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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유승민 “서민 편에 서는 새 보수로”…野 환영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성장과 복지의 균형 발전을 기반으로 한 ‘중(中)부담-중복지’ 정책 추진을 제시하며 세금·복지 문제 공론화를 위한 여야 합의기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정치적 좌표로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는” ‘새로운 보수’를, 대야 관계에 있어선 진영 논리를 창조적으로 파괴하자는 ‘합의의 정치’를 제안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심각한 양극화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 가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 ‘양극화 해소’를 지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찰을 높이 평가한다는 언급도 나왔다. 그는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지난해 국가 결산에서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며 “국회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134조 5000억원의 공약가계부는 더이상 지킬 수 없는 점을 반성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단기 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는 등 현 정부 정책 기조를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원칙, 법인세가 성역이 될 수 없는 원칙, 재벌 처벌의 형평성 확립 등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 동참 ▲청년 일자리 전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대기업 하청 단가 인상 ▲보육정책 재설계 등 ‘공정한 고통분담·공정한 시장경제’를 제시했다. 집권 여당 원내대표로선 말하기 어려운 파격적 고백도 있었다. 그는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 왔다”, “여야 포퓰리즘 경쟁이 국가 발전에 큰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세월호 실종자 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후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는 “세월호를 인양해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고자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한을 풀어 드려야 한다”며 “평택 2함대에 인양해 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 세월호를 인양해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아주 신선하게 잘 들었다”면서도 당의 방침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중부담-중복지 문제와 재벌 개혁, 조세 형평성 원칙 등에 대해 “우리 모두 같이 고민하자는 뜻으로 한 얘기이기 때문에 꼭 당의 방침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 모두의 컨센서스(동의)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유 원내대표가 자신의 정치철학과 개인 소신을 담아 그동안 해 온 얘기를 재차 언급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여 당·청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피하고자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이례적으로 공감과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준 명연설이었다”고 밝혔고,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유 원내대표의 합의의 정치 제안에 공감한다”며 “박근혜 대통령 공약가계부의 실패 선언,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 고백은 집권 여당 대표로서 용기 있는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다음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연설문 전문. 제33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대표연설문 2015년 4월 8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승 민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완구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세월호... 그리고 통합과 치유 1년전 4월 16일, 안산 단원고 2학년 허다윤 학생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여 오늘까지 엄마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윤이의 어머니는 신경섬유종이라는 난치병으로 청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내 딸의 뼈라도 껴안고 싶어서...’ 세월호 인양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다윤 양과 함께 조은화, 남현철, 박영인 학생,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부자, 이영숙씨... 이렇게 9명의 실종자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피붙이의 시신이라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이런 슬픈 소원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희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리고 생존자 172명을 남긴 채 1년 전의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과 아픔, 그리고 부끄러움과 분노를 남겼습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왜 존재합니까? 우리 정치가 이 분들의 눈물을 닦아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엊그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이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지난 1년의 갈등을 씻어주기를 기대하면서, 저는 정부에 촉구합니다. 기술적 검토를 조속히 마무리 짓고, 그 결과 인양이 가능하다면 세월호는 온전하게 인양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인양해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을 지키고, 가족들의 恨을 풀어드려야 합니다. 평택 2함대에 인양해둔 천안함과 참수리 357호에서 우리가 적의 도발을 잊지 못하듯이, 세월호를 인양해서 우리의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세월호 인양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막대한 돈이지만, 정부가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 국민들께서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하고 동의해 주실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는 분열이 아니라 통합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온 국민이 함께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자의 고통을 어루만져 드려야 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배상 및 보상 등을 둘러싼 대립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정부는 진지한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통합과 치유의 길에 앞장서야 합니다. 세월호 참사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통합과 치유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나서야 할 일이 많습니다. 군에서 사망한 자식의 유해와 시신을 데려가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지금이라도 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천안함, 5.18민주화운동 등 우리 역사의 고비에서 상처를 받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치유의 손길을 내밀어야 합니다. 이 분들의 고통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때, 비로소 국민의 마음이 열리고 통합의 길이 열리게 됩니다. ●나누면서 커간다 :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은 오랜 세월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도 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남북분단과 군사대치 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지켜왔습니다.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합니다. 심각한 양극화 때문에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는 갈수록 내부로부터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동체를 지키는 것은 건전한 보수당의 책무입니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를 지키는 것이 보수의 책무이듯이, 내부의 붕괴 위험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는 것도 보수의 책무입니다. 새누리당은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습니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습니다. 빈곤층, 실업자, 비정규직, 초단시간 근로자, 신용불량자,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장애인, 무의탁노인, 결식아동,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 이런 어려운 분들에게 노선과 정책의 새로운 지향을 두고, 그 분들의 통증을 같이 느끼고, 그 분들의 행복을 위해 당이 존재하겠습니다. 10년전 노무현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양극화를 말했습니다. 양극화 해소를 시대의 과제로 제시했던 그 분의 통찰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이제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과제를 해결함에 있어서는 여와 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나누면서 커가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습니다. 그러나 국가안보 만큼은 정통보수의 길을 확실하게 가겠습니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면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의 최근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은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미래산업정책’을 말하고 있습니다. 급식, 보육은 물론 심지어 의료, 교육, 주택까지 보편적 무상복지를 고집하던 야당이 드디어 성장의 가치, 안보의 가치를 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놀라운 변화입니다. 환영합니다. 저는 진보정당의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총선과 대선의 득표용 전략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변화 속에 국가의 미래를 위한 고민과 진정성이 담겨 있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진영을 넘어 합의의 정치로...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새로운 변화를 보면서 저는 ‘진영의 창조적 파괴’라는 꿈을 가집니다. 진영을 벗어나 우리 정치도 공감과 공존의 영역을 넓히자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는 여야 진영 간, 보수 진보 진영 간의 대립과 반목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진영은 그 본질이 독재와 똑같습니다. 진영의 울타리를 쳐놓고 그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데, 어느 당, 어느 진영의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소신은 집단의 논리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 진영의 논리에 빠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고, 이는 국민의 눈에 어처구니 없는 정쟁으로 비쳐졌습니다. 여당 시절 추진했던 FTA, 연금개혁을 야당이 되니까 반대하는 일,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에서 여야가 당론투표를 강요하는 일, 역대 정권마다 여당이 정부와 청와대의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일, 이런 부끄러운 일들이 진영싸움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내대표가 된 이후 가급적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의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를 구속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보수와 진보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오늘 보수와 진보는 머리를 맞대고 공통의 국가과제와 국가전략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싸움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합니다.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들은 합의의 정치를 통하여 정책을, 입법을, 예산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합의의 정치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있습니다. 포퓰리즘의 과열경쟁을 자제하기 위해서도 합의가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장’에서 정치의 본능은 득표입니다. 표 때문에 우리 정치인들은 포퓰리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소위 ‘죄수의 딜레마’처럼, 그 동안 여야의 포퓰리즘 경쟁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반복되었고, 이는 국가재정, 국가발전에 큰 피해를 주었습니다. 역대 대선과 총선에서 각 정당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그 생생한 사례들입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국가적으로 꼭 필요한 일을 하려면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국회가 진영의 논리와 포퓰리즘 경쟁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를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일은 많고, 국민은 우리 정치를 다른 눈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이 진정한 정치개혁이라고 믿습니다. 성장과 복지, 안보와 통일,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일자리와 노동, 교육, 보육, 의료, 연금 등 합의의 정치가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 아주 인기 없는 정책일수록, 그러나 국가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일수록 우리는 용기를 내어 통큰 합의를 해야 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 몇가지 중요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4월 국회의 최대 현안인 공무원연금개혁이 그 첫 번째 시험대입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역대 정권이 모두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한,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공무원의 고통분담이 수반되는 일이니 당연히 득표에 도움이 안되는, 인기 없는 개혁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 모두가 알고 있듯이 국가장래를 위해 지금 꼭 해야만 하는 개혁입니다. 지난 2년간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정책 중에서 저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도전한 것을 가장 높이 평가합니다. 공무원연금개혁은 이념의 문제도, 정쟁의 대상도 아닙니다. 야당이 말하는 것처럼 무슨 군사작전 하듯이 추진하려는 것도 아니고, 20년전 김영삼 정부때부터 추진해왔던 것입니다. “급하게 졸속으로 하지 마라” — 이런 정치적 수사로 개혁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도 추진하려 했지만 실패했던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어제 발표된 「2014년 국가결산」에 따르면 총국가부채 1,211조원 중 53%인 644조원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였습니다. 앞으로 공무원연금에 얼마나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우리는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빚을 떠넘긴다는 것을 야당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우리 국회에 넘어와 있습니다. 당사자인 정부와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 개혁을 국회가 마무리해내야 합니다. 공무원들과 국민들의 성숙한 고통분담 의식, 거기에 여야간 합의의 정치가 보태지면, 역대 어느 정권, 어느 국회도 못했던 개혁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에게 호소합니다. 문재인 대표님과 우윤근 원내대표님께 호소합니다. 야당이 경제정당을 말하려면 이번 4월 국회에서 공무원연금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고 의견제시의 기회를 드리기 위해 국민대타협기구와 같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해당사자에게 최종결정 권한까지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 결정은 주권자인 국민의 대의기구인 우리 국회가 하는 겁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정부 임기 중인 2007년에 그 어려운 국민연금개혁을 이루어낸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국민연금개혁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생생히 지켜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이번 공무원연금개혁에 합의해 주신다면, 국민들은 경제정당의 진정성을 평가할 것입니다. 여야 모두 공무원연금개혁이 지금 9부 능선까지 왔다고 인정합니다. 마지막 한 달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이 중요한 개혁이 또 무산된다면 19대 국회는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의 지탄을 면할 수 없고 국민의 정치불신은 극에 다다를 것입니다. 합의의 정치로 공무원연금개혁이 꼭 성공하도록 의원님들의 동참을 호소드립니다. 공무원연금개혁 이후 공적연금의 강화가 이슈가 될 전망입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2007년 고통스러운 개혁을 단행했고,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는 기초연금 때문에 진통을 겪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것은 기여율 인상 없이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오히려 국민연금의 경우 연기금자산운용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개혁으로 수익률을 제고해서 연금고갈시점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 국민부담을 줄이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세금과 복지 두 번째 사례는 세금과 복지 이슈입니다. 세금과 복지 이슈만큼 정치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도 없을 것입니다. 소득세 연말정산 사태에서 우리는 생생하게 보았습니다. ‘세금을 올린 정당은 재집권에 성공할 수 없다’는 정치권의 금언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는 이 연설을 쓰면서 2012년 새누리당의 대선공약집을 다시 읽었습니다. 그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저희 새누리당의 공약이었습니다. 문제는 134.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이 반성합니다. 저는 지난 4월 1일 정부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지속가능한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복지재정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3조원의 복지재정 절감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점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예산 대비 세수부족은 22.2조원입니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권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세금과 복지의 문제점을 털어놓고, 국민과 함께 우리 모두가 미래의 선택지를 찾아 나서야 합니다. 이 일은 공무원연금개혁보다 더 어렵고, 인기는 더 없지만, 국가 장래를 위해 더 중요한 일입니다. 세금과 복지야말로 합의의 정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문제입니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같은 프레임으로 서로를 비난하는 저급한 정쟁은 이제 그만 두고 여야가 같이 고민해야 합니다. 그 고민의 출발은 장기적 시야의 복지모델에 대한 합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의 복지는 ‘低부담-低복지’입니다. 현재 수준의 복지로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의 붕괴를 막기에 크게 부족합니다. 그러나 ‘高부담-高복지’는 국가재정 때문에 실현가능하지도 않고, 그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高부담-高복지로 선진국이 된 나라도 있지만, 실패한 나라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저출산-고령화로 인하여 앞으로 50년간 기형적 인구구조라는 재앙이 닥치게 되어 있습니다. 현재의 복지제도를 더 확대하지 않고 그대로 가더라도, 앞으로 복지재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中부담-中복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민부담과 복지지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기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정도 수준을 장기적 목표로 정하자는 의미입니다. 이는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태리 같은 유럽 국가들보다는 낮지만, 현재의 미국, 일본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을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결코 낮은 목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최근 여야간에 中부담-中복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우리는 국민의 동의를 전제로 이 목표에 합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가려면 세금에 대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무슨 세금을 누구로부터 얼마나 더 거둘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합의해야 합니다. 증세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3년간 22.2조원의 세수부족을 보면서 증세도, 복지조정도 하지 않는다면, 그 모든 부담은 결국 국채발행을 통해서 미래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비겁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그리고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인 원칙까지 같이 고려하면서 세금에 대한 합의에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부자와 대기업은 그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세금을 떳떳하게 더 내고 더 존경받는 선진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조세의 형평성이 확보되어야만 중산층에 대한 증세도 논의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최근의 여야 대표연설은 대부분 우리 국회가 세금과 복지 문제에 관한 대타협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지난 2월 우윤근 원내대표님도 이런 제안을 하셨습니다. 저는 새누리당 의원님들의 동의를 구하여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여야 합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습니다. 정부도 세금과 복지 문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보육 개혁 복지지출 중에서 보육 분야는 현실적 어려움이 큽니다. 여야 합의기구가 출범하면 이 문제도 여야가 함께 풀어갑시다. 0∼2세 보육료, 3∼5세 누리과정, 0∼5세 양육수당을 합친 올해 보육예산은 10조 2,500억원으로서, 급식예산 2조 5천억원의 4배입니다. 최근의 지방재정법 개정 과정에서 보았듯이 보육재원의 조달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의 갈등은 심각합니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래 지난 24년간 보육은 계속 확대되어 왔고, 박근혜 정부는 0∼5세의 모든 영유아에게 소득에 관계없이 보육지원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보육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국가의 지원은 확대되었으나, 이 정책이 저출산 해소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최근 보육시설에서 연달아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면서, 0세 영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월 77만 8천원이 지원되는데 집에서 키우면 월 20만원이 지원되는 모순을 보면서, 또 어린이집, 유치원과 가정이라는 보육공동체의 비정상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는 보육정책의 재설계가 절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 공동체는 아이를 낳고 잘 키우는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하려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4월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대로 지방재정법을 개정하고 정부가 합의했던 5,064억원도 동시에 집행하며, 영유아보육법도 개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보육정책에 대해서는 우리 국회가 진지한 토론과 대안의 모색에 여야가 함께 착수할 것을 제안합니다. 정부도 앞으로 보육정책과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현실성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성장의 가치와 성장의 해법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경제성장은 오랫동안 보수의 의제였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소득주도형 성장, 포용적 성장’을 말했을 때, 저는 이 새로운 변화를 진심으로 환영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이 성장의 가치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반가웠습니다. 보수가 복지를 말하기 시작하고, 진보가 성장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 우리 정치의 진일보라고 높이 평가합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성장의 해법입니다. 복지는 돈을 어떻게 쓰느냐의 문제인데, 성장은 돈을 어떻게 버느냐의 문제입니다. 성장의 해법은 복지의 해법보다 훨씬 더 어렵습니다. KDI가 발표한 장기거시경제 전망에 따르면 현재의 3.5%의 잠재성장률은 2050년대에 1.0%로 추락합니다. 더 비관적인 전망에 따르면 2040년대부터 1.0% 이하로 추락하여 206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합니다. 대한민국이 성장을 못하는 나라, 저성장이 고착화된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적 대재앙입니다. 성장을 못하면 우리 사회의 모든 게 어려워집니다. 성장을 못하면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고, 서민 중산층이 붕괴되어 양극화는 더 심각해지고, 국가재정도 버티기 힘들어 복지에 쓸 돈이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통일을 하더라도 통일비용을 부담할 재원이 없습니다. 앞으로 100년간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는 경제성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양극화 해소 못지 않게, 성장 그 자체가 시대의 가치가 되어야 합니다. 2100년까지 한국경제가 성장을 못하는 것은 경기변동의 문제가 아닙니다. 성장을 뒷받침하는 노동, 자본, 기술 등 세 가지 요소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펀더멘털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한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20세기의 성취를 21세기에 다 날려보내고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저성장은 이렇게 고질적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인데, 민주화 이후 역대 정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성장전략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예외 없이 집권 초반의 경제성적표를 의식해서 반짝경기를 일으켜 보려는 단기부양책의 유혹에 빠졌습니다. 성장잠재력 자체가 약해져서 저성장이 고착화된 경제에서 국가재정을 동원하여 단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성장효과도 없이 재정건전성만 해칠 뿐이라는 KDI의 경고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가재정 때문에 공무원연금개혁의 진통을 겪으면서, 별 효과도 없는 단기부양책에 막대한 재정을 낭비해서야 되겠습니까? 건전한 국가재정은 그 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최후의 보루였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입니다. 1997∼98년의 IMF 위기와 2008∼09년의 금융위기도 그나마 국가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단기부양책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IMF 위기처럼 극심한 단기불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단기부양책은 다시는 끄집어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 대신 장기적 시야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모든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일은 한 두가지 정책수단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뼈를 깎는 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자본, 노동, 여성, 청년, 교육, 과학기술, 농어업, 제조업,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가히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 혁명적인 변화의 최종 목표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강화이며, 성장잠재력 확충입니다. 가장 중요한 몇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재앙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0∼5세 보육예산을 늘리는 정책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집 구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들도록 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서 나보다 더 잘 살 거라는 희망을 드려야 합니다. 보육, 교육, 노동, 일자리, 주택, 복지 등을 포괄하는 종합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인력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년, 여성, 장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고, 여성이 더 이상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정년후 장년층의 재고용을 촉진하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청년일자리를 위해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전쟁’을 하겠다는 각오로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해서 청년의 고용률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일자리는 삶의 문제입니다. 사회 문턱에 갓 들어선 청년들에게 실업보다 더 큰 고통은 없을 것입니다. 정부, 공기업, 정부산하단체부터 청년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에게 임금인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청년일자리를 늘려 달라고 호소하고 청년고용에는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청년창업에 대한 국가지원도 대폭 확대하고, 크라우드펀딩법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도 조속히 통과되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취업하기를 원하는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도 조속히 통과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중소기업의 청년고용에 대한 임금보조를 확대하고, 중소형 공장이 밀집한 지역의 환경을 개선하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재양성은 성장의 마지막 희망을 걸어야 할 분야이고 국가의 명운이 걸린 분야입니다. 부가가치가 높은 과학기술주도형 성장으로 가려면 오랜 시간에 걸친 일관된 국가R&D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분야입니다. 연구개발예산의 총투자액은 확대하되 민간이 하지 못하는 분야를 국가가 담당해야 합니다. IMF 위기 이후 누적된 문제로 고장난 국가R&D시스템은 근본적인 진단후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과학기술교육의 혁신과 이공계 우대 정책도 확대되어야 합니다. 제조업이 더 강해져야 관련 서비스산업이 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전자,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제조업의 위기는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기입니다. 이들 주력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벤처만 우대할 것이 아니라 지금 잘하고 있는 업종과 기업들이 더 잘 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한계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시켜 새 살이 돋아나도록 하고, 잘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의 해법은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친 고통스러운 개혁입니다. 성장을 향한 개혁은 고통스럽기 때문에 어느 일방의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개혁이 성공하려면 공정한 고통분담, 공정한 시장경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합의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노사정 대타협이 바로 그런 합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이 시간까지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정책 못지않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격차 등 이중구조를 해소하고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는 정책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과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강력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정부와 공기업은 지금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더 확실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30대 그룹과 대형 금융기관들도 상시적 업무에 일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재벌도 개혁에 동참해야 합니다. 재벌대기업은 지난날 정부의 특혜와 국민의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재벌대기업은 무한히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등이 되기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가 친척에게 돈벌이가 되는 구내식당까지 내주고 동네 자영업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끄러운 행태는 스스로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천민자본주의의 단계를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의 아픔을 알고 2차, 3차 하도급업체의 아픔을 알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존경받는 한국의 대기업상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부는 재벌대기업에게 임금인상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하청단가를 올려 중소기업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재벌정책은 재벌도 보통 시민들과 똑같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재벌그룹 총수 일가와 임원들의 횡령, 배임, 뇌물, 탈세, 불법정치자금, 외화도피 등에 대해서는 보통 사람들, 보통 기업인들과 똑같이 처벌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검찰, 법원은 재벌들의 사면, 복권, 가석방을 일반 시민들과 다르게 취급할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공정한 고통분담과 공정한 시장경제는 결국 복지, 노동, 경제민주화, 법치로 귀결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증세, 中부담-中복지의 시회안전망, 비정규직 대책, 청년일자리,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대책들이 성장의 해법과 함께 가야 합니다. 정부는 성장잠재력과 상관없는 단기부양책이 아니라 사회적 대타협에 필요한 곳에 예산을 써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아직도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아있는 박근혜 정부가 이상과 같은 근본적 개혁의 길로 나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정부가 단기부양책보다는 노동-금융-교육-공공의 4대 부문 개혁을 말하고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대 진입을 목표로 ‘3년의 혁신으로 30년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점을 저는 높이 평가합니다. 그러나 3년내의 성과에 조급해서는 안됩니다. 잠재성장률을 4%대로 높이는 일은 3년의 개혁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3년 동안 그 다음 정부가 후퇴시킬 수 없는 개혁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에서 시작하여 세금과 복지, 노동, 보육과 교육, 청년일자리, 그리고 성장 등의 분야에서 개혁의 인프라를 제안하고, 우리 국회는 합의의 정치로 국가의 장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저는 야당이 제시한 소득주도 성장론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정한 속도의 최저임금 인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지출의 확대는 빈곤과 양극화 해소라는 차원에서 동의합니다.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지출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2100년까지 저성장의 대재앙이 예고된 우리 경제에 대하여 이 정도의 내용을 성장의 해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소득주도 성장을 정치적으로 비난할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제대로 된 성장의 해법이 없었던 것은 지난 7년간 저희 새누리당 정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녹색성장과 4대강 사업, 그리고 창조경제를 성장의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왕 야당이 성장이라는 시대의 가치를 얘기한다면, 여야가 그 해법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합의의 정치로 성장을 위한 지난한 개혁의 길로 함께 가자는 점입니다. ●사회적경제 존경하는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최근 많은 국민들께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을 주며 양극화 해소와 건강한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영역도 돌봄, 보육, 교육, 병원, 신용, 도시락, 반찬가게, 동네슈퍼 등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中부담-中복지를 목표로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 전체의 복지수요를 국가재정이 모두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일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정부가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사회적경제는 국가도, 시장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제활동으로서, 복지와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 진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를 해왔던 선진국들도 사회적경제가 발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경제는 정치적 오염과 도덕적 해이를 경계해야 합니다. 사회적경제를 건강하게 발전시키는 일은 여야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사회적경제기본법을 제정하여 한국 자본주의의 역사적 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가계부채라는 시한폭탄 경제 분야의 마지막 주제로 저는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합니다. 작년말 가계부채는 1,089조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민 1인당 평균 2,150만원이며, 가계부채가 GDP의 75%입니다. IMF 위기때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규모 도산사태와 대량해고가 발생했고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지금은 가계부채가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가 되었습니다. LTV(주택담보대출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의 완화와 금리인하는 가계부채의 증가속도를 높여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가계부채는 개인이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게 당연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우리 경제 전체의 리스크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정부가 정교한 대책을 수립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지난번 두 차례에 걸친 안심전환대출은 은행과 정부의 부담으로 원리금 상환능력이 있는 일부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상환능력은 없고 부실의 위험도는 높은 한계선상의 가계부채에 대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을 촉구합니다. ●국가안보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성장, 복지와 함께 안보, 통일은 우리의 4대 국가 아젠다입니다. 올해는 광복 70년이자 분단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광복과 함께 분단이 된 70년 전의 슬픈 역사는 분단을 허물고 통일과 진정한 광복을 이룩해야 하는 역사적 과업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대북정책과 통일정책은 별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대북정책이 쌓여서 통일정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통일 이전에 북한의 개혁 개방, 북한경제의 발전, 북한체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북정책이라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북한은 그런 이성적인 대북정책이 통하지 않는 상대입니다. 문제의 핵심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이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한 이란과 국제사회의 역사적 합의가 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란보다 핵무기 개발이 훨씬 앞선 북한의 핵문제는 조금도 진전이 없이 악화되어 가기만 합니다. 2012년 12월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2013년 2월의 3차 핵실험 이후 우리 군은 북한이 노동미사일이나 스커드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한 핵미사일을 이미 실전배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즉, 우리 국민들은 언제 우리를 향해 날아올지 모르는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싸드(THAAD) 요격미사일의 배치를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저는 “우리가 과연 우리 손으로 우리의 생명을 지킬 생각을 갖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북핵문제를 압박과 유도의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1994년의 미국과 북한의 제네바 합의,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2012년 미국과 북한의 2.29 합의가 모두 어떻게 되었습니까? 북한은 그 때마다 약속을 깨고 핵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북핵문제를 현명한 외교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당연히 경주하되, 우리는 하루라도 빨리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억지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저희 새누리당은 북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국방능력을 갖추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안보정당을 내세운 새정치민주연합에게 묻습니다. 싸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야당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행여 북한이 핵공격은 절대 하지 않을 거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안보정당은 한마디 말로 하루 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북핵과 싸드, 천안함 폭침,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 국가안보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과 행동이 있어야 스스로 안보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고 싶습니다. 야당을 비판하려고 거북한 질문을 드리는 게 아닙니다. 늘 말로는 ‘국가안보는 초당적으로 대처한다’라고 하면서, 서로 생각의 차이는 너무나 큰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 여러분! 19대 국회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19대 국회가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국민에게 내일의 희망을 드리기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저는 매일 이 질문을 저 자신에게 던집니다. 저는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서 용감한 개혁을 하고 싶었습니다. 15년전 제가 보수당에 입당한 것은 제가 꿈꾸는 보수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꿈꾸는 보수는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되고 책임지며, 따뜻한 공동체의 건설을 위해 땀흘려 노력하는 보수입니다. 지난 15년간 여의도에 있으면서 제가 몸담아보지 않았던 진보 진영에도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훌륭한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 그 분들의 생각 중에 옳은 것도 많고, 저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느낄 때도 많았습니다. 좋은 생각, 옳은 생각을 가진 선량들이 모인 이 국회가, 우리 정치가 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불신과 경멸의 대상이 되었는지 우리는 깊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진영을 넘어 미래를 위한 합의의 정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되기를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찰, 정명훈 감독 10년 지급내역 서울시향에 제출 요청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의 업무비 횡령 고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7일 ‘사회정상화운동본부’와 ‘박원순시정농단진상조사시민연대’가 “정 감독이 항공권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 약 5400만원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며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에 대해 이날 서울시향 측에 지난 10년간 정 감독에게 지급한 금액 내역 일체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최근 시민단체 관계자에 대해 고발인 조사를 마친 경찰은 서울시향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분석 작업이 끝나는 대로 서울시향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2009년 정 감독이 서울시향에서 지급한 항공권 가운데 1300만원 상당을 아들과 며느리가 사용하게 했고 집수리를 하는 동안 이용한 호텔 숙박료 4100만원가량을 서울시향 비용으로 충당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과 3월 각각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병합해 종로서로 내려보냈다. 경찰은 현재 정 감독의 출입국 기록 등을 확보,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정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정 감독과의 계약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檢, 포스코 거래업체 압수수색… 그룹 전반으로 수사 확대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모기업’ 포스코의 중간재 거래업체인 코스틸에 대해 7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 수사가 포스코건설에서 포스코그룹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날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코스틸 본사와 포항 공장, 이 회사 박재천(59) 회장의 자택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40여명을 보내 회사 재무 자료와 납품대금 거래 내역,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박 회장은 출국금지 조치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코스틸이 2007년부터 최근까지 대금이나 매출 관련 기록 등을 조작해 포스코그룹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코스틸이 포스코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를 확인할 것”이라며 “포스코건설 수사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1977년 설립된 코스틸은 포스코그룹의 핵심인 포스코로부터 철강 중간재인 슬래브를 사들여 철선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업체다. 국내 철선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크다. 특히 이명박 정부 때 거래량이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틸은 성진지오텍, 동양종합건설 등과 함께 포스코그룹의 사업 비리, 정·관계 로비에 얽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철강업계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박 회장은 재경 포항고 동문회장을 지냈으며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은 물론 이상득(80) 전 의원 등 전 정권의 핵심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 회장이 출신 지역에서 구축한 영향력과 인맥 등을 동원해 포스코 측의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선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 회사 최모(53) 전무가 30억여원의 비자금 조성에 개입하고 일부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이날 구속됐다. 한편 검찰은 이날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직권남용 의혹과 관련, 구모(60) 전 교육부 대학지원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교육부 고위 관료 출신이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 구 전 실장은 박 전 수석의 지시를 받아 2011~12년 중앙대 본·분교 통합과 적십자간호대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구 전 실장 등 전직 교육부 고위 관료 3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박 전 수석을 소환할 계획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부산서 첫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 고발

    부산에서 처음으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부산시는 지난달 16일부터 27일까지 동래구 A 아파트에 대한 특별감사를 벌여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백모(65) 회장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9월 승강기가 설치된 15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관리비 과다청구, 공금 유용, 잡수입의 개인용도 사용 등 민원이 많은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특별감사제를 도입했다. 입주민의 요청에 따라 시는 이 아파트를 특별감사했다. 감사 결과 백 회장은 2003년 말 처음 회장직을 맡은 뒤 지난달 말까지 단 한 차례의 선거도 없이 계속 회장직을 맡아왔다. 백 회장은 지하 주차장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하고 아파트 재도장 공사와 관련, 전문업체가 8400만원에 응찰했음에도 면허도 없는 업체와 9900만원에 계약해 입주민에게 1500만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 명의의 차량 3대를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하면서 10만원의 주차비를 내야 하는 규정을 무시하고 6000원만 내는 등 아파트 주차장을 비정상적으로 운영해 왔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중앙대 본·분교 통합’ 핵심 前 두산 사장 참고인 조사

    박범훈(67)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가 6일 이모(63) 전 두산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사장은 2008년 5월부터 6년 이상 중앙대 이사회 상임이사를 지내며 본·분교 통합, 적십자간호대 인수 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이사회에서 있었던 일을 가장 객관적으로 복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재단 이사와 재단 사무처·학교 관계자들도 참고인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모(68) 전 총장 등도 소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2011~2012년 당시 이사회는 이 전 사장을 비롯해 두산그룹 관계자가 다수였기 때문에 이 전 사장 소환이 두산그룹 수사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전 사장은 2005년 두산그룹 비자금 수사 당시 비자금 조성책으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이날 성완종(64) 경남기업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한국광물자원공사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 성 회장은 2008~2013년 9500억원대의 분식회계로 회사 재무 상태를 속여 정부융자금과 수출입 은행 대출금 등 800억원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인 동모(61)씨가 실소유주인 관계사들과의 거래 대금 조작 등을 통해 회사 돈 25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성 회장이 횡령한 자금 중 회사를 위해 쓴 돈은 한 푼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2010년 광물자원공사가 경남기업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 사업 지분 2.75%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배임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시 광물자원공사는 116억원의 손해를 떠안으면서 경남기업에 특혜를 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성완종 회장 이르면 6일 사전 영장

    성완종 회장 이르면 6일 사전 영장

    9000억원대 분식회계와 비자금 230억원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64) 경남기업 회장이 3일 검찰에 출두, 밤늦게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성 회장에 대해 이르면 오는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경남기업은 해외자원개발 사업 명목으로 성공불융자금 330억원, 일반융자금 130억원을 지원받았다. 적정 신용등급 이상이어야 받을 수 있는 융자금을 타내기 위해 실적을 부풀려 회사 재무 상태를 속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까지 합치면 사기 대출 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검찰은 내다봤다. 검찰이 파악한 2009년 이후 경남기업 분식회계 규모는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 회장 주도로 230억원가량의 회사 돈이 빼돌려진 정황도 포착했다. 국내외 사업에서 성 회장의 부인 동모(61)씨가 실소유주인 업체 등에 지불 대금을 부풀리고 일감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성 회장은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도맡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과 관련, 업무상 횡령·배임수재 혐의로 이 회사 최모(53) 전무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전무는 베트남 현지 비자금 조성에 연루된 흥우산업을 통해 3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 중 수억원을 개인적으로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의 직속상관이었던 김모(64) 전 부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이날 다시 소환 조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단군 이래 한민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공군의 노후화된 F-4/5 전투기를 대체하고, 2030년대 이후에는 KF-16 전투기까지 대체하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10.4년의 개발기간동안 8조 6,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며, 2025년 11월까지 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9조 3천억 원을 들여 120대를 생산에 공군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한국형 ‘보라매’의 발목을 옥죄어 비상(飛上)을 가로 막을 덫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명품무기를 가로막는 ‘3중 덫’ 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가 오는 5월까지 상세 개발일정 및 국내외 협력업체 선정, 투자계획 등에 대한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면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오는 6월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르면 6월 말에 체계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면 KAI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4년, 125개월이다. KAI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하여 공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구매자인 공군에 대한 ‘립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납기일을 정확히 맞춰 지체상금을 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체상금이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에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법률 시행령 제74조 1항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전체 계약금액에 지체상금율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되는데, 이 사업은 KAI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용역’사업이므로 2.5/1,000의 지체상금율이 적용된다. 즉, 납기일인 2025년 11월 30일에서 하루 늦을 때마다 지체상금으로 216억 7,500만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지체상금제도는 개발비 횡령이나 배임 등 방산비리와 더불어 ‘명품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시작된 무기 국산화 사업 결과를 ‘불량무기’로 귀결시킨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이다. 대표적 사례로 K-11 복합소총이나 백상어 어뢰, 홍상어 대잠로켓,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 그것이다. 사전에 계약된 기한 내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지체상금제도는 방위사업청의 ‘최저가 낙찰제’, 일부 정치인들과 결탁한 방산업체, 연구기관의 ‘국산무기 만능주의’와 함께 ‘국산 명품 무기의 등장을 막는 3중 덫’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산무기 만능주의’에 따라 국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결정이 내려지면, 방위사업청은 ‘최저가 낙찰제’로 개발 또는 생산업체를 결정한다. 방산업체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서 제시하고, 낙찰되면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과 비현실적인 개발 비용에 맞추면서도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계약 체결에서부터 기간과 비용을 못박아두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 때문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상당히 많은 국산 무기들이 이 ‘3중 덫’에 빠져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할 때 적게는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 백발의 시험사격을 거치며 전력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가로 낙찰 받아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험사격은 꿈도 꾸지 못한다. 1발에 20억 원 하는 ‘홍상어’ 대잠로켓의 경우 10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실전배치 이후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산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국산 중어뢰 ‘백상어’ 역시 몇 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결함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량 반품됐고, K-11 복합소총 역시 몇 년째 양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차세대 방공 무기인 ‘천궁(철매 II)' 지대공 미사일은 1번 시험 발사하는데 3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10발미만의 시험사격 계획만 반영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정부가 KFX 개발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은 8조 6,700억 원이다. KAI는 이 예산으로 전투기를 설계하고, 시제기를 만들고 비행 시험과 무장 운용 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과연 이 돈으로 4.5세대급 이상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10.4년 안에 가능할까? KAI의 제트 항공기 개발 경력은 T-50과 그 파생형인 FA-50이 유일하다. T-50은 전투기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고, 전투기 개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록히드마틴이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해 많은 기술지원을 제공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50년 넘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경력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기존 전투기 개량 사업에 약 4조 7천억 원의 예산과 5년의 개발기간을 편성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항공선진국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20년의 개발 기간과 16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되었다는 전례를 볼 때 사실상 전투기 개발 불모지에서 10년 안에 8조 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4.5세대급 전투기를 완전히 새로 개발해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50 개발 당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KAI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혹사에 가까운 희생을 감내했고, 완성된 기체 자체도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였지만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개발비 역시 당초 책정된 1조 6,886억 원에서 30% 가량 증가한 2조 1,938억 원으로 훌쩍 뛰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KFX는 훈련기가 아닌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탑재되는 전자장비나 엔진의 성능, 기체의 내구도 등의 차원이 다르며, 기술적 난이도와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지간한 항공 선진국이나 경제대국들조차도 쉽사리 독자개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품목이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던져 주고 이 테두리 안에서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하루 초과될 때마다 200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은 자칫 KFX 사업을 졸속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개발비와 개발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KFX의 미래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일단 완성품은 만들어야 하니 졸속으로라도 기체 개발과 제작이 강행될 것이고, 한 두 시간 시험비행에 억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니 시험 비행 횟수는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다. 시간과 비용에 쫓기며 개발이 진행되었으니 몇 가지 항목에서 작전요구성능(ROC) 미달이 발생하겠지만, 지난해 K-2 흑표 전차 파워팩 때와 마찬가지로 군의 작전요구성능 쯤은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본부에 압력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탄생한 KFX는 F-4/5 전투기와 KF-16 전투기 전량을 대체하는 2030년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것이다. 그 때 중국과 일본은 십 수 년의 개발기간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최정상급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을 마음대로 비집고 다닐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KFX는 ‘국산 명품 전투기’ 개발한다고 달려들었다가 20조 원 가까운 비용만 날리고 공군력 퇴보를 불러올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발 과정에 유연성 부여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KFX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개발 타당성 검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췄던 예상 개발 비용과 전투기 단가부터 다시 산출해야 한다. KFX는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채택하고 차후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행제어와 항공전자계통에 대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방과학연구소의 선행연구 및 탐색개발 결과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계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국내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해외협력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기술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 의회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KFX 개발 비용과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전체 프로그램 비용과 시간을 고정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낮아지거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과 노력 집중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후 실전 배치된 전투기가 결함에 시달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KFX 개발 일정과 예산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특히 예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는 KFX 보라매를 졸속의 늪으로 잡아끄는 예산과 시간, 지체상금의 덫을 걷어내고, 전투기 개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발 일정이 수 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과 수 조원 이상의 개발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 일정 지연은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투기 추가 도입이나 중고 전투기 임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 비용 증가는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전장은 하늘을 제압하는 자가 지배하며 KFX 보라매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그 하늘을 지킬 보검(寶劍)이다. 그 보검을 만들자는데 대장장이에게 부엌칼 만들 때 쓰던 규정과 사고방식, 비용을 들이대며 다그친다면 그 대장장이는 형태만 그럴싸한 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 칼들은 다른 칼들과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 나는 ‘동네북’이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시작도 전에...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발목 잡는 ‘덫’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시작도 전에...한국형 전투기 보라매 발목 잡는 ‘덫’

    단군 이래 한민족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의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은 공군의 노후화된 F-4/5 전투기를 대체하고, 2030년대 이후에는 KF-16 전투기까지 대체하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차세대 주력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이 사업은 10.4년의 개발기간동안 8조 6,700억 원의 개발비가 투입되며, 2025년 11월까지 전투기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9조 3천억 원을 들여 120대를 생산에 공군에 실전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한국형 ‘보라매’의 발목을 옥죄어 비상(飛上)을 가로 막을 덫에 대한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명품무기를 가로막는 ‘3중 덫’ 한국형 전투기 체계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AI가 오는 5월까지 상세 개발일정 및 국내외 협력업체 선정, 투자계획 등에 대한 체계개발 실행계획서를 방위사업청에 제출하면 방사청은 이를 검토해 오는 6월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고 이르면 6월 말에 체계개발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할 계획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다면 KAI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확히 10.4년, 125개월이다. KAI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후 발표한 보도 자료를 통해 “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반드시 적기 성공하여 공군의 전력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구매자인 공군에 대한 ‘립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납기일을 정확히 맞춰 지체상금을 물지 않겠다는 의미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지체상금이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26조 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한 계약자”에 부과되는 일종의 벌금이다. 이 법률 시행령 제74조 1항에 따르면 지체상금은 전체 계약금액에 지체상금율과 지체일수를 곱해 결정되는데, 이 사업은 KAI가 전투기를 개발하는 ‘용역’사업이므로 2.5/1,000의 지체상금율이 적용된다. 즉, 납기일인 2025년 11월 30일에서 하루 늦을 때마다 지체상금으로 216억 7,500만 원을 물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지체상금제도는 개발비 횡령이나 배임 등 방산비리와 더불어 ‘명품무기’를 개발하겠다고 시작된 무기 국산화 사업 결과를 ‘불량무기’로 귀결시킨 1등 공신 가운데 하나이다. 대표적 사례로 K-11 복합소총이나 백상어 어뢰, 홍상어 대잠로켓, K-21 보병전투장갑차 등이 그것이다. 사전에 계약된 기한 내에 개발을 완료하지 못하면 벌금을 부과한다는 지체상금제도는 방위사업청의 ‘최저가 낙찰제’, 일부 정치인들과 결탁한 방산업체, 연구기관의 ‘국산무기 만능주의’와 함께 ‘국산 명품 무기의 등장을 막는 3중 덫’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국산무기 만능주의’에 따라 국내 개발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산화 결정이 내려지면, 방위사업청은 ‘최저가 낙찰제’로 개발 또는 생산업체를 결정한다. 방산업체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서 제시하고, 낙찰되면 비현실적인 개발 기간과 비현실적인 개발 비용에 맞추면서도 최대한의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계약 체결에서부터 기간과 비용을 못박아두고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막대한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 때문에 사업이 졸속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미 상당히 많은 국산 무기들이 이 ‘3중 덫’에 빠져 실패를 경험한 바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어뢰나 미사일 등을 개발할 때 적게는 수십 발에서 많게는 수 백발의 시험사격을 거치며 전력화 여부를 결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가로 낙찰 받아 납기일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시험사격은 꿈도 꾸지 못한다. 1발에 20억 원 하는 ‘홍상어’ 대잠로켓의 경우 10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실전배치 이후 성능 결함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산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잠수함에서 사용되는 국산 중어뢰 ‘백상어’ 역시 몇 발 쏴보고 배치를 결정했다가 결함 문제가 제기되면서 전량 반품됐고, K-11 복합소총 역시 몇 년째 양산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차세대 방공 무기인 ‘천궁(철매 II)' 지대공 미사일은 1번 시험 발사하는데 30억 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이유로 10발미만의 시험사격 계획만 반영되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삽질’ 우려 정부가 KFX 개발 비용으로 책정한 예산은 8조 6,700억 원이다. KAI는 이 예산으로 전투기를 설계하고, 시제기를 만들고 비행 시험과 무장 운용 시험 등을 거쳐야 한다. 과연 이 돈으로 4.5세대급 이상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이 10.4년 안에 가능할까? KAI의 제트 항공기 개발 경력은 T-50과 그 파생형인 FA-50이 유일하다. T-50은 전투기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낮은 고등훈련기로 개발되었고, 전투기 개발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록히드마틴이 개발 전 과정에 개입해 많은 기술지원을 제공해서 탄생할 수 있었다. 50년 넘는 초음속 전투기 개발 경력을 자랑하는 스웨덴은 기존 전투기 개량 사업에 약 4조 7천억 원의 예산과 5년의 개발기간을 편성했고,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항공선진국 4개국이 공동 개발한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20년의 개발 기간과 16조 원 이상의 개발비가 소요되었다는 전례를 볼 때 사실상 전투기 개발 불모지에서 10년 안에 8조 원 가량의 예산을 갖고 스텔스 성능이 가미된 4.5세대급 전투기를 완전히 새로 개발해 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T-50 개발 당시 무에서 유를 창조했던 KAI는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들이 혹사에 가까운 희생을 감내했고, 완성된 기체 자체도 전투기가 아닌 훈련기였지만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개발비 역시 당초 책정된 1조 6,886억 원에서 30% 가량 증가한 2조 1,938억 원으로 훌쩍 뛰었던 전례가 있었다. 그러나 KFX는 훈련기가 아닌 전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투기는 훈련기에 비해 탑재되는 전자장비나 엔진의 성능, 기체의 내구도 등의 차원이 다르며, 기술적 난이도와 리스크가 워낙 높기 때문에 어지간한 항공 선진국이나 경제대국들조차도 쉽사리 독자개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품목이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개발비와 개발 기간을 던져 주고 이 테두리 안에서 개발을 성공시키지 못하면 하루 초과될 때마다 200억 원이 넘는 벌금을 물린다는 규정은 자칫 KFX 사업을 졸속으로 몰아갈 우려가 있다. 개발비와 개발 기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KFX의 미래는 ‘안 봐도 비디오’다. 일단 완성품은 만들어야 하니 졸속으로라도 기체 개발과 제작이 강행될 것이고, 한 두 시간 시험비행에 억 단위로 비용이 들어가니 시험 비행 횟수는 최소한으로 억제될 것이다. 시간과 비용에 쫓기며 개발이 진행되었으니 몇 가지 항목에서 작전요구성능(ROC) 미달이 발생하겠지만, 지난해 K-2 흑표 전차 파워팩 때와 마찬가지로 군의 작전요구성능 쯤은 업체와 방위사업청이 합동참모본부에 압력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탄생한 KFX는 F-4/5 전투기와 KF-16 전투기 전량을 대체하는 2030년대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가 될 것이다. 그 때 중국과 일본은 십 수 년의 개발기간과 수십조 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한 최정상급 성능의 스텔스 전투기로 독도와 이어도 상공을 마음대로 비집고 다닐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KFX는 ‘국산 명품 전투기’ 개발한다고 달려들었다가 20조 원 가까운 비용만 날리고 공군력 퇴보를 불러올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발 과정에 유연성 부여하고 보완책 마련해야 KFX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한국형 전투기 독자 개발 타당성 검토에서 살아남기 위해 터무니없이 낮췄던 예상 개발 비용과 전투기 단가부터 다시 산출해야 한다. KFX는 완전히 새로운 형상을 채택하고 차후 국산 무기체계를 운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비행제어와 항공전자계통에 대한 하드웨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전히 새로 해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필요한 전체 비용의 50%를 넘는 경우가 많고,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개발 지연과 비용 증가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불행하게도 국방과학연구소의 선행연구 및 탐색개발 결과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계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국내 기술이 부족해 해외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해야 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해외협력업체인 록히드마틴과 기술 수출 통제권을 가진 미 의회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KFX 개발 비용과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전체 프로그램 비용과 시간을 고정시켜 버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낮아지거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비용과 노력 집중으로 인해 다른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차후 실전 배치된 전투기가 결함에 시달릴 우려가 커진다는 것이다. KFX 개발 일정과 예산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특히 예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는 KFX 보라매를 졸속의 늪으로 잡아끄는 예산과 시간, 지체상금의 덫을 걷어내고, 전투기 개발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개발 일정이 수 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과 수 조원 이상의 개발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여기에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발 일정 지연은 공군의 전력 공백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투기 추가 도입이나 중고 전투기 임대 등을 검토해야 하고, 개발 비용 증가는 그 규모가 규모인 만큼 중장기 재정계획에 반영하고 국민들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제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미래 전장은 하늘을 제압하는 자가 지배하며 KFX 보라매는 향후 수십 년 동안 그 하늘을 지킬 보검(寶劍)이다. 그 보검을 만들자는데 대장장이에게 부엌칼 만들 때 쓰던 규정과 사고방식, 비용을 들이대며 다그친다면 그 대장장이는 형태만 그럴싸한 칼을 만들어낼 것이고, 이 칼들은 다른 칼들과 부딪혔을 때 산산조각 나는 ‘동네북’이 될 것이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경남기업 ‘베트남 랜드마크 빌딩’ 수상한 금융지원

    경남기업 ‘베트남 랜드마크 빌딩’ 수상한 금융지원

    경남기업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 빌딩을 둘러싼 금융권의 자금 지원이 수상쩍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금융권과 사정 당국에 따르면 하노이 랜드마크 빌딩은 경남기업이 2007년 8월 착공에 들어가 2011년 9월에 완공한 건물이다. 총 사업비가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로 베트남에서도 보기 드문 대형 공사였다. 경남기업은 랜드마크 빌딩이 완공되기 전인 2009년 5월 2차 워크아웃(기업개선과정)을 신청했다. 사전 분양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국내 A건설사 베트남 주재원은 “하노이 번화가인 구도심에서 떨어진 신도시(미딩 지역)에 평당(3.3058㎡) 1000만원이란 고분양가를 책정해 분양에 실패했다”면서 “특히 외벽 공사인 커튼월 시공이 부실하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현지 고객들이 외면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런데 대주단(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를 지원하는 채권단 모임)은 이 실패한 프로젝트에 계속 돈을 지원해 준다. 대주단장인 우리은행이 2011년 1100억원을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대주단 소속 은행들은 2011년 1225억원, 2012년 각각 2175억원과 600억원 등 모두 네 차례에 걸쳐 5100억원이 넘는 돈을 랜드마크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쏟아부었다. 대주단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정치권과 금융 당국을 동원해 대주단에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였고 부실 위험이 눈에 보여 일부 은행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결국 성 회장 의지대로 자금을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2011년 6월 경남기업이 2차 워크아웃을 1년 조기졸업한 과정도 석연찮다. 당시 대주단은 랜드마크 빌딩을 매각해 운영자금을 마련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B은행 관계자는 “대주단은 투입된 사업비의 60~70% 수준에 랜드마크 빌딩을 매각하려고 했지만 성 회장이 끝까지 버텨 결국 운영자금이 바닥 났고 자본잠식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경남기업은 2013년 10월 3차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한 전직 시중은행장은 “부실기업이 채권단과의 약정을 지키지 않으면 대주주 경영권이나 지휘권을 박탈할 수 있지만 경남기업 채권단은 그러지 않았다”며 대주단의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 전직 임원 K씨가 채권단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금융 당국은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달라 조율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K씨는 ‘깃털’이고 ‘외압 몸통’은 따로 있다는 얘기도 무성하지만 K씨의 ‘자발적 의지’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성 회장이 K씨에게 정치권 실세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앞길을 보장해 주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다는 소문이 금융권에 파다했다”고 전했다. 경남기업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과 경남기업의 유착 의혹도 검찰 수사가 밝혀야 할 대목이다. 신한은행은 이백순 전 행장의 최측근인 L씨를 경남기업 사외이사로 보냈다. 통상 채권은행은 워크아웃 기업에 관리인을 파견하지만 사외이사는 전례가 드물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부정부패와의 전쟁…몰아치는 檢 수사]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비자금으로 도박했나

    검찰의 대기업 사정 ‘칼날’이 이번엔 재계서열 30위권인 동국제강그룹을 향했다. 검찰은 현재 장세주(62) 회장과 동국제강의 횡령·배임 및 탈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기업 비리를 파헤치고 있지만 비자금의 정·관계 유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동국제강의 회계장부와 세무자료, 국내외 대금거래 자료 등을 분석하며 국내외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검사 5~6명과 수사관 50여명을 투입해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와 장 회장 자택, 일부 계열사 사무실 등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2시 40분까지 18시간 가까이 강도 높게 진행됐다. 장 회장은 이미 출국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은 미국 등 해외에서 중간재 구매 등을 하면서 대금을 실제 가격보다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빼돌린 대금의 상당액을 미국 법인 계좌에 넣었다가 일부 손실처리했고, 2011년 이를 문제 삼은 세무당국으로부터 조사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또 러시아, 일본 등의 업체와 원자재 거래를 하면서 수입 대금을 조작하고, 당진제철소 건설 과정에서 건설비를 부풀렸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장 회장은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 일부로 해외에서 도박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장 회장은 1990년에도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횡령 등 기업 경영 비리 부분을 보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최근 진행 중인 대기업 수사 중 동국제강에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계 로비 수사로 확대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장 회장은 2007년 12월 28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 당선자의 첫 대기업 총수 회동에 참석한 이후 2008년 브라질 순방에 동행하는 등 MB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효성그룹] 작년 차남이 형 고발… 3세 후계구도 안갯속

    선대가 그랬듯이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았던 효성그룹의 후계구도가 법적소송으로 삐걱거리고 있다. 효성을 이끌고 갈 후계자에 대해 재계에서는 장자인 조현준 효성 사장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지만 입지가 그리 탄탄하지 못하다는 말도 나온다. 안갯속인 효성그룹의 후계구도는 어떻게 풀어질까. 조석래 효성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보성중을 졸업한 뒤 미국 명문 세인트폴스고로 유학을 가 예일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조 사장은 일본 미쓰비시 상사에서 일하다 1997년 효성에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했다. 6년 만인 2003년 부사장에 오른 조 사장은 4년 뒤 사장 자리에 앉았다. 현재 그는 효성 섬유·정보통신사업그룹장(PG) 겸 전략본부장(사장)을 맡고 있다. 오랜 유학 생활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조 사장은 영어, 일어, 이탈리아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야구경영론’으로 “부모들이 입사를 추천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입사 이후 국내 최초로 전 사원의 급여체제를 연봉제로 전환하고 주력 산업인 스판덱스 부문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해 2010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일궈 냈다. 그러나 2013년 회사를 떠난 차남 조현문 법무법인 현 고문 변호사는 부친에게 물려받은 7.1%의 효성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지난해 6월 형과 동생 조현상 효성 부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 대표를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10월에는 형과 계열사 임직원 8명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변호사는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수석 입학·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마치고 뉴욕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9년 효성에 입사했다. 국제변호사로서 잃어버린 효성 도메인을 미 법원에 제소해 되찾아오는 등 역량을 발휘해 조 회장 부부의 기대를 한껏 받기도 했다. 하지만 효성의 불법 비리를 밝히겠다고 해 2011년 조 회장과 충돌한 이후 회사에서 나가 후계 경쟁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삼남인 조현상 효성 부사장은 연세대를 거쳐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그룹의 사내컨설턴트 역할을 맡아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일본NTT커뮤니케이션에서 한국지사 설립을 주도해 성공했다. 2000년 효성에 복귀한 조 부사장은 2001년 이사에서 11년 만에 효성 산업자재산업그룹장(PG) 겸 전략본부 부사장에 올랐다. 2006년 굴지의 타이어업체인 미국 굿이어사 등의 대규모 계약을 따내면서 타이어코드시장 1위를 삼켰다. 친화력이 있으며 사내 사회공헌활동(메세나)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효성의 지분은 지난달 기준 조 회장 10.15%, 조현준 사장 10.97%, 조현상 부사장 10.67%로 배분돼 있다. 조 회장은 요즘 담낭암 4기 수술을 받고 전립선암까지 발견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재판도 받고 있어 심신이 힘겨운 상황이라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2013년 탈세 혐의로 효성 본사와 자식들의 집이 압수수색을 당하면서 후계 작업 마무리에 대한 압박감과 함께 상당한 충격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3형제간 화해가 이뤄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2일 별세한 송인상 한국능률협회 명예회장의 빈소에 송 명예회장이 생전에 가장 아꼈다는 외손주 조현문 변호사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2년 만에 만난 3형제는 어색했지만 외할아버지의 조문을 계기로 화해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효성그룹] 적자 전환·업황 부진 ‘위기를 기회로’… 3년 연속 영업익 증가

    [재계 인맥 대해부 (4부) 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효성그룹] 적자 전환·업황 부진 ‘위기를 기회로’… 3년 연속 영업익 증가

    지난 한 해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효성그룹은 내년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저유가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3분기 15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한 데다 세금 추징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과 재무구조 악화로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됐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세계 최강의 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 경남 함안 출신인 창업주 고 만우 조홍제 효성그룹 회장은 1962년 56세의 늦은 나이에 효성물산을 세우며 독자 경영의 길에 나섰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호암 이병철과의 동업을 청산하면서다. 그는 “내가 70년을 살아오는 동안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수많은 결단 중에 가장 현명한 결단이었다”고 회고하면서 스스로를 ‘늦되고 어리석다’고 여기며 호를 ‘만우’(晩愚)라고 지었다. 1966년 나일론의 원사를 생산하는 동양나일론(현 효성)을 세우면서 종합 화섬사로의 도약을 시작했다. 부친의 요청으로 조석래 회장이 경영에 뛰어든 것은 이때부터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 미국 일리노이 공대에서 기술 이론을 닦은 조 회장은 동양나일론 울산공장을 지으며 성공리에 나일론사업을 안착시켰다. 1971년에는 국내 최초로 민간연구소인 기업연구소를 세워 신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을 통해 섬유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폴리에스터와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꿈의 섬유’ 스판덱스 개발은 이렇게 이뤄졌다. 2011년에는 무게는 철의 4분의1, 강도는 10배 이상 강한 신소재 탄소섬유를 처음 개발했다. 최근에는 10여년간 5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1938년 나일론이 개발된 이후 가장 획기적인 소재로 평가받는 최첨단 고성능 신소재 폴리케톤 개발에도 성공했다. 나일론보다 충격강도는 2.3배 강하고 내마모성이나 기체 차단성도 현전 소재 중 최고 수준이다. 효성은 현재 연산 5만t 규모의 폴리케톤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만우 회장은 부실기업인 조선제분과 한국타이어도 인수해 정상화시켰다. 자동차 수요 급증을 예상해 타이어코드 기술을 개발했고 1979년 국내 처음으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만들어 냈다. 2006년에는 미국, 유럽, 남미 등의 해외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하고 중국, 베트남에까지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보해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생산량과 세계 시장점유율을 모두 1위로 만들어 놨다. 1975년 한영공업을 인수해 효성중공업으로 바꾸고 초대형 변압기 등 송배전 분야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이에 따라 초창기 1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현재 700배가량 늘어난 12조원으로 증가했다. 사업장 수도 국내 11개, 해외 13개국 37개로 급증했다. 위기도 수차례 넘겼다. 효성은 1983년 오일쇼크 때 채산성 등이 악화되자 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해 24개 계열사를 합병, 매각, 청산해 8개 기업으로 대폭 정리했다. 조 회장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재 가치로 10조원에 달하는 개인 자산을 처분해 당시 1만 6000여명의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위기에서 구해 내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찾아온 1997년에도 효성은 혁신경영 선포식을 갖고 효성물산, 효성중공업 등 4개 회사를 ㈜효성으로 통폐합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2014년은 특히 힘든 한 해였다. 지난해 1월 조 회장은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 등 7000억원대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불고속 기소됐다. 같은 해 7월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로 효성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조 회장 등에 대해 해임 권고 조치를 내렸다.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는 형 조현준 사장을 횡령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효성은 이제 위기를 극복하며 아들 조현준, 조현상 등 3세 후계자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효성의 매출은 12조 1771억원이었다. 전년보다 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003억원으로 전년보다 23.6% 늘어 3년 연속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난해 대기업 순위에 따르면 효성은 25위(공기업 제외)로 계열사는 44개, 자산총액은 11조 2000억원이다.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는 형과 달리 ‘한 우물 경영’을 하는 만우 회장의 차남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이 경영하는 한국타이어는 무난히 좋은 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매출은 6조 679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 311억원으로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삼남인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대전피혁 사장에 올라 10년 만에 대성, 효성금속, 효성기계, 동성개발 등 8개 계열사로 늘렸지만 외환위기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부동산전문개발업을 중심으로 한 호텔, 식음료사업을 벌이는 DSDL은 지난해 3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남기업 불똥 튈라” 금융권 좌불안석

    “경남기업 불똥 튈라” 금융권 좌불안석

    금융권이 경남기업발(發)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 등에 따라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엮일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외압에 의한 특혜 지원’ 차원이 아니라 정치권·금융 당국·시중은행·경남기업이 얽힌 ‘검은 커넥션’으로 보는 기류도 감지된다. 25일 금융권과 사정 당국에 따르면 가장 시선이 쏠리는 곳은 경남기업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다. 경남기업은 2013년 10월 3차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다. 이듬해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전환 1000억원, 신규자금 지원 3800억원, 전환사채 1000억원 인수라는 대규모 지원을 얻어냈다. 당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경남기업은 자본이 66%까지 잠식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대주주로 올라서고 대주주였던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지분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성 회장 지분에 대한 감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2013년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강덕수 당시 STX 회장 지분을 100대1로 감자한 것과 대조된다. 이로 인해 강 회장은 경영권을 상실했다. 출자전환 때는 주식을 할인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남기업 채권단은 액면가(5000원) 그대로 제3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채권단이 제 돈을 다 주고 경남기업의 주식을 인수한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남기업의 출자전환 방식은 금융권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신한은행의 특혜 지원 소지가 다분하고 이는 사실상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신한은행 측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신한은행의 이례적인 지원 배경에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 K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K씨 연관설은 올 초 금감원 임원 인사에서 그가 물러날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외압만으로 신한은행이 무리하게 부실 기업 지원에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성 회장이 국회의원 시절 한 정무위원을 통해 신한금융 고위층과 직접 줄을 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씨는 ‘외압의 몸통’이 아니라 성 회장과 신한금융 고위층 사이의 ‘조율자’였다는 것이다. K씨가 신한은행을 봐주려 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씨가 일부 시중은행에 신한은행의 경남기업 여신을 일부 떠안으라고 요구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금융권 일각에서 경남기업 사태를 정치권과 금융 당국, 금융권이 얽힌 ‘먹이사슬’ 구조로 해석하는 이유다. 최근 채권단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한 경남기업은 상장 폐지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해 채권단의 대규모 지원에도 경남기업은 현재 자본잠식(119.6%) 상태다. 경남기업은 채권단에 전환사채(CB·903억원) 출자전환 및 긴급운영자금(3~4월분) 1100억원을 요청했다. 대신 경남기업은 경영진(계열사 포함) 일괄 사임과 성 회장의 경영권 및 지분 포기를 제시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남기업 운영자금으로 상반기에만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경남기업 요청은 (채권단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정옥근 前해참총장, 통영함 비리도 연루 의혹

    정옥근 前해참총장, 통영함 비리도 연루 의혹

    옛 STX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납품 비리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놓고 검찰이 추가 조사에 나섰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한 황기철(58) 전 해참총장을 상대로 통영함 납품 결정 과정에 정 전 총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계획인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은 2009년 통영함에 장착할 음파탐지기 사업자를 선정할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직원들에게 미국 H사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에 대한 시험 평가서 조작을 지시한 혐의로 이날 새벽 구속수감됐다. 황 전 총장은 혐의 자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앞서 구속기소된 방사청 전 사업팀장 오모(57) 전 대령으로부터 “황 전 총장이 H사 제품이 납품되도록 절차를 진행하라는 취지로 지시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HMS 납품 사업이 당시 현직 참모총장이었던 정 전 총장의 관심 사업이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사는 정 전 총장의 해군사관학교 동기이자 해군 대령 출신인 김모(63·구속기소)씨가 로비스트로 나섰던 업체다. 또 오 전 대령이 전역 뒤 취업한 STX그룹은 정 전 총장에게 뇌물을 제공한 곳이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합수단은 황 전 총장이 방사청 함정사업부장 시절 상관이었던 정 전 총장에게 인사상 이익을 얻기 위해 납품 계약에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윗선 관심사니 덮어라”… 황기철 前 해참총장, 통영함 비리 보고 세번 묵살

    “윗선 관심사니 덮어라”… 황기철 前 해참총장, 통영함 비리 보고 세번 묵살

    방위사업 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에 대해 1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전 총장은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할 당시 통영함 장비 납품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미국 H사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에 대한 평가서를 조작할 것을 오모(57·구속 기소) 전 대령 등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오 전 대령이 “H사의 HMS 평가 결과가 기준 미달”이라고 세 차례 보고했지만 황 전 총장이 “윗선 관심사니 그냥 처리하라”는 취지로 평가서 조작을 지시했다. 그 결과 해당 장비는 방사청 기준을 100% 충족시킨 것처럼 꾸며졌다. 이 과정에서 2억원가량인 HMS가 41억원짜리로 둔갑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합수단은 지난 17일 황 전 총장을 소환해 18시간 동안 조사한 뒤 이튿날 새벽 귀가 조치했다가 같은 날 오후에 다시 불러 이날 새벽까지 조사하는 등 사흘에 걸쳐 고강도로 추궁했다. 합수단은 조작 지시 및 공모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황 전 총장은 강력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은 임기 만료 7개월을 앞두고 사표를 제출해 지난달 말 예편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檢 “황기철 전 해참총장 통영함 서류조작 직접 지시”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8일 황기철(58) 전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장비 납품 과정에서 서류 조작을 단순히 묵인한 게 아니라 사실상 직접 지시했다고 보고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전날 소환해 이날 새벽까지 18시간에 걸쳐 조사한 뒤 귀가시킨 황 전 총장을 몇 시간 만에 다시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합수단은 황 전 총장에게 허위 공문서 작성 및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2009년 통영함 사업자 선정 당시 미국 H사가 제출한 통영함 선체고정음탐기(HMS) 제안서에 대한 평가 결과가 ‘미충족’이었지만 당시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하던 황 전 총장의 지시로 성능 기준을 100% 충족시킨 것처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황 전 총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이 통영함 납품 비리에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은 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감사원 감사 결과 사업자 선정 결재 라인에 황 전 총장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가 이 문제를 추궁하기도 했다. 당시 황 전 총장은 “결재는 직접 했지만 조작 사실은 몰랐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해군사관학교 3년 선배인 무기중개상 김모(61·구속기소) 전 대령을 자신의 사무실에서 만난 사실은 인정했다. 합수단은 황 전 총장이 서류 조작 과정에서 뒷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황 전 총장은 이날 오전 3시쯤 귀가하면서 취재진에게 “성실히 조사에 응했다”고만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액정만 삼성, 짝퉁폰’ 국내 제조·유통 일당 첫 적발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몰래 빼돌린 정품 스마트폰 액정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대량으로 제작,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8일 중국산 부품과 삼성전자 정품 액정으로 스마트폰을 제작해 시중에 유통한 혐의(업무상배임 및 업무방해, 상표법 위반)로 송모(31)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9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선전 등지에서 삼성전자 상표가 부착된 중국산 스마트폰 부품 시가 2억 8800만원 상당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 삼성전자 휴대전화 액정을 붙인 짝퉁 스마트폰 1200여대를 판매해 8억 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 등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및 미국의 모토롤라사가 운영하는 휴대전화 서비스센터 직원과 짜고 중국으로 수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제조번호가 찍힌 라벨을 몰래 들여와 국내 서비스센터에서 스마트폰을 수리하는 것처럼 꾸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액정 900여개(시가 9500만원 상당)를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빼돌린 액정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3 및 갤럭시S 노트2 등 1200여대의 짝퉁 스마트폰을 제작해 알뜰폰과 선불폰, 중고 휴대전화 매장에 판매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檢 비리사정] 황기철 前해참총장 사전구속영장 검토

    [檢 비리사정] 황기철 前해참총장 사전구속영장 검토

    황기철(58·해사 32기) 전 해군참모총장(대장)이 군복을 벗은 지 22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통영함 비리와 관련해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7일 황 전 총장을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합수단은 전날 황 전 총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하고 이날 출석하도록 통보했다. 황 전 총장은 2009년 통영함 사업자 선정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준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직원들이 시험평가서 조작 등의 비위를 저지른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통영함에 탑재할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의 평가 결과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방사청 전 사업팀장 오모(57) 전 대령 등이 올린 허위 서류를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이 기기를 41억원에 구매했으나 실제 가격은 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황 전 총장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력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총장은 오전 9시 18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통영함 장비 관련 서류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또 허위 서류 작성을 공모했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검찰에 가서 설명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합수단은 황 전 총장에게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배임 등의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통영함·소해함 음파탐지기의 성능 문제와 관련해 황 전 총장이 장비 획득 관련 서류 검토 등을 태만하게 한 책임이 있다며 국방부 장관에게 인사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황 전 총장은 지난달 말 전격 교체되며 전역했다. 한편 합수단 출범의 촉매가 된 통영함·소해함 사건으로만 현재까지 황 전 총장의 사관학교 3년 선배인 김모(62) 예비역 대령을 비롯해 9명이 기소되고 2명이 구속된 상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뉴스 플러스] 조응천, 장화식 재판 증인으로

    청와대 내부 문건 유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장화식 전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장준현)는 17일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측으로부터 8억원을 받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씨에 대한 재판에서 조 전 비서관 등 검찰이 신청한 7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장씨와 친분이 있던 조 전 비서관은 변호사로 활동하던 당시 장씨와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금전 거래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 [檢 비리사정] 신세계·동부 비자금 등 묵혀둔 첩보도 꺼내… ‘원샷 올킬’ 수사

    [檢 비리사정] 신세계·동부 비자금 등 묵혀둔 첩보도 꺼내… ‘원샷 올킬’ 수사

    포스코그룹, 동부그룹, 신세계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SK건설…. 검찰의 대규모 비리 사정(司正)이 본격화되면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잇따라 수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17일 “비리의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며 비리 척결을 독려하면서 사정의 칼을 움켜쥔 검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재계로서는 그야말로 ‘삭풍의 봄’을 맞게 된 셈이다. 검찰은 이참에 ‘캐비닛’을 활짝 열고, 미뤄 뒀던 수사자료까지 모두 꺼내 살펴보고 있다. 대기업 사정의 신호탄은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쏘아 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 총리의 담화 이튿날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혐의는 이 회사 베트남법인 임원들의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이다. 하지만 검찰의 칼끝은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이명박(MB) 정부 핵심 실세들을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MB 정부 핵심 실세들의 지원을 받은 정 전 회장 재임기간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의 인수·합병 과정과 그룹 차원의 비자금 조성 및 사용처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넘겨받은 기업 비리 첩보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달 검찰 정기인사 등에 밀려 묵혀 뒀던 기업 비리 수사를 이번 기회에 모두 털고 가겠다는 분위기다. 특수2부의 경우 포스코건설 수사와 함께 지난해 9월 첩보를 입수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통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그룹 내 자금 흐름을 추적해 왔다. 박 회장은 이에 앞서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으로부터 40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검찰은 지난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넘긴 동부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수상한 금융거래 정황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동부그룹은 신설된 공정거래조세조사부가 맡았다. 신세계그룹은 법인계좌에서 발행된 당좌수표를 물품 거래에 쓰지 않고 현금화하는 수법으로 7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실제 비자금 조성 여부와 이 돈이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 그룹 총수 일가에 흘러 들어갔는지 살펴보고 있다.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계열사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검찰은 김 회장의 비자금 상당액이 경영권 대물림에 사용할 주식 매입 대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SK건설은 김진태 검찰총장이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요청권’을 행사하면서 검찰의 칼끝에 올랐다. 앞서 공정위가 새만금방수제 건설 공사 담합으로 22억원의 과징금만 부과한 SK건설을 다시 검찰에 고발토록 해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이는 담합 등 고질적인 업계 비리를 과징금에 그치지 않고 엄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주가 조작 혐의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동아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동아원은 전 전 대통령의 3남 재만씨의 장인인 이희상(70)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다. 2013년 검찰의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의 비자금 추적 조사 때 비자금 유입처로 지목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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