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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사시위」 주도·배후조직/52개 재야단체 수사 확대/검·경

    ◎혐의사실 드러나면 모두 구속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범국민대책회의」 등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과 경찰은 12일 「전민련」과 「전대협」 「전노협」 등 52개 재야단체의 간부들을 상대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들 가운데 이번 시위를 배후조종한 사실이 드러나면 모두 구속수사할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은 또 이미 구속영장이 신청된 「범국민대책회의」 이수호 집행위원장과 한상렬 상임대표를 검거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 20대 또 분신… 중태/어제 전남대서 시너 뿌리고 불질러

    ◎유서엔 「분신책임 운동권 전가」 비난 【광주·대전=최치봉·최용규 기자】 10일 하오 6시30분쯤 광주시 북구 용봉동 전남대 대강당 1층 화장실에서 윤용하씨(22·무직·대전시 서구 탄방동 97의 20)가 유서를 남긴 뒤 온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태다. 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에 따르면 윤씨가 대강당 1층 화장실에서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붙인 뒤 10여 m 떨어진 현관 쪽으로 달려가면서 『노태우 정권 타도하자』 『미국을 몰아내자』는 구호를 외치고 쓰러졌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마침 강당 앞을 지나던 개인택시에 윤씨를 태워 병원으로 옮겼다. 윤씨가 남긴 유서에는 『김기설 동지의 분신책임을 운동권 세력에게 돌리려고 하는데 누가 분신을 배후조정한다는 말인가. 민주화를 외치던 청년학우·대학생·노동자·농민 등 4천만 국민을 현정권이 죽이려 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윤씨가 입원한 전남대병원 주위에는 대학생 1백여 명이 쇠파이프로 무장한 채 응급실을둘러싸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한편 윤씨의 대전 집에는 아버지 윤종옥씨(55·무직)와 형 용범씨(28·충남 민주화청년연합회원) 등 3식구가 보증금 5백만원에 한달 8만원의 단칸 셋방에서 살고 있는데 형 용범씨에 따르면 『동생이 지난 9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대회에 참가한 뒤 저녁에 올라가겠다』는 전화가 걸려온 뒤 소식이 끊겼었다는 것이다. 분신한 윤씨는 본적이 전남 승주군 해룡면 복성리로 순천에서 국민학교를 졸업,89년 12월 가족과 함께 대전시로 옮겨 살아왔으며 90년 1월까지 경기도 성남에서 가방공장을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지난 89년부터 1년 동안 「민주화직장청년연합」에 가입,활동해 왔다.
  • 중국,미의 「인권압력」에 정면대응/북경당국,잇단 대미비난의 뒤안

    ◎“「최혜국대우」 안 받겠다” 강경입장 선회/“무역적자 해소 노린 미의 술책” 지적도 지난 89년 6월4일,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군중의 목소리를 탱크로 잠재운 북경의 천안문사태 발생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전가의 보도처럼 써오는 말이 있다. 『만약 북경당국이 인권문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거래에 있어 지금까지 중국에 적용해온 특혜과세성격의 최혜국 대우조치를 철폐해버리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으로부터 이러한 협박성 발언이 나올 때마다 북경측은 주눅이 든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6·4천안문사태」 주동인물을 석방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6·4사태」때 북경대학생의 시위를 배후에서 부추긴 반체제물리학자 방려지 부부의 망명을 허용했다. 이들은 「6·4사태」 직후 1년 동안 북경의 미 대사관에 피신해 있었고 미국은 중국이 방교수 부부의 신병인도를 요청할 때마다 최혜국 대우 철폐 등 경제제재를 가하겠다는 강경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중국측 반응은 과거와 전혀다르게 분개일변도로 나타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9일 이붕 총리는 미국기업대표단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무려 두 시간에 걸쳐 워싱턴 당국의 태도를 매도했다. 이 총리는 『최혜국 대우를 철회하면 미국기업은 12억 인구의 중국시장에 전혀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되며 중·미 양국관계는 회복될 수 없게끔 손상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또 『이미 최악의 상태를 생각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측의 협박만 받다보니 아니꼬워 견디지 못하겠다는 투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오건민도 같은 날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에 대한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은 최혜국 대우를 구걸할 생각이 없다. 만약 미국이 인권개선운운의 부대조건을 달아 이 대우조치를 연장적용하려 한다면 우리는 단연코 거절하겠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또 『최혜국대우 조치로 중국상품이 싼값으로 미국에 수출되면 미측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고 물가안정에도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치가 마치 중국에만 일방적인 이익이 되는 것처럼워싱턴 당국이 말하는 것은 그릇된 처사라고 통박했다. 중국의 대외경제무역부도 9일 성명을 발표,『뉴욕에 본부를 둔 민간연구단체 「아시아워치」가 얼마 전 미국에 수입되는 헐값의 중국상품은 중국대륙의 교도소에서 죄수들이 만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이어 『워싱턴 당국이 근거없는 낭설을 믿고 중국에 최혜국 대우조치를 철회하겠다는 말을 한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공박했다. 중국측이 이처럼 9일 같은 날에 이붕 총리와 외교부·대외무역부 등을 통해 한꺼번에 워싱턴을 향해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은 것은 물론 그 효과를 증폭시키려는 의도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국은 지난달 전 미국 대통령 카터에 이어 지난 5월 로버트 키미트 국무차관이 북경을 방문,정치범 석방 등 인권문제 개선을 선행조건으로 최혜국 대우의 연장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심히 불쾌해진 것 같다. 중국측은 전에도 서방세계가 인권문제를 들먹일 때 『우리는 우리의 법에 따라 안정을 유지하려 애쓸 뿐이다. 서방측이사회주의 중국의 범법자와 인권을 연결시켜 왈가왈부하는 것은 내정간섭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식민지 주민들과 인디언들을 무참히 학살했던 서방국가가 인권을 거론하는 게 걸맞지 않다』고 비꼬았다. 어쨌든 중국은 평균 3%의 낮은 관세가 부과되는 최혜국 대우조치로 그 동안 대미 수출을 크게 늘려와 지난해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1백억4천만달러,지금까지와 같은 추세라면 올해엔 무려 1백50억달러 이상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 조치가 철폐되면 관세율은 10배 이상 높아져 중국의 대미수출은 격감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미국의 참된 속마음은 중국인권문제의 개선여부보다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자기네 나라의 대중국 무역적자를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강하게 나오고 있다.
  • “정치에 이용되는 퇴진 않겠다/노 총리

    ◎질서유지 위해 공권력 엄정 적용”/K­TV 시국토론 노재봉 국무총리는 10일 하오 방영된 KBS­TV의 「이 시국 어떻게 풀 것인가」란 특집프로그램에 출연,『내각이 해야 할 일들이 많은 현시점에서 사퇴할 뜻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노 총리는 이날 중견언론인들과의 대담에서 『강경대군 사건과 관련해 내각의 책임자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전 국무위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공인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겠으나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퇴진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노 총리는 『최근 잇따른 분신사건의 배후여부는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배후세력이 있다고 믿고 싶지 않으며 앞으로 어떤 이유로도 분신이 미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른바 야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공안통치의 실체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공안이란 단어 자체는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정부의 기본임무』라고 강조하고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공권력을 엄정하게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노 총리는 이와 함께 『시위는 민주질서의 일부로서 앞으로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계층간 지역간에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갈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모든 분야 개혁으로 난국수습”/노총리 TV토론서 어떤 얘기 했나

    ◎“시끄러우니 물러나라”는 건 억지/정부 체질개선,조화·다양성 중시/만인 만족시키는 행정은 어려워 노재봉 국무총리는 10일 밤 KBS­TV 특집프로그램에 출연,중견언론인들과 약 90분간의 대담을 통해 현시국에 대한 정부측의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노 총리와 언론인들간의 대담 요지. ­명지대 강경대군 치사사건 이후 젊은이들의 계속적인 분신으로 노 총리 내각의 강경통치에 대한 국민의 원성이 높다. 사퇴의향은 없는가. ▲물러나고 안 나가고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임명권자의 뜻에 달린 것이다. 그러나 6공의 체제가 기본적으로 잘못돼 있다고 하면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하기 전에 내가 물러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나는 모든 역량을 다해 질서를 바로 잡는 데 진력할 생각이다. ○질서잡는 데 진력 ­그렇다면 20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오는 오늘의 시점에서 정확한 시국인식을 바탕으로 총리의 수습책이 제시돼야 하지 않는가. ▲아무리 의사표시의 자유가 있다 해도 남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고 아무리 질서유지를 한다 해도 사람을 죽일 정도로 막아서는 안 된다. 평화적 의사표시와 평화적 질서유지가 중요하다. 민주주의는 갈등을 질서의 일부로 삼고 있다. 문제는 강군사건 부분과 정치 부분이 혼합된 것인데 이를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수습책은 모든 분야에서의 개혁으로 제시될 수 있다. 특히 교육·경제문제를 비롯,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체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를 게을리 할 수가 없다. 그 개혁의 목표도 완성이 아니고 우선 출발에 두고 있는 것이다. ­노 총리가 들어선 후 의원외유사건·수서사건·강군사건 등으로 시끄러운데 그 자체만으로도 책임져야 하지 않겠는가. ▲내각사퇴가 시국수습이라는 주장에 관해서는 행정적 차원과 정치적 차원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차원에서는 모르겠으나 행정적 차원에서는 물러날 계기가 아니다. 시끄러우니까 물러나라는데 앞으로도 민주화과정에서 시끄러운 일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몇몇은 내가 터뜨린 사건도 있는데 개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현시국을 공안통치라 보는 시각과 총리의 공공안녕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현대는 단순한 국민,단순한 사회가 아니라 엄청나게 다양한 사회다. 다 똑같은 질서를 포용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개체끼리 관계를 갖고 사회질서를 유지해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양성 가운데 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 정부의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안 된다 해서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 된다. ○밀어붙이기 안 돼 지금 정부는 옛날식으로 밀어붙이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그렇게 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가능한 한 조화를 맞춰 나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총리를 대권경쟁과 연계시켜 야권지도부에서 6공이 잘못한 정치에 대해 대통령의 대타로 삼아 공격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 같은 사람이 정치적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오랜 정치경륜을 쌓은 그분들이 더 잘 알 것이다. ­소리 안나고 매끈하게 가능한 것만 추진하는 방향으로 자세를 전환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의 이해가 천갈래 만갈래로 갈라져 있기 때문에 그들을다 충족시키는 공직수행은 할 수가 없다. 가능한한 체제내에서 지금은 일을 벌이는 것보다 마무리해 가려 한다. 현재의 민주화체제하에서는 돌격하는 식으로는 할수도 없고 또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 집권 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을 방지하겠다는 6공의 의지가 강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 대표적 인물로 총리가 지목되고 있다.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복안은. ▲총리가 강성이라는 의미가 권위주의적 또는 전제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데 우선 다행으로 생각한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국가가 국민에게 해야 될 일은 한시도 중단될 수 없기 때문에 정부는 무한책임을 갖고 있어 그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지 통치권의 누수를 막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무한책임 ­국민이 6공에 대해 누적돼온 불만은 「부익부 빈익빈」과 인사의 편중으로 크게 요약할 수 있다. 그에 대한 견해는. ▲정부는 대기업의 토지매각권유,주력업체 선정 등 부의 편중을 고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인사문제는 정부에서 어떤 지역기준을 갖고 하는것은 결코 아니다. ­과거 권위주의시대에 봉사하던 그 조직 그 인물을 갖고는 개혁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체제가 변했다 해서 완전히 새로운 아마추어로 조직을 구성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인사들을 갖고 새 상황과 새 역할을 부단히 인식시키며 국민에게 서비스하는 자세로 변환시켜야 한다. ­지금 계속되고 있는 분신문제와 관련,그 방조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분신 배후 없기를 ▲내 생각으로는 뒤의 배후세력이 없었으면 한다. 분신을 미화하는 분위기도 없어야 한다. 단 어떤 경우라도 젊은이들의 분신은 어른들의 문제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어른들 세계가 정말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앞으로의 수습방안을 요약해 달라. ○역사가 평가할 것 ▲정부가 현재 잘하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으며 정부도 체질변화과정에 있다. 정부운영은 중대한 사업이기 때문에 어느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당장 인기가 없다 하더라도 후에 역사가 잘했다고 평가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 분신을 부추기는 세력(사설)

    한 대학 총장의 폭탄 같은 발언이 우리를 긴장시킨다.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는 것이며 이 세력의 실상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총장은 보통 총장이 아니다. 성직자로 반골적인 행적이 두드러져 체제 쪽에서도 버거워하는 인사다. 이 폭탄발언 이전에 우리는 감지하 시인의 영혼의 떨림 같은 분노의 경고와도 접한 바 있다. 전염력이 무서운 자살을 부채질하며 『열사호칭과 대규모 장례식으로 연약한 영혼에 대해 끊임없이 죽음을 유혹하는 암시론… 생명말살에 환각적 명성을 들씌워주고 있는』 행위를 당장 집어치우라고 꾸짖는 그의 목소리는 우리의 덜미에 전기충격을 가해준 느낌이 들었다. 분신의 경우마다 그 베일에 묻혀버리는 진상,「계획」의 혐의가 너무 짙은 죽음 양식,난무하는 유언비어,운동권인사들의 무기처럼 등장하는 「자살예고」 등등,그 심상찮은 내막에 대해서 우리는 일찍부터 많은 의문을 품어왔다. 그러나 막상 이같은 무서운 발언들을 접하고는 형용할 수 없이 참담한 생각이 든다.김지하 시인이라면 이 땅의 민주세력을 선구적으로 이끌어온 대표적인 양심세력이다. 운동권 학생들에 배신감을 느껴 강단을 버리겠다고 선언한 한 대학교수의 말처럼 권력이거나 힘센 세력의 부정이나 핍박에 죽음을 불사한 저항으로 해온 이력을 지닌 민족시인이다. 다른 사람들이 아닌,바로 이 땅에서 가장 정통한 민주화운동으로 온갖 수난을 겪은 중심적인 인물들에게,죽음을 부추기는 「검은세력」의 낌새를 그토록 절박하게 느끼게 한 정체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비슷한 시기에 검찰에서는 분신의 배후세력을 조사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확증 아래 이런 방침이 정해진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므로 이런 방침이 초래할 수 있는 또 다른 긴장과 갈등의 국면이 염려스럽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모든 「변사」는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할 책임이 있다. 자살,특히 분사 같은 돌연하고 치열한 죽음은 확실한 「변사」이므로 원인과 결과까지가 철저히 수사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검을 운동권에게 탈취당하고 영안실을 봉쇄당해 온 운동권의 죽음은,수사가 제대로 되어 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배후세력」이 있었더라도 그것을 밝힐 정황이 못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이 점은 크게 잘못된 일이었다. 이를테면 공권력의 직무유기 같은 것이었다. 검찰의 의지가 그런 것에 대한 반성의 뜻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범국민 대책회의」라는 이름의 민주세력 지도부는 이런 검찰의 태도에 크게 반발하는 듯 하다. 그러나 반발을 할 게 아니라 적극 협조해서 만에 하나라도 정당한 민주세력에 침투한 불순한 세력이 있다면 색출하는 노력도 할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진심으로 충고하고 싶은 말이 있다. 실상은,분신자살을 부추기는 세력이 표면화한 것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국민들은 하고 있다는 것을 「민주세력」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분신으로 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가 호소했던 말을 상기해 보면 그것은 명백해 진다. 『분신해 죽은 학생을 열사로 호칭하며 떠받들면 그걸 영웅시하는 또 다른 분신죽음이 뒤따른다. 그러니 제발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었다. 호소의 상대가 누구인가는 분명하다. 그들이 표면화한 분신 부추김의 세력이라는 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 “이념맹신의 학생운동 대전환 할때”

    ◎「분신배후」 규탄… 서강대 박홍 총장/“교육자는 지식 전수보다 「인간사랑」 가르쳐야/생명존중의 바탕서만 민주발전 기대” 사제이자 대학총장인 서강대 박홍 총장이 「생명선언」을 하고 나섰다. 지난달 26일 명지대 강경대군의 상해치사사건 이후 줄곧 대학총장 모임 등을 주선하며 사태의 수습책을 모색해온 박 총장이 마침내 한마디 하고 나선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박 총장의 선언은 『강군의 죽음을 호도하고 있다』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 수강거부 등 「따돌림」을 당한 연세대 김동길 교수가 사표를 제출한 날 발표돼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박 총장은 서강대에서 「전민련」회원 김기설씨의 분신자살사건이 터지자 기자들을 만나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분신의 배후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고 선언,파문을 던져 주었다. 『이제 우리는 생명의 존귀함을 깨닫고 실천하는 운동을 벌여나갈 때이며 이 바탕 위에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박 총장을 만나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명지대 강경대군의 상해치사사건이후 잇따르고 있는 젊은이들의 분신과 자해행위를 어떻게 보는지요. 『이는 우리 사회에 젊은이들에게 죽음을 강요하고 선동하는 음흉한 세력들이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들은 정의와 진리에 목말라 하는 젊은이들에게 가장 존귀한 생명을 거슬리도록 유혹하고 그런 행위를 좋은 것처럼 거짓으로 정당화시키고 있습니다. 즉 이 세력들이 죽음을 영웅시하고 부추길 때 나타나는 결과인 것이지요』 ­죽음을 선동하는 세력이란 어떤 것인가요. ○「죽음 묵인 세력」 통칭 『생명을 파괴해서라도 목적을 정당화하겠다는 사고 속에 젊은이들에게 죽음을 선동하고 묵인해 주며 영웅시하는 사회의 세력들을 통칭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힘을 더 발휘합니다』 ­그런 세력에 대한 대응책은 없을까요.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생명을 아끼는 운동을 벌이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생명을 이용하거나 이를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이 행위가 나쁜 것임을 폭로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정부는 국민을 억누르려는 정치에서 국민을아끼고 그 뜻에 따르는 「생명정치」를 해야합니다. 교육자들 또한 전문지식만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키는 기술교육에서 탈피,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게 하는 사랑의 교육을 펴야 합니다. 가정에서도 자녀들과 많은 대화 등을 통해 신뢰와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바탕 위에 진정한 생명을 위한 운동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최근 학생운동의 방향과 문제점을 좀 짚어주시지요. 『우리나라에서 학생들은 불의에 항거하고 부정을 고발하여 민주화에 많은 공헌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상적·방법적·윤리적으로 대전환이 필요합니다. 사상적인 면에서는 퇴물이 되어가는 마르크스 레닌의 사상과 그 아류의 사상 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소위 이념의 광신화에서 탈퇴하여야 하는 것이지요. 방법에 있어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면서도 비폭력적인 방법을 선택하여야 합니다. 이것이 실행되지 못한다면 운동 그 자체가 국민들의 지지를 더 이상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윤리적인 면에서도 옳고 그름의 판단에서 잘못 했을 때에는죄의식을 갖고 반성하며 행동에 대한 지성적인 판단을 바로 세워야 할 것입니다』 ­최근 대학교수들의 성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대안 없는 성명은 잘못 『교사로서 시대의 스승으로서 옳음을 주장하고 그름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교수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현정권의 퇴진 등을 내세워 문제의 파악에만 치중하고 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잘못을 범하는 것입니다』 ­대학생과 전경이 서로 적으로 간주하는 이 시대적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요. ○대화로 모든 문제 풀려 『이를 시대의 분위기 속에서 어쩔 수 없다고 모든 사람들은 인정하려 듭니다. 그러나 화염병·돌·최루탄을 서로 사용하지 않고 부둥켜안고 운다고 생각해봅시다. 시대가 낳은 아픔을 내 스스로 이겨나가기 위해 변화시켜야 합니다』 ­총장께서는 학내문제를 해결하는 데 특히 학생들과 충돌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학생과 총장은 한배를 탄 식구입니다. 학교는 인간성숙의 광장이며 교실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서로 문제를 파악하고 인정하고 그 다음 이해하고 상호협력하면 안 풀리는 문제가 없습니다. 즉 마음의 대화가 문제해결의 열쇠가 되는 것이지요』
  • 김 교수의 소신과 사표(사설)

    연세대학교에 36년 동안 몸담아 온 김동길 교수가 8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사표 제출은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 후의 시국과 관련되어 있다. 어떻게 결과 지어질지는 모르지만 강의실에서의 시국에 관한 소신 피력이 사표 제출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각별히 주목을 끌게 한다. 두루 알려져 있듯이 김 교수는 강군의 죽음에 대해 그의 죽음을 애달파하고 있는 학생들이 얼핏 듣기에는 섭섭할 수 있는 말을 그의 서양문화사 강의 시간에 했다. 그는 『입학한 지 두 달밖에 안 되는 학생이 사회를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면서 배후 조종한 사람들이 그를 민주열사로 만듦으로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발단이 되어 대자보가 붙는 등 학생들 사이에 심한 반발을 그 동안 일으켜 왔다. 김 교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대상이 정권 쪽이라면 목숨을 걸고라도 싸우겠으나 제자들이라는 점에서 심한 배신감 속에 물러나는 길을 택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설사 재단측에서 사표를 반려한다 해도 그는 강단에 안설 것인지모른다. 적어도 지금의 심경은 그러할 것이다. 또 그의 그 동안의 처신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여러 가지 사견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그런 가운데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는 어느 쪽의 눈치를 보거나 무엇엔가 연연하여 좌고우면하지는 않는 확고한 소신을 가진 지식인이었다는 점이다. 3공과 5공을 거쳐 오는 동안 정권으로서는 눈에 가시가 되는 언행으로 숱한 고초를 겪었던 사람이 김 교수이다. 따라서 오늘의 이 시국에 대해서도 그 나름대로의 판단과 진단은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을 예상 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런데도 그는 떳떳이 소신을 밝혔다. 그리고 그의 소신에서는 학생들이 매도하듯이 강군의 죽음을 폄하함으로써 또 다른 죽음을 부르는 부추김에 대한 경계의 뜻이 더 강했던 것임을 그후의 잇따른 분신자살이 증명해 주고도 있다. 우리가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이 발언은 강군이 죽은 3일 후인 29일에 있었다는 점이다. 조금만 사려가 있는 사람이라면 김 교수 같은 생각을 안 해봤다고 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을 표현한다는 일 자체가 자칫 억울하게 죽은 강군이나 그 가족에게 누가 될까봐,혹은 울분이 끊어오른 학생들의 공격표적이 될까봐 삼가거나 몸사리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다. 영웅시 말라,열사 운운 말라고 하는 말이 보다 일반화하게 된 것은 분신자살한 김영균군의 아버지 김원태씨의 5월3일 발언을 기점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겠다. 김원태씨의 경우 분신자살한 학생의 아버지였기에 거림낌없이 양식을 토로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김동길 교수는 학생들에게 뿐 아니라 어디에 대고든 그의 지성이 용납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공격의 화살을 퍼붓는 것을 우리는 보아온다. 때로는 야당지도자에게도,때로는 최고통치권자에게도 한다. 그 같은 소신을 남보다 먼저 피력함으로 해서,자기들 뜻에 거슬리는 것은 모두 비민주며 독재로 치는 흑백논리에 의해 매도 당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세상 흐름의 눈치를 보면서 뒤질세라 시국성명이나 내고 체면치레 하려드는 일부 지식인들과는 다른 지식인임을 우리는알고 있다. 그러한 김 교수가 「용납 안 되는 소신」으로 해서 물러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번에는 『죽음 선동하는 세력이 있다』고 한 서강대 박홍 총장에게 흑백논리의 화살이 날아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행적을 아는 사람이라면 김 교수와 같이 사심없이 시국을 우려한 끝에 한 발언임을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용기있는 양심들의 바른 시국진단과 그에 따른 처방만이 이 혼돈의 늪에서 우리를 구출해 내게 될 것이다.
  • 「정권타도 시나리오」 간주,단호 대응/노내각 강성기조의 배경

    ◎국민들의 시위외면에 자신감 얻어/잠복했던 좌경세력 발호 발본색원 현 시국에 대한 처방을 놓고 속수무책으로 보이던 여권 핵심부가 「정면대응」으로 기조를 잡아가고 있다. 이같은 정면대응은 8일 저녁의 노태우 대통령과 민자당 4역의 청와대 만찬회동을 계기로 기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당 4역에게 야당의 내각총사퇴 거국내각구성 등의 주장은 『시국 혼란에 편승한 무한 정치공세』라고 규정하면서 정부 여당은 보다 확고한 인식으로 시국에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여당의 현 시국에 대한 정면대응방침은 9일 상오의 정례국무회의에서 노재봉 국무총리의 입을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 노 총리는 『불법폭력적인 시위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국민생활 보호라는 차원에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히고 『추호의 흔들림 없이 맡으바 임무를 다할 것』을 다짐함으로써 자신을 포함한 내각의 사퇴의사가 없음을 천명했다. 노 대통령­당4역회동,노 총리의 국무회의 발언으로 이어지는여권의 시국수습에 대한 처방은 결국 ▲야권의 정치공세 일축 ▲불법폭력시위 엄단 ▲민주화조치의 지속적인 실천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여권 핵심부가 야권이나 운동권의 노 내각사퇴 등의 공세를 일부라도 수용하기보다는 정면대응의 길을 가기로 방향을 잡은 것은 현시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첫째 면지대생사건 이후 증폭되어가는 시국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민심동향을 명밀히 점검한 결과 일반 국민들의 시위에 대한 호응이 없다고 본 것이다. 명지대생 사망 직후 진압경찰의 치사에 따른 일반의 분노가 고조되었던 것은 사실이었으나 잇따른 분신·투신 등 외형적인 사건확대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시민의 호응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신중해지고 있는 현상을 여러 가지 조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 야당의 노 내각사퇴,거국내각구성 등의 요구가 6공정부의 흔들기,차기대권 경쟁을 겨냥한 정치적 술수를 바탕에 깔고 있는 무한 정치공세라고 분석하고 이에 대한 처방은 단호한 일축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더욱이민주·민중당이나 운동권의 노 정권퇴진 주장은 일반국민들에게 전혀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5년 단임제인 노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불과 1년반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퇴진을 주장하는 것은 선거를 통한 국민의 심판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설령 퇴진을 했다고 친다며 그땐 초헌법적 권력이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것이 양식있는 시민들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또 대권경쟁을 염두에 둔 정치공세라고 파악하는데는 민자당 정권을 무조건 흔들어 대는 것이 그들에게 유리하다는 단순논리 외에 대권가도에 라이벌로 부상할지도 모를 노 총리를 차제에 제거하자는 술수까지 깔고 있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셋째 강군 사망사건 이후 발생한 일련의 분신·투신사건간에는 어떤 연계성이 있고 그 배후에 좌익세력의 조직적인 선동과 지령이 있다는 수사기관의 정황증거의 포착이 이번 정면 대응의 방침선회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은 6공 들어 지속적인 민주화,북방정책의 추진,그리고 세계공산주의의 몰락 등으로 그 동안 교두보를 잃고 소수화되면서 잠복해 있던 좌경세력이 강경대군 사망사건을 계기로 그들의 전열을 재정비,확충하고 민중봉기의 마지막 기회를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분신·투신의 배후세력이 정체가 밝혀지면 더 이상 시국을 혼돈으로 끌고가는 이들 세력의 발호를 봉쇄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난 4일에 이은 9일의 대규모집회,12일의 강군 장례식 등 일련의 프로그램이 5·18까지 정권타도의 분위기를 지속,고조시키려는 계획적인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이같은 연결고리를 사전에 조기차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넷째 국가보안법·경찰법 등 개혁입법에 대한 민자당의 전향적인 수정안이 남북대치의 현상황에 비추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대의 개혁안이라는 나름대로 확신 때문인 것 같다. 비록 야당이 요구하는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망정 이런 정도의 민주화진척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일단 이해와 평가를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여권 핵심부의 정면대응의 이같은 기류는적어도 5·18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 동안 흐트러진 민심수습을 위한 장기처방은 11일의 노 대통령,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의 회동을 시발로 하여 서서히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전민련·동국대교수/분신 배후수사 비난

    「전민련」은 9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분신사건의 배후에 불순세력의 조종이 있는지를 수사하라는 정구영 검찰총장의 지시에 대해 『이는 공권력의 폭력살인을 규탄하는 국민의 정당한 항거를 왜곡·날조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검찰의 이같은 조치는 현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묵살하고 「범국민대책회의」 「전민련」 등을 국민과 이간시키기 위한 정부의 저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면서 『현정권은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이나 권인숙양 성고문사건에서처럼 신성한 민중운동을 탄압의 빌미로 악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국대 주종환 교수(농업경제학과) 등 이 학교 교수 20명은 9일 검찰이 최근 잇따른 분신사건의 배후를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과 관련,성명을 발표하고 『이는 정부가 민주화를 위한 학생들의 희생을 왜곡하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분신 선동세력 철저히 색출”/3부장관·대학총장 간담

    ◎평화적 집회·시위 최대보장/사학 재정지원 확대… 대학등록금 예고제 검토 정부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분신사태와 관련,선량한 젊은이들의 죽음을 유혹하는 배후세력이 있다고 보고 이를 철저히 수사키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계속되는 불법집회나 폭력시위가 무정부상태를 노리는 불법행위라고 보고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전복하려는 어떤 행위도 법에 따라 엄벌하기로 했다. 이상연 내무부 장관과 이종남 범무부 장관·윤형섭 교육부 장관은 8일 하오 서울 종로구 부암동 H음식점에서 전국 33개 대학 총장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이 자리에서 총장들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 이 내무부 장관은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해 『정부는 물론 교수·학생·정치인 모두에게 공동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개정해서라도 건전한 시위문화 창달에 최선을 다하겠으며 대학에 경찰이 진입하는 것을 가능한 한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무부 장관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수립된 정부를 타도해야 한다는 것은 가장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밝히고 『정권퇴진은 폭력시위에 의해서가 아니라 선거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육부 장관은 앞으로 사학지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으로 7차 5개년계획에 사학지원예산을 편성하며 우선 오는 96년까지 국고에서 1천1백50억원을 지원함과 동시에 이공계 학과 증설에 따른 지원으로 오는 92년까지 6천5백억원이 계상돼 있으며 2∼3년내에 사학진흥기금 1천5백억원을 마련하고 장기적 대책으로 대학발전기금법을 만들어 효율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와 함께 등록금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대학자율에 맡기되 입학 전에 4년 동안의 등록금 액수를 예고하는 「계약제」를 검토중이라고 밝히고 도덕성 함양을 위한 윤리교육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총장들은 『시위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내정개혁이 선결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오늘과 같은 불행한 사태의 근저에는 이를 특정 목적에 이용하려는 외부세력의 영향이 있으므로 이를 근원적으로 발본색원하지못한 채 학생들의 외형적인 시위만을 막는 것은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총장들은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정부가 어른스럽게 먼저 공권력을 자제하고 「평화시위구역의 설정」과 같은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러나 이는 공공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신중히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장들은 이 밖에 어려운 사학재정을 도울 수 있는 획기적인 투자조치가 요청된다고 건의했다.
  • “불법 폭력시위 정면대응”/당정 방침/내각개편 고려 안해

    ◎보안법·경찰법 회기내 처리/노 대통령­김 대표 내일 시국 수습 논의 정부와 민자당은 현 시국상황과 관련,야당의 내각 총사퇴,거국내각구성 등 정치적 공세에 대해서는 일체 고려를 하지 않기로 하는 한편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원천봉쇄하거나 정면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은 또 개혁입법처리와 관련,임시국회 회기말인 11일까지 야당과 최대한 절충을 하되 야당이 극력 반대할 경우 경찰법안만 처리하는 방안을 강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대통령은 8일 저녁 민자당 김윤환 사무총장·나웅배 정책위 의장·김종호 원내총무 그리고 김동영 정무1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내각 총사퇴 등 야당의 주장에 대해 심한 불쾌감을 표명함으로써 내각개편은 고려하지 않을 것임을 비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특히 김대중 신민당 총재가 이날 상오 기자회견을 통해 요구한 자신의 민자당 당적포기 및 거국내각 구성 등에 대해 『내각제개헌을 포기하라면서 내각제에서나 있을 수 있는 거국내각을 구성하라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말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총무는 임시국회 대책과 관련,이번 회기내에 경찰법과 국가보안법안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야당의 노 내각 퇴진주장은 겉으로는 「공안통치」 종식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6공정부를 통치불능상태로 몰아가겠다는 속셈과 함께 앞으로의 대권경쟁 가도에 장애물을 제거하겠다는 정치적 술수까지 깔려 있다고 말하고 노재봉 국무총리의 퇴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음은 물론 공안관련 부서의 개각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혁입법 처리문제에 대해 『최소한 경찰법과 보안법은 회기내에 처리해야 하므로 이미 제시한 수정안에 대한 새로운 양보를 통한 협상보다는 야당의 정당한 표결반대를 유도토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고 『만약 야당이 실력저지로 나올 경우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경찰법만은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자당내 일각에서는 현시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의 결단이요구된다고 지적,오는 10일 노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청와대주례회동시 당면 시국에 대한 포괄적인 수습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늘 정례각의 앞당겨/재야·운동권 집회 대책 논의 한편 정부는 9일 하오 3시로 예정돼 있던 정례국무회의를 이날 상오 9시로 앞당겨 소집,현시국의 수습방안을 논의한다. 이날 국무회의는 재야 및 운동권 학생들이 계획하고 있는 이날 하오의 「민자당해체 및 공안통치 종식결의대회」와 최근의 잇단 분신사태 등에 대한 정부대책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앞으로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적극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이에 따른 정부차원의 대국민협조담화 발표방안도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자는 또 최근의 분신·투신사건에 대한 배후세력수사가 어느 정도 진척되면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검찰,분신 배후세력 수사/정 검찰총장 지시

    ◎「전민련」등 조종여부 내사/“김씨 분신장소 2∼3명 더 있었다” 목격자 나타나 정구영 검찰 총장은 8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분신자살사건이 불순세력의 배후조종에 따른 것인지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전국 검찰에 긴급지시를 내렸다. 정 총장은 또 분신의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목격자 조사와 변사자 검시 및 분신현장검증을 반드시 실시하라고 시달했다. 정 총장의 이날 지시는 최근 잇따르고 있는 분신자살 기도가 우발적인 것으로 보기에는 의문점이 많으며 배후조종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이에 따라 최근 전국에서 발생한 4건의 분신자살 기도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또 8일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경우는 유서내용으로 미뤄 배후세력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전민련」 관계자 등의 배후조종 여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이에 따라 검찰은 신상규 검사 등 검사 4명을 분신현장인 서강대에 보내 현장검증과 검시를 하는 한편 김씨의 투신을 목격한 이 대학 윤 모 교수 등 3명의 진술을 토대로 투신자살을 방조한 세력이 있는지를 조사했다. 하오 4시30분부터 진행된 검시에는 서울지검 신 검사 등 검사 2명과 이수호 「대책회의」 집행위원장 등 7명이 지켜보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의사 김승호씨와 「인의협」 소속의사 김민호씨 등 2명의 의사가 집도했다. 검찰은 『검시결과 김씨의 온몸에 3도화상과 두개골·골반골절로 인한 내출혈과다가 확인됐다』고 밝히고 『사망원인은 분신에 이은 투신자살』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사건당시 본관5층 옥상에 흰색점퍼차림의 청년 등 2∼3명이 함께 있다가 김씨가 투신한 뒤 황급히 사라졌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이들이 김씨의 자살을 도왔거나 방조했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찾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사건 전날인 7일 밤 김씨를 만나 함께 술을 마신 「전민련」 인권위원 임 모씨에게 김씨가 사망 전에 자살의사를 비추었다는 정보에 따라 임씨를 소환키로 했으며 임씨에 앞서 만난 것으로 알려진 김씨의 여자 친구 홍 모양과 「전민련」 회원들을 곧 불러 정확한 자살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 「우발」 아닌 「계획적 분신」 추정/검찰 수사 착수의 배경

    ◎2∼4일 간격으로 연쇄적 발생/불순세력 강요로 자살 가능성도 최근 잇따르고 있는 학생과 재야운동권의 분신자살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이들 사건이 단순한 분신자살로 보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잇단 분신자살은 지난달 29일 전남대 박승희양(20)이 처음 기도했으며 8일까지 모두 4명이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불을 질러 3명이 숨지고 박양은 아직 중태에 빠져 있다. 이들 사건은 명지대 강경대군 치사사건으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시국을 갈수록 긴장시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분신자살사건은 강군 사건 이후 3일 뒤에 처음 발생,2∼4일 사이를 두고 연쇄적으로 대학캠퍼스 안에서 일어난 것이 그 특징이다. 검찰은 이 때문에 비록 사건발생지역이 서울과 안동·성남·광주 등으로 서로 다르지만 어떤 조직적·계획적 연관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사건으로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분신자살이라는 행위는 살아 있는 몸에 불을 질러 목숨을끊는다는 끔찍함 때문에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후의 시위수단이 되고 있다. 그 끔찍함 때문에 최대의 선전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사람의 목숨을 잔인하게 끊는 것이기 때문에 여간한 대담성 없이는 기도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강군의 사망 등 최근의 시국상황에 격분한 운동권의 단발적인 분신이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일정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연쇄적으로 그것도 전국의 대도시 학교에서 돌아가며 발생하고 있는 데는 분명히 배후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생명 버리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격 운동권에서 자살의 순번을 정해놓고 차례로 목숨을 끊거나 강요에 의해 자살을 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제3공화국으로부터 제5공화국까지에도 전태일·김세진·이재호씨 등이 분신자살한 적이 있었으나 모두 우발적인 것으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지는 않았으나 최근의 분신사건은 불순세력과 연계된 계획적인 사건일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게 검찰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분신사건들은 모두 대학 캠퍼스 안에서 저질러졌고 2∼4일의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발생했다는 것 말고도 ▲안동대 김영균군(20)을 빼고는 모두 유서를 남겼고 ▲시너통이 거의 발견되지 않을 만큼 범행유류품이 적으며 ▲분신한 학생 3명은 모두 대학교지 편집위원으로 반정부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도 ▲분신학생들은 모두 20살로 대학 2학년에 재학중인 혈기왕성한 학생들이며 ▲이들 가운데 몇몇은 같은 이름의 서클에 가입하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검찰은 이같은 점들을 놓고 볼 때 일련의 분신자살은 강군치사사건에 항의하거나 민주화를 요구하는 젊은 학생들의 우발적인 사건이라기보다는 체제전복을 기도하는 좌익세력 등 불순세력이 배후에서 조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8일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경우는 자신의 장례 등 사후문제를 「전민련」관계자들에게 맡기며 이들을 목숨보다 아끼고 사랑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김으로써 특정세력의 배후조종으로 분신을 기도했을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게 검찰과 경찰의 지적이다. 더욱이 최근 운동권을 중심으로 「자살조」 또는 「자살특공대」라는 이름의 자살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 만들어져 있고 앞으로 20여 명이 더 분신자살을 기도할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우선 공안부를 중심으로 분신자살사건의 배후에 대한 내사를 벌이는 한편,사건이 발생하면 곧바로 강력검사들이 현장에 나가 유류품을 수거하고 현장검증을 실시,분신경위와 의문점을 조사하기로 했다. 그러나 8일 서강대에서 실시된 김기설씨 분신사건의 현장검증이 학생들의 제지로 한때 현장접근이 어려웠던 점을 보면 앞으로 유사한 사건의 검증이 여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3부장관­33개대 총장 시국간담 5시간

    ◎“학원사태 부추기는 외부세력 차단”/“과감한 내정 개혁으로 불만요인 제거해야/잇단 분신 우려… 더이상 불행한 사태 없어야/시국 혼란은 정치인·대학·학생 모두의 책임” 최근의 시국사건 관련부처인 내무·법무·교육부 장관이 8일 하오 전국 33개대 총장과 긴급간담회를 갖고 명지대 강경대군 상해치사사건 및 연쇄적인 분신자살사건의 방지대책을 논의한 것은 정부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조속히 해결하기로 했다는 데에서 큰 의의를 갖고 있다. 이들 장관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대학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총학장들의 건의사항을 모두 듣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격의없이 논의해 정부의 개선책을 마련한 뒤 그 내용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서울지역 26개대 총장과 지역별 총학장협의회 소속 회장단 7개대 총장이 참석한 간담회는 하오 6시에 시작,11시까지 장장 5시간 동안 계속돼 최근의 사태가 얼마나 심각하며 그 해결책을 찾는 데 무척 어려웠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날 간담회와 관련,연세대 박영식 총장은 『지금까지 대학 총학장회의나 간담회에 내무·법무장관이 참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 『간담회에서는 총장들이 먼저 최근의 사태와 관련된 학내 상황과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이어 관계장관들이 정부의 대책을 소상하게 설명했다』며 회의분위기가 어느 때보다도 진지했다고 전했다. 성균관대 장을병 총장과 서강대 박홍 총장도 『관계장관과 총장들이 모여 현 시국을 함께 걱정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뜻을 같이한 것은 건국 이후 처음』이라면서 모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장관과 총장들은 우선 명지대 강경대군의 치사사건과 안동대 김영균,경원대 천세용,「전민련」 회원 김기설씨의 분신자살사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더 이상의 분신자살은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보다 앞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시내 17개대 총장들은 지난 2일 간담회를 열어 『화염병과 최루탄이 교전하는 전투적인 시위나 진압방식은 국민들로부터 이미 지지를 잃고 있다』면서 『서로 불신을 씻고 하루빨리 사회와 학원의 안정을 되찾기를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들 총장들의 호소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서 분신자살을 자제할 것을 거듭거듭 촉구했지만 분신자살은 도미노현상처럼 번져갔고 아직도 사회 일각에서는 또 다른 분신행위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련의 분신자살행위에 대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항간에 떠도는 소문처럼 배후세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고 갔다. 총장들은 이에 대해 『오늘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근저에는 학원사태를 부추겨 이를 특정목적에 이용하려는 외부세력의 영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근원적으로 발본색원하지 못한 채 학생들의 외형적인 시위만을 막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강대 박홍 총장은 「전민련」 회원 김씨의 죽음과 관련,『김씨가 4∼5일 전부터 동료들에게 투진자살하겠다고 밝혔으며 특히 지난 7일에는 연세대에서 투신하기 위해 그곳에 들른 적이 있다』는 말을 그의 동료로부터 들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정구영 검찰총장이8일 일정한 사이를 두고 잇따르고 있는 분신자살에 대해 배후세력이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날 총장들의 우려와 무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이날 총장들은 외부로부터의 학생을 선동하는 행위와 대학시설을 무단사용하는 사례는 물리적인 「힘」이 없는 학교만의 교육적 지도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학교보호차원에서도 정부가 마땅히 이를 막아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학원폭력시위가 격화된 데에는 지난날의 권위주의적인 정치현상과 강경진압에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하고 만일 정부가 가시적인 민주화 조치를 취한다면 학원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가 많이 나와 정부가 후속조치를 시급히 취해주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이번 사태의 책임은 비단 과격시위나 과잉진압에 있었다는 측면보다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 아래 정치인·교수·재야인사·학부형 등이 모두 나서 학생들을 선도해야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총학장들은 또 『시위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치·사회·경제적 불만요인을 제거하려는 과감한 내정개혁이 선결되어야만 이를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개각까지도 포함될 수 있을 정도의 정부의 단안을 촉구해 주목을 끌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과격시위가 먼저냐,과잉진압이 먼저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정부가 먼저 어른스럽게 공권력을 자제하고 평화적인 시위는 최대한 보장해주는 게 정부의 할 일이라면서 이를 위해 「평화시위구역」을 설정해주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까지의 관행으로 볼 때 평화적 시위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들며 폭력시위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중한 대처도 요망된다는 것이 총장들의 지배적인 의견이기도 했다. 이들 총장들의 건의사항을 끝까지 들은 세 장관은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일어난 데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앞으로 정부가 취할 조치 등을 설명,총장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연 내무장관은 『평화적 시위는 보호하되 폭력시위에 대해서는 공공질서 확립차원에서 단호히 조치하고 학내로의 경찰진입은 가능한 한 자제하겠다』면서 학내질서가 대학 스스로 확립되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또 일련의 분신자살에 대한 배후세력 여부도 철저히 캘 것이며 급진폭력세력에 의해 학원이 유린되고 사회가 불안해지는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정부의 법질서 유지를 위한 단호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종남 법무부 장관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수립된 정부를 타도하여야 한다는 것은 가장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지적하고 『정권의 퇴진은 폭력시위에서가 아니라 선거의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정권퇴진운동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밖에 이날 간담회에서는 명지대 강군사건이 등록금 인상문제에서 발단됐던 점을 감안,재정지원 등 사학지원방안도 논의됐으며 윤형섭 교육부 장관은 오는 96년까지 1천1백50억원을 대학에 지원하는 한편 「대학발전기금법」(가칭)을 제정하겠다는 등의 새로운 사학재정지원 방안을 설명,등록금 인상을 놓고 벌어지는 학내시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할 것임을 분명히하기도했다.
  • “「죽음」 선동하는 세력 있다”/박홍 서강대총장 회견

    ◎“생명은 존중과 사랑의 대상/배후정체 폭로… 사회단절을” 서강대 박홍 총장은 8일 낮 12시40분쯤 교내 메리홀강당에서 김기설씨의 분신자살과 관련,기자들에게 김씨의 투신자살에 대한 경위와 유서를 공개하며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반생명적 선동세력의 정체를 폭로하고 없애버리기 위한 선포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김씨 등의 잇따른 분신을 보며 우리 사회에는 젊은이들에게 죽음을 선동하고 이용하는 음흉한 세력들이 분명히 있다』고 밝히고 『이 모든 세력을 없애는 데 함께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이어 김씨가 분신하기 전 본관 5층 옥상에 남겨놓았던 감색양복저고리에서 찾은 유서를 침통한 목소리로 읽은 뒤 성경에 왼손을 얹고 『진리와 정의에 목말라 하며 죽음 앞에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든 세력들의 정체를 깨닫도록 「식별의 지혜」를 베푸소서』라며 3분 동안 침묵기도를 하기도 했다. 박 총장은 『인간의 생명은 존중과 사랑의 대상이며 시신 역시 존중되어야한다』면서 『생명은 절대 지배와 착취대상이 아니며 죽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나쁜 놈」』이라며 생명의 존귀함을 역설했다. 박 총장은 또 『문둥병균이 햇빛을 받으면 죽듯이 그늘 속에서만 힘을 갖는 이 어둠의 세력들도 진리 앞에 폭로될 때에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리 모두가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고 인식하는 「생명을 위하는 선포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노·학 연대시위 전국 확산/5만여명 참가… 치사규탄·휴무강행

    ◎도심서 밤 늦도록 산발시위/신촌선 대형 붉은 사노맹 깃발 목격/최루탄에 맞아 근로자 각막파열 「노동절」의 부활을 주장하는 「전노협」 소속 근로자와 운동권 학생 5만여 명(경찰추산)은 1일 하오 서울 연세대를 비롯한 전국 80개 대학에서 「노동절」기념 및 명지대생 강경대군 치사사건 규명집회를 갖고 거리로 나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연세대에서는 「전노협」측 근로자와 재야단체회원 운동권 학생 등 1만3천여 명이 모여 하오 2시 원진레이온의 직업병과 강군 치사사건을 규탄하는 노학연대집회를 가진 데 이어 하오 4시부터는 「노동절」을 기념하는 집회를 잇따라 열고 가두로 진출했다. 집회참가자들은 이어 시청 앞까지 가두행진을 하기 위해 교문 밖으로 나가려다 출동한 경찰과 밀고 밀리는 몸싸움을 벌였다. 학교 밖으로 빠져 나간 참가자들 가운데 2천여 명은 하오 9시쯤 신촌로터리 일대 도로를 점거하고 화염병과 깨뜨린 보도블록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인 것을 비롯,명동·공덕동·서울역 등 이날 하룻동안 서울시내 20여 곳에서 하오 11시40까지 1백∼1천여 명씩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내 곳곳에서 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이날 연세대에서는 5백여 명의 학생이 철야농성을 하며 강군의 빈소를 지켰다. 이들은 내무부장관 등 강군사건 관련자의 처벌,구속노동자 석방과 노동악법 철폐 등을 요구하고 올해 임금투쟁에서 승리를 위해 단결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지방에서도 시위가 잇따라 광주에서는 학생·시민 등 1만8천여 명이 하오 3시쯤부터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인천·청주·대전·부산 등 대부분의 대도시에서도 학교에서 집회를 가진 뒤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와 구호를 외치며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연세대 학생회관 건물벽에는 강군 어머니의 절규하는 모습이 그려진 대형 걸개그림이 내걸렸고 하오 7시40분쯤 신촌시장에서는 시위대 가운데 가로 2m,세로 1.2m 크기의 붉은색 바탕에 흰색글씨로 「당신이 동지 사노맹」이라고 쓴 깃발을 들고 있는 참석자가 목격됐다. 이날 하오 9시쯤 서울 신촌로터리서 전경들과몸싸움을 벌이던 유니온화학 근로자 윤영탁씨(26·부천시 심곡동 100)가 전경들이 던진 최루탄에 맞아 오른쪽 눈의 각막이 파손되는 부상을 입었다. 또 서강대생 김재록군(23·정외과 3년)도 같은 장소에서 최루탄 파편에 맞아 왼쪽 눈 위가 3㎝ 찢어졌다. 또 학생회관 1층에 마련된 강군의 분향소에는 이날도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이에 앞서 서울대 명지대 등 서울시내 24개 대학생 7천여 명은 하오 1시를 전후해 학교별로 출정식을 갖고 연세대로 모였다. 한편 「전노협」은 이날 산하 노조 4백50개 가운데 1백94개 노조 9만7천여 명이 휴무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전노협과 대기업연대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2백1개 노조의 16만1천명 가운데 96개 노조 5만3천24명이 휴무에 들어갔으며 96개 노조 가운데 89개 노조는 이미 노사합의로 5월1일을 휴무일로 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날 검찰과 노동부는 불법으로 휴무를 한 이들 7개 노조의 간부오 「노동절 휴무」 및 9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전노협」 및 「대기업노조연대회의」 간부들에 대한 전면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노동쟁의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미리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전노협」 현주억 의장 직무대행 등 4명의 검거에 나서는 한편 모두 20여 명에 대해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구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 후세인/내각에 권력 대폭 이양

    ◎「대통령권한 집중법」 22년 만에 폐기/INA통신 보도 【니코시아 로이터 연합 특약】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그 동안 자신이 유지해온 권한중 상당부분을 신 내각에 넘겨줬다고 이라크 관영 INA통신이 23일 보도했다. INA통신은 이라크의 바빌지 보도를 인용,후세인이 의장을 맡고있는 집권 혁명평의회가 내각의 권한을 대통령에 이양하는 22년 전의 법령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고 이제 각료회의가 헌법상의 권한들을 다시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9년 대통령에 오른 후 총리를 겸임했던 후세인 대통령은 걸프전 패배후 행정부를 부활시키기 위해 지난달 23일 사둔 하마디를 총리에 임명했다. 그러나 이 통신은 혁명평의회가 이 같은 법령을 언제발표했는지 또 내각에 이양되는 권한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후세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이라크가 「신정치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선언하고 보다 자유로운 공개토론과 다당제 정치개혁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조만간 국민투표를 통해 신헌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 부유층 “히로뽕 파티” 수사 확대/배후 밀매조직 검거에 총력

    ◎폭력배와 내연의 탤러트 제주서 잠적/연예인 상당수도 복용 가능성 신경정신외과원장 신영우씨(44) 등의 히로뽕 상습복용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송파경찰서는 22일 신 원장 등에게 히로뽕을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진 경우레저 이사 민강호씨(36)를 찾는 한편 민씨에게 히로뽕을 공급한 배후조직을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지난 21일 검거한 신 원장 등 5명을 조사한 결과 민씨가 지난 86년 7월부터 국내에서 가장 큰 히로뽕 밀매조직의 두목으로 지목돼 이미 수배된 이복원씨(46)로부터 히로뽕을 공급받아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또 민씨가 신 원장 등과는 별도로 서울의 모 종합병원 전문의 등과도 히로뽕을 복용해 왔으며 대전지역 유지들과도 자주 골프를 쳤다는 정보를 입수,민씨가 이씨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부유층을 상대로 히로뽕을 공급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민씨는 지난 21일 하오 7시쯤 검거된 민병걸씨(36) 집에 전화를 걸어 『2∼3일 생각해 보고 경찰에 자진출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법무부에 민씨에 대한 출국정지를 요청했으며 신 원장 등 5명에 대한 약물반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경찰은 검거된 폭력배 두목 신용식씨(42)와 깊이 사귀어 온 탤런트 김 모씨(40·여)가 20일 영화촬영을 위해 제주도로 떠난 뒤 행방을 감춘데다 신씨가 많은 연예인들과 접촉해온 점으로 미루어 연예인 가운데도 히로뽕 상습복용자가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고 연예인들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현재 수배된 5명 가운데 전강동 성심병원 X선과장 주인욱씨(39)와 성지학원이사 유준현씨(45) 등은 이미 미국에 건너 가 있음이 확인됐으며 삼부토건 회장의 셋째 사위인 박영철씨(50)도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마약사범에 대한 일제 단속을 펴고 있는 검찰은 이 사건을 계기로 히로뽕 밀매조직에 대한 단속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회로뽕의 투약계층이 사업가,재벌2세,의료인 등 상류층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히로뽕 거래도 더욱 은밀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이들 계층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그 동안 수배되어 온 마약사범들에 대한 검거에 주력하면서 마약류의 약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병의원과 약국 등에 대한 판매 및 관리상태 등을 철저히 점검,시중에서 이들 마약류의 약품이 대용품으로 복용되지 않도록 단속하기로 했다.
  • “통상구조조정” 미 요구 대응책 모색/이 상공 방미의 배경과 과제

    ◎개방압력 넘어 경제정책 변화시도/산업협력 통한 신뢰회복 우선 착수/세계무역구조 재편 따른 충격 최소화에 노력할 때 『이번 방미 보따리 속에는 한국의 신뢰만이 들어 있으며 귀국할 때 가져갈 보따리에는 미국의 신뢰가 가득차 있을 것입니다』 한미통상관계 협의를 위해 21일 워싱턴에 도착한 이봉서 상공부 장관은 취임 후 처음인 방미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예년에 비해 한미간에 시급한 통상현안이 없는 지금으로서는 양국 통상관계의 신뢰회복이 그만큼 급선무인 셈이다. 이 상공의 방미는 지난 5일 로버트 모스배커 미 상무장관의 방한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장관은 28일까지의 방미기간 동안 모스배커 장관을 비롯,칼라 힐스 미 통상대표부(USTR)대표,마이클 보스킨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등 미 행정부 주요인사들과 만난다. 그러나 모스배커 장관 면담이 공식적인 통상장관회담은 아니며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협상은 없을 것이라는 게 상공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 장관의 이번 방미는 한미간의 신뢰관계를 더욱 다지고 앞으로 양국간 통상 및 산업분야에서 다양한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주안점이 두어지고 있다. 양국이 이처럼 서로의 「신뢰」를 강조하게 된 것은 그 동안 한미통상관계가 상당히 악화됐음을 반증한다. 한미간에는 지난해 한국의 과소비억제운동을 둘러싸고 이를 수입규제운동으로 몰아붙인 미국과 근검절약운동의 일환이라고 맞선 한국간의 공방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그 여파로 지난해말 개각에서 박필수 당시 상공부 장관이 경제각료 가운데 유일하게 경질되기도 했다. 한국은 올 들어 지난해의 수출우선주의 정책에서 선회,수출과 수입의 확대균형을 꾀하는 쪽으로 새로운 통상정책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미 행정부도 한국측의 이런 노력을 평가,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여러 가지 관계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정책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배후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미 의회 의원들과 업계,그리고 언론계에서는 아직도 한국에 대해서 지난해처럼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한국통상정책기조의 변화에 대해 의구심에 찬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장관은 미국에서 행정부 인사들에 그치지 않고 로이드 벤센 상원 외무위원장,샘기번스 하원 무역소위원장 등 미 의회 인사들을 만나며 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미상의와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오찬연설을 갖는다. 또한 월 스트리트 저널과 비즈니스 위크,워싱턴포스트지 등 언론계 인사들과도 인터뷰를 갖고 한미무역 불균형완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과 시장개방 의지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정부가 악화된 한미통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미국측에 지나치게 양보하며 저자세 통상외교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들이 없지 않다. 그러나 미국이 거의 완전한 개방경제를 이루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 수준의 개방경제체제를 갖추지 못한 데서 초래되는 통상문제가 많은 현실을 유념해야 할 것 같다.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이다. 국제경제규범을 지키지 못할 경우 우리와 같이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기 때문에 적극적인 통상외교가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국제무역흐름을 볼 때 한미통상관계도 이제 단순한 시장개방요구단계를 지나 한국내의 경제구조와 제도 및 상관행을 선진국 수준으로 자율화·경쟁체제화하도록 유도하는 「구조조정협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 문제다. 미국은 이미 만성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던 일본에 대해 지난 89년부터 5차례에 걸친 구조조정협의를 요구,무역불균형 해소 등 자국의 대일경제이익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광범위한 합의를 얻어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본측은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히 반발했으나 미통상법 슈퍼 301조(불공정경쟁국 제재조항)를 무기로 한 미국측의 강공에 굴복,구조조정 협의에 임하고 말았다. 유득환 상공부 제1차관보는 『국제무역관계가 단순한 상품의 교역에 따른 통상마찰에서 시장접근공세,그리고 정책조정마찰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미국이 다른 나라의 경제정책에 관여하는 구조조정협의를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제의해올 가능성이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측은 최근 금융산업의 전반적인 자율화를 비롯,수입규제제도 및 국내산업지원제도의 철폐,자유로운 유통시장 진입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개방압력의 차원을 넘어서서 국내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한국의 경제구조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행정부는 미국을 찾은 이 장관에게 담배소비세제 개편·초컬릿관세 인하 등 아직 미해결의 쌍무적인 통상현안의 해결을 촉구하며 대한시장개방 공세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걸프전 이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재개됨에 따라 UR의 성공을 위해 한국이 미국을 지원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개방정책이나 구조조정협의 요구 등이 세계적인 경제재편의 흐름이라고 볼 때 이 과정에서 국내적인 충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리미리 대비기간을 확보하고 보완조치를 펴나가는 지혜가 점차 시급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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