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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서 우박 폭탄 쏟아져…사과 흠집 등 피해

    안동서 우박 폭탄 쏟아져…사과 흠집 등 피해

    경북 안동시 대부분 지역에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가 쏟아졌다. 19일 오후 4시 20분부터 20여분에 걸쳐 우박과 비는 풍산읍 죽전리 등 서쪽에서 시작해 시간 차이를 두고 안동 시내 방향인 동쪽으로 옮겨가며 내렸다. 우박 지름은 1∼2㎝ 안팎으로 큰 것은 500원짜리 동전만 한 것도 있었다. 이 때문에 풍산읍 죽전리 사과밭 수십㏊에서 수확을 앞둔 사과에 흠집이 생기는 등 피해가 났다. 또 주변 배추밭에서도 피해가 생겼다. 안동시는 조사가 끝나면 피해 면적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부 북부지역에서도 19일 오후 동전 크기만 한 우박을 동반한 강한 비가 쏟아졌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동안 충주 노은 28㎜, 제천 백운 33㎜의 많은 비가 내렸다. 충주 일부 지역에는 강한 비와 함께 지름 1∼2㎝ 크기의 우박이 5∼6분간 쏟아져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도 의정부와 남양주, 포천, 연천, 강원도 춘천 등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강한 비와 함께 직경 2~3㎝ 크기의 우박이 길게는 5∼6분간 쏟아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면역·항균 물질 김치서 또 발견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반찬인 김치에서 면역조절과 항균기능이 뛰어난 기능성 물질이 추가로 발견됐다. 한국식품연구원 부설 세계김치연구소 미생물기능성연구단 이종희 박사팀은 김치가 익는 과정에서 면역조절과 항균활성이 뛰어난 ‘하이드록시아이소카프로익산’(히카)을 발견했다. 히카는 세균이나 곰팡이에 대한 항균 작용이 우수하고 인체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데도 도움을 줘 건강보조식품에 많이 활용되는 기능성 물질이다. 지금까지 주로 동물성 식품에서만 발견됐는데 김치처럼 채소 발효 식품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김치는 잘 알려져 있듯이 배추, 고추, 마늘, 젓갈 등 다양한 원재료가 내뿜는 수많은 유기물들이 발효를 거치며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든다. 연구팀은 김치 발효 대사물질을 연구하던 중 히카가 만들어진다는 사실과 김치가 익어 갈수록 김치 내 히카의 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김치에서 만들어지는 대표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와 류코노스톡의 양에 따라 히카 농도가 결정된다는 것도 발견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길섶에서] 고라니/서동철 논설위원

    몇 년 전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을 때다. 동네를 둘러본 뒤 나룻배를 타고 낙동강 건너 부용대에 올랐다. 그곳에서 강변을 바라보니 고라니 한 마리가 목을 축이고 있는 것이었다. ‘동물의 왕국’ 같은 다큐멘터리에나 나올 법한 풍경을 현실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일행은 “이거 실화냐?” 하는 표정으로 서로 얼굴을 쳐다보았다. 당시 그런 유행어는 없었지만…. 이후에도 야생동물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사랑스러운 짐승과의 관계가 어색해졌다. 줄거리는 이렇다. 가끔 들르는 시골집 텃밭에 지난봄 고추를 심어 놓았다. 그런데 고추는 가뭄을 견뎌 냈건만 가을이 되도록 짜리몽땅한 그대로다. 새순이 나오는 족족 고라니가 잘라 먹었다는 게 옆집 아저씨 이야기였다. 엊그제는 배추 모종을 심었다. 김장 담그기에 너무 많을까 걱정하면서…. 그런데 돌보지 않아 사람 키보다 크게 자란 잡초 사이에 못 보던 것이 있었다. 고라니 배설물이었다. 아차, 온종일 땀 흘려 고라니 간식을 주고 온 꼴이 아닐까 싶었다. 먹기만 해 봐라….
  • 심상찮은 추석 물가… 농축산물 두 배 더 푼다

    정부가 추석 물가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배추와 무, 사과, 배 등의 공급 물량은 평소보다 최대 2배까지 늘리고 지방자치단체와 농협이 직접 나서 농축산물 선물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채소류를 비롯한 신선식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추석을 앞두고 축산물 가격도 뛸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이런 내용의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이에 따라 사과와 배는 추석 전까지 평소 공급량보다 각각 2배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다. 사과와 배는 추석과 설에 총생산량의 절반가량이 소비되고 있다. 배추와 무의 공급량도 평소보다 각각 1.4배, 1.9배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채소류 가격은 전달보다 25.9% 급등한 만큼 정부와 농협의 비축 물량을 대거 풀어 밥상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한우와 돼지고기도 평소보다 1.4배, 1.2배 많은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농산물 직거래장터와 축산물 이동판매장, 공영 홈쇼핑 등에서 제수용품과 농축산물 선물세트를 10~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기로 했다. 축협은 5만원 이하 실속형 한우 선물세트 3000개를 판매할 계획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생산 기반이 회복되지 않은 달걀은 평년의 85% 수준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으나 최근 ‘살충제 파동’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로 작황이 나빴던 상추와 시금치 등은 심으면 한 달 안에 수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달 중순부터는 출하가 늘어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면서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추석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을 특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금배추 모종 심는 농부들

    금배추 모종 심는 농부들

    5일 강원 춘천시 서면 신매리의 밭에서 농부들이 11월 출하 예정인 배추 모종을 심고 있다. 올여름 배추는 가뭄과 폭우 피해로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춘천 연합뉴스
  • [公슐랭 가이드] ‘금강’도 ‘식후경’

    [公슐랭 가이드] ‘금강’도 ‘식후경’

    5년 전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장기면, 청원군(현 청주시) 부강면 등이 합쳐져 탄생한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는 예부터 금강의 물줄기가 지나는 물산이 풍부한 땅이었다. 정부세종청사가 개청하고, 공무원 이주가 마무리되면서 세종시 모습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됐지만, 도심을 벗어나 장군면, 부강면 등에 가 보면 지금도 옛 정취와 맛, 정겨운 인심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세종시의 매력이다.# 고향식당(세종시 장군면) 정부세종청사에서 차를 타고 공주 방향으로 나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동네가 장군면이다. 장군면은 과거 공주시 장기면이 세종시로 편입되면서 이름을 바꿔 탄생한 곳이다(장군면에는 조선 초 육진 개척의 주역인 김종서 장군의 묘가 있다). 장군면에 자리한 고향식당은 착한 가격과 정겨운 인심으로 소문이 난 집이다. 일반 식당의 삼겹살이 1인분(150g) 1만원 안팎이지만, 이곳에서는 1만원으로 그 2배인 300g(생고기)을 먹을 수 있다. 어른 세 명이 삼겹살 3인분을 시키면, 실컷 먹고도 남기고 오는 식당으로 유명하다. 신선한 생고기와 더불어 상에 오르는 배추와 갓김치, 쌈장, 채소 등 밑반찬은 인근 텃밭과 시장에서 공수한 재료로 주인이 손수 만들어 빼어난 맛과 집 반찬과 같은 개운함을 느끼게 한다. 고기를 굽기 부담스러운 점심 손님을 위해 사리를 무제한 제공하는 잔치국수(3000원)와 청국장(7000원)도 강력추천이다.# 타이스토리(세종시 어진동) 문화체육관광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등이 자리한 정부세종청사 13~15동 주변에 최근 고층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 중 세종세무서가 자리한 세종비즈니스센터에도 세종에서 만나기 어려운 이색식당이 들어서며 공무원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이 건물 1층에 있는 타이스토리는 세종청사 주변의 유일한 태국음식점이다. ‘타이의 맛’을 추억하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태국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카우팟뿌, 팟타이, 꿰이띠여우 등은 우리 입맛에도 거부감 없이 잘 넘어가는 인기 요리다. 테이블 숫자가 많지 않아 점심 때 미리 가서 자리를 잡지 않으면 기다림을 감수해야 한다. 예약은 필수다.# 차이마루(청주시 오송읍) 정부세종청사 공무원들을 가장 많이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세종시가 아니라 행정구역상 청주시인 오송역이다. 하루 2만명가량이 오가는 오송역 이용객 대부분은 KTX를 타고 서울 등지로 출퇴근과 출장을 가는 공무원이다. 오송역 동편광장 출구에는 이 지역 주민들만 알을알음 즐겨 찾는 중화요릿집 차이마루가 있다. 차이마루의 짜장과 짬뽕, 우동에 들어가는 면은 쌀로 반죽한 면이다. 면의 식감이 더 쫄깃하고, 배불리 먹어도 소화 부담이 적은 게 장점이다. 인기메뉴인 탕수육과 볶음밥은 ‘졸업식’에서나 먹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던 중국요리의 옛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 바삭함과 고소함이 일품인 세트 메뉴(2인 식사+탕수육)는 가격도 착해서 1만 6000원에 맛볼 수 있다.전현덕 명예기자 (인사혁신처 대변인실 주무관)
  • 겁나는 채소값·들썩이는 기름값…체감물가 폭등

    겁나는 채소값·들썩이는 기름값…체감물가 폭등

    폭염·폭우에 양배추값 2배 껑충 주춤했던 석유도 작년보다 3.6%↑ 양배추값이 1년 만에 두 배가 됐다. 호박과 상추값도 곧 두 배가 될 기세다. 계속된 무더위와 집중호우까지 겹치면서 채소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주춤하던 기름값마저 오르면서 체감물가가 치솟고 있다.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 올랐다고 1일 밝혔다. 2012년 4월(2.6%)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식품을 중심으로 생활물가지수(3.7%)가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며 밥상물가를 흔들었다. 품목별로는 양배추(100.6%), 호박(78.4%), 상추(72.4%)값이 크게 뛰었다. 무(71.4%)와 달걀(53.3%)도 강세다. 다만 달걀값은 7월과 비교해서는 6.3% 떨어졌다.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치솟던 가격이 살충제 파문으로 제동이 걸려서다. 전체 채소값은 1년 전과 비교해 22.5% 뛰었다. 지난해 11월(32.9%) 이후 최대다. 이 여파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12.2% 상승해 전체 물가를 0.96% 포인트 끌어올렸다. 7월과 비교하면 배추값(59.7%)도 많이 올랐다. 시금치(74.7%), 양배추(70.1%)에 이어 오름 폭이 가장 가파르다. 올해 초부터 계속된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던 석유류는 작년 8월에 비해 3.6% 오르면서 전달(0.5%)보다 상승 폭을 크게 키웠다. 이로 인해 공업제품 물가(1.0%)도 많이 올랐다. 내린 품목도 있긴 하다. 갈치(-12.6%), 쌀(-9.2%), 바나나(-8.8%) 등은 작년보다 값이 떨어졌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폭염과 폭우 등의 영향으로 채소류값이 고공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면서 “9월에는 배추 출하면적이 1년 전보다 8.9% 늘어나는 만큼 배추값 오름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채소값 안정을 위해 출하 조절, 생육 관리 등에 나설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추석에 대비해 성수품 공급 확대 방안과 가격 불안 품목에 대한 특별 수급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金배추 절도 금지”

    “金배추 절도 금지”

    배춧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국내 최대 고랭지 재배단지인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4리 ‘안반데기’에 28일 농작물 절도행위 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릉 연합뉴스
  • [公슐랭 가이드] 서초동 식당골목, 화끈한 젊음의 그곳

    [公슐랭 가이드] 서초동 식당골목, 화끈한 젊음의 그곳

    양복 차림의 남자 어른들로 북적이는 서울 서초동 식당골목의 점심시간. 이들이 복국집과 보리굴비집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안, 아직은 ‘초딩 입맛’을 포기하지 못한 20·30대 직원들이 모이는 곳은 따로 있다. 식사를 마친 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는 달콤한 캐러멜 마키아토 한 잔을 테이크아웃해 마무리하는 것이 필수. 검찰 가족은 무조건 내리사랑이라지만 요즘은 선배가 밥을 샀으면 후배가 커피를 사는 ‘융통성’ 있는 분위기가 대세다.#신숙(신주쿠)-국물이 끝내주는 칼국수 간판에 한자만 표시되어 있어 한글 전용 세대를 당황케 하는 식당이다. 고급 일식집으로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주 메뉴가 칼국수라 또 한번 놀란다. 칼국수 외에 만두, 빈대떡 등 소박한 음식을 내는데도 불구하고 매번 깔끔한 나무쟁반에 받친 뜨거운 물수건과 차게 식힌 결명자차 등을 제공해 ‘제대로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가쓰오부시와 다시마, 표고버섯 향이 나는 육수는 꼭 일식 우동 국물 같은데 클로렐라를 넣은 초록색 면발은 한국 칼국수 모양이다. 양념을 아끼지 않고 담근 배추김치와 잘 익은 갓김치가 칼국수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도쿄 신주쿠서 음식점을 하다 귀국해 서초동에 개업한 사장님의 고향은 맛의 고향 전남 여수다. 점심시간이면 테이블 여기저기서 갓김치를 더 청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어른을 모시고 가도 민망하지 않은 음식점이지만 예약은 따로 받지 않으니, 점심시간은 피할 것.#조랭이 - 동료랑 함께 해야 맛있는 부대찌개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원으로 일하다 ‘이제는 좀 재미있는 일을 해 보고 싶다’며 돌연 퇴사해 식당을 차렸다는 멋진 사장님이 계시는 곳이다. 조랭이떡을 좋아해 식당 이름도 그렇게 지었다는 사장님은 손님들의 얼굴과 소속청뿐만 아니라 ‘누가 누구와 언제 방문했다’는 것까지 정확하게 기억한다. 특별히 예뻐하는 후배를 데려간 날에는 통 크게 계란말이를 추가하면 좋다. 최근 2호점을 개점했고, 인근 지역으로의 배달·포장도 가능하다. 물론 동료들과 함께 식당에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폴라베어-해물찜인 듯 푸짐한 즉석 떡볶이 귀여운 식당 이름만으로는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짐작하기 어렵겠다. ‘폴라베어’는 서초동에서는 굉장히 귀한 ‘즉석떡볶이’ 전문점이다. 떡볶이 국물에 콩나물과 바지락을 넉넉히 넣어, 얼핏 해물찜 느낌도 나면서 뒷맛이 개운해 해장용으로도 제격이다. 고추장 양념과 짜장 양념을 섞어 주문할 수 있어 매운맛 조절도 가능. 사리를 건져먹고 난 뒤 국물에 밥을 볶는 게 별미이므로 식사량을 미리 조절할 필요가 있다. 보글보글 떡볶이가 끓는 ‘폴라베어’의 좁은 테이블에 가끔 새치가 희끗한 ‘과장님’ 포스의 손님이 앞치마를 걸치고 끼어 앉아 있을 때가 있는데,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열린 마음의 소유자이므로 존경할 만하다. 이런 곳에서 열리는 ‘젊은이들과의 점심식사’에 초대받을 정도로 진정한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손진영 명예기자(대검찰청 수사관)
  • Q. 구로는 왜 어린이 지원이 많아? A. 우리 구청장은 공약부터 달랐어!

    Q. 구로는 왜 어린이 지원이 많아? A. 우리 구청장은 공약부터 달랐어!

    지난 18일 배추심기 행사가 열린 서울 구로구 오류 나들목(IC) 어린이도시농업체험장. 오전부터 분 단위로 쪼개지는 스케줄에 지쳐 있던 이성 구로구청장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고사리 손으로 배추를 심고 있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양손에 목장갑을 낀 채 한 명 한 명과 눈을 맞추며 모종 작업을 아이들과 함께했다. 이 구청장은 “해맑은 아이들을 보면 내 마음도 깨끗해지는 느낌이 든다. 아이들을 만날 때가 제일 행복하다”며 웃음 지었다. 이 구청장의 ‘아이 사랑’은 유명하다. 처음 구청장이 된 2010년 7월 취임사를 통해 “첫째로,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를 만들겠다. 출산과 보육 그리고 교육에 대한 근심과 걱정을 없애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다.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는 이 구청장의 선거 제1공약이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지금은 아이를 중심으로 한 공약이 많이 등장했지만 당시만 해도 ‘이런 걸 제1공약으로 하냐’는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실제 취임 당시 34개였던 국공립 어린이집은 8월 현재 63개까지 늘어났다. 하반기에도 5개소를 추가 개원할 예정이다. 2010년 서울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0세아 의료비 지원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출생 후 1년 동안 지출되는 의료비에 대해 구에서 보조해 주는 제도다. 2013년에는 전국 최초로 어린이가 탑승한 어린이집 차량 추월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어린이 안전조례’를 제정했다. ´ 이 구청장의 ‘아이 사랑’은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이 구청장은 본인 아들 두 명 외에 남자 아이 2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처남 부부의 사고사 이후 조카들을 입양했다. 아들이 넷이라 ‘아들부자’로 불리기도 한다. 구로구 관계자는 “2010년 추석 직전 구로시장에 물난리가 났을 때 상인들과 함께 눈물을 흘리며 복구작업을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면서 “지금도 정신적인 문제로 매일 구청장에게 전화하는 분이 있는데 혹여 전화를 안 받으면 무슨 일이 있을까 전화를 받는다”고 이 구청장의 인간미를 설명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종로 도시텃밭 10곳 신규 조성

    “칼만 갖다 대면 쫙 갈라져서 튼실한 속살을 드러내는 배추와 아삭아삭 씹히는 단맛이 일품인 속이 꽉 찬 무를 도심 속에서 키우고 있어요.” 서울 종로구는 올해 상반기 도시텃밭 10곳을 신규 조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2011년 무악동에서 시작된 종로구 내 도시텃밭이 올해 상반기까지 총 103곳 1만 1177㎡ 규모로 커졌다. 구는 도심 내 버려진 땅이나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던 방치된 공간을 텃밭으로 바꿔 왔다. 지난해 ‘도시 농업 우수 자치구 평가’에서 모범상을 받아 3년 연속 도시농업 우수 자치구로 뽑혔다. 구는 도시텃밭 이외에도 상자텃밭을 보급해 주민들이 보다 손쉽게 도시농업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농사 경험이 부족한 주민들에게는 기술을 지도하기 위해 연 2회 도시농업 교육도 한다. 오는 30일 구청에서 2017년 제3차 도시농업 교육을 한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태백 들판에 썩은 배추만…

    태백 들판에 썩은 배추만…

    22일 강원 태백시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에서 농민이 가뭄에 이은 장마와 고온현상 탓에 뿌리까지 썩은 여름 배추를 갈아엎고 있다. 작황 부진으로 채솟값이 폭등한 가운데 배춧값 역시 평년보다 40% 이상 올랐다. 태백 연합뉴스
  • 상추 257%·시금치 188%↑…생산자물가 5개월 만에 올라

    상추 257%·시금치 188%↑…생산자물가 5개월 만에 올라

    7월 폭염과 폭우로 상추 등 채소값이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도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 지수는 101.84(2010년 100 기준)로 전월보다 0.1% 상승했다. 생산자물가가 오른 것은 올 2월(0.4%)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최근 오름세가 가파른 채소류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상추(257.3%), 시금치(188.0%), 오이(167.6%), 배추(97.3%) 등이 전월보다 2∼3배 치솟았다. 이상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아서다. 조류인플루엔자(AI) 충격에 고공행진하던 달걀과 닭고기 값은 일단 오름세를 멈췄다. 전월보다 각각 10.8%, 2.7%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이 나면서 향후 추이는 예측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은 측은 “소비자 수요가 줄어든 것은 달걀값 하락 요인이지만 공급 또한 줄어 상승 요인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발효 음식 이야기] 3000년 묵은 숙성의 지혜… 세계인 건강 지키는 ‘발효 한류’

    [발효 음식 이야기] 3000년 묵은 숙성의 지혜… 세계인 건강 지키는 ‘발효 한류’

    발효(醱酵)란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과정이다. 같은 단계를 거치지만 그 대상에 유해한지 혹은 유익한지에 따라 ‘부패’가 되기도, ‘발효’가 되기도 하는 역설이 우리네 삶과 닮았다. 또 발효는 시간이 흐를수록 맛과 영양을 더하는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한 땀 한 땀 숨을 쉬며 익어가는 자연의 레시피에 따라 고유한 풍미를 갖게 되는 발효음식은 우리 식문화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 전통음식의 시작이자 끝이라 불리는 김치는 그 오묘한 맛의 대표주자다.김치가 인류 역사에 처음 나타난 것은 약 3000년 전이다. 당시 중국의 고대 문헌 ‘시경’에는 ‘오이를 깎아 저(菹)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저’가 바로 김치의 원형으로,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절이거나 숙성시킨 음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치의 어원은 채소를 소금물에 담갔다는 뜻의 ‘침채’(沈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침채는 ‘팀채’로 발음됐는데, 구개음화로 인해 팀채가 ‘딤채→짐치→김치’로 변했다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절인 채소 형태의 김치를 먹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농경문화가 발달하고 곡류가 주식이 되면서 겨우내 부족한 채소를 보관·섭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채소를 소금, 장, 술지게미, 식초 등에 절이면서 점차 김치의 형태를 갖춰 나갔다. 고려시대에는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이 억제돼 채소를 이용한 음식이 더욱 발달했다. 이 시기의 김치는 오이, 미나리, 부추, 갓, 죽순 등 다양한 채소를 이용했으며, 오늘날의 물김치와 같은 형태도 처음 등장했다. 김장 풍습이 시작된 것도 이 시기로 추정된다. 단순한 소금 절임 형태의 장아찌에서 벗어나 여귀, 생강, 귤피, 마늘, 파 등 향신료와 양념을 사용한 김치도 만들어졌다. ●빨간 김치 1766년 문헌서 등장 김치가 오늘날과 비슷한 모습을 갖게 된 것은 조선시대다. 임진왜란 이후 일본을 통해 고추가 도입되면서 1766년 ‘증보산림경제’ 등 당시 문헌에 비로소 빨간 김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젓갈을 김치에 이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조선 후기에는 중국으로부터 통이 크고 속이 꽉 찬 결구형 배추가 전래되면서 오늘날과 같은 통배추를 사용한 김치의 형태가 완성됐다. 배추통김치, 보쌈김치 등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개발된 것은 1850~1860년 이후로 보인다. 김치가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50~1960년대 군대에 공급되면서부터다. 이후 1970년대 들어서 각종 산업체 등의 단체급식 수요가 늘고 1980년대 초 중동 파견 근로자용으로 수출되면서 김치시장이 하나의 산업을 이루게 됐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상품화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1987년에는 현재 국내 김치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종가집김치’가 처음 출시됐다. 초기에 김치를 상품화하는 데 가장 큰 난관은 포장이었다. 김치는 발효와 숙성과정에서 탄산가스가 발생하는 탓에 포장재가 부풀어오르는 일이 잦았다. 심할 경우 김치국물이 주변에 튀면서 터지기도 했다. 포장김치의 유통 기간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종가집김치는 1989년 탄산가스를 붙잡아두는 ‘가스 흡수제’를 김치포장 안에 넣는 기술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후 캔 김치, 컵 김치, 페트(PET) 김치 등 다양한 포장이 등장했다. CJ제일제당도 2000년 ‘햇김치’를 선보이면서 김치시장에 뛰어들었다. 이어 2007년 젓갈과 액젓류를 판매하는 하선정종합식품을 인수하면서 김치 상품군 보강에 나섰다. 지난해 6월에는 자사의 종합 식품 브랜드 ‘비비고’의 이름을 내건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 ‘비비고 김치’를 내놨다. 지난 5월에는 기존 서울 및 경기도식의 대중적인 김치맛인 ‘비비고 김치 오리지널’ 제품 외에 ‘비비고 김치 더 풍부한 맛’과 ‘비비고 김치 더 깔끔한 맛’ 2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도 지난 1월 ‘올반 김치’를 처음 내놓은 데 이어 계절에 맞는 열무김치 등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해가고 있다.●1인가구 증가로 김치시장도 성장 이처럼 업체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국내 김치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 1인가구 등이 증가하면서 과거와 같이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가정이 줄어들자 포장김치 시장은 더욱 빠르게 몸집을 키우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약 1700억원 규모로 2014년 1400억원 대비 27%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뿐 아니라 워커힐 등 호텔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직접 김치 브랜드를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갖가지 채소와 양념 등 최소 15가지 이상의 재료가 들어가는 김치는 무기질, 비타민, 식이섬유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항산화·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발효 과정에서 생긴 유산균은 면역력 강화와 변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잘 익은 김치에는 1g 당 1억개의 유산균이 함유돼 있어 식중독균이나 위염의 원인이 되는 헬리코박터균 같은 유해균의 생육과 대장암 발병을 억제한다. 또 몸에서 사용하고 남은 잉여 콜레스테롤을 분해·배출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이 밖에도 아밀라제, 셀룰라제 등과 같은 소화효소를 생성해 음식의 소화 흡수를 돕는 작용도 한다. 이런 효능을 인정받아 김치는 2008년 미국의 건강전문지 ‘헬스’(Health)가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스페인 올리브오일, 일본 콩, 그리스 요거트, 인도 렌틸과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g당 유산균 1억개… 항암효과도 한편 집에서 김치를 담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를 고르는 일이다. 주재료인 배추는 속이 단단하게 차 있고, 반으로 갈랐을 때 속이 노랗고 깨끗해야 한다. 흰 줄기 부분에 검은색 점박이 무늬가 있거나 색이 어두운 것은 병 든 배추다. 또 씹어 봤을 때 단맛과 고소함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절임배추를 구입해서 김치를 담그는 가정도 늘고 있다. 배추를 절인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면 자체가 발효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구입해서 곧바로 김치를 담그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줄기 쪽이 제대로 절여지지 않으면 김치를 담그고 나서 국물이 많이 생기거나 보관 과정에서 지나치게 물러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양념을 구성하는 젓갈(건더기가 있는 형태) 혹은 액젓(건더기가 없는 맑은 액체 형태)은 단맛과 구수한 향미가 함께 느껴지는 것으로 고른다. 젓갈류라고 해서 무조건 짠맛만 나는 것은 소금물로 희석했을 가능성이 있다. 액젓의 빛깔은 밝은 갈색이 좋다. 액젓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깔이 어두워지는 까닭이다. 김치 감칠맛의 비밀은 ‘단짠’(단맛+짠맛)의 조화에 있다. 김치의 간을 담당하는 젓갈을 잘 사용하면 따로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김치의 감칠맛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적당량의 단맛을 가미하는 것이 비결이다. 또 황태나 다시마 우린 물을 풀이나 양념에 섞으면 더욱 깊은 맛을 낸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농가 3곳서 ‘사용금지 농약 성분’ 새로 검출

    피프로닐에 이어 사용 자체가 금지된 농약 성분인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이 달걀에서 추가로 검출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7일 달걀에서 검출했다고 밝힌 에톡사졸과 플루페녹수론은 진드기와 곤충 등을 죽이는 데 쓰이는 살충제다. 사과와 감귤, 고추, 배, 복숭아, 오이, 배추 등 주로 농작물에 활용되고 있다. 매일 섭취해도 유해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1일 최대섭취허용량(ADI)은 에톡사졸 0.04㎎/㎏, 플루페녹수론은 0.037㎎/㎏이다. 그러나 축산업에서는 두 물질에 대한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검출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다만 우유에서만 0.01㎎/㎏까지 검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소가 사료나 물을 먹는 과정에서 함유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앞서 지난 15일 검출된 피프로닐은 개와 고양이 등에 기생하는 벼룩이나 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하는 살충제로, 닭과 같은 식용동물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들 살충제 성분이 포함된 식품을 먹으면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날 오전 5시까지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피프로닐 6곳, 플루페녹수론 2곳, 에톡사졸 1곳 등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우장춘 박사의 삶/윤창수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우장춘 박사의 삶/윤창수 정책뉴스부 차장

    ‘육종학의 아버지’ 고(故) 우장춘 박사는 벼를 비롯해 우리 밥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채소의 종자를 만들어 냈다. 칼만 갖다 대면 쫙 하고 갈라져서 튼실한 속살을 드러내는 배추와 아삭아삭 씹히는 단맛이 일품인 속이 꽉 찬 무도 우 박사의 작품이다. 오늘날 제주가 감귤의 성지가 된 것은 그의 아이디어였고, 강원도 대관령 감자가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것도 우 박사의 종자 개량 덕이다. 우 박사는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하지만, 씨 없는 수박은 한국 농부들에게 종자를 개량하는 육종학을 알리기 위한 퍼포먼스였고, 그의 학문적 업적은 일본에서 완성됐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일부 뒤집는 ‘종의 합성’ 이론을 담은 논문을 썼지만, 1950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농업 발전에만 매달려 배추, 무뿐 아니라 고추, 오이, 양파, 토마토 등 20여 가지 품종의 우수한 종자를 확보해 식량 자급의 길을 연다. 광복절에 우 박사의 생애를 다시 돌아보는 것은 그만큼 한국과 일본 양국의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인물도 없기 때문이다. 우 박사의 부친 우범선은 무과에 급제한 무신이었는데 을미사변 당시 훈련대 대대장으로 명성황후 시해에 주도적으로 가담했다. 이후 일본으로 망명해 일본 여성과 결혼했으며 전 만민공동회장 고영근에 의해 암살된다. 우 박사는 아버지가 살해됐을 때 고작 다섯 살이었는데 한때 고아원에 맡겨질 정도로 힘든 성장 과정을 보냈다. 어머니는 식모로 일하며 힘겹게 아들을 키웠고 그는 일본에서 사는 내내 일본 성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박해에 시달렸다. 이승만 대통령의 부탁으로 한국에 왔지만 한국에서의 연구 생활도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한국 정부 때문에 그가 어머니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우 박사의 꼼꼼하고 치밀한 연구 업적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최근 국가기록원에 의해 공개됐다. 나팔꽃 줄기의 단면을 직접 그린 그림은 마치 현미경으로 사진을 찍은 듯 세포 하나하나까지 묘사했으며, 1930년대에 만든 나팔꽃 표본은 어제 딴 것처럼 하나도 시들지 않고 색깔까지 생생하다. 무척 섬세한 압화 과정을 거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 박사가 한국으로 오기 전에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했다고 알려진 맹세인 “지금까지는 어머니의 나라 일본을 위해 노력했다. 이제는 아버지의 나라에 뼈를 묻고자 한다”를 그는 61년의 인생 동안 충실하게 지켰다. 한국에서의 삶이 고작 9년밖에 되지 못한 점이 안타깝긴 하지만 그가 일본에서 공부하며 도쿄제국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지 않았다면 한국 무는 여전히 주먹만 한 크기의 순무 신세였을 것이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인기인 위인전 학습만화 ‘후’에 일본 최고 거부인 손정의는 있어도 우장춘은 없다. 한때 교과서와 위인전에 자주 등장했던 우 박사가 위인 대열에서 사라진 것이 혹시 식민사관과 민족주의 역사관 사이 갈등의 부산물은 아닌지 모르겠다. 광복절에 다시 보는 일본은 여전히 우리가 배울 것이 많은 존재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현상 때문에 추진하는 정책은 일본의 것을 벤치마킹한 게 많다. 청년이 지방으로 가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지역희망뿌리단, 고향기부제, 도심재생사업 등이다. 우 박사가 만약 한국을 아버지를 암살한 나라로만 생각했다면 우린 아직 식량 수입국일 수도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지만 과거에만 매달려 미래를 망칠 수도 없다. geo@seoul.co.kr
  • 염소를 ‘왕’으로 추대한 아일랜드

    염소를 ‘왕’으로 추대한 아일랜드

    북아일랜드의 한 마을에서 사람이 아닌 동물을 왕으로 추대해 화제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메트로, 로이터 등 외신은 지난 10일 북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킬로그린에서 염소가 왕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는 아일랜드의 가장 오래된 축제 중의 하나인 '퍽 페어'(Puck Fair)를 위한 것으로, 주민들은 야생 숫염소를 잡아와 축제기간인 3일 동안 왕좌에 앉힌다. 짧은 통치기간 동안 염소는 물푸레 나뭇가지, 양배추, 신선한 풀, 견과류 등의 특식 제공을 포함해 왕처럼 대접 받는다. 축제의 기원은 불확실하지만 여러가지 설이 있다. 그 중 한가지에 따르면, 이 지역의 염소가 17세기 정치가로 공화정의 절대권력을 가졌던 올리버 클롬웰의 침략을 예고했다고 하여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숲의 신 '판'(Pan)이 사람의 몸통을 지니고 염소의 뿔과 다리를 가진 ‘반인반수’로 가축을 보살피고, 풍년을 가져다 준다고 믿고 있다는 설도 있다. 올해의 왕으로 추대된 염소의 퍼레이드를 지켜본 축제 참가자 벤 헨리(25)는 “처음에는 이 축제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11년이나 돼 익숙하다”고 말했다. 염소는 12일 폐위식을 가졌으며 원래의 서식지인 산으로 돌려보내졌다. 사진=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육종학의 아버지’ 故 우장춘 박사 나팔꽃 유전 연구기록물 첫 공개

    ‘육종학의 아버지’ 故 우장춘 박사 나팔꽃 유전 연구기록물 첫 공개

    ‘육종학의 아버지’ 고(故) 우장춘 박사의 나팔꽃 유전에 관한 연구 기록물이 국가기록원을 통해 공개된다. 국가기록원은 10일 우 박사 서거 58주년을 맞아 8일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기증 협약식을 열었다.협약식을 통해 1930년대 생산된 우 박사의 연구 기록물 713점을 기증받은 국가기록원은 앞으로 이 기록물을 영구 보존할 계획이다. 유족은 연구 결과물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 기증했고, 연구소는 국가 차원에서 이 기록을 보다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에 다시 기증했다. 우 박사는 1898년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도쿄제국대학 농학실과를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50년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농업과학연구소장에 취임해 1959년 사망할 때까지 육종개량 연구에 전념, 식량 자급의 길을 열었다. 우 박사는 일본인 처와 여섯 자녀를 남겨 둔 채 귀국하기 전 히로시마에 있는 부친의 묘비 앞에서 “지금까지는 어머니의 나라 일본을 위해 노력했다. 지금부터는 아버지의 나라에 뼈를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속이 꽉 찬 배추와 무, 제주 감귤, 대관령 감자 등을 만들어 낸 우 박사는 친일파란 주홍글씨에 시달리다 사망 3일 전에 민간인으로서 최대 명예인 문화포장증을 받고 눈물을 흘렸다. 우 박사의 넷째 사위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교세라(교토세라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밥상물가 널뛴다

    밥상물가 널뛴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지난달에도 오이·시금치 등 채소 가격이 크게 올랐다. 반면 갈치, 감자, 양파 값은 떨어졌다.한국소비자원은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통해 7월 주요 생필품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오이(1개 기준)가 6월보다 54.0%나 값이 뛰었다고 7일 밝혔다. 시금치(100g 기준)와 배추(1포기 기준) 역시 각각 46.2%, 43.6% 비싸졌다. 오이와 시금치는 지난해 7월과 비교하더라도 각각 44.0%, 16.6% 더 비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을 직접 받은 계란(1개 기준) 역시 작년 7월에 비해 42.5% 올랐다. 6월에 비해 값이 내린 품목은 갈치(1마리 기준, -23.3%), 감자(100g 기준, -13.6%), 양파(1망 기준, -9.7%), 당근(100g 기준, -5.1%), 마늘(100g 기준, -4.0%) 등이었다. 감자는 6월과 비교해서는 값이 떨어졌지만 작년 7월과 비교해서는 35.6% 올랐다. 오이·시금치· 배추는 백화점이, 무는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상대적으로 비쌌다. 감자·양파는 전통시장에서, 갈치는 SSM에서 저렴했다. 가공식품 중에서는 냉동만두(6.7%)가 6월에 비해 값이 많이 올랐다. 일반공산품은 린스(34.8%), 샴푸(17.3%), 염모제(10.8%), 세면비누(8.0%)가 비싸졌다. 같은 기간 단무지(-5.8%), 캔커피(-4.6%), 치약(-6.9%), 구강청정체(-6.4%) 등은 싸졌다. 소비자원은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므로 ‘참가격’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가격과 할인정보를 확인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상추 87%·시금치 74% 한 달 새 급등…장마·폭염에 치솟은 ‘7월 밥상물가’

    상추 87%·시금치 74% 한 달 새 급등…장마·폭염에 치솟은 ‘7월 밥상물가’

    장마와 폭염에 과일·채소값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 한시적으로 인하됐던 전기요금이 올해 상대적으로 오르면서 체감물가는 더 고공행진이다. 다음달에는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통계청이 1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2.2% 올랐다. 채소류가 1년 전보다 10.1%나 오르면서 농산물 물가가 9.8% 상승했다. 이는 전체 물가를 0.39% 포인트 끌어올렸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각각 8.1%, 5.7%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도 1년 전보다 8.0% 올랐다. 지난해 7~9월 전기요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한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전기요금은 전체 물가를 0.29% 포인트 밀어올렸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전기료 인하로 계속 하락하던 전기·수도·가스 가격이 7월에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올해 초 급등세를 보였던 석유류는 국제 유가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1.8%다. 하지만 농수축산물과 서비스 물가가 많이 올라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 폭은 더 크다. 농수축산물은 1년 전보다 달걀(64.8%), 오징어(50.8%), 감자(41.7%), 호박(40.5%) 등이 오르면서 8.6%가 오른 동시에 6월에 비해서도 오이(63.1%), 배추(63.8%), 상추(87.4%), 시금치(74.0%)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1.5%가 올랐다. 서비스 물가도 집세(1.7%)와 개인서비스 요금(2.4%)이 오르면서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이 여파로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3.1% 올랐다. 2012년 1월(3.1%)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기획재정부는 전기요금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채소류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9월에는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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