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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평택을 출마자들의 답이 궁금하다

    [서울광장] 평택을 출마자들의 답이 궁금하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평택을이 주요 관심지가 됐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 진보당의 김재연 대표,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 등 연고 없는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했다. 평택 출신 예비 후보에는 국민의힘 유의동 전 의원, 더불어민주당 오세호 전 경기도의원 등이 있다. 필자의 고향은 평택으로 고등학교까지 평택에서 다녔다. 어머니는 지금도 평택에 살고 있다. 평택의 위상이 높아진 듯해 반갑지만 정치적 셈법이 앞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하다. 평택시는 1995년 평택시와 송탄시, 평택군이 합쳐진 도농복합시다. 조 대표의 ‘평택군’ 표기가 비난받을 만한 시간이 흘렀다. 평택을 지역구에는 군사시설, 산업단지와 신도시, 그리고 항만까지 있다. 미군부대 캠프 험프리스는 ‘세계 최대 해외 단일 미군기지’라고 평가받는다. 일제시대 조성된 비행장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이용하면서 부대가 계속 커졌다. 미군이 붙인 비행장 번호(6)를 따서 ‘K-6’로 불리기도 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까지 더해져 지금은 여의도 면적의 5.5배다. 주한미군과 가족 등 5만명이 거주한다. 평택 오산공군기지(K-55)와 함께 주한미군의 핵심 시설이다. 오산공군기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기 때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도착했던 곳이다. 조 바이든 전 미 대통령은 이곳에 도착해 바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진보 정당들이 주장하는 한미동맹의 변화가 평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이의 대응책은 후보들 머릿속에 있는지 궁금하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단지다. 현재 진행 중인 4공장(P4)과 5공장(P5) 건설로 전국에서 노동자 5만명이 몰리면서 건설 현장은 불야성이다. 6공장(P6)도 예정돼 있다. 김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공장 지역인 고덕동의 평균 연령이 33세”라며 “과거 창원이나 울산을 능가하는 진보 정치의 역할과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23일 평택사업장에서 결기대회를 열고 다음달 21일부터 18일간 파업하겠단다.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재원 할당,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 폐지 등이 요구 사항이다. 성과에 대한 보상은 필요하지만 주주 배당금은 물론 한 해 연구개발(R&D) 투자비를 넘는 수십조원의 성과급에 관해서는 우려가 크다. 협력업체에 대한 배려도 보이지 않는다. 김 대표의 1호 공약이 ‘분배의 대전환’이다. “대기업 담장을 넘어 모든 일하는 사람의 땀방울이 정당하게 대우받는 분배의 대전환” 관점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파업을 향한 일침이 가장 먼저 나와야 한다. 지역구 최대 사업장의 파업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 표명도 당연히 있어야 한다. 국가의 핵심 자산이 된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평택당진항은 중국 동부 연안의 산업벨트와 가깝다. 평택시와 당진시가 해상 매립지 관할권을 둘러싸고 소송을 했는데, 대법원은 2021년 평택시 손을 들어줬다. 이제는 갈등을 넘어 항만 인프라 확충, 배후 단지 조성, 육상 교통체계 개선 등의 과제를 함께 이뤄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에는 정치가 중요하다. 경기도 끝자락이지만 수도권인 평택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시행된 ‘미군이전평택지원법’ 덕이었다. 이 법은 올해 말 일몰 예정이다. 평택의 빠른 발전 과정에서 농촌 지역과 구도심, 삼성전자가 위치한 고덕 신도시와 원도심 간 차이와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평택지원법의 유효 기간을 4년 연장하는 법안, 미군이 떠난 뒤에도 장기 미반환 공여구역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두천·의정부 등도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 등이 발의돼 있다. 평택을 출마자라면 한미 안보, 반도체 국가전략, 수도권 팽창과 수도권 내부 불균형 등 국가와 평택의 균형점을 고민해야 한다. 평택은 다른 지자체들처럼 중앙정부의 결정을 직접 실행해 왔다. 그 결정이 지역 주민의 삶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고 개선점을 마련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평택을에서 해답을 보고 싶다. 전경하 논설위원
  • ‘느린 손’ 화가 꿈나무 “그림 그릴 때 행복해요”

    ‘느린 손’ 화가 꿈나무 “그림 그릴 때 행복해요”

    500원 크기 원 그리는 데 10초 걸려“김현우 같은 예술가 되는 것이 꿈” 희귀 질환인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를 앓는 중증장애인 권은영(18)양이 A3 도화지에 색연필로 500원 동전 크기의 원을 그리는 데는 10초가 걸렸다. 권양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캐릭터 올라프에 미소를 그려 넣으며 “그림 그릴 때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장애인의날인 20일 서울 마포구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서 만난 권양은 ‘그림’ 이야기를 하며 환하게 웃었다. 근육이 뒤틀린 손으로 붓과 펜을 쥐는 것조차 쉽지 않아 선 하나를 긋는 일도 남들보다 수십 배 느리지만, 권양은 한 자리에 세 시간씩 앉아 작품을 완성하곤 한다. 권양의 집중력은 그림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어머니 노효선(49)씨는 “은영이는 느리지만 한번 시작하면 뒤로 물리는 일 없이 원하는 선을 끝까지 잇고야 만다”며 “흔들리지만 멈춤 없는 선이 은영이의 화풍”이라고 설명했다. 권양이 처음 화가의 꿈을 품게 된 곳은 병원이다. 권양은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과 푸르메재활의원에서 2013년 7월부터 최근까지 물리치료·작업치료·언어치료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업치료를 접한 권양은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진다”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권양은 2021년 푸르메어린이재활병원 어린이 그림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발달장애 김현우 작가와 같은 예술가가 되길 꿈꾼다. 성장하면서 관절은 굳어 갔지만, 권양은 붓과 펜을 놓지 않았다. 대학에 진학해 미술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고 싶다는 꿈이 있어서다. 노씨는 “은영이는 하루를 꼬박 써야 겨우 완성하지만, 숙제를 마칠 때까지 먼저 잠드는 법이 없었다”며 “몸이 자라며 뜻대로 움직이지 않을 때도 화가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재활과 공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 농번기 계절근로자 또 ‘무한 대기’…“비자 발급 업무, 각 시도에서 맡자”

    해마다 반복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지연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출입국 관리 업무를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영농에 필요한 인력을 제때 공급하려면 외국인 계절근로자 비자 발급을 각 시도에서 맡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전국 지자체에 배정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9만 2000명 가운데 입국자는 4월 현재 3만 2000명으로 34.7%에 불과하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4~5월에 계약한 계절근로자의 85%가량이 들어와야 하는데 예년보다 2~3주 정도 늦은 입국률이다. 특히 충남과 전남은 계절근로자 입국률이 각각 24%, 경남은 26%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아 농번기를 맞은 농가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올해 1만 2757명을 배정받은 전북도 이날 현재 입국자는 4200명으로 33% 선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이 늦어지는 이유로는 각 시도 출입국관리소의 비자 담당 인력 부족이 가장 크다. 시도 출입국사무소는 유학생, 산업기능요원, 계절근로자에 대한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으나 담당 직원이 1~2명에 지나지 않아 만성적인 일손 부족에 시달려 왔다. 전북은 계절노동자 배정 인원이 5년 전 681명에서 올해 1만 2757명으로 18.7배나 늘었지만, 전주출입국사무소 비자 발급 직원은 지난 2월까지 정규직 1명, 공무직 2명뿐으로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다. 올해는 외국인 유학생 비자 발급을 우선 처리하느라 계절근로자 비자 발급은 더 뒤로 밀렸다. 더구나 법무부가 지난달 정규직 1명을 배치하는 대신 공무직 2명을 업무에서 제외하는 바람에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주출입국사무소 측은 “올해 외국인 유학생이 늘어 업무량이 증가한 데다 결혼이민 가족, 계절근로자는 검토 서류가 많아져 비자 발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항공료 상승, 운항 감축으로 계절근로자의 입국 시기가 늦어진 탓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늘어난 비자 수요를 출입국사무소가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지자체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의 비자 발급 업무는 시도로 이관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계양 테크노밸리 직주근접에 숲세권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계양 테크노밸리 직주근접에 숲세권까지

    3기 신도시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인천계양 지구가 본격적인 주택 공급에 나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달 말 인천계양 A9블록 신혼희망타운 317호에 대한 입주자모집공고를 시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인천계양 A9블록은 총 475호 규모로,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행복주택을 제외한 317호다. 전 가구가 전용면적 55㎡로 구성됐으며, 입주는 2029년 2월 예정이다. 해당 단지는 일자리와 주거가 결합한 자족형 도시에 자리했다. 계양 테크노밸리는 전체 면적의 21%가 자족 공간으로 꾸며진다. 이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약 1.4배에 달하는 규모로, 양질의 일자리를 품은 직주근접의 핵심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의도 공원 4배 규모의 풍부한 녹지가 지구 전체를 관통하며, 단지 인근에 대규모 근린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반경 1.5㎞ 내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있고, 인천도시철도 1호선 박촌역이 인접했다. 향후 경명대로와 벌말로가 확장되면 도심 접근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단지는 신혼희망타운 특화 설계가 돋보인다. 단지 내 어린이집과 온가족 카페 등 맞춤형 커뮤니티 공간을 갖춰 자녀를 키우는 신혼부부들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해당 블록은 2021년 사전청약 당시 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주택전시관은 인천 서구 청라동에 있다.
  • 포스코 인도 제철소 짓는다… 민간 MOU 20건 체결

    포스코 인도 제철소 짓는다… 민간 MOU 20건 체결

    이재용·정의선·구광모 등 총출동포스코, 철강 기업과 10조원 협약현대차는 전기차 공동개발 추진김혜경 여사, 박진영과 한류 홍보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한국과 인도의 대표 기업인들을 만나 “이제 더 이상 과거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진화된 협력의 틀을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라며 교역·투자, 첨단산업, 문화 협력의 확대를 제안했다. 양국 기업은 조선·디지털·에너지 등 분야에서 20건의 민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 대통령은 이날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등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현재 양국의 교역 규모는 인도의 거대한 경제 규모에 비해 아직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인도의 역동성을 새로운 돛으로 삼아, 현재 교역 규모를 두배 이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세계적 수준인 인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역량과 한국의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등 제조 경쟁력이 결합되면 양국은 막대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비롯해 250여명이 자리했다. 인도 측에서는 비제이 산카르 산마르그룹 회장, 라비칸트 루이야 에사르그룹 부회장, 라지브 메마니 CII 회장, 자얀트 아차랴 JSW스틸 최고경영자(CEO) 등 350여명이 함께했다. 포럼을 계기로 한국경제인협회 및 한국 기업 16곳은 인도의 파트너 기업과 총 20건의 MOU를 체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 철강기업 JSW그룹과 72억 9000만 달러(약 10조 7400억원) 규모의 인도 일관밀(철강 공장) 합작법인 계약을 맺으며 투자를 확정지었다. 현대차는 TVS 모터 컴퍼니와 친환경·고안전 3륜 EV(전기차) 공동 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앞서 열린 나렌드라 모디 총리 주최 오찬에서 이재용 회장은 “삼성그룹은 현지 기업이 되겠다는 자세로 진출했으며 앞으로 첨단제품 생산과 혁신 R&D(연구개발)를 인도 현지에서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했다. 또 정의선 회장은 “신흥시장 종합 R&D 센터를 2028년 말 인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며 이달 후 제3공장 준공식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다고 한다. 한편 김혜경 여사는 이날 뉴델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K팝 경연대회에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을 맡은 박진영 프로듀서와 함께 참석해 한국 문화 홍보에 나섰다. 
  • 공부 압박에 ‘약한’ 아이들

    공부 압박에 ‘약한’ 아이들

    고등학생 A(17)군은 시험 기간이면 고카페인 에너지 음료부터 찾는다. A군은 “음료 서너 개를 섞어 마시면 심장이 두근거리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잠을 쫓을 수 있다”며 “친구들도 에너지 음료 없이는 공부가 안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중학생 B(15)양은 최근 학원 친구에게서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으로 불리는 알약 한 알을 건네받았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였다. B양은 “집중력을 높이려고 약을 먹는 애들을 종종 본다”며 “효과가 있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복용해 봤다”고 털어놨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각성’은 생존의 문법이다. 학습 효율을 명분으로 교실에 스며든 의료용 마약류와 고카페인 음료는 입시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보급품’이 된 지 오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청소년 유해 약물 사용 실태 연구’에 따르면 전국 중·고교생 338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의료용 마약류를 비의료 목적으로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청소년 흡연 경험률 4.2%를 웃도는 수치다. 일탈의 상징이던 담배보다 ‘성과’를 위한 약물이 교실에 더 깊숙이 침투한 셈이다. 오남용이 가장 두드러진 약물은 ADHD 치료제였다. 비의료 목적으로 최근 6개월 내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한 청소년 4명 중 1명(24.4%)이 이 약물을 꼽았고 식욕억제제(20.0%)와 수면제(13.3%)가 뒤를 이었다. 특히 ADHD 치료제 복용자 23.1%는 한 달에 20회 이상 약을 찾았다. 약물에 손을 댄 주된 이유는 ‘성적’(24.4%)이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배상률 선임연구위원은 “단순 호기심을 넘어 학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약물 사용이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 현실화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ADHD 치료제 오남용은 고소득·고성적 집단에서 두드러졌다. 한 달 평균 20회 이상 상습 복용자 중 가구 소득 ‘상’(50.0%) 비중은 ‘중’(21.4%)의 두 배를 넘었다. 성적에서 ‘상’(42.9%)인 비중도 압도적이었다. 부유한 가정의 상위권 학생일수록 ‘약물 각성’에 더 적극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강남 3구의 처방량이 유독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학원 강사가 ‘집중을 못 한다’며 진료를 권유해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재판매 목적으로 약을 처방받는 사례까지 있다”며 “환자를 많이 진료하고 약을 많이 처방해야 수익이 나는 의료 구조에서는 비의료적 수요를 완벽히 걸러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물 오남용은 ‘효과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한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아닌 사람이 ADHD 약을 먹는다고 주의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커피를 마실 때와 비슷한 각성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며 “중독성 약물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전두엽 발달이 저해돼 오히려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충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청소년들도 이런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 조사 대상의 74.6%가 ‘치료 목적 외 약물 사용은 위험하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성적을 위해 약물에 의존하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고카페인 음료 역시 한 달에 10회 이상 마신다는 응답이 10.8%로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중독 범위에 들어섰다.
  • 한국·인도, 전쟁 속 공급망 ‘맞손’

    한국·인도, 전쟁 속 공급망 ‘맞손’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20일(현지시간) 중동 전쟁 상황 관련,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양국 교역량을 2030년까지 지금의 2배 규모로 확대하는 등 경제 분야 협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디 총리와 인도 정부 영빈관인 하이데라바드 하우스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 발표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경제협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 금융, 인공지능(AI), 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중동 정세 관련 의견을 나눈 뒤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그간 인도 정부가 보여 준 일관된 지지에 감사를 표했다”며 “앞으로도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해 인도가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1973년 수교 이래 2010년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체결과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거친 양국 관계를 더욱 긴밀히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의 틀을 고도화해 동반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기로 했다”며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무역과 투자뿐 아니라 핵심 광물, 원전, 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15건에 이른다. 양국은 공급망 협력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개선 협상을 가속화해 우리 기업에 보다 우호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공급망과 녹색경제 등 변화된 통상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통상 규범을 충분히 반영한 방향으로 협정을 조속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이번에 ‘중소기업 협력 MOU’를 개정해 한국 중소기업의 인도 진출을 지원하는 등 연간 250억 달러(약 36조 8700억원) 수준인 양국 교역을 2030년까지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조선과 AI 등 전략산업 협력도 확대한다.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도 중앙 및 지방정부의 조선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선박 생산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원유 수입을 계속하면서 석유 정제 사업이 발달했는데 나프타 쪽은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전담 데스크’를 양국에 각각 설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모디 총리는 공동 언론 발표에서 “한국과 핵심기술 및 공급망 관련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양국 간 경제안보 대화 역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이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인도가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해양 이니셔티브(IPOI)’ 참여를 밝힌 데 대해 환영하며 “이런 협력 관계를 통해 평화롭고 발전하는 인도·태평양을 저희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100여년 전 타고르라는 인도 시인이 대한민국을 향해 ‘동방의 등불’이라고 이야기했는데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한국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총리 주최 오찬에서 친밀감을 더욱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모디 총리에게 자신이 소년공 시절을 거친 것과 모디 총리가 ‘짜이 왈라’(홍차 판매상)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의 삶의 궤적을 갖고 있다고 친밀감을 보였다고 한다.
  • 신호 끊더니 호르무즈 빠져나와…정체는 한국행 100만배럴 유조선 [핫이슈]

    신호 끊더니 호르무즈 빠져나와…정체는 한국행 100만배럴 유조선 [핫이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끈 100만 배럴급 유조선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목적지는 한국이었다. 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호는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뒤 다음 달 8일 충남 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 정유시설이 이 물량을 하역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선박 추적 데이터를 인용해 오데사호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오데사호는 100만 배럴급 수에즈맥스 유조선이다. 로이터는 HD현대오일뱅크 측이 이 선박이 자사 정유소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 신호 끊고 사라졌다가 다시 포착…목적지는 한국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항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오데사호는 AIS 추적기를 끈 채 항해하다가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인근에서 다시 포착됐다. 해협 봉쇄와 역봉쇄가 맞물린 긴장 국면에서 선박은 위치 신호를 끊은 뒤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항해는 단순한 선박 이동에 그치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은 통상 전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항로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해협 통행 불안을 키운 상황에서, 한국행 원유선이 실제로 해협을 빠져나와 국내 정유소로 향하고 있다는 점은 국내 수급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오데사호가 실은 원유 100만 배럴은 국내 하루 원유 소비량의 약 35% 수준으로 전해졌다. 한 척이 움직였을 뿐이지만, 국내 수급 측면에서 체감도가 큰 물량이다. 이 물량은 HD현대오일뱅크의 기존 장기계약에 따른 공급분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향하는 에너지 물량은 오데사호만이 아니다. 선박 추적 플랫폼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적 석유제품 운반선 ‘나비그8 맥칼리스터’호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와 울산항으로 향하고 있다. 이 선박에는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나프타 약 6만t이 실린 것으로 추정된다. ◆ 한 척 왔다고 끝난 건 아니다…여전히 불안한 호르무즈 다만 이 배 한 척이 곧바로 해협 정상화를 뜻하지는 않는다. 최근 긴장 재점화가 국제유가를 다시 흔들고 있다. 휴전 협상 이후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를 빠져나오긴 했지만, 봉쇄와 충돌 우려는 여전하다. 오데사호의 이동도 불안정한 항행 환경 속에서 나온 제한적 통과 사례로 보는 게 맞다. 정유업계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 개방됐다가 곧바로 재봉쇄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3분기, 길게는 하반기 수급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 오데사호 항해가 보여준 의미는 분명하다. ‘호르무즈가 다시 열렸다’는 신호가 아니라 봉쇄와 긴장 속에서도 한국행 원유 물량이 실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오데사호가 예정대로 대산항에 도착하면 국내 정유업계는 이를 해협 통행 재개의 상징적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 태양계에서 가장 파도가 잘 치는 장소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 [우주를 보다]

    태양계에서 가장 파도가 잘 치는 장소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 [우주를 보다]

    잔잔한 호숫가에 가벼운 산들바람이 불자 갑자기 큰 파도가 천천히 밀려드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단 장소는 지구가 아니다. 바로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이야기다. 타이탄에는 놀랍게도 큰 호수가 존재한다. 다만 물이 아니라 메탄과 에탄 같은 천연가스 성분이 액체 상태로 존재한다. 타이탄의 표면 온도는 평균 영하 179.00도로 매우 낮기 때문에 물은 암석처럼 단단한 얼음 상태로 존재하며 메탄가스도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액체 탄화수소 호수에 어쩌면 생명체의 근간이 되는 복잡한 탄화수소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 이 호수를 탐사할 계획이다. 미래 타이탄 탐사 계획 가운데는 잠수함이나 배 형태의 탐사선을 보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타이탄의 호수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탐사선을 만들려면 파도의 높이나 액체의 점성 등 여러 특징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MIT 지구 대기 행성학과(EAPS)의 우나 슈넥 박사과정 연구원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외계 행성의 바다와 호수에서 파동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예측하는 ‘플래닛 웨이브(PlanetWaves)’ 모델을 만들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연구팀은 다양한 온도, 밀도, 물질, 중력 상태에서 파도의 상태를 모델링한 후 이를 북미의 슈피리어 호수에서 20년간 수집된 방대한 부표 데이터를 이용해 검증했다. 참고로 타이탄의 큰 호수들은 북미의 오대호와 견줄만한 크기를 지니고 있어 지구에서 가장 적당한 비교 대상이다. 슈피리어 호의 실측 데이터를 플래닛 웨이브 모델에 넣어 검증한 결과 주어진 풍속에서 파도가 얼마나 높이 일어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델을 타이탄에 적용한 결과, 타이탄의 파도는 과거 생각과는 달리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타이탄의 중력이 지구보다 약할 뿐 아니라 액체의 밀도가 물보다 낮기 때문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잔잔한 바람으로도 3m에 달하는 높은 파도가 생길 수 있다. 다만 파도의 속도는 느려서 만약 실제로 타이탄의 표면에서 파도를 보면 슬로우 모션으로 서서히 다가오는 큰 파도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는 나중에 타이탄 호수 탐사선을 개발할 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물론 타이탄의 파도는 탐사선 개발뿐 아니라 타이탄의 호수 지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지구에서는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에 삼각주가 흔히 형성되지만, 타이탄에는 강과 해안은 많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삼각주 지형이 드문 편이다. 어쩌면 강한 파도가 그 원인일 수 있어 앞으로 실제 탐사 결과가 주목된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타이탄에서 연구를 마치지 않고 외계 행성의 바다와 액체에서 어떤 파도가 생기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파도의 크기는 조건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차가운 슈퍼지구’인 LHS1140b는 지구의 중력보다 훨씬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어, 동일한 강도의 바람이 불어도 파도는 훨씬 작게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중력이 지구와 비슷하다고 해서 반드시 더 큰 파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지구와 비슷한 중력을 가진 케플러-1649b는 호수의 액체가 물보다 밀도가 높은 황산이기 때문에, 잔물결조차 일으키려면 막대한 에너지의 바람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용암 행성인 55-Cancri e로, 지구에서 허리케인급의 강풍이 불더라도 용암의 높은 점성과 밀도 때문에 파도는 몇 센티미터 높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현재 과학기술로는 외계 행성의 파도를 직접 관측하기 어렵지만, 타이탄은 앞으로 많은 탐사가 예정된 위성이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이를 직접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화성 헬리콥터 인제뉴어티가 최초로 지구 밖에서 동력 비행에 성공한 것처럼 미래 타이탄 탐사선이 지구 밖에서 최초로 항해에 성공한 역사를 만들 날을 기대해 본다.
  • 세 개의 산이 모여 만든 석모도, 그 중심의 해명산 [두시기행문]

    세 개의 산이 모여 만든 석모도, 그 중심의 해명산 [두시기행문]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 속한 석모도는 이름보다 먼저 ‘풍경’으로 기억되는 섬이다. 강화도 서쪽 끝에 자리한 이 섬은 과거에는 배를 타야 닿을 수 있었지만, 2017년 석모대교가 놓이면서 한결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체감 거리는 여전히 멀다. 길 위에서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섬이기 때문이다. 북쪽으로는 교동도, 서쪽으로는 DMZ와 맞닿은 바다를 두고 있어 지리적 특수성까지 품고 있다. 이 섬의 중심에는 해발 327m의 해명산이 자리한다. 삼산면이라는 이름처럼 섬에는 세 개의 산이 있다. 해명산, 상봉산, 그리고 상주산. 이 가운데 해명산은 석모도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산이다. 바다와 맞닿아 바로 솟아오른 지형 덕분에 높이 이상의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다. 해명산은 흙길 위로 이어지는 완만한 구간과 바위가 섞인 능선, 그리고 곳곳에 숨어 있는 전망 포인트가 매력적이다. 특히 서해를 향해 열린 시야는 다른 산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개방감을 준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수평선 위로 작은 섬들이 점처럼 떠 있고, 해질 무렵에는 바다가 붉은 빛을 머금는다. 그래서 해명산은 ‘일몰 명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등산코스는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이지만, 중간중간 암릉 구간과 로프 구간이 있어 단조롭지 않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노을은 계절과 관계없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대표적인 등산 코스는 전득이 고개에서 시작된다. 도로 맞은편에 마련된 주차장과 함께 들머리가 잘 정비되어 있어 초입 진입이 어렵지 않다. 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곧바로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길지 않은 다리지만 발걸음에 따라 살짝 흔들리며 긴장과 재미를 동시에 준다. 이 구간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초반 구간은 비교적 완만하지만 점차 경사가 가팔라진다. 흙길과 바위길이 번갈아 이어지며 체력을 요구한다. 다만 중간마다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무리 없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다.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야가 열리며 바다가 등장한다. 산행 중 만나는 이런 장면들은 정상 못지않은 보상이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암릉 구간이 등장한다.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하는 짧은 구간이 있지만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 오히려 이 구간이 산행의 재미를 더한다. 약 한 시간 남짓 오르면 정상에 도착한다. 오래된 정상 표지목은 화려하진 않지만 섬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해명산을 찾았다면 주변도 함께 둘러볼 만하다. 낙가산 자락에 자리한 보문사는 석모도를 대표하는 사찰이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위치와 절벽 위에 자리한 마애불이 인상적이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산행의 여운을 정리하기에 좋은 공간이다. 석모도와 강화도 일대는 새우젓, 꽃게, 밴댕이 등 해산물이 풍부하다. 특히 간장게장이나 꽃게탕은 이 지역을 찾는 이들이 빼놓지 않는 메뉴다. 소박한 식당에서 맛보는 한 끼는 화려하지 않지만 여행의 기억을 더 오래 남게 만든다.
  • LG어워즈서 혁신 강조한 구광모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목표로 해야”

    LG어워즈서 혁신 강조한 구광모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목표로 해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향한 기술 혁신과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강조하며 현장 경영의 보폭을 넓혔다. 구 회장은 LG의 존재 이유를 고객의 일상 그 자체라고 정의하고,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가치 제공을 당부했다. LG그룹은 지난 16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2026 LG어워즈’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8회를 맞은 LG어워즈는 한 해 동안 고객 가치 혁신을 통해 성과를 낸 우수 사례를 시상하는 자리다. 2019년 구 회장 취임 이후 시작된 행사로 현재까지 4700여명의 수상자를 배출했고, 그룹 내 혁신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구 회장은 “고객 심사단이 남긴 ‘LG는 생활 그 자체’라는 말에 우리 그룹의 존재 이유가 담겨 있다”며 “우리가 만들어야 할 가치는 기술이나 제품 자체가 아닌 고객의 더 나은 삶”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목표에 집중한다면 고객에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고상인 ‘고객감동대상’ 4개를 포함해 총 91개 과제에서 730명이 수상했다. 수상작들은 LG의 미래 동력인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에서 조 단위 수주와 공정 혁신을 이끌어내며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증명했다고 LG 측은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양극재 내부 알갱이 사이를 코팅하는 ‘입자경계 코팅’ 기술을 적용한 ‘95% 하이니켈 양극재’로 대상을 받았다. 또 지능형 자율제조(AX) 기술을 접목해 투자 효율을 2배 높인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스마트팩토리’로 스마트팩토리 분야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LG전자 VS사업본부도 안테나와 통신 모듈을 하나로 합친 ‘스마트 안테나 5G 텔레매틱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전장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공로로 대상에 선정됐다. LG화학의 미국 항암 자회사 ‘아베오’ 소속인 페니 버틀러 시니어 디렉터는 해외 임직원 중 처음으로 임직원 개인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 60대에 주식투자할 용기 준 ‘쉬운 토스’… 다 있는 ‘절세 계좌 ISA’ 패스한 까닭은[경제 블로그]

    60대 A씨는 요즘 주식 삼매경입니다. 지난해 딸의 권유로 투자를 시작했어요. 주식 하나 사려 해도 어려운 용어가 넘치는 기존 증권사 앱 대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토스증권을 택했습니다. ●토스, MZ 단기매매 수수료로 성장 1년쯤 해보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제 오래 해볼 만하다”는 확신이 생긴 겁니다. 자연스럽게 절세 고민도 시작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부터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투자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ISA는 예금·펀드·주식 등을 한 계좌에서 장기간 굴리면서 세금을 깎아주는 계좌입니다. 그런데 A씨는 멈칫합니다. 토스증권에서는 ISA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토스증권은 주요 증권사 가운데 사실상 유일하게 ISA를 서비스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증권사들은 정반대입니다. ISA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현금 지급, 상품권, 투자지원금까지 동원된 ‘리워드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입니다. 같은 인터넷금융 계열인 카카오페이증권도 지난해 ISA를 도입했습니다.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 ISA 계좌 수는 2023년 381만좌에서 2025년 646만좌로 늘었습니다. 투자자가 얼추 1500만명 가량되니 3분의 1이 몰린 것이지요. 납입금액도 같은 기간 9조 4997억원에서 31조 2661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사실상 ‘장기 투자 기본 계좌’로 자리 잡은 모습입니다. 이렇게까지 커진 시장을, 토스증권은 왜 비워두고 있을까요. 답은 고객에 있습니다. 토스증권 이용자의 57%는 10~30대입니다. 해외주식 투자와 단기 매매에 익숙한 투자자들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거래가 많을수록 돈이 됩니다. 수수료가 쌓이기 때문입니다. ●ISA는 고객 잡지만 수익은 크지 않아 반면 ISA는 오래 묶어두는 상품입니다. 대신 수수료는 낮고 거래도 많지 않습니다. 고객을 오래 붙잡을 순 있지만, 당장 수익은 크지 않은 구조입니다. 성장 속도만 보면 토스의 전략은 분명 성공적입니다. 다만 장기 투자자 입장에선 ‘편한 앱은 있는데, 절세 통장은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 中로봇, 하프마라톤 인간 기록 깼다

    中로봇, 하프마라톤 인간 기록 깼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21㎞를 달리는 하프마라톤 코스를 50분 만에 주파해 인간 기록을 추월했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이좡경제기술개발구에서 열린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스마트폰 제조사인 아너의 로봇 ‘산뎬’이 50분 26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인간이 세운 세계기록인 56분 42초보다 앞선 것이고, 지난해 우승 기록인 2시간 40분 24초보다 3배 이상 빨라진 기록이다. 산뎬은 자율주행 그룹 ‘치톈다셩’의 훈련을 거쳤다. 이번 대회는 오로지 로봇의 자체 다중 센서 시스템에 의지해 달리는 기술을 검증하는 자리였다. 로봇들은 코스를 달리는 동안 자체 시각 카메라와 관성 측정 장치 등에 의지해 스스로 결정에 따라 움직였다. 우승을 차지한 산뎬은 달리면서 폭발적인 힘을 보여 줬다. 우승 기록인 50분 26초는 100m를 14초대에 주파한 것으로, 이를 지켜본 현장의 취재진 사이에서는 탄성이 나왔다. 또 원격 조종 방식으로 참가한 로봇은 ‘48분 19초’로 50분의 벽을 깨기도 했다. 다만 자율주행 방식이 아니면 20%의 시간 가중치를 받게 돼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사의 다양한 로봇을 훈련한 기업 80여곳과 연구기관·대학 연구팀 20곳, 해외 참가자를 포함한 105개팀이 자율주행 그룹과 원격 제어 그룹으로 나뉘어 참가했다. 지난해 21대가 참가한 첫 대회에서는 상당수 로봇이 경로를 이탈하거나 넘어지며 한계를 보였지만 이날은 대부분 로봇이 안정적인 동작과 속도를 보이면서 기술의 진보를 증명했다.
  • ‘장애친화 산부인과’ 이용자 3년 새 5.3배

    임신을 준비하던 청각장애인 A씨는 의사와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한 끝에 지난해 서울대병원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찾았다. 수어 통역 지원이 제공된 데다 산부인과 검진뿐만 아니라 이비인후과 협진 등이 가능해 안심할 수 있었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여성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3곳에서 운영 중인 ‘장애친화 산부인과’ 이용자가 지난해 289명으로 집계됐다. 도입 첫해인 2023년 55명에 견줘 5.3배 늘었다.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2023년 5월 서울대병원에 처음 도입된 뒤 이듬해 3월 이대목동병원, 10월 성애병원으로 확대됐다. 상주하는 장애친화 코디네이터가 수어 통역 등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전문 인력과 특화 장비도 갖췄다. 지난해 이용자 중에는 지체·뇌병변 장애가 48.1%로 가장 많았다. 지적·발달장애 28.0%, 기타 장애 23.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용자의 79.5%(230명)이 중증 장애인이었다. 30대가 35.3%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29.1%), 40대(28.7%) 순으로 뒤를 이었다. 분만 사례는 11건으로, 7명이 중증장애인이었다. 시는 “임신·출산뿐만 아니라 중장년 여성 장애인의 부인과 질환 전반에 대해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영창 시 시민건강국장은 “거동 불편이나 수어 통역이 필요해 산부인과 이용에 불편을 겪었던 여성장애인이 보다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지정 병원을 확대하고, 맞춤형 진료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내 낡은 서랍 속 ‘패닉’을 꺼내다

    내 낡은 서랍 속 ‘패닉’을 꺼내다

    “저희는 처음부터 전 국민이 알아보는 가수가 되기는 싫었거든요. 가요 순위에서 1위 하는 제도권 가수보다는, 약간 주변에서 독특하고 실험적인 음악 세계를 가지고 어느 정도의 마니아들과 함께 손잡고 음모를 꾸미는 ‘문화게릴라’가 되고 싶었죠.” 1996년 5월 한 잡지에 그룹 ‘패닉’이 팬들에게 직접 쓴 편지가 실렸다. “내 머리를 잠궈줘, 이제 나는 멈출 수가 없어”라고 외치며 1995년 11월 데뷔한 이들은 타이틀곡인 ‘아무도’가 아니라 소품 정도로 생각했던 곡 ‘달팽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를 얻으면서 전 국민이 알아보는 가수가 됐다. 하지만 20대, 10대 두 청년은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싱어송라이터 이적과 래퍼 김진표로 구성된 듀오 패닉은 실험적인 사운드, 사회를 향한 날 선 시선부터 일상의 빛나는 순간까지 담은 노랫말로 발표하는 음반마다 가요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2005년 4집 앨범 발매를 끝으로 각자의 활동에 전념해 왔다. 그런 그들이 돌아왔다. 지난 16~19일 4일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콘서트 ‘패닉 이즈 커밍’(PANIC IS COMING)을 통해서다. 어느덧 데뷔한 지 31년이 된 두 사람이 패닉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 것은 20년 만이다. 이들의 공연 소식은 큰 화제가 됐다. 특히 10여년 전부터 필기구 유통사 한국파이롯트 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진표가 다시 무대에 선다는 소식에 팬들은 술렁였다. 이적은 소셜미디어(SNS)에 “패닉을 그리워하는 분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패닉으로 가득 찬, 어쩌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빛나는 시간을 만들려 합니다”라고 남겼다. ‘페니실린 쇼크’와 같은 소식에 1335석 공연장의 나흘 치 표는 예매 시작 1분도 지나지 않아 동났다. 공연은 “몹시도 패닉스러운 공연을 보여주겠다”던 김진표의 예고처럼 그들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었다. ‘달팽이’, ‘왼손잡이’, ‘유에프오’(UFO) 같은 히트곡도 선보였지만, 대중에게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곡들로 셋리스트를 구성했다. 방송금지곡 처분을 받았던 ‘벌레’, ‘마마’(MAMA)도 들려줬다. 거꾸로 매달린 채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어릿광대와 그 후일담을 담은 가사가 인상적인 ‘그 어릿광대의 세 아들들에 대하여’에서는 ‘떼창’이 흘러나왔다. 여러 개의 조각이 모여 마침내 하나의 돌고래로 완성되는 무대 장치부터 거대한 풍차, 미디어 아트까지 LG아트센터 무대를 활용한 연극적 연출과 최고의 조명·음향 시설, 밴드는 오랜 시간을 기다린 팬들의 기대를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공연장에는 40~50대뿐 아니라 20~30대도 눈에 띄었다. 돈키호테와 함께 여행하면서 갖가지 모험과 고난을 함께한 말의 이름에서 따온 ‘로시난테’와 옛 추억이 묻어있는 물건들을 바다에 비유해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곡인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를 부를 때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도 있었다. 현장을 찾은 백민진(32)씨는 “중학생 때 우연히 알게 돼 팬이 된 후 음악으로만 접했던 패닉의 실체를 직접 볼 수 있는 공연이라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혜영(42)씨는 “패닉은 물론 이적의 긱스, 김진표의 노바소닉 음악까지 다 챙겨 들었던 팬으로서 다시 없을 것 같은 공연이라 더 마음이 애틋했다”며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가수의 콘서트를 30여 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고맙고 행복하다”고 힘줘 말했다.
  • 뻔~함 이겨낸 ‘추억의 힘’… 펀함 안겨준 마리오형제

    뻔~함 이겨낸 ‘추억의 힘’… 펀함 안겨준 마리오형제

    영웅도, 악당도 더 귀여워져서 돌아왔다. ‘납치된 공주’를 구하는 뻔한 서사지만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비주얼은 이 영화의 본질인 오락성에 충실하다. 속도감이 넘치다 못해 다소 급한 전개는 아쉽다. 그래도 영화가 끝난 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추억의 힘’ 때문이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의 야심작 ‘슈퍼 마리오 갤럭시’가 오는 29일 국내 개봉한다. 앞서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한 뒤 전 세계 71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올 상반기 최대 기대작임을 증명했다. ●40주년 넘긴 ‘슈퍼 마리오’ 팬덤 증명 ‘브라더스’는 평단과 대중의 반응이 극명하게 나뉘었던 작품이기도 했다. 스토리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게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13억 6088만 달러(약 1조 9975억원)의 수익을 내며 제작비(1억 달러)의 13배가 넘는 성공을 거뒀다. 이 괴리는 ‘팬심’에서 비롯된다. 1985년 시작돼 지난해 40주년을 맞은 게임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팬덤이 흥행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배경음악, 효과음을 비롯해 슈퍼 마리오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을 영화 곳곳에 활용하며 향수를 자극했다. 게임을 즐겨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이스터에그’도 적극적으로 배치해 재미를 유발했다. 이번 ‘갤럭시’에서도 마찬가지다. 궁극적으로 ‘닌텐도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축하는 게 제작사의 목적인 듯하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에서 마리오·루이지 형제가 타고 다니는 귀여운 공룡 요시의 등장이 영화 초반부 비중 있게 다뤄진다. 별똥별 천문대에 사는 별 모양의 귀여운 생명체 치코와 그들을 돌보는 은하계의 수호자 로젤리나가 이야기의 범위를 우주로 확장한다. ‘슈퍼 마리오’와 함께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 시리즈 ‘스타 폭스’의 주역 폭스 맥클라우드가 등장해 영화 후반부에서 마리오 일행에게 도움을 준다. 닌텐도 세계관에 몰입한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랄까. 향후 시리즈에서 캐릭터들과의 상호 관계는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2D 픽셀 이미지로 감성 자극 게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듯 숨 가쁘게 이어지는 추격전이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마리오·루이지 형제, 피치 공주뿐만 아니라 악당 쿠파까지 모두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 나선다는 서사를 곁들이며 이야기를 입체감 있게 만들었다. “대체 너희 공주들은 왜 항상 납치되는 거야?” 같은 대사들은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답습하고 있는 영웅담의 서사적 클리셰를 재치 있게 비튼다. 후반부에서 게임 출시 초창기의 2D 픽셀 아트 이미지와 영화 장면을 번갈아서 보여주는 장면은 1990년대의 ‘레트로’(복고)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쿠파의 아들로 이번 영화의 메인 빌런인 쿠파주니어는 귀여운 생김새와는 다르게 제법 잔인하고 악랄하다. 선악 구도를 애매하게 흐리지 않고 분명하게 나눠서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으로 결말의 쾌감을 한껏 증폭시킨다.
  • “인생이란 종이접기… 한번 접혀도 끝은 아니지”[월요인터뷰]

    “인생이란 종이접기… 한번 접혀도 끝은 아니지”[월요인터뷰]

    엘리트 코스 밟다 파산 후 종이접기도피하듯 떠난 일본에서 종이접기“남자가 무슨” 비웃음과 창작 고통TV 출연하고 버티니 새 경지 도달‘인생과 닮은꼴’ 종이접기실패·반복·선택의 과정 서로 닮아잘못 접었다면 방향 바꿀 기회로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 해야K종이접기 리더십 전파美·日 등 자비로 세계에 재능기부지시보다 많이 듣는 리더십 필요어른 된 코딱지들, 초심 잃지 않길 누구나 가슴 속에 추억 하나쯤은 안고 산다. MZ세대(1981~2011년생) 초입에 있는 1980년대 초중반생이라면 대부분 ‘종이접기 아저씨’의 추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아침마다 TV를 틀면 “코딱지(어린이 애칭) 친구들 잘 따라오고 있나요”, “손톱만큼만 남기고 접어요”, “어때요. 참 쉽죠”라며 종이접기를 가르쳐 주던 ‘코딱지들의 대통령’, 바로 김영만(76)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이다. 충남 천안 동남구 병천면에 있는 ‘아트오뜨’에서 지난 15일 김 원장을 만났다. 핑크색 셔츠에 하늘색 재킷을 입고, 흰색 뿔테 안경을 쓴 영락없는 ‘영 세븐티’ 노신사였다. 젊음이 넘치는 패션 감각만큼 열정도 그대로였다. 김 원장은 1988년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처음 등장해 어린이도 쉽게 따라 접을 수 있는 종이 작품을 선보이며 ‘종이접기 아저씨’로 명성을 쌓았다. 서울예고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미술 전공자로서의 내공과 익살 넘치는 입담은 동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종이접기를 시작한 지 4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오히려 더 노련해졌다.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9일 만에 돌아온 늑대 ‘늑구’를 단 3분 만에 색종이로 뚝딱 접어 완성한 김 원장은 “종이접기는 ‘인생’과 닮았다”고 했다. 그는 “좀 비뚤게 접어도 괜찮다. 용을 접다 곰이 나오면 그것도 새로운 발견”이라며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번 잘못됐다고 끝이 아니다. 벽이 나오면 주저앉지 말고 돌아가면 된다. 벽이 지구 세상 전부를 막았나. 색종이 바꾸듯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30대 시절 대기업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접고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뒤 일본에서 처음 종이접기를 접했다. “남자가 그 나이에 무슨 종이접기냐”라는 세간의 비웃음과 창작의 고통으로 우울증과 공황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은 끝에 ‘종이접기=김영만’이라는 공식을 대중에게 각인시키며 종이접기 분야 일인자에 오를 수 있었다. 김 원장은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변화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이접기는 잘못 접으면 비뚤어짐이 눈에 보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틈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그 틈을 파고들었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나 역시 일본에서 틈을 발견하고 뛰어들어 내 길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게 종이접기를 배웠던 ‘코딱지’들이 어느덧 40대로 성장해 각자 ‘삶’이라는 색종이를 접어가고 있다. 김 원장도 어느새 70대 중반에 들어섰다. 40년간 종이접기로 세상을 바라봐 온 김 원장에게 종이접기는 어떤 의미일까. 종이 한 장으로 깊숙이 숨어 있었던 어린 시절 기억을 끄집어내 추억에 눈물짓게 하는 김 원장의 ‘마력’은 무엇일까.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TV 앞에 앉아 종이를 접던 코딱지들이 어느새 어른이 됐는데. “행사장에서 만난 한 어머니가 유치원 시절 사진을 보여주며 ‘그때 코딱지였다’고 하더라. 2015년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하고 나서 ‘그간 어디 계셨나. 보고 싶었다’는 인터넷 댓글을 보고 눈물이 났다. 종이접기만 했을 뿐인데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늘 감사하다.” -처음 종이접기를 하게 된 계기는. “홍익대를 졸업한 뒤 대우실업(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기획·총괄 디자이너로 잘 다니다 사표를 냈다. 디자인 에이전시를 내고 싶었는데 동업자가 갑자기 이탈하면서 집을 날리고 파산했다. 그러다 잠깐 일본에 갔다가 능숙하게 종이접기를 하는 일본 유치원생들과 ‘덕후’(마니아)들을 봤고 당시 문교부(현 교육부) 교과 과정에 종이접기가 없는 걸 보고 이걸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동창들이 ‘종이접기로 코 묻은 돈을 벌겠다는 거냐’라며 혀끝을 찼다. 부모님도 반대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딱 1년만 해보겠다고 설득한 뒤 ‘김영만표 색종이 작품’을 만들고 종이접기 무료 강의도 했다. 그러다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출연하게 됐다. 당시 39세였다. 웅변학원에 가서 사투리도 고치고 아동 심리도 공부했다.” -종이접기가 힘들진 않았나. “힘들 때도 있었다. 금요일에 5일치를 미리 한꺼번에 녹화했었는데, 3년쯤 지나니 아이템이 고갈됐다. 창작의 고통이 몰려와 수요일만 되면 불면증이 찾아왔고, 우울증과 공황 장애까지 겪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끝에 새로운 경지에 오르게 됐다.” -색종이 한 장의 의미는. “내 인생을 바꿨다. 사업 실패로 도피하다시피 떠난 일본에서 가로·세로 각 15㎝의 색종이를 붙잡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종이접기는 내게 희열과 감동을 준다. 나를 즐겁고 편안하게 해준다. 종이접기가 단순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나만의 인생철학이 있다면. “종이접기는 인생과 닮았다. 실패와 반복, 선택의 과정이다. 용을 접으려 했는데 곰이 되면 이조차도 새로운 것이다. 하다 안 되면 옆으로 빠져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나 역시 안정된 길에 머물렀다면 수많은 코딱지들의 기억 속 ‘색종이 아저씨’는 없었을 것이다. 기회가 오면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했다. 노력이 없었으면 이 자리까지 오지 못했다.” -종이접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정확함’인가. “각을 맞춰 접는 건 어른의 기준이다. 아이들은 비뚤어지고 찢어져도 괜찮다. 그 과정에서 배운다. 그래서 ‘1㎝’ 대신 ‘손톱만큼’ 접으라고 말한다. 부모의 지나친 지적은 흥미를 잃게 한다. 부모들도 코딱지 시절엔 잘 못하지 않았나. 중요한 건 통제보다 공감이다. 아이들이 보는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게임도 함께 즐기며 아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해야 한다.” -디지털·인공지능(AI) 시대에 종이접기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아이들의 인지력을 향상시키고 인성의 발달을 돕는다. 일종의 ‘오감 만족’ 교육이다. 종이 냄새, 사각사각 소리, 색깔, 손바닥 전체를 쓰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길러지고 참을성과 집중력이 자란다. 작품 완성에서 오는 쾌감도 있다. 아이들은 코를 훌쩍거리면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접는다. 부모가 함께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챗GPT 같은 AI에서 인성을 배우긴 어렵다. 어른에게는 아날로그 감성과 더불어 삶의 여유를 준다.” -한번 잘못 접으면 자국이 남는다. 되돌릴 수 없는 인생과 닮은 걸까. “인생을 색종이에 비유해보자. 한번 잘못 접었다고 끝이 아니다. 다른 길을 선택하면 된다. 실패는 방향을 바꿀 기회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계속 찾아가는 것이다.” -K종이접기 세계화도 추진하나. “일본·미국·캐나다·독일·몽골·인도네시아 등에서 자비로 재능 기부를 해왔다. 종이문화재단은 비영리 단체라 수익이 없어 선생님들이 개인 비용으로 참여한다. 현재는 종이나라(국내 1위 색종이 제조사)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도쿄 인근 일본조선학교에서 학부모회 초청으로 강의했는데 아이들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한 시간 동안 비행기와 마술 꽃, 요술 지팡이를 던지는 움직이는 종이접기를 하며 ‘비행기를 김영만 콧구멍에 던지세요’라고 했더니 애들이 금세 깔깔대며 웃었다. 아이들이 그렇게 크게 웃었던 게 개교 이래 처음이라고 했다.” -요즘 시대 필요한 리더십은. “지시하는 것보다 많이 듣는 ‘경청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처럼 수행원 없이 나 홀로 서비스센터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모습과 그런 자세는 의미가 있다. 말은 짧게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또 손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도 하고 예의를 지켜야 ‘어르신’으로 존중받는다. 낮은 자세가 오히려 나를 높이는 길이다. 종이접기를 배운 아이들은 나를 친구로 본다.” -이 시대 청년에게 인생의 어른으로서 해 주고 싶은 말이라면. “요즘 청년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 같다. 벽이 있으면 돌아가면 된다. 앞으로 나아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 그런 실패의 경험이 나를 성장시킨다. 젊음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라. 그래야 젊었을 때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전문 분야가 아니라고 덮지 말고 책과 인터넷으로 공부해 전문성을 키워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른이 된 코딱지들에게 편지를 쓴다면. “정말 잘 자라줘서 고맙다. 힘들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과한 욕심보다 현재에 만족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 어른이 됐으니 어른다운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 자녀를 대할 때도 늘 공감해 주고 배려해라. 세상이 무너져도 색종이 한 장은 남는다. 걱정하지 말고 힘내라.”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원장은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예고와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부터 KBS ‘TV 유치원 하나둘셋’에 9년간 출연하며 ‘종이접기 아저씨’로 이름을 알렸다. KBS ‘혼자서도 잘해요’, EBS ‘딩동댕 유치원’과 ‘보니하니’, 대교어린이TV ‘김영만의 미술나라’ 등 다양한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재능 기부로 종이접기 세계화에도 힘써왔다. 2009년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어린이 미술체험 공간 ‘아트오뜨’를 설립했고, 현재 개인작업실로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여대 아동미술과 겸임교수, 한국미술연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영만과 함께하는 만들기 나라’, ‘코딱지 대장 김영만’ 등 저서도 다수 출간했다.
  • [단독] 4만명이 두 번 이상 SOS… 못 끊는 ‘가정폭력’ 굴레

    [단독] 4만명이 두 번 이상 SOS… 못 끊는 ‘가정폭력’ 굴레

    재발 우려 고위험 가정 2.5배 증가‘10회 이상’ 신고한 사례도 871건美 뉴욕 등 폭력 정황 확인 땐 ‘체포’“경찰 개입 기준 모호… 명확화 필요” 최근 1년간 두 번 이상 가정폭력 피해를 신고한 사람이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조재복 사건’에서 반복적 가정폭력이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정폭력 사범에 대한 초기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경찰청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간 한 사람이 가정폭력으로 두 번 이상 신고한 건수는 3만 9838건(중복 제외)으로 집계됐다. 2회 신고가 2만 3272건으로 가장 많았고 3회 7852건, 4회 3623건 순이었다. 10회 이상 신고한 사례도 871건에 달해 가정폭력이 일회성이 아닌 반복·재발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체 신고 건수도 증가세다. 같은 기간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는 30만 3767건으로, 전년 동기(24만 2391건)보다 25.3% 늘었다. 재발 위험이 큰 가정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신고 이력 등을 토대로 경찰이 별도 관리하는 ‘가정폭력 재발 우려 가정’은 2024년 1만 5221가구에서 올해 3월 2만 5527가구로 67.7% 증가했다. 이 가운데 고위험군인 ‘A등급’ 가정은 3964가구에서 9893가구로 약 2.5배 늘었다. 사소한 가족 간 다툼으로는 보기 어려운 중대·복합 사건도 늘어나는 추세로 분석된다. 경찰이 신고 현장에서 사건을 마무리하는 ‘현장 종결’ 비율은 2022~2023년 52.0%, 2024년 49.1%였으나 지난해에는 16.3%로 크게 낮아졌다. 올해 3월엔 13.5%까지 감소했다. 다만 경찰관들은 대응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신고받고 출동해도 단순한 가족 간 갈등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히면 사건을 종결할 수밖에 없어서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처벌을 원치 않아 종결해도 재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더 큰 피해로 번질 가능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겉으로는 단순한 갈등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폭력이 반복·누적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범죄수사학과 교수는 “해외에서는 위험 징후가 포착되면 즉각 체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정폭력 정황이 확인될 경우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가해자를 체포하는 ‘의무 체포제’를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클레어법’을 통해 가정폭력 전력 등 위험 정보를 공유하고, 경찰과 복지기관이 고위험 가정을 공동 관리한다. 서범수 의원은 “정부와 경찰이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고 가해자에 대한 즉각적인 퇴거·접근금지 등 실효성 있는 분리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윤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법상 경찰이 개입해야 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며 “직권 개입 기준을 완화하는 동시에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이재명씨가 주범이 되고” 후폭풍… 정성호 “檢 반성부터 해야”

    “이재명씨가 주범이 되고” 후폭풍… 정성호 “檢 반성부터 해야”

    지난달 20일 시작된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국정조사’가 출범 한 달 차에 접어들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특히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사건이 조작된 정황이 드러났고, 이에 국정조사특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장동 등 사건 수사 책임자들에 대해 당 차원의 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음달 8일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국정조사에서 지금까지 논란이 돼 온 주요 쟁점을 짚어 봤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국정조사에서는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 기소 ▲대장동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과 관련한 수사 내용 전반에 대해 점검이 이뤄졌다. 정치권과 법조계의 가장 큰 관심이 쏠린 지점은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 기소’ 의혹이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파문이 일었다. 이에 박 검사가 특정 진술을 위해 회유하려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상용, 형량 거래 시도했나서민석 “자백 대가로 거래 시도”박상용 “변호인 종범 문의 거절”“전체 맥락 확인과 별개로 부적절”2023년 6월 19일 통화에서 박 검사는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 저희가 그거를 할 수가 있고”, “추가 수사들을 중단해 놓고 있으니까 검사들은 검사들대로 불만 넘치고, 아무튼 제가 완전 샌드위치가 돼 가지고 막 너무 힘든 상황이에요”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해당 녹취는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의 허위 자백을 대가로 형량 거래를 시도하는 내용이라는 게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당시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 사건의 주범’이라는 진술을 하면 공범이 아닌 종범으로 처리해 줄 수 있고, 추가 수사들도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는 것이다. 서 변호사는 “정치 검찰이 저를 공격해 정작 중요한 메시지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검사가 피의자와 그 변호인에게 때로는 압박하는 방법으로, 때로는 회유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계획에 맞춰 설계된 거짓 진술을 이끌어 내려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검사는 서 변호사가 정치적 목적으로 녹취록의 일부만 짜깁기해 프레임 공격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는 “특수 수사는 완벽하게 해도 비판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정해진 절차를 따라야 한다”면서 “대화의 전체 맥락을 확인하는 것과 별개로 변호인에게 그런 발언을 한 것 자체가 수사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남은 변수는 녹취록 전문 공개 여부가 될 전망이다. 양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해당 대화의 전체 맥락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박 검사는 녹취록 전문을 공개해 줄 것을 요구했고, 서 변호사도 서울고검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으며 녹취록 전문을 이미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별건 수사 해당하나이화영 “별건 수사로 압박 지속”박상용 “처음엔 배임 수사” 인정‘다른 수사로 점프’ 檢 관행 논란대북송금 사건은 ‘별건 수사’ 논란에도 휘말렸다. 해당 수사는 쌍방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시발점이 된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서 출발했다.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외화 밀반출 등 쌍방울의 대북송금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 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박 검사도 최근 인터뷰에서 “당시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이태형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쌍방울 횡령 배임 사건 압수수색 영장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장 유출 혐의를 수사하다가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사건을 포착했고, 그 뇌물의 대가성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대북송금 사건으로 수사가 이어진 것이라는 취지다. 법무부는 대장동 수사팀 검사 9명에 대해 별건 수사 등을 이유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인 상태다. 이를 두고 절차적 적법성에 관대한 검찰 수사 관행과 관련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과정에서 영장에 적시된 사건과 무관한 증거로 또 다른 수사에 착수했다면 별건 수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檢 무리수 수사 의혹남욱 “구치감에서 3일 대기·조사아이 사진 보여주고 회유 반복도”부장검사 “무리한 수사로 볼 여지”검찰의 ‘무리수 수사’도 도마에 올랐다. 대장동 개발업자인 남욱 변호사는 2022년 9월 구속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복귀하지 못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 내 구치감에서 2박 3일간 대기하며 조사받았다고 주장하면서 강압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배를 가른다’는 취지의 폭언과 자신의 아이 사진을 보여 주는 회유를 반복했다고도 밝혔다. 한 부장검사는 “구속 피고인에 대한 심야 조사를 제한하고 있어 구치감에서 대기하게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무리하게 수사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은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반성과 성찰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대법원 판결을 언급하며 “실수로 어깨만 부딪쳐도 그 자리에서 사과하는 것이 상식있는 사람의 도리지만, 검찰은 한 사람의 삶을 파괴하고도 지금까지 피해자는 물론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했다.
  • 1초에 모기 30마리 ‘격추’…중국 개발한 AI 레이저 모기 퇴치기 인기 [여기는 중국]

    1초에 모기 30마리 ‘격추’…중국 개발한 AI 레이저 모기 퇴치기 인기 [여기는 중국]

    중국에서 개발한 인공지능(AI) 레이저 모기 퇴치기가 해외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9일 콰이커지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창저우의 광즈쥐 스마트기술 유한공사가 개발한 ‘Photonmatrix’ 휴대용 레이저 모기 퇴치 장비가 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Indiegogo)에 출시되자마자 목표 모금액 2만 달러의 80배에 달하는 160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2600명이 넘는 해외 후원자가 몰렸고 주문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기존 모기 퇴치 제품과 달리 이 장비는 가정용 소형 레이저 방어 시스템이다. AI 비전 모듈을 탑재해 2~20밀리미터 크기의 목표물을 정밀하게 인식하고 사람과 반려동물을 자동으로 구별한다. 0.003초 안에 고에너지 펄스 레이저를 발사해 모기 날개를 순식간에 관통하며, 초당 최대 30마리를 잡아낼 수 있다. 모든 과정이 너무 빨라 사람 육안으로는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해당 제품은 2024년 초에는 3미터 이내 모기 탐지율이 97%였는데, 현재는 유효 거리가 6미터로 늘어났고 탐지율은 안정적으로 9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비행 자세가 복잡한 모기도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정용이지만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1대 당 600~620달러로, 4월 초 기준 3000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누적 판매액이 2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첫 번째 생산 물량 5000세트는 올 여름 정식 출하될 예정이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겁다. “6미터가 반경이라면 야외 식사나 텐트 안에서도 충분히 커버된다”, “온라인에서 수제로 만든 실험 버전이 드디어 양산화됐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실제 모기 퇴치 영상이 해외에서 1만 회에서 2000만 회로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일평균 모금액이 2000달러에서 최고치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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