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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에서 재판중 소변보는 10대 막가파

    법정에서 재판중 소변보는 10대 막가파

    미국 법정에서 재판 중인 피고인 소년이 소변을 보는 장면이 미국 CNN에 보도됐다. 지난 1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타일러에 위치한 지방법원에서는 피고인 코리 웹(17)의 재판이 열렸다. 웹은 소년원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총을 발사했다. 그의 변론이 끝나고 점심시간을 위해 배심원들이 퇴장한 직후 웹은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셔츠를 올리고 바지춤을 내려 법정에 있는 휴지통에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돌발 상황에 재판관과 경비원은 황당한 표정을 지울 수 밖에 없었다. 재판관 케리 러셀은 “네가 어떻게 길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법정의 휴지통에 소변을 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이것이 두번째 대화로 세번째는 없다.”고 말했다. 웹은 이미 재판 중에 큰소리로 중얼거리고 변론하는 자신의 변호사를 불 질러 버려도 되냐고 재판관에 물어 보아 경고를 받았다. 웹은 재개된 재판에서 법정모독죄가 추가됐다. 사진=CNN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민주 워크숍서 서울시장 보선 전략 마찰

    민주 워크숍서 서울시장 보선 전략 마찰

    30일 서울 서초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의원 워크숍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12년 총선을 앞둔 폭풍전야와 같은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워크숍을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한 결의대회로 치르려 했지만 의원들의 관심은 온통 선거에 꽂혀 있었다. 이날 저녁 당 개혁특위가 마련한 공직선거 공천 규칙을 두고도 격론이 오갔다. 정세균 최고위원과 조정식·김진애 의원 등은 2012년 총선 공천을 공정하게 치르려면 전당대회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은 현 지도부 조기 사퇴를 요구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의 모임인 ‘민주희망 2012’(옛 쇄신연대)는 오전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에 대한 공정 경선을 실시하고 경선 관리 기구를 즉각 만들어야 한다.”며 일찌감치 각을 세웠다. 손학규 대표가 야권 통합에 시간을 끌다 결국 경선이 아닌 특정 인사 추대나 외부인사 영입 등으로 선거를 치르려 한다는 의혹을 던진 것이다. 워크숍이 시작되자마자 손 대표는 쇄신연대의 요구에 쐐기라도 박듯 ‘통합후보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조기 사퇴 제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절했다. ●손학규 서울시장 선거를 거울삼아 반드시 통합을 이뤄낼 것이다. 정당과 시민사회의 대표들이 조속히 회동해서 서울시장 통합후보추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한다. 당도 경선을 포함한 후보자 선출 절차를 펼쳐 나갈 것이다. 반드시 통합 후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당 대표는 기득권을 행사하라는 자리가 아니라 통합과 총선 대선 승리의 책임을 지는 자리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제안에 동의했지만 최종 야권 후보는 2번을 달고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야권 후보는 민주당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세균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 민주진보 진영이 필승 후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동시에 민주당은 당헌·당규 절차에 따라 경선을 진행시켜야 한다. 투 트랙으로 가다가 중간에 (후보가) 합쳐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승리하는 길은 2번 후보를 내는 것이다. 반면 천정배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제안에 대해 행사장 1층 복도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먼저 당내 후보를 경선으로 확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정배 경선을 통해 민주당 후보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 당내 준비를 안 하고 통추위부터 한다는 건 꼼수다. 우물쭈물하다 결국은 전략공천이나 여론조사로 한다는 방식은 안 된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야권 인사들의 야권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은 이날 서울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정치 콘서트에 앞서 통합 추진기구 이전 ‘선(先) 통합경선 원칙 합의’를 내걸었다. ●김기식 대변인 통합경선 원칙에 대한 합의 위에서 경선 규칙이나 방식이 결정될 수 있다. 통합 경선은 각 당의 후보를 경선하고 나서 하게 되면 범시민 통합 단일후보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당 안팎의 경선 규칙을 둘러싼 공방은 워크숍 종반 당 개혁방안 논의 과정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워크숍 도중 잠시 나온 백원우 의원에겐 서울시장 야권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한명숙 전 총리의 출마와 경선 수용 여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백원우 한 전 총리는 8월 중순쯤 “정권교체를 위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했으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직을 걸기 전이었으니 출마 의사라고 보긴 어렵다. 지금도 본인의 언급은 없다. 출마한다면 국민 경선이든, 국민참여 경선이든, 배심원제든 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한 전 총리가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오는데, 먼저 당이 한 전 총리와 상의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더라. 의원들과 정국 현안을 토론하기 위해 워크숍에 참석한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제1야당에서 ‘내가 시장감’이라며 10명 이상이 나오면 시민들이 어떻게 보겠나.”라면서 “좋은 토대, 좋은 깃대를 만든 뒤 좋은 깃발을 달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박 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영입 인사로 거론되는 데 대해 “불편하다.”며 서둘러 행사장을 나섰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35년간 성폭행 당해 아버지 살해한女 무죄 판결

    35년간 성폭행 당해 아버지 살해한女 무죄 판결

    35년 간이나 성폭행한 친아버지를 청부 살해한 딸이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특히 이 여성은 이 기간 중 무려 12명의 자식을 낳아 전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브라질 페리난브코주 법원은 26일(현지시간) “2005년 남자 2명을 고용해 친아버지를 살해한 세브리나 마리아 다 실바에게 배심원의 평결에 근거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올해 44세인 다 실바는 9살 때 부터 친아버지에게 감금돼 35년동안 성폭행을 당했으며 15살 때 첫 아이를 낳은 이후로 모두 12명의 자식을 낳았다. 2005년 11월 그녀는 결국 친아버지의 성적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두명의 남자를 고용해 아버지를 청부 살해했다. 경찰에 체포된 그녀는 순순히 범행을 자백했으며 자신의 비극적 과거를 고백해 전세계를 경악케 했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그녀의 무죄를 주장하는 동정 여론이 현지는 물론 전세계에 일었다. 페리난브코주 검찰 측은 이번 재판에서 “그녀는 어쩔수 없는 강제적인 상황에 놓였던 희생자” 라며 “다 실바가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 이외에는 어떤 방법도 없었다.” 고 밝혔다. 한편 아버지와의 강제적 관계로 낳은 12명의 자식 중 5명만 현재 살아있으며 아버지를 살해한 2명의 남자는 각각 1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사진=멀티비츠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포경수술 중 ‘성기’ 잃은 男, 의사에 거액소송

    수술을 마치고 나왔을 때 멀쩡히 있던 신체기관 하나가 사라져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미국인 중년 남성이 수술이 이뤄졌던 병원을 고소한 데 이어 최근 담당 의사에게도 거액의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켄터키 주에 사는 트럭 운전사 필립 시튼은 4년 전 염증으로 고생하다가 ‘유대교병원’(Jewish Hospital)에서 환상절제술(포경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튼은 사전 동의도 하지 않았는데 담당의사가 자신의 성기를 절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튼은 “성기 절단에 대한 동의를 한 적이 없는데 수술을 하고 나오니 이미 성기가 절단돼 있었다.”면서 지난 22일(현지시간) 켄터키 주 법원에 증거사진을 제출했다. 이에 담당의사 존 패터슨 박사는 “수술 도중 치명적인 암세포가 발견돼 절단이 불가피 했다.”고 반박했다. 수술 직후 시튼과 부인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승소 판결을 받았다. 정확한 배상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금액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튼은 이 같은 보상에 만족하지 않고 수술을 집도해 직접 성기를 절단한 패터슨 박사에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튼 측 변호사는 “시튼이 더 이상 남성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부부생활에 치명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배심원단에 강하게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튼은 “패터슨 박사가 사전에 나에게 암세포가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담당 의사라면 사전에 환자에 알려줘서 환자가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며 주위에 알릴 수 있었던 기회를 박탈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이에 패터슨 박사 측은 “환자에게 사전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도 된다는 동의서를 받았다.”면서 “성기 끝부분만 잘라내는 1차 절단만 했을 뿐, 나머지 부분은 다른 의사가 시술했다.”고 주장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정장선 “현역 공천 기득권 없다”

    정장선 “현역 공천 기득권 없다”

    민주당 정장선 사무총장은 19일 “정치 불신이 높아진 만큼 공천부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며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예고했다. 정 총장은 “국회의원 후보자를 국민이 선출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특히 “현역 의원에 대해서도 엄격한 평가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특히 예비심사를 강화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현역 의원에게 기득권을 주지 않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경선 절차와 심사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일반 국민을 공천 심사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현역 의원에 대한 평가 시스템도 마련된다. 지난달 당 개혁특위가 마련한 최종안에는 ▲총선에 출마하는 지역위원장의 총선 120일 전 사퇴 ▲배심원제 도입(내부 경쟁이 치열한 지역) ▲여성 후보자에게 가산점 부여(15~20%)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WHO&WHAT] 인간은 이기적 동물? 이타적 동물?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인가, 이타적인 동물인가.’  이 질문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 인간은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이기도 한 양면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대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순수하게’ 이기적인 동물이다. 1976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옥스퍼드대 교수의 이 이론은 여전히 생물학계의 주류로 각광받고 있다. 도킨스의 이론은 결코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다. ‘인간은 유전자의 꼭두각시이자 기계’ 정도로 요약된다.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의 원칙이라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갖고 있으며 유전자는 이에 맞춰 프로그램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흔히 인간을 동물과 다르게 하는, 남을 위한 희생정신과 이타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타성은 수많은 학자들이 진화생물학을 반박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이번 주 가상인터뷰 ‘후 앤드 왓’(Who & What)에서는 ‘인간의 이타성’에 대한 공개재판을 열었다. 피고석에는 역사상 가장 ‘이타적인 과학자’로 꼽히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니콜라이 바빌로프(1887~1943)가 앉았다.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계를 떠돌며 종자를 모았지만, 정작 본인은 감옥에서 굶어죽은 비극의 주인공이다. 인간의 근원에 대한 왕성한 탐구욕을 보여 온 영화 ‘혹성탈출’ 속 원숭이들의 영웅 시저가 검사로 나서 바빌로프의 이타적 유전자를 기소했다. 바빌로프의 변호는 그의 후계자로 평가받는 ‘녹색혁명의 아버지’ 노먼 빈센트 볼로그(1914~2009)가 맡았다. 시저 니콜라이 바빌로프. 1887년 모스크바 출생. 작물학자이자 식물유전학자, 수집가, 탐험가.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시저법정에 섰는데도 전혀 낯설어하지 않는다. 보통 피고인석에 서게 되면 죄를 지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모두 긴장한 모습이게 마련인데. 바빌로프 2년 정도 수용소와 법정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때보다는 오히려 분위기나 의자가 편하다. 시저당신이 왜 여기에 불려 왔는지 죄목을 알고 있나. 바빌로프잘 모르겠다. 시저당신은 유전자의 법칙을 거스른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 진화생물학의 핵심 토대인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따르면 유전자는 오로지 생존만을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의 일생은 이 이론으로 잘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자리의 배심원 앞에서 그걸 입증해 보이겠다. 당신의 집안은 꽤 부잣집이었다. 당신의 부모는 당신이 섬유공장을 물려받기를 원했는데 왜 따르지 않았나. 바빌로프우리 가족이 부유했던 것은 사실이었지만, 난 세 명의 형제들을 어려서 병으로 잃었다. 그 때문에 나를 포함한 나머지 형제들은 당시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던 과학과 의학을 통해 이 같은 불행을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누나 둘은 의사와 세균학자, 형은 물리학자, 난 식물학자가 됐다. 시저다른 형제들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런데 왜 당신은 식물학인가. 당시에는 식물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빌로프사실 의사가 될지 식물학자가 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 입학 직전 러시아에 최악의 흉년이 닥칠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시저당신 자신을 위해서였다면 분명 의사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아니었나. 잘살고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식량을 걱정해서 식물학자가 됐다는 사실부터 아이러니하다. 과학적 발견으로 인류의 고통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자만에 빠져 있었던 것 아닌가. 바빌로프그게 나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난 새로운 발견을 할 때마다 ‘이 발견을 어떻게 농사에 활용할 수 있을까.’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또 작물의 질병과 전염병 때문에 생겨나는 기아, 사망, 이주, 사회불안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시저그래서 결국 당신은 가족조차 버리고 먼 길을 떠났다. 1916년에 처음 파미르 고원으로 ‘페르시아 밀’을 찾아 떠난 이후 1933년까지 115차례나 소위 ‘종자찾기 여행’을 했다. 첫 여행을 떠날 때는 신혼이었고, 아들이 태어났는데 안아 줄 시간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게 말이 되나. 도대체 얼마나 숭고한 여행이었기에 가족도 팽개쳤던 건가. 바빌로프작물이 지닌 질병면역력을 찾기 위해 지구상에 어떤 식물이 오랫동안 살아남았는지를 알고자 했다. 농작물이 잘 자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않다. 날씨의 영향도 있고, 병충해가 생겨서 순식간에 초토화되는 일도 많다. 무엇보다 인간이 생산성이 높다거나 하는 이유로 한 가지 작물에만 집착하면 그 작물에 병충해가 생길 경우 모두 굶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양한 생물을 키울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위에 강한 작물, 추위에 강한 작물, 생산성은 낮은 대신에 병충해에 강한 작물을 적절하게 섞어서 키운다면 어떤 경우에도 기아를 면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작물의 근원을 찾아야했다. 밀, 벼, 콩 등이 처음 태어난 곳을 찾는다면 그곳에서 가장 강하게 자란 품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저그래서 도대체 품종을 얼마나 모은 것인가. 바빌로프정확하지는 않지만 5대륙을 모두 돌면서 나와 동료들이 모은 종자와 덩이줄기가 14만 8000개에서 17만 5000개 정도 될 거다. 당연히 모두 땅에 심는 순간 자랄 수 있는 발아 가능한 종자들이었다. 시저그동안에 당신은 이혼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류를 구한다는 목표 아래 결국 가족을 잃은 건데, 만족하나. 바빌로프아내 에카테리나와 아들 올레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종자여행을 위해서 말을 배울 시간도 부족했다. 시저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몇 개 국어나 할 수 있나. 바빌로프러시아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라틴어는 기본이고 에티오피아 공용어인 암하라어나 페르시아어까지 배웠다. 땅과 씨앗의 진정한 주인은 농부들이고, 종자에 대해서는 그들이 가장 잘 안다. 그들의 말로 대화하는 것이 종자여행의 핵심이었다. 시저다시 말하자면 당신은 오로지 씨앗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떠돌았고, 그 결과 가족을 잃었다. 심지어 국가도 당신을 인정하지 않았다. 러시아에 식량이 부족해지자 스탈린 체제의 농업학자들은 당신이 지나치게 많은 종자를 가져와 방치했기 때문에 식량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가뒀다. 재판에서 총살형을 선고받았고, 물론 다행히 집행되지는 않았지만 결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량을 모은 당신이 감옥에서 굶어 죽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졌잖은가. 당신은 뭘 위해 일한 건가. 유전자가 이기적이라면, 당신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것 아닌가. 심지어 당신의 제자들은 연구소의 종자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세계대전 중에 봉쇄된 도시에서 굶어 죽었다. 이 또한 당신의 책임 아닌가. 바빌로프…. 볼로그바빌로프의 성과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뒤를 이었던 내가 좀 더 보충하고 싶다. 병충해에 강하고, 식량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 당신의 목표였다. 맞는가. 바빌로프그렇다. 그것만이 인류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볼로그현재 러시아의 경작지 80%에서 바빌로프가 세운 연구소의 종자에서 개발된 품종을 키우고 있다. 불과 80년이 지나지 않아 수천년을 내려온 농업의 뿌리를 바꾼 거다. 종류는 1000가지가 넘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생물다양성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농약을 살포한 덕분에 땅은 피폐해졌고 새로운 병충해에 인간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결국 식물학자와 농업학자들은 80년 전 바빌로프가 주장했던 생물다양성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 시저바빌로프의 노력들이 실제로 인류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인가. 볼로그나 역시 바빌로프의 여행에서 연구의 기본을 얻었다. 밀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가 결국 밀의 근원을 찾기 시작했고, 병충해에 강한 앉은뱅이 밀을 얻었다. 이 밀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10억명이 넘는 사람들을 기아에서 구했다. 시저그 덕분에 당신은 197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평생 아쉬움 없이 연구를 하고 영광을 누렸다. 그런데 바빌로프는 결국 아무것도 얻은 것 없이 희생만 한 것 아닌가. 여러 가지 정황상 바빌로프의 유전자는 유죄가 분명하다. 볼로그시저 당신은 ‘이기적 유전자’의 가장 큰 함정에 빠져 있다. 바빌로프가 이타적이냐 하는 질문에 당신은 ‘그렇다.’라고 대답하겠지만 실제로는 바빌로프야말로 가장 이기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다. 이기적인 유전자를 주장하는 유전자 설계론의 핵심은 유전자가 자신이 속한 종이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유전자를 위해 행동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로운 행위를 하는 이타주의자들은 결국에는 생존을 위해 교묘하게 이타성으로 위장된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빌로프는 자기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하는 대신 인류라는 종의 생존을 위해 철저하게 프로그램된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가족까지 버릴 수 있는 이타성이 바로 지독한 이기적 유전자의 증거다. 오히려 바빌로프야말로 ‘이기적 유전자’ 그 자체가 아닌가. 바빌로프이기적 유전자니 이타적 유전자니 하는 부분은 잘 모르겠다. 난 그냥 내 머리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 죽는 순간까지 내가 모은 종자들에 대해 걱정했는데, 그 덕분에 인류가 기아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됐다니 기쁘다는 생각뿐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게리 폴 나브한·강경이/아카이브)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신좌섭/사이언스북스)  이타적 과학자(프란츠 부케티츠·도복선/서해문집)  기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스코트 킬맨·이순주/에이지21)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이상임/을유문화사)  생각의 역사2(피터 왓슨·이광일/들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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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영화]

    ●싸인(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벅스 카운티에 소재한 그래함 헤스(멜 깁슨·가운데)의 농장. 농가 안쪽에서 바라본 창밖 세상에는 평화로운 기운만 가득하다. 그런데 그때 2층 창문의 투명한 유리가 물결치듯이 잠시 일렁이는 모습을 포착한다. 그 유리창을 통해 누가 창밖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바로 그날 아침 그래함은 아이들과 애완견의 비명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밖으로 달려 나간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의 옥수수 농장에서 이상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그것은 원과 선으로 된 복잡한 패턴의 미스터리 서클이었다. 그날 이후 그래함은 미스터리 서클에 관해 조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그래함이 목격한 존재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과 아들 모건(로리 컬킨·왼쪽), 그리고 어린 딸 보(애비게일 브레슬린·오른쪽)의 인생에도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과연 멈추지 않는 의문의 메시지, 그 마지막은 무엇일까. ●로미오와 줄리엣(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몬터규가의 로미오(레너드 위팅)는 원수 집안인 캐풀렛가의 가면파티에 몰래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과 마주친다. 그녀의 이름은 줄리엣(올리비아 하세)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반한 로미오는 그녀가 바로 원수 캐풀렛가의 딸이란 사실을 알고 놀란다. 하지만 그녀에게 끌리는 감정을 막을 수 없었던 그는 밤에 담장을 넘어 창가에서 그녀를 만난다. 줄리엣 또한 로미오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둘은 신부님의 주례로 몰래 결혼식을 치른 뒤 첫날밤을 보낸다. 그러나 친구 머큐쇼와 싸움에 휘말린 로미오가 실수로 줄리엣의 사촌오빠인 티볼트를 죽이고 만다. 그로 인해 로미오는 쫓기는 몸이 되고, 그 사건을 시작으로 둘의 운명은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12명의 노한 사람들(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한 소년이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배심원들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만장일치로 유·무죄를 가려줄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12명의 배심원은 최종 판결을 위해 배심원실로 들어선다. 배심원단의 분위기는 거의 유죄판결로 기운 상태. 하지만 한 남자만이 무죄 쪽에 손을 든다. 2명의 증인이 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증언했고, 현장에서 범행에 쓰인 칼이 발견됐으며, 소년은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데 실패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 사나이는 피고인 측 변호인의 무성의한 변호와 사소한 의심을 하나씩 꼬집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렇게 배심원들은 하나둘 그의 논리적이고, 타당한 지적에 수긍하며 점차 무죄 쪽으로 마음을 바꾸기 시작한다.
  • LA폭동 기폭제된 로드니 킹, 연이은 체포의 나날

     19년 전 ‘LA 폭동’의 기폭제가 됐던 로드니 킹(46)이 또다시 경찰에 체포됐다.  1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모레노밸리 인근 프레데릭 거리를 지나가던 킹이 음주운전 혐의로 체포됐다고 모레노밸리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1994년산 미쓰비시 차량을 몰고 가던 킹이 체포되기 전 여러 차례 신호를 위반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991년 LA에서 과속 운전을 하다 백인 경찰 4명에게 구타를 당했으며,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KTLA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흑인 인종차별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이듬해 폭행 경찰이 무죄평결을 받으면서 격분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켜 4일간 55명이 숨졌다.  현재 캘리포니아주 리알토에 거주하고 있는 킹은 LA폭동 이후 가정 폭력과 약물 남용 등 범법행위로 여러 차례 체포되는 수난의 나날을 이어왔다.  1991년 5월에는 할리우드에서 매춘부와 함께 있다가 그를 발견한 경찰을 승용차로 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1992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체포됐으며, 이듬해인 1993년에는 LA 도심의 한 담벼락을 차로 들이받았다.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법적 기준치의 2배가 넘어 보호관찰 대상이 되면서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재활프로그램에 들어갔다.  그는 2년 뒤 펜실베이니아에서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체포됐으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같은 해에는 승용차에 함께 있던 부인을 때리고 맨땅에 쓰러뜨려 90일간 징역을 살기도 했다.  그는 2001년 환각제의 일종인 PCP를 복용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2005년에는 자신의 딸과 전 여자친구를 위협해 또 수갑을 찼다. 지난해에는 LA 경찰 폭행 재판 당시 배심원이었던 여성 신시아 켈리에게 청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민주 중진들 ‘脫호남’ 선제공격

    민주당 중진의원들이 19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속속 ‘둥지’를 떠나고 있다. 진앙지는 호남이다. 인재 영입을 위한 구당(求黨)적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공천 살생부를 피하려는 생존 게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남 담양·곡성·구례 선거구에서 3선을 한 김효석 의원은 10일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장영달 전 의원은 경남에 출마 선언을 했고 정세균 최고위원은 일찌감치 호남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중산층과 중도층을 민주당 지지자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뉴민주당 플랜을 만든 전직 당 지도부로서 내년 총선의 수도권 싸움을 강 건너 불 보듯 할 수만은 없었다.”며 수도권 출마 배경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역 정치권에 영입의 물꼬를 트겠다는 취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늘 영·호남 물갈이를 주장했다. ‘제 살 깎기’ 이면에는 숨은 설계도가 있었다. 18대의 경우 한나라당은 민주당 공천 개혁에 맞대응하고 영남 주류 세력 교체를 위한 차원이었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의 책임론이 기저에 깔렸다. 최근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자발적’ 물갈이는 차원이 다르다. 19대 총선은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다. 특히 수도권 승부는 해 볼 만하다고 여긴다. 그러면서도 호남의 전략적 유권자들은 쇄신을 요구한다. 인위적 물갈이 대상이 됐다가 예전처럼 무소속 출마로 노선을 바꾸기도 어렵다. 야권 통합 때문이다. 대구 출마설이 나도는 김부겸 의원의 예까지 더해지면 중진들의 선택은 더 큰 차원의 승부수라는 해석까지 보태진다. ‘불출마’가 아닌 ‘갈아타기’에는 이처럼 다중적인 함의가 담겨 있다. 한편 민주당 개혁특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2012년 대선 후보를 오픈 프라이머리(100% 국민경선) 방식으로, 총선 후보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배심원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정하는 공직 후보 선출안 초안을 마련했다. 구혜영·장세훈기자 koohy@seoul.co.kr
  •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국회의원 추첨으로 뽑게 된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시청 앞 광장이나 청계천 광장은 수 만 개의 촛불로 환히 밝혀지곤 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국제법 위반에, 명분도 없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회가 탄핵하는 사태에 분개할 때도 모였다.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 인하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도 모였다. 또 졸속적인 외교 협상으로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을 때도 촛불은 소리없는 아우성을 밤하늘에 내질렀다.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촛불 시민들이 부르던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했다지만, 소통 부재의 상징과도 같은 ‘명박산성’이라는 조롱을 들어야 했고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귀를 막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법을 만들고 바꾸는 고유한 역할을 가진 국회 또한 민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몇 차례 촛불집회를 통해 특정한 정치 이슈에 직접 참여하며 그 힘을 유감없이 과시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민주주의(民主主義)의 결핍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참여는 절실해도 방법은 제한적이다. 흔히 드러나는 방법은 시위다. 아무리 유쾌하고 즐겁게 해도 경찰의 몽둥이와 방패, 물대포 세례는 감수해야 한다. ‘집시법’, 도로교통법 등 갖다 붙이면 되는 실정법 위반으로 경찰서 철창 또는 감옥행도 각오해야 할지 모른다. 참가하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대단히 높은 결의를 요구하는 방법이다. 국가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주민투표, 주민소환제, 주민발의제 등이 시행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청원 서명이 조작, 대필 논란을 낳고 있거나 제주도의 주민소환제가 투표율 미달로 부결됐듯, 직접민주주의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주민발의제를 채택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민발의운동이 펼쳐질 때마다 다국적 자본이나 대기업 등의 이익집단이 막대한 돈의 위력을 앞세워 이를 무력화시켰다. 결국 각성된 시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절반을 간신히 넘기는 투표율을 끌어올려 ‘시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대표자’를 뽑자는 주장이다. 현행 제도의 틀 안에서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몇 년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서 보았듯 그조차 또 다른 선출자(입법부)에 의해 언제든지 전복될 수 있다. 선거 때면 막대한 선거운동 자금이 필요하고,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부패의 고리 안에 엮이게 되고, 재벌이나 특정 이익집단 등에 휘둘리는 국회, 정쟁으로 점철되며 냉소와 무관심을 자초하는 국회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첨 민주주의’(손우정·이지문 옮김, 이매진 펴냄)는 ‘무작위 추첨제’로 국회의원을 뽑자고 제안한다. 직접 민주주의의 현실화다. 대단히 담대하거나 아니면 황당할 정도로 엉뚱한 정치적 상상력을 진지하게 펼쳐 나간다. 책에 따르면 무작위로 추첨해서 국회의원을 선발할 경우 궁극적으로 노동자, 농민, 여성 등 계급·계층별 비례가 반영된다. 추첨 의원들은 진정한 국민 전체의 대표성을 가짐으로써 ‘직접 대의’(direct-representation)가 가능해진다. 지나치게 복잡한 법안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정되고 제정될 수 있으며, 소수정당의 활동 공간도 넓어질 수 있고, 젊은 의원이 늘어나 획기적인 세대교체가 가능하며,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어 시민사회의 영역이 늘어나는 등 무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실제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몽테스키외(1689~1755)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고 얘기한 바 있다. 미국 출신의 세계적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82) 박사 역시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해 대표자를 통한 간접 민주주의에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로 바뀌어 갈 것”이라고 일찌감치 내다봤다. 그런데 왜 시행되기는커녕 제대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을까. 책을 함께 쓴 어니스트 칼렌바크는 생태환경운동가이고, 마이클 필립스는 미국 포틀랜드 주립대 명예교수다. 이들은 추첨으로 선발되고 연임이 불가능한 의원들이 경험을 쌓기 어렵다는 문제점, 뛰어난 입법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찾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시민들의 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며 경솔하고 무책임한 의정활동이 벌어질 수 있는 문제, 부정부패에 노출될 위험성 등 여러 반론들을 스스로 던진다. 그리고 꼬박꼬박 반박한다. 임기를 3년으로 하되 매년 3분의 1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며, 배심원제 운영 원리를 의원 추첨제에 준용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들은 가장 큰 걸림돌이야말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팽배한 지배 엘리트주의에 대한 막연한 추종, 시민의식을 가진 시민계층에 대한 비하 의식, 무작위 추출이 갖고 있는 정교하고 체계적인 수학이론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됐음을 들며 논박한다. 또한 흑인이나 여성에게 투표권을 주고자 할 때 제기된 우려와 반대 논리가 하나도 들어맞지 않았음을 얘기하며 추첨 민주주의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추첨 민주주의’를 번역한 이지문(43)씨는 1992년 당시 육군 중위 신분으로 군대 부재자투표 부정선거를 양심선언한 인물로 구속, 일병 불명예 제대, 대기업 입사 취소 등 고초를 겪었다. 삶의 관성, 제도의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담대한 상상력이자 구체적인 용기다. 1만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파티 맘’ 앤서니 이르면 이달말 석방

    두 살배기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평결을 받은 ‘파티 맘’ 케이시 앤서니(25)가 이르면 7월 말 석방될 예정이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순회재판소는 7일(현지시간) 2008년 기소된 앤서니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수사 당국에 위증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했다. 벨빈 페리 판사는 이날 앤서니가 수사 당국에 위증한 네 가지 사안에 대해 한 사안에 최대 징역 1년과 벌금 1000달러씩을 선고했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은 앤서니가 수사 당국에 체포된 이후 지금까지 3년 동안 수감된 데다 비교적 착실하게 감옥 생활을 한 점이 참작돼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에는 석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앤서니의 1급 살인 혐의에 대해 배심원단이 전날 무죄 평결을 내리자 미국 전역에서는 ‘제2의 OJ 심슨 재판’이라고 항의하는 여론이 빗발쳤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파티맘’ 무죄… 美 “정의 실종” 발칵

    “충격(shocking)”, “경악(stunning).” 미국에서 두 살배기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파티 맘’ 케이시 앤서니(25)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한 여성 TV 앵커는 자제력을 잃고 “미국 사법 시스템의 한계”라며 노골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는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법정 밖에서는 시민 수백 명이 “제2의 OJ 심슨 재판”이라고 비난하는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순회재판소는 5일(현지시간) 2008년 기소된 앤서니 사건에 대해 배심원단이 1급 살인 혐의에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배심원단은 다만 수사 당국에 대한 위증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평결했다. 앤서니는 살인 혐의 무죄 평결로 사형 선고를 피하게 됐다. 위증 혐의에 대한 형량은 최대 징역 1년이어서 7일 열리는 판사의 선고공판에서 잘하면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주(州)법원에서는 피고인이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새로운 증거가 제출되지 않는 한 검찰의 항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앤서니 사건은 종결되는 셈이다. 배심원단의 무죄 평결이 낭독되자 앤서니는 흐느꼈고 변호인단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앤서니는 물을 마시며 주변 사람들에게 밝은 표정으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한 방송인은 “아무리 무죄를 받았다고 해도 딸이 죽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좋아할 수 있느냐.”고 혀를 찼다. 한 전문가는 “오늘 평결은 앤서니가 유죄가 아니라는 말이지 결백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살인 증거가 명백한데도 배심원단이 인정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사형제도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교훈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한 방송은 변호인단이 평결 후 법원 인근 식당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 파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이의 죽음이 기뻐할 일인가.”라고 비난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배심원단 무죄평결 왜

    5일 케이시 앤서니의 살인 혐의를 무죄 평결한 배심원 12명은 언론에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어떠한 추가적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법원에서 내준 버스를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이들이 법률가가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에서 일반 미국인의 정서대로 유죄 평결을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왜일까. 정황 증거는 많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었는지가 규명돼야 하는데 시신이 부패한 탓에 검찰은 이를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딸과 마지막으로 함께 있었던 사람이 앤서니이고 그녀가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한 점 등을 결정적 증거로 판단하지 않은 것은 배심원 제도의 한계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판사라면 전문 지식을 토대로 유력한 정황 증거를 직접 증거로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일반인들은 재판 전 간단하게 교육받는 ‘무죄 추정 및 유죄 입증 원칙’에 따라 사안을 너무 단순하게 보기 때문에 심층적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명감이 약하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전문가인 판사도 피고인에게 중형을 내릴 때는 부담감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하물며 생업이 따로 있는 일반인들이 앤서니에게 사형 선고로 직결되는 유죄 평결을 과감히 내리기가 쉬웠을까. 게다가 만장일치 배심원 제도의 특성상 몇 사람이라도 무죄를 주장하면 극형과 직결되는 유죄를 밀어붙이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1995년 OJ 심슨 사건 당시 형사재판에서는 무죄가 나오고 민사재판에서 유죄가 나온 사례는 이런 딜레마의 전형이다. 이번 배심원단 12명 중에는 자녀나 손자를 둔 사람이 9명 있었다. 이를 놓고 미국 언론은 아이에 대한 동정심을 들어 유죄를 예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자녀가 있는 배심원들이 자신들의 가치관대로 설마 엄마가 아이를 살해했을까 하고 생각하며 앤서니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울었을 개연성이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파티맘’ 앤서니 사건, 배심원 선택은?

    ‘파티맘’ 앤서니 사건, 배심원 선택은?

    악마보다 못한 엄마인가, 억울한 또 한명의 피해자인가. 두 살배기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케이시 앤서니(25) 재판의 결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재판은 4일(현지시간) 검찰의 논고와 피고인 측의 변론이 모두 끝나 배심원단 손으로 넘겨졌다. 앤서니는 2008년 10월 1급 살인과 위증, 아동 학대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됐었다. 배심원단의 의견이 쉽게 일치되면 하루이틀 만에 바로 평결이 나올 수 있지만, 의견이 갈리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평범한 시민 중 무작위로 뽑힌 배심원단은 여성 7명과 남성 5명 등 12명으로 구성됐다. 의도적으로 딸을 살해했다는 배심원단 평결이 나올 경우 앤서니는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정황만 보면 앤서니가 유죄라는 심증을 갖기 쉽다. 그녀의 언행을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앤서니의 딸 케일리가 실종된 것은 2008년 6월이었다. 그로부터 한달 뒤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은 엄마 앤서니가 아니라 함께 살던 외할머니 신디였다. 신디는 경찰에 아이가 한달 전 엄마를 따라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신디와 남편 조지 등 가족들은 아이의 행방을 물었지만 그 때마다 앤서니는 일이 바쁘다며 대답을 피했고, 나중에는 보모 제니와 함께 나갔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앤서니가 말한 보모는 실존 인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에 구속된 뒤 앤서니는 다시 말을 바꿔 아이가 집 수영장에서 사고로 익사했고 이를 감추려 살해당한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아이의 시신은 실종 6개월 뒤 집에서 400m 떨어진 숲에서 발견됐다. 앤서니의 주장대로 사고사가 맞다 해도 엄마로서는 인사불성이 되는 게 정상일 텐데, 그녀는 딸 사망 며칠 뒤 남자친구와 유쾌하게 어울리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질펀하게 놀았던 사실이 사진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앤서니가 무죄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유죄로 판정될 경우 기존의 모성에 대한 가치관에 엄청난 충격을 주는 것이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자유분방하고 놀기 좋아하는 ‘파티걸’ 앤서니가 19살에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딸을 낳았다가 화려한 인생을 위해 아이를 살해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공천장사’ 철퇴… 前주지사 유죄

    “나는 사실만 들으려고 했어요. 우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어요.”(배심원 140호) “그는 매력적인 사람이에요. 그 점을 우리가 배심원으로서 해야 할 일과 분리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배심원 103호) “보통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막후 거래는 있죠.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러는 것은 금지선을 넘는 행위예요.”(배심원 146호) 미국 국민은 끝내 부패한 공직자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 27일 라드 블라고예비치(54) 전 미 일리노이 주지사에 대한 연방법원 재심(항소심)에서 무작위 추첨된 시민으로 구성된 배심원단 12명(여자 11명, 남자 1명)은 20개 혐의 중 수뢰, 금품강요, 갈취, 금융사기 등 17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했다. 유죄 혐의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직을 돈 받고 판 혐의도 포함됐다. 재판장은 오는 8월 선고공판을 열어 형량을 선고한다. 이 사건은 대법원 재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되면 블라고예비치는 바로 교도소로 들어가야 한다. 산술적으로는 최대 300년 형까지 선고가 가능하나,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10년 안팎의 형을 예상한다. 지난해 8월 첫 재판(1심)에서 배심원단은 증거 부족과 블라고예비치의 현란한 말솜씨에 밀려 연방수사국(FBI)에 허위진술한 혐의를 제외한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무죄 판단을 내리지 못했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검찰이 블라고예비치의 범죄 발언이 녹음된 기록 등을 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변호인은 “녹음된 블라고예비치의 발언은 단지 생각이었을 뿐 이를 현실에 옮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으나 이미 FBI에 대한 허위진술 혐의를 스스로 인정한 블라고예비치의 말을 배심원단은 신뢰하지 않았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고예비치는 아내의 손을 잡고 법정을 나오면서 기자들에게 “솔직히 충격을 받았다. 집에 가서 두 딸(8살, 14살)에게 이 일을 설명해야겠다.”고 말했다. 패트릭 피저럴드 검사는 “5년 전 전임자가 부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을 때 배심원단은 더 이상 부패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인데 블라고예비치는 그것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블라고예비치의 전임자인 조지 라이언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6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블라고예비치를 포함해 1973년 이후 4명의 주지사가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등 일리노이는 미국에서 대표적인 ‘복마전’으로 꼽힌다. 현 주지사인 패트 퀸은 “더 이상 주지사가 감옥에 가지 않도록 정부를 개혁하라는 사명으로 새기겠다.”고 했다. 공화당 소속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 마크 커크는 “오늘 평결은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경고”라고 했다. FBI 시카고 지국장 로버트 그랜트는 “미국의 사법 정의는 느리지만 결국 진실을 찾는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OJ 심슨, 전처 내가 죽였다”…보도 진실 논란

    지난 1994년 미국사회를 뒤흔들었던 ‘OJ 심슨 사건’이 다시한번 미국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심슨이 조만간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할 프로그램에서 전처인 니콜 브라운 심슨을 살해 한 것은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심슨은 니콜이 자녀 앞에서 마약을 복용하고 다른 남자를 끌어들여 화가나 칼로 그녀를 찔렀다고 인터뷰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이같은 단독 보도는 오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O J 심슨을 인터뷰를 했다고 언급된 프로듀서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정했기 때문. 해당 보도를 인용한 다른 매체의 기사도 속속 지워지고 있다. 1994년 사건 발생 직후 ‘O J 심슨 사건’이 미국사회에 던진 화두는 컸다.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심슨은 화려한 변호인단을 구성, 결국 무죄를 받아냈기 때문. 당시 변호인단은 “수사 경찰이 백인우월주의자” 라며 인종 차별을 강조하며 흑인 위주의 배심원단을 구성하는데 성공해 미국식 재판제도에 대한 회의론도 불거졌다. 한편 OJ심슨은 현재 2008년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장 강도를 저지른 혐의로 네바다주 러브록 교정센터에서 복역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031억원 배상…성희롱 소송 사상 최고액

    1031억원 배상…성희롱 소송 사상 최고액

    미국에서 성희롱 소송 사상 9500만 달러(약 103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역대 최고금액 평결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남부 연방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0대 여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직장 상사에 위와 같은 금액을 배상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지난 3일 평결작업 끝에 1500만 달러의 배상금과 함께 징벌성 배상금 8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라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렸다. 징벌성 배상금은 비록 민사적인 경우라 할지라도 공익에 반하는 악의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민사법원이 추가로 내리는 징벌성 조치다. 원고 측 변호사는 “이번 판정은 경찰이 입수한 증거(정액)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면서 “개인이 고소한 성희롱 소송 중에서 사상 최고 금액의 배상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정 한도로 배상금은 4300만 달러(약 466억원)로 감액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해졌다. 원고인 애슐리 앨포드는 20세였던 지난 2005년, 미국 내 1800여개의 체인점을 운영하는 가구 회사 ‘아론’에 입사해, 세인트루이스 지점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했다. 앨포드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자신의 일에 임했지만 해당 지점의 직원들로부터 언어적 성희롱을 당하기 시작했다. 또한 앨포드는 휴가 신청 등을 위해 점장 리처드 무어를 찾을 때마다 대가로 성행위를 요구당했다. 이에 이메일을 통해 사내 신고도 해봤지만 메일만 회신될 뿐, 소용이 없었다고. 2006년 9월께 앨포드는 지점장의 호출로 물류 창고에 갔다가 그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고, 다음 달 1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보다 강도 높은 성추행을 당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그녀는 바로 사표를 내고 퇴사한 뒤, 2008년 해당 회사 상사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한편 리처드 무어 측 변호인은 “기록이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번 소송에 이의 신청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적 아라이 무기징역 선고

    해적 아라이 무기징역 선고

    삼호주얼리호 석해균 선장에게 총을 쏜 소말리아 해적 마호메드 아라이(23)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아울 브랄라트(18세)에게는 징역 15년, 아부카드 애만 알리(24)와 압둘라 알리(21)에게는 징역 13년이 떨어졌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김진석 부장판사)는 27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중무장 상태로 선박 탈취 ▲1380만원 상당의 물품 강취 ▲선박 운항 강제 ▲인질 몸값 요구 ▲선원 폭행 ▲해군에 총격 3명 부상 ▲총알받이로 선원 활용(인간 방패) ▲석 선장 총격 등 8가지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배심원들이 제출한 양형의향서를 참고해 검찰의 구형량(사형 등)보다 낮췄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검찰이 공소한 해상강도살인미수 등 모든 혐의가 인정되고, 배심원들이 제출한 양형 의향서를 참고했다.”면서 “아라이는 석 선장에게 총을 쏜 혐의 등이 명백히 인정되므로 중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부산 김정한·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해적재판 마지막날… 배심원 마음잡기 안간힘

    해적재판 마지막날… 배심원 마음잡기 안간힘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마지막날인 27일에도 검찰과 해적, 변호인은 최후 변론과 진술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였다. 더불어 배심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보였다. 배심원들의 평결이 법적 구속력은 없고 권고적 효력만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판부가 평결와 동떨어진 판결을 내리긴 어렵기 때문이다. 전날과는 달리 법복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검찰은 해적들이 쓰는 AK47 소총과 석해균 선장의 인체모형 등을 다시 내보이며 마호메드 아라이의 총격 혐의를 입증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해적들이 우리 선원들을 ‘인간 방패’로 내세운 혐의도 강조했다. 검찰은 진압작전 당시 마호메드 아라이가 조타실에서 총을 든 것을 봤다는 다른 해적들의 증언과 아라이가 “캡틴(선장)”을 외치는 모습을 본 직후 4~5발의 총성이 울렸다는 선원들의 진술, 석 선장이 해적들이 쓰는 총탄에 치명상을 입었다는 총기 실험 결과 등을 증거로 들었다. 이에 변호인은 최종 변론에서 아라이가 총을 쏘는 장면을 직접 본 사람이 없고,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총알 가운데 AK47 소총과 관련된 것은 파편 1개밖에 없으며 석 선장이 집중 사격을 받았다는 장소 근처에서 확인된 AK 탄흔도 1개밖에 없다면서 ‘증거 불충분’을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선원들을 ‘윙 브리지’로 내보내는 것은 청해부대에 “선원들이 안전하니까 총을 쏘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었지, 인간 방패로 쓸 생각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배심원단을 향한 강한 설득도 이어졌다. 검사는 “저는 아내와 자녀 2명이 있는데, 총기와 로켓포로 무장한 괴한들이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과 아내를 납치해 ‘거액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위협한다면 제 인생은 어떻게 되겠으며 배심원들의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그렇게 된다면 배심원들의 인생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반면에 아라이의 변호인은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인 석 선장은 피고인들에 대해 ‘이들도 사람이다’라면서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선처해 달라고 했다.”는 말로 최후 변론을 끝냈다. 만 19세가 안 되는 아울 브랄라트(18세 11개월)의 변호인은 “너무 가난해 고등학교를 중퇴한 피고인은 우리나라에 있었다면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청소년이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라이는 최후 진술에서 “대한민국은 정말 좋은 나라”라고 전제한 뒤 “제가 저지른 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어떤 형이라도 달게 받겠다.”면서 “나중에 아내와 자녀도 한국에 데려올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브랄라트는 “피해자와 한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한국에서 살 수 없다면 소말리아에서 응분의 대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부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배심원 12명·통역 5명 최다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다가 우리 해군에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들에 대한 재판은 국내 첫 해적 재판이라는 것 외에도 여러 진기록을 남겼다. 27일 부산지법 등에 따르면 해적들은 2008년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받은 첫 외국인이기도 하다. 그동안 국민참여재판은 보통 하루 만에 끝났고 길어야 이틀을 넘기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5일간이나 열렸다. 해적 5명 가운데 압둘라 후세인 마카무드는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해 혼자 일반 재판을 받게 됐는데, 이처럼 공범이 각각 다른 형태로 재판을 받는 것도 처음이다.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은 최다 9명까지 구성할 수 있고, 예비 배심원을 5명까지 둘 수 있다. 지금까지는 예비 배심원을 1명만 뒀으나 이번에는 ‘장기 레이스’에 대비해 예비 배심원을 3명이나 뒀다. 통역인 수도 단일 재판으로는 가장 많았다. 해적들이 대부분 이슬람권에서 널리 쓰는 아랍어도 구사할 수 없는 문맹 수준인 데다 국내에는 소말리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한국어-영어-소말리아어’ 식으로 순차 통역할 수밖에 없었다. 영어 통역인 3명과 소말리아어 통역인 2명 등 모두 5명이 이번 재판에 매달려야 했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동시통역을 시도하다 보니 피고인들에게 헤드폰을 끼도록 했다. 또 세계적인 관심을 고려해 다른 강력 사건 피고인들과는 달리 수갑 등 계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변호인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피고인석과 변호인석을 분리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공범이 있는 형사사건에서 피고인별로 국선 변호인이 선임된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해적들은 1명당 국선 변호인 2명의 조력을 받았다. 부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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