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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리가본 울진·영덕 토실토실 대게축제

    미리가본 울진·영덕 토실토실 대게축제

    “소는 한 마리를 다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대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담백한 맛도 일품이지만, 멀리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향기가 짙고 오래 간다는 뜻. 대게는 또한 칼슘과 인, 철분 등 필수아미노산이 가득찬 영양의 보고(寶庫)다. 특히 무기질이 많이 함유돼 있어 노화방지와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다. 요즘 제철을 만난 대게가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7∼9일까지는 울진에서,13∼16일까지는 영덕에서 각각 대게축제가 열린다. 축제도 즐기고 대게의 맛과 향기에도 취해보면 어떨까. 글 사진 울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대게 요리’ 이렇게 해보세요 # 고르는 법 (1) 배를 눌러보아 단단해야 한다. 말랑말랑한 놈은 ‘물게’일 가능성이 많다. (2) 배부분이 검은 것은 피한다. (3) 다리가 몸에 비해 가늘고 길어야 한다. (4) 다리, 특히 집게다리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5) 다리가 불그스레 해야 한다. 허연 빛깔은 피한다. (6) 게뚜껑에 검은 게딱지가 붙어 있으면 금상첨화. 게딱지는 공생관계에 있는 일종의 기생충으로 대게에 영양분을 공급해준다. (7) 삶은 대게의 경우 같은 크기라면 무거운 것을 고른다. # 찌는법 대게를 제대로 찐다는 것은 대게를 맛있게 먹는다는 말과도 같다. 그만큼 찌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대게아줌마’ 서현숙(48)씨가 강력추천하는 ‘제대로 찌는 법’이다. (1) 살아있는 대게를 미지근한 민물에 5분가량 담가둔다. (2) 대게가 혹시 살아 움직이지 않는가 반드시 확인한다. 산 채로 찌게 되면 몸을 비틀어 게장이 쏟아지게 된다. 또 다리를 스스로 잘라버려 맛이 떨어진다. (3) 배가 위쪽으로 향하도록 차곡차곡 쌓고, 센 불에 20분가량 찐다. (4) 불을 끄고 남아 있는 수증기로 5분정도 뜸을 들인다. (5) 찔 때 정종이나 맥주를 물속에 조금 넣으면 비린내가 제거된다. ※주의할 점은 첫째, 모든 과정에서 대게의 배는 항상 위쪽으로 향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반드시 김, 즉 수증기로만 쪄야 한다. 대게에 물이 닿으면 안된다. 셋째, 찌는 중간에 문을 열어서도 안된다. 게장이 다리쪽으로 흘러 맛도 떨어지고 보기도 흉해진다. # 먹는법 대게는 살과 게장은 물론 껍질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예전엔 껍질을 버리기도 했지만 요즘엔 가루로 만들어 조미료 대신 쓰기도 한다. 특히 게껍질엔 키토산이 많아 제약회사에서 일괄 수거해 가기도 한다. 이제 먹는 방법을 알아보자. 마지막으로 게장이 든 몸통. 따끈따끈한 밥에 게장을 긁어 넣고 참기름, 김, 파 등과 함께 볶아먹는다. 게껍질에 밥만 넣어 비벼 먹는 맛도 일품. # 대게를 찾아서 대게를 찾아 경상북도 울진으로 가는 36번 국도변. 개나리들이 길가를 샛노랗게 물들이며 군무를 펼치고 있다. 주변 산자락은 진달래의 연분홍빛 살결로 타들어 가는 듯하다. 마치 외지인의 방문을 먼저 알고 환영이라도 나온 듯하다. 어디 그뿐인가. 여인의 입술처럼 붉디붉은 홍매화는 관능적인 자태를 뽐내며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그야말로 만화방창(萬化方暢),‘아니 노지는 못할’계절이다. 울진군 죽변항에서 대게찜 잘하기로 소문난 ‘7호횟집’을 찾았다.‘대게 아줌마’로 알려진 주인 서현숙(48)씨는 대게찜 경력만 10년인 베테랑. 서글서글한 눈매와 살가운 경상도 사투리가 인상적이다.“대게는 무조건 크다고 맛있는 것이 아니지예. 작아도 살이 꽉찬 놈이 맛있는 기라예.”작년 11월부터 잡기 시작한 대게는 다리마다 살들이 가득찬 요즘이 딱 제철이란다.5월31일이 지나면 금어기. 그때부터는 북한과 러시아 등에서 들여오는 수입게들이 판을 친다. 국내산에 비해 다리에 물이 많아 다소 맛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 맛으로 치면 대게의 동생뻘되는 ‘너도대게’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횟집 안쪽은 대게를 찾아 전국에서 온 식도락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술한잔에 얼굴이 불콰해진 할아버지부터 초롱초롱한 눈으로 신기한 듯 대게를 바라보는 어린 아이까지. 남녀노소가 따로없이 얼굴엔 하나같이 웃음 일색이다. 대게의 집게발을 특히 좋아한다는 강부옥(42·경주)씨는 “부드럽고 단맛이 정말 일품이라예.”라며 한입에 집게다리살을 털어 넣는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자니 입에 침이 괼 지경이다. 강씨는 또 “내일 아침엔 수협 공판장에서 당일 잡아온 싱싱한 대게를 사다가 대게탕을 끓여먹을기라예.”라며 줄곧 싱글벙글이다. 어느새 식탁 위엔 다리 껍데기만 수북하게 쌓였다. 마치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몸통과 다리가 완벽하게 ‘분리’됐다. 대게가 언제 있었냐 싶은 광경이다. 이제 남은 것은 게 등껍질. 어떻게 먹나 궁금했다. 강씨는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따뜻한 밥을 게장에다 넣어 몇번 썩썩 비비더니 김치 한쪽을 얹어 한입 가득 넣는다.‘밥도둑’이 따로 없다. 횟집에서 게장에 갖은 양념을 넣고 밥과 함께 볶아주기도 하지만, 아무 양념없이 그냥 비벼먹는 것이 훨씬 맛있단다. 대게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대게 아줌마’서씨가 나섰다.“게장에는 노란색의 항장과 진녹색의 먹장 두가지 종류가 있지예. 색이 다소 검다고 해서 못 먹는 게 아니라예.”게장이 검푸른 색을 띤다고 해서 상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시나브로 해는 지고 사위가 어둑해질 쯤 횟집을 나섰다.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것이 세상 사는 맛일까. # 대게는? 몸통에서 뻗어나간 다리의 모양이 대다무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문으로는 죽해(竹蟹). 예전에는 다리가 여섯마디라서 ‘육촌(六寸)’, 혹은 대나무를 닮아 ‘죽촌(竹寸)’이라 부르기도 했다. 우리가 먹는 대게는 모두 수컷이다. 몸체가 작고 찐빵 같다고 해서 ‘빵게’라고도 불리는 암컷은 포획이 금지되어 있다. 박달대게는 대게 중에서도 몸집이 크고 속살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값은 한 마리에 15만∼20만원을 호가한다. 수협공판장에서도 하루에 한 마리 보기가 쉽지 않은 귀한 몸이다. 대게는 우리나라 동해안 전역에 서식하고 있지만, 특히 울진군과 영덕군 사이 앞바다에서 잡힌 놈을 최고로 쳐준다. 다리마다 가득찬 속살들이 야물고 쫄깃해 이미 고려시대부터 명성이 자자했던 지역 특산품. 이 지역에서 생산된 대게의 맛이 유난히 좋은 이유는 뭘까. 해답은 ‘왕돌초’ 등 이 지역의 탁월한 서식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 왕돌초는 후포항에서 20여㎞ 떨어진 수중암초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왕돌짬’이라고도 불린다. 왕돌초의 샛짬, 중간짬, 맛짬 등 세개의 봉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해저산맥을 이루고 있다. 크기는 남북으로 6∼10㎞, 동서로 6㎞에 달한다. 바다의 숲인 셈이다. 수심은 200∼400m정도. 한류와 난류가 쉼없이 교차면서 생명력 넘치는 해양생태계를 만들어 놓았다. 해저는 펄이 전혀없이 깨끗한 모래로만 이루어져 있다. 연중기온도 섭씨 2∼3도정도로 안정적이어서 대게가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 울진과 영덕, 원조는? 파는 곳만 다를 뿐,‘임금님께 진상되었던’ 똑같은 대게다. 교통이 지금처럼 원활하지 못했던 시절에 이 지역에서 잡힌 대게들이 모두 영덕으로 집하(集荷)되어 반출되었기 때문에 ‘영덕대게’라고 고유명사화된 것. 요즘엔 영덕지역 상인들이 울진군 죽변항에서 대게를 사오기도 한다. 영덕을 찾는 식도락가들이 워낙 많아 생산량이 수요를 채우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덕에 비해 이름이 덜 팔린 울진지역은 상대적으로 대게가격이 다소 싼 편.
  • ‘환자맞춤형 장기’ 배양 첫성공

    척추 기형으로 방광이 굳어 소변이 새던 케이틀린 맥나마라(16)는 5년 전 자신의 세포로 만든 방광 조직을 이식받았다. 지금 기저귀에서 완전 해방된 그는 “그동안 실수도 없었고 사람들이 무슨 일 있냐며 묻지도 않는다.”며 수술 성공을 기뻐했다. 이처럼 환자 자신의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해 다시 손상된 장기에 이식하면 거부반응이 없을 뿐 아니라 더이상 장기 기증자를 찾지 않아도 된다.그동안 뼈나 연골, 피부 같은 단순한 조직은 인공 배양이 이뤄졌지만 방광처럼 복잡한 장기 조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인공장기 연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맥나마라의 사례는 앞으로 심장이나 신장, 간, 혈관, 췌장, 신경 등 다른 장기를 재생하는 데도 적용될지 주목된다고 BBC가 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의 앤서니 애털러 박사팀은 선천성 이분(二分)척추로 방광이 손상된 4∼19세 환자 7명을 임상시험한 결과, 방광 기능이 일부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여전히 소변을 튜브로 빼야 하지만 방광의 탄력성이 3배 증가하면서 소변이 새는 일은 사라졌다. 연구팀은 손상된 방광 조직을 절반가량 절제하고 나머지 정상 조직에서 전구(前驅)세포를 채취해 방광 모양의 틀(콜라겐 성분으로 분해돼 없어짐)에 심어 7∼8주간 배양했다. 수만개에 불과한 세포가 15억개로 증식하면서 방광 형태로 자라났고 이를 환자의 남은 방광에 봉합해 계속 키웠다. 지금까지 방광 환자들은 장기 기증자가 없을 경우 자신의 위나 장에서 조직을 떼내 이식받기도 했다. 하지만 흡수 기능을 하는 위 조직과 거르는 기능을 하는 방광 조직이 달라 부작용을 낳았다.USA투데이에 따르면 방광암을 비롯한 방광 환자는 미국에서만 3500만명에 이른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씨줄날줄] 육아법의 허실/임태순 논설위원

    한국의 아이들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바쁘다. 영어회화 테이프를 청취하고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다. 뇌는 임신 4개월부터 출산때까지 급속도로 분화한다고 한다. 영어 태교 프로그램은 이 시기 백지상태의 뇌를 가진 태아에게 영어를 들려주면 이중(二重)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정서적 기반이 마련된다는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모차르트가 태교에 이용되는 것은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뇌의 작용이 촉진돼 머리가 좋아진다는 이른바 ‘모차르트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 교육전문가들은 아직까지 태교 프로그램이 증명된 것이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모차르트 효과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는 정서적 효과 외에 지능이 향상됐다는 뒷받침은 없다고 한다. 자식을 잘 기르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들의 바람이자 종족보전을 해야 하는 생물들의 본능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태아교육 등을 포함한 육아교육의 비법이 전수돼 왔다. 우리 선조들은 임신하면 나쁜 것이나 소리를 보지도 듣지도 말라 했으며 음식도 예쁜 것을 먹으라고 했다. 또 한때는 어린이를 자율적이고 개성적으로 가르치라는 몬테소리교육이 유아교육의 바이블처럼 전해져 오기도 했다. 그러나 육아법에는 종종 모순되는 경우도 있다. 미국 학자 앤 헐버트는 ‘미국의 자녀 양육:전문가와 부모, 그리고 자녀 양육 조언의 1세기 역사’라는 책에서 자녀 양육 전문가들이 서로 상반되는 이론을 펼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예를 들면 독립심을 키우기 위해 어린 자녀를 혼자 재워야 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스킨십을 위해 부모 침대로 데려와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미국정부와 소아과학회가 해마다 6000여명의 아기가 영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SIDS)으로 사망하자 자녀를 똑바로 재울 것을 계몽하고 나섰다. 아이를 엎드려 재우면 심폐 기능이 강화되고 머리 모양이 예뻐진다는 종전의 육아이론을 뒤집는 것이다. 사실 유아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체를 유지, 보전하는 일일 것이다. 두뇌를 발달시키고 언어를 조기에 습득시키려는 것은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다. 과도한 기대와 비법보다는 애정과 사랑으로 자녀를 돌보는 것이 육아법의 왕도일 것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핵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탑승기

    핵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탑승기

    굿모닝∼, 링컨씨! 당신의 위용은 듣던 대로 대단하더군요. 망망대해에서 그 무거운 수십대의 비행기를 안고 유유히 떠 있는 사진 속 당신의 모습은 결코 가상이 아니었습니다. 실물 크기로 맞닥뜨린 당신의 하드웨어는 원초적 상상력의 최대확장치라 할 만했습니다. 그러니 당신을 만나러 가는 내 머릿속에 ‘갑판 위에서 공놀이를 하다가 공이 바다에 빠지는 경우도 있을까.’라는 식의 의문이 생겼다고 해서 유치하다고 나무라진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연례 RSOI(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 훈련차 한반도 인근에 와있는 당신의 초대에 응해 31일 오전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C-2 수송기에 탑승할 때 창가쪽 자리를 차지한 것은 상공에서 당신의 전신(全身)을 감상하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기대는 무산됐습니다. 항공모함 뒤쪽에서 순식간에 착륙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몸무게 9만7000t에 높이만 206피트 비행 1시간20분만에 부산으로부터 남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공해상에 도달했을 때 기체가 활주로에 거칠게 닿는 느낌이 들면서 양은냄비가 떨그렁하는 소리가 나기에 착륙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창 밖을 보니 기체는 어느새 재부상하고 있었습니다.1차 착륙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리고 5분 정도 손님을 긴장에 떨게 한 뒤에야 기체는 다시 떨그렁 소리와 함께 활주로에 내렸습니다. 알고 보니 비일비재한 일이라고 하더군요. 착륙 순간 항공기 꽁무니에서 쇠갈고리 같은 것이 내려와 활주로 바닥에 2m 간격으로 놓여 있는 3개의 강철 로프 중 하나에 걸려야 비행기가 멈추는 원리 때문이죠. 활주로가 워낙 짧기에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데, 항모가 파도에 조금만 뒤뚱거려도 ‘고리 걸기’에 실패한다는 것입니다. 가로 76.8m, 세로 332.85m 넓이인 당신의 복부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바다 비린내 대신 매큼한 휘발유 냄새가 콧속으로 밀려들어왔습니다. 동시에 기체에서 발산되는 바람이 바닷바람과 섞여 폭풍처럼 얼굴을 때렸고, 살인적인 기계음이 고막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니 무슨 낭만을 누릴 여유는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 ●식사준비 하루에 1만 5000~2만인분 마련 하지만 링컨씨! 신체보호용 귀마개와 고글을 착용하고 관람한 전투기의 이·착륙 훈련장면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불과 100여m의 활주만에 가뿐히 이륙하거나 200여m의 착륙용 활주로에 내려 단번에 정지하는 기술은 실로 경이에 가깝더군요. 이륙 전용의 앞부분 활주로에서 전투기는 먼저 우레와 같은 소음으로 혼을 빼놓습니다. 이어 꽁무니에서 빨간 화염을 내뿜고는 짧은 활주로를 달려 순식간에 허공 속으로 사라집니다. 일렬로 늘어선 전투기들이 30초에 1대씩 릴레이 이륙을 할 수 있을 만큼 기동성은 놀라웠습니다. 전투기가 바다에 빠지지 않고 바로 이륙할 수 있는 것은 뒤에서 새총처럼 기체를 튕겨 밀어주는 장치(사출기)가 있어 가능하답니다. 덕분에 기내에서는 이륙 순간 몸이 앞뒤로 격하게 쏠리는 아찔한 느낌을 받습니다. ●100m 활주로서 이륙… 착륙은 200m 활주로서 항모 후방으로부터 측면 활주로로 시도되는 착륙 장면은 더 인상적입니다. 역시 멀리서 천둥 같은 소리가 먼저 고막을 흔들어놓은 뒤 이윽고 비행기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그 고속의 전투기가 착륙과 동시에 로프에 멈춰서는 장면은, 줄에 감겨 울부짖는 맹수를 연상시킵니다. 지상요원들이 달려들어 로프를 벗기면 조종사는 곧바로 기체를 옆으로 틀어 이동시킵니다. 그리고 약 2분 간격으로 다음 비행기가 연달아 내립니다. 좁은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비행기가 오르내리고 이동하는 것을 보면서 마치 승용차 주차장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키 위해 전투기 꽁무니 부분을 바다쪽으로 아슬아슬하게 내밀고 ‘개구리 주차’해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작은 공간을 헤집는 전투기의 정교한 조종 솜씨와 이륙 직전에야 으르렁대는 기체에서 손을 떼고 서둘러 흩어지는 지상요원들의 몸놀림은 비행기술의 결정판이라 할 만합니다. 첨단 핵추진 항모로서 1989년 취역한 이후 처음 한반도에 모습을 나타낸 당신의 몸값은 4조 5000억원이나 된다면서요.85대의 비행기와 5600여명(여자 10%)의 해·공군 요원들을 모두 실은 당신의 몸무게가 9만 7000t이나 된다는데, 배 아래쪽 50피트만 바닷물에 담그고 둥둥 떠 있는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주위에 이지스함급 순양함 1척 및 구축함 2척, 보급함 2척, 핵잠수함 2척 등을 ‘경호실장’으로 대동한다니 무시무시합니다. 게다가 그 거구에 시간당 34.5마일의 속력까지 낸다면서요. 데이비드 로스만 함장(대령)은 미 항모로는 세번째 최신식인 당신을 가리켜 “하나의 도시나 다름없다.”고 하더군요. 멀리서 보면 투구 모양으로 생긴 건물(함교) 안에는 식당, 세탁시설, 체육시설 등 없는 게 없었습니다.3개의 수술실과 8명의 의사를 갖춘 병원도 있더군요. 식사도 하루 5차례나 제공되고요. 하루에만 40만갤런의 물을 소비하는데, 바닷물을 퍼올려 담수화하는 장치가 이용된다면서요. 그런데 아무리 ‘떠다니는 도시’라 해도 배는 배인가 봅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바닥이 미세하게 기우뚱거리더군요. 7층 높이의 함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좁고 가파른 철제다리를 몇번 오르내리면 금세 숨이 찼습니다. 반면 비행기 운반용 엘리베이터는 4개나 된다면서요. 꼭대기층 조종실의 첨단 전자장비 앞에서는 10여명의 요원들이 전방과 좌우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이지스급 순양함 1척·구축함 2척 등이 경호 링컨씨! 31일 닷새간의 훈련을 완료하고 거주지인 시애틀의 애버렛기지로 돌아가는 당신을 환송하면서 나는 당신이 ‘에이브러햄 링컨’이란 이름값을 하기를 바란다는 고별사를 건넵니다. 링컨이 누구입니까. 분단의 위기에 처한 미국을 구한 대통령 아닙니까. 그러므로 나는 당신이 다른 나라를 상대로도 분열보다는 화합을, 응징보다는 포용을 구사하는 도덕적인 거인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50년뒤 임무를 완수하고 퇴역할 때는 전 세계 시민들로부터 진심어린 박수를 받기를 염원합니다. 굿바이∼, 미스터 링컨.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강에 해적선이 뜬다

    ‘한강으로 해적선 타러 가세요.’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다음달 1일부터 ‘해적선’으로 꾸민 테마 유람선을 운항한다고 29일 밝혔다. 외부에는 칼과 해골이 그려진 5m 높이의 돛대가 설치돼 있고, 난간에는 형형색색의 방패들이 부착돼 마치 실제 해적선과 같은 오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부는 노예들의 배젓는 모습과 노획한 수많은 보물 등이 그려진 벽화와 해골모양의 선장, 대포조형물과 칼 등의 소품을 갖춰 기념촬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해적선에서는 신나는 파티도 펼쳐진다. 낮에는 ‘해적들과 함께 떠나는 신나는 모험’을 테마로 춤과 마술, 레크리에이션, 외발자전거 묘기 등이 진행된다. 밤에는 에콰도르 3인조 밴드의 콜롬비아 전통 공연이 펼쳐져 음악과 함께 한강야경을 즐길 수 있다. 해적선은 매일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 오후 3시30분, 오후 9시 30분에 여의도 선착장∼동작대교∼성산대교를 순환한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라의 뜨거운 연기 현장

    전라의 뜨거운 연기 현장

    映畵街(영화가)이얘기저얘기-레디•고 金洙容(김수용)감독 「레디•고!」 촬영 현장에서 감독이 지르는 이 외마디 소리는「필름」에 배우의 연기를 수록하는 최초의 신호. 촬영기사도 조명기사도 그리고 조감독과 모든「스태프」들이 잠시 호흡을 멈추고「카메라」앞에서 연기하는 배우를 지켜보는 이 엄숙할이만큼 긴장한 순간과 순간들….「필름」의 회전소리가 감독의 심장 깊숙이 울려오는 이 시간이란 참으로 울고 싶도록 안타깝고 가슴 가득히 기도같은 갈망이 밀려오는 순간들이다. 그리고 천하의「코메디언」이 제아무리 우스꽝스럽게 굴어도, 비극배우가 제아무리 눈물을 짜도 감독의 얼굴에 그어진 무표정과「스태프」들의 긴장한 숨소리는 헝클어지지 않는 시간들이기도하다. 주연 배우가 全裸(전라)로 촬영 했다는 데 옷을 벗었느니 안벗었느니 또는 감독이 시키는대로 했다는둥, 제작자의 강요에 못이겨 그랬느니 외설시비에 소환받았던 감독과 여배우의 후일담이 심심치 않게 떠돌고 있는 요즈음, 나는 어느 신문에 실린 담당검사의 글에서『이번에 문제가 된 영화중의 하나인 XXXX의 경우 남녀 주연이 전라로 촬영했음이 밝혀졌다』 는 귀절을 읽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일찌기 배우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카메라」앞에 선 것을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 더욱이 정사「신」을 찍기위해 남녀배우가 알몸이 됐었다면 그것은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제아무리 이론을 펴도 그렇게 수치스러운 모양을 하고 여러 사람 앞에서 연기를 했다면 그것은 마땅히 음화취급을 받아야 하지않을까? 그러나 설마 그럴수가 있었을까? 물론 감독들은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부득이「베드•신」도 찍어야 하고「키스」도 실감있게 연출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작된 기술이지 실지의 행위는 결코 아니다. 관객에게 실감을 주려는 나머지 배우들에게 실기를 시키는 감독도 없을뿐더러 감독이 시켰다고 선뜻 응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부부배우가「카메라」앞에서「키스」를 할때도 그들은 결코 실기를 하지않는다. 그러고 보면 연기란 어디까지나 흉내에 지나지 않는 것. 가령 전투영화에서 적을 사살하는 장면은 촬영할 때 우리는 한사람도 희생자를 내지않고도 얼마든지 치열한 전투장면을 묘사한다. 이것이 바로 감독의 연출능력이라고 한다면 어느 의미에서 관객의 눈을 잘 속이는 사람이 명감독인 지도 모른다. 情事(정사)신은 배우의 고생문 얼굴은 닿아도 몸비틀려 나의 체험을 토대로 정사「신」의 촬영 현장과 그 작업과정을 우선 소개해보자. 머리는 하나 몸은 둘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남녀의 정사「신」을 연출할 때 배우들의 위치를 두고 말한 것이다. 즉 얼굴과 얼굴은 서로 맞닿은 것 같이 보여 놓고 두사람의 몸은 따로 따로 분리돼 있다. 오히려 두사람의 몸이 서로 닿을까봐 그들은 신경을 곤두세운다. 이런때 까다로운 아가씨 배우들의 신경질은 가히 볼만하다. 끝내는 몸이 비비 꼬이고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고 만다. 옷을 입은 하체가 서로 떨어져서 상체만으로 「러브•신」을 연기하는 곡예는 우스꽝스럽기만 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곡예와 같은 연기를 척척해내는 배우가 적지 않다. 우리들은 아무리 노골적인 정사「신」을 모아도 촬영할 때의 현장이 떠오르기 때문에 아무런 흥미도 느낄 수가 없으며 오히려 연민의 정으로 그러한 장면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남우중에도 신성일 최무룡 신영균 남궁원 박노식 김진규 제씨의 「러브•신」은 볼품이 좋아 무도회에서 「파트너」를 맵시있게 「리드」하듯 촬영현장에서도 부담없이 쉽게 해치우지만 신인인 경우 감독의 고심은 보통이 아니다. 하기야 여러 사람이 바라보는 앞에서 애무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는 배짱이란 쉬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상대역 선배 여배우게게 미안스럽고 황송하기만 해서 우선 접근하질 못한다. 이런때 신인의 떨리는 손을 꼭잡아주고 서서히 연기할 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여배우에 D양이 있다. 그녀는 자칫 쑥스러워지기 쉬운 장면을 부드럽게 수습하는 지혜가 있다. 배우가 옷을 벗는다는 것은 정사장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샤워」나 목욕「신」을 찍을 때도 여배우들은 모두 중무장을 하고「카메라」「플레임」속에서만 벗은 것 처럼 행세하지만 남배우들이 상의쯤 벗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옷입고 목욕하는 법 없다.” 故 金勝鎬(고 김승호)씨는 정말벗어 우리의 명우 김승호선생은 연기의 실감을 내기 위해 목욕「신」을 찍을 때 번번이 전라가 되시곤 했다. 도시 옷을 입고 목욕탕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느냐고 호통을 치시던 얼굴이 선하다. 하기야 남자들 끼리고 보면 정사「신」도 아닌 그러한 장면에 굳이 옷을 입힐 사람은 없다. 대중탕에 들어간 기분으로 작업을 진행시킬 뿐이다. 최근 오락 일변도의 미국 영화의 체면을 세운『스위머』란 문제작에선 남자 주연 「버트•랭카스터」가 엷은「팬티」하나만 입고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다. 영화의 내용은 상류사회의 가정용「풀」을 통해서 현대의 미국 물질문명을 통렬히 비판한 것이지만 이 영화가 크게「히트」한 원인의 하나는 「버트•랭카스터」가 시종 전라에 가까운 육체미를 보여준데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육체의 아름다움이란 여성만이 가진 특권은 아닌 것 같다. 「로댕」의 조각들 처럼 싱싱하고 늠름한 남자들의 체구는 보는사람에게 형용할 수 없는 환희를 안겨다 준다. 그러면서도 그것들이 도시 음탕해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어느 날 편집실에서「필름」을 정리하다가 D양의 찍혀서는 안될 여자의 가슴을 발견하고 당황하여 잘라버린 일이 있다. 「스웨덴」영화가 대담하다고 하지만 남녀 배우는 모두 살색으로 된 엷은 옷을 분명히 입고 있으면서도 나체처럼 행세하지만 우리들의 환경은 그렇지가 못하다. 여자의 가슴에서 「브래저」의 선이 한계를 이루며 「카메라」는 항상 그 윗부분을 포착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어짜하여 여자의 젖가슴이 찍혔을까? 촬영할때 그렇게 시간을 들여 싸매고 가리고 법석을 떨었는데도 실수는 있는 법. 움직이는 피사체에서 숨어야 할 것이 제멋대로 노출되는 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 선데이서울 69년 8/3 제2권 31호 통권 제45호 ]
  • [씨줄날줄] 얼굴경영/육철수 논설위원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이성(異性)의 호감도를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0.013초라고 한다. 사람이 잘생겼나 못생겼나를 판단하는 시간은 0.2초면 충분하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 상대에게 자신을 인식시키는 게 눈을 맞추는 찰나에 결판난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첫인상이 중요한 이유를 굳이 들먹일 필요도 없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은 오랜 인물평가 기준이다. 그 가운데 ‘신’은 관상, 곧 생김새를 포함해서 얼굴에 나타난 기운이나 호감도로 인물을 평가하는 것이라 하겠다. 얼굴의 핵심 포인트는 눈이다. 눈빛에서는 정기와 총기가 나온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얼굴색·이마·코·눈썹·귀·입 등 얼굴에 붙어있는 기관들의 모양과 조화도 물론 중요하다. 어쨌거나 잘생기고 관상좋은 것은 복이다. 요즘 미국에서는 CEO들 사이에 성형수술 바람이 한창이라고 한다. 얼굴도 경영의 일부라는 의미에서다. 하기야 잘생긴 사람을 보면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하고, 사업도 당연히 잘 풀린다고 하니 이들의 극성을 꼭 부정적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다.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앤서니 그리핀이라는 유명 성형외과 의사는 한 술 더 떠서 내로라하는 CEO들에게 성형수술을 권장했다고 한다. 세계 최고 갑부인 빌 게이츠에게는 라식과 눈꺼풀 수술을 권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은 나이 탓에 손댈 부분이 좀 많다고 한다. 그에게는 이마 보톡스 주사, 눈가 주름 제거, 콧날 손질, 이마 박피, 목살 제거 등의 종합처방이 내려졌다.‘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도 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그리핀은 “젊고 이미지가 좋아야 사업상 더 좋을 것”이라고 토까지 달아 놓았으니 권고대상 CEO들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워낙 돈 많은 사람들이라 수술비가 없어 여태 그렇게 살아오지는 않았을 테고…. 최근 국내에서도 CEO들이 성형전문의·이미지컨설턴트·관상가 등에게 원포인트(One-Point) 이미지 레슨을 받는다고 해서 화제였다.CEO의 이마 주름은 기업의 주름이요, 불룩한 배와 이중턱은 권위의 상징이라는 판국에, 해당자들은 가만히 있기도 뭐할 것이다. 이미지가 브랜드인 시대라고 한다. 회사를 위해 분투하고, 그도 모자라 자신의 얼굴까지 철저하게 경영해야 하는 CEO들은 이래저래 고달플 것 같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봄철건강 구청서 챙겨요

    봄철건강 구청서 챙겨요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는 봄. 몸과 마음이 나른해지기 쉬운 봄을 맞아 ‘건강 챙기기’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인기 코미디언 김형곤씨의 돌연사는 다시금 ‘건강’과 ‘웰빙’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가까운 구청에는 수준 높은 웰빙 프로그램들이 많다. 구청에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무시한다면 이는 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요즘 구청의 시설이나 프로그램은 고급 헬스클럽이나 백화점 문화센터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비용은 절반 정도면 충분하다. 골프와 테니스, 수영 등 고급 스포츠를 비롯해 웰빙 붐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요가나 단전호흡 등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각 구청 보건소에서는 구민들에게 무료로 건강검진과 체력측정을 해준다. 전문가들은 날씨가 좋다고 갑자기 무리하게 운동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다칠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체력을 고려해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번 주에는 집 주변에 있는 가까운 구청을 방문해 건강을 챙기고, 봄철의 나른함을 운동으로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종합병원 못잖은 區보건소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의사뿐 아니라 영양상담사, 심리상담사, 운동처방사 등 전문가들이 주민들의 건강을 진단해 준다. 분야는 ▲영양·비만 관리 ▲운동·신체 활동 ▲절주·금연 ▲스트레스 상담 등 다양하다. 특히 강북구·성북구 보건소는 보건복지부의 ‘주민건강증진센터 시범사업’을 하고 있어 이같은 진단을 종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기본적인 건강 진단 이외에도 특색있는 사업을 벌이는 보건소들도 있다. 중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충민) 보건소는 홈페이지에 건강상담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다. 내과(샘내과)·비뇨기과(이윤수 비뇨기과)·소아과(김순화 소아과)·이비인후과(임이비인후과)·피부과(아름다운나라피부과)·산부인과(조아산부인과) 등 중구의사회 소속 전문의들이 직접 상담을 해준다. 비공개 상담도 할 수 있고, 비용은 무료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 보건소는 일반 병원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각종 암 질환 검사를 해주고 있다. 남자는 간암, 소화기암, 전립선암 등을 2만 3000원에, 여자는 간암, 유방암, 난소암 등 6종류의 검사를 3만 4000원에 받을 수 있다. 또 특수 검사로 갑상선 기능 검사,C형 간염 항체 검사, 풍진 면역 검사도 하고 있으며, 다른 구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대상별로 실시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있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성북구(구청장 서찬교),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등은 예비 부부나 자녀 출산 계획이 있는 부부를 대상으로 간염, 빈혈, 혈당, 간기능, 고지혈증, 당뇨, 단백뇨, 혈뇨, 성병, 에이즈, 흉부X-선 검사 등을 무료로 해준다. 또 서초구(구청장 조남호) 보건소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결식 아동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 검진을 해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몸상태 종합측정 ‘웰빙’ 처방까지 “앗, 날씬한 내가 비만이라니….” 지난 21일 서울 강북구보건소 삼각산 분소를 찾은 김현수(32)씨는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평소 말랐다는 얘기를 듣지만, 보건소에서는 운동부족과 잘못된 식습관으로 오히려 비만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건강은 평소에 지켜야 하는 만큼 뒤늦게라도 이같은 사실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종합건강상담을 거쳐 운동·신체활동 상담, 영양·비만관리 상담을 받았다. 우선 신장·체중·근육량·체지방량·체지방률을 측정한 뒤 실내 체육관에서 본격적인 체력 측정에 들어갔다. 각종 기기로 손에 힘주기(악력), 제자리 높이뛰기, 윗몸 일으키기, 눈감고 외발 서기 등을 하면서 민첩성, 평형성, 지구력, 폐활량, 유연성 등을 측정받았다. 젊은 탓인지 체력 측정은 대부분 정상으로 나왔지만 체지방률이 문제였다. 체중과 신장으로만 따진 ‘겉보기 비만 지수(체중/신장X신장)’는 21㎏/㎡로 평균(18.5∼25㎏/㎡) 수준이지만 지방·근육·수분 등을 고려한 체지방률은 33%로 평균치(18∼28%)를 웃돌았다. 보건소 홍지영 운동처방사는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만 비만이 아니다.”면서 김씨가 비만으로 판정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영양을 저장하는 체지방이 근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저근육형 비만’입니다. 비만은 지방 성분이 혈관벽에 붙어 동맥경화,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어 고혈압, 지방성분이 혈관내에 떠도는 고지혈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예방을 해야 합니다.” 김씨는 홍씨로부터 비만에 적절한 운동법을 처방받았다. “지방을 줄이려면 빠르게 걷기 등을 통해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만드세요.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 장소랍니다. 윗몸일으키기, 배를 깔고 다리를 뒤로 올리기 등도 근육을 키우는 데 좋은 운동이지요.” 홍씨는 비만이 평소 식습관과도 무관치 않다면서 김씨를 영양상담실로 안내했다. 이성은 영양상담사는 김씨에게 하루에 3끼를 꼬박 먹는지,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는지, 여유있게 천천히 식사는 하는지, 곡류 음식을 매끼 먹는지, 과일을 먹는지, 싱겁게 먹는지, 과음을 하는 지 등 20여개 항목을 점검했다. 그 결과 김씨의 식습관 점수는 70점으로 나왔다. 이는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주의는 해야 하는 수준이다. 이씨는 김씨에게 가장 실천하기 쉬운 과제로 여유롭게 음식을 먹을 것을 권했다. 간식을 줄이고, 나트륨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피하는 것도 ‘숙제’에 포함됐다. “허겁지겁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져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음식의 감촉, 모양, 냄새, 맛 등을 오감으로 음미하는 ‘먹기 명상’을 함께하는 것도 좋지요.” 이 영양사는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비만관리 프로그램도 소개해줬다.3개월 과정으로 일주일에 한번씩 보건소에 와서 먹기 명상, 웰빙 음식 나눠먹기, 등산, 스트레칭 운동 등을 하는 것이다. 김씨는 보건소에서 처방을 내려준 대로 생활한 뒤 2주일 뒤에 다시 보건소에 와서 건강을 진단받기로 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구청 골프교실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 골프는 서민들에게 여전히 낯선 운동이다. 운동을 즐기는 것은 고사하고 배우는 데도 적지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각 구청의 생활체육 프로그램들이 다양화되면서 저렴하게 골프를 배울 수 있는 ‘골프 교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수강료도 수영이나 테니스 등 다른 스포츠와 비슷한데다 시설도 사설 스포츠센터 못지 않다. 올 봄에는 가까운 구청의 생활체육교실을 찾아 멋진 ‘티샷’을 준비해 보자. ●“‘황제골프’ 부럽지 않아요” ‘딱, 나이스 샷!’ 1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 도심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6층 골프연습장에는 20여명의 주부들이 한가로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 탓에 널찍한 골프연습장은 빈 타석이 생길 정도로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푸른 잔디밭이 아닌 40m앞에 있는 과녘을 향해 티샷을 날리지만 스트레스와 건강을 위해 땀을 흘리는 이들은 “‘황제 골프’ 부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구력 30년의 캐나다 프로골퍼인 김대우(54)수석프로로부터 자세 교정을 받고 있는 주부 황영숙(43·성동구 금호동)씨는 골프광인 남편과 함께 운동을 하기 위해 지난 8일 골프채를 잡았다.“배운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스윙폼이 좋다.”는 김 코치의 말에 황씨는 “운동 신경이 둔해 못해서 그렇지 너무 재미있다.”며 활짝 웃었다. 주부 선혜숙(44·성동구 금호동)씨는 “그동안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골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큰 딸애가 대학에 진학해 조금 여유가 생겨 남편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선씨는 “아이들에게도 골프를 가르쳐 남편, 아이들과 한팀을 이뤄 필드에 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주부 최경숙(56·서초구 잠원동)씨는 “예전에 다니던 골프장에 비해 시설이 좋고 가격도 절반 정도로 저렴하다.”면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성취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김 수석프로는 “사용료와 강습료 등이 사설 스포츠센터에 비해 저렴해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배우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골프장 이용료가 비싸 상당수가 필드에 나가지 않고 이 곳에서만 운동삼아 골프를 즐긴다.”고 귀띔했다. ●시설과 수강료에 두번 놀란다 중구청에서 동국대에 위탁, 운영하는 충무아트홀 스포츠센터는 최고급 시설을 갖췄다.5∼6층에 실내(19타석), 실외(18타석)와 함께 7홀 규모(93평)의 퍼팅연습장을 갖췄다. 다른 곳과 달리 모래 5t으로 만든 펑커 연습장이 있다. 수강료는 1개월에 실내연습장 9만원, 실외연습장 12만원(80분 기준)으로 사설 스포츠센터에 비해 30∼50%가량 저렴하다.1개월에 10만원의 강습료만 내면 월∼금요일까지 매일 김 수석프로 등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세미프로 강사 4명으로부터 골프를 배울 수 있다.3개월이면 초보과정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강습료가 저렴한 탓에 중구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몰려 회원수가 무려 400여명에 이른다. ●각 구청의 골프교실 인기 송파구는 잠실본동 LA골프교실과 삼전동 그린골프연습장, 방이1동 골프아카데미 등 3곳에 골프교실을 운영한다. 매주 월·수·금 주 3회에 강습와 장비대여, 레슨 등을 모두 포함해 2개월 10만원이다. 양천구는 다음달 3일부터 2개월 과정(수강료 8만원)으로 신정 6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골프교실을 시작한다. 마포구 생활체육교실에서 모집하는 골프교실은 3개월 단위로 3차례 모집한다. 참가비는 레슨비를 포함해 3개월에 20만원이다. 이밖에 은평구와 도봉구, 영등포구 등에서도 골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요가 단전호흡 “무릎과 허리 등 자세가 좋아지고 관절염 등 많은 병이 낫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구 화곡본동 주민자치센터에선 요가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철썩…철썩…철썩…”고요한 바다의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울려퍼졌다. 요가 강사 천현진씨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누워 있는 수강생들에게 “머리 끝, 발 끝, 손 끝의 긴장을 풀고 온 몸이 바닥 속으로 들어간다고 느끼세요.”라고 속삭였다. 수강생들은 편히 숨을 쉬고 얼굴에 편한 미소를 지었다. 1년쯤 배운 명미란(47·주부)씨는 “무릎이 안 좋아 무릎을 굽힐 수 없었는데 요가를 한 뒤 다 나았다.”면서 “마음도 편안해져 요가 수련을 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에서 수요일쯤만 되면 피곤해 애를 먹었던 김은희(41·회사원)씨는 “더 이상 피곤하지 않고 감기도 안 걸리고 몸의 라인도 예뻐졌다.”고 자랑했다. 이계순(59·주부)씨는 “원래 밥을 많이 먹으면 소화가 안돼 자주 토했는데 자세가 바로 잡힌 뒤 소화가 잘 된다.”면서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도 요가를 하면 평온해진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강서구 화곡 6동 주민자치센터에선 국선도 단전호흡이 이뤄지고 있었다. 요가와는 달리 국선도 단전호흡 수업은 우리의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파란 색 도복을 입고 각자 급수에 맞는 띠를 허리에 두른 수련생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았다. 수업에 앞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경건하게 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레코드에서 굵은 목소리의 구령소리가 들렸다. “양손 깍지를 끼고 상체를 왼쪽 무릎으로 반대 방향으로∼” 수련생들은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을 했다. 본격적인 수련인 행공에 앞서 몸을 푸는 단계이다.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한 뒤 복부 밑에 있는 단전에 기를 모으고 온 몸에 기를 퍼뜨리는 행공 시간이 왔다. 모두들 누운 상태에서 하복부에 있는 단전으로 숨을 쉬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난 뒤 5분쯤마다 종이 울리자 수련생들은 각자 급수에 맞는 다양한 동작을 취했다. 한 수련생은 눈을 감고 천장을 바라봤고 다른 수련생은 상체를 숙이고 손가락을 발가락에 대었다. 또 급수가 높은 한 수련생은 물구나무서기를 했다. 평소 불면증으로 고생했던 신주자(65)씨는 “사업이 여러 차례 부도나 신경이 예민해져 수시로 새벽에 잠을 깨고 가슴이 막혀 호흡이 잘 안 됐는데 단전호흡을 배운 뒤 모두 없어졌다.”면서 밝은 표정을 지었다.70대의 한 할아버지는 단전호흡을 한 뒤 젊어졌다고 말했다. 강인배(72)씨는 “감기와 관절염, 요통 등 때문에 수시로 병원에 다녔는데 단전호흡을 배운 지 2년이 됐는데 예전에 비해 병원 가는 횟수가 3분의1로 줄었다.”면서 “온 몸에 활기를 느껴 다시 젊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어른한테 단전호흡을 추천하는 게 효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요가·단전호흡이란?요가란 동작과 호흡, 의식집중을 통해 근육을 부드럽게 하고 불균형한 자세를 좌우 균형이 맞게 잡아준다. 호흡을 통해 불수의근인 내장계와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요가를 하면 몸이 유연해지고 신경계가 안정돼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특히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가장 효과를 본다. 또 자세가 바로잡혀 소화가 잘 되고 호르몬 분비가 잘 돼 각종 질병 치료에 좋다. 단전호흡이란 행공을 통해 단전에 기를 모으고 기가 흐르는 경과 혈을 뚫어 온 몸의 말초신경까지 에너지를 보내는 것이다. 몸에 기를 충전하고 기가 맥을 통해 흐르면 저항력과 항병능력이 강화돼 질병을 예방하고 지병을 퇴치시켜 건강해진다. 또 충전된 기로 마음이 안정되고 감정이 순화돼 역시 잠을 푹 자고 활기도 찾는다. ■ 이색 프로그램 구청마다 ‘풍년’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광진문화원 경락마사지 교실. 장매화 선생님이 침대에 누운 주부의 골반을 두 손으로 누른다. 주부 20여명이 필기를 하며 장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힘을 약간 싣고 누르듯 돌려주세요. 허리쪽으로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꼬리뼈 중심을 어루만지는 느낌으로 옆구리까지 문지르세요.” 주부들은 손모양을 흉내내며 따라해 본다. “두드릴 때도 가볍게, 45도 각도로 비스듬하게 치세요. 세게 친다고 시원하지 않습니다.” 시범이 끝나자 실습에 들어갔다. 삼삼오오 무리를 이뤄서 번갈아 가며 배운 대로 따라한다.‘아프다.’고 장난치면서도 골반을 마사지하는 손길이 야무지다. 경락마사지 교실은 일주일에 한 차례씩 3개월 동안 진행된다. 수강료는 5만원. 그러나 대부분 재수강한다. 마사지가 손에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고 또 연습하기 위해서다. 송미화(46)씨는 경락마사지가 가족을 화목하게 한다고 말했다.“지친 남편과 아이들에게 마사지를 해주니까 너무 좋아해요. 피로가 확 풀린다고 하네요.” 허춘강(64)씨는 사위에게 마사지를 해줬더니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고 자랑이다.“몸이 얼마나 신비한지. 마사지와 더불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배우니까 재미나죠.” 꾸준히 얼굴 마사지를 했더니 표정도 밝아지고, 혈색도 좋아졌단다. 성신여대, 원광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는 장 선생님은 “복부·하체비만이나 어깨·두통·허리통증 등 주부의 고민거리를 해결할 마사지를 주로 강의한다.”고 설명했다. 근육이나 경혈을 풀어주는 방법이라 무리하게 마사지를 하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인단다. ●이색 프로그램 풍성 웰빙열풍에 부응하기 위해 구청들이 앞다퉈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광진구의 경락마사지와 귀반사이형요법, 발마사지 등이 대표적이다. 마포구는 스킨스쿠버 강좌를 마련한다. 물이 그리워지는 5∼7월 매주 토요일 낮 12시∼오후 5시에 진행된다. 교육기간은 한달이다.2호선 삼성역 인근 프리존 다이빙센터 5m풀에서 열리며 교재비 2만원과 입장료, 공기통 사용료를 내야 한다. 수영과 배드민턴, 수영과 골프 등 운동을 묶은 ‘1+1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구로구도 레슬링과 다이어트를, 인라인스케이트와 몸짱 만들기를 합쳤다. 송파구는 킥복싱을 활용한 다이어트 프로그램과 밴드를 이용한 스트레칭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본래 운동선수가 경기 전후에 근육 긴장을 풀려고 활용하던 밴드를 일상체조에 응용한 것이다. ●춤의 변신은 무죄 댄스 프로그램도 무척 다양하다. 강남구는 한국무용, 스포츠·재즈·차밍·라틴댄스를 운영한다. 동대문구는 넷째주 토요일에 부부댄스스포츠, 벨리댄스, 나이트방송댄스 등을 무료로 진행한다. 서대문구는 직장인을 위해 토요일 벨리댄스, 댄스스포츠교실을 운영한다. 또 탈춤을 생활체조에 접목한 덩더쿵 체조, 우리춤체조, 실버체조를 마련, 어르신의 건강을 돌보고 있다. 금천구는 유아발레, 어린이 재즈 등 어린이 프로그램을 진행, 인기를 얻고 있다.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마련한 색소폰교실도 이색적이다. 영등포구는 성인 남성요가 교실을 시작했다. 요가를 배우고 싶어도 여성들이 많아서 참여를 망설였던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성동구는 관상학교실을 매주 월요일 오후 6시부터 3시간씩 진행한다. 세상을 사는 지혜와 처세술을 강의한다. 또 연기에 관심이 많은 고교생을 위해 연기교실도 열었다. 탤런트 정기성씨가 신체훈련 및 연기술을 강의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황사 이기기 ‘완전정복’

    황사 이기기 ‘완전정복’

    노란색은 위험에 대비하는 경보다. 붉은색은 위험상황, 비상경보다. 봄에 부는 노란 바람 ‘황사’는 건강에 해를 끼치니 주의해야 한다. 이제는 붉은 바람,‘홍사’가 불어올 수도 있다니, 건강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도대체 중국에서 오는 것은 왜 좋은 게 없는거야.’라며 불평만 하지 말고, 늘 몸과 마음을 대비하는 자세로.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황샤야~ 과일먹고 떨어져 불청객도 이런 불청객이 없다. 반가운 봄을 따라 결코 반갑지 않은 황사가 찾아왔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는 석영, 카드뮴, 납, 구리,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이 포함된 흙먼지. 황사가 불어오면 대기의 먼지량이 4배 이상 증가한다. 작은 흙먼지가 사람의 호흡기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눈에 붙으면 결막염, 안구건조증 등을 유발한다. 이런 황사가 4월에는 더욱 심해지고, 최악의 황사가 몇 차례 발생할 것이라고 하니 건강을 위해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 물과 과일이 해결책 가장 손쉽게 황사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물과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다. 하루에 8∼10잔 정도의 물을 마시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과일과 야채에는 필수 영양소가 가득 함유돼 있어 황사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나 알레르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과일과 채소는 항산화작용을 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A·C·E 등이 들어있어 유해환경에 의한 피부손상 및 면역력 저하를 예방한다. 비타민C와 비타민E는 천식 및 알레르기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킬 수 있다. 특히 파인애플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고, 아보카도에는 비타민E가 많다. # 피부 건조와 노화 방지 오염물질을 가득 실은 황사는 피부에 닿아 여드름, 뾰루지 증 다양한 피부 트러블을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피부에서 수분을 빼앗아 피부세포를 지치고 늙게 만든다. 피부 건조 및 노화는 산화 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 세포막이 파괴되거나 콜라겐 부족으로 탄력이 감소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항산화제를 통해 피부 건조와 노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과일과 야채에 들어있는 항산화제로는 비타민C, 베타카로틴, 루틴, 라이코펜, 비타민E 등이 있다. 특히 바나나에는 도파민이라는 우수한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어 봄철에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를 보호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 도움말 김현숙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돌코리아(www.dolefruit.co.kr) ■ 색다르게 과일먹기 “이렇게 해봐요” # 답답한 속을 개운하게,‘바나나 파인애플 스무디’ 재료:바나나 4개(480g), 파인애플 슬라이스 4쪽, 바닐라 아이스크림 2컵, 꿀 1큰술, 레몬즙 1작은술, 플레인 요거트 1/2컵 만드는법: (1)바나나는 껍질을 벗겨서 1㎝ 폭으로 썰어 냉동실에서 살짝 차게 얼린다.(2)파인애플을 냉동 용기에 담아 얼린다.(3) (1),(2)와 꿀, 레몬즙, 플레인 요거트,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믹서기에 넣어 곱게 간다.(4)시원하게 거품이 생기면 유리잔에 따라 차게 해서 마신다. # 비타민C가 풍부한 ‘파인애플 닭살겨자무침’ 재료:파인애플 슬라이스 4쪽, 닭가슴살 200g, 영양부추 30g, 소금·청주·비트(사탕무),겨자소스(발효겨자 1큰술, 머스터드 1작은술, 다진 마늘 1/2작은술, 파인애플즙 1큰술, 식초 2큰술, 소금·흰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법:(1)파인애플을 0.5㎝ 두께로 얇게 썬다.(2)남은 파인애플은 곱게 다져서 즙을 짜내 겨자소스에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둔다.(3)씻은 영양부추를 1㎝ 길이로 썰고 비트를 아주 곱게 채 썬다.(4)물에 소금과 청주를 넣고 끓이다가 물이 끓으면 흰 피막을 떼어낸 닭가슴살을 넣는다. 속까지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닦고 얇게 결대로 찢는다.(5) (2)의 파인애플즙을 발효겨자와 머스터드를 섞은 후에 마늘 식초 소금 흰후춧가루로 간을 맞춰 소스를 만든다.(6)큰 볼에 영양부추와 닭 가슴살 찢은 것을 넣고 (5)를 부어서 조물조물 무친다.(7)접시에 파인애플 슬라이스를 깔고 파인애플 안쪽의 공간에 닭가슴살 겨자무침을 소복하게 담고 비트로 장식해서 상에 낸다. # 새콤달콤한 ‘파파야 아기당근 마리네이드’ 재료:파파야 2개, 아기당근 80g, 브로콜리 100g, 방울토마토 10개, 소금 약간,오일발사믹소스 드레싱(올리브 오일 3큰술, 발사믹 식초 1큰술, 꿀 1큰술, 다진 파슬리 1/2작은술, 다진 양파 2큰술, 다진 마늘 1/2큰술, 소금, 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법:(1)씻은 파파야를 반으로 갈라 씨를 긁어내고 동그랗게 과육을 뜬다.(2)아기당근은 씻어서 물기를 닦고 팬에 올리브오일을 약간 둘러 살짝 소금을 넣어 볶아낸 뒤 식힌다.(3)브로콜리는 작은 송이로 한 송이씩 가위로 잘라서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찬물에 담갔다가 건져 물기를 뺀다.(4)방울토마토는 위쪽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을 모두 벗긴다. 무순은 씻어 건져 놓는다.(5)오일발사믹소스 드레싱을 만든다.(6) (5)를 볼에 담고 파파야, 아기당근, 브로콜리, 토마토를 모두 담고 잘 섞어서 1시간 이상 숙성시키면 발사믹소스가 스며들어 더욱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 비타민E 섭취에 좋은 ‘아보카도 손말이초밥’ 재료:아보카도 1개, 고슬하게 지은 밥 3공기, 김밥용 김 5장, 단무지 5줄, 크래미(게맛살) 4줄, 마요네즈 1큰술, 머스터드 1작은술, 무순 50g, 날치알 5큰술,배합초(설탕 3큰술, 식초 3큰술, 소금 1작은술) 만드는법:(1)씻은 아보카도를 반으로 자른 다음 포크를 이용해 씨를 뺀다. 껍질을 벗겨 동그란 모양대로 얇게 자른다.(2)고슬하게 지은 밥에 배합초를 분량대로 넣어 뜨거울 때 버무린 다음 젖은 거즈를 덮어 한김 식힌다.(3)구운 김밥용 김은 네모지게 4등분 한다.(4)단무지는 씻어서 물기를 닦은 다음 손가락 길이로 채 썬다. 무순은 잡티를 없애고 씻어서 물기를 털어 놓는다.(5)크래미는 결대로 찢어서 마요네즈, 머스터드와 함께 버무려 놓는다.(6)날치알은 찬물에 헹궈 건져 물기를 뺀다.(7)김에 밥을 적당하게 펼쳐 담고 아보카도, 단무지, 무순, 크래미 등을 올려 돌돌 만 뒤 날치알을 소복하게 올려 낸다. ■ 미녀는 황사를 싫어해 깨끗한 피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자외선 차단을 사계절 내내 해주어야 하고, 건조한 가을·겨울에는 잔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보습에도 신경써야 한다. 봄에는 황사 대비가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피부를 황사에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다. 외출 시에는 모자와 마스크, 안경 등을 착용하고 귀가한 후에는 즉시 온몸을 깨끗이 씻어내는 것이 좋다. # 얼굴 곳곳을 깨끗하게 일차적으로 황사에 노출되는 곳이 바로 얼굴이다. 황사는 굵은 모래부터 아주 미세한 먼지까지 다양한 크기가 섞여 있어 눈으로 볼 때 깨끗하다고 해서 완벽하게 씻어냈다고 자신할 수 없다. 철저한 이중 세안을 위해 클렌징크림이나 오일 등으로 색조화장을 지워내고, 클렌징폼으로 닦은 뒤 깨끗한 물에 여러 번 헹군다. 눈과 코 등 점막 주변은 더욱 꼼꼼히 씻어야 한다. 먼지로 인해 피부는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졌다. 따라서 피부 자극을 줄이는 식물성 성분의 제품을 사용하고, 눈가는 시중에 나와 있는 전용 아이리무버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녹두와 숯, 감초 등은 해독작용이 뛰어나고 콩은 단백질이 풍부해 기미와 잔주름 제거에 효과가 크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피부 속 노폐물과 독소를 원활하게 배출한다. 자신의 피부 타입에 따라 필요한 성분이 들어간 제품을 이용한다. # 몸 관리도 철저히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해서 황사를 막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잘한 먼지는 섬유를 통과해 몸 곳곳에도 침투한다. 귀가 후 피부에 쌓인 노폐물을 깨끗이 씻어내야 알레르기, 피부 트러블을 방지하고,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다. 외출시 가급적 긴 소매 옷을 입고, 피부 노출 부위에는 로션 등을 발라 미세먼지나 황사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샤워를 할 때는 수분을 지켜주면서 노폐물만 제거하는 보디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황사 때문에 매일 샤워를 하거나 뜨거운 물을 자주 사용하면 수분을 빼앗겨 피부가 건조해진다. 샤워 후에는 보디 오일이나 보디 로션을 발라 피부를 보호한다. # 이것도 놓치지 마세요 황사로 인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에서 돌아온 후,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항균성분이 들어간 비누를 사용하면 각종 먼지 및 미세한 중금속 등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건조한 찬바람과 불규칙한 기온 변화는 피부의 신진 대사를 둔화시켜 피부의 재생주기를 불규칙하게 하고, 각질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주 1∼2회 정도의 주기적인 각질관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꼼꼼히 세안한 뒤 스팀타월을 피부에 5분정도 올려주어 피부 표면의 묵은 각질을 유연하게 만든다. 흑설탕 2작은술과 클렌징 오일 2∼3방울을 섞어 1분 정도 피부 결 방향으로 가볍게 문지른다. 코 주위를 꼼꼼하게 문질러 주면 블랙헤드를 없앨 수 있다. 미온수로 가볍게 헹군다. 유연 화장수로 피부를 정돈한 뒤 보습 제품을 충분히 펴바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도움말 남양알로에, 애경, 마지스레네, 옥시 ■ 두피 건강·탈모 예방 스트레칭 해봤어? 유난히 초봄에 머리카락이 더 빠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봄철에는 일교차가 큰 데다 황사에 두피가 많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의 기혈이 부족해 모발에 영양이 줄어들어 탈모가 된다고 한다. 신장의 기능을 강화해 봄철 탈모를 방지하는 스트레칭을 해보자. # 몸의 반동을 이용한 혈행개선 우선 다리를 쭉 편 상태에서 허리를 숙여 손바닥을 바닥에 닿게 한뒤 반동을 8회 준다. 팔을 위로 힘껏 뻗고 상체를 뒤로 젖힌다. 뒤로 젖혔을 때는 숨을 들이마시고 잠시 멈추었다가, 숨을 내쉬며 팔과 바닥이 수평이 되도록 내린다. 이는 머리와 신장에 기를 통하게 해 탈모를 치료하는 운동이다.<사진1> # 신장 기능 강화 운동 발바닥의 움푹 파인 부위인 용천은 신장과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매일 꾸준히 이 부위를 손가락으로 눌러주거나 둥근 물체를 밟는 운동을 하면 신장에 좋다. 발꿈치를 맞대고 똑바로 서서 발끝을 60도로 벌린 상태에서 두 팔을 자연스럽게 내린다. 손바닥을 대퇴부 양쪽에 붙이고, 몸을 왼쪽으로 굽혔다가 일으키면서 오른쪽으로 굽힌다. 좌우를 1회로 계산해 10회를 되풀이해 준다. # 물구나무 서기 머리쪽에 충분한 혈액공급을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탈모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어려운 동작이니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숙달하도록 한다. 물구나무를 섰을 때 벽에 다리를 댈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두 팔을 ‘八자’로 바닥에 댄다. 머리를 그 아래에 두어 머리와 두 손이 삼각을 이루도록 한다. 서서히 다리를 펴올려 물구나무를 선다.5분 정도씩 하루에 2∼3회 정도 한다. 고혈압인 사람은 피한다.<사진2> ■ 도움말:장기영 모라클(www.moracle.co.kr) 이사 ■ 삼겹살 효과 있긴 있는거니? 몸 속으로 들어간 오염물질을 배출하거나 해독작용을 하는 음식들로 황사로부터 건강을 지켜보자. # 돼지고기 황사가 발생하면 돼지고기 판매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돼지고기의 비계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이 탄산가스와 같은 공해물질을 중화시키고, 중금속을 씻어낸다고 알려져 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간 오염물질을 식도로 들어가는 돼지고기가 쓸어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 미역 미역은 중금속 해독과 배출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미역에 많이 들어있는 알긴산은 수용성 섬유질로, 끈끈한 성질이 중금속과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흡수한다. 또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소의 기능을 촉진하고, 세포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 녹차 아미노산, 무기질, 섬유소, 탄닌 등이 풍부한 녹차는 중금속의 흡수를 억제하고 배출을 촉진한다. 황사에 포함된 납, 구리, 카드뮴이 특히 잘 섞여 배출된다고 알려져 있다. # 마늘 수은은 만성피로, 식욕 상실, 고혈압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마늘 속 유황 성분은 몸에 쌓인 수은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설되도록 한다. # 이밖에 녹두는 독성 노폐물을 녹여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 굴, 전복 등에 들어있는 알긴산, 아연 성분이 중금속을 해독한다. 마늘의 유황성분만큼 양파에도 유황성분이 많아 수은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 ■ 황사대처 국민행동요령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황사야 물렀거라!”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 누런 먼지가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집안 곳곳에 쌓인 흙먼지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문풍지 붙이기 무엇보다 황사먼지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사전에 막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두날문풍지를 창문 등에 붙여보자. 황사먼지를 억제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해충의 유입을 막아주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을 켤 때 냉기유출을 막는 데도 효과적이다.6m에 4000원 정도로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 # 집안 청소하기 집안에 구석구석에 쌓여 있는 누런 먼지들. 진공청소기로 바닥청소를 할 경우 모터에서 나오는 강한 바람 때문에 오히려 미세먼지가 흩날리는 역효과가 생긴다. 이때는 스팀청소기나 물걸레로 닦아 주는 것이 좋다. 시판되고 있는 스팀청소기에는 대부분 극세사천뿐만 아니라 카페트 청소용 판이 부착되어 있어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다.7만 5000∼16만 8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들이 나와 있다. 최근에 출시된 상품들 중에는 스팀청소기와 진공청소기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것도 있다. 좀더 저렴한 것을 찾는다면 초극세사 밀대청소기도 써볼 만하다. 또 창문을 꼭꼭 닫아두다 보면 집안 공기가 건조해져 하루종일 가습기를 틀게 된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가 ‘창궐’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때는 진드기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진드기 방망이 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침대표면이나 천소파 등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는 곳에 30초 정도 비춰주기만 하면 된다. 외출할 때 벽에 걸어두면 공기중의 세균도 살균해 준다. 주방용품이나 욕실용품 등에 붙은 각종 세균을 살균해 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엔퓨텍(enputech.com) 등 청소용품 전문업체에서 출시한 상품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있다. # 외출할 때는? 황사가 심한 날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긴소매 옷과 마스크, 그리고 보호안경 등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눈에 들어가면 자극성 결막염이나 알레르기성 결막염, 안구 건조증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안경이나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는 것이 안과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황사는 콘택트 렌즈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식염수나 인공눈물을 챙기는 것도 좋은 방법. 마스크를 쓰면 황사예방뿐 아니라 자외선 차단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볼 수 있다. 약국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도 좋지만,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은 얼굴전체를 감쌀 수 있는 마스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을 위해 향기나는 마스크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다. 어린아이와 함께 외출을 할 경우엔 유모차 보낭커버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앞만 가려주는 비닐커버보다는,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유모차 전체를 덮어 씌울 수 있는 보낭커버가 효과적이다. 와우토이즈(wowtoys.co.kr)등 어린이용품 전문쇼핑몰에 가면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도움말 엔퓨텍, 한경희 스팀청소, 유닉스
  •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와 요리조리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와 요리조리

    칠레는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와는 정반대쪽일 만큼 먼 나라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부쩍 가까워지고 있지요. 우선 칠레산 홍어가 술안주로 많이 등장합니다. 저 멀리 바다건너 온 와인 역시 친숙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주재하는 아돌포 카라피 칠레 대사. 연어와 홍어, 와인의 전도사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외교가에서 멋쟁이로도 소문나 있지요. 그가 직접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저칼로리, 저지방의 웰빙식단이 바로 칠레요리라고 하네요. 칠레 요리에는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담겨 있다. 콩, 옥수수 등 농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전통 요리를 바탕으로 오랜 지배를 받아온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여러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달 칠레 연어축제를 열며 칠레 연어 알리기에 나섰던 아돌포 카라피 칠레대사가 연어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칠레요리를 선보였다. 연어를 이용한 요리 만들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모처럼 별미로 먹고 싶을 때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칠레 요리를 맛보러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한 칠레 대사관저를 찾았다. 한강이 한눈에 펼쳐 보이는 강변 북로변의 아파트에 자리잡은 관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돌포 카라피(58) 칠레 대사가 직접 나와 반갑게 맞이한다. 서글서글한 눈매가 인상적이고, 세련된 매너와 따뜻함이 전달된다.. 카라피 대사는 먼저 다이닝룸, 주방 등을 일일이 다니며 소개했다. 주방 식탁에는 그가 이틀동안 꼬박 만들었다는 칠레 요리가 한껏 모양을 내고 가지런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살구빛 연어는 올리브로 장식한 눈동자를 굴리고 있고, 부채 모양으로 한조각씩 펼쳐진 돼지고기구이는 빨간 고추로 예쁘게 몸단장했다. “주방, 다이닝룸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어도 좋습니다. 저기 갈색 테이블보를 바꾸시고 싶으면 하얀 테이블보가 있으니까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친절하고 부드러운 성품의 카라피 대사. 칠레 요리 홍보에는 무척 적극적이다. 대사 비서 우지수(26)씨는 “대사님은 며칠전부터 시장을 직접 보시고, 식탁을 칠레 분위기가 나도록 꾸미기 위해 대사관에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직접 관저로 가져 왔다.”고 귀띔했다. 화려한 요리를 지켜보다가 정말로 대사가 직접 요리를 만들었는지 짓궂게 물어봤더니 “디저트와 돼지고기 요리는 어제 만들었고, 나머지 요리는 오늘 만들었다.”며 일일이 자신의 정성이 들어간 요리임을 강조한다. 그는 칠레 음식에 대해 “칠레가 바다와 가깝다 보니 생선요리가 발달돼 있다.”면서 “이외에 고기와 콩이 섞인 요리도 많다.”고 소개했다. 또 “칼로리가 낮고 저지방 음식인 만큼 그야말로 건강식”이란다. 특히 그가 좋아하는 칠레 음식은 연어요리. 불에 살짝 구워서 레몬을 약간 치고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면 가히 환상적이란다. 살짝 익혀서 먹기도 하고, 익히지 않고 생으로 샐러드를 만들고, 훈제 연어로 애프타이저도 만들고…. 이런 저런 요리법이 모두 간편하다. 와인 자랑에서는 한껏 목소리가 높아진다.“좋은 품질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 바로 칠레 와인”이라고 했다. 그가 만든 연어무스가 맛있어 보여 살짝 비법 전수를 받았다.“캔 연어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뒤 젤라틴과 크림을 넣으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요.” 스페인의 지배를 받은 탓에 스페인 음식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스페인 혈통을 이어 받았다는 카라피 대사 역시 감자 오믈렛 등 스페인 음식도 즐겨 먹는다. 아무래도 남미에 위치하다보니 칠레는 미국처럼 옥수수를 많이 먹는다. 아시아의 영향으로 쌀 요리도 있다. 하지만 칠레인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역시 해물요리라고 거듭 강조한다. 한국과 칠레요리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쌀과 돼지고기 요리가 발달된 것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애주가들의 술안주로 잘 알려진 홍어의 대부분은 칠레산. 지난해 1월 한국에 부임한 이후 카라피 대사는 홍어를 즐기는 미식가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얼마전 선물로 받은 홍어 박스를 보여주며 일주일 전에 받았는데 다음주 개봉할 예정이란다. “칠레에 있을 때 홍어회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요. 아주 심하게 삭힌 것말고 중간쯤 삭혀서 먹으니 정말 맛있네요. 톡쏘는 맛이 일품이에요.” 구워서 홍어를 먹는 칠레인들이 한국처럼 날것을 숙성해서 먹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단다. 홍어 외에도 비빔밥, 불고기, 김치 등 한국 음식을 즐긴다. 여러 곳에서 초대를 받다보니 1주일에 한번은 한국음식을 먹게 된다. 특히 맨밥을 좋아하는데 한식집에 가면 반찬이 먼저 나온 뒤 밥이 나와 아쉽다고 했다. 저녁 식사는 주로 과일인 배 하나로 때운다. 칠레 배보다 크면서 부드러워 더욱 맛을 느낀다. 최근 남대문을 100년만에 개방하는 역사적 현장에 외국 대사로는 유일하게 초대를 받았다.“아름다운 문화재인 남대문을 직접 보게 돼 너무나 기뻤다.”고 했다.“오래된 전통문화와 최첨단 기술이 조화롭게 잘 접목된 한국 문화가 좋다.”고 감탄한다. 의사인 부인 메르세데스(54)와 아들 크리스티안(24), 딸 메르세데스(18)등 가족들은 모두 칠레에 있어 홀로 생활하지만 서울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아들은 LG전자에서 인턴으로 한달동안 일할 정도로 한국의 첨단기술에 관심이 많다. FTA체결 이후 칠레의 와인, 포도 등이 한국인의 식탁 위에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하자 “앞으로 닭고기, 소고기, 오렌지도 들어올 예정”이라면서 “이제 본격적인 한·칠레간의 경제적·문화적 교류의 첫걸음을 뗐을 뿐”이라고 말했다.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칠레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칠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나라. 서쪽으로는 태평양을,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을 마주하고 있다. 이같은 지리적 특성으로 북부의 아타카마 사막, 숲과 호수와 늪지대, 만년설의 봉우리 등 신의 조화가 살아 숨쉬는 대자연을 품고 있다. 면적은 75만 6096㎢, 인구는 1500만명으로 원주민인 인디언 후손,16세기에 정착한 스페인인들의 후손,19세기·20세기초에 이주한 타유럽인들의 후손들이 대다수를 이룬다. 공용어는 스페인어.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갖춘 칠레는 투자와 대외 무역 정책을 지향하며 활발한 경제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수출분야는 광업, 수산업, 농산업(주로 야채, 과일, 와인), 제지와 목재. 주요 통상 상대국은 미국, 일본, 독일, 브라질에 이어 한국이 5위다. 다양하면서 역동적인 칠레문화는 서구의 전통이 인디언의 토속적 문화와 잘 혼합돼 있다. 시인 가브리엘라 미스뜨랄(1945년 노벨 문학상)과 빠블로 네루다(71년 노벨 문학상), 피아니스트 클라우디오 아르라우와 화가 로베르또 마따 등은 칠레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 카르네 앤 살사비노-와인을 곁들인 돼지고기구이(메인요리) 재료:화이트와인, 월계수잎, 안매운 고춧가루, 설탕, 소금, 후추, 쿠민(cumin)씨앗, 백리향(thyme) 만드는 법:(1)프라이팬을 중간 불과 센 불 사이에서 달군 뒤 고기에 양파 등 다른 재료를 넣고 굽는다.(2)다시 이것을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서 30분 정도 구운 뒤 화이트와인을 뿌리고 다시 1∼2분 굽는다.(3)감자나 사과 등으로 장식을 한다. # 안타르티카 살몬-연어구이(메인요리) 재료:화이트와인, 연어, 잘게 자른 토마토, 양파, 월계수잎, 물냉이(water cress), 레몬주스, 베이킹크림, 안매운 고춧가루 조금 만드는 법:(1)프라이팬을 중간 불과 센 불 사이에서 달군 뒤 그 위에 연어를 올려 놓고 양파, 토마토, 안매운 고춧가루 등 다른 재료를 넣어 굽는다.(2)다시 이것을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 30분 정도 굽는다.(3)그위에 화이트와인을 뿌려주고 1∼2분정도 더 굽는다.(4)물냉이 등으로 장식을 한다. # 소파이티아-흑설탕과 계피를 곁들인 호박파이(디저트) 재료:밀가루, 베이킹파우더, 호박, 소금, 설탕, 포도씨오일이나 올리브오일, 뜨거운 물, 흑설탕, 육두구(nutmeg), 계피 만드는 법:(2)삶은 호박을 으깨어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소금, 설탕 등을 잘 섞어 반죽한다. 얇게 밀어 동그랗게 모양을 낸 뒤 기름에 튀긴다.(2)그 다음 375℃ 오븐에서 황금빛 색깔이 나올 때까지 다시 굽는다.(3)소스는 계피와 흑설탕을 섞어 끓인 다음 뜨거운 채로 파이위에 뿌리면 된다. # 파스텔 데 초클로-소고기를 넣은 옥수수요리(메인요리) 재료:올리브오일이나 포도씨오일, 양파, 마늘, 잘게 자른 소고기, 피망, 쿠민(cumin)씨앗, 오레가노(향신료 일종), 물, 밀가루, 옥수수 및 옥수수가루, 전분, 우유, 설탕, 후추, 버터 만드는 법:(1)잘 데운 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고 잘게 자른 소고기와 마늘을 넣어서 1∼2분 볶는다. 잘 볶아지면 피망, 쿠민씨앗, 오레가노, 소금, 후추를 넣고 다시 볶는다. 물을 부어서 끓이다가 밀가루를 넣어 잘 저어준다.5∼8분정도 걸쭉해지면 따로 그릇에 담아둔다.(2)옥수수 및 옥수수 가루, 전분, 설탕을 체에 걸러 우유를 넣은 뒤 소금과 후추로 간을 맞춰 반죽한다.(3)(1)위에 (2)를 넣고 섭씨 375℃ 오븐에 넣어서 5∼8분 정도 굽는다.
  • 달여행서약 제일 먼저했더니

    달여행서약 제일 먼저했더니

    『이 아이들이 또 엉뚱한 짓을 한다고 처음엔 꾸지람을 받았어요. 하지만 달엔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열심히 식구들을 설득했죠.』 달나라 관광 예약 제1호는 곱게 자란 양가댁 규수였다. 유상숙(柳祥淑·22·서울 한남동)양. 「아폴로」11호의 성공적 달 착륙으로 일기 시작한 달여행 예약 「붐」을 「리드」한 장본인이다. 『그 사람이 아마 「콜린즈」죠.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했을 때 혼자 모선(母船)에서 달 궤도를 돈 사람. 너무 너무 불쌍했어요』 언제쯤 갈수 있을는지는 접수처서도 자세히 몰라 『친구들이 미국엘 많이 가요. 그 애들 한테 「그까짓 미국, 난 달나라엘 간다」고 자랑할 생각을 하니까 너무 너무 신나요』 달나라 여행이라는, 정말 신나는 「붐」은 벌써부터 일기 시작했다. 「얘들아 오너라 달 따러 가자」던 동요가 이젠 달 나라가는 행진곡으로 뒤바뀔 판. 지난 22일까지 「판·아메리카」 서울지사엔 모두 8가구 22명의 달여행 예약이 접수되었다. 「판·아메리카」 본사엔 이날 현재 2만명이 넘는 예약 신청이 들어 왔다는 외신보도. 달 여행은 한국에서도 정말 가능한 것일까. 갈 수 있다면 언제쯤이나 실현될까. 「판·아메리카」본사는 「아폴로」 11호 계획이 확정된 후 각국 지사에 「문·플라이트」(달여행)예약을 접수하도록 시달했다. 한국 지사엔 지난 4월18일, 4월29일 두번에 걸쳐 공문이 왔는데 그 내용은 『달여행 희망자의 예약을 접수하여 69년 12월31일까지 본사에 통고할 것』- 간단하다. 우주기지 건설 84년부터 90년께나 여행 가능할 듯 여비나 출발 일자, 비행 방법등 구체적인 것은 어느 하나도 아는게 없다고 「판·암」서울지사측은 밝히고 있는 실정. 미 항공우주국의 「스케줄」에 따르자면 인간의 달 관광 여행은 달에 우주 기지가 설치된 다음에야 가능하다. 본격적인 기지 건설 연도를 1984년으로 잡고 있으니까 여행은 85년~90년에나 가능하다는 결론. 이 점은 연세대 천문기상학과 조경철(趙慶哲)박사도 시인하고 있다. 조박사의 개인적 견해로는 달 기지와 우주 「스테이션」이 설치되는 90년 쯤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것. 「달여행 예약」이라는 충격적인 「뉴스」가 전해진 뒤 지난 7월 23일 아침까지 상숙양 집에는 모두 60여통의 「팬·레터」(?)가 배달되었다. 그중 몇 통만 우선 읽어 보자. 달여행 예약이 알려지자 돈꿔달라, 보험들라 편지 -영광스러운 달 여행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저의 고향은 너무나도 달 경치가 좋은 고장이에요. 그러기에 누구보다도 달을 좋아하는 시골녀석이랍니다…하략(下略). 정○○ 드림. -달 여행은 관광보다는 우주 연구에 그 참 뜻이 있는줄로 압니다. 더구나 막대한 「달러」를 써 가며 이런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하략. 金○○ -보험회사 외무사원입니다. 첫 달여행 예약 기념으로 보험엘 가입하시지 않겠습니까? 보험 안내장 2매와 저의 명함을 동봉합니다…하략. <柳양 아버지한테 온 것> -미지의 사업에 투자하시는 셈 치고 한번 저를 도와 주십시오. 3년후에는 완전히 성장하겠습니다. 일금 45만원만 빌려주시면 만1년6개월만에 틀림없이 은행 이자를 가산하여 원금과 같이 돌려드리겠습니다…하략. 崔○. 이밖의 것들도 대개 비슷한 내용의 구원 편지. 더러는 차마 공개조차 할 수 없는 저급(低級)의 욕설로 된 편지도 있었다고 상숙양은 얼굴을 붉힌다. 『도무지 왜 욕들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우린 지금까지 너무 시야를 안으로만 좁혀 왔지 않아요? 나가 보자는 겁니다. 좀 움직여 보자는 거예요』 상숙양 일가(一家)의 울화통을 정말로 터뜨린 건 편지가 아니라 어느 지방지의 「컬럼」. 『한국「매스콤」의 수준을 알만 해 슬펐다』는 그 「컬럼」은 대개 이렇게 끝맺음을 하고 있다. -전략(前略)…더구나 그 일가족 중에서도 달 여행을 발안한 사람이 22세의 여대3년생과 19세의 남자대학 1년생이라니 더욱 싹수가 있어서 좋다. 그네들이 달 여행을 해서 뭘 하자는 겔까. 있는 돈 남 주기는 아깝고 호기있게 써 보기나 하자 해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한국의 현실을 생각할 때 서글픈 현상이라 아니할수 없다. 주린 배도 더욱 조여매어 모든 내자(內資)를 건설에 쏟아 넣어도 모자를 판에 부잣사람들이 이 모양이니 신문 지상에 찍혀 나온 그들의 활짝 웃는 얼굴들이 더욱 뻔뻔스럽기만하다. 돈쓸데 없어서가 아닌데 근시안적 구설 너무많아 달 여행이라는, 어떻게 보면 「파이오니어십」이 두둔까지 돼야할 「장거」가 이렇게 철두철미 부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달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빨라야 15년 뒤에나 갈 수 있는 얘기다. 10만원을 은행 신탁하면 15년후에 찾을 수 있는 돈이 3백50만원. 매달 6천30원씩만 은행 적립을 해도 10년후엔 3백만원을 탈 수 있다는 유양의 계산. 『돈 쓸데가 없어 가자는 건 아니었어요. 오직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정복욕으로 달 여행을 발상(發想)한 겁니다. 여비는 지금부터 푼푼이 모아야죠』 옆에 있던 동생 승열(昇烈·19)군이 거든다. 「발설罪」로 참고 견딘 구설수가 너무 모질다고 승열군은 쓴 웃음. 이들이 달 여행을 착상한 것은 처음부터 부친의 재력(財力)을 믿고 한 것은 아니었다. 돈 많은 사람들의 쓸데 없는 장난 정도로 받아 들이는 사회와 주위의 근시안적 사고가 원망스럽다고. 『우리나라에선 외국엘 한번 다녀 와도 지독히 죄인취급을 당하는데 있을 수 없는 얘기예요. 시야를 넓혀야 하지 않겠어요? 달 여행도 실용화되면 부지런히 가야 돼요. 다른나라 사람보다 한 사람이라도 더-』 한쪽에선 달여행 예약을 하러 항공사로 몰려 드는데 한쪽에선 「돈있고 할일 없는 사람들의 장난」을 흘긴 눈으로 못마땅해하고 있다. 어쩌면 너무나 한국적인 좋은 「콘트라스트」. 창세기 이래의 인간 승리라는 「문·플라이트」는 어쨌든 달로 떠나기 10몇 년 전부터 지상에다 평지풍파부터 일으켜 놓은 셈. [ 선데이서울 69년 7/27 제2권 30호 통권 제44호 ]
  • [서울광장] 工法 문제삼은 희한한 세금/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工法 문제삼은 희한한 세금/육철수 논설위원

    서울 강남의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는 내로라하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 가운데는 요즘 잠 못드는 밤을 보내는 이들이 꽤 많은 모양이다. 소유한 집이 양도소득세 비과세 대상인 줄 알았는데, 졸지에 수억대에 이르는 세금을 물게 될지도 몰라서라니 그럴만도 하겠다. 보통 사람들은 “시세차익을 십수억원이나 챙겼으면 세금 좀 내면 어때?”라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대개 부자들이란 돈 문제만큼은 훨씬 철저하고 인색한 법이다. 우연한 기회에 타워팰리스에 68평형 아파트를 가진 S씨의 고민을 들어봤다. 그는 1999년 6월 이 아파트를 8억원에 분양받았다. 나라에서 조세감면특례법(조특법)을 만들어 양도세를 안 내도 된다기에, 비과세 아파트 중에서 가장 큰 것을 골랐다. 당시 비과세 대상은 고급주택(전용면적 50평 이상,6억원 이상)이 아니면 됐다.68평형은 전용면적이 49.7평이어서 비과세에 해당됐다. 외환위기 직후라 기대와 달리 집값은 한때 5억∼6억원대로 곤두박질쳤다. 그래서 주변에는 분양계약자가 매수자에게 웃돈 3000만∼1억원을 거꾸로 주고 팔려 해도 살 사람이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에는 중견·대형 건설업체 할 것 없이 미분양과 자금난으로 픽픽 쓰러지고, 강남에서조차 분양률이 5∼10%일 만큼 돈의 씨가 말랐던 때였다. 오죽했으면 정부가 독약처방이나 다름없는 양도세 비과세 조특법을 4차례(1998년 8월∼2003년 6월)나 고쳐가며 경기부양에 급급했을까. 정말이지 깨끗한 돈, 더러운 돈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국세심판원은 최근 이 평형 아파트에 대해 양도세를 물린 어느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주상복합의 경우 건축공법상 ‘커튼월’(curtain wall) 방식이어서 발코니도 전용면적이라는 게 과세 이유다. 커튼월 방식은 거실과 발코니 사이에 커튼을 쳐서 벽처럼 만들 수 있도록 지은 공법이다. 따라서 주상복합은 일반아파트와 달리 커튼을 걷으면 전용공간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아파트 소유자들은 당연히 펄쩍 뛰고 있다. 그들은 건설업체가 전용면적을 비과세인 50평 미만으로 분양했고 건축물대장에도 그렇게 기록돼 있다며, 일부는 과세불복 행정소송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세무당국의 과세 의지를 보면 나름대로 무척 노력하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궁색한 과세근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왜 하필 발코니를 문제삼느냐는 것이다. 전용면적과 발코니의 개념은 지난 1월 개정·시행된 건축법과 주택법에서는 명백하게 구분된다. 그러나 조특법 발효 당시에는 구분 자체가 무의미했다. 건설교통부가 이의없이 건설회사의 분양허가서에 도장을 찍어준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고도 이제 와서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더구나 건축공법을 근거로 과세한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 아무리 생각해도 구차하다. 이번 행정소송에서 정부가 이기면 타워팰리스를 포함해 전국 20여곳 3500여가구는 수천만∼수억원대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해당자들은 비과세로 철석 같이 믿었다가 낭패를 보게 되는 셈이다. 하긴 타워팰리스는 배가 아프다 못해 쓰릴 정도로 오르기도 참 많이 올랐다. 그렇더라도 이런 결과가 나온 건 어디까지나 정부가 조특법을 남발한 업보다. 비과세 혜택자가 예기치 않게 얻은 이익은 그래서 국가적 기회비용으로 봐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부의 책임인데, 투자를 유치할 때 다르고 세금 매길 때 다르다면 법은 있으나마나다. 법원의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家

    한때 18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30대 재벌그룹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외환위기(IMF)와 함께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인희, 동양물산 등 5개만 남은 미니그룹으로 축소된 게 오늘날의 벽산이다. 출자전환된 채권단의 주식을 되사들여 창업주 가문이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벽산의 주력사는 벽산건설이다. 전체 매출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때문에 벽산 사람들은 그룹이라는 표현 대신 건설 전문업체라는 표현을 쓴다.3세 경영체제로 넘어가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GS가문·박정희 대통령 등과 혼맥 형성 고 김인득 창업주의 3남 2녀중 장남 김희철(69) 벽산건설 회장은 경기고 3학년이던 16세 때 미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15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한 달에 2∼3통씩 집으로 편지를 썼는데 아버지인 고 김인득 창업주는 틀린 한자를 교정해 보내주는 등 자식 교육에 애착을 보였다. 김희철 회장도 기대에 부응해 미국 퍼듀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영학 석사·MIT대와 퍼듀대에서 각각 원자력공학 석·박사학위를 땄다. 이어 미주리주 롤라대학에서 조교수를 역임하다 1969년 정부의 해외우수인재 유치 계획에 따라 과학기술처 1급 연구관으로 초빙돼 귀국했다. 김희철 회장은 1965년 김인득 창업주의 3남이자 김 회장의 동생인 김희근(60)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과 김 명예회장의 경기고 동창인 허광수(60)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제의로 삼양통상 고 허정구 회장의 장녀 허영자(66)씨를 만났다. 허광수씨의 누나인 영자씨는 이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미 노스웨스턴대 불문학과 석사 과정을 밟다 다음해 시카고에서 김 회장과 결혼했다. 김희철 회장은 1971년 건축자재 생산업체였던 ㈜벽산의 전신인 제일스레트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벽산 경영에 참여했고,1982년 그룹 부회장으로 오르면서 사실상 경영을 도맡았다. 하지만 김인득 창업주가 세상을 뜬지 반년도 지나지 않아 IMF 위기를 맞아 선친이 키운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벽산은 3세 경영 체제에 안착했다. 김희철 회장의 장남인 김성식(39) ㈜벽산 대표이사 사장은 ㈜벽산페인트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오하이오주립대 마케팅 학사,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보스턴 컨설팅에서 일하다 2001년 1월 ㈜벽산 전무로 입사했다. 지금은 부도로 쓰러졌지만 80년대 말 주택사업을 활발히 펼쳤던 ㈜동신 박승훈 회장의 장녀 박성희(36)씨를 학교 선배의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김희철 회장의 차남 김찬식(37)씨는 주력사인 ㈜벽산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는 중이다. 경영지원실장(전무)으로 내부 살림을 챙기고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에서 MBA를 땄다. 한 살 아래인 장현주(36)씨를 대학(이대 동양학과)시절 소개팅으로 만나 연애 결혼했다. 장씨의 아버지 장경환(74)씨는 포항제철 전무이사, 삼성중공업 사장 등을 거쳐 포항제철(현 포스코) 경영연구소 회장을 지냈다. 장녀 김은식(35)씨는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나온 바이올리니스트. 양해엽(77) 전 재불 한국문화원장의 차남인 첼리스트 양성원(39·연세대 기악과 조교수)씨와 결혼, 음악가 집안을 꾸렸다. 이들의 결혼은 양가 어머니들의 오랜 친분으로 맺어졌다. 김인득 창업주의 차남인 김희용(64) 동양물산 회장은 미 인디애나주립대 출신으로 1987년부터 그룹의 모태이자 농기계전문업체인 동양물산 사장으로 취임,2001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고 박상희씨의 딸 설자(61)씨와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설자씨는 김종필 전 자유민주연합 총재의 처제이기도 하다. 이로써 벽산가 혼맥은 경제계 뿐 아니라 고위 정치권과 닿는 계기가 됐다. 장남 김희철 회장가와 차남 김희용 회장은 2004년 주식 교환을 통해 사실상 독립경영 체제를 갖췄다. 김희철 회장 집안이 벽산건설과 ㈜벽산 등을, 김희용 회장 집안이 동양물산 지분을 갖는 것으로 구도를 정리했다. 김희용 회장의 장남 김태식(33)씨는 동양물산 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딸 김소원(28)씨도 동양물산에 몸을 담고 있다. 셋째 아들인 김희근(60) 회장은 지금은 정리된 벽산건설의 해외부문을 담당하는 등 줄곧 건설을 책임지며 벽산건설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미 마이애미대 출신으로 IMF 위기를 맞아 건설에서 손을 뗐고 지금은 계열분리된 벽산엔지니어링 명예회장 직함만 갖고 있다. 벽산건설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재무제표를 조작한 사기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된 상태다. 미 LA에 살고 있지만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귀국해 수사를 받고 있다. 김희근 명예회장측은 당시 대출은 만기연장이 대부분이어서 사기 혐의는 터무니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고 이윤우 전 그린파크 회장의 4녀인 이소형(58)씨와 결혼했다. 고 김인득 창업주의 장녀인 김숙희(66)씨는 피혁전문 무역업체인 천마를 운영하는 정영현(72) 회장과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막내 딸 김연숙(57)씨는 원영종(59) 화인계기주식회사 대표이사와 사이에 치성(28)·치열(26) 두 형제를 두고 있다. ●고 김인득 창업주…소문난 근검절약가 고 김인득 창업주는 경남 함안군 칠서면 무릉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4남2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농사를 지었지만 계절에 따라 포목상 일을 겸해 형편은 어렵지 않았다. 고향에서 보통학교(칠서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3수 끝에 열 네살이 되던 해에 마산상고에 입학했다. 성적이 좋아 우등생으로 졸업했고, 농구·탁구·축구 선수로 활약하는 등 운동도 잘했다. 남선주산대회에서 1등을 했고 서화전시회에 출품하면 항상 상을 받는 모범생이었다. 첫 직장은 1934년 봄 입사한 마산금융조합. 예금 권유부터 연체 독촉까지 항상 1등이란 팻말이 따라다녔다.‘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철학은 이때부터 생겼다. 당시 월급 28원을 받던 그는 10년동안 1만원(현재 1억원)을 벌겠다는 목표를 세워 9년간 8900원을 모았다. 이 돈을 모으기 위해 숙직을 자청, 숙직비를 모았고 출장 갈 때면 새벽에 일어나 목적지까지 걸어가면서 출장비를 아꼈다. 투철한 절약정신만큼 가족 사랑도 깊었다.“1932년 1월11일 양가 부모와 일가친척의 축복 속에서 17세 신랑과 18세 신부는 결혼을 했어요. 신랑이 장남이라 결혼시켜 어린 5남매와 큰 살림을 맡기실 작정을 하신 모양이었어요.17세 신랑은 키도 크고 헌칠했어요. 결혼후 남편은 3년을 학생 신랑으로 지내고 저는 신랑 없는 시집살이를 했어요.” 고 김인득 창업주의 부인 고 윤현의 여사는 김 창업주의 첫 인상을 ‘벽산 김인득 선생 회갑 기념-남보다 앞서는 사람이 되리라’란 책을 통해 이같이 회고했다. 고 김인득 창업주의 동생인 고 김재동씨도 같은 책에서 창업주를 두고 애처가 중의 애처가라고 평했다. 평상시에도 “부인이 무슨 낙이 있겠어. 내가 아내의 종이 돼야지…”라고 말하며 부인에 대한 사랑의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 김인득 창업주는 일제 치하였던 만큼 기술자나 사업가가 아니면 한국인은 성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1943년 진주상공회의소로 자리를 옮긴다.1949년 무역업을 하기 위해 상경했는데, 당시 외국 무역이나 한다는 사람들은 으레 호텔에 머물며 식사도 고급으로 하는 등 허세를 부리기 일쑤였지만 김인득 창업주는 삼류여관에 머물며 국밥 외엔 다른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 택시는 타지 않았고 걷거나 전차·버스를 이용했다. 모두가 멋쟁이 양복을 빼고 다녔지만 농구화나 군화를 신고 다녔으며 그나마 구두 뒷굽이 빨리 닳는다며 바닥에 말발굽 ‘징’을 박아 신고 다녔다. 호주머니에 쓸데없이 돈을 넣고 다니지 않았으며 필요한 돈만 명함꽂이에 넣어 다닐 만큼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 있었다. ●‘극장의 제왕’서 건자재·건설업으로 비약 부산 동아극장 지배인으로 일하다 6·25가 발발한 1950년 피란갔던 부산에서 오늘날 벽산의 효시인 동양흥산(현 동양물산주식회사)을 창업한다. 외국영화를 수입해 전국 영화관에 공급하는 일과 수입·무역업이 주종이다. 전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당시 오락시설로는 극장이 전부인 시절이었고 동양물산은 외화의 60%를 수입했다. 중앙극장, 단성사 등 서울 주요 극장을 비롯해 부산 대전 대구 진주 등 전국에 100여개에 달하는 극장 체인을 형성, 극장 재벌로 부상하며 50년대 말 흥행업 왕좌에 올랐다. 산업의 본질은 생산업이라 여긴 김인득 창업주는 60년대 들어 ‘사업보국’을 내걸며 흥행업에서 점차 손을 떼고 제조업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단성사와 반도극장(현 피카디리) 등을 판 돈으로 1962년 9월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현재 ㈜벽산)를 인수한 것은 제2의 도약기를 맞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이 회사는 일제 당시 일본 아사노 스레트의 서울 공장으로 1929년 출범했지만 당시 부실화되어 개점 휴업상태인 회사였다. 인수 직전 9개월까지 실적이 3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주인이 바뀐 뒤 3개월간 6000만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어 60∼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시작된 전국적인 농어촌개량작업으로 슬레이트 사업은 번창일로를 맞는다. 이후 건자재 생산업체인 오늘날의 ㈜벽산으로 자라났다. 1964년 1월 한국스레트공업주식회사에 건설사업부를 발족하면서 건설업을 본격화했다.1968년 시공능력 33위에서 1971년에는 11위에 오를 정도로 덩치가 커지면서 같은 해 1월 한국건업주식회사로 떨어져 나와 지금의 벽산건설로 성장했다. 그룹의 모태인 동양물산은 고구마 절단기 등 농기계 생산업체인 ‘한국이기공업주식회사’(1964년)와 한국경금속(1968년)을 인수하면서 새 전기를 맞는다. 동양물산은 지금도 경운기 등 농기계와 스푼 등 양식기를 만들면서 과거 명맥을 잇고 있다. 1973년 스레트공업사 내 페인트공장을 신규 착공하면서 시작한 페인트 사업도 그대로 있다.1999년 구조조정과 함께 벽산화학㈜에 합병됐다 2001년 벽산페인트로 거듭났다. 이로써 벽산그룹은 벽산건설,㈜벽산, 벽산페인트, 동양물산,㈜인희 등 5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IMF때 대대적인 구조조정 그룹명 벽산은 고 김인득 창업주의 아호를 따서 지은 것이다.60년대말부터 회사를 끊임없이 인수·합병하는 등 사세를 키워카며 통일성을 위해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유통 금융 방송 지하자원개발 등 전체 18개에 달하던 계열사는 IMF이후 구조조정을 겪으며 현재 5개로 줄었다. 1976년 설립한 건축내외장제 제조사 벽산산업개발㈜은 1998년 그룹 경영합리화 계획에 따라 ㈜인희에 합병됐다.㈜인희는 영화산업에 애착을 가졌던 김인득 창업주가 1952년 중앙극장을 세우면서 설립했던 회사. 영상산업회사로 키우기 위해 비서실내에 신규 영상 사업팀까지 두고 챙겼었지만 지금은 발코니 확장과 일부 건자재만 만들며 ㈜벽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1985년 벽산쇼핑㈜을 통해 유통업에 진출했지만 1999년 3월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매각했고,1989년 인수한 정우개발㈜,㈜동부해양도시가스 등 정우 계열사들 역시 1999년 정리했다.1991년 유신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금융업도 본격화했지만 1998년 대출금 마련을 위해 팔았고,㈜한국케이블TV 전남동부방송을 설립해 종합유선방송(SO)사업도 손을 댔지만 199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했다. 대부분의 그룹 사옥도 처분했다. 그룹 40주년 출범과 함께 서울역 앞에 지었던 시가 1100억원 연건평 900평 규모의 그룹 사옥인 ‘벽산 125빌딩’을 포함해 퇴계로 ‘인희빌딩’ 등이 모두 넘어갔다. 벽산 125빌딩은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씨의 마지막 작픔으로 유명하다. 전주 백화점, 안양 벽산쇼핑, 부산 남포동 복합상가빌딩 등 유통 사업 관련 부동산도 함께 정리했다. ●3대를 잇는 기독교 사랑 고 김인득 창업주의 3남2녀중 막내딸 가족을 제외하면 지금도 매주 일요일 오전 고 김인득 창업주 때부터 다니던 인사동 승동교회에 나가 예배를 들이며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인다. 김인득 창업주가 6·25때부터 승동교회에 나갔고 장남 김희철 회장도 같은 교회 장로를 지낸 바 있다.3세인 김성식 ㈜벽산 대표이사 사장도 술·담배를 일절하지 않고, 매사 성경이 판단의 기준이 될 만큼 신앙이 깊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벽산의 기독교 사랑은 가족에서 끝나지 않는다. 시무식은 물론 창립기념식 등 모든 공식행사가 예배로 시작되는 ‘기독교문화’ 회사다. 국내 처음으로 직장예배를 도입한 기업으로 창립 초창기인 1956년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첫 직장예배 이후 매주 금요일 아침 8시30분(일부 계열사는 다름)부터 1시간은 본사와 각 공장, 지점, 현장별로 직장예배를 보고 있다. 기독교를 통해 임직원을 통합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이다. 벽산건설이 1998년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때에도 노사가 무분규로 일관, 회사 살리기에 힘을 합했던 것도 기독교 문화가 바탕이 됐다는 설명이다. jhj@seoul.co.kr ■ 오뚝이 정신으로 일군 ‘벽산 56년’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한복음 16장33절) 고 김인득 창업주의 장손자인 김성식 사장이 맡고 있는 ㈜벽산은 최근 수년간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끊임없이 M&A 위협을 해온 창투사 아이베스트와 ‘적과의 동침’을 선언했다. 지난해 말 아이베스트가 구주 매출을 통해 벽산 주식 100만주를 주당 1만 5000원에에 팔고 나간 뒤 주가가 1만 1000원대까지 빠지면서 아이베스트는 시세 차익을 얻은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입어 벽산에 대한 개미들의 원성이 높았다. 특히 벽산은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아이베스트 보유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내는 등 양측이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이처럼 수년간 벽산을 괴롭혀온 아이베스트가 최근 대주주의 우호 지분을 자청하면서 두 회사간 구원(仇怨)관계가 일단 봉합된 상태다. 벽산그룹은 56년을 헤쳐오면서 고난도 많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내실을 다져온 기업이다. 1998년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때에도 노사간 분규없이 한마음으로 대처했던 혼연일체는 지금도 업계의 귀감으로 회자된다. 벽산건설의 경우 워크아웃 당시 채권단과 맺은 목표보다 50%가량 많은 244명이 명퇴했다. 자진해 나간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남은 직원들은 상여를 전액 반납해 떠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대주주도 4대1 감자를 단행하는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 덕택에 2000년 회사가 흑자로 전환됐고 2002년 말 워크아웃에서 졸업했다.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은 풋백옵션을 행사, 출자전환된 채권단 주식을 2004년 되사면서 회사를 되찾았다. 이에 앞선 지난 1992년 7월. 당시 재계 25위이던 벽산건설은 자사가 시공한 신행주대교가 준공 4개월을 앞두고 붕괴하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부실공사가 원인으로 규명되면서 대대적인 이미지 실추와 함께 영업정지, 단자사 여신 동결 등 악재가 뒤따랐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인명 사고가 없어 복구공사비 200여억원 등을 전액 부담, 재공사를 맡아 결자해지로 매듭지었다. 여전히 우환은 끊이지 않는다. 벽산건설 임원 2명이 1999년부터 2005년까지 각각 회사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부동산 구입과 주식투자 등에 쓴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집안 단속 문제가 붉어져 조사 중이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주택 사업 이외에 토목공사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면서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위축됐던 직원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가장 큰 과제다.”고 말했다. 벽산그룹 5개 계열사의 2005년 기준 총 매출은 1조 2500억원이며, 이중 벽산건설의 매출이 전체의 61%를 차지한다. jhj@seoul.co.kr ■ 벽산을 만든 전문 경영인들 벽산그룹은 올해로 56년을 헤쳐오면서 가장 훌륭한 전문경영인으로 이 회사 부회장을 지낸 정종득(65) 목포 시장을 꼽고 있다. 워크아웃 조기졸업의 일등 공신으로 지목되는 정 사장은 서울대, 산업은행, 쌍용을 거쳐 1983년 벽산건설에 이사로 입사 1994년 사장이 되면서 워크아웃의 시작과 끝을 지키는 등 벽산과 고락을 함께해온 인물. 특유의 인화력과 결단력으로 조직을 이끌며 대주주인 김희철 벽산건설 회장과 호흡을 맞췄다는 평이다.2005년 5월 시장 출마를 위해 부회장으로 위촉된 뒤 당선과 함께 회사를 떠나 지금은 공직자로 일하고 있다. 김재우(62) 아주그룹 부회장은 1997년 2월 워크아웃에 들어가기에 앞서 ㈜벽산 사장에 취임해 3년 만에 경영을 정상화시킨 능력을 인정받아 아주그룹에 스카웃된 인물. 삼성물산 출신으로 2005년까지 ㈜벽산 부회장 등을 지내며 ‘누가 우리회사 망한다고!!’‘거봐!안 망한다고 했지!!’ 등 벽산 구조조정 성공사례들을 책으로 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광주고·건국대 출신의 신광웅(63) 신동아건설 사장도 벽산건설 출신이다. 한신공영을 거쳐 지난 1995년부터 2004년 6월까지 벽산에 적을 둔 바 있다. 벽산건설 부사장을 끝으로 회사를 떠났다. 한편 지난 2004년 뇌물수수죄 재판중 또다시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 감옥에서 자살했던 고 안상영 전 부산시장도 벽산건설에서 부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다. jhj@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자이툰부대병력 교체 동행기

    김 상사님! 만약 당신이 지난 9일 서울공항에서 자이툰부대 교대 병력의 출국 장면을 지켜봤다면 실망하셨을 겁니다.41년 전 용맹스러운 제2해병여단의 일원으로 당신이 월남으로 떠날 때 부산항을 가득 메웠던 만큼의 환송 인파를 그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활주로에 일렬로 늘어선 동료 군인들의 손짓만을 배경으로 트랩을 오르는 장병들의 뒷모습은 쓸쓸해 보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숱한 찬반 논란의 포연(砲煙)에 질식하는 건 결국 장병들의 ‘실존’이 아닌지요. 그러나 김상사님! 저의 우울함은 기내로 들어선 순간 증발했습니다.300여명의 장정들이 일제히 뿜어내는 ‘테스토스테론’의 열기가 확하고 달려드는 것이었습니다. 베이지색 군복에 바짝 밀어버린 머리, 그리고 이글거리는 검은 눈동자는 흡사 질서정연한 사자떼의 모습이라 할 만했습니다. 저는 감히 그들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했습니다. 해석하기 힘든 침묵이 전장(戰場)으로 향하는 기내를 묵직하게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이륙 후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가까스로 뒷좌석의 한 병사에게 물었습니다. 두렵지 않으냐고.“담담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불치의 직업병’에 걸린 기자는 재차 다그쳤습니다. 전체 감정 중에 두려움이 몇 퍼센트나 되느냐고. 이번엔 “그걸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는 대답입니다. 우문현답이었습니다. 어찌 사람의 감정을 일률적으로 재단할 수 있겠습니까. 호기심과 설렘에 온통 구름 위를 걷다가도 순식간에 공포가 엄습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인간의 한계가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아(我)는 비아(非我)요, 무아(無我)라는 것이겠지요. 김 상사님! 이륙 10시간 30분만에 장병들을 실은 민항 전세기는 쿠웨이트의 무바라크 공군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전장인 이라크로 진입하기 전 장병들은 쿠웨이트의 미군기지(캠프 버지니아)에서 하루를 묵습니다.41년 전 김 상사님은 6일의 항해 끝에 월남의 깜란만에 상륙, 바로 전투태세에 돌입했지만 지금 후배들은 잠시나마 숨을 고를 겨를이 있는 것입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병사들을 제일 먼저 맞아준 것은 악명높은 사막의 모래바람입니다. 얼굴쪽으로 사납게 달려드는 모래 세례에 눈을 뜨기도, 숨을 쉬기도 힘든 지경이었습니다. 사막의 신(神)은 이런 식으로 여기가 호락호락한 곳이 아님을 경고하는 듯합니다. 다음날 장병들은 공군 수송기인 C-130에 실려 이라크 아르빌로 향했습니다. 김 상사님,41년 전 당신은 미 해군 함정을 타고 월남에 와서 미군이 나눠준 탄약으로 전쟁을 치렀지만, 지금 자이툰 부대원들은 소총에서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일체 우리 장비로 전쟁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국력의 성장치는 이렇게 확인됩니다. 물론 여기에는 김 상사님과 전우들이 흘린 피의 기여가 포함돼 있겠지요. 보일러실 내부처럼 어수선한 수송기에 앉아 고막을 찢을 듯한 소음을 듣고 있으려니 본격적으로 전쟁터로 향한다는 실감이 났습니다.2시간 가량이 흘러 착륙이 임박해졌을 때 기체가 롤러코스터처럼 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전술비행’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것은 이·착륙시 혹시 있을지 모를 적의 대공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기체를 지그재그로 선회하는 것입니다. 장병들 모양으로 방탄조끼와 헬멧을 착용하고서 10분 넘게 넘실대는 기내에서 중심을 잡다보니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가 밀려올라왔습니다. 김 상사님도 월남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배멀미 때문에 죽을 고생을 했다고 하셨지요. 세상이 변해도, 또 기술이 진보해도 구역질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전쟁의 통과의례인가 봅니다. 수송기가 닿은 곳은 아르빌 국제공항입니다. 수송기 주위에 배치돼 집총자세로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원들을 보면서 오싹 긴장감이 들었습니다. 이곳이 허허벌판이라고 해서 41년 전 밀림 속에서의 김 상사님보다 공포감이 덜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어디선가 순식간에 날아오는 총탄에 격살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무애(無碍)한 광야에서 오히려 더 섬뜩하게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아르빌은 예상과 달리 사막이라기보다는 구릉지와 녹지가 군데군데 펼쳐진 초원지대에 가깝습니다. 부대원들이 완전무장 차림으로 철통 같은 경계를 펴고 있는 자이툰부대 영내로 들어선 순간 안심이 됐습니다.100만평 규모에 3000여명의 사단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자이툰부대는 병원도 있고, 슈퍼마켓도 있고, 외환은행 지점도 있어 마치 한국의 어느 마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장병들의 식탁은 한국에서 배로 실어온 우리식 반찬으로 채워집니다. 김 상사님이 보시면 세상 참 좋아졌다고 하시겠지요. 김 상사님! 정작 놀라실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도착 다음날인 11일 자이툰 부대원들의 민사심리작전에 동행해 아르빌 외곽의 작은 마을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잔뜩 긴장해 있는 제 눈앞에 펼쳐진 장면은 흉악한 테러가 아니라 주민들의 따뜻한 미소였습니다. 자이툰 부대원의 차량을 발견한 어린이들은 하던 놀이를 제쳐놓고 손을 흔들며 수도없이 차량으로 달려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느라 팔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피르라시’라는 마을에 다다르자 귀에 익은 우리 동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라크 어린이들이 용맹하기로 이름난 우리 특전사 요원들을 따라 율동에 맞춰 우리 말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곰 엄마곰 아기곰∼” 서울에서 8400여㎞나 떨어진 이국의 하늘 아래서 우리 동요를 부르고 있는 어린이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울컥 눈시울이 불거졌습니다. 한쪽에서는 이라크 청년들과 우리 병사들 사이에 씨름대회와 줄다리기가 펼쳐지고 있었고, 호떡, 솜사탕 같은 우리 먹을거리도 차려져 있었습니다. 이 성대한 마을잔치는 오롯이 우리 군인들의 손으로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살벌한 전장을 상상하고 온 기자에게 이런 장면은 한바탕 충격이었습니다. 자이툰은 전투가 아닌 사랑을, 파괴가 아닌 재건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거대한 한류(韓流)였습니다. 이라크 파병이 어쩌고저쩌고하는 온갖 탁상공론을 자이툰은 총이 펜보다 강하다는 역설의 웅변으로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 이후 아르빌에서 단 한 건의 테러도 일어나지 않은 기적은 이런 한류식 사랑의 결실입니다. 불퇴전의 특전사 요원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어린이들과 껑충껑충 율동을 하는 것, 이것은 유난히 다정(多情)한 우리 민족이 아니고선 다른 어떤 나라 군인들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발상의 전환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한국군의 성과에 자극을 받은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최근 “한국군의 민사심리전을 벤치마킹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전쟁터에서 민심부터 챙기는 것은 우리 군의 오랜 전통인 것 같습니다. 월남전 당시 채명신 주월 한국군 사령관이 “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고 신신당부했던 것을 김 상사님도 기억하시지요. 현지에서 자이툰은 치안유지에서부터 도로포장, 기술교육, 의료봉사 등등 수십가지의 민사작전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부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황이 이러니 이곳 주민들은 한국군 철군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고 합니다. 이날 오후 만난 쿠르드 자치정부 관계자는 한국군이 얼마동안 주둔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영원히(forever)”라고 하더군요. 12일 아침 저는 올 때와는 반대로 밝은 마음으로 아르빌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6개월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귀환하는 300여명의 교체 병력과 말입니다.14일 아침 드디어 서울공항에 비행기가 안착했을 때 한 병사(김금휘 병장)에게 제일 보고싶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라고 답하더군요. 그 말을 들으니 고작 6일간 이라크 출장을 가는 아들 걱정에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하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러니 이라크에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담보잡힌 3000여 장병의 어머니들의 심정은 또 어떻겠습니까. 물론 41년 전 사지에 아들을 보내놓은 김 상사님의 어머니도 밤잠을 못 이루셨겠지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해송의 노래…고흥반도 해안

    해송의 노래…고흥반도 해안

    # 쪽빛 봄바다에 빠져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고흥반도의 봄은 숲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도 느껴진다. 쉼 없이 파도를 가르며 만선의 깃발을 날리는 어선이나 퍼득거리는 생선이 가득한 수산물 공판장, 경관이 수려한 바닷가의 풍경에도 어김없이 봄의 빛깔이 묻어난다. 외나로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해상관광에 나섰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외나로도 해안은 육지서 보는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과 갖가지 모양의 조그만 무인도,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 바위들이 즐비하다. 나로도항에서 출발해 섬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다시 나로도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2시간 걸린다. 제일 먼저 기다리는 곳이 꼭두여라는 무인도.2개의 섬으로 이루어졌으며 불쑥 솟은 바위와 벌렁 드러누운 바위의 조화가 절묘하다. 옛날 곡식을 갈던 맷돌 손잡이 꼭두처럼 생겼다. 개인 섬으로 유명한 낚시터였으나 워낙 훼손이 심해 이젠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카멜레온의 모습을 꼭 닮은 카멜레온바위, 달리는 사자의 모양을 한 사자바위. 눈, 코, 입 등이 너무 사자와 흡사해 자연의 신비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가진 용굴과 거대한 짐승의 콧구멍 같은 쌍굴, 남근바위, 부처님이 두 손을 모으고 합장하는 모습의 부처바위 등 해안절경이 줄지어 나타난다. 편안하게 배에 앉아서 유람을 할 수도 있고 3층에 마련된 옥외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금어호(061-833-6905), 우주스타호(061-833-6524)등 2척의 유람선이 운항한다. 어른기준 1만 4000원. # 이곳도 들러보세요 ‘작지만 아름다운 섬’ 소록도는 고흥의 대표적인 관광지. 고흥 녹동항에서 600m 떨어져 있다. 섬 전체가 한센병 환자를 위한 병원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과거엔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았다.1988년부터 일반인에게 개방되면서 아름다운 풍광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소록도는 작은 사슴이 누워 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붙은 이름이다. 대표적인 명소는 한센병 환자들이 피땀 흘려 세운 중앙공원과 울창한 송림으로 이뤄진 해수욕장이다. 1916년 조선총독부는 소록도에 병원을 세우면서 신사참배를 강요했고, 환자들이 자녀를 갖지 못하게 강제로 수술도 시켰다. 그때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감금실과 검시실, 단종수술대 등이 중앙공원 앞에 남아 있어 소록도의 슬픈 역사를 말해준다. 중앙공원은 환자들이 세운 정원으로 정말 예쁘다. 마치 유럽의 어느 성에 잘 꾸며진 정원을 걷는 기분이 든다.7000여평의 대지에 치자나무, 편백나무, 팔손이나무 등 각종 관상수가 유럽의 화원처럼 단아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공원에는 ‘나병을 구하는 탑’이라는 뜻의 ‘구라탑’과 ‘문둥병 시인’ 한하운의 시비가 있다. 소록도의 크기는 여의도의 1.5배 정도. 섬을 돌아보는 데 걸어서 2시간이면 족하다. 녹동항에서 오전 7시부터 15분 간격으로 배가 출항한다. 소록도에서 녹동항으로 나오는 마지막 배가 오후 6시에 있다. 도선료는 왕복 1000원. 승용차는 1만원. 또 예내리를 지나 외나로도 서쪽으로 향하면 해넘이의 명소 염포해수욕장이 나온다. 파도에 울어대는 검은 자갈과 해송 숲 바람소리가 어우러져 신비감을 자아낸다. 이밖에 영남면 양사리에 있는 용바위와 능가사도 빼놓으면 아쉽다. # 여행메모 맛집은 나로도해수욕장 입구 봉래초등학교에서 왼쪽으로 직진하면 봉래면 신금리의 나로도항 수협위판장(061-834-8102)이 있는데 나로도여행에서 꼭 들러볼 만한 곳이다. 산낙지, 꽃게, 활어, 조개류 등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나로도 연안에서 잡아 올린 생선만 취급한다. 목포나 외지에서 사오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에 나로도에서 나는 해산물은 모두 자연산. 봄에는 낙지, 서대, 양태, 돔, 꽃게가 많이 나고 여름은 역시 일본에 수출하는 참장어(하모), 가을은 삼치와 새우, 겨울은 잡어가 주로 많다. 봉래면 신금리 나로도선착장옆 서울식당(061-835-5111)은 자연산회가 저렴하다. 전화로 미리 주문하면 당일 많이 잡힌 생선으로 알아서 준비해준다. 내나로도에서 제2나로대교 건너기 직전 동일면 봉영리의 서구식 펜션풍 ‘하얀노을’(061-833-83112)이 전망이 좋다. 고흥 가는 길은 서울에서 호남고속도로나 대전·통영고속도로를 이용해 남해안 고속도로로 갈아 탄 후 순천나들목에서 빠져 나와 17번 국도와 2번 국도를 이용해 벌교를 거쳐 고흥으로 들어오면 된다. 항공편은 여수공항 또는 사천공항. 고흥군 문화관광과(061)830-5224.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문화마당] 간판 디자인과 문화/이나미 그래픽디자이너·스튜디오 바프 대표

    종로5가 약국들의 간판 크기가 ‘무조건 옆집 간판보다 크게’를 기준으로 커지던 때가 있었다. 글자 하나가 사람 두 셋을 합친 크기를 넘어서면서부터야 비로소 사람들의 마음에 ‘좀 너무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으니 간판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좀 지나치긴 했었다. 간판이란 무조건 눈에 잘 띄고 봐야 된다는 생각이 틀리지는 않으나 글씨를 최대한 키우고 두껍게 하고 빨간색으로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자각이 없지는 않았을텐데도 막상 자기 가게에 간판을 다는 입장이 되면 같은 욕심을 부리게 되는 일이 반복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거리의 모든 간판이 있는 힘을 다해 고함을 지르고 있는 시각환경 속에서는 도무지 어느 집의 간판에도 시선을 집중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슬며시 깨닫게 되면서부터는 아마도 간판 글자가 막무가내로 커지는 일은 좀 주춤해지지 않았나 싶다. 널찍널찍한 공간을 기본으로 하여 저마다 큰 목소리를 내는 경우는 그나마 나은 경우다. 한 건물 안에 여러 상가가 밀집되어 있는 경우 건물 외관을 빈틈 없이 도배하고 있는 간판들은 그야말로 파나플렉스 재질을 이용한 설치예술의 수준을 방불케 한다. 누구도, 아무도 주어진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주어진 공간을 120% 활용하여 면적을 선점하지 않으면 누군가가 그만큼의 면적을 침해하고 들어올 것이므로 손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이다. 목소리로 비유하자면 여럿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자리에 동시다발적으로 자기 얘기를 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아무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없으므로 딱히 무엇이 잘못된 건지 아무도 알 수가 없게 된 것이니, 거리 미관은 고사하고 도무지 간판으로서의 기능을 의심하는 일조차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누군가의 노력으로 시작된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도시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여러 요인 중 간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시각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즉, 공공장소에서 누군가가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떠들어댄다거나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산만하게 떠들어댄다면 그건 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간 우리의 도시 환경 속에서 익숙하게 보아왔던 간판들이 도시미관에 큰 저해요인이 된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간판 디자인’에 관한 사안이 특정 부서 공무원들의 업무로 등장하게 되었다. 간판을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그리하여 야심찬 도시미관사업으로 등장한 청계천 주변환경개선의 차원에서 간판정리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간판이 모두 획일적이라는 데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진다. 몇가지 지정포맷 중 선택권이 있는 듯은 하나, 간판의 크기와 형태는 물론 간판에 씌어진 글자의 모양이나 크기, 색상, 레이아웃 등을 모두 같은 것으로 획일화하여 정리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판을 바꾸려 한다면 그 이전에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들이 있다. 간판이란 원래 어떠한 기능과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상점들의 간판은 단지 ‘이름표’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가게 고유의 특성을 반영하여 이름만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그 가게만의 문화를 담아내야 하는 것이니, 가히 사람의 얼굴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눈·코·입이 제자리에 놓여 있는 것만으로 얼굴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은 물론 그 사람의 삶의 전반을 가늠할 수 있는 많은 표정이 간판에는 배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무조건 크게’나 ‘너나 할 거 없이 빽빽하게’가 간판의 기능을 다할 수 없는 것처럼 ‘모두 통일하여’ 역시도 좋은 간판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것처럼 다양한 모양의 간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조화로운 도시의 미관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디자인이란 삶을 반영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깎아내어 획일화시키려는 간판디자인을 통해 우리는 또 한 세대, 문화의 시행착오를 거쳐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나미 그래픽디자이너·스튜디오 바프 대표
  • 56년 12개 상장사로 첫출범…한국증시 오늘 50년

    56년 12개 상장사로 첫출범…한국증시 오늘 50년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3일 개설 50주년을 맞았다. 개설 초기 12개 상장회사의 주식을 사고팔았으나 지금은 세계 15번째 규모의 주식시장으로 성장했다. 외국기업의 상장을 적극 유치하고 거래 투명성을 확보하는 문제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온라인 거래 비중 전체의 55% 2일 증권선물거래소가 펴낸 ‘한국증시 50년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주식매매가 시작된 것은 일제시대지만 증권거래소가 등장한 것은 1956년 3월3일이다. 서울 명동에서 ‘대한증권거래소’를 설립하고 12개사 주식과 건국 국채 3종을 거래했다. 초기에는 거래소에 모인 중개인들이 호가를 내면 거래소 직원이 망치를 두드려 가격을 결정했다.1978년 육각형 모양의 ‘포스트’가 등장하면서 틀을 갖췄고, 이듬해 여의도에 새 둥지를 틀었다. 증권사들도 여의도에 몰려 여의도는 ‘증권가’로 자리잡는다.1997년 전산매매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증시를 상징하는 포스트가 사라지고 실시간 매매와 결제가 가능해졌다. 외국인 투자도 허용됐다. 이제 온라인 거래의 비중은 전체 거래의 55%, 외국인투자 비중은 40%에 이른다. 연간 거래대금은 3억 9000만원에서 1232조원으로 300만배나 커졌다.1인당국민소득도 246배 높아졌다. 증권선물동우회 장재철(78) 회장은 “지금은 주가조작 작전을 엄두도 낼 수 없지만, 초기에는 주식매매 계약후 돈이 오가는 시점(결제일)까지 두어달 걸리는 바람에 계약자가 계약금만 받고 도망가는 사고가 가끔 있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57년 증권사 역사 50년 동안 수많은 기업이 증시에 등장했다 사라졌다. 조흥은행, 저축은행, 한국상업은행, 흥업은행, 대한해운공사, 대한조선공사, 경성전기, 남선전기, 조선운수, 경성방직, 대한증권거래소, 한국연합증권금융 등 초대 상장사 중 남은 기업은 3곳뿐이다. 해운공사와 조선공사는 각각 한진해운과 한진중공업으로, 경성방직이 경방으로 명맥을 잇고 있다. 현재 상장기업수는 총 1620개다. 퇴출, 합병 등으로 사라진 증권사도 무려 87개사에 이른다.1949년 설립된 대한증권은 교보증권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증권사로 기록된다. 증시의 부침에 따라 증권사 이름도 한보증권→대보증권→럭키증권→LG증권→LG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 등으로 변신했다. ●소수의 잔치에서 서민의 펀드 한국 증시는 60,70년대 ‘증권파동’ 등 정치권과 연루된 시련을 겪었다.80년대 중반에는 ‘투자 광풍’이 일면서 증권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몇억원씩 손에 쥐는 일도 생겼다.90년대 말 벤처·코스닥 붐에 편승한 젊은이들이 순식간에 수백억원을 벌었다는 등의 소문이 서민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개미’ ‘상투’ ‘묻지마 투자’ 등 부정적인 용어도 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유가증권·코스닥·선물 등이 한 군데로 통합, 자본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주가지수가 덩달아 오르면서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 펀드를 통해 증시에 간접 투자하는 문화도 생겼다. 지난 1월 말 기준 펀드 계좌수는 1041만개로 가구당 평균 0.65개 꼴이다. 1월 말 기준 시가총액은 8111억달러로 세계 15위권, 시가총액 증가율은 67.5%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만큼 성장이 빠르다는 얘기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놀이기구속의 과학원리

    놀이기구속의 과학원리

    봄 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아이들이나 연인·친구들과 놀이동산으로 나들이 계획을 짜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놀이동산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주는 다양한 놀이기구들. 그런데 이 놀이기구가 선사하는 짜릿한 스릴과 쾌감이 원심력과 진자운동 등 과학적 원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자, 놀이기구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찾아 떠나보자. ●위치에너지▶운동에너지, 롤러코스터 놀이동산의 대표적 놀이기구인 롤러코스터에는 ‘물체의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는 서로 변환될 수 있으며 그 합은 일정하다.’는 역학적 에너지보존법칙이 숨어 있다. 롤러코스터는 전력 공급 없이도 상승과 하강 운동을 한다. 부천고 조영우(과학담당) 교사는 “롤러코스터가 전동 체인에 의해 레일의 최고점으로 올라가는 동안 위치에너지를 축적하게 되고, 이후 중력에 의해 하강하면서 위치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뀌어 동력을 얻는 것”이라면서 “위치에너지가 가장 작은 지점에서 속력은 가장 빠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롤러코스터가 360도 회전을 해도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레일 밖으로 달아나려는 원심력과 구심력의 크기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쥐불놀이를 할 때 깡통속 내용물이 쏟아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진자의 원리, 바이킹 대형 기둥에 매달려 70도 이상 각도로 양쪽으로 왔다갔다 하는 배 모양의 놀이기구인 이른바 ‘바이킹’은 진자의 원리를 이용한다. 시계추나 그네처럼 왕복운동을 하며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꾼다. 배가 하강하다가 기둥 한 가운데를 지날 때 위치 에너지는 최소가 되고, 운동에너지가 최대가 되면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내게 된다. 한편 배에 한 사람이 탈 때와 수십명이 탈 때를 비교하면, 왕복주기의 시간 차이는 없다.‘줄의 길이가 같다면 무게나 운동거리에 상관없이 진자의 왕복 시간은 같다.’는 ‘진자의 등시성’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중력과 자석의 반발력, 타워형 기구 높이 70여m에서 지상으로 수직 낙하 하는 타워형 놀이기구에는 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만유인력의 원리’가 숨어 있다. 마치 번지점프대 위에 올라 그대로 지상을 향해 뛰어내리며 스릴을 느끼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타워형 놀이기구의 멈춤 장치는 ‘자석의 원리’를 이용한다. 자석의 같은 극(N-N,S-S)끼리 붙이면 서로 밀어내는 힘이 발생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놀이기구 의자 뒤에 붙은 자석이 기둥 아래 부분에 부착된 같은 극의 자석에 접근해 반발력을 발생시키면서 중력을 상쇄, 지상에 곤두박질치지 않고 안전하게 멈출 수 있다. ●‘가슴 철렁’·‘머리 쭈뼛’ 이유는? 하강하던 놀이기구가 급제동하거나 급선회할 때는 몸이 땅으로 꺼지는 듯한 느낌을, 이와 반대의 경우에는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든다. 이는 탑승자가 놀이기구를 타면서 평소 느끼던 것보다 훨씬 크거나 적은 중력 가속도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롤러코스터는 레일 위를 오르내리면서 가속도의 ‘방향’이, 바이킹은 진자운동을 하면서 가속도의 ‘크기’가 변화되면서 ‘가슴 철렁함’을 선사한다. 타워형 놀이기구의 경우 자유낙하할 때 관성의 법칙에 따라 사람 몸이 위로 올라가려는 힘을 받게 되면서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春川, 봄날의 수채화

    春川, 봄날의 수채화

    오늘같이 신록이 짙푸른 날에는 춘천으로 오라 춘천으로 와서 지독한 안개에 중독되자 지독한 사랑에 중독되자 지독한 예술에 중독되자. 소설가 이외수의 시 『도깨비 난장으로 오라』중에서. 젊은이들은 한땀 한땀 추억의 옷을 뜨기 위해, 나이 지긋한 중년들은 아스라해진 추억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호반의 도시 춘천을 찾곤 한다. 수많은 문학작품과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시가지와 함께, 춘천호, 의암호 등 아름다운 호수를 품에 안고 있는 춘천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의 도시. 무엇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춘천으로 가며 즐기는 아름다운 「길」이다. 강과 호수, 그리고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가로수들이 함께 하는 춘천 가는 길에는 한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다운 낭만이 깃들어 있다. 글 사진 춘천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물의 나라’ 춘천으로 가는 46번 경춘국도는 설명이 필요없을 만큼 드라이브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가장 빠르게 춘천으로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모처럼 나선 나들이길, 구태여 ‘빨리 빨리’가지 않아도 된다면,363번 지방도로 등 경춘국도와 나란히 달리는 지방도로를 따라 가보면 어떨까. 통행량도 적고, 아기자기한 시골마을을 지나면서 고즈넉한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다. 경기도 하남시와 덕소를 잇는 팔당대교를 지나 숨바꼭질하듯 너댓개의 터널을 지나면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양수리에 이른다. 양수리시내에서 서종면 방향으로 우회전하면 363번 지방도로. 춘천으로 가는 아름다운 길의 시작이다. 양수리 시내를 벗어나자 파릇한 새순이 돋기 시작하는 능수버들이 첫눈에 들어왔다. 촉촉한 봄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나뭇가지는 마치 이방인에게 손이라도 흔드는 것처럼 느껴졌다. 차창을 열어 상큼하고 청량한 공기를 한껏 실내로 끌어 들였다. 살갗에 와닿는 포근한 느낌. 분명 봄내음이었다. 서종면사무소를 지나 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는 산길을 몇구비 돌다보면 삼회리 고개. 이곳에 서면 인근 시골마을 감싸고 흐르는 북한강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간간이 고깃배 한척 지나갈 뿐, 한적하기 이를데 없다. 수많은 모터보트들의 굉음, 바나나보트 등의 물놀이 기구들이 뒤엉켰던 여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20㎞여에 이르는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신청평대교.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46번국도와 만난다. 씽씽 내달리는 차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7㎞쯤 올라가다 수릿재 삼거리에서 잠시 멈춰섰다. 시골마을도 둘러볼 겸, 요즘 한창 출하되고 있는 두릅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도원농장(dowon.nongjang.com)을 찾았다. 갓 채취한 싱싱한 두릅이 그야말로 지천. 두릅을 포장하느라 바쁜 농장대표 박상엽(017-382-5812)씨에게 서울신문 독자들에겐 구입량에 관계없이 20%를 할인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다시 춘천으로 향했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가 되는 경강교를 건너면 오른쪽으로 강촌리조트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신청평대교에서 20㎞거리. 영화 ‘편지’의 촬영지였던 강경역부터 강촌역까지 또다시 환상의 드라이브길이 펼쳐졌다. 어깨에 닿을 듯 다가선 북한강, 자전거를 타며 싱그러운 미소를 짓는 젊은이들. 봄날의 수채화를 그린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봉화산의 쏟아져 내릴 듯한 우람한 바위 밑에 예쁘게 자리잡은 강촌역. 자전거로 상징되는 관광지답게 은륜위에서 정담을 나누는 청춘남녀들의 모습 일색이었다. 잠시 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로 구곡폭포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다.1인용 자전거는 1시간에 2000원,2인용은 5000원 정도면 빌릴 수 있다.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는 춘천행 열차를 뒤로하고 46번국도에서 완전히 벗어나 화천으로 향하는 403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 춘천이 자랑하는 의암호 호반길. 여인의 허리처럼 부드러운 곡선을 그린 강변길이 의암호의 절경을 품은 채 춘천댐까지 이어진다. 붕어섬과 중도유원지를 차례로 지나 금산리 강가에 다다랐다. 안정효의 소설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주무대인 곳. 한적한 시골마을과 강변길이 잘 어우러져 있다. 금산리 강가 바로옆은 고슴도치섬으로 알려진 위도(iwido.com). 길이 1.2㎞, 폭 400∼600m의 길쭉한 삼각주 모양을 하고 있다.“모든 풍경이 물안개 속으로 침잠하고 있었다. 섬에는 시간이 젖은 채로 정지해 있었다.”는 이외수의 소설 ‘장외인간’의 한 구절처럼 정적에 싸인 섬이었다. 예전엔 배를 타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섬을 관통하는 신매대교가 들어선 이후에는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도 있게 됐다. 어른 1800원, 중·고생 1200원,3세 이상 어린이는 6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주차는 무료. 섬 아래쪽에 있는 북카페 ‘예부룩’은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 춘천지역의 문인, 화가 등 예술가들이 많이 찾는다. 오래된 LP판에서 흘러나오는 다소 거친 음질의 음악들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눈요기는 잠깐 쉬고, 이젠 다소 늦은 점심으로 입을 즐겁게 할 차례. 어디로 갈까 고민할 것 없이 춘천시청 옆 닭갈비 골목을 찾아가면 된다. 춘천시 명동의 닭갈비 골목은 윗샘밭 막국수 거리와 함께 전국의 미식가들이 알아주는 전통 먹거리촌. 아무곳에나 들어가도 양 많고 맛있는 닭갈비를 맛볼 수 있다. 소화도 시킬 겸, 이번엔 춘천시청 주변을 걸어보자. 춘천시민들의 살내음이 여전한 공간들과 만날 수 있다.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을 지낸 유진규(54)씨는 재래시장인 ‘요선동 시장’과 ‘춘천여고앞 골목길’을 추천했다. 요선동 시장에서는 전혀 낯선 곳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고, 춘천여고 앞 골목길에서는 낮은 담 사이로 사람 사는 모습을 기웃거릴 수 있어서 좋단다. 산허리에 걸쳐 있는 해를 보니 이제는 낙조(落照)를 감상하며 하루의 여정을 정리할 때.46번 국도변에 있는 구봉산 전망대로 차를 몰아갔다. 호수에 잠긴 듯한 춘천의 해질녘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춘천휴게소(033-264-0393)와 인형극장(033-242-8450) 뒤편도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한 곳. 의암호를 붉게 물들였던 해도 지고 춘천시내엔 하나둘씩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 가볼만한 곳 김유정의 대표작 ‘봄봄’,‘동백꽃’등의 배경이 된 곳이다. 기념관과 함께 김유정이 태어난 생가와 디딜방아, 정자 등이 그 시대 모습 그대로 재현돼 있다. 동절기에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문을 연다. 매주 월요일과 법정 공휴일 다음날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무료. 문의 (033)261-4650.
  • 남성 팬티 과감·다양

    남성 팬티 과감·다양

    속옷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의 남성 속옷 매출은 2003년 91%,2004년 194% 증가한 데 이어 2005년에는 117%가 증가했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90∼100% 이상 성장세를 보였다. 남성 고객은 전체 속옷 고객의 62%로 여성 고객을 넘어섰다. 속옷 구매량도 여성들의 평균 구매량보다 1.6배 가량 높다. ●초미니 삼각형서 야광까지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최근의 남성용 속옷은 점점 다양하고 과감해지고 있다. 초미니 삼각에서 드로즈(사각 밀착형 팬티), 스판 트렁크(박스형) 팬티가 있고, 색도 원색에서 야광색까지 다양하다. 드로즈팬티는 삼각팬티와 사각팬티의 장점만을 모아 놓은 것으로, 스판 소재를 사용해 몸에 밀착된다. 바지를 입었을 때 끝부분이 말려올라가는 것을 보완했다. 스판 트렁크 팬티는 일반 트렁크 팬티와 같은 디자인이지만 면에 신축성이 좋은 스판을 혼용해 활동성이 강한 남성들에게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 ●레이스·큐빅 등 화려한 장식도 봉제 자국이 없어 자국이 티나지 않는 무봉제 팬티도 겉옷의 맵시를 살리면서 착용감이 편하다는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레이스와 망사, 자수와 큐빅 등의 화려한 장식물을 부착한 남성용 팬티도 나와 있다. 최근에는 단색보다는 투톤이나 쓰리톤의 화려한 원색의 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기하학적 무늬들이 새겨진 속옷을 찾는 남성도 많다.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허리부분이 밴드로 처리된 스포티한 디자인의 삼각 팬티다. 가격은 한 장에 5000원∼1만 2000원정도. 기하학적 무늬나 화려한 프린트가 들어간 사각 트렁크 제품이 인기다. 캘빈클라인(2만 9800원),BYC(9800원), 토미힐피거(1만 9400원), 이카루스(6400원) 등의 제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메시지 담을 수 있는 ‘자수 속옷´ 등 인기 원하는 메시지를 넣을 수 있는 ‘자수 속옷’ 제품도 반응이 좋다. 문자나 하트, 별 모양 등 원하는 문구를 넣을 수 있다. 가격은 1만 8000∼2만 4000원대의 제품이 인기다. ‘건강 기능성 속옷’으로 항균효과와 통풍성이 강조된 제품의 인기의 판매량도 높다. 땀냄새를 없애주는 특수소재 속옷, 녹차향, 홍삼향을 넣은 속옷, 황토나 은사를 사용한 속옷 등은 3만 9000∼5만원대에 살 수 있다. ●체격 크면 사각, 마른 사람은 삼각 어울려 스포티한 분위기의 속옷은 꾸준히 인기다. 수상 스포츠를 즐길 때 입을 수 있는 ‘스포티 커플룩’이 2만 2000∼3만 4000원대에 나와 있다. 이색적인 제품으로는 화려한 오렌지색, 보라색 등을 사용한 ‘야광스판 나염 사각팬티’(9800원)와, 만화 캐릭터를 넣은 트렁크 팬티(4900원), 키토산 성분이 들어간 팬티(1만 2300원)도 있다. 속옷을 고를 때는 색이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체형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체격이 큰 남성의 경우, 사각형태의 드로즈나 스포티한 느낌의 박스형 팬티가 어울린다. 반면 약간 마른편이거나 보통 체형의 남성에게는 삼각팬티가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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