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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공휴일 축소, 반대만 할 건가

    주5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법정공휴일 축소 문제가 또다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정부는 연간 3∼4일 정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우선 어린이 날과 식목일을 토요일로 옮겨 기념하는 방안을 공개했다.색동회 등 어린이 관련 단체와 산림청 등 육림 관련 기관은 반대 입장을 밝혔고,노동계 또한 주5일제 단일안을 통해 공휴일 축소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는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될 경우 주휴가 현행 52일의 2배인 104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휴일 축소에 반대할 명분은 더 이상 없다고 본다.노동계는 공휴일이 축소될 경우 주5일제 도입 후순위에 있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더욱 저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그러나 날짜를 토요일로 옮기면 종전 공휴일처럼 쉴 수 있다는 정부측 설명은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다만 문제는 어린이 날과 식목일과 같은 특정 공휴일을 토요일로 옮기는 것을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하느냐가 될 것이다. 지난해 가을 정부가 실시한 전국 여론 조사에서는 우선적으로 조정 가능한 공휴일로 52.2%가 식목일을 꼽았고,개천절 석탄일 어린이 날 등이 각기 20%대,신정 성탄절 제헌절 등이 10%대로 나타났다.그런데도 정부가 후순위인 어린이 날을 식목일과 함께 축소 대상으로 잡은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은 아닌지 묻고 싶다.어린이 복지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됐다는 것이지만 이런 논리는 다른 공휴일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공휴일 축소는 불가피하다.그러나 그 대상 선정에 있어서는 보다 폭넓은 검토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청와대, 99% 진실이라더니 거짓말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파문을 둘러싸고 새로운 사실들이 드러나고 있다.청와대는 지난 5일 사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99% 진실’이라고 장담했으나 이틀도 안돼 일부 사실의 은폐·축소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3·9면 청와대측은 당초 양 전 실장이 청주 키스나이트클럽 실제 소유주 이원호씨를 지난 6월28일 향응접대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고 밝혔지만 4월17일에도 이씨와 오원배 당시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위원장 등과 술자리를 한 사실이 7일 확인됐다.특히 이원호씨는 양 전 실장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원호씨는 이날 일부 기자들에게 “지난해 대선을 앞둔 11월 청주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리호호텔에서 하루를 묵었으며 호텔주인 자격으로 노 후보와 악수를 나누었다.”면서 “수행한 양 전 실장과도 이때 처음 인사했다.”고 말했다.이에 청와대측은 “노 후보가 청주를 방문한 것은 10월29일과 12월11∼12일이며 당시 양 전 실장은 광주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이와 함께 6월28일 회식에 노무현 대통령의 또다른 친구 이 모씨가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모씨는 노 대통령과 부산상고 및 초등학교 동창으로 청과도매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석연치 않은 청와대 해명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5일 ‘양 전 실장은 2차 회식 참석자 중 오원배씨만 아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양 전 실장과 이씨가 6월28일 이전에 일면식이 없었음을 강조했었다.하지만 7일에는 “양 전 실장이 청남대 개방행사가 있기 하루 전인 4월17일 오원배씨와 키스나이트클럽에서 술자리를 하던 중 이원호씨와 인사를 나눴다는 사실을 재조사 과정에서 파악했다.”면서 “그러나 ‘향응파문’과 관련이 적다고 판단,공개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문 수석은 “이제 청탁,금품수수 등 비리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이 다뤄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또다른 대통령의 친구라는 이 모씨의 동석 여부와 관련,“언론의 취재로 알려진 사람도 아닌데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검찰-경찰 비호 여부 공방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인 이원호씨 비호 여부를 놓고 검찰과 경찰간의 ‘진실게임’도 가열되고 있다.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윤락행위방지법 위반혐의로 이원호씨의 나이트클럽 관계자들을 구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올렸으나 청주지검이 3차례나 재수사지시를 내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6월18일,7월7일,7월21일 등 3번에 걸쳐 키스나이트클럽 사장 유모씨,지배인 이모씨,마담 등 3명을 여종업원들에게 윤락을 강요하고 화대를 가로챘다는 혐의로 구속해야 한다며 검찰 지휘를 요청했다.그러나 검찰은 보강수사를 이유로 재수사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경찰이 지배인이나 마담 등 아래 사람들만 구속할 게 아니라 실제 책임이 있는 나이트클럽 소유주 등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판단,3차례에 걸쳐 재수사 지휘를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소영·청주 안동환기자 symun@
  • 정몽헌회장 자살 / 서울아산병원 빈소 표정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유족들은 정 회장의 자살과 관련,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빈소에 몰려드는 조문객들의 인사에 답례만 할 정도였다.정 회장의 자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 충격과 침통함에 휩싸였다. ●정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고 정주영 현대 전 명예회장의 동생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2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6남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 가족 40여명과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 등 현대 임직원 200여명이 이날 오전부터 자리를 지켰다. 유족들은 오후 1시 이후 4층 객실에서 빈소가 차려진 장례식장 3층 30호 빈소에 내려왔다.상주인 정 회장의 아들 영선군은 비통한 모습으로 조문객들을 맞았다.정 회장의 부인 현정은씨와 정몽준 고문의 부인 김영명씨 등 현대 일가 며느리들과 딸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정몽구 회장은 오전 8시32분쯤 정 회장의 시신을 실은 앰뷸런스를 따라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다.이어 10시40분쯤 정몽준 고문과 정몽근 회장도 장례식장으로 왔다.이들은 도착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객실로 직행,장례 절차·시신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다.취재진의 질문에는 굳은 얼굴로 “갑작스러운 일이라 잘 모르겠다.”,“죄송합니다.”라고만 답했다. 한편 정 회장의 아들 영선군은 오후 9시20분쯤 친구 1명과 함께 고개를 숙인 채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밖으로 나왔지만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말을 하지 않았다.하루종일 운 탓인지 영선군의 두 눈은 부어있었다. ●정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30호는 150여평 크기에 250여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도록 꾸며진 장례식장에서 가장 큰 곳이다.현대측은 정 회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오전 7시부터 장례식장에 연락,대청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현대측은 또 대규모의 문상객과 취재진을 고려,800여평 규모의 장례식장 3층을 통째로 빌렸다. 빈소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 정·관·경제계 인사 200여명이 보낸 화환으로 가득 찼다. ●빈소에는 밤 늦게까지 정·관·재계 주요 인사를 포함,수백명이 찾았다.노무현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쯤 문희상 비서실장을 보내 명복을 빌었다.문 실장은 “차질없이 대북정책이 이어지는 게 고인의 뜻 아니겠는가.”라는 노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후 1시30분 정 회장의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고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통해 위로의 뜻을 전했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빈소를 찾은 임 전 원장에게 “회장님이 다 막으려고 돌아가신 것”이라며 흐느꼈다.고건 총리는 “남북 사업이 차질없이 지속적으로 될 수 있도록 통일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남북 경협을 위해 수고한 정치적 행위를 사법적 잣대로 처리해서 가슴이 아팠다.”면서 “정 회장은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해 힘껏 일했는데 그 대가가 이렇게 나타나 침통하다.”고 애도했다.정 회장의 보성고 선배인 도올 김용옥씨는 “순진하고 소탈하고 정직한 사람이 이렇게 가게 돼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김각중 전경련 명예회장 등과 함께 빈소를 찾은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우리나라에는 여러가지 과제가 남아 있는데 이렇게 젊고 유능한 기업가를 잃게 돼 매우 안타깝다.”며 애도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명예회장은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 일을 계기로 한국 사람들이 한반도 문제를 잘 해결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오늘의 눈] 명분 약한 현대차 파업

    현대자동차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벌이다 지난 28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갔다.노조측이 휴가가 끝나는 8월2일 이후에도 파업을 강행키로 해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회사측은 “파업 한달이 지나면서 내수와 수출 주문이 밀리고 해외공장은 부품조달이 잘 안돼 가동을 중단했거나 가동중단 위기”라며 관리직 간부들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협력업체 도산소식도 들려오고 있다.노조는 “회사가 성실한 자세로 협상을 했으면 빨리 타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합법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을 노조에 뒤집어씌우지 말라.”고 주장한다. 현대차의 파업은 지난 87년 노조가 생긴 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94년 딱 한해만 파업이 없었다.노조가 임금인상이나 근로조건개선 등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파업도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현대차 근로자들의 근로여건이 한달넘게 파업을 해야 할 만큼 절박한가 하는 점에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평균 임금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4배 수준으로 알려졌다.미국과 일본자동차 업체의 근로자임금이 자국국민소득의 각각 2배와 3배인 것보다 높다.하지만 현대차 근로자들이 자동차 1대(전차종 평균)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30시간으로,일본 도요타의 21시간,미국 GM의 24시간보다 훨씬 길다. 올해 현대차 회사측이 내놓은 기본급 9만 5000원 인상과 각종 성과급 300% 지급 등의 임금안도 노조지도부는 기대 이하라고 거절했다.그렇지만 현재의 전반적인 경기상황으로 볼 때 결코 낮지 않다는 게 울산시민 등 외부의 일반적인 평가다. 노조가 협상테이블에서 양보하지 않고 있는 최대 쟁점인 ‘기득권 저하없는 주 40시간 근로 즉시시행’ 요구의 경우는 노조측도 회사차원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사항임을 인정하고 있다.정부에 대한 요구와 압박에 초점을 두고 있는 셈이다.합법이라고는 하지만 명분과 정당성이 약한 파업이라는 지적이 여기서 나오고 있다.이 점에서 휴가 뒤 노사의 새로운 협상 자세를 기대해본다. 강원식 전국부 기자kws@
  • ‘왕내숭·양다리’ 저랑 어울리나요? / SBS ‘요조숙녀’로 돌아온 김희선

    “엄마 엄마,나 대학 붙었어.”“그래 장하다,우리 딸.” 여느 수험생과 어머니의 대화같다.그런데 사실은 배우 박한별(19)이 중앙대 연극과에 합격한 날,과 선배인 김희선(26)에게 건 전화다.김희선은 “한별이 말고도 소이 등 ‘딸’이라고 부르는 후배들이 몇몇 있다.”며 웃는다.물론 나이 차가 큰 보아는 아예 ‘손녀’로 서열을 맞췄다. 이처럼 여자 후배들 사이에서 ‘의리파’‘조직’으로 통하는 김희선이 새달 13일 첫 방송하는 SBS의 16부작 수목드라마 ‘요조숙녀’(극본 이희명,연출 한정환)로 4년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스타크래프트’게임을 좋아한다길래 주전략을 물었더니,“깡패 질럿으로 초반에 ‘작살’내죠.”라며 주먹을 쥐어보인다.이 사람,제작진이 기획할 때부터 염두에 두었다는 ‘요조숙녀’가 맞는걸까? “글쎄요,전 요조숙녀하면 내숭이나 가식이 생각나는데요.그리고 이번에 연기하는 하민경도 전통적인 이미지의 요조숙녀는 아니예요.”민경은 빼어난 미모를 바탕으로 부자와 결혼하는 것이 지상목표인 스튜어디스.“왕내숭,주도면밀이 특징인 여자죠.양다리,세 다리,네다리는 기본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보증수표’였던 김희선은 그동안 주력한 영화쪽에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비천무’‘카라’‘와니와 준하’ 등이 관객들에게도,평론가들에게도 외면당했다. “스크린에서는 TV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너무 서둘렀고,너무 서툴렀죠.다시 스스로를 돌아보며 많은 것을 배웠어요.특히 겸손을….드라마든 영화든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뜻밖에 “결혼”이라고 답한다.“제 꿈이 사실 현모양처예요.스물 아홉되기 전에는 결혼하고 연예계 생활을 그만 두고 싶습니다.”어떤 신랑감을 바라느냐는 물음에 “이해심 많고,유머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영호의 순수함과 동규의 경제적 능력이 반반씩 섞인 남자.”라는 대답이 곧바로 튀어나온다. 최근 MBC의 ‘옥탑방 고양이’와 ‘앞집 여자’,KBS의 ‘보디 가드’와 ‘노란 손수건’ 등에 계속 밀려오던 SBS 드라마가 ‘요조숙녀’로 전환기를 맞을 수 있을까.이종수드라마 총괄CP는 “통상 제작비의 3배가 투입되는 ‘올인’ 이후 최대작”이라면서 “기대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강남 호스트바 단속 르포 / 취업못한 연어족 호스트바‘선수’로

    “요즘 한국에서 돈 벌려면 ‘선수(호스트바 접대부)’가 아니면 힘들더라고요.” 26일 새벽 4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D호스트바.강남 최대 규모의 호스트바인 이 곳에 강남경찰서 방범지도계와 기동대 소속 20여명의 직원이 들이닥쳤다.여경들이 손님을 가장,밖에서 망을 보는 ‘망발이’들의 시선을 끄는 동안 다른 경찰직원들이 지하통로 철문을 뜯고 들어가 기습 단속을 벌였다.기자는 새벽까지 흐느적거리던 현장을 함께 취재했다. ●“한국에서 돈 벌려면 호스트바로 가라” 200평이 넘는 호스트바내 12개의 룸은 남자 접대부 60여명과 여대생·가정주부 등 여자 손님 수십명으로 가득차 있었다.테이블에는 고급 양주와 맥주,값비싼 안주가 널려 있었고,접대부와 손님 모두 간편한 복장으로 짝을 지어 술잔을 돌리고 있었다. 남자 접대부 앤디(25·논현동)는 호주시민권자.그는 한국에서 호스트바가 아니면 제대로 취업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며 고개를 떨궜다.이 일을 시작한 지 4개월 됐다는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갔고,그 곳에서대학까지 마쳤다.그는 “지난해 5월 혼자 한국에 왔지만,수개월동안 변변한 직업을 찾지 못해 아는 사람 소개로 이 곳에 왔다.”면서 “여대생에서부터 주부에 이르기까지 호스트바를 이렇게 많이 찾는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한 테이블당 팁은 10만원 정도.지난 한달 수입이 1000만원을 훨씬 넘었다. 캐나다 유학생 출신 강모(23)씨는 3개월째 이 일을 하고 있었다.그는 지난 2000년 어머니와 함께 캐나다로 유학을 간 뒤 대학을 마치고 지난해 귀국했다.강씨는 “한국에서 취직이 안돼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잡으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잘 되지 않았고,결국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선택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카드빚 갚기 위해 호스트바에 출근하는 대학생들 이날 적발된 남자 접대부 중에는 대학생이거나 대학을 막 졸업한 취업 재수생들이 많았다.이들은 공통적으로 카드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손모(19·H대 2년)군은 카드빚 2000여만원을 갚기 위해 호스트바에 발을 들여 놓았다.손군은 “카드빚 때문에 퇴근 후 이 일을 하는 공익근무요원이나지방에서 원정 오는 대학생도 있다.”고 귀띔했다. 업주 김모(27)씨는 경찰에서 “경기침체로 룸살롱·단란주점 등은 파리를 날리지만 호스트바만큼은 한달 수억원의 이익을 남길 정도로 불야성”이라면서 “돈줄을 찾아 이 곳을 찾는 젊은이가 많다.”고 밝혔다. ●“나이트클럽은 시시해요” 선배와 함께 생일 파티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는 여대생 김모(20·K대 2년)씨는 “재미없는 나이트클럽보다는 호기심이 발동하는 이 곳을 골랐다.”면서 “내 돈내고 내가 즐기는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단속반에게 따졌다.유학생 김모(22·여)씨는 “방학을 이용해 귀국했다가 이곳이 물이 좋다는 소문을 듣고 찾았다.”면서 “이 곳에서 용돈을 다쓰고 출국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유학생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같은 회사 직원 3명과 함께 이곳을 찾은 텔레마케터 조모(24·여)씨는 “성과급을 통해 한달에 500만원 넘게 벌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 즐기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회사에서 억눌린 스트레스를 풀러 온 것”이라고 말했다.주부 이모(38)씨는 “이 나이에 젊은 남성을 상대로 답답함을 풀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라면서도 “제발 신분이 공개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강남경찰서는 무허가로 몰래 영업을 한 업주 김씨와 지배인 남모(30)씨 등 2명에 대해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남자 접대부를 처벌할 수 있는 법 조항이 없어 호스트바 종업원과 손님들은 모두 현장에서 훈방조치했다. 이영표 이효연기자 tomcat@
  • 분신자살 D-6? / 비정규직 “노조 필증안주면 자살” 예고

    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원이 노조설립신고필증 교부를 요구하면서 분신자살을 예고,노동계를 긴장시키고 있다.노동계는 지난 1월 두산중공업에서 분신자살한 배달호씨 사고가 재연될까 우려하고 있다. KT&G(옛 담배인삼공사) 비정규직원 600여명은 지난 16일 서울지방노동청에 노조설립신고를 했다.노조설립신고필증 교부 처리시한은 공휴일을 제외한 3일.처리기한은 지난 21일이어서 25일 현재 이미 4일이나 경과해버렸다. 서울지방노동청은 “비정규직 노조가 설립될 경우 기존의 정규직 노조와 중복되는 복수노조가 되기 때문에 노조설립신고필증 교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실제로 KT&G 노조 규약에 ‘모든 구성원이 노조원이 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노조설립신고필증 교부가 늦어지자 비정규직원 배모씨는 25일 노동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더러운 힘의 논리에 흘러가는 노동부가 아니기를 바랄 따름”이라면서 “(노조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하지 않을 경우)노동부 청사 앞에서 분신할 날이 6일 남았다.”고 경고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클로즈업/KBS1 ‘일요스페셜’

    ‘극단적인 성형수술이 판치는 성형왕국’.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적한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KBS1 ‘일요스페셜-미인,어느 성형외과의 기록’(오후 8시)은 지난 6개월간 서울 강남의 한 유명 성형외과를 밀착취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 든 성형수술의 허와 실을 파헤친다. 성형외과 전문의 자격고시가 시행된 75년 이후 25년간 성형전문의는 46배나 늘었다.타 전문의의 평균 증가율이 8.4배인 데 비하면 엄청난 팽창이다.성형수술의 종류도 종아리 근육 퇴축술,사각턱 제거 수술에서 이른바 운명성형,팔자성형까지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수술을 택한 이들의 당당한 목소리와 함께 성형열풍을 부르는 왜곡된 미인상의 허구와 외모 콤플렉스를 부추기는 성형업계의 상업성 등을 짚어본다. 이순녀기자 coral@
  • 함혜리 특파원 독일 현지르포/위기의 독일경제

    |프랑크푸르트 함혜리특파원|‘유럽의 경제 기관차’로 불리던 독일이 심각한 경제난으로 탈선 위기에 놓여 있다. 3년째 계속된 경기침체로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온 지 이미 오래다.지난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6%에 달했으며 경제성장률은 0.4%에 그쳤다.독일기업의 도산 건수는 1990년대 초반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지난해만 4만개의 기업이 도산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경제규모로는 아직 세계 3위이지만 국가 경쟁력 순위는 15위로 처졌다.올해는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산업활동과 개인소비지출이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은 제로(0%) 혹은 -0.1%,실업률은 10.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분배에 무게를 둔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모델로 부러움을 샀던 독일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독이 통일된 지 13년째를 맞아 저성장과 고실업,과도한 사회보장비용 부담,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요약되는 ‘독일병’으로 고통받고 있다.한때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경제발전의 귀감이 됐던 독일이 이처럼 심각한 위기국면에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2003년 7월의 독일을 찾았다. ●얼어붙은 소비심리 지난 7월9일 기자가 찾은 독일 최대의 경제도시 프랑크푸르트는 화창한 날씨 탓인지 경제적인 위기감을 첫눈에 느낄 수는 없었다.그러나 시내 중심가를 걸어다녀 본 뒤 생각은 금세 바뀌었다.프랑크푸르트는 그야말로 거대한 ‘가격하락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었다. 모든 상점은 서로 경쟁하듯이 할인하며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아흐퉁!’(요주의)‘슈타크 레둑지에’(강력 할인),‘할인에 또 할인,이것이 최저가’ 등 각종 기발한 문구들로 채워져 온전히 남아있는 쇼윈도가 없다.정상가의 50%에 세일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 없기 때문에 할인율을 70∼80%까지 낮춰 폭탄세일이나 폐업정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명품 매장이 밀집한 괴테슈트라세의 구치,페라가모,샤넬 등도 자존심을 팽개치고 일부 제품을 절반가격에 내놓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대폭할인을 해도 별 반응이 없다는 점이다.사람들은 물건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가격만 보고 그냥 지나칠 뿐 물건을 실제로 구매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독일이 자랑하는 피혁제품 메이커인 아이그너 매장의 에크너 지배인은 “정상가격대로 팔면 사람들은 아예 물건을 들여다 보지도 않는다.”면서 “지난주까지 반액할인을 해도 반응이 시원치 않아 이번 주부터는 아예 70% 할인된 값에 물건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지만 점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독일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2001년 1.5%에서 지난해 -0.6%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가 얼어붙었다. 올해는 1%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전년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지난 5월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이 선진산업국 가운데 디플레이션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이같은 우려는 거리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백화점과 상점이 밀집한 자일 거리는 100m 간격으로 문을 닫은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다.마지막 폐업처분을 한다는 광고판이 쇼윈도에 아직 붙어있어 새로운 주인이 들어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중개사무실을 운영하는 하이마이어씨는 “비어있는 점포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새로 문을 열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전했다. ●소비행태도 바꿔놓은 경기침체 조금 비싸도 튼튼한 것을 사는 것이 전통적인 독일인들이었지만 최근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요즘 독일 사람들의 소비행태는 완전히 달라졌다.조금이라도 더 싼 곳을 찾아 상점을 이곳저곳 다니며 물건값을 비교하는 식이다. 할인마트 알디(ALDI)는 최대의 유통업체로 부상,창업자는 현재 독일 소득 랭킹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다.변두리에는 0.99유로 균일가에 생활용품을 파는 ‘땡처리’ 상점들도 많이 생겼다. 프랑스와 독일의 소비행태를 비교한 프랑스 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이 물건을 구입할 때 평균 3곳의 가게를 들러본 뒤 구매를 하는 것에 비해 독일 사람들은 7곳의 가게를 들러 가격을 비교한다고 한다.독일 사람들이 워낙신중한 측면도 작용하긴 했지만 할인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조금만 발품을 팔면 아주 싼값에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 있는 탓이다. 주부 크리스티안씨는 “유로화로 전환된 이후 물가가 너무 올랐고 경기침체로 불안감이 커졌다.”며 “생활비를 한푼이라고 절약하기 위해 아끼고,또 아끼는 게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하기가 두렵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교포 2세 차고은(다름슈타트공대 건축과 3년)양은 “경기가 안 좋은 데다 실업률이 너무 높아 취직하기가 너무 어렵다.”면서 “졸업하기가 부담스러워 일부러 휴학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지난해 건축과 졸업생 80명 중 취업에 성공한 사람은 겨우 3명.학생들은 따라서 졸업을 1∼2년씩 늦추고 기업체에 들어가 실습을 하거나 다른 나라에 가서 현장업무를 익히고 있다고 한다. 독일 기업들은 까다로운 노동법규에 따라 경기가 나빠져도 기업주들이 마음대로 해고를 할 수 없고,근로자 1명에 대한 실업·의료·연금 등 각종 부담을 져야 한다.때문에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꺼리고,실업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올해 독일의 실업률은 10.4%,실업자는 5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실업자 중 1년 이상 무직인 장기실업자가 50%나 된다. 코트라 구주지역본부장 김인식 이사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기 때문에 실업자는 지속적으로 늘고,이들에게 지급되는 실업수당과 연금 등은 정부의 재정부담을 늘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민간소비 지출도 위축시켜 경기침체를 가속화한다.”며 “결국 뇌관이 뇌관을 치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말 독일의 GDP는 1조 9000억달러.아직까지 유럽에서 가장 큰 경제대국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단기 처방으로는 쉽게 치유될 수 없는 깊은 병을 앓고 있었다. lotus@
  • 국립대 부당 신규임용 40건 적발… 2명 첫 임용취소

    ‘심사위원과 같은 대학 출신에게는 최고점,다른 대학 출신에게는 최저점 주기’‘같은 대학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임용 보류하기’‘심사위원과 공동으로 연구한 지원자의 미발표 연구실적물 눈감아주기’ 교육인적자원부는 15일 지난 3월부터 한달 남짓 전국 10개 국립대의 교원 신규 임용에 대한 감사에서 적발한 40건의 위법·부당행위를 공개했다. 교육부는 또 허위로 연구실적물을 제출한 지방 국립대의 신규 임용자 2명을 처음으로 임용취소하고 부당하게 임용과정에 간여한 교수 2명을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토록 지시했다.다른 대학에 대해서도 지적사항에 따라 48명에게 경고,50명에게 주의를 줬다.징계 조치된 대학 관계자는 모두 102명이다.개선·시정 등의 행정 조치는 21건이다.감사대상 대학은 서울대·부산대·강원대·강릉대·부경대·제주대·창원대·금오공대·충주대·한국재활복지대 등 10곳이다. 교육부측은 “위법·부당 사례가 다수 드러나 시정토록 조치했지만 이의신청 등의 절차가 끝나지 않아 학교 실명은 밝힐 수는 없다.”면서 “학벌을 굳히려는 교수들의 이른바 ‘동종교배’가 여전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한 대학에서는 지원자와 학력·경력 등이 ‘특별한 관계’인 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출신 대학의 후배인 지원자에게는 만점을 주고 다른 지원자에게는 낮은 점수를 부여해 후배 지원자 2명이 전임강사로 임용됐다.또 이들 심사위원들은 후배들이 임용되도록 다른 심사위원들에게 부당한 압력까지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이같은 사실이 적발돼 임용된 2명은 임용 취소,심사를 맡았던 교수 2명은 중징계됐다.서울대는 교수임용 과정에서 지원자와 같은 학교,같은 직장에서 일한 적이 있는 교수에게 심사위원을 맡긴 데다 배정된 교원에 대한 충원 계획조차 세우지 않아 경고를 받았다.다른 5개 대학들도 지원자와 출신대학 선·후배 관계이거나 학위논문 지도교수,동일 경력 등 특별 관계인 교수를 전공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가 적발됐다.3곳의 대학은 심사평가 항목의 배점기준과 다르게 채점하거나 기준보다 과다·과소 채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장기불황 日샐러리맨의 점심시간

    |도쿄 황성기특파원|“800엔을 넘으면 좀 비싸다고 생각하죠.” 공무원인 가토(35)는 정보수집이라는 업무 성격상 바깥에서 1000엔이 넘는 식사를 하는 일이 잦다.하지만 동료들과 어울릴 땐 식사비가 800엔을 넘지 않도록 한다.300∼500엔짜리 구내식당이 아닌 직장 주변의 음식점에 가면 가격에 눈길이 먼저 간다.“아무리 맛나게 보이더라도 1000엔 전후라면 포기해 버린다.” 점심을 고르는 기준은 그날그날 다르지만 가토는 대개 가격→양→좋아하는 음식 순으로 정한다. ●점심값의 심리적 저항선은 800엔 도쿄의 남성 샐러리맨들은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적당한 점심값”의 기준을 700∼800엔에 두고 있다.급여체계가 다른 직장여성들은 400∼600엔에 선을 그어두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마이코(27·여)도 가끔씩 친구들과 어울려 1000엔을 넘는 이탈리안 요리를 즐기지만 “여간 큰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힘들다.”는 것이 속내다. 지방 출신들이 도쿄에서 느끼는 점심값 마지노선은 고향보다 턱없이 높다.구마모토현의 소도시에서 2년 예정으로 도쿄로파견나와 있는 히라오(30)는 “고향에서는 400∼600엔 정도였으나 도쿄는 두배 가깝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래서 히라오는 도쿄 사무소가 입주해 있는 건물의 구내식당 단골이 됐다.“월급도 적은 젊은 사람이 점심값으로 월 2만엔씩 지출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인다. 거품경제가 한창이던 십수년 전만 해도 점심값 마지노선은 지금보다 다소 높아서 “그때가 좋았다.”는 40∼50대 샐러리맨들도 많다. 신문사 부장급인 다시마(52)는 “10여년 전에는 900∼1000엔 정도가 이른바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웃는다.연봉 1000만엔인 그이지만 대학생인 두 아들의 학비 때문에 부인으로부터 받는 한달 용돈은 5만엔 정도.독서가 취미인 그는 도서 구입에 적지않은 지출을 하고 있어 “점심식사에 들일 돈이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다. ●불황이 바꾼 점심 사정 GE 소비자크레디트 조사에 따르면 일본 샐러리맨의 용돈은 월 평균 4만 2000엔.800∼1000엔짜리 점심을 주 5회 사 먹으면 점심값만으로 월 1만 6000∼2만엔이 든다는 계산이다.빌딩가에서 240∼500엔짜리 쇠고기덮밥 가게 앞에 낮 12시 전부터 직장인들이 줄을 서는 광경을 보기란 어렵지 않다. 점심값이 용돈의 절반쯤 되면 애연가·애주가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점심값을 줄이는 대신 저녁에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는 비용을 충당하는 샐러리맨들도 적지않다. 니시카와(39·회사원)는 1년반 전부터 부인이 만들어 주는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운다.3년 전 구입한 주택의 은행빚 상환에다 회사의 급여삭감으로 용돈을 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스스로 도시락을 싸 달라.”고 부인에게 부탁했던 그는 점심값을 쓰지 않아 여유가 생긴 용돈은 술친구와 어울리는 데 돌리고 있다. 도쿄 인근의 지바현에서 도쿄로 통근하는 무라카미(35)도 ‘사랑하는 부인의 도시락’을 지난 4월부터 지참하기 시작했다.“보육원에 들어간 아들(3)의 도시락을 싸는 김에”라는 이유가 붙었지만 실은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의 하나였다.그는 매일 아침 부인에게서 도시락을 받으면 식탁에 놓인 저금통에 도시락값으로 200엔을 넣는다.이렇게 모인 돈으로 무라카미의 부인은 그가 좋아하는 반찬을 준비하기도 한다. 불황이 드리운 그림자는 일본 샐러리맨들의 점심 사정에도 역력히 나타난다.농림수산성의 2002년 조사를 보면 점심 때 외식하는 사람은 2001년 43.5%에서 2002년 37.4%로 줄어든 반면 도시락 지참자는 9.4%에서 12.5%로 늘었다. 도시락 지참률은 한창 일할 연령인 30대(13.0%),40대(13.8%)가 평균치보다 높다.교육비·주택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20,50대보다 점심값을 줄이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도심의 공원은 샐러리맨들의 점심 집결지 도쿄 중심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히비야 공원.중앙관청과 오피스 빌딩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점심 때만 되면 ‘도시락 공원’으로 바뀐다. ‘나홀로’이거나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는 넥타이 부대와 직장여성들로 낮 12시가 되기 전부터 벤치는 앉을 자리가 없어 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공원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회사에 근무한다는 후쿠다(41)는 부인이 싸준 도시락을 먹으러 왔다.비가 오락가락 하는장마철이라 요즘은 절반은 사무실,나머지는 운동삼아 공원에 와서 점심을 먹고는 공원을 한 바퀴 돌고 회사로 들어간다. 다니가키(41)도 나홀로 도시락족이다.1주일에 1∼2차례 히비야 공원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그는 야채 사라다가 딸린 550엔짜리 돈가스 도시락을 편의점에서 샀다.150엔짜리 음료수까지 하면 700엔 정도가 그의 점심값이다. 같은 직장의 동료 2명과 함께 공원을 찾은 미사코(22·여)는 “구내식당의 맛없는 400엔짜리 정식보다 싸고 맛있고,공원의 정취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주 한차례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공원에 온다.”고 말했다.미사코는 380엔짜리 볶음밥,선배인 도모코(28)는 400엔짜리 볶음라면,마리(29)는 600엔짜리 돈가스를 먹었다. ●부인이 싼 도시락은 자랑스러운 애정의 표현 부인이 정성껏 만든 ‘사랑의 도시락족’끼리 공원을 찾는 사람도 있다. 4년 전 결혼한 후지모리(39)는 6개월 전부터 ‘히비야 점심모임’을 결성해 직장 동료 3∼4명과 함께 공원을 찾는 도시락족이다.날씨가 춥거나 비가 내리는 날이면 회사 회의실에서 모이지만 가급적 공원을 찾는다.“비싸기만 하고 영양 밸런스나 몸에도 좋지 않은 외식보다는 마누라가 싸준 도시락이 훨씬 건강에도 좋다.”고 자랑한다.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다.‘히비야 점심모임’의 한 회원은 “전날 남은 반찬을 다시 도시락에 싸주거나 아침 마누라의 기분에 따라 내용물이 달라지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귀띔한다. marry01@ ■500엔 서민 도시락 회사원에 ‘히트상품'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샐러리맨들의 무거운 어깨를 덜어주는 소중한 존재,도시락. 그러나 맞벌이로 부인이 도시락을 싸줄 수 없거나 수제(手製) 도시락 지참을 귀찮아하는 샐러리맨에게는 회사 근처에서 성업하는 도시락 판매점이 더할 나위없이 고맙기만 하다. 싸면서 따끈따근하고 맛있는 500엔 전후의 도시락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도시락 하나만으로 한해 53억엔(약 530억원)의 매상을 올리는 초우량 기업마저 나왔다. ●연매출 530억원 도시락업체도 거품경제 붕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1994년 “도시락이 일본 샐러리맨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을 예견해 도시락 제조업에 뛰어든 ‘비바스’의 가토 미노루(38) 사장.그는 규모는 작지만 올해 1억엔 매상을 목표로 착실히 전진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1000∼3500엔짜리 고급 도시락을 주로 만들다가 최근 들어 손님들 성화로 500엔짜리 도시락을 내기 시작했다.”는 그는 도시락 수요로 일본 경제의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거품이 걷히고도 한동안은 웬만한 기업들이 사원에게 잔업을 시키면 800엔 정도 나오던 야식비가 최근에는 거의 사라졌다고 귀띔한다.“500엔짜리 도시락은 샐러리맨들의 홀쭉해진 주머니 사정을 반영하는 것 같다.”는 것이 가토의 분석. ●도심 사무실까지 배달 큰 호응 직원 20명을 두고 자신도 도시락 영업에 나서는 가토는 “이윤이 적은 500엔짜리보다는 고급 도시락을 많이 파는 편이 낫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인다.반경 2㎞ 이내의 긴자나 우에노를 영업지역으로 삼고 있는 그는 ‘따끈한 도시락을 사무실까지 배달한다.’는 장점으로 샐러리맨들에게 파고들었다. 주·월 단위 계약 손님 외에도매일 아침 전화로 예약을 받는 그는 500엔짜리는 200여개,고급 도시락은 100개 정도 팔고 있다. 50엔짜리 햄버거,240엔짜리 쇠고기 덮밥의 출현으로 타격도 받았지만 “도시락 재료로 첨가물이 들어간 식품이나 냉동품은 쓰지 않는다는 점이 손님들의 지속적인 신뢰를 얻어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지난해 7000만엔 매출에 500만엔 적자를 낸 이 회사는 직원을 오히려 늘려 영업에 힘쓴 결과,올해는 불과 4개월 만에 3500만엔의 매출을 올리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 ‘쌍끌이 호황’ 조선·철강업계 “요즘 살맛나요”

    올 상반기 ‘쌍끌이 호황’을 이끌었던 조선과 철강업계가 직원들에게 넉넉한 ‘돈 잔치’를 베풀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올 수주 목표치 30억달러를 이미 달성한 데다 9년째 무분규 임금 협상 타결을 기념,산업평화유지격려금 100만원과 생산성향상격려금(기본급 100%) 등 ‘돈 보따리’를 풀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1·4분기 순이익(566억원)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과금 150%를 지급했다.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임금협상에서 지난해 경영실적과 올 전망치 등을 감안,성과배분 상여금을 300%로 결정했다.이 가운데 100%는 최근 직원들에게 나눠줬다.이밖에 현대미포조선,STX조선 등도 현재 임금 협상이 진행중이지만 조만간 성과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직원들도 짭짤한 과욋돈을 챙겼다. 포스코는 이날 사원들에게 지난해의 2.5배인 250%의 경영성과금을 지급했다.올초 임금협상 때 경영 성과금 지급 범위가 영업이익의 4.5%에서 5.5%로 늘어난 데다 지난 5월까지의 영업이익이 1조 393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 큰 힘이 됐다.특히 포스코 직원들은 180%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여겨지던 성과금이 250%로 늘어나자 하반기 성과금도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최대의 전기로 업체인 INI스틸도 지난 5월 임금 협상을 타결지으면서 경영성과금을 200%로 결정하고 이 가운데 100%를 지급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WHO “전세계 사스 종식”

    세계보건기구(WHO)가 5일(현지시간) 마지막 사스 감염지역이던 타이완을 감염지역 명단에서 제외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8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사스사태가 사실상 종식됐다. WHO는 이날 “사스감염지역 명단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타이완을 감염지역에서 해제한다.”고 선언하면서 “지난 6월15일 이후 20일간 타이완에서 새로운 사스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WHO는 또 전세계적으로 사스가 통제되고 있다면서 인간을 통해 전염되는 사스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가 세계 모든 곳에서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러나 WHO는 전세계가 사스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보건당국은 내년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할렘 브룬틀란 WHO 사무총장은 “여전히 200명 가량의 사스 환자들이 병원에 남아 있다.”면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뿐만 아니라 가을,겨울로 계절이 바뀌면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몰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중국광둥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는 중국 전역은 물론,홍콩,베트남,싱가포르 등으로 옮겨 갔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캐나다까지 확산돼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타이완에서만 674명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그 중 84명이 사망했으며 전세계적으로는 최소 8445명이 감염됐고 813명이 목숨을 잃었다. WHO는 그동안 사스 잠복기를 10일로 보고 잠복기의 2배인 20일간 새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사스 감염지역에서 해제해 왔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올 가을 브로드웨이 두드려요”/ 새 전용극장 마련 ‘난타’ 송승환 대표

    창작퍼포먼스 ‘난타’가 초연된 건 1997년 10월이었다.대사 없이 주방기구를 두드리는 독특한 형식으로 주목받은 ‘난타’는,3년 뒤인 2000년 7월 국내 처음으로 서울 정동에 상설전용극장을 개관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로부터 다시 3년,‘난타’의 새로운 도약이 시작됐다.객석 규모가 기존 공연장의 두 배인 새 공간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고,9월에는 마침내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게 된다. 지난 1일 새 극장 집들이에서 만난 ‘난타’의 송승환 대표는 ‘이제 제대로 한번 해볼 만하다.’는 표정이었다.그는 “이전 극장이 지하에 위치해 있어 천장이 낮고 공간이 비좁아 불편했는데 이제야 알맞은 장소로 옮기게 됐다.”며 기뻐했다. 옛 정동 A&C극장을 개조한 새 전용극장은 1·2층 객석 500석에 무대도 훨씬 넓을 뿐더러 무엇보다 극장 로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전용극장’의 의미를 최대한 살렸다.극장 입구에 주방기구로 만든 대형 조형물을 세우고,로비 전체를 난타 관련 이벤트홀로 산뜻하게 꾸몄다.공연은 보통 6개월마다 한번씩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치는데, 이번에 무대를 넓히면서 동선과 무대장치에도 대폭 변화를 줬다. ‘난타’ 전체 관람객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외국인 관광객에게 ‘난타’가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남은 과제는 세계 공연산업의 심장부인 뉴욕 브로드웨이에 당당히 입성하는 것.9월25일부터 4주간 뉴빅토리극장 무대에 오르는 공연은 ‘난타’의 브로드웨이 진출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관문이다.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인 뉴빅토리극장은 2003∼2004시즌 공연리스트 첫머리에 ‘난타’를 올렸다. 송 대표는 “공연 이틀째에 뉴욕 타임스를 비롯해 각 언론사 평론가들을 초청하기로 했는데 그들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에 따라 ‘난타’의 운명이 결정된다.”면서 “평론가들의 평이 좋으면 곧바로 오프 브로드웨이에 전용관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는 “지난 6년간 세계 80여개 도시를 순회하면서 작품성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앞으로 3년 뒤,‘난타’는 어떤 변화를 꿈꿀까.“평수는 늘렸지만 새 전용관도 남의 집에 세든 겁니다.난타가 10주년이 되는 해엔 ‘내 집’을 장만해야 할 텐데…” 이순녀기자 coral@
  • 국제 플러스 / 日 로스쿨 내년 4월 개교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의 로스쿨(Law School·법과대학원)이 내년 4월 개교한다.일본 정부가 지난 달 30일 마감한 로스쿨 신청결과에 따르면 도쿄·게이오·와세다 등 72개 국공사립 대학이 총 5950명 정원의 로스쿨을 신청했다.문부과학성은 오는 11일 심사를 거쳐 인가할 예정이나 대체로 신청된 대로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일본의 새 사법시험 제도에 따라 2006년부터 사시 응시자격은 로스쿨 수료자에게만 주어진다.로스쿨 수업기한은 3년이나 대학에서 법학을 배운 사람은 2년만에 수료할 수 있다.로스쿨은 부족한 법조인 양성을 위한 사법개혁 차원에서 미국의 로스쿨을 모델로 삼아 도입됐다.일본 정부는 2010년에는 사법시험 합격자를 지금의 두배인 3000명으로 늘리고 로스쿨 수료자의 70∼80%를 합격시킨다는 계획이다.
  • [사설] ‘발암 담배’ 알고도 팔았나

    전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가 자체 연구를 통해 흡연이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20년 이상 이를 숨겨 왔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국가가 담배의 유해성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집단소송을 제기한 ‘담배 소송’ 원고측 주장으로 아직 법원의 판단이 남아 있긴 하지만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가의 도덕적 위신 추락은 물론 흡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자의 엄청난 분노를 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고측은 공사 연구소가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수행한 연구를 통해 담배 연기 성분 속에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함유돼 있고 담배연기를 주입한 쥐가 기형 쥐를 출산하거나 연기 주입 15분만에 DNA 손상을 일으키는 사실 등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개했다.수차례의 법원 명령 등 수단을 통해 이 연구결과가 공개되기까지 KT&G측의 정보 은폐 기도와 미국의 사례 등으로 미뤄보면 공사 측의 담배 유해성 은폐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의 흡연피해 소송 판결 추이를 보면 경고문 부착 등 단순한 유해성 정보 제공 책임을 묻는 데서 더 나아가 ‘충분하게’ 경고했는지의 여부까지도 따질 정도로 엄격해졌다.KT&G 측은 경고문 부착 정도로 의무를 다했다고 항변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유해성 실험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 책임질 것은 떳떳이 책임지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재정수입을 챙겨 온 정부와 지자체도 각성해야 한다.과거 책임에 대한 소송사태도 걱정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와 미래다.자판기금지,담배가격 인상,약품으로서의 관리 변경 등 금연정책 강화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 [맛 에세이] “죄송합니다”

    3년 전,열흘 정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이었습니다.커피를 따라주던 스튜어디스가 실수로 제 옷에 커피 한 방울을 흘렸습니다.그때부터 난리가 났습니다. 바비 인형처럼 예쁜 스튜어디스가 물수건을 들고 제 옆에 앉아 ‘sorry’를 연발하는데 나중에는 제가 오히려 미안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잖아도 10년 전에 사서 오래도 입었고,출장 기간 중에 줄곧 입고 있던 재킷이라 도착하면 이제는 그만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옷이라는 설명을 하자 그제야 그녀는 돌아가더니 그 항공사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갖고 왔습니다. 청진옥에서 해장국을 먹다가 그녀의 깊은 눈동자가 생각났습니다.하루 종일 푹 고아낸 쇠뼈 국물에 뚝배기 하나 가득한 선지에 양지,내장이 너무 푸짐해 뿌듯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앗!’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종업원이 어떤 손님의 발에 물을 좀 흘리고 당황해서 소리를 냈나 봅니다. 그런데 좀 있다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카운터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손님에게 물수건을건네며 “손님한테 실수를 했으면 ‘죄송합니다.’ 해야지 ‘아싸!’는 뭐냐.”고 그 종업원을 나무라는 얼굴 가득 미안한 표정을 지으니까 그 손님 눈 꼬리가 단번에 내려가더군요.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얘기가 실감이 났습니다. 음식점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납니다.종업원이 접시를 떨어뜨리거나,손님이 물을 엎지르거나,종업원이 손님에게 피해를 주거나,손님이 종업원에게 함부로 대해서 말 싸움이 시작되는 등의 일 말입니다.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간난신고 희로애락처럼 당연한 일입니다.하나의 작은 사회 안에서 사람들끼리 부대끼다 보면 늘 일어나는 일이죠. 중요한 것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는 것이지요.대응 방법이 음식점 분위기와 비슷하다는 게 신기하죠.음식 스타일도 그렇고 분위기도 캐주얼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종업원이 실수로 컵을 떨어뜨려 컵이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지면 그 ‘랑’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주방과 홀의 종업원들이 한목소리로 동시에 “죄송합니다!”고 외치죠.때론 컵 깨지는 소리보다그 죄송합니다라는 소리에 더 놀라 웃곤 합니다.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는 대부분 코스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종업원이 웬만큼 서툴지 않고서는 그런 일이 별로 없는데 어쩌다 실수가 일어나면 지배인이 홀을 한 바퀴 돌며 손님들과 눈을 맞추면서 분위기를 읽죠. 한식당에서요? 기대 안 합니다.유명하다고 해서 가면 손님 대접은커녕 그집 음식 얻어먹는 것도 고마울 지경이니까요.앞 사람이 하는 얘기도 잘 안 들릴 정도로 시끄러운 설렁탕 집에서는 컵이 아니라 쟁반이 떨어져도 모를 정도니 제 옷에 깍두기 그릇이나 안 엎어지면 다행이다 싶을 정도지요. 이런 현실에서 청진옥 아주머니가 건넨 한마디가 저에게는 참 따뜻하게 들렸습니다. 60년을 한결같이 해장국만 끓여내면서 이광수나 최남선 등의 문인들을 비롯해 문화 예술인,언론인들을 사로잡은 이유를 알겠더군요.‘사람다움’에 쉽게 빠져버리는 글쟁이들이 숙취를 한 번에 풀어주는 그 국물 맛도 국물 맛이지만 손님을 손님으로 대우하는 그 국물만큼 따뜻한 마음에 더 빠져버렸기 때문인 듯합니다. 신혜연 월간 favor 편집장
  • “담배公 암유발 사실 25년간 은폐”/ 정부 ‘유해성’ 연구결과 뒤늦게 밝혀져 배금자 변호사 정보공개소송서 확인

    KT&G(전 한국담배인삼공사)가 각종 실험을 통해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20년 이상 숨겨왔다는 주장이 31일 제기됐다. 법원의 자료조사 허가에 따라 지난 16∼17일 대전 KT&G 중앙연구원을 방문한 금연운동협의회와 흡연피해 소송을 맡고 있는 배금자 변호사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중앙연구원이 생쥐 등을 대상으로 한 자체 실험조사에서 국산 담배가 각종 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전매청에서 담배를 제조하기 시작한 이래 정부의 담배관련 연구 내용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배 변호사는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 담배관련 연구보고서 300여건을 검토한 결과,“담배연기 성분중 하나인 벤조피렌은 인체에 암을 일으키는 강력한 화학물질인데,국내 담배가 이 성분을 다량 함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또 임신한 쥐에 담배연기 성분인 니트로소아민을 투입한 결과 기형적인 새끼 쥐를 분만하기도 했다고 밝혔다.니트로소아민은 유산,중추신경장애,뇌종양,암을 유발하는 성분이라고 배 변호사는전했다. 특히 92년에 실시된 담배 유해성 연구에 따르면 간접흡연자의 조직세포 손상 등이 흡연자보다 2배 이상 큰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 공개는 배 변호사측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소송에 따라 사전조사 작업으로 이뤄진 것으로 법원의 공식적인 현장검증은 이달 25일 중앙연구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대전청사 5년](3·끝) 힘겨운 업무처리

    “승용차 내구연한을 지킬 수 없습니다.” 정부대전청사 기관장들의 하소연이다.서울과 대전을 일주일에 3∼4일 왕복하다 보니 한 해 동안 주행거리는 5만∼7만㎞.행정자치부가 정한 승용차 내구연한 5년이 되지 않아 승용차를 바꿔야 할 판이다. 산림청장 승용차는 지난 99년에 구입했지만 주행거리는 4년여 만에 무려 28만㎞를 돌파했다.출장 공무원만큼 승용차도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간부들은 서울출장중” 간부들의 서울출장이 잦은 까닭은 업무협의도 있지만 권력의 서울집중 탓도 크다.대전청사 관계자는 “발명관련 행사는 연구소들이 집중돼 있는 대전에서 치르는 게 마땅하지만 장관 등의 수요자가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열리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예산편성철과 국회가 열릴 때면 대전청사의 실·국장 이상 간부들은 아예 서울에서 살다시피 한다.한 과장은 “국회가 열릴 때면 아예 전화로 결재를 받곤 한다.”면서 “다른 정책업무는 사실상 스톱상태”라고 말했다.차관급 외청 가운데 유일하게 차관회의(목요일)에 참석하는중소기업청의 경우에는 다른 청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한 국장은 지난해 12월 국장을 맡은 뒤 지금까지 두 달 이상을 아예 서울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정부대전청사의 한 간부는 “법령제정권 등 권한이 상급기관에 있고 국회나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요과정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1년의 절반을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서 “왕복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출장이 반복되다 보면 내부 업무 차질은 물론 몸에도 이상이 오는 것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대전청사 9개 외청의 기획부서 공무원들은 지난 2001년에 절반가량을 서울에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철도청의 경우 출장비용으로 지난 97년 한 해 동안 2억원대를 지출했지만 이전한 뒤에는 3배인 6억원대를 쓰고 있다. ●“1시간 뒤에 서울회의에 참석하라고요?” 대전청사에 근무하다 퇴직한 전직 고위간부는 “대전에 내려온 지 몇 년이 지났는데도 회의 1시간 전에 참석 통보를 받은 황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그는 “지방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나 위로는못해줄망정 오히려 사기를 떨어트리는 언행을 보면 화를 참기 어려웠다.”고 ‘높은 분’들을 겨냥했다.기관장 차량을 운전하는 한 공무원은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등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진땀을 흘리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고 털어놨다. 한 공무원은 “전자정부 구현 등의 시스템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지만 공직사회의 대면(對面)문화만큼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가 요구되는 업무는 차치하더라도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도 제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에 내려오면서부터는 업무 브리핑과 행사 일정마저도 서울에 맞추는 등 상부의 눈치보기가 오히려 심화됐다는 지적이다.정부의 대전청사에 대한 배려도 기대이하라는 게 정부대전청사 공무원들의 불만이다.모든 권한 위임이 안된 채 조직만 지방으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시간·경제적 손실 등 불필요한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이전 5년 동안 손꼽을 정도만 내부승진으로 청장에 올랐고 국·과장에까지 상급부서의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외청 푸대접은 오늘까지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지난 2001년 기획예산처 담당관들이 대전청사를 방문,이례적으로 현장에서 기관 의견을 청취한 것이 주목받았던 상황은 대전청사 위상의 미약함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얘기다. ●행정수도 이전하면 나아질까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행정수도 이전 추진에 기대반 우려반이다.한 국장급은 “행정수도가 충청권으로 이전하면 시어머니인 상급기관의 간섭과 잔소리가 불보듯 뻔하다.”면서 “그럼에도 많은 공무원들이 행정수도 이전을 반기는 까닭은 출장을 다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서울서 5년째 출퇴근 이정숙 특허청사무관 특허청 이정숙(사진·39) 사무관은 매일 오전 6시15분이면 서울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향한다.대전청사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서울∼대전 출퇴근 공무원이다. 고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지난 97년부터 특허청에서 근무하는 이 사무관은 벌써 5년째 하루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을 하고 있다.오후 6시 하루 일과가 끝났다는 안내방송에 퇴근준비를 한다.저녁 6시50분 대전발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싣고 마포구 집으로 향한다. 이 사무관은 장거리 출퇴근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깔끔히 처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회식자리는 물론이고 동료들의 애경사에도 빠지지 않는다.출퇴근 거리가 멀다고 동료들의 이해와 도움을 기대했다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함께 출퇴근하던 동료들이 대전으로 이사를 하거나 서울사무소로 근무지를 옮길 때는 고민도 많이 했다. 그렇게 해보라는 주변의 권유도 있었지만 서울사무소 근무지원을 해본 적이 없다.이 사무관은 “서울사무소 근무신청이 치열할 뿐더러 주말부부들도 적지 않은데 다른 사람이 먼저 서울사무소에 근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퇴근 후 집에서 보내는 9시간 동안 가족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1인3역’에 더욱 충실하려고 노력한다.12살과 4살짜리 두 아들을 돌봐야 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시어머니도 모셔야 한다. “아이들이 엄마랑 조금이라도 함께 있으려고 늦게 잠자리에 드는 버릇이생겼다.”는 이 사무관의 얼굴에는 안쓰러움이 배어 있다.이런 출퇴근 생활보다 이 사무관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직장이어서 그렇게까지 매달리느냐.”는 얘기를 들을 때다. 대학 선배인 남편(중소기업 근무)이 이른 시간인데도 매일 아침 역까지 데려다 주면 이 사무관은 힘이 솟는다. 이 사무관은 “오래 심사업무를 맡다 보면 피로 누적과 능률저하가 생긴다.”며 휴식 주제(週制) 같은 업무 개선책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승기 기자
  • 국제 플러스 / “美 테러방어비 984억弗 추가필요”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의 보수적인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FR)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미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공격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이와 함께 연방 사법기관들뿐만 아니라 경찰과 소방당국,응급의료서비스,공공병원,보건기구 등에서 미래의 테러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984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연구를 주도한 워런 루드먼 전 상원의원은 NBC방송의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앞으로 대규모 대량살상무기 (테러)공격이 미국내 대도시에서 발생할 경우 우리는 그것에 대처할 준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보고서는 생화학,핵무기,재래식무기 공격 등에 대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투입되는 돈의 약 3배인 984억 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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