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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남북한을 보는 日의 시각/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기초교육원장

    일본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다. 잠시 도쿄에 머무르는 동안 느낀 점이다.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한·일 두나라 국민 사이의 교감이 이뤄지기까지에는 정부 차원의 문화개방이 주요 역할을 했다. 일본열도를 흔드는 한류가 좋은 보기다. 욘사마 열풍은 바로 그 정점에 있다. ‘겨울연가’를 무려 네 번째 방영하고 있는 NHK는 360억원을 벌었다고 한다. 욘사마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면, 탄산음료건 자동차건, 무엇이든지 엄청난 매출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욘사마 효과는 돈으로 살 수 없을 만치 크다. 일본에서 ‘사마’는 이름 뒤에 붙이는 극존칭이다. 영국의 유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월드컵 당시 잠깐 존칭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제대로 대접받고 있는 건 외국인으로 배용준이 유일하다. 조센징 배용준이 욘사마라는 사실은 지난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스미토모생명은 올해 일본의 세태를 반영하는 사자성어(四字成語)로 ‘樣樣樣樣’-‘욘사마’를 10대 우수작중 하나로 뽑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도 2004년 10대 뉴스로 겨울연가를 8번째로 선정했다. 일본인과의 대화에서 겨울연가는 뺄 수 없는 주제다. 욘사마를 얘기하다 보면 일본 여성의 동경심(?)과 남성의 질투심(?)이 교차한다. 남자로서 한국인은 부담을 갖는다. 가부장적 일본사회 못지않게 우리도 남성우위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고도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 대국을 일궈냈지만 사회생활에서 선진국이라 하기에는 남성지배적이다. 가업승계와 장인정신이 일궈낸 성공의 이면에 남녀유별의 봉건적 잔재가 그늘로 작용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황혼이혼도 남성중심으로 생활이 이뤄지는 가정과 사회 탓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최고에 도달해 있다. 친밀감을 느끼는 비중이 56.7%에 이른다. 그러나 한·일관계가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한·일 양국의 관계개선이 앞으로 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는 일본이 보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남한과 북한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TV를 켜면 한국의 모습은 남북 사이에 크게 차이가 난다. 남한보다 북한 소식이 많이 다뤄지고 있는데, 문제는 북한이 ‘불량국’으로 낙인찍혀 있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탈북자나 기아 문제가 자주 다뤄지고 있다. 최근 가짜(?) 유골 송환 사건으로 인해 일본인은 분기탱천해 있다. 일본 정부가 의회를 통해 인권법을 제정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려는 맥락이다. 과거 식민지 배상으로 일본에 대해 10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난감해 보인다. 북핵관련 6자회담의 정체로 인해,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를 포함하여 한국이나 그 어디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과 원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개방과 개혁 지체가 내부적으로 강온파 사이의 노선갈등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국제사회로부터의 외부 원조와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체제전환을 위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북한에 대한 인식은 불신 그 자체다. 남한에 대한 호감과는 정반대다. 이렇듯 일본의 남북한에 대한 판이한 시각은 한·일관계의 획기적 개선이 쉽지 않듯 북·일관계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 배후에는 일본 지도층의 극우적 민족주의 사관이 자리잡고 있다. 문화개방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남북한과 일본 사이의 서로 다른 역사관을 열린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서로의 오해를 풀고 이해를 높이기 위한 선결조건이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기초교육원장
  • “청약저축을 청약예금으로 바꿔라”

    “청약저축을 청약예금으로 바꿔라”

    ‘40세 이상, 무주택 10년 이상이면 청약저축을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라.’ 29일 주택법 등 주택 관련법 시행령·시행규칙이 개정됨에 따라 아파트 청약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판교신도시는 이번에 바뀐 법령이 적용되는 첫 단지가 될 것으로 보여 40세 이상 무주택자가 몰릴 전망이다. 10년 이상 무주택,40세 이상자 가운데 성남시 거주자(2001년 12월 26일 이전 전입자)는 6번, 수도권 거주자는 3번의 청약기회가 각각 주어지지만 일반 1순위자는 판교신도시 당첨은 ‘로또복권’만큼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부의 갑작스러운 청약자격 강화에 불이익을 받게 된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무주택자 위주로 정책전환 법 개정의 취지는 실수요자, 특히 무주택자들의 청약기회 확대다. 당초 35세 이상,5년 무주택자로 했던 우선청약자격을 40세 이상,10년 무주택자로 세분화한 것과 투기과열지구내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는 10년 이내 아파트 당첨사실이 있으면 1순위에서 제외키로 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반면 택지지구내 25.7평 초과 아파트는 완전경쟁입찰방식으로 채권입찰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택지지구 중대형아파트 분양가는 천정부지로 올라갈 전망이다. 판교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1300만원대로 예상됐으나 1500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청약전략 이렇게 짜자 40세 이상, 무주택 10년 이상인 경우 청약저축에 가입한 지 3년 이내의 1순위자라면 통장을 예금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청약저축은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 아파트에만 청약할 수 있는 데다가 가입기간이 보통 5∼6년씩 된 청약 대기자들이 많아 당첨 가능성이 낮다. 반면, 청약저축을 예금으로 전환하면 공공임대 아파트 등에는 청약할 수 없지만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은 가능하다. 게다가 청약예금은 가입 이후 2년이 지난 1순위자이든 5년이 지난 1순위자이든 똑같이 취급받는다. 따라서 40세 이상, 무주택 10년 이상자는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경기도에서는 200만원짜리 청약예금이면 전용면적 25.7평 이하 주택을 청약할 수 있다. 통장 변경 즉시 청약도 가능하다. 반면에 청약저축에 가입해 불입기간이 3년 이상된 장기 가입자라면 통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가 판교신도시 공공분양이나 임대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좋다. 이들 주택은 청약저축 장기 가입자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차선책도 생각해 볼 수 있다.40세 이상 무주택우선 자격자라도 인기 아파트는 경쟁이 심해 당첨 확률이 떨어진다. 반면, 브랜드나 입지가 좀 떨어지는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당첨 확률이 높다. 무주택 우선대상자가 아닌 1순위자는 판교신도시 당첨 확률이 높지 않아 판교 배후지역 아파트나 분양가 다른 신도시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를 노릴 필요가 있다. 중대형아파트 청약 대기자의 경우 굳이 판교를 고집한다면 높은 분양가를 감수해야 한다. 완전경쟁입찰제로 바뀌면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채권입찰제가 적용되지 않는 동탄신도시 아파트 등을 청약,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년 전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가운데 무주택자에게 우선청약자격이 부여되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판교신도시 등 8만여가구로 건설교통부는 집계했다. 이미 택지공급이 끝난 동탄신도시 등은 제외된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이라크 시아·수니파 내전우려

    이라크 총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종파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시아파 정치지도자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아파-수니파 사이에 내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27일 바그다드 시내에 위치한 시아파 정치지도자 압델 아지즈 알 하킴의 자택 앞에서 자살 차량테러가 발생, 경호원 등 15명이 숨졌다. 하킴은 집에 있었으나 폭탄이 정문 밖에서 터져 화를 면했다. 하킴은 시아파 주요 정당들이 구성한 통합이라크연맹이 공천한 228명의 총선 후보 가운데 1순위에 올라 있는 인물이다. 시아파 인사들이 만든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시아파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킴은 “사담 후세인 추종자들이 배후에서 조종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 직후 수니파 가운데 유일하게 총선에 공천자를 냈던 이라크이슬람당은 선거 6개월 연기를 요구하며 이번 총선 참여 방침을 철회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니파는 테러와 살인을 거부하고 민주주의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수니파에 일부 의석을 할당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녹음테이프를 통해 이라크인들에게 총선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빈 라덴은 “이슬람의 관점에서 보면 새로 마련될 이라크 헌법은 이단”이라고 규정한 뒤 시아파를 겨냥,“이슬람의 이름을 내걸고 뻔뻔스러운 변절 행위에 참여하길 촉구하는 앞잡이들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빈 라덴은 또 이라크 저항세력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를 이라크 내 알 카에다의 ‘수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라크에서는 시아파가 60%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수니파와 쿠르드족이 각 2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소수파인 수니파가 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후세인 정권까지 수십년 동안 계속 집권해 왔다. 시아파는 이번 총선을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AP통신은 “많은 이라크인들이 수니파가 불참한 선거 결과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하킴에 대한 공격은 이라크 총선 과정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면서 “종파간 갈등, 심지어 내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젊은 시흥시…평균연령 29.7세

    경기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시화공단 배후도시인 시흥시 주민의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도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내 시·군별 인구분포와 연령별 고용현황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020만명인 도내 인구의 평균 연령은 32.3세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시흥시는 29.7세로 가장 낮았으며 안산시(30.0세), 오산시(30.1세), 수원시(30.8세) 등이 뒤를 이었다. 시흥시와 안산시의 경우 20∼30대 근로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시화·반월 공단이 조성돼 있어 타지역에 비해 평균 연령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농촌지역인 양평군은 39.3세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았으며 가평군은 38.8세, 연천군은 38.0세였다. 한편 도내 인구의 연령대별 변동추이를 보면 10대의 경우 1999년 이후 연평균 0.2%씩 감소했으나 40대는 연평균 9.0%,50대 이상은 6.1%씩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도내 평균 연령은 2001년 31.4세에서 2002년 31.9세, 지난해 32.3세로 매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2004 지구촌인물] (5)유일신과 성전 알 자르카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38)의 목에는 2500만달러(262억원)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인질 살해와 인터넷’으로 그는 올해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현상범이 됐다. 그는 이라크에서 외국인 인질의 목을 잘라 살해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중계하면서 테러 공포를 지구촌 안방 깊숙이 확산시켰다. 지난 5월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에 이어 6월 김선일씨의 살해도 그가 지휘한 것이었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과 함께 그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로 지목, 뒤쫓고 있지만 종적은 오리무중이다. 극단적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미국과 서구 문화를 악으로 단정, 이라크 및 중동에서 미국과 서구세력을 몰아내겠다는 일념에 불탄다. 민간인 살해는 물론 이라크 내에서 자살폭탄테러, 원유시설 파괴, 에제딘 살림 과도통치위 의장 등 요인 암살, 무장폭동 등을 주도했다. 자신의 행동은 ‘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정당한 행위라고 강변한다. 내년 1월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격렬해지는 무장저항세력의 공세와 각종 테러 배후에 그가 있다. 미군의 지난 11월 2차 팔루자 대공격도 그를 겨냥한 것이었다. 그의 본명은 아흐마드 파드힐 나잘 알 칼라일라흐지만 그가 살던 도시 이름을 따서 자르카위로 불린다. 독실한 이슬람교도로 10대 때부터 무장저항단체의 소년전사로 ‘침략자’들과 싸워왔다.1980년대엔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옛 소련에 맞서 싸웠고 2001년엔 아프간을 침공한 미군과 맞서 싸웠다. 당시 입은 부상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요르단 왕정을 전복, 종교국가를 세우려다 기는 신세가 됐으며 외국인 암살과 관련, 요르단 법정에서 궐석재판 끝에 사형을 언도받기도 했다./***/이라크전쟁 발발 후엔 팔루자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겨 무장폭동, 자살테러를 지휘하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라크 내 테러의 중심에 선 무장저항단체 ‘유일신과 성전’도 그가 이끄는 단체다. 지난 10월 ‘두 강(티그리스 및 유프라테스) 지역의 성전을 이끄는 알 카에다’로 이름을 바꾸며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알카에다의 하수인이란 정보도 있다. 미국은 알 자르카위가 화학·생물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이용한 테러를 벌일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씨줄날줄] 女風

    기록을 보면 아내의 위세에 눌려 가정에서 평생 기를 못펴고 산 역사상 위인들이 많다. 소크라테스가 대표적이며 공자·모차르트·링컨·톨스토이도 그런 부류다. 공자는 아내에게 얼마나 시달렸으면 논어에 이런 불평을 남겼겠는가.“가까이 하면 불손하고, 멀리 하면 원망하기 때문에, 세상에 다루기 어려운 것이 여자다(近之不遜 遠之則怨 女人難養).” 남존(男尊)시대였기에 망정이지 지금 같았으면 망언으로 몰려 큰 욕을 봤을 터이다. 어쨌거나 후대의 호사가들은 이들이 억센 아내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자기 일에 몰입한 결과 대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제법 그럴 듯한 해설까지 곁들인다. 인류역사가 일부 모계사회를 제외하고 대대로 남성중심 사회였음에도 여성은 그 배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능력이 출중해도 성차별로 인해 역사와 사회의 전면에 나설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이다. 지난 주말 제46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가 발표됐는데, 여성이 수석을 차지해 올해 8개 주요 국가고시에서 여성이 수석을 싹쓸이했다.‘여풍(女風)’이란 말이 나올 만도 하다. 각종 입사시험에서도 여성이 상위권을 휩쓰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요즘이다. 나라 밖도 만만치 않다. 영국 여왕이 건재하고 할로넨(핀란드)·아로요(필리핀) 등 여성대통령 6명이 활약 중인 가운데 칠레에서도 내년 대선에서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이 유력하다는 소식이다. 총리와 대법원장이 여성인 뉴질랜드에서는 최근 의회의장도 여성이 차지해 3부를 장악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96세 할머니가 조그만 도시의 시장으로 재선돼 세상을 놀라게 했고, 뉴욕 타임스사에는 여성CEO가 등장했다. 시대가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여풍’이란 말도 이젠 적절치 않은 표현이다. 장관자리 수십개를 남성이 차지하고 각계각층에 남성이 절대다수를 점해도 ‘남풍(男風)’이란 말은 쓰지 않는다.‘여풍’도 남성중심적 고정관념의 소산임에 다름 아니다. 남녀평등을 부르짖으면서 굳이 구별하려는 구시대적 사고야말로 박물관행 감이다. 자신만의 능력과 커리어로 국가·사회의 중심으로 당당히 나서는 여성들이 아름답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가짜 쌍둥이를 찾아라!똑같은 외모에 어리벙벙한 것까지 닮은 어리벙벙 쌍둥이, 상큼한 외모에 깜찍한 말투의 미녀 쌍둥이, 때로는 연인, 때로는 친구같은 가을동화 쌍둥이, 재치와 입담을 자랑하는 숯불갈비 쌍둥이. 네 쌍 중에서 세 쌍은 진짜 쌍둥이고 한 쌍은 쌍둥이보다 더 닮은 남남이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한류의 현황을 정확히 짚어보고 한류열풍을 지속시키기 위한 문화계와 정부의 방안을 모색해 본다. 정동채 문화부장관 그리고 중국에 한류붐을 일으킨 배우 안재욱씨 , 문화평론가 김종휘씨가 현재 동남아는 물론 일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류열풍을 진단해 본다. ●일과 사람들(EBS 오전 7시10분) 광고의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광고디자이너. 인쇄광고, 영상, 라디오CM 등 모든 매체의 광고를 디자인하여 제품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이다. 광고를 감각적,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광고디자이너의 세계를 알아본다. ●바티칸의 크리스마스 천상의 하모니(iTV 오후 10시15분) 팝 계의 최고봉 브라이언 아담스, 천상의 목소리로 잘 알려진 사라 브라이트만, 파워풀한 보컬과 무대매너로 관중을 압도하는 톰 존스, 혼성 4인조 재즈 보컬 그룹 맨하탄 트랜스퍼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들의 바티칸 크리스마스 공연 실황이 펼쳐진다. ●빙점(MBC 오전 9시) 소영이 콩쿠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사실이 윤희 때문임을 알게 된 진숙은 이를 윤희에게 따진다. 이때 태훈이 들어와서는 모든 사실을 듣게 되고 이 때문에 윤희와 옥신각신한다. 잠시 후 태훈은 병원 일로 집을 나서다 자신에게 소영을 부탁하는 진숙에게 묘한 기분을 느낀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집과 병원만 오가던 산부인과 의사 명훈은 우연한 기회에 ‘살사’에 빠져든다. 아내 몰래 동호회 활동을 해오던 명훈은 자신이 다니던 살사바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병원을 처분하고 그 가게를 인수한다. 남편이 상의도 없이 병원을 그만둔 것을 알게 된 은영은 이혼을 신청한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법률적인 문제까지 거론하며 아기만 보게 해 달라는 경아의 속셈이 무엇인지 모두들 걱정스러워하고, 성애는 사무실 직원들을 동원해 혹시 모르는 경아의 배후를 조사한다. 진국의 새로운 사업에 투자자가 나타나고, 뇌수술을 끝내고 사무실에 합류하기로 한 영란이 드디어 귀국한다.
  • [日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하) ‘열린’ 서술로 합의해야

    [日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하) ‘열린’ 서술로 합의해야

    역사학자 크로체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궁극적으로 “모든 역사는 현대사”일 수밖에 없다. 크로체가 ‘국민국가’의 전성시대였던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인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겸손함’으로도,‘냉소’로도 읽힐 수 있는 말이다. 교과서 왜곡을 둘러싼 일본 우익의 문제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관점에만 그치지 않고 사건의 ‘존재 여부’까지 손대려 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일본이 역사교과서를 왜곡했다는 데 분개한다. 그러나 어디가 어떻게 왜곡됐느냐고 물으면 말문이 턱하니 막히기 일쑤다.2001년 파문을 일으켰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후쇼사(扶桑社)교과서를 펴봐도 눈에 딱 띄는 구석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교과서이다 보니 서술이 간결하고 세련됐기 때문이다. 내년 검정에 제출될 후쇼사 교과서는 2001년의 경험을 되살려 더욱 정교하게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 아예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한 소재는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새역모는 “옛 적국의 ‘선전’에서 자유롭다.”고 자신들의 교과서를 자랑한다. 또 “대동아전쟁은 (아시아)여러 나라의 독립을 촉진했다는 명료한 인과관계도 공평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2001년 새역모 교과서에서 논란이 된 부분 가운데 대표적인 것 10가지를 뽑았다. 앞의 것은 새역모 교과서의 서술, 뒤의 것은 우리 정부의 수정 요구안이다. 근대사 부분에서 유치한 지정학과 저질스러운 인종주의를 확인할 수 있다. ●임나일본부설 -4세기 후반 야마토 조정이 조선으로 출병한 뒤 반도 남부 임나를 차지. 고구려가 남하정책을 폈으나 일본군의 저항으로 실패. -신라의 요청으로 고구려가 일본을 격퇴했고 일본군이 계속 주둔한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 ●임진왜란 -히데요시가 중국의 명(明)뿐 아니라 인도까지 정복하고자 출병했으나 명과의 평화교섭을 위해 철수. -‘침략’을 출병으로, 침략원인을 명 정복과 히데요시 개인의 망상으로만 기술. ●조선통신사 -조선과 국교를 다시 연 뒤 막부의 장군이 바뀔 때마다 조선에서는 통신사파견. -일본의 국교정상화 노력이 빠졌고 통신사의 파견 목적과 초빙 이유에 대한 설명이 없음. ●강화도사건 -강화도에서 조선과 일본이 교전했고 청(淸)이 이 사건을 계기로 조선에 일본과의 교섭을 허가. -조선의 발포를 유도한 계획적인 군사작전이었다는 사실 등 도발의 주체·목적·경위 등을 은폐. ●동학농민운동과 청·일전쟁 -종교집단에 의한 농민폭동으로 서울까지 압박했다고 서술. 또 청일전쟁은 중국이 일본을 가상적국으로 삼은 것이 원인인 것처럼 서술. -반봉건·반외세운동을 단순 폭동으로 기록. 청일전쟁에 대한 일본의 고의성 은폐. ●러·일전쟁 -러시아의 위협을 강조해 일본의 안전 차원에서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묘사. 결과에 대해서도 유색인종국인 일본이 백인제국인 러시아에 승리했다고 서술. -스스로 도발한 전쟁을 안전상 위협으로 미화하고 인종간 전쟁으로 오도.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보장받았다면서 유색인종의 승리였기에 피억압민족에 희망을 줬다고 모순되게 서술. ●한국강제병합 -병합은 일본에 꼭 좋은 일만은 아니었지만 서구제국들의 찬성으로 합법적으로 이뤄졌음. -침략행위를 은폐하고 합법적인 것처럼 기술. 병합 반대 의견이 극소수인 것처럼 서술. ●한반도위협설 -한반도는 대륙에서 일본을 향해 불쑥 솟은 팔뚝이자 흉기이고 배후지가 없는 일본은 자국방위에 고민했다고 서술. -위협설 강조로 청·일, 러·일전쟁 등을 자위권 발동으로 묘사하고 한국의 식민지화를 합리화. ●관동대지진 -대지진 뒤 조직된 자경단이 유언비어 때문에 조선인·중국인·사회주의자들 수천명을 학살. -관헌(군경)에 의한 학살사실 은폐. 주된 피해자는 조선인이었다는 사실 축소. ●군대위안부 -고의로 누락. -반인륜적 전쟁범죄로 규정된 군대위안부 문제를 고의로 누락하고 정부 관여사실도 은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우리 역사서술 방향은 우리의 역사서술 역시 개방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유신정권의 탄생과 함께 만들어진 ‘국정교과서’를 없애야 한다는 비판이다. 한국식 민주주의를 모토로 내걸었던 유신체제는 그야말로 국사교과서에 ‘한민족의 역사’가 담겨야 한다고 봤다. 이 때문에 서울대 이영훈 교수는 74년 국정교과서제가 채택된 뒤부터 우리나라 역사교과서가 너무 경직됐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제시대 관련 기술은 거의 무비판적으로, 관성적으로 ‘우리는 순진무구한 피해자, 일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게 악랄한 가해자’라는 공식을 확대 재생산해 왔다고 꼬집는다. 아직도 그 영향 때문에 우리 역사교과서에서 문장의 주어로 ‘우리 민족’이란 표현이 많이 쓰이고 있다.“너희는 민족적 자존심을 높이기 위해 역사교과서를 쓰면서 우리는 왜 안 되느냐.”는 일본의 반발도 여기서 나온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우리도 근현대사부분에 한정해서 검인정제를 도입하는 타협책을 선택했다. 성공회대 권혁태 교수는 “다양한 역사서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우리부터 국정교과서제를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양국 정치권 움직임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연말까지 약 100여명의 의원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쯤 일본측과 심포지엄 등을 개최, 공감대를 마련한 뒤 역사교과서 검정이 이뤄지는 3∼5월에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조직만 비대해질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10인 위원회’ 형식으로 대의원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도 ‘한·일 평화연대’를 조직했다. 일본 민주당 의원 70여명, 한국측 여야 의원 30여명이 참가한 이 조직은 지난 18∼19일 창립대회를 열었다. 참가한 일본 의원들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로 상징되는 일본의 군국주의 흐름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각 주제에 대해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해서 결론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각 분과에는 근현대사 학자들도 포함되어 있어 교과서왜곡 문제를 포함한 과거사문제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 의원측은 장기적으로 한·일평화연대를 ‘아시아평화연대’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민주당은 일본내 활동에도 열심이다. 민주당 오카자키 도미코 참의원, 이시게 게이코 중의원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14일 청와대를 방문해 한·일과거사 문제를 거론했다. 민주당에서는 또 ‘국회도서관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국회도서관 내에 강제동원 등 일제시대 피해와 관련된 사료를 수집하는 위원회를 설치하자는 법률안이다. 기본적인 사료를 모은다는 중립적인 접근법을 사용한 덕분에 자민당에서 공산당까지 90여명의 의원들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 내년에는 당 차원에서 ‘전후처리 프로젝트팀’을 별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본 정치인들이 역사교과서 문제를 전면에서 다루기는 어려울 전망. 일본 사회의 전반적인 우경화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별도 조직보다는 한·일의원연맹이라는 기존 조직을 활용하자는 소극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의원연맹 아래 과거사 문제를 다루는 소위원회를 두자는 방안이다. 의원들의 이런 활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다. 정치인은 아무래도 국내사정에 영향을 받는다. 거기에다 우리의 경우 여야간 다툼이 치열해지면 모임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도 있다.4대 개혁법안이나 이철우 의원 사건처럼 첨예한 정치적 사건이 불거지면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 실제 단결해서 한목소리를 낸다 해도 궁극적으로 역사 문제는 정치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일본 총리가 100번 사과하는 것보다 학자들의 공동연구를 통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한 가지라도 더 남겨두는 것이 더 의미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결의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재계 등 민간 차원에서의 지원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정부가 역사교과서 왜곡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준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지원이 거의 없다. 여기에서 굴곡많은 우리현대사 문제가 다시 부각된다. 근현대사를 심도깊게 연구하는 사람일수록 우리 현대사에 비판적인 학자가 많다. 이러다보니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최근 친일인명사전편찬사업을 지원하는 예산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반대한 것이 좋은 예다. 편찬사업을 주도하는 역사문제연구소가 대표적인 ‘反 박정희 단체’라는 점이 문제가 된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중) 역사왜곡, 누가 주도하나

    [日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중) 역사왜곡, 누가 주도하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힘은 그들 주장의 논리성이나 합리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들에게 역사는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에게 자부심을 주느냐 못 주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정·재계는 물론 언론계 등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일본 우익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 政·財·言 ‘새역모’ 전방위 지원 한때 1만명의 회원을 자랑했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최근 회원수가 줄고 있다. 해마다 200∼300명씩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새역모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일까. 그것보다는 무관심이 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재계에 흩어져 있는 ‘새역모’의 배후 지지 세력들은 우익을 중심으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일반 대중의 무관심에다 집요한 우익의 결집까지 더해지면 결정적인 기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2001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새역모는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 새역모는 단순한 연구모임이나 단체가 아니다. 역사문제를 다루는 우익 모임으로는 자유주의사관연구회, 일본교육연구소, 역사교과서시정을 요구하는 모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조직이 바로 새역모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의 회원 대부분은 새역모 회원이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는 일본교육연구소와 연결돼 있다. 일본교육연구소의 핵심인물은 전 자민당 중의원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다. 그는 자민당 역사검토위원회, 밝은일본국회의원연맹,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등 우익 국회의원 단체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중앙에서 활동하는 단체라면 실제 교육현장에서 뛰는 조직도 있다.2000년 결성된 ‘교과서개선협의회(개선협)’가 대표적이다. 문화청 장관 출신 미우라 슈몬(三浦朱門)이 관여한 이 조직은 각 지역단체와 연계해 교육위원회에 새역모 교과서를 쓰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이들은 역사서술에서 주변국의 이해를 고려하겠다며 1982년에 교과서 검정기준으로 삽입된 ‘근린제국조항’을 빼라는 등의 요구를 55만명의 서명과 함께 문부과학성에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새역모는 정·재계에 광범위한 응원조직을 갖추고 있다. 미요시 도루(三好達) 전 최고재판장관이 97년 결성한 ‘일본회의’가 대표적이다. 평화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일본회의’의 주요인물 가운데는 모모시마 유조(桃鳥有三) 일본청년회의소 대표, 이나바 고사쿠(稻葉興作)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눈에 띈다. 일본회의와 연결된 국회의원 간담회 멤버로는 현재 경제산업상인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간사장 대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등 유력 정치인들을 포함,240여명의 의원이 가입해 있다. 일본회의는 그 아래 헌법연구회·정책연구회·국제위원회 등을 두고 있는데 이 모임들에는 새역모 멤버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마루베니, 도쿄미쓰비시공업, 후지쓰,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100여개 이상의 기업이나 기업 관련단체가 새역모를 후원하고 있다. 언론계에는 대표적인 극우신문 산케이를 비롯해 새역모 교과서를 출판하는 후소샤(扶桑社)를 계열사로 둔 요미우리신문도 새역모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종교계의 ‘원시복음·그리스도의 막사’라는 천황주의 단체도 지원세력. 이들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새역모는 자체 구성 멤버도 탄탄하다. 한일합방은 한국인이 원했다고 주장하는 평론가 니시오 간지(西尾幹二)가 명예회장으로 있다. 다쿠쇼쿠대 교수인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우에하라 다카시(上原卓) 같은 학계인사는 물론 우치다 사토시(內田智)·다카이케 가쓰히코(高池勝彦) 변호사 같은 법조인,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엔도 고이치(遠藤浩一)·이치다 히로미(市田ひろみ) 등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일본 우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다. 공식적으로는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았지만 매스컴에서 떠들썩하게 취급하는 그의 발언은 일본 우익의 심중을 대변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도쿄도가 내년 4월 개교할 첫 도립 중고일관교인 하쿠오(白鷗)고교 부속중학교에 새역모 교과서를 쓰기로 지난 8월 결정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합친 ‘중고일관교’라는 개념 자체가 일제시대 명문학교 교육과정에서 따온 데다 왜곡교과서까지 채택한 것이다. 반면 일본 우익의 이런 전방위 공세에 대항할 시민사회단체들의 힘은 차츰 약화되고 있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상임공동운영위원장은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는 데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일본 우익이 시민단체에 붙인 ‘친북적’이라는 딱지가 장애물이 됐다.”고 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민족·국가 초월성 집착 韓우익, 日우익 ‘닮은꼴’ 사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우익의 자유주의사관 논리에 대한 우리의 반박논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외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우익식 논리에 푹 젖어 있는 게 현실이다. 공주대 지수걸 교수는 “일본 우익의 특징은 국가·민족의 초월성이나 신성성에 대한 집착”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유구한 민족을 강조하는 우리도 일본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일본사’를 공부하는 데 반해 우리는 ‘국사’를 공부한다는 점도 시사적이다. 지 교수는 특히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어야 한다는 식의 역사정통론적인 시각은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우익도 한국역사교과서의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반격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에게는 색깔론도 걸림돌이다. 지난 5월 금성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가 친북·반미라는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의 주장이 대표적이다.‘반공적이다’‘천박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민중사관’이라 몰아세우는 한국 우익들의 논리는 자학사관을 코민테른사관이라 비난하는 일본 우익과 다를 바 없었다. 현 집권세력을 수구좌파로 규정하는 자유주의연대는 아예 창립선언문에 자학사관을 버리자는 일본 우익식 주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자유의 한계와 책임에 대한 논의를 무조건 좌파라고 몰아붙이는 우리네 우익과 주변국들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는 일본 우익은 닮았다. 재미있는 점은 문제가 된 금성교과서의 대표 집필자였던 한국교원대 김한종 교수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연구자였다는 사실이다. 일본 우익과 한국의 반공·우익이 묘하게 만나는 한 단면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우익 자유주의 사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집약된 일본 우익의 역사인식은 ‘자유주의 사관’이라 칭해진다.‘수정주의’라는 용어도 쓰지만 단순히 ‘고친다’는 의미로만 비춰질 수 있어 자유주의라는 말을 쓴다. 이는 기존 역사서술이 좌파적 시각에서 비롯된 ‘자학사관(自虐史觀)’이라는 비판에서 출발하는 것과도 관련 있다. 91년부터 자학사관을 비판하고 나선 새역모의 핵(核) 도쿄대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교수는 자유주의 사관을 ‘사관(史觀)의 자유주의’로 정의하고 있다. 역사를 보는 데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이 다양한 관점을 억누르지 말고 공개적으로 토론해 보자는 논리다. 언뜻 19세기식의 낭만적 자유주의의 색채가 묻어나는 이런 주장은 역사서술에 대한 ‘책임’을 굳이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녹아 있다. 기존 사관에 대해서는 마르크시즘, 다시 말해 소련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서술됐다는 ‘빨간칠’도 빼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학사관은 ‘코민테른사관’이라고도 불린다. 후지오카 교수는 ‘오욕의 근현대사’라는 글에서 자유주의 사관의 핵심 테마로 5가지를 제시했다.▲메이지유신(明治維新)은 위대한 민족주의 혁명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위로부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근대화다 ▲러시아의 위협이 없었다면 군사대국화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대동아 전쟁은 전략적인 선택의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에 대해 무조건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서구제국의 침략에 대한 방어막이었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근대화에 도움을 줬다는 대동아공영권의 또 다른 표현이다. 후지오카식 주장은 관점의 자유에서 ‘사실에 대한 자유’라는 반역사학적인 단계로까지 확대된다. 난징대학살이나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그 시대 전쟁 중에 흔히 있었던 일로 일본만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불만 섞인 투덜거림에서 아예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거짓 주장으로까지 발전한다. 이는 곧 역사교과서에서 관련 서술을 빼야 한다는 논리로 옮아간다. 올해 1월 일본 우익을 분노케 했던 대입시험 문제가 단적인 예다. 세계사 문제에서 정답으로 2차대전기간 동안 일본에 의한 강제연행이 있었다는 문항이 제시된 것. 우익세력은 문제 자체를 아예 무효화하자고 요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유코스 스캔들/이기동 논설위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장 충직한 보필자는 실무형의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였다. 알코올중독증세로 병원을 제집처럼 드나들던 옐친이 3선 출마의사를 굳히자, 여론은 체르노미르딘으로 돌아섰다. 옐친은 대선을 2년여 앞둔 1998년 봄 체르노미르딘을 전격경질한다.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안보위원회 서기, 옐친의 둘째딸 타치아나 디야첸코를 비롯한 당시 옐친 측근 4인방이 거사를 주도했다. 앞서 96년 대선때 옐친승리의 숨은 공신은 베레조프스키와 함께 블라디미르 구신스키 모스트그룹회장이었다. 구신스키는 NTV텔레비전과 모스트금융그룹을 거느린 거부였다. 한때 정치적 야심을 보이며 야당편에 섰다가 예금동결조치를 당하고, 본인은 체포직전 유럽으로 도망갔다. 당시 러시아 언론들은 이를 구신스키(거위란 뜻)의 이름을 따 ‘거위사냥’이라고 불렀다. 그뒤 그는 극적으로 옐친측근으로 복귀한다. 지금 베레조프스키와 구신스키는 모두 런던에서 도피생활중이다. 푸틴의 거위사냥을 피해서다. 그 최신판이 바로 러시아최대 석유회사 유코스를 키운 41세의 미하일 호도로프스키다. 지난 대선때 반푸틴진영에 자금을 대며, 대권욕을 드러낸 게 화근이었다. 지난해 10월 횡령,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그가 구속수감되자 그 여파로 국제유가가 한동안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루 100만 배럴을 생산하는 유코스의 핵심자산이 지난 주말 경매에 부쳐졌는데 낙찰자의 신원, 자금출처 모두 의혹투성이다. 93억 7000만달러에 낙찰받은 회사는 유령회사로 드러났고, 국유가스회사 가즈프롬이 경매에 참여해 바람잡이까지 했다. 민영자산을 다시 국유화하려는 크렘린의 의도가 드러난 셈이다. 유코스는 불법경매라고 법정투쟁을 벌일 태세지만, 독일을 방문중인 푸틴대통령이 하루 뒤 합법적인 거래이고 자금, 낙찰자 모두 깨끗하다고 토를 달아 크렘린 배후설을 뒷받침했다. 유코스에 지분을 가진 미국은 야비한 정적 제거, 불법 국유화 등 구체제 악습이 되살아났다고 야단이다. 이미 우크라이나 대선에 개입해 여당의 선거부정을 지원하고, 야당후보 독살음모 가담혐의까지 받는 러시아다. 야당 후보를 지원하는 서방과 우크라이나에서 신냉전을 재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돈다. 혹여 러시아의 구체제 회귀로 신냉전이 도래해, 한반도에까지 그 여파가 미친다면 어쩌나.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이젠 수도권서 요트 즐기세요”

    서울에서 1시간 거리인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위치도)이 요트와 바다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해양레저 테마어항’으로 변신한다. 요트와 보트 보관소는 내년 하반기에 완공된다. 도는 20일 137억원을 들여 전곡항을 어업·관광 위주에서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며 각종 해양 레포츠를 즐길수 있는 해양레저 테마어항으로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는 이를 위해 내년 3월까지 전문기관에 테마어항 개발을 위한 기본 용역을 의뢰하고 같은해 6월까지 계획을 확정한 뒤 본격적인 조성공사에 들어간다. 도는 내년 33억원을 들여 전곡항에 선착장과 수산물 작업장, 어항 배후부지 등과 보트·요트 보관소, 해양을 테마로 한 광장, 마린아트장(공연장) 등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연차적으로 배후 지역에 내·외국인 비즈니스센터 등 리조트 관련 시설을 적극 유치하고 기타 관광관련 시설 및 편의시설 등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전곡항이 해양 관광레저 전문 어항으로 개발될 경우 지역 경제활성화는 물론 해양문화·관광을 즐길 수 있는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오늘의 눈] 태권도공원 유치 ‘잡음’/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세계태권도공원 유치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인 전국 17개 자치단체들은 “정치적 결정만 아니면 우리가 최적지”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자신감의 발로였겠지만, 입지 선정에서 탈락됐을 때 주민들에게 “정치논리 때문에 실패했다.”며 방어벽을 치기 위한 선수치기라는 해석도 있었다. 최근 후보지 1차 심의 결과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후보지가 무주·춘천·경주 등 3개 도시로 좁혀지자 탈락 지자체들은 일제히 정치권에 화살을 돌리고 나선 것이다. 충북 진천군은 “후보지 심사기준이 특정지역 봐주기 식”이라며 반발했다. 지역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지는 등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후보지 선정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고 요구할 태세다. 탈락 지자체의 분풀이로 돌리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있다. 입지심사가 비밀리에 진행됐음에도 공식발표 전에 특정지역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는 발표가 나오는 등 정치적 요소가 개입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천시 강화군의 항변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래서 이유가 있어 보인다. 강화군은 평가기준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 내·외국인 접근성에 있어 다른 지자체를 압도했다. 유일한 국제공항인 인천공항 및 수도권과 인접하고 관광자원 및 배후단지도 좋은 여건을 갖추었다. 하지만 1차 후보지에도 들지 못하자 “경기도 일산과의 유치경쟁에서 패한 국제전시장에 이어 또다시 정치논리에서 밀린 것”이라는 자조어린 한숨을 내쉬었다. 태권도공원을 둘러싼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2000년에도 대상지 선정과정에서 지자체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자 선정을 유보한 이력이 있다. 물론 지자체들은 태권도공원 유치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제 논에 물 대기’식의 논리를 펼 것이다. 그동안 국책사업 유치과정 대부분이 그랬다. 심사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이 불필요한 억측의 확산을 방지하는 길이다. 김학준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kimhj@seoul.co.kr
  • 새해 노려볼만한 ‘알짜 재건축’

    새해 노려볼만한 ‘알짜 재건축’

    연초부터 아파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상반기에 분양될 송파구 잠실2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재건축 단지 아파트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수도권에서 공급하는 재건축 아파트와 택지지구 신규 물량도 노려볼 만하다. ●서울 재건축 단지 관심 송파구 잠실동 주공2단지와 잠실 시영 아파트 재건축 일반 분양분이 ‘백미’로 꼽힌다. 잠실2단지는 대우·삼성·우방·대림산업이 시공사로 참여하는 대규모 초대형 단지.5563가구를 지어 이중 조합원분을 뺀 111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변 잠실 1∼4단지가 모두 재건축돼 일대가 새로운 대규모 고급 주거타운으로 변신 중이다. 송파구 신천동 잠실시영 아파트는 현대·두산·삼성·쌍용·대림·코오롱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참여한다.6864가구를 지어 864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잠실2단지와 함께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내역 옆에 있는 단지로 교통여건이 빼어나다.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강남구 삼성동 AID차관아파트 역시 연초 공급이 예정돼 있다. 일반 분양분은 230가구 정도이나 강남 아파트 프리미엄이 기대된다. 강동 시영1단지 재건축 아파트 역시 2∼3월쯤 공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일반 분양분은 226가구 정도다. 일반 아파트로는 SH공사가 마포구 상암동에서 761가구를 분양한다. 일반 분양분은 156가구로 예정돼 있다. ●수도권 재건축·택지지구 유망 인천에서도 연초부터 재건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될 예정이다. 가좌 주공 아파트 재건축이 눈에 띈다.2267가구를 지어 646가구를 청약통장 가입자에게 공급한다. 부평구 산곡동 한양 아파트도 재건축 이후 600∼700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인천 주안 주공 아파트도 새 아파트 3160가구를 짓고,780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간석동 간석주공 아파트 역시 2432가구 대규모 단지로 332가구가 일반 분양물량으로 나올 예정이다. 수원 매탄동 신매탄 주공 2단지도 재건축 이후 3400여가구의 대단지로 바뀐다. 일반 아파트로는 인천 학익동에서 풍림산업이 공장 이전지에 2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는 논현지구에서 982가구를 분양할 채비를 마쳤다. 용인 아파트 분양도 이어진다.LG건설은 용인 성복동에서 3400여가구를, 포스크건설도 1031가구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지방에서는 경남 양산 물금지구에서 3692가구가 쏟아진다.323만평의 신도시에 공급하는 아파트로 부산·울산의 배후도시 역할이 기대된다. 분양권 전매금지 완화로 계약 뒤 1년이 지나면 분양권을 팔 수 있다. LG건설은 아산 배방면에서 1875가구를 분양, 연초부터 아산 신도시 바람을 일으킬 예정이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울광장] ‘역사전쟁’ 극복하는 국사교육을/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사전쟁’ 극복하는 국사교육을/이용원 논설위원

    역사를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한 사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학자 E H 카이다. 이에 앞서 실증주의 역사관을 완성한 랑케는 “역사가의 의무는 다만 ‘그것이 실제로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동양 역사학의 비조(鼻祖)사마천은 “과거의 행위를 궁구하고 그 성공과 실패, 흥기와 쇠망의 배후에 가로놓인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2004년이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이같은 역사(학)에 관한 개념들은 부질없어 보인다. 특히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 사이에서 올해 발생한 역사분쟁을 보면 역사란 그저 이웃나라를 공격하고 내 안을 단속하는 정치적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화두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기도이다. 지난해에야 비로소 우리에게 알려진 ‘동북공정’은 고구려·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5개년 프로젝트이다. 한국측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8월 중국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내한, 한·중간 ‘5대 양해사항’에 합의했지만 중국의 역사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한·일, 중·일 간에도 일본의 중등교과서 우익화 경향에 따른 한·중 양국의 항의, 시정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3국 사이에 벌어진 ‘역사전쟁’을 두고 국내 학계 일부에서는 이를 편협한 민족주의로 치부하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곧 현대국가의 국경 개념을 고대국가에 적용해 영토다툼을 벌이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심지어 민족을 운위하는 것은 국수주의라며 ‘국사 해체론’까지 들고나왔다. 민족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목소리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지만 이 시대, 한국사회에서 그들의 주장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고대사 영역 주장이 현재의 군사적 침략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한 뼈아픈 역사가 있다. 일제가 침략할 때 내세운 것이 ‘남선(南鮮)경영론’이다.4∼6세기에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200여년 경영(지배)했으므로 조선에 ‘진출’하는 것은 잃어버린 옛땅을 되찾는 일이라는 명분이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도 결국은 역사의 산물이다. 이같은 동북아의 현실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찬란한 한민족의 고대사’를 만들어내자는 것이 아니다. 노골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이를 언제라도 침략의 빌미로 삼을 수 있는 이웃나라들의 ‘역사 침공’에서 적어도 우리것을 알아야 지켜내지 않겠느냐는 방어 논리에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각급 학교의 국사교육 현실은 어떠한가.2001년 제7차 교육과정을 시작한 뒤 국사 시간은 대폭 줄었고 특히 수능시험에서는 선택 과목으로 분류돼 많은 고교생이 국사 수업을 포기한다.2005학년도 수능시험 응시자 60만여명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사람은 16만명이 채 안 됐다. 산술적으로만 말하면 고교생 넷 중 셋은 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졸업한다는 뜻이다. 엊그제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국사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토론회에서는 다양한 국사 교육 강화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국사에 관심 있는 이나 정책당국자라면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우리의 국사 교육이 진단을 못 내리고 처방전이 없어서 이 지경이 된 것은 아니다. 사회가 우리 역사의 중요성에 다같이 공감하고 이를 되살리는 데 힘을 합하면 이는 금세 해결될 문제이다.“국학과 국사는 혼이며, 경제와 군대는 넋이다. 국학과 국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그 나라도 망하지 않는다.”는 박은식 선생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
  •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戰’ 국보법으로 불똥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戰’ 국보법으로 불똥

    여야가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가입 의혹’을 둘러싸고 사흘째 ‘혈투(血鬪)’를 벌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맞물려 있는 탓에 여야 모두 한치도 물러설 기색이 아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 이번 사태를 국보법 폐지와 개정의 명분으로 각각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파문의 향배에 따라 여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거센 후폭풍으로 후유증마저 예상된다. 열린우리당은 10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정형근 의원을 ‘간첩조작사건’의 주범으로,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을 종범으로 각각 지칭하는 등 대야 압박을 강화했다. 이부영 의장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에서 “남의 집 하룻강아지 얘기하듯 간첩이라고 해놓고 이제와서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며 박 대표의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박 대표를 ‘폭로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임으로써 박 대표의 대선 가도에 흠집을 내고, 열린우리당이 추진 중인 국보법 폐지의 명분을 쌓겠다는 의도를 엿보이게 하고 있다. ‘간첩조작사건’ 비상대책위장인 배기선 의원은 “국보법을 지켜내기 위해 저지른 색깔론 단막극인 것으로 다 드러났다.”며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 주장에 일침을 가했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빨갱이 되면 일생을 망치는구나 하는 공포심이 들게 하는 것이 국보법의 가장 큰 해악이란 생각”이라며 국보법 폐지의 명분을 보탰다. 한나라당도 여당 지도부에 대해 이 의원의 공천 배경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국정조사 필요성을 거론하는 등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의 진위에 따라 국보법 처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표는 전날 의총에서 “이번 일은 국보법 처리문제와도 무관치 않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의 ‘조선노동당 입당 및 간첩활동’ 의혹을 확인시켜줄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는 데 당력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의원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이 의원 스스로 공개한 대법원 재판기록 가운데 노동당기와 김일성 및 김정일 초상화 등에 대한 압수내용이 포함돼 있는 2페이지를 누락한 경위 등을 추궁하면서 “조선노동당에 입당했는지 여부를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고문에 의한 조작’이라는 이 의원의 반박과 관련,“재판 당시 항소이유서 등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며 역공을 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에서 조선 노동당기, 김일성 초상화, 김정일 초상화를 소지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 누구겠느냐.”며 이 의원을 몰아세웠다. 국회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도 “당시 수사와 재판기록을 통해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면서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정형근 의원은 “수사를 했다고 해서 배후에 있다는 것은 책임없는 주장”이라며 “해방 이후 최대 간첩사건인 중부지역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과장이나 왜곡이 있었다면 관련자나 수자 지휘자인 나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씨줄날줄] 레짐 체인지/이기동 논설위원

    엄밀히 말할 때,‘정권(Regime)’은 ‘정부(Administration)’와 구분되는 용어다. 따라서 김정일정권이라고 할 때, 이 말에는 북한체제의 독재성, 폐쇄성이 함께 담겨있다.‘노무현정권’ ‘부시행정부’라고 할 때와는 다른 의미다. 미국의 보수주의 학자 니컬러스 에버스타트가 말하는 북한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는 북한의 억압체제를 바꾸자는 것이지, 단순히 김정일을 다른 독재자로 바꾸는 통치자교체가 아닌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정권교체의 전성기는 냉전시절.2차대전 뒤 동유럽의 공산정권 수립배경에는 소련의 정권교체 작업이 있었다. 토착 공산혁명을 성공시킨 중국이 북한,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공산정권들을 가리켜,‘모스크바에서 열차로 수출된 공산정권’이라고 비하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으로 대표되는 전후 서방세계의 정권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의 정권교체 공작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지역. 쿠바, 파나마, 아이티, 도미니카, 그레나다, 니카라과가 모두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활동무대였다. 중동, 아시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회교혁명으로 쫓겨난 이란의 레자 팔레비는 1953년 CIA의 공작으로 왕위에 올랐던 인물이다.1992년 피플파워로 물러난 필리핀의 마르코스는 집권과 축출 배후에 모두 CIA가 개입한 경우다. 냉전때 미국의 정권교체 목적이 소련과의 경쟁 때문이었다면, 냉전 이후에는 테러, 독재,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로 주목적이 바뀌었다.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북한 등 소위 ‘불량정권’이 잠재적 정권교체 대상이 됐다. 이중 이라크의 후세인정권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정권이 무력사용의 첫번째 타깃이 됐다. 그리고 그 이론적 토대가 된 것이 바로 9·11 이후 등장한 선제공격론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북한의 정권교체에 반대의사를 밝힌 배경은 분명치 않다. 현재 상황에서 김정일 정권붕괴는 북한 핵무기 해결이나, 남북통일 방법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인식의 발로로 짐작될 뿐이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북한 정권교체는 무력이 아니라 인권문제, 주민불만을 이용한 체제붕괴다. 그 첫째 무기가 바로 지난달 발효된 북한인권법인 셈이다. 김정일위원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사실은 미국의 무력사용 위협이 아니라, 이 ‘소리 안 나는 무기’의 위력이 아닌가 싶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 성남 “이럴수가…”亞챔프전 안방서 0-5 참패

    지난달 원정 1차전에서 2골차 승리를 거둔 터라 안방에서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2만 5000여 홈 관중의 뜨거운 응원이 부담이 됐을까, 아니면 자만심 때문이었을까. 아시아 정상을 눈앞에 뒀던 성남 일화가 충격의 참패를 당하며 아시아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흘렸다. 성남은 1일 성남 제1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4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 2차전에서 무차별 골 세례를 허용하며 무려 0-5의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이로써 성남은 종합 득점에서 3-6(1승1패)으로 뒤져 손에 거의 쥐었던 우승컵을 알 이티하드에 내줬다. 자국 리그에서 통산 6회 우승을 거뒀던 알 이티하드는 99년 이 대회 전신인 위너스컵 이후 5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밟았다. 김도훈은 대회 득점왕(9골)에 올랐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성남은 ‘삼각편대’ 김도훈 이성남 두두를, 알 이티하드는 ‘투톱’ 팔라타 사에드와 알 오타이비를 내세워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1차 홈 경기 패배후 감독까지 교체하며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알 이티하드의 공세가 더 날카로웠다. 알 이티하드는 전반 26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팔라타 레다가 기습 헤딩골을 작렬시켰고, 전반 종료 직전에는 오른쪽 날개 안데르손 루치아노의 프리킥이 문전에서 흐르는 사이 함자 사에드가 오른발로 성남의 골문을 가르며 기세를 올렸다. 성남 김성수 홍지민기자 sskim@seoul.co.kr
  • 한국 경제자유구역 경쟁력 亞꼴찌

    한국 경제자유구역 경쟁력 亞꼴찌

    국내 경제자유구역(FEZ)이 인지도와 경영환경에서 경쟁 상대인 싱가포르와 홍콩, 상하이 등보다 크게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첨단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추진되는 경제자유구역이 ‘손님 없는’ 경제특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주한외국기업 인식조사로 드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유럽연합상의, 재팬클럽 등 95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FEZ에 대한 주한 외국기업 인식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환경 평가에서 경제자유구역은 5점 만점에 3.37점을 받아 싱가포르(3.85), 홍콩(3.61), 상하이(3.39) 등에 뒤지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총 8개 평가항목 중 싱가포르가 지리적 위치와 산업인프라, 인적자원, 생활여건 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은 산업집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시장 접근성과 지리적 위치, 정부관료, 조세 인센티브 등에서 최하위로 평가됐다. ●인적자원은 강점으로 꼽혀 보고서는 중국시장을 배후로 둔 상하이와 홍콩 등보다 시장 접근성이나 지리적 위치 등에서 낮은 평가가 나올 것으로 이미 예상됐지만 조세 인센티브는 다른 지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유리한데도 불구하고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외 이미지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우수한 인적자원’, 싱가포르는 ‘투명하고 부패없는 사회’, 홍콩은 ‘시장친화적 정부정책’, 상하이는 ‘성장하는 시장’ 등이 7개항의 이미지 가운데 강점으로 꼽혔다. ‘긍정적 이미지가 없다.’는 항목의 응답 비율이 싱가포르 0%, 상하이 4%, 홍콩 5% 등으로 낮게 나타난 반면 우리나라는 16%로 월등히 높게 나타나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서의 국가 이미지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매력적 투자처는 상하이” 평가 현재와 2010년을 기준으로 가장 매력적인 투자지역을 묻는 항목에서는 상하이가 각각 75%,76%로 압도적 1위였고, 국내 경제자유구역은 11%-14%, 싱가포르 11%-7%, 홍콩 3%-2% 등으로 싱가포르와 홍콩보다는 국내 경제자유구역의 미래를 더 밝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학부모8명 소환…수능부정 가담여부 등 수사

    휴대전화를 이용한 조직적 수능 부정사건으로 구속된 광주 S고교 이모(19)군 등 주범 6명에 대한 수사기록과 신병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검찰이 수사전담반을 구성, 본격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6일 사건의 진상은 물론 그간 제기된 학부모 묵인의혹, 입시브로커 등 외부세력 개입여부, 학내폭력서클인 일진회 연루여부 등을 철저히 파헤칠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당시 고사장 감독교사 및 부정수험생들의 학교관계자 등도 소환, 부정행위가 이뤄지게 된 전후 사정을 캐 직무유기 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부정수험생의 학부모들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구속된 12명외에 추가 구속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철저히 조사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능 휴대전화 부정행위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동부경찰서는 이날 돈을 내고 정답을 받은 부정행위자 42명 가운데 70만원 이상을 송금한 부정행위자의 학부모 8명을 불러 사전인지 및 방조 등 가담 정도를 조사했다.50만원 이상을 낸 30여명의 학부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책값이나 학원비 명목으로 10만,15만원씩 쪼개 수차례 줬을 뿐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모두 귀가조치됐다. 또 주범 22명 가운데 구속자 12명과 대학생 도우미 7명에 대한 계좌 추적을 병행하고 있다. 추가 가담자, 대물림설, 학교 폭력집단 배후설, 브로커 개입설 등에 대해 확인 중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주범 A모(18)군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사에서 여자친구 B모(18)양에게 휴대전화 메시지가 전달된 흔적을 잡고 수사 중이다. 이 문자가 시험시간에 외부로 나가긴 했지만 정답인지 아닌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 대리시험 부정을 수사 중인 광주 남부경찰서는 1800여만원을 받고 3년 동안 내리 대리시험을 쳐준 김모(23·여·구속)씨의 계좌에 대한 정밀대조를 통해 제3자 개입 등을 추궁했다.J양의 어머니인 김모(45·교사)씨의 사전인지 여부도 추궁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시험을 친 당시 시험장의 감독관 배치표 등 관련서류가 사라져 증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남기창기자 cbchoi@seoul.co.kr
  • [오늘의 눈] ‘說說說’에 무너지는 광주의 자존심/남기창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전대미문의 수능 휴대전화 부정행위와 대리시험이 발각된 요즘 광주에는 눈발처럼 날리는 ‘설설설(說說說)’로 하루 해가 뜨고 진다. ‘설’은 춤추지만 지금껏 진행된 수사에서 속시원하게 확인된 게 거의 없다. 경찰이 발표한 가담자수는 141명이지만 240명설,600명설로 자고나면 눈덩이처럼 불었다. 몇명까지 더 불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대물림설, 폭력집단 배후설, 브로커 개입설, 학부모 사전인지설, 대리시험 전문팀 실체설 등 각종 ‘설’도 마찬가지로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경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여고생 가담설로까지 옮겨붙었다.26일부터 광주시내 5개 경찰서의 정보·수사과는 물론 여경기동수사대가 추가로 합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황으로 볼 때 ‘학부모 개입설’은 그나마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았지만 부모를 궁지로 내몰 자식이 어디 있고 어느 부모가 자식의 잘못을 알고도 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하겠는가. 어쨌든 각종 ‘설’을 잠재울 묘책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 같다. 이번 사건으로 ‘예향 광주’ ‘민주화의 성지’라고 자부했던 광주사람들의 자긍심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외지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에 움츠러들고 있다. 애초 ‘이게 어디 광주만의 일이겠느냐.”며 애써 자위했다가 막판에 터진 대리시험 부정으로 이제는 ‘유구무언’이 돼 버렸다. 75명의 수사인력이 동원된 경찰은 8일째 밤샘조사로 녹초가 됐으나 서둘러 덮으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괴롭다. 스스로 올려 놓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수도 없다. 26일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이 수사전담반을 구성, 수사에 나선다고 한다. 광주시민의 명예가 걸린 이번 사건에 얽힌 각종 설과 의혹을 말끔하게 털어내 줄 것을 검찰과 경찰에 촉구한다. 남기창 지방자치뉴스부 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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