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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빵’ 키스링 재료, 빵빵하게 100곳 공급, 빵빵한 꿈 맛있는 나눔

    ‘교황빵’ 키스링 재료, 빵빵하게 100곳 공급, 빵빵한 꿈 맛있는 나눔

    경기 파주 작은 시골마을에서 전직 소방관이 창업한 동네빵집이 11년 만에 전국 100여개 빵집에 자동화 설비로 만든 반죽인 생지를 공급해 주목받고 있다. 파주프로방스베이커리를 운영하는 김신학(49) ㈜글로벌신우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프로방스베이커리의 주력 품목은 ‘교황빵’으로 유명한 ‘키스링’이다. 약 40가지 품목 중 키스링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성공기를 30일 들어봤다.●소방관서 중개업 그리고 제과 ‘생지’ 주목 김 대표는 1997년 4월 꿈에 그리던 소방관이 됐다. 첫 근무지는 전남 나주소방서였으나, 소방시설관리사 자격증을 따고 싶어 학원을 찾아 서울 종로소방서로 옮겼다. 20대 후반 ‘촌놈’이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에 진출하니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방관의 보람과 명예도 소중했지만, 기업을 일으켜 성공하고 싶었다. 완도 군외면에서 소문난 부동산중개업자였던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고모들의 말을 떠올리며 2000년 11월 과감하게 사직서를 던졌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중개업을 시작했지만 누구나 마찬가지로 단골이 없어 고전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사고파는 것’처럼 정성을 기울였더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1년 후 한 사람이 세 사람을 소개해 주더니, 세 사람이 사돈의 8촌까지 소개시켜 주더군요”. 그렇게 만난 사람 중 파주 자유로변에 ‘프로방스마을’을 만들어 성공한 하명근 대표가 있었다. 김 대표를 눈여겨본 하 대표는 프로방스마을에 빵집을 내보라며, 일본 유명 제과제빵 업계를 견학시켜 줬다. 그는 사람의 힘으로 반죽하고 만들어서는 큰 제과업체를 경영할 수 없다고 판단, ‘생지’ 기술에 주목했다. 생지는 공장에서 자동화 설비로 만든 반죽을 말한다. 생지를 냉동한 후 필요에 따라 해동해 굽는 방식을 사용해야만 전국 각지는 물론 수출까지 가능하다고 봤다. 그의 예상은 결국 적중했다.●마늘버터 빵 속에… ‘키스링’의 탄생 2012년 4월 그는 기술도 없었고 주력품목도 정하지 못한 채 프로방스마을의 허름한 3층짜리 건물에 빵집을 냈다. 남다른 추진력이 있는 그에게 시작은 반이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 건강에 좋은 식재료를 찾다 마늘이 눈에 들어왔다. 구운 마늘은 외국인들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얼마 후 ‘왜 마늘빵은 바게트로 만들고 표면에 마늘 버터를 발라서 구워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발상의 전환’을 한 것. 마늘 버터를 빵 속에 넣어봤다. 속은 부드럽고 버터와 마늘 향이 배어나면서 겉은 바삭한 빵을 떠올렸다. 다양한 시도 끝에 크루아상 반죽에 천연버터, 서산 육쪽마늘 등을 넣은 도넛 모양의 키스링이 탄생했다. 그는 사업 초기부터 매장 앞에서 시식행사를 열었다. 고객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였다. 100만명 이상 시식했고 비용 지출도 컸지만, 키스링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빵 맛을 본 고객들이 올린 글과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2014년 8월 또 한 번의 기회가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충남 서산 해미읍성 방문이었다. 서산 육쪽마늘 사용이 계기가 돼 교황의 식탁에 키스링이 올려지면서 교황빵이란 별칭이 생겼다. 유명세가 더해지면서 한때 연간 매출이 40억원을 넘을 때도 있었다. ●국내 제빵업계 1위 기업의 교황빵 베끼기 잘나가던 프로방스베이커리는 생각지도 못한 소송에 휘말렸다. 교황빵이 인기를 끌자, 국내 제빵업계 1위 기업과 제과업계 1위 기업이 비슷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모양이 흡사한 데다 ‘교황이 드셨던 빵’이라고 홍보하는 바람에 소비자들은 혼란을 겪었다. 더욱이 키스링 가격의 절반에 불과해 타격이 컸다. 제조방식에 특허권이 있다고 프로방스베이커리 측이 항의했지만, 업체들은 “일본 제빵 서적에도 나오는 기술”이라며 특허청에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이 같은 사실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소비자들로부터 ‘혼쭐’ 난 기업들이 백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교황빵을 둘러싼 특허 싸움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키스링의 가치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다 2017년 5월 프로방스마을 주인이 바뀌면서 쫓겨나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다. 매월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던 본점을 닫고 헤이리마을과 임진각 관광지에 매장을 냈지만, 예전만 못했다.●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최상의 식자재 위기는 기회라고 이를 계기로 그는 생지 공급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대형 업체와 비교해 자본·인력·유통망이 열세해 다르게 접근했다. 생지를 매장에서 쉽고 빠르게 구워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이다. 매장에서 생지를 해동하고 구울 수 있는 오븐을 자체 개발해 카페와 빵집 100여곳에 공급할 수 있는 유통망을 만들었다. 오븐을 들고 코스트코, 첼시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마트에 들어가 시식행사도 수없이 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시식행사에서는 하루 10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한 적도 있었다. 집에서 오븐에 구워 먹을 수 있는 ‘키스링 6종’과 ‘마늘 바게트’를 출시하는 등 연구개발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로 매장 손님이 줄자 온라인판매 시스템도 갖췄다. 파주의 특산물인 장단콩을 활용한 제품 개발도 계속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창업 후 10년을 한결같이 소비자들로부터 맛을 인정받는 비결은 간단했다. 김 대표는 “최상의 식자재 사용”이라면서 “손님의 눈을 속일 수는 있어도 입맛은 결코 속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학금·빵 기부… 제빵 테마파크 준비 중 프로방스베이커리는 나눔에도 앞장선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이나 빵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극복에 구슬땀을 흘리던 대구 북구와 파주시에 키스링 1000개씩을 전달했다.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가까운 파주 월롱에 제빵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해 축구장 10배 면적의 땅도 마련했다. “아이디어는 내가 보는 세상에 널려 있습니다.” 꿈을 가진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꿈이 있어야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게 된다. 꿈이 있는 사람은 변곡점마다 귀인을 만나게 되고, 위기는 나에게 또 다른 기회를 준다. 혁신은 큰 게 없다.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야 하며, 브랜드가 곧 자산이다. 고객이 찾아오도록 만들 수만 있다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다. 창업을 생각하는 제빵인들에게 김 대표가 당부하는 말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밸런스온, 숙면 돕는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 런칭

    밸런스온, 숙면 돕는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 런칭

    헬스케어 전문 브랜드 밸런스온이 현대인의 올바른 숙면을 돕는 신제품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를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수집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생활 속 건강한 자세를 지켜주는 혁신적인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여 온 밸런스온은 최근 토퍼 매트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신제품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를 선보이게 됐다.신제품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는 수면 시간 내내 올바른 자세 유지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도 효과적인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성 매트리스다. 장기간 사용할수록 골반 부분이 꺼지고, 허리에 맞지 않아 수면을 방해하는 기존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단점을 보완해 수면 효율을 11%까지 높였다. 고성능 메모리폼 위에 ‘벌집구조 베타젤(Vetagel™)’을 배치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특징으로, 신체를 부드럽게 감싸듯이 받쳐주면서도, 허리는 탄탄하게 지지될 수 있도록 제작되어 누워 있을 때도 서 있을 때와 같은 척추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 ‘벌집구조 베타젤(Vetagel™)’은 PCT 국제 특허출원을 받은 밸런스온의 핵심 신소재로, 벌집 모양의 고탄성 특수 폴리머가 체압을 효과적으로 분산할 뿐 아니라, 우수한 통기성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는 국가공인기관 테스트를 통해 기존 메모리폼 매트리스 대비 입면지연 시간, 즉 잠이 드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으며, 16% 이상 깊은 잠을 자도록 돕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신체 회복과 관련된 렘수면에 들 확률도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수면 시간 30분 경과 후, 매트리스 접촉면의 온도가 33℃까지 상승하는 기존 메모리폼 매트리스에 비해 약 2℃ 낮은 온도를 유지하여 수면 시 쾌적한 온·습도를 제공하는 것이 확인됐다.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는 슈퍼싱글과 퀸 사이즈의 2종으로 출시되었으며 가격은 각각 60만원, 75만원이다. 특별히 이번 신제품 런칭을 기념해 밸런스온 공식 브랜드몰에서는 오는 31일까지 최대 60만원의 구매 혜택이 주어지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밸런스온 베타젤(Vetagel™) 매트리스’ 2종을 최대 34% 할인가에 제공하며, 구매 고객 중 선착순 100명에게는 서장훈 베개로 알려진 ‘밸런스온 에어셀 필로우 플러스’ 등을 무료 증정할 예정이다. 불스원 헬스케어 사업본부 차미경 브랜드 매니저는 “이번 신제품은 수면 시간 동안 건강한 자세를 지켜주는 동시에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기능성 매트리스로 숙면이 필요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며 “파격적인 런칭 기념 할인 혜택을 활용해 침대를 통째로 바꾼 듯한 놀라운 효과를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구를 보다] 제주도 2배 크기…역대 최대 빙산 남극서 분리

    [지구를 보다] 제주도 2배 크기…역대 최대 빙산 남극서 분리

    제주도 면적의 두배가 훌쩍 넘는 역대 가장 큰 빙산이 남극 대륙의 빙붕에서 분리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유럽우주국 측은 최근 남극 웨들해의 인근 론 빙붕에서 역대 가장 큰 크기의 빙산이 떨어져 나왔다고 밝혔다. 손가락 모양의 이 빙산은 길이 170㎞, 폭은 25㎞이며 면적은 4320㎢에 달해 우리나라의 가장 큰 섬인 제주도(1847㎢) 보다 2배 이상은 크다. A-76로 명명된 이 빙산의 분리 상황은 ESA가 운영하는 센티넬 위성에 포착됐으며 영국의 남극조사단(BAS)이 처음 발견했다. 다만 이번 빙산의 분리는 그간 전세계적인 우려를 낳았던 지구온난화와는 관련이 없다.BAS의 빙하학자 알렉스 브리스본 박사는 "이번 빙산 분리는 자연적인 현상의 일부로 예상된 것"이라면서 "기후변화와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이 빙산이 녹아 해수면 상승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빙산이 어디로 이동해서 사라지느냐에 따라 주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약 4년 전 남극의 라르센C 빙붕에서 분리된 거대한 A-68 빙산의 경우 마치 새끼를 출산하듯 여러 덩어리로 갈라졌으며, 이중 A-68a는 지난해 영국령 사우스조지아 섬 연안까지 접근하면서 섬과 충돌하거나 앞바다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기감이 켜졌다. 사우스조지아 섬에는 수많은 펭귄과 물개들이 사는 야생동물의 낙원이지만 거대한 빙산이 충돌하거나 바닷길을 막으면 동물들의 생태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A-68a 빙산은 따뜻한 물, 대서양의 높은 기온 그리고 파도 등으로 또다시 여러 조각으로 나뉘면서 운명을 다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도지 폭락할 때…” 머스크, SNL 출연 후 ‘시바견 등장’ 파티 즐겼다

    “도지 폭락할 때…” 머스크, SNL 출연 후 ‘시바견 등장’ 파티 즐겼다

    도지코인 폭락하는 동안 뉴욕 호텔 파티도지코인 쿠키에 실제 시바견까지 등장“장기적으로 머스크 영향력 거의 없을 수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출연 직후 도지코인을 주제로 한 축하 파티를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도지코인은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폭락 중이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벤징가와 연예 매체 페이지식스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8일 SNL 출연을 축하하는 애프터 파티에 참석했다. 뉴욕 출신의 호텔 사업가 이언 슈레이거가 머스크와 한정된 손님만을 초청해 마련한 이 파티는 뉴욕 맨해튼의 럭셔리 호텔 ‘퍼블릭’에서 열렸으며, 머스크를 위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주제 파티였다. 머스크는 연인이자 동거인인 캐나다 출신의 가수 그라임스와 함께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한 소식통은 “여성들은 외계인 복장을 한 채 도지코인 모양 쿠키와 컵케이크를 올려놓은 쟁반을 들고 돌아다녔고 도지코인 얼음 조각도 있었다”며 “개 조련사가 도지코인 마스코트인 시바견 강아지를 데리고 와 파티장 주변을 산책시키기도 했다. 그것은 행운의 징표와도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머스크가 도지코인 장식물이 잔뜩 등장한 파티를 즐기는 동안 도지코인 가격은 그의 말 한마디 때문에 폭락하고 있었다. 머스크가 SNL에서 도지코인이 사기라는 농담을 해 도지코인은 최고가 대비 38% 폭락했다. 앞서 머스크는 SNL 출연을 앞두고 자신을 ‘도지 파더’(도지코인 아버지)라고 지칭하며 투자자들에게 기대감을 잔뜩 심어놓은 바 있다. 한편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한 머스크는 암호화폐의 미래를 두고 비트코인 지지자들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이 비트코인과 비교해 거래 속도와 규모에서 10배 낫고 수수료도 100배 저렴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머스크가 대안 암호화폐로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해 비트코인을 무너트리는 행보에 나섰다고 풀이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 신봉자들의 주장을 머스크가 계속 훼손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포브스는 “머스크는 확실히 비트코인의 단점을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거의 없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시야가 좁아졌는데… 조기 관리하면 ‘실명’ 막을 수 있다

    시야가 좁아졌는데… 조기 관리하면 ‘실명’ 막을 수 있다

    ‘눈이 보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현대인의 눈은 스마트폰·컴퓨터 같은 기기 사용이 늘고 미세먼지 등 눈 건강에 위험을 주는 환경에 노출되면서 혹사당하고 있다. 눈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하게 기능이 떨어지고 한번 이상이 생기면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기관이다.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는 녹내장은 자신도 모르게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서서히 시력을 잃는 안과질환으로, 조기 발견해 철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안압 정상이어도 녹내장 많아 주의 필요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과 함께 국내 3대 실명 질환으로 불린다. 녹내장은 점차적으로 시신경이 파괴되며 그 결과 시야가 흐려지거나 좁아지는 등 시야 결손이 진행되는 질환이다. 눈 건강에 대해 평소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가 이상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치료 시기가 지난 경우가 많다. 높은 안압이 주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안압이 정상이라 하더라도 시신경 구조가 약하거나 시신경의 혈액 공급 장애 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초기엔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할 경우 시야가 좁아지다가 자칫 실명할 수도 있다. 각막의 뒷면과 수정체 및 홍체 사이에는 방수라는 액체가 채워져 있는데, 눈의 형태를 유지하고 안구 내부의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방수는 눈에서 계속 만들어지고 또 빠져나가는데, 이 배출구에 이상이 생겨 방수가 제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 속에 고이게 되면 안압이 올라가게 된다. 안압은 녹내장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국내 녹내장 환자의 약 80%는 안압이 정상 범위(10~21㎜Hg)인 정상 안압 녹내장으로 알려져 있어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환자가 늘어나지만, 고도 근시가 있거나 가족 중 녹내장이 있는 사람, 과거 눈 외상이 있었거나 눈 수술을 받은 사람, 장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점안하거나 복용한 경우, 그리고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 중에 더 많이 발생한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 불가능 녹내장 중 가장 많은 개방각 녹내장은 진행 시 아무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시야가 점점 좁아지고, 실명에 이르게 될 즈음인 말기가 되어서야 증상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한번 시신경이 손상되면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없는 조기에 진단해 더이상 손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내장 초기에는 주변 시야에 암점(暗點·시야 안에 있는 섬모양의 보이지 않는 부위)이 생기면서 그 주변 물체들을 보지 못하게 되지만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녹내장이 점차 진행되면서 암점의 범위가 넓어지고 중심 시야 근처로 확대되면 비로소 증상을 호소하는데, 이때는 중기 이상 녹내장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시야 손상이 악화돼 말기에 이르게 되면 터널 속에서 밖을 보듯 주변 시야가 좁아져 중심부만 보이게 된다. 길을 걷다 자주 부딪히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넘어지는 일이 많아지고 조그만 물건을 찾는 데 오래 걸리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시력이 떨어지고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말기 녹내장 환자 중에는 “안개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이은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진행 속도가 워낙 느리고 초기에는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말기 녹내장으로 진행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일찍 발견해 더이상의 진행을 막기 위해 관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약물·수술로 안압 조절이 효과적 치료법 녹내장은 대부분 초기에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간단하지 않다. 정확한 진단 및 치료, 예후 판정을 위해 종합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안압의 정도를 알아내는 안압 측정, 시신경 손상의 유무와 정도를 측정하는 시신경 검사, 시신경 손상에 따른 시력장애를 평가하는 시야 검사,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전방각경검사 등을 거쳐야 한다. 녹내장은 치료하는 질환이 아니고, 평생 관리하는 만성질환이다.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다. 안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시신경 손상을 늦추고 시야 손실을 막는 게 목적이다. 또 방수 배출을 증가시키거나 방수 생성을 억제해 눈 속 방수의 양을 줄여 안압을 하강시킬 수도 있다. 정경인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에서 현재 입증된 치료는 녹내장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시키기 위해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라며 “안약에는 눈 안의 방수 생성을 억제하는 안약과 함께 방수 유출을 향상시켜 주는 안약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 등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서 떨어진 시력과 좁아진 시야를 다시 회복할 순 없다. 현재 남아 있는 시야가 더이상 손실되지 않도록 보존하기 위한 치료를 하는 게 최선이다. 한종철 삼성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완치는 안 되고 잘 조절할 수밖에 없는 질병”이라며 “당뇨병 환자가 식이요법과 인슐린으로 혈당량을 평생 조절하듯이 녹내장 환자도 평생 동안 약물, 레이저 치료, 수술 등으로 안압을 조절해 시야의 감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기적 검진 통해 초기 발견이 가장 중요 녹내장은 병을 얼마나 일찍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치료 후 예후가 확연히 달라진다. 녹내장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40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아야 초기에 발견할 수 있다. 40세 이전이라도 가족 중 녹내장 또는 근시를 가지고 있거나 고혈압, 당뇨 등 질환이 있는 경우 더 일찍 녹내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배형원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녹내장으로 나빠진 시력과 좁아진 시야를 회복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녹내장이 발견된 이후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관리를 받으며 정기 검사를 하는 것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시력과 시야를 유지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여기는 호주] “같이 사진 좀 찍을까요?”…잠수부와 셀카찍는 복어 (영상)

    [여기는 호주] “같이 사진 좀 찍을까요?”…잠수부와 셀카찍는 복어 (영상)

    잠수부의 얼굴 옆으로 다가와 마치 '셀카'를 찍는 듯한 귀여운 복어 사진과 동영상이 공개되어 웃음을 주고 있다. 18일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잠수부이자 사진 전문가인 줄스 케이시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 남쪽에 위치한 모닝턴 페닌슐라의 라이 파이어 인근 바다에서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보도했다. 잠수부이자 사진 전문가인 케이시는 잠수를 즐길때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바닷속에 들어간다. 바닷속의 아름다운 모습과 한가롭게 헤엄치는 많은 생물들을 찍을 수 있기 때문. 케이시는 이날도 고프로 카메라를 들고 잠수를 하며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이때 케이시가 무척이나 신기한 듯 복어 한 마리가 케이시를 따라오기 시작했다.복어는 케이시를 따라 다니며 마치 무엇인가를 속삭이듯 케이시의 귀에도 접근했다. 케이시는 “마치 이 친구가 귀에 대고 달콤한 말을 속삭이는 듯 했다”고 묘사했다. 케이시는 카메라를 자신을 향해 돌리고 셀카를 찍었다. 이때 복어도 전혀 두려워 하지도 않고 마치 케이시와 셀카를 찍으려는 듯 케이시의 얼굴 옆에 다가와 포즈를 취했다. 동영상에는 케이시의 얼굴 옆으로 다가와 물을 들이마시는 입의 모양이 마치 ‘치즈’를 하는 듯 하다. 이렇게 해서 호기심어린 눈빛을 지닌 복어의 귀여운 모습과 인간의 완벽한 셀카 사진이 완성되었다. 케이시는 “가끔가다 이 복어처럼 무척 친근하게 접근하는 물고기들을 만난다. 그런 경우 카메라를 돌려 셀카를 찍는 경우가 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복어는 호주 해변에 흔하게 볼수 있어 잠수부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복어는 정말 관심을 원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복어가 카메라의 불빛이나 붉은색 렌즈 뚜껑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복어는 위험을 느꼈을 때 물이나 공기를 들이마셔 배를 불룩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 케이시는 “바다에서 만나는 이런 친근한 물고기들에게 위험을 느끼진 않는다”며 “복어도 매우 편하게 나의 주변을 헤엄치고 다녔고 바다속 물고기들과 셀카를 찍기위해 어떠한 강제적인 설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어미 옆에 딱 붙어서…英 신비로운 주홍빛 새끼 범고래 포착

    어미 옆에 딱 붙어서…英 신비로운 주홍빛 새끼 범고래 포착

    영국 스코틀랜드 해안에 신비로운 주홍빛 새끼 범고래가 나타났다. 13일 데일리메일은 어미 옆에 꼭 붙어 유영하는 새끼 범고래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범고래 애호가이자 아마추어 사진가인 카렌 먼로(44)는 9일 스코틀랜드 케이스네스 덩캔즈비곶 연안에서 어미와 새끼 범고래 촬영에 성공했다. 먼로는 “범고래 애호가 동호회 일원이 새로운 장소에서 범고래떼를 목격했다는 정보를 공유했다. 지금까지는 잘 모르던 지점이었다. 곧장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갔다가 어미와 헤엄치는 새끼 범고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먼로는 “범고래떼는 약 2㎞ 밖에 있었다. 제대로 관찰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절벽 부근으로 갔는데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10~20m 바로 앞에 어미와 새끼 범고래가 있었다. 두 눈을 의심했다”고 전했다. 좀처럼 한 사진에 담기 힘든 어미와 새끼 범고래는 해수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미끄러지듯 헤엄쳤다. 새끼는 어미 옆에 꼭 붙어 물살을 갈랐다. 다른 4마리 범고래도 그 뒤를 따랐다. 먼로는 “웅장한 동물을 근접 촬영하게 되다니 감격스럽다. 새끼는 태어난 지 약 두 달 정도 되어 보였다”고 말했다. 갓 태어난 새끼 범고래의 몸길이는 2.1~2.4m, 체중은 약 180㎏ 정도다. 참고로 성체 암컷은 몸길이 8.5m, 체중 7.5t 수컷은 9.8m로 10t에 이른다.새끼의 배 부분이 주홍빛인 것도 신비로웠다. 그 모양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보통 범고래는 아래턱에서 목과 가슴을 지나 생식기에 이르는 몸 아랫부분이 흰색을 띈다. 현지 전문가들은 범고래떼가 며칠 전 콘월 해안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포착된 범고래 한 쌍과 같은 무리라고 전했다. 콘월야생동물신탁기금 관계자는 “범고래떼는 지난 5일 콘월 서쪽 해안에서 목격된 수컷 범고래 한 쌍과 같은 무리”라면서 “수컷과 암컷 각각 4마리씩 8마리로 이루어진 ‘서해안 공동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에서 주로 서식하는 영국의 유일한 범고래 가족이 먼 남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기록한 첫 사례”라고 부연했다.전 세계 바다를 지배하는 최고의 포식자 범고래는 사회적 동물로, 사람 다음으로 안정적인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냥 역시 무리 전체가 집단으로 먹잇감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암컷 우두머리 지휘하에 뛰어난 협동력을 발휘, 먹잇감을 공격하며 주의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펼친다. 이를 통해 상어는 물론 같은 고래류까지 덩치 큰 먹잇감도 어렵지 않게 잡아먹는다. 범고래에게 ‘킬러 고래’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지능도 뛰어나 다음 세대에게 경험 정보 등을 전수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78년 고인물’ 골든글로브 위기

    ‘78년 고인물’ 골든글로브 위기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의 양대 영화상으로 손꼽히는 골든글로브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상식을 주최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의 부패와 인종·성차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보이콧 흐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매년 방송해 온 미국 NBC 방송은 10일(현지시간) 내년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골든글로브의 내년 시상식이 폐지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NBC 방송은 최근 HFPA가 발표한 개혁안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제대로 변화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고 비판했다. ●톰 크루즈는 수상 트로피 모두 반납 골든글로브는 영화계에서 엄청난 권위를 자랑하지만 주최 측인 HFPA가 회원 87명으로만 구성돼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2월 제78회 시상식을 앞두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HFPA의 부패와 불투명한 재정 관리를 폭로하며 논란이 커졌다. HFPA가 회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지급해 윤리 규정 위반 논란이 불거졌고, 2019∼2020년 지급액만 200만 달러(약 22억 2000만원)에 달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2019년에는 30여명의 회원이 파라마운트 협찬을 받아 프랑스 파리로 호화 외유를 떠났다는 내용도 있었다. 여기에 인종·성차별 논란이 불거지며 공정성도 문제가 됐다. 회원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올해 시상식에선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 영화로 분류해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하며 논란을 빚었다. 계속된 논란에 HFPA는 1년 이내에 회원을 20명 추가하고 향후 2년 이내에 회원 수를 50% 더 늘리겠다는 내용을 담은 개혁안을 발표했지만, 이 방안이 충분치 않다며 배우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워너브러더스·넷플릭스 등 “보이콧” 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과거 성차별적인 질문을 받고,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들었다며 보이콧을 촉구한 데 이어 마크 러팔로는 “HFPA가 변화에 저항하는 것을 보게 돼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톰 크루즈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 ‘7월 4일생’에 출연해 받은 두 차례의 남우주연상 트로피와 ‘매그놀리아’로 수상한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HFPA에 모두 반납했다. 워너브러더스 역시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중 처음으로 보이콧을 선언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논란 등을 지적하며 HFPA가 주관하는 행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할리우드 스타를 고객으로 둔 100여개 홍보대행사도 잇따라 골든글로브 거부 방침을 내놨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서로를 못 지킨 2m… 코로나 전으로 돌아간 어린이날

    서로를 못 지킨 2m… 코로나 전으로 돌아간 어린이날

    어린이대공원 방문객 지난해의 2~3배가족 단위 그동안 참았던 나들이 강행간격 유지 위한 발자국 표시 ‘무용지물’농구 코트 등에선 일부 ‘턱스크족’ 점령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유모차를 끌거나 풍선을 들고 모여 들었다. 공원 정문 앞에서는 광진구청 공무원들이 방문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 줬는데 준비했던 마스크 2만개는 2시간 만에 동났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도 “지난해 어린이날보다 방문객이 2~3배 늘었다”고 말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사흘 만에 다시 600명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지인 간 모임이 많아지고 이동량도 늘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요청하면서 불가피하게 가족 모임을 하는 경우 실내보다는 가까운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고 한적한 장소와 시간대를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모습이었지만 위반 사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공원 방문객들은 핫바, 아이스크림 등 간식 먹을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두 아들과 공원을 찾은 광진구 주민 김모(39)씨는 “아이들이 어린이날만큼은 외출하자고 졸라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며 “공원 곳곳에 놓인 손소독제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분수대 앞에 ‘2m 이상 거리두기 실천’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었지만 실제 사람들의 거리 간격은 1m 이내에 불과했고 음악에 따라 분수가 움직일 때마다 거리 간격은 더 좁아지는 것이 보였다. 동물원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관람 시 거리 간격 유지를 위해 바닥에 하얀색의 발자국 모양이 그려져 있지만 소용없었다. 한 자원봉사자는 “발자국 위에 서서 관람해 달라고 말해도 전혀 통제가 안 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부분이 자녀들과 함께 온 방문객들로,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연을 날리거나 공을 던지며 시간을 보냈다. 부모와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배드민턴,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많았다. 잔디밭에는 거리두기를 위해 흰색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 위에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족들과 서울숲을 방문한 성동구 주민 이모(45)씨는 “잔디밭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거리두기 유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농구 코트에서도 마스크로 턱만 가린 ‘턱스크’ 상태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준수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길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한 시민들은 마스크 없는 일상 회복을 바라고 있었다. 2주 만에 나들이를 나왔다는 전모(39)씨는 “가족들끼리 외식을 못 하고 지인들과도 못 만나고 있는데 마트에 가면 사람들이 엄청 많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쩔 수 없이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 마스크를 벗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박보영 주연 ‘너의 결혼식’ 중국 리메이크작 흥행 신기록

    박보영 주연 ‘너의 결혼식’ 중국 리메이크작 흥행 신기록

    박보영, 김영광 주연의 2018년 개봉 한국 영화 ‘너의 결혼식’을 같은 제목으로 다시 만든 중국 영화가 노동절 연휴에 장이머우 감독의 신작과 함께 폭발적 인기를 끌며 흥행신기록을 쓰고 있다. 5일 중국 영화 흥행기록에 따르면, 장이머우 감독의 1930년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 ‘현애지상’(Cliff Walkers)이 점유율 38.2%로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너의 결혼식’이 24.3%의 점유율로 바짝 뒤를 따르고 있다. ‘너의 결혼식’은 같은 날 개봉한 ‘현애지상’과 함께 노동절 연휴 흥행의 쌍두마차를 이끌고 있는데 개봉 5일 만에 누적 관객 숫자가 207만여명을 기록했다. 같은 날 ‘현애지상’의 관객 숫자는 287만여명이었다. ‘너의 결혼식’은 누적 입장 수입 6억 위안(약 1041억 원)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으로는 최대 수익을 올렸다. 그동안은 유아인, 황정민 주연 ‘베테랑’을 리메이크한 ‘대인물’이 3억8000만 위안으로 한국 영화 리메이크작으로는 중국에서 최대 흥행 수입을 기록했다. ‘너의 결혼식’에서는 배우 쉬광한과 장뤄난이 주연을 맡아 각각 원작의 김영광과 박보영 역할을 소화했다. 고등학교 시절 공식 커플이던 남녀 주인공이 헤어졌다가 우연히 다시 만나 사랑을 키워가지만, 결혼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첫사랑 이야기로 원작과 거의 같은 줄거리다. 남자 주인공이 어린 시절 한눈에 반한 여주인공을 15년 동안 쫓아다니는데 운명의 장난으로 한 번 놓쳤다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사랑 이야기이다. 그동안 중국 영화계에서는 흔히 주선율 영화로 불리는 애국주의를 강조한 영화들이 흥행에서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너의 결혼식’은 따뜻한 첫사랑 이야기로 중국 젊은이들의 감성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2001년 국내 개봉 당시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전지현, 차태현 주연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흥행과 비슷한 모양새다. 올해 중국 노동절 연휴에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때보다 두 배 많은 13편의 영화가 상영되어 역대 노동절 중 상영 영화 편수가 가장 많다. 노동절 역대 최고 흥행 기록은 코로나19 발발 직전인 2019년으로 4일간 15억 2700만 위안(약 2636억 2128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어린이날 맞아 나들이객 북적…잘 안 지켜진 ‘실외 2m 거리두기’

    어린이날 맞아 나들이객 북적…잘 안 지켜진 ‘실외 2m 거리두기’

    어린이날인 5일 오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전국이 대체로 맑았던 이날 어린 자녀들과 함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유모차를 끌거나 풍선을 들고 모여 들었다. 공원 정문 앞에서는 광진구청 공무원들이 어른과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줬다. 준비한 마스크 약 2만개는 2시간 만에 동났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지난해 어린이날 때보다 방문객이 2~3배 늘었다”고 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사흘 만에 다시 600명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지인 간 모임이 많아지고 지역 간 이동량도 늘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증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기본 방역수칙 준수를 안내하면서 가정의 달 행동수칙으로 불가피하게 가족 모임을 하는 경우 실내보다 가까운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고 한적한 시간대와 장소를 선택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대부분 마스크 착용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모습이었으나 방역수칙 위반 사례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ㄷ. 공원 방문객들은 라면, 핫바,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있었다. 분수대에서 음악에 따라 분수가 움직일 때마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두 아들과 공원을 찾은 광진구 주민 김모(39)씨는 “아이들이 어린이날만큼은 외출을 기대해서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며 “공원 곳곳에 비치된 손소독제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반면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분수대 앞에 ‘2m 이상 거리두기 실천’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걸려 있었지만 서로 다른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거리 간격은 1m 이내였다. 동물원에서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관람 시 거리 간격 유지를 위해 바닥에 하얀색의 발자국 모양이 그려져 있지만 소용없었다. 공원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발자국 위에 서서 관람해달라고 말해도 전혀 통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공원도 이날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부분이 자녀들과 함께 온 사람들로, 잔디밭에서 아이들과 연을 날리거나 공을 던지며 시간을 보냈다. 부모와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배드민턴,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잔디밭에는 거리두기를 위해 흰색 선으로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고, 사람들은 그 위에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족들과 서울숲을 방문한 성동구 주민 이모(45)씨는 “잔디밭에 동그라미를 그려 거리두기 유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농구 코트에서도 ‘턱스크’(마스크로 턱만 가림)를 한 사람들이 일부 있었다.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준수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소리가 작아 잘 들리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길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한 시민들은 마스크 없는 일상 회복을 바라고 있었다. 2주 만에 나들이를 나왔다는 전모(39)씨는 “가족들끼리 외식을 못 하고 지인들과도 못 만나고 있는데 마트에 가면 사람들이 엄청 많다. 모르는 사람들이랑 어쩔 수 없이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 국민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해서 마스크를 벗고 지내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임은정 검사, 검찰총장 후보추천에 “조마조마한 이름있다”

    임은정 검사, 검찰총장 후보추천에 “조마조마한 이름있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가 29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후보 4명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자 임은정 검사가 “무서웠다”는 심정을 밝혔다. 임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은 ‘국민 천거’를 통해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된 바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임 검사 등이 포함된 검찰총장 후보자 10여명 가운데 검찰총장 후보추천위가 이날 4명을 선택한 것이다. 임 검사는 “검찰청법상 검찰총장 자격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입니다만, 현실적으로 고검장급 기수들로 추천되는데, 차장, 부장 보직을 맡을 수 있는 고검검사급에 불과한 저를 천거해 주신 분들이 제법 계셨던 모양”이라며 “천거서류를 작성하여 법무부에 제출한다는 건 보통 정성이 아니다”라며 감사하기도 하지만, 기대가 버거워 무섭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자신을 검찰총장 후보로 본 이들의 기대와 격려를 늘 기억하며 그 기대에 합당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검사는 “2019년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명단이 발표되었을 때, 심장이 덜컥했다”면서 ‘위험하다’, ‘아 할 말이 없다’ 등이 순간 떠오른 말들로 조마조마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추천위원회를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임명됐다. 그는 “오늘 발표된 명단을 보니 조마조마한 이름들이 역시나 있어 걱정스럽습니다만, 가장 나은 분이 총장이 되었으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거쳤다. 법무부 차관을 지내며 문재인 정부의 박상기·조국·추미애 세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다. 2019년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총장 후보군에 올랐고, 검찰을 떠난 뒤엔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앉히려 했다. 김학의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으로 최근엔 서면조사를 받았다. 구본선(53·23기) 고검장은 인천 출신으로, 대검 정책기획과장과 대검 대변인, 대검 형사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추 전 장관이 단행한 첫 검찰 인사에서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를 지냈다. 2015년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지낼 때 대검에 꾸려진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부팀장을 맡아 당시 팀장이던 문무일 전 총장과 호흡을 맞췄다. 배성범(59·23기) 연수원장은 경남 마산 출신으로 부산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등을 거쳐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 소속 부패척결추진단에 부단장으로 일했다. 현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강력부장을 거쳤고 이성윤 지검장에 앞서 중앙지검장을 맡으며 조 전 장관 가족 비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총괄했다. 현재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 중인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검사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뒤 광주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장, 법무부 인권조사과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TF 팀장을 지낸 뒤 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추 전 장관 시절 검찰국장을 지냈다. 추 전 장관이 고검장으로 승진시켜 대검 차장검사에 올랐지만, 지난해 윤 전 총장 징계 사태 당시 추 전 장관에게 ‘징계 청구 철회’를 호소하는 공개 글을 썼다. 지난달 박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두고 대검 부장회의에서 재판단해보라는 수사지휘를 내렸을 때 고검장들을 회의에 참여시켜 불기소 의견을 얻어냈다. 한편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에 오르는 추천 명단은 본인이 모르게 남들이 추천하는 게 아니라, 추천을 받은 위원회가 피추천자에게 명단에 포함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고, 포함될 의사가 있는 사람은 신원조회 등에 동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성 시위대 한명에 여경 6명 이상 몰리자 ‘여경 무용론’ 불거져

    여성 시위대 한명에 여경 6명 이상 몰리자 ‘여경 무용론’ 불거져

    시위 중인 여성 1명을 상대로 여성경찰관(여경) 9명이 제압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올라와 ‘여경 무용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오늘자 k-여경’, ‘오늘자 또 난리난 k-여경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며칠 전이랑 비슷한데, 오늘자다. 여경 6명이서 여자 1명 제지 못해서 3명 추가. k-여경 든든합니다”라고 비아냥댔다. 해당 영상은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규탄 집회 중인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여경 6명이 시위 여성 1명을 둘러싸며 막는 가운데 추가로 여경 3명이 달려와 진압하는 모습이 담겼다. 진압하는 과정에 실랑이와 고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여경들에 의해 붙잡힌 시위 여성은 한쪽 다리가 들린 채 인도로 끌려나갔다. 게시물에는 60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으며 “저게 여경기동대 존재 이유고 경찰청장이 말한 여기동대 역할임”, “남자면 혼자하는 걸 인건비가 몇배로 드는거냐”, “남자 경찰은 보고 있을 수밖에 없고, 여경들은 제압 못하고” 등의 조롱성 댓글이 이어졌다. 앞서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기동대에서 남성 경찰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같은 시설 근무인데 왜 남경은 8시부터 근무고 여경은 9시부터 근무 시작이냐”라며 “남경은 밤샘 근무를 시키고, 여경은 당직 근무 자체가 없는 거냐”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기동대이지만 역할과 임무가 약간 다르다”며 “근무 방식이 완벽하게 다 똑같을 수 없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자 기동대보다 여자 기동대가 혜택받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시 한번 점검하고 이해 구할 부분은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들이 72.5% 국민의힘을 지지한 이후 불거진 안티 페미니즘(반여권주의)에 대해 “여성을 해방시키는 싸움이 곧 남성 자신을 해방시키는 싸움”이라며 “억압하는 자, 스스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국민의힘이 여성할당제를 폐지할 모양이라고 우려하면서 “인구의 절반은 여성인데 그들이 공적부문과 민간부문에서 과소대표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며 “여성할당제는 집단의 지능을 높여 기업과 조직의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서 가장 가까워…1500광년 거리 블랙홀 발견

    [아하! 우주] 지구서 가장 가까워…1500광년 거리 블랙홀 발견

    관측 사상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블랙홀이 발견됐다. ‘더 유니콘’(The Unicorn)이라는 별명이 붙여진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불과 1500광년 거리에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3배에 불과하다. 더 유니콘을 발견한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천문학과에 재학 중인 타린두 자야싱헤 박사과정 학생은 “이 블랙홀은 매우 독특하고 이상해서 유니콘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자야싱헤 학생과 동료 연구자들은 이 블랙홀은 본질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지만, 동반성으로 팽창 중인 적색거성에 의해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적색거성의 움직임이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을 알았을 때 이 별에 마치 뭔가가 달라붙은 것처럼 보이는 조석파괴(tidal disruption) 현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블랙홀의 인력에 의해 발생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더 유니콘은 크기가 태양 질량의 3배라는 점에서 매우 드물 뿐만 아니라 지구에 가까이 존재하는데도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공동저자인 크리스 스타넥 오하이오주립대 천문학과 교수는 “우리의 연구를 당신이 다른 시각으로 볼 때 당신은 다른 결과를 발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타넥 교수는 또 “타린두 학생은 다른 많은 사람이 봤던 이 천체를 보고 질량이 작다는 점에서 블랙홀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축하는 대신 ‘그럼 만일 블랙홀일 수 있다면 어떨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달의 중력이 지구의 바다를 왜곡하는 방식과 비슷하게 눈물 방울 모양으로 끌려가던 이 동반성이 없었다면 새로운 블랙홀을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연구진은 관측된 파장의 변화인 도플러 이동과 동반성의 중력 효과로부터 항성의 왜곡된 타원체 변동률을 측정함으로써 블랙홀이 있다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었다. 연구진은 “적색거성의 속도와 궤도 주기 그리고 조석 운동에 의해 왜곡되는 방식에 따라 블랙홀의 질량을 알 수 있었다”면서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3배 즉 태량의 3배라고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질량 간극(태양 질량의 2.2~5배 사이의 천체)에 있는 블랙홀이 발견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 분야의 연구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저질량, 얼마나 많은 중질량, 얼마나 많은 고질량 블랙홀이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왜냐하면 이런 블랙홀을 발견할 때마다 어떤 별이 붕괴하거나 폭발하고 또는 그 중간에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자세한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월간보고(Monthly Notices of the Royal Astronomical Society)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명량대첩’ 바닷속 보물이 세상으로 나온 건 도굴꾼 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12~2020년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모두 7차례 수중발굴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화기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을 비롯해 고려청자, 닻돌 등을 거뒀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명량’(2014)에서 보여 준 이순신 장군의 뛰어난 활약상을 재조명하고, 찬란한 해양 실크로드 문화를 소환하며, 여몽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삼별초항쟁을 보여 주는 출토품들이다. 이 유물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도굴꾼들의 내분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려청자 도굴 제보, 도굴꾼 내분이 발단 2011년 일이다. 진도 앞바다에서 고려청자를 도굴했다는 제보가 연구소에 들어왔다. 도굴한 향로가 제값을 받지 못하자 도굴꾼끼리 싸움이 일었다. 도굴품 중 고려시대 ‘청자 버드나무·갈대·물새무늬 향로’는 이미 보물로 지정한 ‘청자괴물향로’와 그 형태가 매우 유사했다. 그런데 골동품상이 향로 표면의 패각류와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염산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는데, 청자 본래의 자연미가 퇴색하고 유약변질 등을 이유로 구매자가 값을 후려쳐 거래가 불발됐다. 이런 갈등 탓에 거래가 지연되면서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은 수사를 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2011년 11월 문화재청과 서울경찰청이 합동으로 청자 베개 등을 거래하는 현장에서 도굴꾼들을 검거했다. 조사해 보니, 도굴꾼들은 전남 진도·신안해역에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뒤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바닷물이 빠질 때를 기다렸다가 수심 7∼15m 바닷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고려시대 강진에서 출발한 도자기 운반선의 항로를 파악하고, 침몰지점을 추정해 도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물길 험하지만 선박왕래 잦았던 명량대첩로 명량대첩로 해역은 남해와 서해를 연결하는 길목으로, 예로부터 선박들이 끊임없이 왕래했다. 이 해역은 물살이 빠른 울돌목으로, 태안 난행량 등과 함께 험한 물길로 유명했다. 고려와 조선 때에 전라도, 경상도 지역에서 거둔 세곡과 화물을 실어 나르던 조운선과 무역선의 통로였다. 강진과 해남에서 생산한 청자를 개경으로 운반하는 ‘세라믹 로드’이자, 한중일을 연결하는 ‘해양 실크로드’였다.발굴지역은 울돌목에서 남동쪽으로 약 4㎞ 떨어진 벽파항 일대다. 벽파항 인근에 고려 희종 3년인 1207년 만든 정자인 벽파정이 있는데, 고려는 이곳에서 외국 사절을 맞이했다. 이곳은 고려시대 삼별초가 용장산성을 근거지로 삼아 여몽연합군과 맞서 싸운 곳이기도 하다. 앞서 1991~1992년에는 벽파항 인근에서 진도 통나무배를 발굴하기도 했다. 중국 남부 푸지엔에서 만든 배로, 고려시대 해상교류를 미루어 알 수 있다. 이곳은 또 일본군을 대파한 명량대첩의 역사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당시 조선 수군은 벽파진에 주둔하며 왜군의 기습공격을 방어했다. 울돌목을 배후에 두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한 조선 수군은 명량대첩 하루 전 해남에 있는 전라우수영으로 이동했다. 왜군이 다음날 133척 배를 이끌고 울돌목으로 이동하자 이순신이 지휘한 조선 수군은 울돌목에서 13척 배로 31척 왜선을 격파하는 대승을 거뒀다.●도굴품 정보로 탐사… 여러 시대 유물 나와 도굴품의 정보를 배경으로 2012년 9월부터 명량대첩로에서 수중발굴을 시작했다. 발굴해역 수심은 5~20m, 밀물과 썰물의 차이는 3~4m 정도였다. 밧줄로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를 설치하고, 진흙이나 개흙의 침전물을 퍼 올리는 슬러지 펌프를 사용했다. 수중 시야가 나빠 수중과 해저면에 있는 문화재를 탐지하는 수중초음파카메라도 활용했다. 유물은 넓은 범위에 흩어져 묻혀 있었고, 또 층위가 구분되지 않고 여러 시대 것들이 뒤엉켜 나왔다. 빠른 조류 때문에 소용돌이가 생기는 와류현상 때문이었다. 2012년 10월 발굴조사가 가장 주목받았는데, 12∼13세기 고려청자 등 90여점이 나왔다. 소소승자총통 3점도 최초로 빛을 봤다. 다른 유물로는 고려시대 도자기, 조선시대 백자를 비롯한 총통·석환·금속유물·닻돌 등 1000여점이다.가장 많이 나온 유물은 도자기였는데, 조사 구간 전역에서 넓게 발견됐다. 강진·해남 등에서 만든 고려청자는 베개·잔·접시·유병·향로·붓꽂이 용도로 쓴 것들이었다. 특히 기린·오리·원앙모양의 상형청자향로뚜껑, 청자삼족향로, 청자기와 등은 가치가 아주 높았다. 이외에 토기·백자·분청사기·흑유 등도 함께 출수됐다.금속유물들은 주로 무기류였다. 총통과 발사장치가 달린 활(쇠뇌)과 방아쇠 등 전쟁 유물이었다. 석제유물은 나무로 만든 가벼운 닻을 물속에 가라앉히는 용도로 쓰이는 닻돌이 많았다. 닻돌은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오면서 총 60여점이나 출수됐다. 석환(돌포탄)도 나왔는데, 해전에서 전함끼리 근접전을 벌일 적에 상대의 머리에 큰 타격을 가하는 유용한 병기였다. 삼별초나 임진왜란 전투 때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유물은 닻돌, 북송대 동전, 흑유완 등인데 고려시대에 진도 벽파항을 거점으로 한중일을 잇는 해상교류가 활발하였음을 보여 주는 증거들이다.●문헌기록에 없던 소소승자총통 최초 확인 도굴범들의 뜻하지 않은 길잡이 덕에 발굴된 소소승자총통은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무기류 역사의 한 장을 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군 소총은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비해 열세였다. 그러나 화포는 조선군 총통이 우세했다. 명종 때부터 왜구를 상대하려고 대형화기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과 판옥선에 천자총통·지자총통·현자총통 등 대형화포를 선박 전후좌우에 장착해 포전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했다. 왜군은 중·소형선과 조총으로 배를 뱃전에 붙이는 백병전 위주여서 원거리 화포전이 벌어지는 해전에서 연전연승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개인용 화기인 소소승자총통은 실물뿐만 아니라 문헌기록에도 없는 무기였던 터라 이때 처음으로 실체를 확인했다. 그동안 조선시대 소형화기로는 세총통·승자총통·별승자총통·차승자총통·소승자총통 등이 알려져 왔다. 승자총통은 조선 선조 때 개발한 소형화기인데, 총구에 화약과 탄환을 장전하고 손으로 화약선에 불씨를 점화해 탄환을 발사하는 유동식화기이다. 이를 개선한 게 소승자총통, 소소승자총통이다. 특히 소소승자총통에는 모두 명칭이 표기돼 있고, 소(小)와 승(勝)자 사이에 두 개의 점을 겹쳐 새겼다. 현재 가늠자와 가늠쇠가 남아 있지 않지만, 가늠자·가늠쇠를 부착한 흔적으로 보인다. ●소승자총통 개량한 소소승자총통으로 승리 소소승자총통이 중요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소소승자총통에는 ‘만력무자삼월일 좌영 조소소승자 중삼근오량 장윤덕영’(萬曆戊子三月日 左營 造小勝字 重三斤五兩 匠尹德永)이라는 명문(明文)이 있다. 1588년 3~5월 좌영의 장인 윤덕영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소승자총통은 조선 중기 국토방위와 화기 제조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로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발굴했고, 좌영에서 제작한 명문도 확실하다. 결국 제작시기, 발굴지역 등을 고려할 때 1588년 제작해 1597년 명량대첩에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명문과 총통, 발굴 지역만으로 이 총통을 전라좌수영에서 제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휘하 전라좌수영 수군이 사용했을 것이다. 또한 이 총통은 소승자총통을 개량한 화기로서 현존하는 소승자총통과 비교할 때 총신 길이가 575~578㎜로 길지만, 구경은 12㎜로 매우 작다. 화기의 화약 소모량과 사거리 등 성능을 개선한 이 무기로 명량해역에서 대승을 거뒀다.명량대첩로에서 출수된 도기와 토기, 고려청자, 진도 통나무배 등은 해양 실크로드의 실제 증거이며, 총통·석환 등 무기류는 삼별초 항쟁과 명량대첩을 재인식시켰다.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교류실에서는 명량대첩로에서 찾아낸 도자기와 총통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소소승자총통 3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명량대첩로 해역도 사적으로 가지정해 보호한다. 수중발굴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김병근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가상 독서실서 스터디… 노트요? 태블릿에 파일 받죠

    ‘열품타’ 앱 켜면 고교생 공부시간 한눈에다른 회원이 책 보면 아이콘 분홍색으로일정 시간 결석하면 강퇴, 벌금 거둬 회식스터디그룹 인원 제한, 자리 잡기 경쟁도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부시간 순위에 이름 올리려 새벽 5시 공부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 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공부 끝나면 내용 얘기, 서로 격려하기도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구루미 캠’ 이용자 63% “공부시간 늘었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중간고사 공부 도서관 대신 ‘온라인 열품타’ 켠다?

    [요즘 것들의 문화 답사기]코로나19에 ‘온라인 독서실’ 찾는 1020대고등학교 3학년인 노윤진(19)양은 책상에 앉으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로 ‘열정을 품은 타이머’(열품타) 애플리케이션(앱)을 켠다. 오늘 하루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앱에는 현재 공부 중인 전국의 고등학생 회원 수와 그들이 공부한 시간이 실시간으로 뜬다. 노양은 자신처럼 일어일문학과 진학을 지망하는 수험생 그룹에도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공부를 시작해 책상 모양 아이콘이 회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뀌면 정신이 번쩍 든다고 한다. 노양은 “공부시간이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들쑥날쑥했는데 요즘은 꾸준히 하루 6~7시간을 공부한다”면서 “공부시간이 긴 이용자를 보여 주는 실시간 랭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 오전 5시부터 공부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독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혼공족’이 가상 독서실로 모이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독서실 앱은 지치기 쉬운 혼공족에게 공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다.누적 300만명이 다운로드한 열품타에서는 성균관대, 고려대, 중앙대 등 각 대학교 재학생들이 만든 스터디 그룹이나 간호학과, 경영대 등 전공별 그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판타지소설 ‘해리포터’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들이 들어가는 기숙사인 ‘래번클로’를 콘셉트로 내건 곳도 있다. 한 그룹당 최대 50명만 들어갈 수 있기에 시험시간에는 실제 도서관처럼 치열한 자리 잡기 경쟁도 벌어진다. 자리만 차지하고 일주일 동안 10시간 이상 또는 3일 연속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강퇴’(강제퇴장)시키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친구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든 대학생 김대일(25)씨는 “일주일 동안 목표한 공부시간을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을 거둬 회식을 한다”고 말했다. 비대면 화상채팅으로 얼굴을 맞대는 온라인 독서실도 있다. 공부하는 모습을 스터디원에게 화상카메라로 보여 줘야 해 타이머만 누르고 공부를 하지 않거나 집중하지 못하는 장면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대학생 최동혁(22)씨는 저녁이면 인스타그램으로 모은 스터디원 10명을 만나기 위해 줌(Zoom)에 접속한다.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화상 캠을 켜고 공부에 집중한다. 최씨는 “온라인 독서실을 열면 집에서도 도서관에 온 것처럼 집중이 잘 된다”면서 “공부가 끝나면 20분 동안 자유롭게 무엇을 공부했는지 등을 얘기하며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마다 선호하는 온라인 스터디 앱도 다르다. 10대에게는 커뮤니티 기능이 추가된 ‘열공시간’이 인기다. 누적 다운로드 380만명 중 10대 이용자가 61%를 차지한다. 모르는 문제를 질문하거나 학업이나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을 수도 있고, 좋아하는 아이돌 얘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화상 채팅과 출석체크, 상·벌점 등 기능을 제공하는 앱 ‘구루미 캠스터디’는 집에서 공부하는 20대가 주로 쓴다. 구루미 캠스터디가 이용자 49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2.8%가 주로 집에서 이용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8.2%가 20대다. 스터디 인원은 8명(22.5%)이 가장 많다. 이들은 함께 공부할 수 있고(36%), 서로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에(24%) 앱을 사용한다고 했고, 공부시간(63%)이 늘거나 집중력(18%)이 올라 효과를 봤다고 답했다. 유튜브로 공부하는 모습을 촬영한 ‘스터디 위드 미’ 영상이나 야간자율학습, 하버드 도서관 등 학습용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을 틀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학생 김해연(23)씨는 “‘스터디 위드 미’는 정해진 시간을 함께 공부하고 휴식을 하는 게 장점”이라면서 “동양풍 ASMR을 들으며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제를 풀면 집현전 학자가 된 기분”이라고 했다. 볼펜이나 샤프로 종이에 빼곡히 필기하던 시절도 지났다. 대학생 정지윤(23)씨는 강의 교안과 같은 학습 유인물들을 인쇄하지 않고 태블릿에 파일을 내려받아 필기한다. 정씨는 “태블릿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편리하다”면서 “공부 계획도 태블릿용 앱으로 짠다”고 했다. 종이 문제집 대신 모바일로 어학 공부를 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생 이은선씨는 앱 ‘AI 토익, 산타’로 통학시간 등 자투리 시간에 토익 문제를 푼다. 이씨는 “취약한 영역의 맞춤 문제를 풀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러한 공부 방식은 자신의 상황에 맞춰 공부하는 맞춤형·적응형 학습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학생들이 디지털 혁신에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육계도 학생들의 학습양식 변화에 맞는 효과적인 교수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강수민(글로벌경제학과 3학년)·안준혁(러시아어문학과 2학년) 성대신문 기자
  • [아하!] 달래 캔 줄 알았는데 독초…봄나물 제대로 먹으려면?

    [아하!] 달래 캔 줄 알았는데 독초…봄나물 제대로 먹으려면?

    날이 따뜻해지면 산과 들은 물론이고 식탁에도 봄기운이 찾아온다. 봄 향기 물씬 나는 나물들이 식탁을 채우는 요즘 등산이나 나들이를 갔다가 눈에 익은 식물에 절로 손이 가기 마련이다. 먹거리 불신이 커진 요즘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안심하고 맛있는 나물 음식을 해주고픈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독초들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자리공 뿌리, 더덕·도라지로 먹었다가 봉변행정안전부는 봄철에 독초를 산나물로 잘못 알고 먹었다고 중독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며 15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혼동하기 쉬운 독성 식물 중 미국자리공이 대표적이다. 미국자리공의 뿌리는 도라지나 더덕, 마 뿌리와 닮아서 잘못 알고 먹는 경우가 많다. 잎이 나거나 꽃이 피면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하지만 이른 봄 잎이나 꽃이 나기 전 뿌리만 보고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자리공은 전국 각지에서 골고루 잘 자라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자리공은 모든 부위에 독성이 있지만 특히 뿌리의 독성이 강하다. 이를 섭취하면 2~3시간 후부터 구역질과 구토의 증상이 나타난다. 지난해 3월에도 전북 익산에서 2명이 미국자리공 뿌리를 더덕으로 잘못 알고 먹어 병원 치료를 받은 사례가 있다. 미국자리공 뿌리는 인삼, 도라지, 더덕과 같이 놓고 비교하면 분명 차이점은 있지만, 일반인이 그 자체만 놓고 보면 구별이 어렵다. 사진만으로 독초 구별 어려워…증상시 즉각 병원 이처럼 산에서 자라는 식물을 어렴풋한 추측으로 채취해 먹는 것 자체가 위험한 행위다. 최상천 아주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처럼 얼핏 알고 있다는 생각에 야생식물을 잘못 먹으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면서 “잘 모르는 식물을 먹은 뒤 구토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민간요법보다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행안부도 “독성식물을 사진으로 구분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면서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나물은 먹지도 말고 채취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산에서 캔 식물을 먹었을 경우 구별을 위해 행안부는 국립수목원의 ‘헷갈리기 쉬운 산나물과 독초’ 구별법을 안내했다. 시중에 나온 나물 사먹는 게 가장 안전산마늘은 독초 은방울꽃과 헷갈리기 쉽다. 두 식물 모두 원추형 잎이 땅에 붙어 자란다. 꽃이 피면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잎 모양이 상당히 흡사하다. 대신 산마늘은 잎이 부드럽고 끝이 완만하게 둔하다. 이에 비해 은방울꽃은 잎이 뻣뻣하고 끝이 뾰족하다. 산마늘은 부추 냄새가 나는 반면 은방울꽃은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참당귀와 독초 개구릿대는 둘 다 잎 가장자리가 톱니 모양이며, 잎들이 사방으로 뻗어 나온다. 그러나 참당귀는 잎이 완전히 갈라지지 않고 아래가 붙는 반면 개구릿대는 잎이 완전히 갈라져서 서로 떨어진다. 또 개구릿대는 잎맥이 갈라지는 부위가 유독 검붉다.머위와 독초 털머위는 둘 다 커다란 잎이 특징이지만, 이름과 달리 머위는 잎이 부드럽고 잔털이 있는 반면 털머위는 잎이 두껍고 오히려 잎에 윤채가 있다.곰취와 비슷한 독초 동의나물의 경우 이와 비슷하다. 곰취는 잎이 부드럽고 윤채가 없는 데 비해 동의나물은 잎이 두껍고 윤채가 있다. 또 곰취는 잎 가장자리 톱니가 뾰족한 반면 동의나물은 상대적으로 톱니가 둔하다.우산나물과 독초 삿갓나물은 모두 별 모양 또는 불가사리처럼 사방으로 뻗어 있어 비슷해 보인다. 우산나물은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잎 끝이 2열로 갈라진다. 이에 비해 삿갓나물은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고 잎 끝이 갈라지지 않는다.국거리 또는 간장에 넣어 비벼먹곤 하는 달래는 독초 산자고와 비슷해 구별이 어렵다. 달래와 산자고 모두 잎 끝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래와 달리 산자고는 뱃머리처럼 잎 끝이 완전히 붙어 잎이 배 모양으로 말린다. 이외에 먹을 수 있는 봄나물 중에서도 원추리순이나 두릅, 다래순, 고사리 등에도 미량의 독 성분이 있으므로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서 독 성분을 충분히 제거한 후 섭취해야 한다. 이렇게 산나물과 헷갈리기 쉬운 독초 구별법이 있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어설픈 지식에 기대어 산에 난 야생식물을 함부로 채취해 먹지 않는 것이다. 김종한 예방안전정책관은 “봄나물은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을 이용하고, 특히 야생에서 채취한 것을 함부로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보일 듯 말 듯, 닿을 듯 말 듯… 섬, 바다와 썸

    보일 듯 말 듯, 닿을 듯 말 듯… 섬, 바다와 썸

    오래전 일이다. 여객선을 타고 경남 통영의 욕지도를 가던 길에 자그마한 섬에 잠시 들른 적이 있다. 배 이물 위에서 본 섬은 꽤 예뻤다. 선착장 주변으로 고만고만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마을 위로 손바닥만 한 텃밭들이 조각보처럼 이어져 있었다. 막 연둣빛 이파리를 내던 작은 관목들과 붉은 황톳빛 텃밭들은 춤을 추듯 어우러진 모양새였다. 사람들은 그 섬을 연화도(蓮花島)라 불렀다. 바다 위에 뜬 연꽃 같다는 섬. 마음속에 갈무리해 뒀던 그 섬을 십수 년 만에 다시 찾았다.카페리가 연화도 선착장에 이를 무렵, 마을 전경부터 살폈다. 역시 옛집과 조각보 텃밭들은 사라졌고, 외지인 것으로 보이는 이국적인 집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바다 위로는 이웃 섬 우도와 연결된 보도교가 웅장한 자태로 서 있다. 한 세대쯤 진화한 듯, 토속적인 모습을 벗고 화사하고 말갛게 단장한 느낌이다. 연화도는 욕지면에 딸린 섬이다. 통영에서 남쪽으로 24㎞ 정도 떨어져 있다. 면사무소가 있는 욕지도보다 규모는 작아도 엄연한 ‘열도’(列島)다. 본섬인 연화도를 비롯해 우도(牛島)와 반하도, 구멍섬, 목섬 등의 섬과 용머리 등 크고 작은 암초들이 ‘연화열도’를 이룬다. 아마 이 섬의 옛 주민들은 이 모습을 보고 꽃술이 겹겹이 싸인 연꽃을 연상했을는지 모르겠다. ●아찔한 해안 절벽 따라 걷다 보면 … 연화봉 발아래 가득한 비경 연화도가 꽃이라면 필경 돌로 만든 꽃일 터다. 특히 해안가는 깎아 세운 듯한 해식애로 이루어졌다. 이 아찔한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재미가 각별하다. 연화도를 찾는다는 건 사실상 섬 산행을 즐긴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만큼 많은 이들이 트레킹을 즐기기 위해 연화도를 찾는다. 공식 코스는 2개다. 선착장에서 연화봉으로 오른 뒤 출렁다리 건너 용머리까지 갔다 오는 코스와 연화봉 대신 연화사를 거쳐 용머리를 다녀오는 코스다. 연화사를 거쳐 가는 코스가 덜 힘들다고는 해도 둘 다 3~4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어느 코스든 목적지는 섬 동쪽 끝자락의 용머리다. 공식 코스와 달리 연화봉 코스로 오른 뒤 날머리에 연화사를 들르는, 자기만의 코스로 다녀오는 이들도 많다. 이 경우 거리는 8㎞ 정도, 4시간가량 소요된다. 선착장에서 섬의 최고봉인 연화봉(212m) 오르는 구간은 꽤 가파르다. 이런 길은 그저 쉬엄쉬엄 오르는 게 최선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마다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그렇게 천천히 30분 정도 오르면 어느새 연화봉이다. 연화봉 정상에는 석조 아미타대불이 세워져 있다. 바로 옆은 쉬어 가기 맞춤한 정자 망양정이다. 누각에 오르면 한려수도의 광활한 풍경이 두 눈에 가득 찬다. 산자락 여기저기에선 먹이를 쫓는 제비의 날갯짓이 힘차다. 뭍에선 한여름에도 보기 어려운 제비가 벌써 남녘의 섬을 찾은 게다.●연화봉 아래 절벽 위에 세워진 암자, 보덕암에선 힐링 정상 바로 아래엔 연화도인과 사명대사가 수행했다는 토굴이 복원돼 있다. 연꽃이라는 이름에서 짐작되듯, 사실 연화도는 불교와 관련이 깊은 섬이다. 자연경관을 제외한 섬 내 대부분 볼거리가 불교 시설이다. 연화도를 불교에서 말하는 이상향, 불국토가 펼쳐진 연화 세계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연화도에 불교의 가르침을 펼쳐 놓은 이는 연화도인과 사명대사다. 연화도인은 조선 연산군 때 불교 탄압을 피해 연화도로 들어왔다. 비구니 셋과 함께 섬에서 수행자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훗날 마을 주민들이 도인의 유언에 따라 시신을 수장했는데 그 자리에서 연꽃이 피어올랐다고 한다. 사명대사 전설도 비슷하다. 그를 따르는 여인 셋과 섬에 들어와 토굴에서 수도했다는 얼개다. 연화봉에서 250m 정도 내려오면 보덕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가파른 해 안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암자다. 비탈면에 세워진 보덕암은 길 위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아래에서 보면 5층짜리 건물이다. 그만큼 경사가 가파르다는 뜻이다. 트레킹 목적지인 용머리까지는 이런 오르막 내리막이 몇 차례 더 이어진다. 어느 정도 땀을 빼야 하는지는 이 일대의 지명인 ‘십리골’에서 얼추 가늠할 수 있다. 얼마나 골이 깊으면 십리나 이어진다고 지었을까. 섬 둘레를 통틀어도 12㎞ 정도에 불과한 섬에서 십리(4㎞) 거리라면 거의 전부나 다름없다. 지명에서 옛 주민들이 이 일대를 수없이 오가며 느꼈을 고단함이 그대로 전해온다. ●해질 녘 붉은 비경 선물하는 네 바위섬 ‘용머리’ 보덕암에서 되돌아나오면 다시 해안 능선이다. 깎아지른 바위 벼랑과 바다를 끼고 가는 최고의 코스다. ‘돌로 만든 연꽃’ 연화도의 진수가 이 구간에 있다. 절벽을 따라 죽순처럼 솟은 대바위, 망부석, 만물상 등 거대한 바위들이 이어진다. 저물 녘 햇살을 받은 바위벼랑들이 붉게 물들었다. 용의 등허리쯤 되는 거대한 암릉 위엔 전망대를 조성했다. 대양을 향해 꿈틀거리는 용머리가 손에 닿을 듯 가깝다.암릉과 암릉 사이엔 출렁다리를 놓았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이다. 출렁다리 너머 암릉 위에 전망대가 있다. 주민들이 부르는 용머리의 옛 이름인 ‘네 바위’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오래전엔 섬과 한몸이었을 바위 무리가 독특한 풍경을 펼쳐내고 있다. 통영이 내세우는 ‘통영 8경’ 중 하나다. 출렁다리 옆은 연화도의 끝자락인 동두마을이다. 잘록한 모래톱에 터를 잡은 작고 예쁜 마을이다. 여기서 연화사까지는 높낮이가 덜한 시멘트 임도를 따라간다. 연화사는 선착장이 있는 본촌마을에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쌍계사 조실 등을 지낸 고산스님이 세운 사찰이다. 1988년 창건돼 오래 묵은 맛은 없지만, 일주문과 대웅전 등 당우들의 자태가 퍽 묵직하다. 글 사진 연화도(통영)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연화도까지 오전 6시 30분과 11시, 오후 3시 등 하루 3회 왕복 운항(주말엔 예약 상황에 따라 증편)한다. 코로나19 탓에 운항 횟수가 줄었다. 연화도 출발 시간은 오전 8시 35분, 오후 1시 25분과 5시 5분이다. 우도에도 배가 간다. 연화도 출항 시간에서 10분 정도 늦거나 빠르다고 보면 된다. 운임은 연화도, 우도 모두 평일 편도 1만 650원, 주말 1만 1600원(이상 어른)이다. 연화도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연화도와 우도, 욕지도를 다녀온 경우 매물도, 비진도 등의 선비가 30% 할인된다. 7월 20일까지. 승선권을 지참해야 한다. 대일해운 (055)641-6181. →우도엔 편의점이 없다. 구멍섬 앞의 펜션에서 운영하는 간이매점에서 음료 등은 살 수 있지만, 캠핑에 필요한 생필품은 통영이나 연화도에서 사 가야 한다. 민박, 펜션 등의 숙소와 식당 등은 두 섬 모두 적지 않은 편이다. 대부분 일찍 문을 닫는 만큼 예약을 해두는 게 좋다. 연화도에선 섬마을펜션이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 “살이 너무 빠져” 이연걸 앓는 갑상선기능항진증[헬스픽]

    “살이 너무 빠져” 이연걸 앓는 갑상선기능항진증[헬스픽]

    홍콩의 대표적인 액션 배우 이연걸(59)의 수척해진 근황이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중국 매체 시나연예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포착된 이연걸의 모습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쇠했다. 티베트에 있는 사원에 방문했을 당시 이연걸은 50대였지만 머리숱이 현격하게 적어져 백발이 됐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했으며, 눈은 깊게 패어 수척한 모습이었다. 옆 사람의 부축을 받아 서 있는 듯한 자세로 거동이 불편해 보일 정도였다. 1980·90년대 액션 배우로 활약한 그는 2013년 갑상선기능항진증(그레이브스병)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과거 액션신 촬영 중 척추와 다리에 입은 부상으로 3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영화 ‘소림사’, ‘황비홍’ 등으로 할리우드까지 진출,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활약했던 그는 건강은 쇠약해졌지만 작품활동은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는 팬들에게 “매우 잘 지내고 있다. 걱정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표하겠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안구 돌출되거나 살 과도하게 빠져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갑상선 중독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이연걸은 안와 내압이 높아지면서 안구가 돌출되거나 각막, 시신경 등에 문제가 생겨 안와감압술을 받기도 했다. 여름도 아닌데 유난히 덥고 살이 빠진다면 갑상선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료받은 인원은 23만 3000명으로 50대 22.9%, 40대 22.4%, 30대 20.9% 순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2.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비 모양으로 생긴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해 있으며 갑상선 호르몬을 통해 에너지 대사 및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필요 이상의 에너지가 만들어져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남들보다 유난히 더위를 느끼거나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자율신경 기능이 흥분되어 심장박동수가 빨라지고 체중감소, 불면, 가려움증, 설사 등 전신에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는 경우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보고 검사를 받아 보아야 한다.가족력 있다면 정기 검사 받아야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그레이브스병, 중독성 결절 갑상선종, 중독성 다발결절성 갑상선종 등이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의 90% 이상은 그레이브스병이 원인이다. 그레이브스병은 자기 조직 일부를 항원으로 인식한 항체로 부터 자가면역반응이 일어나 발생한다. 갑상선을 자극하는 항체가 혈액 내 높은 농도로 존재해 지속적으로 갑상선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갑상선 호르몬이 다량으로 분비된다. 그레이브스병은 안구가 돌출되는 안병증이 특징이며, 전체 환자 중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약 5%정도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호르몬이 증가하고 갑상선 자극을 일으키는 항체가 높을 경우 그레이브스병에 의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진단한다.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등을 시행하게 되지만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갑상선이 너무 커져버린 경우, 안구 돌출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가족력이 있다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가족력이 없더라도 갑상선기능항진증처럼 자가면역성 질환의 경우 신체 및 정신적 스트레스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평소 스트레스 및 건강관리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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