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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하! 우주]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 ‘민낯’ 보여준 은하 M87의 비밀

    [아하! 우주] 사상 처음으로 블랙홀 ‘민낯’ 보여준 은하 M87의 비밀

    최근 미국, 유럽은 물론 한국 등 과학자 200여 명으로 구성된 ‘사건지평선망원경'(EHT)은 사상 최초로 블랙홀과 그 주변의 실제 모습을 관측했다. 비록 단순한 도넛 모양의 사진이지만, 과학자들은 물론 일반 대중에게도 큰 인상을 남긴 과학적 성과였다. 하지만 이번에 EHT가 관측한 블랙홀의 고향인 M87 은하(혹은 처녀자리 A 은하) 역시 블랙홀만큼이나 흥미로운 은하다. M87 은하는 지구에서 550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지만, 워낙 밝고 거대한 타원 은하라 지구에서도 쉽게 관측된다. 물론 거리 때문에 맨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이미 1781년에 천문학자 샤를 메시에에 의해 관측되어 M87(Messier 87)이라는 명칭을 얻었다. 이후 1918년, 미국의 천문학자인 허버 커티스는 M87이 중심부에서 나온 가시 같은 직선 모양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시에는 그 정체를 몰랐지만, 이 독특한 구조물의 정체는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입자의 흐름인 제트(jet) 였다.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이 너무 많으면 상당수 물질은 흡수되는 대신 자기장을 따라 블랙홀의 양 축으로 방출된다. 따라서 많은 물질을 빨아들이는 은하 중심 블랙홀은 역설적으로 엄청난 물질을 거의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방출한다. 이를 블랙홀의 제트라고 한다. M87 은하는 우리 은하의 수백 배에 달하는 질량을 지닌 거대 은하로 그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하는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여기서 뿜어져 나오는 제트는 5000광년 이상 길이를 지녀 블랙홀의 제트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최근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 과학자들은 허블우주망원경 및 스피처우주망원경, 그리고 미 국립 전파 망원경 관측소의 VLA(Very Large Array) 이미지를 EHT의 블랙홀 이미지와 합성해 이번에 관측한 블랙홀의 본체와 그 주변 제트를 비교했다.(사진) 거대한 솜털 같은 M87 은하의 중심부를 확대하면 양 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제트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실 지구 반대 방향으로 나오는 제트는 블랙홀에 가려 직접 관측이 어렵다. 과학자들은 전파 망원경을 통해 제트에 의한 충격파를 관측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양쪽 방향으로 퍼지는 제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제트의 중심점에는 EHT로 관측한 M87 은하 중심 블랙홀이 존재한다. 24만 광년에 달하는 M87 은하에 비해 제트는 작은 크기이며 중심 블랙홀은 제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은 크기다. 따라서 작은 사각형에서 블랙홀의 크기는 매우 작은 점으로 표시했다. 이를 보면 이번에 EHT가 얼마나 작은 점을 관측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M87 은하는 지구에서 비슷한 거리에 있는 은하 가운데 가장 거대한 것으로 대형 타원 은하와 초대형 블랙홀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오랜 세월 흥미로운 관측 대상이었다. 앞으로도 이 미스터리한 거대 은하와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될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가정의 달 선물] 엄마·딸 함께 사용… 피부관리 한 번에

    [가정의 달 선물] 엄마·딸 함께 사용… 피부관리 한 번에

    참존이 가정의 달을 맞아 선보인 ‘콘트롤크림 스페셜 에디션’은 모녀가 서로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손 하트 모양의 디자인을 패키지에 적용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쓴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제품은 마사지, 유·수분 밸런싱, 각질 케어, 모공 클렌징을 한 번에 해결해줘 스킨케어 제품의 흡수율을 높이고, 화장 잘 먹는 피부로 만들어주는 홈 셀프케어 제품이다. 얼굴에 바른 뒤 물기가 배어 나오면 부드럽게 마사지하고 미온수로 씻어내기만 하면 끝나는 간편한 사용법이 특징이다. 올리브영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아하! 우주] 日 탐사선, 소행성에 구덩이 만들다…충돌 전후 이미지 공개

    [아하! 우주] 日 탐사선, 소행성에 구덩이 만들다…충돌 전후 이미지 공개

    일본의 탐사선이 소행성 표면에 인공적인 만든 구덩이(크레이터·Crater)를 보여주는 사진이 25일 공개되었다. 소행성 류구에 대한 충돌 실험 전후의 이미지를 공개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쓰다 유이치(津田雄一)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날 브리핑에서 “류구 표면에서 지형이 명확하게 변해 있음을 사진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JAXA는 “인공 분화구의 정확한 크기와 모양은 앞으로 상세히 검토될 것이지만, 약 20m 너비의 지형이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이처럼 큰 변화를 기대하진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에서 활발한 논쟁이 촉발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행성의 구덩이 만들기 실험 성공은 류구를 탐사하기 위해 보낸 하야부사 2호 미션의 중요한 과학실험 이정표가 되었다.충돌 실험은 류구 상공 20㎞에 머물던 하야부사 2호가 고도 500m까지 하강한 뒤 구리로 만든 금속탄환을 발사할 충돌장치(임팩터)와 카메라를 분리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충돌장치는 곧바로 고도 200m 부근에서 내부 폭약을 터뜨려 정구공 크기인 2㎏ 정도의 금속탄환을 초속 2㎞로 류구 적도 부근에 충돌시켰다. 충돌 후 이미지는 류구 상공을 선회하던 하야부사 2호가 촬영한 것이다. 탐사선은 충돌 과정에 날아오를 파편들을 피하기 위해 2주 동안 소행성 뒤편에 숨어 있었다. 하야부사 2호의 인공 크레이터 실험이 가지는 과학적 가치는 류구의 풍화된 표면 아래 있는 태양계 초기 물질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는 데 있다. 하야부사 2호는 이미 류구의 다른 쪽에서 채취한 토양 표본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번에 확보할 지하의 암석 표본과 함께 태양계 초기 물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약 46억 년 전 탄생한 류구 같은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 과학자들은 소행성 내부 물질을 연구하면 태양계 탄생 과정과 생명의 기원을 알아낼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구-태양 간 거리의 2배가 넘는 3억㎞ 이상 떨어진 류구에서 미션을 수행 중인 하야부사 2호는 2014년 12월 일본 가고시마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후, 약 3년 6개월에 걸쳐 태양 궤도를 돌면서 작년 6월 류구 상공에 접근했다. 하야부사 2호는 류구 표면의 물질을 채취하고서 2020년 말 지구로 귀환하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왕복으로 총 52억㎞에 달하는 대장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순박한 불심의 땅…마지막 황금 도시

    순박한 불심의 땅…마지막 황금 도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대부분을 여행한 이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여행지가 미얀마다. 하지만 미얀마는 우리에게 다소 가기 어렵다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옛날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육로를 통해서는 입국이 힘들었고 오직 항공만 이용해야 했다. 미얀마 여행에 대해서도 세계 여행자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 여행자들이 현지에서 사용하는 돈이 고스란히 미얀마 군부정권의 독재 자금줄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불편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은 미얀마로 기꺼이 떠났다. 아마도 마음 깊이 부처님을 믿는 순박한 사람들, 곳곳에 자리한 불탑과 사원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이미지가 여행자들의 가슴에 강렬한 매혹을 불러일으켰으리라. “밍글라바.” 미얀마 양곤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가이드 틴윈투(31)가 처음 한 말이었다.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을 지닌 이 말은 아마도 미얀마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일 것이다. 길을 걷다가도 음식을 먹다가도 미얀마 사람들은 눈만 마주치면 ‘밍글라바’ 하고 고개를 가볍게 숙인다. 물론 새하얀 이를 보이며 미소를 짓는 것도 잊지 않는다. 미얀마를 여행하다 보면 어떻게 이런 나라에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설 수 있지? 어떻게 로힝야족 사태 같은 비극적인 일이 벌어질 수 있지? 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양곤에서 곧장 바간으로 향했다. 미얀마의 가장 일반적인 여행 루트는 양곤~바간~만달레이~인레로 이어지는 코스다. 양곤은 가장 최근까지 미얀마의 수도였고 바간은 우리의 경주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만달레이는 미얀마 제2의 도시다. 인레는 거대한 호수인 인레 호수가 있고 수상마을이 만들어져 있다. 각각 다른 특색과 매력을 가진 이 네 도시를 돌아보면 미얀마 기본 코스를 섭렵했다고 보면 된다. ●11~13세기 수도 ‘바간’… 세계 3대 유적지 양곤에서 바간의 냥우 국제공항까지는 비행기로 약 1시간 20분이 걸렸다. 기내식으로 나온 사과파이를 먹다 보니 어느새 도착. 거리로 나오니 동남아시아 특유의 시끌벅적한 풍경이 펼쳐졌다. 바간은 미얀마 이라와디강 동쪽에 자리한 도시다. 11~13세기 버마족은 이 도시를 수도로 삼아 바간왕조를 세웠다. 2000여 기가 넘는 불탑과 사원이 아득한 들판을 메우고 서 있다. 바간의 수많은 불교 사원들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과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르드 사원과 함께 세계 3대 불교 유적지로 꼽힌다. “옛날 바간에는 지금보다 열 배는 더 많은 탑과 사원이 있었습니다.” 틴윈투가 서툰 한국말로 띄엄띠엄 말했다. “안타깝게도 2011년과 2016년에 큰 지진이 나면서 많은 불탑이 무너졌습니다.” 바간에는 고고학 구역이 있다. 서울 강남구 면적과 비슷하다. 불탑은 이곳에 몰려 있다. 사람들은 불탑 앞에서 도시락을 먹고 사원 안에 자리를 펴고 낮잠을 잔다. 여행자들은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빌려 탑과 탑 사이를 메뚜기처럼 건너다닌다. 가이드북에는 “바간에서는 사방 어디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켜도 반드시 불탑을 볼 수 있다”고 씌어 있는데 이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여행자들은 2만 5000원 정도 하는 프리패스를 산다. 이것만 있으면 5일 동안 바간의 사원을 돌아볼 수 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슈웨지곤 파고다. ‘성지에 세운 불탑’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황금색으로 칠해진 거대한 종 모양의 탑이 서 있는데 이 탑은 바간 불탑의 어머니로 불린다. 바간 왕조 초기 아나우라타가 옆 나라 타톤을 정벌하고 불사를 시작해 그의 아들 치얀지타가 완성했다. 1105년에 지어진 아난다 사원은 건축미가 가장 빼어나고 내부에 불상과 벽화가 잘 보존돼 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 수도 ‘만달레이’ 이튿날 바간을 떠나 만달레이로 갔다. 냥우 국제공항에서 오전 8시 30분 날아오른 야다나폰 항공 7y131 편은 이륙 후 16분 만에 착륙 안내방송을 했다. 스튜어디스가 나눠 준 사탕 하나를 다 먹기도 전이었다. 비행시간은 24분. 하지만 차로 가면 여덟 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공항을 빠져나와 시내로 들어서니 바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거리는 삼륜오토바이와 자동차, 마차로 북적였다. 미얀마 정중앙에 자리한 만달레이는 약 200만명이 넘게 사는 미얀마 제2의 도시다. 미얀마가 19세기 중엽부터 1948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을 당시 수도였다. ‘황금의 도시’로도 알려졌던 이 도시는 19세기에 버마왕국 최후의 왕족들이 건설했다. 만달레이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은 왕궁이다. 1857년 민돈왕이 아마라푸라에서 이곳으로 천도하고 지었다. 성벽의 높이가 8m나 된다. 1885년 영국군이 미얀마를 점령했을 때 왕궁을 클럽으로 이용해 수치심을 안겨 주었다. 1942년 일본군이 함락했을 때는 왕궁에 불을 질러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지금의 왕궁은 1990년 복구된 것이다. 높이 33m의 전망대에 오르면 왕궁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우베인 다리도 유명하다. 타웅타만 호수를 가로지르는 1.2㎞의 다리다. 1850년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긴 목조다리다. 당시 시장이었던 우베인이 잉아 궁전을 짓다 남은 티크목으로 다리를 만들었다. 오랜 세월 굳건하게 버티던 다리 기둥은 양식사업을 위해 호수물을 가두는 바람에 썩기 시작해 지금은 콘크리트 기둥으로 교체하고 있다. 다리 기둥 수는 무려 1086개에 달한다. 운이 좋지 않아 비가 왔다. 이 다리는 낮에는 별로 볼품이 없지만 일몰 때면 그 풍경이 180도 변한다. 다리 주차장은 대형관광버스로 가득했다.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우르르 다리로 몰려갔다. 다리 위에는 ‘유명해서 와봤는데, 별로 볼 게 없군’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앞사람의 등을 보고 줄지어 걸어가고 있다. 걷다가 중간에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다음에는 꼭 날씨 좋을 때 저물 무렵에 와 봐야지. 쿠도더 사원도 특별한 곳이다. 사원 경내에는 하얀색 탑이 무려 729개나 있다. 탑마다 대리석에 새겨진 불경이 안치돼 있다. 그래서 이 사원의 별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책’(The World’s Biggest Book)이다. 미얀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스타그램 핫스폿으로 불리는 곳이다. 봉우리 거느린 호수… 그 안에 자리잡은 삶●호수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 다음날 다시 인레 호수로 향했다. 공항에서 한 시간 거리의 리조트에 체크 인을 하고 다시 배를 30분이나 타고 나가 점심을 먹었다. 샨족 전통 요리라고 했는데 중국 광둥요리와 비슷했다. 호수는 해발 880m 고원지대에 자리한다. 호수 주변에는 12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둘러싸고 있다. 호수의 넓이는 충주호의 두 배(116㎢)쯤 된다. 길이는 22㎞, 폭 11㎞로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다. 호수 위의 수상마을만 스무 곳에 달한다. 미얀마에는 160여개의 소수민족이 살아가는데, 이곳 인레 호수에는 샨족과 인타족, 파오족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사는 부족은 인타족이다. 미얀마 전역에 흩어져 있는 인타족의 75%인 8만여명이 호수 주변에 마을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들은 장대로 물을 내리쳐서 고기를 잡고 배를 타고 한 발로 노를 저으며 호수를 가로지른다. 한 발은 배 위에 딛고 노는 다른 발 장딴지에 끼워 젓는데, 드넓은 호수에서 방향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전통옷을 입고 삿갓처럼 생긴 모자를 쓰고 노를 젓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관광객들에게 돈을 받고 보여 주기 위해 공연하는 사람들이다. 진짜 어부들은 그럴 시간이 없다. 평상복을 입고 그물질에 열중이다. 고기잡이 외에도 이들은 갈대와 대나무를 이용해 물위에 밭을 만들어 수경재배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대부분의 인타족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호수 위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티크 나무를 호수 바닥에 꽂아 기둥을 세운 뒤 수상가옥을 짓는다. ●수상 상점 둘러보면 마을이 큰 테마파크 관광객들은 배를 타고 호수 위 상점을 차례차례 방문한다. 연줄기에서 실을 뽑아내 천을 만드는 마을, 은세공 상점, 목이 긴 카렌족 가옥 등을 방문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관광객들에게 끊임없이 뭔가를 팔려고 하고 남자들은 의자에 누워 쿤야를 씹고 있다. 마치 마을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테마파크 같다. ●“돈 없어도 그냥 가져가요… 햇빛 따가우니까” 인레 여행을 끝내고 다시 양곤으로 가는 공항이다. 낯선 사람들과 함께 공항 대합실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다. 주머니에는 바간 냥우 시장에서 어느 소녀가 쥐어준 타나카(천연 자외선 차단제)가 들어 있다. 시장에서 만난 소녀는 타나카를 사라고 계속 졸라댔지만 지갑을 차에 두고 내려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돈이 없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더니 선물이라며 바지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이건 그냥 선물이에요. 햇빛이 따가운 미얀마에서는 필요할 거예요.” 나는 일본의 여행작가 후지와라 신야의 책 ‘동양기행’에서 본 에피소드를 떠올랐다. 후지와라 신야가 양곤을 여행하던 중 뜨거운 뙤약볕 아래 노천식당에서 쌀국수를 먹고 있는데, 어떤 아이 두 명이 그의 등 뒤에 한참 동안 서 있었다. 후지와라는 그 아이들이 소매치기일까 의심하며 배낭을 꼭 안고 국수를 다 먹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기 갈 길을 갔다. 후지와라는 옆에 있던 남자에게 저 아이들은 소매치기냐고 물었는데 남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 아이들은 ‘응달’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땡볕 아래에서 쌀국수를 먹는 이방인이 너무 더울까 봐 그들의 몸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나는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 속에서 타나카를 계속 만지작거렸다. 글 사진 최갑수(여행작가)■ 여행수첩 인천국제공항에서 미얀마 양곤국제공항까지 대한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미얀마의 정식 명칭은 미얀마 연방공화국(Republic of the Union of Myanmar)이다. 우기가 끝나는 5월부터 9월 중순까지가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 시차는 2시간 30분. 통화는 차트로 1000차트(MMK)는 약 800원이다. 1000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맞아 떨어진다. 사원이나 탑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맨발이어야 한다. 양말과 덧신도 허용되지 않는다. 신고 벗기 편한 샌들이 좋다. 올해 9월 30일까지 관광객에 한해 30일 무비자를 허용한다. 연장은 불가. 비용이 넉넉하다면 항공 이동을 추천한다. 버스 이동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바간~만달레이는 6시간, 인레~양곤은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모힝가는 생선 국물을 우려내 만든 미얀마식 쌀국수다. 양파, 레몬그라스, 생강, 파, 마늘, 바나나, 무 줄기 등을 함께 넣어 먹는데, 베트남·태국·라오스에서 먹던 쌀국수와는 맛과 향이 확연히 다르다. 처음 맛보는 이들은 약간 비린 육수 때문에 얼굴을 찡그리지만 2∼3일 미얀마에 머무르다 보면 아침부터 모힝가를 찾게 된다.
  • [핵잼 사이언스] ‘살아있는 화석’ 원시물고기 실러캔스 두개골의 비밀

    [핵잼 사이언스] ‘살아있는 화석’ 원시물고기 실러캔스 두개골의 비밀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릴 정도로 수억 년 간 지구상에 존재해 온 원시 물고기의 비밀이 새롭게 드러났다. 최근 영국 브리스톨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실러캔스의 두개골과 뇌의 진화 과정을 밝힌 연구결과를 유명 과학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했다. 다소 낯선 이름의 실러캔스(Coelacanth)는 1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원시 물고기다. 특히 실러캔스는 4억 년 전 처음 지구상에 출현해 공룡과 함께 살다가 멸종된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지난 1938년 남아프리카 코모로 섬 근해에서 포획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또한 실러캔스는 어류와 포유류 양쪽 모두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육상 척추동물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밝혀주는 살아있는 화석이다. 이번에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실러캔스의 독특한 두개골 구조와 뇌 크기다. 실러캔스는 원시어류의 화석에서만 관찰되는 두개골내 관절에 의해 두개골이 두 칸으로 갈라져있다. 특히 뇌는 두개골 내에서 단 1%의 공간을 차지할 만큼 콩알만큼 작다. 지금까지 학자들을 아리송하게 만든 것은 실러캔스의 두개골이 어떻게 자라고 뇌는 또 왜 이렇게 작은 지에 대한 이유였다.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최첨단 영상장비를 사용해 실러캔스의 내부를 손상시키지 않고 그 안을 시각화했다. 그 결과 실러캔스의 두개골내 관절은 독특한 척삭(Notochord)의 발달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분석됐다. 척삭은 척수의 아래로 뻗어있는 연골로 된 줄 모양의 물질이다. 실러캔스의 경우 척삭이 뇌와 척수의 아래로까지 확장됐다. 연구를 이끈 존 롱 교수는 "물고기에서는 보통 척삭이 뇌 아래 작은 막대기 수준으로 퇴화한다"면서 "이에반해 실러캔스는 척삭이 뇌보다 무려 50배 이상 극적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척삭이 퇴화되지 않고 남으면서 실러캔스의 독특한 두개골을 형성한 것 같다"면서 "우리 인간처럼 두뇌가 급격히 팽창하는 영장류에 비하면 실러캔스의 뇌 성장 과정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노트르담 화마 이긴 프랑스의 힘...매뉴얼·훈련·기부 ‘삼위일체’

    노트르담 화마 이긴 프랑스의 힘...매뉴얼·훈련·기부 ‘삼위일체’

    “노트르담 대성당의 구조와 특성은 반복 훈련 덕분에 평소에 잘 숙지하고 있었어요. 종탑의 나선형 계단을 수천 번 오르내리면서 훈련해 왔습니다. 막 출동해보니 현장에서는 성당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인산 인해를 이뤘지만 우리는 준비가 돼 있었지요.” 프랑스 파리 소방대(BSPP) 소속의 2년차 여성 소방대원인 미리암 추진스키(27)는 18일(현지시간) 일간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당시 긴박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노트르담 성당 지붕 가운데 우뚝하게 솟은 96m 첨탑은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화염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지만 추진스키를 비롯한 파리 소방대의 발 빠른 초기 대처 덕분에 성당 전체의 붕괴라는 재앙은 피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무엇보다 프랑스 소방대원들이 화재 대응 매뉴얼에 따라 철저하게 반복적으로 훈련을 해왔고 개별 문화재별로 화재 매뉴얼이 있었다는 사실은 재난에서도 더욱 강한 ‘문화강국’ 프랑스를 만든 원동력이 됐다. 프랑스 문화와 역사에 대한 프랑스 국민의 자부심과 애정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였던 소방대원 500명을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 초청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민들은 소방서에 초콜릿과 꽃을 보내는 등 소방 대원들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닮은 듯 다른 2008년 숭례문과 2019년 노트르담 화재 무엇보다 한국인에게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모습은 11년전인 2008년 2월 10일 밤에 일어난 ‘국보 1호’ 숭례문(崇禮門·남대문) 화재를 떠올리게한다. 한국인들은 수도 서울 한 복판에 우뚝 서 있던 국보 1호가 불길에 휩싸인 모습을 보면서 상실감과 슬픔을 느껴야 했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한국과 프랑스 수도 중심부에 위치한 대표 문화재다. 숭례문은 건축 시기를 명확히 아는 서울 시내 목조 현존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됐으며 조선 태조 7년(1398)에 완성한 뒤 세종과 세조 때에 보수 공사를 했다. 돌을 쌓아 조성한 석축(石築) 위에 무지개 모양 홍예를 만들고, 그 위에 정면 5칸·측면 2칸인 누각을 올렸다. 파리 시테섬 동쪽에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유럽 고딕 양식 건축을 보여주는 전형으로 꼽힌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345년 축성식을 열었고, 나폴레옹 황제 대관식과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장례식 등 프랑스 역사의 주요 사건이 펼쳐진 무대다. 빅토르 위고가 발표한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 무대로도 유명하고, 지금도 하루 평균 관광객 3만 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숭례문 화재는 70세 남성이 토지 보상금에 대한 불만으로 홧깃에 일부러 불을 지른 방화였으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첨탑 보수 작업 과정에서 벌어진 실화로 추정된다. 화재 원인은 다르지만 공교롭게도 상층부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유사하다. 숭례문 방화범은 2층 문루에 불을 질렀고,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는 공사를 위해 첨탑 주변에 촘촘하게 설치한 가설물인 비계와 성당 내부 목재를 중심으로 불이 났다. 프랑스 당국은 성당 지붕 쪽에 설치된 비계의 전기회로에 이상이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전기 합선과 같은 과부하로 발화했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숭례문과 노트르담 대성당은 모두 지붕을 잃었다는 점과 다행히 전소를 피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숭례문은 화재가 발생한 다음 날까지 불길이 잡히지 않자 지붕을 해체하기로 결정했고, 오전 2시쯤 누각이 무너져 내렸다. 노트르담 대성당도 화염 속에서 화재 1시간 만에 나무와 납으로 만든 첨탑이 사라졌다. 숭례문은 5년 3개월간 전통 방식에 가깝게 진행한 복구공사 끝에 2013년 5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으며,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기간은 아직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비상 매뉴얼과 소방 당국의 적확한 판단력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로 첨탑과 전체 지붕의 3분의 2 가량이 무너졌지만 두 개의 종탑과 스테인드글라스 장미창, 가시면류관, 루이 9세가 입었던 튜닉 등 주요 유물들은 무사했다. 이는 사전에 갖춰진 매뉴얼과 훈련, 그리고 소방관, 문화재 직원, 사제를 넘어 드론과 로봇까지 동원된 총력전을 펼친 덕분이다. 프랑스는 유물 보호를 위해 번호를 매겨 화재 발생시 외부 반출 우선순위를 정해놓는 비상 매뉴얼도 갖추고 있다. 이번 화재에서 대부분의 중요한 유물들이 안전하게 보호된 것도 바로 이런 매뉴얼을 바탕으로 한 훈련이 빛을 발한 결과다. 화재가 발생한 직후 문화재 관리 부처와 파리시 문화재담당자 100여 명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소방당국과 함께 문화재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논의를 거듭하며 진화작업을 벌였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두 차례 대규모 훈련도 실시했다. 이 훈련은 유물과 성화 등 예술작품을 구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 500명 중 100명을 예술작품을 구하는데 배치한 것과 화재 당시 소방관들이 외부에서 헬기나 외부 호스로 끄지 않고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내부로 진입해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 역시 이같은 훈련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이번 화재 때는 무게 13t의 종이 무너져 내리면 성당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었다. 소방관들은 첨탑은 포기하고 종탑의 나무 지지대가 무너지지 않도록 사력을 다했고 이는 올바른 판단이었음이 드러났다. ●복원 기부금 1조원 돌파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직후 성당복원을 위한 프랑스와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기부금 행렬이 줄을 이어 하루 반만에 8억 8000만 유로(약 1조 124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문화재 관리를 위해 한해 편성하는 예산(3억 2000만유로)의 2배 이상이다. 2008년 숭례문 화재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국민 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강제 모금을 국민 성금으로 포장하고 정부의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시킨다는 질타가 이어졌다는 사실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랑스 대기업들의 거액 기부를 놓고 프랑스 좌파 진영에서는 대기업들이 세액 공제 혜택을 받아 정부 세수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자발적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기금을 쾌척한 프랑스 대기업 회장들과 비교하면 한국의 현실은 초라하다. 이는 프랑스 정부가 기부금을 내는 개인에게 최대 66%까지 세금 감면 혜택을 주고 한국의 경우 받을 수 있는 세금감면 최대 공제율이 30%라는 차이가 있지만 문화재를 대하는 의식 자체의 차이라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30 세대] 노트르담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노트르담이 불타는 모습을 보며/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한 나라를 상징하는 건물이 불타오를 때 우리는 과거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알던 노트르담 대성당은 19세기에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거친 건물이었다. 지난 15일 월요일 화재 직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대성당을 재건하기로 약속했다. 요즘 기술로 옛 모습을 재현하는 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잃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스 철학에서는 ‘테세우스의 배’라는 유명한 난제가 있다. 테세우스는 아테네의 영웅이었다. 그가 항해하던 배가 보존됐다 해도 시간이 흐르고 나무는 썩고 갑판과 돛대, 결국 배 모두를 새로운 나무로 바꾼다. 모양은 늘 그대로다. 과연 이 배는 옛날 그 테세우스의 배일까? 상처를 아물지 않게 하고, 오히려 훤히 드러낼 수도 있다. 미국에선 무너진 쌍둥이 건물 자리에 무역센터를 다시 올리지 않았다. 대신 두 개의 거대한 심연이 파여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파괴되고 학살의 무대가 되었던 프랑스의 마을들 중 오늘날까지 폐허로 그대로 남겨진 곳도 있다. 프랑스 대통령 드골은 전쟁의 흔적을 지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독일 드레스덴에선 프라우엔 교회를 재건할 때 새로운 건축 재료와 폭격에 새까매진 돌을 함께 사용했다. 피부병 걸린 듯 교회가 검은 반점으로 덮여 있다. 폐허가 매우 오래되면 유적지가 된다. 우리는 유적지를 새로운 건물처럼 새 단장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18세기 유럽인들은 그리스와 로마를 재발견했다. 기둥밖에 남지 않은 그리스 신전을 보며 그들은 감탄했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말했다. “스파르타는 웅장한 건축물이 없으나 아테네는 있다, 그러니 후세 사람들은 아테네를 더 막강한 문명으로 기억할 것이다.” 정확한 예견이었다. 아테네는 유럽의 아이콘이 됐다. 이때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저들도 역사에 남아 찬란한 문명을 대변해줄 증거물을 짓기 바빴다, 그것도 그리스풍으로.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 경은 수니온 곶에 위치한 포세이돈 신전에 가서 기둥에 크게 자기 이름을 새기기도 했다. 그러면서 바이런은 탄식했다. ‘영원한 여름이 아직 그들을 금빛으로 덮지만, 태양 말고는 모든 것이 지고 말았구나.’ 깎아 내려지고, 낙서에 덮인 채 (지금도 방문하면 바이런의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신전은 아직도 시간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 폐허로 놔뒀으니 그들의 상상력으로 채워 더욱 그들 것으로 만든 건지도 모른다. 그리스의 대리석 석상들은 본래 화려한 색깔의 물감으로 칠해져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마치 육체를 이탈한 이상에 접근하는 듯한 대리석의 흰 빛깔이 그리스 예술의 참모습으로 여겨졌고, 이 하얀 대리석이 곧 고대 그리스의 숭고함의 상징이 됐다. 복원하지 않는 것이 재해석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과거를 어떻게 대할까?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무엇일까?
  • “안정시 심박수 분당 75회 넘으면 조기 사망 위험 2배” (연구)

    “안정시 심박수 분당 75회 넘으면 조기 사망 위험 2배” (연구)

    심장이 뛰는 속도 즉 심박수와 수명은 역시 밀접한 관계가 있는 모양이다. 중년의 나이에 안정시 심박수(RHR)가 분당 75회를 넘으면 조기사망 위험이 두 배로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등 연구진이 만 50세 남성(1943년생) 798명을 대상으로 21년간 추적한 장기추적연구 자료를 자세히 분석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영국 의학저널 ‘오픈 하트’(Open Heart) 최신호(4월15일자)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993년 당시 만 50세의 나이에 이미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75회를 넘어선 남성들 중 심박수가 줄지 않고 유지된 이들은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55회 이하인 남성들보다 20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두 배 높았다. 여기서 안정시 심박수는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심장이 뛰는 속도를 말하는 데 보통 사람의 경우 분당 55~60회 정도다. 또한 연구진은 이들 참가자를 대상으로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 수준 그리고 심장질환 가족력 등 추가 설문을 통해 다른 위험인자를 통제했다. 대다수 참가자는 1993년 이후로도 2003년과 2014년에 다시 안정시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2003년과 2014년에 각각 654명과 536명이 재검을 받았다. 21년 간의 연구 동안 모든 참가자 중 15%에 조금 못 미치는 119명이 71세 생일 전 사망했다. 그리고 거의 28%에 이르는 237명은 심혈관계 질환이 발병했고 14%가 약간 넘는 113명은 관상동맥질환이 생겼다. 연구진은 이런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해 참가 남성들이 50세부터 60세 사이였던 1993년과 2003년 사이에 안정시 심박수가 별다른 변화 없이 유지되면 같은 기간 심박수가 높아진 남성들보다 향후 11년 동안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위험이 44% 더 낮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연구진은 2003년 재검에서 안정시 심박수가 1993년 측정했을 때보다 분당 5회 이상 높아졌을 때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1%, 관상동맥 질환 위험은 2% 더 높아지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1993년 당시 심박수가 분당 55회를 넘는 남성들은 흡연자일 가능성이 높고 활동적이지 않았으며 스트레스 수준이 높았다. 또한 이들은 고혈압이나 비만 같은 심장질환 위험인자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관찰적이었고 이런 사망이나 심장 관련 문제의 원인을 규명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연구는 정해진 나이의 남성만을 대상으로 했으므로 보통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한편 안정시 심박수는 엄지손가락과 가까운 손목 안쪽을 반대쪽 손의 검지와 중지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 10초간 맥박수를 측정한 뒤, 측정값에 6을 곱하면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이를 60초 동안 확인하는 것이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우리둘은1학년]채시라·고소영도 녹색어머니…근데 그게 뭔데

    [우리둘은1학년]채시라·고소영도 녹색어머니…근데 그게 뭔데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연재합니다. 아는 동네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녹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다. 수술복 색깔의 녹색 원피스를 즐겨 입고 장롱에는 녹색 계열의 옷이 한가득이다. 둘째 아이 태명을 ‘초록이’로 지었을 정도다. 오죽하면 별명이 ‘녹색성애자’일까. 대학시절 친구는 이렇게 나를 놀린다. “녹색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녹색어머니회까지 하는 거야?” 그렇다. 나는 녹색어머니회 회원이다. 그것도 ‘반 대표’라는 감투까지 썼다. 딸의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총회가 열리기 며칠 전이었다. 학부모회, 명예교사, 녹색어머니회 등 학부모 단체 중 가입 신청을 받는다는 가정통신문이 날아왔다. 복수 신청이 가능하다는 안내는 적혀 있었지만,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구는 없었다. 녹색어머니회 옆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었다. 8차선 도로와 4차선 도로를 건너 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는 건널목을 지키는 녹색 어머니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나도 그 정도 봉사는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 년에 3번만 나가면 된다고 하니 일하는 엄마의 부담도 적었다. 직장에 양해를 구하고 출근을 조금 늦게 하면 될 것이다.학부모 총회에 가는 길에 직장 선배들의 엇갈린 조언이 떠올랐다. 선배1: 눈치 게임이 시작될 거야. 절대 선생님과 눈을 마주쳐선 안 돼. 너 회사 다니면서 학부모 단체 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래? 가입해놓고 모임 안 나가면 더 욕먹는다.선배2: 녹색 어머니회는 꼭 해라. 거기서 알게 된 엄마들과 관계가 6년 내내 가더라. 애들 잘 챙기는 엄마일수록 학교 활동 열심히 하는 거 알지? 그런 엄마들이랑 친해지는 게 워킹맘 살길이야. ‘누구 말이 맞는지는 곧 알게 되겠지.’ 공개수업이 끝나고 본격적인 총회가 시작됐다. 딸 아이 책걸상에 안 맞는 몸을 우겨넣고 앉았다. 담임 선생님의 당부 말씀이 시작됐다. “이제 제일 어려운 일이 남았어요. 학부모 단체조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녹색어머니회에는 7명, 급식모니터링에 2명, 명예교사에 1명이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학부모회와 명예교사 한분씩만 더 지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나서주실 분 계실까요?” 순간 교실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아, 바로 이 타이밍이구나. 눈치 게임….’ 지원자가 없자 난처해진 선생님이 부연했다. 명예교사는 한두 번쯤 독서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되고, 학부모회는 등록만 해도 된다는 거였다. 한쪽에서 “제가 할게요”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비롯한 나머지 엄마들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보면서 존경, 감사, 안도의 눈빛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이로써…, 총회를 무사히 끝냈다.’ 안도를 하던 찰나, 선생님의 부름을 받았다. 녹색어머니회 가입을 신청한 7명 어머니의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명단을 녹색어머니회 학교 대표에게 제출해달라는 말씀이었다. 두 손으로 받아든 명단의 내 이름 옆에는 ‘(대표)’라고 적혀 있었다. 나: 선생님, 제가 반 대표인가요? 왜…왜죠?선생님: 어머니, 그냥 가나다순으로 한 거예요. 명단만 제출하시면 돼요. 딸 이름 초성이 ‘ㄱㄱ’이라 벌어진 일이다. ‘잠시만요 선생님,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에서 나온 말은 “네”였다. 어려운 학부모회 대표를 자원한 분도 있는데, 가나다순으로 정한 반 대표를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어렵사리 녹색어머니회 회장을 찾아가 명단을 냈다. ‘포스’가 느껴지는 대표는 “반 회원을 모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단톡방)을 개설해, 반 대표들이 모인 단체방에서 전달받은 사항을 반에 알리면 된다”고 말했다. 반 대표 방에는 곧 초대될 거라고도 했다.학부모 총회에 가기 전 학교 선배와 이런 대화를 나눈 터였다. 선배: 네 성격에 한자리하고 오는 거 아니냐.나: 에이, 저 그런 데 가서는 안 설쳐요. 조용히 입 닫고 있다가 나올 거예요. 장담했는데… 녹색어머니회 반 대표라니? 멍해져서는 선배에게 메시지를 날리자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편도 지인들도 뭐가 고소한지 깔깔 웃어댔다. 나는 심각해 죽겠구먼! 고등학교 때 반장인가 부반장 해보고선 얼마 만에 써보는 감투인가. 인간은 참 간사하다. 막상 감투를 쓰고 나니 잘 해내고 싶어졌다. 녹색어머니회, 결코 만만하게 볼 조직이 아니다. 반백 년 역사를 가진 초등학교 학부모 최대 봉사단체다. 짜임새 있는 운영체계도 놀랍다. 각 반 녹색 어머니 회원을 관리하는 반 대표, 각반 대표로 구성된 학년 대표가 있다. 학교마다 녹색어머니회 지회 또는 ○○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가 구성되는데 대표는 회장이 맡는다.각 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과 부회장으로 구성된 △△경찰서 녹색어머니회연합회가 존재하고, 이 단체는 지방경찰청 소속 녹색어머니연합회에 귀속된다. 연합회 회장과 부회장은 조직의 최정점인 녹색어머니중앙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다. 녹색어머니중앙회는 경찰청 소속 사단법인이다. 중앙회 홈페이지(gmothers.kr)에 따르면 녹색어머니회의 기원은 1969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초등학교 단위별로 ‘자모교통지도반’이 출범했다. 자녀의 등하굣길 안전을 위해 통학로에서 교통안전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1971년 녹색어머니회라는 공식명칭이 등장했다. 처음에는 서울 등 6개 도시 위주로 결성됐다. 지금은 전국 17개 시도 4000여개 초등학교에 녹색어머니회가 운영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약 86만명의 회원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 거대한 조직에 발을 들여놓은 나는 그날 저녁, 1학년 대표님의 첫 지령을 받았다. 반 회원의 유니폼 치수를 파악해달라는 지시였다. ‘녹색어머니회 유니폼’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게 ‘고소영도 피하지 못한 녹색어머니회’라는 제목의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이다.지난 2017년 6월, 영화배우 고소영씨가 녹색어머니회 복장으로 건널목에서 교통안전 지도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청바지에 유니폼 셔츠를 입은 고씨의 자태는 남달랐다. 역시 배우는 배우였다. 그렇지만 딸 아이 학교의 녹색 어머니 복장 규정에는 어긋나는 차림새였다. 우리 학교 녹색어머니회는 교통지도 시 선글라스를 쓰지 말라고 했다. 배우 채시라씨가 학교 앞에서 녹색어머니회 활동을 하는 사진도 찾을 수 있었다. 채씨는 고소영씨와 같은 녹색어머니회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노란색 조끼 차림이었다. 학교마다 녹색어머니회 복장 규정이 다른 것 같았다. 궁금해서 녹색어머니중앙회 정관을 찾아봤다. 6장 제34조에 복장 규정이 있다. 녹색 어머니 제복은 감색 치마를 원칙으로 하되 겨울철에는 바지와 겉옷을 착용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감색 넥타이, 감색 모자, 파란색 셔츠가 제복을 구성한다.구두는 장식이 없어야 하고 굽이 있는 검은색을 신어야 하며 스타킹은 살구색으로 한다고 돼 있다. 머리는 단정해야 하며 지나친 액세서리와 염색을 삼가라고 돼 있다.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학교마다 차림새가 다른 걸 보면 이런 복장 규정이 의무는 아닌 것 같다. 고소영씨는 녹색어머니회 활동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자 당시 일간스포츠와 한 인터뷰에서 “너무 민망하다. 다들 하는 건데…. 정말 재미있게 했다”면서 “선글라스는 다른 엄마들이 눈이 부시니까 꼭 쓰라고 해서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고씨는 작품활동을 잠시 쉬면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아들을 뒷바라지했다고 한다. 복장 외에도 녹색 어머니로서 주의해야 할 게 몇 가지 더 있다. 보행신호에 따라 안전 깃발을 제대로 열고 닫는 일이다. 지난달에 열린 녹색어머니회 소양교육에서 궁금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깃발을 허리 높이에 들고 서 있다가 초록 불이 켜졌을 때 90도로 열어 차량의 진행을 막는다. 이때 호루라기를 한 번 분다. 보행신호가 빨간불로 바뀌면 호루라기를 두 번 불면서 깃발을 닫는다.교통안내를 하다가 간혹 차량과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모양이다. 녹색어머니회 회장은 “봉사자의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며 “빨간불 신호에서는 반드시 인도 위로 올라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딸 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은 무려 3년차다. 학교 활동에 미적지근하거나 관심 둘 시간조차 없는 학부모를 위해, 어떤 분은 적극적으로 봉사해주니 대단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 사실 녹색어머니회는 오랫동안 학부모와 언론의 ‘표적’이었다. “교통안전 지도를 왜 학부모가 해야 하는가”부터 “어머니회라는 이름을 바꿔라”까지 다양한 불만이 제기됐다. 등굣길 건널목에서 ‘녹색 아버지’와 ‘녹색 할머니’를 본 적이 있다. 심지어는 ‘녹색 삼촌’, ‘녹색 이모’도 있고 돈을 주고 녹색어머니 당번을 대신하는 ‘녹색 아르바이트’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딸아이 반 회원 중에서도 “엄마 일정이 안 되면 아빠가 대신 봉사해도 되느냐, 그럴 때 아빠도 유니폼을 입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하는 분이 계셨다. (아빠들은 유니폼과 비슷한 감색 계열의 셔츠를 입으면 된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어떤 학교에서는 전교생 학부모가 교통 안전지도에 참여하도록 n분의1로 할당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어떤 학교는 노인복지관 어르신에게 교통안전 도우미 업무를 맡겨 노인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녹색어머니회를 언제까지 둘지, 명칭을 어떻게 바꿀지는 학교와 학부모가 논의해 결정할 문제다. 50년간 운영된 조직을 하루아침에 없애거나 바꾸긴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자원자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질지도 모른다. 다만 누군가 도로 앞에 깃발을 들고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차량 운전자에게 이 주변이 통학로라는 경각심을 주고,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는 역할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녹색어머니회가 유지된다면, 손주 녀석 학교 갈 때 ‘녹색 할머니’로 나서게 될까.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 주 주제는 “스마트폰은 언제 사줘야 하나요?”입니다.
  • 세월호 참사 5주기…“전면 재수사·책임자 처벌” 외친 촛불

    세월호 참사 5주기…“전면 재수사·책임자 처벌” 외친 촛불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지난 13일 유족들과 시민들이 서울 도심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유족들과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세월호 참사 재수사 및 책임자 처벌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4·16 연대와 서울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기억, 오늘에 내일을 묻다’라는 이름의 세월호 참사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의 장훈 운영위원장은 “세월호가 급격히 기울었을 때, 해양경찰이 선원들만 구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전부 살아 있었다.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였느냐”면서 “국가는 구하지 않았고, 오히려 구조를 방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유족들은) 단 한가지를 요구한다. 우리 아이들, 304명의 국민을 죽인 살인자를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두 번이나 세월호 참사 재수사를 천명했다. 이제 그 약속을 지켜달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박래군 4·16 연대 공동대표도 “우리는 5년 전의 참사를 보며 ‘4월 16일 이후는 그 전과 달라야 한다’고 다짐했다”면서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을 꼭 처벌해 보다 안전한 사회,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낮부터 ‘국민참여 기억무대’로 시작됐다. 이후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플래시몹, ‘세월호 참사 5주기 대회’ 등이 이어졌다.특히 이날 오후 4시 16분쯤 열린 ‘잊지 않을게’ 대학생 대회에서는 참여자들이 노란 우산을 들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의 대형 리본 모양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또 이날 광화문광장에서는 각종 부스가 설치돼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가방고리 만들기 체험, 세월호 기억물품 나눔행사 등이 열렸다. 아울러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과 5·18 역사왜곡 등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자유한국당 해체, 적폐청산, 개혁 역행 저지, 사회 대개혁 시국회의’ 집회를 열었다. 4·16 연대 회원인 서지연씨는 무대에 올라 “참사 때 배가 가라앉는 것을 TV로 보면서도 ‘다 구조했다’는 말에 속아 안도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두려움에 떨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저린다”면서 “(참사 당시) 위험하니까 탈출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서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친박 단체가 이날 오후부터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105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으나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블랙홀 실체 최초 관측…한국 연구진도 참여(영상)

    블랙홀 실체 최초 관측…한국 연구진도 참여(영상)

    우리나라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블랙홀 모습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10일 밤 공개된 블랙홀은 반지 모양의 밝은 노란색 빛 가운데에 검정 원형이 보인다. 이번에 촬영된 블랙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져 있다.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 배에 달한다. 셰퍼드 도엘레만 블랙홀 관측 프로젝트 단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블랙홀을 우리가 봤다고 알리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블랙홀 경계를 지나는 빛이 휘어질 때 블랙홀의 윤곽이 드러나는 점에 주목했다. 전 세계 6개 대륙에서 8대의 전파 망원경을 동원해 블랙홀의 전파 신호를 통합 분석한 뒤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담아냈다.과학계는 천문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하는 확실한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도엘레만 단장은 “우리는 그전에 하지 못했던 블랙홀 관련 연구에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찾았다”며 “모든 위대한 발견들처럼 이제 시작” 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우리나라 연구진 8명을 포함해 미국 일본 등에서 2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참여했고, 발표 과정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영상부 seoultv@seoul.co.kr
  •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아내들의 반란

    [황인숙의 해방촌에서] 아내들의 반란

    따끈따끈한 신간 ‘더 와이프’를 식기 전에 다 읽었다. 꿀맛! 영화 ‘더 와이프’의 원작인 이 소설을 쓴 메그 월리처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란다. 그러한즉 워낙 가독성 높은 소설이겠지만, 번역자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이렇게 은근하니 적확하고 생생한 말들을 어떻게 찾아냈담. 모든 외국어에 문맹인 내게 번역서의 저자는 번역자다. 유망한 문학도인 여학생이 매력적 외모의 재기발랄한 문학 강사를 만나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를 내조하면서 살아온 이야기다. 소설가의 아내로 산다는 것, 유명한 소설가의 아내로 산다는 것, 아내로 산다는 것, 거기에 더해진 어떤 감춘 맛. ‘2019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더 와이프’의 배우가 가령 메릴 스트립이 아니라 그 캐릭터에 종종 가혹함이랄지 야비함(남성적인?)이 섞인 글렌 클로즈인 것으로 결말을 예상한 관객도 있으리라. 소설 ‘더 와이프’에는 페미니즘만큼이나 독하게 배어 있는 성찰이랄지 의식이 있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는 것. ‘삶이라는 게 모두 정치랍니다. 문학이며 미술이며 음악이며 다 정치이지요. 사랑도 결혼도 정치며 거래랍니다. 여성들이여, 현실이 이렇다는 걸 되도록 빨리 직시하세요.’ 대개 여성이 대개 남성보다 더 고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덜 정치적이어서가 아닐까.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는 괴테의 말은 진리겠지만, 현실은 그 진리의 신봉자들을 나락으로 이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와이프’의 결말이 통쾌한가? 추함으로 평등을 이루는 듯…, 통쾌한 바도 있지만 역겹다.넓은 의미에서 정치적인, 지극히 정치적인 이 소설을 읽다가 다음 구절에서 어떤 실제 정치인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는 레브에게 강제수용소에서의 어린 시절을 요직에 편승하는 무임승차권처럼 써먹는다고 비난했다.” 정치에 대해 가뜩이나 미미한 내 관심을 말려 버리다 못해 환멸로 바꿔 버린 무리들. 하지만 내 이성은 아직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한들, ‘강제수용소에서의 어린 시절을 요직에 편승하는 무임승차권처럼 써먹는다’ 한들 그들을 강제수용소를 만든 자들보다 더 혐오하는 건 매우 그르다. 그리고 조가 레브에게 한 말은 정말이지 못돼 먹었다. 결코 입에 올려서는 안 될 말이다. 지난 토요일 친구 아들 결혼식에 갔었다. 성당에서 미사 형식으로 올렸는데, 예식을 진행하는 신부님의 느즈러지고 마지못해 입을 여는 듯한 말투에 문득 ‘신부님은 미혼’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났다. 결혼식에서 가장 뭉클한 순간은 신랑신부가 신부 부모님께 절을 올릴 때이리라. 신부가 울음을 터뜨리자 나도 울컥 목이 메며 눈물이 솟구쳤는데 다른 하객들도 그런 모양이었다. 신랑 부모님께 절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아마 신랑과 신랑 부모님은 애절하리라. 사실 언제부터인가 결혼한 아들은 남이나 다름없어지고 딸은 결혼한 뒤에도 돈독하게 지내는 것 같던데, 겉보기만 그런 걸까. 성당 예식에서도 ‘남자에게 여자를 부부의 연으로 내리셨나이다.’ 뒤에 ‘여자에게는 남자를 부부의 연으로 내리셨나이다’가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아직 인류의 대다수를 이루는 보수적인 사회에서는 여성이 남성에게 종속적인 처지일 테지. 기혼이건 비혼이건 성인 여성에게 종종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는데, 미국 여성들도 마찬가지 상황인지 ‘더 와이프’에 ‘모두에게는 아내가 필요하다. 심지어는 아내들도 아내가 필요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아내, 푸근한 이름인데…. 어째 세상에 만만한 게 아내라는 것 같다. 그런 줄 아는지 모르는지, 방금도 예제서 새로이 아내들이 생겨날 테고, 아내 되길 간곡히 원하는 기도들이 있을 테다. 이제 마흔 살 된 친구. 누구의 아내 되길 원하지는 않는다지만, 한 세계가 자기 앞에서 암막을 친 듯 느끼는 것 같다. 여성에게 마흔은 젊음과 더불어 세상이 끝난 듯 힘든 나이지. 하지만 3년쯤 뒤라면 하이(연상)로든 로(연하)로든 유리한 시절이 된단다. 아무래도 연애와 결혼이 인생에 중요한 것이라면 말이지만.
  • 팔도 ‘괄도네넴띤’ 대박 났다

    팔도 ‘괄도네넴띤’ 대박 났다

    팔도는 ‘팔도비빔면’에 젊은 세대의 놀이문화를 접목해 출시한 한정판 ‘괄도네넴띤’ 500만개가 한 달 만에 모두 팔렸다고 8일 밝혔다. 팔도는 지난달 1020세대를 겨냥해 팔도비빔면 글씨체를 비슷한 모양의 글자로 바꾼 ‘괄도네넴띤’을 선보였다. 멍멍이를 ‘댕댕이’로 표기하는 것처럼 기존에 있던 단어를 비슷한 모양의 글자로 변형하는 방식이다. 매운맛도 기존 비빔면보다 5배 강화했다. 출시되자마자 각종 포털에선 괄도네넴띤이 인기 검색어 톱10에 꾸준히 올랐고, 준비했던 일주일치 판매 물량 1만 7만 5000개가 23시간 만에 전부 팔렸을 정도였다. 연일 화제가 되자 “한글을 파괴한다”는 한글문화연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팔도 관계자는 “‘괄도네넴띤’에 대한 관심은 원조 제품인 ‘비빔면’ 판매 증가로도 이어졌다”며 “‘비빔면’ 월 판매량은 출시 이후 최고치를 경신 중으로 3월에는 계절 성수기가 아닌데도 월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까지 제품을 경험하지 못한 소비자의 재판매 요청이 늘어나고 있어 추가 생산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뉴스 분석] “재지정 평가 수용”… 불씨 남긴 자사고

    [뉴스 분석] “재지정 평가 수용”… 불씨 남긴 자사고

    서울 13곳, 기한 마지막날에 보고서 제출 “평가지표 수정 없이 결과 나오면 맞설 것” 전문가 “폐지 땐 충분한 설득·소통 필요”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둘러싼 교육당국과 자사고 간의 갈등이 사실상 법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서울 지역 자사고 13개교는 평가의 첫 단계인 운영성과평가보고서를 제출 기한 연장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서울교육청에 제출하면서 “부당한 평가지표의 수정 없이 수용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면 행정소송 등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2일 전북교육청에 보고서를 제출한 상산고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교육부와 서울교육청의 ‘자사고 폐지’ 입장이 공고한 탓에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는 기준점을 넘지 못해 지정취소 처분을 받는 학교가 복수로 생길 가능성이 크다. 자사고들은 교육당국의 재지정 평가지표가 사실상 ‘자사고 죽이기’를 의도로 한 지표라는 입장이다. 서울교육청이 지정 취소를 확정할 6월 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법적 공방이 시작될 전망이다. 교육부의 표준안에 각 시·도교육청의 재량지표가 더해진 평가지표는 ‘교육과정의 다양성’이라는 자사고의 설립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는지를 평가함과 동시에 사립학교의 사회적 책무와 교육 공공성 구현 여부 등을 살펴보는 항목이 신설 및 강화됐다. 기초생활수급권자나 차상위계층 자녀 등을 선발하는 사회통합전형으로 정원의 20% 이상을 선발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항목과 교육청으로부터 감사 등 지적 사례가 있을 경우 최대 12점까지 감점할 수 있도록 한 항목 등이 대표적이다. 자사고들은 “사회통합전형은 지원자 부족으로 매년 미달돼 20% 이상 선발은 불가능하다”면서 “교육청 재량으로 12점까지 감점할 경우 다른 항목에서 모두 ‘우수(80점)’로 평가받아도 지정취소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회통합전형으로 정원의 20% 이상을 선발하도록 한 것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규정된 의무사항이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사회통합전형이 매년 미달되는 건 학교가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이 입학한 뒤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사학도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를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수정된 평가지표가 본래 목표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거나 수정의 폭이 지나치게 큰 경우 ’신뢰 보호’의 원칙에 어긋났다고 판단돼 법적 다툼에서 자사고가 유리해질 수 있다. 사학의 사회적 책무나 교육 공공성을 평가하는 항목이 일반 사립고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자사고만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자사고가 일반 사립고에 비해 해당 항목에서 현격히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자사고 폐지’를 외쳐 왔던 교육부와 진보교육감들이 정작 갈등과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통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평가지표의 공정성에 대해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은 “재지정 평가는 교육청 재량”, “교육부의 표준안을 따른 것”이라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배 교수는 “자사고를 폐지한다면 학부모 등을 상대로 한 충분한 설득과 소통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어떤 유물 나올까… 경남, 가야사 유적지 올해 63건 학술조사

    어떤 유물 나올까… 경남, 가야사 유적지 올해 63건 학술조사

    경남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가야사 유적지를 대상으로 올해 63건에 이르는 학술조사를 벌여 어떤 성과를 거둘지 눈길을 끈다. 4일 경남도에 따르면 국정과제인 ‘가야사 조사연구 및 정비’ 사업과 연계해 올해 국비 43억원과 지방비 52억원을 들여 도내 18개 모든 시·군이 가야사 유적지에서 정밀발굴 등 사업을 실시한다. 사상 최대 예산을 들여 실시하는 데 따라 가야사 규명에 중요한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학술조사 31건은 학술적 가치를 기대하는 ‘비지정 가야유적’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파악된 경남지역 가야유적은 544곳이다. 국가 및 도 문화재로 지정된 유적은 43곳에 그친다.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역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비지정 유적이 많다. 지난해에는 도내 12개 시·군에서 가야유적 학술조사 36건을 진행해 함안군 지역에서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아라가야 왕성지 흔적이 확인됐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는 가야인의 천문사상을 엿볼 수 있는 별자리 덮개돌이 발견됐다. 창원현동 유적지에서는 국보급으로 나뉘는 배모양 토기가 발굴되기도 했다. 도는 올해 가야유적 학술조사 성과를 가야사 연구와 유적복원 정비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고, 복원된 가야유적지의 관광자원화와 가야역사문화 콘텐츠도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안재규 도 가야문화유산과장은 “경남 전역에 흩어져 있는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조사로 가야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규명해 가야사가 전설에서 벗어나 역사로 재평가되도록 애쓰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경주 월성 해자서 4~5세기 나무 배·방패 발견

    경주 월성 해자서 4~5세기 나무 배·방패 발견

    신라의 왕궁이 있었던 경북 경주 월성(月城·사적 제16호)의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에 판 도랑)에서 4~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모형의 배와 온전한 형태의 나무 방패 2점이 나왔다. 2014년 12월부터 월성을 조사 중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일 지난해 정밀 발굴조사 중 해자 내부에서 발견한 유물 여러 점을 월성 현장에서 공개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유물은 구덩이 형태의 수혈해자 최하층에서 발견된 카누처럼 옆으로 길쭉하게 생긴 모형 목재 배다. 가로 길이 약 40㎝의 이 배는 선수(뱃머리)와 선미(배꼬리)가 정교하게 표현된 준구조선(準構造船·통나무배에서 구조선으로 발전하는 중간 단계의 선박)이다. 연구소는 방패 안팎에 불에 그을리거나 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배 위에 불을 올려 의례용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남태광 연구원은 “민속학적으로 배는 하늘과 인간 세계를 잇는 매개물로 여겨졌다”면서 “오늘날 축제나 행사에서 배를 띄워 보내는 의식을 하는 것처럼 이 배 역시 물가에서 벌인 의례에 사용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설명했다.역시 수혈해자 최하층에서 출토된 고대 방패 2점도 눈길을 모은다. 방패 중 한 점에는 손잡이가 달렸는데 연구소는 손잡이가 있는 고대 방패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방패의 크기는 가로 14.4㎝, 세로 73㎝이고 두께는 1㎝다. 제작 시기는 4세기 말~5세기 초 사이로 추정된다.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채색한 방패 위에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동심원과 띠 모양을 새겼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전쟁에서 실제 방어용 무기로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수변 의례 때 의장용(儀裝用)으로 세워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5세기 방패는 경북 경산 임당동 저습지에서 출토된 적이 있으나 이번에 발견된 월성 방패가 더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6세기 후반 곡물과 관련된 사건을 적어 넣은 목간(木間·종이 발명 이전에 문자 기록을 위해 사용하던 목편)도 발견됐다. 국보 제198호 ‘단양 신라 적성비’에 등장하는 지방관의 명칭인 당주(幢主)가 목간에 등장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벼, 조, 피, 콩 등의 곡물 부피를 일(壹), 삼(參), 팔(捌)과 같은 갖은자로 표현했다. 숫자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복잡하게 쓴 한자를 가리키는 갖은자가 신라 통일 이전부터 사용된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이 밖에도 월성 주변의 식생을 유추할 수 있는 자료들도 눈에 띈다. 연구소는 고운 체를 사용해 해자 내부 흙을 걸러 총 63종의 씨앗과 열매를 확보했다. 쌀, 콩, 밀, 가래, 자두, 복숭아, 가시연꽃 등이다. 월성과 그 주변에서 다양한 곡식,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이 재배되고 소비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한 유물은 오는 5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한성에서 만나는 신라 월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주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아하! 우주] NASA 뉴허라이즌스가 밝히는 ‘울티마 툴레’의 미스터리

    [아하! 우주] NASA 뉴허라이즌스가 밝히는 ‘울티마 툴레’의 미스터리

    인류가 탐사한 가장 먼거리 천체 ‘울티마 툴레’의 미스터리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 2015년 7월 명왕성을 방문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심(深)우주탐사선 뉴허라이즌스가 3년반 동안 16억㎞(11AU)를 더 날아 카이퍼벨트의 울티마 툴레에 도착한 것은 2019년 새해를 알리는 종이 친 직후였다. 울티마 툴레는 ‘알려진 세계를 넘어서’라는 의미의 중세시대 용어로 공식 이름은 ‘2014 MU69’다. 뉴허라이즌스가 초기에 보내온 데이터에 의하면, 지구로부터 지구-태양 간 거리의 44배인 65억㎞나 떨어져 있는 카이퍼벨트의 소행성 울티마 툴레는 처음에는 눈사람 모양으로 파악됐다. 이는 두 천체가 충돌로 인해 눈사람 모양으로 붙은 것으로, 큰 것은 울티마, 작은 것은 툴레로 각각 명명됐다.그러나 뉴허라이즌스가 플라이바이 직후 찍은 영상을 분석해본 결과, 울티마 툴레가 구형보다는 납작한 팬케이크처럼 편평한 모양임이 밝혀졌으며, 크기는 35x15㎞, 폭 15㎞임을 알아냈다. 울티마는 19.5㎞, 툴레는 14.2㎞이다. 이처럼 NASA 과학자들은 뉴허라이즌스의 데이터로 울티마 툴레의 퍼즐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태양계 형성기의 진화와 조성 그리고 지질학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이제껏 밝혀진 바에 따르면, 울티마 툴레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인류가 최초로 탐사한 연성(連星)이다. 이 천체의 접근 사진은 눈사람 같은 이상한 형태를 보여줬지만, 최근접 촬영된 이미지를 분석해본 결과, 뉴허라이즌스는 울티마 툴레로부터 불과 3,500㎞ 거리 이내까지 접근했다. 이 소행성은 놀랄만큼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울티마 툴레는 크고 납작한 판형(울티마)에 작고 둥근 판형(툴레)이 연결된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런 특이한 형태는 과학자들에게 커다란 놀라움을 안겨줬다. 미국 콜로라도주(州) 볼더에 있는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앨런 스턴 뉴허라이즌스 수석연구원은 “우리는 태양계 어디서도 이런 형태의 천체를 본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 발견은 행성을 형성하는 벽돌인 미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 행성과학자들을 행성 연구의 원점으로 되돌려보내는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울티마 툴레는 원시 태양계의 물질이 완벽하게 보존돼 있는 천체로, 태양계가 탄생될 때 행성들이 어떻게 형성됐는가를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울티마와 툴레는 처음에는 분리된 소행성으로 카이퍼벨트에 있는 다른 연성계처럼 서로의 둘레를 공전하고 있었을 것이며, 무엇인가의 힘에 의해 ‘부드러운’ 합체를 이뤘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 같은 추론은 우리 태양계의 형성에 대한 일반적인 이론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미국 워싱턴대학의 윌리엄 매키넌 뉴허라이즌스 공동연구자는 “울티마 툴레의 상호 공전 모멘텀이 대부분 소실된 나머지 두 천체가 이처럼 합병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 합병의 증거는 울티마 툴레의 연결부인 목 부분에 증거를 남기고 있다. 뉴허라이즌스 과학자들은 울티마 툴레의 표면에서 메탄올, 물얼음 그리고 다른 유기 분자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 같은 발견은 과학자들에게 원시 태양계 천체 연구에 커다란 기회를 줄 것으로고 기대되고 있다. 울티마 툴레의 데이터 전송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2020년 여름이 돼야 모든 데이터 전송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허라이즌스는 여전히 카이퍼벨트 지역을 여행하고 있으며, 카이퍼 벨트 천체들에 대한 관측을 계속하는 한편, 카이퍼벨트 우주먼지 환경과 하전입자 방사선 지도를 작성하고 있다. ​2019년 4월 현재, 뉴허라이즌스는 지구에서 약 66억㎞(44AU) 떨어진 지점에서 초속 14.7㎞로 궁수자리 방향으로 항해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빛이 6시간 달려야 하는 거리로, 지구와 교신을 주고받는 데 12시간이 걸리는 거리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2021 화성 하늘에 ‘헬리콥터’ 띄운다…NASA 테스트 성공

    [아하! 우주] 2021 화성 하늘에 ‘헬리콥터’ 띄운다…NASA 테스트 성공

    2년 후인 오는 2021년이면 인류의 피조물이 사상 최초로 다른 행성의 하늘을 나는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JPL) 측은 향후 화성에서 비행할 헬리콥터의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무게가 1.8㎏에 불과한 작은 이 헬기는 드론과 비슷한 모양으로 내년이면 탐사선에 실려 화성으로 발사된다. 잘 알려진대로 화성에는 그 궤도를 도는 위성과 땅바닥을 굴러다니는 큐리오시티 등이 탐사 중에 있지만 하늘을 날면서 표면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비행체는 지금까지 없었다. 만약 화성 헬기가 현실이 된다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많다. 대표적으로 주변 지역을 빠르게 정찰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는 로버나 혹은 사람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어 탐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 준다.이론적으로는 지구와 닮은 행성인 화성에 헬기를 띄우는 것이 쉬울 수도 있으나 사실 과학적으로 넘어야 할 것이 많다. 먼저 화성 날씨는 혹독하게 추울 뿐 아니라 하루 일교차도 매우 크고 여기에 강력한 모래폭풍도 불어온다. 특히 화성의 중력은 지구의 1/3 수준으로 양력이 적어도 비행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대신 대기 밀도가 지구의 1% 수준에 불과해 양력 자체를 발생시키기 어렵다.이 때문에 NASA는 그간 화성에 띄울 다양한 비행체를 연구해왔으며 그 결실이 이번 테스트에 성공한 헬기다. 날개 위에 태양열 패널이 설치된 이 드론형 헬기는 8개의 전기모터로 구동되며 로터 직경은 1.2m다. 또한 화성의 혹독한 환경을 견디기 위해 내부는 보온·발열 처리를 했으며 로터는 1분당 2800번 회전한다. 회전 수만 놓고보면 지구의 헬기보다 10배 정도는 많은 수준. 여기에 고장나면 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튼튼한 내구성은 기본이다. JPL에 따르면 이번 테스트는 화성의 대기와 비슷한 환경을 구축한 버스 만한 크기의 진공실에서 이루어졌다. 테스트를 진행한 테디 자네토스 박사는 "극도로 얇은 화성의 대기 속에 헬기를 띄우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힘든 도전"이라면서 "지구와 달리 조종사의 원격조정이 힘들기 때문에 자율적으로 작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 이 헬기는 3m 정도 공중으로 올라갈 것이며 나중에 수백m 떨어진 거리를 날아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태양계 위성 실록…185개 달에 생명체 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태양계 위성 실록…185개 달에 생명체 있을까?

    500개가 넘도록 계속 발견되는 위성들 지구는 위성을 달 하나 갖고 있지만, 태양계 8개 행성들이 갖고 있는 위성의 수는 모두 얼마나 될까? 놀라지 마시라.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국제천문연맹(IAU)에 따르면 2018년 9월 현재 태양계 행성 주변을 맴도는 위성은 185개에 이른다. 태양계 행성 중 위성 갑부는 단연 목성이다. 무려 79개를 자랑한다. 그 다음은 토성인데, 만만치 않게 위성 수가 62개나 된다. 이 두 행성이 차지하고 있는 위성이 전체의 약 80%에 달하고, 역시 같은 가스 행성인 천왕성이 27개, 해왕성이 14개를 차지하고, 암석으로 된 지구형 행성인 화성은 2개, 지구 1개, 금성과 수성은 하나도 없다. 위성의 차원에서 본다면 태양계는 부의 편중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처럼 심한 편중 현상이 나타나게 된 걸까? 이유를 캐보기 전에 일단 위성이란 어떤 존재인가부터 살펴보자. 위성은 어떤 천체와 중력으로 묶여 그 둘레를 공전하는 천체를 일컫는다. 이를 자연위성이라 하고, 사람이 만들어 궤도에 올린 것을 인공위성이라 한다. 행성만이 위성을 갖는 게 아니라, 명왕성 같은 왜행성도 위성을 가질 수 있으며, 소행성 중에도 위성을 갖고 있는 것이 있다.왜행성 중 세레스는 위성이 없지만, 명왕성은 카론을 비롯해 5개의 위성을 갖고 있으며, 에리스는 1개, 하우메아는 2개, 마케마케는 1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왜행성, 소행성들이 갖고 있는 위성 수만도 현재 334개에 이른다. 그러니까 현재까지 밝혀진 태양계의 위성 수는 모두 500개가 넘는다는 얘기다. 최근 관측기술이 발달하면서 감자처럼 찌그러진 위성이나 수세미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위성, 물얼음이 덮힌 위성 등, 지구의 달과는 다른 다양한 위성들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있어, 앞으로 어떤 위성들이 얼마나 더 많이 발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들 위성은 그동안 행성에 딸린 ‘서자’ 취급을 받다가 현재는 생명체 서식과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위성이 천체 연구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구형 행성에 위성이 드문 이유 지구의 밤하늘에는 달이 하나밖에 없지만, 79개의 위성을 자랑하는 목성의 밤하늘에는 수십 개의 달들이 떠 있는 장관을 이룰 것이다. 물론 토성의 상황도 비슷하지만, 고리까지 두르고 있는 토성의 밤하늘은 더욱 환상적일 게 틀림없다. 행성에 이렇게 위성이 많은 이유는 행성이 외부에서 작은 천체를 ‘입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성이 태어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행성이 탄생할 때 남은 찌꺼기가 뭉쳐서 위성이 되거나, 주위를 지나가는 작은 천체를 중력으로 끌어들여 자신의 위성으로 삼는 방법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대개 작은 소행성들이 대상이 되므로 대부분이 작고 찌그러진 감자 모양을 하고 있으며, 모행성과는 전혀 다른 기울기로 공전한다. 따라서 이런 행성에 사는 사람이라면 달이 북쪽에서 떠서 남쪽으로 지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위성을 ‘불규칙 위성’이라고 부른다. 현재 전체 위성 중 60%가 넘는 113개가 불규칙위성으로 분류돼 있다. 대부분의 위성은 지구의 달처럼 중력으로 잠겨 있는 상태로 늘 같은 면을 모행성으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토성 주위를 불규칙하게 도는 히페리온이나, 행성의 가장 바깥 궤도를 도는 토성의 포에베 등은 예외에 속한다. 그러면 암석형 행성에는 왜 위성이 귀한 것일까? 이유는 태양에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위성이 행성에서 너무 멀어지면 궤도가 불안정해져 압도적인 태양의 중력에 붙잡혀버린다. 반대로 행성에 너무 접근하면, 중력의 조석효과에 의해 파괴되어 버린다. 수성과 금성 각각의 주기에서 위성이 수십억 년이나 안정되기 있을 영역은 너무나도 좁기 때문에 행성에 붙잡히는 천체도 없으며, 위성이 형성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위성 크기로 서열을 매긴다면태양계 위성 중에서 가장 덩치가 큰 것은 어떤 위성이며 얼마나 클까?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가 위성의 왕초다. 지름이 5,262km로, 행성인 수성보다도 8%나 크며, 지구의 달보다는 1.5배 가량이나 크다. 가니메데는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자작 망원경으로 발견한 목성 4대 위성 중 하나로, 나머지 셋인 칼리스토, 이오, 유로파 등과 함께 갈릴레이 위성으로 불린다. 이 4대 위성은 태양계의 거대 위성군으로, 다 위성 덩치 랭킹 10위 안에 드는 위성들이다. 서열을 매기자면 다음과 같다. 1. 가니메데 5,262km 2. 타이탄(토성) 5,151km, 3. 칼리스토 4,821km, 4. 이오 3,122km 5. 달 3,476km, 6. 유로파 3,122km, 7. 트리톤(해왕성) 2,706km 8. 티타니아(천왕성) 1,580km 9. 레아(토성) 1,527km 10. 오베론(천왕성) 1,423km 이 10대 위성 중 우리의 관심을 가장 끄는 존재는 말할 것도 없이 지구의 달이다. 비록 덩치 순위로는 5위에 지나지 않지만, 모행성 대비 크기 비율은 무려 27%에 달한다. 모행성 대비 2위는 트리톤인데, 그래봐야 5.5%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달은 위성이라기보다 동반 행성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까지 있다. 이 달이 지구 자전축을 23.5도로 안정적으로 잡아줌으로써 사계절이 생기고 지구상에 생명이 서식하게 된 것이다. 이 위성에 인류는 50년 전 첫 발을 내딛었으며, 현재는 중국의 탐사 로버가 최초로 그 뒷면을 탐사하고 있는 중이다. 참고로, 지구의 (적도)지름은 12,756km로, 육지는 표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지름이 지구의 약 반인 가니메데의 표면적만 하더라도 지구의 육지면적과 맞먹는 넓이임을 알 수 있다. 우주생물학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위성들현재 과학자들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위성은 토성의 엔셀라두스이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2005년부터 여러번 엔셀라두스를 접근 통과하면서 표면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탐사하던 중, 엔셀라두스 남극 지방에서 얼음에 뒤덮인 지표를 뚫고 솟아오르는 물기둥들이 발견했다. 간헐천에서 뿜어져나오는 100개가 넘는 얼음기둥 중에는 높이가 무려 300k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것은 지하에 거대한 바다가 있음을 뜻하는 증거였다. 카시니가 이 위성 가까이 돌면서 확보한 중력측정 결과에 따르며, 엔셀라두스 남극에 있는 바다는 얼음 표층으로부터 30∼40km 아래에 있으며, 바다의 깊이는 약 10km로, 수량은 지구 바당의 2배로 추정되었다. 이 같은 얼음 행성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태양계 내 생명의 존재를 발견할 확률이 아주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얼음 행성들은 거의 그 내부에 바다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토성과의 강한 중력 상호작용으로 인해 바다는 액체 상태에서 미생물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엔셀라두스는 우주 생물학자들의 버킷 리스트 1번에 올랐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도 물기둥이 발견되었다. 허블 우주망원경(HST)으로 촬영한 유로파의 자외선 방출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 위성의 남반구 지역에서 거대한 물기둥 2개가 각각 200㎞ 높이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포착했다. 이런 물기둥 분출 현상은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났으며, 일단 발생하면 7시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 현상은 유로파가 목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생겼으며, 목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과학자들은 유로파와 목성 사이의 거리에 따라 유로파의 표면에 덮인 얼음이 갈라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구와 달이 서로에게 힘을 미쳐 ‘밀물-썰물’이라는 현상이 생기듯이, 목성과 힘을 주고받는 유로파 표면의 특정 지역에서 얼음에 틈이 생겨 그 바로 밑 ‘바다’에 있는 물이 뿜어져나온다는 해석이다. 유로파는 표면이 얼음으로 덮여 있고 그 아래에 액체 상태 물로 이뤄진 ‘바다’가 있어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개연성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액화 메탄 바다를 가지고 있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도 우주생물학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천체 중 하나다. 초기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타이탄은 지금까지 탐사한 천체 중 여러 면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천체로, 생명이 서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은 곳으로 간주되고 있다.타이탄은 지름 약 5,150km로,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보다는 작지만 수성보다 크며, 질량도 달의 약 2배나 된다. 또 표면온도가 낮기 때문에 태양계 행성의 위성 중 유일하게 대기를 갖고 있다. 대기의 주성분은 질소이며, 메탄이 액화한 바다를 이루고 있는 것이 카시니 탐사선에 의해 촬영된 바 있다. 타이탄은 어쩌면 미생물을 갖고 있을지 모르며, 적어도 생물 발생 이전의 화학적 상태에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타이탄의 하늘은 메탄과 에탄으로 된 구름으로 뒤덮여 있으며, 또한 대기에는 시안화 아세틸렌과 시안산, 프로판 등 갖가지 유기분자도 발견되었다. 따라서 인간이 숨쉴 수 있는 공기 레시피는 결코 아니다. 중력은 지구의 14% 정도이며, 두터운 구름층으로 인해 방사선은 화성보다 오히려 적다. 또한 다양한 자원을 가지고 있어 에너지를 생산하기는 좋은 환경으로, 이런 여러 가지 이점들 때문에 타이탄은 인류의 미래 식민지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화성의 꼬마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미래도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포보스는 태양계 위성들 중 모행성에 가장 가까이 붙어 있으며, 1년에 1cm 꼴로 계속 접근하고 있다. 이 상태라면 5000만 년 뒤에는 화성과 충돌하거나 조석력으로 산산이 부서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이때까지 지구 행성에서 살아 있다면 포보스의 파편을 고리처럼 두른 이색적인 붉은 행성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관측-탐사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위성들이 가진 놀라운 비밀들이 점차 밝혀질 것으로 보여, 위성에 관한 인류의 관심은 더욱 높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사설] ‘인재‘ 포항 지진, 정치공방 대신 주민고통 해소와 재발 방지 나서라

    포항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 영향을 받은 인재(人災)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도 정부는 며칠째 무대응이다. 전례없는 국가적 재난을 수습하는데 소매를 걷어붙여도 모자랄 판에 국회는 서로 ‘네 탓’ 공방이나 하고 있다. 여당은 지열발전 사업이 이명박 정부 때 시작된 데다 지진 위험성을 박근혜 정부가 알았다며 ‘전 정권 탓’을 하고, 야당은 야당대로 부실을 방치해 재해로 키웠으니 ‘현 정권 탓’이라며 삿대질을 한다. 여야가 나서 국민를 위로해야 할 판에 서로 갈등만 유발하니 어느 나라 국회인지 한심하기조차 하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열발전소가 지하에 물을 주입하고 며칠 뒤 주변에서는 미세한 지진 현상이 수십 차례나 반복됐다. 그럼에도 발전소 측은 별 대책없이 대량의 물을 계속 투입했다. 결정적인 책임은 정부에도 있다. 일대가 지진 다발 지역에다 원전이 밀집해 있는데도 지하단층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성급하게 지열발전소를 추진했다. 그뿐인가. 지열발전 과정에서 지진이 빈발할 수 있다는 용역결과를 보고받고서도 무시했다. 에너지 정책의 성과에 급급해 안전대책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판과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지금 포항은 쑤셔진 벌집 모양이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던 포항 지역민의 심정이 어떻겠나. 정부를 상대로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진 이후 꾸려진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는 지난해 10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이미 냈다. 1인당 하루 위자료 5000원에서 1만원인 소송에는 1300여명이 참여했으나, 최근의 정부 발표에 포항 시민들 전체가 보상을 요구하려는 분위기라고 한다. 51만여 시민이 전부 소송한다면 배상 금액만 5조원에 이를 정도다. 정부는 당시 사업이 민간 사업단 주도의 연구개발(R&D) 과정이어서 직접적인 관리 책임은 없다지만, 이번 인재에 정부가 발을 뺄 상황이 아니다. 중차대한 국가 에너지 사업이었다면 시험단계에서는 몇 배 더 면밀한 감독과 관리가 절실했다. 정부와 국회는 어떤 핑계나 이유로도 더는 팔짱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51만 명의 국민이 안전과 재산에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재난이다. 이럴 때 국무총리실이 범정부 종합대책기구를 구성해 실타래 같은 상황을 수습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주민 피해 보상안 마련은 물론이고 인근 지층의 지진 재발을 방지하는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부실한 사업 진행과 배경을 추적하고 조사하는 작업이야 필수지만, 무엇보다 지금은 주민 피해와 상처를 해소하는 방책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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