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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서는 구체적으로… PR는 적극적으로

    “학생회장으로서 각 학교 간부들이 모이는 행사에 빠지지 않고 다니면서 정보를 얻었다. 정치대학 전통이 오래된 학교라는 점을 감안해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적극적으로 밝혔다.”(건국대 정치학부 1학년 안혜인)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기록이 될 만한 것은 보관해뒀다 동영상을 마련해 서류에 첨부한 것도 큰 도움이 된 것 같다.”(숙명여대 인문학부 1학년 이서경)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입학한 대학 새내기들은 16일 “꿈을 분명히 하고 현안에 대해 자기 소신을 뚜렷하게 밝히는 게 합격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각종 봉사활동에 대한 근거를 분명히 남겨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했다. 이화여대 보건관리학과에 입학한 김지민씨는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꿈이라고 쓴 뒤 보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를 준비해 지난해 9월 초에 제출했다.”면서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에 적은 장래희망부터, 직접 만든 봉사동아리 운영보고서 등 일관된 생활상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고 귀띔했다. 지원하려는 학교를 연구해 자신이 얼마나 관계있는지 연결하는 것도 필수다. 경희대 정보디스플레이학과 백구열씨는 “경희대가 처음으로 디스플레이 관련학과를 세우고, 연구시설 등도 잘 갖추고 있어 진학하고 싶다는 점을 밝혔다.”고 전했다. 특수 재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특수재능란에 ‘기획력 보유’를 적은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이주영씨는 “대학에 갈 생각이 없어 수능도 안 보려 했지만 목표인 NGO 활동을 하려면 대학공부가 도움이 될 것 같아 마음을 고쳐 먹었다.”면서 “면접을 맡은 사정관들이 ‘내신성적은 전혀 보지 않겠다.’고 해서 기획력에 대한 의견을 마음껏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교사나 학교장 추천서의 경우 ‘학생에 대한 구체적인 관찰 평가’를 중시하는 만큼 세심한 학생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임진택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했다.’거나 ‘학생이 수업시간에 이런 방식의 질문을 많이 했다.’는 식의 구체적인 서술이 있으면 아무래도 눈길이 더 갈 수밖에 없다.”면서 “학생이 자랑을 늘어놓고 교사가 도장만 찍는 방식의 추천서가 의외로 많은데 이렇게 하면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이재연 오달란기자 hunnam@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송재찬

    [엄마와 읽는 동화]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송재찬

    단비네는 서울 생활을 전부 정리하고 엄마, 아빠 고향인 산동네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빠가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가 다닌 초등학교야.” 엄마를 따라간 ‘돌마당 초등학교’는 나무가 많고 운동장이 넓었지만 단비는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서울 학교가 그리웠어요. 조금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시무룩한 단비는 돌마당 초등학교 2학년 1반이 되었습니다. “엄마 우리 반은 모두 열두 명밖에 안돼. 내가 다니던 학교 한 분단밖에 안돼. 정말 시시해.” “열두 명? 단비는 정말 좋겠다. 나도 그런 학교 다녔음 좋겠다. 아빠랑 엄마가 다닐 때만 해도 서른 명쯤 되었는데. 단비야, 너무 속상해하지마. 엄마도 너처럼 2학년 때 이리로 이사 왔는데 여기서 아빠랑 만나 결혼도 했어. 너도 곧 여기가 좋아질 거야. 훌륭한 친구들도 만날 거고.” 단비는 속이 상해 울고 싶은데 엄마는 환한 얼굴입니다. 이사하길 너무 잘했다고 손뼉이라도 치고 싶은 얼굴입니다. 단비는 그런 엄마 때문에 또 속이 상했어요. “좋긴 뭐가 좋아요. 너무 작아서 진짜 학교가 아니고 장난감 학교 같은데. 애들도 다 그래. 맘에 드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 “어쩜 엄마가 전학 왔을 때랑 똑같은 소릴 하니? 나도 너처럼 투덜거렸는데 김영철씨 만나고 나서 학교가 좋아졌어. 너도 곧 이 학교가 좋아질 거야.” 김영철씨란 단비 아빠입니다. “엄마, 엄마가 여기 이사올 때 2학년이었어? 아빠는?” “아빠도 2학년. 아빤 2학년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했어.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아빠랑 결혼했어?” “2학년 땐 그 생각을 못했는데 그냥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결혼까지 하게 됐어.” 단비는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네 반 남자 아이들을 떠올렸습니다. 2학년 1반 열 두 명 중에 남자는 여섯 명입니다. “엄마, 우리 반에 있는 남자 아이들은 아빠처럼 멋진 아이가 하나도 없어.” “전학 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그런 소리를 해. 나도 아빠가 멋진 사람인 걸 한참 후에야 알았어.” “훌륭한 사람인지 아닌지 아는 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 “그럼. 어떤 사람이 훌륭한지 아닌지 알려면 1년도 걸리고 10년도 걸려. 너희 반에도 분명 훌륭한 친구가 있을 거야. 눈여겨서 잘 찾아 봐.” “열 두 명밖에 없는데 훌륭한 친구가 어디 있어. 이런 산골에 훌륭한 친구가 있을 리 없어.” 그래도 단비는 이튿날부터 자기네 반 친구들을 한 사람씩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보아도 훌륭한 친구는 눈에 띄지 않았어요. 공부를 아주 잘하는 친구도 없는 것 같았고 아빠처럼 키가 크고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도 없는 것 같았어요. 단비는 새 학교가 맘에 들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3월 중순이 지나자 차갑던 바람은 훈훈해졌습니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봄이 더 일찍 오고 있다고 했어요. 단비네 반 아이들은 교재원으로 꽃씨를 뿌리러 갔습니다. 아이들은 몇 없는데 교재원의 꽃밭은 작은 운동장처럼 넓어요. “자 여기다가 여러분의 꽃밭을 만들어 보세요. 선생님이 여러 가지 꽃씨를 많이 준비했으니까 필요한 만큼 가져다 뿌리세요. 먼저 호미로 땅을 파서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세요.” 체육복 차림의 선생님 앞에는 여러 가지 꽃씨 바구니와 호미 같은 농기구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아이들 수만큼 꽃밭을 갈라 아이들 이름이 적힌 팻말까지 미리 꽂아 놓았습니다. “내 꽃밭은 여기!” “내 꽃밭은 여기다! 난 뒤쪽이니까 키 큰 해바라기 씨앗을 뿌릴 거야.” “내가 제일 앞쪽이네. 그럼 키 작은 채송화를 뿌려야지.” 아이들은 큰 선물이라도 받은 아이들처럼 환한 얼굴로 선생님이 준비해 놓은 호미를 가져다가 땅을 정성껏 팠습니다. 모두들 처음이 아닌 듯 익숙하게 땅을 팠어요. 단비는 그런 아이들을 따라 호미를 들고 ‘김단비’라고 써 있는 꽃밭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호미를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단비에게 파도쳐 온 것 같았어요. “단비야, 너 꽃밭 처음 가꾸지?” 단비 꽃밭 옆에서 땅을 파던 창섭이가 벙긋 웃으며 말을 걸었습니다. 단비가 뭐라고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단비 꽃밭을 호미로 벅벅 긁었습니다. “이렇게 땅을 파 주어야 땅이 부드러워져서 식물이 잘 자라.” 창섭이는 마치 어른처럼 땅을 척척 팠습니다. 단비도 창섭이를 따라 같이 땅을 팠어요. “재미있다.” 단비와 창섭이는 단숨에 땅을 일구고 흙덩이까지 잘게 부순 다음 편편하게 골랐습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단비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었습니다. “단비야, 넌 여기다 무슨 씨앗 뿌릴 거야?” 창섭이는 마치 선생님처럼 물었습니다. “난 잘 몰라. 뭐, 뭐가 있는데?” 단비는 세상에 태어나 흙을 파고 꽃씨를 심는 게 처음입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꽃씨는 여러 가지인데 여기가 꽃밭 중간쯤이잖아. 그러니까 맨드라미하고 백일홍 심으면 어떨까? 백일홍은 여름부터 꽃을 볼 수 있고 맨드라미는 가을에 피는데 서리가 내릴 때까지 볼 수 있어. 우리 학교 맨드라미는 꽃이 크고 예뻐. 선생님이 준비한 꽃씨들은 다 여기서 거두어 들인 건데 작년에 정말 예뻤어. 난 여기다 봉숭아 심을 거야.” “봉숭아도 있어? 내가 봉숭아 심을게. 야호! 손톱에 물들여야겠다.” “그럴래? 그럼 내가 백일홍 심을게. 넌 처음이니까 봉숭아하고 맨드라미 심어.” 봉숭아라는 소리에 단비는 힘이 났어요. 시골 친척네서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아이들을 보고 부러워했었습니다. 단비는 더 열심히 땅을 팠어요. 교실에서는 말도 잘 안 하고 책도 더듬더듬 읽는 창섭이지만 꽃밭에 나오자 전혀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단비는 솔직히 창섭이가 좀 모자란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창섭아, 넌 꽃 박사 같다. 꽃에 대해 모르는 게 없네.” 단비는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꽃 박사는 무슨. 우리 아빠가 꽃을 좋아해서 다른 아이보다 조금 더 아는 편이야. 자 다 되었다. 선생님께 가서 꽃씨 받아 와.” “니 꽃밭은 아직 다 못 팠잖아.” “괜찮아. 혼자서도 금방 할 수 있어.” “아냐. 같이 하자. 땅도 같이 파고 씨앗도 같이 심고.” “그럴까?” 단비와 창섭이는 꽃밭을 같이 일구고 씨앗도 같이 뿌렸습니다. 단비 입가에 자꾸 웃음이 걸렸습니다. “다 끝낸 사람은 비닐하우스도 만들어 주세요!” 선생님이 돌아다니며 작은 이불만 한 비닐 한 장씩을 허리춤에서 쓱쓱 뽑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건 또 뭐니?” 비닐을 받고 나서 단비가 묻자 창섭이는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봄이지만 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갈지 모르고 쥐들이 돌아다니며 꽃씨를 파 먹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비닐로 덮어두는 거야. 식물들의 포근한 집이야.” 창섭이는 이번에도 단비 비닐하우스부터 만들어 주고 나서 자기 것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다 되었어. 단비야, 이제부터 날마다 니 꽃밭을 들여다 봐. 꽃씨들도 주인이 관심을 가져주면 더 빨리, 더 튼튼하게 솟아나온대.” “알았어. 니 꽃밭도 날마다 들여다 봐 줄게.” 단비는 갑자기 시골 학교가 좋아졌어요. 집에 가서도 창섭이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았습니다. 그날 밤 단비는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한 꽃밭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새 학교 새 교실 아이들 열 두 명이 모두 꽃밭에서 같이 놀았습니다. 서먹서먹하던 아이들과도 모두 신나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단비는 이튿날부터 날마다 꽃밭에 나가 작은 비닐하우스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단비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등교하자마자 비닐하우스에 들러 싹이 텄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꽃밭 출입을 하는 동안 단비는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꽃씨는 싹을 틔우지 않았습니다. 단비는 그만 시들해졌어요. 기다려도 기다려도 싹이 나오지 않자 비닐하우스에 가는 게 재미가 없어 졌어요. 발길을 뚝 끊고 말았습니다. 봄비가 이틀이나 내리고 개나리가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비가 그치자 봄바람은 더욱 훈훈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단비는 등교하자마자 교재원으로 발을 돌렸습니다. 운동장에 들어서는데 누가 교재원에서 부르는 것 같았어요. 자기 비닐하우스가 가까워지자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단비는 급하게 자기 이름이 붙은 비닐하우스 곁으로 가서 허리를 굽혔어요. “어머!” 빨간 기운이 도는 새싹과 연둣빛 작은 새싹이 힘차게 땅을 뚫고 올라 온 게 보였습니다. “났다, 났어! 새싹이 났어.” 단비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머리만 얌전히 내민 것도 있고 두 잎을 두 손처럼 벌린 새싹도 있습니다. ‘빨간 새싹은 맨드라미일까? 봉숭아일까?’ 난쟁이들이 쓰는 조그만 연필심 같은, 빨간 싹이 뾰족뾰족 귀엽습니다. 단비는 그처럼 아름답고 귀한 것을 처음 봅니다. 서울에서 보았던 어떤 장난감보다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습니다. 창섭이 비닐하우스도 야단이 났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앞 다투며 흙을 뚫고 나왔습니다. “창섭아!” 단비는 교실로 냅다 뛰었습니다. 온몸이 가벼워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온몸에서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 돋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해마다 봄이 오면 아이들과 꽃씨를 뿌린다. 아이들은 새싹을 보며 기쁨과 희망을 한꺼번에 찾아낸다. 공을 차는 아이, 책을 읽는 아이도 아름답지만 꽃을 가꾸는 아이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작년 가을 학교 꽃밭에서 거두어들인 꽃씨를 꺼내며 즐거웠던 새봄을 동화로 써 보았다. ●약력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당선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수상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돌아온 진돗개 백구’, ‘주인없는 구두 가게’, ‘노래하며 우는 새’, ‘이 세상이 아름다운 까닭’, ‘하얀 야생마’, ‘아버지가 숨어사는 푸른 기와집’, ‘나는 독수리 솔롱고스’, ‘비밀족보’, ‘우리 다시 만날 때’, ‘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등의 작품집이 있음. ▲현재 서울신묵초등학교 교사
  • [마을이 사라진다] (상) 경북 고령군 독점마을

    [마을이 사라진다] (상) 경북 고령군 독점마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겨울 바람이 스산함을 더했다. 마을 여기저기에 허물어진 집들이 널려 있다. 폐가들은 앙상한 뼈대를 드러냈다. 빈 집터와 길가엔 바싹 마른 잡초가 숲을 이뤘다. 섬쩍지근한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3시 경북 고령군 운수면 법리의 독점마을. 혹시나 하는 걱정에 큰 헛기침을 했다. 하얀 개가 마구 짖어댔다. 반가웠다. ‘이 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구나.’라는 안도감 때문이었다. 잠시 뒤, 마을 어귀의 한 집에서 할머니가 빗살 방문을 열고 마루로 모습을 드러냈다. 목도리로 머리와 목을 푹 감싼 채였다. 발걸음을 재촉해 대문 없는 할머니 집 앞에 멈춰 섰다. “아이구, 이 곳까지 어떻게 왔는교. 와 그기 섰는교. 어서 집안으로 들어 오지 않고.”라며 할머니는 연신 반갑게 맞았다. 사람이 무척 그리웠던 듯했다. 이 마을의 유일한 주민 박필금(78) 할머니였다. 박 할머니는 자꾸 안방으로 안내했다. 이를 겨우 뿌리치고 마루에 걸터 앉았다. 산골 마을에 혼자 사는 연유를 물었다. 할머니는 “딸·아들 5남매가 서울과 대구 등지로 나가 모두 성공했고, 하나 같이 효심이 지극하지만 그래도 나는 여기가 젤 마음 편하고 좋다.”면서도 “조상 대대로 살아온 마을을 내가 아니면 지킬 사람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할머니는 60년 전 고령군 성산면 원당리에서 이 곳으로 시집왔다. 29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자식과 마을 사람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줄곧 마을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유일한 벗, 흰둥이와 함께. 할머니는 봄부터 가을까지 밭에서 도라지·콩·고추·메밀 등 갖가지 농사를 짓는다. 겨울이면 산자락에서 땔감도 구해 온다. 마을 역사는 200여년에 이른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주 이씨, 밀양 박씨, 동래 정씨 후손 20여가구 100여명이 오순도순 살았다. 집집마다 살림살이는 넉넉하지 못했지만 자식들이 대 여섯씩이나 됐고, 3대가 함께 사는 다복한 집도 많았단다. 설을 앞둔 이맘 때면 마을은 온통 설맞이 준비로 시끌벅적했다. 주민들은 성씨를 가리지 않고 함께 모여 떡을 쳤다. 강정을 버무렸고, 약과와 정과를 다듬었다. 설빔과 떡 썰기에 몇날 밤을 지새웠다. 아이들은 세뱃돈과 새 옷, 새 신발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에 마냥 들떴다. 설날이면 출향인들로 마을이 넘쳐 났다. 70년대 대도시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독점마을도 급속히 쇠잔해졌다. 집집마다 자식들을 도시로 유학 보내거나 공장에 취직시키기 시작했다. 가난을 대물림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일부는 아예 도시로 떠났다. 나이 많은 노인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등지면서 마을은 더욱 비어 갔다. 80년대에는 5가구 주민 7명이 동네 식구 전부가 됐다. 이후 더욱 줄었다. 2003년 유일한 이웃 이모(68)씨 부부가 1.5㎞ 아랫마을 법리로 훌쩍 이사를 가버렸다. 이 때부터 박 할머니에겐 놀러갈 이웃도 이야기할 상대도 없어졌다. 할머니의 아들·딸들이 한달에 한두번씩 마을을 찾을 뿐이다. 출향인들의 발길은 끓긴 지 이미 오래다. 마을이 텅 비자 문전옥답과 길은 온통 풀과 잡목으로 뒤덮였다. 한때 동네 젊은이들이 애써 일궜던 곳이다. 요즘엔 마을 주변이 공동묘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것 때문에 박 할머니는 더욱 서글퍼진다. 4~5년전 생면부지의 외지인들이 마을 바로 앞 밭에 대규모 가족 공동묘지를 조성했다. 당시 10여기의 묘도 이장해 왔다. 요즘도 심심찮게 대구 등 외지인들이 마을 주변을 돌며 묘 터로 쓸 땅을 물색하고 있다. 몸이 편찮은 박 할머니는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우리 마을이 왜 이리 변했는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할머니는 “늙은 몸이고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마을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지.”라고 힘없이 말했다. 할머니 집 뒤 서산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글 사진 고령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동아도 풀지 못한 ‘K 미스터리’ ☞추억의 동춘서커스, 오늘도 곡예는 계속 ☞합법적 고스톱 ‘얼마면 돼? 얼마면 되냐구?’ ☞’우리 만수’ 다음 ‘윤 따거’는 ☞마이스터·자사·국제·외고…우리 애 어디로 ☞ “필리핀 원정토익 사기 조심하세요” ☞설 대목 재래시장 “손님 구경도 힘들어요” ☞교육계 ‘서남표식 개혁’ 신드롬
  • [Seoul In] 10일 뮤지컬 ‘하얀마음 백구’ 공연

    강북구(구청장 김현풍)내년 1월10일 오후 2시와 5시 삼각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하얀마음 백구’를 공연한다.어린 소녀와 진돗개 백구의 아름다운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탭댄스와 난타 장면도 만끽할 수 있다.공연 시간은 70분.R석 입장료는 8000원이다.20명 이상 단체관람객은 10% 할인받는다.문화체육과 901-6324.
  • [Seoul In] 창작뮤지컬 ‘하얀마음 백구’ 공연

    도봉구(구청장 최선길)오는 29~30일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창작뮤지컬 ‘하얀마음 백구’를 무대에 올린다.이번 공연은 돌아온 진돗개의 감동적 이야기를 탭댄스와 타악의 앙상블로 표현한 뮤지컬이다.관람료는 2만원이며 할인권 지참 때에는 1만원이다.도봉구민회관 901-5160.
  • 진돗개 매스게임 보러오세요

    진돗개 매스게임 보러오세요

    혈통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전남 진도군은 26일 “10월3∼5일 진도공설운동장에서 제1회 진돗개 축제 월드 도그쇼를 연다.”고 말했다. 진도에는 이곳 진돗개연구소에서 혈통을 인증해 전자칩을 단 진돗개가 2600여마리 있다. 인증받은 진돗개는 진도 밖으로 못 나간다. 생후 3개월 이전 진돗개는 반출이 가능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진돗개 3대 혈통찾기와 매스게임, 장애우 치료 등이 준비된다. 매스게임에 참가하는 진돗개는 진도에서 60마리가 뽑혀 훈련 중이다.7월부터 장애물 넘기와 줄 맞춰 걷기 등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진돗개는 2∼3마리만 모여도 사납게 싸워 수십마리씩 줄지어 훈련과 묘기를 보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용맹성과 충직성을 지닌 진돗개가 장애우나 어린이와 함께 뒹굴면서 심리적 불안정을 덜어주는 치료 프로그램도 이색적이다. 생후 3개월이 안 된 강아지를 선발해 교육시켰다. 혈통찾기는 진돗개연구소의 추천으로 황구와 백구 3대 가족견을 따로 선발한다. 진도군이 2개월 전 후보견을 선발해 체형, 성격, 표현능력 등을 전문가 심사단(3인)이 심사 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한 진돗개 관련 동영상과 사진 작품을 골라 시상도 한다. 박연수 진도군수는 “세계 명견 반열에 오른 진돗개를 축제로 널리 알려 관광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진돗개는 지난 2005년 5월 명견을 인증하는 영국 케넬 클럽에 등록됐었다. 진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전북, 공업단지 대폭 확충

    기업이 몰려들고 있는 전북도에 신규 공단이 잇따라 조성될 전망이다.7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대,LG, 두산 등 대기업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공단이 부족해 도내 8개 시·군에 1조 9656억원을 들여 1720만㎡의 공단을 신규로 조성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입주 문의가 줄을 잇고 있는 군산시에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사업비 5359억원을 투입해 497만㎡의 ‘내초산업단지’를 조성한다. 내초산업단지는 새만금지구, 군산항과 인접해 있어 입지 여건이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시에는 일반산업단지 279만 3000㎡와 종합의료단지 49만 4000㎡가 건설된다. 익산지역 두개 산단은 행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여서 올해 안에 착공할 전망이다. 익산시는 또 금마면 동고도리 일대 32만 5000㎡에 186억원을 투입, 자동차 및 기계부품 전문업체가 들어서는 농공단지를 조성한다. 정읍 첨단과학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다음달 착공된다. 한국토지공사가 807억원을 들여 정읍시 신정동 일대 89만 7000㎡에 조성하는 이 산단에는 기계 및 장비, 의료·정밀, 광학기기, 시계제조업체 등이 입주하게 된다. 완주군은 테크노밸리 319만 8000㎡를 조성하고 부안군은 신재생에너지단지 35만 6000㎡를 조성한다. 완주와 부안에는 신소재산업과 연료전지개발업체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전주시는 팔복동 일대에 친환경산단 2곳을 조성한다. 김제시는 백구면 일대에 지평선복합단지를 건설한다. 이곳에는 첨단 부품업체와 골프장 등 레저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육성된다. 남원시도 2012년까지 99만 2000㎡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전북도 강신묵 산단조성계장은 “이 산단의 공사가 추진되면 공단 부족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익산 농장 2곳서 또 ‘AI 의심’

    봄철 이상 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는 쉽사리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북 익산에서도 AI 의심 사례가 추가로 발견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1일 전북 익산시 용동면의 토종닭 농장과 육용 씨닭(종계) 농장에서 각각 2500마리,45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AI 감염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일단 간이 검사에서는 두 농장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용동면과 여선면 농장은 지난 17일 확진된 김제 백구 농장으로부터 각각 26.3㎞,24.3㎞ 떨어진 곳. 고병원성 AI로 판명되면 새로운 방역대(띠)가 설정돼야 한다. 22일 현재 신고 또는 발견된 AI 의심 사례는 모두 49건으로 늘었고, 이 가운데 고병원성으로 판정된 것은 모두 26건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확정된 살처분 대상 규모는 김제(290만 7000), 순창(24만 2000), 정읍(140만 2000), 영암(46만 6000), 평택(31만 5000) 등 모두 533만 2000마리다.전날까지 이 가운데 506만 7000마리가 이미 살처분됐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전남·북 7곳 또 “AI 의심”

    전북 임실과 전남 목포 등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 의심 사례가 보고되면서 AI의 기세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은 물론 530만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던 2004년 수준에 육박하면서 올해가 최악의 AI 피해 연도로 기록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보상과 수매, 세금 공제 등 피해 농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물론, 신속하고 원활한 방역 작업을 위해 군 병력까지 동원하기로 하는 등 총력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6일 전북 임실·김제(용지·백구), 전남 목포·구례·나주(공산·세지)에서 모두 7건의 AI 신고가 접수돼 현재 검사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특히 김제 용지·백구면 두 산란닭 농장과 임실 토종닭의 경우 간이 키트 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날 오후 신고 또는 발견된 AI 의심 사례는 모두 43건. 고병원성으로 판정된 것은 김제(3일 판정)와 경기 평택(16일) 등 모두 21건이다. 방역당국은 간이 키트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김제 용지 산란닭 농장 2곳(16일 신고)의 2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16일 오후 현재 이번 AI 사태로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는 모두 299만 8000마리. 지난해 280만마리를 넘어선 것은 물론 2004년 528만마리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더구나 예년에는 100일 정도 기간의 피해지만 올해는 겨우 2주 동안 살처분이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살처분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닭과 오리의 살처분에 군 병력을 투입하고,AI 피해지역에 대해 자진납부세금 납부기한 최장 9개월 연장, 양계사업자 손실 소득·법인세 공제 등의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또 농식품부는 ‘AI 경계지역 지원 대책’에 따라 이 지역 닭·오리는 원칙적으로 농협중앙회에서 수매 시점 1주 전의 산지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사들이고, 농가가 민간에 팔 경우에도 수매 기준 가격과 실제 거래가격간 차액을 농협이 지원한다. 최대 지원 한도는 수매 가격의 35%까지다. 한편 AI가 발생한 전북 김제에서 닭 살처분을 앞둔 농민이 음독을 기도했다.17일 오전 9시30분쯤 전북 김제시 용지면 장신리 이모(55)씨의 집 마당에서 이씨가 농약을 마시려다 주민들의 제지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농약을 마시지는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I 발생지역인 경기도 평택에서 반입된 닭이 충남 서산시내 도계장에서 냉동 보관 중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다행히 도계장에서 외부로 반출된 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의 토종](3) 삽살개·진돗개·동경이

    [한국의 토종](3) 삽살개·진돗개·동경이

    “개야 개야 삽살개야, 너에게 밥을 줄 때 먹기 싫어 너를 줬냐. 윗집 총각 오시거든 짖지 마라 너를 줬지.” 연인들의 은밀한 사랑놀음이 개 짖는 소리에 들통 날까 조바심을 내는 내용의 전래민요의 한 소절이다. 삽살개를 비롯해 진돗개, 동경이 등 토종개 이야기는 옛 민요나 시조·민화 등에 종종 등장한다. 신라 김유신 장군의 충견(忠犬)이던 삽살개가 군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일본 사찰의 수호신 동물석상인 ‘고마이누´(高麗개)도 이 땅에서 건너간 ‘삽살개´가 뿌리라고 한다. 온몸에 털이 복슬복슬한 삽살개. 눈과 귀를 덮은 긴 털이 야성적이면서도 해학적인 느낌을 준다.‘삽´은 퍼낸다, 없앤다는 뜻이며 ‘살(煞)´은 액운을 의미하니, 삽살개란 액운을 물리치는 개라는 뜻이다. 이렇듯 우리의 선조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해온 삽살개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준 것은 일제시대 때였다는 게 한국일(41) 한국삽살개보존협회 육종연구소장의 말이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총독부 산하에 ‘조선원피주식회사´를 세우고 군용 모피로 견피(犬皮)를 연간 10만장에서 많게는 50만장까지 수집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전국의 개가 몰살하다시피 했다는 것. 한 소장은 삽살개가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된 1992년부터 삽살개의 체계적인 혈통관리와 연구를 해오고 있다. 오랜기간 우리 풍토에 적응해온 삽살개는 우리와 정서적으로 매우 잘 통하며 질병에도 강하고, 주의력이 깊고 복종심이 뛰어나다. 최근 애완견을 이용한 정서장애 치료법이 유행인데 삽살개가 좋은 치료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다만 애완견치고는 다소 몸집이 큰 게 흠이어서 삽살개를 작게 만드는 육종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한 소장의 주장이다. 삽살개와 자웅을 겨루는, 또 하나의 명견인 진돗개. 진돗개는 섬이라는 ‘진도´의 특수성 때문에 순수 혈통이 비교적 잘 보존돼 왔다. 평야와 산야지대가 적절하게 어우러진 진도. 그곳에서 노루, 토끼, 너구리 등을 사냥하며 승부근성 및 민첩성을 발달시켜온 대표적인 토종견이다. 진돗개축산사업소는 진돗개를 세계적인 명견으로 우뚝 서게 하려는 야심찬 계획에 따라 우수 혈통을 얻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 진도군이 진돗개 혈통 보존과 보호육성을 위해 설립한 이곳에서 현재 18명의 연구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윤한성(50) 소장은 “주인에게는 한없이 순하지만, 위험 앞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는 용맹함을 갖췄다.”며 특히 멀리 대전까지 팔려 갔다가 진도의 주인에게로 돌아온 ‘백구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 경이적인 귀소본능까지 갖췄다고 칭찬했다. 냄새가 거의 없는 청결한 개이기도 하다. 진도군은 2005년 세계 최고 권위의 개 등록기관인 영국의 케넬클럽(KC)에 진돗개를 등록시켰다. 한국에도 고유 품종의 국견(國犬)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린 것이다. 동경이(東京犬)는 숨겨진 토종견이다. 조선 순종 때 발행된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 “동경(경주를 말함)에 꼬리가 없거나 이상한 개가 많았다. 그래서 이들을 동경견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한때는 꼬리가 잘린 개거나 돌연변이로 취급 받았다. 그러던 동경이가 최석규(51) 서라벌대학 동경이보전연구소 소장에 의해 천연기념물 지정이 추진되고 있다. 최 소장은 “동경이가 토종개 가운데 문헌기록으로 가장 오래된 개”라면서 “주인과 함께 있으면 낯선 사람에게 절대 짖지 않는 성품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이어 “우리의 중요한 생물자원인 동경이의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체계적인 관리와 육종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요즈음 근본도 알 수 없는 수입견들이 국내 애완견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견들은 대부분 인위적으로 개량한 작출견(作出犬)인 데 비해, 우리의 토종개는 우리의 환경이 만들어낸 자연산 그대로다. 최근 멸종위기에 처했던 우리의 토종개들이 DNA 지문법이나 혈청분석법, 역사적인 고찰 등을 통해 복원, 육성되고 있다. 우수 토종견을 보급하는 일은 새로운 국가산업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잃어버린 고향의 마음을 되찾는 일이기도 하다. ‘바둑이도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사진 글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Local] 진돗개 색깔결정 유전자 확인

    천연기념물 제53호 진돗개의 색깔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22일 전남 진도군 ‘진돗개축산사업소’에 따르면 최근 진돗개의 모색(毛色)과 관련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교배 때부터 ‘황구’나 ‘백구’를 구별짓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축산사업소 관계자는 “진돗개의 모색과 관련된 하나의 유전자(MC1R)를 분석한 결과 2개의 DNA 부위에서 모색을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다른 유전자를 분석하면 교배 때부터 후대견이 백구인지, 황구인지 예측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모색의 혈통관리 체계 확립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프로배구 V-리그 새달 1일 개막

    프로배구 V-리그 새달 1일 개막

    ‘올겨울 배구 코트를 뒤흔들 화려한 스파이크 쇼를 기대하라.’ ‘백구의 제전’인 ‘NH농협 2007∼2008 프로배구 V-리그’가 오는 12월1일 개막, 내년 4월까지 4개월반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특히 올 시즌 V-리그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춘춘전국시대를 예고, 예측불허의 명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남자부, 전력평준화…4강 체제로 남자부는 현대·삼성 양강 체제가 무너지면서 현대·삼성·대한항공·LIG 4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력이 급격히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지휘하는 ‘장신군단’ 현대캐피탈은 별칭에 걸맞게 신장 2m의 이선규·하경민·윤봉우 등 최강의 센터진을 자랑한다. 하지만 러시아로 떠난 숀 루니의 공백을 메워줄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맞는 게 큰 약점이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는 박철우와 이선규가 가세하고 3라운드 이후 숀 루니까지 재영입될 가능성이 커 3연패의 위업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신진식과 김상우 등 베테랑들이 은퇴했지만 특유의 톱니바퀴 조직력은 여전히 최강이다. 레프트 이형두가 경추 수술로 내년 2월 이후에나 코트에 나서는 게 걸리지만 좌우 쌍포 손재홍·장병철의 파괴력은 위력적이다. 만 높이의 열세를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의 대한항공은 지난 시즌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 ‘삼바 특급’ 보비가 오른쪽 날개를 책임진다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인 팀이다. 거기에 신영수·장광균·강동진이 가세하는 왼쪽 날개와 라이트 김학민이 보비의 뒤를 받친다. 센터진과 세터진이 상대적 약점으로 지적되긴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양대에 재학중인 키 198㎝의 센터 진상헌을 영입해 약점을 보강했다. ◇LIG손해보험 ‘만년 3위’ LIG손해보험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박기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팀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토종 거포’ 이경수가 건재한 데다 유럽리그 득점왕에 이어 KOVO컵 득점왕을 차지한 ‘스페인특급’ 팔라스카와 신인 최대어 김요한까지 가세했다. 공격력만큼은 가히 최강이다. ●여자부, 신흥 강호냐 전통의 명문이냐 여자부에서는 통합우승 2연패를 달성한 흥국생명과 전통의 명문 GS칼텍스가 패권을 다툴 전망이다. 여기에 국가대표 세터 김사니를 영입한 KT&G, 현대건설과 도로공사도 만만찮은 전력을 갖춰 2강3중 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후 무릎 수술을 받은 좌우 쌍포 김연경과 황연주가 재활에 성공했고 브라질 출신 레프트 마리 헬렘도 적응력이 높아져 지난 시즌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KOVO컵 챔피언인 GS칼텍스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다. 좌우 쌍포 김민지와 나혜원이 건재한 데다 특급 센터 정대영과 베테랑 세터 이숙자에 이어 신인 최대어 배유나(한일전산여고 졸업 예정)까지 영입, 포지션별 전력만 보면 가히 최강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종현의 나이스 샷]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구십냥’

    40대 이후, 흔히 공이 맞지 않을 때 그 원인과 해결책을 클럽이나 레슨에서 찾는 골퍼들이 있다. 잘 맞던 볼이 어느날 갑자기 악성 슬라이스나 훅이 나고 거리가 뚝 떨어진다. 숏게임에서도 뒤땅을 치게 되고 퍼팅 자신감은 오간 데 없다. 열에 아홉은 골프숍을 찾아가 드라이버나 아이언을 바꾼다. 좀 더 열정적인 골퍼는 연습장을 찾아가 자신의 스윙을 체크하거나 레슨프로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클럽과 스윙을 의심할 것이 아니라 눈(眼)을 한번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중년층에서 두드러지는 눈의 노화가 골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눈의 노화는 40대부터라고 흔히 알지만 이미 7세 때부터 시작된다는 게 의학계의 설명이다. 어쨌든 공이 잘 맞지 않는 것은 볼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노화가 온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감각으로 공을 맞히려다 보면 정확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더 흥미로운 건 노화에 따른 클럽별 슬럼프는 드라이버보다 오히려 퍼터가 더 심각하다. 노안은 가까운 물체와 초점이 흐려지기 때문에 퍼터에서 실수가 더 많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골프장 그린에서 실수하는 퍼팅 가운데 절반은 노안 탓에 올 수 있다. 퍼팅라인을 틀리게 봤거나 공을 퍼터 중심에 맞히지 못하고 힐쪽으로 끌어당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눈의 노화가 모든 슬럼프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40대 이후 아무런 이유 없이 볼 타점이 맞지 않거나 방향성에 문제가 생긴다면 한번쯤은 의심해 볼 만하다. 현대인들은 컴퓨터와 전자제품, 그리고 밝은 조명에 지나치게 노출돼 항상 눈이 피곤하다. 과중한 일과 스트레스 때문에 눈의 노화는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비싼 클럽과 레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한번쯤은 눈을 체크해 보는 것이 골프를 즐기는 한 방법일 수 있다. 필자 역시 최근 2년간 볼의 초점이 맞지 않고 두통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다. 이미 오랜 시간을 두고 노안이 진행되고 있었다. 계속 치료를 받으면서 골프에 대한 자신감이 새로 생겨났고, 무엇보다 퍼팅이 좋아졌다. 자연스럽게 스코어가 줄어들었다. 40대 이후 정확한 공략과 시원한 샷을 원한다면 클럽과 레슨 대신 자신의 눈에 투자해 보자.‘눈이 보배’란 말이 있다.‘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격언도 있다. 그러나 골프에선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구십냥이다.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월남에 올땐 아가씨 팬티를

    <서울신문사 초청 파월 모범용사> 상병·김영빈(金榮彬·백마 28연대) 중사·김영수(金榮洙·공군지원단) 중사·안용수(安龍守·맹호기갑 12중대) 하사·이석열(李錫烈·청룡2201부대) 병장·탁정철(卓正哲·백구810함) 게스트·중령 여운건(呂運虔·주월사령부) 매복작전때 갈증 못참아 오줌에 코피 타 마셨더니 여=우리 모범용사 1백명을 금년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초청해준 서울신문사에 우선 감사의 뜻을 드리고-. 여러분들은 전부가 전투에서 공을 세운 유공장병들이니까 그간 월남에서 겪은 얘기가 많을텐데 이걸 한번 털어 놓으라 이 말씀인가 본데….(웃음) 안 =우리야 싸우는 군인이니까 전투 얘기 빼놓으면 말짱 헛것 아닙니까?(폭소) 우선 내가 겪었던 전투 경험담 하나를 털어놓지요. 번개1호작전 때 며칠을 매복,「베트콩」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이거 통 나타나야지요. 날은 덥지요, 가져갔던 물은 다 떨어졌지요. 할 수 있읍니까? 오줌을 받아 가루「코피」를 타 마셨더니 맛이 찝질씁쓸한게 묘하더군요.(폭소) 「베트콩」몇놈을 꼭 잡아가야 체면이 서겠는데 이놈들이 떨었는지 영 나타나지 않더니 얼마후 그래도 재수가 좋으려고 1개중대가 쓱 나타나더군요. 숫적으로는 우리가 분대 병력인데 저쪽은 중대병력이니 터무니없이 모자라지만「베트콩」쯤이야. 그대로 갈겼더니『따이한이다』하면서 혼비백산 도망가더군요. 5명밖에 못 잡았어요. 이=저도 하나 얘기 하지요. 승룡12호 작전때 입니다.「고노이」섬 탈환을 위한 작전이었는데 비행기에서 뛰어내려 앞만 보고 돌진하다가 엄폐물에 몸을 탁 의지하는 순간, 보니까 여자「베트콩」이 옆에 있지 뭡니까. 나도 모르게 그대로 갈겼지요. 한발 늦었더라면 내가 어떻게 되었을지? 얼굴도 삼삼하게 생겼더군요. 여=그런줄 알았으면 포로로 하지 그랬어?(폭소) 김수=도깨비작전 17호때 우리 소대원이 적 12명을 사살, 많은 장비를 노획했는데 장교놈 가방에서 비밀문서 한통을 발견, 펴 보았더니『한국군과는 되도록 전투를 하지말라. 한국군을 만나면 즉시 피해라』는 지령문서였어요. 여=그건 사실이야. 내가 상황실에서 오래 근무해서 잘 아는데 저놈들이 우리와 싸워 단 한번이라도 이겨본 일이 없으니까 되도록 우리와 싸우려고 하지 않는 것도 이해가 가는 얘기야. 탁=그런데 확실히 월남이 더운 지역이더군요. 우리배 갑판에 계란을 깨놓으면 금새「후라이」가 됩니다.(웃음) 이=거 불이 필요없어 좋겠군. 탁=한번은 우리가 배를 쥐고 웃은 일이 있읍니다. 고국에서 위문품이 왔는데 털장갑이 들었어요. 작년「크리스머스」때니까 아마 국민학교 어린이들 생각엔 월남의 군인아저씨도 겨울을 맞을줄 알았던가 보지요.『국군아저씨 추운데 얼마나 고생 하십니까』하는 편지와 함께 말입니다.(폭소) 몇달만에 본 서울 발전과 예뻐진 아가씨들에 놀라 여=이젠 우리 화제를 바꾸어「에피소드」같은거 얘기해 볼까요? 우선 나부터 하라면 무엇보다 월남에선 미군들이 우리 앞에서 꼼짝 못한다는 것인데 나와 같은 방에 있는 미군장교가『너희 한국군은 어쩌면 그리 강하냐?』고 하면서 이 친구, 외출때는 꼭 같이 나가자는거야. 왜냐고 했더니 한국군과 다니면 월남인들이 깔보지 못한다는 것이지.(웃음) 김빈=뭐니뭐니 해도 여자 또한 한국여자가 세계 제일입니다. 월남여자 말도 마세요. 비쩍 마른게 냄새는 어찌 그리 나는지 눈까지 피로하게 합니다.(폭소) 여=김상병은 이번 휴가에서 여자들만 쳐다보고 다녔겠군? 김빈=사실입니다. 쭉쭉 뻗은게 몇개월만에 와서 보니까 더 예뻐들 졌더군요.(웃음) 여=월남에 우리 위문단이 오면 정말 신나지. 한국노래 들으면 저절로 눈물이 나요. 이=지금 그말 하니까 생각 나는게 있는데 군인이 싸울때 여자「팬티」를 몸에 지니면 재수가 좋다고 하잖아? 그래서 우리 위문단 아가씨들 보고 속옷을 달라면 잘 주지요. (웃음) 앞으로 월남 위문 오는 아가씨들은 각별히「팬티」많이 가지고 오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여=이번엔 조국에 돌아와서 느낀 점을 얘기해볼까. 참 많이 달라졌지? 김빈=아이고, 말도 마세요. 우리도 잘 싸우지만 국민들도 놀라도록 발전을 이룩하고 있더군요. 아이구 건물들이 무척이나 섰더군요. 김수=나는 그것보다 말로만 듣던 청와대를 구경했으니 군대 와서 출세 톡톡이 한 셈입니다. 더구나 대통령각하와 악수까지 했으니 영광치곤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탁=나는 대통령께서 화려하게 사시는 편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청자아닌 신탄진 담배를 태우시더군요. 정말 놀랐어요. 안=『이거 우리 국산담배인데 하나씩 태워봐 맛이 좋아』하시면서 담배를 권하시는데 대통령께선 국산품을 상당히 애용하시더군요. 여=보급품은 어떠냐? 애로는 없느냐? 요새 월남은 우기가 아니냐?는등 정말 자상하게 걱정을 해주시어서 고개가 숙어졌읍니다. 김수=또 전공담을 일일이 다 물으시면서 요새 국내 일부선「콜레라」병이 도니 음식에 각별히 주의 하라고 까지 당부하시더군요. 아버지 같은 인상이었어요. 김빈=머리가 많이 하얗게 새셨더군요. 아마 나랏살림에 걱정이 많으신 때문인가 보지요? 여=이 기회에 우리의 가족들이 월남에 가있는 우리 걱정이 대단할 텐데 실정을 솔직이 말해보지. 우리는 오히려 고국걱정 아가씨 편지 부탁합니다 안=자식은 그저 걱정덩어리인가 보지요? 배나 곯지 않느냐고 편지가 자주와요. 사실 음식이야 먹기싫어 안먹을 정도인데 말이지요. (웃음) 김수=고기엔 이제 신물이나 있는데 그걸 여기선 모르는가보지. 김빈=그리고 전쟁하는 곳이니까 위험한 곳인줄 아는데 생각보다는 그렇게 무서운 곳이 아니라는걸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편히 있을때 죽지나 않았느냐는 식의 편지를 받을땐 도리어 죄송하기까지 하다니까요. 이=그저 바라고 싶은건, 아가씨들의 위문편지나 잔뜩 보내주었으면 제일 좋겠어요. (웃음) 여=사실 월남에 가 있는 우리가 고국 걱정이 더 한것 같아. 폭우다, 화재다, 하는「뉴스」를 들을 때마다 집안 걱정이 크잖아. 그저 국내에 있는 가족들이나 잘들있어주었으면 좋겠어. 탁=그건 사실입니다. 안=그런데 요새 월남에선「오토바이」도둑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모양이더군요. 여=그건 수입품에 갑자기 세금을 많이 올려「오토바이」없으면 다니지 못한다는 월남에서 값이 뛰어오르니 도둑이 늘 수밖에 없지. 눈 깜짝 할 사이에 없어지지. (웃음) 이=그러나 저러나 이번에 가면「베트콩」한 백명쯤 잡아 내년에 또 와야겠어요. 아 칙사대접 받는 기회를 놓칠수 있읍니까? 탁=이러다간「베트콩」많이 잡기내기 벌어 지겠는데요? (웃음) 여=이번에 돌아가면 모국의 발전상을 전우들에게 알리도록 하자. [선데이서울 70년 10월 4일호 제3권 40호 통권 제 105호]
  • [스포츠 라운지] 여자배구 KT&G 새 사령탑 박삼용

    [스포츠 라운지] 여자배구 KT&G 새 사령탑 박삼용

    ‘삼용이’가 돌아왔다. 여자 프로배구 지난 시즌 도중 “성적을 내지 못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면서 GS칼텍스의 지휘봉을 스스로 반납한 지 꼭 16개월 만이다. 새로 튼 둥지는 KT&G. 농구판에서야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겠지만 배구가 프로로 출범한 이후 팀을 바꿔 사령탑에 앉은 사람은 지금까지 그가 유일하다.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어서다. 그러나 사실 그가 가진 굵직한 경력이라고 해봐야 90년대를 풍미한 고려증권 멤버였다는 정도다. 그런데 여자코트가 그를 또 부른 이유는 뭘까. ●카리스마가 뭐예요? 박삼용(39) 감독을 영입한 KT&G 최규형 부단장은 “물론 2년째 침체에 빠진 팀 분위기 쇄신은 물론,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있지만 소박하고 친근한 친오빠, 친삼촌 같은 성격이 여자 코트에 꼭 들어맞는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열흘 전 처음 충남 신탄진 체육관을 찾아 선수들과 상견례를 나눈 박 감독은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발견했다.“평균 연령이 다른 팀보다 높은 데다 부상병동이라는 말이 딱 맞더군요.” 그가 본 선수들은 원년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들이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전 팀을 새로 맡았을 때도 그랬는데 굳이 새삼스러울 건 없었다.”면서 “차라리 ‘제로’에서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생각하니 도리어 마음이 홀가분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지도 스타일은 특별하다. 시청팀 시절부터 고려증권에서 선수 생활을 끝낼 때까지 바늘로 찌르는 말은 한 마디도 못했지만, 원칙과 규범만큼은 목숨처럼 지키며 리더십을 인정받은 사람이다. 한 차례 쓴 맛을 보기는 했지만 그것도 보약인 만큼 새 둥지에서 날개를 활짝 펴게 될 것이라는 게 주위의 말이다. ●“여자배구는 특별하다” 경북 상주 출신인 박 감독은 부산 금강초교 5년 때부터 백구를 잡아 보수초교로 옮겨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부산 동성고 시절 청소년국가대표를 거쳐 서울 시립대(시청팀)에서 뛸 당시 ‘서·박·어(서남원·박삼용·어창선) 트리오’로 명성을 날렸지만 두각을 제대로 나타낸 건 고려증권 시절이었다.2년 뒤 고려증권의 해체와 함께 ‘선수 박삼용’도 사라졌다.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 신탄진 팀 숙소 앞에 선 그는 말을 이어갔다.“당장 눈앞의 성과를 드러내기엔 선수들이나 감독이나 아직 부족합니다. 하지만 기다려 보렵니다. 당대 최고의 팀이 되기보단 절망 속에서도 최선의 노력으로 팬들을 즐겁게 하는 팀을 만들겠습니다.” 그는 또 “옛날 몸담았던 고려증권도 처음엔 쭉정이들만 모였던 ‘헝그리 구단’이었지만 결국 최고의 팀으로 거듭났다.”면서 “그만큼 감독의 역할은 크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자배구에 밀려 아직 빛은 보지 못하지만 여자배구엔 뭔가 특별한 게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고려증권 박삼용’은 이제 없습니다.KT&G 감독 박삼용일 뿐입니다.” 글 사진 신탄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출생 1968년 6월7일 경북 상주생 ■ 체격 190㎝,95㎏ ■ 학교 부산 보수초-거성중-동성고-서울시립대-경원대 대학원 ■ 가족 부인 김명숙씨와 1녀2남 ■ 경력 배구청소년대표(1986∼87), 서울시청(1987∼91), 고려증권(1991∼98), 국가대표(1987∼94), 여자대표팀 코치(1999∼2001),GS칼텍스 코치(2000∼02),GS칼텍스 감독(2003∼06),KT&G 감독(현재)
  • 게임시장 규모 9조 육박

    게임시장 규모 9조 육박

    심심풀이로 간주되던 게임이 중추 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은 13일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가 8조 8663억원에 직접 종사자는 6만여명인 것으로 추산했다. 전년도에 비해 26% 성장했다. 게임은 수출에서도 상당한 몫을 하는 효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8억달러 수출(로열티 포함)에 28억달러를 수입해 4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대표적 수출 게임으로는 리니지, 카트라이더 등을 들 수 있다. 한류(韓流)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게임산업이 지금의 규모로 커진 데에는 청소년이 중심에 서있다. 중독성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여가·동호회의 주요 활동으로도 자리매김을 했다. 이제 ‘프로 게이머’는 ‘초딩’에게 선망의 직업이 됐다. 스타 선수들에겐 수많이 팬들이 몰린다. 2000년에는 대회 진행과 운영 등을 맡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출범했다.e스포츠 공인종목으로는 스타크래프트, 킹덤언더파이어 등 24개가 있다. 공군을 비롯해 KTF, 삼성전자,SK텔레콤,CJ,STX 등 12개가 프로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세계 대회로는 게임올림픽격인 WCG와 축구 월드컵 대회와 비슷한 ESWC가 있다. 테트리스나 갤러그에 익숙한 40∼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게 이같은 게임은 여전히 접근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자고나면 새로운 게임이 나와 익히기가 복잡하다. 종류도 너무 다양하다. 게임의 종류는 크게 이용기반(플랫폼)과 장르로 구분한다. 오락실에서 하는 아케이드게임에는 갤러그, 스트리트파이터 등이 대표적이다. 또 PC게임은 노트북이나 데스크 톱 컴퓨터에 CD나 DVD를 넣고 실행하는 게임으로 화이트 데이, 하얀마음 백구 등이 있다. 비디오게임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X-box를 이용해 하는 게임이다. 비디오게임은 콘솔게임으로도 불린다. 주로 집에서 많이 한다. 온라인게임은 컴퓨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해 게임을 실행한다. 컴퓨터에 게임 프로그램이 깔려있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게임은 휴대전화나 PDA 등을 통해 무선인터넷으로 내려받아 즐기는 게임이다. 장르로 구별하면 시뮬레이션게임은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등장하며 스타크래프트·심시티·팔콘 시리즈 등이 있다. 롤플레잉게임(RPG)은 이용자가 게임의 캐릭터가 돼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이다. 여러 명이 동시에 접속해 각각의 캐릭터가 돼 경쟁하는 것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PRG)이다. 리니지, 뮤 등이 대표적이다. 캐주얼게임은 온라인에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으며,5∼10분이내 승패가 결정된다. 슈팅게임은 총이나 활을 쏘는 전통적 방식으로 최근엔 1인칭(FPS) 슈팅게임이 인기를 끌고있다. 대표적으로 퀘이크3, 스페셜포스 등이 있다. 레이싱게임은 차·오토바이 등으로 실제 주행하는 느낌을 주고, 액션게임은 복싱·쿵후 등의 대전 게임으로 스트리트파이터, 철권시리즈가 있다. 야구·축구·테니스 등을 소재로 삼은 스포츠게임과 모험을 소재로 삼은 어드벤처게임, 바둑·장기·체스·오목 등과 같은 보드게임도 있다. 장현영 한국게임산업협회 사업팀 과장은 “최근에는 게임의 흥미를 더하기 위해 장르가 겹치는 복합장르 게임이 대세”라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동아의학상 최현석씨 의당학술상 이민구씨

    대한의사협회가 제정한 제39회 동아의학상 수상자에 최현석(김포 서울현내과의원 원장)씨가, 제14회 의당학술상 수상자로 이민구 연세대의대 약리학과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최 원장은 ‘아름다운 우리몸 사전’이란 책을 통해 해부생리 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으로 인체에 대한 통합적 이해를 돕는 등 의학 대중화에 기여한 점이, 이 교수는 국제 위장병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단백구조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 치료법을 발굴한 점을 평가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22일 열리는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 개회식에서 열린다.
  • [프로배구] ‘120일 대장정’ 코트 달군다

    [프로배구] ‘120일 대장정’ 코트 달군다

    도하 아시안게임 피날레 금메달로 한국 구기의 자존심을 곧추세운 ‘백구’의 감동이 국내 코트에서 재연된다. 올해로 세 번째 시즌을 맞는 프로배구가 23일 ‘힐스테이트 06∼07 V-리그’의 이름으로 4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챔피언 현대캐피탈을 비롯한 남자부 6개팀과 여자부 5개팀이 모두 정규리그 6라운드 150경기(남자 90경기·여자 60경기)를 치른 뒤 플레이오프와 결정전을 통해 올시즌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첫 경기는 23일 구미에서 열리는 LIG-대한항공전이지만 공식 개막전은 이튿날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지는 현대캐피탈-삼성화재의 라이벌전이다. 화두는 ‘수성이냐, 탈환이냐’다. 지난 시즌 철옹성 같던 삼성의 9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챔피언에 등극한 현대는 “최소한 2연패는 간다.”는 각오로 시즌을 준비했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김호철 감독은 세터 권영민과 센터 이선규를 비롯한 6명의 든든한 대표팀 선수에게 기대를 건다.‘특급 용병’ 숀 루니(24)도 일찌감치 돌아와 컨디션 조절을 마친 상태. 맏형 후인정은 “두 번째 우승이 진정한 우승”이라면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관건은 삼성의 거센 도전. 김호철 감독과 ‘40년지기’인 삼성 신치용 감독은 뼈아픈 1패를 경험, 절치부심으로 1년을 보냈다. 목표는 당연히 정상 탈환. 지난 시즌 준우승 직후부터 “똑같은 멤버로 내년에 다시 붙어도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해 왔다. 김세진의 은퇴로 빈 라이트는 브라질의 장신 용병 레안드로 다 실바(23)가 메웠고, 도하에서 펄펄 난 신진식은 레프트에서 여전히 버틴다. 신선호의 부상으로 센터진이 약해진 게 고민이지만 “2등은 한번으로 족하다.”는 게 신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다짐이다. ●들러리, 더 이상 싫다 시즌 개막 전부터 두 앙숙이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각자 가자미 눈을 돌리는 곳은 LIG와 대한항공이다. 특히 LIG의 대변신이 주목을 끌 만한 대목. 김성채 등 노장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그 자리를 새내기들이 채우면서 4개팀 가운데 가장 늙었다는 굴레를 벗어던졌다. 무엇보다 ‘주포’ 이경수가 도하에서의 맹활약으로 상승궤도에 올라 기대를 더한다. 여기에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의 용병 프레디 윈터스(24)가 가세, 바야흐로 ‘이경수-윈터스’라는 새 ‘쌍포’를 구축했다. 대한항공만큼 ‘정중동’을 탄 팀은 없다. 지난 3년간 알짜배기 신인을 모조리 싹쓸이해 신영수-강동진-김학민의 ‘트로이카 체제’를 완성했다. 여기에 브라질의 용병 보비(27)는 높이는 물론 수비와 파워까지 두루 갖춰 ‘만년꼴찌’ 대한항공을 날게 할 ‘신형엔진’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프로배구 감독 4인 출사표 ●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우리를 우승 후보로 꼽는 이들이 있겠지만 쉽지 않다. 현대가 맨 앞이고 우리와 LIG, 대한항공이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툴 것이다.LIG와 대한항공 전력은 올라갔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석진욱, 신선호 등 주전들이 아직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데다 김세진이 은퇴했고 팀은 노쇠화됐다.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해볼 만하다. ●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 높이가 좋아져 해볼 만하다. 신인 김학민은 대학때 라이트였지만 팀에 레프트가 부족해 번갈아 가며 기용하겠다. 김학민은 즉시 전력감이다. 주포 강동진은 부상 때문에 많이 쉬었지만 곧 페이스를 찾을 것이다. 주전 세터 김영래가 얼마나 잘할지가 중요하다.LIG와의 승부에 모든 것을 걸 생각이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감독직을 걸겠다. ●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 두 달 정도는 고전할 것으로 보여 욕심내지 않을 생각이다. 권영민과 송병일 등이 아시안게임에 차출돼 호흡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2연패가 목표지만 어깨 수술로 장영기가 빠지면서 레프트에 루니와 송인석뿐이고 삼성이 용병 레안드로를 영입한 데다 조직력이 좋아 자신할 수 없다.LIG도 이경수에 윈터스까지 가세해 공격력이 강화됐다. ●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 2년 연속 3위로 기대에 못 미쳤지만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이경수에다 제대한 손석범과 새 용병인 프레디 윈터스까지 공격력이 많이 날카로워졌다. 지난 시즌에는 선수가 부족했지만 올해 많이 보강돼 장기 레이스에도 힘을 낼 수 있다. 혹독한 체력 강화 훈련으로 철저하게 대비했다.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하고 정상도 노린다.
  • 진돗개 보호·관리 ‘구멍’ 추적

    진돗개(천연기념물 제53호)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개’로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관심에선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래서 MBC PD수첩이 5일 오후 11시5분 진돗개의 현주소를 짚는 프로그램 ‘돌아온 백구의 진실’을 마련한 것은 더욱 새삼스럽다. 진돗개는 진도 안에서만 1만여마리, 전국적으로는 수십만마리가 사육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3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버밍엄 크러프츠 도그쇼에 출전해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어 5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국제종견대회의 견종평가 최우수상(V1)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세계적인 명견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의 진돗개 현실은 영 딴판이다. 최근 국내 진돗개 품평회(전람회)에서 최우수견으로 뽑힌 진돗개를 둘러싸고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는 ‘이번 대회 최우수견은 일본 개와의 잡종견이다.’라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진돗개를 둘러싼 논란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 해 평균 전국에서 개최되는 진돗개 품평회 만도 수십개, 진돗개 관련 단체만 해도 20개가 넘는다. 이들 단체는 자체적으로 품평회를 열어 우수한 개를 육성하기 위한 명목으로 진돗개를 심사하고 시상한다. 겉에서 보면 그럴듯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곪을 대로 곪아 있다. 진돗개 품평회장에서는 최종 심사결과에 불복해 항의하는 개 주인의 심한 욕설과 불평이 난무한다. 그런가 하면 한 곳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개가 다른 품평회에선 예선 탈락을 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각 단체가 추구하는 우수한 진돗개의 모습이 통일되지 못해서다. 관련 법규도 문제.‘진돗개 보호육성법’ 제2조는 진돗개를 ‘진도군이 원산지인 개’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실정법상 ‘육지의 진돗개’들은 ‘국가의 보호를 받는 진돗개’가 아니라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한편 진도 안에 있는 ‘진돗개 시험연구소’는 국가적으로 진돗개를 관리하는 유일한 기관. 그러나 전문가들은 “불과 8명으로 진돗개 전반의 업무를 총괄하기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그에 따른 운영 미숙과 관리체계의 허술함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각종 단체가 ‘돈’을 받고 무분별하게 발급하는 탓에 진돗개 ‘혈통서’가 난무한다. 진돗개를 오로지 ‘돈이 되는 비싼 가축’쯤으로만 인식하는 세상에서 천연기념물인 우리의 진돗개는 과연 어떤 운명에 처하게 될까?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10월 이라크 민간인 3709명 사망 개전 이후 ‘최다’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후 올해 10월에 가장 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 등은 22일(현지시간) 유엔 보고서를 인용, 여성·어린이 461명, 언론인 18명 등을 포함, 모두 3709명이 10월 한달새 숨졌다. 지난 7월에 살해된 민간인 희생자 3509명을 훌쩍 넘은 수치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고문 흔적이 있는 시신 수백구가 수갑이 채워지거나 눈이 가려진 채 바그다드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고 개탄했다. 이라크 민간인 사망이 급증하는 원인은 종파간 유혈 충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에 미군 사망자도 103명을 기록,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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