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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예훼손 배상액 37억원→5억원 엄청 손해 본 호주 여배우

    명예훼손 배상액 37억원→5억원 엄청 손해 본 호주 여배우

    지난해 원심은 피고에게 470만 호주달러(약 37억원)를 원고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는 60만 호주달러(약 5억원)로 경감됐다. 이에 원고는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기각 당했다. 할리우드 영화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원제 Bridesmaids)’과 ‘피치 퍼펙트’에서 열연했던 호주의 ‘플러스 사이즈(미국 기준으로 사이즈 12 이상의 옷을 입어야 하는 큰 체격)’ 여배우 레벨 윌슨(38)이 잡지 발행사 바우어 미디어가 자신을 거짓말을 일삼는 배우라고 깎아 내렸다며 낸 명예훼손 손해 배상 상고심이 16일 열렸는데 이처럼 실망스러운 판결을 받아들었다. 그녀는 법원 앞에 몰려든 취재진에게 어찌됐든 “확실한 마침표를 찍어” 기쁘다고 털어놓고는 “내겐 돈 문제가 결코 아니었다. 모욕에 맞서 성공적으로 싸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났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바우어 미디어는 내게 상처를 많이 안긴 끔찍한 거짓말들을 했음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그녀는 바우어 미디어가 2015년 일련의 보도를 통해 자신이 이름과 나이, 성장 과정 등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기사를 잇따라 내보내 명예를 훼손했고, 이런 잘못된 보도 때문에 영화 캐스팅이 취소되는 등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배심원들에게 설득력 있게 호소해 호주 역사 상 가장 많은 손해 배상액 판결을 얻어냈다. 뜻밖에 엄청난 금액이 선고되자 호주에서는 대중의 관심사를 좇기 마련인 언론의 입을 틀어 막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논란이 뜨겁게 일었다. 하지만 항소심은 “경제적 손실을 산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며 8분의 1 수준으로 감경했고, 이날 대법원 확정 판결로 60만 호주달러를 배상받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졌다. 바우어 미디어 역시 “대법원이 이 사안을 끝맺도록 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녀가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을 여러 인터뷰에서 늘어놓은 얘기들은 웬만한 영화 시나리오를 뺨치는 수준이었다. 애견 트레이너 부모 밑에서 태어나 주택 대신 캠핑카에서 주로 지냈으며 ‘레벨(Rebel)’은 본명이고, 동생들 이름은 ‘리버티(Liberty)’, ‘무정부주의(anarchy)’에 착안한 ‘아나키(Annachi)’, ‘폭동(riot)’에 착안한 ‘라이엇(Ryot)’으로 지어졌다고 했다. 할머니가 경마에서 딴 돈으로 사립학교를 다녔으며, 부끄러움이 많았는데 학교에서 잘나가는 애들을 따라 하며 성격을 개조했고, 아프리카 청년들을 상대로 연설하다 짐바브웨에선 총격전에 휘말렸고, 표범이 있는 우리 안에 들어갔으며, 모잠비크에선 말라리아에 걸려 남아공 병원 중환자실에 2주 입원한 적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뒤 여러 동창생들의 진술에 따라 나이도 다르고, 졸업 앨범엔 멜라니 엘리자베스 바운즈란 본명이 버젓이 기재돼 있는 것이 드러났다. 한 동창생은 “그녀에겐 정말 생생한 상상력이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에나 나올 법한 얘기를 하곤 했다”고 증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판사님이 보시던 채털리 부인의 사랑

    판사님이 보시던 채털리 부인의 사랑

    판사가 보던 너덜너덜해진 애정 소설인 작가 D.H 로렌스가 쓴 ‘채털리 부인의 사랑’ 한 권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만 6250 파운드(8100만원)에 팔렸다. 1960년 출판사 펭귄 북이 영국에서 발간했다가 곧바로 외설 혐의로 기소됐던 책들 가운데 한 권이다.BBC는 31일(현지시간) 당시 영국에서 문학 작품의 외설·음란성 관련 판결에 이용된 ‘현장 물품’인 ‘채털리 부인의 사랑’ 페이퍼백 한 권이 소더비 경매에서 이 가격에 팔렸다고 전했다. 낙찰 가격은 예상가의 다섯배를 뛰어넘었고, 경매된 펭권 서적 경매 가운데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낙찰자는 인터넷으로 입찰을 했으며, 익명을 요구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당시 배심원이 평결하는 재판을 맡은 로렌스 바이른 판사는 문제의 펭귄판 페이퍼백을 한 권 구해서 정독했고, 경매에 나온 너덜너덜 닭아진 페이퍼백이 바로 판사가 재판을 위해 정독하던 그 책이다. 경매에서는 거의 누더기가 되다시피한 페이퍼백 책 한 권과 함께 두꺼운 견직으로 만들어진 작은 자루가 함께 팔렸다. 이 자루는 당시 음란 서적으로 치부되던 책을 공공연히 들고 다니기 어려웠던 판사가 책을 담아 들고 다니던 자루이다. 1960년 판결 당시에도 로렌스 판사는 이 책을 이 견직 자루에 넣어 들고 왔다. 이 자루는 판사 부인인 도로시가 책의 크기에 맞게 바느질해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로시가 남편 로렌스 판사를 위해 먼저 책을 읽고 만들었던 노골적인 성적 표현 등 문제 되는 부분들의 목록 메모도 함께 팔렸다. 도로시는 ‘성교(love making)’ ‘굵은(coarse)’ 등으로 분류해 문제가 되는 소설 문장들을 페이지 수와 함께 기록했다. 아울러 해당 부분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적었다. 판결 당시 배심원들은 3시간 만의 숙의 끝에 무죄 평결을 내렸다. 소더비측은 이 판결로 문학 및 예술품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외설·음란성의 기준이 획기적으로 확장됐다고 밝혔다. 해금 판결과 함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은 단숨에 300만부가 팔렸다. 당시 본격 소설에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성에 관해 솔직한 묘사가 많은 이 소설을 작가 D.H 로렌스는 1928년에 완성하고도 고국 영국에서 출판할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해 이탈리아에서 자비로 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임금 30만원 내놔” 팀장 살해한 중국동포 징역 12년

    밀린 임금 30만 원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설현장 인력팀장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중국동포에게 징역 12년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심규홍)는 살인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5)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 22일 오후 9시 20분쯤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거리에서 인력팀장 A(2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용직 노동자인 김씨는 건설현장에서 A씨를 만났으며 이틀 치 임금 30만 원을 받지 못하자 대림동의 한 PC방에 있는 A씨를 찾아가 말다툼을 벌였다. 말다툼을 벌이다 PC방을 나선 김씨는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때리다 뒤엉켜 넘어졌고 흉기를 꺼내 A씨의 가슴과 팔을 10여 차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목격한 행인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김씨는 범행 이틀 뒤 경찰에 자수했다. 김씨는 또 지난해 2월 인터넷을 통해 화장품을 판매한다고 속여 피해자 B씨로부터 300여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들이 피고인을 강력히 처벌해줄 것을 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살인 범행을 자수한 점, 임금을 받지 못하자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배심원들은 김씨의 살인과 사기 혐의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냈다. 배심원 중 4명은 징역 16년, 나머지 1명은 징역 1년의 의견을 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레드 제플린 ‘스테어웨이 투 헤븐’ 표절 원심 파기돼 새 재판 직면

    레드 제플린 ‘스테어웨이 투 헤븐’ 표절 원심 파기돼 새 재판 직면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레드 제플린이 불후의 명곡 ‘스테어웨이 투 헤븐’ 표절 소송에 또다시 직면했다. 1971년 이 밴드의 히트곡 앞부분 기타 리프가 ‘스피릿’이란 미국 록그룹의 작품 ‘타우러스’를 베낀 것이란 표절 소송은 2015년 시작돼 다음해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이 표절 시비를 일축하면서 일단락됐다. 스피릿의 기타리스트 랜디 울프는 1997년 12세 아들을 구하려다 태평양에 익사했고 그의 신탁인인 마이클 스키드모어가 소송 원고였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제9 순회 항소법원의 리처드 파에스 판사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원심 재판관의 판단에 일련의 실수가 있었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해 다시 재판이 시작되게 됐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원심 판사는 “충분히 독창적인 (음악 요소들을) 결합했으면” 원고가 승소할 수 있음을 배심원들에게 말하지 않았으며 “음악적 요소들의 저작권은 공적 도메인에 해당한다”고 배심원들에게 말하면 안되는데 했다는 것이 실수였다는 것이다. 레드 제플린의 변호인들은 즉각 코멘트하지 않고 있다.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와 프론트맨이자 보컬리스트인 로버트 플랜트는 웨일스의 한 오두막에서 작곡한 것이라며 관련 혐의를 꾸준히 부인하고 있다. 원심 재판은 두 곡 모두를 배심원들이 들으면서 시작됐다. 원고측 변호사인 프랜시스 말로파이는 당시 공개 성명을 통해 재판의 성격을 여섯 단어로 축약했는데 “인정할 만한 공적은 인정한다(give credit where credit is due)”였다. 이어 페이지와 플랜트 모두 “믿기지 않는 연주자이며 음악인들인데 다른 사람의 음악을 갖다가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두 밴드가 ‘스테어웨이 투 헤븐’이 발매되기 1년 전에 이미 공연에서 연주를 한 적이 있어 두 사람이 ‘토러스’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두 기타 리프가 본질적으로 비슷하지 않다고 평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법원 “궁중족발 사장, 건물주 죽일 의도 없었다”

    법원 “궁중족발 사장, 건물주 죽일 의도 없었다”

    1심 망치 폭력 등 인정 징역 2년 6개월상가 임대료 문제로 극심한 갈등 관계에 있던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건물주를 폭행하고 행인을 차로 쳐 다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6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해 배심원단 평결을 받아들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4~5일 이틀간 열린 국민참여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인의 고의’를 놓고 7명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피해자를 다치게 할 의도로 차로 돌진하거나 쇠망치를 피해자에게 휘둘러 상해를 가한 것에서 더 나아가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매우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도망가는 피해자를 뒤쫓아가 폭행했고, 행인을 차로 치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배심원단도 이 부분은 만장일치 유죄 평결이었다.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미리 준비한 쇠망치를 휘둘러 피해자가 직접 맞았다”며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심원단과 재판부는 ▲범행 시간이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평일 오전 출근 시간대인 점 ▲범행 발생 장소가 빌라, 상가가 밀집돼 폐쇄회로(CC)TV가 많이 설치된 곳인 점 ▲망치는 겁을 주기 위해 휘둘렀을 뿐이라는 점 등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근거로 제시한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면서 “피고인 행위에 합당한 결과를 찾기 위해 재판부와 배심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피고인과 피해자(건물주), 가족들은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분노하고 미워하며 고통 속에 살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 이후 상대방을 향한 원망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걷어내고 진정한 행복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궁중족발’ 사장 징역 2년 6개월…배심원 만장일치로 살인미수는 ‘무죄’

    ‘궁중족발’ 사장 징역 2년 6개월…배심원 만장일치로 살인미수는 ‘무죄’

    상가 임대료 문제로 극심한 갈등 관계에 있던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본가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건물주를 폭행하고 행인을 차로 쳐 다치게 한 혐의에 대해서는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6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 대해 배심원단 평결을 받아들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4~5일 이틀간 열린 국민참여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살인의 고의’를 놓고 7명의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피해자를 다치게 할 의도로 차로 돌진하거나 쇠망치를 피해자에게 휘둘러 상해를 가한 것에서 더 나아가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는 “매우 위험한 도구를 사용해 도망가는 피해자를 뒤쫓아가 폭행했고, 행인을 차로 치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배심원단도 이 부분은 만장일치 유죄 평결이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미리 준비한 쇠망치를 휘둘러 피해자가 직접 맞았다”며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배심원단과 재판부는 ▲범행 시간이 사람들의 통행이 빈번한 평일 오전 출근 시간대인 점 ▲범행 발생 장소가 빌라, 상가가 밀집돼 폐쇄회로(CC)TV가 많이 설치된 곳인 점 등을 근거로 망치는 겁을 주기 위해 휘둘렀을 뿐이라는 점 등을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근거로 제시한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이 사건을 진행하는 동안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면서 “피고인 행위에 합당한 결과를 찾기 위해 재판부와 배심원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피고인과 피해자(건물주), 가족들은 앞으로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분노하고 미워하며 고통 속에 살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 이후 상대방을 향한 원망의 감정을 마음속에서 걷어내고 진정한 행복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궁중족발 사건’ 가해자에 중형 구형…“임차인권리 보호 자리 아냐”

    ‘궁중족발 사건’ 가해자에 중형 구형…“임차인권리 보호 자리 아냐”

    상가 임대료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겪다가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본가궁중족발’ 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5일 이틀째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건물주 이모(60)씨가 사건이 일어난 지 석 달 만에 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와 법정에서 마주했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는 가림막이 세워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이틀째 열린 김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상가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분쟁이 있다고 해서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사적인 복수가 가능하지 않아 법이 있는 것인데 그걸 피고인은 무시했다”며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배심원들에게 요청했다. 앞서 이날 재판에서는 건물주 이씨와 김씨의 아내 윤모씨 등이 차례로 증인으로 나왔다. 이씨는 서로 깊은 감정싸움을 하던 김씨와 가림막을 둔 채 “무서웠다”는 말을 거듭 되풀이했다. 김씨가 자신의 자녀를 언급하며 “대를 끊어놓겠다”는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냈고, 망치를 들고 쫓아왔을 때, 폭행했을 때 등 김씨와 얽힌 상황에 대한 심정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잇달아 “무서웠다”고만 했다. 특히 김씨가 망치를 휘둘렀을 땐 “살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가림막 뒤에 있던 김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가만히 이씨의 증언을 듣기만 했다. 반면 김씨의 아내인 윤씨는 “이씨가 애아빠(김씨)에게 끊임없이 문자와 연락을 해왔다”면서 “나중에 합의를 할 일도 있기 때문에 건물주와 임대인 사이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해서 차단할 수 없었다”며 또 다른 공포심을 언급했다. 윤씨는 특히 이씨와의 명도소송에서 패한 뒤에도 가게에서 나가지 않은 이유를 검사가 묻자 “건물주가 정당해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형평성을 잃어버린 법 때문”이라면서 “판결문이 건물주에게 너무 과도한 권한을 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평생 모은 재산이 가게 하나인데 그냥 나갈 수가 없었다. 법에서도 외면받고 보호받지 못해 저희는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었다”며 북받쳤다. 2009년부터 서울 서촌에서 궁중족발을 운영하던 김씨 부부는 2016년 1월 이씨가 족발집이 입점한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뒤 기존보다 4배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면서 이씨와 갈등을 빚게 됐다. 이씨는 보증금을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월세를 297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올렸다. 김씨는 이씨에게 건물명도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패소했고, 12차례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김씨는 건물에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 조리대 밑을 붙잡고 버티다가 경비 용역들에게 강제로 끌려나오는 과정에서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 6월 6일 12번째로 이뤄진 강제집행이 모두 완료된 날이었고, 이씨와 김씨의 갈등은 더욱 극에 달했다. 맘상모(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등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시민단체가 연대해 궁중족발 앞에서 집회도 가지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했다. 6월 7일 오전 8시 20분쯤 김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이씨를 망치로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하고, 이에 앞서 골목길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으로 이씨를 들이받으려다가 지나가던 행인 염모씨를 차로 쳐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도록 한 혐의(살인미수), 이씨가 사용하던 차를 들이받아 손해를 입힌 혐의(재물손괴)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들은 처음부터 배심원단을 향해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이 법정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분쟁을 논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임차인의 권리를 어디까지 보호해줘야 할지를 논의하는 게 아니라, 피고인이 과연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지를 밝히는 자리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씨가 이씨에게 망치를 휘두르다 폭행한 6월 7일 그날의 현장만 증거에 의해 판단해 달라는 것이었다. 반면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입장에선 99를 가진 사람이 1을 빼앗는 듯한 억하심정이 있었다는 것을 좀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면서 “피고인이 전혀 죄를 짓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지은 죄 만큼만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씨의 살인미수 등의 혐의에 대한 재판의 핵심 쟁점은 과연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냐는 것이다. 검찰은 “미리 준비한 길이 40㎝ 쇠망치를 들고가 이씨에게 여러 차례 휘둘렀고 이씨가 필사적으로 피하는데도 끝까지 추격해 머리 부위를 겨냥해 망치로 때렸다”며 김씨에게 고의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은 “자신을 괴롭힌 임대인을 혼 내주려고 한 것일 뿐 살인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 살인할 생각이 있었다면 피고인이 더 자주 사용하는 칼을 갖고 밤에 은밀히 불러내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이틀간 재판을 지켜본 국민배심원단 7명의 평의 결과를 바탕으로 6일 김씨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욕하고 때리는 치매 10년…아들은 수면제를 탔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욕하고 때리는 치매 10년…아들은 수면제를 탔다

    잠든 어머니 코·입 막은 40대 양성준씨“저 도둑년이 우리 집 살림을 거덜 내려고 하네. 나가, 이년아.” 양성준(47·가명)씨가 출근한 뒤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상황이 급하다는 간병인의 전화를 받고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오자 어머니(당시 67세)는 지팡이를 마구 휘두르며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간병인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들을 본 어머니는 그제야 안심이 된 듯 누그러졌지만 간병인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그 길로 짐을 쌌다. 또 일주일을 못 견뎠다. 2001년 환갑도 안 돼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 몸에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찾아왔다. 거동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폭행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 폭력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다. 어머니의 정신은 필라멘트가 다한 전구 같았다. 처음에는 한두 번 깜빡거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빛을 잃다가 나중에는 아주 가끔 불이 들어오는 듯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동네 주민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다. 행동은 점점 과격해졌다. TV부터 전기밥솥, 전화기까지 살림은 남아나는 게 없었다. 자식들도 알아보지 못하고 도둑이라며 욕설을 퍼붓던 어머니는 잠깐이나마 기억이 돌아오면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때문에 네 동생이 힘들어. 죽고 싶어도 그것조차 쉽지 않구나.” 그도 잠시, 딸이 “그런 말 말고 건강하세요”라고 하면 또다시 욕설을 퍼부으며 돌변했다. 우울한 암전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2007년 아버지마저 간암으로 사망하자 간병은 오롯이 양씨의 몫이 됐다.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봐 암 투병 사실마저 숨겼던 아버지는 “네 엄마와 함께 가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꼭 요양원에 모셔라”고 당부하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아들은 차마 그러지 못했다. 최대한 바깥일을 줄이고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는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양씨가 없으면 꼭 사달이 났다. 어머니는 혼자 집 밖으로 나가 길을 잃어버렸다. 같은 신고가 반복되자 경찰들도 짜증스러워했다. 양씨가 종일 동네를 찾아 헤매다 보면 어머니는 길가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밖에서 문을 잠그고 출근을 하면 어머니는 몇 시간씩 괴성을 질렀다. 주민들의 원성은 더 커졌다.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셨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다른 환자를 슬리퍼로 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해 하루 만에 다시 집으로 모셔 와야 했다. 다른 병원에서는 어머니의 팔다리를 침대에 묶어 놓았다. 이런 어머니가 안쓰러웠던 양씨는 잘 때만이라도 편하게 해드리자며 묶은 끈을 풀어드리고 병원에서 함께 밤을 새우고 출근하곤 했다. 잘되던 입시학원까지 접고 어머니를 돌봤지만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카드빚이 늘어났다. 끝을 알 수 없는 간병에 양씨도 지치기 시작했고, 고립감, 우울, 절망이 숨통을 조였다. 무엇보다 완전히 딴사람이 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 아들 앞에서는 옷도 갈아입지 않을 정도로 흐트러짐 없던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한 후 혼자서는 입지도, 먹지도, 볼일을 볼 수조차 없는 지경이 됐다. 식사도 거부한 채 움직이지 못하는 다리로 병원 현관에 기어나와 매일 아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몸무게가 15㎏이나 빠져 이미 산송장 같은 모습이었다. 병원에서는 어머니에게 주사로 영양분을 억지로 공급했다. 양씨가 올 때마다 어머니는 “제발 나가게만 해줘”라고 매달렸다. ‘짜르르 짜르르….’ 매미가 자지러지게 울던 2011년 8월 초, 휴가철이니 바람이라도 쐬어 드리고 싶다며 병원에 외박 신청을 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다섯 번째 병원. 옮긴 지 한 달 반 만이었다. 집에 오신 어머니는 아들이 주는 죽과 과일을 맛있게 드셨다. “어머니가 음식을 드시지 못하는 게 아니었어.” 양씨가 흐느꼈다. 어머니는 양씨가 건넨 수면제 다섯 알을 먹고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었다. 어머니 옆에 몇 시간이나 있었을까.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본 양씨는 테이프로 어머니의 입과 코를 막고는 어머니 품에 가만히 머리를 묻었다. ‘어머니 편하게 해드리고 저도 따라갈게요.’ 간병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었다. 자살에 실패한 양씨는 사흘 뒤 경찰에 자수했다. 양씨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혼자서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던 걸 봐왔던 이웃주민들이 먼저 나서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은 양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양씨와 같은 구치소에 있던 수감자로부터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는 양씨의 사건을 맡게 된 변호사는 “아들은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자신은 죄인이라 할 말이 없다며 스스로를 변호하려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양씨는 2016년 출소했다. 서울신문은 양씨를 직접 만나려고 수소문했으나 연락을 끊은 채 살아가는 그를 찾을 수 없었다. 양씨의 이야기는 변호사와 경찰, 주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재구성했다.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의심과 망상, 그리고 폭력성은 치매 간병의 또 다른 고통이다. 이는 치매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안겨 준다. 환자의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 때문에 늘 긴장하게 되고, 간병 기간이 길어지면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간병인은 치매 환자의 폭언과 폭행에 직접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폭력성은 간병인으로 하여금 우발적 살인이나 자살 충동을 부추기기도 했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외 3명이 2016년 발표한 ‘치매노인의 증상 정도가 부양자의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증상이 심해질수록 가족 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부양자의 자살 생각도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 범죄의 절반 이상이 치매 환자 가정에서 일어난다. 서울신문이 2006년부터 최근까지 발생한 간병살인 108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53.7%)이 치매 환자를 간병하면서 일어났다. 33.3%(36건)는 평소 피해자가 자신을 돌봐온 가해자에게 폭력이나 언어폭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근거 없이 엄마의 외도를 의심하실 때 그게 치매 초기라는 걸 미리 알았어야 했어요. 좀더 일찍 대처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후회스럽죠.” 아버지의 치매 증상으로 쓰라린 경험을 한 정진규(48·가명)씨는 기자와 만나 아픈 기억을 털어놓았다. 정씨의 어머니 이옥자(75·가명)씨는 2011년 11월 남편의 머리를 변압기로 내려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의 의심과 폭력이 날로 심해지더니 급기야 추석 때 온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네 엄마가 다른 남자와 놀아난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 것이다. 이씨가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자 병원까지 찾아가 소동을 일으켰다. 폭력적인 치매 남편과 사는 건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그러다 한순간에 폭발했다. 법정에 선 이씨는 “나는 이렇게 힘든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코를 골며 자는 남편이 치가 떨리게 미웠다”며 흐느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은 이씨에게 살해의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남편을 헌신적으로 병수발해 온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사건 이후 법원과 병원의 권유에 따라 정씨와 형제들은 아버지를 국립요양원으로 모셨다.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어머니는 서둘러 병원에 모시고 가 약을 복용하며 관리하고 있다. “치매가 의심되면 무조건 검사를 받고 약을 드시도록 하는 게 첫 번째예요. 증상이 심해지면 요양원에 모시든 요양보호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으세요. 가족이 직접 모셔야 자식 노릇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게 최선이 아닐 수 있어요. 우리 가족이 혹독한 경험을 치르고서야 깨달은 거예요. 지금 두 분은 행복하세요.”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궁중족발 사건’ 첫 국민참여재판…‘살인 고의’ 여부 쟁점

    ‘궁중족발 사건’ 첫 국민참여재판…‘살인 고의’ 여부 쟁점

    상가 임대료를 약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나 올린 건물주를 둔기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업주의 첫 국민참여재판이 4일 열렸다. 검찰은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은 검찰이 김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비판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10년 동안 ‘본가궁중족발’을 운영한 업주 김모(54)씨의 국민참여재판이 이날 열렸다. 김씨는 지난 6월 7일 오전 8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임대료 인상 문제로 약 2년 동안 갈등을 겪던 건물주 이모(60)씨를 망치로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를 살해하려고 결심하고 망치를 미리 준비했다. 이씨가 필사적으로 피하는데도 끝까지 추격해 머리 부위를 겨냥해 망치로 때렸다”면서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행 목적은 살인이었는데 경찰에 체포되면서 목적 달성을 못 한 것”이라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분쟁 등이 아닌, 오로지 김씨의 행위가 살인미수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자리인 만큼 증거에 의해서만 판단해 달라”고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본인을 괴롭힌 임대인을 혼내줘 분을 풀려는 의도였다”면서 “살인 고의가 있었다면 출근 시간의 공개된 골목이 아니라 밤에 이씨를 1대1로 불러 칼을 사용하는 것이 (살인의)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맞섰다. 상해죄만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은 또 “김씨는 한 번도 (망치로) 이씨의 머리를 맞춘 사실이 없다. 이씨 머리는 골절이 전혀 없고 두피만 찢어졌다”면서 “언론 보도가 자극적으로 나가다 보니 검찰이 무리하게 살인미수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김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실제 범행에 사용된 망치 등에 대한 증거 조사를 진행했다. 오는 5일에는 피해자 이씨가 법정에 나와 증언하고, 검찰의 구형 및 변호인의 최종 변론이 이뤄진다. 배심원은 이를 바탕으로 김씨 혐의에 대한 의견(평결)을 재판부에 내게 된다.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바탕으로 오는 6일 오후 2시 김씨에 대한 선고를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美, 전세계 8억t 유통 몬산토 제초제 발암 인정…3000억 배상 판결

    美, 전세계 8억t 유통 몬산토 제초제 발암 인정…3000억 배상 판결

    다국적 농업 기업인 몬산토의 제초제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배심원 평결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내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2015년 몬산토 제초제에 함유된 주성분인 글리포세이트를 발암 물질인 ‘2A 등급’으로 분류했지만 우리나라 등 전 세계에서 매년 쓰는 몬산토 제초제 규모는 8억t에 이른다. ●美학교 관리인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시한부 선고 미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제초제를 사용하다 암에 걸렸다며 2016년 민사소송을 제기한 드웨인 존슨(46)에게 몬산토가 3900만 달러(약 440억원)의 손해배상과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원)의 징벌적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지역 학교 운동장 관리인으로 일한 존슨은 2014년 암의 일종인 ‘비(非)호지킨 림프종’(림프조직 세포가 악성 종양으로 전환하는 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그의 변호인 티머시 리첸버그는 존슨이 매년 20~30차례 몬산토 제초제인 ‘라운드업’과 ‘레인저프로’를 뿌리는 작업을 하는 등 지속적으로 제초제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들은 몬산토가 제초제 성분의 발암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고, 존슨의 암 발병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했다고 CNN은 전했다. 리첸버그는 이날 평결에 대해 “미 환경보호청(EPA)에 큰 경종을 울릴 것”이라면서 “현재 미국 내 유사 케이스는 4000건이 넘는다. (집단소송과 유사한) 단일 광역소송(MLD)도 400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몬산토 측은 “글리포세이트 성분이 안전하다는 수백 건의 연구 결과가 있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농진청 글리포세이트 출하제한 처분 해제 한편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1월 ‘농약안전성심의위원회’를 열고 “발암 위해성이 낮고 가격이 싸다”며 국내 글리포세이트의 출하제한 처분을 해제했다. 2015년 기준 몬산토 등 글리포세이트 제초제의 사용량은 전체의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토바이 교통사고‘ 20대,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선고… “과실 증명 안 돼”

    ‘오토바이 교통사고‘ 20대,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선고… “과실 증명 안 돼”

    오토바이를 운전하다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지나가던 노인을 사망하게 한 20대가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모(26)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백씨는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 앞에서 시속 51.8㎞로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성당에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 김모(당시 82세)씨를 뒤늦게 발견하고 들이받아 김씨가 한 달 뒤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결했다. 배심원 7명 중 6명도 무죄가 맞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날 열린 참여재판에서는 백씨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중 주의의무를 다했는지, 피해자를 발견하고도 사고를 막지 못한 것인지 등이 쟁점이 됐다. 검찰은 “피고인이 (사고 발생) 1초 전에만 주의를 기울였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오토바이로 피해자를 정면으로 들이받아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사망에 이른 것”이라면서 “충돌 직전에라도 피해자를 봤다면 핸들을 조작하며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이 사고로 골반 및 대퇴골 골절 등의 큰 부상을 당했다. 검찰은 이어 “특히 사고 장소는 대단지 아파트가 있는 횡단보도여서 항상 보행자를 주시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며 백씨에게 금고 1년형을 선고해 달라고 배심원들과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백씨와 변호인은 “주의의무를 다했지만 깁자기 무단횡단을 한 피해자를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사고가 일어난 시간이 오전 5시 33분쯤이어서 아직 어두웠던 데다 피해자가 달려오던 교통섬 쪽에 수풀이 우거져 있어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또 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터널 앞이라 교통량이 많아 누군가 무단횡단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점, 김씨가 사고 당시 어두운 색깔의 옷을 입고 있어 더욱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점 등을 설명했다. 당시 백씨는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고 평소에도 자주 다닌 길이었다고 강조했다. 운전자의 과실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는 점을 항변한 것이다. 백씨는 “제 부주의가 없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사고 장소가 정말 어둡고 가로등이 멀리 있었다”고 말했다.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에서 백씨는 “피해자 분과 가족들께 평생의 상처를 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하다”며 거듭 흐느껴 울기도 했다. 재판이 잠시 휴정됐을 땐 재판의 증인으로 나온 피해자의 아들 김씨를 찾아가 “죄송하다”고 울먹이며 여러 차례 사과를 하기도 했다. 백씨의 변호인도 “백씨가 할머니가 정신질환이 있는 형을 부양하며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강조하며 20대 청년인 백씨에게 조금이라도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는 취지로 변론했다. 백씨는 한 사이버대학에서 평일 오후에 공부를 한 뒤 저녁 8시쯤부터 새벽 3~4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한 뒤 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백씨가 사고 당일 수면 부족이었거나 귀가 시간이 평소보다 늦은 새벽 5시여서 더 급하게 운전을 했을 가능성 등을 추궁했지만 결국 배심원단은 증거 부족을 근거로 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현의 세상 얼싸안기] 국민참여재판, 개선하자

    [김현의 세상 얼싸안기] 국민참여재판, 개선하자

    중세시대에 죄인의 유죄 여부를 판단할 때 팔을 뒤로 묶은 죄인을 물에 던져 가라앉으면 깨끗한 물이 받아들인다 하여 무죄, 떠오르면 유죄였다고 한다. 부력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물에 떠오르니, 범죄 혐의가 있다고 기소되는 순간 물속에서 도망쳐서 무죄이거나 익사해 물에 떠올라 유죄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행정권과 사법권을 모두 가진 중세시대 왕이나 영주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하려는 제도가 배심제이고, 2008년 우리나라가 도입한 것은 미국식 배심제와는 조금 다른 국민참여재판이다. 아동 성범죄나 재벌 경제범죄에서 국민의 법감정에 맞지 않는 가벼운 형량의 판결이 논란이 됐다. 국민들이 느끼기에 법원 판결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든가 흉악범에 너무 낮은 형량이 선고된다는 불신이 있었다. 이런 불신을 없애고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맞는 재판을 하자는 취지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했다. 국민이 재판에 참여해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이를 법관에게 권고해 판결하게 하는 국민참여재판은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 제고란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문제점도 있다. 첫째 민사재판에 아직 도입되지 않아 형사재판에만 배심원이 참여하고, 둘째 기소 여부에 배심원들이 관여할 수 없으며, 셋째 배심원의 평결이 판사에 대해 권고적 효력만 가지고, 넷째 배심원이 관여한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도연이 여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 굿와이프에서는 민사재판 국민참여재판 장면이 나온다.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았지만, 미국 드라마를 각색한 것이다. 대형 제약사가 만든 항우울제의 부작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재판의 핵심이다. 국민참여재판의 스타 변호사로 노련한 대형제약사측 남성 변호사와 순수하고 의욕적인 피해자측 여성 변호사의 대결이 인상적이다. 초반 피해자측에 불리하게 진행되던 재판은 항우울제의 부작용 동물실험 화면이 공개되면서 배심원들이 심리적으로 동요하고 패소를 걱정한 제약사측 제안으로 100억원대 합의를 해서 사건이 종료된다. 사람이 죽어도 위자료 1억원이 최대인 우리나라의 손해배상액은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아 법원이 비판받아 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민사재판에 국민참여재판을 도입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배심제가 발달한 나라는 미국인데, 미국 헌법에서 배심제는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다. 미국 영화를 보면 변호사들이 배심원을 선발하는 까다로운 과정이나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상대로 격정적으로 변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뛰어난 언변으로 배심원들의 감성을 자극해 이길 수 없어 보이던 사건에서 승소하는 것은 영화화하기 좋은 극적 장면이다. 최근 발생한 퍼거슨 사태에서는 총기를 휴대하지 않은 흑인 청년이 범죄자로 오인받아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런데 대배심이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하면서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판단인 배심제의 문제점이 단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일반인은 법리보다 감정에 좌우되기 쉽고 배심원의 구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배심제는 대배심과 소배심으로 나뉜다. 대배심은 20여명으로 구성되며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소배심은 12명으로 구성되며 형사사건의 유무죄, 민사사건의 원고 승소 또는 피고 승소를 결정한다. 배심원의 유무죄 결정에 판사는 따라야 하며, 배심원이 무죄로 결정한 사건에 대해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 미국식 배심원제와 우리 국민참여재판은 각기 장단점이 있다. 최근 검찰 및 법원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견제 장치로 미국식 배심원제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검찰이 독점하는 기소권을 분리해 중대 범죄의 기소 여부에 배심원이 관여하게 하고,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에 법원이 따르도록 국민참여재판을 강화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실추된 지금 고려할 만하다.
  • 국민참여재판 “물대포, 일부 불법 있었지만 불가피”

    국민참여재판 “물대포, 일부 불법 있었지만 불가피”

    만장일치로 공무집행 방해 유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각종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영주(53)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배심원들은 이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된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14일 이 전 총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유예했다. 2년가량 수배 생활 끝에 지난해 12월 말 자진 체포 식으로 구속됐던 이 전 총장은 6개월 만에 석방됐다. 이 전 총장 측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와 차벽 설치, 최루액 물대포 살수 등의 위법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공무집행 관련 혐의는 모두 무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특수공무집행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유죄로 봤다. 쟁점이 된 집회금지 통고와 차벽 설치 과정은 위법하지 않았고, 물대포 살수도 일부 불법은 있었지만 폭력 집회를 제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도 “많은 집회 참가자가 다치거나 심지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법한 공무집행이 있었던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경찰의 공무집행 전부가 위법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전 총장이 피해 경찰관에게 사죄 의사를 표시한 점, 경찰의 집회 대응에 위법하고 부적절한 면이 있는 점 등을 들어 배심원 7명 중 6명이 집행유예로 형량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집회 및 시위 문화가 성숙돼 범행이 반복될 우려가 줄어든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합법 vs 불법… ‘민중총궐기’ 경찰 공무집행 논란

    합법 vs 불법… ‘민중총궐기’ 경찰 공무집행 논란

    檢 “폭력 쓴 집회서 정당한 공무” 변호인 “경찰 차벽·물대포 위법”10만명의 노동자·시민들과 경찰의 차벽이 맞서면서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고 특히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이 일어났던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정당했는지를 놓고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 앞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의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의 심리로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영주(53)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이틀째 열렸다. 그는 2015년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도심 일대에서 10차례 집회를 주도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와 함께 민중총궐기에서 경찰관 107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그중 75명의 경찰이 상해를 입도록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년가량의 수배 끝에 체포된 이 전 총장은 앞선 9차례 집회에서의 일반교통방해 혐의는 모두 인정했지만 민중총궐기 관련 혐의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배심원 7명과 예비 배심원 1명을 향해 이어진 검찰과 변호인의 날 선 공방의 핵심은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과연 적법했는가였다. 검찰은 “피고인이 폭력시위를 선동해 집회 참가자들이 각목과 쇠파이프, 사다리 등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했다”며 당시 집회가 매우 폭력적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헌법상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오직 평화적인 집회일 때만 가능한 것”이라면서 “이뤄야 하는 목적 못지않게 절차적 정당성도 지켜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피고인에게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 전 총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이 전 총장 측은 경찰이 민주노총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고, 질서유지선 관련 규정에 맞지 않는 차벽을 설치하는 한편 캡사이신이 담긴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직사살수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경찰의 공무집행 자체가 위법했기 때문에 공무집행 관련 혐의는 모두 무죄”라고 맞섰다. 변호인은 특히 지난달 31일 헌법재판소에서 최루액을 혼합한 물대포 살수 행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지난 5일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재판에서 현장 지휘관과 살수차 요원들에게 유죄가 인정된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서도 “폭력 시위에 맞선 최소한의 방어수단으로 살수차가 쓰인 것이며 일부 부당한 공무집행이 있었더라도 당시 경찰의 공무는 전체적으로는 합법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는 당시 현장에서 근무한 의무경찰이, 변호인 측 증인으로는 집회를 취재한 기자와 최루액의 위험성을 설명한 전문의가 나와 양측 입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선고는 14일 오전 10시에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민중총궐기’ 때 차벽과 최루 물대포, 정당했나 부당했나

    ‘민중총궐기’ 때 차벽과 최루 물대포, 정당했나 부당했나

    당시 집회 주도 이영주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 국민참여재판 열려검찰 “피고인이 폭력시위 선동” 변호인 “경찰이 부당 공권력 집행” 수 만 명의 시민과 차벽과 살수차를 앞세운 경찰이 충돌해 수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고, 특히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이 일어났던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공무집행이 정당했는지를 놓고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 앞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의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의 심리로 12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영주(53)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이 이틀째 열렸다. 그는 2015년 3월부터 11월까지 서울 도심 일대에서 10차례 집회를 주도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와 함께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관 107명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그 중 75명의 경찰에게 상해를 가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년가량 수배 끝에 자진 체포됐던 이 전 총장은 앞선 9차례의 집회에서의 일반교통방해 혐의는 모두 인정했지만 민중총궐기 관련 혐의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날 배심원 7명과 예비 배심원 1명을 향해 검찰은 “피고인이 폭력시위를 선동해 집회 참가자들이 각목과 쇠파이프, 사다리 등을 동원한 폭력을 행사했다”며 당시 집회가 불법적으로 자행됐음을 거듭 강조했다. 배심원들에게 제시한 프리젠테이션 화면에도 각목과 쇠파이프, 사다리 등의 도구를 빨간 글씨로 표시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경찰의 공무집행이 위법해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맞섰다. 특히 변호인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경찰의 공무집행이 위법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주최 측과 사전 협의도 없이 대안적 수단을 담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집회 금지를 통보했고, 질서유지선 관련 규정에 맞지 않은 차벽을 설치하는 한편, 최루액을 섞은 물대포를 직사살수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지난달 31일 헌법재판소에서 최루액 혼합 물대포 살수 행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고, 지난 5일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재판 관련, 현장 지휘관과 살수차 요원에게 유죄가 인정된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변호인은 변론에 앞서 이 전 총장의 초등학교 교사 시절 사진을 보여주며 “왜 평범한 선생님이 빨간 머리끈을 매고 투쟁을 하게 됐는지를 봐달라”고 호소했고, 민중총궐기가 열리기 전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노동개혁으로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팍팍해졌는지를 길게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은 “당시 현장에서 일부 경찰의 부당한 공무집행이 있었더라도 전체적으로는 합법한 공무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이날 검찰 측 증인으로 당시 현장에서 근무한 의무경찰이, 변호인 측 증인으로 집회를 취재한 기자가 나와 양측 입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선고는 14일 오전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월드피플+] 어린 딸 위해 발레 선보인 ‘딸바보 변호사’

    [월드피플+] 어린 딸 위해 발레 선보인 ‘딸바보 변호사’

    한 남성이 무대 공포증을 겪는 어린 딸을 도우려고 앙증맞은 발레 동작을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버뮤다에서 법정변론 전담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마크 대니얼스. 아내 킴과의 사이에서 어린 세 딸을 두고 있는 그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버뮤다 헤밀턴 시청에서 열린 둘째 딸 벨라의 생애 첫 발레 발표회를 관람하기 위해 막내딸 수리를 품에 안고 참석했다. 그런데 만 2살짜리 벨라가 발레복을 입고 하는 마지막 무대 리허설에 오른 뒤 걷잡을 수 없이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이에 그는 선생님의 호출에 벨라를 진정시키기 위해 수리를 품에 안은 채 무대로 나갔다. 그는 딸을 달래고 나서 손을 잡은 뒤 발레 동작을 선보였다. 비록 발레 동작은 어설픈 수준이지만, 그 모습을 본 다른 학부모들은 물론 교사들도 웃으며 즐거워했다. 대니얼스는 “당시 벨라는 매우 감정적이었고 내가 안아주길 원했다”면서 “딸은 짜증을 냈지만 무대에 계속 서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 공연이 시작되기 전 딸을 유일하게 퇴장시키고 싶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벨라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난 널 사랑하고 넌 놀라운 발레리나’라고 말해줬다. 딸에게 아빠와 함께 춤을 추고 싶은지 물었고 딸은 고개를 끄덕였다”면서 “딸과는 집에서 여러 번 연습했기에 발레 동작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의 발레 영상은 법원 동료들 사이에서도 크게 주목받았다. 그는 “배심원들과 경찰관들, 그리고 검사들이 내 영상을 보고 즐거웠다며 감사의 표시를 해 나를 당황하게 했다”면서 “심지어 얼마 전 법정에서도 한 판사가 내 발레에 대해 ‘그는 직업을 바꾸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웃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13년 미제 ‘강릉 노파 살인사건’ 진실은

    ‘그것이 알고싶다’ 13년 미제 ‘강릉 노파 살인사건’ 진실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송된 13년 전 발생 전 발생한 강릉 노파 살인사건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쪽지문과 립스틱, 살인의 증거인가 우연의 흔적인가’편에는 13년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강릉 노파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적한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05년 5월 강릉의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할머니는 숨을 쉬지 못하게 하려는 듯 양 손과 두발, 얼굴 전체가 테이프로 감겨 있었다. 시신 부검 결과 구타에 의해 다수의 갈비뼈가 골절됐고 등 쪽에 구타로 인한 후복막강 출혈이 있었으며 얼굴엔 울혈과 이로인한 정출혈, 질식의 소견도 관찰됐다. 사건 당시 할머니가 몸에 착용하고 있던 금반지와 금팔찌가 사라졌고 30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과 도장, 현금은 그대로였다. 경찰은 사건 현장을 샅샅이 뒤졌지만 누군가 청소한 듯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12년 간 미세로 남았던 이 사건이 지난해 9월 다시 주목받았다. 범행 도구로 쓰였던 테이프 안쪽 심지에서 쪽지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덕분에 용의자 정모씨를 검거했다. 그러나 정씨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는 무죄였다. 테이프에 찍힌 쪽지문이 살인의 결정적 증거로 채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참여재판에서 9명의 배심원 중 8명이 정시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할머니의 유족들은 “범인이 잡혀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재판을 보고 실망했다”며 “지문 때문에 정씨를 집어넣고 재판이 열렸는데 변호사는 설득력 있게 설명했고 검사 측은 아무 얘기를 못해 배심원들이 그쪽으로 쏠린 것 같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심에선 테이프에서 나온 지문이 정씨의 것은 맞지만 정씨가 범인이 아니라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제작진은 정씨와 인터뷰를 했다. 정씨는 제작진에게 “오토바이를 잃어버렸는데 자꾸 오토바이 이야기를 하길래 거시서 나왔다 했다”며 “자신은 강릉에 간 적이 없다”며 쪽지문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변호사가 빨리 시인하면 형량을 깎고 안하면 5년은 더 받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이유 없이 잡아놓고 범인이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냐”며 억울해 했다. “전과를 보고 의심하는 게 말이 되냐”고 한 정씨는 “전과 있는 놈은 다 나쁜 놈이냐? CCTV보면 내가 그 동네에 갔는지 다 나올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나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2005년 5월 당시 사건 현장 인근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제작진은 또 프로파일링과 유일한 흔적이 발견된 테이프의 정보를 토대로 출처를 추적했다. 그 결과 사건 현장이 있는 동네는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특별이 이곳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이 없다. 때문에 이동하던 중 피해자를 목격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범인은 비면식범일 확률이 높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제작진은 사건 당시 또 다른 용의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싱크대 위 설거지가 되지 않은 커피잔에서 발견된 립스틱 자국의 주인공이다. 립스틱의 주인공은 할머니와 수양딸처럼 가깝게 지내던 박모씨였다. 박씨는 사건 발생 한 달 후 체포됐고 그녀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사건의 정황과 박씨의 이야기가 맞지 않는다며 돌려보냈다. 박씨는 할머니 보다 왜소했고 범행 도구도 일치하지 않았다. 또 커피잔의 립스틱도 박씨와의 연관성이 밝혀지지 않았다. 박씨는 제작진에게 “그 날 할머니 집에 가지도 않았고 커피잔에 뭘 마시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씨가 범인으로 몰렸던 이유는 경찰이 초동수사에서 범인을 면식범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원, 가정폭력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부인 ‘집행유예’ 선고

    법원, 가정폭력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부인 ‘집행유예’ 선고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지팡이로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부인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송각엽)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6·여)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살인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으며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존귀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B씨로부터 장기간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이 범행 또한 B씨의 폭력적 행위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유족들이 A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배심원의 양형 의견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배심원 9명 중 6명은 A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3명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양형 의견을 제시했다. 배심원들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만장일치로 평결했으며 재판부도 A씨의 살인 혐의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9일 오전 10시쯤 광주 광산구 아파트에서 남편 B(당시 79세)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길이 84cm의 철제 네발 지팡이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쓰러진 남편을 두고 양로원에 다녀온 뒤 같은 날 오후 7시쯤 숨져 있는 것을 보고 다른 가족들에게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20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 말 고관절 수술을 받고 치매 판정까지 받아 가족의 도움을 받아 생활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수십년간 술을 마시고 폭행과 폭언을 해 감정이 좋지 않았는데 또 다투게 돼 화를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에 보상금 1조 790억원…美 역대 최고액

    성폭행 피해자에 보상금 1조 790억원…美 역대 최고액

    미국 성범죄 배상판결 역사상 최대 배상금이 선고됐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당시 14세였던 호프 체스턴은 조지아에서 열린 친구들의 파티에 참석했다가 당시 파티장에서 무장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22세 남성 브랜든 재커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의 엄마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딸이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가해자 및 가해자가 소속돼 있던 경비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배심원 재판을 신청, 엄중한 법적 처벌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재판은 쉽지 않았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명확하고 사건 진술도 일치했지만 처벌 강도를 두고 이견이 많았다. 재판은 혼란 속에서 3년이 넘게 이어졌다. 지난 22일, 배심원 및 법원은 “다시는 이런 끔직한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며 최종판결을 내렸다. 가해자인 브랜든 재커리에게는 징역 20년 형을, 재커리 및 그를 고용했던 경비업체에게는 피해 보상금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790억 원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해당 경비업체는 나쁜 행동을 한 폭력적인 직원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른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 올해 20살이 된 피해자 체스턴은 “성폭력은 성폭력이며 이는 정당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처벌될 필요가 있다”면서 “내가 인생이 바뀔 정도의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을 배심원들에게 알려야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해자인 재커리를 고용했던 경비업체는 그가 과거 고객을 상대로 과격한 행동을 했던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비업체 측은 이번 판결과 관련한 공식적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법원 “삼성, 애플에 1508억원 더 배상하라”

    배심원단 “5808억원 배상해야” 평결 삼성 “다음 재판서 문제 제기 사안 있어” 미국 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의 애플 디자인 특허 침해 건과 관련해 모두 5억 3900만 달러(약 5808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평결을 내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24일(현지시간) 애플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혐의로 삼성에 5억 3316만 606달러의 배상금을 부과했다. 상용특허 침해와 관련해 532만 5050달러(약 57억원)의 배상금도 부과했다. 디자인 특허 침해 배상금과 관련해 애플은 10억 달러를 요구한 반면 삼성은 2800만 달러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애플이 2014년 삼성을 상대로 시작한 1차 소송의 연장선에 있다. 특허 침해 문제로 다투는 것이 아니고 삼성이 물어야 할 손해배상액을 재산정하는 게 쟁점이었다. 지난 1심과 2심에서 삼성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점은 이미 확정됐다. 미국 법원은 ‘검은 사각형에 둥근 모서리’와 ‘액정화면의 테두리’, ‘앱 배열’ 등 특허 3개 부문에 대해 애플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삼성은 이를 받아들여 2016년 애플에 배상액 5억 4800만 달러를 우선 지급했다. 이 중 디자인 특허 배상액은 해당 특허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출시한 이후 삼성이 번 이익금 전체로 3억 9900만 달러(약 4297억원)에 이른다. 삼성은 이와 별도로 배상액 산정의 기준을 문제 삼아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번 평결로 배상금이 기존보다 1억 4000만 달러(약 1508억원)나 늘어나는 바람에 삼성은 고개를 숙인 반면 애플은 환호했다. 삼성 측 변호인 존 퀸은 “다음 재판에서 문제 제기를 할 사안이 일부 보인다”며 “배심원들에게 제공된 정보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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