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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안에 원수있다” 여야 내분 골머리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각각 집안싸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나라당에선 세종시 수정 문제를 놓고 친이·친박 간 갈등의 골이 메워지지 않고 있다. 친이 쪽에서는 이달 말까지 중진협의체가 절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당론 표결이라도 시도하자는 입장이다. 협의체가 전권을 위임받은 만큼 청와대나 박근혜 전 대표 모두 조금씩 불만이 있더라도 협의체에서 나름대로 결론을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절충안이 불발되면 ‘어떤 계파 때문에 절충이 안 됐다.’는 책임론도 나올 것이라며 벼르고 있다. 친이계인 정두언 지방선거기획단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4월 임시국회 전에 반드시 세종시에 대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절충안 도출이 안 되면 당론 표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지방선거 지원 문제도 계파 갈등 소지가 있다.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일절 말씀이 없으셨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친이계 한 의원은 “당내 최강의 영향력을 가진 지도자가 선거를 돕지 않는다면 ‘선거 결과가 좋지 않기를 내심 바라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꼬집었다. “향후 대권주자 선출 과정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고도 압박했다. 당장 영남권 공천 경쟁이 시작되면 두 계판 간 대립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야권의 속사정도 복잡하다. 민주당은 성희롱 전력자인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영입과 공천 배제 과정에서 지도부가 공식적인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아 뒷말을 사고 있다.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의 대립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 역시 부담이다. 정 대표와 정 의원은 지난 19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협력하자고 의견을 모았지만, 차기 당권 경쟁자인 두 사람의 일시적 휴전은 ‘필연적인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5+4’ 선거연대의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진보신당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 민주당은 1차 협상 결과가 ‘호혜적 연대’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단체장 자리를 다른 야당에 양보하기로 한 해당 지역구 출신 의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상근 목사 등 선거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 원로들은 오후 정 대표를 찾아 합의 내용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정치연합이 위기에 봉착하도록 한 첫 번째 원인제공자임을 인식하고 합의안을 추인하라.”면서 “연합정치를 위해 각 당 지도자에 대한 공개질의 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현진 유지혜기자 jhj@seoul.co.kr
  • 친북·반국가 행위자 100명 발표

    보수 계열 민간단체인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 고영주)는 12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같은 당의 권영길 의원, 민주당 최규식 의원 등 현역의원 3명을 포함한 친북·반국가 행위자 10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각계의 진보 성향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사회적 논란과 함께 ‘보·혁’ 대립구도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위는 이날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현재 활동 중이고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사를 대상으로 친북·반국가 행위 대상자 1차 수록 예정자 100명을 공개했다. 추진위는 북한 당국의 노선인 ‘주체사상’ ‘선군노선’ ‘연방제 통일’ 등을 지지·선전한 행위(친북행위)와 헌법질서를 부정하고 국가변란을 선동한 경우(반국가행위)를 선정기준이라고 설명했다. 명단에는 김근태·노회찬 전 의원, 이재정·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정·관계 인사 14명이 포함됐다. 또 박원순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 3명, 백낙청 평론가 겸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가 조정래·황석영 등 문화예술·언론계 13명 등도 명단에 등재됐다. 학계에서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안병욱 가톨릭대 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강정구 동국대 교수 등 17명이, 종교계에서는 문규현·문정현·함세웅 신부, 진관·수경 스님 등 10명이 이름을 올렸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최열 환경재단 대표,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등 노동계·재야운동권 인사도 36명이고,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교수 등 해외활동 인사 5명도 들어갔다. 1차 명단 등재를 놓고 보수진영 내에서 논쟁이 벌어졌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빠졌다. 추진위는 당사자의 이의 신청을 받아 올해 8월15일 친북반국가행위 인명사전 1권을 발간키로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여의도 돋보기] 野 5당·시민사회 갈길 먼 선거연대

    야당과 시민사회는 ‘반(反) MB 연대’의 깃발을 들 수 있을까.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친노 성향의 국민참여당 등 야5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요즘 화두는 6·2 지방선거를 위한 연대다. 정책연합·후보연합 등을 통해 현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시민사회 진영은 좋은 후보를 내세우거나 지지하는 방식으로 지방선거에 처음 참여할 방침이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와 도종환 시인이 참여한 ‘2010연대’, 박원순 변호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주도하는 ‘희망과 대안’, 이해찬 전 총리가 주축인 ‘시민주권모임’, 김근태 민주당 고문이 만든 ‘민주통합시민행동’ 등 4개 모임이 적극적이다. 야5당 대표와 시민사회 원로들은 지난 12일 첫 ‘5+4 모임’을 갖고, 연대의 틀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시민사회 진영은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맡기로 했다. 그러나 각 정당의 셈법이 달라 연대가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지방정부 공동운영, 시민참여배심원제, 지방의원 15% 전략공천을 내세우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뭉칠 것을 호소한다. 정세균 대표는 15일 “지금은 힘을 합칠 때라는 것이 민주개혁진영의 목소리”라면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데도 국민참여당이 창당을 강행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7일 창당하는 국민참여당은 “계파로 찢기고, 리더십과 시스템이 부재한 민주당에 들어가면 희망이 없다.”고 일축했다. 민노당은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방점을 두고 있으나, 진보신당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연대 가능성이 낮다.”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자기 당 후보에게 양보를 설득할 구심력을 가졌는지 의문이고,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살 수 있는 국민참여당은 당연히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만이 ‘적통’, ‘정통’이라는 오만을 버려야 한다. 지난 두 정부의 공과에 책임이 있는 정당들은 좌로 한 걸음 움직이고, 진보정당은 선명성만 내세우지 말고 실질적인 연대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백범일지 등 ‘동아시아 100권의 책’ 선정

    동아시아에서 20세기 중·후반에 출간된 인문서 가운데 학술적, 출판사적 의의가 큰 책 100권이 선정됐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회장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29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진수당에서 제9회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전주대회를 열고 ‘동아시아 100권의 책’을 발표했다. 동아시아 100권의 책은 한·중·일이 각각 26권, 타이완과 홍콩이 22권을 선정했다. 선정범위, 대상, 분야와 영역 등은 포괄적 원칙 아래 나라별로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백범일지(김구), 뜻으로 본 한국역사(함석헌), 흔들리는 분단체제(백낙청), 한국의 노동운동과 국가(최장집) 등이 포함됐다. 중국은 시론, 중국건축사, 중국문화요체 등을 선정했고 일본은 강의록, 공동환상론, 자동차의 사회적 비용 등이 선정됐다. 이번 동아시아 100권의 책 선정과 각국어로 출판하는 일은 세계 출판사에서 유례가 없는 획기적인 일로 평가된다.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는 “동아시아지역이 문화적, 정신적 전통을 공유하고 있으면서도 갈등과 반목의 역사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독서공동체를 통해 극복하고 선린우호 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동아시아 100권을 선정하고 공동 번역해 출간하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시아출판인회의는 2005년 한국, 중국, 일본, 타이완, 홍콩 등 동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인문출판사들이 출판·독서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결성한 단체이다. 29, 30일 이틀 동안 열리는 이번 동아시아출판인회의 전주대회에서는 동아시아 100권의 책 발표와 함께 동아시아 교류의 대전제로서의 출판과 독서, 동아시아 공동기획 출판의 주제와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설] 시민운동인가 정치활동인가 분명히 해야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 주요 인사들이 내년 지방선거 참여를 목표로 ‘희망과 대안’이라는 모임을 결성키로 해 주목된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진보적 시민운동을 이끌어온 각계 인사 100여명은 다음 주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그동안 낙천낙선운동이나 공약평가 운동 등 제3자적 감시역할에 그쳤던 데서 벗어나 직접 후보를 내고 지지운동을 벌이는 등 현실정치의 당사자로 나서겠다는 것이다. 냉소의 대상으로 전락한 우리 정치에 시민운동 본연의 청신한 기풍을 불어넣어 대안의 정치를 펼친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그러나 권력의 이해를 좇을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의 속성이고 보면 또 하나의 순치된 진보정파로 굴러떨어질 가능성 또한 없지 않다.10년 만에 보수정권이 출범하면서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나름의 자성과 비판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 왔다. 그들은 결국 스스로 현실 정치세력이 되는 길을 택했다. 정치에 발을 담근 이상 불편부당한 감시자의 역할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희망과 대안’ 모임에 참여하는 이른바 진보성향의 한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퇴보시켜 결국 과거 낙선운동의 연장선상에서 당선운동으로 나가게 된 것”이라며 모임의 배후는 이 대통령이라고 했다. 상생이 아니라 상극, 대화가 아니라 대결의 정치를 예고한 셈이다. 우려스럽다. ‘희망과 대안’은 “새로운 의미의 시민운동” 운운하며 국민을 호도해선 안 된다. 시민운동의 순수성이 정치투쟁의 제물이 될 순 없다.
  •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깬 외침 불의 맞선 그의 전모 한눈에

    어둠과 침묵의 시대, 번뜩이는 식칼의 시퍼런 서슬처럼 분연히 저항과 희망을 노래했던 시인이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됐다. ‘국토’, ‘식칼론’ 등으로 민족·민중시의 전형을 만들어낸 조태일(1941~1999년)이다. 그는 1999년 9월7일, ‘국토 서시’(1975년)에서 노래했듯 ‘…일렁이는 피와 다 닳아진 살결과 / 허연 뼈까지를 통째로 보탤 일’인 듯 위암을 선고받은 지 불과 50일 만에 홀연 세상을 떠났다. 故 조태일 시인 창비에서 문학 세계 36년, 광야의 인생 58년을 되짚어 보는 ‘조태일 전집’(작은 전 4권)을 출간했다.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침선박’ 등이 담긴 동명 첫 시집(1965년)부터 시작해 숨지기 직전 내놓은 여덟번째 시집 ‘혼자 타오르고 있었네’(1999년)까지 수록된 시 454편을 비롯해 시집에 묶이지 않았던 64편 등을 모두 아울렀다. 여기에 시론, 시대를 직접 평하며 조태일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산문 등까지 한데 묶었다. 또한 10주기에 맞춰 그의 고향이자 문학관이 설립된 전남 곡성군에서 추모 학술행사와 공연 등도 펼쳐질 예정이다. 전집을 보면 평생에 걸쳐 ‘불의와 겨루기’와 ‘희망 만들기’를 꾀해 왔던 조태일의 전모가 한눈에 보인다. ●광야의 인생 58년 되짚어본다 초기에는 2000년대 젊은 시인들을 부끄럽게 하는 감각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낭만적인 모더니스트로서의 조태일이 엿보인다. 김광섭, 조병화의 제자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1968년 육군 중위(ROTC 4기)로 예편한 뒤 내놓은 두 번째 시집 ‘식칼론’(1969년)부터 예의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의 조태일이 등장한다. 낭만의 언어가 잉태한, 저항의 리얼리즘을 노래한다. 독재자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가 만든 시 전문지 ‘시인’도 비슷한 시기 김지하의 그 유명한 시론(詩論) ‘풍자냐 자살이냐’를 실은 뒤 창간 1년 만에 폐간의 운명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세 번째 시집 ‘국토’가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판매금지되는 등 그간 밥먹고 차마시듯 판매금지, 구속, 투옥 등 광야의 삶이 거듭됐다. ●김지하·김준태 등이 그를 통해 발굴 1990년대 들어 그의 시는 다시 한 번 변신한다. 시인 신경림은 “그의 후기시는 우리 시가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는데 단단히 한몫을 하리라 생각한다.”면서 “고전적 시의 미학이라 할 절제와 압축의 전범을 보여 주며 시 읽는 재미를 한껏 맛보게 해 준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렇듯 조태일의 시와 삶에는 암흑의 시기 침묵을 깨트리는 저항의 외침이 있고, 국토와 그 땅에 발딛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가없는 애정이 있다. 그의 서정성 가득한 민족·민중시가 후배들에게 이정표가 됐음은 물론이다. 익히 알려졌듯 김지하, 김준태, 양성우 등 1980년대의 독재자들이 지긋지긋해했던 시인들이 그를 통해 발굴됐다. 4년에 걸쳐 시집을 엮은 이동순 전남대 인문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자료 정리를 마치고 나서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비교하다 보니 작품이 쓰인 시대상황과 시의 내용이 거의 합치하는 것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한편 5일 오후 4시 전남 곡성 태안사에서 백낙청 박석무 김정남 등 동료들의 시인에 대한 회고담과 도종환 나희덕 양인숙 등 후배 문인들의 시낭송, 노래로 변신한 조태일의 시 ‘봄이 오는 소리’, ‘어머니를 찾아서’ 합창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합리적 보수·성찰적 진보 연대 경색된 분단체제 변혁 나서야

    합리적 보수·성찰적 진보 연대 경색된 분단체제 변혁 나서야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경색된 남북관계가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면서 2000년 남북이 합의한 6·15공동선언은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등을 지내며 분단체제의 체계적 인식과 극복에 매진해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현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그가 주장하는 ‘한반도식 통일’과 ‘시민참여형 통일’은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최근 사회평론집 ‘어디가 중도며 어째서 변혁인가’(창비)를 펴낸 백 교수는 11일 “한반도식 통일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시민참여 통일과정으로 될 가능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유는 명쾌하다. “그 길 말고는 파국을 면하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근거는 이렇다. 1994년과 2005년 핵 위기는 모두 북·미 갈등이 주된 요인이었고 남한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위기를 모면했다. 반면 이번 핵 위기는 근본적으로 ‘남한발’인데도 남한 정부는 해결 의지나 능력이 없다. 한반도 문제를 철저하게 자국의 이해관계에서 접근하는 미국, 중국, 러시아와 오히려 훼방꾼에 가까운 일본의 입장을 고려할 때 파국을 면하는 최선의 방법은 남한의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길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백 교수는 “시민참여형 통일이라고 해서 시민이 정부를 제쳐놓고 통일을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고 독일, 베트남, 예멘과 비교할 때 시민이 오랜 기간 꾸준히 참여해 통일과정에 영향을 주는 비중이 훨씬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시민참여 통일과정의 실천적 개념으로 ‘변혁적 중도주의’를 제안했다. “분단체제를 ‘변혁’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분단체제의 실상과 동떨어진 단순논리로 인해 분열되어 있는 여러 세력이 새롭게 힘을 합쳐 참된 ‘중도’를 찾는다.”는 의미다. 수구 세력의 강경한 반북 태도와 마찬가지로 일부 진보세력의 ‘우리끼리의 통일’ 혹은 ‘남한만의 발전’은 남북관계의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백 교수는 “공허한 급진노선이나 안이한 개혁노선을 배격하고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가 연대해 총체적인 변혁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흔히 보수와 진보를 갈라서 얘기하지만 보수로 분류되는 인사 중에서도 합리적인 분들이 많고, 진보 인사 중에서도 ‘내가 추구하는 진보가 진짜 진보인가’ 성찰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끼리의 연대가 얼마나 폭넓게, 그리고 얼마나 짧은 기간내에 이뤄질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이 지점에서 ‘변혁적 중도주의’가 단순히 좌우의 극단을 뺀 중간세력을 겨냥한 정치권의 ‘중도마케팅’과 한묶음으로 엮이는 걸 경계한다. 그가 내세우는 변혁적 중도주의는 원칙과 일관된 경륜, 지속적인 실행력을 갖는 줏대있는 중도 세력을 뜻한다. 백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강화론’에 대해서도 “정치적 선택이란 점에서 일견 중도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일관된 전략이 아니란 점에서 진짜 중도마케팅을 하는 정치인들이 섭섭해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꼬일 대로 꼬인 남북관계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 백 교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으로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지만 오바마 정부의 클린턴 특사 파견으로 북·미관계가 개선될 기미를 보일 때 남한이 적극적으로 편승해서 남북관계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긴박한 6·10정국…거리로 나선 민주 시민단체도 연대

    긴박한 6·10정국…거리로 나선 민주 시민단체도 연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를 하루 앞둔 9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정부의 서울광장 사용 불허 방침에 따라 미리 “서울광장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다. 당 지도부는 ‘1박2일’ 장외투쟁을 위해 이날 오후부터 의원단 전체에 소집령을 내렸다. 오후 4시쯤부터 서울광장에 속속 모여든 민주당 의원들은 광장 내부에 천막을 설치해 6·10 범국민대회 불허 관련 의원단 대책회의를 열고 현 시국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조별로 돌아가며 철야로 천막을 지켰다. 민주당은 10일 서울광장에서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범국민대회를 갖고 이명박 정권의 국정기조 전환과 미디어관련법 등 쟁점법안의 강행처리 포기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정세균 대표는 긴급 성명서를 내고 정부의 행사 불허 방침 철회와 서울광장 상시개방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소수당이 거대 여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평소에 하지 않던 일도 해야 한다.”면서 “평시라고 생각해 대충 대응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외에서 정부 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을 예고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광장을 ‘확보’하기 위해 하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오전에는 이석현 의원을 비롯해 원내부대표단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방문했다. 같은 시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대정부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발언들이 쏟아졌다. 최영희 의원은 “경찰 버스에 맞서 드러누울 각오로 서울광장 봉쇄를 막자.”고 주장했다. 안민석 의원은 “(범국민대회 시작 시간인) 10일 오후 7시까지 서울광장에 베이스캠프를 치자.”고 말했다.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움직임도 가시화됐다. 야4당 대표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등 사회 원로들과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만나 “국민 화합을 위해서는 우선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가 전환돼야 한다.”는 요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소통을 위한 연석회의’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만남에서 참석자들은 “소통부재와 일방적인 국정운영 방식을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반성하고 바꾸지 않으면 국가적 어려움과 사회 혼란이 계속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적 권리의 회복, 악법 시비로 사회적 논란이 많은 법안들의 강행 처리 포기, 공안탄압과 외면을 반복하는 배제의 정치 청산 등을 요구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과외 끊기니 애인도… ‘취집’이라도 해야하나 여의도 금융가 불안에 떨게 하는 이것 나경원 의원 패션모델로 전업? 홍석현 회장 법정 서는 이유 유시민 “가해자가 헌화하는 가면무도회” 유인촌 1인시위 학부모에 “세뇌되신 거예요”
  • 창비의 위기냐, 기회냐

    누가 뭐래도 창비는 40여년의 세월 동안 명실상부하게 민족문학, 리얼리즘 문학 진영의 맏형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1인 중심 운영 시스템, 정체성이 모호한 동아리주의, 진지한 비판의 수용을 거부하는 폐쇄성 등을 이유로 일부 젊은 비평가들의 공격에 직면한 상황이기도 하다. 계간지 43년, 출판사 35년 역사의 창비에 또다른 젊은 변화의 기운이 꿈틀대고 있다. 최근 발행된 창비의 계간 문예지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는 젊은 문학평론가 권성우가 쓴 창비의 인문학적 담론과 문학적 담론의 허실에 대한 총체적 비평이 실렸다. ●한기욱 교수의 재반론도 게재 또한 인제대 영문과 교수이자 창비 편집위원인 한기욱을 통해 ‘창작과 비평’ 봄호에 실린 문학평론가 손정수(계명대 문창과 교수)의 글 ‘진정 물어야했던 것’에 대한 재반론을 실었다. 손정수의 글이 2008년 겨울호 특집에 대한 반론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감안하면 재반론으로, 건강한 논쟁의 형식을 띄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겨울호부터 시작해 사회적·문화적 담론의 리더 역할을 재정비하고 있는 창비에 자기 비판을 포함한 담론의 확산, 그리고 소통을 통한 성찰과 혁신이 새삼 기대되는 대목이다. 권성우는 ‘정치적 올바름은 미학적 품격과 만날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지난 호에 실렸던 손정수의 글은 백낙청, 한기욱에 대한 전면적이며 직설적인 비판으로 채워져 있었다.”면서 “신랄하게 비판하는 이 글이 다름아닌 창비 지면에 수록되었다는 사실이 놀라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비와 대척적인 위치에 있는 비평가의 강도 높은 비판을 수록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인 의미에서 창비의 어떤 자부심과 자신감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면서 “이는 역으로 대부분의 문예지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거의 용납하지 않는 편협한 관행이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가를 역력히 드러내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자기 비판을 서슴지 않은 창비에 대한 격려와 동시에 자기 비판을 외면하는 문예지들의 관행에 대한 강한 비판이다. ●언론과의 대립 기피… 문제 제기 그는 창비에 대한 근본적 비판 자체를 비껴가지 않았다. 권성우는 “창비가 언론문제와 정면 대결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면서 “창비가 그 긴 싸움에 참여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입장이라면 거대 보수언론의 편파적인 프레임을 어떻게 돌파하느냐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관건이 될 것이다.”고 언론과의 대립을 기피하려는 창비의 태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기욱 역시 지난해 겨울호 특집에 ‘문학의 새로움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실은 뒤 손정수의 글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의 ‘문학의 새로움과 리얼리즘 문제’ 라는 글을 게재했다. 한기욱은 “어떤 관념이나 코드가 아니라 작품의 언어를 온몸으로 실감하는 비평, 다른 비평가의 비평 언어에 담긴 생각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독법이 중요하며 이를 사무사(思無邪)와 유물론적으로 하는 비평이라면 어떤 논쟁이든 생산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김대중 학술상’에 백낙청교수

    전남대가 제정한 ‘후광 김대중 학술상’ 수상자로 백낙청(71) 서울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학술상 심사위원회는 2일 “백 교수가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을 앞당기는 데 헌신한 업적과 공로를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는 “백 교수가 1966년 계간지 ‘창작과 비평’을 창간하고 편집인으로 활동하면서 한국 지식인 사회와 민주주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또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로 민간통일운동을 이끌었고 각종 학술저서 출간 등 남북관계의 진전 등에도 이바지했다고 심사위는 밝혔다. 시상식은 8일 열리는 전남대 개교 57주년 기념식에서 있을 예정이며 상장과 메달,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된다.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오체투지와 소통의 문제

    [신경림 누항 나들이] 오체투지와 소통의 문제

    지금 수경 스님, 문규현 신부 그리고 정종훈 신부 셋은 북쪽이 로켓을 쏘아올리고 많은 전·현직 정치인이 검은 돈과 연관된 혐의로 검찰에 불려다니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오체투지로 ‘사람과 생명과 평화’의 길을 찾아 국토를 순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3월28일 계룡산 신원사를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75일 예정의 대순례다. 상황이 좋아진다면 내년에는 임진각을 출발, 휴전선을 넘어 묘향산까지 가는 3차 연도 순례도 계획하고 있다. 오체투지는 흔히 티베트 불교에서 하는 의식으로, 이마와 양 팔굽과 양 무릎을 땅에 붙임으로써 가장 낮은 자세로 땅과 하나가 되면서 나를 낮추어 다른 모든 것들을 우러른다는 상징을 갖는다. 수경 스님은 “오체투지는 몸을 낮추는 과정을 통하여 마음을 낮추는 기도 행위”라고 정리한 바 있는데, 이 말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이러한 기도 행위라는 뜻으로 읽어도 좋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 생명의 소중함이 지켜지는 세상, 폭력과 전쟁이 발붙이지 못하는 세상, 이런 세상을 만들려면 나 스스로 몸을 낮추고 다른 모든 것들을 우러르는 것만이 가장 빠른 길이라고 오체투지는 호소한다. 우리 사회가 지금 위기에 처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빈부 격차가 갈수록 셰레현상(가위모양)으로 벌어지며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내쫓겨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하고, 경제논리만을 앞세운 마구잡이 개발로 사람뿐 아니라 더불어 살아야 할 모든 생명체들이 죽어가고 있으며, 북쪽의 고집스러운 핵 외교와 남쪽의 지혜롭지 못한 대처가 평화를 위협한다고 많은 논자들은 지적한다. 오체투지를 보면서 나는 새삼스럽게 우리가 가장 낮은 자세가 되어 상대를 높이면서, 상대를 존중하면서 이런 문제들을 깊이 생각해 보는 일이 다시금 중요해졌다는 생각을 한다. 오체투지가 호소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소통의 필요성이다. 사실 우리 사회의 문제들은 많은 것이 소통의 부재에 연유한다고 보아도 지나치지 않을 터이다. 거리로 내쫓기는 자와 내쫓는 자가 소통이 없고 개발로 이익을 얻는 자와 피해를 보는 자가 또한 소통이 없으며 남과 북의 대화가 끊어진 지는 너무 오래다. 촛불 시위나 용산 참사나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그 요인으로 소통의 부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백낙청 교수가 지난달 관훈클럽 토론에서 “우리 사회의 합리적인 보수와 책임 있는 진보가 협력하여 폭넓은 중도세력을 형성하면서 정부 및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동참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를 형성하자고 한 제의는 그 단면을 아주 잘 집어낸 처방이다. 우리 사회의 혼란과 부조리는 자기 생각이나 주장만을 옳다고 여기면서 남의 말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 극단주의자들이 조장한 면이 많다. 세상이 다 아는데도 북한의 인권문제가 한국의 인권문제보다 더 문제될 것이 무엇이냐고 강변하는 청맹과니 좌파나 3·1절에 성조기를 흔들며 설치는(백낙청 교수가 한 신문의 인터뷰에서 한 말) 우파가 득시글거리는 것이 그 한 예다. 상대의 생각과 주장을 존중하면서 내 생각과 말을 듣게 할 때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오체투지에서 이런 메시지를 읽는 것은 결코 아전인수가 아니다. 얼마나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영조와 정조가 다같이 탕평책을 썼지만 영조가 각 당파의 과격파를 고루 등용한 반면 정조는 과격파를 철저하게 배제했다는 설이 있다. 남의 말도 들을 줄 알고 남의 생각도 존중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될 때 우리 사회도 비로소 안정을 얻게 되지 않을까. 수경 스님들이 하는 오체투지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이것은 강한 자들, 힘있는 자들이 먼저 몸을 낮추고 사회적 약자들을 존중하며 그 말에 귀 기울일 때만 있을 수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시인 신경림
  • “한국문학엔 3敵이 있습니다”

    “한국문학엔 3敵이 있습니다”

    그는 젊은 문학평론가다. 문단의 아픈 곳을 콕콕 찔러댄다. 찔러대다 못해 모두가 애써 외면해 왔던 문단의 해묵은 문제점을 낱낱이 까발린다. 백낙청, 유종호, 김우창 등 한국 문학계의 어른으로 추앙받는 대가들은 물론, 황석영, 신경숙, 김수연 등 평단의 찬사를 한 몸에 받는 작가들도 그의 글 앞에서 주류 권력을 지키려는, 혹은 치열하지 못한 연구자(작가)로 추락하고 만다. 하지만 놀랍게도, 어떤 논쟁적 비판을 던져도 문단은 그를 철저히 외면한다. 그래서 그는 철저한 비주류 문학평론가다. 2006년 가라타니 고진이 쓴 ‘근대문학의 종언’을 번역해서 국내 문단에 고진의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 조영일(36)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자신의 첫 번째 평론집 ‘가라타니 고진과 한국문학’에 이어 ‘한국문학과 그 적들’(도서출판 펴냄)을 냈다. 그가 준비하고 있는 ‘한국문학비판 3부작’의 두 번째에 해당되는 책이다. 시대와의 불화를 숙명처럼 받아들이는 ‘불온한’ 문학평론가 조영일을 지난 11일 신촌의 한 찻집에서 만났다. 그는 책에서 표현한 것 이상으로 직접 만남에서도, 권력화된 문단의 주류세력을 ‘문학계의 조·중·동’에 비유하는 등 과격함을 감추지 않았다. 대화와 소통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그저 주류 권력을 향유하는 세력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서 안주하는 한국 문학에 대한 쓴소리는 거침이 없었다. 첫 번째 책에서 황석영의 작품을 통렬히 비판하며 파문을 일으킨 조영일의 기세는 이번에도 누그러짐이 없었다. 그는 한국 문학의 ‘첫 번째 적(敵)’으로 국가의 지원 속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성장한 뒤, 그 권력을 지키기 위해 변화를 사실상 거부하는 ‘문단 문학 자체’를 꼽았다. 기존의 것에 대한 저항 또는 불화가 문학 정신의 근본임에도 이를 잃어 버렸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문단 문학을 좌지우지하는 주류 문예지를 들었다. ‘창작과비평’, ‘문학과지성’, ‘문학동네’를 중심으로 강고한 ‘문학 권력’을 이루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신진 작가에게 글을 쓰게 해 주고, 책을 출판하게끔 해 준다. 그리고 문예지 사이의 ‘작가 돌림’으로 문단 권력을 공유하며 공고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한국문학의 ‘마지막 적’으로 든 것은 대가들의 시대착오적인 고답적 인문학 연구 자세다. 석사학위 과정 때 두어 차례 신춘문예에도 응모하곤 했으며, 이제는 박사과정을 마친 ‘평범한’ 문학평론가 조영일을 ‘좌충우돌형 평론가’로 변모시킨 직접적 출발점은 ‘근대문학의 종언’을 번역하면서부터. 실제로 고진의 그림자만큼이나 ‘조영일의 그림자’도 분명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격려 또는 비판만 있을 뿐, 국내 문단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어떤 소통도, 논쟁도 없었다. 조영일은 “한국 문단 문학 주류의 실체를 뼈저리게 절감할 수 있었다.”면서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고진이 우리 문학의 대안을 제시한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다만 (김종철 교수 등 문학평론가들이 문학을 떠나고 있다는 등) 한국 문학에 대한 그의 짧은 언급만으로도 벌집 쑤셔 놓은 모양이 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문단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 아주 많았고, 한국 비평이 그동안 얼마나 빈곤했는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비평가들은 고진과 맞대결하려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 치열하게 문제점에 맞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영일은 “이제 3부작을 마치고 나면 한국 문단에 대한 구조적 비판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는 문학 비평의 지형을 넓힐 수 있는 텍스트 비평 작업에 매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MB의 이데올로그는 있는가/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MB의 이데올로그는 있는가/이목희 논설위원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총무를 맡은 관계로 강연 사회를 보게 되었다. 지난 주에는 진보·보수 지성을 대표하는 두 분을 초청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작가인 이문열 한국외대 석좌교수에게 한국 사회의 위기 타개방안을 들었다. 백 교수 말씀 가운데 보수파가 새겨들을 내용이 있었다. “한국의 보수 진영에 논리가 있느냐.”는 것이다. 백 교수는 “자기 마음에 안 맞는 사람은 불순분자로 몰아 잡아가면 되었지, 논리를 개발하거나 시민운동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과거의 보수파를 격하했다. 최근에는 일부 좌파 운동가들이 입장을 바꿔 이명박 대통령 쪽으로 가기에 우파에도 상당한 이론이 나올 줄 알았는데, 정권의 별동대 역할을 하느라고 기대만큼 못 하더라고 했다. 뉴라이트를 지칭하는 듯했다. 얼마 전 박상익 우석대 교수의 언론 기고문이 떠올랐다. 박 교수는 관변을 기웃거리는 사이비 보수주의자들을 비판했다. 근대 이데올로기로서 보수주의는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에서 시작한다. 버크의 저서 ‘프랑스혁명에 대한 성찰’은 보수주의의 경전이다. 그 책의 한글 번역판이 이제야 준비되고 있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버크를 모르면서 보수주의자인 양 떠드는 것은 마르크스를 모르면서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질타했다. 백낙청·박상익 교수의 비아냥에 보수 이론가들은 기분 나쁠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 정부·여당 내에, 또 정권을 지지하는 모임 내에 지성인 사회에서 인정받는 보수 이데올로그(이론적 지도자)가 포진해 있는지 의문이다. 버크가 주창한 보수주의는 수구가 아닌, 개량주의다. 독재에 반대하고 전통속에서 자유를 구체화하려고 했다. 낭만이 깔린 진보이론보다 더 정교함을 요구받는 게 정통 보수이론인 것이다. 경제 상황이 나빠서 이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한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이나 전부를 설명하지는 못한다. 국제경제 위기가 심화된 지난해 말 이후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히려 상승커브를 타고 있다. 이문열 작가는 “대동지환(大同之患)은 환난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 세계 모두가 겪는 어려움 때문에 정권이 흔들릴 일은 없다고 본 것이다. 이문열 작가의 설명은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지식인 사회에 어필하고,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큰 틀의 정권 논리가 없다면 대동지환 핑계에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다. 기업을 지원하고, 세일즈 외교를 강화하고, 녹색성장을 외치고…. 실용을 앞세운 이런 것들은 기능적이고, 세부 방법론일 뿐이다. 이들을 관통하는 이론체계가 없다면 대동지환이 정권의 파국을 가져올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 지식인의 훼절이 시비가 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군사독재를 옹호하는 이론을 개발하려니 얼마나 궁색했겠는가. 그래도 1급 이론가들을 정권 차원에서 강제로라도 동원했다. 지금 정부는 민주선거로, 큰 표차로 출범했다. 일류 이데올로그를 창출할 여건을 갖추었으면서 실제는 그렇게 못하고 있으니…. 실용과 기능만을 앞세워서는 국민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음을 지난 1년이 보여 주고 있다. 나라를 운영하는 기본철학이 확고하면 보수주의도, 신자유주의도 무리없는 변형이 가능하다. 잠재력 있는 내부 인사가 공부를 바짝 하든가, 간판급 이데올로그를 초빙해 실용에 설득력 있는 이론 무장을 시켜야 집권 2년차 희망이 보일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황순원 문학 기리자” 25일 기념사업회 발족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1915~2000년)의 삶과 문학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출범한다. 황순원기념사업회 준비모임(대표 전상국)은 25일 경기 양평군청에서 기념사업회를 발족하고 오는 6월 ‘황순원 문학촌 양평 소나기마을’ 개장과 함께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고 22일 밝혔다. 김병익, 백낙청, 신경림, 이어령, 박완서, 조세희, 김원일, 이근배, 정호승 등 문인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기념사업회는 황순원의 삶과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이게 된다. 기념사업회는 ‘황순원 문학제’와 ‘양평 소나기마을’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황순원 문학에 대한 우수 연구 성과에 주는 ‘황순원문학연구상’의 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길섶에서] ‘내 탓이오’/박정현 논설위원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끈다. 승용차에 ‘내탓이오’라는 스티커를 직접 붙이던 모습이다.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지만 한때는 승용차마다 달고 거리를 누볐던 낯익은 스티커다. 내탓이오 스티커는 천주교평신도협의회가 1989년에 벌였던 사회참여캠페인이다. 남 탓을 많이 하는 우리 사회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왔다.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도 어제 관훈클럽 초청 강연에서 ‘내탓이오’를 강조했다. 백 교수는 현 시국이 경제위기를 넘어 비상시국이라고 전제하면서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남 탓만 하다가는 통합을 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주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기 잘못은 외면하고 남의 탓만 하는 것이고, 대통령더러 반성하라고만 다그친다면 통합에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의 탓하기를 한국인의 국민성이나 민족성에 돌리는 것은, 또 다른 남 탓하기라고 했다. 백 교수의 강연과 김 추기경의 사진을 보면서 제2의 ‘내탓이오’ 캠페인을 생각해 본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백낙청교수 ‘비상시국 타개’ 관훈토론 강연

    백낙청교수 ‘비상시국 타개’ 관훈토론 강연

    “합리적인 보수와 책임있는 진보가 소통을 통해 폭넓은 중도세력을 형성, 정부 및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동참하는 일종의 거국체제를 만들어 국가 비상시국에 대응해야 한다.” ●보수·진보 함께 거국체제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1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비상시국 타개를 위한 국민통합의 길’이란 주제의 관훈클럽 주최 초청강연에서 극단적인 보수 및 진보를 배제한, 합리적인 보수 및 진보세력과 시민단체 등이 국가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이를 제도화해 국민 통합을 다지고 위기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그는 이날 정치권과 시민사회 지도급 인사들이 소통하며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틀을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위원회나 인권위원회, 또는 북핵 6자회담 등과 유사하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기구와 관행의 창출을 주문했다. 그렇지만 진보개혁 세력에도 “정부를 규탄하고 반성을 촉구하기만 하는 습관화된 대응에서 넘어서서 합리적 보수와 소통하며 중도세력 형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동조세력 중심의, 운동가들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합리적 보수 외면땐 충돌 뿐 지난해 촛불시위에 대해선, 정권퇴진운동을 자제하고 경고에 멈춘 시민 축제로서 적절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국민이 책임지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본격화된 경제위기로 인한 실업과 빈민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온순한 촛불군중 시위가 위태로워졌고 사회적 폭발 위험도 증대하는 등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축제분위기의 촛불집회를 선호하더라도 정부의 강경한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어서 기존 입장만을 고집할 경우 양측의 충돌과 국정 붕괴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남북관계 초당적 시민합의 필요 한편 이명박 정부는 출범초기 북한의 핵폐기를 남북관계 진전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지만 현재는 핵폐기 및 관계발전의 병행 정책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남북관계는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도 지낸 백 명예교수는 “남북관계는 초당적인 추진이 필요한 영역으로 조금 더 응집력 있는 시민합의를 이뤄낼 기구가 바람직하다.”며 “남북화해와 통일문제를 정부의 일방통행과 여야간 정쟁의 영역에서 끌어내 시민사회의 중도적 양식과 정치권 및 관료조직의 책임있는 역량이 결합하는 심의기구나 합의기구로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6·15 남측위 상임대표 김상근씨

    민간 통일운동기구인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는 17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총회를 열어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상임대표 후임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지낸 김상근(70) 목사를 선출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08년 5월까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맡았다.
  • 백낙청·이문열씨 초청 관훈포럼

    관훈클럽(총무 이목희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18일과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문열 작가를 각각 초청해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지식인들로부터 국내 상황과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고 토론하는 관훈포럼을 개최한다.
  • 민주당 장내외 투쟁 본격화

    민주당이 정국 돌파구를 찾기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선포했다. 9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시민사회 주도의 ‘민주주의와 민생위기에 대응하는 비상시국회의’에 힘을 보탰다. 시국회의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박원순 변호사 등 재야원로와 45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뜻을 같이 했다. 전날엔 이용섭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종부세 개악저지와 부가세 인하를 위한 1000만 국민서명운동 추진본부’를 꾸리고 여론전을 본격화했다. 장내에선 국정감사에 주력하면서, 장외에선 대국민 접촉을 강화하는 전략을 통해 정치적 생존을 위한 활로를 찾고 있다. 민주당의 의중은 ‘예견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국감기간이지만 적은 의석수와 미비한 대응 탓에 제1야당으로서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는 고백과 연결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원내 전투력이 너무 떨어진다. 행정부 견제라는 국감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우려했다. 중요한 것은 병행 투쟁에 돌입한 이상 실제 성과를 낼 것인지의 여부다. 결실이 있어야 정치적 대안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보장받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이 원내·외 병행투쟁의 주요 고리로 설정한 사안은 YTN 기자해고 사태와 종부세다.YTN 사태의 경우 구본홍 사장의 퇴진과 해고된 기자들의 복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부세 역시 여권의 완화방침을 막아내는 결실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두 사안은 사실상 이명박 정부가 국정드라이브를 관철시키기 위한 주요 현안이다.‘청와대발(發) 쟁점’이다. 그만큼 화력이 세다. 민주당의 여건상 자력으론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시민사회단체와의 결합력을 높이려는 까닭이다. 하지만 당이 비상시국회의에 대표 자격으로 보내려 했던 안희정 최고위원이 주최측으로부터 참석을 거부당했다. 정범구 대외협력위원장만 참석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친노 세력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래저래 싸늘한 가을을 맞은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10·4선언’ 1주년 행사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10·4선언’ 1주년을 기념하는 민간 행사가 4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열린다. 3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 백낙청)에 따르면 4일 오전 평화와 통일을 위한 특별열차인 ‘1004열차’가 600여명을 싣고 서울역을 출발, 임진각으로 달린다. 이어 임진각 망배단 공터에서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이재정 전 통일장관과 김상근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각각 축사를 하며,10·4선언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참석자들 모두가 통일기원 풍선 날리기로 행사를 마무리한다. 기념식과 함께 참석자들은 통일사진전과 페이스페인팅, 거리음악제, 통일을 기원하는 리본 달기, 떡메치기, 민속놀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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