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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배기사 90%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 점심·휴식 겨우 30분

    택배기사 90%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 점심·휴식 겨우 30분

    62.6%가 “성수기 5시간 이상 분류 작업”20.4%만 “택배사·대리점이 분류비 부담” 성수기에 대체인력 고용은 19.4% 불과배송량 늘면 77.7%가 밤늦게 본인 배달택배기사 10명 중 9명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며, 택배 물량이 몰리는 명절 등 성수기에는 41.6%가 14시간이 넘는 과중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점심 등 휴게시간은 하루 30분도 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1일 CJ대한통운 등 주요 택배사 4곳의 택배기사 1862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13일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수기 하루 350~400개 배송” 20.5% 응답 성수기 택배기사의 하루 근무 시간은 14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이 41.6%로 가장 많았고, 12~14시간 미만(34.7%)이 뒤를 이었다. 비성수기 근무량도 별 차이가 없었다. 42.3%가 하루 12~14시간 미만 일한다고 답했으며, 10~12시간 미만(28.6%), 14시간 이상(17.6%) 순으로 조사됐다. 성수기에는 92.9%가, 비성수기에는 88.5%가 10시간 이상 노동했다. 성수기 주당 업무 일수는 6일(84.9%)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일주일 내내 일한다는 택배기사도 12.4%나 됐다. 비성수기에도 95.2%가 주당 6일 일한다고 답했다. 대다수 사업장에서 주 5일제이지만 택배기사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택배 분류 작업 시간은 5시간 이상이라는 응답이 성수기(62.6%), 비성수기(44.3%)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택배 분류는 택배기사의 과로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22.0%는 별도 분류 인력이 있다고 답했지만 그 인력비를 ‘택배기사 본인이 부담한다’(44.6%)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택배사나 대리점이 별도 분류 인력비를 부담한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택배기사들은 ‘배송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택배 분류가 자신들의 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택배회사들은 배송 수수료에 분류 수당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한다.●37% “배송 지연 시 다음 계약 때 불이익” 하루 배송물량은 성수기 350~400개(20.5%), 비성수기 250~300개(24.2%)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아무리 적어도 하루 200개 이상의 택배를 날랐다. 성수기 배송 물량이 급증하면 택배기사의 77.7%가 밤늦게까지 본인이 모두 배송한다고 답했다. 대체인력 고용은 19.4%에 불과했다. 택배 지연 배송은 고용 불안으로 이어졌다. 배송 지연 시 평점 관리 등으로 다음 계약 때 불이익을 받는다는 응답(37.0%)이 가장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88.8%는 점심조차 30분 안에 해결했다. ●점심식사는 39.5%가 업무 차량 안에서 때워 식사 장소는 업무용 차량(39.5%), 편의점(23.3%) 등이었다. 건강검진 결과 이상이 있어도 응답자의 75.9%는 업무량 조정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안전조치 위반도 수두룩했다. 고용부가 10월 21일~11월 13일 택배사 4곳과 협력업체,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한 결과 서브터미널에서 컨베이어 방호장치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한 건이 126건 적발돼 사법처리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미국에 있어야 할 뱀이 왜 호주 야생에…희귀 알비노 뱀 발견

    미국에 있어야 할 뱀이 왜 호주 야생에…희귀 알비노 뱀 발견

    미국에 있어야 할 뱀이 호주 야생에서 발견됐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불법 수입된 미국산 옥수수뱀이 호주 퀸즐랜드주 야생에서 포획됐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땅꾼으로 일하는 스튜어트 매켄지는 이날 퀸즐랜드주 선샤인코스트 모처에서 처음 보는 뱀 한 마리를 발견했다. 흰 가죽과 붉은 눈이 영락없는 알비노 개체였다. 알비노는 멜라닌 합성 결핍으로 나타나는 선천성 유전질환 알비니즘(albinism, 백색증)을 동반한다. 색소 소실 정도에 따라 흰색, 분홍색, 적갈색 등으로 다양한 색깔이 발현된다. 종마다 다르지만 보통 10만분의 1의 드문 확률로 나타난다.매켄지에게 뱀을 넘겨받은 야생동물 보호센터 측은 해당 뱀이 미국에서 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센터 관계자는 “호주가 원산지가 아닌 미국에서 온 알비노 옥수수뱀”이라고 확인했다. 밝은 주황빛 가죽에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붉은 눈을 자랑하는 옥수수뱀은 북아메리카 전역에 서식한다. 시간 대부분을 쥐구멍을 배회하는데 보내며 설치류 개체 수 조절에 도움을 준다. 과거 옥수수 창고에서 자주 발견돼 옥수수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가설이 있다.현지언론은 미국에 있어야 할 뱀이 호주 야생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불법수입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호주는 연구 목적 등 사전에 승인된 건 이외에 다른 야생동물 수입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특히 파충류 불법수입이 적발되면 1999년 제정된 관련법에 따라 최대 21만 호주 달러(약 1억 7100만 원)의 벌금 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매켄지는 해당 뱀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련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하고 있다면서 “이상한 뱀을 보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나 표범 아니라옹”… 맹수로 오인된 덩치 큰 벵갈 고양이

    “나 표범 아니라옹”… 맹수로 오인된 덩치 큰 벵갈 고양이

    멕시코의 한 지방도시 공원에 표범이 출몰했다는 제보가 잇따라 접수돼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알고 보니 주민들을 공포로 몰아넣은 동물의 정체는 표범이 아니라 높은 몸값을 자랑하는 고양이었다. 멕시코 지방도시 탐피코의 프라이안드레스 공원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탐피코의 동물보호당국과 보호단체들은 '새끼 표범이 프라이안드레스 공원을 배회하고 있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들은 "표범이 사람을 공격할지 모른다"며 신속히 맹수를 포획해야 한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제보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한 동물구조단체였다. 주로 유기견 등 길거리를 배회하는 동물을 구조해 입양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단체다. 맹수가 출몰했다는 말에 그물 등으로 특별히 중무장을 하고 현장으로 달려간 단체는 공원을 수색하다 진짜 표범 같은 동물을 발견했다. 레오파드 특유의 무늬가 선명한 문제의 동물은 한가롭게 벤치 밑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바짝 긴장한 채 조심스럽게 접근하던 구조대는 가까이서 동물을 보고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공포의 도가니를 만들어낸 동물은 표범이 아니라 벵갈 고양이였다. 단체 관계자는 "새끼퓨마를 고양이로 오인한 사례는 그간 몇 차례 있었지만 고양이를 표범으로 착각한 사건은 처음인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하지만 충분히 이유 있는 착각이었다. 레오파드 무늬가 뚜렷한 벵갈 고양이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구조된 벵갈 고양이의 길이는 약 1m, 몸무게는 6kg에 육박했다. 일반인이 멀리서 보면 표범으로 오인할 만한 덩치다. 동물단체는 "야생 살쾡이와 집고양이를 교배시켜 탄생한 품종인 벵갈 고양이는 멕시코에 흔하지 않다"며 "주민들이 착각한 건 절대 무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귀한 몸답게 벵갈 고양이는 몸값도 비싼 편이다. 멕시코에서 벵갈 고양이는 보통 4만 페소(약 230만원) 전후의 가격으로 거래된다. 한편 동물단체는 구조한 벵갈 고양이의 주인을 찾고 있다. 멕시코에선 귀한 품종이라 주인은 소유관계를 입증할 서류를 갖고 방문해야 벵갈 고양이를 데려갈 수 있다.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단체는 고양이를 입양시킬 예정이다. 단체는 "벵갈 고양이는 돌보는 데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며 "입양할 경우엔 희망자의 경제적 여건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동물단체 파티타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서울광장] 금태섭은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금태섭은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이종락 논설위원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제 사실상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제가 서울시장이 되고 안 되고를 떠나 그 선거에서 맡을 역할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0∼21일 서울 거주자 1019명을 조사해 그제 공개한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금 전 의원은 야권 후보 중에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2위권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가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을 탈당한 뒤 야권 후보로 변신하려는 금 전 의원은 과연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 초선 의원만 지낸 금 전 의원이 일약 서울시장 후보에 거론되는 이유는 뭘까. 문재인 정부 후반기를 맞아 독특하게 형성된 정치 지형이 금 전 의원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이유다. 민주당이 금 전 의원의 체급을 올려 줬다. 바른말하는 금태섭을 품지 못한 것이다. 금 전 의원도 “공천 탈락 이후 조용히 지내고 싶었는데 당에서 갑자기 징계를 해서 오늘에까지 이르게 됐다”면서 “토론을 충분히 하고 당론을 정하면 따라야 되는데 반대한다는 이유로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에서 뺄 정도로 ‘입을 닥치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그때는 따르기가 어려웠다”며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지만 여당의 이런 독선적 태도에 실망해 중도로 돌아선 사람들이 금 전 의원을 지지할 수 있다. 금태섭이 뜨면 중도 성향의 여당 지지자들이 옮겨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여당 지지자들이 최근 들어 중도로 빠져나가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6∼20일 유권자 2514명을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42.7%로 부정평가 53.0%보다 10.3% 포인트 낮았다. 긍·부정 평가 격차가 두 자릿수를 나타낸 것은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2주차(14.7% 포인트) 이후 처음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시민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31.4%를 기록하면서 30.3%의 민주당을 역전했다. 정당지지율에서 민주당이 7%가 앞선 상황에서 서울시가 뒤집어진 것은 의미가 크다. 여당을 나와 중간지대에서 배회하는 중도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정치인은 금태섭이 최고다. 민주당은 현재 중도로 빠져나가는 지지층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르면 필패하니까 금태섭을 꼭 데려오거나 주저앉혀야 한다. 민주당은 싫지만 국민의힘으로 못 오는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는 묘안이기도 하다. 여당과 야당의 고민이 겹치는 교집합이 금태섭이다. 그의 거취가 이번 서울시장의 최대 변수인 셈이다. 하지만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 입당에 손사래를 친다. 그는 “집권세력의 독주를 견제해야 하고, 제1야당의 변화도 이끌어 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되면 그 변화를 이루지 못한다”며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그로선 지난 2011년 무소속 후보로 머물다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경선한 뒤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모델’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금태섭의 상징성 때문에 민주당의 옛 동지들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아직 탈당계에 잉크도 안 말랐다”면서 “당에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나갔다고 해도 본인이 몸을 담았던 당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사적 욕망과 탐욕을 위장하는 방패로 친정집 우물에 침을 뱉지 마라”고 공격했다. 혹독한 검증도 이뤄지고 있다. 20대인 두 아들에게 장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서울 청담동 초고가 빌라를 증여하면서 탈루 의혹이 제기됐다. 그는 “자녀의 증여세를 내기 위해 도와준 부분의 증여세까지 다 냈다”며 적극 해명했지만 ‘바른말하는 정치인’으로 상징되던 금 전 의원이 한국 사회 부유층의 전형적인 부(富) 대물림 행태를 답습했다는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있는 중이다. 선거전이 치열해지고, 견제가 본격화되면 ‘혈혈단신’ 금태섭은 두 거대 정당의 ‘블랙홀’에 순식간에 빠져들 수도 있다. 초선 의원 출신의 정치 실험이 호사가들의 안줏거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금태섭은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서울시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저 때문에 민주당도 긴장하고, 국민의힘도 변하게 할 수 있다면 정치인으로서 보람 있는 일이 아닌가요.” jrlee@seoul.co.kr
  • 1심까지 7년 걸린 건보공단 담배소송…공방 계속될 듯

    1심까지 7년 걸린 건보공단 담배소송…공방 계속될 듯

    2013년 처음 검토에 착수해 2014년 4월에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된 담배소송에서 법원은 일단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아닌 담배회사들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패소한 건보공단이 항소할 뜻을 내비치면서 담배소송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법원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홍기찬)는 20일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개개인의 생활 습관과 유전, 주변 환경, 직업적 특성 등 흡연 이외에 다른 요인들에 의해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흡연 말고 다른 요인을 질병 원인에서 배제할 수 없다‘는 기존 법원 판단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승소와 패소를 가른 셈이다. 재판부는 “대상자들이 20년 이상 흡연했으며 질병을 진단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뿐”이라면서 “위험인자인 흡연과 질병 사이에 여러 연구 결과 등이 시사하는 바와 같은 역학적인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상자들이 흡연했다는 사실과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서 그 자체로 양자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할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이 흡연자 건강 악화로 인해 보험급여를 추가지출하는 것을 손해로 볼 것인가도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건보공단은 주위적·예비적 청구 이유를 구분해서 소송을 냈다. 주위적으로는 보험급여를 지출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고, 예비적으로는 제삼자의 행위 때문에 보험급여를 지급했을 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 즉 구상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건보공단이 급여를 지출하는 것은 건강보험법에 따라 자금을 집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보험급여를 지출해 재산 감소나 불이익을 입었더라도 법익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담배소송은 2013년 8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건보공단은 ‘건강보장정책 세미나’에서 과거 19년에 걸친 검진·진료 데이터를 분석해 담배의 건강피해를 입증했다며 소송 제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건보공단은 2014년 1월 이사회에서 담배 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하고 그 해 4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제출했다. 그 직전인 4월 10일 개인 흡연자들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낸 소송이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한데다, 공공기관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내는 소송이라 큰 관심을 끌었다. 소송은 오랜 기간이 걸렸다. 첫 변론은 5개월에 걸친 기록 검토 끝에 2014년 9월 열렸고, 건보공단이 2018년 9월 법원에 1만 5000쪽이나 되는 추가 증거를 제출하면서 더 늦어졌다.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그동안 담배의 명백한 피해에 대해 법률적인 인정을 받으려 노력했지만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항소 문제를 포함해서 담배의 피해를 밝혀나가고 인정받는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면서 “항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소송 패소...국내서 흡연자 승소 전무(종합)

    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소송 패소...국내서 흡연자 승소 전무(종합)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낸 500억원대의 소송이 6년 만에 1심에서 패소했다. 공단이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법적 다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흡연자 개인이나 집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벌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는 없다.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 홍기찬)은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이들이 수입·제조·판매한 담배의 결함 등으로 담배 흡연자들에 부담한 보험급여(공단부담금) 53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금액은 2003년~2013년간 흡연과 인과성이 큰 3개의 암(폐암 중 소세포암, 편평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 환자들 중, 20년간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했고 그 기간이 30년을 넘은 이들에 대해 건보공단이 진료비로 부담한 금액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가 요양기관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자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보험급여 비용 지출로 인한 재산의 감소 또는 불이익은 원고가 감수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담배 소비자는 안정감 등 니코틴의 약리효과를 의도해 흡연을 하는데 니코틴을 제거하면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없고, 중독되지 않을 정도의 적정 니코틴 수준을 설정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설계상 결함’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의 지속 여부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로 보이며, 금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담배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의 질병이 특정 병인에 의해 발생하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특이성 질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사건 대상자들이 흡연했다는 사실과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서 그 자체로 인과관계가 증명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흡연자 개인이나 집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한 사례는 없다. 대부분 흡연과 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1999년 흡연자와 그 가족 등 30명이 KT&G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14년 4월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날 건보공단은 “(법원이) 담배 회사에 또 한 번의 면죄부를 줬다”면서 “판결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면밀히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도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면서 “항소 문제를 포함해서 담배의 피해를 밝혀나가고 인정받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속보]건강보험공단, 담배회사 상대 500억 소송 져

    [속보]건강보험공단, 담배회사 상대 500억 소송 져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5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홍기찬)는 20일 공단이 케이티앤지(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번 1심 결론은 지난 2014년 4월 소가 제기된 지 약 6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해 추가 지급된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담배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수진자)에게 지급한 급여를 담배회사가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흡연력이 20갑년 이상(20년 이상을 하루 한 갑씩 흡연)이고 흡연기간이 30년 이상인 환자의 공단부담 진료비 약 530억원을 요구했다. 반면 담배회사들은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도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과 흡연에 따른 암 발생은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담배 제조·판매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 맞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머리잘라 전두환 집에 던지려” 청남대 동상 톱으로 잘라

    “머리잘라 전두환 집에 던지려” 청남대 동상 톱으로 잘라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 전 대통령 동상의 목을 톱으로 훼손한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19일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28분쯤 전 전 대통령 동상이 훼손됐다는 관광객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1시간만에 인근을 배회하던 A씨(50)를 재물손괴 혐의로 체포했다. A씨는 쇠톱을 이용해 전 전 대통령 동상의 목을 훼손했다. 동상의 목은 절반 이상 잘린 것으로 전해졌다. 관광객으로 청남대에 입장한 A씨는 전씨 동상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가린 뒤 미리 준비해 간 줄톱으로 범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을 5·18 관련 단체 회원이라고 밝힌 A씨는 경찰에서 “머리를 잘라 전두환의 집에 던지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훼손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충북도는 지난 5월 청남대에 설치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동상 등을 건립 5년 만에 철거키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청남대관리사업소 측은 “여성단체, 광복회, 도정자문단 등 각계 대표 13명을 소집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어 만장일치로 철거가 결정됐다”며 “대상은 동상과 기록화, 이름이 붙여진 산책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은 경호 및 경비를 제외한 다른 예우를 받지 못하고 기념사업도 할 수 없다. 전 전 대통령은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노 전 대통령도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두 전직 대통령의 동상 철거는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의 철거요구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찬성과 반대 의견이 맞서면서 동상 철거 근거를 담은 조례안이 보류 결정됐다가 결국 폐기되자 시민단체 회원이 직접 동상 철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경기도,‘택배노동자 전담 지원센터’ 운영

    경기도,‘택배노동자 전담 지원센터’ 운영

    경기도는 장시간 노동, 불공정 계약, 산업재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택배노동자를 돕고자 ‘택배노동자 전담 지원센터’를 설치,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택배노동자 전담 지원센터’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민선7기 도정철학인 ‘노동이 존중받는 경기’ 실현의 일환으로, 택배노동자들의 노동권익 보호를 지원하는 전담 상담창구다. 의정부 북부청사 노동권익센터 내에 설치한다. 택배노동자가 유선이나 온라인, 방문 등을 통해 상담을 요청하면 지원 담당자를 배정, 심층 상담 및 권리 구제에 대한 안내 등의 지원을 하게 된다. 권리금·보증금 지급 강요 등 불공정 부당 계약이나 노동권 침해에 대한 상담 지원은 물론 택배회사 및 대리점, 고객의 갑질로 급성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한 심리 상담도 한다. 장시간 노동과 중량물 반복 취급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이나 심혈관 질환 등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를 대상으로 건강·의료 관리 및 복지 분야 상담도 이뤄진다. 산업재해를 당했을 때는 경기도가 운영 중인 마을노무사 제도를 활용해 무료로 공인노무사가 산재신청 사건을 대리한다. 센터 운영시간은 평일(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센터(의정부시 청사로 1 경기도청 북부청사 별관 1층 상담실)를 직접 방문하거나 경기도 노동권익센터 홈페이지(labor.gg.go.kr)를 통해서도 상담 신청이 가능하다. 김규식 경기도 노동국장은 “그간 축적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불공정 계약 및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를 신속히 지원할 것”이라며 “택배노동자들의 든든한 도우미 역할을 하도록 실효성 있는 센터 운영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여기는 중국] 광군제로 하루 16시간 근무…택배 물량에 치이는 中 택배기사

    [여기는 중국] 광군제로 하루 16시간 근무…택배 물량에 치이는 中 택배기사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11월 11일 하루 동안 주문되는 택배 물량의 수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택배기사의 악화된 근로 환경에 관심이 집중된 분위기다. ‘광군제’는 지난 2009년 처음 등장한 이후 싱글들을 위한 날이자 중국 최대 규모의 온·오프라인 쇼핑이 이뤄지는 날로 알려져 있다. 광군제가 처음 등장했던 지난 2009년 11월 11일 하루 동안 주문된 택배 물량은 26만 건에 불과했던 반면 올해 같은 날 ‘텐마오’(天猫)에서 판매된 택배 건수는 23억 2100만 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준 년도 대비 약 9000배 이상의 택배 물량이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같은 시기, 해당 택배 물량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 기사 인원은 7배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텐마오 택배 물량을 소화하는 택배기사의 인원은 지난 2010년 54만 명에서 올해 400만 명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대량의 택배를 소화하기 위한 택배기사들의 근로 환경과 스트레스는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상하이 시에 소재한 택배회사 중통콰이디(中通快递) 소속 택배원 추 씨(36)는 “(나는) 매일 오전 5~6시 출근해서 자정이 넘은 시간에 겨우 퇴근하는 형편”이라면서 “가족들과의 일상 생활을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주중에 다 소화하지 못한 택배를 배송하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출근하는 일이 잦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추 씨가 받는 수익은 택배 1건당 1위안 3마오~1위안 4마오(약 220~235원) 수준이다. 또 다른 택배 회사 위엔통콰이디(圆通快递)에 소속된 20대 택배기사 왕 씨는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 물류가 많이 집중되면서 주야간 작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배송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지난 11일 전후로 지금껏 거의 퇴근을 못하고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소화가 불가능한 정도의 물류가 밀려온다”고 말했다. 지난 11일부터 왕 씨가 하루 평균 소화해내야 하는 배송 물량은 약 400건에 달한다. 광군제 이전과 비교해 일평균 2배 이상의 물량이 증가한 셈이다. 이렇게 일해서 왕 씨의 손에 들어오는 일당은 평균 400위안(약 6만8000원) 남짓이다. 단, 광군제 행사 기간 동안은 600~700위안(약 10만 1200원~11만 8000원)을 번다고 왕 씨는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매일 오전 5시부터 늦은 밤11시까지 근무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나마 왕 씨의 근무 환경은 동료 택배 기사들과 비교해 수월한 편이다. 왕 씨는 “순펑(顺丰), 징둥(京东) 등 다른 택배 회사에서 소속돼 근무하는 동료 택배 기사들의 경우 더 힘든 작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두 업체 기사들은 모든 택배들을 고객 댁에 배송하기 이전 전화 또는 문자로 배송 가능 시간을 먼저 연락하도록 회사 지침이 내려와 있다. 만약 이를 어기거나 고객의 불만족 사항이 접수될 경우 택배기사는 해당 배송 건에 대한 일당을 받을 수 없고, 심할 경우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객 불만이 접수된 택배 기사의 경우 1000~3000위안(약 16만9000원~50만 6000원) 상당의 벌금을 회사에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어미곰과 새끼곰, 먹이찾아 러 핵잠수함 올라탔다가 사살

    어미곰과 새끼곰, 먹이찾아 러 핵잠수함 올라탔다가 사살

    굶주린 어미곰이 새끼곰을 데리고 핵잠수함에 올라탔다가 총살당했다.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인테르팍스 통신 보도를 인용해 러시아 극동 캄차카주에서 갈색곰 두 마리가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영상에는 정박 중인 핵잠수함 갑판에 오른 어미곰과 새끼곰이 얼마 후 총에 맞아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방법이 없다. 그대로 곰을 내쫓으면 마을을 위협할 것”이라는 해군 관계자의 목소리도 포함됐다.러시아 태평양함대 대변인은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크라셰닌니코프만을 헤엄쳐 해군 태평양함대 기지가 있는 리바치까지 다다른 곰들이 핵잠수함에 올라탔다. 군인들이 소리를 치며 곰을 쫓아내려 했지만 떠나려 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곰 사냥 전문가와 특화된 사냥 무기를 동원해 곰을 사살했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은 곰들이 먹이를 찾다가 잠수함 기지까지 흘러든 것으로 추정했다. 어미곰은 부상을 입고 매우 수척한 상태였으며, 새끼도 매우 날카로웠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도 어미곰과 새끼곰이 마을을 배회해 쫓아내곤 했다고 증언했다.캄차카반도에는 약 1만4000마리의 야생곰이 서식하고 있다. 주민들은 굶주린 야생곰이 민가에 출몰하는 일이 잦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먹이를 구하지 못한 야생곰은 관광 명소와 쓰레기 매립지는 물론 공동묘지 무덤까지 파헤치는 등 폭주하고 있다. 인기 관광 명소인 쿠릴 호수는 먹이를 찾아 내려온 야생곰 때문에 관광 프로그램이 중단되기도 했다. 배고픔에 예민해진 야생곰 습격으로 인명 피해도 잦다. 지난 6월에는 캄차카 서부 티길 마을에서 낚시하던 40대 어부가 갈색곰 공격을 받아 숨졌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창문을 깨고 민가로 들어온 곰 습격에 60대 남성이 사망했다. 앞서 10월에는 등대 수리 중이던 기술자 2명이 곰에게 맞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北 귀순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 민낯…경계작전 문제 없나

    北 귀순 사건으로 드러난 과학화 경계시스템 민낯…경계작전 문제 없나

    지난 3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북한 주민 귀순 사건으로 군의 경계시스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고성능 감시카메라를 비롯해 철조망에 깔린 광망(센서)으로 거동수상자를 잡아 내는 체계다. 현역 병력 부족으로 전방에 대규모 경계근무 투입이 제한되면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구축됐다. 하지만 탈북 남성은 당시 귀순 과정에서 감시카메라에 발견되지 않는 등 군의 경계시스템을 무력화 했다. 그는 철책을 건드리며 남쪽으로 넘었지만 철책의 센서도 작동되지 않았다. 현재 군 당국은 전비태세검열단을 보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지난 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군이 최전방 철책의 센서 감도를 일부러 낮게 조정해 귀순자의 월책 신호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때문에 귀순자가 철책을 눌러 넘어도 발견을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시스템 자체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전해져 이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군 관계자는 “보통 철책에 설치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은 매우 예민해 바람에 돌이 튕기거나 짐승이 건드려도 비상벨이 울린다”며 “때문에 부대 인원들이 자주 출동해 피로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은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8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1년도 예산안 분석을 보면 군은 내년 경계시스템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계 과학화를 위한 감시장비 획득 사업에 지난해 대비 무려 1911억 2700만원(1455.8%) 증액된 2042억 5600만원이 편성됐다. 대부분 노후화 폐쇄회로(CC)TV 교체 등이다. 내년도 도입할 CCTV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해 인원과 선박을 자동 식별할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다. 군이 이처럼 경계 과학화를 대폭 늘리는 배경엔 지난해 6월 강원 삼척항 목선 입항 사건과 지난 5월 태안 밀입국 사건 등을 거치며 경계태세가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과학화 시스템도 사람이 운용하는 만큼 대비태세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당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회하던 귀순자를 포착해 수색작전까지 벌였지만 잡지 못했다. 군 소식통은 “현역 부족으로 과학화 체계는 앞으로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과학화 체계도 만능은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의존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전태일들’의 친구 이낙연은 어떤가/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전태일들’의 친구 이낙연은 어떤가/이창구 정치부장

    근무지가 광화문이어서 점심시간에 종종 청계천을 걷는다. 가급적 ‘전태일 다리’를 반환점으로 삼는다. 빠른 걸음으로 2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데다 전태일 열사 동상에서 심호흡을 한 번 할 수 있어 좋다. 기자로서의 마음가짐도 다잡아 본다. 동상 옆 동판에는 열사의 일기에서 발췌한 글이 있다.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괴로워했던가.… 꼭 돌아가야 한다.… 내 이상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 동심 곁으로…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1970년 8월 9일) 지금의 평화시장은 50년 전 11월 13일 열사가 자기 몸을 불사를 때와는 많이 다르다. 어린 ‘시다’들이 허리를 펴지 못한 채 하루 15시간 노동을 갈아 넣었던 다락방 봉제공장은 이제 없다. 대신 들어선 현대식 의류센터에는 4만원이 넘지 않는 패딩을 파는 옷집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다. 파는 아주머니도 고르는 손님도 전태일 나이(살아 있다면 72세)쯤 되어 보인다. 전태일 다리와 시장통에 줄지어 선 오토바이 옆에는 다음 콜을 기다리는 택배 노동자들이 웅크리고 앉아 있다. 봉제공장이 사라졌다고 잔인한 현실까지 사라진 건 아니다. “주무시는데 죄송합니다. 집에 가면 (새벽) 5시, 밥 먹고 씻고 (분류작업 때문에)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 못 자고 나와서 또 물건 정리해야 합니다. 오늘 420개를 들고 나왔습니다. 저 너무 힘들어요.” 지난달 12일 과로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가 동료에게 남긴 이 카톡 메시지와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열사의 절규는 무엇이 다른가. 열사 50주기를 맞아 노동자들은 ‘전태일 3법’의 국회 통과를 갈망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11조를 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도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게 하자는 것, 노조법 제2조를 개정해 택배기사·대리운전기사·보험판매원·플랫폼 노동자 등도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고 하청·간접고용노동자들이 원청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 그리고 매년 2400명이 죽어 나가는 산재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사용자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전태일 3법’은 노조 밥그릇 지키기나 기업 때리기를 위한 법이 아니다. 노조 밖에서 장시간·저임금에 시달리는 90%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어느 택배회사의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500억원이나 많아졌어도 택배 노동자의 몫인 건당 배달수수료는 25년째 750원인 모순을 바꿔 보자는 정당한 요구이다. 어두컴컴한 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서 혼자 일하다 끼여 죽임을 당하는 야만을 멈추자는 외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말고는 아무도 대신할 수 없다. 국민들이 지난 4월 총선에서 압승을 안겨 준 건 바로 이런 일을 하라는 명령이다. “지체된 개혁입법을 반드시 완수하겠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그 시작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9월 7일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명연설이었다. 이 대표가 강조했듯 이 법안들은 코로나19 사회를 밑바닥에서 떠받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자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주춧돌이다. 기자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전남지사와 국무총리 등 탄탄대로를 걸어 온 이낙연(68)과 전태일은 동년배이지만, 삶의 궤적은 다르다. 그러나 지금 이 대표가 결단하지 않으면 ‘전태일 3법’은 다시 미뤄지거나 누더기가 될 것이다. 우리 시대 수많은 ‘전태일들’의 친구로 기억되는 것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더 벅찬 일이고, 대통령이 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 대표도 오는 13일 전태일 다리에서 크게 심호흡하길 바란다. window2@seoul.co.kr
  • CJ대한통운 분류 인력 충원 약속해놓고 대리점·노동자에게 비용 50% 떠넘겼다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이 분류작업 인력 4000명 투입을 약속하고도, 비용은 대리점과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 노동자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라고 통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비용 부담을 전가해 국민을 속이고 택배 노동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짜노동’인 분류작업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2일 “분류작업 인력 4000명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며 “매년 500억원 정도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주 지역별 대리점에 “본사가 추가비용 50%를 지원할 테니 나머지 50%는 대리점에서 협의해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인력 채용과 운영도 대리점에 일임했다. 노조 가입률이 낮은 대리점들은 나머지 50%를 모두 택배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분위기다. 택배사는 일반적으로 본사→대리점→택배 기사로 이어지는 하도급 구조다. 대리점이 기사 개개인과 배송위탁계약을 맺는다. 유성욱 전국택배연대노조 CJ대한통운 본부장은 “전남과 경남 등 일부 군 단위 대리점에서는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며 “본사는 분류인력 1명당 한 달 인건비를 100만원으로 계산하고 그중 50만원만 지급한다는데, 4대 보험비까지 포함하면 대리점과 택배 노동자에게 약 80만원을 전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회사들의 약속 이행이 늦어지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부담은 여전하다. 대책위는 “택배회사들은 추석을 앞두고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일부만 배치됐다”면서 “본사는 분류인력 투입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대리점의 규모와 수익에 따라 분담 비율을 두고 협의 중”이라며 “대리점이 택배기사에게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과로사 사과한다던 CJ대한통운…“분류작업비 50%만 준다 통보”

    과로사 사과한다던 CJ대한통운…“분류작업비 50%만 준다 통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J대한통운이 분류작업 인력 4000명 투입을 약속하고도, 비용은 대리점과 택배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택배 노동자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라고 통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는 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은 비용 부담을 전가해 국민을 속이고 택배 노동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짜노동’인 분류작업이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의 원인으로 지목되자 CJ대한통운은 지난달 22일 “분류작업 인력 4000명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며 “매년 500억원 정도 추가 비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주 지역별 대리점에 “본사가 추가비용 50%를 지원할 테니 나머지 50%는 대리점에서 협의해 진행하라”고 통보했다. 인력 채용과 운영도 대리점에 일임했다. 노조 가입률이 낮은 대리점들은 나머지 50%를 모두 택배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는 분위기다. 택배사는 일반적으로 본사→대리점→택배 기사로 이어지는 하도급 구조다. 대리점이 기사 개개인과 배송위탁계약을 맺는다. 유성욱 전국택배연대노조 CJ대한통운 본부장은 “전남과 경남 등 일부 군 단위 대리점에서는 ‘분류작업에 인력을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며 “본사는 분류인력 1명당 한 달 인건비를 100만원으로 계산하고 그중 50만원만 지급한다는데, 4대 보험비까지 포함하면 대리점과 택배 노동자에게 약 80만원을 전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배회사들의 약속 이행이 늦어지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부담은 여전하다. 대책위는 “택배회사들은 추석을 앞두고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일부만 배치됐다”면서 “본사는 분류인력 투입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은 “분류지원 인력 비용은 대리점과 절반 부담을 전제로, 대리점의 규모와 수익에 따라 분담 비율을 두고 협의 중”이라며 “대리점이 택배기사에게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주인 찾아 삼만리…14일 동안 100㎞ 달려 고향 찾아온 반려견

    [반려독 반려캣] 주인 찾아 삼만리…14일 동안 100㎞ 달려 고향 찾아온 반려견

    넉 달간 남의집살이를 하던 반려견이 홀로 100㎞를 달려 주인을 찾아갔다. 지난달 29일 장하이완바오(江海晚报)는 중국 장쑤성 퉁저우시에서 실종된 반려견이 100㎞ 떨어진 고향 치둥시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26일, 치둥시의 한 사무실 건물 앞에 못 보던 개 한 마리가 나타났다. 잔뜩 몸을 웅크린 개는 얼마간 먹지 못했는지 비쩍 마른 상태였다. 목격자는 “눈에 띄게 마른 개는 어딘가 모르게 우울해 보였다. 발에 상처와 핏자국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잘 다듬어진 털과 깨끗한 귀 상태로 보아 유기견은 아닌 듯했다.개를 임시로 돌보며 주인을 찾아주기로 한 목격자는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공유하고 제보를 기다렸다. 바로 다음 날, 개 주인이라는 사람에게서 연락이 왔다. 주인은 “마르긴 했지만 단번에 알아봤다. 우리 집 개 ‘핑안’이었다”고 밝혔다. 주인은 지난 6월 집 보수공사 때문에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퉁저우시 친구 집에 반려견을 맡겼다.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 달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는데, 아니나 다를까 개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주인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얼마 후, 뜻밖의 장소에서 실종 반려견을 찾았다. 퉁저우시에 있어야 할 반려견이 고향인 치둥시에 있었다. 알고 보니 반려견은 주인을 찾아 친구 집을 나온 후, 홀로 100㎞를 달려 집 근처까지 다다른 터였다.우여곡절 끝에 반려견과 극적으로 재회한 주인은 “다시는 멀리 보내지 않겠다”며 반려견을 끌어안았다. 그러면서 반려견과 평생 함께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골든 리트리버종으로 겨우 한 살 된 반려견은 병원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중국에서는 불과 일주일 전에도 26일 동안 60㎞를 달려 주인을 찾아온 실종 반려견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가족이 잠시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른 사이 사라진 반려견은 한 달 가까이 도로를 배회하다 흙투성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철현의 이방사회] 일하다 죽는다는 모순

    [박철현의 이방사회] 일하다 죽는다는 모순

    사람이 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먹고살기 위해서다. 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거나 꿈을 실현한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 ‘먹고사는 것’이 해결됐을 가능성이 높다.그렇기 때문에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은 아이러니하다. 어떻게든 먹고살려고 일을 해 왔는데 과로사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택배업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에만 9명이 산재로 사망했고 그중 7명은 뇌심혈관계 질환, 즉 과로사였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보통 1년에 2.25명꼴이었던 택배업 종사자들의 죽음이 올해 들어 상반기에만 9명에 달했다는 말이다. 누가 봐도 이상하지만 그들의 노동환경은 나아지지 않았고, 그들의 죽음은 사회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10월 들어 한진택배 소속으로 일하다가 고인이 된 박모씨의 메시지 캡처 화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고, 이를 계기로 택배 상하차 일을 해 봤다는 사람들이 현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했다. 대중의 비난이 거세지자 대형 택배회사들은 비로소 이런저런 조치를 꺼내 들었다. 오해해선 안 된다. 이들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조치를 취한 게 아니다. 이미 택배노동자들은 올해에만 여러 명이 죽었다. 정말 큰일이라 생각했었다면 첫 사망자가 나타났을 때 바로 대책을 마련했을 것이다. 그들은 아마 박씨의 죽음도 그저그런 사고사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며 이렇게 일이 커지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택배회사를 맹렬히 비난하는 대중들의 태도도 마냥 보기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애초에 총알배송, 당일배송 서비스가 시작된 건 대중이 원해서가 아니던가. 여기 일본도 공사자재를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가 많다. 라쿠텐, 아마존 등의 사이트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도착일이 명기되는데 주문일로부터 최소 이틀은 걸린다. 공휴일과 일요일은 배달 자체를 하지 않는 곳이 많아, 반드시 영업일 기준으로 배달소요시간을 명기한다.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금세 괜찮아졌다. 사회 전체가 이 스타일에 적응돼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가령 공사 발주를 받아 일정을 잡을 때 주문한 물품이 일주일 후에 오니까 그때부터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면 발주처도 고개를 끄덕인다. 발주뿐만 아니다. 현장에선 반드시 휴식시간을 준다. 오전 8시에 모여 두 시간 일한 후 30분을 쉰다. 낮 12시에 새참을 먹고 오후 1시까지 쉰다. 다시 두 시간 일한 후 30분을 쉬고, 오후 5시에 일을 마친다. 잔업을 할 경우 최대 3시간까지 하며 잔업수당은 평소 시급의 1.5배를 책정한다. 내가 잘한다는 게 아니라 이건 당연한 것이다. 또 현장 일꾼들도 이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서로 근로계약을 맺고 노동법을 지켜가며 일을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박씨의 메시지를 읽어 보면 하루에 두세 시간 쪽잠을 자면서 휴식 없이 일했다. 고용보험도 안 들었다. 박씨만 이리 일했을 리가 없다. 수많은 택배노동자들이 이런 생활을 매일 했을 것이다. 이렇게 일하면 죽는다. 지난주 토요일, 세이노운송이 보내온 자재 도착 알림이 떴다. 어, 무슨 소리지 했다. 원래 토요일 배달이 잘 안 되는데 오후 4~6시에 도착한다는 알림이었다. 현장에서 부리나케 사무실로 달려가 택배를 기다렸다. 정확한 도착시간대를 모르니 오후 4시부터는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오후 6시가 지나도 오지 않아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저쪽에서 알림이 잘못 간 것 같다며 몇 번이고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어쩐지 토요일에 잘 배달 안 오는데 미리 확인전화를 할걸 그랬네요. 미안합니다.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안 될 거고, 월요일 오전에 사무실에 있을 테니 그때 가져 오세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는 월요일 오전 10시에 자재를 가지고 왔다. 앳된 용모라 가볍게 물어보니 입사 3년차 스물두 살 정직원이며 하루에 10시간을 일한다고 한다. 월급은 말해 주지 않았지만, 세이노운송의 복리후생에 관해 검색을 해 보니 3년차 고졸 월급이 25만엔(250만원) 정도로 나온다. 사실 이게 정상이고, 이래야 먹고사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당연함’이 통용되는 한국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 다시 한번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 택배사업 다시 진출하는 쿠팡…“택배기사도 주52시간제·직고용”

    택배사업 다시 진출하는 쿠팡…“택배기사도 주52시간제·직고용”

    쿠팡이 택배사업에 다시 진출한다. 쿠팡은 지난 14일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신청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쿠팡은 지난해 이 자격을 자진 반납한 바 있다. 쿠팡 측이 이번에 다시 택배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로켓배송’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국토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쿠팡에 따르면 택배사업 신청이 승인된 뒤 택배회사의 배송기사들은 기존 ‘쿠팡친구’(쿠친)와 동일한 근로조건을 적용받는다. 직고용, 주 5일, 주 52시간 근무, 4대보험 적용, 차량·유류비·통신비 지원, 15일 이상 연차, 퇴직금 등이 지급된다. 쿠팡은 그간 주 52시간 근무와 분류 전담 인력인 핼퍼를 별도로 운영하는 등 물류업계에서 배송 인력의 근무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 앞장섰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분류, 포장, 배송경로 등을 최적화하는 한편 자동화 설비에만 최근 2년간 4850억원을 투입했다는 설명이다. 쿠팡 관계자는 “다양한 배송서비스 도입 및 확대를 통해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자가격리 중 외출한 50대에 300만원 벌금형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가격리 기간 중 외출한 50대가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전주지법 형사 제6단독 임현준 판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미얀마에서 입국한 내국인 A씨는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돼 자가격리하던 중 지난 4월 7일과 8일에 2차례 주소지를 무단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주소지 인근의 천변을 배회하거나 인력사무소 등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 판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국이 엄중한 터라 피고인의 행위를 엄하게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으로 인해 바이러스가 확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과거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혼자서 병수발 지쳐 90세 치매 할머니 살해한 22세 日손녀

    혼자서 병수발 지쳐 90세 치매 할머니 살해한 22세 日손녀

    치매에 걸린 친할머니를 혼자서 간병하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못 견디고 어느날 새벽 집에서 살해한 일본의 20대 여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여성은 재판에서 “간병을 하느라 잠을 잘 수 없었다. 한계를 느꼈다”고 말했다. 주변에 아버지와 친척들이 살고 있었지만, 간병에 따른 모든 부담은 여성 혼자서 짊어져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효고현 고베시 스마구에 사는 유치원 교사 A(22)씨는 지난해 10월 8일 새벽 집에서 자고 있던 할머니(당시 90세)의 입속에 타월을 밀어넣어 질식해 숨지게 했다.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아버지와 큰아버지, 고모가 살고 있었지만 치매을 앓는 할머니를 봉양하는 것은 온전히 A씨의 몫이었다. A씨는 3세 때 부모의 이혼으로 어머니와 살게 됐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아동복지시설에 수용됐다. 이때 A씨를 집으로 데려와 거둬준 사람이 친할머니였다. 할머니는 학교도 보내주고 피아노도 배울 수 있게 해 주었다. 유치원 선생님이 되겠다는 손녀의 꿈도 응원했다. 그렇게 고마운 할머니였지만, 극복하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 할머니는 “너는 우리에게 빚만 안겨준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아이” 등과 같은 감정적 폭언을 아이에게 서슴지 않았고, A씨는 이러한 말들이 반복되면서 중학생이 된 후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얻게 됐다. 수면제를 다량 복용하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있었다. 의사가 “할머니와 같이 살면 안된다”고 조언하면서 결국 숙모네 집에 얹혀살게 됐다. 전문대를 마치고 수면제가 없이도 생활이 가능해진 A씨는 지난해 초 꿈에 그리던 유치원 교사가 됐다. 하지만, 이때를 즈음해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고, 이것이 A씨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2월 할머니는 집앞 언덕길에 넘어져 입원을 했다. 병원에서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진단했다. 배설도 혼자서 하지 못했고, 맨발로 한밤중 밖에 나가 동네를 배회하며 남의 집 초인종을 누르는 일까지 벌어졌다. 결국 “할머니를 혼자 집에 놔두는 것은 위험하다”고 가족끼리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누가 모시느냐였다. 고베 시내에서 청소회사를 경영하는 큰아버지는 업무가 너무 바쁘다고 했고, 고모는 어린 아이를 보살펴야 한다고 했다. 아버지는 손발이 저리는 병을 앓고 있었다. 결국 “할머니에게서 학비를 지원받은 손녀가 간호를 하는 게 맞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결국 유치원 교사를 시작한 지 1개월이 지났을 무렵 할머니와 7년 만의 동거가 시작됐다. A씨는 할머니 간병에 더해 기저귀값, 식비 등 경제적 부담까지 모두 떠안아야 했다. 간병을 하느라 잠을 2시간 정도 밖에 못자는 날도 많았다. 친구들에게 고통을 하소연하는 날이 늘어갔다. 수면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갓 시작한 유치원 일에서 집중력이 떨어졌고, 윗사람들로부터 꾸지람이 늘어갔다. 할머니 간병에 대한 사정 얘기를 해도 직장에서는 곧이 믿어주지 않았다. A씨가 일을 저지른 것은 그런 생활이 시작되고 5개월 정도가 지난 후였다. 당일 새벽 5시 30분쯤 할머니는 “내가 땀을 너무 많이 흘렸다”며 옆에서 자고 있는 손녀를 깨웠다. 수건으로 온몸의 땀을 닦고 있는 손녀를 자신의 딸로 착각했는지 할머니는 “부모를 소홀히 대하는 거냐”고 고함을 질렀다. “네가 있으니까 내가 살아있어도 즐겁지가 않다”라고도 했다. “미안, 미안” 하며 할머니를 달랬지만, 분노는 좀체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이제 좀 조용히…”라고 하면서 땀을 닦아주던 수건을 할머니의 입안으로 밀어넣었다. 몇 분 후 할머니는 움직이지 않았다. A씨는 “내가 할머니를 살해하고 말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고베지방법원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간병에 따른 수면 부족과 업무 스트레스로 심신이 피폐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강하게 비난할 수 없다. 자수해 반성하고 있으며 사회에 다시 나가 갱생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장은 가족들이 A씨에게만 간병 부담을 집중시킨 것이 범행의 동기가 됐음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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