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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in] 경매 부동산을 잡아라

    [부동산in] 경매 부동산을 잡아라

    경매 부동산을 잡아라. 경매 부동산은 흔히 ‘벌레 먹은 사과’에 비유된다. 겉으로 보기엔 약간의 흠집이 있지만 껍질을 벗기면 맛은 다르지 않다. 어떤 물건은 긁힌 자국만 있을 뿐 과실은 싱싱하다. 경매 절차를 거치면서 하자 부동산은 정상 상품으로 돌아온다. 경매장 주변에 악덕 브로커들이 득실대던 시대도 지났다. 경매 알선 전문가를 만나 법률 관계를 꼼꼼하게 따진 뒤 응찰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투자 상품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경매에 부쳐지는 부동산이 늘어나고 있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세의 절반에 가까운 값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토지거래신고 등의 거래 규제를 피할 수 있어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다. ●경매 물건 급증, 낙찰가율 하락 디지털 태인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서울·수도권에 경매로 나온 물건은 모두 1만 5117건. 지난해 같은 기간 9894건에 비해 65% 늘었다. 토지를 제외한 아파트, 연립·다세대, 단독주택 등 모든 경매 물건이 증가세를 보였다. 아직 외환위기 때와 같은 수준에는 다다르지 않았지만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경매 전문가들은 경기가 쉽게 살아나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경매로 나오는 부동산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에서 경매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부동산이 줄서고 있어 내년 상반기쯤에는 지금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파트는 2500여건이 나와 있다. 연립·다세대 물건은 8600여건으로 홍수를 이룬다. 반면 낙찰가율은 뚝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여러 차례 유찰시키면서 응찰가를 낮게 제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1년 전보다 평균 10%포인트 떨어졌고,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주택 등 주거용 건물과 근린·업무용 건물 등은 10% 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낙찰률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경매로 부쳐지는 물건은 늘고 있지만 주인을 찾아가는 부동산은 10개 가운데 3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면 주택·상가 등은 경매 시장에서도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중대형 고가 주택 물건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경매에 부쳐진 압구정 현대 아파트 등 비싼 아파트에는 응찰자가 거의 없었다. ●토지, 나홀로 인기 주택, 근린·업무용 건물 등이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땅에는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물건과 달리 경매로 나오는 물량이 적은데다 낙찰가율도 80∼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첫회 또는 한 차례 유찰 뒤 곧바로 투자자들이 채가고 있다는 증거다. 경매 시장에서 토지 인기는 쉽게 식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종부세 부과를 피할 수 있는 임야·전답 등에 돈을 묻어 두려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수도권에서 나온 토지 낙찰가율이 90%를 넘었다는 것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해준다. 대규모 개발 예정지역 주변의 임야·전답은 감정가 이상으로 낙찰되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 평택, 파주, 판교 주변에서는 경매 물건이 가뭄에 콩 나듯 하지만 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나오기 무섭게 높은 가격으로 채간다. 미군기지 이전으로 땅값이 오르고 있는 평택시 안중읍 대반리 논(363평)은 지난 16일 진행된 경매에서 39명이 응찰, 감정가(1440만원)의 2.54배인 3660만원에 낙찰됐다. ●수수료 주더라도 전문가 도움받는게 안전 경매 전문가들은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한다. 아파트 등 주택은 내년부터는 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지현 영선법률사무소 경매실장은 “경매 ‘싹쓸이 꾼’들이 세금 강화, 명의 빌리기 등이 여의치 않아 고개를 들지 못해 개인 투자자들은 여유있게 물건을 고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실수요자라면 빌라 등을 고르는 것도 괜찮다. 지은지 1∼2년 밖에 안된 주택도 수두룩하다.3회 유찰된 물건은 감정가의 절반에 취득할 수 있다. 대도시 주변에 나온 토지 역시 투자 유망 상품이다. 큰 길가 임야, 농지 등은 응찰자가 많이 달려든다. 다만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법률 관계나 개발 가능성 등을 따져보지 않고 서둘러 응찰했다가 손해보는 경우도 있다. 수수료(대개 낙찰가의 1∼2%)를 주더라도 경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고 정확한 응찰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위기의 수능] 문제은행 도입과 과제

    수능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면 수능 시험 횟수를 늘리고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절충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은행 도입은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온 것이다. 수능시험을 복수로 실시한다는 전제가 바로 문제은행 도입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 대입 자격시험에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그동안 비용과 인력 문제로 난색을 표시해 오다 지난달 말 ‘2008학년도 이후 대입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구체적인 도입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부터 탐구 영역 등 일부 영역에 대해 시범적용한 뒤 2010학년도부터는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맞춰 현재 하루 동안 치르는 수능 시험을 이틀 동안 치르게 하고, 횟수도 연 2차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수능 출제 인력을 늘리고, 많은 양의 문제를 미리 축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09년까지 최소 73명 이상의 전담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수능 출제 및 관리·시행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담당 인력을 올해 3명 늘리는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7∼22명씩 충원한다. 인건비와 시설임차료 등 문제은행 출제에 따른 순수한 비용만 2009년까지 55억 4800만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문제은행에 필요한 문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당장 내년부터 일선 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문제 공모를 실시할 방침이다. 문제은행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현재 수능 영역별로 필요한 문제 수의 100배인 약 12만 문제 이상이 필요하다. 선택된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는 것은 아니다. 출제위원들이 모아진 문제를 검토, 이를 토대로 실제 수능 문제를 출제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은행 방식의 도입이 그리 간단치는 않다. 일단 인력이 문제다. 교육부는 최소 인력만 73명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시행이 되면 훨씬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미국 수능시험인 SAT의 출제·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ETS의 인력은 전문인력 110명을 합쳐 2500여명에 예산도 연간 6억달러(6282억원 상당)에 이른다. 영국 AQA는 400명의 인력에 7억 3500만파운드(1462억원)를 쏟아붓고 있다. 일본 대학입시센터에서도 100억엔 정도의 예산에 106명의 연구원이 문제 출제를 관리하고 있다. 보안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다. 시험 관리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보안이 허술해질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암시장 ‘뭉치 달러’ 넘친다…환율급락 쇼크

    암시장 ‘뭉치 달러’ 넘친다…환율급락 쇼크

    “다발로 팔러들 오지. 오늘 아침에도 한 사람이 4만달러(4000만원)를 (팔려고) 가져 왔어.” 25일 오전 10시. 국내 대표적 암달러 시장의 한곳인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뒤편의 남대문시장 골목에서 만난 한 암달러상은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기자는 박스로 다리를 가리고 두툼한 핸드백을 움켜 쥔 할머니에게 다가가 “5만달러”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대뜸 “10만 6800원”이라고 응수했다. 암달러 시장에선 1달러가 아닌 100달러 단위로 값을 부른다. 살지 팔지를 말하지도 않았는데 1달러에 1068원으로 사주겠다는 것이다. 팔려고 하는 건지 어떻게 알았느냐고 묻자 “요즘 (거액의) 달러를 사러 오는 사람이 어딨어.”라며 “팔거면 빨리 내놓으라.”고 재촉했다. 국내 암달러 시장에 달러가 넘쳐나고 있다. 암달러상들은 “사는 사람은 없고 팔려는 손님 뿐”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의 달러 가치 하락 쇼크가 암달러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암달러상도 “나라에서 돈 찍어 달러 사들인다며 분위기 몰아가는데 팔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한 수 거든다. 그는 “사는 사람들은 1000∼2000달러 등 소액이 대부분인 반면 파는 사람들은 몇 만달러씩 뭉칫돈으로 판다.”고 말했다. 팔러 오는 사람이 8명이면 사러 오는 사람은 2명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제는 5만달러 들고 온 사람도 있다. 그래도 소화 못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암달러상은 점조직인 만큼 여러 명이 같이 팔아줄 수 있으니 액수는 걱정 말라고 한다. 암달러상들은 고액의 달러를 팔려는 사람들은 집안에 있는 돈을 들고 나온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달러를 소지하고 있던 자영업자들이라고 전했다. 기자는 “혹시라도 달러 값이 다시 오를 수도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옆에 서 있던 다른 아주머니가 나섰다. 그는 “옛날엔 달러가 없어서 IMF 같은 대란이 왔지만 지금은 달러가 쌓여 있는데 어떻게 오를 것을 기대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자기들도 밑지고 사주는 것이니 안 팔거면 빨리 가라고 이내 짜증을 낸다. 명동 입구 중국대사관 앞. 암달러상 아주머니에게 “오늘은 암달러 시세가 어제보다 더 빠졌는데 어제 가격으로 줄 수 있느냐.”고 흥정을 해봤다. 아주머니는 “어제는 70, 오늘은 68”이라고 말끝을 잘랐다. 이어 “그러니까 어제 팔았어야지. 요즘 같은 때는 빨리 파는 게 남는 거야.”라고 한소리를 했다. 그는 “보름 전만 해도 팔지 말지를 견주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일주일 전부터는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다발로 내다 팔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어제 가격으로 팔아줄 순 없지만 그래도 은행보다 훨씬 많이 주는 거야.”라고 베푸는 듯이 말을 뱉었다. 은행에 팔려면 1달러에 1044원이지만 암달러상은 1068원을 준다. 살 때도 마찬가지. 은행에서 사려면 달러당 1081원, 암달러상은 1074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요즘은 시중 은행들도 달러 밀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우리은행 서울 모지점에 1만달러를 사겠다고 밝히자 점원이 환전축제 행사기간이라며 고시 환율은 고객이 살 때 1달러에 1081원이지만 1064원에 주겠다고 말했다. 이번엔 팔겠다며 시세를 묻자 1달러에 1055원(고시 환율 1044원)에 사주겠다고 말했다. 은행이 달러를 팔 때에는 매매기준율(1062.50원) 대비 환전마진을 1.5원 남기지만 살 때는 그의 다섯배인 7.5원을 남기는 것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 보니 은행도 사기보다 싸게 파는 쪽에 무게를 두고 달러 보유량을 조절하겠다는 의도다. 한편 이날 오전 달러당 1070원으로 시작한 암달러 시장 매도가(소비자 기준)는 오후 4시 1066원까지 떨어졌다.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구길모 과장은 “얼마나 빨리 떨어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1050원, 상황이 나쁘면 1000원까지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한국 작년 1인당소득 1만 2646달러

    한국 작년 1인당소득 1만 2646달러

    한국은행은 25일 국제통화기금(IMF)과 UN이 권고한 93SNA(국민계정) 통계 기준에 따라 기존의 국민계정을 재작성한 결과,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실질구매력)은 1만 2646달러로 잠정 추산됐다고 밝혔다. 국민총소득(명목 GNI) 규모는 1970년 2조 8004억원에서 2003년 258배인 722조 3558억원으로 늘었으며,1인당 GNI는 70년 9만원에서 167배인 1507만원(연평균환율 1191.89원 기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71∼94년중 신계열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실질 GDP성장률)은 7.9%로 구(舊)계열과 같았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보이지 않는 실세’ 비서팀장들

    [재계 인사이드] ‘보이지 않는 실세’ 비서팀장들

    ‘그림자’ 각 그룹 회장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고 있는 비서팀장들을 이만큼 잘 표현해주는 단어는 없다. 세간에 얼굴이 잘 알려지지도 않고 직급도 높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실세’로 통한다. 그룹 회장들의 심중을 속 시원히 알고 싶으면 이들을 찾으면 되겠지만 있는 듯 없는 듯한 행동만큼이나 입도 무겁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장인 김준(46) 상무는 이건희 회장이 나타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계속된 이 회장의 장기 해외 체류도 대부분을 함께 했다. 공식 직함은 회장실 1팀장. 삼성본관 28층 회장실 바로 옆에서 근무하는 김 상무는 이 회장 가족의 대소사는 물론, 구조본부 내 재무·인사·경영진단·홍보 등 주요 팀의 업무를 취합해 이 회장에게 보고하는 등 태평로 삼성본관과 한남동 이 회장 자택의 ‘가교’ 역할을 맡고 있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사한 김 상무는 지난 94년 비서실 부장으로 들어오면서 비서 업무를 맡았다. 비서팀장을 맡은 것은 지난 2001년. 비서팀의 ‘위상’과 달리 부사장급 이상인 구조본 내 각 팀장에 비해 나이도, 직급도 아래인 점이 이채롭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비서팀장인 인유성(48) 상무도 ‘수족’ 같은 존재다.LG전자로 입사해 LG필립스LCD의 ‘시장전략담당’으로 일하던 인 상무는 지난 2002년 당시 LG 구조조정본부 비서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상무 승진과 동시에 지주회사로 출범한 LG의 비서팀장으로 발령이 났다. 총무, 시장전략, 기획 등 주요 업무를 두루 거친 이력에다 4년간의 해외법인 근무로 쌓은 글로벌 감각 등이 발탁 사유였다. 지주회사 출범으로 단촐해진 비서실 살림이지만 올들어서만 해외 출장 5차례, 국내 출장 7차례에 각종 전략회의 주재를 소화한 구 회장의 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야 하는 자리인 만큼 위상은 만만치 않다. 특히 구 회장이 세브론 텍사코, 필립스, 허치슨 왐포아 등 주요 파트너들을 만날 때 비서팀은 더욱 바빠진다. 대신 인 상무는 다른 그룹 비서팀장과 달리 구 회장을 수행하지는 않는다. 차장급 수행비서 한 명만 대동하고 조용히 다니는 구 회장의 ‘소박한’ 스타일 탓이다. 현대차 정몽구(MK) 회장의 비서실장인 김승년(48) 전무는 일선과장 시절부터 10년 넘게 MK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에서 자재를 담당하다 비서로 발탁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쌓인 세월만큼이나 누구보다 MK의 의중을 잘 헤아린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건국대 교육학과 출신으로 머리 회전이 빠르면서도 일처리가 매우 치밀해 MK의 신뢰를 굳혔다.2001년 이사로 승진한 뒤 1년만에 상무로 올라간 데 이어 올초 전무로 승진했을 정도다. 다소 날카로운 인상과 달리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회사 안팎의 평이 좋다. 그러나 여느 그룹의 비서실장이나 마찬가지로 세간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부담스러워한다.MK의 중요한 공·사석 행사는 거의 다 쫓아다니지만, 빠질 때는 과감히 빠진다. 이번 미국 앨라배마 공장 방문 때도 수행하지 않았다. 2001년부터 최태원 SK㈜ 회장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정호(41) 상무는 SK 내에서 최 회장의 ‘아바타’로 통한다. 일정을 함께하며 수행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을 넘어 ‘전략 참모형’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최 회장과 비슷한 연배인데다 고대 동문으로 때로는 친구처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격식을 따지기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최 회장의 코드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박 상무는 고려대 경영학과와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으로,SK텔레콤 뉴욕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SK텔레콤 ADR(미 예탁증권) 발행 등 글로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국제금융 전문가이기도 하다. 안미현 류길상 김경두기자 ukelvin@seoul.co.kr
  • 다시 부르는 제망매가/김인육 지음

    시가 시대의 산물, 좀 더 확대해 역사를 이루는 소사(小史)적 기능을 한다고 할 때 젊은 시인 김인육, 그의 시는 확실히 기전적(紀傳的) 소양의 범주에 있다. 주변의 인물군에 대한 진지하고도 따뜻한 성찰에서 그의 시는 맹렬하게 발아하고 생육한다. 2000년 문단에 나서 “내 시에 내가 납득해야 시집을 낼 것”이라고 자신을 다그쳐 온 그가 처녀시집 ‘다시 부르는 제망매가’(시선사 펴냄)를 냈다. 그의 시편에서는 사람을 향한 애정이 진득하게 묻어난다.“낫 놓고 ㄱ자도 모르는/일자무식 우리 엄마/청상에 과부가 되어/오뉴월/靑裳같은 보리밭만 눈물겹더니/석양도 비껴 서는/일흔 셋 무거운 세월을 이고/한스런 온 몸을 말아/ㄱ자를 만드시다.”(어머니의 肖像·1) 이렇듯 그는 시상의 영역에서 벗과 어머니, 아내, 누이와 제자 등 일상을 에워싼 사람을 끊임없이 줄세워 시화한다. 한국교원대 유성호 교수는 이런 그를 두고 “그의 시에서 가장 근원적인 뿌리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누이들을 둘러싼 가족사적 내력과 거기에 배인 갈등과 상실의 시간들”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 그의 시에서 눈길을 끄는 정서는 토속적인 정서의 순환이다.‘다시 부르는 제망매가’에서 보듯 ‘사천왕사’‘접동새’‘복사꽃’‘원앙생’ 등 우리 민족의 심원을 흐르는 토속 정서를 가장 토착적으로 시화해 내는 능력을 보여 주고 있는 것. 이처럼 그는 생경한 서구적 정서 대신 우리 것을 시화해 냄으로서 평상에서 비범을 찾아내는 사유 세계의 지평을 확대해 가고 있기도 하다. 모두 4부에 42편의 시편을 실은 시집에서 그는 여전히 길 위에 있다.“세월의 행적을 물으며 길 위에서 길을 찾고 있네.”라며 그가 자서의 변에서 고백했듯.6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박지원 전 장관 대법원 파기환송 이끈 소동기 변호사

    박지원 전 장관 대법원 파기환송 이끈 소동기 변호사

    “수사기록을 분석하면 할수록 무죄라는 확신이 더해 갔습니다.”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변론,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을 이끌어낸 소동기 변호사는 14일 “검찰이 서울고법에서 내세울 추가 증거를 반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 변호사는 지난해 8월 대북송금사건으로 기소된 박씨에게 현대 비자금 15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가 추가되자 사건에 뛰어들었다. 박씨가 “김영완·이익치씨가 나에게 왜 이런 누명을 씌우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고향 후배인 소 변호사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2000년 4월 박씨에게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직접 전달했고, 무기거래상 김영완씨는 돈을 받아 관리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소 변호사는 박씨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우선 A4용지 300장씩 묶인 46권의 수사기록을 꼼꼼히 검토했다. 핵심은 지난해 4월 검찰수사 때까지 150억원 대부분을 갖고 있던 김영완씨가 누구와 공모했느냐로 정리됐다. 검찰은 박지원씨와 공모했다고 주장했고 소 변호사는 이익치씨와 공모했다고 맞섰다. 골프광인 김영완씨의 인간관계를 분석하려고 소 변호사는 골프장 기록을 뒤졌다.1999년 11월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던 이익치씨가 석방된 직후 처음으로 골프를 쳤던 사람이 김씨란 사실을 확인했다. 돈이 전달된 2000년 4월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러 이씨가 출국할 때마다 김씨가 동행한 사실도 알아냈다. 현대 비자금 200억원을 받아 구속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의 기록을 검토한 결과 이씨 진술이 어긋나는 것도 발견했다. 박지원씨 사건에선 김영완씨를 99년 5월말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무실에서 처음 만났다고 진술했지만, 권노갑씨 사건에선 98년 1월 김영완씨 소개로 이씨와 정몽헌씨가 권노갑씨 집을 방문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소 변호사는 해외도 누비고 다녔다. 수사가 시작되자 미국으로 도망간 김영완씨의 행적을 찾기 위해 태국 방콕을 방문했다. 김씨가 진술서를 법원에 내면서 변호사와 함께 동남아의 콘라드 호텔에서 작성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씨와 김씨의 관계를 알기 위해 일본도 다녀왔다. 박지원씨가 대북송금과정에서 북한과 접촉한 요시다 다케시란 일본인을 두 사람과 함께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소 변호사는 1심,2심에서 이·김씨 주장의 허점을 지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안고 이들의 주장을 믿을 수 없는 이유를 A4용지 200장으로 정리해 대법원에 제출했다. 확정 판결이 내려지려면 재판을 더 열어야 한다. 따라서 소 변호사의 변론이 맞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 변호사는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부동산 보유세 대개편] 새 재산세 궁금증풀이

    [부동산 보유세 대개편] 새 재산세 궁금증풀이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 재산세 체계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배아플 일’을 없앴다는 것이다. 집값이 비슷하면 세금도 비슷하게 물어야 하고, 비싼 집에 살면 세금도 더 내야 한다. 지방의 대형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당장 내년에는 올해보다 재산세가 줄어들지만 종국에는 세금이 늘게 돼 있어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정부가 2008년까지 재산세와 토지세 등 부동산 보유세를 지금의 두배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리집 주택분 재산세는? 국세청 기준시가로 8000만원 이하인 집은 최저세율(0.15%)만 적용받게 돼 무조건 재산세가 6만원 이하가 된다. 기준시가가 9000만원이라면 세금은 7만 5000원 가량 된다. 구간별로 쪼개보면 기준시가로 ▲1억 5000만원대 17만원 ▲2억 6000만원대 40만원 ▲3억 5000만원대 60만원 ▲5억원대 100만원 안팎 ▲8억 5000만원대 186만원 안팎이다. 서울 강남의 99평 단독주택(기준시가 17억 4000만원)이라면 종합부동산세 208만원을 포함해 총 617만원의 재산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는 집에 딸린 토지세도 포함돼 있는 만큼 주택 부속토지 외에 다른 땅이 전혀 없는 사람은 주택분 재산세를 내는 것으로 보유세 납부의무가 끝난다. 물론 선산 등 다른 땅이 더 있으면 지금처럼 종합토지세를 따로 내야 한다. ●세금 누가 줄고 누가 늘어나나 기준시가 2억 3300만원인 서울 송파의 17평짜리 단독주택의 경우 재산세가 올해 25만 8000원에서 내년에는 32만 3000원으로 6만 5000원(25.2%) 늘어난다. 같은 가격대의 서울 강남 18평짜리 아파트는 올해 세금이 11만원에서 16만 5500원으로 늘어난다. 원래는 32만 3000원으로 크게(193.6%) 늘어나지만 어떤 경우에도 세금증가액이 50%를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설정해놓은 덕분이다. 역시 같은 가격대의 전북 전주시 89평 단독주택은 세금이 121만 8000원에서 32만 5000원으로 무려 89만 3000원(73.3%)이나 줄어든다. 시가에 관계없이 평수에 비례해 세금을 물리는 현행 체계의 불합리성 때문이다. 이렇듯 현행 재산세 체계는 가격이 비슷해도 서울·지방간, 서울에서도 강남·북간, 아파트와 단독주택간에 세금이 천차만별이어서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이 국세청 기준시가(내년에는 기준시가의 50%만 적용)로 바뀌게 돼 동일가격대 집은 지역이나 주택유형에 관계없이 세금이 비슷해져 세부담 형평성이 크게 개선된다. ●이사 때도 세금상한선 적용 못받아 세금증가율을 50%로 제한하는 상한선은 ‘사람’이 아닌 ‘집’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즉, 과세대상에 변동이 생기거나 ‘비교기준 세금’이 없다면 상한선 적용을 못받는다. 예컨대 신규분양 아파트에 입주했을 경우, 전년도 세금이 없어 기준시가대로 고스란히 세금을 내야 한다. 똑같은 가격대의 인근 기존아파트 거주자(50% 상한선 적용)보다 세금을 갑절 이상 더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사를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재산세가 10만원인 단독주택에 살던 사람이 재산세 30만원인 아파트로 이사했다면 전년의 3배인 30만원을 모두 물어야 한다. 재경부측은 “다소 불합리한 측면이 있어 이들을 구제해줄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세금은 언제 어떻게 내나 주택분 재산세는 매년 7월과 9월에 절반씩 쪼개 낸다. 예컨대 세금이 10만원 나왔다면 7월에 5만원,9월에 5만원 내면 된다. 상가 등 일반건물 재산세는 7월 말에, 토지분 재산세(현행 종합토지세)는 9월 말에 내면 된다. 종합부동산세 납부일은 12월15일이다. ●취득·등록세 껑충 내년 1월부터 취득·등록세율은 현행 5.8%(부가세 포함)에서 4.6%로 낮아진다. 그러나 과표가 국세청 기준시가로 바뀌게 돼 주택거래신고지역 거주자와 신규분양아파트 입주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취득·등록세 부담이 크게 오르게 된다(본지 11월4일자 18면 참조). 인하된 등록세율이 적용되는 기준은 잔금 지급일이 아닌 ‘등기일’이다. 즉, 이미 잔금을 치렀어도 내년 1월1일 이후에 등기를 하면 세금부담을 줄일 수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정대스님 입적1주기 흉상 제막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정대(正大) 스님의 흉상이 스님의 입적 1주기를 맞아 제막된다. 대리석으로 제작된 흉상은 실물의 약 1.2배인 높이 약 60㎝의 크기이며, 제막식은 타계 1주기인 18일에 서울시 신사동 소재 은정불교문화진흥원에서 열린다. 흉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래환씨는 “조계종 총무원장 재직 때인 2년 전에 찍어둔 입체사진을 바탕으로 조각했다.”며 “작품은 평범한 승복차림의 스님 모습”이라고 말했다.
  • 공무원 임용 면접이 좌우

    공무원 임용 면접이 좌우

    “본인이 야근준비를 하는데, 마침 퇴근하려던 동료가 자신도 야근한 것으로 처리해 달라고 합니다. 시간 외 수당을 더 받기 위해선데, 그 부탁을 들어주겠습니까?” “…한 이유로 거절하겠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거절할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시죠.” “정당하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설명하면 이해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식으로 조직생활하다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지원자의 손에 식은땀이 흐를 법한 면접 상황이다. 하지만 민간 기업에서의 면접 모습이 아니다. 이제껏 ‘3차시험’이라는 허울좋은 이름 아래 요식행위에 그쳤던 공무원 임용시험의 면접전형이 180도 바뀌고 있다. ●압박 면접에 지원자들 식은땀 지난 4일 경기도 과천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는 5급 기술직 특채 면접이 사흘째 치러지고 있었다. 중앙인사위원회가 시범적으로 53명의 5급 공무원을 서류전형과 면접만을 통해 특채로 뽑는 자리였다. 선발인원의 5배수로 뽑힌 서류합격자들에 대한 면접은 그 어떤 면접보다 강도높게 진행됐다. 무엇보다 개별면접 시간이 대폭 확대됐다. 지원자 한 사람에게 주어진 면접시간은 무려 1시간. 이날 지원자들은 3명의 면접관 앞에서 홀로 1시간 동안 ‘시달려야’ 했다. 면접장에서 만난 응시자 A씨는 “면접을 쉽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1시간씩이나 걸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면접에 앞서 인터넷 등을 통해 예상문제를 뽑아 연습을 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박사학위자로 민간기업에서 6000만원 이상을 받는 고액연봉자인 그는 “5급에 임용되면 연봉이 현재의 절반 수준도 안 될텐데 왜 지원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장래를 내다본 선택이라는 답변을 했지만 중간에 금방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등의 꼬리를 무는 질문이 계속돼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이날 지원자 1명에 배정된 면접관은 모두 3명. 선발기관의 국장급 이상 공무원, 해당 직렬 교수, 전문 헤드헌터가 각자의 전문적인 식견으로 지원자들을 꼼꼼히 살폈다. 민간 헤드헌터가 공무원 면접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문적인 면접기법을 활용하기 위해 도입했다는 게 인사위측의 설명이다. 역시 이 헤드헌터들은 오랜 경험으로 지원자들을 노련하게 옥죄었다. 지원자 B씨는 헤드헌터의 예리한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퇴사 후 1년 동안 공백기간을 가졌던 B씨가 이 약점을 꼬집혔기 때문이다.“1년 동안 뭘 했느냐.” “회사는 어떤 경위로 그만두게 됐느냐. 혹시 정리해고나 권고사직을 당해 나온 건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전공지식에 대한 질문 수준도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원자 C씨는 “박사학위를 국내에서 받았는데 영어로 전공에 대한 질문을 받아 식은땀이 다 났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개별면접시간 1시간으로 확대” 인사위 인재채용과 관계자는 이날 면접에 대해 “앞으로 강화될 공무원 면접시험의 모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오는 12월에 있을 행시 기술직 면접에서부터 이같은 면접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면접시험을 가볍게 봤다간 큰코다친다는 얘기다. 인사위에 따르면, 올해 행시 기술직 면접은 우선 개별면접 시간이 1시간으로 확대된다. 또 지원자의 출신, 필기시험 점수 등에 대한 사전자료 없이 무자료 면접으로 진행된다. 면접관의 선입견을 일체 배제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방식은 내년 공채 면접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프레젠테이션 첫 도입 공무원 임용시험의 면접전형 강화는 지난달 29일 치러진 행시 면접에서부터 가시화됐다. 개별면접시간도 종전의 2배인 20분으로 늘었고, 집단토론도 찬반토론을 벌이도록 방식을 바꿔 변별력을 높였다. 특히 이번에 처음 도입된 프레젠테이션은 지원자들의 진땀을 빼기에 충분했다.‘고유가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특정분야를 예로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세요.’ 질문 자체는 일반 면접에서도 나올 법한 내용이지만 문제는 이같은 한 가지 주제로 지원자가 발표해야 하는 시간이 무려 10분이나 된다는 것. 게다가 면접관들의 예리한 질문을 받으며 즉석에서 토론도 벌여야 했다. 수험생 김모씨는 “2가지 발표주제를 미리 주고 한 가지를 선택하게 해 자신있는 주제로 발표를 했지만 주어진 시간이 길다 보니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밑천이 드러나 애를 먹었다.”고 울상지었다. 인사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단답식 면접으로는 지원자들의 자질을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심층면접을 통해서는 확연히 드러난다.”면서 “아무리 필기성적이 좋더라도 자질이 부족하면 면접에서 걸러질 수 있도록 면접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땅부자 기준·시행시기 이견

    땅부자 기준·시행시기 이견

    참여정부 스스로 ‘분배정책 간판’으로 내세웠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현재로서는 강행론이 더 우세한 양상이지만, 그렇더라도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은 당초 구상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토지세) 부담이 지나치게 낮아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는 당·정·청간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안좋은데 내년에 꼭 시행해야 하는 것인지(수술시기) ▲보유세 부담을 얼마나 올릴 것인지(수술정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부자 기준’을 얼마로 정할 것인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와 청와대는 “충분히 검토한 만큼 내년부터 시행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여당은 “좀 더 검토해보자.”며 한발 빼고 있다. 내년에 시행하더라도 올해 3조 2000억원 걷힌 보유세를 평균 얼마나 더 올릴지도 논란거리다. 서울 강남 거주자 등 개인에 따라 3∼4배 세금이 오를 수도 있어 2배 이상은 오르지 못하도록 ‘세금상한선’을 두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종부세 대상 18억원 vs 25억원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재정경제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물리는 시가 기준액을 18억원과 25억원 두가지 예시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18억원에 대해서는 여당이 너무 대상이 많다며,25억원에 대해서는 청와대측에서 너무 대상이 적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18억∼25억원이면 세금을 매기는 기준금액인 과표로는 9억∼13억원 안팎이다. 사업용 토지를 많이 갖고있는 법인도 대상이다. 이 실장은 “확실한 것은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이 5만∼10만명선이라는 것”이라고 공언했으나,‘내년 시행’을 관철하는 대신 대상자수를 5만명으로 낮추는 타협안이 유력시된다. ●거래세 인하… 신규아파트 분양자도 혜택 거래세율 인하에 난색을 보이던 재경부가 당의 요구 앞에 손을 들었다. 늘어난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취득·등록세율(현행 5.8%)을 낮추기로 했다. 재경부는 당초 내년 7월부터 부동산 거래금액을 실거래가로 신고해야 하는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이에 따른 거래세 인상분만 깎아줄 방침이었다. 이 경우 이미 실거래가를 적용받고 있는 신규아파트 분양자 등은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거래세율 자체가 내려가면 아파트 분양자도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하지만 재경부는 인하시기를 놓고 여전히 미온적이다.“세금 주인(보유세=시·군·구, 거래세=광역자치단체)이 서로 달라 이해관계 조정이 쉽지 않다.”는 핑계이지만 속내는 세수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거래세는 지난해 보유세의 5배인 13조원이 걷혔다. ●전문가 예정대로 내년 시행해야 동아대 이윤원 경영학부 교수는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은 세제개혁 차원에서 추진하는 만큼 예정대로 내년에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건설업이 침체됐다지만 장기적인 경제 발전을 고려한다면 일시적인 비용부담을 각오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미룬다면 또다시 부동산 버블이 생겨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 최영태 조세개혁센터 소장도 “아파트 분양가가 예상만큼 내려가지 않고 있고, 가진 자들도 눈치를 살피며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 시행을 연기한다는 것은 개혁의 후퇴”라면서 “다만,1가구 1주택자 등 실수요자들의 세 부담 급등이 없도록 섬세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 김미경기자 hyun@seoul.co.kr
  • 50평 아파트 안방이 일본인용 ‘짝퉁 백화점’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자 고급 아파트에 진열대를 차려놓고 일본 관광객들을 유인해 가짜명품을 파는 등 짝퉁 거래가 지하로 숨어들고 있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용산구 한남동 H아파트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가짜명품을 판매한 안모(39)씨를 상표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종업원 정모(34)씨 등 4명과 관광객을 소개하고 알선료를 챙긴 D여행사 가이드 김모(37·여)씨 등 2명을 입건했다. ●日관광객만 상대로 영업 안씨는 지난 3월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50만원에 50평짜리 아파트를 계약한 뒤 샤넬, 구치,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상표를 도용한 손가방과 의류, 액세서리 등 3000여점을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팔아 2억 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음식점 등에서 접촉한 관광가이드에게 매출의 30%를 지불키로 하고 알선책으로 활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은 이태원에서 가짜 명품을 팔다 경찰 단속이 심해지자 아파트로 숨어 들었다.”면서 “장소가 알려질까봐 내국인에게는 물건을 거의 팔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이드의 연락을 받고, 고객이 묵고 있는 호텔로 봉고차를 보내 한차례 10여명씩 아파트로 데려갔다. 이들은 이웃 주민과 아파트 경비원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지하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 곧바로 가짜 명품이 진열된 7층 아파트로 올라가도록 했다. 또 폐쇄회로(CC)TV를 설치, 출입객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전용카드키를 사용해야 현관문이 열리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고급아파트에서 판매하니 물건도 고급”이라고 꾀어 이들은 시중 백화점에서 2000만원씩에 팔리는 에르메스 손가방을 위조한 제품을 중간 유통업자로부터 16만원씩에 구입,4∼5배인 60만∼70만원에 팔아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고급아파트에서 파는 만큼 물건도 고급이라고 꾀었더니 이태원 등에서 파는 가격보다 좀더 비싸게 불러도 관광객들이 선뜻 구입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간 유통업자와 휴대전화로 연락을 한 뒤 장소를 정해 만나는 방식으로 물건을 공급받았으며, 일본인 관광객에게 소개받은 현지 일본인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국제우편으로 물건을 보내주고 온라인으로 돈을 받기도 했다. ●땀 넓고 엉성한 박음질, 매끄럽지 못한 도금장식 조심 서울경찰청 외사2계 김학희 경위는 “위조와 유통, 판매 등이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가짜인 줄 알면서도 구입하는 사례가 많지만, 일부 위조품은 진짜로 둔갑해 팔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가짜를 구별해 내기 위해서는 가죽 박음질과 금속장식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진품 샤넬 손가방은 박음질이 촘촘하고, 안쪽에 고유번호 라벨과 보증카드가 있지만 이번에 적발된 위조품은 박음질 땀이 넓고 엉성해 가죽표면이 울거나 바닥이 여러 조각으로 연결돼 이음선이 눈에 띄었다. 경찰은 안씨 일당의 통장과 장부 추적 등을 통해 정확한 거래규모와 가짜명품 제조·유통책 등을 수사 중이며, 서울의 다른 주택가에도 이같은 판매업소가 영업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민금융 CEO 외부수혈 러시

    은행권의 최고경영자(CEO) 판도가 외국계 금융기관 출신 중심으로 바뀐 가운데 서민 금융회사인 저축은행이나 대금업체에도 경영자의 ‘외부 수혈’ 바람이 불고 있다. 한솔상호저축은행은 지난 5일 재미교포 로버트 오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오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자산운용회사인 리만브러더스와 퍼스트 하와이언 뱅크에서 근무했다. 부산의 우리상호저축은행도 지난달 씨티은행 지배인과 홍콩상하이은행(HSBC) 지점장을 역임한 최대흠씨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이른바 ‘제도 금융권’ 출신 경영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대부업계 1위인 APLO파이낸셜 그룹은 25일 계열사인 예스캐피탈㈜ 신임대표로 제일은행 기업영업 홍덕의 본부장을 선임했다.APLO는 지난 5월에도 양석승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영입했었다. 한신저축은행은 조흥은행 부행장을 역임한 박내순씨가 대표이사 겸 사장을 맡고 있다. 인천 에이스상호저축은행도 한미은행 상무와 축협중앙회 신용사업 담당 부회장 등을 역임한 황정환씨가 이끌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 등의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저축은행간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저축은행들이 생존을 위해 유수의 금융기관 출신의 경영자를 앞다퉈 모셔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재벌총수 지분대비 계열사 지배력 비상장사보다 상장사 더높아

    국내 10대 재벌그룹 총수일가가 상장 계열사에 대해 ‘쥐꼬리’ 지분만으로 막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대 재벌 상장사들의 지난해 3월 제출된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작성한 ‘기업집단의 소유구조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 이건희회장 일가의 상장 계열사에 대한 의결권승수(보유지분 대비 실제 지배력을 뜻하는 의결권지분의 비율)는 17.03배로 조사됐다. 이는 비상장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 의결권승수(8.88배)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총수 일가가 상장 계열사간 순환출자를 통해 실제 보유지분보다 높은 지배권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삼성정밀화학의 의결권승수가 36.53배로 삼성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의결권승수는 8.57배로, 상장 계열사로는 기아차가 19.21배, 현대하이스코와 INI스틸이 각각 9.80배와 9.57배로 나타났다. 전체 의결권승수가 16.25배인 SK그룹은 상장 계열사의 핵심인 SK텔레콤이 15.67배로 비슷한 수준이었고,SK가스와 대한·부산도시가스는 30배를 넘었다. 상장사 평균이 10.30배로 그룹의 6.78배를 능가한 한화는 신동아화재가 33배에 달했고, 롯데그룹은 호남석유화학의 승수가 686.84배로 조사대상 상장사 중 가장 높았다.KDI 관계자는 “상장사는 수많은 주주가 있어 의결권승수가 높을수록 지배구조 왜곡의 문제점이 더 크다.”면서 “정부가 그룹 전체의 의결권승수를 일정 수준으로 낮추면 출자총액제한에서 졸업시킬 방침이지만, 이 경우 비상장사 승수를 낮춰 빠져나가는 등 허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대로 ‘그룹 전체의 의결권승수가 3배 이하일 경우’ 등 4가지 출자총액제한 졸업요건을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부고]

    ●崔禹錫(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京錫(전 우리은행 지점장)昊錫(에버랜드 팀장)씨 부친상 沈浩永(전 농수산물유통공사 본부장)金鐘建(전 중소기업은행 〃)씨 빙부상 2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 (02)3410-6914 ●李吉柱(전 법무사)씨 별세 憲錫(국민은행 시장리스크팀 차장)憲相(LG화학 테크센터 박사)씨 부친상 梁忠烈(고운치과 원장)씨 빙부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9시30분 (02)3010-2238 ●趙榮漢(전 대한항공 재무본부장)씨 모친상 容奭(시티은행 지배인)씨 조모상 24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92-0499 ●張豪根(이공에스티 이사)碩根(한국아이시스 부장)씨 부친상 2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3010-2268 ●李紀豪·紀容(기프트넷 직원)紀弘(대림통상 〃)씨 모친상 24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6일 오전 6시 (02)923-4442 ●홍영성(동해 팰리스호텔 관리팀장)영소(해군 공보파견대장·중령)씨 부친상 23일 강원도 동해 성지병원, 발인 25일 오전 6시 (033)533-4444 ●李準玉(한남대 교육학과 교수)씨 별세 22일 대전 을지대병원, 발인 25일 오전 9시30분 (042)471-1365 ●鄭普仁(연세대 교수)普允(삼성전기 구매팀장)씨 부친상 權根術(한양대 석좌교수·전 한겨레신문사 대표)安光洙(자영업)씨 빙부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6일 오전 8시 (02)3410-6910 ●천소영(수원대 교수)배영(미국 거주)부영(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사장)씨 부친상 지우(국민일보 기자)씨 조부상 장철원(사업)이광락(한강기업 대표)씨 빙부상 23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02)921-3299 ●盧赫遇(경찰대학 치안정책과장·총경)씨 모친상 23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26일 오전 7시 (02)2001-1096,2096 ●權錫亨(한국방송광고공사 광고교육부 부장)錫浩(알타플렉스 대표)柔順(혜민약국 〃)景玉(대원외고 교사)씨 부친상 24일 분당요한성당, 발인 26일 오전 9시30분 (031)780-1156
  • 한국 ‘백만장자’ 6만5000명 중국은 우리의 4배 수준

    금융자산이 100만달러(약 11억 4000만원)가 넘는 ‘백만장자’의 수는 한국보다 미국이 35배, 중국이 4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은행이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의 국가별 부유층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의 백만장자는 총 인구의 0.14%인 6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백만장자 인구는 미국이 227만 2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23만 6000명, 캐나다 20만명, 스페인 12만 9000명, 호주 11만 7000명 등이었다. 인도가 한국과 비슷한 6만 1000명, 총 인구가 680만명에 불과한 홍콩도 4만 5000명에 달했다. 전세계의 백만장자 인구는 770만명으로 보유자산 총액은 28조 8000억달러에 이르렀다. 지역별로는 ▲유럽 260만명(33.8%)▲북미 250만명(32.5%)▲아시아·태평양 200만명(25.9%)▲중남미 30만명(3.9%)▲중동 등 기타지역 30만명(3.9%) 등이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30) 너무나 한국적인 외국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0) 너무나 한국적인 외국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참 많이 웃었다. 영어 인터뷰에 대한 부담은 그가 한국말을 한국사람보다 더 잘한다고 귀띔받았을 때 이미 떨쳐 버렸지만 이 정도로까지 유쾌하게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은 예상 못했다. 우리 나이로 57세. 하지만 연방 터지는 웃음이 안 그래도 젊어뵈는 얼굴에서 나이를 열살쯤 더 덜어낸다. 가장 한국적인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라는 스튜어트 솔로몬 메트라이프생명 사장. 옛 도자기와 고가구의 훈기가 가득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지난 34년간 한국, 그리고 한국인과 맺어온 삶과 경영 얘기를 들어봤다. ●평화봉사단으로 시작한 34년 인연 -1995년 10월 초 김포공항에서 바라본 가을하늘은 잉크처럼 파랬고, 가을공기는 더없이 상쾌했다.17년 만에 찾아온 세번째 한국근무. 첫번째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두번째는 사회 초년병으로, 이번에는 보험회사 임원. 서울 거리는 80∼90년대 급성장으로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어른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젊은이들의 마음씨나 콩비지·순두부의 깊은 맛은 예전 그대로였다. 그로부터 또다시 만 9년이 흐른 지금, 한국과의 인연은 내 나이의 3분의2를 채워가고 있다. -뉴욕 시러큐스대(생리학)를 졸업하고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이던 71년, 우연찮게 평화봉사단(Peace Corps)에 자원하게 됐다. 전세계 개발도상국에서 2년간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었는데, 그게 ‘코리아’와 인연의 시작이었다. 대개 영어 가르치는 일이 맡겨졌던 다른 봉사단 친구들과 달리 나는 대학전공 때문에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에 배치됐다. 각지의 보건소를 돌며 결핵 예방과 치료, 의료장비 이용교육을 하는 일이었다. 생소한 나라였지만 전국 방방곡곡을 도는 동안 애정과 호기심이 싹터갔다.“이렇게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말투와 음식, 생활방식이 다를 수가 있을까.”북한산 정상에서의 점심요리, 시골 다방마담과의 커피 한잔, 야간 통행금지로 고생했던 에피소드 등은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청년시절의 추억이다. -당시 나는 서울 연희동에서 하숙을 했는데 하숙집 아줌마와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재미 있는 것은 당시 예뻐했던 아줌마의 서너살짜리 아들이 지금 우리 회사의 프로영업조직(FSR)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 ‘100만달러 원탁회의’(MDRT·실적 높은 설계사들의 전세계 모임) 회원이다. -73년 평화봉사단 활동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가 외환은행 뉴욕지점에 잠깐 있다가 이듬해 다시 한국으로 나왔다. 미국 기계부품회사의 바이어로 부산 사상공업단지에서 일했는데, 퇴근 후 해운대에서 수영을 하고 먹었던 막걸리와 홍합의 맛은 절대로 못 잊을 것 같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것은 79년. 부산에서 알게 된 외환은행 지점장의 제의로 외환은행 뉴욕지점에 재입사했다. 자산운용을 담당했는데 당시 급성장하던 수출한국의 최일선이자 무역결제가 집중됐던 이곳은 나에게 금융에 대한 눈을 뜨게 해 주었다. 근무 17년째인 95년, 한국에서 일할 임원을 뽑고 있던 메트라이프 본사에 지원서를 냈다. 보험인으로서 출발점이었다. ●“세종대왕은 정말 대단한 양반” -많은 사람들이 내 한국말 실력에 놀라곤 한다. 이미 결혼식 주례도 몇차례 섰다. 사실 이건 순전히 한국말이 가진 매력 때문이다.‘살갑다’‘아침햇살’‘보듬다’ 같은 말을 보라. 은근한 정과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한글은 과학적이기도 하다. 정말 세종대왕은 대단한 양반인 것 같다. -도자기는 내 생활의 일부다. 나이 들수록 더 도자기에 미쳐가는 것 같다. 한국 도자기의 단순함과 편안함은 중국·일본 도자기가 절대로 범접할 수 없는 맛을 지녔다. 도자기 동호회인 ‘문월회’에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천, 강진, 여주 등의 도요지는 물론이고 중국내 고구려 유적지에도 다녀왔다. 특히 도자기를 알아가는 과정은 한국의 역사를 배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도자기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가구다. 도자기는 반닫이 같은 것이 뒷받침돼야 제격이다.(사무실 곳곳에 놓인 도자기와 고가구를 가리키며)내 개인 소장품들이다. 한남동 작은 아파트에 더 이상 놓을 데가 없어 사무실로 들고 나왔다. 이제 그만 도자기 사는 걸 자제할 때도 된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 옛날 한국사람들은 정말로 작품에 혼을 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정작 한국사람들이 그걸 모른다. 박물관에 들어가도 사람이 없다. 내년에 새 국립박물관이 완성되면 그때는 많이들 가려나. 서울 가회동 등 일부지역을 빼놓고는 한옥이 거의 사라져 버린 것도 비슷하다. 서양에서는 옛 건물들을 이렇게 무분별하게 없애지 않는다. 발전도 중요하지만 장구한 역사를 너무 쉽게 버리는 것은 아닌지. 조깅도 빼놓을 수 없는 취미다. 지금도 동호회원들과 매주 문산, 오산 등 서울근교를 찾아다니며 조깅을 한다. 보통 5㎞쯤을 뛰는데 그러는 동안 그 지역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다. 뛰고 나면 맥주를 한잔씩 하는데, 사실 이 맛에 뛴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미국에 가면 열흘 정도는 괜찮은데 그 이상 지나면 김치 생각에 통 식사를 못한다. 다행히 고향집이 있는 뉴저지에 한국식당이 많다. 제일 먼저 찾는게 곰탕과 김치다. 지금도 점심식사때 직원들과 회사 맞은 편 먹자골목을 답사하듯 돌아다닌다. 얼마전에는 사내 맥주파티 자리에서 “백김치는 너무 싱거워서 고들빼기 김치가 더 좋다.”고 했더니 직원들이 “사장님 전생은 한국사람이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나로서는 유쾌할 따름이다. 한국음식은 대개 건강식품이다. 콩비지, 삼계탕, 비빔밥, 쌈밥,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 같이 맛도 좋지만 몸에도 좋은 음식들이 널려 있다. 홍어회, 곱창은 물론이고 사철탕까지 먹어 봤다. 어차피 세상 한번 사는 건데 어떤 음식이 어떤 맛인지는 느껴봐야 하지 않겠나. -회사에서 석달에 한번씩 맥주파티를 연다. 신입사원 신고식도 하고 장기자랑도 한다. 한잔씩 서로 따라주며 마시다 보면 금세 친해진다. 젊었을 때 소주 두병은 가볍게 마셨던 술 실력이다. 내 방문은 항상 열려 있다. 아이디어나 개선사항, 불만이 있으면 말하라는 것이다. 나는 ‘예스맨’을 굉장히 싫어한다. 상사가 시키는 대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 영어실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을 때에도 내 방으로 오라고 한다. 직원에게는 물론이고 나에게도 도움되는 일이다.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는 교육” -97∼98년 외환위기는 한국도 그렇지만 나로서도 난생 처음 겪는 고통이었다. 당시 우리 회사는 튼튼한 채권만 갖고 있었기 때문에 크게 불안할 게 없었지만 아무래도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의 피말랐던 경험 때문에 지금도 우리 회사는 위험한 채권에 절대 손을 안 대는, 철저한 안전위주 자산운용을 하고 있다. -교육이야말로 미래에 대한 최고의 투자다. 미국 본사 외에 중국, 인도 등 아시아 현지법인간에도 긴밀하게 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대주주가 미국회사다 보니 영어실력도 중요하다. 회사에서 매주 3∼4회 아침·점심으로 영어교육을 시킨다. 또 모든 업무교육이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으로 제공된다. 우리의 노하우가 집적된 자산이어서 외부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 종합자산관리사(AFPK),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등 업무관련 시험을 준비하는 비용도 회사가 부담한다. 우리 회사의 합격률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다. -한국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너무 급하다. 항상 ‘빨리빨리’다. 다들 성공하고 싶어하지만 일정한 선을 넘어서면 개인도 기업도 넘어지게 된다. 지금의 대규모 신용불량 사태가 이를 잘 보여주지 않는가. 자기가 처한 상황을 잘 알고 분수에 맞게 살지 않으면 큰코 다치게 된다는 것을 사랑하는 한국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솔로몬 사장은 누구 스튜어트 솔로몬(56) 메트라이프생명 사장은 2001년 6월 취임 이후 줄곧 ‘한국적 영업’을 강조해 왔다. 이는 메트라이프라는 글로벌기업을 국내에 빠르게 연착륙시킨 원동력이 됐다. 물론 솔로몬 사장 자신이 한국문화와 정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미국 최대 생보사(보유계약고 기준)인 메트라이프의 한국내 자회사.1989년 코오롱-메트생명으로 출발했으나 98년 코오롱그룹 지분을 모두 사들여 지금의 경영체제가 됐다. 이듬해인 9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흑자를 냈고, 그 사이 전국 지점 수는 40개에서 94개로 늘었다. 업계 최초로 보험금 청구당일 지급을 시행했고, 현재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변액유니버설보험을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직원들에 대한 대규모 교육투자로 올해 변액보험 판매자격 시험에서 업계 평균(37%)의 두배인 74%의 최고 합격률을 기록했다. 최근 메트라이프는 SK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시장점유율 4%대로 국내 생보업계 4위를 다투게 된다. 지난 8월에도 세이에셋코리아자산운용을 인수하는 등 확장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업윤리를 기반으로 고객·직원·주주 등 3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그는 “직원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일해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 신흥경제권 성장률 30년새 최고

    고유가 등의 우려에도 아시아와 중남미 및 아프리카의 신흥경제권은 30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시사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번주 발간 최신호에서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정부의 시장 개입과 예산 적자를 줄여야 하며,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강력한 내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5개 신흥경제권 국가 가운데 3분의2는 올해 성장률이 6% 이상이 될 전망이다.2001년 이후 3년간 평균 성장률은 선진국의 2.5배인 5%를 웃돈다. 올해 아시아와 옛 소련 지역의 성장률은 8%, 중남미와 동유럽 및 아프리카 지역은 5%가 예상된다. 특히 인도, 러시아, 브라질, 중국 등 브릭스(BRICS)의 약진이 두드러지며 터키와 베네수엘라는 지난 2·4분기에만 13%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수요에 힘입어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원자재 및 1차산품 수출국인 러시아와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큰 이득을 남겼다. 세계적인 저금리의 영향으로 채무국인 신흥경제권의 이자 부담이 경감됐고, 달러화의 약세로 국제무역에서 이들의 경쟁력은 높아졌다. 내부적 요인으로는 1997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이후 각 정부가 실시한 구조개혁과 건전성 위주의 거시정책으로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둔화시켰다. 이에 따라 수출액 대비 대외부채의 비율은 1998년 172%에서 93%로 주는 등 대외의존도가 개선됐다. 그러나 미국이나 중국에서의 수요 격감은 이들의 성장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국제금리의 급격한 상승이나 지나친 유가상승도 커다란 위험이다. 동유럽권은 예산적자 폭을 줄여야 하며, 아시아에서는 금융개혁을 위해 세수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등 아시아의 국가들이 수출금 보조 방식으로 국내 수요를 억제하고 있으나 장차 외부충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국내 수요가 요구된다. 브라질은 10년만에 처음으로 경상흑자를 기록했지만 환율이 하락하면 달러표시 대외부채의 상환부담이 커질 위험이 있다. 특히 신흥 경제권은 경상 및 재정적자를 줄이는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의 자율성 증대를 위한 구조개혁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지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은행 수수료 최고 5배 폭리였다니

    은행들이 전자금융거래 수수료를 원가의 최고 5배 가까이 받는 것으로 드러나 혀를 내두르게 한다.수수료 인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원가가 처음 공개됐다는 점에서 시민단체와 고객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원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A은행은 영업시간에 10만원을 타행으로 보내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거래 원가가 312원인 반면 수수료는 4.8배인 1500원이었다. 은행들은 저금리 추세로 인해 예대금리 수입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힌다.선진국에 비해 수수료 수입 비중이 낮은 점을 들어 현실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그러나 원가가 공개된 이상,수수료 수준이 높은 것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문제는 수수료 인상이 은행들의 안이한 경영 자세에서 비롯되고 있지 않나 하는 점이다.은행들이 다양한 수수료 수입원 발굴을 게을리 하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나 인터넷 뱅킹,폰 뱅킹 거래 등 손쉬운 방법으로 돈을 벌 궁리만 해선 고객들을 설득하기 어렵다. 은행들은 선진국에 비해 수수료 수입 비중이 낮은 원인이 예금과 대출 업무 위주의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은행들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업무로 적지 않은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게 된 것에 안주해선 안 될 것이다.서민들의 부담과 직결되는 전자금융거래 등의 수수료는 원가를 감안해 합리적 수준에서 재조정해야 한다.그 대신 선진국처럼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컨설팅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 등을 적극 발굴·추진해 수수료 수입을 늘리는 식으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 [부고]

    ●金周德(전 달성중 교사)台典(문경레저타운 대표)益聖(삼인전기 회장)씨 모친상 鄭晋和(전 국회의원)吉浩仁(자영업)金言柱(충남대 교수)金鍾萬(대구가톨릭대 〃)金鍾晩(국방연구원 연구위원)씨 빙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발인 9일 오전 8시 (02)3410-6917 ●崔鳳烈(전 산업경제신문 부사장·대한교육보험 사장)씨 별세 8일 서울 은평병원,발인 10일 오전 7시30분 (02)304-4495 ●韓錫(청주시립국악단 지휘자)씨 모친상 8일 광주시 조선대병원,발인 10일 오전 9시 (062)231-8905 ●朴聖濟(미래수자원환경연구소 소장)榮濟(하나은행 광진교지점장)容濟(진주 한일약국 원장)씨 모친상 洪盛千(경북대 임학과 교수)金昌煥(경상대 가정의학과 과장)씨 빙모상 8일 진주의료원,발인 10일 오전 9시 (055)740-8399,8590 ●閔炳久(청량리경찰서 강력11팀장)炳太(정보통신부 조사팀장)炳燾(허치슨광양터미널 계장)씨 부친상 7일 경희의료원,발인 9일 오전 3시 (02)958-9545 ●金聖干(서울세화치과 원장)聖大(동명대 교수)씨 부친상 丁榮一(자영업)黃致龍(애벗제약 수석연구원)林鍾建(한국과학재단 전문위원)씨 빙부상 8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4 ●曺載旿(전 경포대관광호텔 총지배인)씨 별세 俊鎬(공무원)文鎬(동신종합건설 이사)씨 부친상 金沌植(동양생명 상무)씨 빙부상 8일 서울아산병원,발인 10일 오전 6시 (02)3010-2264 ●趙奉燦(광고방 감독)씨 부친상 柳基鐵(MBC DMB추진팀 부장)씨 빙부상 8일 삼성서울병원,발인 10일 오전 7시 (02)3410-6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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