기념물 4호)과 조선시대 궁중, 중앙관청에서 쓰는 종이를 만들던 조지서 터를 지나 세검정초등학교 안으로 들어섰다. 운동장 구석진 곳에 있는 장의사(莊義寺) 당간지주(보물 235호)를 보기 위해서다. 장의사는 황산벌 싸움에서 전사한 신라 화랑 장춘랑과 파벌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당간지주란 절 입구에 깃발을 거는 기둥인 당간을 받치는 돌기둥을 말한다. 운동장 한쪽에 높이 3.63m의 거대한 석주 두 개가 단단하게 박혀 있다. 신라의 화랑 넋 기리는 ‘당간지주’초등학교 운동장 한켠에 위치한 ‘보물’ 답사에 참여한 류창국(46)씨는 “당간지주를 바라보고 있자니 신라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하고 두 화랑의 기백을 상상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장의사는 연산군이 일대에 탕춘대를 만들면서 폐사되고, 이 터에는 ‘이괄의 난’의 영향으로 인조 2년(1624년)에 총융청이 자리잡았다. 총융청은 한양도성 외곽 경기지역 경비를 맡아 오다 고종 21년(1884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세검정초등학교 담장 중간쯤 총융청 표지석이 있다. 답사단은 갔던 길을 되돌아 내려와 백사실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본격적인 도심의 쉼터로 들어가기 위함이다. 부암동 마을정자인 신영정을 지나면 마을 사람들이 만든 이정표가 친절하게 길을 안내한다. 백사실계곡을 가려면 거대한 바위 위에 지어진 현통사를 지난다. 종로구 부암동 115 일대 백사실계곡은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된 도심 청정구역이다. 북악산 북사면에서 발원한 계곡물에는 도롱뇽, 가재, 무당개구리 등이 서식한다. 1800년대 별서 유적지인 백석동천(명승 제36호)이 각자로 남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별장터는 백사 이항복의 소유였다는 설이 많으나 고증되지 않았다. 후일 추사 김정희가 이 터를 사들여 새롭게 별서를 만들었다는 내용을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옛 문헌에서 찾아냈다. 백사실계곡이 도심 속에 깨끗하고 조용한 휴식 공간으로 사랑받아온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답사단이 찾은 이날 역시 계곡 밖은 햇볕이 이글거렸지만 이곳은 아름드리 나무들이 만든 ‘녹색그늘’로 시원했다.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백석동천’(白石洞天)의 호방한 각자가 풍광과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곳이다. 어머니와 부인, 딸 등 일가족과 함께 나온 이영기(41)씨는 “평소 무심코 지났던 곳에 대해 역사적 배경이 담긴 해설을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 시니어클럽에서 활동하는 이재원(63)씨는 “저보다 연세가 많으신 클럽 어르신들을 백사실계곡에 모시고 와서 설명해 드리고 싶어서 먼저 배우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창의문(보물 1881호)으로 내려가는 길에서는 한양도성 백악구간이 훤하게 보인다. 멀리 백악의 가파른 산세를 좇아 도성을 쌓았을 조선 민중들의 거친 숨소리가 메아리로 들리는 듯하다. 서울 사소문 중 하나이자 자하문이란 예쁜 별칭으로 불리기도 하는 창의문에 다다랐다. 사소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귀한 유적이다. 인왕산 산세가 흡사 지네 같다고 해서 홍예문 천장에는 지네의 천적인 닭이 그려져 있다. 안평대군 이용의 별장인 무계정사(서울시 유형문화재 22호)가 있던 터에 이르자 한옥채 공사가 한창이었다. 명필이었던 안평대군이 남긴 ‘무계동’(武溪洞)이라는 각자가 이곳이 무계정사가 있던 터라는 것을 증명했다. 바로 옆은 문인 현진건의 집터가 있다. 답사단은 마지막 지점인 석파정이 있는 서울미술관에 도착했다. 몇 해 전 개인에게 팔린 뒤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입장권을 사야만 대원군의 별장을 오롯이 볼 수 있다. 아쉽지만 배 해설사가 준비해 온 사진으로 답사 갈증을 풀었다. 배 해설사는 “부암동이라는 공간은 조선시기 한양도성 너머에 있어 도성 배후지 역할을 했고 개발도 많이 됐지만 그래도 고유 모습을 꽤 간직한 곳이다. 특히 백사실계곡은 자연을 잘 간직하고 있고 일급수지의 청정지역이자 다양한 시간을 넘나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답사를 마무리했다. 글 사진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1~2인 가구 증가속 용인 전세대 소형평형 분양아파트 관심

    1~2인 가구 증가속 용인 전세대 소형평형 분양아파트 관심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기존 대형 면적 아파트보다 높은 청약 경쟁률· 가격 상승률로 이러한 수요자들의 선호도 증가를 알 수 있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 및 경기도에서 올해 1~7월 동안 분양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1순위 청약경쟁률을 보인 곳은 5월에 분양한 ‘동탄2신도시 동원로얄듀크1차’ 전용 59㎡A타입이다. 무려 20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7월에 분양한 ‘아크로리버하임’도 전용 59㎡A은 31가구 모집에 8740명이 몰려 281.94대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2위에 올랐다. 또한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평형 중 5개 평형이 전부 전용 59㎡였다. 소형평형은 중대형 면적보다 가격 상승률도 높게 나타난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2008년 8월 입주) 전용 59㎡의 경우 이달 기준 1년 동안 일반 매매가격 상승률은 10.4%였다. 반면 전용 84㎡는 3.5%에 불과했으며, 전용 121㎡의 경우 가격상승이 전무했다. 소형평형의 인기는 1인 가구 등 소형가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7.2%로 2인 가구(26.1%), 3인 가구(21.5%)를 제치고 처음으로 비중 1위로 올라섰다. 특히 1~2인 가구의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10년 1-2인 가구 비중은 48.1%였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고(53.7%) 앞으로 9년 후인 2025년에는 60% 이상(62.4%)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10가구 중 6가구 이상이 1~2인 가구인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29일 “1~2인 가구가 대표적인 가족구성원형태로 거듭나고 있는 상황에서 소형주택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소형주택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경향이 많고 세입자 층도 풍부해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GS건설이 10월 공급하는 ‘스프링카운티자이’가 전가구 소형평형으로 공급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스프링카운티자이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중동 일대에 위치하며 총 8개 동, 전용면적 47~74㎡, 1345가구로 전가구 전용 74㎡ 이하의 중소형만으로 공급된다. 이 단지는 GS건설이 시공은 물론 운영·관리(임대보증금)하며 보증금 반환이 보장된다. 식당을 비롯한 부대시설 또한 GS건설 자회사에서 통합 관리한다. 대형종합병원과의 의료 연계 서비스(예정)를 받을 수 있으며, 전 세대 전용 74㎡ 이하의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해 분양가 및 임대 보증금, 관리비 부담이 적다. 또한 용인 에버라인 동백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아파트다. 동백역을 통해 분당선 이용도 수월하며 강남, 분당, 수원 등 타지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단지 뒤로 3만평 규모의 원형녹지 소나무숲이 있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로에 마련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新국토기행] 영월 강물에 단종의 애환도 김삿갓의 풍류도 흘러흘러 갔구나

    [新국토기행] 영월 강물에 단종의 애환도 김삿갓의 풍류도 흘러흘러 갔구나

    단종의 외로운 넋과 충신의 넋이 서린 ‘충절(忠節)의 고장’ 강원 영월군이 중부 내륙 관문의 중심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겹겹이 산과 강이 있지만 정선·태백과 충북 단양, 경북 봉화를 잇는다.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깊은 역사와 유적지를 간직하고 동강, 서강, 천연동굴 등 자연자원이 풍부한 문화와 자연의 보고다. 해발 1000m 안팎의 고원지대로 사계절이 뚜렷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천혜의 자연 속에 펼쳐진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사철 도시인들을 끌어들인다. 장릉, 청령포 등 단종의 애환이 깃든 유적지와 방랑시인 김삿갓 유적지 등 선조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역사여행도 좋다. 2008년 박물관 특구로 지정됐고 세계민속악기, 곤충, 민화, 동강사진 등을 테마로 한 다양한 박물관이 26개나 들어서 최근에는 박물관의 고장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각종 미술관, 문화촌 등이 있고 밤하늘 별자리를 만날 수 있는 별마로천문대까지 있어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지로도 제격이다. 토속적인 먹거리도 영월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바람·하늘·강·숲이 좋은 초가을, 아름다운 영월을 찾아 여행을 떠나 보자.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볼거리●단종이 머물고 잠든 곳 청령포·장릉 조선시대 6대 임금 단종이 묻힌 곳이 장릉이다. 사적 제196호로 지정됐다. 단종이 숙부인 세조에 의해 왕위를 빼앗기고 귀양지인 영월에서 사약을 받아 죽임을 당하자 영월호장 엄흥도가 장사지냈다. 이후 220여년의 세월이 흘러 숙종 때 단종 왕으로 봉하고 묘를 장릉으로 정했다. 장릉은 간단한 석물이 주를 이룬다. 돌로 만든 사각옥형(四角屋形)의 장명등(長明燈)이 장릉에서 첫선을 보이는 게 독특하다. 청령포는 단종이 유배됐던 곳이다. 홍수로 영월 객사 관풍헌으로 처소를 옮기기 전까지 두 달 동안 거처했다. 남면 광천리 남한강 상류에 있다. 강의 지류인 서강이 휘돌아 흘러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한쪽으로는 육륙봉의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바깥과 배로 연결되는 섬 같다. 명승 제50호로 지정됐다. 단종이 그곳에 살았음을 말해 주는 비석과 어가, 단종이 한양을 바라보며 시름에 잠겼다고 전하는 노산대, 한양에 남겨진 정순왕후를 생각하며 쌓은 돌탑, 외부인의 접근을 금하기 위해 영조가 세웠다는 금표비가 있고 관음송(천연기념물 349호)과 울창한 소나무숲 등이 있다. 단종은 관풍헌에서 17살의 어린 나이로 숨졌다. 슬픈 역사가 남아 있는 유서 깊은 유적지가 서강과 어우러져 자연경관이 뛰어나다.●서강에 자리한 대표 경관 한반도 지형 한반도 지형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 땅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풍경으로 서강변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로 지정됐다. 강을 끼고 동쪽은 높은 절벽에 나무가 울창한 반면 서쪽은 경사가 완만한 평지에 가깝다. 또한 북쪽으로 백두산, 남쪽으로 포항의 호미곶과 같은 산과 곶이 오묘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역의 행정구역 명칭도 ‘한반도면’으로 바꿨다. 한반도 지형은 서강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 중 하나로, 평창강 끝머리에 있다. 하천의 침식과 퇴적 등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다. 한반도 지형 우측으로는 절벽이 형성돼 있는데 마치 한반도의 동해안 지형과 흡사하게 닮았다. 절벽을 따라 흘러내린 산줄기가 백두대간을 연상하게 한다. 좌측으로는 서해를 닮은 모래사장도 있으며 우측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닮은 것 같은 바위도 있다. 석회암으로 구성된 바위절벽에는 돌단풍이 군락을 이뤄 가을에는 화려한 단풍이 장관을 이룬다.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강물 속에는 쉬리, 어름치, 민물조개 등이 서식하고 백로, 비오리, 원앙 등의 조류와 수달과 같은 희귀동물이 서식하기도 한다.●봉래산 정상에서 별 헤는 별마로 천문대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을 담은 별마로 천문대는 2001년 개관한 공립 천문대다. 해발 800m 봉래산 정상에 있다. 청정 자연환경과 많은 쾌청일 수는 밤하늘 별을 관측하기에 전국 최고의 조건을 갖춰 개관 이래 수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영화 ‘라디오 스타’, ‘가문의 영광’, 예능프로그램인 ‘1박 2일’에 소개되는 등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8m 원형 돔스크린에서 3500개의 가상별을 보면서 즐기는 계절별 별자리 찾기, 그리스·로마신화에 얽힌 별자리 이야기, 나의 별자리는 어디 있을까 등 전문 오퍼레이터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가는 천체투영실이 있고 800㎜ 주 망원경과 4개의 보조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과 행성을 직접 관찰하며 즐기는 천체관측실이 있다. 천체관측실에서 하늘의 별을 만났다면 별마로 천문대가 있는 봉래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땅 위의 별 ‘영월 도심의 야경’은 또 다른 볼거리다.●방랑시인의 발자취 따라가볼까 김삿갓묘 조선 후기 방랑시인 김삿갓(1807~1863)으로 잘 알려진 난고 김병연의 묘다. 김삿갓면 와석리 노루목마을에 있다. 태백산과 소백산이 이어지는 중간지점에 있는 김삿갓묘는 마대산 줄기가 버드나무 가지처럼 흘러내리는 명당에 자리잡았다. 작은 봉분을 갖춘 묘 앞으로는 자연석으로 만든 상석과 비석을 세웠는데 비석에는 ‘시선 난고 김병연지묘’라 새겨져 있다. 묘역 앞에는 시비가 서 있다. 김삿갓묘 아래쪽 평지에는 2003년 10월 개관한 ‘난고 김삿갓문학관’이 있으며 이곳에서 약 2㎞ 떨어진 곳에는 김병연의 생가터가 있다. ●사라지는 생활문화 보는 민화박물관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인 민화를 보전하고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2000년에 설립됐다. 제1전시관에는 조선시대 민화, 제2전시관에는 전국민화공모전 수상작, 제3전시관에는 현대 민화 기증 작품과 춘화가 전시돼 있다. 조선민화박물관은 3850여점의 조선시대 민화, 200여점의 현대 민화, 250여점의 춘화, 550여점의 중국연화, 그 밖의 민속품 등을 소장하고 있다. 또 전국 현대 민화 작가들을 대상으로 전국민화공모전을 해마다 연다. 민화는 조선시대 왕실에서부터 여염집 벽장문에까지 두루 걸리며 생활문화로 꽃을 피우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단절되다시피 했다. 이처럼 사라지는 민화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전, 전시, 연구하기 위해 해마다 전국 민화 작가들을 대상으로 전국민화공모전을 실시하며 민화 전통의 맥을 잇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민화 해설, 민화 체험, 민화 상품 개발, 민화 도서 출간, 순회전 개최 등을 통해 민화의 교육과 대중화에도 나서고 있다.●진솔한 삶의 기록, 동강사진박물관 군청 앞에 있는 동강사진박물관은 2005년 개관한 국내 첫 공립 사진전문박물관이다. 3개의 전시실과 야외전시장, 사진체험실 등을 갖췄다. 소장품으로는 1950~1990년대 우리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비롯해 2002년부터 해마다 개최하는 동강국제사진제에 참여한 작가 및 수상작가들로부터 기증받은 사진작품 등 1500여점의 사진과 130여점의 클래식 카메라가 있다. 해마다 3~4차례 특별기획전을 열고 7월부터 두 달 동안 개최하는 동강국제사진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진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올해 개최되는 제15회 동강국제사진제는 오는 25일까지 열린다. >>먹거리 ●으뜸 토속음식 올갱이 해장국·비빔밥 다슬기를 영월에서는 올갱이라 불린다. 칼슘과 단백질 함량이 높고 숙취 해소에 좋아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집에서 담근 토속 된장을 풀고 밭에서 직접 재배한 아욱과 부추 등을 넣어 끓인 올갱이해장국과 올갱이에 깻잎과 당근, 양배추 등 갖은 채소와 함께 고추장에 비벼내는 올갱이비빔밥은 영월 으뜸 토속음식이다. 독특한 향과 개운한 맛의 올갱이전골, 풋풋한 봄나물과 버무려 쌉쌀한 올갱이 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올갱이무침도 일품이다.●웰빙식품 된 구황식물 곤드레밥 곤드레는 잡냄새가 없고 많이 먹어도 탈이 없는 나물이다. 곤드레는 가난했던 시절 끼니를 잇기 위해 먹던 구황식물로 정식 이름은 고려엉겅퀴다. 곤드레는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모습이 술 취한 사람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월지역 곤드레 나물은 염장하거나 삶아서 말리지 않아 맛이 부드럽다. 곤드레가마솥밥, 곤드레돌솥밥, 곤드레국밥이 제격이다. 나물 한 가지로만 지어낸 밥에 간장 양념만으로 비벼 먹는 간소한 상차림이지만 그 맛이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곤드레 나물에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등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곤드레를 쌀과 섞어서 밥을 지어 양념장과 곁들여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담백하고 고소한 영월의 맛 올챙이국수 옥수수를 갈아 만든 형태가 올챙이처럼 생겨 이름 붙여진 올챙이국수는 영월지역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다. 양념간장에 비벼 먹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여름철과 초가을에 주로 먹지만 국물과 고명을 달리해 겨울철에도 따끈하게 먹을 수 있다. 여름철에는 콩물을 사용해 시원하고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건강식으로 손색이 없다. ●소화 잘돼 누구나 즐기는 약용식물 칡국수 칡은 약효 성분이 뛰어난 약용식물로 해독 작용과 위장을 보호하는 효과가 크다. 칡국수는 칡 특유의 맛과 향이 입맛을 당기고 위장에 좋을 뿐만 아니라 소화도 잘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계란, 김, 김치, 참깨소금, 오이, 감자, 부추 등의 다양한 재료와 녹말을 아낌없이 넣고 감자 삶은 물을 육수로 사용해 시원한 맛을 내는 게 맛의 비결이다. ●김치 양념소 속 채운 메밀전병 메밀전병은 영월지역 대표 향토식품으로 상품화돼 재래시장에서 판매되는 유명 음식이다. 예전에는 김치 양념소 대신 능쟁이(명아주)나물을 말렸다가 삶아서 볶은 소를 넣어 전병을 해 먹었다.
  • 폭염 끝나니 먼지 폭탄

    폭염 끝나니 먼지 폭탄

    폭염이 물러가니 초가을 늦더위와 함께 미세먼지가 찾아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중국에서 날아든 대기오염 물질에 대기정체가 더해져 수도권과 영남, 호남 남부지역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8일 오전에는 ‘나쁨’ 단계를 보이다 오후에 ‘보통’ 단계를 회복할 것”이라고 7일 예보했다. 가을 기운이 완연해진다는 백로인 7일에도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에 ‘나쁨’ 단계였다가 대기확산이 원활해진 오후에 ‘보통’ 단계에 들어섰다. 8일에도 오전 한때 머물던 중국발 미세먼지가 오후에 불어오는 동풍에 밀려 나갈 것으로 예상됐다. 미세먼지는 1㎥당 0~30㎍(마이크로그램)일 경우는 ‘좋음’, 31~80㎍은 ‘보통’, 81~150㎍은 ‘나쁨’, 151㎍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구분된다. 또 8일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3~31도 분포로 평년 기온보다 약간 높겠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광주 30도, 부산·전주 29도, 제주·대구·청주 28도, 서울·대전 27도, 강릉 25도 등을 보이겠다. 이날 중국 상하이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서울·경기지역과 강원 영서, 충북 북부, 경북 내륙지역에 낮부터 늦은 오후 사이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한편 이날 범부처 미세먼지 연구기획위원회는 ‘과학기술기반 미세먼지 대응전략’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2023년까지 드론과 같은 무인비행체를 활용해 국외 유입 미세먼지 관측망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AI)의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현재 ‘2일 예보 시스템’을 ‘7일 예측 시스템’으로 구축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미세먼지 ‘나쁨’ 대처법은?…“실내 환기할 땐 1분 내외로”

    미세먼지 ‘나쁨’ 대처법은?…“실내 환기할 땐 1분 내외로”

    가을이 완연해졌음을 알리는 ‘백로’(24절기 중 하나)인 7일 수도권과 전북·영남권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미세먼지 농도가 일부 지역에서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강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7일 환경부에 따르면 미세먼지 예보가 ‘나쁨’ 또는 ‘매우 나쁨’인 경우에는 어린이와 노인, 호흡기 질환자 등은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미세먼지 예보는 농도에 따라 총 여섯 가지 등급, 즉 좋음(0~30㎍/㎥), 보통(31~80㎍/㎥), 약간 나쁨(81~120㎍/㎥), 나쁨(121~200㎍/㎥), 매우 나쁨(201~300㎍/㎥), 위험(301㎍/㎥ 이상) 순으로 나뉜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때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또 장시간 외출 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우리동네 대기질’ 등을 통해 수시로 미세먼지 농도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실내 청소를 하는 경우에는 청소기 대신 물걸레를 사용해야 한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곧바로 손과 얼굴, 귀 등을 깨끗이 씻고 가급적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있다고 환경부는 밝혔다. 장시간 환기시키면 실내 공기를 오히려 황사나 미세먼지로부터 오염시키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앞뒤 창문을 활짝 열고 최단시간(1분 내외)에 환기시켜 주면 좋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는 체육 활동, 현장 학습 등 실외 활동을 자제하거나 중지해야 한다. 학교는 등·하교 시간 조정, 수업 단축, 휴교 등의 대응 조치를 상황별로 맞게 취할 필요가 있다. 식당에서는 기구류를 깨끗이 세척하고 종사자들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항공기 및 선박 운행 시에는 가시거리를 확인하고 안전장치 등을 미리 점검해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환경부는 당부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늘 백로…수도권·전북·영남에 오전까지 미세먼지 ‘나쁨’

    오늘 백로…수도권·전북·영남에 오전까지 미세먼지 ‘나쁨’

    농작물에 하얀 이슬이 맺히면서 가을 기운이 완연해진다는 백로인 7일 전국은 늦더위 영향으로 낮에 다소 덥겠다. 일부 지역은 미세먼지가 ‘나쁨’을 기록할 전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오전 수도권·전북·영남권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야외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서울 29도 등 25∼29도로 전날과 비슷할 전망이다. 아침 기온은 오전 5시 현재 서울 21.4도, 인천 21.6도, 수원 21.6도, 춘천 19.2도, 강릉 21도, 청주 20.9도, 대전 20.2도, 전주 20.5도, 광주 22.1도, 제주 24.9도, 대구 21.7도, 부산 24도, 울산 22.6도, 창원 22.9도 등이다. 밤부터 남부내륙 등 일부 지역에는 소나기(강수확률 60∼70%)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5∼30㎜다. 8일까지 소나기가 내리면서 돌풍·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침에 서해안과 중부 내륙, 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바다의 물결은 전 해상에서 0.5∼2.5m로 인다. 서해 상과 동해 상에는 안개가 짙게 낄 전망이다. 항해나 조업을 할 경우 이를 유념해야 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오경환의원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행사’에 참석

    서울시의회 오경환의원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행사’에 참석

    마포문화원(원장 최병길)과 밤섬보존회(회장 유덕문)가 주관하여 열린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 행사’가 9월 3일 오전 10시 30분 밤섬에서 개최됐다. 이 날 행사에는 실향민 등 지역주민 등 약 150여명이 함께 했다. 이날 행사에는 밤섬 실향민과 지역 주민 등이 참석했고 오전 10시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선착장에 모여 바지선을 타고 밤섬으로 이동했다. 밤섬에 도착한 후 실향민들은 밤섬과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귀향제를 지냈다. 또 밤섬의 옛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 전시회를 관람하고 밤섬을 둘러보며 옛 추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밤섬은 마포구 창전동과 당인동에 걸쳐있던 마을이었다. 1999년 서울시 생태경관 보전지역 1호로 지정되면서 일반인 출입이 통제 되었고 이후 2002년에 마포구는 실향민들이 향수를 달래도록 고향방문 행사를 시작했다. 한강 개발과 여의도 건설 일환으로 폭파되기 전인 1960년대 후반까지 62가구 443명이 거주했다. 밤섬은 500년전 조선의 서울천도와 함께 배 만드는 기술자들이 처음 정착했다고 전해진다.조선시대 밤섬에서 배를 만들어 고기잡이를 나간 모습을 재현한 마포나루배 진수놀이라는 고유의 문화도 갖고 있으며 당시 거주자들은 선박수리와 농업 등을 주업으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오경환 의원(마포구4. 교육위. 더불어민주당)은 “와우산에서 바라보면 밤처럼 생긴 섬에 맑은 모래사장이 아름다워 율도명사(栗島明沙)라고 불렸으며, 마포 8경 중 하나로 꼽혔던 밤섬이 실향민들의 마음속에는 그리움으로 남았을 것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2년부터 격년으로 시행해 오던 밤섬 고향 방문 행사가 2012년부터 매년 실시하게 되어 실향민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위로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이고 오늘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 행사를 마포주민의 한사람으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현재 밤섬의 면적은 24만 1,000㎡(7만 3,100평)에 달하며 버드나무, 갯버들 등의 식물과 민물가마우지, 쇠백로, 흰뺨검둥오리, 해오라기, 고방오리 등 해마다 철새 5천여 마리가 찾아온다. 특히 지난 2012년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로 보전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습지를 보호하는 국제적 협약)로 지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인연; 한 지붕 아래 작은 골목길…우연; 모래내 납작 건물의 손짓…필연; 어쩌면 50년 된 ‘첫’ 주상복합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인연; 한 지붕 아래 작은 골목길…우연; 모래내 납작 건물의 손짓…필연; 어쩌면 50년 된 ‘첫’ 주상복합

    4층짜리 넓고 깊은 독특한 평면 비례…1층 내부 복도는 가로·세로 3중으로 교차 세운·현대상가보다 건축 시기 앞서 주상복합 정의·추가 실증 연구 필요 # 하마터면 놓쳤을 ‘운명’의 좌원 아파트 답사를 다니다 보면 갈등이 생긴다. 원래 알고 있었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제보를 받았거나 하면 일단 대상 건물에 대해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그러고 네이버나 다음의 스트리트 뷰로 외관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이야기할 만한 것을 발견하지 못하면 ‘여길 꼭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굳이 이 건물을 언급하지 않아도 될 이유들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한편으로는 꾀가 나는 것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제한된 지면에 가급적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하지만 결론은 항상 똑같다. 일단 가 보고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막상 실물을 대하면 어떤 충실한 자료로도 대체할 수 없는 구체성과 현실성이 밀려온다. ‘건물이 말을 거는 것 같다’는 표현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사람을 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모래내에 있는 좌원 아파트는 하마터면 만나지 않을 뻔했다. 그러나 생각을 고쳐 먹고 찾아간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 홍제천이 모래내(沙川)라는 이야기는 이미 한 적이 있다. 유난히 모래가 많아서 그렇다는 것인데 실제로 홍제천을 따라 걸어 보니 옛말이 틀린 것이 없다. 서울 서북부 지역의 물이 모여 흘러서 만들어진 하천으로, 사실 그 모래 또한 북한산과 인왕산, 안산 등이 제 몸의 일부를 흘러내려 보낸 것이다. 한국 산들은 화강암 위주이기 때문에 하천도 그 화강암이 풍화, 마모된 모래와 자갈을 많이 품을 수밖에 없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에도 모래내가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홍제천 전체가 이런 모래 하천, 즉 모래내인데, 유독 그중 한 지역을 특정해서 또 모래내라고 부르는 것이 재미있다. 모래내의 서쪽 일대는 인근 가좌역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좌(加佐)라고도 불린다. 가좌는 순 한국어로는 가재울이다. 모래내의 물이 맑아 가재가 많이 살아서 그렇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지금도 인근 주민들이 홍제천 여기저기에서 물놀이를 할 정도다. 사람뿐 아니라 오리, 백로, 잉어 등등이 흔해서 특별히 눈길이 가지도 않는다. 그 물길에 기둥을 박아서 내부순환로를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과 인공이 매우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하천이기도 하다. 가좌역은 용산역에서 시작된 경의~중앙선(혹은 용산선)과 서울역에서 시작된 같은 이름의 경의~중앙선이 합쳐지는 곳이다. 이 가좌역에서 수색로를 건너면 길가에 낮고 넓적한 오래된 건물 하나가 웅크리고 있다. 심지어 건물 입구가 길보다도 낮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인다. 이것이 바로 좌원 아파트다. 서울 서대문구 수색로 42번지가 그 주소다. # 폭 41m 전면부·후면부는 사다리꼴로 증축 좌원 아파트는 몇 가지 면에서 특별하다. 우선 첫 번째로, 평면의 비례가 예사롭지 않다. 하늘에서 본 좌원 아파트는 크게 두 부분으로 돼 있다. 수색로에 면한 전면부는 폭 41m, 깊이 46m로 정방형에 가깝다. 지상 4층 건물이지만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건물이 길보다 낮기 때문만은 아니다. 워낙 전면이 넓어 더욱 그렇게 보인다. 나중에 증축한 후면부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지하 1층, 지상 2층이다. 건물의 평면이 이렇게 넓으면 특별한 설계상의 조치 없이 주거를 집어넣는 것은 불가능하다. 충정로 미동 아파트처럼 과감하게 양쪽에 복도가 있는, 외기에 면하지 않는 가구를 넣거나 (‘유람선형 평면’) 개방형, 혹은 천창형 중정이 있어야 한다. 좌원 아파트는 폭 대 깊이의 비가 각각 32m와 47m인 삼각지의 삼각 아파트보다도 더 넓은 평면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삼각 아파트가 개방형 중정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좌원 아파트는 두 개의 천창을 넣어 환기와 채광을 해결했다. 주거로 사용 중인 3, 4층을 관통하는 2개 층 높이의 중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옥상에 올라가서 보면 두 개의 천창은 현재 막혀 있는 듯이 보인다. 그렇다면 건물 내부의 환기와 채광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또 다른 점은 내부의 복도 및 통로 구성에 대한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건물 내부의 복도 구성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것과 아주 다르다. 1층의 경우 편복도나 중복도, 이런 차원이 아니라 무려 3중 복도가 나 있다. 그것도 한 방향으로가 아니라 두 방향으로 직교하고 있다. 따라서 그 안에서는 수많은 공간의 분화가 일어난다. 4x4의 마방진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나머지 층들은 이보다는 복도 구성이 간단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넓은 평면에서 오는 고뇌와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층은 실제로 가서 보면 상당히 놀랍다. 우선 복도와 도로 사이에 문이 없이 그냥 외기에 열려 있다. 게다가 그 바닥재도 일반적으로 건물 실내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인도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보도블록이다. 즉 복도라기보다는 도로가 건물 안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마치 이 자리에 원래 작은 건물과 골목길이 서로 얽혀 있었는데 그 위에 넓적한 건물을 올려놓은 것과 같다고나 할까. 게다가 그 안이 워낙 복잡하고 황량하다. 건물 외곽에 있는 상가만 영업을 하고 있을 뿐 내부에서는 이렇다 할 상업 활동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됐다. 2008년 11월 28일 밤에 1층 상가에서 합선, 혹은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있었던 것이다. 좌원 아파트의 연혁 또한 주목할 만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1966년 12월 23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런 숫자는 별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아파트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올해로 50년이 됐으니 상당히 오래된 건물이다. 이 연재에 등장했던,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건물 중에 이보다 더 오래된 건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있다면 1940년대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옥인동의 2층 한옥 상가나 1950년대 말에 지어진 서울역 앞 상가 주택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런 기록에 근거해 말하자면 좌원 아파트는 한국 주상복합 건축의 시초라고 일컬어지는 세운상가보다도 오래됐다. 세운상가는 흔히 한 건물처럼 이야기하지만 엄연히 공사 주체와 건립 연도가 제각각인 무려 8개 건물의 집합체다. 그중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은 이미 철거된 종로변 현대상가와 그 바로 뒤의 세운상가 가동이다. 현대상가는 이미 철거됐으나 현재 남아 있는 세운상가 가동의 경우 1967년 11월 17일 사용 승인을 받았다. 좌원 아파트보다 약 1년이 늦은 것이다. 1967년 7월 27일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바로 그 전날인 1967년 7월 26일 육영수 여사와 김현옥 시장이 참석해 1, 2층 상가를 개장했고 그 위는 아직 공사 중이라는 구절이 있다. 5층부터 13층까지 아파트가 들어간다고 쓴 것으로 보아 현대상가를 의미하는 것 같다. 기사의 내용으로 보면 현대상가와 세운상가 가동(당시 아시아상가)은 비슷하게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즉 좌원 아파트가 세워지고 반년이 더 지난 후에도 세운상가를 구성하는 최초의 2개 동은 아직 공사 중이었던 것이다. 건축물 관리대장상 엄연히 건립 시기가 더 이른 좌원 아파트가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았던 것은 건물의 지명도가 낮았거나, 혹은 주상복합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하는 문제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좌원 아파트도 연면적이 8677.24㎡의 대형 건물인 데다 총 4개 층 중에 절반인 1, 2층은 상가로, 3, 4층은 공동주거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간단히 무시할 대상이 아니다. 만약 주상복합의 정의에 상가주택도 들어간다면 그 연대는 1950년대 후반으로 훌쩍 올라간다. ‘최초’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감안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좀더 진행될 필요가 있다. # 사용승인 4년 뒤 나온 ‘분양 광고 미스터리’ 좌원 아파트와 관련된 또 다른 흥미로운 정보는 분양 광고다. 그 당시 아파트의 분양 광고가 아직까지 전해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1971년 7월 21일, 그러니까 건축물 관리대장상의 사용 승인일로부터 무려 4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 나온 신문 광고가 아직 전해진다. 여러 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의 사용 승인일이 잘못됐거나, 아니면 그 시점까지도 분양이 채 끝나지 않았거나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7월 21일자 광고인데 ‘7월말 입주보장’이라고 쓴 것을 보면 어떤 다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좌원산업 주식회사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사업 주체의 이름을 딴 아파트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쪽방 현실 속 ‘생활의 근대화’의 모순 시점의 문제와는 별도로 분양 광고의 내용 자체가 눈길을 끈다. 일단 ‘독신 아파트 분양 및 임대’라는 구절과 ‘고급 맨숀 아파트’라는 구절이 위아래로 놓여 있다. 같은 건물 안에 서로 다른 성격의 공동주거가 함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급형은 25평 이하고 독신 아파트는 8평이다. ‘동’이라는 글자의 의미가 의문인데 개별 건물이 아니라 가구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코 잘 그렸다고 볼 수 없는 투시도는 허탈하리만큼 간단하다. 그러나 1층을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복도와 출입구의 존재를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좌원 아파트는 ‘생활의 근대화’를 주장하며 ‘독신 아파트’로 브랜딩을 했지만 실상은 어땠을까. 모래내 지역은 서울의 근대화 과정에서 도시 빈민들이 모여들던 곳이었다. 좌원 아파트가 들어서는 시점을 전후해 인구가 늘어나고 모래내 시장이 생겼지만 여전히 먹고사는 일이 어려운 곳이었다. 저 ‘독신 아파트’에 과연 독신자가 들어가서 ‘생활의 근대화’를 만끽하며 살았을까. 아직도 좌원 아파트와 관련된 자료에서 여전히 ‘쪽방’과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현실은 그와 사뭇 달랐던 것 같다. 1979년 6월 29일자 동아일보에 당시 소방법 위반으로 입건된 시장 및 상가 아파트에 대한 기사가 실렸는데, 그 명단을 보면 유감스럽게도 세운상가, 낙원상가, 반포 1단지 등 이 연재에서 다루고 있는 건물들이 줄줄이 나온다. 좌원 아파트도 여기에 포함돼 있는데 마치 약 30년 후인 2008년 11월 28일의 화재를 예견하고 있는 것 같다. 상가 아파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화재에 대한 불안이었다. 좌원 아파트는 이처럼 풍상도 많이 겪고 낡을 대로 낡은 건물이기는 하다. 그러나 여전히 본래 용도로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어쩌면 한국 주상복합 건축의 계보에서 가장 앞에 세워야 할 건물일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 좌원 아파트의 공간 구성과 관련해 마침 이 건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경희대 대학원 김일현 교수 연구실 이우석씨의 도움을 받았다.
  • [이주의 어린이 책] 동물도 이발하고 짜장면 배달한대요

    [이주의 어린이 책] 동물도 이발하고 짜장면 배달한대요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시 최승호·말풍선 백로라/그림 윤정주/문학동네/72쪽/1만 2800원 “바닷가재야/수염 좀 얼른 깎아/나 배고파/가만히 계세요/수염 다 깎으려면/천 년 걸립니다”(흰수염고래 수염 깎기 전문) “오토바이 뒤 짜장면/철가방 속 짜장면/벌써 왔니 짜장면/치타 최고 짜장면/짜장 짜장 맛있다/노란 단무지 짱이야/네 입 까매 짜장면/네 혀 까매 짜장면”(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중) 최승호 시인이 동물을 주제로 쓴 동시 32편과 카툰이 만나 아이들을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책이다. 최 시인의 재밌는 동시뿐 아니라 퍼포먼스를 전공한 백로라 교수가 유머스러운 말풍선 글을,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윤정주 작가가 동물들의 그림을 그렸다. 동시 속 동물들은 저마다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왕눈이꼬마거미부터 흰수염고래의 수많은 수염에 난감한 바닷가재 이발사, 검은 석탄을 캐느라 비지땀을 흘리는 두더지 아빠 등 동시 속 주인공들은 저마다의 개성과 특성을 드러내며 삶을 노래한다. 특히 절묘한 동시와 카툰의 조화도 눈에 띈다. 동물들의 특성을 잡아 챈 동시 속 이야기를 극적인 방향으로 비틀거나 더 높고 가뿐한 곳으로 이끌고 가는 장단을 맞춰 주는 역할을 하는 게 카툰이다. 어떤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더라도 아이들이 즐겁게 느끼고, 새로운 유머를 발견하는 ‘읽는 재미’를 던진다. 우리 일상 속 속도감 있는 짜장면 배달을 치타의 빠른 발놀림에 빗댄 시인의 유머스러운 시각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윤기 흐르는 짜장면 한 그릇처럼 완벽한 맛과 깜짝 서비스로 등장한 군만두 한 접시처럼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맛깔스러운 동시집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길섶에서] 말똥게/이경형 주필

    장마철 둑길 위로 게들이 여기저기 기어 다닌다. 마음 놓고 놀다가 인기척이 나자 황급히 길섶으로 숨어 버린다. 공릉천 습지는 말똥게의 천국이다. 개펄이 잘 발달돼 있고 갈대가 무성한 데다 선버들 군락까지 퍼져 있는 탓이다. 참게와 달리 말똥게는 식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천연기념물인 저어새를 비롯해 왜가리 등 백로류와 너구리가 즐기는 먹잇감이다. 놈을 손으로 집어 자세히 보니 갑각의 가로는 4㎝, 집게다리도 그 정도이다. 몸은 녹색을 띤 짙은 갈색인데 유독 집게는 베이지색이다. 다리에는 털이 많이 나 있다. 학자들이 게를 분류하면서 하필이면 ‘말똥’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먹을 수가 없으니 그렇게 붙였나 보다. ‘선버들과 말똥게’의 공생 관계를 연구한 생태학자의 논문을 보니, 선버들 뿌리 사이에 말똥게들이 구덩이를 파 집을 짓고 살아 선버들 뿌리에 산소를 잘 공급해 생육을 촉진하고, 어린 말똥게는 선버들의 여린 잎을 주로 먹는 것으로 돼 있다. 그 둘은 한강하구의 장항습지, 산남습지, 공릉천 하구를 따라 공생을 하며 그들의 천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경형 주필 khlee@seoul.co.kr
  •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新전원일기] 작아서 맛있고 나홀로 거뜬해 ‘애플 수박’ …넘치면 역효과 비료는 적당히 ‘농사 철학’

    ‘심야식당’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만 문을 연다. 메뉴는 ‘돼지고기 된장국 정식’ 한 가지뿐이고 주인은 무뚝뚝한 데다 얼굴마저 험상궂다. 영 손님이 올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이곳을 한 번 찾은 사람들은 기꺼이 단골이 되어 돌아간다. 댄서, 샐러리맨, 프로복서, 대학생, 요리평론가, 노숙자 등 다양한 직업의 손님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삶에 지쳤거나 소중한 무엇인가를 잃어버렸거나 외롭다는 점이다. 주인은 그들의 이야기에 기꺼이 귀를 열어 주고 무언가 먹고 싶다고 말하면 가능한 정성껏 만들어 준다. 허기진 배와 함께 마음도 채울 수 있는 곳, 거리의 안식처이자 피로 회복제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심야식당’인 셈이다. 2009년에 방영된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의 이야기다. 내게 이 드라마는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부러움으로 남아 있다. 지금은 ‘혼밥’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당시만 해도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혼자 밥을 먹는 것만큼 궁상맞고 난처한 일도 드물었다. 과일을 살 때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더구나 수박이라면, 매대 앞에서 서성이다 빈 카트를 끌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혼자 사는 것에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진 것 같은데, 먹는 것에서마저 소외된다고 생각하면 새삼 고독감이 엄습한다. 그런데 이제 최소한 먹는 것으로 슬픔을 느낄 일은 없겠다. ‘혼밥’뿐만 아니라 ‘혼수박’의 시대도 열렸기 때문이다. # 크기는 미니, 인기는 대박 훈련소와 딸기를 제외하고 충남 논산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논산 수박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논산 수박이 유명해지기까지는 ‘논산 수박연구회’의 노력이 큰 몫을 차지했는데, 그중에서도 ‘애플 수박’은 충남농업기술원과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시범 사업이다. 크기는 일반 수박의 4분의1 정도로, 대개 1~1.5㎏에 불과한 데 비해 당도는 훨씬 높다. 외피에 가까워질수록 당도가 떨어지는 일반 수박과 달리 안쪽이나 외피 쪽이나 당도 차이가 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크기가 작으니 나들이 갈 때 들고 가기에도 부담이 없고, 껍질이 얇아 사과처럼 깎아 먹거나 껍질째 먹기에도 좋다. 논산에서는 지난해부터 애플 수박을 시범 재배하고 있는데 그중 한 곳이 ‘김상수 농가’다. 김상수(59)·정순희(59)씨 부부는 결혼해서 지금까지 줄곧 수박 농사를 지었다. 24살에 중매로 만나 37년을 살면서 수많은 굴곡을 함께 건너왔다는 두 사람. “벌어 놓은 것 하나 없이 대뜸 장개를 들어서 고생만, 고생만 시키더라구요”라며 웃는 아내의 얼굴에도, 민망한 듯 먼 산만 바라보는 남편의 얼굴에도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담뿍 담겨 있다. 부부는 현재 하우스 16동에 수박 농사를 짓고 있다. ‘씨들리스’(씨 없는 수박) 5동, ‘흑피 수박’(검은빛을 띤 씨 없는 수박) 7동, 애플 수박 4동을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애플 수박을 더 키울 생각이다. 지금이야 애플 수박을 효자 작물의 하나로 여기지만 지난해 논산수박연구회로부터 애플 수박 시범 재배를 부탁받았을 때만 해도 고민이 많았다. 비록 애플 수박이 지닌 장점이 많다 해도 낯선 것에는 거부감이 들게 마련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1, 2인 가구가 늘고 있는 추세이니만큼 작은 사이즈의 수박을 찾는 사람들도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일단 하우스 2동에 애플 수박 재배를 시작했다. 재배를 하다 보니 여간 매력적인 게 아니다. 조롱박처럼 조록조록 달려 있는 모습이 손주들 재롱 떠는 모습처럼 귀여운 데다 재배와 수확 과정도 수월해 노동력 절감 효과도 높다. 일반 수박은 바닥에 깔아서 재배하는 ‘포복 재배’ 방식으로 포기당 한 개씩 수확을 하지만 애플 수박은 사과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입식 재배’ 방식으로 보통 세 번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 일반 수박보다 병해충에도 강하고 재배 때 풀 줄기에서 나는 순을 쳐내는 번거로움도 없다. 수확을 하고 난 후 번번이 뿌리를 뽑아내고 땅을 갈아엎지 않아도 될뿐더러 수확한 후 흙을 털어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수확을 할 때도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고 있을 필요가 없어 몸에 무리도 덜 간다. 한창 애플 수박 자랑에 신이 난 김씨를 아내인 정씨가 소리쳐 부른다. “여보, 차 좀 빼줘요!” “저 사람은 참…. 앞으로 냅다 갈 줄만 알았지 차도 못 빼고 주차도 못한다니까.” 툴툴거리면서도 잽싸게 일어나 아내를 향해 가는 발걸음이 바쁘다. 혼자 남아 땀을 식히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멀리로 계룡산 자락이 넓게 펼쳐져 있고 길 건너에는 수로가 길게 나 있다. 그 너머 들판에서는 백로가 모여 놀다가 커다란 날개를 펴고 동시에 날아오르기도 한다. 바람도 많아 하우스에서 뜨겁게 달궈진 몸과 마음을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천혜의 환경이라고 할 만했다. 그런 곳에서 재배한 것이니만큼 다른 지역보다 더 달고 향긋한 과실이 태어나지 않을까 궁금해졌다. 아내를 태운 차의 뒤꽁무니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씨가 휘적휘적 걸어 돌아온다. # 아낌없이, 그러나 적당히 “지역마다 당도 차이가 많이 나나요?” “지역에 따라 다른 게 아니라 키운 사람에 따라 다르죠. 똑같은 씨앗을 심었다고 해서 똑같은 수박이 나오는 건 아니에요. 욕심을 내면 낼수록 농사를 망칠 수 있지요. 수박이 크고 많이 달렸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거든요.” 김씨는 세상 이치가 다르지 않다고 한다. 농사짓는 기술이야 농업기술센터는 물론이고 인터넷 검색만 해도 쉽게 익힐 수 있지만 나만의 철학이 없는 이상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농사를 지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욕심을 내는 것이다. 풍작을 기대하고 물과 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당도가 떨어지고 수확 전에 쪼개지는 일이 허다하다. “예전에는 나도 너무 많이 주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줘서 역효과를 내기도 했어요. 이제는 뭐, 수박 농사만 30년 넘게 짓다 보니 수박잎만 바라봐도 원하는 게 뭔지 알아챌 수 있지요.” 수박에 제일 좋은 것은 햇빛이고 사람이 공급할 수 있는 것은 물과 거름뿐이다. 그조차 수박이 원하는 만큼 양질의 것을 주어야 한다. 김씨는 하우스 내에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비닐 덕트를 이용해 강제 환기장치를 설치했고, ‘유박’(깻묵: 참깨·들깨 등 기름작물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끼)이나 ‘미강박’(쌀겨에서 기름을 짜고 남은 찌끼) 등 천연유기질 비료를 사용한다. 화학비료가 저렴하고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력(地力)도 저하되고 지하수 오염의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필요한 미생물을 투입하거나 땅을 되도록 깊이 가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김씨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박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일이다. 수박과 ‘이심전심’의 상태가 돼야 비로소 당도 높은 과실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부농의 꿈에 날개를 달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 과일로서 ‘동의보감’에 따르면 신장염, 인후염, 편도선염, 방광염, 고혈압, 부종 등에 효과적이다. 노화를 방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도 주효할뿐더러 싱글족과 커플족이 증가하는 지금 추세로 볼 때, 애플 수박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농업 상품으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난해 김씨가 애플 수박으로 거둔 소득은 1600만원 정도다. 하우스 1동당 1작기(수박 씨를 뿌리고 한 번 수확하는 과정)에 800만원대의 소득을 올린 셈인데, 올해는 4동에 각각 2작기 재배를 할 계획이다.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애플 수박에서만 6400만원가량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내년에는 이보다 작량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보다 애플 수박 재배 농가가 3배 정도 늘어나 3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우리 식구들도 요즘 애플 수박만 먹어요. 일반 수박하고 애플 수박을 냉장고에 나란히 넣어 두잖아요. 그러면 애플 수박만 없어진다니까요. 다루기도 편하고 먹기에 부담도 없고 달기도 더 다니까 애플 수박에 손이 가는 게 당연하죠. 얼마나 작은지 직접 보시겠어요?” 김씨가 또다시 휘적휘적 걸어 하우스 앞으로 간다. 하우스로 가는 길목을 커다란 개 두 마리가 지키고 있는데 땅바닥에는 갉아먹고 남은 수박껍질이 뒹굴고 있다. 컹컹 짖는 개들을 지나쳐 김씨 뒤를 바짝 따르다가 주춤 발을 멈춘다.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하우스에는 갓난아이 머리통만 한 수박이 그야말로 주렁주렁 달려 있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신기하고 더 탐스럽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연신 사진을 찍는데, 김씨가 “쯧쯧” 하고는 수박 하나를 따서 한쪽 구석으로 던진다. “이렇게 가끔 쪼개지는 게 생겨요. 수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지요.” 심상한 말투지만 쪼개진 수박을 자꾸 곁눈질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저렇게 애틋한 마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농작물을 키울까. 나조차 애틋한 마음이 되어 가만히 서 있는데 때마침 정씨가 부산스럽게 하우스 안으로 들어선다. “멀리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여태 수박 한 쪽 대접을 안 하고 있었어요.” 수박을 뚝뚝 따서 뚝뚝 자르고 뚝딱 껍질을 깎아 손에 쥐여 준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 가득 수박향이 진동한다. 달고 시원하다. 맛보다는 먹는 품새에 반해 정신을 팔고 있는 내 곁에서 정씨가 사춘기 소녀처럼 종알거린다. “일손이 덜 가니까 쉬는 날에는 바닷가에 가서 회도 먹고 구경도 하고 그래요. 지난해는 부부 동반으로 중국에 다녀왔는데, 또 갈 거예요. 올해는 중국 ‘장가계’랑 ‘원가계’로 해서 쭈욱 돌다 와야지. 중매로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만 했는데 이제 여행도 다니고 사람처럼 사는구나 싶어요. 글쎄 요즘은 집안일도 도와주고 그런다니까요.” 흥이 난 정씨 덕에 내 목소리까지 높아진다. “그럼요. 그런 게 사람 사는 거죠!” 모쪼록 애플 수박이 지역 브랜드의 역할뿐 아니라 고소득 작물로도 무럭무럭 자라나길 바란다. 자라나서, 농가 식구들이 매일매일 웃고 내내 흥에 겨울 수 있도록 말이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길섶에서] 청계천 헌책방/박홍기 논설위원

    청계천을 걷곤 한다. 가끔이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늘 쪽에 있다. 뙤약볕을 피해서다. 땀이 흐르지만 물소리도, 나뭇잎 살랑거림도 좋다.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치고, 어디선가 날아온 백로는 먹이를 찾아 헤맨다. 청계천 헌책방을 둘러 보곤 한다. 길거리에 늘어선 책방은 달라진 게 없다. 대학을 다니던 시절과 같다. 선풍기 바람을 쐬는 주인 아저씨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다. 좁고 허름한 공간에 갖가지 책이 빼곡하다. 건들면 무너질 것 같은 책탑들이다. 천장까지 닿아 있다. 다만 한때 200곳이 넘었지만 20곳에 불과하다. 헌책방 거리가 짧아졌다. 한 꼬마가 엄마와 함께 들어섰다. 만화책 더미를 보더니 눈이 커진다. 욕심껏 만화책을 골라 놓았다. 엄마도 흔쾌히 사 줬다. 아저씨가 덤으로 한 권 더 고르라고 했다. 꼬마가 싱글벙글한다. 책 한 권이 거꾸로 꽂혀 있다. 누군가 찜해 둔 것 같다. 한 번쯤 읽고 싶었는데 잊었던 책이다. 빼어 들었다. 책 속에 색 바랜 손글씨가 있다. ‘그때 못 했던 말을 이 책으로 대신합니다.’ 헌책에는 누군가의 추억,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헌책만의 향기다. 책을 사들고 청계천에 나섰다. 발걸음이 가볍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순천 동천하구 국내 22번째 ‘람사르 습지’

    환경부는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람사르협약 제52차 상임위원회에서 전남 순천 동천하구가 우리나라의 22번째 람사르 습지로 공식 인정(등록)됐다고 14일 밝혔다. 동천하구는 순천만 갯벌 상류로 순천 대대동과 해룡·별량면 일원으로 면적이 5.399㎢(539.9㏊)에 이른다. 국내 습지보호지역 가운데 4번째 규모이고 논습지 중에서는 가장 크다. 2006년 1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순천만 갯벌과 주변 농경지(논습지)를 하나의 생태축으로 연결해 철새 서식지 보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 습지 중에서는 조류가 237종으로 가장 많고 노랑부리백로·저어새·흑두루미 등 39종의 멸종위기생물을 포함해 총 848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람사르협약에서는 희귀하고 독특한 습지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보전가치가 큰 지역을 람사르습지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169개 국가에 2241곳(총면적 2억 1524만 652㏊)이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이 최초 등록된 이후 22곳(면적 1만 9162㏊)의 람사르 습지를 보유하게 됐다. 최종원 자연정책과장은 “습지 조사와 훼손지 복원, 탐방시설 설치 등을 통해 효율적 보전과 이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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