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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부길 비서관 ‘사탄의 무리’ 발언 파문

    추부길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종교 모임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탄의 무리”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집회를 주도하는 일부 세력을 지칭한 것이냐의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다. 추 비서관은 지난 5일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한국미래포럼 창립 기념예배에 참석,“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감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추 비서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으로 시작된 이 문화집회는 이제 정치세력과 이익단체의 개입으로 정치집회로 변질되고 있다.”며 배후세력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마치 모든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걸린 것처럼 순수한 학생에게 촛불을 주고, 마치 이 나라 정부가 미국인이 버리는 것을 국민에게 먹이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세력은 거짓으로 이 세상을 움직이고 이 나라를 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비서관은 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제의 ‘사탄 발언’에 대해 “기독교계에서 흔히 기도의 마무리를 할 때 하는 말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탄이 누구를 지칭하는 말이냐.’는 물음에 “우리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촛불집회자들을 사탄이라고 한 게 아니다. 지금 이런 때에 그런 말을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기도회 참석에 대해서는 “개인 자격으로 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교육원장에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은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촛불 시위가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말해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홍 소장의 내정을 철회하라.”고 반발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북파공작원 ‘촛불 시민’과 충돌

    북파공작원 ‘촛불 시민’과 충돌

    유족도 모르게 위패를 세워놓고 순국선열을 추모한다며 지난 5일부터 서울광장을 선점했던 북파공작원(HID) 대한민국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가자들 사이에 충돌이 빚어졌다.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시민 10여명은 6일 오후 7시쯤 남대문경찰서 태평로지구대에 신고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도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수행자회 회원 7명을 임의동행했지만 폭행 혐의자를 특정하지는 못했다. 시민들은 사실 규명과 혐의자 처벌을 요구하며 지구대 주위를 에워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위령제를 끝내고 철수하던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이 빨리 철수를 원하는 시민들과 과격한 몸싸움을 벌였다. 수행자회의 한 회원은 “시민들이 욕설을 퍼부어 멱살을 잡았을 뿐인데 폭행범으로 몰려 억울하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점거를 비판하는 네티즌의 폭주로 다운되기도 했던 특수임무수행자회 홈페이지에는 비난 글이 계속 쏟아졌다. 일부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은 “부끄럽다. 탈퇴하겠다.”고 밝혔다.‘청와대 배후설’도 확산되고 있다. 이경주·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인사실패로 민심 이반…李대통령이 변화해야”

    “인사실패로 민심 이반…李대통령이 변화해야”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걸었던 보수진영 인사들의 요즘 심정은 어떨까. 김영삼 정부에 몸 담았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이각범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과 제성호 중앙대 교수로부터 현 시국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들어봤다. 보수주의자이지만 3인 모두 촛불시위로 발현된 민심을 존중하는 ‘전향(前向)성’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인사 실패를 민심이반의 결정적 원인으로 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했다. 윤 전 장관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촛불시위의 에너지를 사회변혁의 긍정적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이 전 수석은 이 대통령이 단편적 인기영합주의를 지양하고 국정에 대한 종합적 고찰을 해야 한다고 고언했다. 제 교수는 땜질식 개각이 아닌 고강도의 인사쇄신을 주문했다. ▶국민의 압도적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 만에 난국에 처한 이유는 무엇인가. 윤여준 전 장관 인사 잘못이 결정적이다. 개인적 국정 경험에 비춰 보면 민심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인사다. 이각범 전 수석 편파 인사가 문제다. 그토록 지탄받던 노무현 정부의 ‘코드 인사’를 몇 배나 능가하는 파행 인사가 난국을 낳았다. 제성호 교수 강부자 내각, 기업 프렌들리라는 말에서 보듯 서민 프렌들리 정부라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쇠고기 문제가 터진 것이다. ●촛불시위자 모두 불순세력으론 안 봐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는 촛불시위의 이면에 배후조종 세력이 있다고 보나. 윤 전 장관 개중에는 선동하는 세력도 있고 놀아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두를 다 불순세력으로 보는 시각엔 동의하기 어렵다. 촛불시위 현장에 가본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건(배후조종설은) 본질이 아니다. 그렇게 보면 답이 안 나온다. 이 전 수석 그런 요소도 있기는 하겠지만 전적으로 배후조종 세력에 휘둘린다고 보지는 않는다. 민심이 돌아서서 그렇게 된 것이고 쇠고기 협상을 계기로 반(反)이명박 정부 성향 세력이 투쟁양상으로 변했다고 본다. 제 교수 쇠고기 문제는 근본적으로 과학적 전문지식과 관련있는 사안으로 전문가의 견해가 중요하다. 협상이 잘못됐다 하더라도 합리적인 정책토론을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사안이다. 문제가 커진 데는 일반 시민 등 비전문가들의 무책임한 자극적 발언이 급속도로 확산된 측면이 있고, 인터넷 상에서의 교묘한 선동이 있었다는 시각이 유력하다. 문제의 쇠고기가 미국산이 아니라 호주산이라면 이처럼 문제가 커졌을까. ▶촛불집회 민심을 경시하다가 파문을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보수가 민심의 변화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윤 전 장관 이게 이념의 문제인가. 보수가 변화에 둔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 재협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다 진보인가. 이 전 수석 당연히 정부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데 대한 반감이다. 제 교수 그런 점이 없지 않다고 본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집권기를 ‘잃어 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이런 전면적 부정이 부메랑이 돼 시대변화에 대한 보수진영의 감각을 무디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10년 동안 어쨌든 사회는 더 민주화됐고 국민의식은 더 성장한 것 아닌가. 윤 전 장관 잃어 버린 10년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과가 있는데 너무 과만 본 것은 문제다. 잘한 건 잘한 대로 균형잡힌 자세를 보여 줬어야 하는데 아쉽다. 이 전 수석 ‘잃어 버린 10년’은 맞는 말이다.10년 동안 세계사의 진운을 사이비 진보세력이 따라가지 못해 국가 경쟁력이 위축되고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상실했다. 이명박 정부가 잃어 버린 10년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제 교수 10년간 좌파 정부 아래서 국가의 근본이 훼손된 것은 사실이다. 지난 10년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고칠 건 고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물론 잘한 것은 계승해 발전시켜야 한다. ●과거정부 잘한 것은 계승 발전시켜야 ▶386세대 이후 젊은 세대들이 보수화로 기운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이번 촛불시위는 10대,20대들이 주도하고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윤 전 장관 시대변화가 한국사회의 구조변화를 무섭게 몰고 오고 있다. 모든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 교육, 공권력, 삼성 등 한국사회의 ‘파워센터’들이 차례로 와해됐다. 어린 학생들의 행동은 무서운 동력인데, 한국사회를 수평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치인들과 정부가 깊이 뜯어 보고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구조와 권위를 어떻게 만들고 저 분출하는 에너지를 어떻게 한 곳으로 모을까를 고민하는 게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다. 최근 영국 보수당이 ‘우애’(友愛)를 기치로 내걸고 있는 추세를 본받아야 한다. 과거의 수직적 소통이 아닌 수평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게 세계적 흐름이다. 이 전 수석 젊은층이 전반적으로 보수화된 것은 맞지만 상당히 현실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쇠고기 문제도 생활과 직결된 문제니까 젊은이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것이다. 제 교수 급식 대상인 학생들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에 관한 문제이기에 목소리를 냈다고 본다.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10대·20대 촛불시위는 독특한 청년문화 ▶투표율은 낮은데 촛불시위 참여열기는 높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대의민주정치에 대한 불신과 직접민주정치 욕구의 발현인가. 윤 전 장관 민주주의의 장래가 걱정스러운 게 사실이다. 정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정치권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시각이 부정적이다 보니 대통령과 국민이 맞대결하는 불상사가 나타난 것이다. 이 전 수석 2002년 월드컵이 촛불시위와 관련이 있다. 붉은색 셔츠를 입은 젊은이들이 시청 앞으로 모이지 않았으면 미선·효순양 촛불집회도 없었을 것이다. 모여서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는 걸 즐기는 한국의 독특한 청년문화로 이해한다. 제 교수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이 촛불시위 참여율과 관련 있다는 분석은 일리가 있다. 넓은 의미의 직접민주주의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안에 대해 직접민주주의를 하려는 것은 과욕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총선의 압도적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6·4 재보선에서는 참패했다.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 정권교체 주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윤 전 장관 한나라당의 승리가 반사적 이득이었듯 이번 민주당의 승리도 반사적 이득이란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전 수석 그렇다. 이명박 정부는 보수세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국정 혼란을 반복하는 한 지지를 못받을 것이다. 제 교수 100일도 안돼 새 정부가 뿌리부터 흔들리는 상황을 놓고 5년 단임 대통령제의 문제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4년 중임제나 내각제 개헌이 정치 어젠다로 본격 제기될 것으로 생각된다. ●MB노선은 실용주의 아닌 편의주의 ▶이 대통령이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윤 전 장관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지금 이 대통령의 노선은 실용주의가 아니라 편의주의다. 취임 전 원점으로 돌아가 뭘 잘못했는지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떤 나라의 지도자도 다수 국민의 의사에 반해 국가를 끌고 갈 수는 없다. 이 전 수석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라 국가정책의 종합적인 고찰은 없이 안건 하나 하나에 단편적·단기적 승부를 본다. 너무 포퓰리즘적이다. 제 교수 쇠고기 문제로 촉발된 성난 민심을 달래야 한다. 고유가, 생활고에 허덕이는 서민의 어려운 삶을 보듬어 줄 대책을 내놔야 한다. 사회복지도 말로만 하지 말고 실효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단행해야 할 인적 쇄신의 방향과 폭은. 윤 전 장관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이 대통령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성원하는 신문들이 사설을 통해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내각, 청와대 전면개편을 촉구하더라. 이 기준에도 못 미치면 국민이 흡족해 하겠나. 이 전 수석 폭은 문제가 아니다.21세기 시대정신에 맞는 유능한 사람들을 중용해야 한다. 제 교수 땜질식 개각으로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 어렵다. 고강도의 인적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 ▶이 대통령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윤 전 장관 CEO 출신이라 ‘정치 과정’에 대한 이해가 없다. 국민 설득 과정을 비효율·비생산으로 보다 보니, 국민교감이나 설득이 없는 것이다. 이 전 수석 여러 세력을 포용하지 못한다. 국가 전체에 대한 견해와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 제 교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CEO 리더십의 긍정적 측면은 잘 살리는 한편 소통과 타협의 리더십을 보완하면 좋겠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돼 ▶촛불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진보진영에 할 말이 있다면. 윤 전 장관 충정은 이해하나 대통령과 정부에 어느 정도 시간은 줘야 한다. 이 전 수석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우지는 말았으면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밉다고 국가간 협상까지 뒤엎으려고 하면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것이다. 냉정하게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제 교수 이제 촛불시위가 의도한 것은 대부분 달성됐다고 본다. 그러니 시위를 중단하는 게 옳다. 시민단체는 본연의 권력감시 역할로 돌아가고, 정부와 정치권은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종락 김상연 한상우기자 carlos@seoul.co.kr
  • [Metro] 송도국제도시 행정구역 3등분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행정구역이 연수구, 남동구, 중구 등 3개 구로 나누어진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들이 관할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송도국제도시를 해상경계선에 따라 3개 구로 나눌 계획이다. 시는 각 구별 해상경계안을 제출받고 육상경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미 행정구역상 연수구에 편입된 송도국제도시 1∼4공구(12.67㎢)에 이어 6·8공구(6.34㎢)도 연수구로 결정했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인하대 등 대학 캠퍼스와 연구개발시설 등이 입주할 5·7공구(6.51㎢)와 매립 예정인 11공구(10.24㎢)는 남동구에 편입시킬 예정이다. 국제여객터미널과 배후물류단지, 상업시설 등이 들어설 9공구(4.71㎢)는 해상경계선을 토대로 사선 형태로 중구와 연수구로 분할된다. 또 인천신항이 건설될 10공구(12.8㎢)는 연수구와 남동구로 나뉜다. 시는 이 같은 행정구역 결정 계획에 대해 3개구와 구의회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말 토지등록 절차를 마칠 방침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특별기고]구효서가 본 릴레이 집회 현장

    [특별기고]구효서가 본 릴레이 집회 현장

    72시간 릴레이 집회 첫날인 5일 오후 여덟 시, 덕수궁 대한문 앞 시위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촛불의 물결이 도로를 뒤덮고 있었다. 차량이 사라진 도로 위에서 신호등은 저 혼자 껌벅거렸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멘 여고생들의 ‘고시철회 협상무효’ 구호가 유난히 높았다. 어린 자녀를 대동한 부모들, 양복 입은 30대,A4용지 크기의 피켓을 들고 혼자 묵묵히 서 있는 40대…. 몇 대의 유모차가 보였다. 몇 명이나 모였는지 시위현장에서는 도무지 가늠할 수 없었다. 앞과 끝이 안 보였을 뿐 아니라, 앞과 끝이란 게 없어 보였다. 유난히 카메라가 많았다. 휴대전화로 자신의 시위장면을 셀프 카메라로 찍었고, 이른바 시민기자의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가 쉴 새 없이 번득였으며, 기성 언론사의 취재차량과 묵직한 촬영기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어떤 이는 목에다 자신의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를 한꺼번에 걸고 있었다. 왠지 그의 눈이 다섯 개인 것만 같았다. ●‘쇠고기 수입 반대´는 하나의 계기일 뿐 9시쯤 시위대는 행진을 시작했다. 남대문과 한국은행을 거쳐 종각을 돌아 광화문 네거리에 집결했다. 한국은행 앞에서는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의 구호에 호응하기도 했다.80년대의 시위 현장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구호와 노래가 다양하지 않았으며 일사불란하지도 않았다. 전투적이지도 않았다. 행진 도중에도 여기저기서 밝은 웃음소리가 터졌다. 거의 모두 웃는 얼굴들이었다. 시위대 한복판에 떡과 찰옥수수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많았다는 것도 퍽이나 달라진 풍경이었다. 현장에서 선동과 배후의 느낌은 감지되지 않았다. 누군가에 의해 양초와 피켓이 주어지고, 무대차량에서 구호가 선창되기는 했지만 집회인파가 조직적으로 동원되거나 움직인다는 인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누군가의 일방적인 지시와 선동에 의해 한쪽으로 와! 쏠려버릴 인파가 아니었다. 23%를 약간 상회했던 지난 4일의 재보선 투표율,46%의 지난 총선 투표율,63%의 지난 대선 투표율.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이었던 것으로 보였던 국민들이 갑자기 무엇 때문에, 어디서 뛰쳐나온 걸까. 전적으로 잘못된 쇠고기 협상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냉소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사실은 너무도 그 속성을 잘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집회에서는 정치권 자체가 철저히 소외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눈치를 보며 겨우 한 자리 끼어드는 형국이다. 분명한 것은 요즘 정국에서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가 아니라는 것. 투표율에서도 보여지듯이 국회의원이든 대통령이든 온당한 권력의 정통성 혹은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했다. 압도적인 48.7%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은 출범 100일 만에 퇴진 구호의 대상이 되었다.50%에 가까운 득표를 했지만 전체 투표인구의 30% 지지밖에 얻지 못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거나 무시한 까닭이다. 그래도 현 제도 하에서 대통령은 대통령이고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대통령과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은 게 아니라 ‘제도´가 뽑았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근대 공화제의 금과옥조인 ‘민주주의´라는 현행 제도의 불합리성은 투표에 의해 당선된 ‘대표´들의 만연한 부도덕과 무능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된다. ●시위현장 여과없이 무차별 생중계 이번 시위의 특징 중 하나가 시위현장의 무차별 생중계다. 무차별이라는 것은, 그동안 제도 언론에 의해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통제되고 관리되었던 정보와 사실이 아무런 차이와 여과 없이, 즉 언제 어디서나 즉각적으로 생산 유통된다는 뜻이다. 요즘이라면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막을 방법이 없다. 제도를 벗어난 생생한 정보와 사실에 의해 촉발되는 엄청난 파급효과는 이제 더 이상 구제도로써는 관리하고 통제할 수 없다는 반증 아닌가. 자유주의 대 평등주의, 신보수 대 신좌파의 대립도 아닌 것을, 아직도 그러한 잣대로 분석하고 대처하려는 구태가 꾸물거리는 사이, 옛날의 군중도 대중도 아닌 지금의 ‘흐름’은 누가 시키지도 말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새 지평을 향해 날렵한 탈주를 시작했다. 소설가 구효서
  • [데스크시각] ‘출연硏’을 숨쉬게 하라/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데스크시각] ‘출연硏’을 숨쉬게 하라/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아무리 생각해도 ‘실용’이 문제인 것 같다. 실용이란 이름 아래 추진하는 정부 정책들이 도처에서 마찰음을 내고 있으니 말이다. 광우병 논란으로 촉발된 촛불시위가 그렇고, 인터넷 공간을 달궜던 수돗물값이나 독도에 관한 괴담 시리즈의 경우가 그렇다. 이명박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실용이란 가치는 눈앞의 성과에 급급한 일종의 편의주의를 기저에 깔고 있는 듯하다. 실용이란 포장 안에는 가시적인 결실을 당장 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조급증이 감춰져 있는 것 같다. 이는 실용외교를 기치로 내걸었던 미·일정상과의 회담이 예기치 않은 결과들을 초래한 대목에서도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한·미 정상회담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혼란상을, 한·일 정상회담은 ‘독도파문’이란 엉뚱한 결과를 불러들였다. 하나같이 실용이란 이름을 내세워 가시적인 결실을 내려고 재촉하다 생긴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요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 배후는 다름아닌 ‘실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과학기술계도 새 정부 ‘실용노선’의 영향권에서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이공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정부의 통·폐합 방침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현재진행형인 촛불시위 등에 가려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할 뿐이다. 새 정부가 출연연 개편의 근거로 삼는 기준은 간단하다. 예산 투입 대비 효율성을 따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연구기관은 통·폐합을 하든, 민영화를 하든 손을 보겠다는 것이다. 단기 성과 지향의 ‘실용’이라는 가치가 출연연의 운명을 가르는 잣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출연연이 당장의 경제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다. 출연연은 미래 원천기술과 거대과학, 신에너지 등 국가적 과제를 담당한다는 점에서 응용 과학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연구소와 많이 다르다. 지속가능한 미래 발전을 모색하는 곳이어서 당장의 돈벌이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그런 곳에 대해 성과가 없으니 틀을 바꾸겠다거나, 존재 자체를 아예 없애겠다는 것은 무척 조급한 발상이다. 5일 한국에 온 미국 오크리지 연구소의 톰 메이슨 소장은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이룬 경제성장의 50%가 국가연구소의 연구결과에서 나왔다.”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이 과학기술 투자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많은 나라들이 알고 있다.”고 밝혔다.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발전 과정에서 출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출연연 체제 개편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도마에 올랐던 메뉴다. 전두환 정권은 공공기관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출연연을 강제로 통·폐합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느닷없는 통합으로 두 기관이 무려 8년씩이나 물과 기름처럼 동거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김대중 정권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직후 모든 출연연을 국무조정실 산하로 이관했고, 노무현 정권에선 다시 과학기술부 밑으로 옮겨왔다. 과학기술은 정치적인 이념이나 철학과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전세계 선진국 어디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출연연을 합쳤다, 뗐다 하는 나라는 없다. 미국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이 정권을 주고받은 지난 수십년동안 국가연구소를 물리적으로 통·폐합한 사례가 없다. 출연연 문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듭돼온 출연연의 위상 흔들기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목전의 연구성과가 시원찮다고 해서 조급하게 ‘실용’의 잣대를 꺼내지 말고, 당장 돈벌이를 못한다고 해서 구박하지도 말자. 그들에게 시간을 주도록 하자. 그리고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자. 출연연은 미래에 투자하는 곳인 까닭이다. 박건승 미래생활부장 ksp@seoul.co.kr
  • “국제유가 정점 찍었다”

    “국제유가 정점 찍었다”

    국제유가가 더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가파르게 치솟는 국제유가 때문에 석유제품가격이 급등하고 부동산시장 침체로 돈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석유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상승 곡선이 꺾였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이다. 국제유가는 4일(현지시간) 1개월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1달러 떨어진 배럴당 122.30달러로 장을 끝냈다. 지난달 22일 배럴당 135.05달러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9%가 떨어진 것이다. 영국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2.53달러 내린 배럴당 122.0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의 현물가격도 3.24달러 떨어진 배럴당 118.9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480만배럴 줄었지만 휘발유 재고가 228만배럴 늘어난 데다가 고유가로 인한 석유 소비가 줄고 있다는 인식이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한달간 하루 평균 석유 소비는 2040만배럴로 작년보다 1.1% 줄었다. 석유 소비 감소가 추세로 굳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최근 유가 하락현상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소(CFTC)가 유가 선물거래와 관련해 시장조사에 착수한 것도 한몫을 한다.CFTC는 지난 1년간 두 배로 뛴 유가와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헤지펀드의 매수계약이 2만여건이나 줄었다. 최근 유가 강세의 배후엔 투기세력이 있음이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달러의 강세 전환도 중요 요인이다.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이날 “1970년대식 오일쇼크는 없다.“면서 “더 이상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달러 가치는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연구원은 “국제유가의 상승 행진은 일단 멈춘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 강세현상, 투기세력 조사 착수, 가격탄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그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협회 이원철상무는 “국제유가가 일단 꼭짓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가 인상요인보다는 하락요인이 많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동부투자증권 장화탁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 오면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입증됐다.”며 “연말까지 국제유가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열린세상] 그들의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한국정치 교수

    [열린세상] 그들의 방식으로 소통해야 한다/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한국정치 교수

    청와대가 한 발짝 물러섰다. 쇠고기 협상 고시 관보 게재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한반도 대운하 논의도 유보했다. 성난 민심에 우선은 귀 기울이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지금의 사태가 진정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국민들은 여전히 이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취임 직후 80%가 넘던 대통령 지지율도 백일 만에 20%까지 떨어졌다. 원인은 명백하다. 도덕성과 능력 모두 국민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고소영 인사, 강부자 내각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했다. 땅을 사랑했고 오피스텔을 선물로 받았다는 변명을 들으면서 우리와는 정말 다른, 어느 별세계에 사는 사람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까지 놓지 않았던 한 가닥 희망의 끈은 경제 살리기였다. 어차피 죽어가는 경제를 살리라고 뽑은 대통령 아니냐고 자위했다. 그런데 믿었던 경제 살리기마저 지지부진하고, 오히려 살기가 더 팍팍해지면서 국민들은 이 정부에 걸고 있던 모든 희망의 끈을 놓아 버렸다. 나날이 번져가는 촛불집회는 그동안 쌓였던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시민들을 거리로 내몬 것은 단순히 광우병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그러니 쇠고기 수입조건에 대한 재협상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거둬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747’ 공약을 이뤄낸다면 아마도 그간의 많은 허물은 덮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나날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그 약속을 지키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해법은 국민과의 소통뿐이다. 대통령도 이미 그동안 국민과의 소통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반성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은 주지 않고 있다. 먼저 메시아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들을 고난 속에서 구해 낼 선지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심적 부담과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촛불집회에서는 독재타도라는 구호도 들린다. 이십여 년 전 민주화 투쟁에서 외쳤던 구호가 오늘 서울 한복판에서 다시 메아리치고 있다. 민주적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을 향해 독재라니 가당치 않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일방적 독주를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에 끌려가는 지름길보다 비록 돌아가더라도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함께 가는 길을 원한다. 소통에 대한 자세와 함께 소통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번 촛불집회는 새로운 정치참여 문화를 보여주었다. 지금의 촛불집회는 특정 집단이나 소수의 개인들에 의해 주도된 것이 아니라 개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촛불 집회의 배후를 지목하라면 그것은 네트워크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함께 행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화된 개인들은 이미 우리사회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아마도 현재 우리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을 꼽으라면 이들일 것이다. 그러니 촛불집회 배후세력을 찾아 그들과 대화하고 협상하면 이번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참 뒤떨어진 아날로그적 사고방식이다.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화된 개인들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한다. 그들이 활동하는 공간 속에서 함께 얘기하고 들어야 한다. 인터넷 카페에서, 개인들의 블로그에서 그리고 아고라 토론방에서 대통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네트워크화된 개인들과 소통하게 될 것이다. 아무도 들으려 하지 않는 대화는 일방적 전달일 뿐 소통이 아니다. 나의 방식이 아닌 그들의 방식으로 다가설 때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것이다. 윤성이 경희대 정외과 한국정치 교수
  • [병자호란 다시 읽기] (74) 병자호란이 시작되다(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74) 병자호란이 시작되다(Ⅰ)

    전쟁이 일어나기 바로 직전까지 조정에서는 청과의 관계를 복원할지, 그것과 관련하여 사신을 보낼지를 놓고 격심한 논란이 빚어졌다. 척화파는 명분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절교가 불가피하다고 했고, 주화파는 이렇다 할 준비 없이 전쟁을 벌이는 것의 위험성을 들어 끝까지 청을 기미(羈)해야 한다고 맞섰다. 사람들은 대체로 척화파의 논의가 높고 깨끗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높고 깨끗한 논의’만으로 전쟁을 막을 수는 없었다. 갈팡질팡하는 사이 전쟁은 결국 터지고 말았다. ●준비 없이 갈림길에 서다 당시 ‘명분’과 ‘현실’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던 조선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인물은 명 감군 황손무(黃孫茂)였다. 그가 귀국 길에 보낸 서한이 10월24일 조정에 도착했다. 그는 청천강과 압록강, 그리고 평안도의 험준한 지형은 하늘이 준 것이니 병사들을 조련하고 화약과 총포 등을 제대로 갖추면 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 신료들이 현실을 모른다고 야유했다.‘경학(經學)을 연구하는 것은 장차 이용(利用)하기 위한 것인데 나는 귀국의 학사와 대부들이 읽는 것이 무슨 책이며 경제(經濟)하는 것이 무슨 일인지 이해할 수 없었소. 뜻도 모르고 웅얼거리고 의관(衣冠)이나 갖추고 영화를 누리고 있으니 국도(國都)를 건설하고 군현(郡縣)을 구획하며 군대를 강하게 만들고 세금을 경리하는 것은 과연 누가 담당한단 말이오?’ 황손무의 비판은 신랄했고 진단은 냉정했다.‘귀국의 인심과 군비(軍備)를 볼 때, 저 강한 도적들을 감당하기란 결단코 어렵습니다. 일시적인 장유(奬諭)에 이끌려 그들과의 화친을 끊지 마십시오.’ 조선을 찬양하고 청과의 싸움을 독려하는 내용을 담은 황제의 유시문을 들고 왔던 그였다. 조선을 다독여 청과 싸움을 붙이는 것이 자신의 임무였지만, 황손무가 본 조선은 전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오히려 청과의 관계를 단절하지 말라고 충고했던 것이다. 청 역시 마지막까지 조선의 본심을 떠보려고 시도했다. 역관 박인범(朴仁範) 등이 들어갔을 때, 용골대는 새로운 제안을 내밀었다. 자신들에게 협력하여 명을 공격하는 데 동참하고, 화친을 배척한 신하를 넘겨주고 왕자를 볼모로 보내라는 요구였다. 박인범 등은 반발했다. 그러자 용골대 등은 왕자와 척화신만 보내주면 청군이 비록 압록강에 이르더라도 침략을 당장 중지하고 두 나라가 혼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제의했다. 박인범 등이 ‘예의의 나라로서 차마 들을 수 없고, 또 전달할 수 없는 말’이라고 거듭 반발하자 용골대 등은 돌아갔다. 좀처럼 좁히기 어려운 서로의 입장 차이를 다시 확인했던 것이다. ●홍타이지, 침략 결심을 하늘에 고하다 1636년 11월25일 홍타이지는 신료들을 이끌고 환구에서 제사를 지냈다. 황천(皇天)과 후토(后土)를 향해 자신이 조선 정벌에 나서게 된 까닭을 고하는 자리였다. 홍타이지는 축문을 통해 조선이 ‘저지른’ 잘못들을 열거했다.1619년 명을 도와 자신들을 공격하는 데 동참한 것,1621년 이후 자신들이 요동을 차지했을 때 도망하는 한인들을 받아들여 명에 넘긴 것, 정묘년에 맹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누차 그것을 어긴 것, 후금으로 귀순하는 공유덕과 경중명 일행을 공격했던 것, 명에는 병선(兵船)을 제공했으면서도 그것을 빌려 달라는 자신들의 요구는 거부한 것, 인조가 평안감사 홍명구(洪命耉)에게 유시문을 보내 자신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운운 한 것 등이었다. 조선에 대해 품었던 불만이 모두 나열되었다.‘청의 힘과 역량이 명 못지않게 커졌는데 조선은 명만 편들고 자신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만의 요점이었다. 공유덕 등의 귀순을 저지하려 시도하고, 명에만 병선을 제공한 것에 대한 불만이 특히 도드라져 보였다. 홍타이지는 곧이어 누르하치의 신주를 모신 태묘(太廟)에도 나아가 자신의 결심을 고했다. 홍타이지는 11월29일 여러 장수들을 모아놓고 유시문을 내렸다. 조선을 정벌해야 하는 까닭을 다시 강조했다. 위에서 언급한 ‘허물’에 더하여 조선이 청에서 보낸 국서를 보려고도 하지 않았던 것도 추가했다. 조선 조정이 몽골 버일러들이 내민 편지를 퇴짜놓았던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홍타이지는 평안감사 홍명구에게도 ‘유시문’을 보냈다.‘조선이 패만하고 무례하므로 어쩔 수 없이 의병(義兵)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병’들에게 조선에서의 행동 지침을 하달했다.‘인명을 함부로 살상하지 말 것, 대군이 통과하는 지역의 사묘(寺廟)를 파괴하지 말 것, 저항하지 않는 자를 죽이지 말 것, 항복한 자를 죽이지 말고 치발(髮)할 것, 망명해 오는 자를 받아들여 보호할 것, 사로잡은 백성들의 가족을 서로 이산시키지 말 것, 부녀를 폭행하지 말 것’ 등이 그것이었다. 12월1일 조선 원정에 동참할 몽골 버일러들이 병력을 이끌고 심양에 집합했다. 홍타이지는 이날, 정친왕(鄭親王) 지르가랑(濟爾哈朗)에게 심양에 남아 도성을 방어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아지게(阿濟格)를 우장(牛莊)에 배치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했다. 조선을 공격하는 와중에 혹시라도 명군이 배후에서 역습해 오는 상황을 우려한 조처였다. 우장은 압록강과 발해만으로 연결되는 전략 요충이었다. 당시 청은 명이 수군을 이용하여 발해만으로 들어와 내지에 상륙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조선 침략에 나서면서도 여전히 명의 위협을 염려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12월2일 오전 홍타이지는 대군을 출발시키기에 앞서 당자(堂子)에 나아가 삼배구궤두례(三拜九頭禮)를 행했다. 당자는 까치를 신성시하는 만주족 샤머니즘 신앙의 상징물이었다. 이어 팔기의 깃발들을 도열해 놓고 주악을 울리며 다시 배천례(拜天禮)를 행했다. 홍타이지는 이어 도도(多鐸)와 마부대 등에게 병력 1300명을 따로 주었다. 그들 가운데 300명은 상인으로 변장시켰다. 그들을 신속히 서울로 진격시켜 궁궐을 포위하려는 깜냥이었다.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내는 것이 홍타이지의 생각이었다. ●무너진 통신체계 조선 침략에는 만주와 몽골군뿐 아니라 명에서 귀순한 한족 출신 장졸(-漢軍)들도 대거 동참했다. 공유덕, 경중명, 상가희(尙嘉喜)를 비롯하여 석정주(石廷柱), 마광원(馬光遠) 등 한군 지휘관들이 그들을 이끌었다. 청은 조선을 공략하기 위해 만몽한(滿蒙漢)의 모든 역량을 사실상 총동원했던 것이다. 한군들은 특히 홍이포(紅夷砲), 대장군포(大將軍砲)를 비롯한 중화기의 운용과 운반을 맡았다. 12월9일 의주부윤 임경업(林慶業)은 청군이 압록강을 건너 몰려오는 상황을 인지했다.‘병자록’에 따르면 이미 12월6일부터 청군과 관련된 이상 징후를 알리는 봉화(烽火)가 여러 차례 올랐지만, 도원수 김자점(金自點)은 그 상황을 서울에 제때 알리지 않았다. 그는 적이 겨울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또 봉화가 알려질 경우, 서울에서 소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9일 적군이 이미 순안(順安)을 통과하여 안주를 향해 내달리는 상황에서야 김자점은 장계를 올렸다. 청군은 질풍같이 내달렸다. 조선은 청군의 철기(鐵騎)와 야전에서 맞서서는 승산이 없다고 여겨 주로 산성에 들어가 방어하는 전술을 구상했다. 하지만 청군은 조선군이 대비하고 있는 산성을 공격하여 시간을 허비하려 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서울로 돌격하는 전술을 택했다. 사실 의주 부근의 백마산성도, 평양 부근의 자모산성도 서울로 이어지는 대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대로에서 적 기병을 차단하려 들지 않았던 것은 치명적이었다. 그나마 봉화마저 제때 올리지 않았고, 평안도 각지에서 올린 변보(邊報)는 청군 기마대에 의해 차단되었다. 그 같은 상황에서 인조와 조정은 강화도는커녕 남한산성으로 들어갈 시간적 여유조차 가질 수 없었다. 전쟁은 이렇게 시작부터 음울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美쇠고기 어디로] 강기갑 “美 반대 부닥쳐 주저앉을 수도”

    [美쇠고기 어디로] 강기갑 “美 반대 부닥쳐 주저앉을 수도”

    불안하다고 했다.6일간의 단식 때문인지, 폭우 속 천막 농성장에서 밤을 보낸 탓인지, 유난히 피곤해보이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3일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만난 그는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 조건에 대한 장관 고시 관보 게재 유보와 ‘30개월령 이상 소 수출 중단´ 요청에 대해 여전히 의구심을 숨기지 않았다. “재·보선 앞두고 이러는 것일 수도 있고, 미국 반대에 부딪쳐 주저앉고 돌아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제 강 의원의 걱정은 정부의 진정성보다는 미국의 선택쪽에 좀더 기울어 있었다. 강 의원은 “미국이 안 받아들일 겁니다. 저번에도 물밑에서 재협상했다가 안되니까 물러선 것 아닙니까.”라며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것은 장관 고시에 불과하지만 국회 비준을 받아야 하는 FTA를 미국은 우리 정부와 체결 해놓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았냐.”면서 “우리가 왜 재협상 요구를 못하냐. 그런데도 미국이 ‘버럭’하니까 또 정부가 주춤주춤하고 있다.”고 정부의 태도를 꼬집었다. 강 의원은 이제 어지간한 연예인보다 인기가 많은 ‘스타 정치인’이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 대한 집요한 문제제기가 그를 부각시켰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보여준 소신 행보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떴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다. 그는 최근 민노당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탄탄한 지지율이라는 건 어느 정당에도 없다.”면서 “대선, 총선에서 승기를 잡은 한나라당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일시적인 지지율로 우리가 우쭐하거나 기뻐할 일은 아니다.”고 겸손해했다. 그는 예전 모습 그대로이지만 책임은 더욱 커졌다. 민노당이 17대 국회 때보다 왜소해진 가운데 원내사령탑을 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쇠고기 정국에서 소수 정당임에도 ‘소수 거대 정당’의 역할을 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이날 오후 지역구인 사천에 내려가 그 지역의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고 재·보선에서 민노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촛불문화제 ‘배후론’이 나오기 시작하자 그는 “얼마나 정치인들을 불신하는데, 정치인들이 선동한다고 나오겠냐.”고 일축한 바 있다. 당시 이 얘기를 하던 강 의원의 표정은 착잡했다. 그 얼굴이 떠올라 ‘신뢰회복을 위한 복안이 있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짧고 명료했다.“진솔해야 합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위기일발 MB…與서 선보인 ‘탈출카드’ 3

    ■ 재협상 - 美대사 거부 불구 “모든 가능성 타진” 정부와 한나라당이 3일 미국에 요청한 30개월령 이상 소 수출 중단 요청이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지자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또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섰다. 이날 오후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재협상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들린 직후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김정권 원내부대표 등 4명은 국회 원내대표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앞서 오전에 당정은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쇠고기 문제 해법을 찾았다. 한나라당은 또 야권이 요구한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협의회가 끝난 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똑부러지게 재협상을 추진한다는 표현은 없었다.”면서도 “정부는 재협상을 포함해 어떤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활용할 수 있는 외교 채널을 통해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조 대변인은 “쇠고기 협상의 문구 자체를 바꾸는 것은 미국의 쇠고기 시장 기본원칙이 바뀌는 측면이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에 대해 미국측에 입장을 타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미국의 의중을 확인할 창구인 버시바우 대사로부터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 받았지만, 당정은 계속해서 다른 창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도 국내 수입업자에게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도록 설득작업을 벌이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아울러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이 공조해 추진해 온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받아들여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월령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촉구안이다. 이 같은 행보 뒤에는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을 국회로 다시 불러들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숨어 있다. 한편으로 미국이 우리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국내 제도를 활용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행보로도 읽힌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쇄신론 - 국정 공백 우려속 과감한 인물교체 주장 쇠고기 파동 속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고심하는 대목이 인적 쇄신이다. 언제, 어떤 형태로, 어느 규모로 하느냐는 현 정국을 대하는 이 대통령 자신의 인식을 드러내는 것일뿐더러 향후 정국의 명암을 가르는 요소다. 그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부가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하고,‘사실상의 재협상 효과´를 얻어내기 위해 나서자 야권의 인적쇄신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전원 사퇴를 요구한다. 정부를 다시 짜라는 말과 진배없다. 특히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이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보도함으로써 인적쇄신에 대한 눈높이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제 한두명 교체하는 것으로는 국민들의 공감을 얻기 힘든 형국이 돼 버렸다. 우군인 한나라당조차도 과감한 인적 쇄신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대통령의 압박감은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내각·청와대 총사퇴는 곧바로 정부 공백을 뜻한다.3일로 갓 취임 100일을 맞은 이 대통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을 계기로 새롭게 시작하는 심정으로 일해 달라.”고 장관들에게 당부한 것은 현 시점에서의 이 대통령의 심경을 고스란히 내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이나 한나라당의 대폭적인 쇄신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인물 교체보다는 조직 정비와 보완을 통해 정국을 수습했으면 하는 생각인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정국 분위기를 확 바꾸는 효과는 있겠지만, 국정 공백이나 인선의 어려움을 생각할 때 말처럼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을 오래 쓰는 타입”이라며 “대대적인 교체보다는 직무와 기능을 조정하고,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소폭으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장관과 수석 교체는 3∼4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 또한 일각의 예상과 달리 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오는 9일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국정 전반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이해를 구한 뒤 다음주 중반 이후 소폭 개각을 단행하는 수순이 유력하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자성론 - 노총·화물연대와 대화 시도 “초심으로” 청와대와 정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내에서도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자성론이 고개를 들었다. 한나라당이 ‘쇠고기 사태’ 초기에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인터넷 괴담’,‘촛불시위 배후론’,‘홍보 부족’ 등을 주장해 사태를 키웠다는 것이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지도부 사퇴’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당도 더 이상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다는 견해도 확산되고 있다. 당·정·청 간의 일치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당이 민심을 대변해 정부와 청와대를 견제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간절한 염원인 경제 살리기를 위한 첫걸음도 내딛기 전에 심려를 끼쳐드려 반성이 앞선다.”며 당의 미흡한 대처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정책위를 중심으로 이반된 민심 수습에 발벗고 나섰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말로 반성해야 한다고 할 때가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면서 “이미 농민단체, 노총, 운수업계 등 각계 각층과의 접촉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민심을 수렴해 청와대와 정부의 행동이 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정책위는 김기현 4정조위원장을 중심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화물연대 등과 꾸준히 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에는 민심 챙기기 수준을 넘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 3선 의원은 “당이 청와대와 일부 실세만을 바라보는 구도를 탈피해야 한다.”면서 “지도부에서부터 견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열린세상] 촛불을 잘쓰면 우리 모두 승자가 된다/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열린세상] 촛불을 잘쓰면 우리 모두 승자가 된다/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장관고시가 발표되던 지난달 30일 저녁, 나는 원불교 종로교당에 있었다.‘녹색평론’이 창간 때의 약속대로 결호없이 100호를 발행하게 된 것을 기념해 독자모임이 마련한 시국강연회가 그곳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연사는 김종철 발행인과 ‘미친 소 시국’의 독보적인 스타, 강기갑 의원이었다. 시국강연회라? 왠지 그 말은 근대정치 초창기의 조봉암이나 해공 같은 정치인들이 활약하던 시절에나 어울리던 말로 느껴졌다. 당시를 살지 않아 겪은 것처럼 말할 수는 없지만, 기록을 보면 그때 정치인들은 현 정치인들과는 달랐던 것만 같다. 막 건국한 나라의 선량이라는 높은 자긍심 속에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당차고 지조 높은 줏대가 있었던 것만 같았고, 선량들 개개인에게서는 위엄과 기개가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간교하거나 무식하지 않았고, 지금 국회의원들처럼 밤낮없이 어불성설을 일삼지도 않았고, 주장을 펼치고 반박할 때 기품이 서린 논리가 있었던 것만 같다. 인류 역사상 정부 조직이라는 것이 언제나 최선은 아니었기에 그들이 결정한 일들이 모두 옳았던 것은 아니었으나, 최소한 당시 정치인들이 지금의 선량들처럼 경박하고 사대주의에 빠져 그들을 뽑은 이들로부터 이토록 모욕적인 경멸을 받지는 않았던 것만 같다. 그날은 대통령이 중국에서 돌아온 날이기도 했다. 강기갑 의원은 “장관고시가 관보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국제법 효력이 없다. 따라서 쇠고기 협상은 아직 효력이 없다. 대통령이 관보 게재를 철회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관보 게재를 철회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미국으로 날아가시라.”고도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강물처럼 무심하게 흘러가는 일상을 살면서 우리는 어떤 일상은 ‘역사’가 되는 것을 자칫 못 느낄 수도 있다.‘그해 6월’에 사람들이 거리로 뛰쳐나올 때,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선택이 누구도 폄하할 수 없는 ‘견고한 역사’가 될 줄을 누가 알았을까. 발랄한 10대들이 구김 없는 얼굴로 지펴 마침내 모든 연령에 점화된 지금 대한민국의 밤을 밝히는 촛불도 그렇다. 누구도 지금 이 촛불시위의 놀라운 의미를 독점적으로 온전하게 해석해 내지는 못할 것이다. 서둘 것 없는 해석은 차라리 뒷일. 확실한 것은 ‘될 때까지’ 밝히겠다는 작금의 촛불시위가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전혀 새롭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점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촛불 한 자루 들고 모여 연출해내는 일들이 모두 유례가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나도 잡아 가세요.”라고 하면 예전 같으면 집어넣자마자 개 패듯 패던 닭장차에 시민들이 기꺼이 의연한 얼굴로 오른다. 노트북을 들고 서 있는 곳에서 즉석 1인방송을 해댄다. 엄청난 사람들이 그 방송을 듣고 깊은 밤에 한 사람의 힘이라도 보태려고 거리로 나선다. 긴장한 전경들에게 생수를 주고, 가슴에 꽃을 달아준다. 서로 김밥을 나눈다. 어디에서도 듣지 못하던 감동적인 즉석연설이 터져 나온다. 경찰서장이나 여경이 핸드마이크로 아무리 불법이라 외쳐도 사람들은 “불법 위에 상식이 있어요.”라고 유쾌하게 맞장구친다. 완강한 공권력은 비폭력의 유머 앞에서 맥이 빠질 수밖에 없다. 유머가 아니라면 어찌 무장한 힘에 맞서 이길 것인가. 배후는 무슨 배후? 오죽하면 ‘조선일보’ 사회부장까지 “배후는 없는 것 같다.”고 뒤늦게 고백했을까. 왜곡이 본업이 된 ‘조중동’과 반미로 번질까봐 ‘6월’을 두려워하는 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 이 촛불은 결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촛불의 의미를 축소하고 곡해하려 든다면 이 정권에게는 희망이 없다. 이 촛불을 이명박 정권은 나락으로 떨어진 평가를 회복하는 데에 선용해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미친 소 시국을 우리 모두 승자가 되는 위대한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최성각 작가·풀꽃평화연구소장
  • [이대통령 취임 100일]새정부 ‘美쇠고기 협상’ 기점으로 ‘날개없는 추락’

    [이대통령 취임 100일]새정부 ‘美쇠고기 협상’ 기점으로 ‘날개없는 추락’

    “인선을 잘못해 ‘강부자 내각’을 구성했다. 정무 능력 부재다. 정책 조율을 못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민심을 무시할 정도로 소통에 서투르다.” 취임 100일을 이틀 앞둔 1일 이명박 정부를 향한 평가로는 이같은 혹평이 주를 이룬다. 국민들이 정권과의 ‘허니문’ 대신 ‘조기 이혼’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간 형세다. 각종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20% 대 초반을 기록했다.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치컨설팅업체 폴컴의 윤경주 대표는 “20%로 떨어진 지지율이 50%대로 회복되기는 어렵다. 회귀해도 30% 정도”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만큼 악화됐다. ●인선 잘못한 ‘강부자 내각’ 구성 참여정부의 낮은 인기를 발판으로 삼았던 이 대통령이지만, 최근 전임 노무현 정부에 쏠렸던 비판을 고스란히 물려받는 모양새다.‘무능’ 또는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비판이 그것이다. 여러 형태로 제기된 비판이 ‘무능’이라는 요소로 수렴되고 있다.‘강부자 내각’은 원래 도덕성 논란으로 연결됐지만, 애초부터 새 정부에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지 않았던 탓에 곧 사그라졌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장관들이 우물쭈물한 태도를 보이자 인선 문제는 “주변에 사람이 그렇게 없나.”라는 식의 ‘무능’에 대한 비판으로 비화됐다. 취임 초기 이 대통령이 정부 업무보고를 받고 즉석에서 생필품 50개 물가 관리를 지시할 때에는 즉흥적인 행보가 도마에 올랐지만, 역으로 ‘실무형·CEO형 리더십’이라는 매력이 부각됐다. 하지만 이후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윤경주 대표는 “정부가 물가를 희생하거나 환율·금리 운용을 잘못한 측면이 있다. 또 최근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번역을 잘못하는 등 정부의 무능한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제보다는 정치개혁에 초점을 맞춘 참여정부 때에 비해 이번 정부에 무능이 덧씌워졌을 때 더 큰 타격이 생길 것”이라면서 “경기가 호전되기 전에 지지율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대통령 이미지도 잠식당할 위기 전문가들은 미 쇠고기 문제 해법을 통해 남은 임기 동안의 정국을 예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역경을 겪은 뒤 이를 극복하는 ‘영웅적 서사 구조의 삶’을 살아온 이 대통령이 자신의 경험칙대로 움직일지,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정치 컨설턴트인 김윤재 변호사는 “여야 정쟁하듯 국민과 정쟁을 할 생각이 아니라면 청와대가 전면적 쇄신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촛불시위 배후를 거론하며 시위대와 일반 시민을 분리하고, 시위대를 고립시켜 버린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국민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국민들은 아직 참여정부를 선택한 손으로 찍은 이명박 정부에 미련이 남아 있다고 본다.”면서 “국민들도 재협상 요구가 받아들여졌을 때 미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감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돈주고 친구시켜 “내아내를 범해주오”

    돈주고 친구시켜 “내아내를 범해주오”

    「내 아내를 범해다오…」일금 1만원의 청부금까지 주면서 아내를 건드려 달라고 교사한 남편은 꾀임에 빠지지않은 아내의 정숙이 오히려 미웠다. 그 미움은 드디어 처형·처제에까지 주먹세례로 번졌는데, 하늘아래 처음보는 이 해괴한 사건의 전말은…. 관상장이 가장해 접근전 “이혼하소” “셋방좀 듭시다” 먼저 이 해괴한 사건을 하청받은 이수태(李守泰)씨(34·가명·경남 밀양군)가 이상인(李常人)씨(31·가명·대구시 칠성동)의 집을 찾아 이씨의 아내 김분옥(金粉玉)여인(28)에게 가짜 관상장이 노릇을 하면서 농락을 하려다 미수에 그친 희극3막을 경찰조서에서 간추려 옮겨본다. 제1막(7월19일 상오11시) 『아주머니 사주관상을 보이소』(강요하다시피 마루에 걸터 앉는다) 『허어 부부간의 금슬이 나쁘겠소』 『!…』 『자궁에 탈이 있긴 하오만 남편때문에 무자식이라…당신 관상을 보니 남편의 정력이 부족하겠으니 일찌감치 이혼하이소』 어이없는 표정을 짓고 난처해하는 김여인의 왼손목을 덥석 잡는다. 『이래도 그사람과 살겠소?』 황망히 손목을 뿌리치는 바람에 가짜 관상장이는 돌아갔으나. 제2막(7월21일 상오11시50분) 『…』 (관상장이 혼자말로) 『이런, 고독속에서 청춘과부로 늙겠다』 『…』 『나캉 1시간만 만납시더. 신도극장에서 만날끼요, 철둑에서 만나줄끼요? 이렇게 애원해도 안되는기요?』 드디어 성난 김여인 말 『남편있고 시어머니 모신 여자에게 이 무슨 짓입니까?』 제3막(7월22일 상오10시) 숫제 이날은 「러닝·셔츠」바람으로 들어와서 『그럼 아주머니 셋방이라도 하나주소』 『?…』 『그것도 안된다면 앗다 아주머니 동생이라도 주이소고마』 시어머니도 알고 집비워 영문모르게 당하곤하는 치한의 성화에 견디다못한 김여인의 고발로 뛰어온 파출소 순경에의해 관상장이는 즉결 재판에 넘겨지고 말았지만 배후 조종자인 남편은? 희극3막이 있기 좀전인 7월중순 어느날 대구시 칠성시장에서 청과물상을 하는 남편 이씨는 같은 장터에서 안면이 있는 냉차장수 이씨를 대폿집에 초대해 자기 아내를 범해달라는 부탁을 했다. 처음 냉차장수 이씨는 어리둥절했으나 차근차근 간절하게(?) 말하는 설명을 듣는동안 이 남편의 엉뚱한 속셈에 납득(?)이 갔다. 『?』 그러나 차마 결정을 못하고 망설이는 순간 홀아비 냉차장수의 손에 1백원짜리 한다발이 살짝 쥐어졌다. 이윽고 「뽕도 따고 님도 보게 된것」이라고 생각한 냉차장수는 돈을 건네준 남편의 손을 꼭 쥐면서 다짐했다. 『정말 당신 마누라 건드려도 뒷말 없는 거지요』 이렇게 해서 치사한 협상은 마지막 다짐을 하기에 이르렀다. 남편 이씨는 『이사람아 걱정도 팔자다, 우리 어머니도 다알고 있는 일이라…당신가는 시간에는 집에 아무도 없을거다』고 다짐을 다시한번 보장해 주었다. 이토록 해괴한 음모가 또 있을까? 그럼 아들과 시어머니가 공모해 간부를 사들여 가면서까지 아내와 며느리를 쫓아내려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남편측의 말은 결혼한지 3년이 되도록 아기를 낳지 못했기 때문이란다. 여기에다 하루종일 가야 열마디 말도 않을만큼 여자가 무뚝뚝하고 애교가 없으니 무슨 재미로 데리고 살것인가, 이것이 첨가된 또하나의 이유였다. 과부와 사귄다는 소문돌고 알몸으로 쫓아내려는 연극 그러나 2~3개월 되어야 잠자리 한번 돌아 올만큼 남편이 멀리하는데 어떻게 어린애를 가질수 있겠으며. 무슨 재미가 있어 웃고 살겠느냐는 것이 김여인의 주장. 그녀는 알고보니 가짜 관상장이의 연출동기도 약점을 만들어 위자료없이 쫓아낼 작정으로 꾸며진 것이었다고 분개하고 있다. 한번은 그녀의 형부와 제부가 이러한 사정을 항의하고 나섰으나. 오히려 이씨에게 손찌검만 당했다는것. 그래서 이씨를 고소했다. 김여인 언니와 동생은 『그놈이 시장에서 자면서 같은 장터안의 과부와 놀아나고 있는것』이라고 경찰에서 김여인이 괄세받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편 이씨는 시골서 국민학교 5학년때 아버지를 잃고 중학을 다니다 중퇴. 농사일을 돌보다가 5년전 가산을 정리, 대구 칠성시장으로 이사를 한뒤 청과물 상회를 하기 시작했다. 또 시장부근에 4칸짜리 집도 마련해 편모와 함께 남부럽지않은 생활을 해왔다. 그러던중 이씨가 28세되던 해 친척의 중매로 김여인을 알게되었다. 이씨는 나이도 나이일뿐아니라 편모 아래에 있기때문에 어머니로부터 하루가 멀다고 결혼 독촉을 받아 오던 처지. 이씨와 김여인은 두달가량의 교제기간을 가지고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신혼살림을 차린 이씨는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밤12시가 지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때문에 천성이 과묵한 성격인 부인과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는 나눌 겨를도 없었고 날이 갈수록 부부사이의 거리는 멀어져만 갔다. 그러던중 이씨는 시장에서 가게를하는 어느 과부를 알게됐고 깊이 사귀게됐다는 소문. 이씨는 이 과부를 안 뒤부터 김여인이 보기조차 싫어졌고, 끝내는 편모와 합의(?)아래 따돌릴 결심을 했을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러나 김여인은 『남편이 마음을 돌려 돌아올 날만 기다릴뿐』이라면서 고소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마지막 기대를 걸고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간통허가는 거부했어도 남편의 간통은 허가한다는 것일까? <대구(大邱)=임양은(林樑銀) 기자>[선데이서울 71년 8월 22일호 제4권 33호 통권 제 150호]
  • ‘촛불 한달’… 참가자 소회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친 지 2일로 꼭 한 달이 된다. 처음으로 촛불문화제를 제안했던 네티즌들과 한 달째 촛불을 지킨 시민들의 느낌은 어떨까. 촛불문화제를 처음 제안했던 ‘2MB 탄핵투쟁연대’의 카페 운영자 김은주씨는 1일 “촛불을 들었던 지난 한 달은 우리 사회의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볼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촛불문화제 첫 날 현장을 찾았을 때 너무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나도 놀랐다.”면서 “처음엔 교복을 입은 학생들 위주여서 기성세대에 서운한 점도 많았지만 결국 어른들도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부터 10일까지 촛불문화제의 사회를 맡았던 ‘미친소닷넷’의 운영자 백성균씨는 “촛불은 시민이 들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이자 자존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돌아봤다. 백씨는 “촛불문화제의 주제가로 자리잡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를, 촛불을 든 시민들은 한 달 내내 대통령에게 외쳤지만 대통령은 그 노래를 아직도 듣지 못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책반대연대 운영자 안누리씨는 지난 한 달의 시간을 ‘국민이 나라와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투쟁한 기간’이라고 지적했다. 촛불문화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온 시민들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홍모(39)씨는 “그동안 힘없는 한 시민의 입장에서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시행해도 그저 참고만 있었는데,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면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광장에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 첫 집회부터 빠짐없이 참가하다가 지난달 25일 집회현장에서 연행됐던 김운용(30)씨는 “먹거리 불안과 정부의 무능력을 얘기하는 시민들에게 ‘배후세력’과 ‘색깔론’ 운운하는 세력들의 실체와 위험성을 뼛속 깊이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장형우기자 kimje@seoul.co.kr
  • 공기업 수사 ‘참여정부 게이트’ 되나

    검찰의 공기업 비리 수사가 진행되면서 참여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튀어나오고 있다. 공기업 비리수사가 아니라 참여정부 핵심인사들에 대한 사정 작업인 듯한 분위기다. 정권교체기면 으레 전 정권 인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돼 왔던 터에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우리 사회와 경제 발전을 좀먹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선 어느 정권에서 생긴 것을 불문하고 엄중히 척결하라.”고 검찰에 지시한 바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참여정부 게이트’가 터지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전면 수사에 나선 KN산업개발의 서울숲 힐스테이트 사업 특혜승인 의혹이나 송신소 부지 개발 의혹의 배후로는 참여정부 실세였던 L씨가 거론된다.L씨는 경찰 등에 힐스테이트 사업이 빨리 진행되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의 횡령 및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에서는 참여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2차장을 지낸 박정삼 전 사장이 등장한다. 이 회사의 카지노 설립과 영업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IT업계 로비스트 이모씨도 배후로 수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참여정부 인사 J씨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석탄공사의 M건설 부당지원 의혹 사건에도 또 다른 L씨의 이름이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인맥도 공기업 비리 수사에 등장한다. 대검 중수부가 맡고 있는 석유공사 비리 의혹 사건은 노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인 황두열 전 사장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가 수사하는 제피로스 골프장 탈세 의혹 사건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창인 정화삼씨의 이름도 나왔다. 대검 중수부가 진행 중인 대우그룹 구명로비 의혹 사건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수사가 참여정부 차원이 아닌 국민의 정부로 확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은 몇년 전부터 제기돼 왔던 의혹들을 모두 들춰 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지만 쉽게 몸통에 접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30일 “제기됐던 의혹들의 실체를 들여다보겠다.”면서도 “비리 정황이 계좌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어려운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촛불에 기름”… 분노의 물결

    정부가 29일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 위생조건을 담은 장관 고시를 발표하면서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는 참여를 망설이던 시민들뿐만 아니라 비운동권 대학 총학생회까지 가세했다. 장관 고시가 촛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면서 경찰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졌다. 먼저 ‘촛불을 든 거리 대행진’이 새로운 항의 수단으로 등장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일부 흥분된 시민들을 자제시키면서도 거세질 국민 저항을 표현할 방법의 하나로 비폭력 기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촛불을 든 거리 행진을 택했다.”고 말했다. 국민대책회의는 31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 10만명이 집결하는 ‘국민무시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대행진’을 제안했다.▲국민 촛불 띠잇기 ▲고시 이후 매일 오후 7시마다 이명박 정부에 항의하는 자동차 경적 울리기 ▲청와대와 농림수산식품부에 항의 팩스 보내기 등 다양한 방법의 ‘국민행동제안’도 발표했다. 시민들도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회사원 김남홍(29)씨는 “다음 아고라 등에 ‘2002년 월드컵 때처럼 시민들이 광장을 자발적으로 열기 위해 광화문 일대 차량 통행을 자율적으로 자제해 달라.’는 글을 올렸는데 네티즌들의 호응이 뜨겁다.”고 말했다.‘광우병 쇠고기’뿐만 아니라 대운하와 의료보험 민영화 등 정부 정책 반대 투쟁으로 기조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회사원 김지영(31·여)씨는 “비폭력 기조는 절대 지켜야 하며 청와대로 직접 찾아가 ‘국민들이 이러다 말겠지.’란 생각이 틀린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등 비운동권 총학생회와 총학이 꾸려지지 않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있는 중앙대도 장관고시가 발표되자마자 학내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청계광장 촛불집회 현장으로 합류했다. 한편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이번 촛불집회는 일부 배후세력에 의해 분명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방한할 예정인 7월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6월13일 효순·미선양 기일까지 더해 반미투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29일 새벽 거리행진자들을 연행하지 않은 건 한나라당이 청와대에 자제를 요청한 것에 영향을 받지 않았겠느냐.”라면서 “장관 고시로 시민 참여가 확대돼 자칫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단독]서울숲 힐스테이트 ‘승인특혜’ 수사

    ‘서울숲 힐스테이트 아파트 사업’의 특혜 승인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갑근)는 2005년 K기업과 H건설이 ‘서울숲 힐스테이트’의 도로부지를 매입하고 사업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최근 K기업의 임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조사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K기업은 당시 H건설과 함께 성동구 성수동2가 333의1 2만 5824㎡ 부지에 아파트 5개동 456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아파트 도로부지로 예정됐던 곳이 경찰청 기마대 부지로 이용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성동구청은 경찰청과 협의해 기부채납 승인을 얻어야만 건축 심의에 상정할 수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K기업과 H건설은 감사원과 경찰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이후 경찰청은 K기업 등의 제의를 검토하겠다며 당초 부정적이던 입장을 바꿨다. 감사원도 서울시 건축심의에 올리도록 성동구청에 권유했고,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이와 관련,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토지확보 실패로 사업승인이 불가능한 부지에 사업승인을 내준 셈”이라면서 “감사원과 경찰청을 움직이고 구청의 내부구조를 뒤집는 것은 정권의 핵심 배후세력 없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외압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당시 사업부지 매입 및 사업승인 절차 업무 등을 수주한 K기업 자회사의 핵심관계자가 참여정부 고위 인사와의 친분을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관계자 소환 조사 등에 곤란을 겪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다가 최근 공기업 수사와 관련해 수사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기업 자회사의 사업 수주 배경, 감사원 등의 건축심의 상정 권고 경위, 서울시 건축승인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한편 외압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여야 대치정국… 개원 난항 예고

    여야는 17대 국회를 닫고 18대 국회를 열면서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7대 국회를 공전시켜 온 여야는 폐원일인 29일에 단행된 장관 고시 공포에 따라 18대 국회를 극한 대치 상태에서 맞게 됐다. 통합민주당 등 야당이 “끝까지 싸우겠다.”는 ‘투쟁 의지’를 밝히면서 다음달 5일로 예정된 18대 국회 개원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은 이날 민주당에 17대 국회 내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은 뒤 18대 초기에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17대 마지막 최고위원회에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한·미 FTA 비준안 통과 가능성이 야당의 정략적 공세 때문에 사라지게 된 것이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통합민주당은 18대 국회 초반이라도 한·미 FTA 비준 동의에 대해 신속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원혜영 신임 원내대표는 “쇠고기 재협상 없는 한·미 FTA 비준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결국 18대 국회에서도 미국산 쇠고기와 한·미 FTA는 맞물려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은 “충분한 대책이 보강됐다.”며 대국민 설득에 나섰다. 조윤선 대변인은 “그동안 축산 농가 피해 대책이나 국내 위생안전 문제 등이 굉장히 보강됐다.”면서 “정부가 많이 노력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시시점에 대한 적절성을 놓고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내부적으로는 ‘고시 강행’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의 대응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장관 고시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대 결심’이라는 표현으로 물러서지 않을 의사를 밝혔다. 또 민주당은 고시 공포 직전까지 국회에서 규탄대회를 갖고 청와대를 찾아가 고시 연기를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전면적인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천영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과 공조하여 전면적 장외투쟁의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민노당 지도부는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민노당이 ‘공조’할 야당은 민주당을 의미한다. 자유선진당은 같은 야당이지만 장외투쟁, 특별법 발의 등 여러 공조 방안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당의 이러한 공조 분위기에도 민주당은 장외투쟁 카드를 계속 만지작거리는 수준이다. 이날 당 지도부는 ‘쇠고기 협상 무효화를 위한 권역별 대회’ 추진을 결정했지만 ‘장외대회’라는 표현을 썼다. 여전히 ‘낮은 단계’의 장외투쟁인 셈이다. 한나라당의 ‘정치권 배후설’과 국회 개원 초기에 국회를 비운다는 부담감이 민주당의 ‘장외투쟁’ 결단 앞에 놓여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당장 국회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경색된 여야 관계 속에서 18대 원 구성 협상 테이블은 쉽게 마련되지 않을 전망이다.18대 국회 초반의 여야 공전 상태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엄정대처만으론 촛불시위 못 재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확대하려는 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야간 도로점거 행위 등 불법·폭력 시위는 엄중 처벌하겠다.”는 어제 검찰·경찰 등 공안당국의 발표에도 아랑곳없이 나흘째 계속됐다. 더욱이 부산, 광주, 대구, 울산, 전주, 춘천 등으로 옮겨붙어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심상찮은 일이다. 우리는 공안당국의 엄정 대처 해법만으론 쇠고기 민심을 수습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본다. 민심을 억누르기 위해 엄정 대처만 읊조리다가 자칫 더 큰 위기가 야기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든다. 촛불집회가 정부의 주요 정책을 규탄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까지 거론하는 등 대의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거리의 정치판’으로 변질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하지만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지게 된 데에는 정부 당국의 안이한 자세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경찰의 후진적 과잉진압이 큰 몫을 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정부가 먼저 진정성이 담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쇠고기 졸속협상의 주무장관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나 상식 이하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특별교부금을 쌈짓돈 삼아 공무원들의 격려금으로 쓰도록 한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각료들과 일하지 않고 엎드려 있는 청와대 수석들의 책임 소재부터 가려야 한다. 이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은 연후에 ‘무관용 원칙’에 따라 불법시위를 막고 위반자를 엄중처벌해야 한다. 또 출범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새 정부를 흔들려는 배후 세력이 있다면 당국이 서둘러 찾아내면 된다. 다시 말하건대 정부부터 우선 할 일을 하라는 것이 우리의 주문이다. 그래야 촛불을 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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