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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워치 2, 아이폰7과 함께 공개…‘포켓몬 고’도 구동 가능

    애플워치 2, 아이폰7과 함께 공개…‘포켓몬 고’도 구동 가능

    애플은 8일(한국시간) 오전 새 아이폰과 함께 워치 신모델 ‘시리즈 2’를 1년 반만에 공개했다. 시리즈 2는 9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하고 16일에 시판한다. 다만 한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애플 워치 시리즈 2에는 내장 글로벌위치시스템(GPS) 유닛이 추가돼 위치 정보 이용 및 운동 추적 기능이 강화됐다. 또 생활방수 수준에 그쳤던 전작보다 방수 기능이 훨씬 탄탄해져 50m 수심에서도 견딜 수 있으며, 워치에 달린 스피커를 이용해 물을 밀어낸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추가해 속도가 최고 50% 빨라졌고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달아 그래픽 성능이 2배로 향상됐으며, 화면 밝기는 기존의 2배인 1천 니트(nit)로 높아졌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종류의 애플 제품 화면 중 가장 밝은 것이다. 애플은 또 올 여름 큰 반향을 일으킨 닌텐도와 나이앤틱의 인기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앱을 애플 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발표했다. 시리즈 2의 최저 가격은 369달러로 책정됐으며, 새로운 세라믹 재질의 애플 워치 이디션의 최저 가격은 1249달러다. 애플은 이와 함께 1년 반 전에 나온 기존 애플 워치와 기본 설계는 같지만 부품을 약간 업그레이드한 ‘시리즈 1’을 내놨다. 기존 애플 워치의 최저가격은 300 달러였으나, 애플은 시리즈 1의 가격을 269 달러로 인하했다. 애플은 이날 ‘애플 워치 시리즈 2’ 신모델로 기존 협력사인 에르메스와 함께 만든 ‘애플 워치 에르메스’(최저 가격 1149달러)뿐만 아니라 운동기구 전문 브랜드 나이키와의 협력 제품인 ‘애플 워치 나이키+’(최저 가격 369달러)도 함께 발표했다. 애플 워치용 운영체제 최신판인 ‘워치 OS 3’는 13일에 무료로 배포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박중독 심각… 단호한 사회적 처방 있어야”

    “도박중독 심각… 단호한 사회적 처방 있어야”

    “도박으로 돈을 딴다는 것은 희망일 뿐입니다. 우연과 확률에 기댄 헛된 욕심이죠. 오락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수렁에 빠지는 순간 인생을 파멸시키는 악마이기도 합니다.” 황현탁(63)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도박 중독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이제는 단호한 사회적 처방이 필요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이날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오는 17일 제8회 도박중독 추방의 날을 앞두고 미리 기념식을 개최했다. 국내 도박중독 유병률은 성인 5.4%, 청소년은 5.1%로 선진국의 2~3배인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모바일 게임을 이용한 불법 사행성 게임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청소년들의 도박중독 유병률도 치솟고 있다. 청소년들이 경험한 도박 종류는 불법 스포츠토토, 사다리게임, 달팽이게임 등 단순하지만 중독성이 짙고 과몰입하게 된다는 게 황 원장의 지적이다. “도박은 선천적 요인보다는 성장기의 습관이나 문화 등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도박이나 내기에 우호적인 환경에 접한 청소년일수록 도박에 중독될 확률이 높아요. 이걸 도박 중독자였던 러시아의 대문호의 이름을 본 따 ‘도스토옙스키 효과’라고 합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지난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중고교생 중 3만여명이 심각한 도박중독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1곳 도박문제관리센터에서 중독 상담을 받는 이 중에서도 청소년층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을 황 원장은 우려하고 있다. 황 원장은 특히 국내 도박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84조원 규모의 ‘불법 도박 시장’을 꼽는다. 합법적인 도박 규모 20조원의 4배를 넘는 규모다. “불법 도박 자체가 글로벌 조직화되고 분업화되면서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어요.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달된 우리나라의 경우 불법 도박의 온상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의 국내 도박중독 대처 방안도 불법 도박에 집중하고 있다. 도박 문제의 예방을 위해 도박 범죄자들에 대한 도박 교육 이수를 조건으로 기소유예하는 ‘수강·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도박 회복자들을 센터 인턴으로 취업시켜 현장 교육을 강화하는 인턴제도, 그리고 올해부터는 도박 중독자 치료비로 1인당 8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는 “임기 내 현재 0.15%인 3000명에 불과한 도박중독 치료 규모를 임기내 0.5%(1만여명)로 확대하고, 차후에 1%(2만여명) 수준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고시(15회) 출신인 황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정 홍보를 담당하며 공직 생활을 했고, 2008∼2010년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부회장을 지내다 지난 6월부터 국내 도박 문제의 상담·치료를 전담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을 맡고 있다. ‘도박의 사회학’, ‘사행 산업론’, ‘그대가 모르는 도박이야기’ 등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다이어트할 때 채식하면 효과 2배 더 빨라”(연구)

    “다이어트할 때 채식하면 효과 2배 더 빨라”(연구)

    다이어트할 때 효과를 빨리 보고 싶다면 채식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채식하는 사람들이 육식하는 이들보다 체중 감량을 두 배 더 빨리한다는 것이 연구로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일(현지시간) 영국의 연구자들이 가장 빨리 다이어트하는 방법은 고기를 포기하는 것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영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식단에 고기를 포함한 집단과 완전 채식 집단으로 나눠 기간별 감량한 체중을 분석했다. 우선 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식단을 하루 평균 열량 섭취량의 3분의 1 이상이 되도록 구성했다. 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시작한 첫 달에 평균 2파운드(약 0.9kg)를 감량했다. 그런데 고기를 전혀 먹지 않은 사람들은 그 두 배인 평균 4파운드(약 1.8kg)를 감량했다. 심지어 이 차이는 고기를 먹던 사람이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고기를 끊었을 경우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들이 첫 달 감량한 체중은 평균 5파운드(약 2.25kg)였다. 이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고기를 먹는 이들보다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에 참여한 채식주의자들의 57%는 고기를 포기한 뒤 더 건강한 생활 방식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채식주의자들(28%)이 고기를 먹는 이들(14%)보다 두 배 더 체육관에 다니며 운동도 두 배(27%)로 더 많이 하고 있었다. 또한 채식주의자들(57%)은 고기를 먹는 이들(29%)보다 마트에서 식품을 구매할 때 저지방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채식주의자(12%)들은 고기를 먹는 이들(39%)보다 패스트푸드점에 가는 경우도 적었다. 이 연구를 의뢰한 포르자의 리 스미스 전무이사는 “우리의 모든 연구는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이 체중 감량에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한 “양질의 살코기는 특히 열량이 높지 않지만, 우리는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 종종 이를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조리하므로 지속해서 더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운 닭 허벅지 살은 단지 135칼로리이지만, 이를 패스트푸드점에서 조리하면 290칼로리로 급증하며 여기에 감자튀김까지 추가해 먹으면 또 다른 300칼로리를 더 섭취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정운호 뇌물수수 의혹 부장판사, 피의자 심문 포기…심사 담당은 연수원 후배

    정운호 뇌물수수 의혹 부장판사, 피의자 심문 포기…심사 담당은 연수원 후배

    정운호(51·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수도권 지방법원 김모 부장판사가 2일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영장 심문에 불출석하겠다는 뜻을 검찰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검찰의 수사 기록과 각종 증거자료를 토대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 부장판사는 이미 검찰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시인하는 취지로 진술했기 때문에 굳이 영장 심사에서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몸담은 법정에 피의자로 서게 되는 상황에 큰 자괴감과 부담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이날 영장 심사는 사법연수원 기수로 한참 후배인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주재할 예정이었다. 앞서 법조 비리 의혹에 연루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구속기소)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구속기소) 변호사, 9억원대 주식 뇌물 혐의가 불거진 진경준(49·구속기소) 전 검사장 등도 영장 심사를 포기했다. 김 부장판사는 2014년 정 전 대표 소유의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레인지로버 중고차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사들인 후 차값을 일부 돌려받고 해외여행비를 부담시키는 등 1억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전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는 지난달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던 중 불안한 심리 상태를 보여 전날 새벽 긴급체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동승의원 “전기차 보급확대 위한 인프라 확충 시급”

    서울시의회 김동승의원 “전기차 보급확대 위한 인프라 확충 시급”

    서울시의회 김동승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3)은 8월 29일 제27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시 에너지 정책의 비전과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에 대하여 질의했다. 김 의원은 에너지효율에 관한 연료별·신재생 에너지별 전력 생산 단가 도표를 제시하면서 서울시의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의 성과와 에너지정책에 대한 비전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원전하나줄이기 1단계 사업의 목표가 초과달성된 결과를 제시하면서 “원전하나줄이기 사업을 통해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생산시설이 확대되고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과 절약문화를 정착시켜 실제 에너지 소비감소의 성과가 있었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 의원은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전기자동차의 원활한 생산과 보급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며 전기자동차의 보급확대를 위한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서울시의 인프라 확충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자동차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하기 위하여 전기자동차 산업을 육성하여 관련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기차 보급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전기자동차 운행의 필수 인프라인 급속충전시설을 연내 현재의 두 배인 120기로 확대하고, ‘18년까지는 200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디오스타’ 지코, 설현 열애 질문에 ‘당황+어색’ 김국진과 “쌍쌍 핑크빛”

    ‘라디오스타’ 지코, 설현 열애 질문에 ‘당황+어색’ 김국진과 “쌍쌍 핑크빛”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블락비 지코가 AOA 설현과의 열애와 관련한 질문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공개연애를 선언한 지코, 김국진이 운명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공개연애 선배인 쌈디가 조언의 한마디를 남겼다고 전해져 궁금증이 폭발하고 있다. 31일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기획 강영선, 연출 황교진)는 ‘핫해핫해’ 특집으로 쌈디, 그레이, 지코, 배우 이선빈이 출연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이는 다름 아닌 지코. 그는 설현과 열애설을 인정한 뒤 처음으로 출연하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모두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무엇보다 윤종신은 “쌈디, 그레이와 절친이라서 해서 재미 삼아 나온다고 했다가 그사이..”라며 운을 뗐다. 지코는 4MC의 열애 관련 질문에 눈에 띄게 당황하면서 어색함과 웃음이 만발한 가운데 한 단어 한 단어 조심스럽게 토크를 이어갔다. 그 가운데 지코는 환상의 타이밍에 자신을 섭외한 ‘라디오스타’ 제작진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음모설을 제기해 모두를 폭소케 만들기도 했다. 특히 이날 지코와 김국진은 쌍쌍 ‘공개연애’ 커플로 한자리에 만나 각자 열애에 대해 수줍게 전해 재미있는 그림을 만들어냈다. 지코 뿐 아니라 김국진 역시 자신의 풋풋한 현재 진행형 연애 이야기를 털어놔 스튜디오를 핑크빛으로 물들게 만들었다는 후문. 이를 지켜보던 공개연애 선배 쌈디는 김국진과 지코에게 솔직한 조언을 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전해져, 그가 어떤 조언을 했을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지코, 김국진의 열애 소식 관련 토크는 오늘(31일) 밤 11시 10분 ‘라디오스타-핫해핫해 특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부고]

    ●정지욱(스포츠동아 스포츠1부 기자)씨 부친상 28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31)787-1510 ●봉광수(청주시 도시개발팀장)씨 부친상 28일 청주의료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43)279-0144 ●류진옥(전라남도교육청 홍보팀 주무관)씨 별세 27일 광주 효사랑장례식장, 발인 29일 오전 9시 (062)941-4444 ●강성대(금강일보 정치부 부국장)성호(거산텔레콤 근무)씨 부친상 이희성(광진기계 근무)지영인(사랑샘교회 목사)씨 장인상 27일 양산부산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55)389-0600 ●이운교(전 예천농촌지도소장)씨 별세 한중(전 대구시청 과장)대현(국민대 겸임교수·전 한국일보 논설위원)한범(두산중공업 차장)씨 부친상 27일 예천농협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9시 (054)655-0990 ●한덕종(남양주 구룡초 교장)국종(자영업)세종(춘천농협 상임이사)씨 부친상 오익근(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씨 장인상 28일 강원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30분 (033)254-5611 ●조규욱(전 현대증권 사장)씨 별세 애란(전남대 외래교수)씨 부친상 배인기(디자인시티 팀장)하수오(킨트 대표)이준희(미국 거주·사업)씨 장인상 28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2258-5940 ●고장원(CTS기독교TV 부사장)씨 장모상 28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발인 30일 오전 7시 (064)744-4444
  • “카메라 특허침해 재판 허위 증언”…美법원 “삼성전자 233억원 배상을”

    삼성전자가 카메라 특허를 침해했다고 당초 배심원이 정한 700만 달러(약 77억원)보다 3배가량 높은 2100만 달러(약 233억원)를 배상하라는 미국 법원 판결이 나왔다. 미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은 24일(현지시간) 임페리엄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제기한 3건의 특허 침해소송에서 당초 배심원이 정한 700만 달러의 3배인 21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5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삼성전자가 엄청난 침해 행위를 했다”면서 “삼성전자가 재판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시하고 허위증언을 했다”며 배상액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임페리엄은 2014년 9월 삼성전자가 고의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사용하는 자사의 디지털카메라 이미지 센서 특허 3건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특허 침해 의심을 받는 기술은 형광기술로 이미지의 깜빡거리는 현상을 줄이는 것과 디지털 이미지를 위한 플래시라이트 시스템 등의 기술이다. 배심원은 이와 관련, 지난 2월 삼성전자가 임페리엄의 특허 3건 중 2건을 침해했다며 각각 489만 772달러, 212만 9608달러 등 모두 702만 340달러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배심원 평결보다 배상액이 높아진 경위 등을 우선 파악한 뒤 항소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MB ‘꿈틀’···“차기 정권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

    MB ‘꿈틀’···“차기 정권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측근들에게 “차기 정권은 반드시 내 손으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른바 ‘킹 메이커’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26일 월간조선과 뷰스앤뉴스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최근 들어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서울 강남구) 대치동 슈페리어 타워에는 모든 정보가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페리어 타워’란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강남구의 빌딩 이름으로,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여기에 입주해 집필을 하거나 측근들을 접견하고 있다. 차기 정권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배경에 대해 이 측근은 “박근혜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대고 갈라선 반박 세력이 의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박 대통령이 임기 중 단 한번도 ‘역할’을 맡기지 않은 데 따른 섭섭함을 간접적으로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월간조선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지원 사격에 나설 후보군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세 명이다. 이 중 반 총장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울질’이 무엇이냐고 묻자 측근은 “대통령 후보로 나섰을 때 당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기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내렸으며,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뭔가 약점이 있다’며 역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최근 이 전 대통령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특히 서초구 잠원동의 한 테니스장에서는 이 전 대통령과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정·재계의 유명인사들이 함께 테니스를 치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한 목격자는 “이 전 대통령의 표정이 최근 들어 밝아졌다”며 “함께 테니스를 친 분들과 식사하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과 테니스를 즐기는 테니스 로터리 클럽의 초대회장은 황교안 국무총리였다. 월간조선은 또 “박 대통령이 차기 정권 창출에는 의지가 없고 친박계만 똘똘 뭉쳐 퇴임 후 자기 살길만 찾고 있다”면서 “김무성 전 대표가 곧 분당(分黨)의 기치를 들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석 선물세트은 역시 과일·한우·상품권... 5만원대 돗보이는 품목은?

    추석 선물세트은 역시 과일·한우·상품권... 5만원대 돗보이는 품목은?

    유통업계가 진행한 한가위 선물세트 선호도 조사 결과, 올해 추석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과 가장 주고 싶은 선물에 과일이 한우, 상품권, 수산 등과 함께 우선 순위를 차지했다. 최근 선물 가격에 대한 논란과 법률의 영향으로 추석선물 관련 다양한 업계에서 5만원대 미만 선물세트를 선보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과일 선물세트를 선호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단가는 낮추고 품질은 높인 농촌에서 직접 운영하는 다양한 온라인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현철농장 역시 온라인 매장에서 신고배(햇배) 선물 세트를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다. 남양주시 대표 특산물인 먹골배는 대만, 홍콩, 베트남 등으로 수출이 계획되어 있을 정도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남양주 먹골배인 현철농장의 신고배 역시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매년 남양주 배 품평회에서 입상하며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현철농장은 햇볕이 잘 드는 오천여 평 단일농장에서 생산한 신고배만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GAP(농산물 우수관리)인증을 받아 그 농장 관리면에서 있어서도 우수성을 입증했다. 또한‘리콜 제도’를 통해 변질이나 소박이 등 제품에 이의가 있으면 구매일로부터 1주일 이내에 교환이 가능하다. 현철농장 김대만 대표는 26일 “포장 가격을 낮추고 진솔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단일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여 연간 생산량이 2000박스로 적은 편이지만, 조금 더 특별한 품질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한여름의 끝에 즐기는 ‘짬뽕’

    [김석동의 한끼 식사 행복] 한여름의 끝에 즐기는 ‘짬뽕’

    맹위를 떨쳐온 무더위도 막바지다. 이제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는 계절을 기다리며 잊었던 음식 ‘짬뽕’을 떠올린다. 짬뽕은 고기, 야채, 해물 등 다양한 재료를 볶은 후 육수를 붓고 끓여 면을 말아 먹는 매운 맛의 탕면이다. 19세기 말 일본의 나가사키에서 한 중국인이 가난한 중국 유학생에게 제공한 음식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고,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 인천에 살던 산둥성 출신 중국인들이 초마면(炒馬麵)을 한국인 식성에 맞게 달고 맵게 변화시킨 음식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짬뽕은 짜장면과 더불어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중화 외식 메뉴로 자리잡았다. 10여년 전 카리브해 끝단에 있는 네덜란드령 안틸레스 제도의 퀴라소란 섬에 회의차 간 적이 있다. 호텔 외에는 회의장 인근에 다른 식당이 없어 몇 날을 스테이크와 과일 조각만 먹었다. 입맛을 잃은 우리 일행은 수소문 끝에 섬 한쪽에 중국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단숨에 달려갔다. 짬뽕 생각이 간절했던 우리는 외교관 같은 복장을 하고 주문을 받는 지배인에게 짬뽕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는 아주 맵게 요리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겠느냐고 다시 묻는 그에게 우리는 단호히 “노 프라블럼”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드디어 큰 대접에 뽀얀 국물 그리고 약간의 야채와 면이 담겨져 나왔다. 예상과 다른 모습에 잠깐 실망했지만 면이라도 먹으려고 입을 갖다 대는 순간 입술이 터져 나가는 줄 알았다. 하얀색 국물인데도 무시무시한 매운 맛이었다. 나중에 호텔에 돌아와서야 콜럼버스의 부관이 발견한 이 섬이 바로 고추의 원산지이고, 원주민들은 고추를 약용으로 쓴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추는 이곳에서 시작해 15~16세기쯤 한반도로 전해진 것이다. 내가 다니는 짬뽕집은 다양하다. 그만큼 잘하는 집이 많다는 얘기다. 중구 다동에 ‘원흥’이라는 중국집이 있다. 테이블 7개가 전부인 작은 집이지만 점심 때는 엄청 줄을 선다. 짬뽕 때문이다. 커다란 대접에 매콤하고 풍미가 가득한 국물, 풍성한 채소와 해물, 쫄깃한 면발이 한 끼를 즐겁게 한다. 이 집은 짬뽕으로 이름을 날리는 경기 송탄의 ‘영빈루’의 남동생이 한다. ‘영빈루’를 경영하는 누나의 맏아들은 홍대 앞에서 ‘영빈루 분점’을 하고 있고, 셋째 아들은 홍대 앞에 ‘초마’라는 또 다른 짬뽕 맛집을 내어 마니아들을 줄 서게 하고 있다. 은평구 불광동에는 ‘중화원’이라는 오래전부터 이름난 짬뽕집이 있다. 그 집 국물은 예술이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인데, 면발은 가늘고 부드러우면서 식감이 좋다. 방송에 소개된 탓인지 이젠 가게 입구 칠판에 이름 써놓고 한참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 중구 을지로3가에는 1948년 개업해 화교 3대가 가업을 이어오는 ‘안동장’이 있다. 굴짬뽕의 원조로 하얀색, 빨간색 선택이다. 국물 온도가 낮아 맛을 음미하기 좋지만, 평은 갈린다. 안동은 중국 산둥성에 있는 지명이다. 짬뽕은 이제 짜장면과 더불어 중국집의 대표적인 양대 식사 메뉴로 자리를 굳혔다. 미리 끓여둔 국물에 면을 말아주는 간이식이 아니고 주문을 받은 후 ‘웍’(중국팬)에 정통 방식으로 요리하는 집들은 대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런 집들이 적지 않다. 따끈한 짬뽕 국물을 마시면서 유난히 뜨거웠던 이 여름에 굿바이를 고하고 싶어진다. 전 금융위원장·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그의 웃음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있었던 듯했다. 좌절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더 커지고 짙어진 것일까. 소박하게 꾸며진 사장실 문을 열면 ‘힘들어도 괜찮아’라고 적힌 액자가 첫눈에 들어온다. 사무실과 공장을 겸하고 있는 경기 일산 본사에서 지난 17일 만난 김원길(55) 바이네르 사장에게서 “힘들어도 괜찮다”고 스스로 되뇌며 넘어지고 일어나 달려온 40년을 들어봤다. -옷가지 몇 벌이 든 작은 가방 하나를 들고 나는 영등포역에 내렸다. 처음 밟은 서울 땅. 또래들처럼 학교에 다녔더라면 고2 새 학기의 시작에 들떠 있었을 1978년의 봄이었다. 당시 영등포는 사람과 상점, 공장, 유흥가로 지금보다 훨씬 더 번잡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의 무표정한 얼굴들. 겁이 났다. ‘내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이 탔다. 화장실에서 벌컥벌컥 수돗물을 마시고 세수를 했다. 시간은 오후 4시. 자, 이제부터 한 집 한 집 내가 있을 곳을 찾아나서 보자. “제가 구두 만드는 기술이 있는데요, 저 좀 써 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땅거미가 내리고 전등에 하나둘 불이 들어와도 나를 받아주는 곳은 나오지 않았다. 퇴짜를 맞은 집이 스무 곳 가까이 되어갈 즈음, 문래동 쪽 허름한 구둣방에서 나를 받아주었다. 월급은 없이 하숙집에서 먹여 주고 재워 주기만 하는 조건이었지만 마다할 수가 없었다. -내 솜씨를 본 구둣방 주인은 좀 놀라는 눈치였다. 열일곱 살 먹은 ‘충청도 촌놈’치고는 실력이 꽤 괜찮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름이 되자 주인이 불렀다. “장마철이라 물건이 너무 안 팔린다. 더이상 널 먹이고 재워 줄 능력이 안 된다.” 말하자면 정리해고였다. -“구둣방에서 잘렸어요.” 몇 달 동안 하숙하며 친해진 룸메이트 형에게 사정 얘기를 했다. “내가 강원도 양양 출신이어서 잘 아는데, 설악산에 가면 일자리가 있을 거야.” 귀가 번쩍 뜨인 나는 다음날 새벽같이 마장동 시외버스 터미널로 달려갔다. 그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도착한 설악산. 몇 달 전 영등포 역전에서처럼 상점과 산장의 문을 한 집 한 집 두드렸다. 하지만 하숙집 형의 말과 현실은 달랐다. 서울로 돌아갈 차비는커녕 김밥 하나 사먹을 돈도 없는데 서늘한 밤이 찾아왔다. 그런데 그냥 죽으란 법은 없었다.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말할 요량으로 찾아간 산장에서 “방 청소하고 손님들 가방 들어 주면 한 달에 5만원을 주겠다”고 제안을 했다. -당시 설악산은 신혼여행이 피크였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짐을 들어 주자 팁이란 걸 주는데, 한 번에 2000~3000원은 기본이었다. 새로운 삶의 희망에 들뜬 신혼부부들은 일반 등산객들보다 손이 컸다. 지배인이 보는 데서 받은 팁은 도로 토해내야 했지만, 그렇지 않은 팁은 고스란히 내 주머니에 들어왔다. 팁에 맛을 들인 나는 강아지처럼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밖에서 발소리가 나면 누구보다 먼저 뛰어나갔다.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말을 해야 더 많은 팁을, 그리고 지배인이 안 보는 데서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갔다. 한 달이 지나자 다락방에 몰래 감추고 벽돌로 눌러놓았던 팁이 50만원으로 불어났다. 월급의 10배였다. 그 돈을 들고 나는 미련 없이 설악산을 떠났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정말로 찢어지게 가난했다. 1961년 충남 당진에서 5남 2녀의 셋째로 태어났는데, 가족이 의지할 거라곤 손바닥만 한 논 몇 마지기가 전부였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허약한 형을 대신해 풀 베고, 땔감 구하고, 논에서 피 뽑는 노동의 무게를 다 짊어져야 했다. 그 보상일까. 초등학교까지만 보낸 형, 누나와 달리 아버지는 나를 중학교에 넣어주셨다. 하지만 중학교 3년 동안 수시로 학업 중단의 위기가 찾아왔다. “엄마, 저…학교에서…100원만 가져오래요.” 집안 사정 뻔한데 차마 말 못하고 있다가 어렵게 입을 열면 어머니는 새벽부터 이집 저집 문을 두드리며 돈을 꾸러 다녀야 했다. “진작에 얘기했으면 좀 더 일찍 알아봤을 것 아니니.”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래 봐야 어머니의 긴긴밤 잠 못 드는 괴로움만 더 깊어졌을 거란 사실을. 풀이 죽은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물을 애써 외면하며 집을 나서곤 했는데, 나는 울지 않았다. -학교생활은 1977년 2월 중학교 졸업과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중학교 3년이 나에게 보장된 최후의 학업이란 걸 이미 다 알고 있었던 터라 고등학교 진학 얘기는 아버지도 나도 꺼내지 않았다. “원길이는 내 밑에서 구두 기술 배워라.” 서산 읍내에서 작은 구둣방을 하시던 작은아버지가 같이 일을 하자고 하셨다. 초등학교 때 지게를 직접 만들기도 했던 조카의 손재주를 익히 알고 있던 작은아버지였다. 하지만 ‘좁은 곳’에서 평생을 ‘족(足)쟁이’로 썩고 싶지는 않았던 나는 그 손을 뿌리치고 ‘넓은 곳’을 찾아 경기 고양군 지축면(현재의 지축동)의 분재농장에 취직을 했다. 하지만, 한 달 1만원을 받아서는 내 한 몸 먹고 자기에도 빠듯했다. 슬슬 염증이 났다. -“돈 번다고 올라가더니 사는 게 그리 만만하더냐.” 그해 9월 추석에 집에 와서 작은아버지를 다시 만났다. “욕심 부리지 말고 우리 가게로 와라. 이 기술 하나면 먹고사는 데 문제없다.” -서산 구둣방에서 처음 배운 것은 가죽과 밑창이 단단히 붙도록 망치질을 하고, 접착면에 ‘뻬빠질’(사포질)을 하는 일이었다. “역시, 원길이 손재주는 대단하구나.” 남들이 1년을 해도 떼지 못한다는 남성용 구두 제작 전 공정을 나는 5개월 만에 마쳤다. “그 재주로 시골에 있긴 아깝다. 서울 가서 서울 기술 배우거라.” 동료 아저씨들의 말이 몇 번 반복되자 마음이 흔들렸다. 작은아버지는 나의 고민을 이해해 주셨다. 그래서 작은아버지가 쥐여주신 차비를 들고 나는 1978년 그 봄에 영등포역 가는 기차를 탔던 것이다. -설악산에서 번 55만원으로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월셋집을 얻고 서울 중곡동 어린이대공원 근처 구두 공장에 취직했다. 당시 제화업계의 판도는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케리부룩의 순이었다. 내가 들어간 곳은 케리부룩에 납품하던 참스제화였다. 본격적으로 여성용 구두 만들기를 익혔는데, 얼마 후 나는 참스제화 안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기술을 갖게 됐다. 그렇게 5년이 지났을 즈음 케리부룩에서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1983년 9월 스물두 살 때였다. -‘생산라인에 있으면 신발을 20켤레 만들 수 있지만 관리자가 되면 2000켤레, 2만 켤레의 생산을 직접 관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늘 ‘더 큰 것’, ‘더 높은 곳’에 목말라 했다. 그래서 나를 믿고 부른 케리부룩 김정현 사장님에게 ‘생산직’이 아닌 ‘관리직’에 배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사장님은 원했지만 주변에서 말들이 나왔다. ‘생산관리를 고작 중졸 출신에게 맡기다니’와 같은 것들이었다. -그래도 나는 계속 관리직의 문들 두드렸고, 얼마 후 포장반에 배치됐다. 구두에 상표를 붙여 사각 박스에 담는 단순노동을 하는 곳이었지만, 그나마 관리직이라는 이름표를 갖고 있는 부서였다. 생산라인에 있을 때 100만원이던 월급이 포장반으로 오니 20만원으로 깎였다. 나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계산은 적중했다. 몇 달 후 완제품을 최종 검사하는 검수반으로 옮겼다. ‘완벽한 제품’을 강조하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깐깐하게 검사를 했다. 어느 날 공장 기술자 100여명이 “우리를 괴롭히는 김원길을 자르라”고 대놓고 사장님에게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하지만 사장님은 나를 지지했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아지는데 그걸 마다할 사장이 어디 있겠나. 나는 ‘시키지 않은 짓’도 자발적으로 나서서 했다. 시장 조사였는데 금강제화, 에스콰이아, 엘칸토 등 경쟁제품 중에 잘 팔리는 건 어떤 게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분석해 리포트를 작성했다. -1989년 인천백화점에서 우리 케리부룩 매장을 퇴출시키겠다고 통보해 왔다. 내가 영업관리를 하며 어렵게 입점을 성사시킨 지 한 달여 만이었다. 월 매출이 600만원으로 다른 업체의 5분의1밖에 안 된다는 이유였다. 백화점에 시간을 한 달만 더 달라고 했다. ‘저 많은 걸 나 혼자선 절대로 못 판다. 고객의 입소문을 통해 팔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값 특가 세일과 동시에 내가 백화점 매장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자, 여러분, 케리부룩 CM송 부르시면 구두를 그냥 드립니다.” 당시 ‘허리를 미끈하게 펴고~ 무릎을 쭉 뻗으면~ 케리부룩 케리부룩 예쁘게 걸어요~’라는 우리 TV CM송은 꽤나 인기가 있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 달 매출이 1억 1000만원으로 거의 20배가 됐다. 그걸 계기로 뉴코아, 롯데, 신세계 등 서울 시내 백화점에 속속 입점을 했고 나는 ‘영업의 달인’으로 통하게 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에 대한 시기와 모함도 커져 갔다. ‘사장이 되려고 한다’, ‘회삿돈을 제 맘대로 쓴다’ 악성 루머가 사내에 돌았다.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고 분노를 하니 더이상은 회사에 다닐 수가 없었다. -1990년 사표를 던졌다. 언젠가는 예정됐던 일, 그게 조금 앞당겨졌다고 생각했다. 이듬해 케리부룩 퇴직금 280만원과 사장님이 별도로 챙겨주신 200만원을 밑천으로 서울 용산에 선심(구두의 앞코에 들어가는 부속) 제조회사를 차렸다. 간판은 ‘원길’로 내걸었다. 장사는 그럭저럭 됐는데 돈이 안 들어왔다. 못 받은 외상값이 2000만원이 넘어갔고, 빚이 쌓여 갔다. 답답한 마음에 전에 거래했던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의 바이어를 만났다. “아이고, 김 대리 회사 관두고 나서 케리부룩 엉망 됐어요.” 케리부룩 김 사장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롯데백화점에 물건 한 트럭 보내주세요. 제가 팔아볼게요.” 매출의 10%가 내 몫이었다. -“사장님, 제가 직접 구두 만들어서 케리부룩 상표 붙여 팔겠습니다.” 다시 기세가 오른 나는 케리부룩에 로열티를 주고 하청공장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호사다마는 이번에도 비껴가지 않았다. 1993년 케리부룩 대표가 된 전문경영인이 케리부룩 상품권을 헐값에 불법 발행해 구속이 됐고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말았다. 상품권들은 휴지조각이 됐고 나는 산더미처럼 쌓인 구두와 빚더미에 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다. 불면의 날이 이어졌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밀려왔다. 하지만, 20대 때 연탄가스를 마시고도 씩씩하게 출근을 했던 나였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때마침 어떤 고마운 분이 급전을 융통해 줘서 최종 도산에는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회사 이름을 ‘안토니’로 바꾸고 그럭저럭 구두회사를 꾸려가고 있던 1994년 뜻하지 않은 전기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구두 박람회 ‘미캄’에 갔는데 바이네르의 컴포트화가 눈에 들어왔다. 그들에게 “나와 한국 독점판매 계약을 맺자”고 했다. 당시 바이네르는 하루 1만 2000켤레를 생산하는 대형 업체였다. 한국 수출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그들을 나는 어렵사리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예상대로 국내에서 바이네르는 중년 이상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 주문을 넣고 제품을 받기까지 무려 석 달이나 소요되는 문제가 나타났다. 직접 생산이 절실해졌다. -“내가 한국에서 알아주는 구두 기술자다. 바이네르 상표를 붙여서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팔면 안 되겠나. 바이네르의 명성에 먹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그들을 꼬박 6개월을 설득했다. 나의 한결같은 노력은 바이네르 회장을 감동시켰고, 결국 나는 일산의 아파트형 공장에서 하루 50켤레씩 컴포트화 생산을 시작했다. -바이네르로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악재가 터졌다. 나를 아껴주었던 이탈리아 본사 회장이 돌아가시고 그 분의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았는데, 회계사 출신인 그는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한국에서 그렇게 잘 팔리는데, 로얄티를 이 정도 밖에 안 내나.’, ‘이탈리아 본사에서 수입해 가는 물량을 더 늘려라.’ 아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나는 서서히 바이네르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광고도 바이네르의 비중을 줄이고 우리 자체 브랜드인 안토니에 집중했다. 그런데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대표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부 유럽은 특히 충격이 컸다. 거기에서 바이네르라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게다가 바이네르는 당시 유럽과 홍콩 증시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게 됐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 나는 이탈리아로 가서 아들을 만났다. “너희들 자금난이 심각하다는데, 내가 지원을 해줄 테니 바이네르 브랜드를 나에게 팔아라.” 그들은 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현재 이탈리아에 바이네르 공장이 10군데 정도 있는데 그들이 쓰는 브랜드 상표권은 내가 갖고 있다. -바이네르 신발이 편안한 비결이 뭐냐고 많은 사람이 묻는다. 그러면 나는 “고객의 마음은 당신이 그 질문을 하는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라”고 일러준다. 고객은 항상 더 예쁘고, 더 편안한 구두를 찾는다. 그걸 떠올리면 절대로 연구개발(R&D)을 게을리하거나, 맘 놓고 쉴 수가 없다. 고객은 혹시 한 번은 몰라도 절대로 두 번은 봐주지 않는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 김원길 바이네르 사장 발이 편안한 신발을 뜻하는 ‘컴포트화’를 통해 연간 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업계 3위 바이네르의 최고경영자(CEO)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구두 분야의 장인(匠人)으로, 특히 ‘중졸 신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바이네르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전국 60여곳에 매장을 두고 있다. 가난으로 배움을 다하지 못했던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안토니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골프 꿈나무에게 연간 2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수도권의 독거노인을 초청해 효도잔치를 열고 있다. 박애원, 벧엘의집 등 수많은 복지시설에 물품을 보내고 있다.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직원들에게 업계 최고의 급여를 보장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 다양한 해외 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1961년 충남 당진 출생 ▲당진 도성초등학교, 미호중학교 ▲1984년 전국기능경기대회 제화부문 동상 수상 ▲1994년 안토니 설립 ▲2008년 국무총리 표창, 2012년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상, 2012년 철탑산업훈장, 2013년 아름다운 납세자상 수상
  • 특별수사팀 구성, 윤갑근 팀장 첫 출근…“진상파악, 공정하게 수사”

    특별수사팀 구성, 윤갑근 팀장 첫 출근…“진상파악, 공정하게 수사”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석수 특별감찰관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팀의 팀장 윤갑근(52·사법연수원 19기) 대구고검장이 24일 서울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윤 팀장은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청사로 나왔다. 취재진이 수사를 시작하는 각오를 묻자 윤 팀장은 “무엇보다 사안의 진상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정·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파악하고 그 결과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우 수석과 및 한 기수 선배인 이 특별감찰관을 수사하게 된 상황에 대해서는 “그런 인연들을 갖고 수사를 논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윤 팀장은 현직 민정수석에게 수사 현안을 보고하는 관례가 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걱정 안하시도록 잘 하겠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수사 범위와 구체적인 절차 이런 부분은 나중에 천천히 얘기를 하겠다”면서 “수사팀 구성 논의는 어제부터 하고 있고 오늘쯤 완료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윤 팀장은 전날 저녁 대구에서 상경한 뒤 대검찰청과 중앙지검을 차례로 들러 고위 간부들과 수사팀 구성 및 수사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팀장은 수사능력이 검증된 검사들이 다수 포진한 중앙지검 특별수사부뿐 아니라 형사부, 조사부 등 다양한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진용을 갖출 전망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여름을 견디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여름을 견디며

    궁핍했던 유배 생활을 절절하게 묘사해 크게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있다. 1781년 추자도에서 1년 반 유배 생활을 했던 안도환(安道煥)의 가사 작품인 ‘만언사’(萬言詞)가 그것이다. 만언사의 내용은 추자도로 유배당한 신세 한탄과 함께 자신의 과거사를 회상한 것이다. 11세에 어머니 상을 당하고, 10여년간 외가에 의탁했다가 후에 계모를 맞아 효행을 다했던 일과 혼인해 여유 있는 생활을 누리면서 행락에 빠지기도 했던 일을 노래했다. ‘만언사’는 가사로서는 아주 특이하게 세책(貰冊)으로 인기가 있을 정도였다. 조선 후기에 들어 세책점이 융성했다. 세책점이란 돈 주고 책을 빌려 보는 책방이다. 이 세책점을 통해 생산, 유통된 책을 세책본이라고 하는데 대부분 소설이었다. 그러나 안도환의 ‘만언사’는 소설이 아닌 가사인데도 세책으로 인기를 얻었다. 요즘 말로 베스트셀러라 해도 틀리지 않다. 작가는 출생과 성장의 흥미로운 서사 구조를 기반으로 궁핍했던 추자도 유배 생활을 절절하게 묘사해 독자들의 호기심과 동정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이런 인기 덕분에 ‘만언사’는 궁궐의 궁녀들에게도 전해지게 됐고 이것을 읽은 궁녀들이 동정심에 눈물을 흘렸다. 이 때문에 정조 임금 또한 ‘만언사’를 읽게 돼 결국은 안도환을 추자도에서 해배시켜 준다. 순전히 감동 때문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감동은 모든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그런데 ‘만언사’의 내용 중에 “남방염천 찌는 날에 빨지 못한 누비바지, 땀이 배고 땀이 올라 굴둑 막은 덕석인가, 덥고 검기 다 바리고 내암새를 어이 하리”라는 구절이 있다. 남쪽 지방의 찌는 날씨에 빨지 못한 바지를 입고 다니니, 땀 때문에 굴뚝을 막는 멍석처럼 더럽고 축축하고, 냄새가 나는 것을 어찌하면 좋겠는가 하는 뜻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여름은 연일 35도를 경신하는 남방염천(南方炎天)의 나날이었다. 이런 날에 빨지 못한 바지를 입고 걸인 행세를 하는 유배인의 모습은 결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요즘 에너지 빈곤층들이 겪는 여름의 모습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중산층이라 해도 누진세가 무서워 에어컨도 제대로 못 틀고 멍석을 덮어쓴 기분으로 열대야를 보내기는 유배인이나 매한가지다. 18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고향에 돌아간 다산 정약용은 더위가 극심하자 ‘소서팔사’(消暑八事)라고 “소나무 밑에서 활쏘기”, “홰나무 아래서 그네뛰기”, “시원한 대자리 위에서 바둑 두기” 등 ‘더위를 식히는 8가지 방법’을 시로 남겼다. 여기에 “종을 불러 책에 바람 쐬기”, “아이들 모아 시를 가르치기” 등 또 다른 8가지도 시로 남겼는데 이 16가지는 어려운 유배 생활을 겪은 후 얻어진 여유였다. 특히 “책에 바람 쐬기”를 포쇄(曝?)라 하는데 우리에게는 오래전에 읽다가 꽂아 둔 묵은 책들이 있다. 그것들을 꺼내 바람을 쐬어 습기와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읽다 보면 새로운 감동이 더위를 잊게 해 줄 것이기에 이 방법을 권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이 ‘만언사’의 유배인처럼 힘들지 모르지만 그러나 그럴 때마다 끝내 그런 어려움을 겪어 내어 이제는 삶의 여유를 갖춘 다산처럼 서쪽 연못에서 연꽃을 구경하거나, 책에 바람을 쐬는 등의 소박한 시간들을 일부러라도 가져 볼 일이다. 그런 소박한 여유야말로 삶의 어려움은 물론 숨이 막히는 여름 더위를 이겨 내는 가장 큰 지혜와 용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 [관가 블로그] “김재수 스타일은…” 족집게 과외 받는 농식품부 직원들

    [관가 블로그] “김재수 스타일은…” 족집게 과외 받는 농식품부 직원들

    2001년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명장면을 기억하십니까. 남자 주인공 차태현이 여자 주인공 전지현을 다른 남자에게 부탁하며 건넨 편지 내용이 공개되는 대목입니다. 배경음악으로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가 깔리는 가운데 차태현이 읊어 내려갑니다. “여자다운 걸 요구하지 마세요. 술은 절대로 3잔 이상 먹이면 안 돼요. 아무나 패거든요….”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비슷한 상황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어서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직원들이 최근 산하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족집게 과외’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김재수 당시 aT 사장이 농식품부 장관에 내정되면서입니다. 김 장관 후보자는 1977년 행정고시 21회에 합격하고 농식품부에서 30여년간 공직 생활을 했습니다. 제1차관도 지냈습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줄곧 aT에만 있었기 때문에 그의 업무 스타일을 기억하는 공무원이 많지 않습니다. 사무관은 물론이고 과장들도 비슷합니다. 국장급 간부들도 선배인 김 후보자와 함께 일했던 시절을 힘겹게 기억에서 끄집어내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aT 직원들은 누구보다 ‘김재수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화를 걸어 ‘업무보고 노하우’를 묻는 농식품부 공무원들에게 aT 직원들이 주는 팁은 이러합니다. “성격이 급하세요. 지시가 떨어지면 당일 보고하세요. 검토가 오래 걸려도 절대로 일주일은 넘기지 마세요.” “아이디어가 많아서 수시로 지시가 내려와요.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해요.” “보고서는 핵심만 담아 한 장으로 만드세요. 보고 형식은 중요하지 않아요. 급하면 문자메시지나 전화 보고를 해도 괜찮아요.” 김 후보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4층에 인사청문 준비단을 꾸리고 현안을 보고받고 있습니다. 이르면 이달 말 인사청문회가 열립니다. 개각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매너리즘에 빠진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농식품부 직원들의 ‘김재수 학습’도 그런 취지이길 바랍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광장] ‘학종’, 어쩌면 1%를 위한 보험/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학종’, 어쩌면 1%를 위한 보험/황수정 논설위원

    ‘노인과 바다’는 필독 고전이다. 두말 필요 없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고약하다. 이 책을 생활기록부에 쓸 수 있느냐고 중학생 딸아이가 묻는다. 솔직히 대답하면서도 난감하다. 쓸 수는 있지만 진학 시험에서 점수를 딸 수는 없는 책이라고. 예상했던 반격의 화살. 그러면 왜 아까운 시간에 이런 책을 읽게 했냐는. 헤밍웨이는 고작 ‘이런 책’ 따위로 시간이나 좀먹는 민폐 작가가 되고 만다. 이게 현실이다. 대한민국 평균치 중학생의 독서관은 이렇게 초라해졌다. 따질 것 없이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탓이다. 학생부의 한정된 몇 줄에 유의미하게 기록될 수 없고서는 책을 책으로 대접하기 어렵다. 중·고교 필독서의 개념은 새로 정의돼야 한다. ‘읽었다는 알리바이를 요령껏 드러낼 수 있는, 첫째도 둘째도 진로와 연관 있는 책’쯤으로. 서울시교육청과 서울 지역 자사고들은 근 다섯 달이나 기싸움을 했다. 말 많고 탈 많은 자기소개서(자소서)의 제출 시점이 문제였다. 기존대로 1차 추첨 전에 모든 지원자들에게서 자소서를 받겠다는 자사고와 추첨으로 걸러진 학생들한테만 추가로 받으라는 교육청이 맞섰다. 지난주 가까스로 합의된 결과는 추첨 전 제출 의무를 없애되 학생 자율에 맡긴다는 거였다. 말이 좋아 자율이지 지원서를 내면서 자소서를 미리 내지 않을 강심장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학교 측의 요구를 무시했다가는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자소서 제출 시점을 놓고 줄다리기를 했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 자소서가 순수하게 며칠 고민해서 있는 대로 진솔하게 자신을 알리면 되는 글이라면 애초에 시빗거리도 안 됐다. 학종 체제의 자소서는 고도의 ‘기획서’라야 한다. 학교(교사), 부모, 학원이 삼위일체로 밀어주는 학생이라면 불패의 주인공이 된다. 그중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할 게임이다. 그 부담 백배인 기획서를 추첨 전에 무조건 다 제출하라는 자사고들의 요구는 아무리 접어 줘도 학생한테는 갑질이다. 학생부와 자소서, 면접으로 이뤄지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야바위 놀음이다. 경제력과 정보력을 갖춘 부모의 자녀들은 필승할 수 있는 듬직한 장치다. 난공불락의 학생부를 꾸미려면 ‘팔방미인’ 엄마가 손써야 할 작업이 너무 많다. 학생부와 자소서에 등장시킬 근사한 책들을 어떻게든 찾아 읽혀야 한다. ‘노인과 바다’ 같은 불멸의 고전쯤은 백날 읽혀 봤자 헛일이다. 학교 동아리 활동은 진로와 잘 연계된 것인지 챙기는 것은 기본. 희망 진로와 아귀가 딱 들어맞는 봉사활동도 맞춤 작업을 해 줘야 한다. 돈으로 해결하는 소논문 관리야 말할 것도 없다. 그 반대의 경우들은 필패일밖에. 뻔히 눈뜨고 백기를 들어야 한다. 작정하고 덤비는 부모들조차 난감한 게 한둘 아닌데 오죽하겠나. 정해진 시간을 메우는 봉사활동까지 쟁탈전을 벌이는 판이다. 학생부 전형을 늘리면서도 공식 인증 봉사활동처마저 선착순 닭싸움을 하게 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모순 정책이다. 진학의 황금열쇠인 이 번거로운 작업들을 특목·자사고는 학교 차원에서 알아서 다 처리해 준다. 부모들이 죽기 살기로 아이를 그런 학교에 밀어 넣으려 덤비는 이유의 거의 전부다. 불편한 진실은 누군가에겐 대단히 거추장스럽다. 구름 위 이상향을 향해 세게 드라이브를 거는 정책이라면 그런 진실은 차라리 눈감는 편이 속 편할 것이다. 학종 시대의 아이와 부모들에게는 퇴로가 없다. 모순투성이 정책인 줄 속속들이 알아 울화가 솟지만 버티기 싸움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그냥 따른다. 교육 정책의 소비자들은 그 어떤 정책의 수요자들보다 약자다. 몇 년을 난리법석으로 꾸민 ‘학생부 기획서’가 무슨 기준으로 어떤 점수를 받는지조차 끝까지 모른다. 얼마 전 취임 6개월을 맞은 이준식 교육부 장관은 “학생부 전형이 학부모나 사교육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울화증을 앓는 학부모들은 교과서에서 퍼온 교육 수장의 현실 인식에서 풋내를 맡는다. 학부모와 사교육 부담이 없는 학종 같은 것은 없다. 학생부 전형을 고민 없이 늘릴 일인지 제발 돌아봐야 한다. 계층사회의 1%를 위한 보험. 이런 맹랑한 음모론까지 듣고 싶지 않다면. sjh@seoul.co.kr
  • 함부로 가혹하게… 제품들의 ‘극한 도전’

    함부로 가혹하게… 제품들의 ‘극한 도전’

    ‘함부로 가혹하게.’ 30도를 훌쩍 넘는 폭염에 기진맥진한 사람들과 다르게 기계들은 잘 버텨 주고 있다. 길에 퍼지는 자동차도, 더위 먹고 과부하가 걸려 고장나는 선풍기나 에어컨도 없다. 퍼진 자동차를 상상하는 자체가 ‘옛날 사람’임을 인증한다.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 폭염 때문에 ‘메이드 인 코리아’가 고장날 수 있단 생각은 낯설다. 이유는 ‘한국 제품 좋다’는 6글자로 쉽게 압축되지만, 이면을 보면 그 바탕에 깐깐한 품질·제품 안전성 시험 과정이 숨어 있다. 다 만든 제품에 불을 지르는가 하면, 제품을 모듈별로 분해해 혹한·폭염·소금물에 방치하는 과정들이다. ●고문하듯… 칼로 긁고 침수시키는 스마트폰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애지중지하지만, 유독 스마트폰에 냉담한 이들도 있다. 제리릭은 ‘제리릭에브리싱’이란 계정으로 유튜브에 신형 휴대전화 테스트 영상을 올린다. 애플의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 LG전자의 최근 모델인 G5 등이 모두 제물이 됐다. 제리릭은 스마트폰 화면과 카메라 렌즈를 면도칼로 긁어 보고, 화면에 라이터를 대 보고, 있는 힘껏 구부러뜨린다. 이런 영상들이 아이폰의 휨 현상(밴드게이트) 논란을 부른 적도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제리릭보다 더 높은 강도의 시험을 통과한 제품을 출고한다. LG전자는 “낙하 시험, 고온·저온 시험, 습기 시험, 터치스크린 시험, 키 프레스 시험 등 다양한 조건에서 각종 내구성 관련 시험을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몇 년 전 갤럭시 시리즈에 가하는 신뢰성 시험 4종류를 뉴스룸에서 전격 공개했다. 1㎏ 하중의 압력으로 0.5초에 한 번씩 홈키를 20만번 눌러 보고, 100㎏ 몸무게의 사람이 깔고 앉았을 때를 가정해 100회 깔아 보고, 좌우로 25차례 이상 비틀어 보고, 작은 세탁기통 같은 곳에 날카로운 실리콘과 스마트폰을 함께 넣고 돌려 흠집이 나는지 파악하는 ‘극한 4종’의 영상은 금세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가 시간당 60㎖ 빗속에서 최소 1회 이상 통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침수 기준에 따른 시험, 10여분간 비를 맞힌 스마트폰을 정상 작동시키는 시험, 12ℓ의 물을 35초간 스마트폰에 쏟아붓고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험이 진행됐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7과 19일 시판된 갤럭시노트7은 방수폰으로 이보다 더 가혹한 침수 시험을 거쳤다. 갤럭시노트7에 대해 삼성전자는 물속에서 사용하는 체험 행사를 진행, 소비자들에게 갤럭시노트7을 함부로 다룰 기회를 줬다. 스마트폰을 대하는 소비자 태도가 가혹해질수록 부품사는 긴장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공급업체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안전 테스트가 경쟁하듯 진화하는 이유다. LG이노텍은 누군가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 스마트폰 셀카를 찍는 상황, 하필 카메라 렌즈 쪽이 바닥에 닿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정전기로 무장한 먼지가 렌즈에 찰싹 달라붙었을 때 등을 ‘머피’처럼 생각하고 시험을 설계한다. LG이노텍 측은 “업계 최초로 손떨림 테스트 장비를 자체 개발해 수십대 검사 장비 안에 카메라 모듈을 넣어 스마트폰을 6개 방향에서 수백번씩 흔들며 촬영하는 가혹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여러 기후를 가정해 이런 시험을 반복하고, 낙하·분진 내구성도 다양하게 시험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 생산라인에 버금가는 ‘10존 클린룸’을 운영하는데, 10존이란 2800㎤의 공간에 0.0005㎜ 크기의 먼지가 10개 이하인 상태를 뜻한다. ●극한 환경… 80도 고온·영하 40도 살아남고 삼성전기의 카메라 모듈 역시 극한 환경을 모두 경험하고도 제 모습과 기능을 유지했을 때 스마트폰·태블릿·자동차 등에 탑재된다. 탑재되는 기기뿐 아니라 브랜드별로 천차만별인 시험 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 제품이 되는 것이다. 삼성전기에서도 가혹한 상상은 필수다. 요즘 같은 날씨에 밀폐된 차에 휴대전화를 방치했을 경우를 생각해 80도 고온에서 4일(96시간) 보관해 보고, 사우나를 생각해 60도·습도 90% 환경에 4일간 카메라 모듈을 두기도 한다. 역으로 극지방 날씨인 영하 40도에 4일 보관해 본다. 영하 40도에 30분간 모듈을 둔 뒤 즉시 80도로 온도를 높여 30분간 보관하는, 지구 멸망의 날이나 우주로 로켓을 발사하는 환경처럼 이례적인 상황을 감안한 듯한 시험도 이 회사는 감행한다. 낙하 시험은 8㎝ 높이에서 전·후면 합쳐 5000회 실시되고, 1.5m 높이에서 12차례 떨어뜨리는 시험도 이뤄진다. ●시련의 질주… 신형車 세계 각지서 극한 주행 가전제품들이 실내에서 ‘고문’을 당한다면, 자동차는 아주 척박한 곳에서 ‘시련’에 처한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각지의 다양한 주행시험장에서 차량 테스트를 진행한다. 특히 독일 프랑크푸르트 서쪽으로 약 170㎞ 떨어진 ‘뉘르부르크링 서킷’은 20.8㎞의 코스에 총 73개의 코너와 급경사가 반복되는 가혹한 도로로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벤츠, BMW, 포르셰 등의 테스트센터가 모여 있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의 ‘제네시스 EQ900’은 이 서킷을 하루 30바퀴씩 달리며 주행 성능을 시험했다. 미국에 있는 현대·기아차의 ‘모하비주행시험장’도 험난한 환경으로 명성이 높다. 사막 한가운데 여의도 면적의 6배인 1770만㎡ 규모로 2005년 완공된 이 시험장에서 2013년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가 단련됐다. 여름 기온이 39~54도에 이르고, 폭풍이 오면 비와 눈이 몰아치는 환경이 특징이다. 현대·기아차는 요즘 ‘감성 품질’ 향상에 매진 중이다. 고객의 편안함을 극대화시키는 게 ‘감성 품질’의 핵심이지만, 정작 차량엔 한결 엄격한 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 설립된 시트개발연구소인 ‘시트 컴포트랩’에서는 전선·센서가 달린 옷을 입은 연구원들이 개발 단계 시트에 앉아 주행 시 진동·충격을 확인하는 시험을 한다. 남양연구소의 ‘소음진동개발센터’에서는 이른바 ‘소리 디자인’이 한창인데 시동 거는 소리, 문 여닫는 소리, 방향지시등 소리까지 아름답게 만드는 시험이 반복되고 있다. ●가혹의 끝… 관통하고 불내는 전기차 배터리 미래 자동차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시험은 가혹함의 끝을 보여 준다. 삼성SDI의 울산사업장에 설치된 배터리 내구성 시험장인 ‘안전성 평가동’에서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용되는 중대형 배터리 성능을 집중 테스트한다. 이 안에서 배터리는 압축, 관통, 낙하, 진동, (자동차) 급정거, 전복 사고 시 회전, 높은 전류로 충전하는 과충전, 고열, 열충격 등을 시험받는다. 그러니까 1t 이상 무게로 눌러 보고, 긴 못으로 배터리를 찔러 관통시키고, 일부러 충전 단자도 잘못 꽂아 보고, 가끔 배터리에 불도 낸다. 삼성SDI 관계자는 “차량 사고가 나거나 전복됐을 때 배터리가 폭발해 2차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자체로 비극일 뿐 아니라 전기차 산업 자체가 수요를 잃을 수도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안전한 배터리를 만드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종 시험을 토대로 삼성SDI는 튼튼한 알루미늄 케이스에 배터리 소재를 넣는 ‘캔 타입’ 기술, 내부 가스 방출 기술 등을 개발했다. 다양한 제품의 ‘가혹 테스트’는 얼마나 자주 시행될까. 제조사들은 “시간과 비용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이”를 외쳤다. 예컨대 올레드TV를 생산하는 LG전자 구미사업장의 시험실은 포장까지 끝난 제품 창고 앞에 있다. 이 시험실에서 무작위로 선택한 올레드TV의 포장을 뜯어 72시간 동안 껐다 켜기부터 고온에 방치하기까지를 반복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태권도 금메달 김소희 가족, 후배들 밤샘 응원…“원 풀었다”

    태권도 금메달 김소희 가족, 후배들 밤샘 응원…“원 풀었다”

    18일 리우 올림픽 태권도 첫 금메달 주인공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의 우승이 확정되자 모교인 충북 제천시 제천동중 체육관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제천시가 단체응원 장소로 마련한 제천동중 체육관에는 예선전이 시작된 전날 밤부터 김 선수의 가족과 모교 후배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밤샘 응원을 펼쳤다. 김 선수가 결승전에서 티야나 보그 다노비치(세르비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확정 짓는 순간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응원단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했다. 시종 가슴 졸이며 손녀의 경기를 지켜본 할머니 정성순(82) 씨는 “소희가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는데 올림픽에서 일등까지 해서 너무 기쁘다”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정 씨는 가족들을 번갈아 부둥켜안으며 “이제 원 풀었다. 원 풀었어”란 말을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정 씨는 올림픽을 앞두고 손녀의 건강과 선전을 기원하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새벽기도를 나갔다고 한다. 김 선수 큰아버지 김병근(58) 씨는 “첫 경기만 빼고 계속 가슴을 졸이면서 봤다”면서 “올림픽 출전만 해도 대단한데 금메달까지 땄으니 집안의 큰 경사이자 영광”이라고 감격해 했다. 응원단은 김 선수의 경기가 열릴 때마다 TV 중계 화면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이번 대회 고비였던 파니파크 옹파타나키트(태국)와의 8강전에서 마지막 3라운드 종료 4초를 남겨두고 머리 공격에 성공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자 일제히 함성이 터져 나왔다. 4강전에서도 연장 종료 36초를 앞두고 야스미나 아지즈(프랑스)에게 몸통 공격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자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김 선수의 학교 후배인 박소희(14·제천동중 1년) 양은 “우리 학교에서 소희 언니 같은 세계적인 인물이 나왔다는 게 영광일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 선수 가족은 처음 출전하는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할 거라는 예상을 일찌감치 내놨다. 김 선수 어머니 박현숙(52), 아버지 김병호(52) 씨는 현지 응원을 위해 지난 13일 출국하기에 앞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더 작은 시합 때도 가슴이 떨리고 불안했는데 이번에는 아주 마음이 편하다. 딸도 그렇다고 한다. 일을 낼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선수는 큰 시합을 앞두고 예민해지면 문자를 보내도 응답도 잘 안 하는데 이번에는 사뭇 달랐다. 낚시를 좋아하는 김 선수는 브라질로 떠나기 며칠 전 제천에 사는 부모에게 먼저 연락을 해 함께 낚시를 가자고도 했다. 출국 직전에는 가족에게 “처음 나가는 올림픽인데 두려움도 없고 오히려 설렌다. 혹시 지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는 시합을 하고 오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올림픽 챔피언으로 우뚝 선 김소희는 어린 시절에는 몸이 약하고 가녀린 소녀였다. 새벽마다 코피를 쏟고 응급실에 실려 가는 일도 다반사였다. 이를 보다 못한 기계체조 선수 출신 아버지 김병호 씨가 안타까운 마음에 딸의 건강을 위해 태권도를 권유했다. 김 선수는 몸은 약했지만, 매우 활동적이고 밖에 나가서 노는 걸 남자아이 못지않게 좋아했다. 하루에 옷을 3∼4번 갈아입혀야 할 정도로 개구쟁이였다. 거추장스럽다며 치마를 한 번도 입은 적이 없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이제는 엄마, 아빠에게 집을 사주겠다며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 적금에 부을 정도로 어느새 의젓한 딸로 성장했다. 어머니 박현숙 씨는 “소희가 2011년 경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손가락이 부러져 뼈가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큰 부상을 입고도 금메달을 딸 때가 가장 마음 아팠다”며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꼭 해낼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즈 in 비즈] 임원 보수 근거 밝혀야 공시제도 효력

    [비즈 in 비즈] 임원 보수 근거 밝혀야 공시제도 효력

    공직자가 외제차를 타면 곱지 않게 보던 시절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외제차 타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장기 렌트 활용법이 떠돈 적이 있습니다. 재산등록 두 달쯤 전까지 렌트한 외제차를 타다 반납하고, 이후 다시 렌트하는 비법입니다. 역대 정권의 ‘고위 공직자 예비후보자 사전질문’ 200문항 중 1개월 이상 렌트카 경험에 관한 문항이 있는 것을 보면 단순히 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원래 정보 공개 제도의 성패라는 게 대상자의 자발성에 달려 있고, 역으로 작심하고 숨기려는 대상자에 대한 뾰족한 제재 수단을 찾기 어려운 터입니다. 등기 임원 보수 개별공시 아이디어는 2011년쯤 미국에서 반(反)월가 시위가 한창일 때 본격 제기됐습니다. 당시 수출입은행장이던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투명성 감시 장치의 일환으로 제안했습니다. 이때까지 등기 임원 보수는 총액으로만 공시됐습니다. 2013년 개정 자본시장법이 임원 보수 개별공시를 채택했고, 이듬해부터 공시가 이뤄졌습니다. 도입 시기는 미국(1992년), 영국(2002년), 프랑스(2005년), 일본(2010년)보다 늦었지만 효과는 있었습니다.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이 옥중 경영을 하며 높은 보수를 받았다는 비판에 보수 중 일부를 반납한 사례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경영진의 보수를 알고 비난의 희열을 느낀 뒤 멈춘다면 공시의 힘도 사라집니다. 2013 회계연도 공시에서 호텔신라가 이부진 사장에게 다른 임원의 3배인 30억여원의 보수를 지급한 이유가 모호하다는 비판(경제개혁연대)이 있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이 회사 등기 임원 3명에게 지급된 총보수 18억여원 중 11억여원이 이 사장 보수로 책정된 것처럼 보수 체계에 대한 투명한 설명이 결여된 공시만 계속될 것입니다. 그나마 미등기 임원 보수 공시 의무도 발생하는 2018년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보수는 알 길이 없습니다. 임원 보수 개별공시 제도가 끝이 아닙니다. 많은 나라들이 보수 책정 근거를 상세하게 공시토록 합니다. 미국은 조만간 경영진과 일반 직원 간 보수 차이를 공시합니다. 공시를 많이 보고 이에 따른 의문을 풀 공시를 더 많이 요구할 때 공시에 힘이 생깁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수라’ 티저 예고편 최초 공개, 정우성 “서로 물고 뜯고 난리가 났어요”

    ‘아수라’ 티저 예고편 최초 공개, 정우성 “서로 물고 뜯고 난리가 났어요”

    영화 ‘아수라’(김성수 감독)의 티저 예고편이 최초 공개됐다. ‘아수라’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액션 영화. 불교의 6도에서 인간계(人間界)와 축생(畜生) 사이에서 끊임없이 서로 싸우고 전쟁을 일삼는 ‘아수라도’(阿修羅道)에서 제목을 따냈다.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 강렬한 시나리오라는 입소문과 함께 제작 단계부터 충무로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7일 공개된 ‘아수라’ 티저 예고편은 극중 강력계 형사 한도경으로 분한 정우성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괴물들의 전쟁터 한 복판에 떨어진 정우성은 비리와 이권에 혈안이 된 악덕 시장 황정민(박성배)과, 황정민 비리를 수사하는 특검팀 검사 곽도원(김차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악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로 물고 뜯고 아주 난리가 났어요. 우리 시장님은 그럴 때 저를 아주 조용히 부르세요. 형사의 직감 같은 건데요, 여기서 내가 아무리 발버퉁 쳐도 영원히 빠져 나오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는 정우성의 내레이션은 그가 처한 현실이 어떤지 명확하게 설명한다. 또 지하세계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액션과 피투성이가 난무하는 날 것 그대로의 전쟁은 쏟아지는 충무로 남성 영화의 새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믿고보는 배우들의 연기 열전 역시 ‘아수라’가 자랑하는 관전 포인트. 특히 ‘아수라’ 티저 예고편에서 예비 관객들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배경음악이다. 클래식한 분위기에 느와르 장르라는 것을 단번에 캐치하게 만드는 독특한 배경음악은 ‘아수라’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하다. ‘비트’ 김성수 감독과 정우성의 의기투합으로 더욱 관심을 모은 ‘아수라’에서 ‘국제시장’, ‘히말라야’를 통해 휴먼 감성을 앞세웠던 황정민은 ‘아수라’를 통해 극악무도한 악인의 정점을 찍는다. 살벌하지만 제 식구는 끔찍히 아꼈던 ‘신세계’ 정청과는 또 다른 매력이 돋보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에서 최민식을 압도하는 검사로 제 얼굴과 이름을 알린 곽도원은 오랜만에 검사 캐릭터를 맡아 지독한 연기를 펼친다. 주지훈은 정우성을 형처럼 따르다 그의 명에 따라 황정민 측근으로 일하게 되는 형사 문선모로 등장하며, 정만식은 수사관들의 리더이자 날카로운 눈매와 수사력으로 뱀눈이라 불리는 도창학을 연기했다. 윤제문은 한도경 선배인 형사반장 황인기 역으로 특별출연한다. 누가 더 나쁜 놈인지 가릴 수 없이 서로 다른 목표를 향해 싸워대는 악인 열전의 진면목을 보여줄 ‘아수라’는 제41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special presentation) 섹션에 공식 초청돼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오는 9월 28일 국내 개봉 예정이다. 사진=‘아수라’ 티저 예고편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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