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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4인4색 수공예 미술전

    안견의 몽유도원도를 책(작은 도판)으로 보면, 노리끼리한 비단 위에 험준한 산봉우리만 구불구불 한없이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진다. 동양화의 기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얼핏 성의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선 전기 최고의 그림이라지만 큰 감흥이 없다는 평가도 많다. 그러나 국립박물관에서 최근 전시한 안견의 그림을 직접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오른쪽 도원에 아주 가는 붓으로 그려진 복숭아 나무의 잔가지와 복사꽃, 그 나무들 사이로 낮고 짙게 드리운 안개, 중간에 배치된 폭포수나 그 옆으로 흐르는 시냇물이 바위에 부딪쳐 일어나는 포말까지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그리 크지 않은 그림을 안견이 삼일 꼬박 그린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오랫동안 들여다보아도 지루하지 않은 이유다. 화가들이 세부 묘사에 힘을 쏟고 수공예적인 작업을 즐기는 이유를 들어보면 무념무상에 빠지고, 작업이 지속되면서 그런 심신의 상태를 더욱 즐기게 된다고 한다. 10월에 열리는 개인전 중에는 특별한 세부묘사와 수공예적인 작품세계에 빠진 작가들이 있다. ●향불로 구멍 내서… 한국화가 이길우 ‘무희자연’ 한국화가 이길우의 ‘무희자연’은 크고 얇은 순지에 드로잉을 한 뒤 향불로 무수한 구멍을 내 화면을 형성한 것으로, 산 등 자연을 배경으로 춤추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마이클 잭슨이 연상되기도 하고, 한국무용가나 발레의 포즈가 겹쳐져 나타난다.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차용한 전시 제목은 무희가 각고의 노력으로 무아지경에 도달했을 때 그것은 자연의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닮았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작가는 이전까지 두 장을 겹쳐서 이미지를 완성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장을 겹쳤다. 그는 어느 가을날 뜰 앞 은행나무의 무수한 잎사귀를 보고 영감을 얻어서 구멍을 내는 기법으로 작품을 만든다. 그의 수공예적 기법은 디지털이 지배하는 요즘 시대와 달리 전형적인 아날로그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윤진섭 호남대 교수는 “무수히 반복되는 점의 배열은 아이러니하게도 0과 1로 구성되는 디지털의 신호와 닮아 있다.”고 말한다. 27일까지. 서울 소격동 선컨템포러리.(02)720-5789. ●핀을 꼬아서… 조각가 김용진 ‘기(氣)와 기(器)’ 조각가 김용진의 ‘기(氣)와 기(器)’전은 기를 모아서 ‘기물’을 만든다는 의미다. 얇고 긴 핀을 그냥 사용하기도 하고, 꼬아서 면을 만들어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면서 캔버스 위에 도자기와 그릇 등을 부조 형태로 선보인다. 손끝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반복하면서 굳은살이 배긴 상태에서 만들어낸 이들 작업은 수공예적인 경지를 보여준다. 어떤 때는 핀을 촘촘하게 박아서 그림자를 표현하고, 동그랗게 만 핀으로는 도자기 위의 포도송이나 연꽃 무늬 등을 표현하는 그의 작업은 멀리서 볼 때 수묵화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가까이서 보면 와이어의 양감과 질감, 단순성, 여백의 미를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김 작가는 “금속 선의 밀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붓으로 먹물의 농담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노려봤다.”고 말한다. 반복적인 과정을 인내로 견뎌내며 소박하고 절제된 미감을 나타낸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 31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02)733-8500. ●주사기 속에 아크릴 물감 넣어… 서양화가 윤종석 ‘위장’ 서양화가 윤종석은 주사기로 그림을 그린다. 주사기 속에 빨강, 파랑, 노랑, 하양 등 밝은 명도의 아크릴 물감을 넣고 검은색이나 진초록 등 어두운 색깔로 칠해진 캔버스 위에 0.5g 정도를 짜서 점묘화처럼 이미지를 만든다. 얼핏 보면 웃옷들인데 강아지의 얼굴이나 권총, 수류탄, 군화, 악어, 가방 등의 형태를 하고 있다. 윤 작가는 “아버지의 산소를 다녀온 뒤 아무렇게나 옷을 벗어두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벗어놓은 내 옷들을 보니 그 모습이 집 같기도 하고 산소 같기도 해서, 옷을 매개로 한 이미지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기물에서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가는 그의 작업은 옛날 조각가들이 나무나 돌에서 불성을 찾아내 부처를 조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일테면 고등학교 교련복으로 만든 총은 그가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관람한 뒤 그렸다. 군복으로 그린 수류탄이나 권총, 군화, 악어 등은 군복이 가지고 있는 ‘위장’한 이미지의 형상화다.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트싸이드. (02)725-1020. ●명화 이미지 오리고 붙여… 서양화가 한만영 ‘시간의 복제’ 작품만 보면 그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작가였어야 했다. 그러나 한만영은 이순(耳順)을 넘어선 작가. 그는 1980년대부터 팝아트적인 작업을 해왔다. 예술가의 사회적 참여를 암묵적으로 강요하던 그 시절탓에 그의 작품은 터무니없이 폄하되곤 했다. 하지만 꾸준히 작업에 정진해온 결과 오브제를 활용한 그의 작업들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그는 미술 화보를 가위로 오리거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명화의 이미지를 오려서 폐기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 첼로 등에 붙인다. 인상파 모네, 비디오작가 백남준, 요절한 미국 작가 바스키야, 팝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 고흐 등의 작품 이미지들이다. 사방을 거울로 붙이고 바닥을 푸르게 칠한 상자 안에 화보를 오려 붙인 첼로나 바이올린을 올려놓았다. 이런 작업을 한 작가는 “고급문화를 대중문화의 기호로, 대중문화를 고급문화의 기호로 전환하고 병치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24일까지. 서울 관훈동 노화랑. (02)732-355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화단신]

    한국 비디오아트 12인의 40년 역사 한눈에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이 앞으로 30~40대의 젊은 작가들을 적극 육성하기로 활동 목표를 정하고, 첫 번째 전시로 ‘VIDEO:Vide & O’전을 4일부터 10월18일까지 연다. 백남준류의 순식간에 지나가는 화려한 이미지의 스펙터클이 아니라 단편소설 같은 친밀한 이야기를 보여 준다. 전시에는 ‘한국 최초의 전위영상작품’으로 평가받는 김구림의 1969년작 ‘1/24초의 의미’, 허구와 실제를 뒤섞은 함혜경의 외국인 친구 에릭이 홈비디오로 찍은 비디오 편지 등 12작가의 한국비디오아트 40년의 역사를 보여 준다. 입장료 2000원. (02)760-4850~2. 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 12일부터 제15회 2009서울국제판화사진아트페어(SIPA 2009)가 12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10개국 43개 갤러리 350여 작가가 참여한다. 주요 참여작가는 데미안 허스트, 빌 비올라, 파블로 피카소, 로이 리히텐슈타인,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로버트 인디애나, 프랭크 스텔라, 왕광위, 백남준, 김준만, 이우환, 김아타, 구본창, 박서보 등이다. 특히 하멜 표류 350년을 맞아 네덜란드 사진작가 7인과 한국 디자이너 4인의 특별전이 한가람디자인미술관 2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입장료 3000~7000원. (02)521-9613~4. 신라유물 추정 옥피리 7억원에 경매 고미술품 경매업체인 아이옥션은 10일 서울 경운동 경매장에서 신라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옥피리를 추정가 7억원에 경매한다고 밝혔다. 아이옥션 관계자는 “조선총독부 박물관 경주분관 초대 관장을 지낸 일본인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고 있다가 해방과 함께 일본으로 떠나면서 당시 포항경찰서에 근무하던 지인에게 팔았고 다시 현 소장자에게 판매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옥션은 또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관 1점(추정가 1억 5000만원) 등 214점의 미술품을 경매한다. 프리뷰는 경매장에서 9일까지. (02)733-6430.
  • 관훈클럽 저술지원 13명 선정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은 18일 2009년도 하반기 언론인 저술·번역 출판 지원 대상자 1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이석우 부장의 ‘G2시대의 중국 외교부, 중국 외교관’을 비롯해 경향신문 이승철 논설위원의 ‘기자가 본 한국 외교의 현주소’, 국민일보 권혜숙 차장의 ‘영화로 보는 영재학’, 중앙일보 남정호 기자의 ‘나의 사랑 백남준’ 등이다.
  • [전시 리뷰] ‘우리 함께 즐겨요, 오웰씨’

    [전시 리뷰] ‘우리 함께 즐겨요, 오웰씨’

    파리-알제리-서울, 광주-광주-서울, 멜버른-홍콩-맨해튼, 서울-뉴저지-서울 등 도시 이름들이 원색으로 어우러져 검은 화면을 화려하게 적셨다. 관객들이 이렇게 부모와 자신의 출생지를 적은 휴대전화 단문 메시지를 어디론가 전송하자 화면에 떠오른 세계 지도에는 도시와 도시들이 선과 선으로 이어져 나간 것이다. 인천국제도시축제 개막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지난 7일 저녁 인천 송도의 밤하늘에 화려하게 펼쳐질 때, 같은 시간 송도 투모로우씨티 큰울림광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이렇게 세계 도시들은 서로 연결되고 있었다. 다름아닌 아트센터 나비가 주최한 미디어 아트 축제 ‘우리 함께 즐겨요, 오웰씨’(Come Join Us, Mr. Orwell!)라는 이벤트. 이날 행사는 25년 전 1984년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이 인공위성을 이용해 각국을 연결했던 TV쇼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호주 멜버른의 페더레이션 스퀘어와 송도를 라이브로 연결했다.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은 “당시 백남준 선생이 비싼 인공위성을 써서 세계와 연결했다면 지금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세계와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사운드 아티스트와 2D·3D 비주얼 디자이너 등 5명으로 구성된 유럽의 미디어 퍼포먼스 그룹 ‘Anti VJ’의 영상 작업이었다. 투모로우씨티 건물 외벽을 흰색 영상으로 투사하며 때로는 대형 선박을 연상시키는 영상과 뱃고동 소리를, 때로는 아름다운 흰색 빌라와 화사하게 떨어지는 꽃잎을, 또는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배관선의 빠른 움직임 등을 보여주며, 미디어 아트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이 디지털 아트 퍼포먼스는 올해 말까지 캐나다와 일본,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의 10개 도시에서 순회전시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부고] ‘현대무용의 전설’ 머스 커닝엄

    현대무용의 살아 있는 전설로 추앙받는 미국 출신의 안무가 머스 커닝엄이 별세했다. 90세. AFP통신 등은 커닝엄 무용재단과 머스 커닝엄 댄스 컴퍼니가 27일 “전날 밤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둔 머스 커닝엄의 소식을 알리게 돼 매우 슬프다.”면서 “그는 단순히 관습 파괴를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 탐구에 자리하는 아름다움과 놀라움을 위해 시각적인 공연 예술에 혁신을 불러일으켰다.”며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마사 그레이엄 무용단의 무용수로 활동하던 그는 1953년 자신의 무용단을 결성해 작곡가 존 케이지와 함께 새로운 무용 세계를 열어가며 마사 그레이엄 무용단, 앨빈 에일리 아메리칸 댄스 시어터와 함께 미국의 3대 무용단으로 성장시켰다.무용예술과 일상생활의 구분을 타파해 무용계에 포스트모더니즘을 도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비디오아티스트 고 백남준과 40여년의 우정을 바탕으로 비디오작품과 TV 프로젝트 등 많은 공동작품을 발표했다. 1989년에는 프랑스 문화성 훈장을 받았다. 1984년과 2004년에는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다.
  • [보고 듣고 즐기세요]

    클래식·무용 ●선무의 세계-몸과 마음의 우주적 교감 25일 오후 2시 연낙재. 선무(禪舞)를 고안해 미국, 유럽에 보급한 무용가 이선옥의 삶과 예술세계 조망. 선무의 원리와 기법, 예술적 가치, 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의 작품에 투영된 이선옥 춤을 탐색하는 시간. (02)741-2808.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베토벤 교향곡 4번’ 25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베토벤 이야기’의 7번째 무대. 연수단원 오은지와 정민영이 각각 협연자로 참여해 모차르트의 플루트 협주곡 2번과 생상스의 첼로 협주곡 1번도 연주. 1만~2만원. (02)399-1114. ●서빛나 바이올린독주회 25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비탈리 ‘샤콘’, 사라사테 ‘카르멘 판타지’ 등. 2만원. (02)581-5404. 연극·뮤지컬 ●청춘의 등짝을 때려라 24~26일 아티스탄홀. 30대 중반 젊은이들이 겪는 성장통을 그린 창작 희곡. 2009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 부문 참가작이다. 5000원. (02)766-4600. ●빨래 24일부터 오픈런 학전그린소극장. 달동네 소시민, 이주노동자들의 힘든 일상을 보듬는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노래. 임창정 박정표 등 출연. 4만원. (02)928-3362. ●젊음의 행진 10월25일까지 코엑스아티움. 추억의 만화주인공 영심이와 1980~90년대를 주름잡은 주옥같은 대중가요가 만났다. 이성진 이지훈 등 출연. 3만 5000~7만원. (02)738-8289. 전시 ●9인의 발견 8월23일까지 93뮤지움, 금산갤러리, 아트팩토리, 갤러리한길, 북하우스 등 경기도 예술마을 헤이리의 5개 갤러리가 여는 기획전. 김근중, 노원희, 박효정, 손장섭 등 참여. (031)948-6677. ●패션과 미술의 이유있는 수다 9월29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박선기, 정보영, 한승구, 김형관 등 작가 9명과 패션디자이너 이영희, 이상봉, 장광효, 정구호, 하상백 등 7명이 참여해 새로운 영역 개척. 1577-7766. ●2009창작지원작가 3인의 개인전 8월13일까지 김종영미술관. 조각전문미술관에서 일반공모를 통해 천영미, 김지현, 나점수 등 3인의 젊은 작가 선정. (02)3217-6484. 대중음악 ●김경호, 박완규 조인트 콘서트 25일 오후 4시·8시 연세대 대강당. 4만 4000~5만 5000원. 1544-1555. ●이현우-스타스 온 스테이지 21~25일 오후 8시, 26일 오후 5시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5만 5000~6만 6000원. (02)2230-6601. ●신디 블랙맨 내한 드럼 클리닉 26일 오후 5시30분 홍대 롤링홀. 2만원. (02)325-6071. ●윤희정&프렌즈-92번째 재즈이야기 21~22일 오후 7시30분 문화일보홀. 5만원. (02)3701-5054.
  • [길섶에서] 백기사/노주석 논설위원

    1984년 새해 첫날밤이었다. TV에서 희한한 공연을 보았다. 백남준이라는 비디오 아티스트가 뉴욕, 파리, 베를린과 서울을 인공위성으로 연결한 우주 오페라라고 했다.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었다. 그는 얼마 후 “예술은 사기다.”라고 발언,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본인의 말처럼 나는 이 ‘사기극’을 지켜본 전세계 2500만명 중 한명이었다. 그는 2006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타계했다. 11장짜리 팸플릿 한 권이 배달됐다. ‘백기사’란 제목이 붙어 있다. ‘백남준을 기리는 사람들’이 부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뉴스레터 창간호였다. 발기인과 회원명부를 훑어 보니 쟁쟁한 분들의 이름이 빼곡하다. 이분들도 예술사기극에 넘어간 걸까. 그렇지 않다. ‘20세기의 미켈란젤로’로 불리는 시대를 앞서간 예술가를 기리는 사연이 켜켜이 쌓여 있다. 세계 어딜 가도 만나는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이 뿌린 씨를 거두려는 시도로 여겨진다. 그는 “비디오 테이프와 달리 인생은 되돌리기를 할 수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백기사는 그렇게 왔다가 갔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늙어가는 한국 벤처

    늙어가는 한국 벤처

    1998년 대학 4학년 때 전자정부 솔루션 벤처기업 ‘포스닥’을 창업한 신철호(38) 대표는 최근 수년 동안 각종 모임에서 후배 창업자를 보지 못했다. “사업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이 7개 정도 있는데, 갈 때마다 말석(末席)에 앉아요. 벤처 생태계가 고사될까 걱정입니다.” ‘젊은 도전’의 상징이었던 한국 벤처가 늙어 가고 있다. 유능한 인재들의 벤처 창업은 찾아보기 힘들고, 벤처의 요람이었던 정보기술(IT) 분야는 대기업과 대형 포털이 양분해 더이상 신생 벤처가 싹을 틔울 수 없을 정도로 고착화됐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금융업 등 소위 ‘신이 내린 직장’만 선호하는 경향도 깊어만 간다. 서울신문이 25일 중소기업청 중소기업통계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999년에는 창업자의 나이가 30세 이하인 벤처기업이 조사대상 3266개 기업 중 1892개(58%)였는데, 2007년엔 3244개 기업 중 454개(14%)로 줄었다. 99년에는 창업자가 50세 이상인 기업이 361개(11%·60세 이상 0개)에 불과했으나, 2007년에는 1053개(32%·60세 이상 163개)나 됐다. 중기청 관계자는 “생존 기업의 창업자 나이가 많아지는 반면 20~30대 창업이 크게 둔화됐고, 최근 장년층의 일반제조업 벤처 창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창업 시기별 벤처기업 분포를 분석해 보니 벤처붐세대(99~2000년)에 창업됐던 벤처기업이 2003년(조사대상 5737개)까지만 해도 2259개나 됐지만 2007년(조사대상 3244개)에는 712개로 줄었다. 야후코리아 김진수(48) 대표는 “거품 붕괴 이후 벤처 업계는 패자부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면서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창기 한국 벤처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이찬진(44) 드림위즈 사장은 “IT 벤처가 위축된 것은 젊은이들의 도전 정신이 사라져서 생긴 현상이 아니다.”면서 “앱스토어(애플사의 응용 프로그램 오픈 마켓)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젊은이들이 국내에서도 기량을 마음껏 뽐낼 판이 벌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체 벤처기업 수는 2001년(1만 1392개) 이후 계속 감소하다 정부 지원이 강화된 2005년부터 증가해 올 4월 말 현재 1만 7402개가 됐다. 특히 올 들어 녹색성장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벤처 수가 급증하고 있다. 1분기 벤처기업 수 순증(창업 수에서 폐업 수를 뺀 것)은 1450개나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저탄소 녹색성장 관련 산업에 돈이 몰리면서 신재생에너지 등 제조업 벤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녹색 버블’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1만 7402개의 벤처기업 중 제조업은 1만 3253개로 76.2%나 되고, 정보통신 서비스 및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는 2282개(13.1%)에 불과하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구직 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NEET) 113만명

    “구직 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NEET) 113만명

    장기간에 걸쳐 취업 준비만 할 뿐 일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한국형 ‘청년 니트(NEET)족(族)’이 113만명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성균관대 인적자원개발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5일 내놓은 ‘청년니트 해부:청년니트족 현황과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어로 1999년 영국에서 처음 나왔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한 선진국에선 실업률 보조 개념으로 사용한다. 보고서는 ‘한국형 청년 니트족’을 소수의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장기간 취업준비 상태에 머물면서 일도 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구직자로 정의했다. 통계청 분류상 15∼29세 인구 가운데 무급 가족종사자와 실업자, 구직 단념자, 취업 준비자, 사정상 쉬지만 장래에 취업 의사가 있는 자에 해당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니트족은 113만명으로 집계됐다. 청년층 실업자(32만 8000명)의 3.4배에 이른다. 또 지난해 말 ‘니트율’(전체 청년인구 대비 청년 니트자 수)은 공식 실업률의 2∼3배에 달했다. 특히 대졸자의 니트율은 실업률의 3.1배로 고졸(2.5배)이나 전문대졸(2.3배)보다 높았다. 학력별 ‘니트 원인’을 보면 모든 학력수준에서 공통적으로 ‘취업 준비중’이 가장 많았다. 고졸은 ‘일하고 싶지 않아서’(12.4%)와 ‘진학 준비’(12.4%)가 뒤를 이었다. 4년제 대졸자는 ‘대학·대학원 진학’(16.4%)과 ‘원하는 임금·근로 조건의 일자리가 없어서’(8.2%)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졸자들이 실업 상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꺼리면서 취업 준비기간을 장기화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또 노동시장의 인력수급 불일치와 고학력자의 중소기업 기피, 정규직 과보호, 고임금에 따른 기업들의 신규채용 감소 등이 청년 구직자를 ‘니트 상태’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생산성을 초과하는 고임금 구조를 해소하고, 학교 교육과 직업·직무 교육 간의 연계, 중소기업에 대한 취업기피를 해소하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명품 5만원권을 찾아라”

    “명품 5만원권을 찾아라”

    ‘5만원이라고 다 같은 5만원이 아니다?’ 새 5만원권 사이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는 돈이 따로 있다. 바로 ‘1234567’이나 ‘1000000’처럼 특이한 일련번호를 가진 ‘명품 5만원권’이다. 희귀한 번호를 붙이고 나오면, 그 순간 몸값의 20~30배가 넘는 프리미엄이 붙는다. 그러다 보니 화폐수집가뿐 아니라 ‘대박’을 노린 사람들까지 몰려들어 온라인 경매 열풍이 불고 있다. 도 넘은 상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출산일에 맞춰” 예비부모 유혹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에는 ‘5만원권을 판매한다’는 제목의 글이 수십 개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출산을 앞둔 예비부모들을 상대로 일련번호 ‘0908300’의 5만원권을 경매가 73만원에 내놓았다. 출산 예정일이 올해 8월30일인 예비부모는 일련번호가 똑같은 이 신권을 기념으로 간직하라는 상술이다. 신동현 화폐나라 대표는 “특별한 목적 없이 돈이 된다 싶어 ‘묻지마 투자’를 하는 사람들 때문에 희귀화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면서 “희귀화폐가 아닌 일반 신권도 저마다 이런저런 명목을 갖다 붙여 돈값 끌어올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7~8년 전까지만 해도 화폐를 사들이는 사람의 70~80%는 수집가들이었지만 지금은 80%가 웃돈을 노리는 업자라는 전언이다. 신권은 ‘AA0000001A’처럼 알파벳 3자리와 숫자 7자리 조합으로 이뤄져 있다. 화폐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번호는 ‘1111111’처럼 같은 7개 숫자가 반복되는 ‘솔리드 노트’,‘1000000’과 같이 앞자리 수를 제외하고 모두 ‘0’이 붙는 ‘밀리언 노트’ 등이다. ‘1234567’처럼 오름차순이거나 ‘76 54321’처럼 내림차순으로 된 ‘어센딩·디센딩 노트’ 도 인기다. ‘3210123’과 같이 중간을 기준으로 좌우가 대칭되는 ‘레이더 노트’, ‘2323232’처럼 숫자가 반복되는 번호도 인기다. 같은 번호라도 ‘AA1000000A’처럼 앞뒤에 붙는 알파벳 문자가 같으면 몸값은 더 뛴다. 특히 앞번호를 상징하는 트리플A(AAA)의 인기가 가장 높다. ●화폐수집가들 돈뭉치 들고 은행순례 이 때문에 전국의 화폐 수집가들과 신권 재테크를 노린 사람들이 좋은 번호의 5만원권을 구하기 위해 돈뭉치를 들고 ‘은행 순례’를 다니고 있다. 시중에 유통된 5만원권 가운데 발행번호가 가장 빠른 트리플A 2만1번(AA0020001A)이 부산으로 나갔다는 소문이 한때 돌면서 이 지역 일대 은행에는 전화문의가 폭주하기도 했다. 일부 단골(VIP) 고객들 사이에서도 거래은행에 좋은 번호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오가고 있다. ●도 넘은 상술 비판도 화폐전문취급회사인 화동양행의 최은정 팀장은 “화폐 가치는 희귀성, 인기도, 보존상태에 따라 정해진다.”면서 “신권은 3과 7이 들어간 것들이 인기가 높지만 유행에 따라 가치가 변할 수도 있는 만큼 수익성만 보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5만원권을 첫 유통시키면서 3292만장, 1조 6462억원어치를 전국에 풀었다. 이 가운데 1~100번은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됐고 101~2만번은 이르면 다음달 인터넷 경매에 나온다. 2만1번부터 100만번까지는 시중은행과 우체국 등에 무작위로 배포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인터넷쇼핑 사기 짝퉁 명품↑ PC·상품권↓

    인터넷쇼핑 사기 짝퉁 명품↑ PC·상품권↓

    인터넷 쇼핑을 하면서 가장 사기당하기 쉬운 품목은 뜻밖에도 가전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5년간 인터넷쇼핑 관련 범죄 건수와 액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수법은 더욱 교묘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http://ecc.seoul.go.kr)가 2005년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4년 5개월간 적발해 폐쇄한 197곳 사기 인터넷쇼핑몰 피해 실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가전제품이 전체 품목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 기간에 신고된 피해자 수는 4021명, 피해금액은 26억 8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피해가 발생한 전문 쇼핑몰은 가전제품 44.7%(88곳)로 가장 많았다. 품목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이다. 인터넷 쇼핑몰과 실제 매장과의 가격 차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많이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노트북·컴퓨터 20.8%(41곳), 상품권 12.7%(25곳) 등이다. 3종류 쇼핑몰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의 78.2%나 됐다. 가전제품 관련 사이트는 2007년 신고된 전체 사기 인터넷쇼핑몰의 3분의2를 넘겼지만 이후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전체 사기 사이트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인터넷으로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노트북·컴퓨터, 상품권 사기의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대신 짝퉁 명품과 관련된 사기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자 1인당 및 건당 피해금액이 가장 큰 품목은 상품권이었다. 사기로 적발된 인터넷 쇼핑몰 수는 2007년 60곳으로 가장 많았다. 2005년 47곳, 2006년 44곳에서 큰 폭으로 뛰어올랐던 적발 쇼핑몰 수는 지난해 26곳으로 크게 감소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해 5월까지 벌써 20곳이 적발돼 3년 전 수준을 되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접근 방식은 ▲스팸메일을 통한 판매가 가장 많았다. 이어 ▲가격비교식 오픈마켓 ▲오픈마켓 ▲포털사이트 순이었다. 하지만 수법은 이전 정형화된 스팸메일이나 가격비교식 오픈마켓에서 벗어나 최근 포털과 오픈마켓 등으로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피해자수는 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한 피해가 평균 76명으로 197곳 전체 사이트 평균 피해자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조추연 서울시 소비자보호팀장은 “이메일로 가전제품을 싸게 판다는 정보는 대부분 사기라고 보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서 “되도록 현금결제를 피하고 신용카드로 대금을 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주말 데이트] 토비아스 버거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

    [주말 데이트] 토비아스 버거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

    현대인을 노마드(nomad·유목민)라고 이름 붙인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백남준아트센터의 토비아스 버거(40) 학예실장이야말로 현대의 전형적인 노마드라 부를 수 있겠다. 독일에서 태어나 루르대학에서 경제학과 예술사를 복수전공한 버거 실장은 최근 10년간 네덜란드, 독일, 리투아니아, 뉴질랜드, 홍콩 등 5개 나라를 떠돌아다녔다. 고향 독일을 제외하고는 한 나라에 정착하는 데 필요한 기간이 평균 6개월에서 1년인 점을 감안한다면 진득하게 눌러앉을 법도 한데 그는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 있어 세계를 떠돌게 하는 원동력은 예술, 미술이다. ●5개국 돌며 예술·미술 탐구 리투아니아에서는 발틱국제트리엔날레 예술감독을, 뉴질랜드에서는 오클랜드 아트스페이스 디렉터를 역임했다. 홍콩에서도 미술관 관련 업무를 했다. 2008년 10월부터 한국의 백남준아트센터 학예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한국의 서울 한남동은 여섯번째 해외 거주지가 되겠다. 이외에도 그는 ‘미술’과 관련된 일에는 정신없이 뛰어들어 1999년 광주비엔날레, 2005년 광저우 트리엔날레, 2006년 부산 비엔날레 기획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하면서 지난 6월7일 개막한 베니스비엔날레의 홍콩관 커미셔너로 지명돼 활동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만난 버거 실장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돌아온 직후의 시차 탓인지 평소와 달리 잘 웃지도 않고 사람 좋은 얼굴로 건네는 농담도 하지 않았다. 184㎝에 육중한 체격의 버거 실장은 올초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9월 세계금융위기로 은행 증권사 등에서 일하던 친구들(경제학 전공)이 줄줄이 실직하고 있다.”면서 “직업으로 경제 분야가 아닌 미술을 택한 것이 정말 잘한 일이고 행운이라고 느낀다.”는 등의 말로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때 일을 이야기하자 “휴~”하며 식은땀을 닦아내는 시늉을 했다. 한국, 그것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일하는 것이 버거 실장에게는 무척 즐거운 일이다. 그는 백남준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그가 10대 후반이던 1980년대 초 독일 뒤셀도르프 미술아카데미 교수이던 백남준이 열렬한 미술애호가인 그의 아버지의 초대로 2~3주 동안 집에 머물다 갔다. 그의 기억에 백남준은 독일어와 영어, 일본어를 마구 섞어 썼으며 때론 재미있고 때론 부처 같기도 했다. 백남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는 그로서는 백남준을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현대미술사에 자리잡게 하는 일에 일조하는 것이 더없는 영광이기도 하다. 버거 실장은 “한 예술가가 제대로 평가되려면 약 10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백남준의 경우 작고한 직후부터 국제적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 전시와 세미나 등이 진행되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시아의 현대미술에 대한 세계미술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 현대미술이 귀여운 이미지로, 중국은 사회주의적인 이미지가 겹쳐지기 때문에 한국이 갖는 위치는 앞으로 상당히 중요하고 그런 한국미술의 지위 상승이 백남준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즘 그의 걱정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대부분 브라운관TV를 통해 전개되는데 브라운관TV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한국은 역동적인 나라 한국에서 버거 실장은 설치작가인 부인 유킹텐(중국계 뉴질랜드인)과 이제 2살 6개월된 아들, 오는 10월에 세상에 나올 둘째를 기대하며 살고 있다. 그는 한국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예술적인 흥분, 현대미술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아트선재나 쌈지, 풀, 루프 등 좋은 전시공간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휴일이면 오전에는 어린 아들을 위해 서울 명동의 신세계 백화점 10층 무료 어린이놀이방을 찾아가고, 오후에는 이런 갤러리를 찾아가 전시를 구경한다. “10년간 한국을 들락거렸는데 한국은 정말 역동적이라는 느낌을 준다.”면서 “특히 한국에 거주하니까 39살에서 41살로 나이를 훌쩍 건너뛰게 돼 ‘중년의 위기’를 탈없이 넘긴 것도 드라마틱한 경험이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강남에서 용인 백남준아트센터까지 딱 25분 걸린다.”면서 “나는 2년 계약으로 머물고 있지만 서울 사는 분들은 자주 놀러와서 백남준의 예술세계에 흠뻑 빠졌다 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물론 그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오래오래 일하고 싶어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백남준의 첫 독일개인전 재조명

    1963년 3월 독일 서부도시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서는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EXPosition of music-ELectronic Parnass)’이라는 내용조차 알쏭달쏭한 전시가 열렸다. 전시의 테마는 ‘성인을 위한 유치원’, ‘선(禪)수행을 위한 도구들’, ‘30%로 만족하는 법’, ‘아이디어의 물신화’ 등 16개였다. 전시는 한눈에도 기이했는데 현관 입구를 거대한 풍선으로 막아 관객들은 거의 기어들어 와야 했고 전시장 입구에는 갓 도살한 소머리가 걸려 있어 흥건한 피냄새와 가축냄새가 뒤엉켜 있었다. 13대의 텔레비전을 전시장에 설치했고 4대의 피아노를 통해 음악과 소리를 공간화하고 시각화했다. 1956년부터 독일 유학 중이던 백남준의 첫 개인전으로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비디오 아트의 기원’으로 평가받는 전시다. 당시의 전시를 재창조해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신화의 전시-전자 테크놀로지’라는 전시가 10월4일까지 열린다. 백남준의 ‘TV를 위한 선(禪)’을 비롯해 ‘머리 잘린 부처’(1993년), ‘벽암록’(연대미상), 등의 작품이 전시되고 케빈 클라크(미국), 하비즈 텔레즈(베네수엘라), 페드로 디니즈 레이즈(포르투갈) 등 전 세계 작가들 20명이 참여했다. 전시를 기획하고 큐레이팅한 이영철 관장은 “‘비디오아트’의 탄생을 1965년 10월로 기억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보다 2년 앞서 32살의 청년 백남준이 그것의 원천을 보여줬다.”면서 “백남준은 근대에서 현대로 탈출구를 개척한 진정한 선구자였다.”고 말했다. (031)201-857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탤런트 김태호 교통사고 사망

    탤런트 김태호 교통사고 사망

    탤런트 겸 모델 김태호(30)씨가 25일 오전 10시40분쯤 강원 춘천시 우두동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도로 옆에 주차된 트럭을 들이받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김씨는 벌점 초과로 8월1일까지 제2종 소형면허 정지상태였다.”고 말했다. 경성대 연극영화학부를 휴학 중인 김씨는 훤칠한 키에 태권도와 유도로 다져진 몸매로 SHOW 모델라인 수료 후 서울컬렉션 등 패션쇼 무대에 섰다. 2003년 KBS 드라마 ‘달려라 울엄마’를 통해 탤런트로 데뷔, 영화 ‘날라리 종부뎐’에서 봉두 역, SBS 드라마 ‘푸른 물고기’에서 홍재범 역, MBC 에브리원 드라마 ‘별순검 시즌 2’에서 서인후 역을 맡았다. 2006 부산국제모터쇼의 현대자동차 메인 모델로도 활약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올 성장률 -2% 서 -1.5%로 상향

    올 성장률 -2% 서 -1.5%로 상향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5% 안팎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 -2% 안팎에 비해 0.5% 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성장률과 산업생산 등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빨리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확장적 거시정책은 유지하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은행 등에 지원한 달러화를 회수하고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등 출구 전략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정부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2·4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0.7%가량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생산 호조세 등으로 1.7% 정도까지 높아지고 3, 4분기에도 전기 대비 1%씩 상승하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1.5%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개선되고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인 4% 내외의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추경예산의 일자리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신규 일자리 감소 수도 기존 20만명에서 10만~15만명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15만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경상수지는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윤증현 재정부장관은 브리핑에서 “경기 흐름이 개선되고 있으나 대내외 위험 요인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므로 경기 회복을 위해 올 하반기에도 확장적 정책 기조를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재정부는 한국은행과 함께 지난해 말부터 지원한 외화 유동성을 오는 8월 말까지 거둬들여 은행의 자체 조달을 유도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필요하다면 대출 총량규제도 할 수 있으며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의 제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민생활 지원대책을 종합해 다음 주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보고받은 뒤 “하반기 경제운용의 초점을 서민생활에 둬 우선적으로 배려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가더라도 서민들이 나아진 생활환경을 체감하기까지는 1~2년이 더 걸리게 마련”이라면서 “올해 초부터 예산배정이나 정책우선 순위를 서민에게 두었지만 아직 서민생활이 최저점에서 올라가고 있다는 느낌을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락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9급공시 늦깎이들 선전
  • [공무원시험 2제] 늦깎이들의 선전

    [공무원시험 2제] 늦깎이들의 선전

    올해부터 응시상한연령이 폐지돼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 ‘늦깎이’ 수험생들이 지난 4월 치러졌던 국가직 9급 공무원시험에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5일 ‘2009년도 국가직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필기시험 합격자 3188명의 명단을 확정, 사이버고시센터(http://gosi.kr)를 통해 발표했다. 최종 2374명을 선발하는 올해 9급 공채에는 총 14만 879명이 지원해 평균 59.3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행정직군과 기술직군에서 각각 2878명과 310명이 합격했다. 응시생이 가장 많은 일반행정(전국)직의 합격선은 87.5점으로 집계돼 지난해(89점)보다 1.5점 낮아졌다. 반면 세무직 합격선(83점)은 지난해보다 5.5점 높아졌으며, 관세직(80.5점)과 교정직(75.5점) 등도 지난해에 비해 2.5~4.5점 상승했다. 응시상한연령 폐지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 33세 이상 합격자는 394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12.4%를 차지했다. 필기시험 원서접수 때 이들의 비율이 8.9%였던 것을 감안하면, ‘늦깎이’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합격한 것이다. 최종시험인 면접은 오는 9월5일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컨벤션센터와 전국 8개 시·도에서 5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20~30배 대박 “명품 5만권 찾아라” 59년간 700㎞밖에 못달린 자동차의 사연 ’20대 벤처사업가’ 사라졌다 사망한 김태호 미니홈피엔 ”백남준씨 마치 부처같았다” ”구직않고 취업만 준비” 니트족 113만명 대통령에게 오줌갈긴 원숭이
  • [이주헌의 캔버스 세상] 예술가에 통섭교육이 필요한 이유

    근래 미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기업들의 강연 요청이 늘어난 데서 피부로 느낀다. 직무 연수로도 교육 과정이 빠듯할텐데 미술과 관련한 강연 시간을 애써 집어넣는다. 미술과 같은 예술이 요즘 기업들의 화두가 된 창의력과 상상력의 무한한 원천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이런 교육의 기회를 통해 사람들은 예술이 끝없이 경계를 허물고 고정관념을 타파해온 정신활동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창의력이란 다름 아닌 경계를 뛰어넘는 힘이며, 요즘 비즈니스 세계에서 운위되는 컨버전스니 하이브리드니, 퓨전이니 하는 것도 이런 경계 넘기의 일환임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미술의 이같은 힘을 나름대로 열심히 역설해온 나로서는 요즘 힘 빠지는 사태를 하나 목격하고 있다.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압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18일 감사 처분을 통해 한예종이 추진해온 이른바 통섭 교육 사업의 중지를 통보하고 단장 심광현 교수 등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또 이론학과의 축소도 요구했다. 17일 발표한 이의 신청에 대한 조정 처분에서는 ‘이론학과의 축소’라는 말 대신 ‘이론 교육 시스템 개선 방안 강구’와 같은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으나 통섭 교육 중단 및 교수 징계 등의 방침은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사실 나로서는 지금 이슈가 된 한예종의 교육 방향이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통섭 교육을 꾀하는 것이나 이론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의 예술 트렌드나 교육 추세로 볼 때 적극 권장되어야 할 일이지 배척해야 할 일이 아니다. 창의력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 가치를 접목하기 원하는 시장을 위해서도, 또 문화산업시대의 국가 생존 전략 차원에서도 예술 분야에서 통섭과 경계 넘기의 다양한 시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문화체육관광부는 한예종의 설립 목적이 ‘실기 중심의 예술 전문가의 양성’에 있다며 최근의 시도가 이 목적을 벗어났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실기 전문가의 개념을 지나치게 좁게 보는 근시안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술가는 단순한 기능인이 아니라 정신의 창조자다. 다빈치가 왜 다빈치인가? 그는 미술뿐 아니라 수학, 공학, 해부학, 물리학, 천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당대 최고의 지성이었다. 어린 미켈란젤로가 메디치가에서 유럽 최고 수준의 인문학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가 아는 대가가 될 수 있었을까?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도 철학, 음악, 테크놀로지에 정통했다. 작곡가 슈만은 “음악가라면 라파엘로의 그림을 연구해야 하며 화가라면 모차르트의 교향곡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21세기를 선도할 예술가를 양성하려는 학교에 전근대적인 예술가상을 강요한다면 그것은 그 학교의 불행일 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와 예술의 미래를 망치는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 [굿모닝 닥터] 하이브리드 의학의 시대

    생활 속에 ‘하이브리드’가 넘친다. 화석연료와 대체 에너지를 공유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PDA·MP3·카메라 등의 기능을 담은 하이브리드 휴대전화 같은 기계적 결합은 물론 백남준의 비디오아트,발레와 합쳐진 비보이 공연 등 가히 ‘하이브리드의 시대’라 할 만하다. 원래 생물의 잡종을 의미했던 하이브리드는 이제 기술과 지식·문화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이종(異種)간 융합과 그 결과를 일컫는 말이 됐다. 서로 다른 분야나 기능의 결합과 그를 통한 새로운 변화를 보여 주는 잡종(雜種), 즉 하이브리드는 사실 우리 곁에 항상 있어왔던 발전 양식이었다. 의학이 그렇다. 의사·간호사·약사·방사선사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일한다. 그뿐인가. 질병과 싸우기 위해 언제나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가 이뤄져야 하는 의학은 특성상 화학·물리학 등 많은 분야의 첨단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했고, 그를 통해 발전해 왔다. 특히 최근의 암 치료는 하이브리드의 압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암일 경우 내과·외과적 치료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암제를 투여하면서 방사선치료를 하거나 방사선치료 후 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암의 종류와 크기 등을 고려해 외과와 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이 함께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런 통합치료가 효과적임은 물론이다. 흔히 3대 암 치료법이라는 방사선 치료와 수술, 그리고 항암제 치료를 복합적으로 이용해 암을 잡는 모습은 하이브리드를 통한 융합과 발전의 전형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 진화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금기창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 교수
  • 바이올린 케이스+불상…예술이 되다

    바이올린 케이스+불상…예술이 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재미 작가 변종곤(61)은 특이한 사생활의 소유자다.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만든 리본 달린 구두만 고집하는가 하면, 여자들에게 “나랑 사랑하면 세계 여행을 갈 수 있다.”는 발언으로 구애를 한다. 그는 예술가의 기호식품인 술과 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으며, 월세를 못낼망정 헬스클럽 회비는 한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그는 미확인비행물체(UFO) 추종자로 뉴멕시코에서 한 달 동안 외계인과의 교신을 원하며 돌아다니기도 했다. ●UFO 추종하는 문명비판가 미국행의 계기도 아이러니다. 반미 구호가 나돌기도 전인 1978년 주한 미군 비행장을 비판하는 그림을 그려 제1회 동아미술제 대상을 받았지만, 그 덕분에 요주의 인물로 지목돼 군사정권이 들어서자 1981년에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렇게 가난한 화가가 뉴욕에 숨어든 곳은 위험하다고 소문난 할렘이었다. 영국 군복과 베레모를 착용하고 아침마다 산책을 다니는 동양의 화가는 그러나 그곳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더불어 가난한 화가는 그림을 그릴 물감과 캔버스가 없어 벼룩시장을 뒤져 찾아낸 물건들로 해체하고 결합하는 오브제 작업에 들어갔다. 28년째다. 그는 이 작업들을 ‘아상블라주(조화)’라고 부르고, 그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의 미술평론가들은 ‘문명비판가’라고 부른다. 인디언이나 제3세계 이방인을 억압하고 배제해 나가는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몽골리안 시리즈’도 비슷한 맥락이다. ●30일까지 청담동 더컬럼스 갤러리서 전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컬럼스 갤러리에서 오는 30일까지 ‘예술 속의 대가들’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이같은 독특한 생활과 이력을 감안해서 들여다봐야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백남준,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조지프 보이스 등등 거장의 이름을 단 작품 16점이 출품됐다. 고장난 첼로나 바이올린 등 현악기와 케이스에 섬세한 그림을 그리거나 부처님 조각품, 십자가 등을 오브제를 붙여 만들었다. ‘작가 주변의 가족들은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변 작가는 현재 30대 초반의 같은 작가와 살고 있다. “여행은 나에 대한 투자이고, 좋은 아내도 좋은 투자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02)3442-630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황금연휴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 갈까

    황금연휴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 갈까

    황금의 연휴가 어린이날인 5일까지 펼쳐진다. 화창한 봄날, 집안에만 아이를 가둬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나들이 인파들이 점령한 고속도로를 타기도 싫다면, 또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면, 근처 미술관을 가보면 어떨까. 폼생폼사가 가능하다. ●백남준아트센터 5일까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 대해 무료입장 실시. 카페에서 어린이는 무료로 우유 1잔을 마실 수 있다. 백남준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44쪽 분량의 안내서 ‘달나라 백남준’을 발간하는 기념. (031)201-8512. ●서울시립미술관 5일 어린이날 미술관을 찾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폐휴지로 만든 대형 나무에 희망을 적은 카드를 매다는 ‘소원나무 만들기’ 행사를 진행한다. 전통 나무피리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사전 예약 필수.(02)2124-8800. ●경기도미술관 5일 미술관 밖 잔디밭에서 어린이들이 직접 물건을 사고 파는 벼룩시장을 열며 비눗방울 날리기, 퀴즈 등 프로그램도 운영. 강당에서는 애니메이션 3편을 상영. (031)481-7007. ●헬로우뮤지움 7일까지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의 그림을 감상하면서 각국 별로 다른 어린이날도 공부해본다. 아이와 동반 성인 1명에 대한 참가비는 1만원으로, 반별로 80분씩 진행한다. 사전예약 필수. (02)562-4420. ●알파갤러리 6일까지 서울 남대문 본점 4층 ‘알파갤러리’에서 방문 어린이를 상대로 ‘페이스페인팅’, ‘퍼즐 만들기’ 등 날짜별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선착순으로 음료수, 연필 등 무료 제공. 닌텐도 게임기 등 경품 행사도 진행. (02)752-0096. 이밖에 한국사립미술관 협회 소속 미술관들 중에는 5일 무료 관람 및 어린이 미술체험교실 이벤트를 연다. 경기도 목암미술관(031-969-7686), 제비울미술관(02-3679-0011), 모란미술관(03 1-594-8001), 바탕골미술관(031-774-0745), 부산 한광미술관(051-469-0095), 전남 남진미술관(061-543-0777)·충북 스페이스몸(043-236-6622), 서울 소마미술관(02-410-1060). 북촌미술관(02-741-22 96). 토탈미술관 (02-379-3994)등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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