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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심 재판부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에 사형 선고

    1심 재판부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에 사형 선고

    아파트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인득(42)에게 1심 재판부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27일 살인·현주건조물방화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이 제시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판사는 배심원들의 의견을 참고해 선고한다. 시민 배심원 9명은 약 2시간에 걸친 평의 끝에 안인득이 유죄라는 데 전원 동의했다. 배심원 8명이 사형, 1명은 무기징역을 양형 의견으로 제시했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의 의견을 반영해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이후 경보가 울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주민 4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검찰,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에 사형 구형, 안인득은 횡설수설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 안인득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다. 27일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 심리로 창원지법 315호 대법정에서 열린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은 안인득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인득을 수사했던 창원지검 진주지청 정거장 검사는 이날 검찰 최후진술에서 “안인득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를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했으며, 피해회복이 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사형을 구형한다”고 밝혔다. 정 검사는 배심원과 재판부에게 “안인득의 범행은 결코 우발적이거나 충동적인 범행이 아니다”며 “안인득은 범행대상을 미리 정하고 범행도구도 사전에 준비하는 등 철저하게 계산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인득이 설령 피해망상이 있었더라도 살인을 하는데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피해자들이 모두 급소에 찔러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정 검사는 “우리나라가 사형집행을 하지 않은 1997년 이후에도 반인륜적이며 잔혹하고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범죄에는 사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안인득에게 사형선고를 하지 않으면 25년 뒤 안인득 방화 사건과 똑같은 사고를 우리나 우리 이웃이 다시 겪을 수 있다”며 “결코 용서 할 수 없으며 정의가 살아 있음을 선언하기 위해 부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검찰 구형에 앞서 피해자 가족들도 피해자 진술을 통해 안인득을 엄벌해 줄 것을 재판부와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안인득은 이날 재판에서도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 등을 통해 동문서답식 답변과 횡설수설을 되풀이 했다. 안인득은 “불이익을 많이 당하고 주변과 국가기관에 하소연을 해도 들어주지 않아 화가 나서 범행을 하게 됐다”며 “잘못한데 대해서는 인정하고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안인득은 국선변호인이 피고인을 위한 최후 진술을 하는 동안에도 “나의 의견이나 호소가 반영되지 않고 묵살되거나 무시당했으며 정신이상자로 취급해 화가났다. 변호사도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는다”며 여러차례 불만을 표시했다. 재판부는 배심원의 평의와 양형토의 의견을 반영해 이날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여기는 호주] 집에 든 도둑 잡았는데 도둑이 사망…집주인은 무죄

    [여기는 호주] 집에 든 도둑 잡았는데 도둑이 사망…집주인은 무죄

    집안에 들어온 도둑을 발견하고 도주하던 도둑을 쫓아가 잡아 경찰에 넘겼지만 도둑이 사망하는 바람에 살인죄로 재판을 받던 남성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16년 (이하 현지시간) 3월 26일 토요일 새벽 3시 20분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의 해밀턴에서 살고 있던 벤자민 배터햄(당시 나이 33, 요리사)와 친구는 집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배터햄의 약혼녀와 딸은 옆집 부모님 집에 있었다. 배터햄과 친구는 딸의 방에서 나는 이상한 소리를 듣고는 딸의 방으로 갔다. 그때 도둑이 약혼녀의 가방을 훔쳐 들고는 딸의 방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도둑은 옆문을 통해 도주를 했고, 배터햄은 도둑을 쫓아 갔으나 놓쳤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한테 휴대전화를 빌려 경찰에 신고를 하는 중에 숲 속에 숨어 있던 도둑이 달아나는 것을 발견했다. 다시 추격전이 벌어졌고, 집에서부터 약 365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도둑을 덮쳐 바닥에 쓰러뜨렸다. 몸무게가 118kg에 이르는 도둑은 강한 저항을 했지만 배터햄이 가까스로 도둑의 머리를 바닥에 밀어 부쳐 제압했다. 이 와중에 도둑은 배터햄의 팔을 물어 배터햄을 더욱 화나게 만들었다. 배터햄은 “7살난 딸아이가 있는 내집에 들어와 도둑질을 해?”라고 소리쳤고, 도둑은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당시 이웃 주민들이 “이제 경찰이 오니 그만해라”고 만류를 했지만 배터햄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도둑을 바닥에 짓누르고 있었다. 당시 도둑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의 상당한 양의 마약에 취해 있는 상태였고, 비만으로 인한 심장질환을 가지고 있었지만 배터햄이 이를 알 수는 없었다. 경찰이 도착 했을 무렵 도둑은 거의 의식불명 상태였다. 심폐소생술을 하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다음날 2번의 심장마비가 왔고 결국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사망했다. 도둑이 사망함에 따라 배터햄은 살인죄로 구속 되었다. 당시 언론과 페이스북에는 “집안에 들어온 도둑을 쫓아가 잡아 경찰에 넘겼는데 살인죄가 웬 말이냐“며 '배터햄에게 자유를' 이라는 서명 운동이 대대적으로 열렸다. 배터햄 무죄 석방을 위한 시위가 시드니 시청 앞에서 열렸고, 뉴사우스웨일스주 수상에게 배터햄을 풀어주라는 청원이 쇄도 하는 등 한동안 호주를 들썩이게 했다. 도둑의 이름은 리키 슬레이터(36)로 당시 상당한 양의 마약에 취해 있는 상태였고 그가 들고 있던 가방 안에는 흉기 세자루, 가위, 상당량의 마약이 있었다. 마약 소지죄, 절도, 주거침입 전과가 있었고, 심지어 2007년에는 16세 미성년자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로 감옥에 수감된 적도 있었다. 배터햄은 교도소에서 2개월 가량 수감 되었다가 그해 5월 2십만 호주달러 (약 1억6천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일단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3여년이 지난 11월 4일부터 2주간에 걸친 재판이 열렸다. 법정에서는 도둑을 추적해 제압한 것이 정당방위인지 여부와 배터햄의 몸싸움이 과연 범인의 사망에 이르게한 인과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법정싸움이 벌어졌다. 슬레이터의 몸에 있던 치사량의 마약 성분과 비만에 의한 건강 악화로 심장마비가 올 수 있었다는 법의학자들 사이의 찬반증언도 있었다. 검사는 “배터햄은 주변사람들이 만류하는데도 계속 제압을 하는 등 슬레이터가 사망에 이르는데 충분한 인과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배터햄은 “나는 단지 내 집에서 물건을 훔친 도둑을 잡아 경찰에 넘기는 시민의 의무를 다 하려고 했을 뿐이지 절대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배터햄의 변호사도 “배터햄은 법의 질서를 벗어날 수도 있었던 범인을 잡아 경찰에 인도했을 뿐이며, 당시 범인의 마약 상태나 심장질환등에 관해 전혀 알 수가 없었다”고 변론했다. 결국 20일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무죄를 인정했고, 배터햄은 무죄 판결을 받아 자유의 몸이 되었다. 무죄 판결을 받고 법정을 나온 배터햄은 “지난 3년 동안은 정말 힘든 시기였다. 무죄 판결을 받아 너무 다행이고 이제 보통의 삶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이상희 아들 폭행 20대男, 9년 만에 유죄 확정 “끈질긴 부성애”

    이상희 아들 폭행 20대男, 9년 만에 유죄 확정 “끈질긴 부성애”

    배우 이상희(59·예명 이장유)가 끈질긴 집념으로 9년 만에 아들의 억울함을 풀었다. 15일 대법원은 이상희의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불구속 기소된 A(26)씨에게 항소심에 이어 유죄를 확정 선고했다. 대법원은 A씨의 폭행은 먼저 주먹질한 피해자를 피하려는 단순 방어, 정당 방위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바 있다. 해당 사건은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0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이상희의 아들(당시 17세).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이던 A씨와 다툼이 벌어져 그에게 맞고 쓰러졌다. 이후 이상희의 아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큰 부상으로 뇌사에 빠져 이틀 만에 사망했다. 당시 A씨는 미국 수사당국에 “이상희의 아들이 먼저 주먹을 휘둘렀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의견은 받아들여져 불기소 처분됐다. 이상희는 자신의 아내와 기나긴 공방을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1년 국내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관할인 청주지검에 2014년 1월 재수사를 의뢰한 것. 1심 재판 결과 A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때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에 의한 외부 충격으로 사망했다는 것을 뒷받침할 의학적 소견이 부족하고, 피고인이 당시 자신의 행동으로 피해자의 사망을 예견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항소했다. 이상희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 출연해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후 약 3년 6개월간 공방이 이어졌고, 2심 재판부는 원심과 다른 판단을 내린 것. 그럼에도 이상희는 상고 의사를 밝혔다. “유죄는 선고됐으나 구속 처벌이 아니라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 없다”는 이유다. 그 결과 대법에서도 이상희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상희는 연극배우 출신으로 영화 ‘도가니’, ‘추격자’, ‘차우’, ‘이웃사람’, 도어락‘, ’말모이‘, ’기방도령‘, ’목격자‘, ’배심원들‘ 등에 출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英 여성 배낭족 살해 후 시신 가방에 놔두고 딴 여자와 데이트

    英 여성 배낭족 살해 후 시신 가방에 놔두고 딴 여자와 데이트

    뉴질랜드를 혼자 여행하던 영국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가 시신을 집의 여행가방에 넣어둔 상태에서 데이팅 앱 ‘틴더’를 통해 알게 된 딴 여성과 데이트를 하러 갔다. 살해된 여성은 에식스주 윅퍼드 출신의 그레이스 밀레인(22)으로 지난해 12월 1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사라졌다가 일주일 뒤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녀는 세계일주 를 목표로 6주 동안 남미를 돈 뒤 2주 일정으로 뉴질랜드를 찾았다가 비운을 맞았다. 밀레인의 죽음은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총리까지 나서 유족들에게 용서를 빌 정도로 뉴질랜드인들의 공분을 샀다. 그런데 6일 오클랜드 법원에서 진행된 재판 변론 도중 검찰이 27세의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피고인이 이런 후안무치한 행각을 벌인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선고까지는 한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검찰은 밀레인 역시 틴더 사이트를 통해 이 남자를 만났고 그의 아파트에서 목이 졸려 숨졌다고 밝혔다. 피고인의 변호인단은 합의한 상태에서 성관계를 갖다 일어난 불의의 사고였다고 항변했다. 밀레인의 부모 모두 방청석 앞줄에 앉아 재판을 지켜봤는데 검찰이 용의자의 추악한 행각을 폭로했을 때나 피고측 변호인들이 성관계 관련 진술을 늘어놓을 때도 별다른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부친 데이비드는 이따금 용의자를 힐끗 쳐다보고 어머니 질리안은 경찰관이 묘지에 버려진 가방 안에서 딸의 주검이 발견됐을 때 어떤 자세였는지를 상세히 묘사하자 찡그렸을 뿐이었다. 데이비드는 법정에서 성명을 낭독했는데 딸이 친구를 쉽게 사귀는 편이었다며 “젊은이들이 부모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고 믿지 않는다. 그래서도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로빈 맥쿠브레이 검사는 배심원들에게 두 사람이 도심의 바 여러 곳을 돌며 술을 마셨다며 모두 아마도 성행위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용의자가 처음에는 함께 술을 마신 뒤 헤어져 자신은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거친 정사를 벌였다고 말을 바꿨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그가 샤워를 하다 잠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침대 옆 바닥에 밀레인이 코에서 피를 흘리며 숨져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용의자의 몸에 난 상처가 시신의 상처와 일치한다는 점을 들어 의도적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날 밤 용의자가 인터넷을 검색해 어떻게 시신을 처리해야 할지 알아보려고 했다면서 죄책감이나 스트레스도 받지 않아 포르노 동영상을 검색했다고 했다. 그런 뒤 밀레인의 내밀한 신체 부위를 사진으로 찍기 시작했다. 다시 포르노 웹사이트를 뒤진 그는 이번에는 “내 주위의 커다란 가방들” “리거 모티스(rigor mortis)”란 단어를 검색했다. 뒤는 영화 제목이기도 하다. 그리고는 오클랜드 근처 와이타케레 레인지 묘지에다 가방째 묻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2달러 맥주 훔친 17세 소년에 총 쏘고 구호도 안해 죽게 한 점원에 22년형

    2달러 맥주 훔친 17세 소년에 총 쏘고 구호도 안해 죽게 한 점원에 22년형

    2달러 짜리 맥주 하나를 훔치려던 17세 소년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가게 점원에게 징역 22년형이 선고됐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지방법원은 지난해 3월 29일(이하 현지시간) 도리안 해리스란 소년에 총격을 가해 살해한 안와르 가잘리(30)에게 지난달 31일 2급 살인 혐의로 사면이나 감형의 여지가 없는 중형을 언도했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1일 전했다. 그럴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가잘리의 행동에는 지나친 구석이 많았다. 해리스가 가게를 찾은 것은 밤 10시쯤이었다. 냉장고에서 맥주 하나를 들고 가게 밖으로 튀었다. 가잘리는 40구경 소총을 들고 쫓아가 여러 발을 쐈다. 도리안의 왼쪽 허벅지 뒤쪽에 총탄이 박혔고 피를 많이 흘려 결국 숨을 거뒀다. 보통 대퇴부에 총상을 입으면 구호 조치를 신속히 구하면 목숨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잘리는 구호 조치는 물론 시신 수습도 하지 않았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 도리안의 주검이 발견된 것은 총격이 있고 나서 거의 이틀이 지난 뒤였다. 로리 파울러 검사는 나흘 동안 이어진 지난 8월 재판 도중 피고인이 “2달러가 조금 넘는 맥주를 훔친 데 대해 법을 집행한 것이라고 판사와 배심원들 앞에서 당당히 주장했다”고 말했다. 손자를 잃은 실비아 해리스는 판결 소식을 들은 뒤 WMC 액션뉴스에 “가슴 아픈 일이다. 손자를 다시는 결코 볼 수 없다. 우리 중 누구도 그를 다시 보지 못한다. 삼킬 수 없는 약 같은 것이다. 하지만 정의를 지키고 손자가 안식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잘리의 변호인 블레이크 발린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피고인이 징역 15년을 예상했는데 지나치게 높은 형량이 언도돼 실망했다고 전했다. 가잘리는 재판 도중 도리안의 가족에게 뉘우친다면서도 자신은 해칠 의도가 없었다고 강변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도리안이 하찮은 일로 살해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연설 도중 피살됐던 멤피스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욱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는 지난해 트위터에 “흑인 목숨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도리안의 삶이 도둑맞은 맥주보다 가치 없다고 믿는다면 우리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적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내에게 치근댔다” 한대 때렸다가 사망…징역 2년

    “아내에게 치근댔다” 한대 때렸다가 사망…징역 2년

    피해자의 얼굴을 한대 때렸다가 7개월 뒤 피해자가 사망했다면 ‘폭행치사죄’가 성립될까. 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민철기 부장판사) 심리로 정모(47)씨의 폭행치사 혐의 1심 공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정씨는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A(52)씨와 다투다 그를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정씨는 “아내에게 치근덕거렸다”는 이유로 A씨와 다툰 끝에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렸다. A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다가 올 2월 사망했다. 정씨 측은 재판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주먹으로 얼굴을 한 차례 때린 행위가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예견할 수는 없었다며 ‘폭행치사’ 혐의는 부인했다. 정씨는 “식당을 개업하고 최대 매출을 올린 날을 기념하려고 가족들과 놀러 갔던 것”이라며 “욱하는 마음에 실수했지만 그렇게 큰 사고가 발생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이후 아내와 이혼하고 건강도 잃어 생활이 피폐해졌다”며 재판부와 배심원단에 선처를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얼굴을 폭행하면 뇌에 충격을 줘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상식”이라며 “체격이 건장한 피고인이 감정이 상당히 격해진 상황에서 폭행했고 피해자가 직후 쓰러진 것을 보면 상당한 힘을 가해 일격을 가했다고 봐야 한다”며 정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에게 폭행으로 인한 사망 예견 가능성을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폭행치사죄는 폭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뿐 아니라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있어야 성립하기 때문에 유무죄를 판단하려면 폭행 정도와 구체적 상황 등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배심원 7명 중 5명은 “사망은 충분히 예견 가능했던 일”이라며 유죄로 판단했다. 나머지 2명은 예견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단을 내놨다. 양형은 배심원단 만장일치로 징역 2년이 나왔다. 재판부는 이같은 배심원 판단을 참고해 정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얼굴 중 턱이나 볼 부위는 주변에 뇌와 혈관, 신경 등 주요 장기가 밀집돼 있다”며 “이 부분을 강하게 가격할 경우 생명에 대한 위험으로 직결된다”며 정씨의 폭행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피고인이 폭행 사실은 인정하는 점, 피해자가 아내에게 치근덕거린다고 생각한 나머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씨 측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6일 항소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커플이 잠든 침대 들어가 여자 접촉했는데 몽유병 덕에 무죄?

    커플이 잠든 침대 들어가 여자 접촉했는데 몽유병 덕에 무죄?

    친구 커플이 잠든 침대에 들어가 여자의 몸을 만져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영국 청년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데일 켈리(21·사진)가 몽유병을 어릴 적부터 앓아온 전력을 배심원들이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사건 경위는 희한하다. 카운티 더럼의 달튼 르 데일에 사는 켈리는 지난 4월 17일 나이트클럽에서 친구, 한 여성과 어울려 놀았다. 셋이 함께 택시를 타고 노스요크셔주의 집으로 갔다. 그런데 켈리는 택시 안에서 잠에 곯아 떨어졌다. 한 시간 뒤에야 켈리는 집안에 들어왔다. 여자가 인기척에 놀라 깨어나니 원래 함께 잠들었던 남자 말고도 켈리가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었다. 여자는 켈리가 성폭행을 하려 한다고 생각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요크 크라운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됐는데 변호인 일리노어 프라이는 켈리가 잠에 빠져든 상태라 간밤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배심원들에게 말했다. 또 켈리가 어릴 적부터 몽유병 증세로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성폭행 혐의가 일어났을 때 그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면 문제를 겪었을 가능성은 있지만 확실한 것은 말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배심원들은 2시간 숙의 끝에 켈리가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은 맞지만 몽유병에 빠져든 시점이란 점을 들어 그 행동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사이먼 히키 판사는 “흔치 않은” 사건이라며 선고 재량이 병원 치료 명령, 보호감독 명령, 아니면 완전 무죄 방면 셋으로 제한된다며 “이 순간 난 병원 치료 명령 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을 더 들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켈리는 조건부 보석이 허용됐고, 최종 선고 판결은 다음달 23일 있게 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동영상] 법정에서 놀림 당한 케이티 페리 “기독교 래퍼 노래 베꼈다”

    [동영상] 법정에서 놀림 당한 케이티 페리 “기독교 래퍼 노래 베꼈다”

    ‘이 시대의 마돈나’ 케이티 페리의 2013년 노래 ‘다크 호스’가 기독교 래퍼 ‘플레임’(마커스 타이론 그레이가 본명)의 2009년 노래 ‘조이풀 노이즈’를 완벽하게 베낀 것이라고 미국 법원이 29일(이하 현지시간) 평결했다. 스피커 시스템이 고장 났다는 이유로 배심원들 앞에서 이 노래를 못 들려주겠다고 변호인들이 변론하자 판사는 페리 보고 그냥 연주 한 번 없이 불러보라고 놀려댔다. 배심원단은 유죄가 맞다고 평결했다. 30일은 플레임이 표절 때문에 얼마나 피해를 입었는지 산정하게 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페리는 일주일 내내 이어진 심리 과정에 조이풀 노이즈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변호인들은 두 노래의 비트가 닮은 구석이 많긴 하지만 플레임 스스로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 크리스틴 레페라는 지난주 최후 진술을 통해 “음악이란 기본 블록을 각자 자신의 것으로 쌓으려 한다. 음악의 알파벳은 모두가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플레임의 변호인들은 2014년부터 시작된 법정 싸움을 마무리하며 페리 등이 이 노래의 “중요한 대목을 베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마이클 A 칸은 “그들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가스펠 음악의 골목에 슬쩍 플레임을 들이밀었다”고 말했다. 이어 페리가 기독교 아티스트로 커리어 첫발을 뗀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 도중에는 닥터 루크, 맥스 마틴, 서쿠트 등이 맡은 이 노래의 프로듀싱에 주목했지만 재판부는 페리 자신을 비롯해 래퍼 주시 J 등 여섯 명의 싱어송라이터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결론 내려졌다. 다크 호스는 2013년 발매된 페리의 네 번째 앨범 ‘프리즘’에 수록된 최고의 히트곡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에서 1300만장 이상 팔렸고 유튜브와 비보(VEVO)에서 10억회 이상 동영상을 본 최초의 여성 뮤지션 기록을 작성했다. 2014년 출시된 동영상은 지금까지 26억회 이상 조회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판깨스트] 어머니 살해한 조현병 20대, 징역 30년→12년으로 감형…법원의 고민으로 떠오른 ‘치료적 사법’

    [판깨스트] 어머니 살해한 조현병 20대, 징역 30년→12년으로 감형…법원의 고민으로 떠오른 ‘치료적 사법’

    어머니를 살해하고 동생까지 살해하려다 다치게 한 20대가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 무려 18년이나 감형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유기징역의 최고형인 징역 30년에서 절반도 안 되게 대폭 형이 줄어든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요. 최근 법원에서는 정신질환자들을 무조건 사회에 격리하고 응보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범죄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을 먼저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치료적 사법’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18년이나 감형하며 치료감호명령을 유지한 재판부의 판단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고등법원에서 이러한 취지의 판결과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어 사법의 역할, 교정제도의 방향을 다시금 고민해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존속살해 및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1심에서 선고된 치료감호와 위치추적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명령은 유지됐습니다. ●“어머니랑 동생은 뱀파이어” 흉기 휘두른 20대…재판부 “매우 심각한 심신 미약” A씨는 지난해 10월 5일 인천의 한 아파트 안방에서 어머니(당시 55세)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이를 말리던 여동생도 찔러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돼 배심원들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고, 6명이 징역 30년을, 3명이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2년의 의견을 내 징역 30년으로 선고가 됐습니다. A씨는 중학생 때 부모의 이혼으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조현병 증상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병원 진료를 계속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고 아파트에 뛰어내리려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무렵부터는 망상, 환청 등의 증세와 함께도 나타나면서 비논리적인 사고를 보이고 현실에 대한 검증력이 매우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합니다. 어머니와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이유도 “뱀파이어들이 이빨이 밖으로 튀어나온 것을 보고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였다고 말했습니다. 1심에서 진행된 정신감정에서 “법적인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은 모두 뱀파이어지만 기억조작 때문에 가족이 됐다”, “나라 전체와 전세계가 나를 죽이려고 했다”, “어머니는 현재 살아있다. 뱀파이어라 죽지 않는다”는 등의 말을 하며 자신이 저지른 범행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고, 항소심에서는 이름과 주소 등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도 답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심각한 조현병 증세를 갖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조현병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것은 아닐지라도 매우 미약한 상태에 있었을 뿐 아니라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가족인 피해자들이 뱀파이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범행에 이르렀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형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인 ‘책임주의’를 판결에 언급했습니다.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사람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는 형법 규정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에서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의 가족 살인’을 ‘참작 동기 살인’으로 분류해 다른 살인죄보다 형의 범위를 낮게 정하고 있는 것이 모두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해야 한다”는 책임주의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현병으로 인한 망상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일어난 A씨의 범행에 대한 형량을 정할 때도 책임주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법원 “치료 종결 후 사회복귀로 해결돼야” 18년 감형, 치료감호 명령 유지 재판부는 “피고인과 같이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 등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만을 받고 출소함으로 인한 사회안전의 위협 우려는 치료감호 제도 등을 통해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도록 돌보고, 치료가 종결된 이후에서야 사회복귀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사회안전의 위협 우려를 이유로 피고인에게 그 책임을 초과한 무거운 형벌을 가해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시킬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살인미수 범행의 피해자인 여동생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A씨의 아버지가 선처를 호소하며 A씨가 출소한 뒤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돌보겠다고 다짐한 점도 감형의 근거가 됐습니다. 이 형이 확정되면 A씨는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됩니다. 치료 경과에 따라 교도소로 옮겨질 수도 있고 치료감호소에서 12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심신장애에 대한 치료감호는 최대 15년까지인데 살인 범죄는 2년씩 세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최대 21년까지도 구금할 수 있습니다.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무조건 사회에 격리시켜야 할까, 더 나아가서 범죄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을 치료받게 해야할까. 치료 뒤 사회에 복귀하도록 하는 것이 또 다른 범죄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치료적 사법’에 대한 생각들이 최근 법원에서 여러 사건들에 담기고 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법원에서는 최초로 ‘치료 구금’이라는 제도를 시도해보기로 하고 진행 중입니다. 중증 치매와 피해망상 증상으로 아내를 살해한 B(67)씨가 치매와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재판부에 제출하면 병원을 주거지로 하고 병원에서만 머물며 치료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조건부 보석을 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정신질환으로 가족의 생명을 잃게 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B씨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5년간 교도소에 수감돼 있기만 하면 상태가 오히려 악화되고 출소 후 다른 가족들과의 관계에서도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은 모두 가족들의 몫이기 때문에 가족들의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재판부에서 술만 마시면 아내를 폭행하고 아내가 일하는 식당에서 업무방해를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C(64)씨에 대해서도 알코올중독을 치료할 수 있도록 치료 구금을 시도하려 했지만 가족들이 “형편상 어렵다”며 뜻을 모으지 못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C씨는 법정에 설 때마다 눈물을 보이며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이제 법이 무섭다는 것을 압니다”라며 재판부에 호소하고 있지만, C씨는 술을 마시고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3일 만에 또 술을 마시고 아내를 찾아가 결국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에 올라온 것이었습니다. ●“정신질환자 치료가 우선” 공감 확산… “치료감호 제도 보완해야” 지적도 정신질환자들이 저지를 범죄 그 자체 뿐 아니라 앞으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방향은 많은 공감을 얻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도 큽니다. 치료감호제도가 있지만 조현병이나 자폐, 치매와 같은 중한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법원에서도 나왔습니다. 지난 5월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자폐성 장애와 조현병 증세 등 심신미약 상태에서 이유 없이 4세 아이에게 상해를 가하고 이에 항의하는 아이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D(20)씨에게 원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령했는데요. 재판부는 특히 선고와 함께 “판결 집행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에 대해 치료감호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목적에 부합하는 치료감호시설 설립 및 운영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가 확인한 결과 현재 국내 유일의 치료감호소인 공주 치료감호소에는 약물복용 외에 자폐장애를 위한 치료과정이 운영되지 않고 특수재활치료 과정도 없다는 지적에서입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치료감호를 명령하는 것이 형식적으로는 법 규정에 부합할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단지 일시적인 자유의 박탈에 그치는 것에 불과하다”며 보다 실효성 있는 치료감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본 사건들을 비롯해 많은 안타까운 사건들은 ‘가족의 돌봄’의 중요성도 크게 일깨워주기도 합니다. 사춘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왕따까지 당해 조현병 증세가 생긴 A씨, 치매 증상을 적절하게 치료받지 못하고 상태가 악화돼 결국 아내를 살해하게 되고 구치소에 면담 온 자녀들에게 “엄마는 왜 안 왔느냐”고 묻는 B씨, 술을 절제하지 못하고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해온 C씨. 가족으로 인해 아픔이 생겼고 그 아픔으로 가족을 고통에 빠뜨리게 한 이들은 또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입니다. 이들이 다시 가족과 회복할 수 있도록 가족과 사회가 돌봐야 한다는 것이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 17일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집에 불을 질러 어머니를 숨지게 한 E(25)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7년으로 감형해 선고했습니다. E씨는 중증 정신질환은 아니었지만 전문심리위원과의 면담을 통해 성장과정에서 정신적인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확인돼 감형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이 어릴 때부터 부모의 잦은 다툼을 목격하였고, 피해자로부터 체벌과 폭언 및 감금 등의 학대를 당했으며 이로 인해 중학교 때 가출을 하기도 했고 정신적 문제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피고인이 청소년기에 자신이 간호하던 장애 1급 남동생의 사망 후 그로 인한 죄책감 등을 해소하고자 충동적이고 무절제한 생활로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게 됐으나 그 과정에서 어머니에게 별다른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피고인이 범행 며칠 전 어머니에게 과도한 채무로 인한 문제를 솔직히 털어놓았으나 ‘함께 죽자’는 말을 들은 것을 비롯해 언어적·정서적·신체적 폭력을 당하고 질책이 계속되자 범행 무렵 해리장애와 유사한 스트레스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보인다” 어려서부터 성인이 되어서까지 부모, 특히 어머니로부터 제대로 된 정서적 돌봄을 받지 못한 것도 범행의 일부 이유가 됐다는 것입니다. 정신질환으로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을 무조건 세게 벌을 주고 사회에 동떨어져서만 살게 하는 것이 맞을까, 치료를 받고 다시 돌아가서 남은 생이라도 잘 살아보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여러가지 고민이 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과연 어디까지,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모친 살해, 징역 30년→ 12년 왜 감형됐나

    흉기를 휘둘러 어머니를 숨지게 하고 여동생을 다치게 해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던 20대 조현병 환자가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으로 대폭 감형됐다. 장기간 사회 격리보다는 범행의 원인이 된 정신질환 치료 후 사회 복귀에 무게를 둔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25일 존속살해,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반면 치료감호와 출소 후 30년간 위치추적장치 부착 명령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중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 등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만 받고 출소하면 사회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해서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그 책임을 초과한 무거운 형벌을 가해 사회에서 장기간 격리시킬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재범 우려와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그 부분은 치료감호를 통해, 그다음은 장기간의 부착명령으로 감독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권고 양형기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적인 판단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의 가족 살인’은 ‘참작 동기 살인’에 해당해 권고 양형기준이 ‘징역 5년 이상 12년 이하’다. 가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도 참작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 집에서 어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고, 여동생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중학교 시절부터 조현병 증세가 나타나 병원 치료를 받았던 A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어머니와 동생이) 뱀파이어여서 나를 잡아먹으려고 해서 죽였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들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리며 6명이 징역 30년을, 3명이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2년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형이 확정되면 A씨는 치료감호소에 수용된다. 치료 경과에 따라 교도소로 옮겨질 수도, 치료감호소에서 12년간 있을 수도 있다. 심신장애의 경우 치료감호는 최대 15년까지인데 살인 범죄는 2년씩 3회 연장할 수 있어 최대 21년까지 구금이 가능하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받는다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 국민참여재판 받는다

    경남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휘둘러 주민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안인득(42)이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국민참여재판은 법원 관할구역 내에 거주하는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2008년에 도입됐다. 창원지법은 안인득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을 받아들였다고 23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 측에서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진행된다. 원래 안인득 사건은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맡았다. 오는 23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안인득이 지난 16일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는 의견서를 냈다. 의견서를 검토한 재판부는 안인득의 신청을 받아들여 국민참여재판 전담 재판부가 있는 창원지법으로 사건을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이 제시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하지만 판사는 배심원들의 의견을 참고해 선고한다. 안인득은 지난 4월 17일 진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이후 경보가 울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0여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주민 4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 “설령 일정 수준의 신체 접촉을 용인했어도 기습 키스는 추행…무고 아냐”

    대법 “설령 일정 수준의 신체 접촉을 용인했어도 기습 키스는 추행…무고 아냐”

    강제추행 신고사실에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해도 피해 신고자가 ‘무고’를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3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직장상사 B씨가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고, 길을 걷다가 강제로 손을 잡는 등 강제추행했다며 그를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불기소처분했고, 이에 B씨가 A씨를 무고로 고소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서도 고소내용이 허위라고 볼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지만 법원이 공소제기 결정을 내려 A씨를 재판에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배심원들은 A씨와 B씨가 서로 호감 갖는 사이였다는 점을 고려해 6대 1 의견으로 유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가 배심원들 의견을 받아들여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고소내용이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이 설령 일정 수준의 신체접촉을 용인한 측면이 있더라도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갖는 주체로서 언제든 그 동의를 번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상을 넘는 신체접촉에 거부할 자유를 가진다”며 “피고인이 직장동료로부터 기습추행을 당했다는 것이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해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고 그 자체를 무고를 했다는 적극적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美 백만장자 지시로 北 미사일 대비 ‘비밀벙커’ 만들던 인부 사망

    美 백만장자 지시로 北 미사일 대비 ‘비밀벙커’ 만들던 인부 사망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지하에 비밀 벙커를 만들다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백만장자가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지방법원이 주식투자가 대니얼 벡위트(28)에게 2급 살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DC 외곽의 부촌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사는 벡위트는 2017년 9월 자택에 비밀 벙커를 만들기로 했다. 그에게 회사 투자금을 조달받은 인도계 청년 아스키아 카프라(21)가 작업에 참여했다. 검찰은 그가 북한의 핵 공격 가능성에 대해 편집증적 집착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실력 있는 해커로 알려진 그는 지난 2016년 해커 모임에 나가 방화복과 얼굴 가리개를 착용하고 가명을 사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벙커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한 벡위트는 카프라의 눈을 가리고 자택으로 안내했다. 그곳에서 터널을 뚫기 시작한 카프라는 벡위트가 내려준 양동이를 화장실 삼아 한 번 작업 때마다 며칠씩을 터널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터널에는 공기 순환 시스템과 난방장치, 전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카프라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까맣게 그을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언론은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로 굴을 파던 카프라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카프라의 시신은 쓰레기로 가득 찬 벡위트의 자택 지하실에서 발견됐는데 출구에서 불과 몇 발짝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불은 지하실 전기 콘센트에서 시작됐으며 당시 카프라가 판 터널은 아래로 6m 깊이, 60m 길이에 달했다.검찰은 벡위트가 비밀 유지를 위해 명백한 위험 징후를 무시했으며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몽고베리 카운티 검사 메리베스 아이어스는 “지하실에서 화재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 카프라가 벡위트에게 문자를 보내 터널에서 연기 냄새가 난다고 경고했지만, 벡위트는 6시간 넘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 비난했다. 또 벡위트가 지하실에 쌓아 둔 각종 쓰레기 때문에 카프라가 화재 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벡위트의 변호를 맡은 로버트 본시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화재는 불가항력적인 사고였으며 화재 발생 후 벡위트가 카프라를 구하기 위해 이웃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벡위트 역시 ”카프라를 살려낼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면서 ”확실히 이 모든 일 중 어떤 것도 일으킬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애초 벡위트는 2급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로 최대 3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재판부는 카프라의 사망이 벡위트의 고의가 아닌 점 등을 들어 9년형을 제외한 나머지 21년형을 집행 정지시켰다. 카프라의 유족은 처벌이 약하다며 반발했지만 벡위트 측은 오히려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벡위트의 변호인은 CNN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범죄행위가 아닌 불가항력적 화재에 의한 사고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틈새전략 통했다… ‘어벤져스·알라딘’ 속 ‘악인전·걸캅스’ 선전

    틈새전략 통했다… ‘어벤져스·알라딘’ 속 ‘악인전·걸캅스’ 선전

    지난달 ‘어벤져스:엔드게임’과 ‘알라딘’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열풍 속에 한국영화 관람객도 대폭 늘었다. 주요 외화들이 대작과 동시 상영 경쟁을 피한 가운데 개봉한 한국영화들의 ‘틈새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영화진흥위원회가 14일 발표한 ‘5월 한국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영화 관객은 지난해 5월보다 69.1%(352만명) 늘어난 86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5월 한국영화 관객 수로는 역대 최다로, 한국영화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 대비 68.8%(295억원) 증가했다. 영진위는 이런 배경으로 어벤져스:엔드게임(4월 24일 개봉)과 알라딘(5월 23일 개봉) 사이에 별다른 외화가 개봉하지 않은 가운데, 다양한 장르의 중저예산 한국영화가 틈새시장을 노리고 개봉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악인전’은 국내에서 5월 한 달 간 317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 여성 콤비 형사물 ‘걸캅스’는 161만 관객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140만명)을 넘었다. 또 장애인이 주인공인 코믹 드라마 ‘나의 특별한 형제’도 5월 143만명이 관람하며 손익분기점(140만명)을 돌파했다. 한국 첫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삼은 법정드라마 ‘배심원들’은 28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순위 9위에 오르는데 그쳤지만, 한국영화 다양성 증진에 일조했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5월 30일에 개봉해 31일까지 125만 관객을 모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국민참여재판 10여년, 장벽 여전… 법정 안 ‘엘리트 판사’ 한 명 대신 평범한 시민들 참여 기회 늘려야”

    “국민참여재판 10여년, 장벽 여전… 법정 안 ‘엘리트 판사’ 한 명 대신 평범한 시민들 참여 기회 늘려야”

    참여정부 사개위서 국민참여재판 주도극소수 판사, 시민들 사정과 동떨어져 국민참여재판,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 “대통령, 국회의원은 국민이 투표로 직접 뽑고, 기업에선 주주가 권리를 행사하는데 왜 법정만 예외여야 합니까?” 김상준(58) 변호사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된 지 1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법정의 높은 벽은 그대로”라면서 “‘엘리트’ 판사 한 명 대신 평범한 시민들이 재판 과정에 참여하는 시스템은 더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한국형 국민참여재판의 산파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일반 시민들이 배심원으로 일부 형사재판에 참여해 재판장에게 유무죄 평결을 제시하는 국민참여재판 제도는 2003년 출범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논의가 시작돼 2008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당시 현직 판사였던 김 변호사는 사법개혁위원회에서 ‘국민이 직접 재판에 참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를 주도했다. 최근에는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열리던 날을 다뤄 화제를 모은 영화 ‘배심원들’의 제작 과정에 법적 자문을 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의 신청에 의해 합의 사건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할 수 있는 입법, 행정부와 달리 사법부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는 느낌이 크다. 이는 그만큼 국민이 사법 과정에 참여할 길이 적어서 그런 것”이라면서 “국민참여재판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설명했다. 처음 국민참여재판이 도입됐을 때 법조계 안팎의 반발은 엄청났다. 김 변호사는 “검찰은 판사 한 명이 아닌 배심원들을 일일이 설득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에 부담스러워했고, 사법개혁위원들과 진보적인 법학자들까지 반대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법을 모르는 일반 시민이 뭘 알겠느냐’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오히려 “법을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게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처럼 국민이 똑똑하고 지적 수준이 높은 나라가 없다. 모르는 용어는 풀어서 설명해 주면 된다”면서 “실제 국민참여재판에 들어가 보면 배심원들은 자신의 결정으로 타인의 죄가 달라진다는 생각에 더욱 신중하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엘리트’ 판사들로 이뤄진 법정이 국민에게 열린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평생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판사는 전체 국민 중 극소수이고 이들은 대다수 국민의 사정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한 명의 똑똑한 재판관이 아닌 일반 시민 여럿이 참여하는 재판 과정은 허술한 게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길섶에서] 배심원들/이두걸 논설위원

    십수년 전 일이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를 처음 출입하던 때였다. 하루는 같이 근무하던 선배에게 호되게 혼났다. “네가 정부 대변인이냐.” 정책의 이면을 보지 못하고 정부 의도대로 기사를 썼다는 질책이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걸 보니 몹시 부끄러웠던 것 같다. 기재부는 경제정책과 국제금융, 예산, 세제 등 거의 모든 국가 경제정책을 총괄한다. 그만큼 다루는 내용이 넓고도 깊다. 웬만한 공력이 아니고서는 정부 의향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지금까지 좋은 기사만을 썼다고는 자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애정 어린 독설을 날린 선배에게 지금도 고마워하는 까닭이다. 비판적인 시선은 기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 갖춰야 할 자세다. 영화 ‘배심원들’을 얼마 전 보며 권위에 대항하는 의심의 중요성을 다시 떠올렸다. 배심원들은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해 모친살해 혐의를 받는 피고인에게 무죄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in dubio pro reo)라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지킨 건 검찰이나 판사 등 ‘법률가’들이 아닌 ‘비법률가’ 배심원들이었다. 의심하는 용기는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douzirl@seoul.co.kr
  • “법·논리로만 복잡한 삶 이해할까요…평범한 사람들 경험 모이면 더 큰 힘”

    “법·논리로만 복잡한 삶 이해할까요…평범한 사람들 경험 모이면 더 큰 힘”

    2008년 국내 최초로 시범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이 열리던 날, 8명이 법정에 모였다. 포기를 모르는 청년 창업가, 늦깎이 법대생 1학년, 10년간 남편을 보살핀 60대 요양보호사, 무명 배우, 중학생 딸을 둔 전업주부, 까칠한 대기업 비서실장, 30년 경력의 시신세정사, 20대 취업준비생까지. 나이도, 직업도, 성별도 각기 다른 이 보통 사람들은 인생 처음으로 누군가의 죗값을 따지기 위해 머리를 맞대게 됐다. ‘어쩌다 배심원’이 된 이 보통 사람들은 처음엔 결과야 어떻든 서둘러 끝내고 집에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심판대에 오른 타인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영화 ‘배심원들’은 양형 결정만 남아 있던 살해 사건의 피고인이 갑자기 혐의를 부인하면서 유무죄를 다투게 된 배심원들의 이야기다. 원칙주의자 재판장 김준겸(문소리)이 신속하게 재판을 끝내려는 가운데 끈질기게 의문을 제기하는 8번 배심원 권남우(박형식)의 돌발 행동에 재판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는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진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홍승완 감독은 “유의미한 일을 해내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대함에 대한 이야기”라고 이 영화를 소개했다. 홍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배심원들’의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사전 취재와 조사 과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2008년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살인 사건과 유사한 사건 80여건과 1, 2심 판결이 엇갈린 재판 판결문 540여건을 참고했다. 또 현직 법관으로는 처음으로 배심제 도입을 주장하고 국민사법참여제도의 틀을 만들었던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만나 자문을 구했다. “김 전 부장판사의 로스쿨 강의를 청강했는데 첫 수업 때 학생들에게 ‘법이 왜 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어요. 사실 배심원들에게는 남의 일이나 다름없잖아요. 자신들의 의견이 판결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판사들이 의아하게 여길 정도로 배심원들의 참여율이 높다고 해요. 제 생각엔 배심원들이 피고인이 겪은 삶의 고단함과 아픔을 자기 일처럼 공감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영화는 기존의 법정 드라마가 판사나 검사, 변호사 등에 주목한 것과는 달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배심원들의 대화에 초점을 맞춘다. “실제 재판을 참관하던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판결을 하는 건 세상을 지배하는 엘리트들인데 이들이 과연 법과 논리로만 평범한 사람들의 복작복작한 삶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엘리트들이 세상을 지배하지만 사실 평범한 사람들의 별 것 아닌 삶의 경험이나 체험, 감정이 위대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보통 사람들의 경험이 하나하나 집단지성처럼 모이면 한 명의 엘리트보다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소말리아에서 고문한 군인, 32년 만에 美 법정에서 “유죄” 평결

    소말리아에서 고문한 군인, 32년 만에 美 법정에서 “유죄” 평결

    소말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1987년 자신을 고문했던 인물을 끈질기게 추적해 30년도 훨씬 지나 미국 법정에 세운 뒤 배상금까지 받아낸 소말리아인이 눈길을 끈다. 화제의 주인공은 파르한 타니 와르파. 그는 21일(이하 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 법원 배심원들 앞에서 소말리아 정부군 대령이었던 유수프 압디 알리에게 당한 일들을 증언했다. 전직 미국 대사, 알리의 부하들, 또다른 피해자들이 줄 지어 알리가 고문 명령자이며 초법적 살인을 지시한 전범이라고 일제히 지목했다. 알리는 지난달까지 버지니아주에서 우버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었다. 이용자들의 평점은 4.89로 높은 편이었다. 배심원단은 알리의 유죄를 평결하며 와르파에게 50만 달러(약 6억원)를 손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이번 평결이 가능했던 것은 미국의 고문 피해자 보호법(TVPA) 덕분이었다. 미국 영토나 해외 영토에서의 고문을 금지하고, 미국 시민권 소지에 관계 없이 해외에서 벌어진 고문과 초법적 살인 기소권을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2004년 알리를 상대로 처음 소송을 제기했던 와르파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평결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알리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92년 캐나다 CBC 방송 제작진이 만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였다. 당시 알리는 토론토에서 경호요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방송이 나간 뒤 그는 얼마 안 있어 “심각한 인권 유린”을 이유로 추방됐다. 미국도 신병 인수 절차에 들어갔는데 알리는 1996년 조국으로 이미 돌아간 뒤였다. 그런데 미국에 몰래 들어와 있었다. 우버 택시를 몰기 전에는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경호요원으로 일한 경력도 있었다. 언제 어떤 경로로 미국에 입국했는지 알려달라고 방송이 요청했지만 국토안보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이달 미국 CNN 취재진은 손님을 가장해 알리가 모는 택시에 탑승해 말을 붙여봤다. 그는 우버 택시는 잠깐잠깐 운전대를 잡고 라이프트(Lyft)는 정규직으로 취업했으며 돈이 된다는 이유로 주말 근무를 더 좋아 한다고 털어놓았다. 아울러 신분 인증을 통과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알리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했다.알리는 우버를 18개월 동안 몰았으며 주와 연방 전과 기록을 살펴보고, 연방수사국(FBI)과 국제형사사법경찰기구(인터폴)가 배포한 감시 목록만 통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날 평결은 고문에 대해서만 유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와르파는 전율을 느낄 정도로 감격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그는 32년 동안 오늘이 있기만을 기다렸잖아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악인전’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 “마동석X범죄액션 파워”[종합]

    ‘악인전’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 “마동석X범죄액션 파워”[종합]

    ‘악인전’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5월의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영화 ‘악인전’(감독 이원태, 제공 (주)키위미디어그룹, 공동제공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급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주)키위미디어그룹, 제작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공동제작 (주)트윈필름)이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질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악인전’은 개봉 첫 날인 어제(5월 15일) 17만 5434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 수 19만 6714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악인전’은 무려 3주 동안 광풍을 일으키며 왕좌를 지켰던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루소 형제, 6만 2172명)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5월의 기대작다운 행보를 보였다. ‘악인전’은 우연히 연쇄살인마의 표적이 되었다 살아난 조직폭력배 보스와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된 강력반 형사, 타협할 수 없는 두 사람이 함께 연쇄살인마 K를 쫓으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영화. 개봉일부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거침없는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또한 ‘배심원들’(감독 홍승완, 2만 5937명), ‘걸캅스’(감독 정다원, 6만 4014명) 등 쟁쟁한 동시기 개봉작과도 격차를 벌이며 압도적인 1위로 차후 행보에 힘을 실었다. 뿐만 아니라 일명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라 불리는 마동석의 세계관이 담긴 최고 흥행작 ‘범죄도시’(16만 4399명, 2017)의 오프닝 스코어도 제쳐 마동석을 누른 마동석의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쇄살인마를 잡기 위해 조직 보스와 형사가 손을 잡는다는 신선한 설정과 강렬한 캐릭터, 통쾌하고 짜릿한 액션의 향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악인전’.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진출(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을 눈앞에 두고 거침없는 흥행가도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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