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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로버트 그로트의 인생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로버트 그로트의 인생

    여느 20대처럼 앳된 얼굴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들고 군복을 입었다는 것뿐. 마감을 하고 습관처럼 외신을 배회하다 뉴욕타임스(NYT)에서 그를 발견했다.로버트 그로트(28). 2011년 ‘월가 점령 시위’의 상징이었고, 시리아로 건너가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싸우다 지난 5일 숨을 거뒀다고 했다. 짜릿하게 멋있었다. 그런 불꽃같은 삶을 동경했었다. 대학생 시절 꽤 오랫동안 체 게바라 평전을 끼고 다녔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그의 부고 기사를 썼다. 기사를 보내고 나서도 잔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의 멋진 모습은 금세 잊혀졌는데, 이상하게도 그의 가족 사진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시위를 하다 만난 카일리 데드릭과 맨해튼 주코티공원에서 야영을 하며 만든 ‘오큐베이비’(점령이라는 뜻의 오큐파이와 베이비를 합친 말) 4살배기 여자아이 티건. 사진 속에서 셋은 세상 무엇도 부러울 것 없다는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티건의 얼굴에 두 돌이 갓 지난 내 딸의 얼굴이 순간 겹쳤다. 그렇게 예쁘고 소중한 것을 두고 그는 사지(死地)로 걸어 들어갔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그로트의 어머니 태미는 그가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에 자원한 이유가 ‘대의를 위해, 그리고 억압받는 이들을 위해 싸우길 좋아한 인생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그로트 같은 청년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시리아 북부 ‘로자바’에 자리잡은 YPG에는 세계 각국의 젊은 사회주의자와 아나키스트가 몰려든다고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르포를 통해 전했다. 로자바에는 외국인을 위한 한 달 과정의 ‘아카데미’도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온 자원자는 모두 75명. 그들이 밝힌 자원 동기는 다양하다. 1936년 스페인 내전에 뛰어든 외국인 의용군처럼 혁명을 이루기 위해 온 사람, 마약에 쩔어 살다 치료소에서 마르크스를 읽고 좌파로 변신한 사람, 단순히 분쟁 지역의 영화 같은 이미지를 만끽하고 싶어 온 사람?. 그들의 얘기를 읽는 동안 나는 안타까웠다. 체 게바라를 읽던 시절엔 절대 생기지 않았을 감정이다. 아무리 고귀한 대의도 내게 달려와 폭 안기는 딸의 작은 품보다 더 고귀하진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로트는 아내와 딸을 버렸다. 대신 IS를 물리치고 로자바 지역에서 쿠르드족의 자치권을 얻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로트를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건 딸이었을까, 아니면 쿠르드족이었을까. 그로트는 동영상에서 “딸아, 같이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순간 티건의 미래를 상상해 봤다. 티건이 죽음으로 신념을 지킨 아빠를 자랑스러워할지 아니면 학예회와 졸업식에 영영 오지 않을 그를 원망할지 궁금해졌다. 로자바에 있는 이들은 나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것에도 헌신하지 않는다”며 근성 없음을 비난한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나도 IS의 격퇴에 찬성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여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자바에 가지는 않을 거다. 오래오래 살아서 내 딸을 지키는 것이 내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인생이다.
  • [길섶에서] 인생총량의 법칙/박건승 논설위원

    며칠 전 담배회사에 다니는 지인과 식사를 하다 그분의 직업이 직업인 만큼 ‘흡연총량의 법칙’이 화제에 올랐다. 결론은 끽연자가 줄고 있음에도 평생 흡연 총량이 정해져 있기에 담배 총판매량은 줄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믿거나 말거나다. 술자리에선 종종 ‘음주총량의 법칙’이 안줏감이다. 근거가 정확한 말들은 아니다. 흡연이나 음주를 정당화하는 수단이다. 표현이 거북스럽긴 하지만, ‘지랄총량의 법칙’이란 것도 있다. 즉을 때까지 떨어야 할 ‘지랄’의 총량이 있으니 한때 속 썩인다고 너무 슬퍼할 것이 없다는 소리다. 한 대학교수의 책에 처음 나오는 말로 ‘중2 어머니’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한다. 어디 속상하게 하는 사람이 사춘기 자녀뿐이겠는가. 연일 ‘갑질’이 도마에 오르는 세태인지라 문득 ‘갑질총량의 법칙’이란 게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가 있어 갑도 살고, 을도 살고, 병도 살 수 있는 세상. 한번 갑이 영원한 갑인 그런 세상 말고. 그렇게만 된다면 ‘행복총량의 법칙’이나 ‘고통총량의 법칙’을 위안 삼아 더 묵묵히 일하고, 더 땀 흘리는 이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 [이호준 시간여행] 방역차의 추억

    [이호준 시간여행] 방역차의 추억

    여름마다 찾아오는 고역이 어찌 더위뿐일까. 가뭄에 좀 덜하다 싶었는데 7월의 문턱에 들어서면서 모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모기는 꽤 높은 아파트까지 거침없이 올라온다. 그 빈약한 날개로 어떻게 그런 비상이 가능한지. 더위에 뒤척이다 간신히 잡은 잠을 방해받을 땐 짜증이 치민다. 뜬금없이 어릴 적 골목마다 누비던 방역차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배경은 1970~80년대 무렵. 땅거미가 슬금슬금 스며들 무렵이면 어김없이 방역차가 나타났다. 차보다는 늘 요란한 소리가 먼저였다. 그 뒤로 뭉게구름 같은 연무와 특유의 냄새가 따라오기 마련이었다. 방역차 소리가 들리는 순간 아이들은 송사리 떼처럼 후드득 달려 나갔다. 골목에서 놀던 아이도, 엄마 손을 잡고 장에 다녀오던 아이도, 엎드려 숙제를 하던 아이도 예외는 없었다. 어른들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었다. 그렇게 모여든 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연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가 내뿜은 뭉게구름이 아이들과 동네를 순식간에 삼켜 버렸다. 차량을 통한 방역이 1960년대부터 시작됐으니, 그 무렵 성장한 이들은 방역차의 추억을 조금씩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연무 속을 달리다가 전봇대에 부딪혀 별을 봤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에 누워 있더라는 친구도 있다. 누구는 짐을 잔뜩 실은 자전거와 부딪쳐서 아버지가 배상을 해 줬다고 하고, 또 누구는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아무도 없고 날이 어두워져서 울면서 돌아왔다고 회상한다. 방역차 소리만 나면 아이들을 일부러 내보내는 엄마도 있었다. 소독약을 온몸에 맞으면 이도 없어지고, 심지어 배 속의 회충까지 잡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날마다 방역을 한 이유는 물론 모기나 파리를 잡기 위해서였다. 경유에 살충제를 섞어 방역기로 가열하면, 점화되면서 연기 모양으로 뿜어지는 원리를 이용했다. 하지만 방역 효과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살충제 농도를 무척 옅게 했기 때문에 모기는 잠시 기절하거나 행동이 둔해지는 데 그쳤다고 한다. 그러니 옷 속에 붙어 있는 이나 배 속의 회충까지 잡는다는 믿음이야말로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구충제 사는 것조차 쉽지 않아 학교에서 나눠 주던 시절이었다. 아직도 차량 방역을 하는 지자체가 있다는 말은 들었는데 직접 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기회가 왔다. 남녘 땅 어느 작은 읍내에 들렀다가 방역차와 만난 것이다. 저만치 뭉글뭉글한 연무 덩어리가 보이는 순간 생각할 틈 없이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집어 들었다. 아, 정말 방역차가 있었구나. 차도 세련되고 소리도 많이 달라졌지만, 짙은 연무를 뿜으며 골목을 누비는 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차가 가는 대로 구멍가게와 미장원과 기름집이 쓱쓱 지워졌다. 한데,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른 건 똑같은데 결정적으로 달라진 게 있었다. 방역차가 나타나도 소리 지르며 꽁무니를 따라가는 아이들이 없었다. 그만큼의 세월이 흐르고 세상은 달라진 것이다. 그나마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배회하던 아이 하나가 페달을 힘차게 밟아 연무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에 조금 위안을 받았다고 할까. 연무 속으로 사라진 아이의 뒷모습이 눈에 고여 있어서 그랬던지, 석양 속에 잠긴 마을 풍경이 쓸쓸하게 다가왔다. 내 어린 시절도, 젊은 날도 저 연무 속에 묻혀 버렸구나. 방역차와 아이가 떠나 버린 골목이 적막 속으로 깊게 가라앉는 저녁이었다.
  • 피해자 옷 태우고… 야산서 2시간 경찰 수색 지켜봐

    경남 창원시 골프연습장에서 A(47·여)씨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지난 3일 검거된 심천우(31)씨와 그의 여자친구 강정임(36)씨의 도주극은 평범한 범죄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4일 새벽까지 이들을 조사한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4일 저녁 8시 30분쯤 창원시 외곽에 있는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골프연습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승용차를 타려던 A씨를 납치, 살해했다. 이들은 범행 뒤 전남 순천과 광주를 거쳐 이틀 뒤인 26일 밤 경남 함안으로 잠입했다가 경찰이 추적하자 차를 버리고 산으로 달아났다. 심씨와 강씨는 함안 지역 야산에서 2시간쯤 숨어 경찰의 수색 과정을 지켜본 뒤 남해고속도로로 내려와 산인터널을 걸어서 통과했다. 이어 마산 쪽으로 가다 고속도로변에 서 있던 화물차 운전자에게 5만원을 주고 차를 얻어타 27일 오전 6시쯤 부산 사상구 주례동에 도착했다. 근처 모텔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인 뒤 부산시내를 배회하던 이들은 택시를 타고 오후 7시쯤 동대구터미널에 도착해 근처 모텔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이어 다음날 오전 7시 20분 고속버스를 타고 동서울터미널에 오전 11시 30분쯤 도착한 뒤 중랑구 한 모텔에 장기투숙했다가 시민 신고로 경찰에 검거됐다. 심씨 등은 A씨로부터 체크·현금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 410만원을 인출한 것 외에 A씨 가방에 있던 현금 10만원을 강취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A씨가 갖고 있던 고급 시계와 금목걸이 등 귀중품은 바다 또는 도로변에 던져버렸고 옷가지 등은 태워 없앴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귀중품을 숨겨 놓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쓰다 남은 237만원을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심씨는 “골프연습장 주차장에서 납치 강도 대상을 물색하던 중 가방을 든 여성이 고급 외제차에서 내려 골프연습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가방 안에 금품이 많이 들어 있을 것으로 보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카드연체 대금 2600여만원이 밀려 있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씨는 “고성 지역 국도변 한 폐업 주유소 안에 손발 등을 묶어 놓은 피해자와 함께 있던 중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와 보니 숨져 있었다”며 살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 2명에 대해 특수감금과 강도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심씨는 이번 범행 전에 경남 지역의 한 남성 부동산 재력가를 상대로 한 납치, 강도 계획을 세운 뒤 지인들에게 범행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하자 대신 A씨를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골프연습장 납치·살해’ 심천우 “나갔다 오니 숨져 있었다”

    ‘골프연습장 납치·살해’ 심천우 “나갔다 오니 숨져 있었다”

    창원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심천우가 “잠깐 나갔다 오니 피해자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4일 골프연습장 살인 사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건 용의자 3인조 가운데 남은 두 명인 심천우와 강정임은 공개수배 엿새 만인 3일 서울 중랑구 한 모텔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심천우는 조사에서 피해자 시신을 유기하고 금품을 빼앗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핵심 피의사실인 ‘살인’ 혐의는 부인했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담담한 태도로 1차 조사에 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런 진술은 앞뒤가 맞지 않아 거짓말로 보고 계속 사실관계를 추궁할 계획이다. 다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확보된 폐쇄회로(CC)TV, 앞서 검거된 심천우 6촌 동생 심모씨 진술 등을 미루어보면 살해 당시 조력자나 목격자는 없을 확률이 높다. 경찰 조사에서 심천우 등은 이전에도 비슷한 강도살인 범행을 3~4차례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올 4월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납치 범행을 지인에게 제의했으나 거절당했다. 같은 수법의 범행을 다른 지인 2명에게도 각각 제의했으나 이 또한 거절당했다. 이들이 꾸민 계획은 ‘골프연습장 납치·살해’와 전적으로 같은 방식이다. 범행 대상을 납치한 뒤 범행 차량이 앞서고 피해자 차량이 뒤따르는 식으로 도주하는 것. 한 번은 달리는 차량을 들이받은 뒤 범행을 시행하려 했으나 해당 차가 너무 빨리 달려 실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실은 이들이 사전에 범행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경찰 조사 결과를 뒷받침한다.범행 이후 이들의 도주 경로도 일부 추가로 확인됐다. 함께 움직이던 3인조는 지난달 25일 광주에서 피해자 명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 3인조는 26일 오후 10시쯤 함안으로 들어왔다. 심천우는 6촌 동생 심씨에게 700만원을 빼 오라고 요구했지만, 심씨는 발각이 두려워 70만원밖에 뽑지 못했다. 이에 심천우가 화를 내자 심씨는 “집에 가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함안 관내를 돌며 바다나 강이 보이면 피해 여성에게서 빼앗은 귀중품들을 하나씩 버렸다. 나머지는 모아서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새벽 경찰 추적을 눈치챈 3인조는 함안군 가야읍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동생 심씨와 떨어져 야산에서 2시간 정도 숨어 있었다. 심씨는 이때 경찰에 검거됐다. 심천우와 강정임은 산에서 내려와 남해고속도로로 이동하던 중 정차해 있던 트럭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기사에게 “5만원을 줄 테니 부산까지 태워달라”고 제안했다. 부산 주례 쪽으로 온 두 명은 당일 오전 모텔에 투숙한 뒤 새 옷을 사 입고 한동안 부산 일대를 배회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오후 7시쯤 대구에 도착했다. 모텔에 투숙했고 다음 날 아침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이밖에도 조사에서 경찰은 심천우가 카드빚 2600여만원 상환 독촉을 받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또 범행 전 케이블 타이와 마대자루를 준비했다. 경찰은 3인조가 피해 여성이 고급 외제차를 탄 데다 가방(파우치백)을 들고 내리는 걸 보고 “안에 귀중품과 돈이 많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정작 가방 안에 있던 현금은 고작 10만원 정도였다.1차 조사를 마친 경찰은 심천우와 강정임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은 심천우가 심씨에게 제안한 것처럼 강정임에게도 “돈을 주겠다”며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3인조는 도주 중이던 26일 들른 순천의 한 PC방에서는 태연히 게임을 하기도 했다”며 “조사도 크게 뉘우치는 기색 없이 담담하게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3인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행을 하면) 캐디가 버는 것보다 훨씬 많이 번다’는 진술이 있었다”며 “애초 추정처럼 금품을 노렸을 가능성이 크고, 살해 방법 등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생지옥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상식이 통하는 이 사회에서 지금 현재까지도, 저는 사람 같은 사람으로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최승우씨가 지난 23일 직접 손으로 쓴 편지의 첫말이다. 최씨는 30여년 동안 가슴 속에 꼭꼭 숨겨둔 이야기들을 A4 용지 3장에 걸쳐 풀어냈다. 그는 “제 삶은 14살(만으로 13살) 아이에서 멈춰져 있다”고 토로하며 자신의 삶이 중학교 1학년 시절에 멈춰진 사연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1969년도에 부산에서 태어나 여느 아이들처럼 어머니의 손에서 곱고 예쁘게 자랐습니다. 그런 아이가 1982년 3~4월의 어느 날 중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파출소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무섭게 생긴 경찰관이 (중략) 아무런 이유없이 ‘형제복지원’이란 곳으로 보내버렸습니다.” 당시 순경은 최씨를 파출소로 데려가더니 무작정 최씨의 가방을 뒤졌다. 가방 안에서는 빵과 우유가 나왔다. 순경은 “어디서 훔쳤노? 훔친 거 다 안다. 바른 말 해라!”라고 겁박했다. 하지만 빵과 우유는 당시 학교에서 급식으로 받은 것이었고, 나중에 배고플 때 먹기 위해 가방에 넣어둔 것이라고 최씨는 울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하지만 순경은 최씨의 말을 믿지 않고 “훔친 것 아니냐”고 끝까지 몰아세웠다. 마지막에 가서는 라이터를 켜더니 최씨의 바지를 벗겨, 라이터를 최씨의 성기에다가 갖다 대면서 “바른 말 해라!”라고 소리쳤다. 순경의 고문이 너무 아파 최씨는 “제가 훔쳤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순경은 어딘가에 전화를 했고, 조금 있다가 탑차가 한 대 도착했다. 순경이 최씨를 강제로 태운 차가 도착한 곳은 부산 북구 주례동 산18번지에 있던 사회복지시설 ‘형제복지원’이었다. 최씨의 삶의 무대가 생지옥으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최씨는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 생존자 중 한 명이다. 이 편지를 받을 사람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최씨는 ‘호소문’이라는 제목의 이 편지를 다른 피해 생존자들의 편지와 함께 문 대통령에게 오는 27일 띄울 예정이다. 1987년 1월 원장인 박인근(지난해 사망 당시 85세)씨의 구속으로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 올해로 30년째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는 시민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은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 노역뿐만 아니라 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형제복지원 사건 개요’ 바로가기).신한민국당(신민당)이 1987년 발표한 ‘부산 형제복지원 신민당 진상조사 보고서’(신민당 보고서)에 따르면 그해 당시 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최소 513명이 희생됐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감옥보다 더한 지옥…“차라리 교도소에 갔으면” 군대식 체제로 운영된 복지원의 일상은 “감옥보다 더한 곳”이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게 낫겠다는 반응이 나왔을 정도다. 아래는 지금까지 신민당 보고서와 일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알려진 복지원의 인권 유린 행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85.5. 입소한 강모씨 경우 눈이 찢어지고 소변에서 피가 나올 만큼 복부 구타(를 당해). 그는 이러한 폭행으로 50여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함.” (신민당 보고서)“신입소대에서 처음 사람이 죽는 걸 봤습니다. 조장들이 신입 한 명을 담요에 싸가지고 조장부터 소대장, 서무가 합세를 해서 사람 하나를 그냥 지근지근 밟아버리더라구요. 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혈기 왕성한 사람인데 눈이 휙 뒤집어지더니 동공이 하얗게 되고 입에서 거품이 질질 나오는 게 죽은 거 같았습니다.” (*최승우씨)“노인들, 쉽게 얘기해서 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장애인은 그 안에서도 더 힘들었어요. (중략) 똥오줌 싸면 소대장이 머리채를 끌고 가요. 화장실 그 세멘 바닥으로 끌고 가갖고 그냥 찬물을 부어버려. (중략) 그것도 그냥 비누칠을 해서 닦아주면 모를까, 마포(걸레)에다 슈퍼타이를 부어가 엉덩이고 어디고 비벼요. 정말 못됐어요.” (*박순이씨)“중등부소대 시절에 악명 높은 소대장이 하나 있었어요. 그 사람이 예쁘장하게 생긴 아이들을 밤에 잘 때 강간했어요. 한두 명한테만 그런 게 아니라 거의 매일 돌아가면서요.” (*이향직씨) 하지만 사건이 알려진지 30년이 지나도록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문민 정부도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여준민 사무국장은 27일 “정부가 1975년 발령한 내무부 훈령 제410호와 신민당 보고서, 당시 경찰이 불법 체포한 시민을 복지원에 넘길 때 작성한 신병인수인계서 등으로도 이 사건의 국가 책임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구타 후유증으로 중증 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수용돼 7년 동안 복지원에 갇혀 지낸 임영택씨는 “지금도 저는 공권력의 트라우마, 폐쇄된 공간의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지만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도 경찰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피하고, 숨고 그렇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의 무관심과 편견도 피해자들이 복지원의 악몽에서 못 벗어나는 이유다. 1983년부터 5년 동안 복지원에 감금됐던 고요환씨는 “한창 배워야 할 시기에 짐승보다 못한 삶을 살았다. 배운 것이 없어서 직장에 다녀본 적이 없다”면서 “복지원 출신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가정을 이루지 못하였으며, 또 다시 버림받을까 두려워 지금까지도 외롭게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부끄러워 숨겨왔던 기억, 이제는 그나마 한종선씨가 2012년 5월~2013년 2월 국회 앞 1인 시위를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상을 알리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쓰면서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노력은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이하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는 토론회와 피해자 증언대회 등을 여러 차례 열어 우리 사회가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있다. 여 사무국장은 “박정희·전두환 정부의 권위주의 통치 시절 가난하고, 연고가 없고, 장애가 있는 사람을 돕고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시민들을 불법 감금하고, 감금한 시민들의 인권을 짓밟은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면서 “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으면 이와 유사한 성격의 인권 침해 사건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에는 ‘형제복지원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진상 규명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진상 규명 이후에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는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피해자 모임과 대책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토론회를 진선미 민주당·추혜선 정의당 의원 및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공동 주관한다. ‘인권과 민주주의, 그리고 형제복지원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이 토론회에는 피해 생존자들이 참석해 그들이 겪었던 참상을 직접 증언할 예정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피해 생존자들과 유가족들이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살펴보고 사건과 관련한 쟁점들을 정리한 뒤에 인권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님, 저희들의 외침을 들어주세요” 피해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문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문 대통령은 변호사 시절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자격으로 신민당의 조사 작업에 참여한 인연이 있다.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4월 국회에서 열린 피해자 증언대회에도 참석했던 문 대통령은 당시 “여러 가지 사정으로 진상 규명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 그런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다. 부끄럽기도 하다”면서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과 피해 실태들이 낱낱히 파헤쳐 지고, 당시에 고통받은 사람들이 국가로부터 제대로 보상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현 정부가 저지른 잘못은 아니지만, 군사독재 정권 때 있었던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역사적 적폐였고, 그 적폐들이 저질러 놓은 국민의 피와 눈물, 아픈 역사 역시 문재인 대통령이 대승적 차원에서 끌어안아 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살아남은 아이’ 한종선씨의 편지글 중 일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구술 기록집 ‘숫자가 된 사람들’(형제복지원구술프로젝트 지음, 오월의 봄)에서 등장하는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 내용을 일부 수정·인용. ●용어설명 내무부 훈령 제410호 1975년 12월 15일에 발령된 훈령으로, 이름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된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부랑인’으로 따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모든 시민이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저장강박’ 일상을 파괴하다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저장강박’ 일상을 파괴하다

    지난 5월 서울 노원구의 한 단독주택에서 40대 남성이 쓰레기 더미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계량기 검침을 위해 폐지 등을 치우다가 주변 쓰레기 더미가 무너지면서 당한 참변이었다. 60대 어머니는 폐지를 모아 고물상에 파는 것으로 소일했는데, 사건 당시에는 폐지 시세가 낮아 한동안 집안에 모아두었다. 하지만 몇몇 기사에 따르면 단순히 폐지를 모아 고물상에 파는 정도가 아니었다. 집안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어떤 곳은 2∼3m 높이로 폐지가 쌓여 있어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어머니에게 ‘저장강박’ 증세가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노원구가 ‘저장강박가구 환경개선사업’을 벌여 집을 청소했는데, 한 집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다.소소한 물건조차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제법 많은데, 위의 모자 사례처럼 극단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생생한 사례를 담은 책이 바로 ‘잡동사니의 역습’이다. 1947년 미국 뉴욕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하나 터졌다. 눈이 멀고 거동마저 불편한 형 호머 콜리어를 돌보던 동생 랭글리 콜리어는 의좋은 형제였는데, 어느 날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사건은 온갖 잡동사니에서 비롯됐다. 랭글리는 자신이 차곡차곡 쌓아둔 신문 더미가 무너지는 바람에 질식사했고, 동생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형 호머는 굶어 죽었다. 온갖 잡동사니 때문에 집안으로 진입하는 일조차 힘들었고, 결국 형제의 시신도 몇 주가 지나서야 수습됐다. 당국이 수거한 쓰레기양은 무려 19t이었다. 어린 시절 껌종이를 버린 친구와 절교한 아이린은 성인이 되어서도 잡동사니를 모으느라 남편과 결별했다. 잡지를 유독 좋아했던 데브라는 스스로를 “잡지 보관인”이라고 불렀는데, 세상의 모든 잡지를 모으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였다. 저장강박의 강도는 점차 커졌는데 “누구의 손때도 묻지 않고 구겨지지도 않은 원본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 거의 모든 잡지를 3부씩 구입했다. 아이린과 데브라가 고전적인 저장강박 증세를 보였다면, 파멜라는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저장강박 증세를 보여준다. 50대인 파멜라는 젊은 시절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영화 기획자였다. 나름 명성도 있는, 화려한 삶을 구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양이 200여 마리와 함께 살며, 이웃에 민폐를 끼치는 중년일 뿐이다. 온 동네 고양이들이 파멜라 집으로 몰려들면서 배설물 등으로 인해 이웃의 민원이 폭주했지만, 파멜라는 고양이 저장강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저장강박 증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잡동사니의 역습’에는 5살 때부터 가족과 친구의 물건을 빌려와 돌려주지 않는 에이미 사례도 등장한다. 사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약간의 저장강박 증세를 보인다. 저마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고, 그것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저장강박의 원인으로 ‘과거의 트라우마’를 지목한다. 부모의 무관심, 거절의 기억, 성폭력,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등이 기억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트라우마일 수도 있지만 현대의 저장강박은 위의 모자 사례에서 보듯, 생활고에 의한 저장강박일 가능성이 크다. 폐지를 모으기 위해 길거리를 배회하는 노인들이 적잖은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저장강박은 고쳐야 할 병이 분명하다. 냄새 나고 보기 싫다고 타박만 할 것이 아니라 그들도 작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우리 이웃임을 기억해야 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알래스카 트레일러닝 도중 흑곰에 변 당한 소년, 엄마에게 문자 보냈는데

    알래스카 트레일러닝 도중 흑곰에 변 당한 소년, 엄마에게 문자 보냈는데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트레일러닝 대회에 참가한 16세 소년이 커다란 흑곰에 물려 죽었다고 영국 BBC가 현지 경찰을 인용해 전했다. 일간 ‘알래스카 디스패치 뉴스’에 따르면 앵커리지에 사는 패트릭 쿠퍼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앵커리지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제29회 로버트 스퍼 메모리얼힐 클라임 대회의 주니어 부문에 출전했다가 변을 당했다. 그는 출발 후 2.4㎞ 지점의 반환점을 돈 낮 12시 37분쯤 심한 급경사 지형을 내려오다 곰을 만나 쫓기고 있다고 어머니에게 문자까지 보냈다. 대회를 개최한 브래드 프레코스키는 레이스를 마친 이들을 시상하다 가족의 연락을 받고 대회에 참가한 달림이 등으로 수색대를 꾸려 쿠퍼의 손전화 위치를 추적했다. 결국 수색대는 결승선으로부터 450m쯤 떨어진 곳에서 쿠퍼의 시신을 발견한 뒤 헬리콥터로 옮겼다. 추각 주립공원의 레인저 톰 크로켓을 비롯해 많은 이들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배회하는 흑곰을 발견하고 총을 발사했으나 곰은 달아났다. 크로켓은 곰이 분명히 얼굴에 한 방 맞은 것 같았다고 아쉬워했다. 공원과 경찰 등은 여전히 곰을 수색 중인데 발견하는 즉시 사살할 계획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곰은 몸무게가 113kg 정도 나간다. 프레코스키는 KTUU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30년 동안 산속을 달려왔다”며 대낮에도 흑곰이나 갈색곰들을 여러 차례 만날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트레일을 벗어나면 곰과 마주칠 수 있다. 때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이번처럼 아주 심각한 일이 되는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상조號 공정위’ 재벌개혁 강공 드라이브

    ‘김상조號 공정위’ 재벌개혁 강공 드라이브

    친족운영 7개 회사 계열사 누락…6개사 주주 현황 차명으로 기재BBQ 이어 재계 16위에 칼 빼들어…부영측 “자료 미제출 고의성 없어”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현황 자료를 10년 넘게 허위로 작성해 온 재계 순위 16위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한 뒤 공정위가 재벌에 ‘칼’을 빼든 첫 사례다. 국민 간식인 치킨 가격 인상을 유발했던 BBQ치킨에 대한 현장 조사에 이어 일감 몰아주기와 총수 일가 사익편취 등 재벌그룹의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을 선포한 ‘김상조호(號)’가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공정위는 친척이 경영하는 회사를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하고 지분 현황을 차명으로 신고한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공정위는 재벌이 기업공개 회피를 통해 특정 대주주가 다수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기업집단에 매년 소속 회사 현황, 친족 현황, 주주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부영그룹은 이 회장의 친족이 운영하는 7개 회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서 누락시켰고, 6개 회사의 주주 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 소유주로 기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부영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순위 16위(자산 기준) 그룹으로 24개(6월 기준) 계열회사가 있는 대기업집단이다. 부영은 또 총수가 있는 26개 재벌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상장사가 하나도 없는 회사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 회장은 200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공정위에 지정 자료를 제출하면서 자신의 친족이 경영하는 흥덕기업, 대화알미늄, 신창씨앤에이에스, 명서건설, 현창인테리어, 라송산업, 세현 등 7개사를 소속 회사 현황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 회장의 조카, 처제, 처사촌과 처조카, 조카사위, 종질 등이 이 회사들의 대주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속 회사 명단에서 빠지게 되면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중소기업으로서 법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지정 자료 누락 및 허위보고는 10년 넘게 이뤄졌지만,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가 5년이라 공정위 제재는 2013년 이후 행위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또 부영은 2013년 자료 제출 때는 부영과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등 계열사 6곳의 주주로 실제 주식 소유주인 이 회장 대신 친족이나 계열사 임직원 이름으로 기재했다. 이 주식들은 2013년 말 모두 이중근 회장 등으로 실명 전환됐다. 이 회장은 1983년 부영 설립 당시부터 본인의 금융거래가 정지됐다는 이유로 자신의 주식을 친척이나 계열사 임직원 등의 명의로 신탁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친척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오랫동안 계속된 점, 차명신탁 주식 규모가 작지 않은 점, 2010년 유사한 행위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위반 행위가 반복된 점 등을 들어 고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영 측은 “친족 지배회사를 인지하지 못하고 제출하지 못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며 “차명주주 제출을 통해 대기업집단 지정 여부나 계열사 범위에 영향을 준 것이 없으며 경제적 실익도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공정위, 이중근 부영 회장 고발…김상조호 출범 이후 첫 대기업 제재

    공정위, 이중근 부영 회장 고발…김상조호 출범 이후 첫 대기업 제재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계열사 현황 자료를 10년 넘게 허위 작성해 온 부영그룹 총수가 검찰에 고발당했다. 부영 측은 “고의성은 없었다”고 말했다.공정위는 친척 경영 회사를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하고, 지분 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으로 신고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발표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대한 제재다. 공정위는 김 위원장 임명 나흘 전인 지난 9일 1소회의를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제재를 의결했다. 자산이 일정 규모 이상인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소속회사·친족·임원현황과 소속회사의 주주현황 등 지정된 자료를 매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200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공정위에 지정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친족이 경영하는 7개사는 소속회사 현황에 포함하지 않았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 명단에서 빠질 경우,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중소기업으로서 법에서 정한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신고가 누락된 계열사는 ▲흥덕기업 ▲대화알미늄 ▲신창씨앤에이에스 ▲명서건설 ▲현창인테리어 ▲라송산업 ▲세현 등이다. 흥덕기업은 이 회장의 조카 유상월씨가 지분 80%를, 대화알미늄은 처제 나남순씨가 지분 45.6%를 소유하고 있다. 신창씨앤에이에스와 명서건설은 인척 사촌 윤영순씨와 조카 이재성씨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조카사위 임익창씨는 현창인테리어 지분을 100% 확보하고 있다. 라송산업은 종질 이병균씨가 45%, 세현은 종질 이성종씨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처럼 지정자료에서 계열사를 누락한 행위는 길게는 14년까지 지속됐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상 벌금과 관련된 공소 시효가 5년인 탓에 공정위 제재는 2013년 이후 행위에 대해서만 이뤄졌다. 이 회장은 또 2013년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6개 계열사의 주주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 소유주로 기재한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거래법은 주식의 취득·소유 현황 자료를 신고할 때 명의와 무관하게 실질적인 소유관계를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차명 주주로 현황이 신고된 계열사는 ▲㈜부영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부강주택관리 ▲신록개발 ▲부영엔터테인먼트 등이다. 부영엔터테인먼트는 이 회장 부인인 나모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지분을 5명의 차명주주가 보유한 것으로 신고됐다. 그 외 나머지 5개사는 이 회장의 지분을 약 50명의 차명주주가 보유한 것으로 기재했다. 이 회장은 1983년 부영 설립 당시부터 본인의 금융거래가 정지됐다는 이유로 자신의 주식을 친척이나 계열사 임직원 등의 명의로 신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친척 회사를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은 행위가 장기간 계속된 점 ▲차명신탁 주식 규모가 작지 않은 점 ▲2010년 유사한 행위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위반행위가 반복된 점 등을 들어 고발을 결정했다. 한편 부영 측은 “공정위에 지정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 지배회사를 인지하지 못하고 제출하지 못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면서 “차명주주 제출로 대기업집단 지정여부나 계열사 범위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경제적 실익도 취한 것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형체도 알 수 없던 몰골의 유기견, 대변신시켜 보니…

    형체도 알 수 없던 몰골의 유기견, 대변신시켜 보니…

    길거리에서 흉물처럼 떠돌던 유기견 한 마리가 새 삶을 찾았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메트로 등 외신은 테리어종에 속하는 라사 압소가 주인없는 개나 고양이를 잡는 관리인에게 목격돼 동물 구조 서비스로 옮겨졌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영국 요크셔주 리즈 길거리에서 배회하던 개를 발견한 해리엇 채플린은 이 사실을 영국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알렸다. 그는 “개라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의 털이 헝클어져 있었다”며 “털이 윤기를 잃고 메말라서 눈 언저리의 피부를 끌어당기고 있었고, 심지어 벗겨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몰골로 멀리 떠돌아다녔을 것 같진 않고 이 지역에 버려졌거나 인근 가정에서 뛰쳐나온 것으로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개는 몇 달 동안 제대로된 손질을 받지 못해 귀의 털이 앞다리에 내려올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동물 구조 서비스로 옮겨진 개는 구조대원들에 의해 ‘솔져’라는 이름을 얻었고, 3일 동안 머무르며 수의사들에게 털을 제거하는 정밀 작업을 받았다. 솔져는 엉킨 털로 인해 고통스러워했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 관계자 하이디 제너는 “처음 솔져의 사진을 보면 무슨 종인지는 고사하고 그가 개인지조차도 구별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라 할 수 있다. 불쌍한 강아지를 이런 상태에 처하도록 내버려둔 이에겐 변병의 여지가 없다”면서 “솔져가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 이로부터의 제보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래야 수사가 시작될 수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동물 구조 서비스 단체 매니저 아만다 샌즈도 “이 곳에서 30년 동안 근무하면서 이렇게 가슴이 미어지고 끔찍한 상황을 본적이 없다. 그가 아픔을 극복하고 일어날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이제 먹기 시작해서 그나마 안심이다. 아직은 시기상조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지길 희망하고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지 언론은 솔져가 다행히도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고 전했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여친에게 입마개, 목줄 매달고 쇼핑 다닌 남자 (영상)

    여친에게 입마개, 목줄 매달고 쇼핑 다닌 남자 (영상)

    여자친구 입에 입마개를 씌우고 줄을 매달아 끌고 다니는 한 남성의 엽기적인 행각이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슈퍼마켓에서 쇼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 커플의 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영상을 촬영한 여성 고객은 그저 장난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커플의 행동이 재미의 일종인지 모욕감을 주려는 건지 확신이 없었던 여성은 결국 이 둘을 따라다니며 자신의 카메라로 촬영했다. 다른 쇼핑객들 역시 주위를 배회하는 그 남성을 눈으로 쫓으며 행여나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모든 이의 주목을 받은 커플은 카트를 끌거나 장바구니를 들지 않았고, 그저 상점 안을 돌아다니다가 밖으로 사라졌다. 이 영상은 유튜브에 게재된 이후 수천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여성은 “슬프다. 애석하게도 저 여성은 자신의 가치를 하락시켰다. 웃으면서 영상을 촬영하는 여자도 문제지만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남친도 문제다”라는 글을 남겼다. 반면 다른 사람들은 “맹목적인 집착일 수 있다”거나 “커플은 단순히 관심을 끌고 싶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97% 물류망’ 中택배왕 순펑 알리바바와 ‘빅데이터 전쟁’

    中정부 중재에 물류대란 피해 “최대 자원은 석유가 아니라 빅데이터이다. 그중에서도 물류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 공룡처럼 사라질 것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이 최근 세계 물류대회에서 한 말이다. 알리바바는 물류 데이터 장악을 위해 차이냐오(菜鳥)라는 데이터 플랫폼 자회사를 세웠다. 소비자가 알리바바 쇼핑몰에서 물품을 주문하면 차이냐오는 알리바바와 제휴한 택배업체들에 해당 데이터를 전송해 준다. 현재 중국 전체 택배 업무의 70% 이상이 차이냐오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알리바바는 차이냐오를 통해 13억 중국인들이 언제 어디서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지 손바닥 보듯 관찰하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최대 택배기업인 순펑(順豊)이 반기를 들었다. 순펑도 알리바바와 제휴한 기업이지만, 모든 택배 자료를 제공하라는 알리바바의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다른 택배회사들과 달리 순펑이 ‘항명’할 수 있었던 건 중국 대륙의 97%까지 커버하는 막강한 물류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1일 “순펑이 차이냐오 플랫폼에 물류 데이터 제공을 갑자기 중단했다”는 비난 성명을 냈다. 그러자 순펑은 “알리바바 쇼핑몰 이외의 쇼핑몰에서 이뤄진 주문 데이터까지 모두 내놓으라는 건 협조가 아니라 강탈”이라고 반박했다. 두 공룡의 충돌로 물류 대란 조짐이 보이자 국가우정국은 “기업 갈등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라”고 경고했다. 하루가 지나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자 우정국은 지난 2일 두 기업의 고위 임원을 불러들였다. 결국 양측은 지난 3일 자정을 기해 택배정보 교환을 재개했다. 하지만 알리바바 쇼핑몰을 매개로 이뤄지는 최소한의 정보만 교류하기로 했다. 물류 데이터를 완전히 장악해 전국의 택배회사를 수족처럼 부리려는 알리바바의 야망과 40만 택배원이 매일 수집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알리바바를 능가하는 인터넷 기업이 되려는 순펑의 야망이 꺾이지 않는 한 물류 데이터 전쟁은 언제든 재연될 전망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학대 가출 청소년, 기간 제한 없이 쉼터 이용

    앞으로 가정에서 아동학대를 당할 우려가 있는 가출 청소년은 기간 제한 없이 정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쉼터에 머물 수 있다. 그동안은 가정폭력이나 친족에 의한 성폭력 등의 피해 사유가 인정될 때만 청소년 쉼터를 기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5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청소년복지지원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오는 21일 본격 시행된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 피해 청소년이 쉼터에 4년 이상 머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며 “실질적 보호와 지원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청소년 쉼터는 가출 청소년을 보호하며 학업·주거·자립 등을 돕는 시설로 보호 기간은 최대 4년이었다. 앞으로는 아동복지법이 규정한 아동학대 사유에 해당해 가정으로 복귀하기 어려운 청소년은 쉼터를 이용한 지 4년이 넘어도 퇴소 조치할 수 없다. 여가부는 앞서 지난해 12월 ‘가정폭력’, ‘친족에 의한 성폭력’, ‘그 밖에 가정으로 복귀해 생활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하는 청소년은 쉼터에서 강제 퇴소시킬 수 없도록 청소년복지지원법을 한 차례 개정한 바 있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그 밖에 가정으로 복귀해 생활하기 어려운 사유’가 포괄하던 ‘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의 사유도 법안에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경우,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경우는 ‘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 여가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에는 청소년 쉼터 123곳이 운영되고 있다. 가출해 거리를 배회하거나 노숙하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지원, 일시보호를 제공하는 쉼터는 30곳이며 일주일 이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가출한 청소년을 최대 9달 동안 보호하는 단기쉼터는 53곳, 장기간 보호가 필요한 위기청소년에게 최장 4년까지 학업·자립 지원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장기 쉼터는 40곳에 이른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정집 침입해 피아노 연주한 야생곰

    가정집 침입해 피아노 연주한 야생곰

    주택에 무단침입한 거대 그리즐리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촬영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콜로라도주의 한 가정집에 침입한 야생곰 그리즐리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열린 창문으로 거실에 침입한 회색곰 그리즐리. 곰은 거실에 놓여진 피아노 건반 위에 앞발을 올려놓고 일어선다. 건반 튕기는 소리와 함께 곰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핀다. 이는 마치 피아노 연주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자신의 연주가 맘에 들지 않은 듯 곰은 서둘러 거실을 빠져나갔다. 곰은 한동안 부엌과 침실 주변을 배회한 후 가정집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소유자는 “집에 돌아왔을 때 부엌이 엉망진창이었다”면서 “도둑을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CCTV를 확인한 후에야 집에 곰이 출입한 사실을 알았다”고 전했다. 록키산맥이 인접한 콜로라도주에서는 주택가의 쓰레기통을 뒤지는 야생 곰들을 흔히 볼 수 있으며 최근 주정부가 갈수록 줄어드는 뮬사슴(mule deer)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 포식자인 퓨마와 곰을 포획해 줄일 계획이 추진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사진·영상= Twietter / Hot Daily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죽음에서 돌아온 기적, 18살 ‘루비’

    [김유민의 노견일기] 죽음에서 돌아온 기적, 18살 ‘루비’

    안락사 위기에서 살아 돌아온 18살 노견 루비이야기.지난 3월 26일 루비가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심한 경련과 몸부림. 발톱까지 빠진 루비는 고통스러워했다. 덜컥 겁이 났다. 한밤 중에 택시를 타고 24시간 동물병원을 찾아갔다. 주사 다섯 개를 맞았지만 경련은 멈추지 않았다. 기운이 없는 루비는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 안락사를 고민했지만 의사선생님은 일단 입원을 권했다. 아픈 루비를 두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음이 무겁고 괴로웠다. 어쩌면 루비는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다음 날 병원에서 걸려온 전화. 루비는 안락사 대상이라고 했다. 약을 주고 물을 가져다대도 아무 반응이 없다고 했다.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제 명대로 살게 해주고 싶었다. 내 품에 안겨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모를 발작에 대비해 항문에 놓는 주사와 먹일 약을 타서 집으로 돌아왔다. 18살 늙은 개의 가족이기에 죽음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로 마주하니 그저 무너져내렸다. 집에 온 루비는 똥오줌을 가릴 수도, 일어설 수도, 물을 먹을 수도 없었다. 의식이 거의 없는 루비의 혀는 길게 나와 말라 있었다. 루비의 혀에 물을 적셔주고, 기저귀를 채워주고, 안아주었다.그러기를 사흘. 루비가 물을 먹는다. 탈수가 걱정돼 이온음료를 주니 반응을 보인다. 혀를 낼름거리기에 조금씩 먹였다. 기운이 돌아오는지 혼자 힘으로 서려고 하는데 자꾸 철퍼덕 쓰러진다. 온몸에 힘이 빠진 루비는 그래도 살겠다고 일어서려고 했다. 이불을 넓게 깔아주니 조금씩 기듯이 움직였다. 소고기 통조림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먹는다. 일어서고, 물을 먹고, 밥을 먹고 그렇게 며칠. 기운을 차리더니 집 안을 배회한다. 불러도 오지 않고 힘 없는 몸으로 쉴새 없이 돌아다닌다. 치매 증상이라고 했다. 일주일이 흘렀다. 사료도 잘 먹고 물도 잘 먹는다. 똥오줌을 잘가리던 루비가 그러지 못해서 기저귀를 채웠다. 허기지면 밥그릇으로 가 밥을 달라고도 한다. 그렇게 루비를 보살폈다.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일까. 예전처럼 밥도 잘 먹고 똥오줌도 잘 가리고 치매 증상도 많이 좋아졌다. 제 몸 같지 않은 상태가 스스로 싫었던 건지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던 루비가 일상으로 돌아와주었다. 경련도 하지 않고, 사료도 한 그릇을 비우고, 반갑다고 아는 척도 잘 한다. 루비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 때 그렇게 루비를 포기했더라면… 생각만으로도 아찔하고 미안하다. 기저귀를 세 박스나 샀는데 똥오줌을 잘 가려서 그대로 남아 있다. 기쁜 일이다.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 그저 예뻐서 키우는 거면 키우지 말라고 하고 싶다. 돈이 없으면 키우지 말라고 하고 싶다. 동물병원 진료 한 번 받고 나면 엄청난 돈이 깨진다. 현실적으로 어려우면 그 돈 앞에서 망설여지는 게 당연한 거다. 우리 가족 또한 루비를 사랑하고 모든 걸 감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힘들었다. 부자 가족이 아니라서 물질적으로 많은 걸 해 주지는 못 했지만 사랑만은 많이 주었다. 그런 가족 곁에 머물러 준 루비. 고맙고 또 고마운 루비.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사랑만 주었던 나의 개, 가족. 기적같이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그랬듯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글에 담기엔 18년의 세월과 마음이 무척 크다. 루비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유민의 노견일기]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궐련형 전자담배 새달 상륙… 과세 형평성 논란

    궐련형 전자담배 새달 상륙… 과세 형평성 논란

    법규 미비로 세금 턱없이 낮아 “연기·유해물질無” vs “과장”필립모리스가 액상 니코틴이 아닌 실제 담뱃잎 고형물을 넣은 전자담배를 국내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반 담배와 비슷해 금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당국과 국회가 관련 법규를 제때 만들지 못해 새로운 유형의 수입 전자담배가 크게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혜택’을 누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다음달 5일 한국에 출시한다.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 ‘히츠’를 전기로 가열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다. 스틱형 전자기기 중앙의 블레이드(날)에 히츠를 끼우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블레이드 온도가 최대 350도까지 올라가며 니코틴을 찌는 원리다. 일반 담배와 달리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만 하기 때문에 연기나 재, 냄새, 유해물질 발생은 거의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히츠 하나당 니코틴 함량은 0.5㎎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러나 “니코틴 외에도 담배의 유해물질은 100여 가지에 이르는 만큼 무연 전자담배라고 해서 안심하고 흡연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코스는 2015년 9월 일본에서 출시된 이후 영국·독일·이탈리아 등 전 세계 2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기준 담배시장 점유율 8%를 웃돌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이코스 전용 매장 및 서울 전역의 CU 편의점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과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필립모리스 측에 따르면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아이코스는 일반 궐련이 아닌 연초 고형물을 사용한 전자담배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아이코스에는 일반 담배 세율보다 훨씬 낮은 전자담배 세율이 적용돼 담배소비세 g당 88원, 건강증진부담금 g당 73원의 세금이 매겨졌다. 개별소비세의 경우 국회에서 세율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일단 ‘파이프 담배’에 준하는 것으로 임시 적용해 소비세를 부과한 상태다. 파이프 담배에 붙는 개별소비세는 g당 21원으로, 당초 국회에서 논의했던 개별소비세의 3.5∼41.2% 수준에 불과하다. 국회와 정부가 전자담배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정책 공백’을 야기해 담배회사들만 혜택을 보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친척 간 총기살인 부른 아르헨의 ‘광적’ 축구사랑

    친척 간 총기살인 부른 아르헨의 ‘광적’ 축구사랑

    광적인 축구사랑이 끔찍한 총격사건으로 이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아르헨티나 지방 도시 로사리오에서 한 남자가 조카에게 총을 쏴 살해하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고 현지 언론이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다른 친지도 총을 맞았지만 구사일생 목숨을 건졌다. 황당한 이유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14일 로사리오에선 아르헨티나 1부 리그 뉴웰즈와 로사리오 센트랄의 경기가 열렸다. 경기는 로사리오 센트랄의 3대1 승리로 막을 내렸다. 비극은 경기가 끝나면서 시작됐다. 총을 쏜 남자는 패배한 뉴웰즈의 열렬 팬이다. 반면 조카와 친지들은 로사리오 센트랄의 팬이다. 조카와 친지들은 경기에 진 뉴웰즈를 조롱하면서 남자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짓궂은 장난에 남자는 슬슬 화가 치밀기 시작했다. 결국 몸싸움이 벌어져 남자는 조카와 붙잡고 뒹굴었다. 친지들이 말리면서 두 사람은 떨어졌지만 조카의 놀림은 계속됐다. 남자가 총을 꺼내든 건 그때였다. 남자는 조카의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친지들을 향해서도 총을 난사하고 집을 뛰쳐나갔다. 긴급 출동한 앰뷸런스가 총을 맞은 조카 등 부상자 2명을 응급실로 옮겼지만 조카는 결국 숨을 거뒀다. 총을 맞은 또 다른 여성 친지는 총탄이 급소를 피하면서 겨우 목숨을 건졌다. 한편 도주했던 남자는 자택 주변을 배회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총을 압수하고 사건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면서 "홧김에 총을 쐈다고 대단히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뉴웰즈와 로사리오 센트랄은 나란히 로사리오를 연고로 삼고 있는 두 팀은 숙명의 라이벌이다. 라이벌전이 열린 때면 경기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맴돈다. 뉴웰즈는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현역 시절 한때 뛰었던 명문이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대선 당일 권총 실탄 들고 靑 배회한 20대男…무슨 일?

    대선 당일 권총 실탄 들고 靑 배회한 20대男…무슨 일?

    대선 당일 권총 실탄을 가지고 청와대 인근을 배회하던 20대 미국 시민권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허가 없이 실탄을 소지한 미국 시민권자 김모(28)씨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9일 오후 3시 20분쯤 청와대 사랑채 건너편 버스정류장 의자에 외국산 권총 실탄을 손목시계 등 소지품과 함께 두고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잠시 자리를 떴다. 당시 청와대 주변을 경호하던 경호실 소속 경찰부대원이 실탄을 발견하고 김 씨를 붙잡아 서울 종로경찰서에 넘겼다. 김씨는 다리를 절면서 횡설수설하며 청와대 주변을 배회하다 검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서 김씨는 “미국에서 가져온 차에서 실탄을 발견해서 가지고 다녔다”며 “미국에 있을 때 갖고 있던 권총 실탄인데, 권총은 한국에 들여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가 대통령이나 요인 암살 등을 모의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피부병 걸려 몸 딱딱하게 굳은 유기견…구조 단체 도움으로 새 삶

    피부병 걸려 몸 딱딱하게 굳은 유기견…구조 단체 도움으로 새 삶

    몸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피부병에 걸린 유기견이 동물 구조 단체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았다. 인도 동물 구조 단체 애니멀 에이드 언리미티드(Animal Aid Unlimited)는 5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갑각류 피부 가진 개의 변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인도의 거리를 배회하는 유기견의 모습이 담겼다. 유기견은 피부병에 걸려 목 주변이 딱딱한 딱지로 덮여 있었고,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다.애니멀 에이드 언리미티드 측은 유기견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그물망으로 유기견을 포획했다. 피부도 피부지만 앙상하게 마른 유기견의 몸은 그간의 배고픔을 짐작게 했다. 유기견에게는 주사와 연고 치료 등이 이어졌다. 6주 후, 유기견의 피부는 놀랍게도 호전됐고 목욕까지 할 수 있게 됐다. 피부병에 걸린 유기견의 회복 과정을 담은 해당 영상은 7일 현재 6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Animal Aid Unlimited, India/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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