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배신
    2026-03-16
    검색기록 지우기
  • 약물
    2026-03-16
    검색기록 지우기
  • 5급
    2026-03-16
    검색기록 지우기
  • 대시
    2026-03-16
    검색기록 지우기
  • 선동
    2026-03-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408
  • [NOW포토] 김태희, 생각할때도 우아하게~

    [NOW포토] 김태희, 생각할때도 우아하게~

    12일 오후 서울 구로역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KBS2 드라마 ‘아이리스’(극본 김현준ㆍ연출 김규태, 양윤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태희. 김태희는 이번 드라마에서 지적이고 당찬 매력으로 이병헌과 정준호 두 남자를 사로잡는 NSS 최고의 프로파일러 최승희 역을 맡았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등 최상급 배우들이 펼치는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는 첩보원들의 숨막히는 액션과 배신,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로 9월 방송예정이다.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이병헌, ‘살인미소’로 멋진 등장!

    [NOW포토] 이병헌, ‘살인미소’로 멋진 등장!

    12일 오후 서울 구로역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KBS2 드라마 ‘아이리스’(극본 김현준ㆍ연출 김규태, 양윤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병헌이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이병헌은 이번 드라마에서 천재적인 두뇌와 냉철하지만 과감한 행동력을 지닌 NSS 최정예 요원 김현준 역을 맡았다.이병헌, 김태희, 정준, 김승우, 김소연 등 최상급 배우들이 펼치는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는 첩보원들의 숨막히는 액션과 배신,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로 9월 방송예정이다.서울신문NTN 강정화 기자 kj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탑 “긴장 많이 했어요”

    [NOW포토] 탑 “긴장 많이 했어요”

    12일 오후 서울 구로역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KBS2 드라마 ‘아이리스’(극본 김현준ㆍ연출 김규태, 양윤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탑. 탑은 오직 표적을 제거하기 위해 존재하는 냉혈한 아이리스 소속 킬러 빅 역을 맡았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등 최상급 배우들이 펼치는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는 첩보원들의 숨막히는 액션과 배신,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로 9월 방송예정이다.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NOW포토] 김태희,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소

    [NOW포토] 김태희, 눈부시게 아름다운 미소

    12일 오후 서울 구로역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KBS2 드라마 ‘아이리스’(극본 김현준ㆍ연출 김규태, 양윤호)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태희. 김태희는 이번 드라마에서 지적이고 당찬 매력으로 이병헌과 정준호 두 남자를 사로잡는 NSS 최고의 프로파일러 최승희 역을 맡았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등 최상급 배우들이 펼치는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는 첩보원들의 숨막히는 액션과 배신, 로맨스를 담은 이야기로 9월 방송예정이다. 서울신문NTN 한윤종 기자 han0709@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태희 “멜로 벗기위해 몸무게 2-3Kg 감량”

    김태희 “멜로 벗기위해 몸무게 2-3Kg 감량”

    배우 김태희(29)가 액션 배우로 변신하며 체중을 2-3Kg 감량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12일 2시 서울 구로동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KBS 2TV ‘아이리스’(연출 양윤호 김규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태희는 “액션배우에 첫 도전하며 몸무게를 감량했다.”고 고백했다. 멜로 배우의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묻자 김태희는 “특수요원으로서 프로패셔널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몸무게를 2-3Kg 정도 줄였다.”고 고백했다. ”평소 먹고 싶은 것을 참으며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 아니다.”고 밝힌 김태희는 “아직 몸을 만든 정도는 아니지만 액션신에 필요한 기본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희는 액션신 속 멜로 연기도 곁들여 질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수요원으로서 냉철하고 치밀한 모습을 주로 보여드리겠지만, 드라마인 만큼 멜로적인 부분도 중요하다.”며 “요원이기 전에 한 여자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졌을 때의 사랑스러운 모습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리스에서 김태희는 지적이고 당찬 매력으로 두 남자를 사로잡는 국가안전국(NSS) 최고의 프로파일러 ‘최승희’ 역을 맡았다. 프로파일러란 테러범의 행동을 미리 예측해 사전에 방지하는 임무를 맡은 요원. 김태희는 방대한 지식과 냉철한 판단력으로 NSS 팀장에 오른 최승희 역을 그려냈다. 한편 국내 최초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는 김태희 외에도 이병헌,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빅뱅 탑 등 초호화 캐스팅과 20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첩보원들의 박진감 넘치는 액션, 로맨스와 배신 등을 그려낼 ‘아이리스’는 지난 3월 일본 아키타현에서 첫 촬영을 시작해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 중이며 올 하반기 브라운관을 찾을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 / 사진 = 강정화, 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5월의 무대, 셰익스피어에 빠지다

    5월의 무대, 셰익스피어에 빠지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 명의 중견 연출가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나란히 무대에 올린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은 낭만 희극 ‘템페스트’(20일~6월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를, 극단 전망의 심재찬 연출은 비극 ‘오셀로’(16~24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를 공연한다.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의 작가 셰익스피어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이름난 두 연출가의 손끝에서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지 기대를 모은다. ●서사극으로 변모한 ‘템페스트’ 셰익스피어가 말년에 쓴 ‘템페스트’는 동생에게 배신 당해 섬으로 쫓겨난 밀라노 영주 프로스페로가 마법의 힘을 이용해 복수를 꾀하지만 결국 모든 죄를 용서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결말 때문에 흔히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로 읽힌다. 하지만 동생이 제 잘못을 뉘우치기도 전에 서둘러 용서해준 프로스페로가 과연 마법을 버리고 현실로 귀환한 뒤에도 해피엔딩은 계속될까. 손진책 연출의 ‘템페스트’는 ‘용서와 화해’란 익숙한 해석 대신 환상 속에서 거짓 희망을 피워올릴 수밖에 없는 나약한 인간에 초점을 맞춘다. 프로스페로의 용서가 마법으로 둘러싸인 환상의 공간에서 이뤄졌다는 건 역설적으로 셰익스피어의 절망적인 현실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당놀이를 통해 한국적 서사극의 맥을 이어온 손 연출은 이런 주제의식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기 위해 요양원의 무연고 노숙자들이 ‘템페스트’ 공연을 준비하는 극중극 구조를 도입, ‘템페스트’를 낭만극이 아닌 서사극 형식으로 풀어낸다. 극의 중심에는 프로스페로역을 맡았다가 딸이 찾아오는 바람에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요양원을 떠나는 최씨가 있다. 매일 전화로 요양원 동료들에게 거짓 해외여행담을 전하던 최씨가 초라한 몰골로 요양원에 돌아와서도 결코 환상을 놓지 못하는 모습은 현대판 프로스페로에 다름아니다. 각색을 맡은 배삼식 작가는 “환상의 덧없음을 알면서도 꿈꿀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애잔함을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작 ‘리어왕’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정태화, 서이숙, 조원종을 비롯해 극단 미추의 배우들이 요양원 노숙자와 극중극 인물 두가지 역할을 넘나드는 고난도의 연기를 펼친다. 2만 1000~3만 5000원. (02)580-1300. ●원전에 충실한 ‘오셀로’ 무어인 장군 오셀로,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 데스데모나, 그리고 승진에서 밀려나자 복수를 꿈꾸는 이아고. 절대적인 사랑을 믿었던 오셀로가 이아고의 간계에 속아 아내를 제 손으로 죽이고 자살하는 비극적 결말의 ‘오셀로’는 연출가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재해석돼 무대에 올려졌다. 인간 심리의 극한을 파고드는 작품답게 이아고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거나 데스데모나를 부각시키는 공연들이 적지 않았다. 심재찬 연출의 ‘오셀로’는 ‘원작에 충실한 오셀로’를 표방하고 있다. 오셀로와 데스데모나의 절대적 사랑과 흔들리는 믿음에 무게중심을 두고 각 인물의 캐릭터를 보다 생동감있게 표현해내는 데 역점을 기울였다. 기존에 가냘프고 호기심 많은 여인으로 해석됐던 데스데모나는 당차고 결단력 있는 여성으로 표현됐고, 이아고는 타인을 계략에 몰아넣고 희열을 느끼는 악마적 존재로 되살려냈다. 오셀로는 용기와 자신감 이면에 미약한 바람에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감성을 지닌 인물로 그려졌다. 심재찬 연출은 “질투와 시기, 오해로 인해 절대 사랑이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남희(오셀로), 김수현(이아고) 등이 출연한다. 1만 5000원.1577-776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비리의 악순환, 교육으로 끊어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비리의 악순환, 교육으로 끊어야/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횡령한 청와대 예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후에 대비한 것이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 일가와 측근이 저지른 잘못된 돈 거래가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설마 집권 내내 깨끗한 정치를 외쳤던 이들이 그럴 수 있을까 싶었다. 설사 검은 돈 거래가 있었던들 과거 정권들이 저지른 잘못에 비하면 눈감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라 믿고 싶었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으나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 거짓 해명을 했다는 사실은 참기 어렵다. 마지막 순간까지 노무현 정권의 도덕성을 믿고 싶었던 이들의 희망을 처참히 짓밟아 버린 행위라 여겨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모든 전임 대통령이나 그 가족 혹은 측근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처벌받았다. 부끄러운 역사의 연속이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 시 언행을 지켜보며 이제는 불행한 역사의 고리를 끊을 때가 된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결국 배신과 좌절로 다가왔다. 아직까지 우리에게 깨끗한 전임 대통령은 과한 욕심인 것일까. 정치권 일부에서 정치자금법 개정 논의가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2004년에 만든 정치개혁법이 현실과 동떨어지고 지나치게 엄격하여 한국적 정치상황에서는 결국 범법행위를 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기부문화가 조성되지 않은 현실에서 제도적으로도 정치자금 투입구를 막아버리니 결국은 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엄격한 규제가 깨끗한 정치를 만든 것이 아니라, 누구나 법을 지키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정치자금법은 현실에 맞게 완화하는 것이 맞다. 그렇지만 불행한 역사의 고리를 끊기는 법제도만으로 충분치 않다. 결국은 사람과 그들이 만드는 문화의 문제이다. 옳고 그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잘못된 유혹은 과감히 떨쳐버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적이고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사람을 기르기에 대단히 열악한 상황이다. 도덕과 성찰보다는 경쟁과 생존의 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는 입시지옥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대학에 들어오면 그보다 더 험난한 취업경쟁이 학생들의 숨통을 조인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아남으니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 불행한 역사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교육이다. 엄격한 규제와 처벌이 아니라 도덕과 성찰을 가르치는 교육이 깨끗한 정치,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다. 모든 것이 입시를 위해 존재하는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적어도 대학 교육만은 바뀌어야 한다. 대학 교육의 주안점을 교양인 만들기에 둘 것인지, 전문가 양성에 맞출 것인지 고민하여야 한다. 현재 기업들은 대학에 대해 이율배반적 요구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인재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고 비판하면서도 한편에서 기업은 통찰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고 한다. 냉정히 생각해 보면 실용적 전문성은 현장에서 얼마든지 기를 수 있다. 그러나 통찰력과 창의력의 근간을 형성할 인문적 교양은 반드시 그 이전에 확립되어야 한다. 결국 대학은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의 학문적 기반 위에 진정한 교양을 갖춘 인간을 양성해야 한다. 실용 학문에 밀려 이제는 낡고 쓸모없는 학문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인문학이 개인이나 사회가 가치를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하도록 일깨워 줄 것이기 때문이다. 쓰레기가 버려진 담벼락에는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인다. 하지만 그곳에 작은 꽃밭을 일구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못한다. 강력한 경고문을 부착하고 CCTV를 통해 감시를 강화하기보다 스스로 가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줄, 메마른 우리 사회에 작은 꽃밭 역할을 할 진정한 교육에 희망을 걸어 본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TV돋보기] 막장 드라마 보며 흥분하지 않는 법

    [TV돋보기] 막장 드라마 보며 흥분하지 않는 법

    솔직하게 말해, 나는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도 드라마에 관한 글을 쓰자니 좀 꺼림칙하기는 하다. 그러나 상관없다. 가끔씩 보는데도 요즘 드라마를 이해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서다. 줄거리 외의 다양한 디테일을 놓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근의 드라마는 줄거리를 빼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김수현의 맛깔 넘치는 대사나 김정수의 애환 서린 무대가 없다. 김운경의 개성 강한 캐릭터조차 모두 옛날 얘기다. 대신 모든 드라마가 줄거리로 승부한다. 게다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뒤틀리고 꼬인 스토리다. 그러니 가끔씩 본다고 드라마를 모른다고 할 일도 아니다. 드라마 평을 못할 처지도 아니다. 스스로 그렇게 위로를 삼고 싶다.언제부턴가 우리 언론은 드라마의 저급성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막장 드라마란 별명을 안긴 것이 상징적이다. 자신이 애써 하는 일을 두고, 언론과 대중이 입을 모아 최악의 작업이라고 평한다고 해보자. 드라마 제작진에게는 엄청난 모욕이다. 방송국 드라마 프로듀서(PD)와 작가의 인내심에 경외감이 들 정도다.한 때 나도 막장 드라마를 비판하는 대열에 동참한 바 있다. 기사를 쓴 것까지는 좋았다. 드라마 PD를 만나 드라마가 왜 그 모양이냐고 비판한 것이 화근이었다. 한참 노려보던 PD가 한 마디 툭 던졌다. “이 기자, 드라마 자주 봐요?” 당황해서 내가 답했다. “자주는 못 보죠. 가끔.” 그러자 그 PD가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그런데 왜 제가 이 기자 같은 사람들 마음에 들게 드라마를 만들어야 되죠?”말인즉슨 그가 옳았다. 드라마는 대중을 겨냥해 만든다. 모든 인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을 빌려 말한다면, 드라마 소비자는 정확히 자신의 수준에 걸맞는 드라마를 보게 된다.한 마디로 요즘 드라마가 막장인 이유는, 드라마 소비자들이 막장 드라마를 즐겨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진은 경쟁하듯 더 드라마를 막장으로 이끈다.따라서 요즘 드라마의 저급성을 두고 비난하는 것은, 소비자 대중에 대한 비난에 다름 아니다. 인기 있는 제품의 소비자들 보고 왜 그렇게 유치하냐고 비난하는 격이다. 그래서 안 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큰 의미는 없다.여기에 생각이 미치자 막장 드라마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급하고 유치하다고만 매도할 일이 아니었다. 막장 드라마의 어떤 면이 진짜 문제인지 따져볼 일이었다. 막장 드라마라는 상품이 히트하는 사회적 구조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었다.최근 비난 받는 막장 드라마의 트레이드마크들을 생각해보자. 황당한 줄거리 구조다.가장 흔한 불륜과 친구의 배신(SBS ‘아내의 유혹’, MBC ‘하얀 거짓말’)? 이런 소재라면 우리 드라마는 차라리 순진할 정도다. 시대를 초월해 유럽 최고의 소설로 꼽히는 ‘위험한 관계’(쇼데를로 드 라클로, 1782년 作)를 보자. 단순히 내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순진한 여자를 유혹하는가 하면, 유부녀를 농락해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가장 흔한 소재인 ‘출생의 비밀’만 해도 그렇다. 근대 단편소설을 대표하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나 찰스 디킨슨의 ‘위대한 유산’을 포함해 숱한 작품의 단골 소재였다. 불치병이야 일일이 작품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명작에 등장해 왔던 터다. 그러니 막장 드라마의 소재를 두고 어처구니없다고 비난만 할 일은 아니다.물론 명작에 비해 막장 드라마의 황당한 소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드라마라는 것은 원래 소설보다 훨씬 더 허구적인 성격이 강하다.우리 언론과 대중이 막장 드라마를 비난할 때마다 끌어들이는 이른바 미국 드라마만 해도 그렇다. 자극적인 소재와 현실성 부재라는 특징은 우리 드라마에 비해 훨씬 더하면 더하지 조금도 모자라지 않다.최근 유행하는 미드의 줄거리 구조라는 것만 해도 그렇다. 기실 선남선녀 출연진이 전부 돌아가면서 한두 번씩 연애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대표적인 것이 왕년의 NBC 시트콤 히트작 ‘프렌즈’나 최근 CBS 드라마 히트작 ‘그레이스 아나토미’다.말이 청춘 드라마나 메디컬 드라마지, 그냥 친구나 직장 동료 사이의 장황한 연애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우리 막장 드라마 못지않게 선정적이며 비현실적이다.’위기의 주부들’은 또 어떤가. 우리 막장 드라마 한 편 전체를 관통하는 소재 전부가 거의 매회 등장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드라마를 국내 언론들이 막장이라며 비난하는 경우는 없다.막장 드라마의 진짜 문제는 자극적 소재와 현실성 부재, 그리고 터무니없는 줄거리가 아니다.사실 모든 드라마가 ‘전원일기’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만일 모든 드라마가 그렇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문제일 것이다. 우리 부모님이 드라마를 즐겨봤던 5, 6공 당시 드라마가 그랬다고 한다. 당시 레코드판의 마지막 곡이 모두 건전 가요였듯, 드라마들은 건전 드라마 일색이었다.요즘 막장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모든 드라마가 똑같아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방송사 광고 수입이 크게 줄어들면서, 방송사들은 점점 더 막장 드라마라는 단순한 성공 공식을 따르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중이다.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어떨까? 조만간 막장 드라마의 결정판 격인 ‘동쪽의 아내는 내 운명’이라는 드라마가 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이다. 좀 비싸지만 유기농만 사용한 과자에서 건강에는 안 좋지만 과거를 회고하기 좋은 불량식품까지, 시장에는 다양한 상품이 존재해야 한다.막장 드라마가 인기를 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드라마가 막장화 되는 것은 곤란하다. 대중이 방송사들의 이런 선택을 비난하려면 우선 막장 드라마가 무조건 잘 된다는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막장 드라마일수록 더 즐겨 보면서 모든 드라마가 막장이 돼 가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렇다면 상당수 드라마 소비자들이 욕을 하면서도 막장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아마 그것은 시대상이나 사회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경제가 악화되고 사회가 불안해지면 사람들은 현실에서 안정지향적이고 과거회고적이 된다. 반대로 큰 비용을 치르지 않고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드라마에서는, 더 극적인 스토리라인을 선호하게 된다.상상에서만이라도 모험을 즐기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 속에서라도 좌충우돌 하며 극적인 순간을 맞는 자신을 떠올리고 싶어 한다. 이것 역시 카타르시스의 일종이다.이런 점에서 막장 드라마의 인기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하지만 모든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가 되는 것만큼은 어느 정도 피할 수도 있다.그런 점에서 다시 예의 그 드라마 PD를 만나게 됨다면, 이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모든 드라마가 내 마음에 들 필요야 없겠지만, 내 마음에 드는 드라마가 한두 개쯤은 있어야 정상이 아닌가요?”사진=SBS 아내의 유혹 홈페이지, MBC 하얀 거짓말 홈페이지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야 이보람 “남규리 부당대우, 사실아니다”

    씨야 이보람 “남규리 부당대우, 사실아니다”

    씨야의 이보람과 김연지가 남규리의 이탈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이보람과 김연지는 26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의 큐빅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씨야, 다비치, 티아라의 디지털 싱글 ‘여성시대’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남규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회사가 나빴다면 우리도 나갔을 것”이라며 “사실이 아닌 왜곡된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보람은 “남규리가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봤다. 너무 당황스럽다.”며 “누구보다 김광수 대표가 남규리한테 잘 해줬는데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또 3년 동안 8천만 원을 벌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연지는 “소속사 식구들과 스태프들이 저희들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주셨는데 저희 입장에서도 배신이라 생각하고 너무 속상하다.”고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특히 이보람은 “3집 활동 시작 전에도 남규리가 연기를 준비하면서 3집 활동을 오래 못하겠다는 말을 했었다.”며 “우리는 노래를 하고 싶은 사람이었고 남규리는 자신의 파트가 없으면 활동을 안 한다고 했다. 억울하다고 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않는다. 우리가 더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씨야 활동 당시 남규리와의 관계에 대해 이보람은 “(관계가)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한 팀의 리더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속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김연지는 “(남규리)언니는 노래보다는 연기가 우선이었다. 예전에 씨야 해체설이 나왔는데 근거가 없던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보람과 김연지는 “불미스러운 일로 팬들께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고 하루빨리 마무리를 지었으면 한다. 앞으로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 서울신문NTN 이동준 기자(남양주) juni3416@seoulntn.com / 사진=유혜정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리뷰] 기자가 본 기자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영화리뷰] 기자가 본 기자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주인공 칼 매카프리에게 안녕, 칼! 영화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30일 개봉)에 주인공으로 나온 걸 축하해. ‘워싱턴 글로브’지 15년차 기자로 펼치는 당신의 취재상이 아주 눈부시더라. 권력의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이 생생하고 긴박감 넘쳐서, 127분이란 러닝타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어. 첫인상부터 당신은 베테랑 기자더군. 손에서 놓지 않는 수첩과 펜, 촉각을 다투는 발걸음과 공격적인 말투, 스트레스에 살짝 찌푸린 미간까지…. 하지만 이미지만 그럴 듯했다면, 이렇게 팬 레터까지 띄우진 않았겠지. 영화 내내 당신은 잠시 잊혀졌던 ‘기자의 덕목’을 하나하나 깨우쳐 주었지. 먼저 감탄한 건, 작은 의심거리도 허투루 봐 넘기지 않는 ‘기자 본능’이었어. 왜 취재를 마무리지으려는 찰나, 당신의 뇌리를 스치는 한마디가 있었잖아. 친구이자 정치인인 ‘스티븐 콜린스’의 부인 ‘앤 콜린스’가 무심결에 흘린 말. 순간, 반사적으로 튀어오르는 당신의 동작이 흡사 먹잇감을 발견한 동물의 몸짓 같았어. 이런 확인취재가 1면 헤드라인까지 바꾸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신뢰와 진실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자 정신도 경박한 미디어들 사이에서 단연 빛났어. 보좌관 ‘소냐’의 죽음에 스티븐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유로 ‘배신 때문에 자살’이란 추측보도가 나오는가 하면, 소냐 룸메이트의 거짓 증언에 검증도 없이 ‘삼각 불륜스캔들’이란 기사가 실리기도 하지. 편집장은 “기사의 품격보다 판매부수가 더 중요해.”라며 윽박지르지만, 저널리즘의 본령를 지키는 당신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어. 두둑한 배짱도 놀라웠어. ‘편집장을 믿지 마라.’라는 팻말을 떡하니 책상 위에 놓아두는 것, 데드라인이 코앞인데 특종감 앞에서 “기사전송 보류”를 외치며 현장으로 달려가는 것 등등. 웬만한 자신감과 열정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지. 인터넷판 신참 기자인 후배 ‘델라’와의 관계도 흥미로웠어. 취재원칙과 제도, 효율성을 중시하는 델라와 ‘뻗치기’와 발품, 융통성의 힘을 믿는 당신 사이에선 종종 마찰이 일지. 온라인매체 기자와 인쇄매체 기자로서 기싸움을 벌이기도 하고. 이런 모습은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가 공존하는 요즘 언론계에서 심심찮게 벌어지는 살풍경이기도 해. 물론 당신들이 화해하는 것처럼 현실도 조화로운 발전으로 나아가겠지만 말이야. 아쉬운 점도 있어. 스토리에 파묻혀서 그런지 당신의 캐릭터가 조금 특징 없이 그려진 거 같아. 유능한 기자들도 어딘가 한구석은 부족하기 마련이잖아. 이를테면 일만 아는 외골수라든가, 사람을 잘 못 믿는다든가, 능구렁이 같은 성격을 나타내는 거지. 하지만 당신은 어딜 가도 두루두루 친하고 막힘이 없이 완벽하니 다소 거리감이 느껴져. 신·구 대립도 보다 확실하게 표현했더라면 좋았을 거야. 후배기자와의 갈등이 덜 첨예해서 설득력이 떨어지거든. 또 사건 배후인 사설보안 회사 ‘포인트콥’의 비리나 압력을 충분히 묘사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동안, 주제의식이 미약해진 것도 뼈아픈 부분이야. 아차, 이건 당신 탓이 아니지? 다음에 케빈 맥도널드 감독이나 토니 길로이 대본작가에게 물어봐야겠다. “그래도 난 믿어. 독자들은 진실이 담긴 기사와 쓰레기 기사를 구별하리라는 걸. 누군가는 진실을 써주기를 원할 거라는 걸.” 현실의 언론 환경이 척박하기 때문일까. 당신의 이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어. 참, 현직기자들도 카메오로 출연했다지?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같은 사건에서 활약한 밥 시퍼(CBS), E J 디온 주니어(워싱턴 포스트), 마거릿 칼슨(브룸버그 통신) 등 말이야. 콜린스 부부 기자회견 장면을 유심히 본다면,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이들을 관객들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 할 말은 많지만 마감 때문에 이쯤에서 맺을게. 그럼 또 보자, 칼. 건강하고!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20분) 사람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의사들은 실제로 전체 인구의 25% 정도가 턱관절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보며,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턱관절 질환 치료법을 둘러싼 논란과 턱관절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어려움이 무엇인지 짚어보고, 이들의 고통을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1 오후 9시40분) 전라도와 경상도가 만나 푸른 물결을 이루는 섬진강을 따라 남도의 봄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섬진강 휴게소. 지리적 특성 때문에 전라도와 경상도 사투리가 섞여, 투박하지만 구수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상춘객 인파로 붐볐던 4월의 봄날,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섬진강 휴게소에서 들어본다.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황보수와 김치양은 탈출에 실패해 다시 거란의 황궁에 감금되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강조와 강신 형제는 황보수와 김치양을 구하기 위해 각각 황궁으로 뛰어든다. 하지만 강조와 강신 형제가 구하러 올 것을 미리 간파한 소태후는 그들을 사로잡을 덫을 놓는데…. ●잘했군 잘했어(MBC 오후 7시55분) 승현은 수희가 잡아놓은 선자리에 나가 무례하게 굴어 자리를 형편없이 만든다. 이를 듣게 된 수희는 승현의 무례한 태도에 화를 내고 승현은 억지 용서를 구한다. 한편 수희는 자기 아들 승현이 영순네 집에서 배달까지 하면서 10년동안 강주를 따라다녔다는 말에 강주에게 배신감을 느낀다. ●솔약국집 아들들(KBS2 오후 7시55분) 쇼 프로그램에 출연한 은지는 방송국에서 사이비 신자들과 몸싸움을 하는 선풍을 보다가 그만, 엉겹결에 같이 싸움에 휘말려 협찬 받은 비싼 드레스를 망치고 만다. 한편 미풍이는 용철이가 군대에 갈 수밖에 없다는 사정을 듣고는 하나를 업고 집에 온다. 하지만 한창 반상회가 열리고 있어 들어가지 못한다. ●장학퀴즈(EBS 오후 7시40분) 3승에 도전하는 부산 성도고 성정민군. 지난주 챔피언 도전자 박준수 군을 3대0으로 물리치고 2승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주 도전자들의 만만치 않은 실력에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과연 정민 군은 3연승에 성공해 장학금 600만원을 가져갈 수 있을까.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몸 안의 노폐물을 걸러주는 인체의 필터, 콩팥! 최근 급속한 고령화와 당뇨병, 고혈압 등의 성인병 증가로 콩팥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리나라 성인 7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의 절반 이상이 앓고 있는 신장질환 중, 만성콩팥병은 최근 20년간 그 환자가 20배나 증가하여 그 위협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 [2030] 당신의 중간고사 에피소드는

    [2030] 당신의 중간고사 에피소드는

    화사했던 벚꽃의 물결도 사그라들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 왔다. 대학가는 지금 상반기 통과의례인 중간고사 기간이다. 어느 때보다 극심한 취업난 속에 학생들은 저마다 조금이라도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20대들과 시험의 악몽마저 추억이 된 30대들의 ‘중간고사 에피소드’를 들어봤다. 박성국 오달란 유대근기자 psk@seoul.co.kr ■ 시험과 함께 찾아온 인연 노트 빌려준 그녀와의 사랑 밤샌 커닝페이퍼 무용지물 3년 전 대학을 졸업한 기업 홍보실 직원 고모(27·여)씨는 중간고사를 계기로 풋풋한 연애 경험이 있다. 02학번인 고씨는 평균 학점 4.0에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기록을 3학기째 보유한 모범생이자, 전설적인 ‘필기의 여왕’이었다. 교수가 중구난방으로 설명을 해도, 수업이 아무리 어렵고 지루해도 그녀의 노트에는 핵심만 콕콕 쓰여 있었다. 시험에 나올 만한 부분은 보충 설명과 함께 색 볼펜으로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그려서 강조했다. 친구들은 그녀의 노트만 보면 교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좌르르 그림이 그려진다며 극찬했다. 친구와 선배들은 시험기간 1주일 전부터 그녀의 노트를 빌리기 위해 줄을 섰다. 고씨는 자신의 노트가 인기 절정인 것에 우쭐하기도 했지만 빌려주기 싫은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정성들여 만든 노트를 몇 초만에 복사해 가고, 그 복사본이 또 학과 전체를 떠도는 모양이 달갑지 않았다. 그런 그녀 앞에 00학번 복학생 김모씨가 나타났다. 전공수업을 같이 들어 안면이 있던 김씨는 다른 사람들처럼 노골적으로 노트를 빌려 달라고 말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주에 몸이 아파 수업을 듣지 못했는데 그 부분만 잠시 볼 수 없겠느냐.”고 정중히 물었다. 김씨는 또 노트를 돌려주면서 음료수 한 잔도 함께 건넸다. 그 후로도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서 함께 공부를 하면서 친해졌고, 기말고사가 끝날 무렵 연애를 시작했다. “노트 하나가 이어준 인연이었죠. 공부도 하고 애인도 만들고, 이런 게 일석이조 아닐까요.” 직장인 김모(28·여)씨는 대학 때 시험 기간이 그립다. 다시 한 번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정도다. 김씨는 2001년 서울의 한 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세상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좋았다. 시험 기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씨는 중간고사 때면 어김없이 친구들과 도서관에서 밤을 새웠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었다. 우선 저녁 7시가 되면 ‘밤샘 공부’를 위한 체력을 비축한다는 명목 아래 학교 앞 분식점을 휘젓고 다녔다. 떡볶이, 순대, 라면, 만두 등을?두루 포식한 뒤 학교로 돌아왔다. 그러고서는 학교 잔디밭에 퍼질러 앉아 친구들과 수다를 떨었다. 남자친구, 진로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다 보면 3~4시간이 훌쩍 지나 어느새 자정이 넘었다. 깜짝 놀라 도서관으로 돌아가지만 무겁게 내려앉는 눈꺼풀을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다. 잠깐 눈을 붙이기 위해 책상에 엎드린다는 게늘 깨어나면 오전 7시였다. 2~3시간 요점만 후다닥 훑어본 뒤 시험을 볼 수밖에 없었다. “학점이 그다지 좋지 않아 안타깝긴 하지만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보낸 그 시절이 못내 그립네요.” ■ 커닝, 그 피할 수 없는 유혹 회사원 박모(39)씨는 ‘대학시험’하면 ‘커닝 페이퍼’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박씨는 1991년 서울의 한 대학교 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그래픽 등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거금 340만원을 들여 매킨토시 컴퓨터도 구입했다. 하지만 정작 매킨토시는 디자인 공부보다는 정교한 커닝 페이퍼 제작에 애용됐다. 아주 작은 크기의 커닝 페이퍼를 만드는 데 매킨토시는 진가를 발휘했다. 손 안에 쏙 들어올 정도의 크기여서 실제 시험에서도 유효했다. 그래도 양심에 걸려 전 과목의 커닝 페이퍼는 작성하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과목만 골라 큰 뼈대만 추린 페이퍼를 만들었다. “당시 부모님을 졸라 고가의 장비를 샀는데, 하라는 디자인 공부는 하지 않고 효과적인 커닝페이퍼를 만드는 데 주로 활용해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런 ‘일탈’마저 즐거웠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고등학교 사회 교사인 이모(31)씨는 지난해 기말고사 시험 감독을 하면서 적발한 커닝 수법을 잊지 못한다. 고2 교실에 음악시험 감독으로 들어간 이 교사는 교탁 앞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교실 이곳저곳을 살폈다. 시험 시작 뒤 15분 정도가 흐르자 교실 스피커에서 듣기 평가를 위한 클래식이 흘러 나왔다. 그윽한 선율에 취해 잠시 긴장이 풀린 이 교사는 눈을 감았다 떴다. 순간 교실 중간에 앉아 손을 휘저으며 음악에 맞춰 지휘를 하는 학생이 보였다.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변모군이었다. 이 교사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곧 교실 안 분위기가 수상함을 느꼈다. 다른 학생들이 변군의 지휘가 끝나면 일사불란하게 답을 적었던 것.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이 교사는 시험이 끝난 뒤 변군을 교무실로 데려가 추궁했다. 마음 약한 모범생이었던 변군은 이 교사가 언성을 높이자 눈물을 글썽이며 자신이 학생들의 커닝을 도왔다고 실토했다. 기가 막힌 건 커닝 수법이었다. 한번 지휘하면 1번, 두번 지휘하면 2번 하는 식으로 뜻을 모았다는 것이었다. “기가 막혀 웃음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그 머리로 공부를 하면 다들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을텐데요.” 커닝의 쓰라린 실패를 아련한 추억으로 간직한 이도 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강모(32)씨는 학창시절 학사경고 두 번을 받은 것을 자랑스러운 훈장처럼 생각한다. 선후배들과 어울려 술로 밤을 새우고 아침 내내 잠을 자다가 느즈막한 오후에 하숙집에서 나와 내기 당구를 치고 또다시 술집으로 향하는 게 그의 대학 1, 2학년 시절 일상이었다. 수업에 들어간 횟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그런 그도 군대를 갓 제대하고 복학한 2000년에는 철이 들었는지 눈에 불을 켜고 공부했다. ‘구멍’난 학점을 메우기 위해 3과목을 재수강하고, 나머지 3과목은 전공으로 채웠다. 결석도 거의 하지 않고, 맨 앞줄 책상에 앉아 교수의 침 세례를 고스란히 받아내며 수업을 들었다. 중간고사 기간에는 새벽같이 일어나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밤늦게까지 공부했다. 그렇게 공부했지만 강씨는 시험에 자신이 없었다. 이렇게 공부했는데 결과가 안 나오면 어쩌나 불안했다. 자신의 ‘개과천선’을 지켜보는 선후배들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결국 강씨는 첫 과목 시험 하루 전 커닝 페이퍼를 만들기 시작했다. A4 용지를 세 번 접어 8개의 칸을 만들고 예상문제와 답을 깨알같이 적었다. 장장 5시간에 걸친 작업이 끝나자 마음 한켠이 든든해졌다. 시험 당일 조교가 칠판에 문제를 적기 시작하자 눈앞이 깜깜해졌다. 예상문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문제가 출제됐기 때문. 강씨는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대충 말을 지어 갈겨쓰고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그 때 느낀 배신감과 허탈감이란 말로 표현 못하죠. 제 자신이 얼마나 한심하던지. 그 후론 커닝은 생각조차 안 했죠.” ■ 이런 사람 꼭 있다 이 핑계 저 핑계로 팀프로젝트 불참 얄미워! 지난 3월 대학을 졸업한 최모(26·여)씨는 “팀프로젝트로 시험을 보는 과목은 1학년 1학기 이후로 절대 수강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의 악몽은 성의 없는 선배들 때문에 학점이 엉망이 된 데서 비롯됐다. ‘한국 민속문화의 이해’란 교양과목을 신청했던 그는 5명이 한 조가 돼 팀 리포트를 중간고사 시험 대신으로 제출해야 했다. 자신을 제외한 4명은 모두 4학년 2학기 다른 학과 선배들이었다. 그런데 취직 면접을 핑계로 1주일에 두 번씩 모이기로 했던 약속을 모두 하나같이 깨버렸다. 설마하며 4월 한 달을 흘려버린 그에게 리포트 제출 시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급한 마음에 연락을 돌려봤지만 선배들에게선 “면접 때문에 리포트에 참여할 수가 없다.”면서 “교수님에게 이미 양해를 구해놨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혼자서 부랴부랴 1인용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했지만 씁쓸한 맘은 지울 수가 없었다. “취업이 아무리 급하다지만 학점이 중요한 후배도 있는데 연락 좀 미리 주면 어디 큰일나나요.” 직장인 최모(33)씨는 재수 끝에 대학 경영학부에 입학한 뒤 처음 치렀던 교양과목 중간고사를 잊을 수가 없다. 남들보다 1년을 더 고생하고 들어온 상아탑이기에 더 가슴 벅찼던 그는 입학식을 치르기도 전부터 선배들을 쫓아다니면서 음주가무에 젖어 지냈다. 반별로 수업하는 교양과목 수업이 어느 건물에서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두 달 내내 열심히 놀았다. 첫 시험 역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시험지 구경은 해 보자며 친구들을 따라 들어간 시험장이었지만 백지를 내기엔 창피했다. 그래서 그는 생각나는 대로 엉터리 시를 지어서 제출했다. “꽃 피고 새 우는 아리따운 봄에 청춘 잡는 시험이 웬말인고, 한 잔 술에 인생 배우고 너털웃음에 꽃이 지네.” 시험이 끝난 뒤 담당교수가 최씨를 불렀다. 특별면담을 하자고 한 것이다. 교수님은 “교수직 20년에 너 같은 학생은 처음 봤다.”며 호기롭게 웃음을 터뜨렸지만 다음 순간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 후로 최씨는 학기가 끝날 때까지 교수의 특별 출석관리를 받으며 수업에 꼬박꼬박 나갈 수밖에 없었다. “교수님의 감시에 중간고사 이후는 ‘올 출’(모두 출석)을 기록했어요. 때로는 귀찮기도 했지만 교수님이 직접 신경써 주셨는데 학생의 도리는 지켜야죠.” 대학생 김모(25)씨는 지난 가을 복학하며 목표를 세웠다. 다름 아닌 전액 장학금을 받는 것. 경기불황 탓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더 이상 부모님께 기댈 수 없게 된 김씨는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충당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명 ‘벼락치기 고수’였던 김씨는 중간고사에서 시험 전날 밤샘공부로 전과목 A학점을 받으며 장학금의 꿈을 키워갔다. 기말고사가 다가오자 김씨는 다시 ‘벼락치기 전술’을 시작했다. 시험 첫날 본 과목을 만족스럽게 치른 김씨는 여유롭게 다음날 과목을 확인해보니 비교적 자신있는 교양과목 시험만 예정돼 있었다. 김씨는 여유를 부리며 늦은 시간까지 TV를 시청한 뒤 다음날 늦게 일어나 오후 1시로 예정된 시험을 치르기 위해 교실을 찾았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부랴부랴 시험일정이 적힌 수첩을 확인한 김씨는 곧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수요일 시험 일정을 화요일 일정으로 착각했던 것. 김씨가 듣는 전공과목 시험은 이미 오전에 끝났던 터였다. “전공과목에서 C학점을 받았으니 장학금은 물건너갔죠.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나요.”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미네르바 “정치·사회분야 글도 쓰겠다” 노무현 소환 늦추는 검찰의 속뜻 마오도 200점 돌파…겨울올림픽의 여왕은? 이건희 퇴진1년…끄떡없는 비결은? 경찰대 합격생 재수성공기 최고 100만원 ‘뺑파라치’ 뜬다 차 429만km 달린 비결
  • 경북지자체 지역 현안마다 대립

    경북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각종 현안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다가 끝내 법정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포항-청도, 예천-영주 법정싸움 포항시는 20일 논란이 일고 있는 새마을운동 발상지와 관련해 이상범 포항시의원과 지역 새마을 관련 단체 등이 경북도와 청도군을 상대로 새마을운동 발상지 명예 훼손금지 및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대구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이는 경북도가 지난 9일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청도군 신도1리’로 발표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포항지역 새마을운동 마을단체와 기계면 문성리 주민, 공무원 등 250여명은 17일 경북도청 앞에서 경북도의 이번 발표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며 집회를 갖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 등은 “경북도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청도군 신도리’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새마을운동을 사랑하는 포항지역 주민들을 무시한 처사이자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포항시와 청도군은 각각 포항 문성리와 청도 신도리를 새마을운동 발상지라고 주장하며 갈등을 빚어 왔다. ●역사명칭 갈등 탓에 기공식 무산 예천군도 조만간 영주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두 지자체가 2004년 양측간의 관련 협약에 따라 영주지역에서 공동 추진 중인 ‘광역 쓰레기 에너지 자원화시설 설치’사업이 최근 영주시의회의 일방적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말 주민 반발을 이유로 사업 관련 예산 16억 5000만원 전액을 삭감,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군 관계자는 “영주시의회와 영주시에 심한 배신감과 함께 분노마저 느낀다.”면서 “군이 막대한 시간적·경제적 피해를 본 만큼 행정소송 제기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천시와 구미시는 신설 KTX 역사 명칭 문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김천시는 경북혁신도시가 들어설 김천 남면 옥산리 일원에 건설 중인 KTX 역사 명칭을 ‘김천역’ 또는 ‘신김천역’으로, 구미시는 ‘김천·구미역’으로 각각 부여할 것을 국토해양부에 요구하고 있다. 구미시의 역사 명칭 요구는 2006년 두 지자체 간의 KTX 역사 건립비 분담 협의 때 역사 명칭을 ‘김천·구미역’으로 하는 것을 전제로 건립 비용 분담(경북·김천시 15억, 구미시 21억원)을 수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두 지자체가 갈등을 빚으면서 KTX 역사 건립 공사는 당초 예정됐던 기공식이 무산된 채 진행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검찰이 경계해야 할 것들/주병철 사회부장

    [데스크 시각] 검찰이 경계해야 할 것들/주병철 사회부장

    서초동에는 5년마다 큰 장(場)이 선다. 대개 정권이 바뀌는 첫해에 서지만 이번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1년가량 늦어졌다. 장이 선 지 벌써 한 달가량 돼 간다. 이맘때쯤 서는 장은 전 정권 때의 핵심 실세들과 정치권 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사정작업이다. 이곳에 나오면 영락없이 단죄를 받아 왔다. 1980년 이후 전직 대통령 2명과 또 다른 전직 대통령 아들들도 이곳을 거쳐 갔다. 지은 죄 때문에 말문을 닫고 홀연히 구치소로 떠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다른 것 같다. 검찰의 최종 타깃으로 겨냥된 당사자가 검찰의 행동에 앞서 먼저 입을 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세 차례에 걸친 ‘봉하마을 통신’을 통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뭉칫돈을 받은 사람이 자신의 부인이며, 도덕적 잘못과는 별개로 자신에게 제기되는 포괄적 뇌물죄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검찰이 죄를 묻는다면 법정에서 잘잘못을 가리겠다고 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급습에 수사의 틀이 엉클어졌다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진화하지 않고, 종전의 틀에 박힌 수사기법을 답습한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있다. 그나마 검찰이 위안을 삼고 있는 것은 국민들의 정서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국민들이 이 사건의 본질과 실체를 알고 있을 것으로 검찰은 믿고 있다. 실제 국민들은 검찰 수사에 고개를 끄덕인다. 여기에는 검은 돈에 대해 깨끗하다고 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심한 배신감이 짙게 묻어 있다. 도덕과 법 사이의 경계인간으로서 노 전 대통령을 받아들인 적이 없고, 그 이상의 도덕군자로 보았기에 그동안 많은 허물도 크게 탓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국민정서법으로 보면 노 전 대통령은 도덕적 상처뿐 아니라 사법적 처벌도 받아 마땅하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국민들의 정서로 매듭지을 사안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검찰이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다. 검찰은 국민 정서를 의식하거나 이에 기대려 해서는 안 된다. 물증을 통한 직접적인 증거 확보에 충실해야 한다. 정황증거나 간접증거는 직접 증거를 보충할 수는 있어도 결정적인 물증이 되기는 어렵다.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뇌물사건의 판례를 보면 본인의 자백이나 물증이 없으면 유죄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대검 중수부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국장에게 현대자동차에서 수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며 기소한 사건도 뇌물공여자의 일관된 진술에도 불구하고 무죄판결이 났다. 기소만큼이나 공소유지를 뒷받침하는 물증이 관건이란 얘기다. 만약 검찰이 전직 대통령에 대해 기소한 사건이 법원에서 달리 판결난다면 검찰로서는 위기다. 검찰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 사건 이후의 2막, 3막에 대해 더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죽은 권력’의 단죄뿐만 아니라 의혹이 제기된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이는 4년 뒤에 또다시 나라 전체가 벌집 쑤신 듯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은 2003년 SK의 분식회계 수사를 맡아 최태원 회장을 사법처리한 적이 있다. 당시 살아 있는 권력이 보내는 무언의 신호를 받아들여 분식회계 수사를 덮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당시 SK 분식회계 수사는 향후 수사에 반면교사로 삼아도 좋을 듯싶다. 검찰은 줄곧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해 왔다. 그런 만큼 정치적인 셈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검찰이 소환 대상자를 향해 던진 ‘잔인한 4월’은 스스로한테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도(正道)로 가는 검찰에게 국민은 응원군이 돼 주지만 그러지 않으면 가혹한 심판자로 돌아선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새겼으면 한다. 주병철 사회부장 bcjoo@seoul.co.kr
  • 승리가 필요할 때 제외되는 퍼거슨의 ‘박지성 카드’

    승리가 필요할 때 제외되는 퍼거슨의 ‘박지성 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산소탱크’ 박지성(28)이 포르투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맨유는 16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에스타지우 두 드라강에서 열린 2008/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에이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결승골에 힘입어 FC포르투를 1-0으로 꺾었다.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긴 맨유는 1, 2차전 합계 1승 1무 3-2 승리로 3시즌 연속 4강 무대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맨유를 상대로 이변을 노렸던 포르투는 ‘중원의 사령관’ 루초 곤잘레스가 일찌감치 교체 아웃되며 맨유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날 ‘냉혹한 승부사’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제외하며 매우 공격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리오 퍼디낸드와 네마야 비디치가 후방을 담당했고, 포르투 출신의 미드필더 안데르손과 마이클 캐릭이 중원에 배치됐다. 공격은 호날두를 축으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웨인 루니 그리고 박지성을 대신해 선발 출장한 라이언 긱스가 자리했다. ‘경험’과 ‘공격력’을 중시한 퍼거슨의 용단이었다. 문제는 박지성이 벤치에도 앉을 수 없었다는데 있다. 맨유의 교체 명단에는 게리 네빌과 폴 스콜스, ‘경쟁자’ 루이스 나니, ‘신예’ 페데리코 마케다 그리고 카를로스 테베스 등이 대기하고 있었다. 골키퍼와 수비수를 제외한 공격카드에서 박지성이 나니, 테베스, 마케다에 밀린 것이다. 이는 지난 2007/08시즌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상황과 매우 닮아 있다. 당시 바르셀로나와의 준결승에서 리오넬 메시를 완벽히 묶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던 박지성은 결승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박지성이 제외된 데에는 ‘저조한 득점력’이 한 몫을 했다. 1, 2차전 합쳐 총 180분을 싸워야하는 홈&어웨이 토너먼트와 달리 단판승부에 의해 승자가 결정되는 경기에서 박지성의 ‘수비력’이 다른 경쟁자들의 ‘공격력’에 밀린 것이다. 당시 퍼거슨은 “박지성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한 것은 내가 내린 결정 중 가장 힘든 것”이었다며 우승을 위해 박지성을 제외하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국내에선 ‘퍼거슨의 배신’이라며 분노에 찬 시선을 보냈기도 했다. 불행히도 당시의 악몽이 다시금 재현되는 분위기다. 안정적인 승점이 우선시되는 리그 경기는 제외하더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의 경우, 결정적 순간에 필요한 것은 수비력이 아닌 공격력이기 때문이다. 승리가 필요할 때마다 제외되는 퍼거슨의 ‘박지성 카드’, 과연 박지성이 지난 시즌의 아픔을 또 다시 재현할지 아니면 공격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박지성은 오는 19일 에버턴과의 FA컵 준결승을 통해 포르투전 결장의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추악한, 뻔뻔한 그들

    박연차 사건의 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로까지 미쳤다. 설마했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그토록 줄기차게 부르짖던 참여정부였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부부를 포함, 친인척은 물론 핵심인사 모두 ‘검은돈’을 받은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면서 국민을 기만했다. 그래서 배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옥죄어 오자 노 전 대통령은 선수를 치고 나왔다. “제 집(권양숙 여사)에서 부탁했다.”고 말했다. 재임 중에는 이같은 발상이 정공법, 정면돌파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일부 언론이 앞장서 두둔한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누구도 그의 편을 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심한 매질을 해대고 있다. 권력무상을 느낄 법하다. 청와대는 권부의 심장이다. 국가사정을 총괄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곳에서 뒷돈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엄연한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박씨의 심복인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이 돈가방을 들고 청와대로 가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것. 청와대 안살림을 맡고 있는 총무비서관 집무실과 관저에서 돈거래가 이뤄졌다. 권 여사도 검찰에서 이를 시인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끝까지 갔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교묘한 어법으로 수사의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잘못은 잘못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진실과 검찰의 프레임이 다른 것 같다.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다.”라고 적어 ‘법망’을 빠져 나가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정 전 총무비서관의 영장기각에 힘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박씨에게서 빌렸다.”고 했다. 사인(私人)간의 거래로 몰고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검찰이 여기에 말려들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 수사진을 믿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측근임을 자처했던 이들의 언행 역시 볼썽사납다. “내 잘못이오.”라고 말하는 사람을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박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고 애쓴다.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들었던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의 얘기는 쓴웃음을 짓게 한다. 그는 “오죽하면 항간에서 내가 박연차 회장의 돈을 받지 않은 것을 놓고 ‘연차수당도 못 받았느냐.’라고 말하겠느냐.”고 결백을 강조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인정을 했고, 일종의 대국민 사과(돈받음 시인)도 했다. 정부에서도 전직 대통령 예우에 걸맞은 배려가 있어야 한다.” 다름아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은 정치인이다. 노 전 대통령에게 유감이 많을 듯한데도 용기(?)있는 제안을 했다. 그래서 박 의원에게 물어봤다. “이런 불행한 일들이 끝날 때도 됐잖아요.” 조지 워싱턴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변명하는 것이 더 나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듣고 있는가. poongynn@seoul.co.kr
  • [서울광장] 법불아귀를 보고 싶다/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불아귀를 보고 싶다/황진선 논설위원

    요즘 검찰이 되새겨야 할 법언(法諺)은 한비자의 법불아귀(法不阿貴)가 아닌가 한다. 법이 귀하고 높은 사람에게 아첨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상이다. 현재 국민정서법으로 보면 노 전 대통령은 구속감이다. 그는 5년 내내 깨끗함과 도덕성을 자랑했다. 그의 어록을 살펴보자. “이권이나 청탁에 개입하면 패가망신시키겠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한다.” “성공한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부동산 문제 말고는 꿀릴 게 없다.” 한데 지금 노 전 대통령 자신이 반칙과 특권의 중심에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봉하대군’ 건평씨의 비리는 차치하자. 현재 노 전 대통령 가족이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돈은 148억원+α이다. 검찰은 그중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권양숙 여사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100만달러+3억원과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준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너간 뇌물로 보고 막바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부끄럽고 구차하지만 아내가 한 일이고 나는 몰랐다. 몰랐던 것은 몰랐던 것이고 중요한 것은 증거”라고 항변하며 법정투쟁을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믿기 어렵고 법적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는 게 일반인의 시선이다. 분명한 것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을 보고 그런 거액을 건넸을 것이라는 점이다. 시중에선 법률가 노무현씨가 싫다는 말까지 나돈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85억원은 떳떳한 돈일까. 70억원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하는 농촌환경 개선사업을 돕기 위해 만든 (주)봉화에 투자한 것이고, 15억원은 봉하마을 사저 공사를 위해 박 회장에게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돈이라고 한다. 하지만 과연 강 회장이 아무런 사심없이 70억원을 투자했을까. 박회장은 15억원을 돌려받을 생각이 있었을까.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처신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돈을 받은 것은 자두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서는 안 된다는 경구를 무시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측은 현 정권의 보이지 않는 손이 검찰권의 배후에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국민 정서는 그보다는 노 전 대통령 가족의 검은 돈의 거래가 용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에 더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한다. 흔히 정치권의 거물인사를 사법처리하는 것은 정권이 바뀌는 등 기반이 취약해졌을 때만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검찰의 제1의 덕목은 공정성이다. 지난 시절 국민이 검찰을 불신했던 이유는 검찰권을 공정하게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사건을 처리한다고 의심한 것이다. 현재 야당에서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는 약하고 죽은 권력에만 칼을 휘두른다고 비판하고 있다. 박연차 회장의 로비 대상에는 현 정권의 실세들과 검찰의 고위인사들도 포함돼 있지만 수사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논란을 부를 수 있다. 법불아귀는 노 전 대통령만이 대상은 아니다. 검찰은 죽은 권력이든 살아있는 권력이든 거악(巨惡)이 편안하게 발을 뻗고 잠을 자지 못하게 해야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전대통령 세번째 글 전문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도 민망한 일이라 변명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언론들이 근거 없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 놓아서 사건의 본질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재는 주로 검찰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이미 기정사실로 보도가 되고 있으니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렇게 말한다는 것이 참 부끄럽고 구차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민망스러운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그냥 지고 가자. 사람들과 의논도 해 보았습니다. 결국 사실대로 가기로 했습니다. 도덕적 책임을 지고 비난을 받는 것과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일이라는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주는 실망과 배신감의 크기도 다르고, 역사적 사실로서의 의미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사실대로 가는 것이 원칙이자 최상의 전략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참 구차하고 민망스러운 일이지만, 몰랐던 일은 몰랐다고 말하기로 했습니다. ‘몰랐다니 말이 돼?’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도를 보니 박 회장이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보도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저는 박 회장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무슨 특별한 사정을 밝혀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동안 계속 부끄럽고 민망스럽고 구차스러울 것입니다. 그래도 저는 성실히 방어하고 해명을 할 것입니다.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제가 당당해질 수는 없을 것이지만, 일단 사실이라도 지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4월12일 노무현
  • [女談餘談] 손맛의 배신/박상숙 문화부 기자

    [女談餘談] 손맛의 배신/박상숙 문화부 기자

    얼마 전 우연히 경기도 수원 쪽에 위치한 대형 할인점에 가게 됐다. 식당 개업을 앞두고 식재료 조사차 길을 나선 지인을 따라서다. 업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회원 전용 공간이 따로 있었다. 그곳에서 새삼 문화적 충격을 맛봤다. TV 시사프로그램에서 종종 고발해온 거대한 인스턴트 음식의 세계가 그곳에 있었다. 일부 식당에서 1회용 포장의 반조리식품을 주문해 손수 만든 것인 양 팔고 있다는 내용을 보면서 혀를 내둘렀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우리가 자주 먹는 온갖 종류의 국, 찌개, 덮밥, 볶음밥 등이 봉지 뜯는 수고만을 요하는 상태로 나와 있었다. 작고 동그란 부추지짐이 밑반찬으로 제공될 때마다 반색했었는데 그것마저 커다란 봉지에 그득히 담겨 있었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햄버거가 억울할 지경이다. 그래도 한국인은 밥심이라며 밥과 국을 찾아 나선 사람들에 대한 ‘손맛의 배신’이다. 북한의 로켓 발사로 동북아 지역이 들썩거렸다. 일본 매스컴은 오보 소동까지 피울 정도로 과민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예고된 안보위협에 대해서는 이토록 난리를 치면서 정작 국가, 사회, 개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작금의 식문화에 대해서는 왜 이리 둔감할까.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음식의 귀중함을 잊고 먹는 것에 무관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값비싼 수입 브랜드의 옷과 가방, 억대 아파트에 열을 올리는 요즘, 의식주 가운데 식(食)이 가장 뒷전으로 밀려났다. 편의성이 존재의 안전을 담보하는 기초 토대인 먹을거리에 침범해 오히려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으니 안타깝다. 한 끼의 식사에도 안테나를 세우고 경계를 해야 하느냐에 대해 서양 속담이 답이 된다.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 내게 말해주면 나는 네가 누군지 알 수 있다.’ 식생활이 한 나라와 그 구성원의 성격을 반영하는 척도라는 뜻이다. 개발연대의 빨리빨리 문화가 1990년대 무수한 붕괴의 후유증을 낳았듯 지금의 속도전식 외식 문화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할지, 특히 자라나는 아이들이 걱정이다. alex@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믿었던 복심마저 잇따라 백기… 盧도 투항하나?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들의 말문이 터졌다. 노 전 대통령이 굳게 믿었던 심복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조차 검찰에 백기를 들었다. “정 전 비서관이 말을 잘한다. 많이 한다.”라는 게 검찰의 공식 멘트이고 보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봐도 틀림없다. 정 전 비서관의 입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는 청와대 전 직원의 말이 현실화됐다. 박연차 회장이 측근인 정승영 정산개발 대표를 통해 100만달러가 든 가방을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청와대에서 건넨 사실도 정 전 비서관이 확인해 준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이란 기발한 카드를 꺼내며 정 전 비서관을 보호하려고 했던 깊은 뜻이 ‘정상문 보호=노무현 생존’이라는 등식에 있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07년 6월 받은 것으로 드러난 이 돈은 차용증도 없고, 빌려준 돈도 아닌 것으로 확인돼 대가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 회장도 회사를 위해 준 돈이라는 내용으로 진술한 바 있다.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 못지않게 검찰에 협조적이어서 노 전 대통령의 금품 수수 액수는 현재 의혹을 사고 있는 것 이상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정 전 비서관이 청와대 생활 4년 동안 한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친구인 노 전 대통령의 돈 심부름이다. 회사 오너가 경리과장을 아무한테 못 맡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003년 4급 공무원(서울시 감사담당관)인 그를 이명박 대통령(당시 서울시장)에게 부탁해 3급으로 승진시킨 뒤 총무비서관 자리에 앉힌 것도 ‘믿을 사람은 너뿐’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집사(執事)로 불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토록 믿었던 자신의 복심(腹心)에게 배신을 당할 운명을 맞게 됐다. 문제는 상처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정 전 비서관의 입은 뇌관이자 화약고다. 돈 없이 청와대에 들어간 노 전 대통령은 품위 유지를 위해 적지 않은 돈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만큼 정 전 비서관의 돈 심부름은 한두 번이 아니었을 공산이 무척 크다. 노 전 대통령의 외아들 건호씨까지 관여된 것으로 알려진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50억원)의 주인이 ‘노()’라는 박 회장의 진술을 정 전 비서관이 확인해 줄 경우 노 전 대통령은 회복불능 상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구속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입이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단순한 재정 후원자가 아니다. 사상적 교류가 가능한 동지이자 평생을 같이 갈 동반자로 알려졌다. 그는 그동안 철통 같은 자물쇠 입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샅샅이 뒤진 검찰이 증거를 들이밀 경우 강 회장이 얼마나 버텨 낼지는 미지수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위로