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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 대량건설 추진등 ‘공정한 질서’

    |파리 이종수특파원|세골렌 루아얄(53)은 프랑스의 엘리트 양성 코스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여성 정치인이다. 1953년 세네갈에서 프랑스 육군 대령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ENA 동기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제1서기와 정식 결혼이 아닌 동거 형태로 살면서 네 자녀를 두었다.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가족장관과 환경장관을 지냈다. 특히 가족장관 시절 학교 폭력과 아동 포르노물 척결에 주력했다. 남성 출산 휴가제도 그녀가 재직 시절 도입했다. 2004년 지방선거에서 여당 거물 정치인과의 대결에서 승리, 푸아투샤랑트 지방의회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스타’로 급부상했다. 블로그 정치에 일찍 눈을 뜨는 등 ‘참여 민주주의’를 내세운 참신한 이미지로 기존 정치인에게 싫증이 난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공정한 질서’를 슬로건으로 100대 공약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최저 임금 월 1500유로로 인상 ▲저소득층 은퇴자 연금 수령액 5% 인상 등을 주장했다. 또 주 35시간 근로제 권리는 강화하면서 부정적 요소는 줄여 가자는 입장이다. 또 중앙 정부의 재정 규모는 줄이고 지방자치단체들에 더 많은 재량권을 주며,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주택을 대량 건설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젊은이에게 1만유로를 대출해 주고,25세 이하 여성에게 무료로 피임약을 제공하겠다는 정책도 공약에 포함됐다. 그러나 필요하면 비행 청소년을 군대식 훈련 캠프에 보내 교육하겠다는 방안과 정치인의 직무 수행을 평가하는 시민 배심원제 창설을 추진하는 등 사회당의 정통 노선과는 거리가 있는 정책 제안들을 잇달아 내놓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vielee@seoul.co.kr
  • 조건부 영장발부제 누더기 통과

    돈 없는 피의자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던 ‘조건부 구속 영장 발부 제도’가 국회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대부분 삭제되고 말았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17일 구속 영장 청구 단계에서도 출석을 담보하거나 인(人)보증를 내세우는 등의 조건으로 영장 발부와 동시에 석방을 허가하는 ‘조건부 구속영장 발부제도’를 심의한 결과 9가지 조건 중 ‘공탁 및 담보제공’ 조건만을 남긴 채 모두 삭제했다. 조건부 영장 발부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발부 또는 기각 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 단계로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영장을 발부하는 동시에 석방을 결정하는 일종의 영장 집행유예제도다. 당초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법원이 정하는 일시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을 것 ▲보증금 납입 약정서를 낼 것 ▲피고인 외의 사람이 작성한 출석보증서를 제출할 것(인보증) ▲주거 장소를 제한하고 출국하지 않을 것 ▲피해액을 공탁하거나 담보를 제공할 것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입할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었다.하지만 출석보증서 제출이나 인보증 만으로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서민들의 ‘희망뉴스’가 이날 국회 법사위 심의 결과 물거품이 된 것이다.한편 이날 소위는 일반 국민이 직접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와 양형 의견을 밝히는 국민 형사재판 참여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하고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살인, 강도, 강간, 수뢰죄 등 재판에서 피고인이 원할 경우 5∼9명의 배심원이 재판 전 과정을 지켜보고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판사에게 밝힐 수 있게 됐다. 다만 판사는 배심원단의 의견에 구속당하지 않는다. 소위는 또 앞선 16일 회의에서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을 종전 공무원의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독직폭행, 선거법 위반 등 4개 범죄에서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조문화 작업을 마치고 26일쯤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법안들은 여·야의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판사를 사살한 법원의 검은 반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부근 「상라파엘」지방재판소에서 일어난 재판중의 범인에 의한 재판관 납치 탈출 사건은 비교적 조용했던 미국의 여름을 온통 뒤흔들어 놓았다. 새로운 인종분규의 불씨를 지핀 이 사건은 그처럼 큰 피해를 내지 않고도 수습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과, 법정마저 흑인들에게 차별대우를 한다는 불만의 폭발이라는 여론이 들끓어 지금 미국에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흑인청년이 총나눠 판사인질로 총격전 이처럼 시끄러운 말썽을 일으키게 된 문제의 재판은 수년전의 강도사건으로 5년이상 무기의 부정기 징역선고를 받고 흉악범수용소로 유명한 「산쿠엔틴」형무소에 복역중 작년 간수를 칼로 찔러 부상시킨 흑인「매클레인」을 심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건 경위는 재판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어 한 사람의 흑인청년이 「트렁크」를 들고 뛰어들어 피고쪽 증인에게 권총을 한 자루씩 던져줌과 동시에 자기는 「카빈」총으로 수위들을 위협, 손을 들게 했다. 「매클레인」피고는 권총을 「헤일리」판사(65)의 머리에 들이대고 「토마스」부검사를 시켜 피고와 2명의 피고쪽 증인의 수갑을 풀게 했다. 이어 흑인청년 피고, 2명의 피고 증인등 4명은 판사와 2명의 부인 배심원등 모두 3명을 「피아노」줄로 묶어 인질로 데리고 법정앞에 세워놓았던 「스테이션·왜건」을 타고 도망했다. 그러나 급히 달려온 경찰, 「산쿠엔티엔」형무소 형무관들은 차의 진로를 막고 차를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범인 일당도 이에 응전 총격전이 벌어졌다. 목격자의 말로는 4인조의 한사람은 총격전이 벌어지기 직전 판사의 목덜미에 권총을 들이대고 사살했다고 전했으며, 사건이 있은뒤 경찰은 이 자동차 속에서 목덜미에 총을 맞고 턱이 달아나 버린 「헤일리」판사의 시체를 발견했고 「다이너마이트」도 8개나 찾아냈다, 이 사건으로 담당판사외에도 3명이 죽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피고인 「맥클레인」(38), 피고증인 「크리스머」(27·흑인)와 침입한 흑인 청년(성명 미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중경상자는 「토마스」지방부검사 또 한명의 피고쪽 증인, 부인 배심원 2명, 법정서기 1명이다. 법정서 실력행사로 피고 빼내가긴 처음 「상라파엘」시는 인구 4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끼고 11km북쪽에 있으며 조용한 교외주택지다. 미국의 교도소안에서는 가끔 폭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번처럼 법정에서 실력으로 피고인을 뺏어 가려고 한 사건은 처음이었다. 이 사건이 전국에 알려지자 미국인들은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데 인종문제와 관련, 벌써부터 큰 말썽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범인들의 배후는 이미 무시무시한 폭력행패로 미국사회에 충격을 준바있는 「블랙·팬더즈」(흑표범)단이라는 징조가 보이고 있어 큰 말썽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흑인들이 과격단체 「블랙·팬더즈」의 「멤버」 인지 아닌지 그 배경이나 조직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인질을 연행할 때 『돼지새끼들아,(경관을 멸시해서 부르는 말) 꺼져라』고 소리쳤고 달려온 신문사 사진기자에게 『우리는 혁명주의자다. 마음대로 사진을 찍어라』 고 외친 것을 보면 백인권력에 반감을 가진 「그룹」 이었던 것만은 확실하다. 권총을 들이대고 부검사에게 수갑들 풀게 했을 때 피고 「매클레인」 은 배심원을 향해 『우리는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외쳤다. 같은 죄를 범해도 백인에 비해 차별적으로 무거운 형벌을 받아온 불만, 재판에의 불신이 이 사나이의 마음속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것 같다. 흑인에게 가혹했던 재한에 불만 들끓어 「예일」대학의 「블루스타」총장은 앞서 일방적인 「블랙·팬더즈」재판을 비판, 『미국의 흑인들이 공평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하여 「애그뉴」부통령등 보수파의 총공격을 받았다. 흑백 결혼금지를 강행하기 위해 「캔서스」주 의회가 백인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흑인청년에게는 「성기절단」(性器切斷)의 형을 과한데 반해 흑인 여성에게 결혼을 강요한 백인 청년에게는 「5년이하의 징역」을 결정한 것은 불과 반년전의 일이다. 이 차별적인 전통은 지금도 뿌리깊게 남아있다. 작년 「시카고」경찰은 「블랙·팬더즈」본부를 밤중에 습격했을때 살상당한 9명의 흑인지도자는 명백히 수면중이었거나 무저항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쪽의 책임을 추궁했다는 얘기는 그뒤 들리지 않았다. 1960년부터 64년까지 사이에 「플로리다」주에선 백인 여성에게 폭행한 흑인청년의 54%가 사형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흑인여성에 폭행한 백인청년중 사형판결을 받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1930년부터 66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3천8백53명이 사형을 받았다. 그중 흑인은 54%, 백인은 45%, 기타 유색인종이 1%였다. 미국인구중 흑인은 11%정도인데 사형수는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문제 깔려진 채 흉악범죄 더욱 늘 듯 전미(全美)흑인변호사협회의 「번즈」회장은, 『법률을 만들고 재판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흑인이나 빈자에 대한 백인의 적의가 없어지지 않는한 흑인에 대한 부당한 재판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미국사회 밑바닥에 있는 모순의 근절을 외치고 있다. 흑인들은 「닉슨」정권이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중간층」의 지지를 굳히기 위해 흑인등 소수족을 버리는 「남부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반항하는 흑인을 경찰권력의 강화와 보수적인 대법원에 의한 「법과 질서」체제에 의해 탄압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 탓은 아니겠지만 「닉슨」정권이 발족한 이래 조직적인 흑인폭동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그만큼 흑인의 불만이나 반감이 쌓여 산발적인 흉악범죄는 반대로 늘어나고 있다. 진보파인사들은 범죄의 밑바닥엔 빈곤 실업 인종문제등 복잡한 사회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발직전의 차별에 대한 불만과 총기가 쉽게 결합된 수 있는 것이 오늘날 미국의 현실인 이상 이번 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되풀이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선데이서울 70년 8월 23일호 제3권 34호 통권 제 99호]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세번 구속 세번 무죄’ 박주선 前의원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세번 구속 세번 무죄’ 박주선 前의원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제이유 사건 무혐의 처분 사례를 계기로 사법개혁의 필요성이 또한번 관심사로 떠올랐다.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무회의에서 이 사건을 언급, 검찰권 남용을 견제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 추진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박주선 전 의원은 검찰권 남용의 대표적 피해자.‘세번 구속, 세번 무죄’로 모든 것을 빼앗겼다 작년 서울시장 선거 후보자로 대중 앞에 다시 나섰던 전직 검사. 그를 만나 검찰권의 문제점과 제도적 개혁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검사 소영웅주의·수사평점제도 문제 ▶제이유 사건 연루 의혹을 받았던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이 무혐의처분을 받은 데 이어 검찰이 이 전 비서관을 엮어 넣기 위해 허위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른바 ‘검찰 살인’의 피해자로서 이 사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요. “검찰 수사에 성역이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처럼 억울하게 기소가 됐다 무죄가 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못하고, 아직도 검찰 조직 내에 소영웅주의와 매명(賣名)의식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누구를 표적으로 삼아, 고위공직자나 사회저명인사를 구속시켜 ‘한 건’ 하기 위해 참고인 등에게 나를 한 번 봐달라고 애걸복걸하는 검사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왜 이런 식의 수사가 계속될까요. “검사의 소영웅주의, 공명심과 함께 수사평점제도도 원인이 됩니다. 중요사건을 수사하여 ‘한 건’하면 평가가 올라가거든요. 이번 사건에는 해당이 안되지만 정치권에 아부하려는 일부 검사들도 문제입니다. ▶전관예우란 말도 있는데, 거꾸로 ‘친정’이라 할 검찰에서 더 지독한 핍박을 당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2005년 5월 최종 판결이 났을 때 회견에서 기자들에게 취재좀 해 알려달라고 했던데요. “수사검찰 입장에서 죄가 있다면 검찰 출신 피의자라고 봐줘서는 안되겠지요. 그러나 제 경우 검찰의 독자적 판단이라기보다 정치적 압력이 있었다고 봅니다. 제 사건 수사 책임자들이 영전하거나 승진하고 있잖아요. 검사가 기소한 사건이 무죄판결이 났다면 그 검사는 오히려 책임을 져야지요. 옷로비 의혹 때는 정치권과 여론의 광풍을 잠재우기 위한 희생양이 됐고, 나라종금, 현대그룹 뇌물의혹 때는 민주당 고사작전에 피해를 본 것이지요. 검찰 쪽으로부터 외압얘기를 분명히 들었습니다.” 박 전 의원은 나라종금 사건 당시 현역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않는다고 시민단체들까지 국회앞에서 체포조를 구성해 시위를 벌였던 일을 회상하며,“피의자의 명예와 인권을 이토록 짓밟을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죄판결은 났지만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다른 것일 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안대희씨는 대법관 청문회에서 ‘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역사적으로 그 일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할 일을 다했는데 법원이 잘못했다는 듯, 정당성을 호도하고 견강부회하고 있는 거예요. 최소한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되지요. 민주 법치사회는 죄형법정주의를 원칙으로 합니다. 법원에서 죄가 아니라고 하면 검사가 아무리 죄라고 말할지라도 죄가 돼서는 안됩니다. 거꾸로 아무리 개인이 무죄라고 하더라도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죄가 되는 겁니다.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놓고 역사적으로 그일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말을 대법관이라는 분이 할 수 있는 겁니까.” 너무 기능주의적 언급이라고 생각돼서 추가질문을 해보았다. ▶법원이 꼭 옳은 판결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긴급조치위반사건 판결 판사 명단도 그래서 공개된 것 아닙니까. “물론 재심을 통해 판결이 번복되는 수도 있지요. 민청학련 사건은 재심을 통해 수사과정부터 모든 사람들이 잘못을 한 것으로 드러났지요. 이건 당연한 귀결입니다. 그러나 긴급조치 건은 국민 96%가 찬성해 만든 긴급조치권에 의한 판결로써 경우가 다릅니다. 물론 수사와 법 적용을 잘못한 사례가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포괄적으로 판결자체를 문제시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사실상의 보복, 면박주기입니다.” ●배심원제도 도입해야 ▶무죄판결을 받고 그동안 피해에 민사·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진행상황은. “개인적인 원망, 금전적인 피해 같은 것은 다 용서하고 잊기로 했습니다. 대신 다시는 나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진상규명과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잘 안되고 있어요.” 제도적 장치란 첫째, 불구속 수사 대폭 확대, 둘째 무죄 선고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 수립, 셋째 외부인사 참여에 의한 투명한 검사 평점제도와 무죄 선고시 이를 평점에 반영하는 것 등이다. 넷째는 검사 동일체원칙에 따라 상사가 철저하게 수사 결재를 함으로써 법률적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박 전의원은 “법무장관의 수사통제권이 엉뚱한 곳에 행사됐다.”며 구속 자체로 모든 명예와 사회적 기회를 날려버린 자신의 경험을 상기시켰다. 특히 “옥중출마한 17대 총선 때는 선거기간 중엔 구속시켜 놓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보석시켜 주더라.”고 허탈해 했다. 박 전의원은 죄없이 336일 동안 구속된 보상금으로 국가로부터 2399만원을 받았다. 이 돈은 좋은 일에 쓰기 위해 따로 보관 중이라고 했다. ▶사법개혁이 지지부진한데요. “공판중심주의는 공감하지만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을 겁니다. 대법원장은 검찰조서는 휴지통에 던져버리라고 했다지만, 검찰 조서의 증명력과 증거능력은 구별돼야 한다고 봅니다. 증명력을 갖기 위해 수사능력을 개발해야겠지요. 불법 수사는 철저히 배격해야 합니다. 배심원 제도도 하루빨리 들여와야 한다고 봅니다. 한 사람의 운명을 사회경험 일천한 법관이 결정하는 것보다는 일반 시민이 판단해 주는 게 의미가 있어요.”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의 고난은 하늘의 뜻으로 보고 과거보다는 미래를 보고 나가려고 해요. 아내는 그렇게 뜨거운 물을 뒤집어쓰고 또 정치를 하려느냐고 하지만, 우리에겐 분열과 갈등을 청산하고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총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반민주, 좌·우, 세대차이를 넘어서 융합하는 총합세력이 만들어지면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전형적인 우등생 이미지. 검찰 때문에 역경을 겪어 ‘암벽을 뚫고 솟아나는 소나무’가 되겠다면서도,‘검찰 조직’에 대한 애정만은 숨기지 않는 게 신기해 보였다. ‘조직´은 그래서 힘이 센가 보다. yshin@seoul.co.kr ■ 그는 누구 1949년 전남 보성 출생(만57세).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했던 어머니는 아들의 중학교 입학금 마련을 위해 피를 팔기도 했다. 남동생은 형의 대학진학을 위해 학업을 포기하는 희생을 했다.1974년 서울대 법대 4학년 때 16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 검사로서 탄탄대로를 걷기 시작했다. 초임부터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화려하게 출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 요직을 모두 거쳤다. 장래 검찰총장 감이 확실하다는 평이었다. 1998년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인생행로가 꼬이기 시작했다.‘세 번 구속, 세 번 무죄’라는 사법사상 초유의 기구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김대중 정부시절, 옷로비 의혹 사건에 휘말려 1차 구속됐다. 무죄 판결이 난 후 국회의원에 당선돼 명예가 회복되는 듯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나라종금퇴출저지 로비,2004년 현대그룹 뇌물수수 혐의로 또다시 구속됐다 무죄로 풀려나는 불운이 계속됐다.17대 때는 피의자 신분으로 옥중출마해 낙선. 작년에는 서울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시장 선거 때 시정원칙으로 내세운 것이 ‘억울함이 없는 시정’‘약자를 보듬는 시정’. 이른바 ‘검찰살인’의 피해자로서 7년간 겪은 고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현재 민주당 평당원으로 정치적 재기를 준비 중이다.
  • [주말탐방] 서울지방경찰청 CSI

    [주말탐방] 서울지방경찰청 CSI

    ‘모든 접촉은 흔적을 남긴다.’ ‘한국판 CSI(과학수사대·Crime Scene Investigation)’로 화제를 모으며 지난달 1일 문을 연 서울지방경찰청 ‘다기능 현장증거분석실’이 과학 수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개소한 지 한 달 남짓된 ‘다기능 현장증거 분석실’에 들어서자 분석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4900여만개의 지문이 입력된 지문 자동검색시스템과 수사 종합검색시스템, 족(足)윤적시스템, 컴퓨터 몽타주작성 시스템 등 22종류의 첨단장비들이 보는 이를 압도했다. 이곳에는 3개의 현장팀으로 나뉘어져 22명이 근무하고 있다. ●과학수사로 검거율 100%에 도전한다 8일 오전 3층에 있는 증거분석실에 들어서자 신재관(48·현장 1팀)경사가 광학현미경을 보며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미세 증거 분석에 몰두하고 있었다. 증거물은 며칠 전 은평구의 한 빌라에서 떨어져 숨진 20대 여인의 손톱에서 채취한 것. 신 경사는 “만약 죽기 전에 범인과 싸우거나 해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손톱에 상대의 피부나 입었던 옷의 섬유다발이 미세하나마 끼어있다. 이럴 경우 타살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성우(36·현장 1팀)경장은 국내·외에서 만들어진 신발 바닥 문양 1만 5000개가 입력돼 있는 족윤적시스템으로 종로구 다세대주택 도난사건 용의자의 족적을 찾느라 분주했다. 대낮에 창살을 절단기로 자르고 들어가 100만원어치를 훔친 범인이 남긴 유일한 단서는 신발 발자국뿐. 박 경장은 특수스티커로 채취한 발자국을 스캔해 컴퓨터에 입력한 뒤 비슷한 모양을 가진 운동화를 일일이 대조해 ‘N’사 브랜드의 조깅화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에 그 브랜드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발자국으로 범인을 잡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채취한 자료를 DB에 축적해놓으면 또다시 절도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운동화를 통해 두 사건의 연관성을 좀 더 쉽게 찾아낼 수 있죠.” 지문 감식만 24년을 해온 베테랑 김희숙(45·현장 2팀)경사도 지문 자동검색시스템의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김 경사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지문에 대한 상세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한 뒤 경찰청에 지문조회를 의뢰하면 전국민의 지문과 대조해 빠르면 10여분만에 용의자의 신원이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지문이 없는 경우는 DNA 정보를 찾는다. 지난해 10월 서울 상계동에서 발생한 술집 여주인 살인 사건에서는 범행 현장에 아무런 증거가 없어 현장 감식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범인이 먹고 버린 포도 껍질과 신발 자국을 찾아냈다. 포도 껍질은 증거물 건조기로 말려 DNA가 손상되지 않게 처리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하고, 발자국은 족윤적시스템으로 운동화를 확인해 범인을 찾아내는 데 단단히 한 몫을 했다. 김 경사는 “전에는 현장에서 혈액인지 페인트인지 여부를 알지 못했고,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는지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없어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현장키트를 통해 이를 즉시 확인한 뒤 국과수에 DNA분석 의뢰를 하게 됐다.”며 자랑했다. 폐쇄회로 TV(CCTV) 분석을 맡고 있는 김진수(37·현장 3팀)경사는 최근 강남지역에서 일어난 절도사건 용의자가 담긴 화면을 반복해서 돌려보고 있었다. 용의자가 승용차를 타고 범행지역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불법주차 단속 CCTV에 담겨 이를 토대로 차량번호를 확인하고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확보하려던 것. 하지만 CCTV와 차량의 거리가 멀어 차량 번호 파악이 쉽지는 않은 듯 그래픽 작업을 통해 번호를 복원해내려 애썼다. ●분석실의 자랑 ‘브레인스토밍’ 분석실을 열면서 과학수사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첨단 혈액측정도구로 현장에서 혈흔을 채취한 뒤 30초면 ABO식 혈액형을 감식할 수 있다. 범죄수사 드라마에서나 보았던 자외선단파장 카메라로 어두운 곳의 지문과 발자국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증거물 건조기는 DNA 손상을 막아 범죄 은닉을 막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분석실의 또 다른 자랑은 ‘브레인스토밍’으로 불리는 수사통합자료시스템. 1964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수사기록 정보를 검색할 수 있어 발생 일시와 장소, 범죄유형, 수사결과 등 다양한 DB를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수십년 경력의 베테랑 형사들의 ‘감(感)’에만 의존해야 했던 갖가지 범행 패턴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또 여러 관할에 걸친 사건들을 온라인을 통해 서울 전 형사들이 함께 자료를 공유하고 ‘댓글’로 의견을 주고받아 수사방향 설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분석실 한 쪽에서 꼼꼼하게 수사기록 DB를 작성하고 있던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 김윤희(30)경장은 범죄심리학 전공자로 지난해 과학수사대에 특채됐다. 김 경장은 “미제사건의 DB를 철저하게 분석해 데이터를 축적하다보면 나중에라도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동일범 소행 여부 등을 빠르게 판단할 수 있죠. 이런 식으로 프로파일링 작업이 이어지면 수사가 미궁에 빠지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과학수사실장인 박동주(40)경감은 “모든 범죄는 반드시 흔적을 남기게 돼 있다.”면서 “과학수사를 통해 검거율 100%에 도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교래(30)현장1팀장은 “과학수사 인력의 전문화를 위해 이공계 전공자에 대한 특채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아직까지 미개척 분야인 만큼 도전 정신을 가진 젊은이들의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찰이 본 미국 드라마 CSI 미국의 범죄수사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시리즈는 전세계 과학수사대원들을 스타로 만들었다. 국내에서도 과학수사대원이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1∼2위를 다투고 있고, 대원들이 ‘CSI’ 로고가 새겨진 작업복을 입고 현장에 나타나면 여학생들의 환호성이 이어진다.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원들은 자신들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미드’(미국드라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답변은 예상과 달리 부정적이었다. 지나치게 과장한 것도 문제지만 증거감식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해 범죄은닉 요령까지 일러주는 역효과를 내기 때문이란다. ●CSI는 만병통치약? 이 드라마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대중에게 ‘어떤 미제사건도 CSI의 손만 거치면 한 권의 완벽한 범죄시나리오로 재구성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 주었다는 것. 정교래 경위는 “실제로 미국에서는 배심원들이 ‘드라마에서 머리카락 하나만 있어도 범인을 찾던데 너희는 이렇게 단서가 많은데도 왜 범인을 못 잡느냐.’며 법정에서 과학수사대원에게 호통치는 경우가 다반사”라면서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인데 과학수사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져버렸다.”고 꼬집었다.CCTV 분석을 담당하는 김진수 경사도 “각 경찰서에서 CCTV 차량 분석을 의뢰하면서 ‘드라마에서처럼 화면상의 극히 작은 일부분을 무한히 확대해 달라.’는 어이없는(?) 요구를 한다.”면서 “현재의 기술로는 CCTV에서 불과 10여m만 떨어져도 번호판 식별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범죄지능화에도 한 몫? 각종 현장증거 분석방법들을 상세히 설명해 일반인이 몰라도 되는 증거은닉 분야도 자연히 알게 된다는 점 또한 안타까워했다. 지문감식을 담당하는 김희숙 경사는 “계획적인 범죄의 경우 예전에는 지문만 지우고 달아났지만 최근에는 드라마 탓인지 현장에 조금이라도 단서가 될 만한 증거들은 모두 치우고 떠나는 예도 많다.”고 설명했다. 발자국 감식을 담당하는 박성우 경장도 “과학수사 요령 등을 설명하면 되레 이를 역이용해 수사를 방해하려는 이들이 생겨날까봐 걱정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과학수사의 중요성 알린 점은 인정 그렇지만 대중에게 현장 보존과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정 경위는 “드라마 덕분에 ‘현장의 먼지 하나, 흔적 하나도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만큼 현장에 손대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범행 현장 주변 사람들이 ‘재수없다.’며 경찰이 오기 전 현장을 청소하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주민들에 의한 현장 훼손도 줄었다는 것이 정 경위의 설명이다. 글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제왕적 대통령제’ 용어 만든 美 슐레진저 2세 별세

    ‘제왕적 대통령제(imperial presidency)’란 용어를 만들어낸 것으로도 기억되는 미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역사가 아서 M 슐레진저 2세가 28일(현지시간)사망했다.89세. AP는 1일 그의 부음과 함께 슐레진저는 대통령제에서 과도한 권력 집중을 경계하고 좌·우익 모두의 극단주의 경향을 비판하는 등 냉전기 미국 자유주의 철학을 확립했다고 전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을 때 공화당이 주도한 탄핵 움직임을 반대했다. 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들고 나온 ‘예방적 전쟁’에 대해선 “미국이 세계의 재판관, 배심원이자 집행관이 된다는 것은 비극적일 만큼 잘못된 개념”이라고 비판하는 등 자유주의 신념을 말년까지 지켰다. 그는 1930년대까지의 단출했던 미국 대통령제가 대공황시대를 지나면서 어떻게 비대한 행정 기구를 갖춘 독단적인 대통령제로 변화해 나가는지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밝혀냈다. 슐레진저는 1940년대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경제회생책인 뉴딜정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다뤘다.케네디집안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그는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또 1968년 대선에 나선 로버트 케네디를 도왔다. 케네디 행정부의 연대기이자 비망록인 ‘1000일’로 내셔널북 어워드 및 퓰리처상을,‘로버트 케네디와 그의 시대’로 내셔널북 어워드를 수상했다.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역사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슐레진저는 1938년 최우수 논문상을 받으며 하버드대를 졸업하는 등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MS 15억달러 사상최대 배상금 물어줄판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MP3 특허 침해로 사상 최대의 배상금 지급명령을 받았다. 23일 BBC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지법은 MS의 알카텔-루슨트 특허권 침해 사실을 인정,15억달러(약 1조 4077억원)의 배상금 지급을 22일 명령했다. 이로써 MS는 알카텔-루슨트와의 일련의 지적재산권 분쟁에서 중대한 패배를 기록했다. 법원은 MS의 새로운 운영체제인 윈도 비스타 윈도의 미디어 플레이어가 알카텔-루슨트의 디지털 오디오파일의 재생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했다. 이에 대해 MS는 “특허 분쟁을 빚고 있는 MP3 기술의 법적 사용권을 확보하기 위해 독일 뮌헨 소재 라이선스 전문회사 ‘프라운호퍼’에 1600만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해 적절한 라이선스 수수료를 지급했다.”고 반박하며 항소 등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다. MS와 알카텔-루슨트는 모두 15건의 특허권 분쟁 중 2건이 기각됐고 나머지는 6개 군(群)으로 나뉘어 각기 샌디에이고 지법 배심원의 평결 절차를 밟고 있다.22일 평결은 이 중 첫번째다. 이밖에도 MS는 통신업계의 공룡 AT&T와 소프트웨어 코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미 대법원은 미국 안에서 제작된 소프트웨어 코드 특허가 해외에서도 미 특허법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와 관련, 심리를 진행 중이다. 세계적 통신장비 회사인 알카텔은 지난해 12월 루슨트 테크놀로지스를 합병,‘알카텔-루슨트’를 출범시켰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법원, 박동선씨 징역 5년 선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코리아 게이트’의 주역으로 유엔 이라크 석유-식량계획과 관련, 이라크를 위해 불법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로 피소됐던 박동선(72)씨가 22일 미국 법원에서 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데니 친 뉴욕법원 판사는 배심원단이 유죄평결을 내린 지 7개월여 만인 이날 징역 5년형을 공식 선고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해 7월13일 유엔 이라크 석유-식량계획과 관련, 이라크를 위해 불법 로비활동을 하고 그 대가로 최소한 200만달러를 받은 혐의로 피소됐던 박씨에게 유죄평결을 내렸다. 당초 박씨는 최장 12년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알려졌었다. dawn@seoul.co.kr
  • “원고외 흡연피해, 담배회사 책임없다”

    흡연 피해자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거액의 ‘징벌적 배상’ 요구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 당사자 이외의 일반 흡연자들의 피해에 대해서까지 담배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판결은 향후 제약회사나 자동차회사 등 다른 제조사의 유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USA가 흡연으로 숨진 사망자의 미망인에게 손해배상금 이외에 징벌적 배상금으로 7950만달러(약 746억원)를 지급하라는 오리건주 대법원의 판결을 5대4로 파기, 환송했다. 징벌적 배상금(punitive damages)은 제조사가 고의적으로 위법 행위를 했을 때 일반 손해배상금 외의 추가 배상금을 피해자에게 지급토록 하는 제도다. 다수의견을 낸 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은 이날 판결문에서 “소송 당사자가 아닌 일반 흡연자의 피해에 대해서까지 처벌하는 것은 징벌적 배상에 대한 기준을 더욱 모호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오리건주 주민 마욜라 윌리엄스는 45년간 하루 두갑씩 말보로 담배를 피운 남편이 지난 97년 사망하자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80만달러의 배상판결을 받았다. 오리건주의 법 제한에 따라 52만달러를 지급받은 원고는 이어 99년 징벌적 배상금으로 흡연피해 소송 사상 최대 액수인 1억 3000만달러를 청구했고, 이에 대해 오리건주 대법원은 지난해 6월 7950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필립모리스측은 이번 결정이 배심원들에게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발생한 피해만 처벌토록 해야 한다는 것을 보증한 것이라며, 다른 사건에 대해서도 충분히 공정하게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방대법원은 그러나 이번 판결에서 필립모리스가 제기한 징벌적 배상금의 과다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필립모리스는 징벌적 배상금이 일반 보상금의 4배를 초과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마욜라 윌리엄스가 제기한 징벌적 배상금은 일반 보상금의 97배에 달한다. 한편 연방대법원은 이날 미네소타주 정부가 담배 1갑당 75센트의 건강기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연방대법원은 필립모리스와 RJ레이놀즈 등 담배업계가 2005년 담뱃값 건강기금을 부과한 미네소타주 정부를 상대로 낸 위헌 소송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佛대선 최저임금·주택 공약 대결

    佛대선 최저임금·주택 공약 대결

    |파리 이종수특파원|‘대선 공약’ vs ‘프랑스공화국 공약’ 오는 4월11일 1차투표를 실시하는 프랑스 대통령선거의 유력 후보인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과 집권당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의 맞대결이 갈수록 열기를 뿜고 있다. 루아얄이 11일(현지시간) 100대 ‘선거 공약’을 발표하자 사르코지는 3000여명의 지지자가 모인 유세에서 “사회당원만을 위한 공약”이라며 “공화국을 위한 공약이 필요하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날 루아얄이 발표한 대선 공약은 사회당 안팎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루아얄의 인기가 정책 대안 없이 이미지에 편승한 거품이라는 지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회당 내부에서도 빨리 공약을 발표해야 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그러나 루아얄은 참여민주주의를 내걸고 유권자의 토론과 인터넷 정치에 무게를 두면서 기존 선거운동과의 거리를 둬 왔다. 루아얄 공약의 특징은 사회주의 요소를 강화한 경제정책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최저임금을 월 1254유로에서 1500유로(약 180만원)로 상향 조정한 것과 저소득층 은퇴자의 연금 수령액을 5% 인상하겠다는 정책이 대표적인 예다.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해 주택 12만가구를 건설하겠다는 정책도 연장선상에 있다. 루아얄은 젊은 유권자를 의식,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1만유로를 대출해 주고 25세 이하 여성에게 무료로 피임약을 나눠 준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또 논란이 일었던 범죄 청소년을 군대식 훈련캠프에 보내 교정하겠다는 방안과 정치인들의 직무를 평가하는 시민배심원제 도입도 거듭 강조했다. 국제분야에서는 더 강한 유럽연합과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주장했다. 미국과 돈독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되 미국에 눌려서는 안 된다는 뜻도 밝혔다. 모두 사회당의 정통 노선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사르코지는 루아얄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듯 같은 날 개최한 유세에서 “루아얄의 공약은 사회당 당원들만 만족시키는 내용”이라고 폄하한 뒤 “나는 모든 프랑스인을 상대로 비전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목소리를 내지 않고 약한 사람, 가장 가난하고 상처받기 쉬운 사람들을 위한 대변자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르코지는 최근 잇따른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월 1800유로와 ‘1가구 1주택시대’ 등의 공약을 내놓았다. 또 이날 유세에서는 ‘강성 이미지’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화해 대통령’이 되겠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로써 프랑스 대선은 ‘선거 공약 맞대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루아얄이 잇따른 말 실수로 하락한 지지율을 이날 대선 공약 발표를 계기로 만회할지가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녀는 초반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다 최근 6% 안팎의 차이로 뒤처졌다. vielee@seoul.co.kr
  • 그女子를 섹스에 미치게한 교통사고

    그女子를 섹스에 미치게한 교통사고

    교통사고 때문에 나는 성욕이 이상하게 높아졌어요- 하고 젊은 여성이 호소하는 이상한 사건. 세계에서도 예가 없는 이 사건은 미국「샌프런시스코」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 케이블·카에서 부상 한뒤 1백여 남자와 관계가져 「샌프런시스코」법정에서는 원고 대신 변호사「마빈·루이스」씨가 「샌프런시스코」시 교통국을 상대로 낸 50만「달러」의 손해배상사건의 제소이유(提訴理由)를 읽어내렸다. 『29세의 「그로리아·사이크스」양은 6년전「하이드」거리에서 일어난 시영 「케이블·카」의 폭주사고로 부상을 입은뒤 1백명의 남자와 관계를 가져야만 했읍니다.「케이블·카」에서 내던져져 전주(電柱)에 부딪쳤을 때 신경계통에 받은 충격이 그녀에게 쉴새 없는 성욕을 갖게하는 원인이 된 것입니다』 물론 「샌프런시스코」시 당국은 반론했다. 무려 33명의 증인이 증언대에 섰다. 배심원들은 신중히 생각한 끝에『「샌프런시스코」시는 원고에게 5만「달러」를 지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결을 9대3으로 내렸다. 『이겼어? 확실히 소송에도 이겼다고 할수있읍니다. 그렇지만 불쌍한「그로리아」는… 신경과의 치료비만도 1년에 30만「달러」가 듭니다』라고「루이스」변호사는 기자단에게 말했다. 금액에는 불만이었지만「그로리아」는 항소하지 않았다. 또 한번 재판을 해서「샌프런시스코」의 웃음거리가 된다는것에 더이상 참을수없었다. 『남자 1백명은 어머니의 대용품이었읍니다』 약간 뚱뚱하다는 것 외에는 매력적인「그로리아」의 증언은 이틀반이나 계속되었다. 『판사님 도대체 나에게 무엇이 일어났는지 솔직이 말해서 나 자신도 모릅니다. 의사들은 정신신체적결함(精神身體的缺陷)이라고 합니다.「케이블·카」사고만이 결함의 원인이 되는지 여부는 나는 모릅니다.다만 그후에 일어난 여러가지 일들에는 확실히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판은 처음에는 몇사람의 심리학자들의 증언으로 시작되었다. 정신분석학의「A·와트슨」(미시건대학)교수는, 『그녀는 비참한 가정환경속에서 자랐읍니다. 부모의 사랑을 경험못한「그로리아」는 「무엇이든 기술을 배워 돈을 번다면 일생동안 아무도 의지하지 않고 살 수 있다」라고 자신에게 말하고 있읍니다. 돌연한 교통사고는 이 마음의 유지를 갑자기 없애버렸읍니다. 죽음의 공포에 직면하여 지금까지 의식밑에 있던 안식(安息)을 찾는 충동 즉「의존에의 원망(願望)」이 갑자기 표면에 나온 것입니다. 성욕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뿐 아니라「그로리아」는 등의 아픔을 호소하고 신장장애를 공상하기도 했는데 모두 교통사고로 일어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읍니다』라고 말했다. 욕망이 아닌 불안 때문에 심할땐 닷새에 50명 상대 정신병의사인「M·제릭」박사도 사고원인설(事故原因設)을 지지했다. 『「케이블·카」는「그로리아」에 있어「아버지」의「이미지」를, 또 사고후에는 그녀가 관계한 약 1백명의 남자들은「어머니」의 「이미지」의 대용(代用)이었읍니다.「그로리아」의 아버지는 자동차 직공이었는데 술을 마시고는 곧 잘 그녀를 때렸읍니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를「그로리아」는 사고의 순간까지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고 사고로 이것이 폭발했읍니다. 어렸을때 아버지에게 내던져져 벽에 부딪쳤던 기억이 되살아난 것입니다. 울면서 어머니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대신 1백명의 남자를 안았던 것입니다. 그것은 성적인 욕망이 아니고「그로리아」는 단지 품에 안기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그로리아」는 작년 가을에 임신중절 수술을 받았는데『수술실을 나온 순간 나는 누구든지 처음에 만난 남자에게 안기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읍니다』라고 「제리크」박사에게 고백했다고 한다. 과거 6년동안에 가장 심했던 때는「그로리아」는 5일동안 50명의 남자와 관계를 가져야만했다. 참고자료로 제출된「그로리아」의 일기(1백49페이지)에는 그녀가 경험한 약 1백명의 남자들과 의 정사가 자세히 쓰여져있다. 「캘리포니아」의「A·E·베네트」박사도『사고후 그녀는 자신의 불안을 조절할 수 없게 되었다. 많은 남자와 관계하는 죄의식이 정신장애(精神障碍)를 더욱 심각히 했다』고 말했다. 남자없인 못살지만 사랑 느껴본일 없어 남자 친구들중 6명이 증언대에 섰다. 「에렉트로릭스」기사를 포함한 3명이「그로리아」가 첫번의「데이트」에서「허락했다」고 증언했다. 「루이스」변호사가 소환한 마지막 증인은 원고인「그로리아·사이크스」자신이었다. 『「미시건」대학의 학생일 때 처음으로 남자를 안 것은 22세. 상대는 의학부의 교수였읍니다.「샴페인」의 힘을 빌어…나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읍니다. 또 한사람 외국인의 의과학생과 10회정도 교섭을 가졌읍니다. 그러나 그가 나를「자기것으로 했다」는 것을 교내에 퍼뜨려 싫어졌읍니다』 이틀째의「그로리아」의 증언은 그녀의 일기에 대해 이루어졌다. 『아무리 해도 남자가 필요했었읍니다. 나 자신도 이상하지만 남자 없이는 있을 수 없었읍니다. 다만 한가지 규칙은 지킨 것으로 압니다. 돈때문에 남자와 교섭을 안가진다. 결혼한 사람은 안된다는 두개 사실만은-』 『2년전의 3월의 일기에는 당신은「나는 섹스 광」이라고 쓰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루이스」변호사가 묻자,「그로리아」는 수긍했다. 『그렇습니다「나는 사랑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면 남자는 모두 코웃음치고 상대해 주지 않습니다.「섹스」광이라고 하면 처음으로 흥미를 보입니다. 남자들은 정사만 끝나면 나를 내려다보며 코웃음 치고는 가버립니다. 관계한 남자중 99%를 나는 조금도 사랑을 느끼지 않았읍니다』 변호사가 임신중절하는 날의 일기를 읽자, 그녀는 울면서 주저앉아버렸다. 『원고는 별실에 가도 좋다』라는 재판장의 말로 그녀는 법정에서 나왔다. 15분후 그녀는 증언대에 돌아왔다. 『당신은 살겠다는 의욕이 있읍니까?』 『전연 없읍니다』 『죽고 싶습니까?』 『얘스, 자살을 해서 성공할 자신이 있읍니다』라고 답변. 피고측의 증인은 한명뿐이었다. 정신분석의사 「K·휜레」박사가 2개월전에 그녀를 진단한 결과를 기초로 증언했다. 5만弗 보상판결 받은후 어디로 갔는지 자취감춰 『사고로 인해 어느 정도「밸런스」를 잃었겠지만 심리학적으로 볼 때 특별히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사고로 인해 생긴 것은 성욕이 높아졌다기보다는 불감증인 것 같습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녀는 똑같은 성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 않았을까. 사고가 성욕의 자극제로 되었다는 것은 내가 취급한 증상에서 예가 없읍니다』 마지막 변론이 시작되었다. 우선 「루이스」변호사는『「그로리아」는「땅에 떨어진 참새」입니다. 그녀의 자살을 막기 위해서도「사나트륨」에 들어갈 충분한 보상을 해주었으면 좋겠읍니다. 그녀의 이상욕망의 대상이 된 남자들은 모두 그녀가 쾌락을 위해 그들을 찾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언하고 있읍니다』 피고측 변호사의 변론도 끝나자, 배심원들은 무려 8시간동안이나 협의를 한 결과 9대3으로 「5만달러의 보상」의 평결(評決)을 내렸다. 재판이 끝나고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루이스」변호사의 사무실에 전화로『항소는 하지 않겠다』라고 말한것 뿐 행방을 모른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24일호 제3권 21호 통권 제 86호]
  • 필립모리스 101억弗 담배소송 승소

    일명 ‘순한(light) 담배’ 표기 문제를 겨냥해 미국 최대 담배회사인 필립 모리스를 상대로 제기된 101억달러짜리 소송이 담배회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 일리노이주 대법원이 기각한 판결을 연방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일리노이주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필립 모리스사가 지난 30여년동안 ‘순한 담배’란 용어를 사용, 애연가를 속였다고 제기된 101억달러 손해배상금 소송을 기각한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필립 모리스가 라이트, 저타르란 표현을 사용했지만 인체에 해롭다는 점을 명시, 공정거래법과 주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라이트, 저타르 등 순한 담배에 대한 소송이 막을 내린 것은 아니다. 뉴욕 연방지법은 지난 9월 순한담배 흡연자들에게 최대 2000억달러(약 188조원)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 현재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담배 소송이 진행중이다.‘슈바브 사건’으로 불리는 이 재판은 내년 1월에 배심원단이 선정될 예정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신나는 과학이야기] ‘나트륨 살인사건’과 CSI 과학수사대

    과학수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해준 미국 드라마 CSI과학수사대. 미국에서는 실제 재판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쳐 이제는 배심원들도 ‘객관적 증거’를 요구한다고 한다.‘증거가 범인을 말해준다.’는 증거 제일주의를 낳은 과학수사대지만 가끔은 증거가 불충분해서, 또는 증거에 의한 의혹 때문에 다 잡은 범인을 놓치기도 한다. 어느 날 한 고등학교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우등생이며 테니스 선수이고 학교의 여왕이었던 한 여학생이 밤늦게 테니스 연습을 마친 뒤 살해돼 운동장에 묻힌 것이다. 과학수사대는 말론이라는 남학생을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곧 그 남학생의 12살짜리 여동생이 범인임을 자백하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과학수사대는 12살짜리 영재소녀와 두뇌게임을 벌이면서 누가 진짜 범인인지 ‘합리적 의혹’만 불거지는 상황에 빠진다. 그런데 여기서 범인이 살인에 이용한 방법이 특이하다. 범인은 금속 나트륨을 실험실에서 훔쳐 샤워기의 노즐에 넣어두었다. 피해자가 샤워를 하려고 물을 튼 순간 나트륨이 물과 반응하면서 폭발이 일어나 금속 파편이 튀고 피해자는 상처를 입는다. 놀란 피해자는 샤워 커튼을 잡아채 몸을 가리고 뛰쳐나가다가 계단에서 굴러 사망한다. 장난처럼 시작한 복수가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 사건은 고등학교 화학교과에 나오는 나트륨의 폭발실험을 이용한 것이다. ●알칼리 금속인 나트륨, 물과 폭발적으로 반응 나트륨은 주기율표에서 가장 왼쪽에 위치한 ‘1족 원소’이다. 대부분의 금속이 단단한 것과는 달리 1족에 속한 리튬, 나트륨, 칼륨 등은 칼로 자를 수 있을 만큼 무른 금속들이다. 알칼리 금속이라 한다. 다른 금속의 표면이 광택을 나타내는 것과는 달리 알칼리 금속의 표면은 산화돼 탁한 색을 나타낸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물과의 반응이다. 나트륨을 손톱 크기만큼 잘라 수조에 넣으면 나트륨이 물과 격렬하게 반응하면서 수소기체가 발생한다. 금속이지만 물보다 밀도가 작아 물 위에 뜬 채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반응을 하면서 금속의 모양이 공 모양을 이루는 것도 특이하다. 많은 양을 한꺼번에 반응시키면 발생하는 열과 기체에 의해 커다란 소리를 내며 폭발하고 금속 파편이 노란색 불꽃을 내며 튄다. 폭발이 끝나고 남은 물은 수산화나트륨 수용액으로 변해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붉게 변화시킨다. 드라마에서 과학수사대는 샤워기 아래 고인 물의 ph농도를 측정해 수산화나트륨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나트륨에 의한 폭발이 일어났음을 알아낸다. 나트륨은 이처럼 공기와도 쉽게 반응하고 물과는 폭발적으로 반응하므로 보관하는 데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공기나 물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석유나 등유 속에 넣어 보관하며 아이들이 장난을 위해 빼돌리지 못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위험한 것이 매력 있다? 나트륨의 폭발 실험은 위험하지만 매력적인 실험이다. 그래서 오늘도 화학교사들은 다루기 힘든 나트륨을 가지고 씨름을 하며 아이들과 실험을 한다. 교사로서는 안전사고의 위험 때문에 가슴을 졸여야 하지만 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하고 실험을 한다면, 아이들에게 평생 남을 학창시절 화학시간의 추억을 선사할 수 있다. 우주의 만물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의 오묘한 성질을 알아보는 데 실험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중국 격언에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한 것은 이해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이 한권의 책] 세상을 바꾼 법정/마이클 리프·미첼 콜드웰 지음

    1955년 미국에서 매카시 광풍이 몰아치던 시기 존 헨리 폴크는 라디오 DJ로서 공산주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방송연예계에 공산주의자가 있다는 ‘블랙리스트’의 존재에 격분했고, 이에 대항하다가 그 자신도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폴크는 변호사를 구해 소송에 나섰고,6년간의 재판 끝에 결국 승소를 이끌어냈다. 재판은 공판중심주의에 의해 이루어졌고, 최종 판결은 배심원이 내렸다. 당시 이성이 마비된 사회분위기 속에서 이같은 판결이 내려질 수 있었던 것은 공판중심주의란 틀에서 변호인이 엄청난 세력을 등에 업은 원고측과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일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배심원들이 양심과 상식에 의거, 판결을 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꾼 법정’(마이클 리프·미첼 콜드웰 지음, 금태섭 옮김, 궁리 펴냄)은 미국사회에서 공판 중심주의와 배심제 하에서 이루어진 판결이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지 잘 보여주는 책이다. 인간답게 죽을 권리를 둘러싼 안락사 논쟁, 매카시 광풍속의 언론자유 투쟁, 여성의 투표권 행사를 가져온 사건 등 세상에 변화를 가져온 8가지 판결들을 선별해서 그 최종 변론을 모아놓았다. 역사적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시초는 대부분 작고 일상적 사건이었다.1872년 여성운동가 수전 B 앤서니는 선거에서 투표했다는 죄로 경찰에 체포됐다. 여성 참정권이 인정되지 않던 당시, 수전은 여성 참정권을 부여하는 헌법개정안을 위해 싸웠고, 이는 재판으로 이어졌다. 앤서니 변호인은 법정에서 ‘피고인의 투표행위가 위법하다는 유일한 이유는 여성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참정권을 빼앗긴 사람은 노예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원고측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수전은 결국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미국사회에서 여성의 권리와 지위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재판 50년 뒤 비로소 여성에게 참정권이 주어졌다. 1975년 벌어진 카렌 앤 퀸란의 안락사 논쟁은 지금도 유사한 상황에서 길잡이로 작용하는 사건이다. 친구 생일파티에 갔다가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카렌에 대해 가족은 ‘치료법을 주지 못하고 깨어날 가망성이 없는 사람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는 것이 오히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산소호흡기 떼기를 거부하는 주치의측과 법정 공방을 벌여 승소했다. 이 판결 이후 안락사를 희망하는 생전 유언과 생명유지장치를 거부하는 사전 지시가 가능해졌으며, 병원과 의료시설에 윤리위원회가 설치됐다. 책은 이밖에도 19세기 스페인 선박에서 선상반란을 일으킨 뒤 미국땅을 밟은 노예들을 둘러싼 재판에서 이들을 위한 변호인으로 나선 존 퀸시 애덤스 전 대통령이 탁월한 변론으로 승소를 이끌어내는 이야기,18세기 초 영국 식민지 시절 뉴욕에서 잡지를 발간해 무능력한 총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선 사람의 변호인으로 나서 무죄판결을 받아낸 해밀턴의 빼어난 변론 등이 소개된다. 현재 우리 법조계도 공판중심주의와 배심제가 화두다. 사법의 민주화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공개된 법정 중심의 재판이 이룩되면 전관예우, 유전무죄·무전유죄 같은 논란도 많이 줄어들지 모른다. 이 책이 보여주는 배심제에서 이루어진 판결과 변론 중심의 생생한 재판과정이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우리 사법체계에도 중요한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상최대 2000억弗 순한담배 집단소송

    사상최대 2000억弗 순한담배 집단소송

    보통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그릇된 믿음을 심어준 것에 대한 자업자득일까.‘순한(light) 담배’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미국 역사상 최대 액수의 담배 소송이 막을 열었다. 뉴욕타임스,BBC 등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지법 잭 와인스타인 판사가 순한 담배 흡연자들에게 최대 2000억달러(약 188조원) 규모의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담배 회사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달 워싱턴DC 연방지법의 글래디스 케슬러 판사가 라이트·저타르·마일드(mild) 등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는 표현을 모두 삭제하라고 명령한 것에 이어 나온 판결이다. 와인스타인 판사는 이날 “담배 회사들이 라이트 담배가 보통 담배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의 원고인 자격은 광범위하다. 와인스타인 판사는 “‘라이트’라는 표현이 들어간 담배를 구입했던 미국내 거주자라면 누구든지 집단 소송에 참여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와인스타인 판사는 내년 1월27일 공판에서 배심원단을 선정할 예정이다. 1971년 출시된 후 순한 담배는 미국에서만 전체 흡연자의 45%가 피우며 그동안 수천만명이 애용해 왔다. 현재 집단소송을 주도하는 변호사들은 수백만명이 원고인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슈바브 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소송에서 흡연자들은 담배 회사들이 거둔 1200억∼2000억달러의 수익금을 전액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2004년 바버라 슈바브 등 8명의 원고는 필립 모리스 미국 법인,RJ 레널즈, 브라운 앤드 윌리엄스 등 대형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 집단소송 권리를 주장했었다. 필립 모리스 등 담배 회사들은 “와인스타인 판사가 잘못된 법적 판단을 했고, 사실 관계도 잘못 판단했다.”고 반박하면서 항소할 뜻을 분명히 했다. 앞서 오하이오주 대법원은 지난 6월 순한 담배에 대한 집단소송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에도 담배 회사들의 속임수 여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재판부 내에서 팽팽하게 맞붙었다. 한편 이날 미국 담배 회사 주가는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필립 모리스의 모회사인 알트리아그룹 주가가 6.4%, 레널즈 아메리카 주가는 3.7% 곤두박질쳤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사법개혁은 소명”… 열린 大法으로

    지난해 9월26일 14대 대법원장에 취임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취임 1주년을 맞게 됐다. 이 대법원장의 취임 1주년은 사법개혁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만큼 많은 논란도 함께 불러왔다. 전임 최종영 대법원장은 안으로 감추는 스타일이라면 이 대법원장은 밖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이 대법원장은 25일에는 취임 1주년 관훈클럽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역대 대법원장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변화다. 최 전 대법원장은 점심 식사조차 집무실에서 혼자 먹었지만 이 대법원장은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3층에 작은 식당을 마련하고 매일 수도권 판사와 직원들 10여명과 점심을 같이 하면서 현안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만난 사람이 1년새 1000여명에 이른다. 이런 이 대법원장의 대외적 스킨십은 취임식에서부터 시작됐다. 이 대법원장은 시민 배심원단과 학생, 장애인 수용시설 봉사자 등 시민 100여명을 취임식에 초청했다.그는 취임사에서도 ‘국민을 섬기는 법원을 만드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1년간 법원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 과거사 정리, 구술변론·공판중심주의 활성화, 구속 및 양형기준, 법관 인사기준 변경 등 강도높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재판에서도 구술변론 시범재판부를 지정, 구술변론을 활성화하고 형사소송에서도 증거분리제출 제도를 전국 지방법원으로 확대하는 등 법정 중심의 재판이라는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법원 내부에서도 이 대법원장의 개혁 방향에는 동감하면서도 개혁 방법이나 속도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하거나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한 판사는 “대법원장이 강조하는 사법개혁이 분명 옳고 사법부가 그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너무 심하게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다른 판사는 “결국 대법원장의 발언은 판사들에게 사법개혁에 적극 동참하라는 뜻이 아니겠느냐.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일례로 두산그룹 오너 일가에 1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대해 이 대법원장이 ‘사법부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판결’이라고 말한 것도 화이트칼라 범죄의 엄단 의지를 밝힌 것이었지만 “대법원장이 구체적 사건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불러 오기도 했다. 이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과 변호사들이 반발한 것도 표면적으로는 표현상의 문제를 들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대법원장이 지향하는 사법개혁의 방법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같은 맥락에서 나오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집단민원 시민들이 직접 평결

    집단민원 시민들이 직접 평결

    ‘한번에, 보다 빠르고, 공정하게’ 서울시가 20일 집단민원 배심원제 도입과 민원서류 발급기간 단축, 민원창구 단일화 등을 담은 ‘행정서비스 개선안’을 발표했다. ●시민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집단 민원을 시민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해결하는 ‘집단민원 배심원제도’를 11월부터 도입한다. 집단 민원이 제기되면 민간변호사를 재판관으로 하는 시민행정법정이 구성되고, 여기에 참여하는 시민 배심원들이 민원인과 관련 부서 공무원들의 입장을 청취한 뒤 직접 평결, 처리하는 제도다. 배심원은 법조인, 학계, 시민단체 등에서 추천한 사람들로 구성되며, 평결 내용은 관련 부서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따르도록 했다. 또 ‘민원 패트롤’이라는 현장기동반을 만들어 민원 내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해 적정한 해결책을 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제기된 고충민원 3300여건 중 116건이 6회 이상 반복된 중복민원이며,100인 이상 관련 민원도 346건이나 제기됐다. ●민원해결은 보다 빠르게 민원처리도 빨라진다. 다음달부터 262종의 민원 처리기간을 5·10·20·30일 미만에서 3·7·14·20일 미만으로 각각 30% 단축한다. 복합민원도 처리단계를 대폭 축소해 건축허가의 경우 5일 이내 건축복합민원 일괄협의체를 개최해 일괄 처리한다. 재개발·재건축 구역지정도 현재 30개 부서 협의에서 필수 부서 협의로 한정하고, 주민공람과 동시에 협의를 병행한다. 이밖에 내년 1월 시청사 서소문별관 1동 1층에 ‘민원플라자’가 설치되며, 민원예약시스템을 도입해 민원인들이 대기하거나 재방문하는 일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휴대전화로 민원접수를 받고 처리하는 ‘모피드 시스템’을 통해 입찰·채용정보, 문화행사 등 각종 시정정보를 시민들에게 보다 빨리 전해준다. ●대표전화 120번으로 통합 운영 23개 기관별로 복잡하게 운영되는 자동응답(ARS)전화, 대표전화, 신문고 전화 등 25개 전화번호가 올해 말까지 국번없이 ‘120번’으로 통합된다. 전화 민원은 하루 4327건으로 전체 민원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장애인과 노인 등에 대한 서비스도 개선된다. 각각 작성했던 장애인등록신청서와 고속도로할인카드, 장애인 자동차표지 발급신청서 등 3개 민원서식을 1개로 통합한다. 발급기간도 30∼40일에서 15일 안팎으로 줄어든다. 서울시내 3개 권역별로 이뤄지던 영구임대주택 배정은 입주민의 희망이 잘 반영되도록 33개 단지별로 세분화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토요영화]

    ●허리케인 카터(채널CGV 오후7시) 사회성 짙은 영화를 선보여온 캐나다의 국민감독 노먼 주이슨이 ‘밤의 열기 속으로.’에 이어 또 다시 인종문제를 다룬 영화다. 인종차별 때문에 살인 누명을 쓰고 20여년 동안 복역한 끝에 무죄를 입증받은 흑인 복서의 실화에 바탕을 뒀다. 카터는 여느 흑인들과 다를 바 없이 살아온 인물. 불우한 어린 시절을 이겨내고 허리케인처럼 사각의 링을 휘젓는 권투선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은 잠깐, 얼마 안가 슬럼프에 빠진다. 이 때 술집에서 백인 3명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터지고, 얄궂게도 카터가 범인으로 지목된다. 카터가 유명 선수였다는 점이 여기서는 더 불리하다. 더구나 그는 어릴 적 백인 아이를 흉기로 찔러 소년원에 들어갔었던 전력이 있다.‘완벽한 그림’이 그려진다. 무식하게 자란 흑인, 어릴적부터 이미 칼을 휘둘렀던 흑인, 그 힘을 권투로 풀었던 흑인, 그러나 그마저도 뜻대로 안 되자 절망에 빠져든 흑인…. 살인했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다. 살인했다는 단정만 남아 있었다. 허술한 수사임에도 백인으로만 구성된 배심원단은 유죄평결을 내린다. 이것으로 모든게 끝인 줄 알았는데,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낸 책 ‘16라운드’를 읽은 캐나다의 환경운동가들이 카터를 돕기 위해 찾아오면서 반전의 계기가 마련된다. 이지적인 이미지로 깊이 각인되어 있는 덴젤 워싱턴이 메아리 없는 외침에 지쳐간 한 흑인 복서의 우울한 표정을 잘 살려냈다. 권투선수를 연기하기 위해 20㎏이나 감량하면서 몰입한 그에게 골든글로브와 베를린영화제는 남우주연상과 은곰상으로 화답했다. 다만, 덴젤 워싱턴이 지나칠 정도로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단정한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이 걸린다. 또한 이 영화에서 시원한 복싱 장면을 기대해선 안된다. 영화의 초점은 감옥 바깥사람들과 교류하는 카터의 마음에 맞춰져 있다. 그의 변화는 그 자체가 이미 자유였다. 카터 사건을 다뤘던 밥 딜런의 8분짜리 대곡 ‘허리케인’이 사운드트랙으로 쓰였다.1999년작,125분. ●8명의 여인들(KBS2 밤 12시25분) 카트린 드뇌브·에마뉘엘 베아르·이자벨 위페르·파니 아르당 등이 프랑스 최고 여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 크리스마스 파티를 앞두고 폭설로 고립된 한 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과 이 사건을 계기로 드러나게 되는 노곤한 부르주아 여인네들의 속사정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뮤지컬 영화답게 노래뿐 아니라 의상도 풍성하고 화려하다.2002년작,100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가슴 속 그림 한 폭] 장 레옹 제롬의 ‘배심원 앞의 프리네’/법의학자 문국진씨

    [가슴 속 그림 한 폭] 장 레옹 제롬의 ‘배심원 앞의 프리네’/법의학자 문국진씨

    “잘 보세요. 누드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천을 벗겨내는 변호인의 결연한 동작,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배심원들의 표정…. 인체의 아름다움을 이처럼 극적으로 표현한 작가가 또 있을까요?” 법의학자 문국진(81) 고대 명예교수는 프랑스 화가 장 레옹 제롬(1824∼1904)의 작품인 ‘배심원 앞의 프리네’를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국내에 법의학의 씨를 뿌리고 수많은 재판에 참여했던 그로선 고대 그리스의 한 법정 풍경이 담긴 이 그림이 남다르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그림의 배경은 기원전 4세기 아테네의 한 법정. 아프로디테 신상(神像)의 제작 모델로 설 만큼 아름다웠던 프리네란 여인이 한 권세가의 모함에 의해 신성모독죄로 법정에 선다. 사형선고를 받을 위기의 순간, 그녀의 애인이었던 변호인은 프리네를 알몸인 채 천만 씌워 들어오게 한다. 그리고 마치 동상의 제막식을 하듯, 알몸을 덮고 있던 천을 벗겨버린다. 경악과 감탄의 탄성을 토해내는 배심원들. 변호인은 ‘자 신상에 자신의 형상을 빌려줄 만큼 아름다운 여인을 꼭 죽여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결국 배심원들은 ‘사람이 만들어낸 법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란 결론을 내리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한다. “수십명에 달하는 인물 각각의 표정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요. 집단초상화 중 최고 작품으로 꼽히는 렘브란트의 ‘야경’보다도 그 가치를 더 높이 사고 싶습니다.” 문 박사는 예술이 자신에게 ‘인생 2모작’이라고 표현한다. 법의학자로서 최선을 다해 일군 삶이 1모작이었다면, 현재는 예술에 푹 빠져 2모작 삶을 살고 있다는 뜻. 그리고 후학들에게 늘 강조한다.‘과학은 보다 인간적이어야하고, 예술은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 아픔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과학, 의학이 진정 중요한데, 여기에 바로 예술의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법의학자적 의식 때문인지 문 박사는 죽음과 관련된 예술, 예술가들에 관심이 많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흐의 흔적을 좇아다니며 그의 죽음을 분석한 책 ‘반 고흐, 죽음의 비밀’을 내기도 했다.‘바흐의 두개골을 열다’‘모차르트의 귀’, 명화와 의학의 만남’‘법의학자의 눈으로 본 그림속 나체’‘명화로 보는 사건’ 등 10여권의 예술 관련 책을 냈다. 다음 달에도 ‘미술과 범죄’란 책을 낼 예정. 예술에 눈 돌린 뒤 매일매일 새 삶을 사는 듯한 희열을 느낀다는 문 박사. 과학도는 새로운 사실을 인준받기 위해 몇달, 몇년 동안 고달픈 씨름을 벌여야 하는 반면, 순간적 발상에 의한 예술작품이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단다. 여든을 넘긴 노학자가 탄탄한 새 삶을 일구어가는 모습이 제롬의 작품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며 여의도 문 박사 자택을 나선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美 연방법원 배심원단 박동선씨 유죄평결

    미국 연방 배심은 13일(현지시간) 유엔 이라크 석유-식량계획과 관련, 이라크를 위해 불법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박동선(71)씨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렸다. 뉴욕 맨해튼 남부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심의를 시작한 지 하루도 안 돼 박씨에 대해 이라크를 위한 불법 로비와 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박씨의 변호인인 마이클 김은 “박씨가 이번 평결에 매우 실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데니스 친 판사가 증거부족을 이유로 유죄평결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박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10월26일에 열릴 예정이다. 최장 1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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