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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차례 신생아 유기한 美 여성 유튜버의 최후…종신형 받을듯

    두 차례 신생아 유기한 美 여성 유튜버의 최후…종신형 받을듯

    미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유기한 여성 유튜버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사건이 드러나기 전까지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뷰티 유튜버로 활동해온 이 여성은 다른 두 딸을 키우고 있어 불구속 상태에 있었지만 지난 12일부터 15일(이하 현지시간)까지 나흘간 치러진 항소재판에 단 한 차례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 수배령이 떨어졌고 그녀는 그다음 날인 16일 자수하면서 구치소에 수감됐다고 머틀비치온라인 등 현지매체가 이날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머틀비치에 살던 엘리사 데이볼트(31)는 2017년 11월과 2018년 12월 13개월 간격으로 자택 화장실에서 딸과 아들을 몰래 출산했지만, 두 아이 모두 각각 쓰레기봉투에 담아 집 밖 대형 쓰레기통에 유기한 혐의를 받아왔다.오어리 카운티 항소법원에서 치러진 항소재판 마지막 날 배심원들은 데이볼트가 유죄라고 판단했다. 이날 재판에는 데이볼트가 참석하지 않았기에 스티븐 존 판사는 선고 형량을 명시한 서류를 봉투에 넣어 봉인했다. 데이볼트가 앞으로 법정에 다시 서는 날 이를 개봉해서 읽게 되는 것이다. 현지 법에 따르면, 데이볼트에게는 각각의 사건에 대해 최소 징역 20년형부터 최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내려질 전망이다. 따라서 그녀가 받게 될 실제 형량은 최소 징역 40년형부터 최대 가석방 없는 종신형까지인 것이다. 이번 사건은 데이볼트가 두 번째 신생아를 유기할 당시 분만 시 발생한 출혈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드러날 수 있었다. 당시 데이볼트를 진료한 산부인과 전문의는 “환자의 자궁 안에는 분만 뒤 나와야 할 태반이 남아 있었다. 출산 직후가 분명한데도 아이는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조차 하지 못해 의심이 들어 경찰에 신고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데이볼트는 “아이를 쓰레기통에 유기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이 아버지였던 당시 남자친구가 아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임신 사실이 드러나면 내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지 몰라 덜컥 겁이 나서 유기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그녀는 “이전에도 같은 남자친구의 아이를 낳은 뒤 유기했다”고 털어놓으면서 “남자친구는 물론 내 어머니를 비롯한 모든 사람이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또 “2017년에는 딸이 태어났는데 탯줄이 목에 감기는 바람에 숨지고 말았다. 이번에는 아들인데 분만 직후 15분 정도 의식을 잃었다가 깨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두 차례 모두 겁이 나서 공황 상태에 빠졌고 영문도 모르는 아이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집 밖 쓰레기통에 유기했다. 아이는 화장실에서 낳았고 청소는 나 혼자 했다”면서 “아이가 살아 있었으면 몰래 입양했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그런데 데이볼트가 두 번째 유기한 신생아의 시신이 경찰에 의해 발견되면서 그녀가 아이가 아직 살아있는데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사 측은 “쓰레기봉투에 넣었을 때 아이는 아직 살아 있었다. 쓰레기봉투를 단단히 묶어 산소가 천천히 바닥나면서 숨진 것”이라면서 “엘리사는 아이가 살았든 죽었든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데이볼트의 유죄가 확정된 재판 마지막 날에는 법정에 그녀의 옛 남자친구로 숨진 두 아이의 아버지인 크리스가 참석했다. 그는 현지매체에 “지난 2년간 마음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왔다. 이 사건은 내 인생에서 가장 괴롭고도 괴로운 것이었다”면서 “오늘 이렇게 그녀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덕분에 나와 가족들이 조금 고통에서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유죄 판결을 받은 데이볼트의 소식에 현지 네티즌들은 “왜 아이들을 죽여야 했나?”, “다른 수단은 없었나?”, “소중한 생명을 쓰레기 취급했다” 등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십만 명 죽어도… 미국인들 왜 마스크 안 쓸까

    수십만 명 죽어도… 미국인들 왜 마스크 안 쓸까

    미국 워싱턴DC 및 인근에서 마스크 착용은 상식이다. 인적이 없는 곳에서 산책을 하다가도 타인이 다가오면 재빨리 마스크를 쓰면서 거리를 두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교외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주말 찾은 오하이오주 에리 호수의 헌팅턴비치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막바지 일광욕을 즐기는 인파가 몰리면서 주차장은 가득 찼지만 일부 노인들을 제외하면 실내 시설에도 마스크 없이 들어가는 경우가 꽤 많았다. 오하이오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 2140명으로 인구 87명당 한 명꼴이다.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워싱턴DC 및 34개 주로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지 못하는 시민들 때문에 각종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마스크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착용을 거부한 통학버스 운전사는 직무에서 배제됐고, 마스크 착용이 곧 범죄자를 연상시키다며 법원 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4월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던 뉴욕시가 14일(현지시간)부터 지하철이나 버스 탑승 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50달러(약 5만 9000원)의 벌금을 매기기로 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이 보도했다. 마스크 착용 여부는 역무원이나 경찰이 검사한다. 적발 시 무료 마스크를 먼저 제공하는데 이를 거부하면 벌금이 부과된다. 규제 강화 이유는 마스크 의무화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난 7월 뉴욕 버스 노조는 일부 노선에서 탑승자의 60%만 마스크를 쓴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부는 마스크가 바이러스를 차단한다는 의학적 사실을 믿지 못한다. 뉴저지 지역 언론들은 레이크우드에서 지난 9일 13명의 학생들을 태운 통학버스 운전사가 이틀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 적발돼 해당 업무에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운전사는 마스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버지니아비치의 교육 이사회에도 이사 중 한 명이 ‘의학적 의심’을 이유로 회의장 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채 퇴장했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문제다. abc방송은 살인혐의로 메인주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흑인 캐린 리브스가 마스크를 쓰면 배심원들에게 범죄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착용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리브스의 변호사는 ‘흑인이 마스크를 쓰면 인종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를 제출했다. 반면 판사는 코로나19로 법원 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잘못된 상식도 여전하다. 인기드라마 ‘빅뱅이론’에 출연했던 칼리 쿠오코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마스크를 쓰고 줄넘기를 하는 동영상을 올렸는데 “운동할 때는 마스크가 필요 없다”거나 “마스크를 쓴 채 운동하면 건강을 위협한다”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이에 쿠오코는 “다른 이와 밀폐된 공간에 있다면 언제나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원칙에 준해 답했다. 의사인 로버트 클리츠만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초대받은 생일파티에서 마스크 착용자가 자신뿐이어서 민망했던 경험을 토대로 “많은 사람들은 다른 이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를 걱정하며 집단의 암묵적 압박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마스크 착용이 새로운 규범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사형→종신형 “유죄 단정한 배심원 걸러내지 않아”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 사형→종신형 “유죄 단정한 배심원 걸러내지 않아”

    2013년 4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 폭탄 둘을 매설해 3명이 죽고 260명 이상을 다치게 한 조하르 차르나에프(27)에게 내려졌던 사형 선고가 종신형으로 감경됐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2015년 5월 15일 차르나에프에게 내려졌던 사형 선고와 관련, 재판부가 이미 그가 유죄라고 단정한 배심원들을 걸러내지 못했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해 다시 재판하라고 31일 판결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키르기스스탄계 미국 국적으로 체첸인의 피가 흐르는 그는 형 타메를란과 함께 범행을 저질렀는데 사흘 만에 타메를란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다 세상을 떠났다. 총격전 현장에서 달아나 보스턴 근교 워터타운 집 뒷마당에 감춰둔 보트에 숨어 지내던 그는 하루 뒤 붙잡혔다. 차르나예프는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됐는데 재심 결과 다시 사형이 언도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2시 50분쯤 두 폭탄이 보일스턴 가에 있는 코플리 광장 근처 결승선 근처에서 폭발했는데 일명 ‘압력솥 폭탄’으로 불리는 사제 폭발물로 압력솥에 금속물체와 볼 베어링 등이 들어가 있었다. 첫 폭발 후 12초 만에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나 마스터스 완주자들이 한참 결승선을 통과하던 시점이었다. 이날 희생된 이들 중에는 여덟 살 소년 마틴 리처드, 29세 여성 크리스틀 캠벨과 보스턴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중국인 유학생 뤼링쯔도 있었다. 사건 사흘 뒤 총격전 과정에 27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찰이던 숀 컬리어가 테러범에 의해 경찰차에서 습격 당해 숨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성폭행’ 혐의 왕기춘 살찐 모습…“국민참여재판 원한다” (종합)

    ‘성폭행’ 혐의 왕기춘 살찐 모습…“국민참여재판 원한다” (종합)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기소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왕기춘(32)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한다고 밝혔다. 왕기춘은 첫 공판일인 26일 오전 11시15분쯤 대구지법 11호 법정에 들어섰다. 유도복이 아닌 수의를 입은 왕기춘은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왕기춘은 격투종목 특유의 ‘만두귀’만 그대로였고 몰라보게 살이 찐 모습이었다. 그는 직업을 묻자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왕기춘은 2017년 2월 26일 자신이 운영하는 체육관의 제자인 A양(17)을 성폭행하고 지난해 2월 같은 체육관 제자인 B양(16)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8월부터 2월까지 자신의 집이나 차량에서 B양과 10차례에 걸쳐 성관계해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미성년자와 부적절한 성관계…‘그루밍 성폭력’ 판단 검찰은 왕씨가 아동 성범죄적 관점에서 전형적인 ‘그루밍(grooming) 과정’을 거쳐 B양에게 성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루밍이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드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대한유도회는 지난달 12일 만장일치로 왕기춘을 영구제명했다. 왕기춘은 개인 도장을 여는 등 유도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할 수 없으며, 별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올림픽 연금 수령 자격을 잃을 수 있다. 프로야구 선수 중에 음주운전이 적발된 강정호와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안지만이 징역형 선고를 받아 연금을 박탈당한 사례가 있다. 김혜은 스포츠공정위원장은 “성폭행 여부와 상관없이 왕기춘이 미성년자와 부적절하게 성관계한 사실이 인정되고, 유도인의 사회적 지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해 가장 중징계에 해당하는 영구제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왕씨는 2009년에도 경기도 용인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22세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전력이 있다. 당시 왕씨는 나이트클럽 룸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 일행 가운데 한 명을 룸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선 해당 여성 친구의 뺨을 때린 혐의를 받았다. 국민참여재판, 일반재판보다 성범죄 무죄 비율 높아 국민참여재판은 2008년 1월부터 시행된 배심원 재판제도로,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재판에 참여해 유·무죄를 따지는 제도다. 대법원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국민참여재판의 평균 무죄율은 10.9%에 달해 일반 재판 사건 무죄율 1~3%의 최대 10배에 달한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국민참여재판 무죄율은 20.1%이며 배심원 평결과 법관의 판결이 일치하지 않는 비율은 10%대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배심원들이 법관보다 더 엄격한 잣대로 피해자를 바라보고, 국민참여재판에서 피해자들이 2차 피해 등을 두려워해 구체적 진술을 어려워하는 것을 그 이유로 지적한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의 행실, 가해자와 사건 전후로 나눴던 대화 등이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피해자에 불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플로이드 목 누른 미국 경찰 ‘2급 살인’ 격상, 나머지 3명도 기소

    플로이드 목 누른 미국 경찰 ‘2급 살인’ 격상, 나머지 3명도 기소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무거운 2급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체포 현장에 있던 동료 경찰관 3명도 방조 혐의로 모두 기소됐다. 미 CNN 등에 따르면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법무장관은 3일(현지시간) 쇼빈에 대해 2급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수정한 기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쇼빈은 당초 3급 살인 및 2급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최대 징역 25년형인 3급 살인과 달리 2급 살인은 최대 형량이 40년형에 이른다. 쇼빈은 지난달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비무장 상태의 플로이드를 바닥에 쓰러뜨린 뒤 9분 가까이 무릎으로 목을 찍어 눌렀다. “도저히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하던 플로이드는 끝내 숨을 거뒀다. 엘리슨 장관은 플로이드가 사망한 현장에 같이 있던 전직 경찰관 3명도 방조 혐의로 기소했으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4명은 모두 파면된 상태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가족들이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순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쇼빈의 혐의를 2급 살인으로 격상하고 사건에 연루된 나머지 경찰관을 모두 체포해 기소하기로 한 단호한 결정에 감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주 지사는 “엘리슨 총장이 오늘 발표한 혐의는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향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또한 전 세계적인 시위를 촉발한 고통이 하나의 비극적 사건에 국한된 것은 아니란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CNN은 “흑인을 상대로 한 폭력 범죄로 경찰관들이 기소되는 일은 드물다”며 “드물게 기소된 경우에도 배심원들은 유죄 평결을 내리기 꺼리는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버지니아주가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맹 총사령관이었던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리치먼드 시내 동상 거리에서 철거할 예정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4일 오전 리 장군 동상의 철거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철거된 동상은 임시창고에 보관됐다가 추후 새로운 설치 장소로 이전된다. 1890년 건립된 리 장군의 동상은 흑인 차별의 상징으로 인식됐다. 남북전쟁 당시 노예 해방을 내걸었던 북군과 싸웠던 남부동맹의 군 총사령관이었다는 점에서 철거 요구가 빗발쳤다. 버지니아주 하원은 지난 2월 리 장군 동상 철거를 정부에 맡기자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제자 강제추행’ 혐의 서울대 A교수 ‘국민참여재판’ 신청

    ‘제자 강제추행’ 혐의 서울대 A교수 ‘국민참여재판’ 신청

    대학원생 제자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교수가 첫 공판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국민판여재판을 요청했다. 학생들은 같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부의 엄중한 판결을 촉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정성완 부장판사는 8일 서울대 서어서문과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A씨 측이 지난 6일 국민참여재판 회부를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재판부는 이를 검토하기 위해 재판을 연기하고 다음 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으려면 사건이 우선 합의부로 이송돼야 한다. A씨 측 변호인은 “모든 신체접촉이 성추행이 아닐 수 있다”면서 “보도만 보면 이미 범죄자로 낙인찍힌 상황이지만 배심원들이 봤을 때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법원 밖에선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인권침해 근절을 위한 특별위원회’(근절특위) 등이 A씨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A씨는 반성 대신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유무죄를 가리려 하고 있다”면서 “사법부가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2015~2017년 외국 학회에 동행한 대학원생 제자의 신체를 만지거나 강제로 팔짱을 끼는 등 여러 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피해자는 2018년 교내 인권센터에 성추행을 신고했으나 징계 처분이 미진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6월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A씨는 같은해 8월 해임 처분을 받았다. A씨는 해임 결정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교원소청심사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소청 심사 결과는 오는 16일 나올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정의도 폭력이 된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정의도 폭력이 된다/안동환 탐사기획부장

    흑사병이 돌 때 배에서 기침하는 선원이 제일 먼저 바다로 던져졌다. 공포에 질린 세계에선 정의는 무력하다. 1347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메시나 항구에 도착한 상선에서 전 유럽으로 퍼진 흑사병은 강력한 혐오와 무분별한 폭력도 전파했다. 유럽 곳곳에서 빈곤층과 여성, 유대인, 이방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잔혹한 폭력에 노출됐고 살해당했다. 마을 전체가 힘없는 희생양을 찾아 나선 ‘마녀사냥’도 흑사병의 유산이다. 코로나19의 창궐은 우리 사회의 혐오와 증오 기제를 깨웠다. 흑사병을 하느님의 심판이라고 했던 중세 유럽인들의 종교적 광기는 신천지를 통해 재현되고 있다. 병원 이송 중 탈주한 신천지 확진자에 대한 기사의 “신천지 신도를 사살하라”는 댓글에는 2만 2000명이 넘게 ‘좋아요’를 눌렀다. 바이러스가 만들어 낸 ‘사회적 거리’는 타인을 잠재적 위협 인자로 불신하는 ‘정서적 거리’로 변질됐다. 바이러스도 사회적 강자와 약자를 가린다. 코로나19의 첫 사망자는 104번 확진자(사후 확진)였던 청도 대남병원의 정신질환자였다. 20년 넘게 폐쇄병동에서 단절된 삶을 살아온 63세 남성의 체중은 42㎏에 불과했다. 12일 현재 중증 장애인 시설과 재활원, 요양원의 사망자는 10명에 이른다. 17세 지적장애인 캐리 벅은 성폭행으로 임신했다. 미국 버지니아주는 그녀를 딸과 분리시킨 후 장애인 수용시설에 보내 불임 수술을 강요했다. 연방대법원은 1927년 그녀의 나팔관을 절제하는 수술을 8대1로 합헌 판결했다. 주마다 이 판례를 근거로 유사 법률을 제정해 1950년대까지 이른바 ‘결함 있는 사람들’ 6만여명에게 강제 불임 수술을 했고, 독일 나치도 미국과 똑같이 했다. 현대 국가가 법의 힘을 빌려 사회적 약자에게 가한 소름 끼치는 폭력의 이면에는 국가가 약자들에게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얄팍한 의도가 숨어 있다. 지난 3일 시민배심원들의 모의재판을 마지막으로 보도한 서울신문의 ‘법에 가려진 사람들’ 7부작은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 법제도에서 사법 약자로 전이되는 현실을 조명한 탐사기획이다. 경찰과 검찰, 법원이 성매매 착취 피해자였던 중증 지적장애 여성 장수희(가명)씨를 자발적 성매매자로 처벌한 건 일말의 여지 없는 법의 폭력이었다. 매주 사흘씩 투석하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로 오토바이 배달을 하며 가족을 부양해 온 윤경백(가명)씨가 접촉사고 합의금 50만원을 변제하지 못해 받은 벌금형 100만원에 사회를 원망했던 건 법이 가혹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배심원들은 “월 소득이 100만원인 사람에게 100만원의 벌금을 내라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생계를 포기하지 않고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 일을 놓지 않은 피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시가 1만원 상당(판결문 기준)의 감자 다섯 알을 훔친 폐지 줍는 노인에게 법원이 선고한 벌금 50만원을 배심원들은 부조리한 현실로 여겼다. 대다수 판사들은 사법 효율성이란 명분 아래 약식명령 사건에서 검사가 구형한 벌금액을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발부한다. 벌금이 너무 많거나 적다고 판단되면 판사가 고쳐 통지할 수 있지만 사건을 다시 살피는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도 크다. 가난하다고, 불쌍하다고 봐 주면 사회 기강이 서겠느냐는 ‘엄벌주의’는 유독 약자에게만 통용된다. 법이 공평해야 한다는 건 어떤 예외도 없이 기계적으로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20세기 영국 경제사학자 리처드 헨리 토니는 “법은 정의롭다”고 야유했다. “빵을 훔친 죄로 부자와 가난한 자를 평등하게 처벌하기 때문이다.” ipsofacto@seoul.co.kr
  • 미국 법원 “회개 않는 성폭력 와인스틴에 징역 23년형”

    미국 법원 “회개 않는 성폭력 와인스틴에 징역 23년형”

    성추행과 성폭행 혐의로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67)이 23년형을 선고받았다. 뉴욕 맨해튼의 1심 법원은 11일(현지시간) 선고 공판을 열어 법정 구속된 상태의 와인스틴에게 종신형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형량을 확정했다. 제임스 버크 판사는 “회개가 부족하다”며 1급 범죄적 성폭행 혐의로 20년형, 3급 강간 혐의로 3년형을 각각 주문했다. 검찰이 구형한 29년형보다 낮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하면 종신형이나 다름 없다고 CNBC 방송은 평가했다. 앞서 배심원들은 1급 범죄적 성폭행과 3급 강간 등 두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지만 종신형이 가능한 약탈적(predatory) 성폭행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평결했다. 이날 선고는 TV 프로덕션 보조원인 미리엄 헤일리, 배우 지망생이었던 제시카 만 등 두 여성에 대한 성폭행 혐의 등을 적용한 것이다. 헤일리는 지난 2006년 와인스틴이 맨해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오럴섹스를 강제로 했다고 주장했다. 만은 2013년 맨해튼의 한 호텔 방에서 와인스틴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무죄를 주장해 온 와인스틴은 “깊이 회개하고 있다”며 자신과 남성들은 미투 운동에 의해 과거 행동이 저울질당하는 것에 대해 “완전히 혼란스럽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변호인은 항소할 방침이다. 앞서 와인스틴은 2017년 10월 뉴욕 타임스(NYT) 보도를 통해 30여년간 유명 여배우는 물론 회사 여직원 등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해온 것이 드러나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로 쌓아 온 명성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80명이 넘었으며, 이들 중에는 앤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애슐리 저드 등 유명 여배우도 있었다. 와인스틴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별도로 기소된 상태라 재판을 받아야 한다. 이탈리아 모델이자 여배우로 알려진 여성은 와인스틴이 2013년 2월 베벌리힐스의 한 호텔에서 자신을 강간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은 같은 달 LA의 한 호텔에서 와인스틴이 자신을 강제 추행했다고 고발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美 법원, 4년을 끌다 “‘스테어웨이 투 헤븐’ 표절 아니다”

    美 법원, 4년을 끌다 “‘스테어웨이 투 헤븐’ 표절 아니다”

    미국 항소법원이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레드 제플린의 ‘스테어웨이 투 헤븐’ 기타 리프를 미국 밴드의 음악에서 도용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미국 밴드 스피릿은 1968년에 쓴 자신들의 작품 ‘토러스’에 들어간 기타 리프를 3년 뒤 ‘스테어웨이 투 헤븐’에 훔쳐 썼다고 2014년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샌프란시스코 제9 연방 순회 항소법원이 2016년의 배심원단 평결 결과를 이제야 받아들이기로 해 6년을 끈 소송이 드디어 마무리됐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날 11명의 법관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표결을 통해 9-2로 레드 제플린의 손을 들어줬다. 프론트맨 로버트 플랜트와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가 함께 쓴 ‘스테어웨이 투 헤븐’은 록 음악사에 늘 거론되는 명곡 중의 명곡이어서 음반업계가 이 지적재산권 소송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만약에 레드 제플린이 졌더라면 물어줘야 할 손해배상액은 수백만 달러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스피릿의 기타리스트 랜디 캘리포니아(본명은 랜디 울프)가 ‘토러스’를 작곡했는데 그는 1997년 사망했다. 그의 재산을 신탁 관리하는 마이클 스키드모어가 소송을 제기했다. 랜디가 ‘토러스’를 작곡한 뒤 두 밴드는 함께 투어 공연을 다녔는데 스키드모어는 토러스 라이브 연주를 들은 뒤 페이지가 기타 리프를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드 전개가 비슷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2016년 이 재판은 사람들의 일급 관심사가 됐는데 페이지와 플랜트가 증거를 제출하자 배심원들은 검토한 결과 두 노래가 “전혀 비슷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법원은 주심이 여러 실수를 저질렀다며 새로 심리를 시작하라고 명령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배심원들이 내 얘기 들어준 것만으로도 응어리 풀렸다”

    “배심원들이 내 얘기 들어준 것만으로도 응어리 풀렸다”

    “시민배심원들께서 제 얘기를 들어 준 것만으로도 가슴속 응어리가 풀렸어요. 억울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이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됐습니다.” 지난달 7일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주관으로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열린 모의재판을 마치고 나온 윤경백(31·가명)씨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그는 지난해 5월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발생한 합의금 50만원을 변제하지 못해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을 선고받은 실제 피고인으로 출석했다. 윤씨는 이날 모의재판에서 “약식명령으로 벌금형이 선고될 때까지 누구도 내 형편을 묻지 않았고, 벌금 낼 돈을 마련하지 못해 극단적인 생각조차 떠올릴 때도 내 얘기를 들어 줄 사람이 없었다”며 “법이 나같이 아프고 없는 사람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시민배심원들은 그가 용기를 내 참여한 모의재판에서 질의 응답을 통해 항변을 경청했고 사고 상황 등도 재구성했다. 윤씨는 “모의재판이라지만 두렵고 떨려 배심원단과 눈조차 마주칠 수 없었다”면서도 “일부 무죄를 평결한 배심원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저처럼 벌금형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면서 “법이 힘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 “감자 5알 훔친 노인, 가중처벌 고려해도 벌금 50만원 무겁다”

    “감자 5알 훔친 노인, 가중처벌 고려해도 벌금 50만원 무겁다”

    시민 배심원단은 지난달 7일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열린 탐사기획부 주최 모의재판에서 감자 5개 절도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이병준(80·가명)씨 사건<서울신문 2월 17일자 1·2면>에 대해 다수 의견으로 “유죄”(4인)를, 2인은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벌금액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경제적 사정과 건강상태, 고의성 유무 등을 고려했을 때 과하다”는 의견(5인)이 다수였다. 이수원 배심원장 “피고인에게 적절한 선고였는지 각자 의견을 표명해 달라.” 심정현 배심원 “이씨가 2017년 길거리에 놓여 있던 40만원 가치의 천막을 절도했을 땐 벌금 40만원이 나왔다. 이번에는 1만원 상당(법원 판결 기준)의 감자를 훔쳤다고 벌금 50만원을 받았다. 절도죄 반복으로 가중처벌할 수 있지만 1만원어치 절도와 40만원 가치 절도가 벌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 판결에는 피해금 액수가 별 영향이 없는 것 아닌가. 양형은 피해품과 가해 정도를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씨가 경제적 어려움에 식도암을 투병 중인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고려해 법이 사안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건 옳지 않다. 기본적인 판결은 법대로 하되 나중에 감경하는 구제 제도가 필요한 건 아닌가.” 최현서 배심원 “이씨가 감자가 목적이었다면 가져가서 먹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경찰이 찾아오자 곧바로 피해자에게 감자를 돌려줬다. 이씨가 매우 적은 수입으로 생활하는데 가중처벌됐다고 해도 50만원 벌금은 많다. 또 이걸 못 냈을 때 노역을 가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 법이 처벌만을 목적으로 할 게 아니라 죄를 깨닫고 교화하는 목적도 고려해야 한다.” 민유리 배심원 “80세 노인의 심리를 가늠해 보자. 이분 나이대에서 보면 요즘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 것이나 쓸 수 있는 것도 버리지 않나. 이씨 입장에서 버려진 감자라고 충분히 오인할 수 있다. 혹여 노역을 간다 해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게 자명한데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나. 법이 이씨를 막다른 궁지로 내몰아 간 게 아닌가 생각한다.” 황규관 배심원 “이씨를 절도죄로 고소한 피해자의 의도가 궁금하다.” 이 배심원장 “이 정도 사안에서 고소한 것 자체가 처벌에 대한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한 것이다.” 황 배심원 “이씨는 나름의 자기 노동을 하고 있었다. 노동의 영역 안에 들어온 사물을 가져가도 된다고 봤을 수 있다. 정황상 감자를 훔치려고 했다면 감자만 가지고 가겠지만 종이박스도 같이 수거했다. 벌금 50만원의 양형 적절성을 따지기 전 이씨의 절도 자체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배심원장 “죄의 구성요건은 피고인이 범죄라고 인식했는지, 고의성이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이 사건에서는 감자 절도의 고의성 부분이 집중적으로 심리가 안 됐다. 형법상 양형 조건에는 연령, 성행, 지능, 환경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가 포함돼 있다. 다만 그전에 유무죄를 따져야 한다. 감자가 반환됐다면 피해가 회복된 사안이고 또 감자를 가져간 다음 즉시 일부를 소비했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판결문에는 그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약식명령은 정식재판 청구를 하지 않으면 이를 다툴 기회가 없다.” 이종언 배심원 “법 집행은 피해자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 피해자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면 그에 집중해야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폐지 수집하는 분들은 보통 박스를 통째로 올리지 않고 접어서 최대한 많이 쌓는 방식으로 하니까 감자가 들어 있는 건 이씨가 분명히 봤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감자를 버렸다는 건 이씨의 주관적 판단이다. 이씨에 대한 처벌이 낮아지면 계속 ‘죄가 아니다’, ‘나는 억울하다’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이씨는 유죄이며, 벌금액도 적정한다고 판단한다. 다만 이씨의 경제적 상황과 건강 문제 등은 법이 아닌 사회적으로 해결할 문제다” 최 배심원 “이 사건에 대한 벌금 부과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피해자가 악의를 갖고 고소했을 수 있는데 피해에만 집중하는 건 공정한 판결에 반한다. 감자 다섯 알을 가져간 이씨에게 벌금을 때려 사회적으로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사안도 아닐 뿐더러 생계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벌금을 부과하는 건 잘못됐다.” 이 배심원장 “벌금형의 집행유예라는 제도가 있다는 점도 참고해 달라. 피고인의 행위, 과거 전력, 경제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양형은 어느 정도가 적당하다고 보는가.” 심 배심원 “약식명령이 아니었으면 벌금이 50만원까지 부과되지 않았을 듯하다. 교화라는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선고된 벌금에 대한 집행유예가 적절하다. 집행유예 중 동일 범죄를 또 저지르면 가중처벌하고 한 번에 벌금 몰아내야 한다고 하면 범죄 예방 효과가 더 클 것이다. 집행유예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20만~30만원이 적절하다.” 황 배심원 “이씨가 무죄라는 의견을 낸다.” 민 배심원 “이씨가 스스로 유죄인 걸 깨달아야 한다. 벌금은 최소 금액인 5만원 정도가 적절하다. 이 금액도 감자 가격의 5배 수준이다.” 최 배심원 “이씨에게 당장 최저 5만원을 부과해도 한 달 수입 30만원에 견줘 보면 일주일간의 생활비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벌금형을 집행유예하고 사회적·법적 조력을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배심원장 “국가가 형벌을 행사하면서 장발장은행처럼 벌금 대출은 시민 사회가 비용을 부담하는 현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회가 기금을 마련하고 결국 국가가 배를 불리는 형벌권의 행사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국가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심 배심원 “시민단체나 재단 차원에서 해결하기보다는 국가에서 벌금 분납 제도를 훨씬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 배심원장 “배심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저와 황 배심원만 무죄라는 의견을 냈다. 나머지는 유죄라는 데 동의했다. 유죄 판단에 있어서도 민 배심원은 벌금 50만원은 과하다는 입장이고, 이 배심원은 50만원 그대로 적정하다고 봤다. 심 배심원과 최 배심원은 벌금형 집행유예 의견을 냈다.” 정리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끝내 찍지 못한 마침표… 故조용철 기자의 명복을 빕니다 조용철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기자가 지난달 25일 불의의 사고로 숨졌습니다. 고인은 지난달 17일부터 보도하고 있는 탐사기획 7부작 ‘법에 가려진 사람들’에 자신의 마지막 취재 기록들을 남겼습니다. 조 기자는 이번 탐사기획을 통해 감자 5개를 훔쳐 지명수배된 80세 폐지 노인과 성착취 피해자로 사법기관에 의해 성매매범으로 처벌받은 중증 지적장애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세상에 전했습니다. 탐사기획부는 아직 끝나지 않은 기사들을 연재하면서 그가 생전에 남긴 기사와 바이라인, 모의재판에 참여한 사진을 함께 싣습니다.
  • 秋 “美도 재판 시작돼야 공소장 공개”… 실제론 기소 후 열람 가능

    秋 “美도 재판 시작돼야 공소장 공개”… 실제론 기소 후 열람 가능

    공소요지 국회 전달 “위법으로 볼 수 없어” “헌법의 원칙 들어 현행법 무시” 비판도 “공소 제기 후 공개, 인권과도 관련 없어”현 정권 실세 등이 연루된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 비공개 조치에 따라 논란의 중심에 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이번 결정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추 장관은 ‘미국 등도 재판이 시작돼야 공소장이 공개된다’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위해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 공소장이 언론을 통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근거로 제시한 미국 등의 사례가 사실관계와 다른 데다 다툼의 여지가 있어 비공개 조치에 대한 정치권과 법조계의 반발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이날 추 장관은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내 법무부 대변인실 분실인 ‘의정관’ 개소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앞으로 공소장은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 것”이라면서 “미국 법무부도 공판기일이 1회 열리면 (공소장이) 공개가 되고 법무부도 (공소장 공개를) 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미 법무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은 기소 직후 사건 보도자료와 함께 공소장이 첨부돼 올라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일 반독점·금품세탁에 연루된 기업체 임원이 기소된 사건은 당일 공소장이 공개됐다. 배심원들이 피의자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대배심’ 사건도 기소 다음날 공소장이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19일 기소된 170억원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 사기) 사건 역시 이튿날인 20일 공소장이 공개됐다. 다만 ‘공소장은 검사의 공소사실을 담은 주장일 뿐이며, 피고인은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가 추정된다’는 문구가 적시돼 있다. 국민의 알권리와 무죄추정의 원칙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한 절충점으로 풀이된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 법무부가 비실명처리를 안 하는 이유는 범죄사실이 사생활이 아닌 공적 사안이기 때문”이라면서 “공소가 제기된 뒤 범죄사실을 공개하는 건 사생활 침해 등 인권과 관련없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이 헌법의 원칙을 들어 현행법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추 장관은 ‘국회의 공소장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게 헌법, 형사소송법, 국회법 등을 위반한 것 아니냐’라는 취재진 질문에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자료제출에 응할 의무는 있는데 어디까지인지 기준은 없다”면서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 모든 법은 상위법에 따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공소사실 요지는 국회에 전달했기 때문에 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왜 이 사건이냐는 질문이 있는데 아직도 수사 중인 분들이 있다”면서 “수사 처분이 아직 안 된 분들에 대해선 (공소장이 공개되면) 피의사실 공개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어떤 공소장이든 피고인만 등장하는 게 아니다. 피해자도 나온다”면서 “공소장 공개가 무죄추정 원칙과 상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기소된 황운하(58) 전 울산경찰청장에 대한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검찰에 공소장을 요구했다. 최근 검찰로부터 황 전 청장을 기소했다는 통보문을 받았지만 구체적으로 혐의를 따져 보기 위해서는 공소장 원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805년 된 마그나 카르타 훔치려던 英 47세 남성 “유죄”

    805년 된 마그나 카르타 훔치려던 英 47세 남성 “유죄”

    805년이나 된 마그나 카르타의 네 원본 중 하나를 훔치려 했던 영국의 40대 남성이 결국 유죄를 평결 받았다. 마그나 카르타 권리장전은 1215년 영국 귀족들이 국왕 존의 잘못된 정치에 분노해 왕의 권한을 제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왕에게 강요해 받아낸 문서다. ‘원본’으로 네 종이 현존하는데 링컨 대성당과 솔즈버리 대성당에 있고 나머지 둘은 런던 대영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켄트주 출신 마크 로이덴(47)은 지난 2018년 10월 솔즈버리 대성당의 채프터 하우스 안에 전시돼 있던 원본을 훔치려고 망치로 유리 보호관을 깨뜨리려 했으나 구멍만 세 군데 남기고 유리 보호관이 멀쩡해 실패했다. 로이덴은 달아나려 했는데 주변의 관람객들이 뒤쫓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 이 원본이 가짜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배심원들은 변론 과정에 로이덴이 폐쇄회로(CC) TV 카메라들을 피하기 위해 미리 성당 안을 염탐하고 망치와 장갑, 안전 고글 등을 착용한 모습을 봤다. 51가지 범칙 행위를 비롯해 절도와 재물손괴 등 전과만 23범이었다. 1991년 자동차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쳤던 그는 재판 내내 재정 상태를 고려해 법정 보호를 받았으며 요양보호사의 돌봄을 받도록 했다. 그는 성당측 추산 1만 4466 파운드(약 2250만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솔즈버리 왕실법원 배심원단은 30일(이하 현지시간) 유죄라고 평결했다. 다음달 25일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구금된다. 성당 측은 현재는 새로운 유리 보호관 안에 인류의 영원한 장전을 보관하고 있으며 구멍이 뚫린 유리 보호관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리처드 파크스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마그나 카르타 장전에는 어떤 자유민도 동료들의 합법적인 판단 외에는 수감될 수 없다고 서술돼 있는데 원고가 이 장전을 훔치려고 했던 일은 역설(아이러니)”이라며 “지금 이곳 법정에서의 과정에도 이 장전의 장점은 선하게 살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솔즈버리 대성당의 마그나 카르타가 진본이냐 아니냐를 따질 일은 없다. 다만 이 문서가 엄청난 중요성을 갖고 있고 존 왕과 루니메데 남작 일행이 만났던 1215년의 어느 날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크리스마스 특선영화 뭐 볼까? 나홀로집에·겨울왕국·해리포터 [종합]

    크리스마스 특선영화 뭐 볼까? 나홀로집에·겨울왕국·해리포터 [종합]

    크리스마스 특선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SBS에서는 오전 9시 10분부터 ‘넛잡2’이 방송됐다. ‘넛잡2’는 리버티 공원을 지키기 위한 오크톤 동물들의 지상최대 연합작전을 담은 애니메이션이다. MBC에서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영화 ‘증인’이 방송됐다. 정우성, 김향기 주연의 영화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EBS1에서는 오후 1시부터 디즈니 최초로 악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영화 ‘말레피센트’가 방송된다. KBS 2TV는 이날 오후 11시 10분 영화 ‘배심원들’을 편성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국민이 참여하는 역사적인 재판이 열리던 날의 이야기를 담았다. OCN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선영화 ‘나홀로집에’를 감상할 수 있다. ‘나홀로집에’ 1편부터 3편까지는 물론,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또한 오전 11시부터 볼 수 있다. 오후 7시 50분부터는 영화 ‘코코’가, 오후 10시부터는 영화 ‘내안의 그놈’이 안방극장을 찾아간다. 영화 ‘해리포터’ 또한 CGV 채널에서 하루종일 방영된다. 오전 12시10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시작으로 오전 3시20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오전6시10분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오전8시50분 ‘해리포터와 불의잔’, 오전 11시50분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오후 2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오후 5시40분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1부’, 오후 8시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를 편성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LGBT 깃발 훔쳐 불태웠을 뿐인데 美법원 징역 15년형 선고

    LGBT 깃발 훔쳐 불태웠을 뿐인데 美법원 징역 15년형 선고

    미국 아이오와주 법원이 교회에 있던 성적소수자(LGBT) 깃발을 훔쳐 스트립 바에 가져가 불태운 남성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아돌포 마르티네스(30)는 지난해 6월 11일(이하 현지시간) 에임스 연합그리스도교회에서 깃발을 훔친것은 동성애자들에 대한 적대감 때문이었다고 취재진에게 인정했다. 지난달 배심원들은 증오범죄는 물론, 3급 희롱, 상습 폭행과 방화 혐의까지 유죄로 평결했는데 법원은 지난 18일 그가 이미 복역한 1년을 포함해 16년형을 선고했다. 경찰이 그날 밤 자정 신고를 받고 스트립 바에 출동했더니 이미 다른 이들을 겁박하다 직원들에 의해 쫓겨나고 있었다. 바를 떠난 그는 교회에 들어가 깃발을 훔친 다음 다시 바로 돌아가 기름을 끼얹은 뒤 거리로 나가 불태웠다. 그러고는 바를 불태워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다음날 체포된 그는 지역 매체 인터뷰를 통해 “제기된 혐의에 유죄를 인정”하며 “그런 일을 한 것이 영예스럽다. 신의 은총을 받았다. 동성애에 반대한다. 그들의 자부심을 글자 그대로 불태웠다”고 말했는데 이 인터뷰 동영상은 재판 과정에 그에게 불리한 증거로 채택됐다. 여성 동성애자로 알려진 에일린 게비 목사는 마르티네스의 행동이 증오로 촉발된 것이란 점에 동의한다며 “많은 이들이 믿는 것만큼 에임스가 진보하지 않았다는 것을 이따금 경험하며 아직도 이곳의 퀴어 공동체는 다른 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일간 디모인 레지스터에 털어놓았다. 이어 “내가 알지도 못하고 내게 돈 한푼 투자하지도, 우리 신도도 아닌 12명이 이 남자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것은 편협함과 증오로 이뤄진 범죄였다”고 덧붙였다. 제시카 레이놀즈 스토리 카운티 검사는 마르티네스가 이 카운티에서 증오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첫 범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에임스 트리뷴 인터뷰를 통해 “인종, 성별, 성적 지향을 놓고 개인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하는 이들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한 사회로 맞서고 사람들이 이런 행동의 심각한 결과를 깨닫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주여인숙 방화범 징역 25년

    ‘직접 증거 없는’ 전주여인숙 방화 사건 국민참여재판은 14시간 30분간의 치열한 법리 논쟁 끝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과 배심원들의 평결을 인용해 피고인에게 2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전주여인숙에 불을 질러 복지 사각지대에 놓였던 투숙 노인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62)씨에 대한 전주지법 제1형사부(고승환 부장판사)의 국민참여재판은 16일 오전 11시 시작돼 이튿날인 17일 오전 1시 30분에야 종료됐다. 국민참여재판이 14시간 30분이나 진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끊임없는 법리 싸움에 지친 배심원 10명 중 1명이 재판 시작 12시간 만에 귀가하기도 했다. 재판의 쟁점은 직접 증거가 없는 이번 방화 사건에서 간접 증거만으로 김씨의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를 밝힐 수 있느냐였다. 검찰은 사건 현장에서 채증·수집한 증거를 여러 차례 제시했으나, 이에 피고인 측 변호인이 쉼 없이 반박했다. 검찰은 핵심 증거로 김씨 집에서 발견된 그을음 묻은 장갑, 탄화물이 묻은 자전거와 운동화 등을 내놓았으나 범행을 입증할 직접적 증거는 아니었다. 담당 검사는 김씨의 과거 2차례 방화 전력을 언급하면서 “사건 당시 여인숙 앞 골목을 자전거로 지나갔던 유일한 인물인 김씨의 여러 물건에서 그을음과 용융흔(열에 녹은 흔적)이 발견됐다”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피고인 김씨의 국선변호인은 “어디서든 묻을 수 있는 흔적”이라며 “이 흔적을 여인숙 방화와 관련지을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어떠한 행위가 없었는데 사건 당시 골목을 지난 유일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방화범으로 몰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맞받았다. 최초 화재 발생 당시의 모습을 목격했던 이웃 주민과 관련 증거를 분석했던 광주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에 대한 증인심문에서도 검찰과 변호인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희비는 예정 시간 1시간을 훌쩍 넘기면서까지 이어진 피고인 심문에서야 갈렸다. 담당 검사는 애초 전주여인숙에 간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증거를 제시하자 그제야 간 적이 있다고 인정한 김씨의 ‘오락가락 진술’을 집중해 따졌다 김씨는 당일 폐쇄회로(CC)TV에 찍힌 자신의 모습도 인정하지 않은 채 “경찰의 증거조작”이라고 우기는 자충수를 뒀다. 이어 변호인이 “소변을 보기 위해 여인숙 골목을 들어간 일은 있다”고 진화에 나섰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배심원들은,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검찰 측의 ‘합리적 의심’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12시간 만에 귀가한 배심원을 뺀 9명 배심원 중 8명은 유죄 의견을 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고승환 부장판사)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을 행위는 어떤 방법으로도 피해를 복구하기 어렵다”며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판깨스트]살인범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배심원은 ‘사형’을 써냈다

    [판깨스트]살인범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배심원은 ‘사형’을 써냈다

    안인득 사건, 배심원 8명 사형공무원 2명 숨진 ‘봉화 엽총난사’배심원 7명 중 3명 사형 의견 써사형 써냈지만 ‘무죄’ 뒤집히기도지난 4월 17일 경남 진주에서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등 사상자만 22명이 나왔습니다. 범인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주민 안인득이었습니다. 더 끔찍한 건 그가 한 달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입니다. 안인득의 1심 판결문에는 범행 전 기록이 자세하게 나옵니다. 지난 3월쯤 안인득은 어디엔가 버려져 있던 기름통 1개를 집으로 가져왔습니다. 진주 시내의 한 시장에서 흉기도 구입했습니다. 20여일 뒤인 4월 17일 자정이 넘은 시각, 그는 보관하고 있던 기름통을 들고 집에서 약 3㎞ 떨어진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이곳에서 휘발유를 산 그는 주민들이 깊이 잠이 들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같은 날 오전 4시 25분쯤 그는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나서 무방비 상태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 사건은 지난 7월 창원지법 진주지원에 배당됐습니다. 하지만 안인득이 “국민참여재판을 받고 싶다”고 하면서 2주 만에 창원지법으로 이송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이 원하고 재판부가 배제 결정을 하지 않으면 가능합니다. 재판은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연속으로 열렸습니다. 이를 지켜본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양형 의견으로 8명은 사형을, 1명은 무기징역을 써냈습니다. 안인득이 원했던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 대다수가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한 것입니다.‘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는 배심원의 평결과 의견이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판부가 배심원 결정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지난 27일 안인득에게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반 국민들의 건전한 상식과 경험을 대변하는 배심원의 다수가 사형 의견을 개진했다는 점 등을 종합하면 법정 최고형(사형)을 선고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살해한 범인이 아닐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할 것이므로 오판의 문제점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의 무기징역형의 문제점도 지적했습니다. 가석방, 사면 등 가능성을 제한하는 이른바 ‘절대적 종신형’이 도입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징역형으로는 개인의 생명, 사회안전 방어라는 측면에서 사형을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가 배심원이 사형 의견을 낸 사건은 종종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경북 봉화군에서 면사무소 공무원 등에게 엽총을 쏴 공무원 2명을 숨지게 하고 이웃 주민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살인미수 등)를 받은 70대 남성 김모씨 사건도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시 배심원단은 7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 모두 유죄라는 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다만 양형 의견은 엇갈렸습니다. 7명 중 3명은 사형 의견을 냈고, 4명은 무기징역형이 적당하다고 봤습니다. 1심 재판부는 “배심원 7명 중 4명 역시 사형 선고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 등을 대며 무기징역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을 사형에 처해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2심도 같은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2016년 사제 총기로 경찰관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패산 총격사건’의 범인 성병대도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습니다.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에 대해서는 배심원 9명이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했지만 양형 의견에서는 무기징역(5명)이 사형(4명)보다 많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지난해 말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다수의 의견대로 판결이 내려졌다가 나중에 뒤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17년 전 다방 여종업원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양모씨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고, 배심원 9명 중 7명이 유죄 평결을 내렸습니다. 양형에서는 사형 3명, 무기징역 4명, 징역 15년 2명으로 의견이 팽팽했습니다. 2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유지됐지만 대법원에서 “피고인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판을 다시 하라고 했고, 결국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쳐 무죄로 바뀌었습니다. 다시 안인득 사건으로 돌아가 보면, 이제 1심이 끝났기 때문에 항소심 결과도 지켜봐야 합니다. ‘어금니 아빠’ 이영학처럼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판결은 예단할 수 없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살인범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한 뒤에도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계속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힐즈버러 참사 30년 재심 결과 경찰서장 무죄, 유족들 “이럴 수가”

    힐즈버러 참사 30년 재심 결과 경찰서장 무죄, 유족들 “이럴 수가”

    올해 30주기를 맞은 영국 ‘힐즈버러 참사’와 관련, 당시 사우스요크셔 경찰서장이었던 데이비드 두켄필드(75)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1989년 3월 15일(이하 현지시간) 리버풀과 노팅엄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준결승이 열린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의 힐즈버러 경기장에서 압사 사고가 일어나 96명이 숨지고 766명이 다쳐 세계 스포츠 역사에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이미 입석 관중석이 가득 차 더 이상 사람을 들이면 안 됐는데 경찰은 늦게 도착한 리버풀 팬들을 무리하게 밀어넣어 무수한 인명 피해를 낳았다. 참사 후 23년이 지나서야 진상 조사 보고서가 갈무리됐고, 27년이 지나 경찰 과실이란 판결이 나왔지만 두켄필드 전 서장에 대한 원심은 올해 초에야 마무리됐다. 배심원들은 하나의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아무런 선고도 하지 못했다. 과연 그렇게 수많은 이들의 희생에 경찰서장이 얼마 만큼 법적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한지에 대해 결론을 모으지 못했다. 그런데 28일 프레스톤 왕실법원은 7주의 재심 심리를 모두 마무리하고 듀켄필드의 95명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를 무죄라고 판결했다고 BBC가 전했다. 96번째 희생자 토니 블란드는 참사 1년 하루 뒤 숨져 기소될 때 희생자 명단에서 빠졌다.이날 평결도 난산 끝에 나왔다. 7명의 여성과 3명의 남성 배심원이 13시간 43분 마라톤 회의를 거쳐 무죄 결론에 이르렀다. 법정에는 배심원단의 결론이 발표된 직후 탄식이 터져나왔다. 부친 헨리를 잃은 크리스틴 버크는 방청석에 선 채로 판사에게 “마땅히 판결을 존중해야겠지만, 주여, 96명은 범죄적 기준에 따라 불법적으로 살해된 것이 맞다”며 “우리 아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당시 열여덟 살의 아들 크리스토퍼를 잃은 배리 데본사이드는 “배심원 평결을 듣는 순간 충격을 받아 온몸이 얼어붙었다. 우리 가족들은 30년을 싸웠는데”라고 허탈해 했다. 반면 더켄필드의 변호인 벤저민 마이어스는 의뢰인을 기소한 것부터 불공정했으며 비난 거리 찾기에 불과했다며 참사에는 수많은 이들의 잘못이 있어 빚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힐즈버러 참사는 우리네 세월호 참사처럼 사회적 참사의 성격을 띠고 있다. 참사 당시 생존자이자 사회학자 앤 에이어(55)가 피해자연합단체 ‘참사행동’ 대외 협력 담당관 자격으로 지난 21일 경기 안산에서 4·16재단이 개최한 국제포럼 ‘재난사회, 피해자 권리를 묻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해 서울신문 등과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을 묻는 과정이 얼마나 지난한지를 이날 더켄필드 판결이 웅변하고 있다. 진상 조사를 위해 쓰인 돈은 6500만 파운드(약 991억원)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22명 사상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사형 선고

    ‘22명 사상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사형 선고

    경남 진주시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안인득(42)에게 법원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27일 살인과 현주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3일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 전 과정을 참관한 시민 배심원 9명 가운데 8명이 사형, 1명은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사형 선고에 배심원 의견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현병 망상으로 범행을 했더라도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고, 불길을 피해 내려오던 주민들을 흉기로 마구 찔러 5명을 살해하는 등 피해 결과가 매우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금의 무기징역형이 사형을 온전히 대처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진지하게 참회하지 않고 있어 재범의 우려가 크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인득에게 조현병으로 인한 정신장애와 피해망상, 현실판단력 저하, 충동조절 저하 등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범행 수단과 중대성, 범행 전후 보인 행동 등을 종합하면 당시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나 의사결정이 미약한 상태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들도 7명은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2명은 인정한다는 의견을 냈다. 안인득은 재판장이 사형을 선고한 직후 “모두 조작을 한다.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등 고성을 지르다 교도관들에게 끌려나갔다. 안인득은 이날 재판에서도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 등을 통해 동문서답식 답변과 횡설수설을 되풀이했다. 앞서 검찰은 최후 의견에서 안인득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를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점,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2명 사상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사형 선고

    ‘22명 사상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안인득 사형 선고

    경남 진주시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살해하고 17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안인득(42)에게 법원이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이헌)는 27일 살인과 현주건조물 방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인득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3일간 진행된 국민참여재판 전 과정을 참관한 시민 배심원 9명 가운데 8명이 사형, 1명은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사형 선고에 배심원 의견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현병 망상으로 범행을 했더라도 범행도구를 사전에 준비하고, 불길을 피해 내려오던 주민들을 흉기로 마구 찔러 5명을 살해하는 등 피해 결과가 매우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금의 무기징역형이 사형을 온전히 대처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진지하게 참회하지 않고 있어 재범의 우려가 크고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인득에게 조현병으로 인한 정신장애와 피해망상, 현실판단력 저하, 충동조절 저하 등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범행 수단과 중대성, 범행 전후 보인 행동 등을 종합하면 당시 사물을 변별한 능력이나 의사결정이 미약한 상태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배심원들도 7명은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2명은 인정한다는 의견을 냈다. 안인득은 재판장이 사형을 선고한 직후 “모두 조작을 한다.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등 고성을 지르다 교도관들에게 끌려나갔다. 안인득은 이날 재판에서도 피고인 신문과 최후진술 등을 통해 동문서답식 답변과 횡설수설을 되풀이했다. 앞서 검찰은 최후 의견에서 안인득이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다수를 잔혹하게 살해하거나 살해하려 한 점,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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