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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준 귀국] ‘에리카 김 입’ 또다른 뇌관

    ‘BBK 주가조작 의혹’으로 요동치는 대선 정국에 한 여성의 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다. 에리카 김은 1994년부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와 개인적 친분을 유지해왔다. 동생 김경준씨를 이 후보에게 사업 파트너로 소개해준 것도 에리카 김이다. 에리카 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는 이유다.16일 동생과 동반 귀국할 것으로 보였던 에리카 김은 미국 검찰에 참고인 기소중지 상태여서 이날 귀국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동생의 한국 송환 소식 등을 언론에 흘리며 적극적인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귀국 즉시 검찰 조사를 받는 김경준씨에 비해 행보가 자유로운 에리카 김이 이 후보 공세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경준씨 가족은 “이 후보에게 배신을 느낀다.”며 이미 ‘배수의 진’을 친 상태다. 에리카 김 역시 ‘BBK 주가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주가조작의 돈줄 역할을 한 MAF펀드의 이사로 등재돼 있을 뿐만 아니라 LA에서 가공법인 설립을 위한 법인허가서를 동생에게 보내는 역할을 했다. 옵셔널벤처스 이사로서 법률자문을 하기도 했다. 동생과 함께 ‘사기꾼’ 취급을 받고 있지만 에리카 김은 코넬대를 졸업한 유명 변호사였다. 동생과 같이 모건 스탠리에 근무하며 능력을 인정받는 한인 1.5세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는 1994년 LA한인교회에서 지인의 소개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이 후보를 처음 만났다. 이후 이 후보는 95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에리카 김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특파원 현장보고(KBS1 오후 11시) 중국 정부는 멸종위기에 놓였던 백두산 호랑이를 살리기 위해 1986년 인공 사육센터를 설립했다. 취재팀은 하얼빈 시 외곽에 자리잡은 동북 호림원을 찾았다. 중국의 호림원에서는 백두산 호랑이의 번식뿐 아니라 야성과 포식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훈련을 실시 중이다. 이런 노력으로 호랑이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지구 온난화로 동해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 이로 인해 차가운 물에서만 살 수 있는 동해의 특산물 명태가 사라지고 있다. 그 원인을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짚어본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에 여수시는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세계박람회 유치에 뛰어들었다. ●수능생 위로 콘서트 ‘수고하셨습니다’(MBC 오후 3시5분) 수능생 위로 콘서트가 17일 올림픽공원 내 제1체육관(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훈남’ 오상진 아나운서와 고3 수능생 원더걸스의 선예, 단국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빅뱅의 탑 등이 공동진행한다. 수능을 치른 수능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함께 참석해 신나는 축제마당를 만든다. ●조강지처클럽(SBS 오후 9시55분) 기적을 끌고 나온 길억은 참아왔던 분노가 폭발한다. 길억에게 소리를 지르며 대항하던 복수는 길억의 입을 통해 기적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적에게 배신감이 든 복수는 기적이 반성 대신 변명을 늘어놓자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 나미는 길억이 들어오자 “사람 바보 만들어 기분 좋냐?”며 화를 낸다. ●한국말 요리쇼(EBS 오후 9시30분) 패스트푸드에 빠져 있는 우리 아이들 간식으로 무엇이 좋을까? 반찬 못지않게 고민이 많다. 밥은 몰라도 간식이라면 으레 밖에서 사다 먹는 음식으로 대체해 온 이주 여성들에게 고추장 떡볶이 수업이 시작된다. 결혼 15년째로 적극적이고 활달한 성격의 콩고 출신 미미씨가 출연한다. ●생생웰빙테크(YTN 오전 7시30분) 예부터 눈은 우리 신체에서 가장 예민하고 소중한 부분이다. 대한안경사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우리나라 성인의 안경착용률은 44.7%다. 따라서 국민의 시력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안경 선택요령과 시력교정술, 눈의 피로를 덜어 주는 조명방법 등 소중한 눈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겨울새(MBC 오후 9시40분) 경우 어머니는 고지서 여러 장을 영은에게 건네며 돈은 나중에 줄 테니 대신 내달라고 한다. 지로 명세서를 보던 영은은 만만치 않은 액수에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영은에게서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은 경우는 조심스럽게 어머니께 여쭤보고, 경우모는 깜빡했다며 영은을 불러 생활비를 더 챙겨준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신이 만든 최고의 악기’인 인간의 목소리가 만드는 축제,‘EBS스페이스 아카펠라 페스티벌’이 1일부터 9일까지 펼쳐졌다. 국내팀은 물론 해외 5개 팀을 초청해 ‘아시아 아카펠라’를 테마로 공연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오직 목소리로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 [15일 TV 하이라이트]

    ●로비스트(SBS 오후 9시55분)김회장과 함께 경찰에 연행된 해리는 채마담이 찾아오자 깜짝 놀란다. 채마담의 도움으로 풀려난 해리는 장태성 의원을 로비하라는 특명을 받는다. 고민하던 해리는 수지와 앤디의 관계를 인정해 주면 로비스트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한다. 해리와 함께 일을 하고 싶은 마리아는 제임스에게 의사를 묻는다.   ●착한여자 백일홍(KBS2 오전 9시)백가솜씨에서 아버지 준만과 마주친 아영은 승표 역시 사사건건 일홍의 편을 들자 일홍에게 배신감과 질투심을 품게 된다. 한편 덕희는 엄주임에게 새로운 가구명장 공장장 자리를 미끼로 진솔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알아봐 달라고 요구한다. 그 시각 진솔의 아버지 남기는 교도소를 출소한다.   ●아름다운 시절(KBS1 오전 7시50분)서울에서 지게 된 빚 때문에 불안해진 향숙은 돈을 빌리기 위해 자신의 오랜 친구인 수정을 찾아간다. 국밥 배달을 나간 진숙은 시장 상인의 가출한 아들을 찾아주기 위해 춘천역으로 나간다. 그러던중 진숙은 대학 휴교령으로 인해 춘천으로 내려오던 경호와 부딪치게 된다.   ●사천만의 경제 읽기(EBS 오후 8시20분)정기예금을 누르고 걷잡을 수 없는 인기를 얻고 있는 펀드. 은행 금리가 낮아지면서 펀드 한두 개쯤 안 들어 본 사람도 드물겠지만, 펀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 또한 드물 것이다. 요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펀드의 기초부터 제대로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현동 마님(MBC 오후 7시45분)헤어질 무렵 하수사관은 금녀에게 사귀는 사람이 있냐고 묻는다. 없다고 대답하는 금녀는 기대감에 사로잡힌다. 한편 성종은 미숙에게 길라가 시향을 좋아했었다는 얘기를 꺼낸다. 이미 시향에게 얘기를 들어 상황을 파악한 미숙은 태연하게 성종의 이야기를 받아들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8시30분)LA 동포 단체들이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쳤다. 일본이 아직도 위안부 문제를 강하게 부인하며 책임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야스쿠니 반대 전시회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인 관심사로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중국에는 ‘죽을 사(死)’ 자 성(姓)도 있다?

    죽을 사(死)자가 사람의 성(姓)이라고? 최근 중국 허난(河南)성에 중국에 있는 성씨(姓氏)를 모두 기록한 ‘성씨 벽’이 세워져 화제가 되고 있다. 3천여개의 성이 조각되어 있는 이 벽에는 사람들이 꺼려하거나 흔히 들어보지 못한 성씨들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홍콩 일간지 샹강바오장(香港報章)은 “중국 성씨 벽에 희귀한 5개의 성씨가 있다.”며 “중국 문명의 특징 중 하나가 각 성씨마다 고유한 역사와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소개했다. 다음은 샹강바오장이 뽑은 5개의 중국 희귀 성씨. ▲죽을 사(死) 중국에서 두 번째로 적은 비율의 성씨인 사(死)씨를 가진 사람은 주로 중국 서북부에 있다. 이 성씨는 소수민족의 복성(複姓·성이 두 글자 인 것)에서 한 글자가 생략된 채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글자가 가진 뜻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피하는 성씨 중 하나이다. ▲어려울 난(難) 중국에서 비율이 가장 낮은 성씨로 주로 허난성에 많다. 한때 허난성의 한 마을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주민 전체가 난씨를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 외부사람들은 그 마을을 피해가는 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검을 흑(黑) 광명정대(光明正大·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의 반대를 의미해 야비하고 배신을 잘하는 이미지를 연상시켜 예로부터 흑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많은 차별을 받아야 했다. ▲늙을 노(老) 태어나자 마자 ‘늙다’의 뜻을 지녀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피하는 성. 중국에서는 부모들이 자식을 부를 때 어린 아이를 뜻하는 ‘바오바오’(寶寶)앞에 성을 붙여 부르는데 노씨 성을 가진 아이는 ‘라오(老)바오바오’라고 불려야 하기 때문에 부모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한다. ▲독 독(毒) 독씨는 들을 때나 부를 때 모두 사람들을 꺼리게 만들며 어느 누구도 ‘독(毒)선생’(毒先生·선생 앞에 성을 붙여 남자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이라고 불리길 원치 않기 때문에 예전에는 성씨를 위장하거나 속이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특파원 칼럼] 日국민 저버린 오자와의 야합/박홍기 도쿄 특파원

    일본 국민들이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 믿었던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 대표로부터다. 충격이 적잖다.‘배신’,‘배반’이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지난 7월29일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 제1당으로 도약한 민주당의 실질적인 얼굴이다. 일본 국민들은 당시 참의원 전체 242석 가운데 119석을 ‘생활 제일’을 내건 민주당에 몰아줬다. 자민당의 무능·부패를 심판하고 일방적인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오자와 대표는 참의원 선거 뒤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라며 중의원 해산을 겨냥, 정권교체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그랬던 오자와 대표가 지난 2일 대표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제안한 ‘대연정’을 덥석 손에 쥔 채 간부회의에서 의견을 물었다. 정치적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다. 결과는 거부였다. 그러자 4일 전격적으로 대표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했다. 간부회의의 결의를 굳이 ‘불신임’에 연결시켰다. 대연정 거래는 밀실에서 이뤄진 ‘정치적 야합’이다. 정치의 큰 틀이 바뀔 엄청난 결정을 공론화도 없이 정치적 유착을 통해 꾀하려 했다. 정책적 합의에 대한 투명성도 저버렸다. 오자와 대표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명분도, 정당성도 약했다. 정책의 일관성도 내팽개쳤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말문이 막힐 만큼 놀랍고 어이없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치에서 대연정은 곧 ‘대합병’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이유인 즉 자민당과 민주당의 정책이나 이념이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다. 체질적 한계다. 때문에 일본에서 ‘건전한 경쟁관계’의 양당 체제는 아직 요원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일본 국민들은 오자와 대표의 행보에 뜨악해했다. 대연정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도 그렇거니와 대표직 사의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의 56%가 대연정을 반대했다. 또 민주당의 대연정 거부에 55.9%가 손을 들어줬다. 오자와 대표는 분명 정권교체와 양당 체제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더욱이 ‘정권교체 역량부족론’을 제기, 민주당에 치명적인 생채기를 남겼다. 당 대표의 발언인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일본 국민들은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고도 버티다 지난 8월 느닷없이 사퇴한 아베 신조 총리도 경험한 적이 있다. 또 곧바로 자민당 내 9개의 파벌 가운데 8개 파벌이 담합, 후쿠다를 총리로 추대하는 ‘파벌 정치로의 회귀’도 지켜봤다. 오자와 대표의 사의 철회 과정 또한 어설펐다. 민주당은 오자와 대표의 ‘정치 9단’,‘파괴자’라는 별칭을 의식, 탈당을 우려해 전전긍긍했다. 잇단 회의를 통해 당의 총의라며 “오자와대표의 잔류”를 건의했다. 예상했다는 듯 오자와 대표는 바로 복귀했다. 마치 일본의 아마노이와토(天の岩戶) 신화와 비슷하다. 신의 나라를 다스리는 아마테라스오가미가 동생의 횡포에 화가 나 아마노이와토라는 동굴에 들어가 나오지 않자 세상은 암흑으로 변하고 재앙이 닥쳤다. 많은 신들이 아마테라스오가미의 귀환을 빌어 아마테라스오가미가 나오자 세상은 광명과 질서를 되찾았다는 줄거리다. 사의 소동은 사흘만에 끝났지만 정치 불신의 골은 한층 깊어졌다.3개월 남짓한 동안 아베 전 총리의 무책임과 오자와 대표의 오만을 몸소 느낀 탓이다. 세습 정치인들의 자질마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본 정치는 요즘 과도기를 걷는 것 같다.‘정치적 탈각’을 위한 변혁의 고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일본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이 팽배한 상태에서는 개혁은 버겁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은 현재 비온 뒤 땅이 굳어지기는커녕 풀어야 할 과제들만 겹겹이 쌓아놓은 꼴이다. 따라서 오자와 대표가 ‘정치적 야합’의 멍에에서 벗어나 어떻게 난제들을 헤쳐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박홍기 도쿄 특파원 hkpark@seoul.co.kr
  • 이재오최고 전격 사퇴

    이재오최고 전격 사퇴

    한나라당 내홍을 초래한 이재오(얼굴) 최고위원이 8일 전격 사퇴했다. 이 최고위원은 측근인 진수희 의원이 대신 읽은 사퇴 성명에서 “이회창 전 총재의 탈당과 출마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은 배신과 분노를 느꼈다.”면서 “당내 화합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를 지렛대로 그 어떤 권력투쟁도 중단해야 한다.”면서 “백의종군하겠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이로써 당내 분란의 한 축이 제거된 셈이다. 그동안 박근혜 전 대표측은 당 분란의 진원지로 이 최고위원을 지목하며 “이 최고위원의 사퇴는 화합의 첫 단추”라고 압박해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박근혜의 침묵 정도 아니다

    대선판이 혼돈을 더하고 있다. 이회창씨의 출마선언이 혼란을 부채질했다. 정치권에는 대권욕을 향한 분열과 배신, 원칙없는 합종연횡의 그림자만 어른거리고 있다. 대선을 불과 40일 앞둔 시점이다. 책임정치와 정당정치는 정녕 사라진 것인지, 국민들은 답답하고 어안이 벙벙하다. 이번 선거가 변칙과 불복이 난무하는 역대 최악의 선거로 기록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씨의 갈등이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힘겨루기가 결국 이회창씨의 출마 선언을 부채질했고, 보수세력이 분열로 치닫게 하는데 일조했다. 이들과 한나라당의 유불리를 떠나, 거대 야당과 지도자들의 한계를 보인 처사에 실망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박근혜씨의 계속되는 침묵은 그의 정치철학이나, 당내 거대 계보 보스의 행보로서도 어울리지 않는다. 깨끗한 경선승복 선언으로 원칙과 순리의 정치인 이미지를 각인시킨 그가 아닌가. 경선 이후 이명박 후보와 주변의 처신에 대한 섭섭함이나 반감이 크다 해서 오불관언의 태도로 일관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도리라 할 수 없다. 박씨는 이제 좀 더 큰 도량으로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이길 당부한다. 마침 어제 이재오 최고위원이 사퇴했다. 이 후보와의 힘겨루기에서 후퇴할 명분을 부분적으로 얻은 셈이다. 다급했던 이 후보를 계속 몰아붙이는 데만 몰두한다면, 그 역시 자신과 계보 이익에만 눈이 먼 정략가의 이미지만 남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당을 추스르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그래야 경선승복의 아름다움이 진정 빛날 수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이 연말 대선의 승자가 되든 안되든, 퇴보하는 정치사를 쓰지 않으려면 순리와 원칙의 박씨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함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통 큰 정치가 아쉽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세번째 대선 출마로 대선 정국이 혼미한 요즘, 이런 가정을 해봤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핵심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을 전격 사퇴시키고 당과 관련된 모든 일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일임하겠다고 선언한다. 박 전 대표는 이것과 상관없이 경선 승복 문화를 창출한 당사자답게 정권 교체를 위해 무조건 이 후보를 돕겠다고 밝힌다. 또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민주당의 이인제·창조한국당의 문국현·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면서 차기 정권은 제 정파간의 연정임을 선언한다. 이렇게 되려면 누구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먼저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게 통 큰 정치다. 하지만 지금의 대선주자나 정치지도자 중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기꺼이 할 사람이 없어 보인다.2보 전진이 분명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이명박 후보의 포용력 부족을 지적했었다. 이재오 최고위원 거취에 대한 고민이 길어질수록 그에겐 손해다.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지, 당권을 움켜쥐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가 대선에서 실패하면 정계 은퇴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후보는 잘나갈 때 좀 더 세심하게 주변을 살폈어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자당 후보 시절 직계인 민주계만으로는 도저히 힘에 부치자 최대 계파인 민정계 출신들로 신민주계를 만든 전례를 따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 후보와 이 후보 진영은 대세론에 도취했다. 시간만 가면 대권을 수중에 넣는 것으로 착각했다. 박 전 대표측을 똘똘 뭉치게 만든 것도, 이 전 총재가 대권 삼수(三修)에 나서는 것도 이 후보 진영이 원인 제공을 했다. 개혁은 최소한 같은 당 식구들이라도 보조를 맞춰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대통령후보를 빼곤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편으로 이 후보 진영의 승자 독식주의로 박 전 대표가 느꼈을 허탈감과 배신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주류에서 비주류로 내려앉은 것도 억울한데 공천 탈락까지 걱정해야 하니, 누군들 격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박 전 대표가 이명박-이회창 지지율 즐기기 게임을 접고,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선수를 친다면…. 이 후보는 허를 찔리게 될 것이다. 집에 불이 크게 났다고 하자. 일단 불부터 끄고 방 몇칸을 내줄 것인지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한다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을 게다. 박 전 대표의 이미지는 더욱 좋아지고 그의 주가 역시 치솟을 것이다. 당권 장악과 공천권 확보는 물론 차기 대통령후보 역시 따 놓은 당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은 “그럴 경우 우리는 그쪽 요구를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데 이 후보와 박 전 대표는 이해득실만 따지며 주판알 튕기기에만 열중이다. 통 큰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점차 실망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여권은 어떤가. 보수진영의 분열로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후보 단일화는 아직 불투명하다. 연대론으로 무게중심이 이동 중이지만, 누가 주(主)가 되느냐는 문제로 여전히 티격태격이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깔려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거창한 이념과 논리를 실천할 행동은 찾을 길이 없다. 정파적 이해만 득실하다. 통 큰 정치는 아직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인가. jthan@seoul.co.kr
  • [씨줄날줄] 내부 고발/황성기 논설위원

    1300만명이 관람한 한국 영화 최대 히트작 ‘괴물’은 주한미군 영내에서 작업하던 인부의 고발이 단초가 됐다.2000년 2월 미8군 영안실에서 시체 방부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를 정화처리 없이 20박스나 한강으로 통하는 하수구를 통해 버린 사건이었다. 목격한 인부가 제보하고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기자회견에서 폭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졌다. 영화는 미군이 한강에 몰래 버린 독극물이 생태계 변이를 일으켜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을 만들고, 이 괴물에 잡혀간 소녀의 가족이 당국의 비협조, 나아가 탄압에 맞서 소녀를 되찾는다는 내용으로 극화됐다. 인부의 증언이 없었다면 묻혔을 이 사건은 2005년 영안실 책임자인 미국인 군무원에게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함으로써 막을 내렸다.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은 컸다. 포름알데히드가 물에 희석되면 무해하다는 미군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불평등하기 짝이 없는 한국과 미국의 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몇년간의 씨름을 거쳐 환경 조항을 삽입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조직의 불법과 공익에 반하는 행위에 관련된 정보를 안팎으로 공개하는 내부고발의 역사는 길다. 미국의 닉슨 대통령의 사임으로 이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이 대표적이다. 사건의 내부정부 제공자의 암호명인 ‘딥 스로트’가 내부고발자의 고유명사가 됐다. 유교적인 전통과 가부장적인 한국 사회에선 아직도 딥 스로트를 배신자로 몰긴 하지만 민주화 이후 내부고발자가 여럿 나왔다. 재벌의 비업무용 토지 보유에 대한 감사가 상부 지시로 중단됐다고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민간인에 대한 보안사의 불법 사찰을 방대한 자료와 함께 폭로한 윤석양 이병, 군 부재자투표의 불법을 세상에 알린 이지문 중위 등이 그들이다. 내부고발이란 개념이 확립돼 있지 않던 시절 ‘양심선언’을 통해 권력의 부조리를 폭로한 이들은 구속되거나 파면되는 불이익을 겪었다. 명예회복을 했지만 진실이 밝혀지기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의 비자금 조성과 전방위 로비를 폭로했다. 삼성은 거짓이라고 맞선다. 진실은 단 하나이다. 김 변호사든, 삼성이든 어느쪽이 진실이건 하루빨리 가려져야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李 “昌출마는 역사를 되돌리는 것”

    [이회창 대선출마 선언] 李 “昌출마는 역사를 되돌리는 것”

    한나라당은 7일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소식에 일제히 ‘배신감’과 ‘분노’를 표출하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제2의 이인제’,‘악덕 장의사’ ‘대쪽이 아닌 갈대’,‘정상배’,‘기회주의자’,‘대권병에 걸린 사람’ 등의 신랄한 비판을 쏟아내며 보수 진영의 결집을 유도했다. 이명박 대선후보는 이날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선언은 어떤 이유로도 역사의 순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이 후보는 이 전 총재에 대한 비판을 자제했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울산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성공 대장정 울산대회’ 참석에 앞서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 “역사를 한참 되돌리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은 일제히 이 전 총재의 탈당과 출마를 강도높게 비난하고 나서 ‘이회창 출마 규탄대회’를 방불케 했다. 전여옥 의원은 “이 후보가 42.195㎞의 마라톤에서 40㎞를 넘어 결승점이 눈앞에 있는데 갑자기 단거리 선수가 뛰어들었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나왔다고 하지만 그분은 열린우리당이 그토록 원하는 판 흔들기와 보수우파 분열을 돕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기가 (출마)하겠다는 것은 장가를 두번이나 가고 상처했는데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자기가 대신 장가가겠다는 격”이라면서 “정말 그렇게 국민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도 ‘이 전 총재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 한나라당의 이 전 총재에 대한 대응방안이 정면돌파로 세워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정치도의도 원칙도 아니며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말이 안 된다. 결국은 당에 침을 뱉는 것”이라면서 “이 사회에 동지가 어디 있고 위아래, 선후배, 스승·제자가 어디 있느냐. 앞으로 내가 스승인 이 전 총재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싸워야 하는데 이런 비참한 세상을 만든 게 바로 이 전 총재 자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 전 총재가 생각하는 것과 이 후보 및 한나라당의 대북관에 다른 게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것을 문제 삼았다. 모든 게 계획된 수순으로 진행된 것”이라면서 “지금부터 당이 최선을 다하고 모두 한마음으로 ‘대운하’를 파 앞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독려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으로 정권을 교체해 달라는 국민적 열망을 깨뜨리는 데 참담하고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것은 역사의 순리가 아니라 거꾸로 돌리는 것이다.2번이나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피땀을 흘린 당원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이 전 총재 비판에 가세했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4) 모문룡의 죽음과 파장 1

    [병자호란 다시 읽기] (44) 모문룡의 죽음과 파장 1

    앞에서 언급했듯이 정묘호란이 벌어지는 동안 모문룡은 조선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보탬은커녕 그의 부하들이 끼친 작폐 때문에 청북 백성들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그럼에도 모문룡은 명 조정에 보낸 보고서에서 ‘자신의 활약 덕분에 후금군을 물리치고 조선이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옛날처럼 ‘해외 천자’,‘밀수 왕초’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드러나기 시작하는 모문룡의 본질 모문룡이 가도로 들어가 동강진(東江鎭)을 건설했던 해가 1622년이므로 정묘호란이 끝날 무렵이면 햇수로 5년이 지난 셈이 된다. 모문룡은 그동안 ‘요동 수복’을 외치며 엄청난 군량과 군수 물자를 소모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간혹 배를 타고 서해에서 압록강을 오르내리며 게릴라 활동을 벌이고, 봉황성(鳳凰城) 등지에 출몰하여 후금군과 소소한 규모의 전투를 벌였지만 그것은 ‘요동 수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오히려 후금을 자극하여 조선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일 뿐이었다. 일찍부터 모문룡의 활동과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다.1622년 12월, 명의 어사(御史) 하지령(夏之齡)은 황제에게 올린 상소에서 모문룡을 본토로 철수시키라고 건의했다. 모문룡이 고립된 병력을 이끌고 바다 바깥의 조선 땅에 몸을 의탁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를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대학사(大學士) 섭향고(葉向高) 또한 당시 어려웠던 명의 재정 형편을 내세워 하지령의 의견에 동조했다. 하지만 당시 희종(熹宗) 황제는 모문룡을 적극 옹호하며 섭향고 등의 건의를 일축했다. 희종 황제가 제위에 있는 동안은 모문룡의 ‘안전’에 별 문제가 없었다. 환관 위충현이 그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문룡 또한 위충현에게 결사적으로 매달려 그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피해 갔다. 그는 위충현을 지극 정성으로 섬겼다. 가도의 동강진에 위충현을 조각한 석상(石像)을 세웠을 정도였다. 명 조정에서 조선으로 사신이 올 때마다 그는 위기 의식을 느꼈다. 사신들이 조선을 왕래하려면 반드시 동강진에 들러야 하는데 행여 그들을 통해 자신의 본질이 탄로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1626년 윤 6월, 조선 방문을 마치고 귀국 길에 올랐던 한림원 편수(編修) 강왈광(姜曰廣)이 동강진에 들렀을 때, 두 사람이 나눈 대화의 내용은 흥미롭다. 모문룡은 만주 지도를 꺼내 놓고 강왈광에게 자신의 작전 계획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강왈광이 관심을 보이며 “이제 장군이 공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맞장구를 치자 모문룡은 본심을 드러냈다.‘공을 세우고 싶지만 군량이 없다.’고 하소연했던 것이다. 강왈광도 물러서지 않았다.‘군량이 부족하면 정예병만을 추려내서 싸우면 된다.’고 충고했다. 강왈광은 더 나아가 ‘군량이 없다는 이유로 조선에서 계속 뜯어내려 한다면 조선이 필시 딴 마음을 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미 서울에 머물면서 조선의 피폐한 실상을 파악했기 때문에 했던 충고였다. ●모문룡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 모문룡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되었다.1626년 5월, 총독 염명태(閻鳴泰)는 ‘바다 바깥에 병력을 배치한 것은 적의 배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인데 모문룡은 오히려 후금에 견제당하는 신세가 되었다.’며 그를 속히 여순(旅順)으로 철수시키라고 촉구했다. 원임 등래순무(登萊巡撫) 무지망(武之望)도 ‘모문룡은 후금군이 두려워 물러나려고만 하고 조선 군신들과 갈등을 일으켜 나라를 욕되게 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바야흐로 ‘모문룡 문제’가 정쟁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순간이었다. 모문룡의 문제점을 들어 철수시키라는 요구가 이어졌음에도 명 조정이 그와 동강진을 계속 유지시키려 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희종 황제와 위충현이 모문룡을 비호했던 것이 중요했지만 반드시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 명의 신료들 가운데는 모문룡이 지닌 효용 가치를 다른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바로 조선을 견제하기 위한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1626년 주문욱(周文旭)은 황제에게 올린 게첩(揭帖)에서 모문룡이 후금을 제대로 견제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진영을 여순으로 옮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선이 후금에게 시달리면서도 명을 배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모문룡이 철산에 머물면서 견제하기 때문’이라며 모문룡의 효용성을 높이 평가했다. 풍성후(豊城侯) 이승조(李承祚)도 비슷한 의견을 폈다. 그는 ‘모문룡의 진영을 옮기자마자 조선이 후금에 병탄될 것이고, 그러면 후금은 더욱 거리낌 없이 명을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모문룡의 진을 옮기는 대신 감독관을 보내 군량을 감독하고 그에게 전진하도록 명령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모문룡에 대한 감사(監査)는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그런 와중에 정묘호란 이후 모문룡이 보인 태도는 가관이었다. 거짓말로 가득 찬 보고서를 올렸음에도 환관들의 비호 덕분에 황제의 신임을 얻게 되자 그는 더 대담해졌다. 그는 호란 이후 후금 측과 사절을 왕래하면서 사실상 내통하고 있었다. 양측의 사절들이 창성(昌城)을 경유하여 심양을 왕래하는 것은 조선의 수령들에 의해서도 빈번히 목격되었다.1627년 12월, 서울에 왔던 후금 사신 용골대(龍骨大)도 양측이 ‘화친’ 운운하면서 사절을 서로 왕래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모문룡은 그러면서도 정작 조선에 대해서는 딴 이야기를 했다. 그는 12월26일 조정에 도착한 서한에서 조선이 후금과 화친한 것을 질책한 뒤,‘자신은 군사를 이끌고 후금을 일망타진할 것이니 조선도 두려워하지 말고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조선으로서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언동이었다. ●원숭환, 모문룡에게 쌍도로 오라고 명령 정묘호란 이후에도 ‘감시의 사각 지대’에 머물며 희희낙락했던 모문룡에게도 종말이 다가오고 있었다. 모문룡에게 종말을 가져다 준 당사자는 다름 아닌 원숭환이었다. 원숭환은 모문룡을 극도로 혐오했다. 그가 가도에 ‘퍼질러 앉아’ 군량만 축내며 정작 후금군에 대한 공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데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원숭환의 반감은, 모문룡을 싫어하는 조정 신료들의 ‘관념적인’ 반감과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산해관 바깥의 방어를 책임지고 있는 사령관으로서, 최전선인 영원성에서 후금군과 대치하고 있는 무장으로서 그가 모문룡에게 느끼는 배신감은 훨씬 구체적이고 엄중한 것이었다. 백기종(柏起宗)의 ‘동강시말(東江始末)’에 따르면 원숭환은 일찍부터 모문룡을 ‘처리’하려고 했던 것 같다. 조정에 상소를 올릴 때마다 매번 ‘모문룡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문관을 파견하여 모문룡을 견제하도록 건의하는가 하면 그 스스로도 가도에 대해 해금(海禁) 조치를 취하려 했다. 여순을 차단하여 모문룡의 진영으로 장정들이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 하는 한편, 명으로 오는 조선 사신들이 가도에 들른 이후에는 반드시 영원성을 거치도록 했다. 모두 모문룡을 견제하려는 조처였다. 천계(天啓) 연간에는 모문룡을 제거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희종 황제, 그리고 그와 연결된 위충현의 비호 때문이었다.1627년 7월, 희종이 세상을 떠났다. 희종의 죽음은 위충현의 종말을 의미했다. 모문룡에게도 불길한 소식이었다. 이윽고 1629년(崇禎 2) 5월22일, 원숭환은 가도로 전령을 보냈다. 전령은 요동 경략 원숭환의 명령서를 내밀었다. 원숭환은 모문룡에게 쌍도(雙島)로 오라고 명령했다. 쌍도는 여순에서 육로로 80리, 해로로 40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5월25일, 동북풍이 불자 모문룡은 쌍도를 향해 출발했다.‘해외 천자’의 마지막 항해가 시작되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토요 영화] 헤드윅

    [토요 영화] 헤드윅

    ●헤드윅(OCN 오전 11시) 내일이 지구의 종말이고 그때까지 단 한편의 ‘록뮤지컬 영화’만 보도록 해주겠다면 당신은 무슨 영화를 보겠는가. 머릿속에 언뜻 ‘헤드윅’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당신은 아직까지 이 영화를 접해보지 못한 사람일 테다. 농삼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 ‘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2000)’은 내용은 물론이고 작품성과 완성도면에서도 탁월한, 그야말로 ‘물건’이다. 존 카메론 미첼은 록뮤지컬 ‘헤드윅’이 오프브로드웨이와 세계 순회공연에서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자, 직접 감독 겸 주연으로 나서 영화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영화는 곧 ‘21세기형 로키 호러 픽처쇼’라는 찬사를 받으며 갖가지 영화제의 주요상을 휩쓸기 시작했다.‘선댄스 영화제’의 관객상과 감독상도 그중 하나. 그러나 이처럼 화려한 수상 이력은 액세서리에 불과하다. 영화 자체의 미덕만으로도 볼 가치는 충분한 것. 내용은 원작 뮤지컬과 다르지 않다. 동 베를린 출신의 한 남성이 미국 록스타로 발돋움하는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다루고 있다. 평범했던 독일 소년이 미군 병사의 결혼 제의를 받고 성전환 수술을 하는 과정, 하지만 이 수술이 실패해 영문제목 ‘the angry inch(성난 1인치)’가 암시하는 것처럼 성기부분에 1인치의 살덩어리만 남게 된 아픔 등이 생생히 그려진다. 그리고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사랑의 배신을 딛고 우여곡절 끝에 록스타로 우뚝 서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이와 함께 뮤지컬에서도 그랬듯이 중간중간에 삽입된 애니메이션이며, 영화 전반에 깔린 록뮤지컬 감성의 사운드트랙 등은 비극의 승화와 감정의 조율을 제대로 이뤄내며 영화의 작품성을 드높인다. 국내에서 ‘헤드윅’은 뮤지컬이 지난 2005년 4월부터 시작해 600회가 넘는 공연 동안 2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폭발적인 사랑을 누렸다. 주인공 ‘헤드윅’을 맡은 조승우, 오만석 등은 ‘조드윅’‘오드윅’이란 별칭을 얻으며 일약 뮤지컬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는 뮤지컬 ‘헤드윅’의 원작자이자 영화감독 겸 주연배우 존 카메론 미첼이 직접 방한해 헤드윅 콘서트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헤드윅’의 인기가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나 높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러닝타임 90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호남선 탄 이인제 “서부벨트 구축 지지를”

    호남선 탄 이인제 “서부벨트 구축 지지를”

    민주당 이인제(얼굴) 대선 후보가 충청과 호남을 아우르는 ‘서부벨트’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충청지역 버스투어에 이어 1일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남 고흥을 방문해 ‘고흥군민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광주를 찾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개혁세력의 본산인 민주당은 지지 기반이 호남으로 고립돼 있는 상황”이라면서 “호남으로부터 충청, 경기, 인천, 서부벨트를 따뜻한 지역 지지 기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서부벨트’ 전략을 강조했다. 이어 단일화를 의식,“정동영 후보가 ‘호남후보 필패론’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정권을 한나라당에 넘겨주고 개혁세력을 키워준 어머니 같은 호남 국민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마지막 배신을 저지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출마설과 관련해 그는 “부패세력은 기회 앞에서 반드시 분열하게 돼 있다.”고 ‘한나라당 필패론’을 전제한 뒤 “이 전 총재의 출마 배경에는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판단에 근거한다.”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3∼4일에는 전남 해남과 보성 등을 순회하면서 호남 민심 잡기를 이어나간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미스캐스팅 논란 성급했나?

    미스캐스팅 논란을 빚었던 성인 연기자들이 차츰 제 빛을 발하고 있다.‘태왕사신기’의 문소리,‘왕과 나’의 오만석, 고주원 등은 그동안 “배역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구설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이들은 드라마가 회를 거듭하면서 점차 캐릭터에 동화되는 등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31일 MBC 수목드라마 ‘태왕사신기’의 14회분 방영이 끝나자 시청자들은 “과연 문소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극 중 문소리가 맡은 역할은 불의 신녀 ‘가진’이 환생한 고구려 신녀 ‘기하’역. 네티즌들은 처음엔 개성 강한 문소리가 가련한 이미지의 신녀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14회에서 문소리는 태자 담덕(배용준)에 대한 배신감으로 처절한 복수극을 펼치며 냉정한 여전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줘 강한 인상을 남겼다.15회에서도 문소리는 호개에게 “담덕의 숨통을 끊어달라.”고 부탁하며 본격적으로 복수의 칼을 든다. 이와 관련, ‘태왕사신기’ 제작사인 김종학 프로덕션의 관계자는 “미스캐스팅 논란은 어느 드라마에서나 극의 전개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것”이라며 “문소리씨에 대해 제작진은 미스캐스팅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처음부터 변함없이 믿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20회가 나간 SBS 월화드라마 ‘왕과 나’ 역시 8회때부터 성인연기자들이 등장했지만, 이전 아역연기자들의 연기가 워낙 뛰어나 줄곧 “어색하다.”“아역이 더 낫다.”는 비난에 시달려 왔다. 오만석(김처선 역)은 ‘댕기머리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을 들어야 했고, 도회적인 이미지의 고주원(성종 역)도 ‘왕의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대해 오만석은 지난달 17일 열린 수원 세트장 공개식에서 “단순히 외양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연기가 캐릭터에 더 녹아들 수 있도록 연기자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의 말을 잊지 않은 듯, 그는 혼신의 연기로 금세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최근 상투를 틀고 정식 내시가 된 오만석은 만만찮은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다. 고주원 역시 극이 진행될수록 한층 의젓한 왕의 모습으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한편 ‘왕과 나’의 중견배우 전인화(인수대비 역)와 전광렬(조치겸 역)은 변함없는 연기력으로 사극지존’으로 자리잡았다.‘태왕사신기’의 배용준(담덕 역) 역시 다시 한번 욘사마 열풍을 예고할 정도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아이비 협박 추정男 싸이 들어가보니…

    가수 아이비(본명 박은혜·25)를 협박한 혐의로 2일 구속된 유모씨(추정)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공개돼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아이비 협박’ 기사들에는 “전 남자친구가 광고대행사에서 일했으며,TV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적이 있다.”는 소식이 담겨있었다. 네티즌들은 이 정보를 토대로 유모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주소를 파악,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실제 그의 미니홈피를 살펴보니 주소에 아이비의 생일을 뜻하는 ‘821107’이란 숫자가 포함되어 있으며, 사진첩 한 코너의 제목도 ‘821107’로 되어 있었다. 이 사진첩에는 아이비의 사촌으로 알려진 수영선수 박태환(18·경기고)과 함께 찍은 사진도 올려져 있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그의 ‘자기소개’에도 주목했다.‘여자는 때리지 말자.아예 죽여버리던지.’,‘너한텐 지난 사랑의 기억이겠지만 나한텐 그게 배신이야.’라는 글이 아이비와의 관계를 뜻한다는 것. 문제의 싸이에는 네티즌들의 관심을 방증하듯 1만 4000명이 넘는 방문자가 다녀갔다. 그의 방명록에는 “언론플레이에 속지말자.난 그를 믿는다.”란 글들과 “협박해서 돈 뜯어낼 생각말고…참 인생 안타깝게 산다.”는 의견들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편 강남경찰서는 아이비에게 함께 찍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모(31)씨를 구속했다.유씨는 ‘동영상 유포’를 미끼로 4500만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부부 교사의 미인계

    부부 교사의 미인계

    외딴 여인숙의 한적한 방. 어느날 대낮에 남녀가 투숙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뒤 숨가쁜 소리가 들리고 이어 방문을 때려 부수는 소리와 함께「카메라」의「플래시」가 터졌다. 간통하던 여자는 침입자의 아내. 간부는 침입자와 여자의 학교시절 동창. 그런데 3자가 모두 학교「선생님」이었다는 기묘한「드라머」의「치사한 내막」-. 제1막- “그립다” 편지로 꾀어내…현장에 사진사도 동원 -윤(尹)선생님, 그간 안녕. 7년전의 연정이 되살아 납니다. 교정에서 하루 멀다하고 얼굴을 맞대던 시절의 옛추억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갑니다.(중략(中略)) 긴 방학이 갑갑하지 않아요? 혹시 출장이라도… 기회를 얻으실 수 없는지…. 언제 어느때고 연락만 주신다면 보고싶은 얼굴, 달려 가겠어요. 순(順)이 씀-. 지난해 12월 28일. 경남 거제(巨濟)군 延草(연초)면 모 국민학교교사 윤모씨(31)는 그의 학교시절 애인이었던 고성(固城)군 고성읍 K중학교사 양학순(梁學順·30)여인으로부터 이런 기막힌 편지를 받았다. 윤교사는 1주일도 못되어 양여인에게 전보를 날렸다. 『-내일 9일 낮11시 마산XX다방 상봉요』 지난 1월9일, 그들은 오랫동안 떨어져 있다가 오랜만에 재회했다. 1시간쯤 지난날의 추억이며, 세상 돌아가는 일등 잡담이 오갔다. 어느정도 회포를 푼 다음, 그들은 함께 일어섰다. 아주 자연스럽게 남녀의 발걸음은 마산(馬山)시내 서성동 분수대앞 K여인숙 12호실로 향했다. 2홉들이 소주1병과 오징어를 사다가 권커니 잣거니하며… 「회포」는 다음 단계로 무르익어 갔다. 벌겋게 달아오른 양여인이 덥다며 내의까지 벗었고, 이에 질세라 윤교사도「넥타이」를 풀어 제쳤다. 『선생님. 두 아이를 거느린 과부가 됐어요. 어떻게 힘이 되어 주세요…』 양여인이 엎어지듯 윤교사의 가슴에 기댔다. 옷들이 벗겨지고, 숨가쁜 포옹, 격렬한 애무가 이어졌다. 벗은 양여인의 자태는 요염하기 그지없었다. 윤교사는 서두르며 끌어안았다. 그 순간 밑에 있던 양여인이 부자연스럽게『캑!캑!』두번 기침소리를 냈다. 기침소리를 신호로 방문이 벌컥 열리며 사내가 뛰어들었다. 사내는 불문곡직 여자위에 엎어진 윤교사를 두들겨 팼다. 이윽고 대기해 있던 사진사 김삼부씨(29·마산시 서성동84·D사진기사)가 들이닥쳐 이 기괴한, 벌거벗은 현장을「카메라」에 담았다. 제2막-교무주임도 같은 수법 3백만원짜리 각서도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는 사내의 기세에 윤교사는「팬츠」만 겨우 걸치고 꿇어 엎드려 싹싹 빌었다. 침입한 사내는 양여인의 남편 윤문석(尹汶錫·32·고성읍K중학교사). 30분동안의 3자회담끝에 윤교사가「2백만원 지불」의 각서를 쓰고 난경을 모면했다. 이상은 양·윤 부부교사의 간통조작극 제1막이었다. 제2막은 지난 2월19일 하오 1시, 같은 여인숙의 바로 옆방에서 개막됐다. 이번 대상은 양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의 교무주임 이(李·34)모씨. 제1막의「드라머」와 별다른 차이없이 옷을 벗고, 끌어안고, 덮치고,「카메라」가「짤까닥」거렸다. 이번에는 액수가 커서「3백만원」의 현금보관증과 2월말까지 지불을 약속하는 지불각서, 그리고 윤씨가 이씨의 주머니를 뒤져 현금 2천5백원, 주민등록증, 공무원증등을 탈취했다. 모두 5백만원이 굴러 들어오게된 부부교사는 그 현금수납자로서 양여인의 오빠 양학율(梁學律·50·거제군 동부면 타포리)에게 사건의 마무리를 의뢰했다. 양은 1차 범행에 걸려든 윤교사를 찾아 지난 1월 3차에 걸쳐 15만5천원을 뜯어내 10만원은 동생부부에게 보내고 5만5천원은 자기가 가로챘다. 10만원을 받은 윤은 모두 이를 탕진하여 빈털터리가 되자 2차범행의 이교무주임에게 우선 1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번 각서내용을 완전히 번복, 지불을 거절했고, 배신행위(?)에 화가난 윤은 이씨를 걸어 간통죄로 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윤의 조작극이 들통난 것은 이때. 간통쌍벌죄로 고소한 윤이 무슨 까닭인지『아내는 풀어달라』고 경찰에 호소한 것.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남녀를 모두 풀어주고, 이교사만 따로 불러 진상을 조사한 결과 양·윤의 조작극임이 밝혀져 지난 20일 두 부부교사를 공갈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양여인의 오빠 양학율도 같은 혐의로 수배하기에 이른 것. 남편은 의처증 변태, 매일같이 팬티 검사 이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그 원인으로 윤의 (1) 심한 의처증 (2) 가정불화 (3) 변태성욕 이라고 판단했다. 윤은 아내 양여인의「팬티」검사를 하루도 빠뜨린 일이 없다는 것이며, 양여인은 또 가끔 바람 잘 피우기로 소문났었고, 특히 양여인이 반질반질한, 뱀껍질같은 윤기나는 피부의 소유자로서「섹스」에 강했다는 것. 윤이 여관 옆방에서 자기의 아내가 1시간이상 걸려 정사에 들어가기까지 지리한 시간 참을성있게 기다린 것은「변태성욕자」가 아니고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다. 또한 윤은 이 지방에서 난폭하고 난잡한 여성관계로 소문이 나있다고. 마산(馬山)시내 자산동 C모양(29) 창원(昌源)군 L국민학교 C모교사(30)등과 오랫동안 교제를 해왔고, 심한 낭비벽으로도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여인은 이미 정력이 강하기로 평판이 나있을 뿐만 아니라, 경찰조사에서 남편 윤이 이혼하겠느냐, 간통을 하겠느냐고 양자택일을 강요했기 때문에 한 짓이라고 실토. 이들 부부는 문란한 성생활과 무절제한 낭비로 현재도 수십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다는 것. 두 부부의 수입을 합해 월수 7만원정도 된다는 얘기이고 보면 시골 읍생활수준으론 얼마만큼 심한 낭비생활을 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경찰은 말한다. [선데이서울 71년 3월 7일호 제4권 9호 통권 제 126호]
  •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첫 공연 2% 부족해…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첫 공연 2% 부족해…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콰지모도가 축 늘어진 에스메랄다를 품에 안고 울부짖는다. 순간 객석의 반응은 최고조로 부풀어오른다. 2005,2006년 국내에서 19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11월11일까지, 김해문화의전당)가 경남 김해에서 한국어 공연으로 다시 선보였다. 근위대장 페뷔스, 대주교 프롤로,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 세 남자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둘러싸고 사랑과 욕망, 배신과 헌신을 노래했다. 프랑스에서 공수해온 무대 위를 7명의 배우와 16명의 무용수들이 넘나들었다.23일 첫공연은 원작의 감동을 되새기게 했지만 오리지널 공연의 원숙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해를 거쳐 성남을 찍고 내년 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오를 ‘노트르담 드 파리’가 좀더 발효되길 기대해본다. ●귀의 즐거움 vs 불안정 ‘노트르담 드 파리’를 다녀간 관객들은 54곡의 유려한 음악을 기억한다. 프랑스에서는 OST가 1000만장이나 팔려나갔을 정도. 이번 라이선스 공연은 작사가 박창학이 1년동안 번역한 가사가 큰 무리 없이 맞춤했다. 그러나 라이브가 아닌 반주음악이 둔탁한 음향으로 극을 열었고 배우들의 노래 소화에 편차가 컸다. ●볼거리의 향연 vs 산만 높이 10m의 거대한 성당의 벽을 능숙하게 타고 오르며 7m 높이에 매달린 100kg짜리 종을 장난감 만지듯 다루며 매달리는 몸짓, 매트리스와 함께 무대를 구르고 철제 바리케이드를 주고 받으며 걸인들을 가두는 역동성, 꼽추 콰지모도가 바퀴에 묶여 멸시당하고 죽은 에스메랄다가 공중에 떠올라 춤을 추는 장면.‘노트르담 드 파리’의 매력은 다채로운 아크로바틱과 무대장치·소품을 활용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배우들의 몸놀림이 하나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산만하게 펼쳐져 아쉬움을 남겼다. ●신인들의 선전 vs 미숙 ‘노르르담 드 파리’에는 유난히 신인들의 등장이 두드러진다. 극의 마지막에 감동을 뽑아냈던 신인 가수 윤형렬은 목소리를 눌러 거친 호흡으로 노래하는 콰지모도의 음색을 재현해냈다. 페뷔스 역의 김성민은 단 한번도 무대에 서 본적 없는 ‘초짜’지만 무대 적응력이 뛰어났다. 그러나 대서사시를 읊으며 극을 열고 닫는 음유시인 그랭구아르는 중요한 곡인 ‘대성당의 시대’에서 흔들림을 보였다. 신인들의 선전은 높이 살 만했지만 들쭉날쭉한 진행으로 감상의 격차는 컸다.1400석의 규모의 대극장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 셈. 그래서 상대적으로 프롤로 신부 역의 서범석의 안정적인 연기와 호흡이 돋보였다. 김해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女談餘談] 디스플레이용 부부와 황혼이혼/윤창수 문화부 기자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은 그들이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자 대중에게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나쁜’ 뉴스라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배우들이 어느날 배우자와 헤어졌다며 눈물짓는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할 뿐 아니라,‘나도 까짓거’하는 마음까지 먹게 만든다. 물론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디스플레이용´ 부부로 살아가느니 솔직하고 편하게 따로 사는 게 연예인은 물론 평범한 사람에게도 훨씬 나은 인생 길인지 모른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내니 다이어리’에는 월스트리트 부자와 미녀의 결혼생활이 묘사돼 있다. 결혼과 이혼을 명품사듯 반복하는 금융 부자는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재산을 회사명의로 돌려놓고, 호시탐탐 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찾는다. 아내는 텅빈 결혼생활을 사치와 향락으로 메우고, 아이는 기숙학교와 내니(유모)가 기른다. 아직은 결혼생활 초보지만 둘이 사는 행복이 거창한 데 있는 것 같진 않다. 같이 밥먹고, 잠자고, 걸으면서 시덥잖은 농담에 낄낄대고 서로의 체온에 마음을 녹이며 일상의 순간순간 행복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아름다운 모습 가운데는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걷는 뒷모습이나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풍경이 있다. 기자도 그런 노부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어가자고 남편과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평생 내 편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반쪽이 어느날 배신을 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모습은 참기 힘들 것이다. 황혼이혼은 아직 가부장적 사고가 지배적인 남편이 있는 지금의 노부부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한국 남성들은 모두 가부장 제국의 제왕으로 군림할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한때는 집안일에 솔선수범한다는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결혼을 하고, 또 주변 친구들을 보니 가족과 아내를 아끼는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이었다. 황혼이혼이나 중년이혼을 결심하기보다는 오래도록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더 많았으면 한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업(YTN 오후 12시 35분)지금 국회에서는 17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선까지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대통합 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상대 후보의 허물을 벗겨내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경선 이후에는 강재섭 대표가 출연했고, 이번에는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함께 얘기 나눠 본다.   ●다큐 10(EBS 오후 9시50분)1947년 영국 제국주의가 인도에서 물러나자 인도는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할되었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시작된 이 여행은 인도에 대한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생생히 전함으로써 그 독특함을 더한다. 인도 특유의 혼잡함 속에서 근대화의 끝자락에 와있는 인도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착한여자 백일홍(KBS2 오전 9시)일홍은 고물상 창고에서 본격적인 가구 리폼 사업을 시작한다. 일홍의 남편 만수를 사고로 죽게 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기철은 버려진 가구들을 모아와 일홍의 일을 돕기 시작한다. 한편, 준만은 일홍이 자꾸 맘에 걸리고 남편에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은 덕희는 준만이 변했다며 몰아 세운다.   ●그 여자가 무서워(SBS 오후 7시20분)승미와 경표에 대해 이야기하며 옥신각신하던 영림은 결국 폭발한 채 그만하라고 말하고는 눈물을 떨군다. 근석은 승미에게 영림을 그냥 내버려두라고 말하지만, 승미는 영림이 배신당했다며 경표에게서 위자료라도 받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영림은 아이들이 자신을 보고 무서워하자 쓴웃음을 짓는다.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30분)지진이나 화산 폭발 등 지구에서 발생하는 여러 자연재해 중 한반도에 가장 큰 피해를 주는 것은 태풍이다. 매년 2∼3차례 한반도를 내습하는 태풍은 최근 더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상이변과 한반도 기후 변화에 미치는 원인을 알아본다.   ●그래도 좋아(MBC 오전 7시50분)명지는 준배의 친구에게 태주의 뒷조사를 부탁한다. 태경은 태주에게 적금 해약하고 대출 받아서 곗돈을 갚아줄 것을 부탁하지만 태주는 사기당한 친구에게 전부 빌려줬다고 둘러댄다. 한편, 효은은 어머니가 돈 때문에 모진 일을 하는 것을 보고 태주의 도움을 받아들일 것을 결심한다.
  • [Seoul Law] ‘로스쿨 정원 1500명’ 찬반 논리

    정부의 ‘로스쿨 정원 1500명’ 발표 이후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학계에서는 로스쿨 신청을 거부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1500명 정원에 찬성하는 변호사와 반대하는 학계 등의 입장을 들어본다. 아울러 로스쿨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1500명 정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르포를 통해 알아본다. ■ “정원문제 2004년 합의한 것” 하창우 서울 변호사회장 “국회가 교육인적자원부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정원에 대해 ‘재보고’를 하라고 지시한 건 명백한 위법행위 입니다.” 하창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23일 “교육부는 법무부와 법원 행정처 등과 협의한 뒤 국회에 보고만 하면 된다. 그럼에도 국회가 교육부의 상위 결재기관처럼 행정부 행위에 지나친 간섭을 하며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여 비판했다. ▶교육부가 로스쿨 개원 첫 해 정원을 1500명으로 정했고 대학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 -지난 2004년 말에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에서 로스쿨 제도 시행 초기의 총 입학정원을 1200명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사개위에는 대학교수와 시민단체도 포함돼 있었다. 대학교수들이 지금 와서 3000명 이상을 주장하는 건 약속 위반이다. ▶1500명으로 확정되면 탈락하는 대학이 무더기로 발생할텐데. -로스쿨을 운영할 능력도 안 되는데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다면 비판받아야 한다. 로스쿨 제도의 취지는 질 높은 법조인을 키워내는 것이다. 우수한 교수와 교육 프로그램부터 갖춰야 하는데 왜 시설 투자에 돈을 쏟아부었나. ▶지역할당제를 한다는데. -우수한 교수와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곳을 선정하는 것이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다. 그런데 지역에 균등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 강조되면 취지와 다르지 않나. ▶대학 등은 우리나라의 법조인 부족을 주장하는데, 부족하다고 보나. -미국에선 변리사와 세무사, 중개사 등 유사직역의 업무까지 변호사가 모두 맡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사직역 근무자와 변호사를 합하면 1인당 법조인은 1535명으로 프랑스와 비슷하다. 미국에서는 분쟁을 법률적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훨씬 강하다. 미국과 막무가내로 비교하면 안 된다. ▶로스쿨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로스쿨에선 실무 교육이 강조되는 만큼 변호사 출신 교수가 많아야 한다. 의과대학 교수는 의사들로 채워지지 않는가. 능력있는 변호사가 교수가 되도록 미국처럼 로스쿨 교수의 연봉은 일반 교수 연봉의 3배 이상이 돼야 한다.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것은. -정부 각 부처의 법무실에 변호사가 없는 곳이 태반이다. 법무실에는 법률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대한변협과 사개위에서 기업 법무실이 변호사를 채용하는 법무담당관제를 제안했지만 국회와 정부가 반대했다. 공무원들의 밥그릇 챙기기다. 기업들은 사내변호사를 더 늘려야 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3000명 넘어야 OECD수준” 장재옥 법대학장 협의회장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권역별로 할당하겠다는 방침은 위헌 소지가 있습니다. 엄연히 국가를 상대로 한 위헌 소송도 가능한 부분입니다.” 장재옥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장(중앙대 법대 학장)은 23일 “정부가 지금 계획하는 대로의 로스쿨이라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면서 “교육부가 일부 대학을 회유해 로스쿨 신청을 하도록 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한다면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스쿨 정원 1500명안에 반발하고 있는데 그럼 적정 인원은 몇명이라고 보나. -로스쿨이 성공하려면 우선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고,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을 높여야 한다. 총정원은 활짝 열어 시장이 조정하도록 맡기고, 정원 자체가 의미 없는 로스쿨로 가야 한다. 정원을 정한다면 3000명 이상은 돼야 한다. 이 구조가 20년 지나야 겨우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수준에 이를 수 있다. ▶1500명 로스쿨은 의미 없다는 것인가. -로스쿨은 한 연수원 출신, 일부 대학 출신들이 법조계를 장악하고 ‘영감님’이라며 특권층으로 군림하게 하는 사법시험의 폐해를 없애고자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방안으로는 그 기득권을 유지시켜주는 것밖에 안 된다. 잘못된 로스쿨안을 거부함으로써 제대로 된 로스쿨로 가게 하는 것이 맞다. ▶지금 교육부 방안이 위헌 소지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로스쿨 선정을 권역별로 나누겠다는 발상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으니 위헌 소지가 있다. 또 교육부의 발표 전에 일부 대학에 내용이 미리 유출됐는데, 교육부가 의도했든 안 했든 이건 행정소송 감이다. ▶교육부가 회유해서 일부 대학이 로스쿨을 신청하면 협의회의 거부도 소용이 없는 것 아닌가. -교육부가 인가기준을 정해놓고 특정 대학에만 신청하라고 권유하면 바로 소송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협의회의 방침이 법적 효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어기는 대학이 있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청와대도 교육부의 1500명안을 존중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처음 로스쿨 도입이 추진될 때는 청와대를 믿었는데, 지금 보니 그때부터 로스쿨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가장 큰 배신감을 느낀다. ▶대학별 사시 합격자 수를 로스쿨 선정 기준으로 삼는다는데. -로스쿨은 사시와 전혀 다르고 학생도 다르다. 기존 사시와는 상관이 없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발상 자체가 아직 정부의 머릿속에 ‘로스쿨=사시의 변형’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남아 있다는 증거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정원 발표후 로스쿨 학원 표정 “이 지문의 ‘바’ 단락에서는 프리초프 카프라에 대해 설명하고 있죠. 카프라가 생명 위기 해결을 위한 현대자연과학과 동양철학의 만남의 장을 열어줬다는 마지막 문장이 이 단락의 주제문입니다.” 휴일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LSA로스쿨아카데미 3층 강의실에서는 ‘언어이해’ 동영상 수업이 한창이었다. 수업을 들으려고 점심식사도 걸렀다는 직장인 이모(33)씨는 회사 일을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함께 하기가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고달파도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말 여가쯤은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부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총정원 1500명안에 교육계 전반이 반발하면서 파행이 우려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로스쿨 수험생들은 별다른 동요 없이 입시 준비에 한창이다. 대입전문 학원까지 로스쿨 학원에 진출할 채비여서 로스쿨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주말이면 상경해 학원수업 들어 20일 오후 역삼동 ‘합격의 법학원’ 이영철 원장은 로스쿨 상담을 위해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온다는 한 직장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원장은 “생각보다 로스쿨 문이 더 좁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계획했던 사람이 로스쿨 준비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미 2009년 8월 입학은 법률로 정한 내용이니 아무리 논란이 격화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수험생들은 로스쿨 정원이 생각보다 적어 아쉽지만, 공부나 차분히 하자는 분위기였다.LSA로스쿨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이문재(33·변호사 사무장)씨는 “군 단위 도시에도 변호사 없는 곳이 태반인데, 정원을 더 늘려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수험생으로서는 차분히 학원에서 문제를 풀면서 준비하는 수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로스쿨 입학정원을 늘리는 것은 나중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1500명 정원이 차라리 낫다는 의견도 있다. 합격의 법학원에서 9월부터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는 회사원 A(35)씨는 “로스쿨 정원이 많아도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으면 또다른 사시를 만드는 셈”이라고 말했다. ●메가스터디 등 연내 로스쿨 학원 진출 총정원 논란에도 로스쿨 입시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은 여전히 많다. 중·고등 온라인 교육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대입전문학원 메가스터디는 교대역 부근에 로스쿨 학원을 연내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학원 ‘서울메디컬스쿨’을 세운 유웨이 중앙교육은 다음달에 강남역에 로스쿨 학원을 열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로스쿨 수험생이 적게는 3만명에서 많게는 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사람당 연 150만원만 잡아도 시장규모는 450억원. 하지만 지금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업체들도 몇년 이내에 메이저 3∼4곳으로 압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LSA로스쿨 황남기 대표는 “시장성이 있으니 모두 달려들고 있지만, 지금도 수강생이 있는 학원은 2곳 정도”라고 설명했다. 합격의 법학원 이영철 원장은 “내년 정도까지는 각 학원의 내공에 따라 로스쿨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혜 박지윤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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